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위 항목 : 어딘가의 초차원 오픈 카톡방
- 관련 세계관 : Early Adoptor
통통이 | |
다들 행복해? | |
최초 레스 작성 일시 모름 | |
저승과 지옥 어딘가에 주거하는 악귀 | |
본명 | 나혜주 |
나이 | 17세 |
성별 | 여성 |
국적 | 한국 |
종족 | 귀신 |
생일 | 5월5일 |
직업 | 악귀 |
상태 | 사망 |
1. 소개 ¶
저승과 지옥 어딘가에 거주하는 악귀.
강해져서 밖으로 나가는 꿈을 가지고 있다.
처음 정신을 차렸을 때 12미터의 구체의
모습을 하고 있었으며, 통통 튀는 재질이었기 때문에
스스로 통통이라고 정했다.
강해져서 밖으로 나가는 꿈을 가지고 있다.
처음 정신을 차렸을 때 12미터의 구체의
모습을 하고 있었으며, 통통 튀는 재질이었기 때문에
스스로 통통이라고 정했다.
2.1. 스토리 간단 요약 ¶
- More
- 최초의 기억에 자신이 동그랗고 통통 튀는 분홍 구체였기 때문에 통통이라고 이름붙였다. 실은 17세에 죽어버린 여고생 귀신. 현재 안도운파의 두목 몸에 빙의했다.
저승과 지옥 어딘가에서 서식중이었으나, 강령술을 통해 힘을 키워 (스포일러) 에서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바깥에서는 통통이의 모친이 시위를 진행중이었다. 시위는 어째서인지 화마파의 훼방을 받고 있었고 통통이는 이를 저지하려다 폭력을 쓰고 말았다.
3. 인간관계 ¶
이희영, 도혜, 민씨 아저씨 : 적대 관계.
안도운 : 몸의 주인
안도운 : 몸의 주인
- 이희영에 대해서
- 통통이의 소식을 가장 먼저 접하고 경찰을 통해 퇴마 의뢰를 받은 집안의 막내다. 통통이를 소환하는 과정에 예상보다 강해진 통통이에게 큰아버지가 사로잡히게 되고, 일가족 전부를 살해하나 희영이는 숲에 몸을 숨겨 살아날 수 있었다. 집안의 쇠락을 막고 큰아버지의 몸을 돌려받기 위해 통통이의 퇴마를 꾀하고 있다.
- 도혜에 대해서
- 민씨 아저씨를 통해 소개받은 자칭 천재 퇴마사. 희영에게 신물 다루는 법을 가르쳐 통통이를 퇴마하는 것에 도움을 주고 있다.
- 민씨 아저씨에 대해서
- 계룡산 큰무당님을 통해 소개받은 퇴마사들의 중계인. 그 스스로도 작은 귀신 정도는 퇴치할 수 있다.
- 안도운에 대해서
- 안도운파의 두목으로 국회 앞에서 진행되는 시위를 돕고 있었으나, 어떤 이유로 통통이에게 빙의되고 만다.
4.1. 관련 스토리-희영 시점 ¶
- 이희영-1
- 희영이 눈을 뜬 것은 소독약 냄새가 진동하는 병실 안이었다. 자신을 걱정스럽게 내려다보는 시야에 희영은 그제서야 지난 밤 있었던 의식의 실패를 깨달았다. 저택 인근 숲에 숨어있던 희영을 발견한 것은 사건을 의뢰했던 의뢰인으로 여고생 살인사건을 담당한 경찰서의 경관이었다. 희영의 몸은 온통 상처투성이였지만 단순히 수면부족으로 인한 기절이었는지 몸에 별다른 이상은 느껴지지 않았다. 그러나 희영은 자연스럽게 눈시울이 붉어졌다. 위험한 일이라는 자각이 있었다고는 해도 아직 희영은 17살 이라는 어리다면 어린 나이에 속했다. 울음을 참느라 주먹에 힘이 들어가자 경찰관이 어깨를 두드리더니 갑작스레 뉴스를 틀었다.
-금일 새벽, 신사동 왜곽 터널에서 살인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용의자는 중년 남성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피해자는 10대 청소년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담당 경찰서에서는 사건을 조사중이며 피해자들은 10명 정도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현재 병원으로 이송중이며 자세한 뉴스는 기자 연결해서 계속 알려드리겠습니다.
-네 큰아버지가 아직 붙잡히지 않았어. 사건의 특이성 때문에 공식적인 수사는 하지 못하고 있어 수사에 난항을 겪고 있다. 그런데 신사동 경찰서에서 현상수배지를 만들 예정이라는 소식을 접해 네 의견을 묻는편이 좋을 것 같았다. 괜찮겠니?
희영은 자상했던 큰아버지의 얼굴을 떠올렸다. 희영은 곧장 고개를 끄덕이지 않았다. 고인의 존엄 같은 이유 때문은 아니었다. 집안의 마지막 남은 혈통으로서 집안의 일은 자신이 마무리 짓고 싶다는 생각이 있던 탓이다. 때문에 희영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푸른빛을 머금은 검은 눈동자가 겁을 잊은듯이 투명하게 빛났다. 경찰관은 잠시 망설이더니 고개를 끄덕이고 일어섰다. 그 귀신은 반드시 자신이 잡아야만 한다. 음지의 지식이 양지로 알려져서는 더 큰 피해가 생길 것이라고 희영은 생각했다.
- 이희영-2
- 계룡산 깊은 곳에 올라가자 허름한 단칸방이 하나 보였다. 어설프게 달아놓아 금방이라도 떨어질 듯한 문고리가 눈에 띄었다. 희영은 큰무당을 만나러 그곳까지 올라간 것인데 어린 희영이 아는 사람 중에서는 가장 발이 넓은 사람이었다. 희영이 큰무당 댁 앞에 서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희영이니? 몇 년 만이구나.
-큰무당님, 문안하셨습니까?
희영은 말을 꺼낼까 망설이며 입을 달싹였는데 그 기미를 알아챈 것인지 큰무당이 창호지로 된 문을 열었다. 연결부에서 끼익 하는 맞물리는 소리가 나고 문이 열리자 인자한 인상의 큰무당이 희영을 보며 앉아 있었다. 큰무당은 그 자신이 강하기 보다는 다양한 종류의 사람을 알고 있기 때문에 유명해 질 수 있던 사람이었다. 반가운 얼굴이 보이니 희영은 안도하면서 말이 떨어졌다.
-아셨을지 모르겠지만 큰아버지께서 악귀에게 붙들리셨습니다. 그래서...
-신사에서 있었다던 사건 말이지? 큰 일이 있었다고 들은것은 있단다. 그래서 찾아온 목적은 퇴마사를 소개시켜 달라는 것이니?
-제게 퇴마법을 알려주셨으면 합니다. 저희 집안의 일을 다른 분께 맡기고 싶지는 않습니다. 제 스스로 해결하고 싶어요.
-음 조금 멀긴 하지만... 너라면 거기까지 가려고 하겠지. 연산동의 보드 파는 사람을 찾아보렴. 그 사람이 퇴마사 중 큰 손 이니 말이야.
- 이희영-3
- 이상한 기류가 돌았다. 교내에 이상할 정도로 괴담에 대한 소문이 돌고 있었다. 반 마다 네 명 정도가 괴담에 대해 떠들고 있었고, 개별적으로 보기에는 적은 수였지만 전체를 합하니 외면하기 어려운 인원이 되어 있었다. 심상치 않은 기운이 학교 전체에 멤돌고 있고 마치 암암리에 그 사실을 퍼트리고 있는 것 같았다. 그들 중 한 사람에게 검푸른 시선이 머물렀다 사라진다.
-여고생 살인사건의 현장에는 강령술로 보이는 흔적이 남아 있었다. 어쩌면 죽은 여고생들은 강령술을 통해 귀신을 불러버린게 아니었을까... 라니 대박 무섭다.
인형이 잔뜩 달린 핸드폰 고리가 바람이 불지 않는데도 흔들리고 있었다. 두 명의 학생들은 그 사실을 알아채지 못했는지 마주 앉아 핸드폰을 들여다 보고 있었다. 두 사람 중 한 명이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낸다. 그렇지만... 재밌을 것 같거든. 사소한 호기심은 불에 다가가는 벌레처럼 무모한 모습을 하고. 밤 거리를 걷는 두 사람의 그림자가 가로등에 맞춰 생겨났다 사라진다. 오래된 집 앞에 멈춰선 두 사람은 알 수 없는 문장이 쓰여진 보드와 플랑셰트라고 불리는 조각을 하나 꺼낸다. 촛불을 피우고 나니 음산한 분위기가 무르익는다. 두 사람이 조각 위에 손을 모으자 어둠 속에서 검푸른 눈을 한 학생이 나타난다.
-강령술을 할 생각이지? 그런 위험한 짓은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게 좋아. 장담하는데 성공한다면 너희는 반드시 후회하게 될 거야.
-...누구야? 너는...
두 사람 중 한 명의 아이가 일어서자 순간 촛불이 빠르게 사그라들었다. 바람도 불지 않았는데 마치 누군가가 그 자리에 스쳐 지나간 것만 같았다. 두 아이의 얼굴에 폐가의 어둠이 드리우고 사위가 캄캄해 검푸른 눈의 학생은 어느샌가 보이지 않는데 어디선가 걸음 소리가 났다. 아니 그건 걸음소리라 부르기에는 조금 미묘했다. 마치 같은 자리를 반복해 뛰고 있는듯한 소리였으니까. 두 사람 중 누가 먼저였는지 모르게 폐가 안을 들여다 보았다. 그곳에는 검고 긴 머리를 내린 사람이 같은 자리를 반복해 뛰고 있었다. 아니 사람이었을 그것은 순간 목이 뒤로 꺾이며 두 사람을 바라본다. 어디선가 도망쳐! 하는 목소리가 들리고 어둠 속에서 불꽃이 일었다. 자세히 보니 검푸른 눈의 아이가 종이를 태워 빛을 밝히고 있었다.
불꽃은 문자를 그리듯이 허공에 흩어지더니 귀신이 선 곳을 향해 직선으로 날아갔다. 그리고 앞 뒤를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달려서 폐가를 벗어나자 곁에는 검푸른 눈의 아이가 있었다.
-너... 정체가 뭐야?
-이희영, 저런 거 돌려 보내는 일 하는 사람이야. 그 보드, 너희 아버지 물건이지? 안내해줘.
- 이희영-4
- 이름 난 보드게임 부터 시작해 위자보드 등 암암리에 알려진 보드까지 판매하는 그 남자는 이래 봬도 연륜이 깊은 퇴마사 중 한 사람이었다. 희영의 눈에는 그저 흰 머리가 성성한 중년 남성으로밖에 보이지 않았겠지만 말이다. 남자는 뻔뻔스럽게도 실내에서 담배에 불을 붙이며 희영을 향해 동태 같은 시선을 돌렸다.
-니가 계룡산 아줌마가 말한 그 녀석이냐? 퇴마를 배우고 싶다고... 기본은 알고?
희영은 대답 대신 부적에 불을 붙여 불꽃을 창문 밖으로 쏘아보냈다. 남자는 아무 말 없이 연기만 뿜더니 다 피우지 않은 담배를 재떨이 위에 올려두었다. 사내의 입에서 뿜어져 나오던 연기가 뭉치더니 어느새 여우와 같은 형상이 되었다.
-이런 거 말이다... 못하냐? 그럼 못 배워.
-어 어떤식으로 하는지 가르쳐 주시면!
희영이 다급하게 말하지만 남자는 태평한 태도로 담배를 다시 물며 고개를 저었다. 남자가 만든 여우는 그 대화를 이해한다는 듯이 양 손을 모으고 키득거렸다.
-가르친다고 되는 게 아냐. 포기하고 대신 일해 줄 퇴마사나 알아봐.
-그럼 대신 가르쳐 줄 사람이라도 알려주세요! 부탁드립니다. 사건이 여러 사람에게 알려질수록 비슷한 일을 벌이는 사람이 늘어날 거에요. 저는 이 사건이 조용히 해결되기를 원합니다.
-퇴마사면 딱히 입이 가벼운 놈들도 아니잖아? 그 놈들도 자기 밥벌이는 함부로 팔지 않는다고... 꽉 막힌 녀석이군. 어린 녀석이 말이야.
그는 귀찮다는 듯이 느지막히 일어서더니 배달책자를 뒤지기 시작했다. 희영은 상황이 돌아가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듯 멍하니 그 모습을 지켜만 보다가 그가 입을 열었다.
-밥은 먹었냐? 밥 부터 먹자.
- 이희영-5
- 희영이 대답하지 않자 남자는 짜장면을 두 개 시킨 뒤 팔보채를 추가로 주문하고 전화를 끊었다. 희영은 승락도 거절도 아닌 애매모호한 대답에 얼떨떨한 표정만 짓고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조금 뒤 배달 오토바이가 들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배달 왔습니다!
-짱개 왔다. 가서 인사해라.
그가 바깥으로 손짓하자 희영의 고개가 문 바깥을 향했지만 이해하지 못하고 멀뚱히 바라볼 뿐이었다. 남자는 한숨을 쉬더니 바깥으로 나가 여자아이를 데리고 들어왔다. 그녀는 희영과 비슷한 나이 또래로 보였고 마찬가지로 얼떨떨한 표정을 지은 것이 상황파악이 안 되는 것 같았다.
-짱개야, 이 녀석이 오늘부터 니 제자가 될 녀석이다. 인사해.
-저 짱개 아니라니까요. 그리고 그게 뭔 소리임둥?
-저 녀석이 퇴마 배우고 싶다는 녀석이다. 꼬마, 니 스승에게 인사해라.
-스~승? 나는 그런거 안합니다. 누구 맴키로 스승이래요.
-오늘 주문 얼마나 들어왔냐. 솔직히 말해봐라. 팔보채 그대로 돌려보내면 너 안 혼날 자신 있냐?
-이 진상!!! 그딴 속셈으로 팔보채를 시킨거요? 어쩐지 짠돌이 쫀쫀남이 바리바리 시켜놨드라!
그녀는 헬멧을 신경질적으로 벗더니 적갈색 머리카락을 털어내며 날 선 눈매로 희영을 응시했다. 덜컹, 헬멧을 배달통 위에 올려놓는 소리가 경쾌하게 들리고 성큼대며 걸어오는 걸음에 묘한 노기가 어렸다. 그녀는 희영을 노려보며 말한다.
-퇴마를 배우고 싶다는 저의가 뭐여. 어설프게 쎄 보이구 싶다는 깜찍한 이유였다가는 나의 정의로운 주먹이 가만 있지 않을 것이여.
-큰 아버지께서 악귀에 붙들리신 것을 제 손으로 해결하고 싶습니다. 저희 집안의 일이고 다른 사람 손에 맡기고 싶지는 않습니다.
-내가 함 맞춰보까, 너는 아직도 큰 아버지가 살아계시단 착각에 빠져있는 것이여. 이런건 전문가 한테 맡기고 아마추어는 짜져있으라.
-이대로 세간에 알려졌다가는 범죄자 집안이 되고, 다른 집안에 알려졌다가는 무능한 무당으로 낙인찍힐테니까요. 그렇게 되면 저희 집안은 무너질겁니다.
그녀의 입꼬리가 호선을 그리고 올라가고, 껌 방울 터지는 소리가 박력 있게 울렸다. 오토바이에 시동을 거칠게 걸자 둔탁한 엔진음이 귓속으로 파고들었다.
- 이희영-6
- -퇴마를 배우고 싶다... 그람 어서라 신내림 바랑지게 받어야지. 강령술은 알겄지? 그이랑 같은기여. 근디 받아들이지 말고 사로잡어야지.
-사로잡는다고...? 무슨 수로...
-신물이제. 잘 보라... 이게 신물이여.
그녀는 껌을 씹던것을 멈추고 갑자기 풍선을 불기 시작하더니 풍선의 모양이 고양이의 얼굴만큼 커져 입에서부터 분리되었다. 곧 고양이의 얼굴을 닮은 풍선이 눈을 떴다. 껌으로 만들어진 고양이는 하품을 하더니 입을 열어 이야기를 늘어놓기 시작했는데 그 목소리는 노인처럼 낮고 갈라진 음성이었다.
-귀찮은 년, 또 뭐 하러 부른게야. 매번 부려먹기만 바쁘고 쉴 틈이라고는 줄 생각도 없지. 이 콩 만한 꼬마는 또 뭐야.
-할배, 그 꼬마한테 신 부르는 방법 좀 알려도소. 알려주믄 내 한동안은 할배 도움 안 받을게.
-고작 그것 가지고 내가 혹 할성 싶으냐? 그래서 언제 출발하겠다고?
그녀가 고양이 처럼 웃으며 헬멧을 희영에게 던졌다. 희영이 얼떨떨하니 서 있자 스쿠터를 끌고 오더니 뒷자석을 두드렸다. 그제서야 희영은 각오를 다진듯한 표정으로 뒷자리에 올라타 스쿠터가 달리는 대로 몸을 맡겼다. 두 사람은 한참을 달려 계룡산 갑사 입구에 도착했다. 그녀는 나뭇가지를 주섬대고 들더니 흙바닥에 강령식을 쓰기 시작했다. 그 식에 대한것은 희영도 익히 알고 있었는데, 큰아버지가 쓰신 강령술과 같은 식이기 때문이었다. 희영은 헬멧을 벗을 틈도 없이 다가가 식 쓰는 손을 붙잡았다.
-안돼. 악귀를 부르게 될 거야. 부르고 난 뒤에는 돌이킬 수 없어.
-기여~ 귀신을 불러 사로잡을 거니까 말여. 서둘러야 해~ 밤이 깊을수록 음기가 강해지니까 잡을 수 없어.
그녀는 능청맞게 웃으며 희영의 만류에도 식을 적고 말았는데 그제서야 희영은 식의 모양이 거꾸로 되었음을 자각했다. 희영이 의문을 품던 찰나, 그녀가 희영의 손을 가져가 손 끝을 베었다. 손가락을 타고 흐르던 피가 바닥을 적시며 떨어지고 어디선가 불지도 않은 바람 때문에 머리카락이 흔들렸다. 순간 한기가 들어 그곳을 바라보니 강령식 위에 희뿌연 실루엣이 자신을 보고 있었다.
-자아, 뭐라도 좋으니 자주 쓰는 물건을 놔두는기여.
희영이 망설이자 그녀가 부적 가방을 들어 강령식 위에 올려두었다. 한참이 지나고 귀신의 형체가 뒤틀리는 듯 하더니 거꾸로 떨어져 가방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식 위에는 희영의 가죽가방만이 남게 되었다. 그녀는 곧장 강령식을 지우면서 희영의 작은 가방을 건냈다. 희영은 아직 상황파악이 되지 않아 부적을 꺼내 멀뚱히 보고 있자, 희영의 어깨를 두드리는 손길이 느껴졌다.
-거 들어가 있다보면 지도 지 처지를 알 거다. 곧 네 영력이 필요하다는 걸 알고 순하게 굴 거야. 퇴마를 배우고 싶다고 했었지? 다음주에 아저씨네 집에서 보드라고. 아 나는 혜 라고 혀. 도혜여. 금세기 최고의 퇴마사와 만난 걸 네 행운으로 여기그라.
도혜는 자신만만한 자세를 취해보이더니 손을 흔들고 계룡산을 떠나 돌아갔다. 어느샌가 해가 저물고 있어 갑자에는 붉은 노을이 피 웅덩이 처럼 밝갛게 드리우고 있었다.
- 이희영-7
- 일요일 아침부터 연산동으로 향한 희영은 콘크리트로 된 마당 안에서 검술대련을 하고 있었다. 이는 보드게임을 팔고 있는 퇴마사 민 씨의 자택으로 도혜가 희영을 그 집으로 부른 것이다. 희영은 어쩌다 이렇게 되었는지를 머리속으로 떠올려보지만 도무지 짐작 가는 곳이 없어서 막연해 하던 중 세 번째로 목검을 떨어트리고 말았다. 도혜의 날카로운 엄포가 날아들었다.
-집중 안하나~ 정말, 가르쳐 달라고 해놓고는 듣지 않으면 어쩌겠다는 기여~
-저어, 이런 것 말고 다른 방법은 없습니까? 부적을 쓴다거나, 사로잡은 악귀를 다룬다거나.
-진도를 빨리 빼고 싶으까? 거 까다로운 제자구망~
희영이 고개를 끄덕이기 무섭게 도혜는 부적을 꺼내들더니 입에 넣고 검은 먹을 토해냈다. 희영은 갑작스러운 행동에 부적을 꺼내 불을 붙였는데 도혜가 토해낸 형태가 범의 형상으로 변해 달겨들었다. 희영이 부적을 불어 불문자를 날리지만 범의 앞에서 흩어져 사라졌다. 이윽고 범이 희영을 덮쳐 희영은 콘크리트 바닥에 쓰러졌다.
-배우고 싶담서, 더 바랑지게 해야되지 않겠으까?
-이런 것 말고, 악귀를 다루는 법을 가르쳐 주세요.
-기가 니 안에 있으니 밀어내는 것도 니 몫이여. 어찌허면 귀신을 그 안에서 밀어낼 수 있는지 생각해보더라고.
희영은 각오만큼이나 단단하게 주먹을 쥐고 도혜를 바라보았다. 얼핏 노려보는 것 처럼 보였으나, 도혜는 속을 알수없게 눈꼬리를 접어 웃을 뿐이었다. 잠깐의 침묵을 깨듯이 민 씨의 목소리가 크게 마당을 울렸다.
-자! 오늘은 날씨도 좋겠다 나가서 먹을까! 짱개 괜찮냐?
-짱개 아니라니까...
- 이희영-8
- 세 사람이 향한 곳은 계룡산 아래의 한 고기집이었다. 저녁임에도 장사가 되지 않는지 손님 한 사람 보이지 않았고 간판의 불도 꺼져있어 마치 장사를 끝낸 가게처럼 보였다. 희영이 유리문 앞에서 안을 들여다 보고 있자 낡은 전등이 깜박거렸음에도 두 사람은 서슴치 않고 안으로 걸어들어갔다. 성큼대며 테이블 하나를 차지하고 앉으니 세 사람만이 남겨진 듯이 주위가 고요했다.
민씨 "여기는 주문을... 안 받나?"
그가 느릿하게 일어나 주방 쪽으로 들어가자, 도혜가 갑작스레 이야기를 늘어놓기 시작했다. 그녀의 말에 맞추어 낡은 전등이 음산하게 깜박거렸다.
도혜 "왜 령이 밖으로 나오지 않는지 아나? 네가 부족해서가 아니다. 부족한 것은 그짝의 신뢰여. 아직 너를 못 믿겠다 이 말이제. 뭐 남은것은 네게 달렸다."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결국 깜박이던 전등이 꺼져버렸다. 사방이 어둡게 잠겨 보이는 것은 소름 끼치는 심연 뿐이었다. 보이는 것이 없으니 소리에 더 민감해져 누군가의 걸음 소리가 또렷하게 귀에 스며들었다. 곧 시리도록 차가운 숨결과 함께 빛이 점멸했다. 전등에 불이 돌아온 것이 아니고 어디선가 광채가 빛났다 사라진 것이다. 광원을 찾아 고개를 돌리자 다시금 불이 꺼지고 순간, 수십개의 빛이 희영의 주변을 서성이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그리고 드는 직감에 희영은 곧장 부적에 불을 밝혔다.
어디선가 전등이 타들어가는 소리가 들렸다. 마치 장난을 치듯이 전등이 깜박이더니 전등에서 불꽃이 일며 바닥으로 떨어졌다. 희영이 부적에 일어난 불꽃을 불어 문자를 만들어 내 보지만 점멸하는 불꽃들의 수가 훨씬 많았다. 그때 상이 뒤집어지면서 희영이 뒤로 쓰러졌다. 그 괴현상의 이름이 폴터가이스트 였던가. 어둠에 익숙해진 희영의 눈에 불꽃의 잔상이 더욱 밝게 보인다. 도합 다섯 정도... 희영은 셈하듯이 부적의 낱장을 손으로 헤아렸다. 적의 수가 많다면 인원만큼 큰 불꽃을 일으키면 그만이다. 숨을 크게 들이쉬고 크게 뱉어낸다.
불꽃으로 이루어진 문자가 점멸하는 불꽃을 내쫓고 한 바퀴 돌아 희영에게로 돌아갔다. 희영이 그것을 멀뚱히 보고 있자, 그것은 새의 형태를 하고 희영의 앞에서 날개짓을 하고 있었다. 주방 너머에서 민씨 아저씨와 도혜가 영문 모를 얼굴을 한 여성과 함께 걸어나오며 말을 건내자, 희영은 그제서야 주방 너머에 두 사람이 숨어 있었음을 알아차렸다.
도혜 "지 딴에 신이랍시구 여간 깐깐해야 말이제. 뭐 말허자면 신에게 인정받은기다. 네 처세술이나 담력 같은 것이 그 짝도 맘에 들었다는 것이여.
민씨 "그건 그렇고 부유령이 저렇게 많다니... 당신 역시 터가 안 좋다니까..."
"아 그야, 들어올때는 몰랐으니까. 저어, 안녕? 나는 이 아저씨 부인이야. 터가 안 좋다느니 말은 들었지만 내 눈에는 보이질 않아서 이 사람에게 도와달라고 부탁했던 거야. 그렇지만 그 새 같은 건 내 눈에도 보여서 뭔가 굉장하다는 건 알겠더라고. 앞으로는 장사가 잘 되겠지? 전부 네 덕분이야. 고마워."
희영은 말 수가 적은 자신의 신을 바라보았다. 마치 마음 깊은 곳 까지 꿰뚫리듯한 느낌을 받으며 희영은 넌지시 미소지었다.
- 결전?
- 이제 뉴스에서는 일상이라는 듯이 연쇄살인마의 보도를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었다. 아직까지 신원도 추정되지 못한것은 신사 경찰서에서 협조를 안 하기 때문도 있거니와 그자가 예상외로 추적을 피하는 솜씨가 좋았기 때문도 있었다. 그 자는 마치 이런 일이 익숙하다는 듯이 감시 카메라의 추적이 닿지 않는 노쇄한 길로 다니며 영상에 잘 드러나지 않는 어두운 시간에 도망쳤는지 감시 카메라의 영상 속에도 어렴풋하게 찍힐 뿐, 마치 귀신 목격담 처럼 입에서 입으로만 전해져 추적이 쉽지 않았던 탓이다.
그랬기에 퇴마사들은 그 정보를 보다 쉽게 접할 수 있었다. 괴담 같은 일들이야 말로 그들에게 전해지기 쉬운 소문이었으니 말이다. 두 사람은 민씨 아저씨의 정보를 토대로 그자가 향했다고 하는 절에 다다랐다. 그러나 그자의 행보는 예상보다 빨라서 절은 이미 피바람이 분 뒤였다. 두 사람은 애도를 표할 생각도 잊은 채 끔찍한 참상에 잠시 허망감에 빠졌다.
희영 "이제 어디로 가면 좋을까요. 퇴마사님들의 소문에 의지해 여기까지도 겨우 도착했습니다만."
도혜 "내가 한 가지 떠올랐는디 말여, 그 악귀는 씨씨티비가 없는 쪽으로만 다녔지 않여? 그 말은 씨씨티비를 달 수 없는 곳으로 걸어다녔단 게지."
디펙트 타운, 누구의 입에서 먼저 나왔는지 모르게 새어나온 말이었다. 희영은 재빨리 가까운 디펙트 타운을 검색했고 신사 근처의 낙후된 동네 몇 곳을 찾아낼 수 있었다. 도혜는 민씨에게 곧장 연락해 신사 근처의 퇴마사들에게 밤에만 활보하는 남자를 보지 못하였냐고 연락을 취했고, 옥수동 근처에서 피투성이 남성이 경찰과 실갱이를 벌이고 도주했다는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곧장 소식을 전한 퇴마사의 위치를 물어 찾아간 두 사람은 퇴마사와 지인의 도움을 받아 그자가 동네 뒷산으로 모습을 숨겼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두 사람은 갈라져서 산을 오르며 그 남자를 찾기 위해 사방을 돌았고, 희영이 가장 왜진 곳으로 걸음을 옮기던 중 숲에서 인기척이 났다. 사방이 어두웠지만 그 자가 보이지 않는것은 유독 밝은 라이트 때문인지도 몰랐다. 희영은 희미하게 보이는 익숙한 실루엣에 저도 모르게 큰아버지라며 부를 뻔한 입을 짓씹었다.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밝기 앞에서도 사내의 피 묻은 칼은 또렷하게 보였다.
통통이 "희영아, 또 만났네? 내 얼굴은 기억하지?"
희영 "...더는 도망치지 못하게 할 겁니다. 이 악귀..."
희영이 부적에 불을 밝히자 그 자가 달음박질 하는 소리가 들렸다. 부적과 핸드폰 두 개를 들고 있기는 버거웠는지 희영은 핸드폰을 바닥에 떨어트리고 말았다. 어둠 속에서 의지할 것이라곤 희미한 불꽃과 소리밖에 남지 않았다. 나뭇잎 밟히는 소리가 들리자 희영은 그 곳을 향해 부적을 크게 불어내었다. 거대한 불새의 모습이 그 자에게 날아갔다. 단발적인 빛에 의지해 보이는 광경에는 살인에도 눈 깜짝 않던 자기 자신을 감싸며 쓰러지는 모습과 불새가 그와 동시에 사라져 버리는 모습이었다. 희영은 다급한 걸음으로 쓰러져 있는 그 자에게 다가갔다.
큰 아버지는 미동 조차 보이지 않았다. 마치 처음부터 죽어 있던 사람 같았다. 얼굴은 시체 처럼 창백했으나 사람의 몰골인 것 만은 확실했다. 무엇보다 희영은 눈도 감지 못하고 쓰러진 큰 아버지의 눈을 감겨 드리며 이미 식어버린 품에 쓰러져 소리도 내지 않고 오랜 시간 동안 그렇게 있었다. 이걸로 정말 끝이 난 걸까, 불안감을 지우지 못하면서.
- 새로운 징조
- 이상한 기류가 돌았다. 교내에 이상할 정도로 괴담에 대한 소문이 돌고 있었다. 반 마다 네 명 정도가 괴담에 대해 떠들고 있었고, 개별적으로 보기에는 적은 수였지만 전체를 합하니 외면하기 어려운 인원이 되어 있었다. 심상치 않은 기운이 학교 전체에 멤돌고 있고 마치 암암리에 그 사실을 퍼트리고 있는 것 같았다. 그 기류를 감지한 것이 한 사람만은 아니었다.
도혜는 이야기를 나누는 무리의 다리 갯수가 넷에서 여섯이 되는 순간을 기다렸다. 귀신이 사람들 속에 은근히 섞여들었다 간다는 괴담은 익히 들어봤지만 직접 보는것은 이번이 처음 이었다. 그것도 대상이 사람이어서야. 도혜는 그녀를 뒤쫓아 나간 복도 앞에서 그녀의 어깨를 잡아챘다. 그러자 태연하게 웃는 얼굴이 도혜를 마주 보았다.
도혜 "여보셔, 니가 학교에 괴담 퍼트리고 다니는걸 봤구만. 무신 꿍꿍인지 속속들이 부는것이 좋을 것이여."
??? "무슨 소린지 모르겠는데. 나는 친구랑 대화한 것 뿐이라."
도혜 "내가 다 봤어야. 너그 친구는 하루에도 서너명씩 바뀌더나? 그것두 완전히 남남인 사람들만 찾아서 껴들고 있드망."
외려 태연하게 웃는 웃음은 부자연스런 감각을 자아냈다. 도혜의 날 선 시선이 그녀의 목에 걸린 부적에 머무른다. 낯선 형태의 문자였기에 도혜는 무의식적으로 그 출처를 떠올리고 있었다. 그녀는 속을 알 수 없는 웃음을 짓더니 뒷뜰을 향해 걸어나가며 도혜에게 손짓했다.
??? "아까 거기서는 제대로 이야기 하기 힘들었잖아? 터 놓고 말해보자구. 단순히 소문 퍼트리는게 아니꼬와서 그러는 건 아니지?
도혜 "아녀, 맞구만. 니가 퍼트리는 강령술은 일반인이 알믄 위험할 뿐더러 알려져서두 안되는 기구만. 어데서 알아 왔는지 불어야 쓰겄다."
??? "글쎄... 나는 사장님과의 약속이 있어서 말이야. 함부로 말해 줄 수 없..."
도혜 "이게 무시여... 갑자기 어데로 도망치는겨!"
어느새 연기처럼 피어오르는 그녀의 형체는 입을 남기고 남김없이 흩어져 있었고 도혜가 부적을 들고 달려들려던 틈에 그녀는 흔적도 없이 사라져 있었다. 처음 보는 주술은 아니었으나, 또래가 사용하는 것을 보는것은 처음이나 다름 없었다. 허망하게 흔들리는 도혜의 눈동자에는 그 낯선 형태의 문자만이 아른거렸다. 흔치 않은 부적을 쓰는 무당, 문득 도혜는 소식이 끊긴 무당 한 명이 떠올랐다.
- 추격1
- 무수한 도시 가운데 갑작스레 소식을 끊고 잠적한 사람을 찾을 수 있을까. 도혜는 그 물음에 직면으로 마주한 기분이 들었다. 아무리 특수한 직업군이라지만 결국에는 일개 한 사람이었다. 다만 한 가지 꼬리가 보이는 것은 그 사람이 업계에서는 상당한 유명인 이었다는 것으로 그를 따르던 추종 세력이 아직까지 남아있다는 점이었다. 계룡산 큰무당을 통해 그자를 추종하던 세력이 남은 곳으로 도혜는 걸음을 바삐했다.
서울 근교의 한 골목에는 무당집이 즐비해 있었는데 그사람이 있는 곳은 간판도 작고 왜소한 집이었다. 무속인이 무소유를 지향해야 한다고는 하지만 그곳은 무당집이라기에 평범한 가정집과 다를 바 없어 보였다. 이는 그녀가 신을 받지 않았거나 받은 신이 제 몫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부적만을 써주고 있는 곳이라 할 수 있었다. 말하자면 아직 만신이 되지 못한 애동 (어린 무당) 과 다름 없는 신세라는 것인데, 하필이면 스승이란 자가 문제의 무당이던 점이다. 도혜는 가게의 문을 열고 들어가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도혜 "안녕하셔요. 김명희라는 사람을 찾아왔는디요."
그녀는 대답 대신에 조용히 차를 내 오더니 도혜의 앞에 꼿꼿이 앉았다. 힘이 없는 무당이래도 결국 신과 어울리는 자, 당연히 자존심이 쎌 수 밖에 없었다. 그걸 알기 때문에 도혜도 아무런 말 없이 그녀가 답하기를 조용히 기다렸다. 침묵이 오가는 중 도혜의 시선이 한 장의 책자에 멈춰섰다. 지방의 관광지를 다뤄놓은 관광책자였다. 그러다 한참이 지나서야 그녀는 한숨을 쉬더니 고개를 저으며 답했다.
"그 분의 흔적은 저도 모릅니다. 아는 것이라고는 실력 있는 애동들을 모아 모습을 감추셨다는 정도지요."
도혜 "고론 것 치구는 미련이 없어 봽니더. 저가 보기에는 뭔가 아시는기 있어 봬는디요. 가령..."
도혜가 책자에 손을 가져다 대자 그녀 역시 책자를 잽싸게 잡았다. 불편한 침묵이 흐르고 도혜의 입꼬리가 슬며시 올라갔다. 그녀는 눈썹을 불안하게 떨더니 책자 틈에서 사진 한 장을 빼내 손 안에 감추었다. 도혜는 눈치가 빠른 편이었다. 사진을 감춘다는 것은 찾은 사람이 찍혀 있었다는 뜻이다. 관광책자를 펼쳐 본 도혜는 구석에 작게 찍힌 노인을 발견한다.
도혜 "여 계시구만. 여의도 공원이라, 멀리두 가셨구망."
"찾는다고 만날 수 있는 분이 아니다! 헛수고 관두고 네 일이나 신경쓰는게 좋을걸."
도혜 "기런것은 내가 결정할 일이구. 아무튼 정보 고맙수다."
도망치듯이 잽싸게 빠져나온 도혜는 스쿠터의 시동을 잡고 예의 그 곳을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 추격2
- 스쿠터는 밤이 되어서야 여의도 공원에 도착할 수 있었다. 다만 무작정 여의도까지 내려오기는 했어도 사라진 사람을 찾는다는건 실마리를 찾는 것과는 다른 문제였다. 도혜는 핸드폰을 열어 민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무리 서울의 마당발이라 해도 먼 동네까지 속속들이 알 수는 없는 법이라 연락망 역할을 하는 다른 인물을 찾기 위함이었다.
도혜 "아저씨, 나 여의도인디 뭣 좀 물읍시다. 여의도에 아는 사람 있소?"
민씨 "뜬금없이 뭔 소리냐. 짱개일은 어쩌고 여의도에 갔어. 아는 사람이라... 있기야 있지. 그런건 왜 묻냐?"
도혜 "소개 좀 시켜도소. 기왕 카는거 발 넓은 사람으루다가. 나가 여의도에 찾을 사람이 있어 그라요. 이거 우리가 처리하던 일하고도 연관이 있고요."
민씨 "발 넓은 사람이라.... 여수댁이 괜찮으려나. 문자로 번호랑 주소 보낼테니까 한번 연락해봐라."
고맙소 하는 말소리가 끝나기 무섭게 문자 메시지가 울렸다. 낯선 빌라의 이름과 호수가 적혀 있는 것에 도혜는 지도앱을 열었다. 생각보다 떨어진 거리에 도착하고 나면 한밤중이 되겠다 싶어 서둘러 스쿠터 손잡이를 붙잡았다.
결국 예의 장소에 도착한 것은 별도 깜깜한 밤중이었다. 벨을 누르려니 소리가 고장났는지 나오질 않아 도혜는 혀를 차고 문을 두드렸다. 잠시 뒤 문을 열고 중년의 여성이 모습을 드러냈다. 여인은 씩 웃음을 짓더니만 도혜의 얼굴을 두드리며 집 안으로 불러들였다.
여수댁 "마 니가 갸가. 마침 사과도 깎아놨으니 먹으며 얘기하그라."
도혜 "다른건 아니고요. 김명희 무당님을 찾으러 왔는데요."
여수댁 "사진 있는가? 함 보자... 아 이 할마시 알재. 알구 말구. 디펙트 타운에 겁두 업시 드나드는 늙은이여. 아마 이 근처에 사느라구 사람들이 하두 말렸을기다."
도혜 "그 할무니가 드나드는 길이 어뎁니까?"
여의도의 디펙트 타운은 알아주는 규모였기 때문에 경찰이 일반 주택가와 분리해 길을 통제하고 있어서 동네에 있는 뒷산을 통해 건너가는 방법이 유일하다고 말했다. 도혜는 산을 넘어가며 일반 거리와 비교해 쓰레기가 어지럽게 널부러진 이질적인 공간에 절로 눈시울을 찌푸렸다. 불쾌감 때문만은 아닌 일반 상식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처지에서 드는 당혹감이 지배적이었다. 산 위에서 내려다 보니 훤히 보이는 마을의 상황은 생각 이상으로 심각했다. 그 적나라한 광경에 한숨을 쉰 것도 잠시, 도혜는 문제의 무당이 산길을 넘어가는 모습을 조용히 뒤따라갔다.
노인을 따라 마을 깊은 곳까지 들어간 도혜는 그녀가 낡은 2층 건물로 들어가는 모습에 걸음을 멈추었다. 대출 두 글자가 떡하니 쓰인 낡아빠진 간판의 불빛은 언제 갈았는지 밤이 되도록 불빛이 들어올 생각도 하지 않았기에 도혜는 가까이 다가가서야 그곳이 대부업체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 도혜는 찌푸린 얼굴로 잠시 고민하더니 대부업체의 빌딩을 향해 걸음을 내딛었다.
문을 열자 보이는 것은 한 눈에도 체격이 좋아 보이는 남성이 세 명 정도 있었으며, 노인은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무엇인가 조언이라도 하는 듯 싶었다. 갑작스런 불청객에 날 선 시선들이 도혜를 향했다. 눈치가 없더라도 알 수 있을만큼 명백한 적의를 풍기고서 도혜를 둘러싸는 사내들에게 도혜는 기 죽지 않으려는 듯 고개를 꼿꼿이 세웠다.
도혜 "할무이, 여그서 뭣 하는 것이요? 눈치가 없더라두 할 일 못할 일은 구분할 줄 알아야 무속인이라구 할 수 있는 것 아니여!"
"눈치가 없더라도 여기가 어디인지는 알 것 아니냐. 구분을 못하는 것은 네 년이 아니냐?"
도혜는 혀를 차고 부적을 입에 물었다. 입김 한 번에 부적의 먹이 토해지며 범의 형상을 하고 나타났다. 도혜는 엄포를 놓듯이 두 명의 사내를 번갈아 보더니 두 사내 틈새로 달겨들었다. 도혜의 뒷멱을 붙잡으려는 손이 우악스럽게 다가오자 범이 두 사람을 덮치고 쓰러졌다. 도혜는 서둘러 책상 위의 놓여진 명함을 집어들어 문 밖으로 달렸다. 그때 도혜의 뒤에서 불꽃이 크게 일어 덥치고 들었다.
신물 "모자란 년, 어설프게 굴지 말고 퍼뜩 일어나 도망쳐!"
도혜는 먹으로 만든 범이 자신을 막아선 것을 넋 놓고 보다가 비로소 정신을 차리고는 문 밖으로 빠르게 달렸다. 불꽃이 달겨들었지만 도혜가 조금 더 빨랐다. 도혜는 달리면서 떨리는 감각으로 민씨에게 전화를 걸었고 민씨에게 훔쳐낸 명함을 들이밀며 외쳤다.
도혜 "아저씨 이 명함 잘 기억하쇼. 이것들 싹다 한패니께 나 돌아가거들랑 바로 조사 들아갈 것이여. 꼭 기억하쇼!"
곧 도혜의 어깨 너머에서부터 불꽃이 달겨들었다.
- 추격3
- 희영 "뷰티 디렉터 라고... 쓰여 있네요."
민씨 "도혜 녀석이 마지막으로 남기고 간 단서니 뭐라도 나오면 좋겠다만..."
희영과 민씨 두 사람은 도혜가 마지막으로 남긴 실마리를 살펴보며 해결되지 않은 사건의 단서를 찾으려고 애썼다. 민씨에게 마지막으로 남긴 영상통화를 기점으로 도혜와의 연락이 끊기고 말았고 경찰에서도 디펙트 타운의 실종자는 찾기 힘들다며 쉬쉬하는 상태라 두 사람은 어쩔 도리가 없어 녹화된 통화 내역만 반복해 돌려보고 있을 뿐이었다. 도혜가 남긴 마지막 단서, 복합 쇼핑몰 형식의 화장품 가게는 10-20대 여성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곳이었고 희영 역시 교내에서 가게의 이름을 접한적이 있었다.
희영 "그럼 하나 부탁 드려도 되겠습니까?"
희영은 민씨에게 서울 내 있는 가게에 대해 조사를 부탁하며 자신 역시 가까운 뷰티 디렉터로 향했다. 점포는 분점임에도 규모가 컸으며 예상 외로 다양한 연령대의 손님이 오갔는데 아무래도 팔고 있는 물건의 폭이 넓기 때문인 것 같았다. 무엇보다 가게는 이색적이게도 방문객의 무료 점을 봐 준다는 형식을 내걸었기 때문에 희영은 곧장 이상한 기류를 느낄 수 있었다. 가게 내 판매되는 부적의 양이 생각보다 많다는 사실이었다.
마치 일상적으로 접해도 이상하지 않다는 듯이 판매되는 부적 중에는 퇴마용 부적이나 강령술용 용품도 섞여 있어 희영은 더욱 부자연스러움을 느꼈다. 하지만 역시 가장 이상한 것은 화장품 가게임에도 점을 쳐준다는 방식 자체였다. 희영은 점을 치는 무당의 앞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희영 "제 미래를 점치러 왔습니다."
무당은 미래를 점칠 수 없다. 그저 신의 힘을 빌려 예측하는 것이 전부였기에 실력 있는 무당도 조언을 하는 선에서 밖에 그칠 수 없었다. 희영은 그것을 알기에 눈 앞의 여성이 가짜인지 시험하려 든 것이다. 그러나 눈 앞의 무당은 스스럼 없이 점을 치기 시작하더니 무거운 목소리를 연기하며 입을 떼었다.
"눈 앞에 어둠이 보입니다. 근시일 내 큰 화를 당하실 운명입니다. 악운을 피하는 방법을 알려 드릴테니 그대로 따라하시면 됩니다."
말과 함께 건내진 것은 강령술을 하는 방법이 적힌 메모였다. 뭔가의 직감이 앞을 밝히는 기분이 들었다. 희영은 조용히 일어나 가게를 조금 돌아 보다가 문 밖으로 나섰다. 그리고 희영의 뒤를 따르는 걸음 소리에 꼬리를 발견한 사냥꾼 처럼 눈을 빛내고 숨을 죽였다. 사냥감을 잡으려는 덧은 가장 자연스러운 곳에 소리 없이 두어야 하는 법이므로.
??? "안녕, 우리 같은 학교네? 혹시 너도 점쟁이님께 악운 퇴치법 받았으면 같이 하지 않을래?"
- 추격4
- 검푸른 눈동자가 마주본 것은 살가운 미소를 지으며 다가오는 그녀였다. 어쩐지 낯설지 않은 기시감을 풍기며, 앞서 같은 목적이 있음을 설명하는 건 마치 속임수를 감추려고 너스레를 떠는것만 같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다른 촉이 희영의 감을 두드렸다. 희영은 눈을 가늘게 뜨는 대신 또렷한 눈으로 그녀의 눈을 마주보았다. 적갈색 눈은 한 번도 본 적 없는 눈이었다. 아니 어디선가 본 적 있었던가? 묘한 기시감의 원인을 찾지 못하고 희영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희영 "그러자, 너 이름이 뭐지? 처음 보는 것 같아서."
나주화 "나주화야, 친구가 많이 없어서 그럴거야. 나는 너 자주 봤었는걸."
이희영 "...그래? 그럼 어디로 갈 생각이야?"
알 수 없는 웃음을 짓고는 손짓을 하는 그녀를 따라 걸음을 옮긴다. 도착한 곳은 인근 디펙트 타운이었다. 서울 근교의 디펙트 타운은 규모가 작은 편으로 서울의 집값을 감당할 수 있는 디펙트 어댑터가 적은 탓도 있었지만, 한 차례의 건물 재생 사업을 통해 서울에는 기계화 되지 않은 건물이 몇 채 남지 않은 때문도 있었다. 무엇보다 낙후화된 건물은 비용이 높다는 이유로 방치되는 경우도 있어, 서울의 디펙트 타운에는 유난히 폐가가 많았다.
희영은 그녀를 따라 폐가 중 한 곳에 들어선 뒤에야 그 기시감의 원인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낯선 형태의 부적이 그녀의 목에 걸려 흔들리고 있었다. 희영은 오래전이었지만 부적의 모습을 본 때를 떠올리며 미간을 찌푸렸다. 희영의 가문을 찾아왔던 중년의 여성에게서 거절한 부적 중 하나였다는 사실을 떠올린 것이다. 큰아버지가 부적을 무르며 꺼내던 이야기 까지도.
그자는 애동을 여럿 거느릴 정도로 힘 있는 무당이었다. 단순히 눈썰미가 좋고 발이 넓은것이 아니라 받은 신이 강해 부적에 힘을 담을 수 있던 자의 부적. 그 부적은 만능의 비원과 같아서 누구나가 원하는 매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희영의 큰아버지는 부적을 받지 않았다. 부적이란 힘이 없는 자들을 위해 사용하는 것이지, 힘 없는 자들을 홀리기 위해 사용되어서는 안되는 것이라는 신념 하에 거절했던 것이다.
희영은 눈썰미가 좋은 편이었다. 단번에 그녀의 목에 걸린 부적이 그자가 그린 부적이었음을 알아볼 수 있었으며, 그런 이유로 배후가 심상치 않다는 사실 또한 짐작할 수 있었다.
그 여자는 희영의 큰아버지가 우려하던 대로 부적을 통해 권력을 취하고자 했다. 자신을 찾아온 사람들을 의도적으로 미행하고 고립시킨 끝에 자신을 향한 맹신으로 바꾸어 버린다는 계획이었다. 큰아버지는 큰무당의 힘을 빌어 아는 사람들을 모아 그녀를 고발하고 그녀의 터에서 그녀를 내쫓았다. 그렇게 일단락 되었던 것이, 마치 불씨를 끄지 않은 게 문제였다는 듯 빠르게 마수를 뻗으며 여기까지 왔다.
희영은 조용히 부적을 빼들며 그녀의 적갈색 눈동자를 주시했다. 가벼운 듯 싶다가도 서글대는 듯한 웃음에는 희영 조차도 짐작하지 못할 속셈이 있을터다. 희영은 망설이는 성격이 아니었다. 부적에 불을 켜자 그녀도 낌새를 눈치챘는지 갈색 눈동자가 희영을 향했다.
나주화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지만 후회할 일은 안 하는게 좋지 않을까?"
이희영 "후회할지를 결정하는건 네가 아니야."
입김에 희영의 부적에 불꽃이 일었다. 불꽃으로 이루어진 문자가 부적 밖으로 빠져나가며 나주화를 덮쳤다. 아니 덮쳤다고 생각했겠지. 희영은 돌연 되돌아오는 불꽃을 바라보며 순간 벌어진 일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그저 본능에 따라 머리를 감싸고 눈을 감았고 순간 불꽃이 부딪히는 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어느새 신물이 반응해 되돌아오는 불꽃을 삼킨 것이다. 희영은 신물에게 고개를 까딱이며 바깥으로 도망치는 그녀를 쫓았다.
단순한 달리기만이라면 뒤쫓아가기 버거웠을 것이다. 희영은 그녀를 향해 불꽃을 싣은 문자를 날리며 생각했다. 저 다리만 멈추게 하면 붙잡을 수 있을 것이다. 불로 된 문자가 그녀의 다리를 향해 달겨들자, 순간적으로 미간을 찌푸리며 그녀는 그 자리에 쓰러진다.
이희영 "후회하지 않는 선택을 하나 알려주지. 지금 여기서 순순히 도혜님이 가신 곳을 말하는 거야."
- 화마의 꼬리
- 희영은 정신이 빠져나갈 정도라고 느끼며 김씨네 자택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주화에게서 캐물은 내용이 그만큼 심각한 일이기도 했거니와 도혜의 안위가 걱정됐기 때문이었다. 그녀에게서 들은 것들은 전부 현실성 없는 내용이었음에도 그 자 라면 가능하리라고 무심결에 생각해 버릴 정도로 화마라는 집단의 주도자는 뛰어난 무당이었다. 희영은 가까스로 연락이 된 김씨에게 숨을 고를 틈도 없이 자신이 들은 것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도혜님을 잡아 간 무당은 악령을 이용해 자신을 맹신하도록 만들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 여자, 평범한 여자가 아닙니다. 오래전에도 자신의 객을 상대로 귀를 부르는 부적을 팔다 다른 무당들에게 내쫓긴 경험이 있으니까요. 어쩌면... 도혜님도 납치되셔서 악귀에 씌이셨을지 모를 일입니다. 빨리 찾아봐야 합니다."
"어, 그거 말인데... 도혜, 돌아왔다. 일단 집에 와서 이야기 하자."
김씨의 자택에서 희영은 말수가 부쩍 줄어들었다. 다시금 자신의 무능으로 누군가를 잃는 일이 번복된 것만 같았기 때문이었고, 현 상황을 단번에 받아들이지 못한 점도 있었던 터다. 도혜는 눈치가 빠른 편이기에 그 무거운 기류를 눈치채며 능청스레 웃었다. 김씨는 괜시리 물을 넘기며 어색한 침묵만이 흘렀다. 그 흐름을 깬 것은 도혜였다.
"귀신 말인디... 씌이기는 한 것 같구만. 헌디 이게 쪼까 이상혀. 분명 안에 몽실몽실 있는 것 같으믄서도 막상 깨구 보믄 아무것도 없구, 꼭 자다 일어난 사람 같구먼."
괘안혀, 도혜가 너털스레 웃었다. 다만 공기는 여전히 무거웠고 도혜의 어색한 웃음만이 수증기 처럼 희미하게 퍼졌다. 김씨가 잔 내려놓는 소리가 장판 바닥에 퍼지고 나서야 희영은 겨우 입을 열었다.
"그 자들... 그러니까 화마라고 자칭하는 자들 말입니다만, 악귀를 퍼트려 일반 사람들에게도 귀신의 존재를 알릴 생각인 것 같습니다. 저희의 직업을 양지로 알려지게 할 속셈인 것이죠. 저는 단순히 강령술이 알려지는 것을 막기 위해 저희의 직업이 음지에서 활동하기를 바래왔습니다만, 그 자가 바라는 것을 생각하면 저희도 나서야 할 것 같습니다."
"계룡산 아줌마 한테도 부탁 좀 해야겠군. 그나저나 도혜 너 귀신 들린채로 괜찮겠냐. 물론 귀신에 씌이고도 의식이 있는 사람을 퇴마해 본 녀석이 있을지는 모르겠다만, 한 번 알아봐 줄 수는 있다만 어떠냐."
부쩍 침묵을 지키던 도혜가 입을 쩍 다시더니 불만스러운, 정확히는 문제가 있다는 듯한 표정을 짓고 고개를 저으며 말을 꺼냈다. 두 사람도 익히 알고 있었지만 부정하고 싶던 내용에 대해서.
"나는 됐소. 그보다 그 할매 보담서 커질라믄 돈이 있어야 하지 않겄냐. 현실성이 없다카이. 차라리 그 냥반들을 쳐내고 사태를 수습하는 것이 빠를 거시다."
4.2. 관련 스토리-혜주 시점 ¶
- 밖으로 나온 통통이1
- 기억을 되찾고 몸이 돌아오자 처음 떠오른 기억은 열기 속에서 숨을 들이 쉴 수도 내쉴수도 없는 기분을 느꼈던 때의 기억이었다. 어느샌가 몸은 발갛게 익어 분홍빛으로 물들었고 조금이라도 살아보려고 웅크린 몸으로 정신이 아득해져가는 마지막 기억. 그리고 그 다음으로 떠오른 것은 화재가 일어난 캐비넷 안에 강제로 갇혀 있어야 했던 기억이다. 초연한 검은 눈동자 안에는 선명한 살의가 만연했다. 그녀는 마지막으로 열기에 분홍색으로 부풀고 녹아버린 자신의 본래 몸을 응시했다. 혼을 잃은 육체는 치열하게 지나는 배에 손을 뻗는 모습이 마치 살아나려고 몸을 말았던 자신을 보는 것 같았다.
강물 너머로는 익숙하고도 낯선 숲길이 보였다. 그녀는 직감적으로 저 너머로 가면 바깥으로 갈 수 있다는 사실을 느꼈다. 그건 마치 오래된 지식처럼 머리속에 채워져 있었다가 어느날을 기점으로 깨어난 것 같았다. 죽은 자가 떠도는 강을 함부로 건널수는 없겠지만 강을 순회하는 배가 있었기 때문에 마음만 먹는다면 어려운 일 같지 않았다. 누구라도 나갈 수 있으리란 사실은 마치 저편에서 일어날 불행의 전조처럼 느껴졌다.
그렇기에 혜주는 틈 바깥으로 걸어 나왔다. 자신과 대장의 대결을 주시하던 시선들이 말로 꺼내지 못하고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 묻는 것 같았다. 여기서 저 악령인지 모를 자들에게 밖으로 나갈 기회를 쥐어준다는게 약자를 죽이는 것과 같은 선택이라고 하던 한 소년의 말이 떠올랐다. 그녀는 눈을 지긋이 감고 머리를 굴렸다. 저 통제불능의 영혼들이 빠져나가지 못하게 만들 방법은...
혜주 "우리는 대장에게 속았습니다. 저 너머에는 아무것도 없어요. 남아있는 것이라곤 오직 시체가 쌓인 산 뿐이고 바깥으로 나갈 방법 같은 건 애초부터 없었습니다."
이 거짓말이 얼마나 오래 갈까, 혜주는 무심한 표정으로 대답을 기다리는 이들에게 절망을 안기며 얼굴을 하나씩 흝어보았다. 믿지 못하겠다는 얼굴이 다수, 황망한 표정을 짓는 이들도 몇 몇 있었다. 그녀는 적어도 노력은 했으니까 라고 생각이 깊어지는 것을 가까스로 멈추었다. 마치 자기합리화와 같은 말에 속에서부터 죄책감이 올라왔지만 마주보지 않겠다는 듯이 시선을 돌렸다. 그때 익숙한 감각이 허리를 타고 올랐다. 오한이 서리고 오싹한 감각, 마치 누군가 곁에 있는듯한 환상감. 익숙한 강령술의 기운이었다. 혜주는 밧줄을 잡듯이 빠르게 그에 응했다.
- 밖으로 나온 통통이2
- 눈 앞에 보이는 것은 산만할 정도의 핏자국 이었다. 사방은 콘크리트의 흙 냄새가 자욱해 오랫동안 버려진 건물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마치 수분이 부족한 것 처럼 사방이 어지러운 와중에 노파 몇 명의 웃음소리와 건물 안으로 달려 들어오는 발소리가 선명하게 들렸다. 고함을 지르는 남성의 목소리와 함께 울리는 머리를 붙잡고 그는 정신을 잃었다.
깨어보니 낮선 침대 위 였다. 코끝에 파고드는 소독약의 냄새에 상체를 일으켜 주변을 살펴보니 6인용 병실 안에 누워있었다. 흰 침대 위에는 경증의 환자들이 TV를 보며 시시덕 거리는 모습이 보였다. 어떻게 된 걸까, 잠시 기억을 되짚고 있으니 간호사가 들어오며 팔에 심어진 주사를 제거하는 모습이 보였다.
"일어났네요. 열이나 상처는 없고 급성 빈혈이었던것 같아요. 이상은 없으니까 퇴원해도 좋구요. 보호자님이 퇴원수속은 밟아 두셨는데 잠깐 자리를 비워서 앉아서 기다리시면 될 것 같아요."
일단은 고개를 끄덕이며 적당히 듣는 시늉을 하기는 했지만 보호자가 누구인 줄 알고 돌아가겠는가. 그는 간호사가 나가는 뒷모습을 조용히 보다가 침상에서 몸을 일으켰다. 우선 가장 먼저 할 일은 디펙트 타운에서 인원을 모으는 일이었다. 말이 좋아 혁명이지, 결국에는 숫자를 모아 위세를 보여주겠다는게 한계인 일이라서 인원을 모으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일부였으니까. 다만 무작정 사람을 죽이고 다니는 일 보다는 훨씬 낫겠지...
그는 병원 밖으로 나와 현재 위치가 어디인지 부터 살폈다. 모든 지역의 디펙트 타운을 알고 있는것도 아니라서 아는 지역으로 가 인원을 모으려는 생각에서였다. 가까운 도로로 나와 표지판을 보고 있자니 어깨를 부딪치고 지나가는 사람이 한 명, 그리고 점퍼 주머니 속에 무언가 들어있다는 사실을 눈치챈건 그 다음이었다. 저 사람이 준 걸까, 주머니를 열어보니 작은 수첩이 하나 들어 있었다.
[형님, 퇴원하셨다면 이 글을 읽고 있으시겠지요. 과거 문석형파이던 화마파의 두목이 우리를 끌어들이려는 이유는 아무래도 우리가 시위에 가담했다는걸 알기 때문인것 같습니다. 역시 그놈들에게 돈을 준 세력이 있는게 분명합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화마파가 갑자기 시위에 관심을 두는것도 이상합니다. 글을 다 읽으시거든 수첩은 버리시고 국회의사당 앞으로 와 주십쇼.]
뭐야 대체, 누군데 날 더러 형이라고. 머릿속이 복잡해져 미간을 찌푸리며 수첩을 주머니에 넣었다. 그렇지만 시위라니... 언제부터 시위가 일어난 걸까. 무심코 위치를 확인하려 고개를 든 곳에 국회의사당이라고 쓰여진 차량 표지판을 발견한다. 우연 치고는 제법 이상한 상황이었다. 마치 무언가 일어나고 있었던 것 처럼. 주머니를 급하게 뒤지자, 얼마 되지 않는 현금이 나왔다. 그는 급하게 택시를 잡아 올라탔다.
"국회의사당 앞으로 가 주세요. 근데 아저씨, 국회 앞에서 시위가 있다던데 뭐에요?"
"시위? 처음 듣는데, 뭐 그 앞이야 조용할 날이 없으니까 시위 한둘이야 있을만 하지."
시답잖은 대화를 나누는 사이 택시의 미터기가 주어진 금액에 가까워졌다. 그는 택시를 중간에 세우고 재빨리 내렸다. 국회 앞 까지는 조금 걸어야 할 것 같지만 어쩔 수 없지. 그는 사람을 죽이지도 위협하지도 않으며 그저 조용히 남들처럼 걸었다. 마치 아무일도 없는 보통 사람들 처럼... 그는 문득 모든걸 잊고 그런 식으로 살아있는 것도 나쁠것도 없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날씨가 제법 좋다는 생각까지 다달았을 무렵, 그는 국회 앞에 세워진 어설픈 천막과 그 안에서 끌려나오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아줌마, 이런데서 시위하고 그러면 안돼요. 아저씨 수발도 들어야 된다며. 바쁜 사람이 여기서 시간 때우고 그러면 쓰나."
"무슨 소리에요! 이거 다 허가받고 하는 거라구요. 그리고 우리 남편... 다 당신들 때문에 그렇게 된 거 아냐!"
"증거도 없이 함부로 말하면 쓰나. 밤중에 일어난 일이라 얼굴도 못 봤잖수?"
"당신들 말고 누가 또 있어! 그럴 사람이 누가 또 있느냐구!"
그는 끌려나온 여인의 얼굴을 누구보다 또렷이 볼 수 있었다. 누구보다 그녀를 잘 알고 있었다. 희고 초로해진 얼굴과 백발이 성성했지만 한 순간도 잊지 못한 얼굴, 순간 사내가 잡았던 그녀의 손을 쎄게 뿌리쳤다. 바닥에 팽개쳐진 몸은 어느새 허약해졌는지 바로 일어날 생각을 하지 못했다. 주변에서 사내를 말리던 남자가 달려들어 그 자의 멱살을 잡았다.
"이보쇼, 어디서 돈을 받았는지 몰라도 사람한테 함부로 이래도 돼? 사람 우습게 알고 함부로 시비걸고 그래도 되냐고!"
그는 아마도 이 날을 비라도 왔더라고 기억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의 기분을 대변하듯이 하늘에서는 우중충한 빗줄기가 내렸고, 그 사람의 눈물을 감추는 대신에 비참하게 온 몸을 적시고 들었다고. 그러나 하늘에서는 물 한 방울 조차 내릴 생각을 하지 않았다. 보란듯이 날씨는 맑아서 누군가는 기분좋게 웃으며 지냈을지 모르는 하루였다. 그 사실이 비참할 정도로 싫었다. 하늘은 왜 우리에게 슬픈 기억조차 뜻대로 내려주지 않는지. 마치 추하게 눈물 흘리는 모습을 구경이라도 하겠다는 것 처럼 하늘은 구름 한 점 마저 저편으로 치워버렸다.
그러니 신이 있다면 지옥에서 웃고 있을 것이다. 인간의 파멸한 영혼을 기다리며 지옥 너머에서 고약하게 웃으며 말할 것이다. 너는 결국 시련을 이기지 못하고 죄를 지었으니 네 죄를 탓할 것이라고. 그렇다면 차라리 신의 뜻 대로 죄를 짓는것이 운명을 대하는 바른 자세가 아닐까? 그 남자의 뒷멱을 잡아채며 그는 움켜쥔 주먹로 그자의 얼굴을 가격했다. 둔탁한 타격음과 함께 만류하는 목소리가 들렸으나, 그는 피가 튀는 자극적인 광경에 중독된 듯이 주먹질을 멈추지 않았다.
어깨 너머에서 슬프게 울리는 엄마의 목소리가 들렸다.
- 밖으로 나온 통통이3
- 다시 병원이다. 짙은 소독약 냄새가 코를 찌른다. 흰 반창고에는 피가 묻어나고 남자의 앓는 소리가 들린다. 다만 절반은 엄살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가 흠씬 두들긴 남자는 경찰을 불러 폭행죄로 고소를 하겠다며 으름장이었다. 그자가 소란스럽게 굴 수록 침착해 지는것은 피가 차갑게 식는다는 증거이기도 했다. 병원에서는 코가 부었다는 말을 전해왔고 남자의 눈알 굴러가는 모습이 선명하게 보인다. 그는 어쩌다 지금 같은 상황이 되었는가를 생각해본다. 병실 한 구석에는 불안한 표정을 한 엄마가 계셨다.
대체 어디부터 잘못되었는가를 생각해본다. 정신이 들고 가장 먼저 들은 소식은 있을 리 없는 시위의 소식이었고, 시위 장소로 오니 어째서인지 시위를 주도하는 것이 엄마였다는 사실에 아직까지도 현실감이 들지 않았다. 기억에 따르면 부모님은 그녀가 살았을 시절, 디펙트 타운의 규모가 큰 지방으로 내려가 일을 하며 다달이 생활비를 보내오고 있었다. 두 사람이 보낸 편지의 내용을 되짚어 보면 일은 단순했으나 갑작스레 시위에 가담할 정도로 일이 버겁거나 줄어들지는 않았다는 말을 떠올렸다.
기억 너머의 모습과는 많은 것이 달랐다. 부쩍 몸이 마르신 엄마는 잠을 제 때 주무시지 못했는지 피로해 보였으며 어딘지 불안해 보이는 표정을 짓고 계셨다. 곧 간호사가 왼팔에 금이 간 것 같다는 소식을 전해왔고 비쩍 마른 팔이 붉게 부어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의 표정을 눈치챈 것인지 엄마는 나긋하게 웃는 표정을 가장하며 억지로 미소를 띄웠다. 다정한 면은 예전과 같은데. 어쩌다 시위에 나서게 되신거지? 검은 눈동자를 굴리자 병실 안의 풍경이 지끈거릴 정도로 선명하게 들어온다. 그가 머릿속을 복잡하게 굴리던 중에 어딘지 익숙한 얼굴과 낯선 얼굴 두 명이 병실로 들어오며 그를 불렀다.
"형님, 병실에서 없어지셔서 찾고 있었습니다. 시위소까지는 도착하셔서 다행입니다. 저 남자 신원을 밝히지는 않지만 시위를 저지하려는 놈들은 화마파 놈들밖에 없으니 아마 그쪽 녀석들이겠지요."
자세히 보니 조금 전 부딪히며 지나갔던 남성이었다. 수첩을 주머니에 넣은 것 역시 그가 한 짓이려나. 물을 것이 많아 입을 떼었으나 당장 나오는 말은 없었다. 물을 것이 너무 많으면 되려 침묵하게 된다. 자꾸만 엄마가 있는 곳으로 돌아가려는 시선을 붙잡으며 튀어나오려는 의문을 되짚어본다. 어디서부터 잘못되었지? 어째서 행복하던 가족의 모습이 저렇게까지 무너졌지? 아빠는 어떻게 되셨지? 왜 우리는 불행하지 않으면 살아가지 못하는 거지? 불행의 중심부로 도로 떨어진 소감을 묻는 것처럼 하늘이 유난히 맑았다.
그는 혼란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나직히 내뱉는다. "왜 시위에 가담하고 있는거지?"
- 밖으로 나온 통통이4
- 그가 전할 내용은 단순했다. 자신이 병원에 갔던 그 날 이후로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는다고 거짓말을 하는 것, 사실 그의 몸을 빼앗은 것이기는 하지만 말이지. 그가 두들긴 남자는 으름장을 놓으며 병실 밖으로 빠져나갔고, 나를 알아본 두 남자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 두 사람은 눈치만 살피더니 한 남자가 먼저 말을 꺼냈다. 마지못하겠다는 듯이.
"아줌마는 지금 차별 금지법을 위해 시위를 하고 계십니다.
5년 전 학교에서 디펙트 어댑터 학생이 사물함에 갇혀 사망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무척 부자연스러운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사물함의 고장 원인이 디펙트 어댑터가 원인이라는 이유 아래서 사건은 빠르게 종결되었습니다. 이 사건이 알려지며 많은 많은 디펙트 어댑터가 항의를 하며 재수사 요청을 부르짖었습니다만, 남은 단서라고는 불에 탄 잔재 밖에 없었기 때문에 재수사에서도 큰 수확을 얻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수사 과정에서 학교의 cctv 영상이 밝혀지며 피해자 학생이 불평등한 환경에서 생활한 것이 알려졌고 그 학생의 부모님이 앞장서 차별 금지법을 만들자고 나서게 된 건데...
그게 말입니다. 아저씨가 행방불명 되었습니다."
머리가 아찔해 왔다. 두 분이 여전히 자신을 잊지 못했다는 사실에 속에서부터 쓴물이 올라왔고 고작 장난질 하나 버티지 못해서 죽어버린 자신이 원망스러웠다. 너는 왜 그때 잠자코 굴지 않았는지, 장난을 웃어 넘기지 못했는지, 어째서 기계를 다루지 못했는지... 소용없는 생각이 머릿속을 치미고 들었다. 결국에는 누구보다 자신이 그 이유를 알고 있어서, 버틸 수 있는 방법이 하나뿐이었음을 알고 있었서 그는 입술을 구겨씹었다. 그럴수록 피가 차게 식는것이 느껴졌다.
"저희가 추측하기로는 문석형파가 화마파로 바뀌면서 배후가 생긴 것 같습니다. 녀석들이 부쩍 시위 소식에 관심을 가지는건 사건이 재조사 되며 어댑터를 만든 기업에 대해 말이 오고 갈 때였으니 말입니다. 그 자식들 자신들 물건에 이상이 있다는 판결이 안 나도록 사건 조사할때도 수를 썼을게 분명합니다. 그리고 차별 금지법이 생겨나면 가장 피해를 입는 것도 그 자식들이고 말이죠. 깡패들 손을 빌려서라도 막고 싶었을게 뻔합니다."
"그리고... 우리도 디펙트 어댑터니까요. 형님도 이번 소식을 듣고는 그냥 넘길 수 없으시다면서 시위를 도우려 자주 찾으셨습니다. 물론 소수로 말이죠. 그런데 화마파 놈들이 그 소식을 알았는지 자꾸 사람을 불러 위협하는 통에 아줌마가 곤란해 하던 차였습니다. 싸움이 일어나면 시위가 원활히 진행되지 못할테니까 말이죠. 그래서..."
두 사람이 코를 얻어맞은 남자를 흘긴다. 저 사람이 맞았다는 소식이 알려지면 시위에도 문제가 생긴다 그 말이겠고... 골치가 아파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드는 의문, 어째서 이 정도의 규모 있는 시위를 택시 기사도 모를 정도였을까. 코를 쥐고 인상을 쓰는 남자가 그에게로 다가와 으슥하게 말을 건냈다.
"아무튼 이런 폭력적인 시위대 그냥 둘 생각 없으니 그렇게 아쇼. 다음에는 경찰과 함께 올 겁니다."
4.4. 자세한 정보 ¶
인간의 원혼을 힘으로 삼아 강해지는 악귀다. 때문에 강령술을 통해 빙의하게 되면 살인을 벌여 원혼을 만드는 특징이 있다. 전생에는 기계를 다루지 못하는 체질이었기 때문에 기계를 자주 고장내며 문제아로 낙인찍혔다.
5. 캐릭터 TMI ¶
머리가 나쁜 편은 아니나 어린시절 점수는 0점 이었다.
그래도 당당했다. 이유는 충분히 노력했으니까.
그래도 당당했다. 이유는 충분히 노력했으니까.
좋아하는 동화는 피터팬
모험 떠나는 이야기를 좋아한다.
현재와 다른 세상을 꿈꿨다.
모험 떠나는 이야기를 좋아한다.
현재와 다른 세상을 꿈꿨다.
좋아하는 음식은 햄버그(3분)
돈이 없어서 자주 못 먹는 초코 과자
돈이 없어서 자주 못 먹는 초코 과자
5.1. 잡담방에서 풀린 설정 ¶
현재까지 30명이 넘는 사람을 죽였으며, 퇴마사 집안을 몰살시켰고 단 한 명의 생존자만이 살아남았다.
통통이는 몸이 탄력있고 쫠깃해
모찌한 촉감인데 잘 튀어 (바닥에) -22어장 742답글-
모찌한 촉감인데 잘 튀어 (바닥에) -22어장 742답글-
(롤러코스터 탈 때 반응)
통통이는ㅋㅋㅋㅋ 신장제한에 걸립미다
타게되면 뭔가 포즈잡다가 속도에 쓸릴듯 -24어장 217답글-
통통이는ㅋㅋㅋㅋ 신장제한에 걸립미다
타게되면 뭔가 포즈잡다가 속도에 쓸릴듯 -24어장 217답글-
바풍... 하면 좀 싫어하지만 가능할지도 모른다! -28어장 754답글-
몰캉몰캉 움직이면서 뜯어먹는다~~ -28어장 758답글-
가장자리가 조금 투명하고 나머지 면은 핑크색으로 가득 차 있다! -28어장 762답글-
(호그와트 기숙사)
굳이굳이 따지자면 통통이는 머글 -29어장 706답글-
굳이굳이 따지자면 통통이는 머글 -29어장 706답글-
통통이를 달랠 수 있는 방법은 통통이가 안다
그리고 통통이는 기억이 없다 -29어장 885답글-
그리고 통통이는 기억이 없다 -29어장 885답글-
(좀비아포가 된다면 어떻게 지낼까요? 복장이라던가.)
통통이는 좀비에게 안 물리게 보호대 같은거 찼으면서
정작 좀비팰때는 못 박은 나무배트라던가 쓸듯 -43어장 541답글-
통통이는 좀비에게 안 물리게 보호대 같은거 찼으면서
정작 좀비팰때는 못 박은 나무배트라던가 쓸듯 -43어장 541답글-
(여러분 캐가 판타지 세계 일원이라면?)
통통이는 메ㅇ플 같은거 할때 전사겠지만
현실은 주점 같은데서 손님이랑 싸우려나
몬스터 말고 손님이랑 -43어장 555답글-
현실은 주점 같은데서 손님이랑 싸우려나
몬스터 말고 손님이랑 -43어장 555답글-
선은 정의롭지 않거나 합당하지 않은 쪽이 넘은거고(의외로)
자신의 이성으로 볼때 그 이유가 합당하지 않았으면 씨게 넘은거
근데 자신이 생각할때 타당한 범죄라면 옹호하는 편
(스톡홀름 신드롬 잘걸릴지도)
고로 인간을 죽이거나 먹는다, 이유도 개연성도 없다
=널 죽이겠다 가 되는거... -43어장 568답글-
자신의 이성으로 볼때 그 이유가 합당하지 않았으면 씨게 넘은거
근데 자신이 생각할때 타당한 범죄라면 옹호하는 편
(스톡홀름 신드롬 잘걸릴지도)
고로 인간을 죽이거나 먹는다, 이유도 개연성도 없다
=널 죽이겠다 가 되는거... -43어장 568답글-
(캐릭터들 학교생활은 어땠을까)
통통이는.... 깡패라도 되려나... -43어장 645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