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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레스 작성 일시 | |
2020/01/28 21:43:19 | |
알아야 하는 정보 | |
인간에서 외신이 된 자. | |
본명 | 미스트, 서서히 다가오는 안개 The Creeping Mist |
나이 | ?? (외관 나이 19) |
성별 | 여성에 가까움 |
국적 | 외우주 어딘가 |
종족 | 외신 |
생일 | 5월 3일 |
직업 | |
상태 | 현존 |
2. 특징 ¶
바다를 품은 듯 짙은 푸른색의 눈에 허리까지 오는 단정한 흑발을 지닌 소녀. 신장 164.7cm, 체중 52.4kg.
본인 기준 왼쪽 눈에는 외신 아자토스의 눈을 이식받았다. 인간의 모습에 굽어진 뿔과 황금색 광륜, 검은 깃털 날개를 지닌 아바타로도 활동한다.
외신으로써의 본모습은 커다란 노란 눈이 달린 중심부에서 눈알 박힌 촉수들이 여럿 뻗어나온 형태이다. 본모습을 드러낸 상태에서는 항상 짙은 안개를 주위에 몰고 다닌다.
본인 기준 왼쪽 눈에는 외신 아자토스의 눈을 이식받았다. 인간의 모습에 굽어진 뿔과 황금색 광륜, 검은 깃털 날개를 지닌 아바타로도 활동한다.
외신으로써의 본모습은 커다란 노란 눈이 달린 중심부에서 눈알 박힌 촉수들이 여럿 뻗어나온 형태이다. 본모습을 드러낸 상태에서는 항상 짙은 안개를 주위에 몰고 다닌다.
4. 인간관계 ¶
- 라이카 : 일을 돕는 사역마. 오래된 옛것, 게걸스레 먹어치우는 용. 조그만 새끼용의 형태지만 어딘가 뒤틀리고 기괴한 모습을 하고 있다. 몸 곳곳에 자라난 하얀 촉수, 눈알들이 박힌 깃털 날개, 반쯤 녹아내리고 있는 두 눈 등등. 범인이 본다면 미쳐버릴 수준이다. 인간형 모습은 백발에 금안을 지닌 12살 가량의 소년.
5.2. 자세한 정보 ¶
- 세계관: Azathoxic
- 생전 세계관은 게임 디스아너드(Dishonored) 시리즈 기반.
계약의 내용대로라면 사후 정신력을 빨아먹히는 가축이 되었어야 했으나, 그녀를 흥미롭게 본 외신들에 의해 계약 조건이 바뀌었다. 사후에 영원히 외신들을 위해 일하는 것으로. 행복한 삶을 살고 편안한 죽음을 맞이한 그녀는 곧 계약 상대이자 유혹해 끌어당기는 산양인 크티알레프의 일을 돕는 비서가 되었다.
6. 독백 ¶
- 일기
- 오늘 기이한 꿈을 꾸었다. 그 어떤 꿈보다도 강렬한 꿈이었다. 장소는 던월의 어떤 골목길이고, 온 몸에는 피가 흥건한 데다, 얼굴은 강 조개를 벌리기라도 한 것처럼 베여서 반쯤 눈이 멀어있는 그런 악몽이다. 도둑들은 돈이 되는 금품이라도 있을까 호시탐탐 나를 노리고 있었고, 주시자들은 피 묻은 칼을 들고선 죽어가는 나를 바라보며 비웃고 있었다.
잠에서 깨어나니 전신에는 감각이 없었고, 왼눈은 고추 요리라도 한 것마냥 매섭게 따가웠다. 라이카의 도움을 받고 나서야 간신히 누운 자리에서 일어날 수 있었다. 뭐가 현실이고 꿈인지 구분하느라 시간을 한참 허비했다. 일어난 뒤 나는 눈이 제대로 붙어있는지 거울을 확인했다. 이상한 기분이었다. 간밤에 자기 눈이 멀진 않았는지 확인하는 사람이 세상 어디에 있을까.
라이카는 내 꿈의 내용을 듣고 지금까지도 계속 심각한 표정을 하고 있다. 녀석한테 걱정 끼치기는 싫었는데. 이것도 그 검은 눈깔 개자식의 농간일까?
저번에 꾸었던 꿈을 또 꾸었다. 꿈 속에서 나는 주시자들에게 포위되어 있었다. 오르골의 끔찍한 음색이 전신에 파고들었는데, 그 감각이 더럽게 생생히 느껴졌다. 오르골 앞에서는 마녀라 불리던 힘도 무용지물이었다. 덕분에 눈을 뚫리고, 몸 이곳저곳도 베여서 피가 철철 흘렀다. 나는 휘청거리는 걸음으로 던월을 돌아다녔다. 심장박동이 점점 더 느리고, 약하게 고동치는 걸 느끼며 매 순간 젖먹던 힘까지 다했다.
꿈을 꾸고 일어난 다음에도 같은 증상이 찾아왔다. 사지가 계속해서 아려왔고, 왼눈은 누가 후벼파기라도 한 듯 아팠다. 통증들은 몇 시간이 지나서야 겨우 가라앉았다. 도대체 왜 이런 꿈을 꾸는 건지 모르겠다.
오늘은 꿈을 꾸지 않기 위해 밤을 새보려 했다. 그러다 깜빡 잠이 들었는데 어김없이 그 악몽이 찾아왔다. 예전에도 위험한 상황은 종종 있었지만, 얼굴을 베이거나 길바닥에 고인 피 웅덩이를 보는 일은 없었다. 그런데 왜 계속 이런 꿈을 꾸는 걸까. 점점 더 꿈이 아니라 하나의 기억으로 변해가는 느낌이다. 잠에서 깨면 손가락이 뻣뻣해져 몇 시간 동안 매듭조차 제대로 묶지 못한다. 게다가 왼눈이 갑자기 안 보일 때도 있다.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잠에서 깬 나는 황급히 거울을 확인했다. 언젠가 눈이 떨어져나가도 이상하지 않을 거 같았다. 내가 점점 미쳐가고 있나? 정신이 나를 가지고 노는 기분이다.
그 대화방에서 받았던 아로마와 부적이 효과가 있었던 건지 며칠간은 악몽을 꾸지 않았다. 덕분에 한동안은 잠을 좀 쉽게 잘 수 있었다. 이제 악몽이 완전히 물러갔겠거니 싶어 안심하고 있었는데 오늘 또 그 꿈을 꾸었다. 배경은 어째선지 우리 가족이 살았었던 저택이었다. 그곳에서 나는 주시자들과 대치하고 있었다. 이번 꿈은 다른 경우와 달리 훨씬 더 심했다. 빌어먹을 주시자에게 당하면서 칼날이 살갗을 파고드는 감각이 느껴질 정도였다. 왼쪽 눈은 어떻게 메울 수 없는 구멍이라도 생긴 것처럼 공허하게 느껴졌다. 나는 결국 피 웅덩이 위에 쓰러졌다. 놈들은 쓰러진 내 몸 위에 고래 기름을 흥건히 뿌렸다. 그리고 불 붙인 라이터를 던졌고, 꿈 속의 나는 그걸 그냥 보고만 있었다. 맨살이 타들어가는 끔찍한 감각이 생생하게 전해져왔다.
이번에는 느낌이 어찌나 강렬했는지 비명을 지르며 깨어났다. 온 몸이 덜덜 떨렸다. 정신을 차릴 때까지 시간이 한참 걸렸다. 진짜 미쳐버릴 것만 같다. 이 반복되는 꿈의 연쇄가 정말로 저주스러웠다. 이게 얼마나 오랫동안 이어질지 두려웠다.
- 바람의 달 11일
- 키아라는 나른한 눈길로 창 밖을 쳐다보았다. 꽉 막힌 던월의 풍경 위로 해가 뉘엿하게 지고 있었다. 하루가 또 저물어간다.
오늘은 다섯 번째 달의 열한 번째 날이다. 19년 전 이 날 키아라가 태어났었다. 그녀가 처음 세상에 나온 날에 주시자가 성가를 불러주었고, 황가에서는 축문을 써 보내주었다. 8년간 자식 하나 두지 못했던 녹스 부부에게 있어 키아라는 큰 선물이었다. 가문의 외동딸로 자라오며 키아라는 부모님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랐다. 녹스 부부는 하나뿐인 딸이 생일을 맞이할 때마다 성대하게 축하 파티를 벌였었다. 또 시녀장 트리샤는 초콜릿 무스를 잔뜩 바른 케이크를 만들어주곤 했었다. 그런데 이제는 그 모든 것들이 전부 추억 속으로 사라져버렸다. 그래도 키아라는 조각난 추억의 파편들을 떠올리며 웃음을 머금었다. 여덟번째 생일날에는 제 키만한 곰인형을 선물받았었다. 열두번째 생일날에는 가족과 함께 서코노스로 여행을 갔었다. 열여섯번째 생일날에는 시가지로 나가 실컷 쇼핑을 즐기고 돌아왔었다. 하지만 그 이후로 키아라는 줄곧 혼자였고 홀로 생일을 보냈었다. 그런데 오늘, 열아홉번째 생일을 챙겨주는 이가 있었다. 정말 좋아하는 사람. 키아라는 창가에 놓인 화분에 조심스럽게 손을 가져다대었다. 피어난 흰 라일락이 바람에 가볍게 살랑였다. 커튼 사이로 주황빛 노을이 새어들어왔다.
이제 곧 해가 모습을 감출 때인데, 아침에 문을 박차고 뛰어나간 라이카는 아직도 돌아오지 않았다. 키아라는 라일락의 꽃잎을 톡톡 건드렸다. 은은한 라일락 향이 손 끝에 묻어나왔다. 키아라의 입가에 미소가 서서히 퍼져나갔다. 올해에 다가오는 그 사람의 생일엔 무엇을 해줘야 할까 고민하는데, 문 밖에서 요란한 목소리가 들렸다.
"누~ 나~"
라이카의 목소리였다. 키아라는 자리에서 일어나 문 앞으로 다가갔다. 문을 열자 천진난만하게 웃고 있는 라이카의 모습이 보였다. 라이카는 양 손을 등 뒤로 숨기고 있었다. 처음에는 녀석이 또 무슨 사고라도 쳤나, 싶었다. 키아라가 채 물어보기도 전에 라이카는 집 안으로 뛰어들어오며 시끄럽게 외쳤다.
"누나, 생일 축하해! 근데 누나가 좋아할지 모르겠어!"
라이카가 등 뒤에서 내민 것은 작은 브로치와 도화지 한 장이었다. 초승달의 모양을 본뜬 브로치는 반짝이는 금테와 제 눈을 닮은 진한 푸른색으로 꾸며져 있었다. 또 다른 선물, 도화지의 위에는 키아라를 표현한 듯한 조그만 아이가 그려져 있었다. 그 옆에는 '생일 축하해!!'가 크게 쓰여 있었다. 딱 라이카 또래의 어린아이가 그릴 법한 귀여운 그림이었다.
"내 생일은 어떻게 알았어?"
얼떨결에 선물을 받아든 키아라는 놀라는 것도 잊고 먼저 의아해했다. 분명히 제 생일은 라이카에게 말해준 적이 없었다. 라이카가 물어본 적이야 있긴 했지만 그때마다 대충 얼버무리며 넘어가곤 했었다. 이제 와서 생일이 다 무슨 소용인가 싶어서.
"타자기가 알려줬어!"
라이카가 뿌듯하게 웃었다. 타자기라면 그 대화방을 말하는 것일텐데... 도대체 무슨 수로 그 대화방에서 생일을 알아냈다는 말일까? 그보다도, 자신이 못 보던 사이에 라이카가 타자기를 건들였었나? 마음 속에 피어나는 의문을 뒤로한 채 키아라는 만면에 웃음을 활짝 띄웠다. 뒤늦은 감동과 기쁨이 밀려왔다.
"...고마워, 라이카. 정말 마음에 들어. 고마워."
키아라는 라이카를 꼭 안아주었다. 그러자 라이카가 실없는 웃음을 터트리고선, 키아라를 마주 안았다. 따스한 온기가 전해져왔다.
"누나 선물 사 주려고 나 돈도 열심히 벌었다? 길에서 노래도 부르고, 가게에서 심부름도 했어!"
이 한 살짜리 아기 용은 벌써부터 기특하게 자라주고 있었다. 제 보호자의 생일을 챙기기 위해, 그 조막만한 손으로 동전을 한 푼 두 푼 모았을 생각을 하니 가슴이 따뜻해지는 것 같았다. 키아라는 말 없이 라이카의 등을 토닥여주었다.
"나, 누나 정말 좋아. 남들이 다 누나 보고 마녀라고 해도 나한테는 짱 멋진 누나야!"
"그렇게 말해줘서... 정말 고마워."
키아라는 미소지었다. 가끔은, 정말로 가끔은 알을 받은 것을 후회할 때도 있었다. 차라리 다른 사람에게 갔었으면 라이카는 더 행복했을까. 수도원이 눈에 불을 켜고 태워죽이려 애쓰는 마녀인데, 이런 보호자로 괜찮은 걸까. 나 때문에 라이카도 수도원의 표적이 되어버린다면? 그렇게 된다면 정말 한 생명의 삶을 망쳐버리는 것이 아닐까. 그런 우려가 자꾸만 들 때가 있었다. 그런데 라이카는, 정말로 괜찮아하고 있었다.
"아~니! 내가 더 고맙거든!"
라이카가 키아라의 품에서 빠져나와, 검지 손가락으로 그녀의 볼을 콕 찔렀다. 그리고는 함박웃음을 지었다.
"내 가족이 되어줘서 진짜로 고마워, 누나!"
- 쫓기다
- 키아라는 책상에 놓인 동전 몇 푼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며칠 전 골목에 드러누워 잠들어 있던 취객의 주머니에서 털어온 돈이었다. 마침 찬장에 비축해둔 식량도 떨어져가던 참이라, 먹을 것을 조금 사올까 싶었다. 그래봤자 이 돈으로 살 수 있는 건 고래고기 통조림 몇 캔이 전부겠지만 말이다.
창 밖에선 밤하늘에 구름이 고요히 떠가고 있었다. 주시자들의 경계가 한참 느슨해질 시간대였다. 그러고 보니 클라버링 대로에서 발생한 흑마법 사건 때문에, 주시자들의 경비가 더욱 삼엄해졌다는 기사를 읽은 것도 같았다. 그들이 더욱 바쁘길 바랄 뿐이었다. 이런 골목 거리에는 신경도 쓰지 못할 정도로. 키아라는 자리에서 일어나 주섬주섬 외투를 챙겨입었다. 얼굴을 가리기 위해 빵모자를 썼고, 왼손에 장갑을 끼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리곤 동전 다발을 챙기고 현관문을 나섰다. 키아라는 종종걸음으로 천천히 계단을 하나 둘 내려왔다. 바깥 바람이 쌀쌀했다. 겨울이 슬슬 다가오고 있었다. 손 끝이 시려워져 키아라는 반사적으로 외투 주머니에 손을 쑤셔넣었다. 휘몰아치는 바람에 긴 머리칼이 사정없이 나부꼈다.
뭐, 결과적으로는 허탕을 친 모양새가 되었다. 길거리의 가게들은 죄다 문을 닫았고, 장도 열려있지 않았다. 오늘이 무슨 날인가 했는데 생각해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너무 늦은 시간이었으니. 키아라는 쓸쓸히 밤바람을 맞으며 집으로 돌아왔다. 아니, 돌아오려 했다. 예상치 못한 불청객들이 있기 때문이었다.
"마녀를 숨겨주는 행위는 중범죄라는 거 모르나?"
아파트 현관에서 익숙한 목소리들이 들렸다. 가면을 타고 전해져오는 섬뜩한 울림. 주시자들이었다. 심장이 쿵 내려앉는 느낌이었다. 키아라는 재빨리 몸을 숨겼다.
"아니, 그런 사람 모른다니까요? 진짜에요! 왜 못 믿으시는 건데요?"
이어서 들려오는 목소리는 아랫집 여자의 것이었다. 무슨 상황인 지도 몰랐고, 키아라는 그저 두렵기만 했다. 몸이 덜덜 떨려 아무런 행동도 할 수 없었다.
"형제님, 이 여자 집에서 뼈 부적들이 무더기로 나왔습니다."
"그래? 그럼 이 년은 마녀의 앞잡이가 틀림없겠군."
총을 빼드는 소리가 선명히 들렸다. 여자는 새된 비명소리를 질렀고, 이내 요란한 격발음과 함께 고요해졌다. 총성에 키아라의 두 다리가 후들거렸다. 자신마저도 저 총에 운명을 달리하게 될 지도 모른다는 공포심.
"어서 올라가보자고."
주시자들의 발소리가 들렸다. 윗층으로 가는 것이 분명했다. 키아라의 집이었다. 하지만 집 안에는 아직 라이카가 있다. 놈들에게 라이카의 존재가 들키기라도 한다면... 키아라는 황급히 머리 위를 쳐다보았다. 발코니가 보였다. 키아라는 주먹을 꾹 쥐었다. 손등에서 푸른 연기가 피어올랐다. 안개가 피어오르며 인영이 사라지고, 발코니 안에서 흩어지는 안개와 함께 다시금 키아라의 형상이 나타났다. 키아라는 떨리는 몸으로, 매트 위에서 자고 있던 라이카에게 다가갔다. 현관문 밖에서는 주시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안에 있는 거 다 안다, 마녀!"
"라이카, 어서 일어나. 도망가야 돼..."
키아라는 라이카의 어깨를 흔들어 깨웠다. 그러자 라이카가 부스스 눈을 떴다. 그걸 기다려 줄 틈도 없이, 키아라는 어리둥절해하는 라이카를 억지로 등에 업고 다시금 점멸했다. 아파트 현관 앞에 내려선 키아라는 그대로 길거리를 내달렸다. 등에 매달린 라이카가 떨어지지 않도록 신경 쓸 여유도 없었다. 숨이 차올라도 멈출 수 없었다. 주시자들이 금방이라도 쫓아올 것만 같았다. 증류소 지구를 벗어나는 긴 다리를 절반쯤 건너고서야 키아라는 간신히 숨을 고를 수 있었다. 라이카는 마냥 걱정스러운 표정이었다. 키아라는 자리에 주저앉고선 라이카를 끌어안았다.
"미안해, 라이카. 정말 미안해..."
그날은 정말로 긴 밤이 되었다.
- 선택하지 못한 길
- 키아라는 지금 떨리는 몸으로, 먹은 것들을 전부 게워내는 행동을 몇 번이고 반복하고 있었다. 속이 요동치고 울렁였다. 온 몸이 화끈거렸고 머리는 깨질 듯이 아파왔다. 왜냐면, 오늘은 평소와 다르게 아주 행복한 꿈을 꾸었기 때문이었다. 그녀가 제국의 황비가 되어 평화롭고 안정적인 삶을 영위하는 꿈을. 그리고 또한 그 모습이 다른 평행세계의 자신이란 것도 알아버렸기 때문이었다. 처음에는 그저 헛웃음으로 넘겼을 뿐이었다. 하지만 생각에 생각을 거듭할 수록, 키아라는 제게 다른 미래가 있었다는 사실에 분노할 수 밖에 없었다. 그녀는 또 다른 자신을 명백히 시기하고 있었다. 왜 너는 놈의 눈에 들지 않은 거야. 왜 너는 마녀가 되지 않은 거야. 왜 너는...
귀족가의 평범한 아가씨로 태어난 그 세계의 키아라는 부모님의 부단한 노력으로 황자의 아내 자리를 꿰찰 수 있게 되었다. 비록 사랑이라는 감정은 없었더라도 그녀는 황자를 좋아했고, 황자 또한 마찬가지였다. 곧 황자는 제 아버지의 뒤를 따라 황제로 즉위했고 그녀도 첫 아이를 가지게 되었다. 이제 앞으로도 그녀는 행복하게, 희망찬 미래를 바라보고 걸어가겠지. 현재의 자신이 이렇게 고통스러워하는 반면에 말이다. 구역질이 한 차례 더 밀려올라왔다. 역류하는 위액에 목이 다 쓰려왔다. 키아라는 흐느끼며 토악질을 했다. 식도가 뒤집히고 위장이 꼬이는 느낌이었다. 괴로워서 견딜 수가 없었다.
공허한 상실감이 느껴졌다. 자신이 걸어온 이 길은 짙은 안개가 잔뜩 끼어있는 반면에 제가 가지 못한 길은 온통 아름다운 꽃과 축복으로 점철되어 있었다. 하지만 이건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다른 세계의 자신을 원망하고 질투할 이유는 더더욱 없었다. 그래서 키아라는, 자신이 늘 익숙하게 증오해오던 대상에게 화살을 돌리기로 했다. 방관자The Outsider. 그토록 원했던 행복이 바로 눈 앞에 있었는데도. 그런데도 키아라는 그 길을 가지 못했다. 그 빌어먹을 검은 눈깔의 신 덕분에. 선택지 따위는 애초부터 주어지지 않은 것이다.
"그... 그개새끼만 아니었어도..."
키아라는 애써 울음을 꾹 참았다.
- 그 길을 걷다
- 문으로 들어선 키아라는 아주 길고 어두운 길을 걷고 있었다. 사방에는 짙은 안개가 기분나쁠 정도로 깔려있었다. 계속해서 그 길을 걷다 보면 과거의 장면들이 키아라의 곁으로 스쳐지나가곤 했었다. 처음으로 마주한 공허. 시체로 발견되었던 가족들. 사납게 짖는 늑대개와 소름끼치는 오르골의 선율. 주시자의 노란 가면. 이젠 모두 잊어야 할 것들이다. 검은 눈깔의 개자식은 죽었다. 외신의 손에, 아주 잔인하게. 속이 다 후련했다. 키아라는 계속해서 걸었다.
그 길의 끝에는 한 무리의 빛덩이가 있었다.
*
그녀는 눈을 떴다. 제일 먼저 보이는 것은 수려하게 장식된 전등이었다. 키아라는 비몽사몽한 정신으로 몸을 일으켰다. 보드라운 솜털 이불이 그녀의 몸을 덮고 있었다. 깃털 침대의 푹신한 감각도 느껴졌다. 창문 틈새로 겨울 바람이 새어들어와 커튼이 휘날렸다. 창 밖에서 굴뚝새 우는 소리가 어렴풋이 들렸다. 정말 돌아온 걸까? 키아라는 눈으로 직접 보고도 믿지 못해, 마른세수를 몇 번이나 했다. 분명 방 안의 모습은 기억 속의 제 방과 똑 닮아있었다. 화려한 캐노피를 두른 침대 하며, 책이 잔뜩 꽂아진 책장과 동물 인형들이 가득한 책상까지. 허나 아직까지는 실감이 잘 나지 않았다. 이 모든 게 마치 꿈만 같았다. 그 초월적인 존재와의 계약도 전부 꿈이 아니었을까? 마치 툭 건드리면 잠에서 깰 것만 같아서, 키아라는 그 자리에서 꼼짝하지 못했다. 누군가가 문을 열고 들어오기 전까지는 말이다.
"일어났니, 키아라?"
비단 블라우스와 정장 바지를 입은 중년의 여인이었다. 검은 머리칼에 사파이어빛 홍채를 가진 그 여인의 모습은 키아라에겐 너무 익숙했다.
"엄마...?"
"그래, 네 엄마란다. 왜 그러니, 아가?"
여인은 천천히 걸어와 키아라와 눈높이를 맞추었다. 그 눈빛은 명백히 사랑스러운 딸을 보는 어머니의 것이어서, 키아라는 잠시 울컥했다. 이런 모습을 다시는 보지 못할 것만 같았다. 행복이란 것은 이제 영영 제 손을 떠나버린 것만 같았다. 그런데, 이렇게 다시금 행복했던 시절의 날로 되돌아올 수 있었다.
"...엄청 무서운 꿈을 꿨어요..."
키아라가 울상을 지으며 제 어머니를 쳐다보았다. 그러더니 그녀는, 북받쳐오르는 감정을 참지 못하고 그만 울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맑은 눈물 몇 방울이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여인은 잠시 놀란 표정을 짓더니 이내 제 딸을 품에 꼭 안았다.
"괜찮단다, 우리 딸. 엄마가 여기 있잖니."
"다시는 못볼 줄 알았어요..."
키아라는 어머니의 품 속에서 따스한 온기를 느꼈다. 머리를 쓸어내리는 손이 너무도 부드러웠다. 지금 흐르는 이 눈물은 기쁨의 눈물일까. 이 행복을 절대로 놓치고 싶지 않았다. 적어도 이게 꿈이라면 영원히 깨지 말기를.
- Misty
- 벨벳 커튼이 쳐진 창문 너머로 새하얀 눈이 펑펑 쏟아져내린다. 가끔씩 거센 바람이 창을 강하게 때리기도 한다. 그런데도 키아라는 마냥 태평하게 책상 앞에 앉아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책상 위 펼쳐진 책 속에는 여러 산수 문제들이 빼곡히 적혀있었다. 키아라가 이렇게 책상 앞에 앉게 된 것은 가정교사 메리의 성화에 이기지 못해 공부를 하기로 마음먹었기 때문이었다. 그런 노력이 무색하게도, 지금 책 위로는 연필로 죽죽 그어진 지렁이들만이 지나가고 있었지만. 계속해서 고개를 까딱이던 키아라가 마침내, 누군가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화들짝 놀라 고개를 처들었다.
문을 열고 들어온 이는 앳된 얼굴을 한 소년, 라이카였다. 대화방에서 맺어진 인연이자 동거인이었으며, 지금은 사랑스러운 동생이 된 존재. 키아라는 정신이 번쩍 드는 것을 느끼며 앉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라이카는 품 속에 무언가를 소중히 숨기고 있었다.
"누나!"
라이카가 종종걸음으로 뛰어와 키아라 앞에서 발을 동동 굴렀다. 무슨 일이라도 있는지 목소리를 한껏 낮추고, 행동 하나하나가 조심스러운 모습이었다.
"이것 좀 봐..."
라이카는 품에 안은 돌돌 싸맨 옷가지 속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잿빛의 무슨 털덩어리였다. 자세히 보니 아직 눈도 채 뜨지 못한 새끼 고양이였다. 회색 털에는 때가 꼬질꼬질하게 끼어있고, 몸은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그럼에도 그 조그만 생명체는 분명히 살아있었다. 살려고 몸부림을 치고 있었다.
"어디서 찾았어?"
"정원에서."
저택 뒷편에 조성된 큰 정원은 예전에도 길고양이들이 자주 드나들곤 하던 곳이었다. 그 정원에 새끼를 밴 고양이가 기어들어와 출산을 한 모양이었다. 이 아기 고양이는... 몸이 약해서 버려졌거나, 어미에게 무슨 일이 생겼거나, 아무튼 그런 이유로 버려진 것이 틀림없었다.
"너무 불쌍해서 데려오긴 했는데... 이제 어쩌지?"
라이카가 우물쭈물, 키아라의 눈치를 살폈다. 눈을 도록 굴리며 생각에 잠긴 키아라는 곧 아버지가 동물을 싫어하셨다는 사실을 기억해냈다. 라이카가 주저하는 이유도 아마 그 때문이 아닐까? 키아라는 문득 진저를 떠올렸다. 아주 어렸을 적 키우던 고양이의 이름이었다. 그때도 아버지는 진저를 몹시 못마땅해하셨었다. 진저도 그걸 알고는 있었는지, 입양 후 1년도 지나지 않아 집을 나가버렸었지. 그런데도 키아라는 이 가여운 아기 고양이를 그냥 두고 볼 수 없었다.
"몰래 키우면 되지 않을까? 내 방에서 키우면 아마 안 들킬 수 있을 거야."
"그래도 돼?"
"기껏 데려온 애를 다시 내다버릴 순 없잖아."
그러다 아버지가 알게 되면 크게 화를 내시겠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매서운 칼바람이 몰아치는 겨울날에 어린 고양이가 살아갈 수 있을리 없으니 말이다. 적어도 날이 풀릴 때까지만 돌봐주자, 키아라는 그렇게 생각했다.
"역시 누나야! 그렇게 말해줄 줄 알았어!"
라이카는 활짝 웃으며 키아라에게 옷뭉치에 싸인 고양이를 냅다 안겨주었다. 키아라는 얼떨결에 고양이를 안아들고 그 자그마한 몸뚱이를 내려다보았다. 고양이는 제 어미를 찾는지 연신 삐이, 하고 울어댔다. 그 모습이 어쩐지 이전 세계에서의 라이카가 알을 깨고 나오던 때와 비슷해 보였다. 지금의 라이카는 그걸 기억하지 못 하겠지만.
"나 이름도 생각해놨다? 미스티Misty로 할 거야! 털 색이 안개랑 비슷하니까!"
안개, 미스티. 어쩐지 기분이 미묘해져서 키아라는 살풋 웃었다.
- Lifetime.
- 0.키아라는 값진 대가를 치르고 얻은 평화로운 삶을 오늘도 행복하게 영위해나가고 있었다. 시녀장이 내온 맛있는 식사를 하고, 동생과 함께 아기 고양이를 돌보고, 가정교사와 함께 지루한 산수 문제를 풀고. 그러던 키아라를 아버지가 불렀다. '너도 이제 나이가 찼으니 슬슬 혼사를 치러야지.' 아버지의 첫 마디는 키아라도 익히 예상하던 것이었다. 귀족에게 있어 결혼은 중대한 문제니까. 아버지는 그녀의 정략혼 대상으로 황가의 재스퍼 황자를 지목했다. 재스퍼 로만 칼드윈, 그는 확실히 괜찮은 자라 평가되는 사람이었다. 키아라도 그를 몇 번 만나본 적이 있었다. 그래도 그녀의 마음 한 구석엔 여전히 고민이 자리잡고 있었다.
그로부터 며칠 뒤에는 혼담을 나누러 온 가족이 함께 던월 탑으로 향했다. 키아라는 그곳에서 재스퍼 황자와 많은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덕분에 다가오는 결혼 생활에 대한 두려움도 조금은 사그라들었다.
1.얼마 지나지 않아 키아라는 황자와 혼인했다. 식은 황실의 축복 하에 성대하게 치러졌다. 재스퍼 황자는 듣던 대로 예의바르고 배려심이 깊었으며, 나름의 강단까지 있는 사람이었다. 키아라도 그런 황자가 싫지만은 않았다. 곧 부부는 서로를 아끼고 지지해주며 살아갔다.
2년 뒤, 선황의 별세로 재스퍼 황자가 제위에 올랐다. 동시에 키아라 또한 첫 아이를 가지게 되었다. 저를 닮은 예쁜 쌍둥이 딸이었다. 황족의 피를 이어받아 장차 제국을 짊어지게 될 딸들을 바라보며 그녀는 미소지었다.
2.세월은 무던히 흘러갔다.
재스퍼 황제의 노력으로 제국에는 태평성대가 이어졌다. 키아라는 백성 모두에게 사랑받는 황비가 되었다. 그녀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한날 한시에 같이, 행복하게 눈을 감으셨다. 귀여웠던 동생 라이카는 이제 훌쩍 커버려서는 가주 자리를 물려받고 장가도 들었다. 황제와의 사이에 둔 자식들은 어엿한 숙녀와 신사로 자라났다. 유력한 제위 계승자인 첫째 딸은 근면성실했고, 둘째 딸은 자유를 사랑했다. 막내 아들은 누이들에 비해 소극적이었지만 이타적이기도 했다. 황실의 모두는 첫째 딸, 율리아가 훗날 훌륭한 성군이 되리라 믿어의심치 않았다.
3.수십 번의 겨울이 지나고 봄이 찾아오길 반복했다. 키아라의 머리는 이제 하얗게 세어버렸고 얼굴과 손에는 주름이 자글자글하게 졌다. 그녀는 이제 눈 앞에 바짝 다가온 죽음을 느끼며 지난 날들을 회상했다. 그러나 죽는다 하더라도 안식에 들 수는 없었다. 사후의 영면을 새로운 삶의 대가로 바쳤으니. 그래도 이 생에서 일군 행복한 기억들은 분명 그만한 가치가 있었다. 그랬기에 키아라는 후회하지 않았다. 두렵지 않았다.
4.얼음의 달 17일, 키아라는 사랑하는 가족들의 웃음을 보며 편안히 숨을 거둘 수 있었다. 천수를 누린 삶이었고, 후회하지 않을 삶이었고, 행복한 삶이었다.
향년 66세였다.
5.그리고 그녀는 지금...
- 업무
- 여기, 방금 막 한 생명이 숨을 거두었다. 핏방울이 튄 아스팔트 도로 위에 젊은 남성이 쓰러져 있었다. 그리고 그 주변을 둘러싼 사람들이 웅성대고 있었다. 누군가는 급히 구급차를 불렀고, 누군가는 사진을 찍었다. 이 남자는 불쌍하게도 질주하던 차량에 치여 생을 마감한 것이다. 그 뒤에는 죽은 남자의 혼만이 남아 제 시체를 망연자실하게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억울함, 분노, 슬픔. 남자는 제 감정이 한데 뒤섞이는 것을 느꼈다. 시간이 멈춰버린 것만 같은 이곳에서, 피어오르는 안개를 헤치고 한 소녀가 나타났다. 한 쪽 눈에 안대를 차고 정장을 반듯이 차려입은 그녀는, 남자에게 다가가 속삭였다.
"자, 계약자 씨. 그대의 영혼을..."
"이 년이...! 감히 날 속여?"
그러나 소녀의 말은 끝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남자가 호통을 치며 끼어들었기 때문이었다. 남자는 주먹을 꾹 쥐고 소녀를 죽일세라 노려보았다. 대체 무엇이 그리 화가 나는지, 소녀는 전혀 이해하지 못해 그저 무감정한 모습만을 보일 뿐이었다.
"네? 저희는 계약에 속임수 따위는 쓰지 않습니다. 뭐 문제라도 있나요?"
"문제? 아주 많지, 이 개년아! 가족들이 돌아온 건 좋았어, 근데 내 사업이 전부 망했다고!"
남자는 제 사정을 구구절절 늘어놓았다. 그러니까, 유혹해 끌어당기는 산양과의 계약으로 남자는 갈라졌던 가족들과 재결합할 수 있었다. 이제는 사랑하는 가족들도 있고, 사업도 계속해서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었으니 남자는 당연히 행복했었다. 그런데, 최근 유례 없던 경제 대위기가 터지며 사업은 폭삭 망해버렸다. 더군다나 아내는 다른 놈과 바람이 나서 아이들을 데리고 도망쳤다. 이제는 불운한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기까지 했다. 그런 진부한 이야기다. 결코 좋은 삶이라고는 할 수 없었다.
"차라리 계약하지 않았을 때가 더 좋았어!씨발, 이게 뭐냐고!"
소녀는 욕을 내뱉는 남자를 보며 한숨을 쉬었다. 계약 후의 삶이 만족스럽지 않았으니 영혼을 반납하지 못 하겠다, 이 소리였다. 이번에도 또 계약 위반자인가.
"저희는 계약자 분의 선택을 바꿔드리기만 할 뿐, 행복한 삶을 일궈나가는 것은 온전히 계약자 분의 몫입니다. 저희에게 뭐라고 할 만한 입장은 아니신 거 같은데요."
소녀의 푸른 눈동자가 남자를 지그시 바라보았다. 남자는 저 무심한 얼굴에 주먹을 꽂아넣고 싶은 것을 간신히 참고 있었다.
"지랄하고 앉았네,좆같은 년이. 그게 내 잘못이야? 응? 말해보라고, 이 새끼야!"
"저항하지 마시고 얌전히 받아들이세요. 좋든 싫든 이제 그대의 영혼은 가축이 되어 영원히 목장에 매여있게 될 겁니다."
남자가 이를 악물었다. 누가 보아도 명백히 증오와 분노가 서린 표정이었다.
"이건... 이건 사기야! 네놈들 따위한테 내 영혼을 넘겨주진 않을 거다!"
곧 남자는 몸을 돌려 반대 방향으로 달아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제아무리 도망친다 한들 외신들의 손아귀에서 빠져나갈 수는 없을 것이다. 소녀 또한 인간을 벗어난 존재. 소녀가 발을 한 번 구르자 달려가던 남자의 발을 촉수들이 옭아맸다. 붙잡힌 남자는 그 자리에 고꾸라졌다. 안개를 흩뿌리며 서서히 다가오는 소녀를, 남자는 공포심 가득한 눈길로 바라보았다.
"저희를 거역하려 한 대가를 톡톡히 치르게 되실 겁니다."
소녀의 오른손에 안개가 모이며 새까만 검이 되었다. 소녀는 칼날을 쓰다듬더니, 그걸 그대로 남자의 가슴팍에 꽂아넣었다. 피가 한 방울도 흐르지 않는 광경이 비현실적이었다.
"제발... 안 돼... 아아악!"
남자가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고통스러워했다. 남자의 모습이 서서히 사라지며 사방으로 흩어졌다. 이제 그의 영혼은 목장에 도달해, 정신력을 생산해내는 가축이 될 것이다.
소녀의 오늘 업무는 이렇게 또 마무리되었다.
- 공허
-
안개는 눈을 떴다. 검보랏빛의 하늘 위에 그녀는 서 있었다. 얇은 석판이 겹겹이 깔린 듯한 땅을 딛고서. 티끌 한 점 없는 하늘을 여러 섬들이 떠다니고 있었다. 공허. 제 고향 차원의 또 다른 이면세계. 그리고 세피라 그 자체. 안개는 서서히 앞으로 나아갔다. 서늘하고 소름끼치는 공기가 느껴졌다. 끝이 보이지 않을 길을 걷던 안개의 앞에 돌연 부유하는 섬으로 이루어진 길이 나타났다. 마치 따라오라는 듯이. 안개는 익숙하게 그 길을 걸어갔다.
"호오, 이건 또 특별한 방문객이네!"
일순 공허를 울리는 목소리들이 들려왔다. 어떤 것은 여자아이의 목소리였고, 어떤 것은 노인의 것이었고, 어떤 것은 동물의 울음소리기도 했다. 공허 속에서 숨죽여 세상을 지켜보던 세피라가 비로소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안개는 자신을 향한 시선을 느낄 수 있었다. 그곳엔 그녀 말고 아무도 없었음에도.
"아아, 외부의 신과의 계약으로 세상을 바꿔버린 자, 인간을 벗어난 자, 안개 마녀라 불렸던 자, 서서히 다가오는 안개시여!"
뒤섞인 목소리들이 한바탕 요란하게 웃었다. 조소에 가까운 웃음이었다. 안개는 그제서야 자신이 한 차원의 세피라와 마주했다는 것을 실감했다. 생전의 그녀가 그리도 증오스러워했던 검은 눈의 사내를 탄생시키는 데 일조한 자들.
"그래, 그래! 우리가 그를 신으로 만들었어. 지금은 산양 녀석에게 잡아먹히고 없지만, 헤헤!"
목소리들은 안개의 마음이라도 읽은 듯 장난스레 웃으며 대답했다. 지금으로부터 약 4천년 전, 한 소년이 광신도들의 손에 이끌려 제단 위에 올려졌다. 쌍날을 가진 검이 그의 목을 꿰뚫었을 때 그는 신으로써 공허에 다시 태어나게 되었다. 그 의식을 집도하도록 부추긴 것이 바로 공허, 세피라였고. 결과적으로 계약을 맺기 전의 안개가 그런 일을 겪은 것엔 그에게도 책임이 있는 셈이었다.
"그리고 그대는 또 다른 신을 만들 계획이겠죠."
안개는 쉽게 그의 의중을 꿰뚫어봤다. 공허가 새로운 신을 만들면 이 차원은 다시금 혼란에 빠질 것이다. 그러기에 더더욱 그가 그런 행동을 하려는 것이었다. 세피라는 필연적으로 차원의 멸망과 혼란을 초래할 수 밖에 없기에. 적어도 그녀가 다녀본 차원들은 전부 그러하였다. 세피라가 제 차원의 존재들을 가지고 노는 것은 너무나 익숙한 일이었다.
"정답이야, 정답!"
목소리들은 마치 아이처럼 까르르 웃었다. 그러더니 물어보지도 않은 계획을 줄줄이 읊어놓는 것이었다. 안개는 질린다는 표정을 지으며 그저 걸어갈 뿐이었다. 끝이 보이지 않는 길이 계속되었다.
"그런데 너는 여기 뭐 하러 왔어? 알려줘, 알려줘!"
목소리들이 끈질기게 물어오며 안개를 방해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그녀는 계속해서 걸어나갔다. 펼쳐진 길은 계속해서 안개를 앞으로 인도해나갔다. 이내 그녀의 눈 안에 명멸하는 붉은 빛이 들어왔다. 저곳이 바로 공허, 세피라의 본 육체가 있는 곳. 안개는 발걸음을 재촉했다.
이내 그녀의 눈 앞에 거대한 눈동자가 드러났다. 까만 눈자위에 검붉은 홍채를 지닌, 불길한 기운을 풍기는 눈동자였다. 그것은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눈꺼풀을 깜빡이기도 하고 눈동자를 굴리기도 했고. 안개는 눈동자에 가까이 다가가 그 매끄러운 표면에 손을 대었다. 아주 예전에 익히 느껴본 흑마법의 감각이, 마력의 감각이 손바닥을 타고 흘러들어왔다. 안개는 오른손을 쥐었다 폈다. 검은 안개가 서서히 모여들며 검의 형태를 갖추었다.
"잠깐, 뭐 하려는 거야?"
이상을 감지한 목소리들이 다급하게 외쳤다. 안개는 개의치 않고, 손에 쥔 칼의 날을 세워 그대로 눈동자 속으로 쑤셔넣었다. 각막이 찢어지고 끈적이는 검은 액체가 피처럼 튀어올랐다. 목소리들이 새된 비명소리를 내었다. 안개는 칼날을 뒤틀어 더욱 깊게 눈동자를 파고들었다. 온 공허를 울리는 날카로운 목소리들에 정신마저 혼미해질 것 같았다. 눈동자가 쉴새없이 검은 액체를 쏟아내었다. 매끈한 돌 바닥이 새까만 피에 흠뻑 적셔졌다. 홍채에 새겨진 붉은 빛이 희미해져갈 때 쯤에야 안개는 칼을 다시 거두었다.
"대체 왜! 우리가, 우리가 뭘 잘못했다고!"
소리지르는 여러 목소리들이 요동치며 섞였다. 아이, 노파, 청년, 여인, 짐승들의 목소리가 시끄럽게 귀를 파고들었다. 곧 죽음을 맞이하게 될 세피라의 단말마였다. 공허도 한낱 피조물에 불과했던 안개가 신적인 존재가 되어 돌아오고, 자신을 죽음에 이르게 하리라곤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것은 안개 또한 마찬가지였으니. 눈동자의 안광이 완전히 사라지자, 발악하던 목소리들이 점차 사그라들기 시작했다.
"미안해요, 악감정은 없어요."
안개는 싱긋 웃었다. 이런 일을 벌인 이유는 단순했다. 대화방의 누군가가 세피라의 유해가 필요하다고 했던가. 그래서였다. 그자는 안개가 나름 흥미롭게 지켜보던 이였기에. 그가 과연 어떻게 세피라를 죽일 것인지, 목적을 달성한 뒤엔 무엇을 할지 궁금했었다. 마침 다른 누군가도 그에게 유해를 보내준 듯 했고 말이다. 그래서 안개는 그나마 제일 만만한 고향 차원의 세피라를 찾아온 것이다. 안개는 칼을 들어 눈동자의 일부를 도려내었다. 그것이 곧 이 세피라의 유해이자 살점이었으니.
안개가 유해 채취를 끝마치자 주변 풍경이 액체마냥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공허가 무너지고 있었다. 세피라의 죽음은 곧 공허의 소멸. 이제 이 차원에서도 공허라는 세계의 존재는 전설 속에만 남게 될 것이다. 안개는 눈 앞의 공간을 찢어 균열을 만들어내었다. 그리곤 균열의 틈을 비집고 그 사이로 걸어들어갔다. 그녀가 사라진 자리에선 잿빛 안개만이 피어오르고 있을 뿐이었다.
- 어긋난 재회
- 사방에 우주가 수놓아진 공간 안에서 안개는 형용할 수 없는 모습의 무언가를 안고 있었다. 애정이 듬뿍 담긴 눈으로 바라보며, 엄마가 아이를 안듯 조심스러운 몸짓으로. 그 생물체는 얼핏 보면 조그만 동물처럼 보였지만 그 형태는 실로 기괴했다. 몸 군데군데에서 뻗어나온 하얀 촉수, 기괴한 눈알들이 달린 깃털 날개, 한껏 뒤틀린 얼굴까지. 평범한 인간이 보면 필시 미쳐버릴 게 분명했다. 하지만 그런 흉측한 모습도 안개에게는 마냥 사랑스럽게 보이기만 했다. 비록 괴물의 모습일지라도 그것은 한때 안개가 정말로 아끼고 사랑했던 동생이었으니까. 대화방에서 맺은 인연. 세계가 덧씌워져도 결코 놓지 않았던 인연의 끈. 죽음으로써 마침내 갈라진 그 인연이 다시금 재회했다. 어딘가 많이 어긋난 모습으로. 그것의 존재는 안개에게 주어진 포상이자 선물이었다.
"그럼, 어디 한 번 볼까요."
안개는 안고 있던 그것을 바닥에 내려놓았다. 그것이 반쯤 녹아내린 눈으로 안개를 지그시 바라보며, 꾸륵대는 울음소리를 내었다. 안개는 싱긋 웃으며 손가락을 튕겼다. 동시에 그것은 인간의 형태, 소년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깊게 잠긴 눈빛으로 안개를 잠시간 바라보던 소년은 이내 입을 열었다.
"...누님... 오래간만이에요."
소년의 올곧은 눈빛이 안개를 향했다. 안개는 옅은 웃음을 흘리며 소년의 머리 위에 손을 얹었다.
"주인님, 이라고 부르세요. 그대는 지금 저의 사역마로써 되살아난 거니까요."
"네... 주인님."
소년의 목소리에 묘한 미련이 담겨있었다. "옳지, 착한 아이네요." 안개가 소년의 머리를 몇 번인가 쓰다듬었다. 가느다란 손가락이 하얀 머리칼을 부드럽게 쓸고 지나갔다. 소년은 가만히 그녀의 손길을 받아들였다. 소년의 눈이 한순간 반짝였다. 그 옛날 인간 키아라와 아기 용 라이카가 함께 살던 때의 기억이라도 떠올리는 것일까.
"지금 기분은 좀 어때요?"
"...좋아요. 정말요."
소년이 희미한 미소를 머금었다. 마치 길들여진 개마냥 잘 훈련된 행동이었다. 안개에게로 오기 전까지만 해도 소년은 자신을 지배하려는 압도적인 힘에 필사적으로 저항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의지는 나뭇가지 부러지듯 쉽게 꺾였고 곧 소년은 새로운 주인들에게 복종 의사를 내보이게 되었다. 그 일련의 과정 속에서 소년이 그녀를 끝없이 원망했단 사실 정도는 안개도 쉽게 알 수 있었다. 왜 하필 나야? 미워. 미워. 미워. 미워. 나는 괴물이 되고 싶지 않아! 그렇게 발악하던 소년의 감정을 안개는 읽을 수 있었다. 이제 와서는 복종심에 완전히 먹혀 없어진 감정이었지만.
"다시 보게 되어서 기뻐요, 주인님."
소년은 제 머리에서 거두어지는 안개의 손을 허망한 시선으로 좇았다. 그러다 앞으로 힘겹게 한 발자국, 두어 발자국 내딛었다. 비틀대는 몸짓이 퍽이나 불안했다. 주인의 온기를 찾아헤매는 애완견처럼 소년은 천천히 안개에게 다가갔다. 조그만 손이 그녀의 옷깃을 꾹 부여잡았고, 번들거리는 금빛 눈이 그녀를 향했다. 소년은 안개의 애정을 끊임없이 갈구하고 있었다. 사랑에 목마른 개가 그러하듯이.
"저도 마찬가지랍니다."
안개가 속살거렸다. 그리고 손을 뻗어 소년의 여린 몸을 품에 안았다. 안개의 품은 시리도록 따스했다. 얼어붙은 시체만큼이나 차가웠고 가족의 온정만큼이나 따뜻했다. 소년은 안개의 품 속에서 뺨을 부볐다. 황홀경, 행복, 만족감, 그 모든 감정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이 모든 상황을 생전의 자신이 보았다면 아마 이렇게 말하지 않았을까? 인간을 벗어나는 건 너 하나로 충분했잖아. 왜 그 아이를 그렇게 만든 거야? 불쌍한 라이카, 이건 너무 끔찍해. 너는 정말 피도 눈물도 없는 괴물이야. 분명히 그렇게 말했겠지. 하지만 인간성을 버린 안개에게 그런 말들은 전혀 와닿지 않을 것이다. 그래, 나는 괴물이야. 안개는 속으로 자조하며 웃었다.
- 학교 AU
- 본 독백에 등장하는 모브(선배)는 모르셔도 됩니다 대충 예전에 있었던 미스트네 모브캐 에유버전
점심시간을 알리는 종소리가 울려요.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부장의 활기찬 외침과 함께, 부원들이 자리에서 일어나요. 종이 쳤지만 저는 피아노 앞을 떠나지 않았어요. 제 손가락은 여전히 열정적으로 연주를 이어나가고 있고요. 길었던 연주가 끝나자 제 곁에서 우렁찬 박수 소리가 들려와요. 제 친구들이 아직 떠나지 않고 연주를 감상하고 있었네요. "너는 진짜 피아니스트 해도 되겠다!" "대박! 나는 언제 너처럼 쳐보냐..." 저는 친구들의 칭찬에 머쓱하게 웃음지어요. "이제 밥 먹으러 가자~" 친구 중 하나가 제 팔을 잡아끌며 말해요.
"아, 난 다른 약속이 있어서."
저는 선약이 있었다는 걸 기억해내고 재빨리 거절 의사를 내비쳐요. 좋은 친구들이긴 하지만, 그래도 약속은 약속이니까요. "오~" 제 팔을 붙잡았던 친구가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어요. "그 선배랑?" "뭐야뭐야, 데이트?" 무슨 실없는 소리를 하는 거람!
"그런 거 아니거든!"
친구들의 짓궂은 놀림에 제 얼굴이 달아올라요. "야야, 얘 얼굴 빨개진 거 봐라!" 자기들끼리 꺄 소리를 지르고, 아주 난리가 났어요! "데이트 잘 해! 우리는 간다!" 그래놓고선 후다닥 달려 부실을 나가버렸어요. 저도 여기서 벙쪄있을 수만은 없어요. 선배가 기다릴 테니까요. 저는 재빨리 짐을 챙기고 부실을 나서요.
"안녕, 키아라."
저는 깜짝 놀랐어요. 부실을 나오자마자 바로 앞에 선배가 있는 게 아니겠어요! 코앞까지 마중 나온다는 말은 못 들었는데! 그래도 저는 활짝 웃음지어요.
"안녕하세요, 선배! 혹시 많이 기다렸어요?"
"아니, 네 연주 듣느라 시간 가는 줄도 몰랐는 걸."
네?! 언제부터 듣고 계셨던 걸까요? 제가 피아노 치는 모습을 선배가 보셨다고 생각하니 심장이 콩닥대요. 조금 부끄러워서. 제가 볼을 붉히고 우물쭈물대자, 선배가 웃으며 제 머리를 쓰다듬어요. 완전히 홍당무가 될 거 같아요...
"이제 갈까?"
"네!"
선배가 손을 뻗어 제 손을 잡았어요. 이러신 적은 처음이라 저는 깜짝 놀랐어요. 심장이 덜컹 내려앉는 것 같아요. 너무 설레고 두근대는 느낌. 선배의 손은 따뜻했어요. 절대 놓고 싶지 않을 만큼이나요. 이대로 시간이 멈춰버렸으면 좋겠어요.
저희는 본관을 나서서 교정 뒤편으로 향했어요. 도중에 선배의 친구 분들과 마주쳐서, 여자친구냐는 오해를 사기도 했고요. 그런 거 아닌데... 그때는 정말 얼굴이 터질 것 같았어요. 선배가 토마토 같다고 놀리기까지 하셨다니까요. 그런 소란도 잠시, 저와 선배는 벚꽃과 목련이 만개한 학교 뒤뜰에 도착했어요. 한참 꽃이 아름다울 시기에요. 저희는 한산한 산책로 의자에 앉아 이런저런 담소를 나누어요. 불어오는 봄바람은 아직도 쌀쌀하지만 춥지는 않아요.
"슬슬 배고프지?"
선배가 가방에서 도시락통을 꺼냈어요. 요즘 세상의 학교에 도시락은 조금 철 지난 물건이지만, 낭만이라는 게 있으니까요. 선배는 그런 걸 잘 아는 분이에요. 무엇보다도 선배가 만든 도시락이니까 기쁘지 않을 수 없잖아요. 저는 기대에 가득 찬 채 도시락통을 받아들어요. 뚜껑을 열자 화려하고도 담백하게 꾸며진 도시락이 저를 반겨요. 귀여운 고양이, 문어, 하트 장식! 선배가 저를 위해 이것들을 하나하나 만들었을 생각을 하니, 괜히 부끄러워져요. 이런, 또 얼굴 빨개지겠어요!
"정말 너무 마음에 들어요! 고마워요, 선배!"
기쁘고 감격스럽다는 말로는 이 감정을 다 표현할 수 없을 거에요. 이 도시락, 아까워서 먹을 수나 있을까요? 다행이라며 웃는 선배의 모습이 제 마음을 콕 찌르는 듯해요. 가슴이 간질간질한 느낌.
하얀 밥알 위에 빨간 벚꽃잎들이 흩날려 내려앉아요. 저는 살풋 웃어요. 이제 정말 봄인가 봐요.
7.2. 잡담방에서 풀린 설정 ¶
- 현재
- (트롤리 딜레마)
미: 방관
- ("인종청소 중인 적 군인들의 수색으로부터 들키지 않기 위해 마을 주민들이 덤불 속에 한데 모여 숨을 죽이고 있는데, 한 주민이 데려온 아기가 난데없이 울기 시작한다. 이 아기를 가만히 두면 군인들이 주민들을 전부 찾아내 죽이겠지만, 그런 상황을 막으려면 그 아기에게 울지 말라고 입을 막으면 숨을 못 쉬어서 질식사한다. 어떻게 할 것인가?"
우는 아기 딜레마를 드립니다)
미: 막는다
- (미스트가 가장 좋아하는 정신력은 누구의 정신력이죠)
대충 행복한 삶을 산 사람의 정신력
- (그러고보니 만약 계약안했다면
이후 스토리는 어떻게 흘러갔나요)
대강... 신 죽이는 법을 알아내서 죽입니다
근데 복수해도 가족들은 돌아오지 않으니까 그 허무함을 안고 살아갔을 예정
- (#복수할_대상을_죽인_자캐_자캐는_복수대상에게_소중한_사람이_있다는_것을_알게되었다)
그의 악행을 알린다: 미
- (#자캐에게_소중한_것은_과거_현재_미래)
미: 의미가... 읎네
- (#자캐의_목숨으로_세계를_구원할_수_있다면_자캐의_선택은)
미: 안한다
- (#자캐가_다른_자캐의_세계관_속으로_떨어진다면)
미 > 체 : 버려진도시 가서 계약자 찾다가 즈베유에한테 처치당한다거나(아님)
- #자캐의_웃음은or기쁨or아픔or난처함or가식or절망or희열or버릇or강박
미: 버릇 - #자캐의_웃음은or기쁨or아픔or난처함or가식or절망or희열or버릇or강박
- #자캐는_지원군or배신자or스파이
미: ??? 뭘까
- #자캐는_친구or선생or제자or상사or아군or적군or모르는사람으로_두기에_좋은_사람이다
미: 모르는사람
- #자캐는_찬란한광명or흔들리는빛or끝없는암흑
미: 끝없는 암흑
- #자캐는_추락이_두렵다or불가하다or익숙하다or어울린다
미: 불가하다
- #자캐는_대체로_사실을_안다or모른다or모르는척한다or알린다or감춘다
미: 상황 따라 모르는척/알린다/감춘다
- #자캐는_꿈을_꾼다or포기한다or외면한다or부정한다
미: 안꾼다
- (노래실력)
미: 잘부름
- 미쨩이 노래부르면... 아마 이런느낌
https://youtu.be/urV8MIcLDFk
- (자캐에 어울리는 타로 카드)
미: 죽음 정위치(격변, 이별)
- #자캐는_오너가_창피하다_자랑스럽다_존경한다_친구같다_하찮다
미: 죽이지 안을까? 살려주세요
- #자캐의_사랑해_그러니까________다음에_올_말
어... 말해놓고 농담이라고 하면서 깔깔대지 않을까(침침) -21어장 196답글-
- (호그와트 기숙사)
아즈카반 -29어장 698답글- - (호그와트 기숙사)
- (트롤리 딜레마)
- 생전
- (만약 과거로 돌아가서 바꿀수 있다면 자캐는 무엇을 바꾸는가)
가족들이 죽던 그 순간으로 돌아가서 자기 혼자만 죽고 끝날 일로 만들기
- #자캐가_안_보인다면_있을_확률이_높은_장소는
보통 집순이지만 없을때는 자기 능력으로 만든 아공간에 숨어있다
- (#못생겼다는_말을_들었을_때_자캐_반응)
미스트: 아... 응... 그래... 하고 넘김
- (#자캐의_이름_유래와_뜻_풀이)
미스트: 그냥 별명이 안개마녀라서 미스트
- 아무도 안궁금한 tmi
미스트는 피아노를 배운적이 있다
- (#자캐가_주로_입는_옷_스타일은
#자캐가_절대_안_입을_옷_스타일은)
미스트: 치마빼고 근대시대 평민 복장 전부? 세계관상 치마가 없어서... 안입는건 몰것따
- (#자신의_동료가_좀비로_변이될_때_자캐의_행동
바이러스가 감염된 걸 알아채자마자 죽이는 편 :
변이가 끝나고 자아가 사라졌을 때 죽이는 편 :
자신의 손으로 죽이지 못하고 방어만 하는 편 :
널 버리고 갈 수 없다며 데리고 가는 편 : )
미스트 : 자신의 손으로 죽이지 못하고 방어만 하는 편
- (자캐들의 아이돌 버전)
미스트는 상상이 안간다
- (유튜버 스트리머 썰)
미스트: 대충 피아노 유튜버
- (그러고보니 미스트는 아직 t씨 정체 모르던가..?
모른다면 T씨 정체 듣고 반응을 미리 보고싶다.
그리고 돌아간다면 몇 년 전이 좋습니까?)
어... 알았던가? 오너가 디지털치매가 있어서(침침)
알면 아마 그렇구나 대단하네 정도가 아닐까
돌아간다면 대략 가족들이 다 살아있던 3년전
- (#자캐는_자신의_소중한_사람의_모습을_한_적을_공격할_수_있는가)
미스트: 못한다
- (온천에 들어간 자캐들 반웅)
미스트: 어리둥절
- (캐릭들 왕겜에유 주십시오
(전체공격)
왕겜이 뭐야ㅠ 하시는 분들은 대충 판타지중세세계관 에유 주세요)
미: 대충 흑마법사
- (캐들 호그와트 기숙사)
미: 래번클로
- 미: 요리 개못함
- (자캐에게_사랑이란_무엇인가
믿지 않는 것:
받고 싶은 것:
주고 싶은 것:
나누고 싶은 것:
부정하는 것:
모르는 것: )
미: 모르는 것
- (자캐를 동물로 표현한다면?)
미: 고양이
- (캐릭터 성향표)
미: 중립
- (천악에유)
미: 악
- (자캐들 사상과 자캐 세계관을 인간찬가와 인간비판으로 분류하는거
해줘 여러분)
세계관은
미: 중립
캐는
미: 비판
- (나중에 미스트가 신을 죽이는 루트가 정규 루트인가요?)
일단 글케 생각중
- (첫사랑)
미: 자기 소중한 사람한테 사랑 비슷한 감정을 느끼고 있지만 본인은 자각 못하는중
미: 소중한 사람이 원해서
- (사람을 살리는 이유
사람을 죽이는 이유)
죽이는이유
미: 살기위해서
- (그런고로 애들이 살찐다면 그 이유를 써주시죠)
미: 활동량이 적어서
- (#자캐의_화가_난_정도를_세_단계로_표현해본다)
미: 혼자 삭힌다 - 뒤에서 불평한다 - 직접 가서 따진다
- (#느닷없이_카메라를_들이밀었을_때_자캐의_반응)
미: 얼굴 손으로 가린다
- (#찍는_것이_사진이_아니라_영상이라는_걸_알았을_때_자캐의_반응)
미: 사진기로 영상도 찍어진다고?? 하는 반응
- (#느닷없이_간식을_들이밀었을_때_자캐의_반응)
미: 일단 받아먹는다
- (애들 결혼할때썰풀ㄹ어조 굳이 커플이아니어도 if로 할수잇잔아(바짓가랭)
미: 아마 얌전한 현모양처st
- (#싫어하는_무언가를_자캐의_입에_억지로_집어넣어보았다)
미: 억지로 삼키고 울상
- (#자캐는_범죄자가_된_미래의_본인을_처벌할_수_있는가)
미: 못해
- (#자캐는_지배자_or_혁명가_or_따르는_자_or_아웃사이더)
미: 아싸
- (#자캐의_역린은_뭔가요_그걸_건드린다면)
미: 가족의 죽음 건드리면 아마 울듯
- (#자캐의_적이_되는_방법)
미: 마녀라고 매도한다
- 분기점이라기엔 뭐하지만 배드엔딩 짜둔건 있는데
미는 잠깐 했던 미래톡방에서 나왔던 소중한 사람 뒈짖하고 흑화하는거
- 미스트:
102 고백할 때 신중한 편?
일단 충동적으로 지르고 볼듯
052 타인의 행동 중 가장 싫어하는 행동은?
마녀라고 매도하는거
137 엘리베이터 vs 계단
엘베가 흔치 않아서 계단
- (5. 미스트가 미래톡방에서 신살자엿던것같은데 대충 무슨 신을 죽였나요)
5 자기한테 능력 준 신입니다 세상을 그냥 지켜보기만 하면서 지 흥미에 따라서 행동하는 그런 신...
- (13일의 금요일이니까
공포영화에서 애들 범인인지 희생양인지 그런것들 포지션 썰풀어조새요 (두근))
미: 혼자있다가 뒈짖
- (포켓몬이 된다면 무슨 타입일지)
미: 에스퍼
- (유에는 상대가 두려워하는것의 모습을 닮게 보인다던가 그런설정 있으면 오지겠단 생각을 했다
와 유에 테스트같은거 재밌겠다
당신의 자캐한테는 유에가 어떤 모습으로 보이나요? (유에주: ?))
미: 대충 이단 잡는 사람들(주시자)
- https://kr.shindanmaker.com/646172
미스트:
122 본인의 신체 노출은 어디까지 할 수 있나요?
안돼.. 못해...
219 캐릭터의 테마곡이있다면 장르와 분위기는?
(티미시트 가리킴)
151 소중한 사람이 갑자기 죽는다면?
일단 극심한 우울증에 시달린다
따라갈 가능성 높음
- (말 나온김에 2회차 실패 톡방 기준 애들 상황 풀어주시오)
미: 저번에 미래톡방 1차했을때랑 비슷한 복수귀 마녀
- (척수캐썰)
미: 다른건 몰라도 맞춤법 띄어쓰기 빡세게 지켜야함
- (#자캐는_전_부친다_or_전부_친다)
전 부친다
- (6. 미스트 용용이 잘 지내구 있나요)
6 아주 잘지내고 있다
사고뭉치로 전직했음
- (#자캐들_끼리_마인크래프트를_한다면)
집을 지으며 힐링 라이프를 즐긴다: 미
- (#같이_함께한_동료가_죽은줄_알았는데_알고보니_살아있었다)
이거 꿈 아니지? : 미
- (#괴담_속_자캐의_포지션은)
귀신에게 희생당한 사람: 미
- (#자캐가_어그로를_만나면)
논리로 반박하려다 밀리는 편: 미
- (#자캐가_최종_보스인_던전의_이름은)
미: 안개 마녀의 저택
- (#자캐는_조별과제에서_무슨_담당인가)
자료 담당: 미
- (#자캐들이_병원으로_간다면)
이미 입원 : 미
- (#자캐의_근로자의_날은)
무직이라서 그런 거 없다: 미
- (마녀주 세계관 au)
가주 세계관... 천악쪽으로 해보면 미는 아마 자선의 대천사가 아닐까
평범한 세계에 평범한 귀족 자제로 태어나서 평민들한테 베풀고 살았다거나
- (뎁주 세계관 au)
미
안개 마녀
D-4III-5-100139
뒷자리 숫자는 m(로마 숫자로 1000)+i(로마 숫자로 1)이랑 s(알파벳 19번째)+t(알파벳 20번째)한것
초자연적인 능력을 보유해서 격리당했을듯
아마 자길 가둔 연구원들한테 강한 증오를 품고있지 않을까
그래서 틈만나면 탈출해서 연구원들 조질 생각 하고있고
특이사항으론 마녀의 번견(글레)이 없으면 불안정한 상태가 되어서 주기적으로 합사해줘야 한다
- (쓴맛 신맛 매운맛(은통각이지만 어쨋든) 단맛 짠맛 다섯개중에 어느거에 젤 약한지)
매운맛
- (#자캐의_격려라는것은)
괜찮을 거야! 아마도…?: 미
- (친구들 옷 뭐 입는지)
미: 대충 19세기 영국 평민 복식 -4어장 195답글-
- 몰라도 상관없는 tmi
미쨩쓰는 저번에 민지가 보내준 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잇다
세계 넘어오면서 가져가게 할까 말까 고민했는데 기껏 준거 안쓰면 오너가 양심에 찔리니까 가져왔다고 함(?)
- (밖에 나왔을 때 비가 내리기 시작하는데 우산이 없으면 캐릭터들은 어떻게 하나요)
미: 그냥 맞고간다 -8어장 67답글-
- (캐릭터빌딩과정)
미: 그냥 기반작품 한참 덕질할때 만든 기반자캐가 모티브
- (만약 과거로 돌아가서 바꿀수 있다면 자캐는 무엇을 바꾸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