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디
1. 외형 ¶
결조(潔楚)한 앞머리가 이마를 고요히 덮고, 유순한 흑갈색의 머리칼은 물결처럼 어깨 아래로 흘러내린다. 푸른 기가 감도는 눈동자는 유리구처럼 투명하지만, 머물 곳을 찾지 못한 잔광이 느리게 부유한다. 피부는 부드럽고 옅은 색을 띠며, 양 뺨엔 마치 도장처럼 찍힌 흑삼각형 마크가 대칭을 이룬다. 오프숄더 스타일의 메이드복엔 검은 리본이 달려 있고, 키는 160cm 정도로 체구가 작아 그마저도 살짝 커 보인다. 말갛게 떠 있는 표정 속에도 이따금 엉뚱한 생각이 불쑥 튀어 오른다.
머리 위에는 누가 보면 진짜라고 믿을 만큼 정교한 토끼 귀 장식이 자리하고 있다. 본인은 어디서 받았는지 잘 기억하지 못하지만, 벗으면 뭔가 마음이 불안해져 별다른 이유 없이 늘 쓰고 다닌다. 괜히 시선이 쏠릴 때면 그것이 스스로 움찔거리는 듯한 착각이 들기도 한다.
머리 위에는 누가 보면 진짜라고 믿을 만큼 정교한 토끼 귀 장식이 자리하고 있다. 본인은 어디서 받았는지 잘 기억하지 못하지만, 벗으면 뭔가 마음이 불안해져 별다른 이유 없이 늘 쓰고 다닌다. 괜히 시선이 쏠릴 때면 그것이 스스로 움찔거리는 듯한 착각이 들기도 한다.
2. 성격 ¶
말갛고 명랑한 말투 속에 이상한 여백이 느껴지는 아이. 항상 장난스럽고 엉뚱한 말로 주위를 웃게 만들지만, 그 웃음은 타인을 관찰하는 태도에서 비롯되며, 무엇이 진심이고 어디까지가 연기인지 쉽게 가늠되지 않는다. 실수해도 딱히 부끄러워하지 않으며, 혼나면 그 틈을 파고들어 웃으며 빠져나온다. 사과와 도발을 한 문장에 섞어 말하고, 상대가 당황하는 모습을 보면 입꼬리부터 올라간다. 본인은 모른 척하지만, 그런 순간이 꽤 좋은 모양이다.
그래도 사람에게는 금방 정이 든다. 혼자 있을 때는 괜히 조용한 소리에 귀를 기울이기도 한다. 자신의 정체성이나 과거에 대해선 애써 무심한 척하지만, 사실은 어느 쪽에도 발을 딛지 못한 채 머물러 있다는 자각을 품고 있다. 그 불안을 감추려 장난처럼 웃지만, 엉뚱한 감정이 자꾸만 비어져 나온다. 그녀는 귀여운 척을 하는 것이 아니라, 원래 그런 기질이어서 그렇게 말하고 웃는 것뿐이다.
가끔 손님이 '그 귀, 진짜야?' 하고 웃으며 묻는 날이면, 코토리는 일부러 대답하지 않는다. 모른다는 말은 언제나 쉬운 쪽에 속하니까, 잊은 척하는 쪽이 더 오래 견딜 수 있는 거니까 그렇다.
그래도 사람에게는 금방 정이 든다. 혼자 있을 때는 괜히 조용한 소리에 귀를 기울이기도 한다. 자신의 정체성이나 과거에 대해선 애써 무심한 척하지만, 사실은 어느 쪽에도 발을 딛지 못한 채 머물러 있다는 자각을 품고 있다. 그 불안을 감추려 장난처럼 웃지만, 엉뚱한 감정이 자꾸만 비어져 나온다. 그녀는 귀여운 척을 하는 것이 아니라, 원래 그런 기질이어서 그렇게 말하고 웃는 것뿐이다.
가끔 손님이 '그 귀, 진짜야?' 하고 웃으며 묻는 날이면, 코토리는 일부러 대답하지 않는다. 모른다는 말은 언제나 쉬운 쪽에 속하니까, 잊은 척하는 쪽이 더 오래 견딜 수 있는 거니까 그렇다.
3. 기타 ¶
원래는 사메 학원의 학생이었다. 온화한 성적표와 조용한 책상머리의 풍경 속에 있었으나, 어느 날 '학생회 이중 출석 사건'이라는 이상한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그녀가 학생회 정기 회의에 참석했다는 기록이 두 군데에서 동시에 발견된 것이다. 하나는 본래의 회의실, 다른 하나는 존재하지 않는 시간에 작성된 사전 보고서 속이었다. 두 기록 모두에 그녀의 서명이 있었지만, 정작 그녀 자신은 어느 쪽에도 확신을 갖지 못했다. "아무래도 기억을 날조하는 거 아니야?" 그 말이 퍼지기 시작하자, 사람들은 조금씩 그녀를 피하기 시작했고, 코토리는 별다른 해명 없이 학교를 떠났다.
이후 Tuna's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으나, 첫 출근 날 메이드복을 건네받았을 때, 익숙하지 않은 색감과 천의 감촉 앞에서 잠시 말을 잃었다. 그럼에도 일손을 내려놓지 못하는 자신을 어색하게 여기면서도, 지금은 메이드복의 주름과 리본 매무새가 낯설지 않게 느껴진다. 점장의 기묘한 생태와 손님들의 정체불명스러운 대화에 종종 눈을 끔뻑이면서도, 달리 할 수 있는 말이 없어 침묵으로 하루를 덮어낸다.
그녀는 여전히 어딘가로 돌아가는 방법을 모르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후 Tuna's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으나, 첫 출근 날 메이드복을 건네받았을 때, 익숙하지 않은 색감과 천의 감촉 앞에서 잠시 말을 잃었다. 그럼에도 일손을 내려놓지 못하는 자신을 어색하게 여기면서도, 지금은 메이드복의 주름과 리본 매무새가 낯설지 않게 느껴진다. 점장의 기묘한 생태와 손님들의 정체불명스러운 대화에 종종 눈을 끔뻑이면서도, 달리 할 수 있는 말이 없어 침묵으로 하루를 덮어낸다.
그녀는 여전히 어딘가로 돌아가는 방법을 모르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