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일은 흐르는 땀을 닦아냅니다.
꽤나 거친 상대였습니다. 숲을 차지하고 주인이라고 말해대는 녀석에게 '진짜' 숲의 주인이 누구인지 보여줄 수 있었죠.
겨우 게이트를 통과하고, 그 대가로 이 무기를 받은 후. 게일은 게이트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습니다.
현재 위치는... 신 한국, 기숙사입니다.
신체 상태는 나오기 직전 휴식을 취한 덕인지 나쁘지 않군요. 아주 좋다 까지는 아니지만 체력은 100%입니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라면... 아무래도 하나밖에 없다.
#망념 30을 쌓아 전투학 - 포지션을 복습하고 가능하다면 랜스를 선택합니다.
이중행동이라면 복습까지만 처리해 주십시오.
캐릭터의 포지션은 이제부터 랜스입니다!
"...얽매이지 않는 것이 본질인 바람이라지만."
어디로든 자유로이 흘러 흘러 닿는 것이 바람일진대
그 기원을 거슬러가 닿기를 염원하는 것이 인간의 본성일진대
그리움을 그리움이라 담지 못하고
남겨진 자의 죗값에 얽매여 사는 것이
결국 숙명이라면 어디에 목놓아 부를진저
"오늘따라 문득 더 보고싶소."
하나뿐인 내 염원이라오
죄인이 감히 안식을 바라나이다
#망념 50을 쌓아 게이트에 들어가기 이전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기억을 되짚는다.
아직 과거사가 공개될 만한 상황이 아닌 것 같습니다.
망념은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판정하겠습니다.
# 나노머신으로 GP를 메인 보상으로 하는 의뢰를 검색해 봅니다.
대부분의 의뢰는 GP를 메인으로 합니다. 보상이 주어지는 게 목적이기 때문이죠!
▶ 탄탈칵의 우뫼
▶ 일반 의뢰
▷ 게이트 '현명하지 못한 것들' 을 클로징하시오.
▶ 제한 인원 : 1인
▶ 보상 : 1,188,591GP
다른 의뢰를 검색하나요?
"흠..."
# '숲' '1인' 키워드로 의뢰를 재검색해도 되겠습니까?
물론입니다!
▶ 새는 더이상 울지 못하고
▶ 일반 의뢰
▷ 게이트 '종말식' 을 클리어하시오.
▶ 제한 인원 : 1인
▶ 보상 : 450,000GP
"이번 건 조금 상식적인 것 같소."
#의뢰의 적정 권장 레벨을 확인합니다.
47...
조금 높긴 하지만 해결하지 못할 의뢰도 아닌 정도군요.
#의뢰를 수락합니다. 의뢰 장소로 이동은 같이 처리됩니까??
의뢰를 수락합니다!
의뢰를 진행하는 곳으로 이동할까요?
어색하지만 우리는 알고 있었다. 어느 날이 오면 세상은 무너질 것이고 우리들이 살아온 흔적만이 남아 우리들이 있었다는 것을 알려주게 될 것이라고. 그렇기에 많은 사람들은 멸망에 대해 많은 상상을 했다. 같은 사람들의 살을 뜯어먹는 정체 불명의 존재가 나타난다거나, 갑자기 게이트가 열려 괴물들이 나타난다거나, 거대한 홍수가 나서 사람들을 휩쓴다거나, 핵폭탄이 떨어져 모두가 휩쓸려 죽는다거나 하는 상상할 수 있을 듯한 멸망들.
그런데 우리들의 멸망은 조금 다른 식으로 이뤄졌다. 갑자기 정체 불명의 질병에 의해 사람들의 몸에 정체불명의 각질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마치 그 증세가 나무 껍질과 비슷하다고 해서 목각병木殼病이란 이름으로 명명됐다. 목각병에 걸린 사람들은 특별한 증세를 보이지 않았다. 단지 물을 좀 많이 먹기 시작했을 뿐.
희귀병이지만 머리가 벗겨지거나 당을 조절하지 못한다거나 하는 병과 비슷하게 취급되던 목각병은 그로부터 2년 뒤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목각병을 가진 사람과 관계를 맺은 사람이 어느 날 목각병을 가진 사람에게 흡수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와 동시에 목각병을 가진 사람들의 몸이 빠른 속도로 나무로 변화하기 시작했다.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는 모를 일이었다.
우리는 그렇게 멸망했다. 목각병에 걸린 나무는 생명체들만을 집어삼켰다. 날아가는 새들이 사람이었던 나무에 앉아 잡아먹히고 목각병이 걸린 아이가 가족을 잡아먹고 작은 물푸레나무가 되고, 그런 세상이 되었다.
이제 이 세계에는 산 생명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오직 정체 모를 건물들과 함께 목각인이 살아가고 있을 뿐. 자연을 해친 것에 대한 복수로 자연은 우리와 하나가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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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일은 화살을 하나 꺼내들고 석궁에 장전하며 호흡을 가다듬습니다.
게이트의 클리어 조건은 흐릿하지만 알 것 같습니다. 이런 게이트들은 미로형의 성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즉, 제대로 길을 찾아 클리어하고 나가는 문을 지키는 몬스터를 토벌해야만 하겠죠.
그 과정에서 목각인에게 닿았다간, 꽤나 귀찮은 일을 겪게 될 것이라는 것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자, 게일. 준비 되셨습니까?
첫 게이트 클리어를 시작해보죠. 게일의 첫 행동은 무엇입니까?
익숙한 숲의 향기가 난다.
그러나 숲에 우짖는 새의 소리며, 풀벌레 소리까지. 그 어떤 것도 들리지 않는다. 숲은 살아있되 죽어있는 것이나 다름없이 고요하였다.
사실 어찌 보면 아이러니하다고 볼 수도 있는 일이다.
드넓은 초원과 사바나를 오가며 살던 유목민족의 일원이 초원보다는 숲에 더 익숙하다는 것이 말이다. 그러나 그것이 바로 초원의 일족이던 게일이 숲을 동경하게 된 까닭이었음이다. 초원의 수평만 보고 살던 소년이 어느 순간 수직의 나무들로 가득한 수해(樹海)를 보았을 때의 충격은 이루 말할수 없었으니.
숲의 향을 깊게 들이쉰다. 풀내음이 향긋하되, 그 향긋함의 끝에서 죽음의 짙은 악취가 느껴진다.
# 서브 특성 '야생 잡학 사전'의 지식을 통해 주위를 경계하며 숲의 환경과 특징을 파악하려 시도합니다. 망념 10으로 주위의 지형, 식물, 동물(있다면), 그리고 잠재적인 위험 요소를 확인합니다. 적들뿐만이 아니라 숲의 자연적인 위험 요소를 식별하려 시도합니다.
정확히 어떤 행동을 하려고 합니까?
너무 많은 행동을 한 번에 하려고 하지 말고, 정확한 목적을 말해주세요.
# '야생 잡학 지식' 으로 주위의 식물들을 둘러봅니다.
주위를 살펴봅니다.
으음... 꽤나 울창한 녹음들이 눈에 띕니다. 대략 여러가지 나무목들이 뒤섞인 바람에 그것들을 하나하나 나열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게일의 눈에는 그것은 특별한 것으로 보이진 않습니다.
아직은 뭐가 뭔지 딱히 모르겠다. 특히 게이트라는 것의 생태는 더욱 그러하다. 목각병에 걸린 나무들이랬나. 적어도 당장 제 눈에 보이는 것은 거기서 거기인 나무들 뿐이다. 그렇다면 멀리서 조사하는 방법이 딱 하나 있다.
#석궁의 시위를 장전하고, 시야에 잡힌 가장 멀리 떨어져있고, 가장 덜 위협적으로 보이는 나무에 사격을 가해 봅니다.
석궁에 화살을 씌우며 게일은 생각합니다.
부족의 전사 중 한 사람은 어린 게일을 가르칠 때 말을 남겼습니다.
숲 안에선 모든 것을 의심하라. 고.
화살을 감고, 쏘아내면 화살은 바람을 뚫고 원하는 궤적에 명중합니다.
그리고.
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젊은 여성의 고통에 찬 소리가 숲을 메아리치듯 울리기 시작합니다. 그 소리에 따라 숲이 미친 듯 휘청거리며 따라 소리를 지르고, 곧 땅이 미친듯이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이 지역을 빠져나가야 합니다!
"허허."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에 가까웠다. 과연. 아무런 움직임 없이 무정물인 것을 가장한 듯 하였으나 모든 숲의 식물들이 죄다 목각병이란 것에 걸린 놈들인가보다.
발을 감싼 신발을 슬쩍 내려다본다. 과연 네가 제 몫을 할수 있을지 보자꾸나.
호랑이가 사냥을 위해 뛰쳐나가기 직전, 몸을 웅크리는 것처럼. 엄청난 힘을 가졌으면서도 동시에 매우 은밀하고 치명적인 사냥꾼인 숲의 주인. 그 원시적 본능에 몸을 내맡긴다.
용수철이 튕기듯 달려나가는 질주는 순간적이었다. 그는 폭발적인 힘으로 땅을 밀어내고, 다리는 강렬한 보폭으로 앞으로 나아간다.
더 세게. 더 빠르게- 바람처럼, 범처럼.
#망념 20을 신속에 투자하여, 호랑이의 질주를 흉내내어 위험 지역을 벗어나기 위해 달립니다.
두 다리만으로 어쩔 수 없다는 듯, 게일은 손으로 땅을 짚고, 상체와 하체를 튕겨대며 앞으로 쏘아나갑니다.
바람이 피부에 닿고, 뿌리와 나뭇가지들이 쏘아지며 게일을 집어삼키려 하는 것을 아슬아슬하게 피해내며 수없이 내달린 끝에. 더이상 숲이 소리치지 않는 곳에 서서 고개를 들어올립니다.
녹색의 무언가는 찾을 수 없는, 파괴된 건물들의 틈새 속.
누군가가 낡은 엽총을 들고 게일에게 겨누고 있는 것이 느껴집니다.
" 정지. "
그 외에도 총이나 활, 돌멩이와 같은 것들이 게일을 향하고 있습니다.
" 누구지? "
그중에서도 낡은 엽총을 들고 머리를 포니테일로 대충 묶은 듯한, 무리의 리더로 보이는 여성이 게일에게 묻는군요.
바람과 하나가 되어, 질주한다. 바람처럼. 질풍처럼.
양 손까지 흙에 젖어들어가는 것을 느끼지만, 어쩔 수 없었다.
그렇게 한참을 내달렸을까. 질주의 반동으로 심장이 두근거리는 것이 느껴진다. 아직 자신이 살아있음을 증거하는 것처럼. 허나 방금 전까지 등 뒤에 불어오던 바람은 방향을 바꿔 불고, 그에 따라 희미한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
그는 본능적으로 두 손을 들어올려 비어있는 양 손을 내보인다.
"숲에서 도망쳐 나왔소."
낯선 이를 보자마자 쏴버리지 않고 적어도 신원을 확인하려 한다는 것은, 그래도 아직 이들의 상황이 외지인을 경계할 지언정 자신들 이외의 살아 움직이는 것을 무작정 사살해야 살아남을 지경까지는 닿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그렇기에 게일은 최대한 조심스럽게 자신의 의도를 밝힌다.
"자세한 것은 밝힐 수 없소만... 숲 속에서 꼭 찾아야 할 것이 있소. 다만 그 과정이 여의치 않더구려."
#대화
" 그걸 우리가 어떻게 믿지!? "
스트레스의 문제인지. 신경질적인 소리가 무리 속에서 터져나옵니다.
" 저렇게 무기까지 들고 있는 녀석을 믿으라고? 저놈이 초기 목각인이면 어쩌라고!!! "
" 맞아! "
그 혼란이 길어질 즈음.
총을 든 여성이 손을 들어올리자 모든 소리가 침묵으로 바뀝니다.
" 이해해주길 바라. 세상이 이모양 이꼴이 된 후론... 알잖아? 멀쩡한 놈들 찾아보기 힘든 세상이 되기도 했거든. "
그녀는 총을 게일에게 겨누며 가볍게 으쓱입니다.
" 무기 내려두고 손 올려. 걱정 마. 나쁜 녀석이 아니란 확신이 들면 그 무기 돌려줄테니까. "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오."
자신이었어도 이들과 같은 상황이라면 경계부터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다만 이쪽에서도 외려 무기를 온전히 내맡기는 것은 다소간의 꺼려짐이 있다는 것을 부디 양해해 주길 바라오. 저만치 떨어진 곳에 잠시 던져 두리다. 그 정도는 배려해 주실 수 있겠소?"
그러면서 양 쪽 모두에게 다섯 발자국쯤 떨어진 땅을 가리킨다.
사실 의념 각성자로서 정 안된다면 의념으로 몸을 강화한다는 비장의 수도 하나쯤 남아있고 말이다.
#협상 시도합니다
" 아저씨. "
아직 젊은 게일에게 아저씨라니!
하지만 게일은 별로 신경쓰지 않고 고개를 끄덕입니다.
" 무기를 내려놔. 이건 경고야. 괜한 자존심 부릴 것 같으면 다시 뒤로 꺼지고. "
철컥. 하는 소리와 함께 엽총이 게일을 겨누고.
창과 활, 그런 것들이 다시금 게일에게 겨눠집니다.
" 겨우 안정화된 아지트에 사람 하나 덜 넣어도 문제는 아냐. 무기가 그리 소중하면 저 뒤쪽에 있는 숲에서 무기랑 사는 건 어때? "
아저씨... 조금 억울한 감은 있었지만 그저 어깨를 으쓱하며 고개를 끄덕인다.
"잘못 생각했던 것 같구려."
#일단은, 무장 해제에 동의합니다.
게일은 무기를 대충 적당한 수풀로 내던집니다.
흐흑... 아빠 다녀올게 무기야!!!
" 천천히 안으로 걸어와. "
게일은 손을 든 채로 건물 안으로 향합니다.
... 꽤나 특이한 형태입니다. 그리고, 예민한 게일의 코를 귀찮게 하는 것은 매우 독한 약의 향기입니다.
이 주위에 나무가 없는 이유도 알 것 같군요.
" 그래. 정체 모를 방문객 씨. 환영해. "
아까 보았던 엽총을 들고 있던 여성이 게일을 바라보며 말합니다.
" 내 이름은 이나연이야. 그래서. 어디 출신이지? "
던져둔 수풀의 위치를 유심히 기억해 둔다. 주위의 풀과 지형지물의 위치 정도 알아두면 나중에 어떻게 되든 회수하러 오기 편할 테니.
"그리 하겠소."
여전히 적대할 마음이 없다는 것을 알리듯 양 손을 적당히 치켜든 채 건물 안으로 들어선다. 눈이 빠르게 주위를 훑으며 특정지을만한 단서가 없는지 찾는다.
"게일 치누크라고 하오. 보다시피 떠돌이라 특별히 어느 곳에 속한 적은 없었다오. 세상이 이리 되고 난 뒤로는 더욱 의미없는 일이고 말이오."
#떠돌이 사냥꾼이오.
" 오케이 미치광이 하나. "
그녀는 무기를 내려놓고 손을 흔듭니다.
모두의 눈이 어째 게일을 불쌍한 청년 보는 눈으로 바뀐 것만 떼놓으면 말입니다...
Tip. 연기를 해보세요.
내가 이런 세계에 살고 있었다면, 아니라면 내가 이런 상황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를 캐릭터의 성격에 덧붙혀 표현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허허..."
조금 난감한 듯이, 저를 보는 눈길들이 달라진 것을 느낀다.
"이제 손은 내려도 되겠소?"
#대화
" 응. 괜찮아. "
그녀는 살짝 게일에게 다가와 속삭입니다.
" 사람들은 길 잃은 떠돌이보다 미치광이를 더 동정하는 법이거든. 이런 세상에선 어쩔 수 없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