" 아이들의 그 표정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네"

이번에도 나비를 쫓는다.
나비를 따라가며, 그 나비의 잔상을 밟아가며, 몸을 움직인다. 움직일수록 점점 작아지는 육체와, 그것은 자신이 태어난것으로 시작되었지. 어머니는 딸을, 혹은 아이를 낳고 기력이 다해 명을 다했다네. 저주를 받은것처럼, 갑자기 쇠약해져선.
본인의 아버지는 '능력자'로 유명했었지. 검을 제 의지대로 다루는. 그래, 흔히 말하는 어검술의 경지에 다른 남자였지. 그것이 능력이기도 했고말야. 수많은 검을 소환해 하늘에서 떨어트릴때의 그 순간이 아직도 기억나더구나. 아비는 이 아이와 달리 딸이 능력자이길 빌었건만, 딸은 비능력자였지. 어머니가 일반인이어서 그랬을까. 싶었던 아이의 이름을 나인시라 지으며, 자신은 그 아이를 평범하게 살게해주려 했었지. 그리고 언젠간 그 아이가 아무것도 모르고 살길 바랬지. 하지만, 본인은 예상과 다르게 조금 다르게 키워졌지. 격세유전이라고, 자신의 할아버지, 아니, 그보다 훨씬 위로. 검을 잡기위해 태어났던 누군가의 유전자를 그대로 가져왔던게지. 그는 절망했다네. 앓아 누운 아이를 바라보며 슬퍼했고, 가엾은 인생을 대신 살게 될 아이를 바라보며 오열했지.
딸은 어릴적부터 자신의 검에 흥미를 보였고, 아비는 딸에게서 검을 떼어놓으려 했었다네. 아이가 방에 있을때, 도란도란 얘기하는 소리가 들렸지. 우린 이제 어떡할까, 글쎄, 나는 모르겠어, 하지만 네가 행복하길 바래. 개가 크게 으르렁거리는 소리와 깨갱거리는 소리에 달려가보니 딸은 그대로 자신이 기르던 애완견이 달라들자 자신도 모르게 개의 급소를 찔렀고, 한순간에 개의 목숨은 이미 사라져버렸지. 그때 딸의 표정은 개를 죽인것도, 검을 쥐어 단 일격에 보낸것으로 겁을 낸게 아니었지. 제 인생을 알아버린 공포였을게야, 아마 그때부터 모든걸 알아버린 딸에게 숨기지 않고, 게임이라는 명목으로 자신의 모든것을 가르치기 시작했다네. 처음엔 하녀, 그 다음엔 사형수, 그 다음엔.. 그래, 지금 자신이 가진 검중 한자루를 받았다네. 직접 맞춤으로 만들어진 아이고, 이름은 풍이지. 바람을 베는 검이라네.

고아원에서, 능력자와 비능력자를 섞어 많이, 열명정도 데려왔지. 그리고 만찬을 시작했네. 아이들은 아무것도 모르고 신나게 웃으며 지금껏 먹어보지 못한 산해진미를 먹었지. 그리고 어릴적 나는 외쳤지.

" 얘들아, 맛있게 먹었으니까 놀까? "

그러며 두 아이를 한꺼번에 꿰뚫었다네. 아이들이 비명지르며 숨고, 능력자 아이들은 저항하려 능력을 썼지만 집 구조를 가장 잘 아는 아이에게 하나하나 쓰러졌지. 사실, 이런일을 몇번이나 반복했다네. 몇번이나..몇번이나...[1]지금도 그 아이들의 표정이 눈에 선하지. 그렇게..그렇게... 다 끝났다 얘기하는 순간이었지.
아버지는 씁쓸한눈으로 날 바라보았고, 이내 월을 꺼내들었다네. 달빛을 받은 검을 바라보며 아버지가 제안했지. 이제 아빠랑 놀자꾸나. 그리고 아버지의 능력에 처음으로 다쳐본것같더구나. 흉터까지 졌으니. 그리고 마침내 아버지는 쓰러졌다네. 아버지가 하신말씀이 기억나는구나.

- 아가야, 오늘부터 이 아버지가 없어도 게임을 계속하려무나. 네가 주최자가 되는거란다.

이 얘기에 딸은 웃었다네. 아비의 표정이 눈에 선하지. 딸이 웃으면서 사실 다 알고있었다 얘기했으니까. 말야. 위층을 바라보자 그림자가 보였지. 앓아 눕던 그 아이는 이렇게 잔인한 아이였어. 모든걸 다 알고있었으니.
멍청한 윗놈들은 아버지가 폭주해 모두를 없애고 자멸한것으로 알고있지.
그리고 여행을 시작했다네. 아, 딸-에 대해 말인가? 그건, 나라네. 게임이 끝나면 자멸할 가엾은 인형이지. 물론 말로만, 가엾겠지만. 실상은 다르다네.

" ..... "

그래, 이게 내 이야기라네. 난 이렇게 나쁜년이지.
그런데 이게 사람의 인생이 아니겠는가. 될대로 되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