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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별이 아스라이 멀듯이.
─윤동주, 「별 헤는 밤」
1. ◈ 신화 시대 ¶
"그 자는 아주 과격한 논법에 의해 질서는 혼돈의 한 기형이라고 말했지요."
"그게 무슨 말이지요?"
"네드발군. 돌멩이 네 개를 주워 땅에 던져보게. 돌멩이들은 아무렇게나 흩어지겠지? 그것들이 별자리처럼 어떤 모양을 이룰지는 모르겠지만 그것은 던져보기 전에는 알 수가 없는 노릇이지 않은가."
"그렇지요."
"하지만 아주 우연히 그 돌멩이들이 완전한 정사각형을 이룰 수도 있겠지?"
"예? 어... 우연히라면, 예. 그럴 수도 있겠지요."
"돌멩이들이 그리는 모습은 결국 하나의 혼돈일세. 어떻게 될지 알 수가 없다는 말일세. 하지만 그 돌멩이들이 어쩌다가 완전한 조화와 질서를 가진 정사각형을 그릴 수도 있는 문제이지 않은가? 그렇다면 우리는 여기서 질서라는 것이 혼돈 중에 한 특이한 형태임을 알 수 있지 않은가? 특이할 뿐이지만 결국 다른 것들과 별로 다를 것도 없다는 말일세."
(...)
"그렇다면 이렇게 말해볼 수 있을 것이네, 네드발군. 모든 것은 원래가 혼돈이며, 질서라는 것은 그 무수한 혼돈의 형태 중에 하나일 뿐이다. 모래사장에 펼쳐진 무수한 모래알 중에 한 알을 들어올려 거기에 이름을 붙인 것과 다를 바가 없다."
─ 이영도, 「드래곤 라자」 中
지상에 신이 남아있는 시대.
신에게 귀의하여 안식을 찾던 시대.
1.1. ◈ 창세의 시간 ¶
별이 밤마다 반짝이는 것은
아득한 세월 우주를 떠돌던 외로움 때문이다
그대에게 닿고 싶었던
간절한 마음 한 줌 있었기 때문이다
─ 주용일, 「별빛, 저 환한 눈물 한 점」 中
그 둘은 이르자면 형제이자, 자매였으며, 부모이자, 자식이었으며, 친구이자, 자신이었다. 혼돈은 자신을 가이겐이라 칭하였다. 아버지인 혼돈은 수많은 생명체를 창조하였으니, 그들 중 똑같은 자는 아무도 없다 하였다. 그러나 아버지의 손길 닿지 아니한 생명이 있었으니, 어머니는 그를 빚어내고 인간이라 칭하였다. 어머니인 질서가 인간의 입가에 입을 맞추어 축복하시니 그 흔적은 코와 입 사이 깊은 골로써 남았다. 어머니인 질서는 이 땅에 인간을 낳으시고 머나먼 하늘로 떠나가셨다. 아버지인 혼돈은 질서를 그리워하며 어머니의 대지에 남았다. 그 그리움의 골이 깊어 혼돈은 자식을 돌보지 아니하였고, 보살핌받지 못한 혼돈의 자식들은 축복의 흔적을 질투하기 시작하였다. |
1.1.1. ◈ 시대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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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사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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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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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 건국의 시간 ¶
북풍이 지나간 새벽거리를 걸으며
새벽이 지나지 않고 또 밤이 올 때
내 죽음의 하늘 위로 떠오른 별들은 따뜻하다
─ 정호승, 「별들은 따뜻하다」 中
"혼돈은 악하지 않습니다. 누군가가 개울에서 조약돌을 주워 그 돌로 다른 이를 찍어죽인다면, 조약돌에 죽은 자는 조약돌이 악하다 할 것입니다." 선구자가 말했다. "질서는 선합니까? 익히 아시다시피 꿀벌의 밀랍집은 일정한 모양으로 지어졌습니다. 밀랍이 꿀벌을 압사하지 않는다 하여 밀랍을 선하다 하는 이는 없습니다." 선봉장이 물었다. "질서는 선하지 않습니다. 누군가가 바닥에 떨어진 벌집을 주워 그 밀랍으로 약을 만들어 나누어준다면, 약으로 상처가 나은 자는 밀랍이 선하다 할 것입니다." 선지자가 말했다. 선봉장이 말했다. "잘못된 말입니다. 조약돌을 던져 죽은 사람이 생겼다면 악한 것은 조약돌이 아닌 조약돌을 던진 자가 될 것이며, 밀랍으로 살아난 사람이 생겼다면 선한 것은 밀랍이 아닌 밀랍을 달인 자가 될 것입니다." 훗날 에스트로이아 왕국을 건국할 쌍둥이 임금, 에스터의 선구자와 선지자는 입을 모아 대답했다. "그렇습니다. 조약돌이 악하지 않듯 혼돈은 악하지 않습니다. 밀랍이 선하지 않듯 질서는 선하지 않습니다. 조약돌과 밀랍한테 선악의 잣대를 내미는 것은 그것을 손에 쥔 자가 어떻게 사용하는지가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질문하지 아니할 수 없습니다. 조약돌을 사람한테 던지는 자는 누구입니까? 밀랍으로 약을 달이지 아니하는 자는 누구입니까?" |
1.2.1. ◈ 시대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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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사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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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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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 |
종교 |
1.3. ◈ 용사의 시간 ¶
지금 너무 눈부시고
너무 찬란한 별들을
경계하라
─ 박노해, 「眞光不輝!」 中
왕성 위에 우뚝 서 고귀한 자태를 드러낸 드래곤은 왕국의 수도를 한 바퀴 둘러보았다. 모든 인간이 하늘을 바라보며 경외에 빠지자 위대한 혼돈의 아들이자 질서의 수호자, 가장 오래된 지혜이자 평화의 파수꾼인 푸른 드래곤 마르니스가 일렀다. "인간들이여. 나는 나의 아버지, 가이겐의 의지를 대변하여 이 곳에 섰노라. 너희 인간들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한 얄팍한 수는 아주 불쾌하였다. 제 분수를 모르는 자들한테 보복하고자 하는 의사가 없는 것은 아니나, 아버지께선 너희가 용사라 내세운 자의 고결한 영혼을 찬미하기로 하시었다." 말을 다 마친 드래곤은 가장 고운 흙 위에 가장 아름다운 꽃이 핀 너른 곳에 의식을 잃은 용사를 고이 눕혔다. 하늘 너머로 혼돈의 아들이 날아간 뒤 용사의 주위로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뭇 인간들은 용사의 몸에 가득한 상처들과 눈물 자국을 보며 저 악랄하고 사악한 마물들과 이루 말로 다 할 수 없는 전투를 치루고 왔을 것이 분명하다며 붉은머리 레넌트의 이름을 앞다투어 연호하였다. |
1.4. ◈ 개혁의 시간 ¶
"별... 모두 별이야... 우린 전혀 모르고 있었어. 우린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던 거야. 우리는 이 우주에서 여섯 개의 별이 전부 다인 줄 알았고 암흑이 영원히, 영원히, 영원하리라고 생각했는데 저 별이 갑자기 나타났어. 우리는 몰랐어, 우리는 알 수가 없었어. 아무것도..."
─ 아이작 아시모프, 「전설의 밤」 中
이 때가 바로 이 혼란의 시기를 잠재운 두 명의 위인 중 한 명, 최초의 마족 성직자이자 종교 개혁의 상징인 성 버나드가 현재까지도 샤도족이 가장 좋아하기로 유명한 그 명언을 말한 시기이다. "싸우지 좀 말라고 이 골빈 빡대가리 새끼들아!!" |
2. ◈ 별의 시대 ¶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더욱 새롭고 더 한층 감탄과 경외심으로 내 마음을 가득 채우는 두 가지가 있다. 그것은 내 위에 있는 밤하늘에 빛나는 별과 내 안에 있는 도덕 법칙이다.
─ 임마누엘 칸트
신이 지상을 떠나간 시대.
사람들은 별에서 자신을 보며 나아갈 길을 스스로 정하는 시대.
2.1. ◈ 개별자의 시간 ¶
- 관련 항목: 공주네 세계관
나는 저 하늘에 홀로 떠있는 별이다
세상을 그리워하고 바라보고
그 세상의 일부가 되고싶어 하지만
내 스스로의 열정 안에서 불타버릴 뿐이다
─ 헤르만 헤세, 「나는 별이다」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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