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스토리 요약!
UHN의 부탁을 받은 하인리히는, 로마의 저주들이 다윈주의자와 합류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그 정보를 전달하고 영월 기습 작전에 참여하기 위해 움직이던 하인리히의 앞에 거대한 게이트가 나타나게 되고, 도망치려던 하인리히는 그것에 휘말렸다가 이제야 돌아오고 마는데...
우읍...
토사물이 몸 바깥으로 나오려 하는 반발을 참으면서, 하인리히는 호흡을 가다듬습니다.
수없이 몰려드는 괴물들. 한계 직전까지 갔던 망념은 어떤 문제인지 슬슬 가라앉지만 그것들을 본 기억만큼은 꽤나 고통스럽게 하인리히를 괴롭히고 있습니다.
한쪽 눈으로는 그 순간의 참상들이 들어오지만, 다른 눈으로 보이는 풍경은 알 듯 모르는 듯한 천장의 일각.
눈을 깜빡였을 때. 하인리히의 기억은 드디어 이곳이 어디인지 기억해냅니다.
UHN.
게이트를 클리어한 직후 빠져나왔을 때 구조요청을 보낸 것이 닿은 모양이군요.
로마의 저주. 다윈주의자... 그와 함께 시야를 채우며 명멸하는 수많은 이미지들이 어지럽게 흩날린다.
과도한 이미지 때문일까. 혹은 다른 문제가 있는 것일까? 몰려오는 구토감을 참아내며 짧게 숨을 뱉어냈다.
" 습... 머리 아프네... "
하지만 이런 혼란도 잠시. 빠르게 정신을 가다듬으며 흔들리는 시야를 빠르게 바로잡는다.
알 것도 같으면서도 눈에 익지 않는 천장이 시야에 들어왔다.
" ...구조 요청이 닿았나? "
기억을 헤집어 어떻게든 이곳이 UHN 관리 하에 있는 건물임을 떠올려낸다.
그건. 정말로 다행이였지만...
#상황 파악을 위하여 주위를 두리번거립니다.
주위를 짧게 두리번거립니다.
익숙하진... 않지만, 이용해보지 못한 곳은 아닙니다. 몇몇 UHN의 중진들이 다칠 때 사용한다고 했던 의무실의 풍경이니까요.
그렇게 하인리히가 안의 풍경을 살피고 있을 때. 누군가가 문을 똑똑 두드리는 것이 들려옵니다.
- 하인리히 씨? 기척이 들리는데 괜찮으십니까?
어전히 살짝은 부담스러운 목소리.
그러나, 어떻게 보면 자신의 아버지를 살리고 있는 가장 훌륭한 후원자의 목소리입니다.
미씨온 카드번. UHN의 전략기획부장이로군요.
'아무리 그래도 이런곳까지?'
중진들이 다칠 때 사용하는 의무실이라고 한다면, 자신의 몸상태를 말끔히 회복시킨것도 납득이 된다.
그렇지만, 그렇기에...
'또 빚이 늘었군....'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떨굴 즈음, 문 너머에서 인기척과 함께 소리가 들려온다.
- 하인리히 씨? 기척이 들리는데 괜찮으십니까?
" ...예. 들어오셔도 괜찮습니다. "
부담감을 억누르며 감정을 안정시킨다. 후원자의 앞이다. 아무리 사고였다지만, 긴 공백이 있었다.
사소한 언행 마저 주의 해야 하는 상황이 자신의 심장을 약간씩 조여온다.
#흐트러진 옷을 정리하며 맞이 할 준비를 합니다.
문 너머에 있던 이는 그 말에 문을 열어젖힙니다.
살짝 살집이 있어보이는 후덕한 인상, 얼굴에는 싱글싱글 미소를 짓고 있지만 항상 이 사람의 앞에 설 때면 하인리히는 저 눈이 자신의 실책을 찾고 있다는 착각을 느끼곤 합니다.
" 이거 참 다행입니다. 하인리히 씨가 사라지신 바람에... 저희는 로마의 저주들에 납치가 되신 건 아닌가 매우 심각히 걱정을 했으니 말입니다. "
부드러운 목소리로 그는 걱정했단 표현을 하지만 실상은 그게 아닐 것입니다.
왜. 시간이 이만큼 소요됐느냐. 그것을 알고 싶다는 말이겠죠.
" 특별반 소속 헌터 하인리히 슈타인. 복귀했습니다. "
자신의 흠결을 찾는듯한 눈빛. 아마도 중압감과 책임감에 짓눌린 착각에 불과하겠지만...
여전히 잔류하는 구토감을 최대한 억제하며 정신을 집중하기 시작한다.
자신을 걱정하는듯한 말을 하는 후원자의 말에는- 분명, 다른 뜻이 숨어있겠지.
" 늦은 복귀가 이뤄진 점. 정말 죄송합니다. "
우선, 사과가 먼저다. 어떠한 사정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규정을 어긴것이니까.
" 있었던 일을 말씀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갓 각성한 정신임에도, 나는 타고난 영성의 힘을 빌려 자신이 겪었던 상황들을 어렵지 않게 떠올릴 수 있었다.
#망념을 30쌓아 있었던 일들을 모두 전달합니다. 게이트에서 상승한 경지와 체득한 기술을 포함합니다.
그는 하인리히의 설명을 듣고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입니다.
" 보고가 문제가 아니라 살아 계신 게 다행이었을 상황은 맞군요. 하하, 요즘 특별반 내에서도 문제가 좀 많아서 저는 혹시라도 하인리히 군이 '변질' 한 게 아닌가 의심했지 뭡니까. "
유독 변질이라는 단어를 강조하는 것에서 알 것 같습니다.
특별반에... 머리 아픈 무언가가 생겼군요.
" 변질... 말씀이십니까? "
자신이 없는 동안 특별반에 대체 무슨 문제들이 생긴것인가?
구토감이 강해지고, 두통이 생기는듯한 기분이 들어 속으로 숨을 삼켜냈다.
" 저는, 아시지 않습니까. 협회의 손길이 없었다면 부모님의... "
그 얼굴을 떠올리는 것 만으로도, 숨이 조금 막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겨울. 겨울이란 지독한 양면성을 띈다.
그렇기에 어떠한 계절보다도 더욱 잔인하게 무언가를 앗아갈 수 있었다.
아주 잠깐의 침묵 이후, 말을 이어나간다.
" ...상태 또한 보장 되지 못했을테니 말입니다. "
" 공백이 길었으니, 이를 만회할 기회를 주신다면 실망 시키지 않겠습니다. "
#대화합니다
" 아이. 왜 그럽니까! "
정답.
그는 하인리히의 등을 토닥이면서 말합니다.
" 아시지 않습니까. 하인리히 군이 우리 UHN를, 그리고 저를 위해서 얼마나 고생하고 있는지 제가 모를리가 있겠습니까. "
하지만.
하고, 그는 여지를 남긴 채로 하인리히에게 얘기합니다.
"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별로 그렇지 않은 모양이더군요. 가디언과 손을 잡으려 하거나, 우리 UHN을 적처럼 여기기도 하고. 우리와 상의 없이 UGN이 준 특수 의뢰를 진행하기도 하고, 심지어. 우리들이 내린 명령을 자의적으로 거부한 끝에 우리 입장을 불쾌하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
곧 그는... 지금까지 특별반의 일들을 하인리히에게 설명해갑니다.
시간이 지나가고, 그는 미소를 지으면서 하인리히를 바라봅니다.
" 제가 어떻게 받아들여야 좋겠습니까? "
자신의 등을 토닥이는 손길이, 묵직하게 다가왔다.
'...이때까지의 경험을 미뤄보면, 정답에 가까운 답을 낸 것 같긴 하지만.'
잔존하는 구토감을 쓸어내리며 안도를 하려고 할 즈음-
하지만. 이라는 불길한 말이 다가온다.
그 이후로 그에게서 나온 말들이란 전부 자신의 예상을 뛰어 넘는 것 뿐이라
그저 멍하게 듣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
뭐? 가디언과 손을 잡아? 명령을 거부하고 길드화를 추진해? 특수 의뢰? 테러 혐의는 또 뭐지?
'이 빡통들이...!'
자신의 입장에서는, 절대. 절대 용납 할 수 없는 사안들이 쏟아져 나온다.
아버지의 치료를 유지 하기 위해서는- 특별반의 유지가 불가피.
그렇지만 기존 인원들이 한 짓을 뜯어보면...
" 척을 지겠다. 라고만 생각이 되는군요. 아니면 엄청난... 바보들이거나. "
제발. 그저 바보이기를 간절히 바라며 쓴물을 삼킨다.
'자현이는 대체 뭘 하고 있는거지? 그녀석 성격에 이런 일을 내버려 두지 않았을텐데'
이를 어떻게 수습하고, 특별반을 정상 궤도로 돌려 놓을지 생각만 해도 위가 쓰리는 듯 했다.
정치적인 수습만 하더라도 엄청난 노력이 동반 될테지.
" 만약 그들이 가디언이나 타 세력이 붙을 의사가 없다고 가정한다고 해도, 수습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
" 추락한 특별반의 인식. 그리고 정치적인 평판... 고려할게 한 두가지가 아닐뿐더러 "
" 저에게 이런 말씀을 하셨다는 것은, 상부에선 이미 특별반에 대한 기대가 많이 사그라든 상태라고 이해가 됩니다. "
...솔직히 말하자면. 기존 인원들을 물갈이 하는것이 가장 합리적이라 본다.
헌터의 관점으로도, 정치적인 관점으로도 오점이 있는 인원들을 헌터의 리더로 다시금 옹립하기 위해서는
얼마만큼의 코스트가 들어갈까?
" 저에게 무언가 원하시는것이 있으십니까? 전략기획부장님. "
#
" 역시 우리 하인리히 군과는 말이 잘 통하는군요. 다행입니다. "
그는 어느덧 의자를 끌어오더니 하인리히의 앞에 앉아 말합니다.
" 당장은 아닙니다. 윗쪽에선, 그 길드화란 것에 꽤나 흥미를 두는 것 같았으니까요. 오히려 좋지 않습니까. 어디로 튈지 모르는 모임에 까가운 특별반이 길드화한다. "
더 통제가 유이하다. 그런 의미로 보이는군요.
" 뭐... 이익이 있으니만큼. 윗쪽에서도 그걸 받아들이려는 모양입니다. 대신... 길드화와 관련된 것은 이번 유럽 사태가 끝난 후에 대화하기로 한 모양이더군요. 뭐라더라. 자신들은 그렇게 생각이 있는 편이 아니라던가? 웃긴 소리를 했습니다. "
아아...
자기들 입으로 바보라고 광고를 했구나...
" 하하. 재밌지 않습니까? "
" 자신들은... 아아... "
속으로 깊은 탄식을 뱉으며 필사적으로 표정을 관리한다.
'비록 방금 빡통이라고 생각 하긴 했지만, 진짜 그럴줄이야.'
특별반의 미래는 있는건가? 라고 이어 생각하며 재밌지 않냐는 말에 묵묵히 경청한다.
이럴때는, 자신의 반응을 보기 위한것이 아니다.
앞으로도 이런 일이 반복되면 저 '재미' 라는건 아예 존재 하지 않게 되겠지.
" ...특별반을 정상 궤도로 돌려놓도록 하겠습니다. "
#말을 경청합니다.
정상 궤도로 돌려놓겠다.
그 이야기를 들은 미씨온은 부드러운 미소를 짓습니다.
눈길을 해석하지 못할 정도로 하인리히는 어린 편은 아닙니다.
정상 궤도로 되돌린다. 솔직한 말로는... 하인리히 개인으로는 불가능한 일에 가까울 겁니다. 이미 UHN이 이렇게 나오는 것으로 볼 때. 특별반은 꽤나 많은 부분을 UHN과 대립하고 있는 상황일 것이고 특별반 역시 이미 '악감정'을 가지고 있단 이야기겠죠.
어쩐지 담배나, 술 따위의. 두통을 해소할 때에 도움이 될 법한 것들을 찾고 싶은 마음이 진득히 듭니다.
그리고, 하인리히는 미씨온의 표정. 그 깊은 곳에서 무언가가 숨겨진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 어쩔 수 없지요. 그렇다면... 하인리히 씨가 도움을 주시면 좋을 법한 일이 하나 있습니다. "
정말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살짝 흔들면서 그는 방긋 웃으며 하인리히를 바라봅니다.
" ... "
미온한 표정. 그 안에 숨겨진 진의.
끊었다고 생각했던 술이 아주. 아주 간절하게 필요할듯한 기분이 든다.
사실은 알고 있다.
나 혼자서 어떻게? 모두가 아주 '협조적' 으로 따라준다고 해도 얼마나 걸릴지...
그럼에도, 이러한 개선 의지 조차 내비치지 않으면 아주 잠깐의 유예조차 사라지고 말것이다.
- 어쩔 수 없지요. 그렇다면... 하인리히 씨가 도움을 주시면 좋을 법한 일이 하나 있습니다.
거기에 얹어지는 제안. 하지만 자신은 저 제안을 거절 할 수 없다.
거절 해서도... 안되겠지.
" ...듣겠습니다. 제가, 헌터의 미래에 도움이 된다면 무엇이든. "
#상체를 숙이며, 말을 기다립니다.
그는 곧 하나의 기사를 하인리히의 헌팅 네트워크로 전송해줍니다.
.... 특별반의 김태식이 연류되었다는 헨리 파웰의 묘가 테러를 겪었다는 내용. 김태식은 그에 대해 자신이 범인이 아니고, 다른 테러범이 있다는 주장을 변화 없이 주장했다는 말입니다.
왜 이런 것을? 하고 하인리히는 고민합니다.
" UHN은 그 규모만큼 꽤나 많은 일들을 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길드의 관리와 이익금 배분, 수익 창출과 신규 헌터 육성 등등... 그리고 그 과정에는 특별반과 같이 '기밀'로 분류되는 활동들도 있죠. "
아,
그 말을 들은 순간. 하인리히의 똑똑한 머리는 한 가지 사실을 말합니다.
위험.
이 일은 그 자체만으로 너무나 위험한 일이라고 말입니다.
" 특별반 프로젝트는 '새로운 상징'이라는 목적으로써 시작되었습니다. 단순히 '좋은 헌터'나 '강한 헌터'가 아니라. 차세대에 헌터들을 집결시킬 심볼을 만들자. 그것이 특별반이라는 프로젝트의 저의이죠. "
그는 천천히 미소를 지우며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 그러나 길드의 누군가는 이에 대해 다르게 생각한 모양입니다. 헨리 파웰을 대신할 수 있는 이는 없다. 그 '헨리 파웰' 이야말로 모든 헌터들을 집결시킬 수 있는 구심점이다. "
미씨온은 천천히 이야기를 이어가면서, 짜증나는 듯 가볍게 입술을 물어뜯습니다.
" 결국 그딴 생각을 하는 놈들은 마스터 마이스터에게 협력을 구했습니다. 무엇을 위해? "
설마.
" 죽은 헨리 파웰의 복제를 만들어달라. 그리고 그 제안을 마스터 마이스터는 흔쾌히 수락했습니다. 죽은 헨리 파웰의 유전자 일부. 그리고, 범죄를 저질러 사형 판결을 받은 일부 의료계 범죄자들을 동원해 헨리 파웰을 만들어낸다는 계획을 말입니다. "
그는 그 말을 하면서 하인리히를 바라봅니다.
" 이것이... UHN에서 '특수 기밀'로 취급하는... 포스트 원 프로젝트의 알파 계획안. "
기원.
" 모든 헌터의 구심점을 만들어내자. 가디언에 대항할 수 있는 대항마를 만들어내자. 우리에게... 우리가, 가장 사랑했던 상징으로. "
헨리 파웰을.
다시금 탄생시키자.
망막에 팝업되는 기사는, 눈 앞의 후원자가 자신에게 전했던 사실과 크게 다른 내용이 아니였다.
힌레 파웰의 묘에 테러가 일어나고, 그것이 특별반에 혐의가 있다는 것.
'왜 이런 것을...?'
새삼스럽게 이것을 보여주는 저의가 무엇일지 생각 할 겨를도 없이, 이어지는 정보에 눈이 크게 뜨인다.
나의 영성이, 지금 듣는 말은. 내가 하게 될 일은...
너무나도, 위험할 것이라는 사실을 담담히 고한다.
" 영웅에게 협력을... 구했다고요? "
그 마스터 마이스터에게? 라고 힘없이 덧붙이며 자신이 받아들이기엔 과한 정보를 머릿속에 꾹꾹 눌러담는다.
이것은 '특별반'과 동일한 기밀로 취급 될 것임이 분명한 프로젝트.
이 사실이 가디언이나- 다른 단체에게 흘러들어가면 대체 무슨 반응이 나올것인가?
아니. 단순히 헌터들이 이 사실을 알게 된다면 그저 규탄으로 끝나지 않겠지.
'발상 자체는 이해 할 수 있어. 하지만, 하지만...'
헨리 파웰은 대체 할 수 없는 인물임을 부정 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그를 재탄생 시켜서 머리 위에 앉히겠다는 발상은 어디에서 나온 것인가?
" 이건... 모독입니다. 기밀이 유지 되지 못한다면, 아무도 무사 하지 못할겁니다... "
" 그를 따르던 1세대의 헌터들은 물론이고, 다른 영웅들의 반응 또한 예측이 되질 않는군요... "
이것을 자신에게 말해주는것은, 또 하나의 족쇄가 되기도 하겠지.
그렇지만 나는 이 족쇄를 거부 할 권리따윈 없었다.
#
" 하지만 결과는 보다시피. "
그는 씁쓸한 표정으로 이야길 이어갑니다.
아무리 그가 UHN에서, 그 이익을 위해 살아가고 있다고 해도 미씨온 역시 헌터입니다. 헨리 파웰이라는 존재를 존경하는지는 모르지만 그 영향 아래에 있다는 말이죠.
" 하인리히 씨. 제가, 아니. 여러분을 후원하고 있는 '상부'에서는 하인리히 씨에게 한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합니다. "
그는 비밀 이야기를 하듯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하인리히를 바라봅니다.
이것을 수락한다면 하인리히는 UHN에 대한 충성을 증명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물처럼 나가고 있는 아버지의 병원비 역시도 계속 후원의 이름으로 유지할 수 있겠죠.
하지만 그 자체만으로 목숨을 걸어야 할 법한 일입니다. 단순히 자신의 목숨만이 걸린 일이 아니기도 합니다.
잘못한다면 UHN의 한 조직도가 그대로 뜯겨나갈지도 모르는 일. 거기에 더해... 이걸 해결하지 못한다면 바깥에서부터 들려올 소식들까지 더한다면 썩 좋은 일로 이어지진 못할 것입니다.
그런 하인리히의 고민에도 미씨온은 이야기합니다.
" 헨리 파웰의 클론을 죽여주십시오. 그리고, 그 시체를 게이트를 통해 유기해주십시오. 그 대가로...... "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말입니다.
" 이번 특별반의 일들. 더이상 왈가왈부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
조심스러운 제안. 정확히는 강요에 가까운 의뢰가 눈 앞에 들이밀어진다. 거절? 할 수 있다. 당장은 말이지.
하지만 이런 비밀들을 모두 알게 된... 뒷배 하나 없는 자신을 살려 둘 가능성은 없었다.
천문학적인 금액 까지는 아니더라도, 끊임없이 나가는 병원비.
그것을 위한 UHN의 충성을 증명 하기 위해서라면...
- 이번 특별반의 일들. 더이상 왈가왈부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이것으로 그것에 쐐기를 하나 박을 수 있다면.
목숨값으로는 남는 장사라고... 그렇게 자신을 납득 시키는 내가 있었다.
빌어먹게도 무거운 짐입니다 아버지. 이 긴 겨울에 저를 혼자 남겨두시다뇨.
" 헨리 파웰의 클론을 처리 하도록 하겠습니다. "
고민은 짧았다. 정확히는, 길 수 없었다.
목숨조차 보장 할 수 없는 의뢰를 받으며 나는 잠시, 눈을 감았다.
" 실망 시키지 않겠습니다. "
#의뢰를 수락합니다...
그는 만족한 듯 고개를 끄덕입니다.
" 좋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하인리히 씨와 저는... 좀 더 '깊게' 친해졌군요. "
태그 : UHN과 협력이 하인리히에게 추가됩니다.
" 물론 당장 그것을 바라는 것은 아닙니다. 아무래도 그가 움직인 위치를 찾기까진 시간이 걸리기도 하겠고... 그 클론의 곁에는 그를 돕는 것들이 있다고 하더군요. "
미씨온은 팔짱을 낀 채 하인리히를 바라봅니다.
" 때가 되면 연락을 드리겠습니다. 그 전까진 무엇을 하셔도 좋습니다. 다만, 하인리히 씨와 같이 움직일 사람 정도는 마련하시면 좋겠군요. "
즉.
동료를 만들라는 뜻이군요.
만족스런 끄덕임이 시야에 비치자, 나는 그제야 약간의 안도를 품을 수 있었다.
이 약간의 안도와 유예를 얻기 위해 나는 구렁텅이에 발을 들인것이다.
'무의미하게 소모 할 수는 없어...'
목숨정도는... 그래. 헌터인 이상, 버림패로 고려 할 수 있다.
" 알겠습니다. 협력자를 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
" 죄송하지만... 협회의 지원은 기대 할 수 없습니까? 저는 그저, 머리가 조금 잘 돌아가는 정도일 뿐입니다. "
#혹시나 하는 기대를 담아, 조심스럽게 개인 지원이 가능한지 물어봅니다.
" 지금 당장은 어렵습니다. "
미씨온은 당연하다는 듯 이야기합니다.
" 아무래도 갑작스럽게 지원이 늘어나게 되면, 그것도 이유를 밝히기 위해 저쪽에서 신경을 기울일 수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
방법이 없는 건 아니라는 듯. 지어진 미소가 보입니다.
" 어떤 지원이 필요하십니까? "
" 클론은 이미 팀을 이루고 있다고 하셨던걸로 기억합니다. "
느린 호흡이, 자신의 혈류에 산소를 공급하며 생각을 이어나가게 만든다.
" ...그들 또한 아마, 특별반의 정보를 가지고 있을거라 판단. "
" 복귀자인 저의 현 정보는 파악이 늦거나... "
자신의 '후원자'를 바라본다.
" 조치에 따라선, 하지 못할것이라 유추 할 수 있습니다. "
" 제가 원하는것은 두 개 입니다. "
이용 할 수 있는것은 이용한다.
자신을 이곳까지 이끈 영성이 팽팽하게 회전하며 답을 이어붙인다.
" 저는 현재 특별반이 유럽과 다른 지역에서 진행 하고 있는, '일'에서 추후 벌어지는 저의 활약과 유출 되는 정보를 축소 하길 원합니다. "
" ...또한. 클론을 추적 하는 과정에서 저의 정보를 숨길 수 있는 수단. 혹은 기술이 필요 하다 판단됩니다. "
" 정보의 격차는, 벌릴 수 있을 때 해둬야... 하지 않겠습니까. "
#
하인리히의 말을 들은 미씨온은 여전히, 부드러운 미소를 짓고 있습니다.
사실 아직도 저 미소의 의미를 모르겠다고. 하인리히는 생각합니다.
" 두 가지 중 하나는 들어드릴 수 있겠군요. 하지만 안 되는 쪽은 안 되는 이유가 있단 점만을 말할 수밖에 없습니다. "
그는 천천히 하인리히를 바라보며 말합니다.
" 아직. 하인리히 씨는 포지션에 대해 모르고 계시겠지요? "
" 그렇습니까... "
여전히 저 웃음은, 의미를... 잘 알 수 없었다. 언제나 자신에게 지어보이는 저 부드러운 미소 너머에 무엇이 존재 할지.
사실은 두렵기도 했다.
" 포지션 이라면... 가디언이 사용하는. 그것 말씀이십니까? "
" 제대로 수강을 듣기 전에 휘말려서, 제대로 알고 있지 않습니다. "
고개를 숙이며, 그의 말에 긍정한다.
'갑자기 포지션 이야기가...?'
자신이 필요하다고 한 조치중 둘 중 하나와 연관이 있는 것일까?
#
" 많이 알고 계시는군요. "
포지션은 가디언들이 사용하는 시스템입니다. 특화 분야를 정하는 셈이니. 아무래도 헌터들에게는 자세히 알려진 바 없는 편이죠.
" 정보의 축소는 해드릴 수 있습니다. 이미 하인리히 씨의 원래 족적은 사망자 처리가 되어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하지만 두번째... 정보를 감추는 기술은 제공하기 어려운 조건입니다. "
혹시 하는 눈치로 미씨온을 바라보자, 그는 이야기합니다.
" 음... 포지션에는 하이 포지션이라 부르는 특별한 것이 있습니다. 흔히 '특화'로 칭하는 것인데. 하인리히 씨가 말하는 정보 조작 따위는 서포터... 그러니까. 후열 보조의 특화 쪽에서. 컨설턴트라는 특화에 맞춰진 기술입니다. 그 이상의 상위 기술들은 아무래도 비전 등에 속하다 보니. 아무리 우리가 협력하는 관계라지만 제공하기 어려운 점이 있겠군요. "
" 아. "
일반적인 기술로는 불가능하고, 상위 기술과 비전은 제공이 어렵다.
라는 사실이 전해져오자 조금 늦게 고개를 끄덕이며 체념한다.
" 그렇습니까... 첫번째라도 가능 하다면, 다행입니다만... "
느릿하게 말을 이어나가다, 자신의 영성이 생각에 브레이크를 건다.
이미 자신은 사망자 처리가 되어 있는 것. 이라는 말이 뒤늦게 마음에 걸렸다.
" 사망자 처리가 되어 있다면, 병원비의 수납은...? "
사망자 처리가 되어 있었다면, 지원이... 있었을까?
상식적으로 생각한다면 지원이 끊겼을거라 판단 할 수 있었지만, 그런쪽으로는 머리가 생각을 거부 하는 듯 했다.
떨림을 최대한 억제하며 질문의 답을 기다린다.
#
자신의 걱정에, 재밌는 것을 보았다는 듯 웃으며 이야기를 하는 후원자의 말이 들려온다.
이것은 자신의 근본적인 목줄. 그것을- 한 번 더 확인 하는 일에 불과한 말이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그 말에 안도를 느꼈다.
" 그렇... 습니까. 감사합니다. 은혜를 입었습니다. "
상체를 숙여 예를 표한다. 목줄따위는 얼마든지 찰 수 있다.
이것이 좋다거나, 그런것은 아니지만. 그것으로 이 길항상태를 유지 할 수 있다면...
'짖으라면 짖고, 꼬리를 흔들라면 흔들어야지.'
눈을 감으며, 자신에게 내려진 임무를 다시금 상기한다.
#최대한의 예의를 표하며, 감사를 전합니다.
"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
그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슈타인의 어깨를 두들깁니다.
" '한 편'이지 않습니까. 하하하하...... "
쉬라는 짧은 말을 남기고, 그는 자리를 떠납니다....
" ... "
후원자가 나간 이후, 잠깐의 적막이 흐른다. 머리속에는 여러가지 생각이 스쳐가지만...
'...포지션. 이라.'
느릿하게 나노머신을 조작한다. 지금은, 다른 지식이라도 머리에 채울 필요가 있었다.
# 잔여망념 50을 사용하여, 전투학 '포지션, 가디언의 전투 방식'을 복습합니다. '랜스'로 포지션을 변경합니다.
포지션을 선택합니다!
" 과연. 과연... "
시간이 흐르고, 포지션에 대한 이해를 끝마친다.
아주 기초적인 포지션을 습득 한 것이지만, 차이가 느껴지는 듯 했다.
" ...자 그럼. "
#지금 장비를.. 점검.. 해볼 수 있나요?? 데이터가 안나왔나?
장비 데이터가 시트에는 삽입되어 있습니다!
장비의 컨디션은 갓 받은 것처럼 최고의 상태로군요!
" 수리가 되어있다고? "
눈을 깜빡거리며 약간의 당황을 품는다. 그야, 게이트에서 파손 직전까지 굴려대던 장비들이 멀쩡해졌다고 한다면 누구나 놀라지 않겠는가?
하지만 놀란것과는 별개로. 이것 또한 빚이라고 생각하면 그렇게까지 마음이 편한것은 아니였다.
'입이 쓰군...'
익숙한 완드를 톡톡 두드리며 목재의 감촉으로 불안감을 억누른다.
'당장은 다른 인원들에게 지원을 가는것도 여의치 않은데.'
아버지를 찾아뵐까- 라는 생각을 씹어삼키며 수중의 돈을 확인해본다.
" 역시. 한푼도 없나... "
혹시나 하는 일이 있을까봐 있는 돈 없는 돈을 모두 긁어모아 병원비에 보태고 출발 하지 않았던가.
병원비가 아니더라도, 마도는 그 자체로도 돈이 많이 깨지는 업이다.
#혹시 의뢰... 할만한게 있나 검색해봅니다. 의뢰나, 마도 강의나. 뭐든!
모든 의뢰창 가장 높은 곳에 눈에 띄는 의뢰 하나가 들어옵니다!
▶ 전체 발주 의뢰 : 몬스터 웨이브
▶ 전체 발주 의뢰
▶ 임무 종류 : 몬스터 웨이브 방어, 또는 토벌
▷ 현재 유럽에서는 이상 현상 발생과 그에 따른 몬스터 웨이브가 동유럽을 중심으로 강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특히, 초대형 게이트와 연관이 되었을 수 있다는 UHN의 자체적인 조사 결과에서 볼 수 있듯, 단순한 사태가 아니라는 점을 확인한 바. UGN과 UHN의 합작으로 전체 발주 의뢰를 게시합니다.
▶ 제한 인원 : 없음.
▶ 보상 : 토벌, 또는 웨이브 당 보상 지급.
" 상단에 고정 된 의뢰가 있다고? "
앞머리를 쓸어올리며 의뢰 내용을 시야에 담는다.
" 유럽... 이상현상... 아. 이거 설마. "
지금 특별반이 처리 하고 있다는 일의 연장선이라는 직감이 강하게 든다.
그것의 여파를 일반 헌터와 가디언들에게 일임 하고 있는 모양인데...
" 몬스터라면 지긋지긋 하지만... "
익숙하게 혼잣말을 하며 옷을 챙겨입는다.
더이상 놀고 있기에는, 선택지가 그다지 존재 하지 않았다.
#의뢰를 수락합니다. 어디로 가면...되나요...?
UHN의 협력을 받고 있으니. 아마 워퍼나 게이트를 요청하면 도움을 줄 겁니다.
다만... 준비 부족이 문제인데...
" ...으음. "
준비고 뭐고, 지금은 돈도 뭐도 없으니까... 어떻게든 현지에서 비벼봐야 하는건가?
라는 생각을 하며 병실을 나선다.
#일단 퇴원수속을 하고 생각해봅니다... 무일푼의 헌터는 어떻게 준비를 하는가
우리는 무일푼이지만 슈타인에게는 나름 돈이 많은 부자 친구가 있습니다.
비록 그걸 전부 빚으로 달아두는 나쁜 친구긴 하지만 말입니다.
" ...하.. 그래. 기술 지원도 못받았으니. "
마른세수를 하며, 껄끄럽다는 표정을 지어보인다. 자. 지금까지 쌓인 GP가 얼마더라...?
그걸 계산 하는 것 자체는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겠지만, 생각에 브레이크를 건다.
지금 그걸 계산해봤자 정신에 타격을 입는 것 말고 다른게 있겠는가? 언젠가는... 갚을 수 있을것이다.
#이 건물 안에서, 협력으로 소모품이나 준비물품을 뜯어... 아니, 지원 받을 수 있는 창구가 있을지 찾아봅니다....
슈타인은 그냥 단순하게, 미씨온에게 문자를 보냅니다.
저, 빈털털입니다.
근데, 몬스터 웨이브 참여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제가 가진 게 쥐뿔 아무것도 없습니다!
도와주십쇼!
곧, 미씨온으로부터 하나의 메시지가 도착합니다.
문자 전송을 마치고 약간의 탈력감이 몰려오자 의념으로 몸을 살짝 지탱한다.
'200만... 200만이라...?'
생각보다 더 많은데? 라는 생각이 이어지지만...
착각 하면 안된다. 이것은 무상의 선의나- 호의가 아니다.
" ...정신 차리자. 하인리히. "
#뺨을 가볍게 몇번 두드리며 나노머신으로 몬스터 웨이브에 필요한 물품들이 있을법한 UHN의 상점을 찾습니다.
UHN 내부에 있는 헌터용품점으로 이동합니다!
" 어.... "
모델명이 저게 뭐지?? 라는 의문을 구깃구깃 접어 저 멀리 던져둔다.
" 몬스터 웨이브로 파견 될 예정이야. 추천 하는 물건이 있을까? "
" 레벨은 40. 주기술은 마도. 회복과 전투 지속 관련 기술은 가지고 있지 않아. "
#수상한 모델명의 AI에게 질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