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1~10 어장 ¶
- -1- 단련을 거듭하는 것.
검에 대한 가르침..
일반반의 수업을 슬쩍 보았을 때. 일반반의 수업은 딱히 성현의 맘에 들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성현의 마음에 들 법한 수준의, 검에 대한 가르침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을 찾아야만 하는데. 그런 경험을 가진 사람은 이 학교에 몇 없습니다.
1. 미리내고등학교 교장 '해결사' 이춘원
2. 미리내고등학교 특별반 총교관 '검귀' 한지훈.
둘 중 하나를.. 찾아가보나요?
교장 선생님은 직책이 있어보여서 잘 모르겠다.
고민이나 궁금한게 있다고 교장 선생님을 찾아가기엔 뭔가 무리가 있다.
총교관님이 검에 대해 아는게 있어 보이셨지.
한번 물어보러 가야겠다.
# 2 총교관 한지훈에게 찾아간다.
성현은 총교관 한지훈을 찾아갑니다.
지훈은 자리에 앉아 휴식을 취하다가, 성현이 들어오자 자신의 의념을 방출해 손을 휘젓는 것으로 간단히 의자를 불러와 성현을 바라봅니다.
" 궁금한 게 있는 것 같은데. 앉아서 얘기해도 괜찮겠지? "
"앗 예."
의념을 저렇게도 쓰는구나. 일단 의자에 앉았다.
"검은 배우고 싶은데요. 여기 일반반에서 하는 수업으로는 부족한거 같아서요."
"좀 더 개선된 검을 배울 방법이 있을까요?"
#질문한닷
" 개선된 검이라.. 어떤 검을 말하는거지? "
지훈은 천천히 물어옵니다.
" 검劍이라는 무기는 수많은 방향으로 나뉘어져. 단지 그 기본이 휘두르고, 베고, 찌른다는 것에서 시작될 뿐. 누구에게나 맞는 검은 다르고 배우는 검술도 달라. "
휘두르고, 찌르고, 벤다.
모든 검의 기본에 대해.. 지훈은 얘기하고 있지만. 성현이 바라는 대답은 아닙니다.
그것을 아는지, 지훈은 성현의 시선을 보고 웃습니다.
" 아마 네가 바라는 거는, 검을 쓰는 법이 아니라. 좀 더 윗단계의 검술을 배우고 싶은 모양인가보네? 단순히 무기술로 칭해지는 검이 아니라, 그 위 경지에 대한 검 말야. "
교관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예."
"제가 어떤 검을 봤었는데... 그 검에 다다르기에는 좀 더 뭔가 부족한것 같아서요."
"그 검을 뭐라... 설명은 못 하겠는데. 그러니까 지금 제 수준으로는 설명 조차 어려운 그런 검이예요."
#검에 대한 설명
" 자신의 경지에서 아직 닿을 수 없는 검이라.. "
지훈은 기억을 떠올리다가, 천천히 숨을 내쉽니다.
" 뜬구름같은 이야기야. 왜냐면 난 세상에 존재하는 어지간한 검술은 대부분 아는 편이야. 내 스승님이 바로 검성이시니까 말야. "
그런 지훈이 모르는 검술.
당연합니다. 그 검은, 성현이 미래에나 배우는 검술이니까요.
" 그래도. 알려주지 않을래? 그 검술. 어떤 모습이었는데? "
"어떤 검술이었냐면..."
그 검의 모습을 다시 더듬어 본다.
"양손으로 검을 잡고 서있었어요."
"단순한듯 곧았어요. 뿌리 깊은듯이 중심이 무겁게 잡혀 있고, 빠른것보다도 정확했어요."
"무언가 수천 아니 수십만번 반복한것은 마지막으로 내보이는 듯이..."
그러나 말로는 설명이 아무래도 되지 않았다.
사탕을 입안에 넣었을때 그것을 말로 설명하기 위해서는 수십개의 단어를 몇초간 내어야 하지만,
미각과 촉각 시각은 단숨에 모든것을 말해주는것처럼.
"실례가 아니라면... 그때 봤던 기억을 토대로 제가 검을 휘둘러 봐도 될까요."
그 꿈속의 검을 따라잡기 위해 나는 계속 검을 휘둘렀었다.
그러나 한참, 전혀 그 검에 가까워 졌다는 느낌은 없지만...
내가 보고 느끼고 뭘 따라가려는지 그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허락을 받고 꿈에서 보았던 휘둘러지는 그 검의 모습을 최대한 집중해 천천히 재현해 본다.
"어떤 검술이었냐면..."
그 검의 모습을 다시 더듬어 본다.
"양손으로 검을 잡고 서있었어요."
"단순한듯 곧았어요. 뿌리 깊은듯이 중심이 무겁게 잡혀 있고, 빠른것보다도 정확했어요."
"무언가 수천 아니 수십만번 반복한것은 마지막으로 내보이는 듯이..."
그러나 말로는 설명이 아무래도 되지 않았다.
사탕을 입안에 넣었을때 그것을 말로 설명하기 위해서는 수십개의 단어를 몇초간 내어야 하지만,
미각과 촉각 시각은 단숨에 모든것을 말해주는것처럼.
"실례가 아니라면... 그때 봤던 기억을 토대로 제가 검을 휘둘러 봐도 될까요."
그 꿈속의 검을 따라잡기 위해 나는 계속 검을 휘둘렀었다.
그러나 한참, 전혀 그 검에 가까워 졌다는 느낌은 없지만...
내가 보고 느끼고 뭘 따라가려는지 그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허락을 받고 꿈에서 보았던 휘둘러지는 그 검의 모습을 최대한 집중해 천천히 재현해 본다.
검을 쥐고, 아무리 휘둘러보아도 손에 느껴지는 감각은 낯설기만 합니다.
손에 익지 않은 검의 문제이기도 했지만 검을 펼칠 수준도, 육체도 피어오르지 않는 것 같은 감각이 떠나질 않습니다.
그런 답답함 속에서 수 차례, 검을 휘두르던 성현에게 지훈은 천천히 손을 뻗습니다.
" 좋아. 흠.. "
지훈은 성현을 옆으로 물린 채. 자신의 옆에 끼워진 세 자루 검을 바라봅니다.
" 하나만 말해줄게. 일단 네 수준에서 펼치긴 힘든 검술이 맞아. 왜냐면 이 검술. "
의념 발화를 베이스로 하거든. 하고.
지훈은 천천히 검을 뽑아듭니다.
그가 가장 자주 사용하는 일번검은 아니었고, 강한 적을 상대하는 세번째 검도 아닙니다.
다만 그가 사용하는 것을 본 적 없다는 두번째 검이, 흉흉한 예기를 뿜으며 이 곳에 머릴 들이밉니다.
" 잘 느껴둬. 내가 직접적으로 네게 보여줄 수 있는 기회는 딱 한번이니까. "
곧,
세계가 흑빛으로 물드는 것 같은 착각이 성현의 전신을 두드리기 시작합니다.
검게 물든 세계 속에서 단지 한 사람.
한지훈만이 흑백 속에서, 흐릿한 선을 가진 채. 움직이고 있습니다.
모든 것의 검술
" 지금. "
배워냈다.
탈혼검
오의
추혼령
그 검을 어떻게 표현하는 것이 맞을까요.
단지 자신에게 쏘아지는 검격을 바라보며, 성현은 억지로 검에 대한 모든 것을 쑤셔넣으려 합니다.
중심은 아래에서, 빠르게 하늘을 향하고, 춤추듯 아래로 내려옵니다. 검은 매우 느립니다. 육안으로 보아도 쫓을 수 있을 만큼 느린 검.
자신의 검인데도 실제로 펼쳐보았을 때. 별로 좋아보이지 않는단 실망이 이어지기도 전.
욱여넣듯 무겁게 쇄도하는 검이 성현의 몸을 스치고 지나갑니다.
탈혼脫魂.
그 이름에 어울리는, 검.
탈혼검(1/???)
아직. 성현에게는 한참이나 먼 검입니다.
자신도 미래에, 미래에서야 완성한 검이니만큼. 당장 완성할 수는 없겠지만.
완전히 모르는 것과 아는 것에는 그만한 차이가 있을겁니다.
검술을 펼쳐낸 후.
한지훈은 검을 검집에 집어넣곤, 성현을 바라봅니다.
" 스승님이었다면 아마 이 검을 순식간에 분석하셨겠지만. 난 아쉽게도 검성 수준으로 검을 배우진 못해서 말야. "
장난스러운 미소로, 잘 봤어? 하고 묻습니다.
" 말했다시피. 내가 보여줄 수 있는 기회는 이게 끝이야. "
"우와... 엄청났어요. 더 좋은 단어가 안 떠오를 정도로요."
내가 시인이거나 좋은 작가 였다면 더 뛰어난 글자들로 검을 설명할 수 있지 않았을까?
아쉽다. 표현할 수 있는 단어가 더 많았다면 그 표현한 글자들을 머리에 더 담아 둘 수 있었을텐데.
"이게 분석이 안된 수준인건가요? 엉성한 제 재현을 보고도 너무나 엄청난 검으로 표현해 주신것 같은데요."
"그것도 말 그대로 꿈 해매는 듯한 그런 걸 보고 휘두를 검을 말예요."
감사합니다. 하면서 고개 숙여 인사했다.
"아...! 잊기 전에 수련장에 가서 연습해봐야 겠어요."
"이 검을 수련을 할때 필요할거란 조언 같은게 있을까요?"
#대답을 듣는다
" 말한 것처럼? "
지훈의 말은 간단합니다.
지금 네 수준에선 연습조차 불가능하다.
" 간단해. 검술 자체가 기술의 고고함에서 오는 깨달음의 영역에 있어. 그러니 그걸 펼치기 위해선 의념 발화가 필요하고, 의념 발화를 얻기 위해선 최소한 무기술이 A랭크는 되어야겠지. 그 과정에서 기술의 경계를 넘기도 해야겠고 말야. "
지훈은 그렇게 말하며 성현을 바라봅니다.
" 급하게 생각하지 마. 당장 빠르게 강해지고 싶다고 해서 뛰는 게 아니라 날려고 하면 아무것도 되지 않아. "
그 눈빛은, 어딘가 급한 성현에게 말하는 것 같습니다.
" 당장은 경험을 더 쌓고, 기초를 다듬어야겠지. 아. 만약에 얘기하는거긴 한데. "
장난스런 미소가 입가에서 사라진 채, 지훈은 무표정으로 성현을 바라봅니다.
" 억지로라도 펼쳐보려 하지 마. 그 순간 네 팔. 다신 못쓰게 될테니까. "
"기억..."
노트를 꺼내서 끄적끄적 적는다.
검술을 배운다. 기초를 쌓는다. 의념 발화를 연습해 의념 역량을 늘린다. 기술의 경계를 넘어라.
"해둘게요."
지금과는 차원이 다른 경지의 기술이니 역시 그런것이겠다.
"그래도 아시잖아요. 이런 것은 꿈과 같아서... 적어두거나 다시 해보지 않으면 기억속에서 바로 사라져 버리는걸요."
꿈을 꾸어본 사람은 다 알거다. 아름다운 꿈이었던 놀라운 선율이 흐르는 음악이 있는 꿈이었던 너무나도 끔찍한 꿈이었던.
다시 기억하고 되내이지 않으면 잊고 만다.
"무리는 하지 않을거예요. 단지 그 모습을 기억하는 방식으로 제 검을 휘둘러 보고 싶어요."
"무엇보다 억지로라도 하면 팔을 못 쓰게 된다잖아요..? 하하하..."
"그런데 제가 억지로라도 그런걸 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네요."
#대답을 듣는다
" 지금은 눈으로만 기억하라는 얘기야. "
지훈은 성현의 등에 매달린 검자루를 툭 치며 얘기합니다.
" 너에게는 아직 검술의 상狀이 없었어. 단지 네 기억 속에 있었던 그 검술을 예로 계속해서 검을 단련한거지. 그래서 네 검에는 결정적인 게 없어. "
지반.
지훈은 그 말을 내뱉습니다.
" 차라리 잊는 게 나아. 이 검은 네가 상狀을 맺는 것에서 넘어서. 검의 생각念을 읽을 수 있어야 제대로 배울 수 있거든. "
이것 때문에 나도 고생 좀 했었지. 하고 웃습니다.
" 지금은 검을 어떻게 휘두를지만 생각해. 괜히 이 검을 어설프게라도 행동하는 순간 네게 상이 남거든. 잘못된 상은 검을 상하게 만들고 검의 생각을 해치게 돼. 그리 되면 그 누구도 해결할 수 없어. "
즉. 지훈은 지금 자신의 나름대로 걱정을 표하고 있는겁니다.
탈혼검은 상狀. 즉 형태를 넘어 검의 의지念를 표현하는 기술이기에 아직 검의 상을 맺지 못한 성현이 어중간히 표현하려는 순간 돌이킬 수 없다는 말입니다.
" 그리고. 이것만 네 검은 아니잖아? "
의문스런 분위기를 남기며 지훈은 말을 꺼냅니다.
" 나도 그런 경험이 있어. 푸른 하늘을 닮은 검을 휘두르는 내 모습을 본 적 있거든. "
그순간의 추억을 생각하듯.
입가에 미소가 맺혀있습니다.
" 어떤 변화가 있을지 모르기에 삶이라더라고. "
"검의 상을 맺는것을 넘고... 념을 표할 수준..."
다시 끄적끄적 적어둔다.
"즉 나쁜 버릇과 자세가 될 수 있으니 기반이 될 것을 배워두라는 거군요?"
모습을 따라하기만 하면 겉만 같은 가짜만 될 수 있다. 그런것과 같을것 같다.
"네... 그럼 그 기반을 좀 더 알아가봐야 할것 같네요. 성심 성의껏 상담 해주셔서 감사해요."
#땡큐한다
지훈은 어깰 으쓱이며 감사를 받습니다.
# 수련장으로 향한다
수련장으로 향합니다.
오늘은 그래도, 특별반인 성현이 들어오더라도 딱히 신경을 쓰는 학생들이 보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검술수련. 망념 60소비.
검술이 아니라 무기술 - 검입니다.
이런 사소한 부분은 참고해주세요..
무기술 - 검의 숙련도가 3% 증가하였습니다.
검의 상과 념... 이것에 대한 것도 찾아봐야겠다.
#헌팅 네트워크로 상과 념에 대해 정보를 찾아본다
검색해보지만 검색되는 결과는 없습니다.
아무래도 지훈이 알려준 정보는 상당히 상급의 정보였던 것 같습니다.
더 나은 검으로 가는건 꾸준한 반복이다.
# 망념 78을 이용해 무기술 - 검 수련
무기술 - 검의 숙련도가 4% 증가합니다.
수련 시 망념의 증가량은 가능하면 0을 맞춰주시기 바랍니다. 소숫점 이하의 숫자에선 높힘과 내림으로 처리하기 때문에 진행에 상당히 불편이 늘어나게 됩니다.
앞으로 헌터로서 일 하게 될테니까 헌터로 움직이는 방식을 배워야지.
의념을 운용하는 법을 배우는 수업 같은게 있을까?
#의념 운용을 배울 방법을 찾아보자.
/유우의 하도록 하지!
의념 연구학의 로카 바니에르가 있지만, 그녀는 특별반과 일반반. 두 곳을 모두 담당하고 있습니다.
수업을 듣는다 하더라도 의념의 활용은 모두에게 다른 방식이기에 성현이 기대하는 방식을 듣긴 어려울겁니다.
오늘은 수련의 각이 느껴졌다.
빡세게 그리고 끝까지 수련해보자.
#망념 42 -42(잔여망념) = 0, 도기코인 8개 이용해 수련 + 190망념을 이용해 수련
무기술 - 검의 숙련도가 13% 증가합니다.
- -2- 아직은 때가 아니야
- 오늘도 진이 빠지는 수련이었어...
물론 조금씩 나아지는 느낌은 있는데 뭔가 이것만으로는 부족한거 같다.
뭐가 부족한걸까?
더이상 수련할 기운도 없고 시간도 있으니 내가 다닐 학교를 좀 돌아다녀보자.
#학교를 돌아다녀보자!
성현은 가벼운 발걸음으로 학교를 돌아다닙니다.
이상하게 오늘따라 학교의 분위기가 무거운 듯한 느낌이 듭니다.
들리는 소리들에 의하면, 3세대 준영웅 가디언들이 학교에 다수 방문했다고 하네요.
그 이유로 언급된 것이.. 다윈주의자 때문이라고 합니다.
가디언! 문과 출신 지망이었던 나도 알고 있는, 모르는 사람이 없는 자들이다.
다윈주의자는 테러단체 뭐 그런거 였던거 같은데..? 자세히는 잘 모르겠다.
만나보거나 아니면 멀리서라도 뭐 하러 왔을까 구경 가볼 수 있을까.
이런 사람들을 볼 기회는 적기도 하니까.
#소문을 쫒아 그 사람들이 어딨는지 한번 가보자
적절히 들리는 소문들을 더해 찾아가본 결과.
같은 특별반인 파필리오가 두 사람과 대화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한 쪽은 에릭 하르트만, 한 쪽은 유진화로 보이네요.
와! 진짜 가디언이 왔네?
신기하다!
와!
... 그런데 와서 봐도 구경말고는 없는걸.
특별반으로 향하려나 보다.
나도 특별반이니 따라가봐도 괜찮을거 같아.
#조용히 쫄쫄 따라간다.
조심스럽게 따라갑니다!
이미 인기척이 들킨 것 같긴 하지만.. 딱히 신경 쓰지 않는 것 같네요!
다음 상황은 파필리오의 진행 상황과 이어집니다!
우악! 갑자기 허공에 뭔가 이상한 현상이 일어났는데 그걸 뭔가 책으로 뭘 한거 같다.
뭔가 되게 되게네.
따라와 봤는데 이야기가 심각한 모양이다.
심각하긴 한데 뭔가 어디서 본 장면 같다.
어디서 봤나..?
아 그래. 영화 같은데 보면 은퇴한 특수부대 요원을 찾아가선 '은퇴한건 알고 있지만, 세상을 위해 네 힘이 필요하다' 하는 그 장면이잖아!(선배 이름중에 나랑 동명이인 분도 있다는 것도 놀랍다)
역시 가디언이니까 이런 장면도 있구나.
그런데 나 이거 듣고 있어도 되나..?
그렇다고 내가 흐름 끊기도 그러니 쫒아낼때까지 들어보고 싶다.
궁금하잖아...
#계속 구경
가만히.. 듣습니다.
띡.
띡.
띡.
어지러움을 표현하는 법은 여러가지가 있을 것이다. 가령 하늘이 빙빙 돈다거나 균형을 제대로 잡기 어렵다는 식으로 말이다. 그러나 오늘은 그런 날과는 조금 달랐다. 말 그대로 아무 표현도 없이 '어지럽다'는 감각만 있었으니까. 비어버린 술잔에 동그란 얼음을 세 개. 그 위에 술을 조금 따라넣은 채 티비로 눈을 돌린다. 한참을 떽떽거리며 혼자 떠들고 있던 티비의 말들이 목적이 생기자 자연스럽게 스며들기 시작했다.
티비에선 한 가디언이 나와 이야기를 이어갔다. 다윈주의자의 리더가 죽었지만 상당수의 가디언들이 죽었고, 그 과정에서 유명 가디언 몇몇이 죽었단 이야기였다. 그 틈에는 익숙한 이름들이 많았다. 나폴레옹.. 온사비아부터 미다스 이혜연, 사라시벨의 이소윤과 같은. 신 한국의 유명인들의 이름이 흘러나왔다. 그 앞에는 가디언 협회의 높으신 분들이 그들의 이름 아래 조화를 놓으며 '넋을 기립니다' 같은 소릴 하고 있었다.
"하여간."
높은 분들의 생각은 비슷하겠지. 저걸 통해 자신들의 이름을 높이고 싶었을거다. 그리고 그 결과로 이 혼란을 '영웅들이 있었기에 우리들은 다시금 평화를 이륙했습니다.' 하고 넘어가려 할 것이다.
티비는 다시금 흐려진 집중 속에서 이야기를 흘러냈다. - 에서 - 가 왔다니, - 를 - 가 잡았었느니 하는 이야기들 말이다. 그것들을 마시며 잔을 홀짝였다. 지금의 여유를 잃고 싶진 않았다. 다시금 티비는 저 혼자 떠들어갔다.
띡.
성현은 순간 바닥에 주저앉고 맙니다.
갑작스러운 순간이지만, 보아선 안 될 것이 보인 것만 같습니다.
두 손이 파르르 떨리기 시작하고, 순식간에 눈 앞이 검게 물들어갑니다.
소리들이 멀어지고 있습니다.
.......198..........199..................
.......................................................................
................................................................................
...........................................................................................................
200..................................................................................................
..........................................................................
2.0.1?
아직은 아냐.
익숙한 목소리가, 성현의 귀를 괴롭힙니다.
아직. 네 모든 눈물을 주지 않았잖아. 그치?
천진난만한 아이의 목소리.
성현은 겨우 눈을 뜹니다.
온 전신이 고통을 토해내고 있습니다.
성현의 망념이 200으로 증가합니다.
미래를 확인한 대가는 잔혹합니다.
다음 진행 전까지 모든 망념을 처리하지 못할 경우, 무기술 - 검의 랭크가 한 단계 하락합니다.
" 어이. 괜찮아? "
에릭은 성현을 바라보면서 한숨을 쉽니다.
곧 그의 책에서, 수많은 페이지들이 떼어지고 그것이 두 사람을 감쌌을 때.
에릭은 가만히 성현을 바라봅니다.
" .. 많이 물어보진 않도록 할게. "
에릭은 성현에게 가까이 다가옵니다.
" 너. 빛이 아니라 다른걸 봤지? "
"으아악!"
뭔가가 지나갔다... 그리고 온몸에 남는 기이한 고통...
누구지? 저 목소리 아는 목소리인데...
"빛이요..?"
#고통때문에 헉헉 거리며 물어본것에 답해본다.
" 똑바로 말해. 그렇지 않으면 네게 도와줄 수 있는 게 없으니 말야. "
에릭은 꽤 단호한 표정으로 성현을 바라봅니다.
제대로 설명해야만 합니다.
기회는.. 단 한번입니다!
"잠시만요... 저도 좀 정리를 하고 있어서요..."
일어난 상황을 정리하자. 숫자를 세며 집중하자.
0에 1을 더해 1. 1에 2를 더해 3. 3에 2를 더해 5. 5에 3을 더해 8. 8에 1을 더해 9. 9에 2를 더해 11...
"휴우..."
빛을 보았냐.
가디언과 사비아. 지한 교관을 찾아온 이유.
신 한국의 유명인들의 이름.
사망 소식. 사망자 목록에 포함된 온사비아.
공적인 방송.
다윈주의자의 리더 사망.
왜일까. 이 상황에 이런것들에 대한 비전이 보인게.
꿈이 아닌 이런적은 없던것 같은데.
이걸 어떻게 믿게 설명할까.
"온사비아가 죽을지도 몰라요."
"뿐만 아니라 미다스 이혜연, 사라시벨의 이소윤도요. 그 결과 다윈주의자 리더도 사망하는데... 어떻게 인지는 저도 모르겠지만 그냥 그런 일이 일어날거다."
"TV에서 그런 방송을 하는것을 봤어요."
#본것에 대한 설명을 한다.
성현의 말을 들으며, 순간적으로 피를 토해내면서도 에릭은 겨우 말을 들어갑니다.
" .. 후우. 그렇다고. "
에릭은 짧게 한숨을 쉬고 성현에게 묻습니다.
" 넌. 예언자인가? "
예언의 존재는 아주 먼 과거, 예언자를 중심으로 천천히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이들의 예언은 확정되지 않았고, 유동된 미래 중 하나를 보여줄 뿐이기에, 에릭은 성현에게 묻는 것입니다.
" 아니면. 너도 거래를 했나? "
삐 -
들리지 않는 묵음으로, 에릭이 무언가를 말하기 시작합니다.
- 안 돼. 아직 들려줄 수 없어.
소년의 목소리가 귓가를 괴롭힙니다.
" ... 소용 없겠군. "
명백히.-- --- --
에릭은 그 말을 마지막으로 성현을 바라봅니다.
" 고맙다. 도움이 됐어. 별로 좋진 않지만.. "
"저도 잘... 모르겠어요. 이게 예언인지, 일어났던 일인지, 망상인지..."
심지어 나도 이게 뭔지 모를 무언가.
"얼마전까지는 그저 꿈인 줄 알았는데. 꿈이 아닌건가요?"
반신반의 하고 있던 일들. 그 꿈의 내용.
그런게 설마 정말로..?
"뭔가 알려주실 수 있는게 있나요?"
#날 보고 있다면 정답을 알려줘
책의 겉면을 만지며, 에릭은 잠시 눈을 감습니다.
어디까지 받아들여아 할지, 어디까지 받아들여선 안될지. 그런 생각들로 머리가 어지럽고, 망념으로 인한 통증이 몸을 짓누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들어야만 합니다.
하늘 높이 검을 짓켜들고 휘둘렀을 때.
친구들과 술잔을 기울이며 건배를 외치고, 누군가와 손을 잡았을 때.
피가 흘러 강물처럼 내리고, 그 앞에서 두 손을 떨었을 때.
그 모든 것이.
꿈이 아니라면?
" 하나는 말해줄 수 있겠어. "
에릭은 생각을 마치고 성현을 바라봅니다.
" 꿈 따위가 아냐. 어쩌면.. 미래에 일어날지도 모르는 일이지. "
무언가가 머리를 후려치는 게, 차라리 나을 정도로.
어지러운 생각들이 성현을 짓누릅니다.
정신력이 크게 감소하였습니다.
빠른 시일 내에 회복하지 않으면 통제권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 괜찮.. 진 않아보이네. "
에릭은 한숨을 쉽니다.
" 일단. 내가 말해줄 수 있는 부분은 여기까지야. "
곧, 결계를 이룬 페이지들이 다시금 책에 스며들기 시작합니다.
" 부정하진 마. "
그게 현실이니까.
곧, 성현은 천천히 눈을 뜹니다.
.. UHN에서 제공한, 특별반 전용 기숙사.
푹신한 침대에서 정신을 차리며 성현은 웃습니다.
그 모든 것들이.
그 모든 장면들이.
그저 스쳐가기에, 중요하지 않고 얼핏 떠오른 것들이.
모두.
꿈이 아니었다니.
"하하하..."
꿈의 절망감과 우울이 다 진짜 였다.
현실감이 없었다. 그렇지만 너무 진짜이고 차갑게 그리고 빠르게 다가와서 이걸 현실이라 받아들이기 힘들다.
갑자기 나타난 현실감에 머리속이 제대로 정리되지 않는다.
좀 자면서 쉬어야 겠다.
#수면을 취하면서 조금 정신을 쉬어둔다.
- -3- 상담
- 성현은 잠에 듭니다..
.......
개운하지 않습니다.
정신력이 미미하게 회복됩니다.
TIP. 회귀자가 미래를 보고, 그것이 분명 이뤄진단 사실을 알게 된다면. 단지 자신이 꿈을 꿨다는 것이 아닌. 진짜 있었던 일임을 알게 된다면 어떤 충격을 받을까요?
지금 성현의 상태는 위태롭습니다. 망념도, 정신도. 둘 다 극한에 몰려있죠.
먼저 망념을 해소하고, 그 뒤에 정신을 수습할 방도를 찾아보도록 합시다.
잠에서 일어났다.
꿈을 꾸진 않았지만, 꿈이 아니란건 안다.
아직 잘 기억 하고 있다.
내가 소중히 여기던것들,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 그리고 바라는것 까지 죄다 망가질 그 사태가.
그 일은 일어날 것이다...
그러면 나는...
#수련장으로 향한다.
일반 수련장으로 이동합니다.
꿈... 아니 이제는 꿈이라 하기 어려울까.
내가 본 그 광경에서 나의 세상은 무너졌다.
더이상 나아갈 길 없어 무릎꿇고 울고 있었다.
그러나 그럼에도... 포기하지는 않았다.
악착같이 다음을 내다보고 있었다.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라는 감정으로.
검을 잡자.
검에서 손을 놓지 말자.
그래. 꿈은 진실이었고 그것은 현실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내가 할 일은 바뀌지 않는다.
꿈에서 일어났을때 내가 느낀 강박증이 무엇인지. 그 초조함이 무엇인지 알것 같다.
나는 나아가야 한다. 나만이 그 광경을 제대로 보았다.
나는 계속해야 한다. 나만이 그 감정을 이해하고 있다.
나는 반복해야 한다. 나만이 그 미래가 와닿음을 안다.
검을 휘둘러야 한다.
치열하게 싸워야한다.
계속 나아가야 한다.
그 때보다 더 강해야 한다.
그 때보다 더 굳세게 마음 먹어야 한다.
그 때보다 더 나은 선택으로 나아가야 한다.
나를 구할 수 있는건 후회를 넘어서 선택하는것이다.
그리고 지금 내 첫 걸음은 검일 뿐이다.
#망념 150이용 무기술 검 수련
무기술 - 검의 숙련도가 7% 증가합니다.
수련을 마친 직후, 치솟기 시작하는 망념이 목에 갑갑하게 느껴집니다.
팔은 반복과 시간의 휴유증으로 떨리고 있었지만 손은 그럼에도 검을 쥐고 있었습니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갑작스럽게 들은 진실이 다시금 눈을 괴롭게 했으니까요.
억지로,
검을 들어올립니다.
내려칩니다.
찌릿.
그렇지만 그런 마음을 모르듯, 검은 바닥에 내팽겨쳐집니다.
손은 더이상 접히지 않습니다. 과도한 수련의 영향인지. 정신이 제정신이 아닌 느낌입니다.
Tip. 아직 성현의 정신력은 제대로 회복되지 않았습니다. 과도한 육체적 행동을 자제하고 정신력의 회복을 권고합니다. 낮은 정신력은 여러 효율을 감소시키며 전투 중 광증으로 아군을 공격할 수도 있음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의념 상담사를 찾아가자
상담사를 찾기 위해선 상점가로 가야만 할 것 같습니다.
이동합니까?
#상담가를 찾기 위해 상점가로 이동하자
상점가로 이동합니다!
#의념 상담가를 찾아가보자.
성현은 발걸음을 조금 헤맨 끝에 가게를 찾아냅니다.
'미광 상담소' 란 간판을 달고 있는, 을씨년스런 분위길 풍기는 건물이긴 하지만.. 이 곳에 상담사가 있다는 얘길 헌팅 네트워크를 통해 확인하기도 했고. 일단 싸다니까 이 곳밖에 답이 없는 것 같기도 합니다.
괜찮은걸까. 상담소라기엔 뭔가 상담소 같이 안 생겼는데.
하지만 가깝고 찾아서 나오는 장소가 여기 뿐이야. 들어가보자.
#미광 상담소로 들어가자
성현은 느린 걸음으로 미광 상담소로 들어갑니다.
낡은 건물 외관과는 다르게 올라가는 길은 꽤 관리가 잘 된 듯, 깔끔한 형태입니다. 이따금 벽에 균열이 있거나, 색 바랜 부분들이 몇 보이긴 하지만 있을 법한 흔적들이고요.
몇 층을 올라가 문에 '미광眉獷'이라는 한자가 새겨진 문 앞에서 성현은 천천히 문을 두드립니다.
똑, 똑,
" 들어오세요. "
안에서 들리는 목소리는 매우 굵직합니다.
천천히 문을 열자 자리에서 일어난 채 성현을 바라보는 남자가 보입니다. 키는 190을 얼핏 넘는 듯 했고 상당히 발달한 근육이 눈에 탁 띄이는 것이 상당한 강자의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습니다.
" 손님. 이 곳은 상담소입니다. 혹시 돈을 빌리러 오셨거나 한다면 제가 아는 곳이 없어서 그런데.. 혹시.. 목적이..? "
꽤 험상궂은 얼굴로 어떻게든 웃음을 지으며 남자는 성현에게 물어옵니다.
저 얼굴 때문에 일수업을 하는 사람으로 착각을 받은 적이 있는 모양이군요..
"느아으아... 죄송합니다 돈 없어요... 아니 돈 빌리러 온건 아니고요..."
강하고 덩치 있는 남자에게 살짝 쫄았다.
게다가 나 혼자라 더 무서워.
"그... 혹시 어... 의념 관련 상담소... 라고 알고 왔는데 맞나요?"
#무셔
그의 조심스럽던 표정은 성현의 대답을 듣고 활짝 웃는 미소로 바뀝니다.
진지하게 저 아저씨. 족보를 거슬러 올라가면 어머니나 아버지 쪽이 오크가 아닐까 생각이 드는 외모입니다!
" 하하! 잘 찾아오셨습니다! 맞습니다. 일단 이건 제 명함.. "
조심스럽게 명함을 꺼내자 성현도 조심스럽게 명함을 받아듭니다.
미광 상담소장, 1급 의념 상담사 조 일광이라는 이름이 새겨진 것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 많은 분들이 외모나 분위기를 보고 무서워 하시더라고요. 은퇴한지 벌써 10년은 넘었는데. 무섭다고 하는 분들도 많고 어떤 분은 상담사가 따로 있고 전 경빈줄 아시는 분도 있었습니다. "
그는 성현이 말하기 편하도록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여러 이야기를 꺼냅니다.
곧 따뜻한 믹스 커피 한 잔이 내어집니다.
" 그럼. 상담비는 1000GP입니다. 상당한 망념을 소모하기 때문에 가격이 좀 세다는 점은 이해 부탁드립니다. 그래도. 상담 효과는 확실하니 걱정 마시고요. "
일광은 카운셀링용 노트를 들고와선 성현을 바라봅니다.
상담을 받으시려면 상담 내용을 올려주세요!
"아앗 예 죄송합니다. 저도 놀라버려서."
은퇴한 사람이라면 헌터 일 쪽 하던 분일까?
명함을 받는다.
"반갑습니다 조...일광 상담가님."
상담에만 1000GP라니 비싸다!
효과는 확실하다는데... 어차피 다른 방법도 없고. 할 수 밖에 없다.
"예... 여기 입금이요."
#1000 GP를 입금한다.
성현은 1000GP를 지불합니다.
" 그럼.. 상담을 시작해보죠. 무슨 일로 저희 상담소를 찾으셨습니까? "
멘탈 리딩
일광에게서 흘러나온 의념이 천천히 성현에게 스며듭니다. 어지러웠던 정신을 누군가가 받쳐주는 듯, 정신이 조금 견고해지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자.. 상담을 시작해봅시다.
나는 그 꿈에서 뭘 느꼈을까.
그 피와 진흙이 섞인 진창 같은 곳에서 죽을때.
볼펜을 잡고 종이위에 그 끝을 얹어 시작했다.
그 꿈에서 나는...
"나는..."
"슬픔이 느껴졌어요."
손이 조용히 움직인다.
"어떻게 사람이 저렇게나... 슬플 수 있을까. 그렇게나 후회되고 절망그러울까."
"저 사람을 위해 뭔가 더 할 수 있었을텐데. 더 나아갈 수 있을거 같은데 그러면 더 더 뭔가 조금만 더..."
상처입고 지친채 쓰러진 내 모습이 그려진다.
그런데 그것은 더 바라는 듯 허공으로 손을 뻗어 검을 잡는 듯 하다.
"그렇게 되어도 나아 갈 수 있을 것 같은데 하고."
#느꼈던걸 그린다
조용히 손이 움직이며 백색으로 물들어 있던 도화지 위에 수많은 색들을 새겨넣기 시작합니다.
남자는 검을 붙잡고 있습니다. 머리색은 어두웠습니다. 검을 쥐고는 있었지만 검끝은 바닥을 향해 있었고 그 주위론 수많은 뼈와 살. 시체들이 강을 이루었습니다. 하늘은 붉은 색으로 물들어 아이가 장난처럼 칠한 새빨간 크레파스로 하늘을 그린 것처럼 보였고 그의 옷깃은 너덜거렸으며 허리는 굽어진 채로 남은 팔로 벽을 지지대 삼아 걷고 있는. 성현이 그곳에 있었습니다.
삶이란 다르지 않은 것입니다. 내가 보아온 것, 내가 겪어온 것. 그것들을 회상할 수 있기에 삶이라 하며 특별하지 않은 하루와 특별한 한 시간이 존재하기에 삶이라 하는 것입니다. 모든 것에 특별함의 가치를 부여할 수는 없겠지만 성현은 지금의 시간에 답답함을 느끼면서도 또 어쩐지 후련한 감각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슬펐으니까요.
친구가 죽었고 동료로 생각했던 이들은 싸늘한 무덤이 되어 이제 더이상 만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고급스런 와인을 병째로 들이키며 서로의 미래에 건배를 외치던 그 시간은 이제 없었고 누군가의 등을 두드리며 내일은 좀 더 나을 거라 얘기할 수도 없었습니다.
그렇기에 마모되어가며 흩어지는 마음으로 성현은 검을 붙잡고 있었습니다. 이제 자신에게 남은 것은 그것뿐이었으니까요.
그곳에는 재앙이 있습니다.
커다란 불, 두 개의 투구를 쓰고 하나의 거대한 왕관을 진 채 성현을 내려보던 것을 향해.
성현은 검을 들어올렸습니다.
푸화아아악
거대한 불길을 토해내어 땅을 지옥의 영토로 삼고, 마침내 성현의 육신마저 휩쓸려 하는 그것에게 성현은 검을 들어올리고 있었습니다.
탈혼검.
육신을 넘어, 저것에 닿을 수 있는 것은 오직 길 뿐.
그렇기에 무엇보다도 견고히 두드린 나의 검을 들어올려서.
오의
완성된 단 하나의 검을 들고 성현은 자신의 의념을 토해냅니다.
끝, 끝. 그 끝이라는 듯 할 수 있다고 속삭이는 목소리들을 무시한 채.
저 불을 토해내는 오만한 지옥에게 성현은 검을 휘두르고 있습니다.
추혼령.
검이 허공을 가르고,
의념은 하나의 의지가 되어 성현의 세상을 그어냅니다.
그것의 왕관에 닿아 떨어지는 금가루에 눈길을 둔 채.
성현은 눈물을 흘리고 있었습니다.
닿을 수 없었으니까요.
자신의 수준으로는.
더이상.
나아갈 수 없었을테니까요.
" 나아감이란 누구에게나 존재하는 것입니다. 비록 그것이 앞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뒤로 움직이는 것이라도, 아니면 옆으로 움직이는 것이라도 결국 그것은 어디로든 나아감을 말하고 있습니다. "
일광은 깊게 빠져드는 성현의 어깨를 잡고 조금의 힘을 줍니다. 미약한 고통 속에서 성현이 그 날 보았던 장면에서 빠져나올 길을 열어, 천천히 말을 이어갑니다.
" 내가 할 수 있을텐데, 해야만 하는데. 그 감정들은 누구에게나 존재하는 것. 그렇다면 당신이 할 수 있는 것은 검을 휘두르는 것이라 하였지요. "
그는 단호하게, 하지만 확신에 찬 채로 성현의 어깨를 짓누릅니다. 슬슬 아파지기 시작한 고통에 성현이 얼굴을 찌푸리기 시작할 때.
" 그렇다면 그때에 후회했던 것들, 그가 슬퍼했던 것들의 자취를 따라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 길을 똑같이 가라는 것이 아니라. 그의 모습을 돌아보고, 그의 행동을 기억하며, 그의 언어를 떠올려보십시오. 그리고. 그것들을 찬찬히 살펴보십시오. 한다는 것에는 알아본다는 것이 선행되기 마련입니다. 지금도 당신은 미래에 일어날 일이니까. 당연히 이루어질 것이니까. 라 생각하며 그것을 어찌 바꿀지 고민할 뿐. 그것이 어떻게 일어났을지에 대해선 생각하지 않고 계십니다. "
그는 천천히 손을 뗍니다.
" 아쉽지만 저희의 상담은 여기까지입니다. 아무래도, 당신은 해답을 찾으신 것 같아서 말이죠. "
밝은 건치를 보이면서, 씩 웃는 일광의 미소는. 그의 혐악한 외모와는 달리 어쩐지 기분 좋은 느낌을 들게 만듭니다.
" 막히는 것이 있다면 언제라도 찾아주십시오. 미광 상담소의 조일광 소장이었습니다. "
망념이 120 증가합니다.
정신력이 최대치로 회복되었습니다!
나는 어떤 미래를 본다.
실은 그것은 잘 보이지는 않는다. 뭐라고 하나 어렴풋이 꿈결 처럼 느낀다... 라고 할만 하다.
그곳에서 기억나는것이 있다. 근육사이로 느껴지는 통증. 흔들거리는 관절. 찢어지는 듯한 폐와 가슴.
그리고 손에 느껴지는 무거운 검의 무게.
그 검을 다시 잡아보고 싶다.
그리고 그 너머로...
"악! 아악 아파욧 아팠!"
깊은 고민은 이내 어깨에 눌리는 고통으로 깨지고 말았다.
"으... 예 고마워요. 마음이 가벼워진 느낌이 드네요."
#고마워요 상담맨
인사를 하고 나옵니다!
- -3.5- 2개월
- 현성현은 검술을 수련하는 한편 게이트를 공략하며 여러 헌터들과 친분을 다졌습니다. 그러던 도중 특별반에 하달된 영월 기습 작전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