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진행 ¶
- -1- 신입생
- 입학하고나서 예상치 못한 오토나시양의 부탁으로 그녀의 의뢰를 도운 뒤
나는 지금 훈련장으로 향하고 있었다.
'지금 내게 가장 시급한일은 변한 의념에 적응하는거야.'
애시당초 아카데미에 입학하려고 마음먹은 이유는 체계적인 가르침이 성장에 큰 도움이 될것 같았기 때문이다.
당분간은 꼭 필요한게 아니면 의뢰보다는 수련에 초점을 맞추자.
# 훈련장으로 이동하겠습니다.
수련장으로 이동합니다.
수련장에.. 특별반이.. 셋.......!!!!!!
수련장에는 이미 2명의 선객이 자리잡고 있었다.
한명은 큰 풍채를 가진 남성으로 꽤나 정교한 마도를 능숙하게 다루고 있었고 한명은 나에 비해 확연히 어려보였지만 한눈에 보더라도 나보다 좋은 검술을 펼치고 있었다.
여기 와서 만난 사람들은 하나같이 비범한 실력을 가지고 있었다.
"나도 내가 할 수 있는걸 해야지"
타인과 비교해가며 자신을 깎아내리는건 좋지않다. 그저 매순간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할뿐
'당장 무리하게 의념의 속성을 꺼내쓰려는건 역효과다'
어설프게 의념의 속성을 섞으려하면 오히려 나쁜 영향을 줄 수 도있다.
지금은 의념을 담을 기초가 될 검술을 더욱 단련하도록하자.
# 무기술 - 검을 망념 100을 소모하여 수련하겠습니다.
무기술 - 검(B)의 숙련도가 5% 증가합니다.
"후우..."
흐르는 땀을 닦아내고 숨을 가라앉힌다.
'한번에 너무 무리하게 수련을 하는 것은 역효과이니 검술 훈련은 여기까지만하자.'
그리 생각하고는 나는 얼마전에 입수한 책한권을 꺼내들었다.
"요정걸음이라..."
얻게된 경위는 잘 기억나지 않지만 얼핏 봤을때 꽤나 유용한 기술의 설명이 적힌 책이였다.
익히려면 지금이 가장 적합한 때 일것이다.
#요정걸음 기술서를 사용하겠습니다.
요정걸음(F)
의념의 흐름을 타고 순간적으로 먼 거리를 뛰어넘는다.
획득합니다!
#(질문: 근처에 고아원을 운영하고있는 성당이나 교회 혹은 고아원이 있습니까?)
대치동에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기술서는 생각 이상으로 좋은 책이였다.
"새로운 기술을 이렇게나 빠르게 익힐줄은..."
기술서의 습득을 마치고나서 나는 간단하게 샤워를 마친 뒤 교실로 향했다.
뭔가 내가 생각한 학교와는 많이 차이가 있었다.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수업과 훈련을 받는게 학교인줄 알았는데 실제로는 거의 학생에 자율에 맞겨지는거 같다.
"저기..."
교실에 도착해서 공부를 해볼까 생각한 나에게 누군가 말을 걸었다.
# NPC와 대화하겠습니다
누군가가 말을 걸었다고 제가 말씀드린 바 있나요?
없습니다. 캡틴의 처리를 본인 스스로 유도하지 말아주세요.
기술서는 생각 이상으로 좋은 책이였다.
"새로운 기술을 이렇게나 빠르게 익힐줄은..."
기술서의 습득을 마치고나서 나는 간단하게 샤워를 마친 뒤 교실로 향했다.
뭔가 내가 생각한 학교와는 많이 차이가 있었다.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수업과 훈련을 받는게 학교인줄 알았는데 실제로는 거의 학생에 자율에 맞겨지는거 같다.
'모처럼 학교에 왔으니 다른 학생들과 친분을 다져봐야지'
나는 그런 생각을 하며 교실로 향했다.
#NPC와 조우를 시도하겠습니다. 특별반 교실로 향하겠습니다.
특별반으로 향합니다.
어느정도 자유가 확립된 특별반답게, 아무도 없군요.
없어. 아주
싸악 다
나갔어
!!
"..."
교실은 텅 비어있었다.
"역시 내가 학교를 잘못알고있었나."
나는 씁쓸한 마음에 교실에 앉아서 책을 폈다.
"공부나 해야겠다."
나는 학교에서 받은 전투학 교과서를 폈다. 비록 학문적인 교육은 카티야에게 받은게 전부지만 전투학이니 어느정도 혼자 공부할 수 있으리라.
"...:
모르겠다! 하나도 모르겠다!
의념 충격상이 뭐야? 델타 브레이킹? 기술 이름인가?
나는 그제서야 카티야가 나에게 이론적인 부분은 생략한체 감각적인 의념사용법만 알려준걸 깨달았다.
"일단 물어볼 사람을 찾아야..."
나는 여러가치 이유로 피곤해진 정신을 뒤로한채 교사를 찾아 교무실을 향하기 시작했다.
# 교육을 해줄 교사를 찾아 교무실로 이동합니다.
교관실로 이동합니다!
특별반의 담당 교관은 셋 정도가 남아있네요.
총 교관 '한지훈'
인성학 '엘터 더글리온'
의념학 '로카 바니에르'
누구에게 가볼까요?
교관실에 도착하니 자리에는 세명의 교관님들이 자리하고 계셨다.
'저분은 내가 편입 면접때도 계셨던 분이다.'
분명 성함이 한지훈 이라고 하셨섰다.
"실례하겠습니다 교관님. 잠시 시간 괜찮으신가요?"
나는 그나마 면식이 있는 한지훈 교관님께 다가가 말을 걸었다.
#한지훈 교관에게 대화를 시도하겠습니다
알렌은 한지훈에게 다가갑니다.
세 자루의 검 중, 유독 날카로운 검을 기름 먹인 천으로 닦아내던 총교관은 알렌의 말에 고갤 끄덕입니다.
" 시간은 괜찮지. 왜? 누가 왕따라도 시켰어? "
'오늘 교실에서 아무도 만나지 못한걸 왕따라고 해야할까'
괜히 실없는 생각이 머리에 스치지만 떨쳐내고 본래의 용건을 말씀드렸다.
"번거롭게 해드려서 죄송합니다. 다름아니라 혼자 자습을 하던도중 제가 배움이 짧아 혼자서는 알 수 없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실례가 안된다면 공부에 도움을 받아도 괜찮을까요?
# 한지훈 교관에게 공부(전투학)에 관하여 가르침 과 도움을 요청하겠습니다.
" 흠? "
그는 천천히 주위를 둘러보다가, 전투학의 담당인 옌 리오가 없는 것을 보곤 고갤 끄덕입니다.
" 좋아. 어떤 도움이 필요하지? "
무언가가 궁금한지. 정확한 질문이 필요합니다!
#(질문: 위키에서 념에 관한 설명은 의지나 마음 같이 추상적인 부분만 적혀있는데 념에도 배워야 할 체계화된 수식이나 공식같은게 있습니까?)
우리들이 마음을 공식화할 수 있나요?
비슷합니다. 념이란 것은 결국 우리들 각자의 깨달음이나 생각에 따라 달라지는 것. 무언가를 확언할 수는 없어요.
"감사합니다. 가장 먼저 질문 드리고 싶은 부분은 념에 관한것입니다."
나는 교과서에서 념 쳅터를 펼쳤다.
념이 어떤 방식으로 힘으로 전환되는지 그리고 추상적인 부분을 느낄 수 있는 요령이 있는지 알 수 있을까요?"
나는 델타 브레이킹이나 의념 충격상보다 우선적으로 념에 관해 조언을 구했다.
저런 체계적인 수식과 공식을 가진 학문은 정규 수업시간에 묻는게 더 효율적일고 감각적인 부분이 우선되는 념에 관해 배우는것이 추후 나 혼자 공부할때도 더 효과적일것이다.
# 념에 관하여 한지훈 교관에게 배움과 조언을 구하겠습니다.
한지훈은 가벼운 고민을 거칩니다.
" 그러니까.. 가끔 그런 검들이 있잖아? 귀도라거나 마검이라거나 성검이라거나 하는 검들. 그런 검들은 기본적으로 무언가를 압도할 수 있는 성능을 가지고 있거나, 검에 자아가 붙거나 해서 그런 이름이 붙는다고 하지. 넓게 보면 그것 역시 념이라고 볼 수 있어. "
그는 닦아내던 검의 검면으로 알렌을 비춥니다.
지독하게도 하얀 빛을 내는 듯한 검, 베어내겠다는 감정이 뒤섞여 만들어진 듯한 검신에 알렌은 어쩐지 빠져드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 무소향의 념은 '베어낸다'에 집중되어 있지. 검사들도 어렴풋이 느낄 때가 있어. 아주 좋은 검이라도 자기 손에 맞지 않다거나, 쓸모 없는 검도 자신의 손에 맞을 때가 있지. 아니면 나뭇가지를 베어낼 때는 그리 잘 들던 검들이 살을 베어야 할 때는 베이지 않는 경우도 있어. "
그는 장난스런 미소를 지으며 검을 들어올립니다.
그대로 검을 휘둘러 알렌을 베어냅니다.
살을 가르는 듯한 착각, 죽음이 짖혀드는 듯한 감각이 물밀듯 느껴지지만..
두 눈을 뜨고 있는 알렌은 어렴풋이 알고 있었습니다. 베였지만, 베이지 않았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을 한지훈이 해냈다는 것을요.
" 념을 다룰 수 있게 되면 이런 단계에 다다를 수 있게 되지. 자신의 무기의 념이 베어낸다에 있지만, 이 검을 완전히 이해하고 나면 검의 의지에 거스르거나 유도할 수 있게 돼. 나는 너에게 검을 휘두르면서 네가 다치질 않길 바랬고, 무소향은 그것을 이뤄냈지. 내 념念이 그런 결과를 원했기 때문이야. "
그는 천천히 검집에 검을 집어넣곤, 의자에 등을 기대어 눕듯 합니다.
" 그래서 념을 이해하게 되면 무기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새 지평을 열게 된단 이유가 그거야. 자신의 의지에 따라, 무기의 힘을 조절하거나 그 방향을 조절할 수 있게 되니까 말야. 이게 어떻게 되느냐고 묻는다면 몰라. 미안하지만. "
스스로의 머릴 툭툭 두드리며 웃습니다.
" 나도 죽을 위험을 겪어가며 깨달은 거거든. "
백번 말하는거 보다 한번 보는게 낫다는 말이 이렇게 어울리는 경우가 있을까.
그의 말에 한마디 한마디에는 누구나 느낄 수 있을만큼 큰 무게가 실려있었지만
그가 보여준 한번에 검술, 베어냈지만 베지 않은 모순이 된 검술은 알렌에게 정말 커다란 충격으로 다가왔다.
다리의 힘이 풀리는 느낌이 든다. 진작부터 알고는 있었지만 이걸로 다시한번 뼈저리게 알게되었다.
'나는 따위로 여겨질만큼 격이 다르구나...'
이 한번에 검격에서 나는 많은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감사합니다. 교관님 많은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나는 찰나의 시간동안 많은 가르침을 준 교과님께 감사를 표했다.
#한지훈 교관에게 경의와 감사를 전하겠습니다.
한지훈은 감사를 듣고, 가볍게 고갤 주억이기만 합니다.
"이제 돌아가도록 하겠습니다. 가르침 정말 감사합니다."
나는 교관님께 인사를 한 뒤 교관실을 빠져나왔다.
'무언가 보일것 같다.'
가슴이 뛴다. 역시 미리내 고등학교에 오길 잘했다.
'옛날처럼 무소속 헌터로 의뢰만 받아가며 살았으면 나는 분명 정체되었겠지'
이 한번에 가르침이 나를 극적으로 변화시키진 않겠지만 이런 것들이 하나둘씩 쌓인다면 분명 카티야를 구하는데 더 가까워지리라.
'시간이 조금 늦었지만 다시 수련장에 가자'
나는 교관님께 배운 가르침을 바탕으로 수련하기위해 수련장으로 향했다.
# 수련장으로 향하겠습니다.
수련장으로 이동합니다.
오늘은 수련장이 한적하네요. 좋습니다!
수련장에 도착해서 내가 가장 먼저 한건 한지훈 교관님이 보여준 검을 다시 떠올리는 거였다.
'교관님조차 죽을고비를 넘겨가며 익힌 것이라고 하셨지'
하물며 지금에 내가 찰나의 가르침을 가지고 큰 성취를 기대하긴 힘들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매일매일 계속된다면 아주 조금 무언가 달라지리라 믿는다.
나는 교관님의 가르침을 떠올리며 검에 집중하였다.
# 망념 110 으로 검의 념 훈련을 시도하겠습니다.
시도해봅니다.
음...음...으음..으흠..오!
하나도 모르겠습니다!
생각해보십시오. 애초에 알렌은 지금까지 '과거사'의 형태로써 경험을 쌓았을 뿐. 실제 진행 중 '전투'를 겪은 바 없습니다. 거기에 더해 한지훈 역시도 '수많은 전투를 겪던 중 깨달았다.'고 하였죠. 한지훈은.. 이렇게 언급하기에 잘 모르실 수 있겠지만. 단 13명 뿐인 영웅의 자리에 언젠가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실히 언급되는 세계관 최고급 재능자중 한 사람입니다.
그런 사람도 수많은 실전과 과정 속에 깨달은 것이 념念입니다. 그런 념은 실전 없이 훈련으로만 얻을 수 없으며, 그 단초 역시 레스주 본인의 깨달음과 생각, 탐구를 통해서만 얻을 수 있습니다.
아주 미미하게, 검끝이 떨리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어떻게 보면.. 이것도 나름 좋은 결과 아닐까요? 검끝을 끝내주게 떠는 능력이 있어요!
'틀렸다. 전혀 알 수 있는게 없다.'
기대와 달린 검끝이 떨리는것 외에는 무엇도 느낄 수 없었다.
'역시 혼자 수련하는걸로는 안되는 경지인것 같네.'
교관님도 죽을 고비를 극복하고 익힌 것이라 했으니 훈련으로는 알 수 없는것도 당연한 건가.
'소득이 없는 건 아니야.'
당장 검끝이 떨리지 않았는가? 아무것도 없는것 보다야 몇배는 나았다.
앞으로 의뢰를 수행 할 때는 되도록 념을 의식하면서 행동하자.
그렇게 훈련을 마친 뒤 나는 훈련 외에 학교에서 할 수 있는게 무엇이 있을지 생각했다.
그러던 도중 방대한 자료를 가지고 있는 자료실을 떠올렸다.
'카티야가 닫은 초대형 게이트의 관한 정보가 있을지도 몰라.'
카티야와 관련된 정보를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나는 자료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자료실로 이동하겠습니다.
자료실 입장 권한이 없습니다!
자료실의 도착하고 난 뒤
'입장 권한이 필요하다니...'
나중에 특별반 학우들에게 권한을 얻는 방법을 물어봐야겠다.
"일단 뭐라도 먹어야겠다."
나는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식당으로 향했다.
#식당으로 이동하겠습니다.
식당으로 이동합니다!
평범한 식사에는 GP가 소모되지 않지만, 특식을 구매하는 데에는 GP가 소모됩니다.
오늘의 특식은 '스테이크 덮밥'입니다. 가격은 800GP네요!
"800GP?!"
생각 이상의 가격에 나도 모르게 큰 소리가 나와 버렸다.
"평범한 식사는 가격이 괜찮지만 특식이라..."
예전이였다면 '이 돈이면...' 하면서 거들떠도 안보겠지만
"먹을거로 아끼는거 만큼 꼴사나운것도 없다고 했었지..."
나는 카티야가 정말 드물게 나에게 화냈던 때를 떠올리곤 스테이크 덮밥을 구매했다.
#스테이크 덮밥을 구매하겠습니다.
구매합니다!
아주 노릇노릇한 스테이크가 올라간.. 덮밥이 나옵니다.
알렌은 사치가 온 몸을 휘감는 듯한 맛을 느낍니다. 아주.. 기분 좋은 감각입니다!
하루 동안 건강 스테이터스가 + 10 증가됩니다!
"맛있다."
맛있었다. 맛있는데...
"역시 돈이 아까워..."
음식을 먹고난 뒤 느껴지는 묘한 고양감과 상실감을 동시에 느끼며 식당을 빠져 나왔다.
"그건 그렇고 이렇게까지 다른 사람들을 만나지 못할줄이야."
카티야에게 들었던 학창생활을 생각하며 입학했을때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것을 생각했었지만 아직 제대로 된 대화를 나눈 사람은 적었다.
"특별반에 있던 사람들은 여러가지로 바빠보였으니 일반반쪽으로 가볼까."
여러의미로 낮선 이 학교에서 가볍게 대화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나면 좋겠다는 기대를 품고 나는 일반반 쪽으로 향했다.
#일반반 복도쪽으로 이동하겠습니다.
일반반 복도 쪽으로 이동합니다.
알렌의 모습을 본 일반반 학생들은, 알렌을 거부하듯 길을 터줍니다.
"?"
특별반과는 다르게 일반반 복도쪽은 학생들이 많이 있었다. 그런데...
'나를 피하고 있잖아?'
어째선지 다들 나를 피하고 있었다.
짚히는 이유는... 일단 초면이니 내가 이들에게 잘못해서 그런건 아닐것이다.
그렇다면 생각나는 이유는 두가지 정도
'내가 일반 학생들보다 나이가 많아서거나, 특별반이 일반반이랑 사이가 안좋거나.'
아니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저렇게 꺼리진 않는다. 그렇다면 역시 특별반과의 관계가 좋지 않기 때문일것이다.
'어떻게 해야할까.'
소통의 부재는 오해와 잘못을 부른다.
같은 학교의 학생인데 이렇게 사이가 틀져있는건 꽤 슬픈일이였다.
'조금씩 친분을 만들어 가보자.'
조금씩 서로 알아간다면 언젠가 특별반과 일반반의 벽도 허물 수 있을것이다.
일단 나 부터 말을 걸어보자. 작은 변화부터 시작하는거다.
"저기 안녕?"
#일반반 학생 한명에게 인사를 건내겠습니다.
모두는 알렌의 행동을 '무시'하듯 합니다.
모두 꺼려진다는 듯 알렌을 꺼리는군요.
말을 건 학생도 기분 나쁘다는 듯 자리를 뜹니다.
'생각보다 골이 깊은거 같네.'
나는 쓴웃음을 지었다.
아무래도 일반반쪽에서 특별반을 거부하고 있는걸로 보였다.
'아직 학생들이라서 그런지 밀어내는 방식은 귀여운 수준이긴 한데...'
카티야와 다니면서 혹시 다른 길드와 같이 행동할 일이 있을때 나와 카티야는 무시와 모욕을 당하는것이 일상이였다.
그나저나 무엇이 저 아이들을 저렇게 행동하게 하는걸까.
역시 특별반이라는 간판을 질투하는걸까? 아니면 더 깊은 이유가 있는걸까?
무엇이 이유든 그저 안타까울 뿐이였다.
'사람의 호의를 받아들이기 힘든 시대지.'
세삼스럽게 카티야가 떠오른다. 그녀가 있었다면 이럴때 어떻게 해야할지 알려줬을까?
지금 당장 나 혼자 이 아이들의 감정의 골에 닿는것은 좋지 않아 보인다.
'혼자 다닐때는 괜찮았는데 주변에 사람이 보이니 괜히 외로워지는거 같네.'
나는 언젠가 이 감정의 골을 매울 수 있기를 바라면서 특별반 교실로 향했다.
#특별반 교실로 향하겠습니다.
특별반 교실로 이동합니다.
얼핏 보기에도 거대해보이는 책들로 산을 쌓아두고, 그것들을 느긋하게 기대어 읽고 있는 인물이 보입니다.
아마 알렌보다 조금 빠른 시기에 편입한 학생으로 알고 있습니다. 다른 특별반 학생들과 교류는.. 가장 적은 편이라고 알고 있고요.
송골매 이자현.
아마 그게 그녀의 이름이었을 겁니다.
교실에 도착하니 한 여성분이 책에 둘러싸인채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저 모습 프로필에서 본 기억이 있다.
분명 나 보다 조금 이른시기에 편입한 이자현 씨일것이다.
'방해가 되지 않게 조용히...'
나는 조심스럽게 그녀의 옆자리에 자리를 잡았다.
"안녕하세요?"
그녀의 옆자리에 앉은 뒤 나는 지금 그녀에게 말을 거는게 그녀를 방해하는게 아닐까 하는 고민이 들었지만 아무말도 없이 옆에서 있는게 더 큰 실례라는 생각에 조심스럽게 인사를 건넸다."
# 이자현의 옆자리에 앉은 뒤 인사를 건네겠습니다.
" 어. 안녕한 거 알겠으니까 조용히 해줄래? "
그녀는 아직 책을 읽고 있습니다.
그 자체가 방해다.. 라고 주장하는 걸로만 보입니다.
나는 날카로운 그녀의 말에 쓴웃음을 흘릴 수 밖에 없었다.
학교라는 새로운 장소에 기대를 해서 그런걸까 오늘 유독 거부를 많이 당해서 그런걸까.
평소라면 아무렇지 않게 넘길 날카로운 말이 아주 조금 아프게 느껴졌다.
'그래도 같은 반 클래스메이트인데, 인사 정도는 나누고 싶은데...'
나는 그녀의 독서가 끝나길 기다리며 전투학 교과서를 폈다.
# 이자현의 독서가 끝나길 기다리며 망념 100을 소모하여 델타 브레이킹을 자습하겠습니다.
복습합니다!
델타 브레이킹에 대해 어느정도 이해하는 데에 성공합니다.
확실히 공부는 하면 할 수록 늘어갔다.
처음 공부를 시작했을때는 정말 이해할 수 있는게 얼마 없었는데 지금은 약간의 어려움이 있었지만 그래도 개념과 응용된 공식을 어느정도 이해할 수 있었다.
'자현 씨는...'
지금쯤 어느정도 독서를 마치셨을까?'
#이자현이 어느 정도 독서를 마쳤는지 눈치를 보겠습니다.
이자현은 여전히 독서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대충.. 반 정도 읽은 것 같네요.
'반 정도 읽으신 건가...'
나는 슬쩍 그녀가 읽고 있는 책이 얼마나 남았는지 확인했다.
'방해받는 걸 싫어 하시는거 같으니 조금 더 기다려야 겠다.'
나는 계속해서 자습을 이어갔다.
# 이자현이 독서를 계속하는 동안 잔여망념 100을 소모하여 의념 충격상을 자습하겠습니다.
자습을 이어갑니다.
으음..... 여전히 잘 모르겠습니다.
" 봐봐. 거기선 계산이 잘못됐잖아. "
자현은 손가락으로 알렌이 써낸 식을 가르칩니다.
" 의념 상수 A의 값이 너무 튀어. 그러니까 의념 충격상을 계산하더라도 제대로 된 결과가 나오지 않는 거지. "
그리 말하며 살짝 질린단 표정으로 알렌을 바라봅니다.
" 기다려준 거는 고마운데.. 의뢰에 나갈 생각은 딱히 없어. 최근에 다녀왔거든. "
'여기서는 수식이...'
심화된 응용으로 들어가니 계산이 어려워지기 시작했다.
'수식이 잘못됐나... 어째서 값이 이상하게 나오지?'
순간 옆에서 말소리가 들려왔다.
"아... 아! 그렇군요! A값에 오류가 있어서.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나는 상수 A의 값을 다시 수정한 뒤 제대로 된 결과를 구해네고 만족한 얼굴로 자현 씨에게 감사를 전했다.
"도움을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네?"
아무래도 그녀는 내가 같이 의뢰를 가길 희망하고 있다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아니요! 저기 저는 그런게 아니라..."
당황했다. 마음에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어떻게 말하면 좋을지 카티야의 가르침이 제대로 떠오르질 않았다.
"저는 그냥 인사를 나누고 싶어서..."
순간 얼굴이 달아오르는게 느껴졌다.
"반에는 아무도 없고 다른 학생들은 특별반이라는 이유로 저를 피하고 모처럼 만난 클래스메이트랑 인사를 나눠보고 싶어서..."
점점 목소리가 기어들어갔다.
#
" 아니면 말고. "
자현은 아무렇지 않다는 듯 손을 휘휘 젓습니다.
" 애초에 그럴 수밖에 없는 환경이야. 너라도 그럴 거 아냐? 현직에서 좀 구르던 녀석들을 데려다가, 특별반이니 뭐니 하는 이름 하에 특별 취급을 해주고 있어. 거기에 그 녀석들이 최근에 엄청 대단한 짓을 해서 표창도 받고 그랬데. 그럼 누가 걔네들을 좋게 보겠어. 애초에 각자도식인 헌터 사회에서 와. 쟤네랑 친하게 지내면 콩고물 떨어지겠지? 하고 접근할 녀석들이면 몰라. 친해질 거를 생각하지 않는 게 나아. "
토도도 쏘아내듯 얘기합니다.
"그..그렇군요."
속사포처럼 쏘아대는 그녀의 말에 조금 압도 당하며 그녀에게 대답했다.
"특별반이 그렇게나 이질적인 반일지는 생각 못했습니다."
하긴 조금만 생각해보면 나 같이 출신성분 불분명한 떠돌이 헌터를 받아준 것 만으로도 이질적인걸 눈치챌 수 있었을꺼다.
'카티야의 아카데미 생활 시절 이야기를 자주 들어서 그런지 너무 안이하게 생각한걸지 모르겠네.'
그렇게 생각하고 나는 조금 헛기침을 한 뒤 자현 씨에게 아까 못한 인사를 마저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럼 이제 제 소개를 드리겠습니다. 제 이름은 알렌 얼마전에 특별반에 편입하게 된 편입생입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 이자현에게 자기소개와 인사를 하겠습니다.
" 머리가 꽃밭인 건지. 아니면 생각이 없는 건지. "
꽤 거칠게 말을 내뱉어내면서 자현은 알렌을 바라봅니다.
곧 그 소개를 들은 뒤 무언가를 고민하듯 하다가.
" 기억에 없는 거를 보니. 또 어디서 UHN이 발굴한 모양이네. "
그녀는 고갤 끄덕입니다.
" 내 이름은 이자현. 한때 UHN의 정보부에서 잠깐 일했었어. 그 당시 붙은 이명은 송골매. 의뢰에 나가거나 한 상황에선 송골매라고 불러도 대충은 알아들으니. 알아두던지 해. "
"송골매 이자현 씨군요. 혹여라도 도움이 필요하시면 말씀해주세요. 같은 특별반이니 힘이 닿는데 까지 가능한 도와드리겠습니다."
말투는 날카롭지만 방금 전 공부를 도와준 것도 그렇고 인사를 무시하지 않는 걸 보아 나쁜 사람은 아닌 것 같았다.
나는 모처럼 만난 클래스메이트와 조금 더 친분을 쌓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 대화 주제를 생각하였다.
"그러고 보니 방금까지 무척 편안하게 책을 보고 계셨는데 혹시 읽고 계시던 책이 어떤건지 여쭤봐도 될까요?"
나는 방금 전까지 그녀가 읽고있던 책을 떠올리고 그녀에게 책에 관해 물었다.
# 이자현이 읽고있던 책을 주제로 대화를 시도하겠습니다.
" 펜글러스의 폭주공간 의념식. "
아쉽지만 이 이상을 알아들으려면 의념학과 관련된 특성이 필요할겁니다!
대략적인 이야기에 대해 물어보면.. 현대의 텔레포트와 이동 게이트를 공격적으로 사용할 수 없을까? 에서 시작된 의념 학자 펜글러스 비골스튀르크의 논문을 해석해둔 버전으로 보입니다.
"그렇군요."
나는 그녀의 말을 경청했다.
그렇다 하더라도 내 짧은 배움으로는 지금 그녀가 읽고있는 책이 의념학과 텔레포트를 주제로한 책이라는 것 정도밖에 이해할 수 없었지만 그녀가 지적으로 뛰어난 사람이란건 알 수 있었다.
"부끄럽게도 미리내에 오기 전까지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해서 말씀을 제대로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자현 씨 말을 들으니 저도 의념학에 좀 더 관심이 생기네요."
당장은 전투학에 집중하고 있지만 여유가 생긴다면 의념학도 같이 공부해보는 편이 좋을 것 같다.
"저는 이만 기숙사로 돌아가는 편이 좋을 것 같습니다. 제가 자현 씨를 너무 방해한게 아니라면 좋겠네요."
나는 아직 그녀의 책상에 읽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책이 많이 남은 걸 보고 이 이상 시간을 뺏는건 실례라고 생각해 교실을 나갈 준비를 시작했다.
"만나뵈어서 즐거웠습니다 자현 씨. 다음에 뵐 때는 조금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까요?"
나는 자현 씨에게 인사를 건넸다.
# 이자현에게 작별인사를 한 뒤 기숙사로 돌아가겠습니다.
자현은 가볍게 고갤 끄덕입니다.
기숙사로 돌아옵니다!
- -2- 수련장에서 만남을 추구하면 안 되는 걸까
- 나는 과거의 총교관님과 한 전투를 떠올렸다.
처음에는 꿈을 꾼게 아닌가 착각했지만 직후 내 곁에 놓인 한자루의 검이 꿈이 아니라는걸 증명하고 있었다.
"...으득"
많은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전투이후 나는 마음속에 돌덩이가 내려앉은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일단 수련에 집중해야해."
나는 마음 속 압박감을 애써 무시하고 수련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수련장으로 향하겠습니다.
수련장으로 이동합니다.
수련장에 도착한 후
나는 간단하게 몸을 풀고 바로 검을 휘둘렀다.
"허억.. 허억.."
마치 무언가를 외면하듯이 검은 휘둘러졌다.
# 잔여망념 30 망념 170을 사용하여 무기술(검)을 수련하겠습니다.
수련합니다.
검술의 숙련도가 7% 증가합니다.
검을 휘둘렀다 계속 그녀를 떠올리며
"허억... 허억..."
그러다가 한순간 벽에 걸려있는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이 보였다.
그녀를 생각하며 휘두른 검, 그녀의 검과 무척이나 닮은 검은
어디에서도 그녀가 느껴지지 않았다.
"!"
툭
나는 그만 검을 놓치고 말았다. 그리고 그 순간 어린 총교관님의 한마디가 내 머릿속에 떠올랐다.
'보기 좋은 검에 집착하고 있나보네.'
나는 검을 챙겨서 수련장을 도망치듯 빠져나왔다.
지금 껏 내가 휘둘러온 검은 정말 그녀를 잇는 검인건가?
그녀를 기억 하겠다면서 그녀를 더럽히고 있는 건 아닌가?
부정적인 생각이 폭주한다. 안된다. 일단 진정하자.
나는 비틀거리며 기숙사를 향해걌다.
#기숙사로 이동하겠습니다.
기숙사로 이동합니다.
기숙사에 도착하고 난 뒤
한동안 아무것도 하지 못한채 멍하니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여태껏 그녀를 생각하면서 휘두른 검은 어느새 겉모습만 흉내낸 보기 좋은 검이 되어있었다.
"..."
일단 움직이자.
이대로 계속 생각만 한다고 달라지는 건 없다.
나는 샤워를 하기위해 욕실로 들어갔다.
#샤워하겠습니다.
씻습니다!
망념이 5 감소합니다.
샤워를 하고난 뒤
나는 산책을 하기 위해 바깥으로 나갔다.
아까처럼 부정적인 생각이 끊임없이 일어나지는 않았지만 여전히 불안감에 심장이 짓눌리는 기분이였다.
'나는 이제 어떻게 해야...'
그렇게 고민하며 교내 부지를 걷던중
"?"
대련실 쪽에서 소란스러움이 느껴졌다.
"뭐지?"
나는 학교에서 본적없는 소란스러움에 흥미가 생겨 대련실로 들어갔다.
#대련실로 이동하겠습니다.
대련실로 이동합니다.
가상 필드가 생성된 듯, 일정 구역 이내로 들어갈 수 없습니다!
대련장은 이미 대련을 위한 필드 구성이 완료된 상태였다.
그 가운데 있던 두 인물은...
"태식 씨와 토고 씨?"
두 분다 안면이 있던분들이였다.
태식 씨는 특별반 대표로 만나본적이 있었고 토고 씨와는 저번 어린 총교관님과의 전투를 함께했었다.
"두분이 왜..."
무슨 일이라도 있으셨나?
나는 일단 얌전히 자리를 찾아서 두 사람의 대련을 지켜보기로 했다.
#대련을 관전하겠습니다.
구경합니다!
음! 드디어 싸우네!
'접근을 허용하는지 막아내는지가 승패의 관건...'
아무것도 없는 텅빈 공터
이것은 토고 씨가 은폐할 수 있는 은폐장소가 없다는 뜻이지만 반대로 총격에 방해요소가 없다는 뜻이다.
태식 씨에게 접근을 허용한다면 아무리 재빠른 토고 씨도 뿌리치기 힘들 것이다.
관건은 토고 씨가 거리를 유지할 수 있는지 없는지 이것이 승패를 가를 것 이라 생각했다.
'힘으로 밀어버렸군.'
토고 씨의 대처는 날카롭고 정교했다.
상대의 공격을 상쇄시키고 틈을 노려 치명적인 일격을 성공시키기 까지
실로 군더더기 없는 대처다.
하지만 태식 씨는 이 모든 걸 한순간에 뒤엎었다.
아직 태식 씨가 유리하다 볼 수는 없었지만 토고 씨가 만들어가던 판에 균열이 생긴 것이 선명하게 보였다.
"저게 의념발화..."
태식 씨가 보여준 한단계 높은 경지는 나에게 꽤나 크게 다가왔다.
이건 예상 못했는걸.'
태식 씨가 걸치고 있는 저 옷
상당한 수준의 화속성 저항을 가지고 있는거 같았다.
'치명적이야.'
토고 씨 나름대로 노린 비장의 수가 저렇게 막혀버렸으니 이제 분위기는 태식 씨에게 넘어갔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았다.
"나는..."
복잡한 기분이였다.
지금 내가 휘두는 검에 대한 의심, 나의 미숙한 부분들
한단계 높은 경지를 이룬 태식 씨를 보고난 뒤 나는 길을 잃은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일단 계속 휘둘러보자."
나는 어디선가 얼핏 들은 적이 있었던 특별 수련장을 향했다.
#도기코인 5개를 소모해서 특별 수련장으로 향하겠습니다.
특별 수련관을 향하는 것과 입장은 별개의 행동입니다! 다들 헷갈리곤 하지만요.
하지만 이번만은 캡틴의 재량으로 바로 처리하겠습니다!
특별 수련장에 입장합니다!
"안녕하세요?"
특별 수련장에 도착하니 한마리의 강아지가 눈에 띄었다.
뭔가 범상치 않아 보이는 강아지에게 인사를 해야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후우..."
잡념을 뒤로하고 검을 휘두를 준비를 한다.
떠올리는거다. 그녀가 휘두른 검의 형태를 모양을
...겉모습을
#잔여망념 85 망념 165 총 250을 소모하여 무기술 검을 단련하겠습니다.
검술(B)의 숙련도가 50%에 도달합니다.
"허억허억..."
손이 떨린다.
숨은 한계까지 차올랐다.
그럼에도 검을 휘둘렀다. 계속해서 휘둘렀다.
그렇게 휘두르면 휘두를 수록 마치 물에 가라앉아 있는 흙을 해집는 것 처럼
점점 그녀의 모습이 보이지 않게 되었다.
털썩
힘든 단련 때문에 몸에 힘이 빠진걸까 아니면 절망감에 주저앉은 건가
나는 그만 바닥에 넘어지고 말았다.
"..."
조용히 몸을 일으켰다.
오늘 더 이상 검을 휘둘렀다가는 영영 그녀를 잃어버릴 것 같은 공포가 몰려왔다.
나는 그렇게 특별 단련실을 나와 기숙사로 향했다.
#기숙사로 향하겠습니다.
기숙사로 이동합니다.
기숙사에 도착하고 난 뒤
나는 땀으로 완전이 젖어 있었다.
훈련으로 인한 땀인지 식은땀인지는 알 수 없지만 우선 간단하게 샤워라도 해야할거 같다.
#샤워하겠습니다.
씻습니다.
망념이 5 감소합니다.
샤워를 마치고
나는 몰려오는 피로감에 조금 눈을 붙이기로 했다.
"..."
침대에 누우니 유독 쓸쓸한 기분이 들었다.
#한숨 자고 일어나겠습니다.
잡니다!
정신력이 회복됩니다!
약간의 수면을 취하고 난 뒤
"수련..."
나는 가볍게 세수를 하고 수련장으로 향했다.
"..."
수련장으로 가는 것이 어쩐지 두렵게 느껴졌다.
#수련장으로 향하겠습니다.
수련장으로 이동합니다.
수련장에는 오현씨가 수련을 하고 계셨다.
'오현 씨 어느세 저런 검술을...'
어쩐지 검을 휘두르는게 망설여졌던 나는 오현 씨의 훈련을 지켜봤다.
# situplay>1596305075>645의 숙련도 10%를 무기술 검(B)에 사용하겠습니다.
적용되었습니다!
오현 씨의 훈련이 끝난 뒤
나는 무거운 심정으로 다시 검을 들었다.
'카티야...'
형태는 이전과 비교해더라도 그녀의 검과 닮아갔다.
하지만 전혀 그녀가 사용한 검으로 보이지 않았다.
"계속..해야..."
나는 무거운 팔을 들어올렸다.
#망념 150을 들여 무기술 검(B)를 수련하겠습니다.
무기술 - 검의 숙련도가 4% 증가합니다.
오현 씨와 대화를 하고 난 뒤
오현 씨와의 대화에서 우는 모습을 보인 나는 부끄러운 마음에 일단 수련장을 빨리 빠져나가기 위해 발걸음을 서둘렀다.
#부끄러우니까 일단 수련장 밖으로 나가겠습니다.
얼레리 꼴레리 도망간데요!
도망칩니다!
누군가 나를 놀리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얼굴이 더욱 빨개진체 수련장을 나온 뒤
부끄러움과는 별개로 내 마음은 제법 후련한 상태였다.
"지금이라면..."
무언가 보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검을 휘두르고 싶었지만.
"..."
수련장에 다시 들어가는건 무리가 있었다.
"그래 특별 수련장!"
거기라면 괜찮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나는 특별 수련장으로 이동했다.
#특별 수련장으로 이동하겠습니다.
특별 수련장으로 이동합니다.
도기는 오늘도 귀찮은지 바닥에 푹 늘어져있네요.
오늘은 딱히 화성에 가고 싶지 않은 모양입니다.
"화성 갈끄니까."
"?"
내가 지금 무슨 말을 한거지?
# 도기코인 5개를 소모해서 특별 수련장에 입장하겠습니다.
도기는 어이 없는 표정으로 알렌을 바라봅니다.
도기 코인 하나를 획득합니다!
입장합니다!
특별 수련장에 입장하고난 뒤
나는 쌓여있는 망념을 확인했다.
'75/200 잔여망념은 없음.'
이 정도 망념으로는 충분한 수련이 힘들 거 같았다.
나는 도기코인을 바라보았다.
#도기코인 15개를 수련코인으로 교환하겠습니다
특별 수련장에선 단 한 턴만 행동하실 수 있습니다.
정말로 교환하나요?
뭔가 쫒겨날거 같은 기분에 그냥 수련을 하기로 했다.
#망념 100을 소모하여 무기술 검(B)를 수련하겠습니다.
무기술 - 검(B)의 숙련도가 5% 증가합니다.
특별 수련장에서 나온 후
나는 급하게 수련을 진행해서인지 부족함을 느끼고 있었다.
'조금만 더 나아가면 뭔가 보일거 같은데...'
역시 아직 돌아가긴 이른 것 같다.
#도기코인 13개를 수련코인으로 바꾸겠습니다.
변경합니다.
마음을 굳힌 나는 발걸음을 다시 특별 수련장으로 옮겼다.
#특별 수련장으로 이동하겠습니다.
도기 코인을 다섯 개 소모합니다!
특별 수련장에 입장합니다!
검을 휘두른다
떠올리는건 그녀의 껍데기가 아닌 그녀가 나에게 남겨준 마음.
쫒는것은 그것을 검에 담아네는 것
"..."
시야가 조금씩 변하는게 느껴졌다.
#특별 수련장에서 잔여 망념 100 망념 170 수련코인 13개를 소모하여 무기술-검 을 수련하겠습니다.
정말로 수련합니까?
# 잔여 망념 100 망념 70 코인 13개를 소모하여도 심마에 걸리지 않는다면 무기술-검 을 수련하겠습니다.
최근 알렌의 행적에 대해 고민한 후.
그래도 다시 하시겠다면 서술해주세요.
마지막 경고입니다.
어쩐지 여전히 검이 쥐어지는게 무거웠다.
'여유가 없었어...'
그렇디 그 동안 시야가 막힌채 너무 여유가 없었다.
"조금 숨이라도 돌려야지."
나는 특별 수련장을 빠져나왔다.
#특별 수련장에서 퇴장하겠습니다.
특별 수련장에서 퇴장합니다.
도기는 알렌을 보곤, 앞발로 바닥을 툭툭 치고 있습니다.
이리 와보란 말 처럼.. 보이죠?
"도기 씨?"
갑자기 나를 부르듯 몇번 툭툭 치는 도기 씨를 보고 나는 나가던 걸음을 멈춘체 도기 씨 앞에 쭈그려 앉았다.
"왜 그러신가요?"
'볼 수록 귀엽게 생긴거 같아'
웃음이 나왔다.
#
빠악!
- 어린노무새퀴가. 내가 니한테 귀여움 받을 나이로 보이냐?
어쩐지 서러운 기분이 듭니다..
- 니는 아직 경험 부족이다. 실전도 제대로 겪은 횟수가 적은 놈이 단순히 압도적인 경험 한 번을 기반으로 벽을 뚫으려 했다간 그 뒤의 벽에서 문제가 더 크게 다가올 거다.
그 말을 마치곤 도기는 턱을 대충 움직입니다.
- 이제 가봐.
"아앗!"
갑작스러운 도기의 앞발치기에 서러움이 몰려왔다.
마치 어렸을적 카티야가 내가 먹으려고 아껴둔 빵을 상했다고 버렸을때 같은 서러움이였다.
그거와 별개로 도기의 조언은 쉬이 넘길 조언이 아니였다.
'역시 수련만으로는 한계가 있구나.'
나는 일단 특별 수련장을 빠져나와 교실로 향했다.
#특별반 교실로 향하겠습니다.
특별반 교실로 이동합니다.
대운동회의 열기가 지나가는 것만으로도 느껴집니다!
그 열기를 피부로 느끼면서 알렌은 사람을 잘 피해서 특별반 교실로 돌아옵니다.
교실의 한 켠에는 커다란 전투 도끼를 갈면서 호흡을 고르고 있는 인물이 눈에 들어옵니다.
하프 오크, 에루나는 이 분위기에 취하여 흥분한 듯 두 손을 바르르 떠는 것이 느껴지네요.
" 흐흐흐.. "
의미 모를 웃음소리와 함께 도끼를 갈고 있는 모습은 꽤 섬뜩히 느껴지기까지 합니다.
교실에 들어서니 어딘가 섬뜩한 웃음을 지으며 도끼를 손질하고 있는 여성분이 눈에 들어왔다.
'저 분은 분명...'
특별반 프로필에서 본적있는 같은 특별반 소속의 에루나 씨였다.
얼핏 보기에도 투기를 숨기지 않은채 웃고있는걸 보니 곧 있을 대운동회를 많이 기대하시는거 같았다.
"안녕하세요?"
나는 일단 같은 특별반인 에루나 씨와 안면을 트고싶은 마음에 옆으로 다가가 인사를 건냈다.
#에루나에게 인사를 건네겠습니다.
" 음? "
에루나는 슬쩍 고개를 돌려 알렌을 바라보곤, 위아래로 알렌을 살핍니다.
" 약하군. "
실망스러운 듯한 눈빛으로, 에루나는 알렌에게서 눈을 돌립니다.
실망스러운 듯한 그녀의 한마디에 나는 그녀의 성격이 어떤지 대충 파악할 수 있었다.
'말로 친해지는 못하겠구나.'
실력을 중요하게 생각하는거 같은 그녀의 눈에 지금 나는 친해질 가치가 없는 사람으로 보이고 있는거 같았다.
곧 있을 대운동회에 어차피 각자 실력을 뽐내게 될테니 나는 더 이상 그녀를 귀찮게 하지 않고 내 공부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망념 50을 소모하여 전투학에서 포지션, 가디언의 전투 방식을 공부. 워리어 포지션을 선택하겠습니다.
포지션이 워리어로 결정됩니다.
이전에 카티야가 대략적으로 알려준 개념이라 제법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그렇게 공부를 마치니 어느센가 서있는 태식 씨를 에루나 씨가 살기넘치는 눈으로 바라보고 계셨다.
'무슨 일이지?'
나는 일단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다.
#대기
태식(없음)으로 인해 할 수 있는 게 없습니다.
하하 계속 대기할거면 하시던가!
태식 씨는 에루나 씨를 직접 납득 시키기로 하신거 같다.
아마 지금으로서는 태식 씨도 전파하려던 내용을 전파하긴 힘들거 같았다.
"저는 일단 기숙사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추후 필요하실때 불러주시면 찾아뵙겠습니다."
나는 태식 씨에게 인사를 하고 대운동회에 필요한 물품을 정비하러 기숙사로 돌아갔다.
#기숙사로 향하겠습니다
기숙사로 이동합니다.
기숙사에 도착하고 난 뒤 나는 인벤토리에 있던 물품과 장비들을 점검하기 시작했다.
'대운동회인가...'
다소 축제같은 분위기에 나는 지금 이렇게 평화롭게 있어도 되는지에 대한 불안감이 슬며시 올라왔지만 나는 지금 특별반의 일원임을 상기하며 마음을 다잡았다.
그렇게 물품을 점검하고 부족한 방어구를 구비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던 와중 내가 사용하는 검, 정오의 햇볕이 눈에 들어왔다.
"..."
미리내에 입학한 후로 쭉 사용한 검, 조금 독특한 모양을 가지고 있었지만 어느세 손에 익은 검에게 어째선지 눈을 때지 못하고 있었다.
"당신은..."
"저와 함께하는 것에 만족하고 계신가요?"
나는 어느센가 동료에게 말을 걸듯 검을 손에 쥔체 말을 걸고있었다.
#잔여망념 100을 소모하여 검(정오의 햇볕)에게 말을 걸어보겠습니다.
나는 쇳덩이야 멍청아
이유는 모를 괴전파가 그리 말하는 것 같습니다.
검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습니다. 단지 망념이 날아갔을 뿐..
"나는 뭘하는건지 참..."
괜한 머쓱함에 머리를 긁으며 일단 점검을 끝낸 물품들을 인벤토리에 넣은 뒤 미리 생각해둔 방어구를 구입하러 대곡령 길드 상점으로 향하기로 했다.
#방어구를 판매하는 대곡령 길드 상점으로 이동하겠습니다.
검도 머쓱해질 것 같은 상황을 지나.. 방어구를 취급하는 상점으로 이동합니다.
"안녕하세요. 방어구를 구입하려고 하는데요."
상점에 도착한 나는 점원에게 내가 원하는 수준의 방어구를 설명하였다.
"10000GP 내외의 가격대에 스텟 디버프가 달려있지 않은 방어구가 있을까요?"
속도를 살려 전투하는데 익숙한 나는 조금 방어성능이 낮더라도 스텟에 감소가 없는 방어구를 원했다.
#10000GP 내외의 가격대에 스텟 디버프가 달려있지 않은 방어구를 검색하겠습니다.
1만 GP 이내의 아이템이라면 딱히 큰 도움이 되지 않을겁니다.
그래도 검색해볼까요?
10000GP로 쓸만한 방어구를 구입할 수 없다는 직원의 말에 나는 잔고를 확인하였다.
'13200GP...'
"죄송합니다. 그렇다면 나중에 돈을 조금 더 모아서 다시오겠습니다."
나는 직원에게 사과하고 난 뒤 다소 무거운 발걸음으로 미리내로 돌아갔다.
#학교로 돌아가겠습니다.
학교로 돌아옵니다.
방어구를 어쩌나 하는 생각을 하며 걷다보니 어느새 학교에 도착해 있었다.
'당장 고민 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니 일단 지금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자.'
그렇게 무엇을 할지 고민하다
'검술이 아닌 다른 기술은 수련해도 괜찮겠지?"
지금 할 수 있는건 수련정도 밖에 생각나질 않아 나는 수련장으로 향했다.
#일반 수련장으로 향하겠습니다.
일반 수련장으로 이동합니다.
린이 처음 보는 남학생과 대화를 나누고 있습니다.
수련장 한쪽에서 린 씨와 모르시는 분이 대화를 나누고 계셨다.
방해하면 안되겠다는 생각에 나는 수련에 집중하기로 했다.
검은 뽑지 않는다 수련하는건 검술이 아닌 투쟁심
나는 수련을 시작했다.
# 독종(F)를 잔여망념 100을 소모하여 수련하겠습니다.
숙련도가 40% 증가합니다.
독종(F)
40%
"후우..."
들뜬 숨을 가라앉히며 날카로워진 정신을 다시 가다듬는다.
"역시 수련을 하는게 마음이 편하네."
호흡과 마음을 가라앉힌 나는 조금 숨을 돌리기 위해 산책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교내를 돌아다니며 만남을 기대해 보겠습니다.
만남 추구?
다갓 : ㄴㄴ
실패했습니다......
좋은 풍경에 좋은 기분이 들었다.
"이제 뭘 해볼까?"
나는 그때 한지훈 교관님이 생각났다.
교관님께는 꽤 큰 도움을 받았다. 그 분의 조언덕에 아직 시작에 불과하지만 가능성을 느꼈고 어린 교관님과의 전투는 나에게 큰 경험이 되었다.
"감사인사는 드려야지."
나는 음료수라도 사들고 교관님을 찾아 뵙기로 마음먹었다.
#근처 대곡령 길드 마트를 찾아가겠습니다.
이동합니다.
마트에 들어선 나는 교관님께 드릴만한 음료를 찾기 시작했다.
'조금 성의없게 보이진 않을까?'
이런 걱정도 조금 들었지만 학생이 너무 큰 선물을 하는건 되려 안좋게 보일 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기에 나는 다른 교관님들과 나눠 마실 수 있는 음료수를 사가기로 하였다.
# 큰 용량의 탄산음료(1L~2L)와 종이컵을 구입하겠습니다.
구매합니다.
GP로 칠 필요도 없군요..
적당한 음료를 구입한 뒤 인벤토리에 넣어둔 뒤
나는 한지훈 교관님께 인사를 드리러 교관실로 향했다.
# 교관실로 이동하겠습니다.
이동합니다!
하지만 한지훈 교관은 자리를 비웠군요!
'이런'
타이밍이 좋지 않았는지 한지훈 교관님은 부재중이셨다.
'다음에 다시 와야겠네.'
나는 다음을 기약하며 교관실을 빠져나왔다.
#교내를 산책하며 만남을 기대해보겠습니다.
시나리오 진행으로 인한 스킵
- -3- 대운동회 기간
- 커다란 크기, 질리지 않을 정도 적당한 단맛과 약간의 상큼한 맛을 가진 젤리는 무척이나 맛있었다.
무척이나 거대한 존재감을 가진 하지만 어쩐지 편안한 느낌을 주시는 이분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전부 아플 정도로 내 가슴의 박혀왔다.
'스스로를 고독 속에 빠트린다...'
그렇다. 이제 나는 혼자 발버둥 치는 입장이 아니였다.
다른 분들을 생각하고 조금 더 주변을 봐야한다.
'미리내에 입학할때 잊지말자고 그렇게 다짐했는데.'
앞으로 자신과 함께할 동료들을 믿자. 라고 그렇게 다짐을 했건만 또 혼자 급해서 이 사단이 났다.
"처음 보는 저를 위해 이렇게까지 조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러니까... 고사장님 이라고 부르면 될까요?"
웃으면서 다른 간식을 권하는 고사장님의 권유를 염치 때문에 사양하려고 했지만
"...혹시 마쉬멜로우도 있을까요?"
저 젤리 생각보다 엄청 맛있어서 다른 간식도 너무나 궁금해졌다.
# 혹시 실례가 안된다면 마쉬멜로우 하나만...
곧, 그는 손을 들어올리더니 호오옵!! 하는 소리를 냅니다.
.... 뿅!
커다란 마시멜로우가 나타납니다!
" 호홍. 살짝 구워줄 수도 있지용? "
"?"
"!"
갑자기 고사장님 손 위에서 마쉬멜로우가 나타났다.
'의념을 사용하신건가?'
신기하게 바라보고 있던 나에게 고사장님은 웃으며 마쉬멜로우를 건네주셨다.
"!!!"
맛있다!
아까 젤리도 맛있었지만 달콤하고 부드러운 마쉬멜로우는 한층더 내 입맛을 사로잡았다.
"진짜 맛있어요!"
방금까지 대련에서 패배해 죽상을 띄고 있던것이 무색하게 나는 커다란 마쉬멜로우를 웃으면 금방 먹어치웠다.
마쉬멜로우를 다 먹은 뒤
나는 실없는 모습을 보인게 조금 머쓱하여 얼굴을 살짝 붉히면서 고사장님께 감사를 전했다.
"오늘 정말 감사했습니다. 이거 제 연락처입니다. 아직 보잘 것 없는 학생이지만 혹시라도 제게 부탁하실 일이 생긴다면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고사장님께 알렌의 연락처를 드리는걸 시도하겠습니다.
정신력이 크게 회복됩니다!
아이템 '초당도 마쉬멜로우'를 섭취하였습니다. 하루 간 정신력이 매 턴 조금씩 회복됩니다.
" 호홍, 과자를 먹고 싶다면 가끔 찾아와도 좋아용. 그럼. 아저씨는 이만 가보도록 하죵! "
그는 넉살스런 표정으로 알렌의 등을 두드려주곤 멀리 떠나갑니다.
고사장님의 조언과 도움을 받은 뒤
'패배한 이유...'
고사장님은 패배의 이유를 자기 자신에게서 찾을 수 밖에 없다고 하셨다.
"천천히 생각하자."
계속 붙들고 있어봐야 지금 당장 알 수 있을거 같진 않았다.
어차피 이번 패배에서 잃은 것은 내 자존심 뿐.
고사장님의 조언까지 들었는데 고작 자존심에 계속해서 집착할 정도로 미련하진 않았다.
"아직 점령전까지 시간이 남았으니 몸을 좀 움직여둘까."
나는 그렇게 말하며 수련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특별 수련장으로 이동
특별 수련장 사용이 불가능 하다면 일반 수련장으로 이동하겠습니다.
일반 수련장으로 이동합니다!
오늘은 조금 눈에 띄는 인물이 한 명 보입니다.
미리내고에서 배우는 듯하던 일반적인 검술과는 다르게, 물 흐르듯 선이 움직이며 공방을 반복하는 검격이 눈에 띄는 사내가 보입니다.
어떻게든 눈으로 쫓아보려 하지만.. 어쩐지 눈으로 제대로 쫓기 어려운 것만 같습니다. 마치..
카티야의 검처럼..?
이제는 익숙한 수련장에 들어오니 나 보다 먼저오신 분이 계셨다.
처음에는 별로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언제나 그렇듯 가볍게 몸을 풀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스쳐지나가듯 시선에 들어온 그의 검술에 나는 눈을 돌릴 수 밖에 없었다.
처음에는 잘못 본 줄 알았다.
하지만 그의 검술이 계속 될 수록 나는 착각이 아니라는 것을 점점 깨달아 가고 있었고
"저..저기!"
착각이 아니란 것을 확신하게 된 순간 내 몸은 저절로 그를 향해 뛰어가고 있었다.
"그 검술 혹시 어디서 배웠는지 알 수 있을까요!"
#다급한 목소리로 검술을 연습하던 남성에게 말을 걸겠습니다.
마치, 물 위에 파문이 일어나는 듯한 움직임.
그 움직임은 조용하고, 또한 잔잔하게 흐름을 탑니다.
카앙!!!
알렌은 급히 검을 들어올립니다.
이건, 카티야의 검과는 같으면서도 다릅니다.
이바노 크로보푸스코스가 거친 환경에 적응하며, 큰 움직임과 그에서 나오는 폭발적인 움직임이라면 이 검술은 유려하게 내치고 흘려내는 듯한 검술입니다.
" 타인의 수련에 끼어드는 것은 별로 좋지 않은 행동 아닌가? "
... 아.
조졌네
"아..그...정말 죄송합니다."
나는 고개를 숙인 뒤 순간 굳어버린 입에서 간신히 사과의 말을 꺼낼 수 있었다.
카티야와 관련되어 보이는 그의 검술을 보자 너무나도 성급하게 행동하고 말았다.
"제가 추구하는 검과 너무나도 닮은 검을 보아서 크나큰 실례를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수련에 방해를 드려 정말로 죄송합니다."
나는 진심을 다해 그에게 사과하였다.
그러면서 머리 한켠으로는 직접 검을 받아내면서 느낀 감각이 계속해서 떠오르고 있었다.
'비슷하지만 달라.'
얼핏 보면 비슷하지만 직접 받아보니 그 차이가 확실히 느껴졌다.
카티야의 검술이 환경의 적응하고 이겨낸 폭발적인 검술이라면 이것은 훨씬 부드럽고 유려한 검술이였다.
# 정말 죄송합니다. 사과드리겠습니다.
상대는 못마땅한 표정으로 알렌을 바라봅니다.
" 수련하는 사람에게 끼어드는 것이 특별반의 전통이라도 되나? 그 여자부터 시작해서... "
이미 특별반을 만나본 적 있는 것 같은 사람입니다!
"정말로 죄송합니다. 저 개인의 미숙함으로 인해 큰 실례를 범하고 말았습니다."
그랬다. 지금 나는 예전처럼 단독으로 움직이는 사람이 아니였다.
이전과는 다르게 나의 행동에 나 뿐만 아니라 특별반 전체의 평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면서 이런 실수를 하고 말았다.
아무리 카티야와 관련된 사항이라고는 하지만 좀 더 신중히 움직였어야 했다.
'그 여자..?' 그런데 문뜩 그의 말 한마디가 마음의 걸렸다.
'특별반에 다른 분을 이미 만나신건가?'
일단 나는 특별반의 이미지를 더 나쁘게 만들지 않기 위해 나 개인의 실수임을 은근히 강조하며 사과를 계속했다.
#
상대는 기분 나빴다는 듯, 알렌의 어깨를 자신의 어깨로 툭 치며 떠나갑니다.
오.. 처음 만나보는 NPC 혐성이군요!
"자..잠시만요!"
나는 다급히 내 어깨를 치고 지나가려는 남성을 불렀다.
"방금 보여주신 검술 정말로 훌륭했습니다. 혹시 이름을 여쭤봐도 괜찮을까요?"
나는 그의 검술을 물어볼 생각을 했지만 이미 나를 안좋게 보고있는 상대에게 더 이상 실례를 저지를 수 없다는 생각에 단념한 뒤 그의 이름을 물었다.
#이름을 묻겠습니다.
상대는 알렌의 말을 무시하고 그대로 바깥으로 나갑니다.
???의 알렌에 대한 호감도가 '짜증'으로 변경됩니다!
"까칠하신 분이네."
먼저 실례를 저질렀으니 할 말은 없지만 그의 검술을 더 보지못한 아쉬움이 남는건 어쩔 수 었었다.
나는 어차피 지나간일 그냥 신경끄고 다시 수련에 집중하기로 했다.
# 잔여망념 100 과 수련코인 10개를 소모하여 독종을 수련하겠습니다.
독종을 수련합니다.
숙련도가 40% 증가합니다.
수련을 마치고 난 뒤
나는 모처럼의 축제 분위기이니 점령전이 시작할 때까지 주변을 둘러보기로 하였다.
# 축제 노점상들 중 눈에 띄는 곳에 방문하겠습니다.
알렌은 관련된 특성, 또는 기술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음.. 다 그게 그거같은데..
"축제를 즐겨본적이 없어서 뭐가 뭔질 모르겠네."
그냥 거기서 거기로 보이는 노점들 사이에서 나는 갈만한 곳을 찾지 못했다.
"점령전 준비나 하자."
나는 회복약품을 사기위해 상점가로 이동하기로 마음먹었다.
#상점가로 이동하겠습니다.
팁 - 회복 약품도 많이 사용하면 디버프에 걸릴 수 있다.
상점가로 이동합니다.
"대곡령 상점가가..."
나는 대곡령 상점가를 찾아 들어갔다.
#대곡령 상점가로 이동하겠습니다.
이동합니다.
"역시 회복 아이템이 필요하겠지."
전열을 담당하게 될테니 나는 일단 급속회복키트를 구입하기로 마음먹었다.
#급속회복키트 3개 구입하겠습니다.
구매합니다.
아이템 이름과 효과는 저 위에 있으니 참고해주세요
- -4- 카티야
- "아쉽네..."
마지막에 결국 사자왕에게 패배한 뒤
약간의 아쉬움과 함께 지난 일을 뒤로 하고 알렌은 일단 오늘 무엇을 할지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러고 보니 꽤나 큰 돈을 받았었지."
30만GP 생각이상으로 큰 돈을 받은 것을 생각해낸 알렌은 기부를 위해 가까운 고아원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 종교시설에서 운영하는 가까운 고아원을 검색하겠습니다.
이곳보다는 조금 멀긴 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닌 듯 합니다.
망념이 15 소모됩니다. 이동할까요?
#이동합니다.
알렌은 목적지를 정해두고 걸음을 옮깁니다.
처음부터 실패. 눈을 찍을 법한 일에서, 제대로 나서지도 못했구나. 하고 슬픈 웃음을 흘리면서도 발걸음은 경쾌합니다.
곧 보육원에 도착한 알렌은 고갤 들어 보육원의 명패를 확인합니다.
보육원의 안쪽에서는 아이들의 소란스런 목소리가 들리고, 아이들에게 호통을 치는 듯한 누군가의 목소리도 같이 딸려 들려옵니다.
활기찬 아이들의 목소리
관심어린 어른의 목소리
알렌은 듣는 것 만으로도 마음이 따뜻해지는듯한 소리에 흐린 미소를 지워내고 밝은 표정을 지은채로 연화 보육원에 들어섰다.
"실례하겠습니다. 상담하고 싶은게 있는데요."
알렌은 보육원에 들어서며 인사를 한 뒤 기부에 관해 이야기 할 수 있는 분을 찾기 시작했다.
#보육원에 들어가겠습니다.
보육원 안으로 들어갑니다.
활기찬 아이들과 그런 아이들을 말리려 뛰어다니는 몇몇 수녀님들. 그런 아이들의 틈새에서 곤혹스러운 듯한 표정을 짓고 있는 한 사람.
아이들에게 인기가 좋은 듯, 활발하게 엉기는 아이들에게도 웃는 얼굴로 받아주면서 그녀는 아이들을 돌보고 있습니다.
그런 모습을 보며 알렌은 숨이 막혀드는 듯한 착각을 느낍니다. 아니. 거짓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150과 160. 그 경계 어딘가에 있을 법한 키. 머리카락은 등 뒤로 길게 기뤘고, 햇빛을 받으면 마치 눈이 빛을 흡수하듯 그것을 부드럽게 비춰내는 것만 같은 색을 지녔습니다. 이마를 살폭 덮은 앞머리는 눈썹에 걸쳐 살짝 아슬아슬하게 걸쳐 있었고 그 옆으로, 천천히 얼굴선을 따라 가보면 둥글면서, 살짝 날카로운 턱선에서 얼굴이 이루어졌습니다.
다시 눈썹으로 얼굴을 향해봅시다. 그 아래에 있는 눈동자는 강아지상에 가까운 얼굴입니다. 동그란 눈과 눈매, 사랑스러운 연분홍빛 눈동자를 따라 촘촘한 속눈썹이 눈에 들어옵니다. 콧대는 크게 오똑하진 않았지만, 그 아래에 있는 작고 앙 다문 듯 느껴지는 입술과 썩 어울렸습니다.
알렌은 걸음을 내딛습니다.
아니다.
분명 이것은 거짓말이다.
거짓말일 것이다.
그런 생각과 함께 떨리는 걸음을 옮겨봅니다.
둘러쌓인 아이들의 소리 속에서도, 무언가를 느낀 것처럼 그녀는 천천히 얼굴을 들어올립니다.
곧, 그녀의 얼굴이 알렌을 바라봅니다. 첫 날의 그 기억처럼 가볍게 꿈뻑. 크게 깜빡입니다.
그리고 웃으며 천천히 고갤 숙이고, 숨을 크게 내쉽니다. 그 뒤에 이어질 행동도 알고 있습니다.
고개를 들어올립니다.
입꼬리를 당기고, 눈매가 둥글게 변화합니다. 사랑스럽고, 또한 아름다운 그 표정이 알렌을 향합니다.
그 입이 천천히 열립니다.
" 오랜만이네? "
알렌.
순간 현실과 꿈의 경계가 희미해지는 기분이였다.
너무나도 갑작스럽게 눈앞에 나타난 현실을 나는 바로 이해하지 못했다.
머리가 아파오고 가슴이 미친 듯이 뛰기 시작한다.
보육원에 들어설때 나는 무엇을 생각하고 있었을까.
적어도 무엇을 생각하고 있던 그 무엇도 지금 내 눈앞에 나타난 현실보다 중요하지 않으리라.
터질듯이 뛰는 심장이 내게 소리친다.
'틀림없이 그녀다. 그녀를 착각할리 없어.'
'꿈에서도 바래왔던 기적이 눈앞에 나타난거야.'
'당장 그녀에게 달려가 그녀를 껴안고 말하지 못했던 사랑을 말하자.'
머리는 찌르듯이 나에게 경고한다.
'신 한국에 오기 전 까지 미칠듯이 찾아다녀도 단서조차 잡을 수 없던 그녀가 너무나도 태연히 이곳에서 나를 맞이하고 있다.'
'무언가 잘못되었다.'
'지금당장 검을 뽑고 주변을 경계해야 된다.'
그런 외침과 경고가 무색하게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잠시라도 눈을 때면 다시 사라져 버릴 것 같은 그녀를 붙잡는 것도
너무나도 갑작스럽게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내 앞에 나타난 그녀를 경계하는 것도
흘러내리기 시작한 눈물을 닦는 것도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
" 누나? 저 형 이상해. "
아이들은 갑작스럽게 나타나, 울음을 터트린 알렌의 얼굴에 경계를 가집니다.
하지만.
" 괜찮아. 우리도 그런 생각을 하잖니? 아아주 오랜만에, 보고 싶던 사람을 만난다면 어떨 것 같니? "
" 어엄청 슬플 거야. 그리고 엄청 기쁠 거야! "
" 응. 저 형도 그런 거란다? 누나랑 아주. 아아주 오랜만에 만난 거거든. 그래서 너무 기뻐서 그런가봐. "
아하! 하고 저마다의 방식으로 이해한 듯한 아이들 중 하나가 다가옵니다.
" 울디먀요! "
아주 작은 손수건을 건네주며, 히 하고 웃는 아이의 모습에 카티야는 따스한 미소로 이야기합니다.
" 받아주지 않을 건 아니지 알렌? "
' 누군가의 선의에는 친절로 답해주렴. '
어쩐지.
그 대답이 들려오는 듯 해서.
또다시 기분이 이상해져옵니다.
아이들의 재잘거리는 말소리
옛 기억과 똑같은 따스한 목소리
알렌은 뒤늦게 헛숨을 들이키며 주변을 바라보았다.
자신을 바라보는 아이들과 웃으며 자신에게 손수건을 건내는 여자아이
그리고 그 모든 것을 따스히 지켜보는 그녀
언제나 봐왔던거 같은 너무나도 편안한, 너무나도 그리운 모습에 알렌은 모든 의심을 내려두고 당장 그녀를 향해 달려가고 싶은 충동을 간신히 억눌렀다.
"고맙습니다..."
알렌은 손수건을 받으며 살짝 미소짓고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자신에게 손수건을 건내준 꼬마 아가씨에게 감사인사를 전했다.
예전과 사뭇 달라진 그의 겉모습과 태도
그리고 예전과 변함없이 한결같은 그녀
알렌은 아직까지 의심을 완전히 놓지 못한채 그저 자신의 의심이 틀리고 지금 이 현실이 거짓이 아니기를 간절히 바랄 수 밖에 없었다.
#
곧 그녀는 아이들을 물립니다.
저마다 재잘거리는 목소리로 아쉬움을 토로하면서도, 그녀의 부탁할게라는 한 마디에 다들 호응한 채 알렌을 남겨둔 채 자신들끼리 어딘가로 떠나갑니다.
" 활발하지? "
카티야는 아이들이 떠나간 곳을 바라보며 웃습니다.
" 저 아이들. 게이트 사태로 가족을 잃은 아이들이래. 그 곳에서 살아남은 아이들이.. 이 고아원으로 오게 되었다고 하더라. 그런 일을 겪고도 저렇게 웃고, 행복하게 보인다는 게 참 신기하면서 대단한 것 같아. "
그치? 하고 카티야는 알렌을 바라봅니다.
그 연분홍빛 눈동자는, 다시금 알렌의 볼께를 간지르는 듯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런 어색한 웃음에도. 카티야는 알렌에게 가까이 다가와 가볍게 볼을 늘여봅니다.
" 엄청 커졌네. 이젠 나를 내려봐야겠어. 응? "
부- 하고 살짝 볼을 부풀리곤.
" 그래도. 많이 멋있어졌네. 다행이다. "
그렇게.
그렇게 웃습니다.
그녀가 점점 가까워져 온다.
기억 속에 있던 과거들이 하나하나 살아나기 시작한다.
언제나 아름다웠던 그녀의 모습, 목소리, 손길까지 전부 내가 알던 그 모습 그대로였다.
모든 의심에서 눈을 돌리고 예전에 너가 나에게 찾아왔을 때 처럼 그저 기적이 일어난 것이라 믿고싶다.
하지만 그래선 안된다.
너무나도 달콤한 상황에 취해 현실에서 눈을 돌릴 수는 없다.
혹여 지금 이 상황이 무언가 잘못된 것이라면
지금 눈앞에 있는 그녀가 진짜 카티야가 아니라면
나는 영영 그녀를 되찾을 수 없을지 모른다.
"카..."
잠긴듯이 목소리가 잘 나오질 않았다.
그럼에도 머뭇거릴 수는 없다. 나는 확인 해야만 한다.
"카티야 정말로 너야..?"
간신히 지은 옅은 미소도 다시 지워진 채 목소리는 울음기로 가득했다.
#
대답은 돌아오지 않습니다. 그 뒤에 돌아오는 동작들이 알렌에게 밀려들었을 뿐입니다.
마른 땅 위에 폭포수나 다름 없을 물을 붓는 것 같은 느낌. 메말랐던 땅에, 과할 만큼의 물이 차 무너지는 것처럼.
카티야는 알렌을 끌어안습니다. 그 행동을 따라, 잔잔하던 심장은 터질 듯 박동하기 시작합니다. 느렸던, 어쩌면 조금은 자극이 부족하던 알렌의 박동에 힘을 불어넣는 듯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가고 있었습니다.
"..."
믿어도 괜찮은 걸까?
증오하는 것 밖에 할 줄 몰라 주변과 자신을 좀먹어가며 죽을 날만 기다리던 나에게 너가 찾아왔을 때 처럼
너라는 빛을 포기하지 않은 나에게 다시한번 기적이 일어난거라고 믿어도 괜찮은 걸까?
말은 나오지 않았다
부디 지금이 거짓이 아니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내 가슴에 얼굴을 묻고 있는 그녀를 보고 나도 굳어있는 팔을 조금씩 움직여 그녀를 같이 끌어안았다.
# 머뭇거리다가 카티야를 끌어안겠습니다.
그렇게... 알렌은 카티야를 끌어안습니다.
살에서 풍기는 향, 잘 말린 듯한 머리카락의 향기. 그 모든 것들이 한달음에 훅 달려듭니다.
" 옳지. 착하다. "
가벼운 도닥임과 함께, 카티야는 알렌의 숨을 받아냅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알렌은 영영 이 순간이 계속되는 것도 괜찮다 생각했지만 그럴 수는 없었다.
카티야에게서 떨어진 뒤 알렌은 아직도 격렬하게 뛰고있는 심장을 무시하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많은 것이 쌓여있었다.
하고싶은 말도, 궁금한 일도, 지금 상황도 말하고 싶은 것이 한가득이였다.
그러나 너무나도 갑작스러운 상황 때문이지 아니면 오랜만에 만난 첫사랑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았다.
결국 그토록 바래왔던 카티야를 마주하고 한참이나 아무말도 못하던 그가 내뱉은 첫마디는
"그.. 잘 지냈어?"
한숨이 나올 만큼 멋없는 한마디였다.
#
" 그을쎄... "
카티야는 입술에 검지손가락 끝을 가져가며, 살짝 웃습니다.
" 별로 좋은 기억은 아니어서. 잘 지냈다고 할 수 있으려나는 모르겠어. "
*
미소를 지으며 말하는 그녀의 대답에 알렌은 그 때 기억이 서서히 떠오르기 시작했다.
너무나도 무력했던 자신
그런 자신과 다른 이들을 지키려 사지로 뛰어든 그녀
"보고싶었어."
굳어 있던 알렌의 표정이 부드럽게 풀리기 시작했다.
"너가 떠난 뒤 많은 일이 있었어."
영원할 줄 알았던 둘의 시간은 갑작스레 끝나버렸고 너무나 많은 후회를 남기게 되었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듣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나도 많아."
두 번 다시 후회 하고 싶지 않았다.
예전에 알렌이였다면 상상조차 못했을 다정하고 솔직한 말들
"오래 걸릴거 같은데 괜찮을까?"
더 이상 쓸데없는 고민을 하기 보다 솔직히 그의 마음과 진심을 부딪히기로 마음먹었다.
# 조금 긴 대화 괜찮을까..?
카티야는 말 없이 고개를 끄덕입니다.
"어디서 부터 이야기 해야할까?"
알렌은 카티야와 해어진 뒤 자신이 겪은 일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녀를 잃고 죽음을 생각했다던가 다 포기하려 했다던가 하는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쓸데없는 걱정일지 모르겠지만 혹여라도 알렌은 자신이 그녀의 마음에 짐이 되고 싶지 않았다.
"그 때 그 교회 기억나? 거기를 다시 찾아갔었어."
"지금 쯤 어떻게 지낼지 궁금하네."
신 한국에 오기 전까지는 거의 대부분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알렌이 어설프게 남들을 도우려다 위기에 빠지고 손해를 보는 그런 내용들
"그러다가 미리내고라는데서 학생을 모집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어."
"운이 좋았는지 특별반이라는 곳에 편입하게 되었는데 거기 있는 분들은 전부 대단하신 분들이더라고."
"아직 어색한 분들도 있지만 다들 좋으신 분들이야. 카티야랑 꼭 만나봤으면 좋겠어."
그 후 신 한국에 들어오고 미리내고의 입학한 뒤 이야기를 시작했다.
분명 기간으로는 훨씬 짧은 기간일터인데도 이전 혼자 여행했을 동안의 일보다 훨씬 다양한 이야기, 듣기 좋은 이야기들이 많이 나왔다.
"그래서 잠시 시간이 나서 여기 찾아오게 된거야."
그 동안 있었던 일들을 생각나는 대로 카티야에게 말하고 난 뒤
"그러니까... 카티야 너가 어떻게 여기 왔는지 알려줄 수 있을까?"
알렌은 조심스럽게 그녀에게 말했다.
"지금 당장 무리라면 안알려줘도 괜찮아. 말하고 싶은 마음이 들면 그때 이야기 해 줘."
혹여 그녀와 해어지고 난 뒤 기억이 그녀에게 큰 상처로 남아있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알렌은 말을 덧붙였다.
# 그 동안 있었던 일을 카티야에게 말하고 카티야에게 그 동안 무슨일을 겪고 이 곳에 왔는지 묻겠습니다.
카티야는 잠시 침묵을 지키곤, 천천히 이야길 하기 시작합니다.
" 그때 너를 보내고 난 직후. 최대한 발악을 했어. 혹시라도 내가 일찍 당하거나 해서 너에게, 너 외에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가 될까 해서 말야. "
별로 좋은 기억은 아니었을겁니다.
알렌에게도, 카티야에게도 그날 보았던 몬스터의 모습은 썩 좋은 모습이 아니었으니까요. 머리부터 가슴까지 이어지는 붉은 구슬을 닮은 세 개의 눈. 양 옆으로 달린 여섯 개에 손, 그 손에 쥐인 여섯 자루의 검.
물씬 풍겨오는 분위기는 귀신의 무언가를 닮았습니다. 거기에 더해 주위로 뿜어내는 지독한 사기는 가까이 있는 것만으로 죽음으로 끌어당기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 것을 상대로 카티야는 검을 들어올렸습니다.
˝ 최선을 다해 막아볼테니까. 어서 도망가. ˝
그 날의 알렌은 그렇게 카티야를 떠나보냈습니다. 당연히, 그 뒤의 결과는 죽을 거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얼핏 당시에 느껴지는 차이만 보더라도 9레벨 정도였던 알렌은 바라보는 것만으로 숨이 막혀왔으니까요. 그리고 그건.. 카티야도 다르지 않았을겁니다.
" 그때. 너를 보내고 죽었구나 싶었던 순간이 있었어. 그 녀석이 마치 나를 가지고 노는 것처럼 내 검을 쳐내고, 주워 휘두르면 다시 쳐내고, 그렇게 반복했거든. 그러던 중에.. "
카티야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면서 말을 멈춥니다.
좋은 기억은 아닌 듯 합니다.
" ... 이런저런 일이 있었고, 네가 신 한국에 있단 말을 듣고 이 곳에 온지 며칠 안 됐어. 곧 너를 찾아갈 생각이었거든. 그런데... "
운이 좋았네.
그 말과 함께 카티야는 알렌을 바라봅니다.
" 많은 일이 있었구나. 너도.. 나도.. "
숨이 막히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그녀의 과거를 듣는 동안 나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렇게 그녀의 말이 전부 끝난 뒤
나는 그녀를 다시한번 꽉 껴안았다.
"카티야..."
슬픔과 후회로 가득찬 목소리
"두번다시 너를 혼자 남겨두지 않을꺼야."
이렇게나 소중한 사람 곁에 있어주지 못했다.
그녀의 힘이 되어주지 못했다.
두번다시 후회하고 싶지 않았다.
"나는 죽어가고 있었어. 이 세상을 증오하고 나 자신을 좀먹어가며 죽어가고 있었어."
"너에게 받은거야 이 마음, 이 목숨 전부."
"나는 너를 처음만나고 아직까지 너한테 구원받고 있어."
다시 눈물이 흘러 내린다.
"다시한번 내가 너와 함께해도 괜찮을까?"
나는 카티야의 손을 마주잡았다.
#
카티야는 말 없이 쥔 손의 손가락을 더듬습니다.
그 길이는 많이 변했을겁니다. 그 느낌도, 감각도 많이 변했겠지요.
... 그러나, 다시.
두 사람은 함께할 수 있었습니다.
카티야의 호감도가 다시 개방됩니다.
호감도 : 애정
그렇게 손을 마주잡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나 지금 무슨 말을..?'
알렌은 자신이 얼마나 터무니 없는 말을 했는지 금방 깨달을 수 있었다.
놀랍게도 알렌은 지금 고백할 생각이 없었다.
그저 예전처럼 함께 하고싶다는 말을 한다는 것이 흘러넘치는 감정에 휩쓸린 나머지 마치 고백처럼 말하게 된 것이였다.
"그.. 그러니까 그게..."
"그.. 그러고 보니 나 여기 기부랑 봉사하러 왔는데 혹시 해야할 일 있을까?"
알렌은 다급히 시선을 카티야가 아닌 다른 곳으로 돌리며 화제를 바꾸었다.
열망자를 앞에 두고도 표정하나 변하지 않았던 알렌이 한 여자에게 이렇게나 쩔쩔매는 것을 다른 특별반 인원들이 본다면 아마 죽을때까지 술자리 안주로 우려먹혀질만한 광경이였다.
간질간질하고 배배꼬이는 듯한 감정에 알렌은 차마 카티야의 얼굴을 다시 쳐다보지 못했고
약간 붉게 물든 카티야의 뺨도 볼 수 없었다.
# 일단 기부를 위해 필요한 설명을 들을 수 있는 곳으로 이동하겠습니다.
잠시 카티야를 두고, 쭈뼛쭈뼛 알렌은 보육원의 원장을 맡고 있는 한 수녀를 찾아갑니다.
온화한 표정으로 찢어진 양말을 꿰면서 그녀는 알렌을 바라봅니다.
" 표정이 더 좋아지셨군요. 마치.. 무언가를 놓쳤던 사람처럼 말입니다. "
금새 구멍 뚫린 양말은 제 모양을 찾아갑니다.
정신없이 손을 놀리면서도 수녀는 알렌을 바라봅니다.
" 반가운 사람을 만나신 것도, 이 모든 것이 주께서 안배하신 것일 터. 왜 늙은 수녀를 찾아오셨는지요? "
온화한 표정으로 그녀는 알렌에게 물어옵니다.
"안녕하세요 수녀님."
알렌은 예를 갖춰 온화한 표정을 짓고계신 수녀님께 인사를 드렸다.
알렌은 신을 섬기고 존경하지는 않았지만 신의 뜻에 따라 세상에 선을 행하는 이들을 존경했다.
신의 가르침으로 선을 행한다고 하나 묵묵히 그 뜻을 따르고 그 영광을 모두 신에게 돌리는 이들을 보고 어찌 존경을 품지 아니할 수 있겠는가.
물론 성직자들에 대한 알렌의 생각이 처음부터 이런 바람직한 생각은 아니였지만 말이다.
"이곳에서 그녀를 만난 것은 저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였지만 본래 이곳으로 온 이유는 다른 것이였습니다."
알렌은 잠깐 신이 자신의 선행에 감동하여 기적을 내린걸까? 하는 생각을 했지만 말도 안된다는 생각에 속으로 웃으며 말을 이어갔다.
"다른 이들을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시는 수녀님과 신도님들의 노력에 비하면 한참 모자라지만 도움들 드리고 싶어 찾아오게 되었습니다."
알렌은 그렇게 말한 뒤 10만 GP를 조심히 꺼네들었다.
"그.. 저를 포함한 미리내 고등학교 특별반 분들의 기부입니다. 부디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사용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본래 알렌은 기부할때 따로 기부자의 이름을 대는 편은 아니였으나 특별반의 명성이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특별반의 이름을 대고 기부를 신청하였다.
#특별반 이름으로 10만GP를 기부하겠습니다.
조용히 10만 GP를 꺼내드는 알렌을 보며 수녀님은 부드러운 미소를 짓습니다.
주름이 느껴지는 손이 알렌의 손등 위에 올려지고 그녀는 인자한 표정으로 알렌을 바라봅니다.
" 우리의 주님의 이름으로 약속드립니다. 이 돈 중 조금도 제 사욕을 위해 사용하지 않겠습니다. "
그녀는 약속과 함께 알렌의 손등을 두드립니다.
" 주님께서 의로운 일을 한 이에게 축복을 내리시길... "
짧은 묵도와 함께, 작은 창문 틈으로 강렬한 백색의 빛이 알렌에게 쏘아집니다.
지독히 따스하고, 마치 알렌을 감싸는 듯한 감각이 알렌의 전신을 감쌉니다.
신성의 축복을 받습니다!
정신력이 회복됩니다!
"이 돈이 아이들의 미래의 도움이 된다면 더할 나위없는 기쁨입니다."
알렌은 백색의 빛에 큰 변화를 느끼지는 못하면서도 미소 지으며 수녀님께 말했다.
"그리고 오늘 하루 이곳의 일을 돕고싶은데 혹시 가능한지 여쭈어도 될까요?"
알렌이 수많은 자원봉사들 중 유독 고아원을 비롯한 어린이들을 돕는 것에 신경을 많이쓰는 편인데 그 이유는 다름아닌 올바른 교육과 지도가 없으면 어린이들의 순수함이 어느정도까지 잔혹함으로 변할 수 있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였다.
그렇기에 알렌은 기부와 봉사를 둘다 하기로 마음먹고 있었다.
물론 카티야와 더 오래있고 싶고 하고싶은 이야기도 많다는 사심이 조금 아니 많이 들어갔지만 말이다.
# 봉사활동 하고싶습니다!
봉사활동에 망념을 몇 투자합니까?
잔여망념 100, 망념 50
총 150을 투자하겠습니다
#
총 150망념만큼 봉사활동을 합니다.
알렌은 아이들과 놀아주기도 하고, 빨래를 돕기도 합니다.
이따금 놀아주던 아이들의 장난에.. 낭심을 가격당하기도 했지만.. 건강의 도움으로 겨우 버텨냅니다.
" 하하... "
늙은 수녀님을 보조하던, 아직 어린 수녀님은 어색한 미소로 알렌을 바라봅니다.
" 죄, 죄송해요. 아이들이 노는 거는 좋아하는데.. 저희들이 모두 놀아줄 수는 없다 보니...... "
헥헥거리며 쓰러진 아이들 사이에 우뚝 선 알렌!
하하! 이것이 의념 각성자다!!
"하..하하 괜찮습니다. 활발하면 좋은거죠."
제아무리 터프한 알렌이라고 하나 완전 무방비 상태에서 영 좋지않은 급소를 가격당한 알렌은 망념까지 써가며 건강을 강화하여 간신히 표정관리를 할 수 있었다.
잠시후 가히 밑바닥이라고는 보이지 않을거 같았던 아이들도 의념각성자의 체력을 따라갈 수는 없었는지 숨을 헐떡이며 바닥에 하나 둘 드러눕기 시작하였다.
"피곤하면 들어가서 쉴까요?"
알렌은 마지막으로 비행기를 태워주던 아이를 내려주고 바닥에 누워있는 아이들을 낮잠을 잘 수 있는 방으로 한명 한명 업어서 대려다 주었다.
아이들을 빠르게 지치게 만든 알렌의 활약으로 다른 분들의 휴식시간이 늘어난 것은 덤이다.
# 낮잠시간! 아이들을 낮잠을 잘 수 있는 곳으로 대려다 주겠습니다.
아이들은 곧 잠에 듭니다!
어릴 때에는 이런 것들이 좋은 추억이 될 수 있겠죠. 아이들의 감정과 심리, 기분같은 것들은 알렌에게 좋은 자극이 되었습니다.
망념이 30 감소합니다.
도기 코인을 2개 획득합니다!
" 고맙습니다. "
어린 수녀는 알렌을 바라보며 고개를 숙입니다.
"아닙니다. 저도 즐거웠는걸요."
웃으며 잠이 든 아이들의 얼굴을 보며 알렌은 옆에 있는 어린 수녀분의 인사에 대답했다.
"더 자주 와야겠네요."
알렌은 뿌듯하면서도 어쩐지 자신의 어렸을적이 떠올라 복잡한 기분이 들었다.
"항상 아이들을 위해 노력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나에게 카티야가 있었듯이 이 아이들도 이 분들이 있기에 올바르게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알렌은 어린 수녀분에게 깍듯이 예의를 표하며 감사를 전했다.
# 아이들을 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알렌의 인사에 어린 수녀는 기쁜 미소를 짓습니다.
누구에게나, 자신의 노력이 알려진 것만으로도 기쁜 법이라고. 아마도 이 사람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겁니다.
그러니 힘들더라도, 즐겁지만은 않은 일이라도 하고 있는 것이겠죠.
" 대단하지? "
어린 수녀가 아이들을 보기 위해 자리를 뜬 동안, 카티야는 알렌에게 다가옵니다.
" 이곳을 지나지 않은 사람들은 이런 아이들의 고통을 몰라. 그저 고아란 존재란 대다수가 비뚤어진다. 고 확신을 가질 뿐이지. "
어린 아이들이 수녀님의 손을 잡고 장난을 치거나, 우는 아이들을 아이들끼리 말리는 모습. 어설프지만 북적한 가족의 형태를 이루고 있는 이곳의 풍경.
알렌은 그 모습을 가만히 바라봅니다. 기억의 시작이 길거리였고, 그 뒤로 있었던 기억은 증오와 원망, 고통과 굶주림, 시기와 비난. 그 감정들로 뒤덮혀 있었으니까요.
알렌은 아이들을 바라보던 중, 갑자기 가슴을 부여잡고 몸을 비틀이는 카티야를 바라봅니다.
" ...흣....... "
거센 숨을 헐떡이면서, 카티야는 어설프게 웃습니다.
" 아직.. 다 회복되지 못 해서 그래.. 괜찮아.. 응. "
그 미소가 유독... 어두웠다는 것은.
아마 알렌은 알아차릴 수 없었을 겁니다.
- -5- 권왕, 성녀
- "응 모두 대단하신 분들이야."
알렌은 솔직하게 자신의 생각을 말하였다.
떠오르는 과거의 기억과 눈앞에 있는 따뜻한 풍경
알렌은 작게 미소지으며 아이들을 바라보았다.
그 순간
" ...흣....... "
"카티야?"
갑자기 카티야가 가슴을 부여잡고 비틀거리기 시작했다.
놀란 알렌은 비명이 나오려는 것을 간신히 참아내며 그녀를 부축했다.
" 아직.. 다 회복되지 못 해서 그래.. 괜찮아.. 응. "
고통스러워하는 와중에도 알렌에게 평소와 같이 웃어주는 그 모습에 오히려 알렌의 속은 타들어가는 것만 같았다.
그리고 재난은 몰아서 닥쳐왔다.
"어?"
특별반의 단체채팅방에 올라온 하나의 글
공격을 받고 있어 위험하다는 유하의 글과 그 위치 정보였다.
본래였다면 어떤일이 있더라도 내팽겨치고 달려갔겠지만 여전히 거친숨을 내쉬고 있는 카티야를 보고는 차마 그녀의 곁을 떠날 수가 없었다.
걱정, 후회, 고민 온갖 감정들에 알렌은 괴로워하는 카티야에게 지금 짓는 표정을 보여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아서 그녀를 껴안고 그녀에게 자신의 표정을 보이지 않았다.
#
거센 호흡이 이어지고 나서야 카티야는 숨을 깊게 내쉽니다.
" 응. 괜찮아. 정말로! "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면서, 카티야는 자연스럽게 알렌의 볼을 꼬집습니다.
" 누나 걱정했어? 꼬마가? 흐흣, 이제 꼬마라고 부르기에는 너무 크긴 했지만 말야. "
여전한 장난기로, 알렌에게 장난을 걸어오는 카티야는 정말로 괜찮은 듯 보입니다!
상태가 좋아진 듯한 그녀를 보며 알렌은 한시름 놓을 수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그녀를 두고 이곳을 잠시 떠나는 것이 망설여지는건 어쩔 수 없었다.
"..."
아주 조금의 침묵
"카티야 할 말이 있어."
"내 동료가 위험에 처한거 같아."
알렌은 망설임이 서린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
"나뿐만이 다른 분들이 도우러 갈 수도 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될거야."
"카티야가 원하면 가지않을께."
"하지만 괜찮다면 잠시 다녀와도 괜찮을까?"
동료를 도우러가겠다는 알렌의 말
하지만 알렌의 모습은 마치 이곳에서 떠나기 싫다고 어리광을 피우는 어린아이같이 비추어지고 있었다.
#
카티야는 알렌의 말을 듣곤, 숨을 내쉽니다.
아주 옅지만 그녀의 주위로 서늘한 바람이 불어오는 듯한 감각이 느껴집니다. 그녀가 배운, 이바노 아카데미의 비전을 본 순간. 알렌은 확신할 수 있었습니다. 이 사람이 가짜일 가능성은 없다고요!
아주 작은 눈송이들이 잠시 허공을 유영하고 사라지고, 카티야는 알렌에게 묻습니다.
" 어디야? "
익숙한 감각, 익숙한 바람
알렌은 기억속에 있던 그녀의 또 다른 모습을 떠올렸다.
이렇게 되면 그녀를 더는 말릴 수 없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
"...지금 위치를 보낼게."
알렌은 카티야에게 유하의 위치정보를 전송했다.
혹여 그녀가 무리하는건 아닐까 하는 걱정도 들긴 했지만
한편으로는 여전히 변함없는 그녀의 행동
알렌이 가장 믿고있었던 그녀의 모습을 다시보고는 방금까지 있었던 부정적 감정들이 사라지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출발할까 카티야?"
# フトスト!
두 사람 다. 단 한 사람이 그 자리에 서있는 것만으로 정체 모를 불안감을 느낍니다.
세 명의 친구들, 그리고 그들에게 무언가를 물어보듯, 그 기운을 내뿜는 한 명의 남자.
그는 유하의 이야기를 듣던 도중 눈을 돌려 알렌을 바라봅니다.
정확하게는, 그 옆에 있는 카티야를 바라봅니다.
" .....!!! "
카티야는 그 눈을 마주하는 것만으로도 한쪽 무릎을 굽히고 맙니다.
" 누구냐. "
한 걸음, 한 걸음이 좁혀질 때마다, 순식간에 이성현은 카티야의 앞에 다가옵니다.
" 너. "
권왕의 손에 검푸른 색의 권강이 흉흉히 피어오릅니다.
그를 막기 위해 알렌은 몸을 움직이려 하지만, 마치 무언가가 짓누르는 듯 알렌의 움직임을 막아세웁니다.
" 뭐하는 놈이지? "
#아득한 자아 구매하겠습니다.
구매합니다
"크으윽..!"
무언가가 엄청난 무개로 짓누르는 듯한 감각을 느끼며 상황을 파악하려고 애썼다.
부상당한 유하, 그리고 같이 있는 시윤과 오현
그리고 괴로워하며 무릎 꿇은 키티야와 그녀에게 살기를 내뿜으며 다가가는 자신은 상대도 되지 않을 어마어마한 강자
또다시 그녀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을 느끼면서도 알렌은 사고를 멈추지 않았다.
"자...잠시만요!"
알렌은 필사적으로 권왕에게 소리쳤다.
"그녀는 악인이 아닙니다!"
' 이렇게 강한 자가 유하 씨를 위협한 상대라면 다른분들이 무사히 있지 못했을 것이다.'
알렌은 권왕이 선인이라 믿으며 필사적으로 애원했다.
"잠시만.. 잠시만 저와 그녀의 말을 들어주세요!"
"문제가 생기면 저까지 죽이셔도 좋습니다!"
"제발 그녀를 건들이지마!!!"
알렌은 목소리가 갈라지도록 외쳤다.
#
권왕은 가벼운 손짓으로 알렌을 쳐냅니다.
움직임도, 무언가를 할 만한 힘도 몸에 조금도 들어가지 않습니다. 그보다 무서운 것은, 그 짧은 순간 권왕의 눈빛이 서늘하다 못해. 진심으로 알렌을 죽일 수도 있었던 점일 겁니다.
두 사람은 가만히 눈을 맞추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화가 없는 것은 아닐 겁니다.
이따금 권왕의 주먹이 줘여지고, 풀어지골 반복합니다. 때론 고갤 끄덕이고, 어느 순간에는 허탈한 웃음으로 그 대답을 대신하기도 합니다.
" ...... 그랬나. "
성현은 한숨을 깊게 내쉽니다.
" 알겠지만 보통의 상황에 다른 가디언을 만났더라면. 너는 죽었다. 인류의 위협이 될 만한 상황을 막는다. 그리고, 인류의 적을 상대한다. 그것이 가디언의 목적이니 말이다. "
" 알고 있어요. "
그 말에 카티야는 떨면서도, 단호히 말합니다.
" 그래도. 적어도. 제가 그럴 일은 없을 거에요. 저도 가디언을 꿈꿨고, 가디언이 되기 위해 뛰었던 사람이었으니까요. "
" 하지만. "
답답한 표정으로, 성현은 천천히 고개를 돌립니다.
" 아니. 더 얘기하지 않도록 하지. "
자신이 날려버린 알렌을 바라보면서, 성현은 쓴 표정을 짓습니다.
" 하지만 그건 알아두도록 해라. 죽은 심장의 태아. 그 녀석의 관심에 들었다는 것이 별로 좋은 결과는 아니라는 것. "
카티야는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입니다. 그 뒤, 권왕을 두고 알렌에게 빠르게 다가갑니다.
알렌의 현 상태는.. 조금만 더 권왕이 힘조절을 하지 않았다면 죽었더라도 이상하지 않을 법한 상황입니다.
그 뒤, 권왕은 고개를 돌려 남은 세 사람을 바라봅니다.
" 숭배자와 직접 연관된 이들. 개중 가담자는 UGN의 방식적으로 직결적인 처형이 규칙이다. 그러니 확인을 위해 너희 셋의 기억을 살펴본 거지. 이 부분에 대해선 미안함을 느낄지언정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는 가디언이고, 만약 제대로 해결하지 않으면 그 때의 일같은 것이 또 일어나리라고 하지 않을 수도 없으니 말이다. "
그는 이를 갈듯 작은 분노를 뇌까립니다.
셋의 기억에 무언가가 스쳐갑니다. 기적의 세대가 그런 이름으로 불리기 전에 있었던 사건.
아카데미의 열망자에 의한 테러 사건.
" 가도 좋다. 다만... 오늘 들은 것 중 무엇도. 다른 곳에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군. 내가 화난 채로 만나고 싶지 않다면 말야. "
그는 씩 웃으며 세 사람의 어깨를 두드립니다.
유하와 오현의 신체 능력치가 1 증가합니다!
알렌은 삐걱거리는 몸을 간신히 다시 일으키며 카티야를 바라보았다.
"..."
알렌 자신을 바라보는 카티야를 보며 아무렇지 않게 웃었다.
"돌아가자. 아이들이 기다리고 있을꺼야."
방금 전 죽을뻔한 일도 만신창이인 몸상태도 권왕과 했던 이야기도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소년처럼 웃으며 알렌은 카티야에게 말했다.
유하와 다른 동료들은 무사하다. 카티야도 여전히 자신을 떠나지 않았다.
그녀가 어떤 상태든 앞으로 무슨일이 일어나든 자신은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알렌은 다른 동료들에게 작게 인사하고 카티야와 보육원으로 돌아기로 했다
# 돌아가자.
아니 보육원이 아니라 병원으로 가야할 것 같은데요.
아니면 깔끔하게 목을 긋고 테토스를 쓰는 것도 방법이 될 것 같습니다! 적당히! 죽지 않을 정도로만! 부러진 곳 없이 아프도록! 사람을 패주었네요! 와 권왕!!!
아니. 사실 뒤지게 아픕니다.
그냥.. 참을 뿐이죠.
카티야는 손끝으로 자신의 의념을 알렌에게 불어넣습니다. 미미한 활기가 알렌의 몸을 움직일 수 있게 하긴 하지만.. 곧 쓰러질지도 모르겠네요.
일단. 치료가 필요합니다.
알렌은 아무렇지 않게 일어나려고 했지만 순간 몸이 기울어지며 쓰러졌다.
"아 미안 긴장이 풀려서..."
멋쩍게 말하며 다시 일어서려 했지만 알렌의 몸은 여지없이 다시 쓰러졌다
자신의 몸을 막다루는 알렌의 태도와 더불어 걱정을 끼치기 싫었던 알렌의 허세는 오히려 역효과로 작용하고 있었다.
"...미안 안그럴께."
카티야의 의념을 받고 간신히 일어선 알렌은 결국 카티야의 손에 이끌려 가까운 병원으로 향하게 되었다.
#병원으로 이동하겠습니다.
병원으로 이동하자, 안쪽에서 의사 하나가 급한 표정으로 알렌을 살핍니다.
" ......위험했군요. "
곧 진료를 마친 의사는 카티야에게 말합니다.
"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살아있는 게 기적입니다. 정말 아슬아슬하게, 뼈나 무언가가 박살나는 게 아니라 정확히 신체의 균형만을 건들려 했습니다. 만약 조금만 상대가 죽일 목적이 있었다면. 죽을 수도 있었을 듯 합니다. "
" ... 치료는, 가능할까요? "
" 가능하긴 합니다만...... "
그는 조금 걱정되는 눈으로 알렌과 카티야를 바라봅니다.
" 비용이 클 겁니다. 괜찮으시겠습니까? "
"다른... 방..법은 없으니까요."
슬슬 알렌도 눈앞에 초점이 흐려지고 있다.
비용이 많이든다고 치료를 받지 않을 수는 없는 위급한 상황이었다
""그... 비용은 얼마나...?"
혹여 지금 가지고 있는 돈보다 더 큰 금액이 나온다면 이를 상환할 방법도 생각해 둬야 할 것이다.
# 치료비는 얼마정도인가요?
" 40만 GP입니다. "
벼룩의 간을 빼먹어라 이것들아!!!!!!
의사는 미안한 듯, 알렌을 살피며 이야기합니다.
" 비싼 이유는 다름이 아니고, 신체의 균형을 다시 맞추기도 해야하거니와 지금의 신체 상태를 보시면 힘의 투사로 인해 영향이 남은 상황인지라 이런 경우는...... "
열심히 의학 토크가 지나가지만 아쉽게도 카티야도, 알렌도 의학에 대해선 문외한이니까요! 하지만 고개는 끄덕여줍시다.
" 하하.. 이런 일을 직접적으로 벌일 수 있는 인물은 권왕 정도일텐데. 아무래도 게이트에서 무언가 일을 만나신 모양이군요. "
아뇨 권왕한테 한 대 맞았는데요.
"40..만 GP..."
예상을 훨씬 웃도는 금액에 알렌은 흐려진던 정신이 다시 또렷해지는 것 같은 착각마저 들었다.
'방법이...'
현재가지고 있는 돈은 기껏해야 약 25만GP정도
당장 급한 상황에 15만GP라는 거금을 마련할 방도는 떠오르는 것이 없었다.
'특별반에서 지원을 받는 것은..?'
생각해보았지만 알렌이 내린 결론은 다소 회의적이였다.
지금 알렌은 가디언이 즉결 처분을 내려도 이상하지 않은 사태에 휘말려있는 상태
특별반이 자신을 위해 이런 리스크를 떠안아 줄 만큼 알렌은 자신의 가치가 크다고 여길 수 없었다.
추후 자신이 특별반에 어떤 처분을 받을지와는 별개로 알렌은 이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필사적으로 생각하기 시작했다.
#아득한 자아를 사용하겠습니다.
알렌은 생각을 해봅니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
그러나, 고민이 꼬리를 물어가더라도 당장 떠오르는 것은 없습니다.
고민의 고민을 이어가고, 알렌은 머릿속에서 무언가를 떠올립니다.
생각해보니... 알렌에게는 구입한 우연과 필연이 있지 않나요?
#우연과 필연을 사용하겠습니다!
이번은 긴급 상황이니만큼, 우연과 필연을 즉시 발동합니다.
학교로 이동해봅시다!
# 학교로 이동하겠습니다.
알렌과 카티야, 두 사람은 병원을 급히 빠져나오듯 움직입니다.
정신없이 학교로 향하는 알렌에게서, 카티야의 표정에 알 수 없는 불안이 떠오르고, 곧 가라앉습니다.
두 사람의 걸음이 빨라짐에 따라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아 학교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알렌은 그때서야 몸에서 느껴지는 격통을 느낍니다.
움직임을 유지하기 위해 의념을 운용하고 있었단 사실을 늦게라도 깨달을 만큼 말입니다.
급격히 치솟은 망념을 가라앉히기 위해 억지로 의념의 운용을 멈췄을 때부터 온몸이 고통에 빠져드는 듯한 느낌이 지배해갑니다.
자리에 주저앉습니다.
호흡을 고릅니다. 그러나, 쉽게 골라지지 않습니다. 고통을 잊으려고 하는 것처럼 숨은 들숨과, 날숨을 반복하며 알렌을 진정시킵니다.
그러나 쉽게 진정되지 않는 고통은 얼마나 무모한 짓을 한 것인지, 알렌이 과연 어떤 존재에게 대든 것인지 느낄 수 있을 것만 같습니다.
아득.
알렌은 이를 강하게 깨물며, 분노를 토해냅니다.
결국 여기까지 왔는데도.. 무력한 건가?
그 마음이 알렌을 괴롭혔기 때문입니다.
" 알렌... "
걱정스럽게 알렌을 바라보던 카티야는, 두 사람에게 다가오는 인기척을 향해 고갤 돌립니다.
슬슬 해가 저물어가는 시간을 따라, 길게 늘여진 그림자가 알렌의 시야를 살짝 가려갑니다.
" 별로 상황이 좋지 않아보이네요. "
시선의 끝으로 보이는 연백색의 머리카락, 은은한 백색의 광휘가 퍼지는 것만 같은 아우라. 고통을 참아내며 고개를 든 알렌의 눈에 보인 것은 인간을 벗어난 것 같은 아름다움을 가진 여인입니다.
키는 170정도 되는 것으로 보였고, 피부는 백옥석을 가다듬어 그곳에 생기를 불어넣은 것 같은 피부를 가졌습니다. 옅은 혈기가 도는 볼깨와 그를 타고 올라가면 보이는 눈은 조금의 날카로움도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그런 그녀는 손을 내려 알렌의 이마의 손을 올립니다. 끓어오르던 열을 진정시킬 것 같은 열감이 차가운 온도와 만나 가라앉는 것 같습니다.
" 아하.. 성현 씨의 문제였구나. 괜찮아요. 이제 아프지 않을 거에요. "
의료 선언
과공급 치유
아주 짧은 순간이지만, 엄청난 양의 의념이 알렌의 전신을 훝고 지나갑니다. 입을 타고 남아있던 죽은 피가 터져나오지만, 알렌의 컨디션은 과거 그 어떤 순간보다도 날아갈 것만 같습니다.
심지어.. 치솟았던 망념마저도 가져갔다는 듯, 알렌의 몸에는 조금의 망념도 느껴지지 않습니다.
" 친구를 만나려 왔다가 이게 무슨 일이람.. 이제 괜찮을까요? "
인자한 미소로 웃음을 짓던 여인은 알렌을 바라보며 묻습니다.
슬슬 흐려져가던 눈앞은 이제 흐려지다 못해 어두어져 가고 시끄럽게 울리던 귀는 이제 잘 들리지 않게 되었다.
의념을 써가며 무시하던 통증은 망념이 한계에 다다르자 순식간에 온몸을 뒤덮기 시작했다.
"아..."
자리에 주저앉아 힘들게 숨을 고르는 알렌에게 한없이 더러운 하지만 어딘가 익숙한
끔찍하고 불쾌한 감정
완전히 잊고 있었다고 생각한 감정
증오였다.
알렌은 가장먼저 무력한 자기 자신을 증오했다.
사랑하는 사람이 위험한대도 자신의 몸조차 간수하지 못하는 약한 자신이 너무나도 증오스러웠다.
다음으로 떠오른건 카티야를 내버려두지 않는 불행을 증오했다.
자신이 아는 누구보다 선하고 누구보다 축복받아야할 그녀에게 불행과 고통을 안기는 이 현실이 너무나도 증오스러웠다.
그렇게 조금씩 증오가 알렌의 마음을 좀먹어가고 있을때
엄청난 양의 의념이 알렌의 몸을 훑고 지나갔다.
"커헉..!"
알렌은 피를 토하면서도 당장이라도 죽을거 같은 방금은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날아갈 것 같이 가벼운 몸을 느꼈다.
"나..."
몸은 물론 망념도 완전히 사라진 자신의 상태를 확인하고 알렌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자신을 바라보는 카티야와 처음보는 여성분.
"아..."
자신이 이 여성분께 구해졌다는 사실을 깨달은 알렌은
"정말... 감사합니다..."
연신 고개숙여가며 감사할 수 밖에 없었다.
#살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수많은 곳을 향하는 원망과 증오.
닿을 수 없는 곳을 향해 내비치는 원망에 대해..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냐마는.
적어도 지금은 살아갈 수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죽지 않았고, 죽으면 안 될 이유가 있는 지금은... 살아남았단 것에 만족해야만 하겠죠.
그런 기분을 뒤로 넘기고, 알렌은 연거푸 고갤 숙이며 자신을 구해준 사람에게 감사를 표합니다.
그런 알렌의 모습에 부담을 느끼거나, 거부하기보단 그것으로 알렌의 마음이 편해질 수 있다면 얼마든지 하라는 듯 그 행동을 멈출 때까지 기다립니다.
" 별말을요. 다친 사람을 보고 그냥 넘어가는 건 가디언의 역할이 아니기도 하니까요. "
곧, 알렌의 감사가 끝난 뒤에 그녀는 알렌과 카티야를 바라보며 미소를 띕니다.
딱히 이성에 관심이 없다고 느끼는 알렌임에도 순간이지만 얼굴이 붉어질 만한 외모입니다.
" 저는 이하루라고 해요. 중국 연합의 가디언이고, 이 곳의 교관인 한지훈 군의 친구이기도 해요. 그를 만나러 왔는데.. 지금 있을까요? "
알렌은 가디언이라는 그녀의 소개를 듣고 아주 살짝 몸을 굳혔지만 바로 원래대로 돌아왔다.
죽어가는 자신을 순식간에 치료할 정도의 능력을 지닌 분이라면 자신을 반 죽여놓은 그 사람처럼 이미 카티야의 상황을 한눈에 파악하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별다른 말을 하지않고 계시고 거기다 자신을 구해준 분을 경계할 정도로 몰려있지는 않았다.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알렌입니다."
"그리고 이쪽은 카티야 지마 저의 가족과도 같은 소중한 사람입니다."
알렌은 카티야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총교관님의 지인 분이신가요? 총교관님이시라면 평소 교관실에 계시지만 자주 자리를 비우셔서 지금 계신지는 확실히 말씀드리기 어렵네요."
"혹시 안내가 필요하시다면 제가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저도 이 학교 학생이고 큰 도움을 받았으니까요."
알렌은 구해준 감사의 뜻으로 학교의 안내를 맡아도 될지 물어봤다.
#안내해 드릴까요?
알렌은 하루에게 자신에 대한 소개를 꺼냅니다.
그 과정에서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던 그녀는 카티야의 소개를 들었을 때는 조금 슬프다는 듯 카티야를 바라봅니다.
" 제가 도와드릴 수 있는 게.. 많이는 없을 것 같네요. "
" 괜찮습니다! 그.. "
" 하지만. "
백색의 날개가 펼쳐지듯, 순백색의 팔이 카티야의 심장 부근으로 가볍게 올려집니다. 백색의 아우라가 하루의 손을 타고 흘러듭니다.
카티야는 처음에는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조금 지나서는 안정적인 표정으로 점점 바뀌어갑니다. 그러다가 마지막에는 안도와 같은 숨을 내뱉습니다.
"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그들이 쫓겨난 자라 하매 시온을 찾는 자가 없은즉 내가 너의 상처로부터 새 살이 돋아나게 하여 너를 고쳐 주리라' "
하루의 알 수 없는 말에도, 카티야는 알겠다는 듯 가볍게 고갤 끄덕입니다.
" 지금 제가 줄 수 있는 도움은 여기까지에요. 사오토메 양이 있었더라면 더 도움이 될 수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아쉽게도 그녀는 사랑의 도피에 바쁘답니다. "
얼핏 장난스런 윙크를 짓곤, 그녀는 알렌의 안내는 괜찮다는 듯 걸음을 옮겨 학교 안으로 들어갑니다.
우연과 필연이라는 강력한 기적은 이렇게 그 힘을 다합니다.
NPC 키타야 지마가 지니고 있던 저주가 일시적으로 약화됩니다. 발작의 강도가 일시적으로 크게 감소합니다.
하지만, 저주는 해제할 수 없습니다.
- -6- 말도 안 되는 이야기들
- "잠깐..!"
알렌은 순간적으로 자기도 모르게 카티야에게 다가오는 하루를 경계했지만 하루에게서 보이는 백색 아우라를 보고 그저 멍하니 그 광경을 지켜보았다.
조금 고통스러워 보이던 카티야의 표정은 조금씩 편안하게 변하다가 이윽고 안도를 숨을 내뱉었다.
" 지금 제가 줄 수 있는 도움은 여기까지에요. 사오토메 양이 있었더라면 더 도움이 될 수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아쉽게도 그녀는 사랑의 도피에 바쁘답니다. "
치료로 보이는 행위를 마친 하루는 다시한번 감사를 전할 틈도 없이 학교안으로 들어가버렸다.
"카티야 괜찮아..?"
수많은 생각에 머릿속이 복잡한 알렌은 일단 카티야의 몸상태를 물었다.
#카티야 컨디션 괜찮아?
카티야는 지금의 일에 있어 그 감정이 복받치는 듯, 하루가 떠나간 자리를 가만히 바라봅니다.
그러다가 가볍게 손을 쥐었다 펴보기도 하고, 심장이 위치한 곳에 손을 올려보기도 합니다.
" ... 응. "
그리고, 그 기다림 끝에 카티야는 미소를 짓습니다.
" 많이. 많이 나아졌어. 걱정했어? "
라고.
알렌을 안심시키려는 듯 부드러운 표정으로 말입니다.
"어 걱정했어."
알렌은 담담히 대답했다.
"또 다시 너와 해어질 것 같아서 무서웠어."
담담한 말투와는 대비되게 알렌은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그 분에게는 몇번을 감사하게 되는걸까'
마치 지나가는 기적처럼 알렌과 카티야를 도와준 하루
알렌은 그녀에 대한 감사를 마음에 새겼다.
"카티야."
잠깐의 침묵 후 알렌은 각오를 굳혔다는 듯 다시 입을 열었다.
"나와 해어지고 난 뒤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해줄 수 있을까?"
비록 하루의 도움으로 위기를 넘기긴 했지만 근본적인 상황은 변한 것이 없었다.
카티야에 대한 걱정으로 가득한 알렌은 다시한번 카티야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을 수 밖에 없었다.
# 카티야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어보겠습니다.
알렌의 말에, 카티야는 천천히 입을 달싹입니다.
" 언제까지고 함께 할 수는 없겠지. 아마? "
그녀는 친절한 말을 내뱉듯 알렌에게 이야기를 꺼냅니다.
그 말이 마치 모든 것을 내려놓는 듯, 미련이 남지 않은 것만 같아서 알렌이 이상함을 느끼려 하지만 카티야는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 알렌. 알렌은... 가장 불가능하다 생각하는 게 어떤 거라 생각해? "
당장 떠오르는 것은 있었습니다.
바로 눈 앞에 있었으니까요. 그러나, 그 이야기를 꺼내지는 못했습니다.
그 말을 하면 마치 인정할 것만 같아서, 지금의 평화를 깰 것만 같아서요.
그러나 그런 알렌의 생각을 아는지. 아니면 모르는지 카티야는 미소를 짓습니다.
그리고.
" 나는 그 날. 그 곳에서 죽었어. "
가장 순진한 미소로, 무구하지 못한 말을 내뱉습니다.
" 너를 내보내고 나서 게이트의 몬스터를 상대하다가 느꼈어. 오래 버틸 수는 없겠구나. 그래도 게이트에 작은 균열이 있어서 다행이다. 적어도... 너는 안전하게 내보낼 수 있을테니까 싶어서. "
그녀는 여전히 미소를 띄고 있습니다.
" 적의 손톱이 내 내장을 휘젓고 지나가고, 입으로 피가 토해지다 못해 모든 것을 게워내듯 뱉어내고, 천천히 심장이 멈추어갔어. 그래도 있지. 후회는 없었어. 너를 지킬 수 있었으니까. "
그녀는 나직히, 알렌 하는 이름을 부릅니다.
알렌은 답을 이어갈 수 없었습니다. 그 부르는 이름은 아무리 알렌이 타고난 정신을 지니고 있다 하더라도 쉽게 적응할 수 없는 문제였으니까요.
그렇지 않습니까? 죽은 사람이 어떻게 지금, 나와 이야기를 나누고 나와 추억을 되새기며 기억을 회상하겠습니까.
어떻게.
어떻게 그런, 말도 안 되는 일이 가능하겠습니까.
" 눈이 감기고, 미련과 고통과 같은 것들도 0으로 수렴하기 시작하던 때. 마침내 눈을 감았을 때. "
카티야는 살짝 몸을 떨며 이야기합니다.
" 그것을 보았어. "
비대하다.
또한, 구역질이 올라올 것만 같았다. 적어도 카티야의 정신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정보는 그랬다. 분명 죽음을 맞이했고, 죽음을 인정했을 터인 그녀에게 있어 지금의 풍경은 보여선 안 되는 존재였다. 단지 죽어서가 아니라, 자신은 지금 살아있음으로써 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행동을 하고 있었으니까.
숨을 쉬었다. 파, 하고 내뱉어진 숨을 크게 마신다. 그에 따라 폐부에 숨이 깊게 밀려들었다. 이 풍경과는 어울리지 않는 신선하고 맑은 공기였다.
그 다음으로는 심장 위로 손을 올렸다. 지금의 상황에 흥분한 듯 가파르게 뛰는 심장을 진정시키고 싶었다. 그러나 어떻게 이 상황에서 진정할 수 있을까.
천천히. 그래, 아주 느리게 카티야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짙은 어둠으로 가득한 풍경이었지만 미미하게, 아주 미미하게 빛이 존재하기에 주위를 둘러볼 수 있었다.
붉었다.
말하자면 인간의 살을 헤쳐놓은 것 같은 풍경이었다. 어릴 적 아직 아카데미에 들어가기 전, 과학실에 있을 것만 같은 인체해부도의 근육 표현과 비슷한 풍경에 가까웠다. 그리고 그런 풍경 속에는 아주 옅은 선을 타고 미미한 열기와 같은 것이 느껴졌다.
마치 피가 흐르는 것처럼.
- 괜찮아.
그런 풍경에 카티야가 경악하고 있다는 것을 알 듯, 어디선가 속삭임이 들려왔다.
- 불안해하지 않아도 돼. 괜찮아. 춥지 않지? 네 마지막은 정말 추워보였거든.
그 목소리는 얼핏 어린아이의 그것같이 들렸다. 카티야 본인에게 '그건 어땠어?'라고 물으며 이야기를 기대하는 어린아이의 목소리처럼.
- 있지. 춥다는 건 어떤 느낌이야? 살을 막막 베어버리는 듯한 느낌이 들어? 아니면, 근육을 억세게 묶어두는 듯한 느낌이야?
" 너는 누구야? "
그 호기심 가득한 목소리에 카티야는 질문을 꺼냈다. 익숙한 무기라도 있었더라면 경계라도 했을텐데. 아니, 적어도 의념을 쓸 수 있더라면 하는 생각이 지나갔다. 그런 생각을 아는지, 아니면 억지로 무시하는지. 목소리는 장난스럽게 다시 말을 뱉었다.
- 이상하네.
목소리는 의아하다는 듯 물어왔다.
- 기쁘지 않아? 살아있다는 거?
" 나는 죽었어. "
- 하지만 지금은 살아있잖아?
" 그게 중요한 게 아니야...!!! "
죽었다. 그것은 분명한 결말이었다. 숨을 잃고, 심장이 멈추고, 생각이 멎으며, 그로써 잊혀지는. 그런데 그것을 부정하듯 자신이 살아있다는 사실이.
" 나는 분명 죽었어야 했어! "
지금 그녀의 정신을 무너지게 만들었다.
그 절망에 찬 소리가 잠시 울리고 사라졌다. 들려오던 목소리도, 그에 따라 잠시 멎었다.
- 그래서. 싫어?
" ..... "
- 살아있잖아? 남들은 죽는 거 엄청 싫어하던데? 막막. 영원한 삶과 불로의 시간만 있었더라면!! 하며 후회하기도 하던데?
" 그건...!!! "
- 신기해.
그 목소리는 웃고 있었다.
- 소원이 없어? 단지 다시 죽고만 싶은 거야?
카티야는 대답할 수 없었다. 그 말을 부정하고 죽고싶지도, 그렇다고 지금의 상황을 이해할 수도 없었으니까 말이다.
그런 때에 카티야의 생각 어귀에서부터, 그 얼굴. 그 목소리가 지나갔다.
" ...싶어. "
알렌.
그 얼굴과 기억이 스쳐갔다.
" 보고싶어. "
때론 툴툴거리며, 때론 화를 내기도 하며, 때론 잠결에 몸을 뒤척이고, 그렇게 품에 파고들어 잠에 들었던.
그 기억이 카티야를 괴롭게 했다. 그런 카티야의 말을 들은 것처럼.
쿡.
카티야의 심장이 세게 어려오기 시작했다.
- 기회를 줄게. 네 소원을 이룰 기회를 말야.
그 목소리는 해맑게 말했다.
천천히 붉은 세상이 열리기 시작했다. 거대한 빛이 밀려들었고, 눈이 흐릿해지려는 때에도 카티야는 뚜렷히 볼 수 있었다.
근육 위로 살이 부글거리며 만들어지다, 그것은 거짓이라는 듯 녹아 사라지는 모습. 마치 태아와 같은 외견을 하고도, 살아있는 무언가에서 벗어난 듯 보이는 존재의 모습을.
- 네 심장에 내 흔적을 심었어. 이 세상에 내 흔적들을 흩어두었으니까. 그 흔적들을 따라 나를 다시 찾아와.
그 모습이 말도 안 되듯 미소를 띄었다.
- 네 흔적이, 내 흔적을 지닌 이들과 만나면 알 수 있을 거야. 너 이외에도 넷. 네 세상에 흔적을 흩뿌려둘게. 그걸 모두 찾아오면.
네 소원을 들어줄게. 하고,
죽은 심장의 태아가 말했다.
" 그 뒤로 다시 눈을 떴을 때. 나는 신 한국에 있었어. 병원에서 고통에 호소하며 눈을 떴고, 그간의 기억을 부정하려 봉사를 하러 갔는데.. 너를 만났지. "
카티야는 여전히 미소를 지니고 있습니다.
마치, 감당할 수 없는 무언가에 저항할 수 없다는 듯 웃으면서요.
" 그때는 죽고 싶다. 살아도 의미가 없을 것만 같다. 그런 생각을 했는데... 정작, 너를 만났을 때. "
살고 싶었다.
그 말을 뱉지 못하듯, 카티야는 고개를 숙입니다.
긴 시간. 작은 떨림과, 바닥에 떨어지는 눈물들.
그리고 그녀는, 알렌의 손을 쥡니다.
양손에 하나씩. 쥐여잡은 두 손으로, 천천히 끌어올려져 알렌은 카티야는 스스로 그 손들을 목으로 가져갑니다.
눈물이 흐르고 있음에도, 마치 괜찮다는 듯 미소를 지으며.
카티야는.
" 나를 죽여줄래? "
그 말을 내뱉습니다.
애써 외면하던 현실이 기어코 나의 눈앞에 나타나고 절망이 마음 속에 있는 모든 것을 집어 삼켰다.
그녀는 칠흑과도 같은 절망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나의 손을 맞잡았고
이윽고 천천히 자신의 목으로 나의 손을 가져갔다.
" 나를 죽여줄래? "
부탁이야 제발 그런 표정을 짓지 말아줘.
너무나도 잔혹한 그녀의 부탁
모든 것을 채념한 것 같은 그녀의 미소
그녀에게서 느껴지는 온기와 맥박
이 모든 것을 느끼고 터져나오려는 비명을 참으며 나는 필사적으로 말을 골랐다.
"포..포기하면 안돼"
"분명 무언가 방법이..."
분명히 나 자신이 내뱉은 말이였지만
너무나도 공허하게 느껴지는 말에 나는 차마 끝을 맺지 못하였고
그저 그녀의 미소를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차라리 너가 울고 있었다면
울면서 살고 싶다라고 나에게 애원했더라면
나는 그것을 위해 나에게 있는 모든 것을 저버릴 수 있는데
어째서 그런 미소를 짓고 있는거야?
이래서는 마치 너가 죽는게 옳은 일 같잖아.
미련 집착 사랑 죄악감
온갖 감정들이 나를 흔들었고
"돌아가자."
"아이들이 기다리고 있을꺼야."
나는 어떠한 결론도 내지 못한채 눈앞에 현실에서 또 다시 도망쳐버렸다.
#일단 보육원으로 돌아가겠습니다.
정말로 이 대답이 맞습니까?
" 나를 죽여줄래? "
그 말을 들은 알렌은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
잔혹한 현실에 좌절한 것일까?
그녀를 놔두지 않는 운명에 절망한 것일까?
그렇게 한동안 고개를 숙인채 있던 알렌의 입에서 나온 것은
"Блять..!"
마치 씹어 뱉는 듯한 욕설이였다.
알렌은 고개를 들고 카티야가 자신의 목에 가져다 댄 손을 때어내며 일어났다.
알렌의 얼굴에는 명백하게 분노가 서려있었다.
"나한테 부탁하고 싶었던게 죽여달라는 거였어?"
차갑도록 내려앉은 목소리
카티야를 내려다 보며 알렌은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
"그래 예전부터 그랬지. 자신이 희생한다면 어떻게든 될거라는 그런 태도."
눈물 흘리고 있는 카티야에게서 방금까지 죽어가던 자신의 모습이 겹쳐진다.
믿는다고 그토록 다짐했건만 정작 죽어갈때는 믿기를 망설여 특별반에 누구에게도 도움을 요청하지 못한 자신의 모습이
"못미더웠겠지. 누군가를 지키기는 커녕 자기 몸뚱아리 하나 간수하지 못하는 나 같은건 못미더운게 당연하니까."
카티야가 그런 생각따위는 가지고 있지 않다는건 알렌도 알고 있었다.
오히려 이렇게나 힘들어하는 그녀의 힘이 되어주지 못하고 있는 자신에게 하는 자격지심의 분노였다.
"하지만 어째서... 나에게 그런 부탁을 하는거야?"
알렌도 어렴풋이 예상하고 있었다.
지금의 그녀의 상황과 상태가 무척이나 위험하다는 걸.
하지만 설마 그녀가 다름아닌 자신에게 죽여달라는 부탁을 할거라는 것은 상상조차 하지 못하였다.
"그것만큼은, 나한테 그런 부탁만은 하면 안되는거잖아..!"
알렌의 목소리가 조금씩 격정적으로 변해갔다.
"7년전 너만 두고 도망치고 난 뒤 나도 죽으려고 생각했어."
"이깟 목숨이 아까워서 너를 버린 나 자신에게 구역질이나서, 지금 숨을 쉬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역겨워서 너를 처음만난 그곳으로 가서 죽어버리려고 했었어."
"그런데 너와 함께 했었던 여정길을 돌아가면서 너가 바꿔놓은 세상을 다시 바라보니 그럴 수 없었어."
"그렇게나 증오스러웠던 세상이였는데, 다 부숴버리고 싶을 만큼 증오스러운 세상이였는데 너가 바꿔놓은 풍경들이 너와 함께했던 추억들이 너무나도 아름답고 사랑스러워서"
"너가 바꿔놓은 세상을 포기하지 못하고 너의 흉내를 내면서 너가 살아있을지 모른다는 실낱같은 희망을 품은채 여태껏 살아왔는데..."
"그렇게 다시 만났는데 여기서 너를 죽여야 한다고?"
무엇하나 납득 할 수 없었다.
카티야가 다른 누구도 아닌 자신에게 죽여달라 하고 있는 것도
그리고 그것이 옳다는 것 처럼, 자신에게 마치 괜찮다는 듯 말하는 것 같은 미소도
모든 것을 내려놓은 것 같은 그녀의 목소리도
"그딴게 옳을리 없잖아!"
인정 할 수 없었다.
아니 인정하지 않을거다.
"결정했어."
"너가 무슨 말을 하던 나는 무엇 하나 포기하지 않을거야."
알렌의 두 주먹에 힘이 들어갔다.
"그 빌어먹을 심장새끼에게 빼앗긴 너의 운명도 너와 내가 사랑하고 있는 이 세상도 무엇 하나 포기하지 않고 전부 되찾고 지켜내겠어."
터무니 없이 오만한 말이였다.
카티야를 구해낼 방도가 있는지도 카티야를 살려둠으로서 일어날 비극을 막을 수 있는지도 전부 장담할 수 없었다.
하지만
"도망치지 않을거야."
"이제 어설프게 네 흉내를 내며 변명하는 건 관두겠어."
자신이 틀릴 지도 모르는 걱정, 그로 인해 자신의 파멸을 넘어 수많은 사람들의 파멸과 죄책감을 짊어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알렌은 그런 두려움 때문에 카티야를 핑계삼아 진정 옳다고 생각한 길에서 눈을 돌려왔을지도 모르는 자신을 돌아보며 두번다시 그러지 않겠다 맹세했다.
"그러니까 약속해줘."
"너도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겠다고."
카티야를 향해 손을 내밀은 알렌의 눈동자는
그 어느때 보다 푸르게 빛나고 있었다.
# 나는 너도 구하고 이 세상도 지켜내보이겠어!
이 호소는 다른 누군가에 대한 호소도 아니고, 오직 알렌 스스로에 대한 호소에 가까웠을 것입니다.
쉽게 무너지지 않는 정신을 가졌다 한들, 그것이 이루어졌던 것은 스스로에 대한 원망과 이런 상황에서도 쓰러지지 않았던 한 사람에 의한 결과였겠지요.
알렌은 눈 앞에 한 사람을 바라봅니다.
손이 떨어진 곳에 남은, 미미한 붉은 자국을 바라봅니다.
다르지 않습니다. 그 때에 강하기만 했던 카티야가 아니라 한참이나 내달린 끝에 도달했을 만큼. 두 사람은 이제 비슷한 위치에 서 있었습니다.
단지 그 격차를, 혐오에 도달한 알렌이 인정하지 못했을 뿐입니다.
영웅은 시련을 통해 완성된다고 하였습니까?
그렇다면 이 과정을 통해, 알렌은 영웅이 되어야만 합니까?
치열하게 내달리고, 소중한 것을 죽여서라도. 비로소, 위대한 이야기가 되어야만 합니까?
거부합니다.
혐오합니다.
그 결과로써 사람들이 바라볼 위대한 자신이 아니라, 그 뒤에 남아있을 희생과 고통을 인정해야만 하는 자신을.
알렌은 지금 마음 깊게 혐오합니다.
카티야는 조심스럽게 뻗어진 손을 바라봅니다.
두 눈은 한참이나 떨리고, 이 손을 잡아야 옳을지. 아니면 말아야만 하는지를 한참이나 고민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옵니다.
그리고.
알렌은 손을 뻗어 카티야를 붙잡습니다.
의념을 써서라도, 힘으로 카티야를 일으켜 세웁니다.
힘없이 딸려오듯 알렌의 품으로 날아드는 카티야를 알렌은 그대로 끌어안습니다.
모든 것을 구할 수는 없겠지요.
어린아이의 영웅과, 어른의 영웅관은 다를 수밖에 없으니까요. 모든 것을 완벽히 구해낼 순 없을겁니다.
그래도! 그렇더라도!!!
" ...... 알렌. "
지금! 해내야만 하는 것도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 부탁할게... "
그저 그 품속에서 울고 있는 한 소녀의 등 뒤로, 어둑한 환영이 눈에 들어오는 것 같습니다.
부글거리며 완성되지 못하는 태아는 손을 쥐락펴락하다가, 한순간 알렌과 눈을 마주칩니다.
- 나에게......
그 한 마디를 듣는 것만으로, 알렌의 정신은 마치 찢겨지는 듯한 고통을 받습니다.
- 도달해보렴.
그 형상은 두 눈을 꼭 감으며, 미미한 웃음을 짓습니다.
갑작스럽게 천둥이 내려치는 듯한 감각과 함께, 알렌은 자신의 왼팔이 거칠게 떨려오는 것을 느낍니다.
그 곳에 새겨진 것은, 정체를 알 수 없는 문양.
그러나 그 문양에서 선명히 느껴지는 것은, 정체를 알 수 없는 한 방향이었습니다.
자.
지금부터 당신은 쉽지 않은 도전을 하게 될 것입니다.
그녀를 지키기 위해, 또한. 그녀에게서 뒤쳐지는 것이 아닌 앞서서기 위해!
시나리오 3
편독불언
지금부터, 그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알렌의 의념 속성이 성장합니다.
빛光
3%
특성 '불결한 자를 쫓는 자'가 특정 시기 이전까지 생성됩니다!
불결한 자를 쫓는 자
죽음에서 부활한, 죽은 심장의 태아가 되살린 존재에게 도달할 수 있는 흔적.
총 다섯 개의 흔적이 여전히 뛰고 있다.
알렌의 레벨이 35로 상승합니다.
알렌의 망념이 200으로 증가합니다. 망념이 가득 찼습니다. 의념의 사용이 일시적으로 제한됩니다.
정신력이 극한까지 떨어진 상태입니다. 속히 정신력의 회복이 필요합니다. 최소 15턴 이내에 정신력이 회복되지 않을 경우, 환각, 환청, 아군에 대한 공격, 광폭화 등의 특정 상태이상에 빠질 수 있습니다!
그것은
- 나에게......
너무나도 혐오스러웠다.
- 도달해보렴.
억지로 정신을 찢어발겨지는 고통을 겪으면서도 녀석과 눈을 마주치고 난 뒤
그 녀석의 외형이 아닌 본질에서 느껴지는 것 같은 혐오감 만큼은 너무나도 확실했다.
"크흑..."
강제로 정신이 찢어지는 낮선 감각에 신음을 참지 못하고 몸이 휘청인다.
왼팔이 떨려오고 무언가 새겨졌다.
필사적으로 평온을 가장해 보지만 흐르는 식은땀과 떨려오는 손끝은 차마 어떻게 할 수 없었다.
'도움을 청하자.'
이제 더 이상 허튼 고민으로 허비할 시간 따위는 없었다.
그리고
"카티야."
"조금 걸을까?"
일단 마음을 진정시켜야 할거 같다.
#카티야와 산책을 하겠습니다.
카티야는 탈진 상태, 그리고 그 상태는 알렌 역시 다르지 않습니다.
정말로 산책을 합니까? 이 이후 발생하는 일들에 대해 캡틴은 책임을 지지 않으며 그 이후 문제가 발생 시 전적으로 레스주의 동의가 있었음을 알립니다.
그것은
- 나에게......
너무나도 혐오스러웠다.
- 도달해보렴.
억지로 정신을 찢어발겨지는 고통을 겪으면서도 녀석과 눈을 마주치고 난 뒤
그 녀석의 외형이 아닌 본질에서 느껴지는 것 같은 혐오감 만큼은 너무나도 확실했다.
"크흑..."
강제로 정신이 찢어지는 낮선 감각에 신음을 참지 못하고 몸이 휘청인다.
왼팔이 떨려오고 무언가 새겨졌다.
필사적으로 평온을 가장해 보지만 흐르는 식은땀과 떨려오는 손끝은 차마 어떻게 할 수 없었다.
'도움을 청하자.'
이제 더 이상 허튼 고민으로 허비할 시간 따위는 없었다.
"카티야 움직일 수 있겠어?"
나는 남은 힘을 짜내어 카티야를 대리고 교내로 들어갔다.
시윤 씨의 말대로 지금은 교관님들 외에는 도움을 청할 만한 곳은 생각나지 않았다.
#교관실로 향하겠습니다.
카티야를 부축하며 걸음을 옮기는 동안에도 알렌의 머릿속은 어지럽기만 합니다.
만약에라도 그녀를 지킬 수 없다면 어떻게 하지?
만약 그녀를 적으로 보고, 사람들이 그녀를 죽이기 위해 다가온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녀가 죽길 바라는 상황에서, 나는 어떻게 해야만 하지?
구해달라고 하는, 그 짧은 말에서 도망쳐. 구차한 삶을 연명하게 한 것은 알렌이었으니까요.
그 고민들을 가지고 알렌은 교관실로 향합니다.
교관실의 입구. 그 문을 열어젖힙니다.
그 순간.
알렌의 발 아래에 찰박하는 소리와 함꼐, 고딕 패션을 한 메리가 눈에 들어옵니다.
급히 알렌은 뒷걸음질을 치며 주위를 둘러봅니다.
붉은 바다.
피와, 저 멀리 희끄무리한 살점들이 떠다니는, 생명의 요람.
" 알렌 군? 재밌는 일을 하고 계시네요? "
메리는 화려한 붉은 의자에 앉아 알렌을 내려봅니다.
" 그것도. 더러운 핏덩이를 데리고 말이에요. "
조각난 것 같은 알렌의 정신은 그녀의 걱정만으로도 이미 한계에 달하고 있었다.
부디 이 문 너머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기를
오직 그것만을 믿고 기대하며 교관실에 문을 열고 그 너머에 보인 것은
" 알렌 군? 재밌는 일을 하고 계시네요? "
붉은 바다.
피와, 저 멀리 희끄무리한 살점들이 떠다니는, 생명의 요람.
"메리... 교관님..."
알렌은 본능적으로 카티야를 자신의 등뒤로 가게 끔 했다.
노골적인 살의
자신 따위를 죽이는 것은 손가락 까딱 하는 것 보다도 쉬울거라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했다.
그리고
"정말로 죄송합니다."
알렌은 메리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점 그리고 그녀에게 붙어있는 더 없이 불결하고 혐오스러운 것을 교관님께 보여드린 점 정말로 죄송합니다."
"하지만 저와 여기 있는 그녀는 결코 그 역겨운 것에 영혼을 팔지 않았습니다."
"부디 저희의 말씀을 들어주셨으면 합니다."
#
" 흐음... "
카티야는 알렌의 말을 듣곤, 자세를 고칩니다.
한 손으론 턱을 괴곤 아랠 내려보며, 알렌을 바라보던 그녀는.
" 좋아요. 이야기는 들어볼게요. "
꽤나 선선히 고개를 끄덕입니다.
"하아.. 하아.."
알렌은 최대한 평정을 가장하려 긴장에 차오르는 숨과 떨림, 식은땀을 막을 수 없었다.
지금 알렌은 그저 간신히 목숨만을 건진 상태, 하지만 단순히 목숨만 건졌다고 끝이 아니였다.
알렌은 지금 도움이 절실했다.
하지만 어떻게?
한눈에 보더라도 범상치 않아보이는 그녀에게 어떻게 도움을 청할 것인가.
각오를 정하지 않으면 안됐다.
"그 역겨운 것을 제손으로 직접 죽이고 싶습니다."
알렌이 입을 열었다.
"그녀에게 이 따위 저주를 붙인 그 역겨운 것을 용서할 수 없습니다."
"감히 그 따위 것이 그녀의 운명을 가지고 놀고있다는 사실을 무엇보다 용서 할 수 없습니다."
진심과 증오가 가득담긴 말
마치 카티야를 만나기 전 자신처럼 알렌은 증오의 말을 쏟아내고 있었다.
"제 손으로 직접 그 역겨운 것의 숨통을 끊어내고 싶습니다."
"부디 이런 바보같은 저 이지만... 도움을 부탁드립니다."
알렌은 다시한번 고개를 숙였다.
#
메리는 침묵으로.
또한 미묘한 미소를 머금고, 알렌을 바라봅니다.
" 참... 남자들이란. "
그 미소는 미묘하면서, 또한 비웃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습니다.
" 무언가를 구하고 싶어. "
메리는,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 무언가에 구원이 되고 싶어, 내 도움으로 누군가를 구하고 싶어, 내가 할 수 없는 일을 해내고 싶어. 그러니까. "
도와줘. 라고.
" 능력 없는 이들은 뒤는 생각하지 않아요. 왜? 자신의 능력이 되는가 안 되는가는 생각하지 못하거든요. 그러면서도 지금의 이야기나 상황이 좋으니까, 보기에도 썩 훌륭하니까. 그 상황에 취하는 거죠. "
메리는 말합니다.
" 맞아요. 당신 이야기죠. 용서할 수 없다고요? 그 역겨운 것의 숨통을 끊어내고 싶다고요? 그 '용서할 수 없는', '역겨운' 것에 대항하는 '나'라는 존재에 취한 것은 아니고요? "
말합니다.
" 대부분 무언가를 바라는 이들은 내가 그걸 들어줄 힘이 있다는 것을 안다면 이렇게 말하죠. '왜 들어줄 수 있는 것인데 왜 들어주지 않는 거죠?' 라고 말이에요. 마치 저에게 도움을 맡겨두기라도 한 것처럼 말이죠. "
웃음과 함께 메리는 알렌에게 천천히 걸어와, 그 귓가에 가볍게 속삭입니다.
" 나는 할 수 있을지도 몰라. 란 생각으로 말이에요. "
감미로운 웃음소리와 함께 메리는 몇 걸음 뒤로 물러납니다.
" 알렌 씨? 당연한 소리이지만 당신은 이 세계의 주인공이 아니에요. '알렌'이라는 이야기의 주인공일 수는 있어도, 그 이야기를 아우르는 '세계'라는 이야기의 주인공은 아니란 말이에요. 그리고 이 세계라는 존재는 참으로 간악해서 이룰 수 없는 존재에게도 마치 선심을 쓴다는 듯 이야기를 던져준답니다? "
그녀는 미소를 지은 채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 '도움'이라는 것은 친밀관계와 신뢰관계를 기본으로 해요. 당신은 제 수업을 제대로 들은 적 있나요? 저와의 수업이나, 이야기에서 정확히 기억하는 것이 있기나 하나요? 그 가장 기본적일 터인 '스승과 제자'라는 관계도 제대로 정립하지 못한 사람들이 도움이 필요하니 미연한 끈이라도 내밀며 메달리는 꼴이란... "
역겨워라. 하고.
말을 내뱉은 그녀는 알렌을 바라봅니다.
" 당신이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만 해도 제 도움이란 것을 잊지 마세요. 만약 이 곳에서 당신을 처음 본 게 엘터나 옌 리오였다면 당신은 그 자리에서 죽었으니까. "
자신의 오만하고 몰염치한 행동을 신랄하게 드러내는 메리
틀린 것이 없는 그녀의 말은 알렌에게 칼날처럼 박혀들어왔다.
"..."
무엇하나 반박할 수 없었지만
"아닙니다..."
이것만큼은 말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주인공따위가 되려고 한게 아닙니다."
알렌이 그 동안 그 누구에게도 말한적 없었던 그의 본심
"제가 원하던건 언제나 하나였습니다."
평소의 알렌이였다면 결코 하지 않았을, 특히 카티야에게 만큼은 결코 들려주기 싫었던 속마음
"저가 원한건 그저 그녀가... 카티야가..."
마치 삶을 포기한 사람처럼 그 본심을 입에서 뱉어낸다.
"행복하기를... 그것만을 바래왔습니다."
그녀가 행복하기를, 보답받기를, 영광되기를
그녀와 함께할때는 언제나 그녀의 바램이 우선이였기에 드러낼 수 없었고 그녀를 잃고 난 뒤 결코 이룰 수 없게되었던 그의 진짜 소망
"다른 건 아무래도 좋았습니다. 언젠가 그녀가 보답받기를 원했는데 저 때문에! 다름 아닌 저 때문에 그녀의 이야기가 비극으로 끝나버렸고 이제는 그녀의 죽음까지 희롱당하고 있다고요!"
가슴 속 깊이 묻어둔 감정들이 터져나온다.
"제 이야기 같은 건 아무래도 좋아요. 만약 다른 누군가가 그녀를 구해준다면 저는 아무 미련없이 제 모든걸 당장 마무리지어도 좋습니다."
"하지만 모두가 그녀를 죽이려하고 있어요, 아무도 도와주지 않고 있어요."
그것은 알렌에게 있어서 너무나도 큰 공포였다.
그녀를 죽이려 하고 있는 이 세상을 다시한번 증오할 것만 같았다.
자신이 그런 살의를 대신 받는다 하더라도 지금만큼 두렵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런게 그녀의 마지막이라고 인정할 수 없어요."
겉치레와 허식을 벗겨낸 그가 가지고 있던 역겨운 본심
비극적으로 끝난 이야기의 결말을 받아들이지 못한 그의 미련과 집착이였다.
"..."
감정을 토해내서 그런지 머리가 조금 차가워진 기분이다.
"실례되는 행동, 그리고 저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멋대로 꺼내서 정말 죄송합니다, 메리 선생님. 그리고 감사합니다."
메리의 말대로 그녀는 과분한 자비를 내려주고 있었기에 알렌은 그녀에게 고개숙여 인사했다.
#
사랑.
알렌에게 있어서 느낄 수 있는 단어는 단 하나로 귀결됩니다. 썩은 빵과 온전한 빵이 있을 때. 아무렇지 않게 온전한 빵을 내밀며 썩은 빵을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는 것.
불만이라는 것을 가지지 않을 만큼 당연한 것. 그에게 받아온 것을 돌려주고자 손을 뻗는 것을 알렌은 사랑이라는 단어로 규정했습니다.
카티야 지마는 평범하지 않은 사람입니다.
상한 음식을 내어준 식당의 인물에게 불만을 말하지 않지만 그것을 먹은 이들에게 약을 내어주는 사람. 썩은 빵을 숨기는 자신에게, 그것을 뺏어 온전한 빵을 쥐여주지 않고 따뜻한 빵도 같이 내미는 사람.
그 결과로 자신이 굶는다 하더라도 웃으며 받아들이는 사람. 주린 배를 참으면서도 썩은 빵이 아니라, 따뜻한 빵을 먹는 것에 기뻐하는 사람.
평범하지 않은,
바보같은 사람.
그런 바보가 돌아왔습니다.
그런 바보는 여전하다는 듯이 사람들의 웃음을 바라고 살고 있었습니다. 가족이라는 울타리에서 벗어난 아이들이 서로를 묶어 가족이라 규정한 곳에서 어른을 표현하면서, 그들의 하루가 되어주고 있었습니다.
단지 쫓아가기 바빴던 알렌은 그 순간 멈출 수 있었습니다. 왜 그녀를 좋아하는지, 좋아했는지. 알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지금에서야, 나는.
달리지 않더라도 괜찮구나.
되려 하지 않아도 괜찮구나.
그녀는 그 곳에 있으니까.
나는 다시 그녀를 쫓아가기만 하면 되는구나. 라고 스스로 안심하려 했습니다.
그래서 두려웠습니다. 그녀가 죽음을 바랐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없었으니까요. 자신의 품에 안겨 눈물을 흘리던 채로, 기억 속의 자신으로 남기 위해 죽여달라고 한 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겠습니다.
만약 내달려 도착한 알렌에게 누군가가 '가장 기억에 남은 이가 있느냐'고 물었다면 알렌은 당연하다는 듯 이야기할 수 있었을 겁니다.
저는, 카티야 지마라는 한 명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고요.
아무리 자신이 쫓아가더라도 닿을 수 없는 사람이었다고요.
그래서 감정을 뱉어냅니다. 숨겨놨던 추악한 감정들도, 발을 붙잡아 비는 마음들을 뱉어냅니다.
" ...... "
고개 숙인 알렌을 바라보던 메리는 천천히 걸음을 내딛습니다.
숨을 쉴 수도 없는지. 그 공포에 질린 것인지 무릎을 꿇은 채 몸을 끌어안은 그녀에게 다가간 메리는 천천히 그녀의 입 속에 자신의 손가락을 집어넣습니다.
고통에 몸부림치는 카티야를 바라본 알렌은, 발악하듯 순식간에 검을 꺼내들어 휘두르지만 순식간에 나타는 살덩어리의 거인이 알렌을 짓밟습니다.
움직이지 못한 채. 고통스러워하는 카티야를 바라보면서 알렌은 소리를 지릅니다.
날 것의, 그런 고통스러운 목소리를 말입니다.
곧 버둥거리던 카티야는 실이 끊어진 인형처럼 바닥에 떨어집니다.
살덩어리 거인이 사라짐과 동시에 알렌은 카티야를 향하는 것이 아니라, 검마저 내던져버린 채로 메리의 목을 붙잡습니다.
온 힘을 다해 그것을 조르려 하면서, 머리에 쏠린 분노를 토해냅니다.
" 죽일 수 있나요? "
그러나 그런 행동에도 메리는 얼마든지 더 해보라는 듯, 뇌쇄적인 목선을 드러낸 체 알렌을 바라봅니다.
붉은 바다를 담은 눈동자가 알렌을 바라보다가, 곧 그의 뺨을 후려칩니다.
얼얼한 고통에 의해 겨우 정신을 차리곤 알렌은 급히 손을 떼어냅니다.
불쾌한 표정으로 메리는 알렌을 바라봅니다.
" 여하간 남자들이란. 제 마음대로 되지 않으면 꼭 날 죽이려 하더라요? "
뭐. 그래도, 하고.
이야기를 잠시 끊은 메리는 기분 나쁘다는 듯 몸을 돌립니다.
" 됐어요. 하긴. 바보들이 뭘 알기나 하겠어요. 참 나. "
곧, 카티야의 입에서 검은 피가 천천히 흘러내립니다.
" 적어도 당분간은, 죽은 심장의 태아가 장난을 치진 못 할 거예요. 그래도 영원한 것도 아니고 난 이후에는 연장해줄 생각은 없으니까요. 그 기간동안 행복하게 살던 말던, 사랑의 도피라도 떠나던 그건 당신 마음대로 하세요. "
알았나요? 하고 부루퉁한 표정으로 메리가 걸음을 내딛자 주위의 풍경은 천천히 교실의 풍경으로 돌아옵니다.
급히 알렌은 카티야를 향해 다가갑니다. 고통스럽던 호흡도, 이상한 박동을 뛰던 심장도 지금은 특별한 이상을 보이지 않습니다.
아니... 오히려, 따뜻한 피를 가진 아이의 피부처럼. 혈색이 피부에 선명히 드러나 있습니다.
카티야 지마의 상태가 호전됩니다!
일정 기간 동안, 죽은 심장의 태아는 카티야 지마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습니다!
터벅터벅
메리의 발걸음이 점점 알렌을 향해 다가온다.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어 다가오는 그녀를 바라본다.
"..."
공포, 후회 그리고 약간의 기대
오만 감정들로 알렌의 몸이 순간 굳어버린 그 잠깐의 틈에 메리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주저앉아 있던 카티야의 앞에 섰고 자신의 손가락을 그녀의 입속에 집어넣었다.
"..!"
괴로운듯 몸부림 치는 카티야
굳어 있던 알렌의 몸은 본능과도 같이 검을 뽑아 움직였으나
콰앙!
어느샌가 뒤에서 나타난 거대한 살덩이가 알렌을 짓눌렀다.
"!!!!!"
고통에 몸부림 치는 카티야
그녀를 살려달라하는 애원, 안이한 자신의 행동의 후회, 무력한 자신에 대한 원망
그 모든것들에 알렌은 그저 고통스럽게 비명을 지르는 것 밖에 할 수 없었다.
이윽고 몸부림 치던 카티야가 맥없이 바닥에 쓰러진다.
"....."
방금까지 비명을 지르던 알렌은 그 모습을 보고 아무런 소리도 낼 수 없었다.
'또 다시 나 때문에 그녀가 죽었다.'
그 잔인한 사실이 알렌의 이성을 집어삼켰다.
거대한 살덩이가 사라지자 알렌은 검조차 던져버린채 메리에게 달려가 그녀의 목을 졸랐다.
목이 졸리고 있는 그녀가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조차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그저 미칠것 같은 죄책감과 분노를 느끼며 한시라도 빨리 그녀가 자신을 죽여주길 원했다.
" 죽일 수 있나요? "
그런 알렌을 이미 꿰뚫고 있다는 듯 메리는 알렌에게 한마디를 던지고는
찰싹!
알렌의 뺨을 후려쳤다.
"!"
"으아..."
뺨에서 느껴지는 얼얼한 고통에 다시 이성을 되찾은 알렌의 시선에 검은 피를 흘리고 있는 카티야가 눈에 들어온다.
" 적어도 당분간은, 죽은 심장의 태아가 장난을 치진 못 할 거예요. 그래도 영원한 것도 아니고 난 이후에는 연장해줄 생각은 없으니까요. 그 기간동안 행복하게 살던 말던, 사랑의 도피라도 떠나던 그건 당신 마음대로 하세요. "
겨우 상황을 파악한 알렌이 급히 카티야를 살핀다.
방금까지만 해도 창백했던 그녀의 얼굴은 한눈에 보더라도 혈색이 돌아와 있었다.
어느덧 원래 풍경으로 돌아와있는 교실
"...정말 감사합니다."
한동안 아무말도 할 수 없던 알렌은 그저 (이미 자리를 떠난) 메리에게 감사하다는 말만을 반복할 수 밖에 없었다.
#
잠깐의 안녕과, 그 뒤로 다가올지 모르는 불안.
그러나 지금 가능한 것은 겨우 얻어낸 평온에 대한 인사 뿐일겁니다.
약간의 시간이 지난 뒤
"카티야..."
알렌은 아직까지 눈을 뜨지 못하고 있는 카티야를 불러보았다.
다행이 좋게 넘어가긴 했지만 자신의 안이한 행동이 또 다시 그녀를 위험에 빠트렸다는건 명백한 사실 그리고 아직 근본적인 문제는 변하지 않은 상태였다.
"..."
'카티야를 구해내겠다.'
거창하게 말했지만 결국 자신의 집착이 카티야를 더더욱 고통스럽게 하고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그의 마음은 더더욱 무거워졌다.
#카티야를 깨우겠습니다.
찌릿.
머리를 욱신거리는 고통이 느껴집니다.
곧 한계입니다.
카티야는 아직 깨어나기에는 무리로 보입니다.
아마... 다음 진행까진 쉬게 두어야 할 것 같네요!
조금씩 욱신거리던 머리의 통증이 심해지기 시작했다.
카티야도 아직 일어나려면 시간이 필요해 보였다.
"일단 자리를 옮길까..."
교실 한복판에서 쓰러졌다 발견되면 골치아파질게 분명했기에 나는 카티야를 안아들고 기숙사로 향했다.
#카티야를 안고 기숙사 방으로 이동하겠습니다.
카티야를 업고 알렌은 겨우 기숙사로 돌아옵니다.
.dice 1 100. = 44
35 이하일 시 정신력에 의한 문제 발생.
간신히 기숙사 방에 도착한 알렌은 카티야를 침대에 눕히고 이불을 덮어주었다.
"..."
슬슬 한계에 가까워진 알렌도 정신을 붙잡고 있기 힘들었다.
"조금 쉴까..."
알렌은 그렇게 중얼거리며 바닥에 쓰러지듯 엎어져 잠에 들었다.
# 수면을 취하겠습니다.
수면을 취하지만 알 수 없는 어지러움에 정신이 제대로 돌아오지 않습니다.
.dice 1 100. = 89
30 이하일 시 이상 발생.
잠에서 깨어난 알렌은 나아지지 않는 어지럼에 눈앞이 잠시 흐려졌다.
"뭔가 도움이 될만한게..."
도움이 될만한 걸 찾던 중 지난번 강산이 자신에게 주었던 케이크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이건..."
알렌은 심해지는 어지럼증에 다급히 케이크를 입에 넣었다.
# 도기가 쟁여둔 스노우 트웰브를 사용하겠습니다.
뇌가 떨리는 단 맛...!!
정신력이 회복됩니다!
하지만... 아슬아슬합니다!
망념이 15 증가합니다.
어지럼증은 조금 가셨지만 알렌은 여전히 정신을 제대로 차리지 못하는 중 이였다.
"무..뭔가 더..."
인벤토리를 뒤지던 알렌은 쿠키 몇개를 발견했다.
# 적포도 맛 쥬얼리 쿠키 접시를 사용하겠습니다.
당뇨가 마려운 이 맛!
쿠키를 먹습니다!
정신력이 소폭 회복됩니다!
헛구역질이 나올 것 같던, 그런 정신 상태에선 완화됩니다.
하지만 여전히 제정신보단 제정신이 아니다 쪽에 가깝습니다!
상태가 어느정도 호전됐지만 여전히 위험한 상태
알렌은 초췌한 몰골로 이제 어떻게해야 할지를 생각했지만 뾰족한 수가 떠오를리는 만무했다.
"?"
그 때 특별반 단톡방에 무언가 올라왔다.
강산이 올린 글
알렌은 잠시 고민했다.
혹여 또 다시 섯부른 행동을 했다가 자신과 카티야 그리고 더 나아가 특별반을 위험에 빠트릴 수 있다는 걱정때문이였다.
"..."
하지만 이대로 있다가는 무엇도 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기에 알렌은 카티야를 잠시 놔둔채 강산을 찾아갔다.
#기숙사 앞에서 강산을 찾겠습니다.
나옵니다!
강산이 눈에 보입니다!
뭐.
더 무슨 묘사를 해주랴
"저는 이만 가봐야 할거 같습니다. 멋진 연주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정말 큰 힘이 됐어요."
강산의 음악 덕분에 정신을 어느정도 회복한 알렌은 강산에게 인사를 하고 난 뒤 다시 기숙사 방으로 향했다.
#기숙사 방으로 돌아가 카티야의 상태를 확인하겠습니다.
기숙사로 돌아갑니다.
꽤나 안 좋은 꿈을 꾸고 있는 듯, 허공에 손을 뻗은 채로 손을 휘젓고 있는 카티야가 보입니다.
강산의 음악연주를 감상한 후 기숙사로 돌아온 알렌은 카티야가 허공에 팔을 휘젓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카티야..!"
혹여 무슨 문제라도 생긴 건 아닐까 걱정 된 알렌은 다급히 카티야의 안색을 살폈다.
"..."
악몽이라도 꾸고있는걸까. 카티야의 안색은 한눈에 보아도 좋지 않아보였다.
알렌은 그런 카티야를 바라보며 허공에 뻗고 있던 카티야의 손을 맞잡았다.
#카티야의 손을 맞잡겠습니다.
손을 쥐고 있는 동안에도 팔에 새겨진 흔적은 여전히 시큰거려옵니다.
그 흔적은, 마치 알렌에게 말하는 것처럼 들립니다. 그녀를 포기한다면 이 고통과 혼란에서 편해질 수 있다는 것처럼. 말하는 것 같습니다.
그 감정 대신 알렌은 카티야를 바라봅니다. 과거의 강한 카티야라기보단, 너무나도 약해진 것 같은 카티야의 모습이 눈에 들어옵니다.
조금 많이, 씁쓸합니다.
그 순간.
똑똑.
누군가가 기숙사의 문을 두드립니다.
손을 맞잡은 채 그녀를 바라본다.
당당하고 강했던 그녀의 모습이라고 생각할 수 없을 만큼 괴로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
팔에 새겨진 흔적이 시큰거린다.
마치 그녀를 버리면 편해질거라고 말하는 듯한 통증
"..."
어불성설이다. 그녀를 포기하고 어떻게 내가 편할 수 있겠는가.
죽어도 상관없다, 나 자신이 파멸해도 좋다.
다만 내가 이토록 망설이는건...
똑똑.
"!"
그 때 기숙사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누구세요?"
알렌은 언제든지 검을 뽑을 수 있는 상태로 말했다.
#문을 열지 않고 문너머 상대에게 누구인지 묻겠습니다.
" 잠시 시간 괜찮을까? "
부드럽지만, 어쩐지 불안한 목소리.
... 총교관의 목소리입니다.
" 잠시 시간 괜찮을까? "
익숙한 목소리
총교관님의 목소리였다.
' 만약 이 곳에서 당신을 처음 본 게 엘터나 옌 리오였다면 당신은 그 자리에서 죽었으니까. '
"..."
메리 선생님의 말이 다시 떠오른다.
알렌은 검 위에 올려놓았던 손을 내리고 문앞으로 다가갔다.
끼이익
"안녕하세요 총교관님. 어쩐일로 찾아오셨나요?"
알렌은 긴장을 숨기고 총교관을 맞이했다.
#문을 열고 총교관님에게 인사하겠습니다.
문을 열자. 어색한 미소를 짓고 있는 총교관은 흘끔 눈을 돌려 카티야를 바라봅니다.
미묘한 기류가 지난 뒤. 그는 한숨과 함께 알렌을 바라보며 말합니다.
" 일단 나가서 얘기하자. 좀 길어질 것 같거든. "
"...네"
둘 사이의 미묘한 기류가 지난 뒤 알렌은 순순히 총교관의 뒤를 따라 밖으로 나갔다.
#총교관님을 따라 나가겠습니다.
어색한 기류 속에 두 사람은 바깥으로 나옵니다.
" 대충은 들었어. 그러니까... "
썩 좋지 못한 상황이라고.
지훈은 웃습니다.
총교관의 말을 들은 알렌의 고개가 살짝 숙여졌다.
'그래 이미 알고계시니 오신거겠지.'
당연했다.
이미 알게 된 사람도 제법 있었고 숨긴다고 숨길 수 있는 일도 아니였으니까.
"...죄송합니다."
좀 더 해야할 말이 많겠지만 지금 당장은 이 말밖에 할 수가 없었다.
# 죄송합니다...
둘 다. 별로 말은 없습니다.
어색한 미소를 짓고 있는 총교관이나, 그 눈을 피하는 것도 족한 알렌이나.
" 별로 좋지 못한 상황이지? "
어색한 미소로 운을 띄운 건 총교관이었습니다.
" 다시 만난 인연이 이런 운명을 겪었다. 별로 좋은 기분은 안 될 거야. 그럼에도... 찾아오는 게 맞겠다 싶더라고. "
그는 곧 검의 코등이를 톡, 톡 두드립니다.
주위의 소리마저 베어버린 듯, 침묵이 가득해진 곳에서 총교관은 알렌에게 조용히 묻습니다.
" 별로.. 이런 말을 하면 안 되겠지만. "
그는 키득키득 웃으면서 이야기합니다.
" 도망치고 싶다면 방법을 알려줄게. "
알렌을 위로 하는 듯한 총교관의 말
" 도망치고 싶다면 방법을 알려줄게. "
이윽고 주변이 적막으로 가득차고 총교관은 알렌에게 말했다.
도망
좋아하는 말은 아니다. 아니 오히려 무척 싫어하는 단어였다.
그 때 도망친 자신을 아직까지 저주하고 있는데 어떻게 좋아 할 수 있겠는가.
도망친다면 무엇에게서 도망치는 걸까
자신의 적이 될지도 모르는 정의로운 이들?
카티야를 이렇게 만든 죽은 심장의 태아?
그것도 아니면 지금 이 빌어먹을 운명?
도망친다면 어떻게 되는가
메리 교관님이 벌어준 짧은 시간동안 편안한 삶을 살면 되는건가?
"..."
도망치고 싶지 않았다.
도망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진정으로 키티야를 구해내는 것도
카티야에게 배운 삶을 살아가는 것도
하지만
너무나도 괴로워 보이던 그녀의 모습
불가능해 보이는 나의 고집과 집착에 그녀를 고통받게 두는게 그녀를 위한 일인가
얼마 남지 않은 시간 만이라도 그녀가 행복한게 그녀를 위한일이 아닐까
"..."
약간의 침묵이 있고난 뒤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까요."
결코 혼자서는 결론을 낼 수 없는 고민이였기에 알렌은 우선 총교관의 말을 듣기로 했다.
# 총교관님에게 방법을 듣겠습니다.
이 선택지를 고를 시 캐릭터 '알렌'의 영웅서가는 이 선택을 마지막으로 마치게 됩니다.
이후 캐릭터 개인 엔딩으로 이어집니다.
선택합니까?
알렌을 위로 하는 듯한 총교관의 말
" 도망치고 싶다면 방법을 알려줄게. "
이윽고 주변이 적막으로 가득차고 총교관은 알렌에게 말했다.
도망
좋아하는 말이 아니다. 아니 오히려 무척 싫어하는 단어였다.
그 때 도망친 자신을 아직까지 저주하고 있는데 어떻게 좋아 할 수 있겠는가.
도망친다면 무엇에게서 도망치는 걸까
자신의 적이 될지도 모르는 정의로운 이들?
카티야를 이렇게 만든 죽은 심장의 태아?
그것도 아니면 지금 이 빌어먹을 운명?
도망친다면 어떻게 되는가
메리 교관님이 벌어준 짧은 시간동안 편안한 삶을 살면 되는건가?
"..."
도망치고 싶지 않았다.
도망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진정으로 키티야를 구해내는 것도
카티야에게 배운 삶을 살아가는 것도
하지만
너무나도 괴로워 보이던 그녀의 모습
불가능해 보이는 나의 고집과 집착에 그녀를 고통받게 두는게 그녀를 위한 일인가
얼마 남지 않은 시간 만이라도 그녀가 행복한게 그녀를 위한일이 아닐까
"..."
약간의 침묵이 있고난 뒤
"도망치고 싶지 않습니다."
알렌은 입을 열었다.
"설령 제가 죽는다고 하더라도 도망치는 것은 하고 싶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건 저의 고집일 뿐입니다."
어디까지나 알렌의 생각.
카티야를 위한다고 하지만 그녀가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그녀만이 알 수 있었다.
"카티야와 먼저 이야기 해도 괜찮을까요?"
# 카티야와 먼저 이야기 할 수 있을까요?
도망
알렌에게 있어서 거부감이 들 수 밖에 없는 단어
그 때 도망친 자신을 아직도 용서하지 못하는 알렌에게 도망은 결코 좋아할 수 없는 단어였다.
그렇지만 지금은 그 때와 상황이 달랐다.
카티야를 구하려는 알렌의 행동은 결코 옳지 못했으며 무엇을 해야할지 조차 알 수 없을만큼 가능성도 없었고 카티야 본인은 괴로워 하고 있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지금이라도 그녀에게 편안하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게 해주는게 옳은 일이라 생각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죄송합니다. 저를 생각해주셔서 한 말씀 감사히 생각하지만 저는 거기에 따를 수 없을거 같습니다."
알렌은 총교관에게 거절을 표했다.
어떠한 이유도 없다. 카티야와 함께하며 알게된 것에서도 눈을 돌렸다. 심지어 카티야 본인의 의사조차 묻지 않았다.
그저 알렌 본인이 포기할 수 없었다.
# 공손히 거절하겠습니다.
" 그렇군... "
의미심장한 미소.
한지훈의 미소는 평소와는 다르게 조금 어두워 보였습니다.
물론 지금의 알렌으로써는 그 이유를 알 수 없겠지만요.
" 아니라면... "
그는 다른 조건이 있다는 듯 천천히 얘기를 꺼냅니다.
" 자유 마카오로 가는 게 좋을 거야. 아니라면 아무리 하루랑, 메리라도. 오래 감추긴 힘들 거거든. "
"자유 마카오 말씀이신가요?"
알렌은 총교관의 말을 듣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자유 마카오 자세히는 알지 못하였지만 UGN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약한 치외법권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확실히 지금 가디언에게서 몸을 숨겨야하는 알렌과 카티야에게는 적절한 행선지라 생각되었다.
"알겠습니다, 총교관님. 카티야가 정신을 차리는대로 자유 마카오로 이동하겠습니다."
알렌은 총교관의 제안대로 자유 마카오로 향할 뜻을 내비쳤다.
"정말 감사합니다, 총교관님."
알렌은 어딘가 어두운 그의 웃음의 이유를 알지 못한채 자신을 감싸주는 총교관에게 허리숙여 감사를 표했다.
#
곧 한지훈은 어색한 웃음과 함께 자리를 지나줍니다.
여전히 카티야는 깨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아니, 무언가 아주 어두운 꿈을 헤매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 풍경을 지켜보는 방법 외에는 알렌에게 할 수 있는 것은 없었습니다. 그래요.
지독한 무력감이 또다시 알렌을 덮어오는 기분입니다.
알렌은 총교관과 대화를 마치고 다시 기숙사로 돌아왔고 침대의 누워있는 카티야는 아직까지 정신을 차릴 기색을 보이지 않고 있었다.
"카티야..."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너무나도 무력하다.
알렌의 주먹에 힘이 들어갔다.
"...젠장"
계속되는 무력함을 억지로 떨쳐내려는 듯 알렌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카티야가 일어나기 전까지 할 수 있는 것을 찾기 시작했다.
"그러고 보니..."
그때 아직 사용하지 않고 있던 아이템 하나가 떠올랐다.
오뫼르의 대장화로
비전을 습득할 수 있는 발판 형태에 아이템
어떤 적을 만날 수 알 수 없는 지금의 알렌에게 무척이나 귀중한 아이템이였다.
# 기숙사 내에서 오뫼르의 대장화로를 사용할 수 있다면 사용하고 불가능 하다면 카티야가 일어날 때 까지 대기하겠습니다.
내가 계속 안 일어난다고 하는 거면 시스템적인 락이 걸려 있단 얘기임.
지금은 알렌은 그걸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고.
내가 폭풍검때도 그랬는데, 이상한 곳에서 기술 획득하다가 주위 필드에 영향 줄 수 있으니까 수련장에서 하라고 하는 거란 점.. 알아주면 좋겠음.
그것도 문답 통한 깨달음 필요하기도 하고.
알렌은 총교관과 대화를 마치고 다시 기숙사로 돌아왔고 침대의 누워있는 카티야는 아직까지 정신을 차릴 기색을 보이지 않고 있었다.
"카티야..."
마치 어둠속을 해매는 듯 괴로워하며 눈을 뜨지 못하고 있는 그녀의 모습
'이런 식으로 의념을 사용해 본적은 없지만...'
도움이 될지는 알 수 없었지만 괴로워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며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 없었던 알렌은 만약 그녀가 어두운 꿈에 고통받지 않고 편안한 마음으로 쉴 수 있기를 바라며 그녀의 손을 맞잡고 의념을 피워냈다.
# 망념 50을 소모하여 카티야의 꿈 속에 있는 어둠을 걷어내는 것을 시도해보겠습니다.
시도합니다!
실패합니다!
카티야는 여전히 괴로운 표정으로 눈을 뜨지 못했다.
'...'
적어도 지금의 나로써는 카티야에게 더 이상 해줄 수 있는 일이 없어보였다.
'그렇다면 내가 해야할건...'
죽은 심장의 태아
그 이름을 떠올리곤 알렌은 이를 악물었다.
그녀와의 시간이 행복하여 시간을 너무 지체했다.
그녀를 구하기 위해서는 한시가 급했다.
"금방 돌아올께 카티야."
알렌은 카티야에게 기약없는 인사를 하고 방문을 나섰다.
# 자유 마카오로 가는 교통편을 알아보겠습니다.
Tip. #도와줘요 캡틴에몽을 외쳐봅시다.
- -7- 채비
- 그때.
문득 바깥에서 딸랑거리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방울이 울리는 듯한, 알 수 없는 소리입니다.
방울 소리를 찾아 나가봅시다.
"어?"
문뜩 딸랑거리는 방울소리를 들은 알렌은 직감적으로 그 방울소리를 찾아 밖으로 향했다.
#방울소리를 찾아가겠습니다.
알렌은 방울 소리를 쫓아갑니다.
점점 커지는 듯 하다가도, 한순간 작아지기도 하는 소리는... 마치 알렌을 부르는 것도 같습니다.
딸랑 -
저 골목길에서, 방울소리가 들려옵니다!
마치 자신을 부르는 것 같은 방울소리에 알렌은 방울소리가 들리는 골목으로 홀린듯이 들거갔다.
# 방울소리를 계속 따라가겠습니다.
딸랑 -
딸랑 - - -
점점 방울소리가 크게 울려옵니다.
이동해봅시다!
가까워 질 듯 가까워 지지않는 방울소리에 알렌은 발걸음을 더욱 재촉했다.
# 계속 따라가겠습니다.
방울소리를 쫓아 한참을 내달립니다.
곧. 멀게만 느껴지던 방울소리도 작게 들려오고, 더 이상 나아갈 수 있는 공간이 보이지 않을 즈음. 알렌은 누군가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키는 160을 조금 넘는 듯 보였습니다. 머리에는 조선시대 양반들이 쓸 법한 갓을 쓰곤, 몸의 한복은 꽤나 화려한 비단들을 사용한 것이 눈에 띕니다. 오색의 화려한 색들로 된 옷을 입고 손에는 하나의 방울과 신장대를 쥐고 있었습니다.
특히 그런 그 모습을 신비롭게 하는 것은 허공을 유유히 떠다니고 있는 한 자루의 검이었는데 그 검의 자세는 알렌이 저 사람을 노리고 달라들더라도 유유히 베어낼 수 있을 법한 기세를 가지고 있습니다.
" 하여. 묻건데. 제가 저 자를 도와야만 하는 것입니까? "
구슬이 구르는 듯한 소리의 미성으로 소년이 묻자 검이 작은 원을 그리며 소년의 주위를 회전합니다.
" ... 하아. 장군께서 이게 무슨... "
소년은 지친 표정으로 알렌을 바라봅니다.
" 누구냐. "
물어옵니다.
방울소리를 쫒아간 끝에 알렌은 한명의 소년을 만날 수 있었다.
강산과는 다른 화려한 색감의 한복을 입은 소년
"제 이름은 알렌이라고 합니다."
알렌은 한눈에 보기에도 심상치 않아 보이는 소년이 자신에 대해 묻자 고개를 숙이고 예를 갖춰 대답했다.
"어디선가 들려온 방울소리를 홀린 듯 따라가다보니 어느새 이곳에 도착해 있었습니다."
# 예를 갖춰 자신을 소개합니다.
" 흐음... "
소년은 천천히 걸음을 내딛습니다.
걸음을 내딛는, 미동이 없는 그 걸음에서.
딸랑 -
어째선지 방울이 울려옵니다.
" 시체 냄새가 진동을 하는구나. 너. "
소년은 음산한 목소리로 알렌에게 묻습니다.
" 역천逆天을 꾀하기라도 했더냐? "
어디선가 들려온 방울소리와 함께 알렌이 눈을 크게 뜬 것도 아주 잠시
"네, 저는 지금 섭리를 거스르는 행동을 하고 있습니다."
알렌은 한눈에 자신의 상황을 꿰뚫어본 범상치 않은 소년에게 당연하다는 듯 당연하지 않은 사실을 이야기 하였다.
#
" 그렇군. "
곧 그는 방울을 걷고, 작은 깃을 들어올립니다.
갑작스러운 살기에 알렌은 한 걸음 물러나며 급히 검을 뽑아냅니다.
분명.. 질 수밖에 없지만.
싸워야 할 수도 있겠습니다.
갑작스럽게 자신을 덮치는 살기
알렌은 본능적으로 소년에게서 한발짝 물러나며 검을 뽑았다.
"..."
이미 몇번이나 느꼈었던, 자신보다 월등한 강자를 마주했을때의 느낌이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여쭤보고 싶은게 있습니다."
알렌은 아마 반드시 자신이 패배하게 될 상황을 눈앞에 두고 입을 열었다.
"만약 저를 이곳으로 부른게 당신이라면 저를 만나고 싶었던 이유가 있었는지 들을 수 있을까요?"
마치 이끌리듯 이곳으로 온 알렌은 자신이 여기에 온 것이 우연이 아닐꺼라 믿었다.
#
" 부르지 않았다. "
소년은 도도하게 대답합니다.
" 갑작스럽게 이 땅에 사기死氣가 충만하니. 그 사기를 흩는 제를 들이려 한 차에. "
" 네가 끼어든 것이다. "
그 순간.
알렌의 손등이 뜨겁게 달아오르는 느낌이 듭니다.
저 방울소리에 맞춰 뜨겁게 달아오르는 고통은, 분명...
죽은 심장의 태아를 처음 마주할 때의 감각입니다.
다만 그 순간의 감각이 알렌의 몸을 괴롭게 했다면. 이 방울소리의 고통은, 어떻게든 흩어지지 않으려 발악하는 듯한 느낌에 가깝습니다.
스토리 스킵
"..."
전쟁 스피커에게 처참히 패배한 알렌
급박한 상황 속에서 간신히 도망친 그는 지금 자신이 처한 상황을 살피기 시작했다.
#지금 알렌의 상황을 파악하겠습니다.
두 팔이 저릿거립니다. 아니, 착각인가 하는 생각조차도 들지 않습니다.
검끝이 반짝이고 크게 두 번을 휘둘러 넘기면서 분명 알렌의 손에는 베었다는 감각이 느껴졌습니다.
무거운 무언가를 베어넘긴단 감각, 그리고 떨어트리는 듯한 감각이 손에 느껴졌던 것을 거짓이라고 하듯.
주위 풍경에서, 아주 미미하게 소리가 줄어듭니다.
뼈마디가 맞춰지는 듯한 소리가 들고, 떨어진 머리가 천천히 한 줌 핏물로 되돌아갑니다. 그리고 마치 진흙이 주물러지듯 광기로 번득이던 남자는 다시금 몸을 일으킵니다.
" 아직...! 아직입니다!!! "
그는 목에 남은, 검상의 자국을 손으로 쓸어넘깁니다. 그 행동과 함께 흔적을 메우는 듯 상처는 사라집니다.
코트에 묻은 피를 털어내면서 전쟁스피커는 히죽 웃습니다.
" 아아, 이 얼마나 간만에 느끼는 죽음이란 말입니까. 아니! 말이 잘못되었군요. 전쟁에서, 얼마만에 내 눈을 감아본 기억이란 말입니까. 내 전쟁을 헛된 망상 취급한 나폴레옹. 그 개년의 깃발에 목을 잃은 후 얼마만에! 피가 튀며, 살을 얼얼케 하는 전쟁이란 말입니까! "
그는 코트에 묻은 피를 털어내면서 다시금 한 걸음을 내딛습니다.
모든 것을 쏟아부은 공격에 죽었던 것 같았는데. 녀석은 다시금 멀쩡하게 일어나 알렌을 향해 걸어옵니다.
그의 오른손에는 도끼가 들려 있습니다. 그의 왼손에는 군용 칼 한 자루가 쥐여있습니다.
그 모든 것들이 핏덩이가 뭉쳐, 피를 뚝, 뚝, 흘려대고 있습니다.
" 자아, 전쟁을 계속합니다. 무너져선 안 되지 않습니까. 아직 끝이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좀 더 나를 죽여도 좋습니다. 내 피가 땅에 흐르고, 당신의 칼이 무뎌져 무너지는 날이 오더라도!!!!! "
그는 한 순간, 도끼를 집어던집니다.
푹,
궤적 그대로 날아들어 알렌의 팔에 도끼가 박힙니다.
고통을 호소하려 하기도 전에 그런 알렌을 막아세우며 카티야가 한 걸음을 내딛습니다.
" 그대의 차례입니까? 피차 마찬가지의 운명인 존재이지 않습니까. 나는 이 기나긴 전쟁의 끝을 보기 위해 그 아이에게 읍소했습니다. 다시 숨을 쉬게 해달라, 이 전쟁의 끝을 보고. 그 아이에게 이 전쟁의 피를 주겠다고 했지요. 당신은 무엇을 바랐습니까? "
캉,
대거를 막아섬에도 카티야는 순식간에 뒤로 밀려납니다.
너무나 큰 차이입니다. 알렌보다도 조금 뒤떨어지는, 지금의 카티야로는 버틸 수 없는 격차일겁니다.
카가강.
촤학!!!
검에 베여 피가 흐름에도 카티야는 어떻게든 버티고 있습니다.
마치 도망치라는 듯.
이번에는...
그 처절한 움직임에 알렌은 흐릿한 시야를 다시금 짓켜뜹니다. 눈이.. 흐릿해져갑니다.
이번만큼은...
어떤, 먼 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습니다.
가까운 곳에서. 하지만 아주 먼 듯한 곳에서.
무어라 웅얼이는 소리가 들려오지만 지금은 그걸 알아들을 수 없습니다.
" 도주해야 하네! 이 전투는 이어갈 수 없어. 아무리 운명을 읽더라도 그대들의 패배란 말일세. 대체 왜 고집을 부리는 건가!!! "
무당은 무너지려 하는 두 사람의 정신을 억지로 붙잡으면서 허공을 유영하는 검을 통해 전쟁스피커를 압박해나갑니다.
" ... 이런, 젠장!!!!!! "
이제는 소리도 들려오지 않으려 할 때쯤. 무당은 날아드는 칼을 향해 두 팔을 쭉 뻗습니다.
그 순간, 한쪽 눈과 팔이 떨어져 나감과 동시에... 백색의 거인이 전쟁스피커가 선 땅을 후려칩니다.
거대한 크레이터가 만들어짊과 동시에 무당은 알렌을 붙잡고 카티야에게 소리를 지릅니다. 그 소리가 무엇인진 모르지만. 아마 도망치라는 이야기일겁니다.
곧 알렌은 정신을 잃습니다.
천천히 눈을 뜹니다.
온 몸은 고통스럽습니다. 아무래도 망념의 한계인 듯 각성자의 특권이라고 할 법한 의념의 보호도 받지 못한 몸은 주인에게 고통을 토해내고 있습니다.
" 일어났군. "
고통을 어느정도 다스렸을 때야. 알렌은 무당을 바라봅니다. 한쪽 눈에는 안대를 차고, 한 팔이 있던 곳이 텅 비어있는 무당을 말입니다.
" 미쳐서 달라들더니. 이제는 좀 속이 시원한가? "
현재 알렌의 망념은 최대치입니다.
속히 감소가 필요합니다!
비명을 지르는 전신
더 이상 한톨의 의념도 낼 수 없을 정도의 망념이 알렌의 전신에서 느껴졌다.
아마 그대로 한발자국만 더 나아갔다면 알렌은 그대로 망념화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그런 상태였다.
" 일어났군. "
전신을 흐르는 고통을 간신히 갈무리하고 몸을 일으키자 자신의 눈앞에 한 인영이 모습을 드러냈다.
크게 관계없는 자신과 카티야를 도와준 고마운 사람
그의 한쪽눈에는 안대가 그리고 왼팔이 있어야할 곳에는 그저 펄럭이는 소매만이 있을 뿐이였다.
" 미쳐서 달라들더니. 이제는 좀 속이 시원한가? "
"아..."
그제서야 알렌은 자신이 어떻게 됬는지 알 수 있었다.
패배했다. 그것도 아주 처참히 농락당하면서.
그것도 모자라 자신의 고집이 자신을 도와준 은인을 이렇게 만들었다.
"정말..."
"정말 죄송합니다..."
"살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 할 수 있는 것, 그저 자신과 카티야의 은인에게 죄스러움과 감사를 전하는 것 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죄송합니다.
" 뭐.. 됐네. "
무당은 그 작은 키로 어떻게 다릴 꼬곤, 알렌을 노려봅니다.
" 무모하게 나가다니. 죽고 싶어 환장할 거면 마침 이 숙소의 층고가 꽤 높더군. 그 위로 올라가는 건 어떤가? 자네 시체 정도야 이 주위에 부랑자도 돌아다니는 게 딱 좋은 보상이 될 듯 한데. "
신랄한 독설이 날아드는군요!
"무당님께서 살려주신 목숨 그렇게 허무하게 버릴 수는 없죠."
알렌은 무당의 신랄한 독설에 힘없이 웃으며 대답했다.
지금 중요한건 이제 어떻게 할지였다. 죄책감에 무기력하게 있을 생각은 없었다.
"일단 망념부터 어떻게 해야겠군요."
알렌은 그리 말하고는 인벤토리에서 아이템하나를 꺼냈다.
마브니스의 혼탁한 지평
'이거라면 급한 불은 끌 수 있겠지'
# 마브니스의 혼탁한 지평을 사용하겠습니다.
망념이 50 감소합니다!
현재 망념
160/210
" 말은 잘 하는군. "
의자를 까딱거리면서, 무당은 알렌을 바라봅니다.
" 그래서. 이제 어쩔 생각인가? "
"전쟁 스피커를 싫어하는 기존 자유 마카오의 세력들을 찾아다녀야 할거 같습니다."
이후 어떻게 할지를 묻는 무당의 말에 알렌이 대답했다.
"전쟁 스피커가 저런 거대한 세력을 형성할 수 있었던건 아마도 자유 마카오의 기존 세력들이 전쟁 스피커를 상대하며 자신들의 세력이 손해를 입는 걸 원치 않았기 때문일거라 생각됩니다."
자유 마카오의 정확한 세력 구도는 알 수 없었지만 여러 세력이 자유 마카오를 나눠서 관리하고 있는 것 까지는 알고 있었기에 알렌은 이와같은 추측을 내놓았다.
"그렇게 본다면 지금 저의 상황은 그들 입장에서 재법 써먹기 좋은 물건일겁니다."
어떤 조직과도 연관 되어있지 않으면서 전쟁 스피커를 죽여야하는 존재
암덩이 마냥 커지고 있는 전쟁 스피커를 보고있는 여타 세력들에게는 이용할 가치로 볼거라고 알렌은 생각했다.
"가장 좋은 것은 혹시라도 전쟁 스피커를 타도하려는 세력이 있다면 거기 편승하는 것이지만 하다 못해 약간의 지원이라도 받을 수 있다면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막상 이렇게 말하는 알렌도 과연 이것으로 지금의 상황에 도움을 받을 수 있을지에대해선 비관적인 마음이였다.
#
" 음...? "
무당은 모르겠단 표정으로 알렌을 바라봅니다.
" 그들이... 그댈 이용하는 것보단, 정보를 얻고 그댈 팽하는 편이 더 간단하지 않은가? "
아..?
"...그렇네요."
조금만 생각하면 알법한걸 눈치채지 못하다니 알렌과 같이 온 무당만 더욱 불쌍해졌다.
"그래도 만나보긴 해야할거 같아요. 정보만 뺏긴다고 해도 손해볼건 없고 만에 하나 전쟁 스피커를 칠 생각을 하고 있는 곳이 있을 수도 있으니까요."
어쨋든 전쟁 스피커가 세력을 키우는걸 경계하는 입장인 세력들에게 정보를 나눈다 해도 손해 볼건 없을거라 생각되었다.
"당장은... 우선 부상회복에 힘을 쏟죠."
#
일단.. 회복을 합시다...
드러눕습니다!
# 혹시 회복중 수면을 취해서 특별 수련장에 갈 수 있을까요?
점점... 깊게 잠에 빠져들고......
- 여. 왜 이리 죽상이야.
앞발을 들어올리며 도기가 인사를 보냅니다!
"전쟁 스피커가 꼴받게 하잖아요..."
"?"
'내가 또 무슨 말을..?'
알렌은 도기의 인사에 자신도 모르게 대답이 나왔다.
알렌은 특별 수련장 이용권을 도기에게 내밀었다.
# 특별 수련장 무료 입장권으로 특별 수련장에 입장하겠습니다.
- 받았다.
도기는 한 순간 입장권을 씹어삼키곤 문을 열어줍니다.
특별 수련장에 입장합니다!
알렌은 특별 수련장에 들어와 아이템 하나를 꺼냈다
오뫼르의 대장화로
'얻어놓고 배우지도 못하고 있었네...'
#오뫼르의 대장화로를 사용하겠습니다.
원래라면 과거 폭풍검 때처럼 문답도 하고 해야하지만..
하...
이번만입니다.
오뫼르의 대장 화로(F)
영원히 끓어오르는 쇠뇌산에 추방한다는 것은 죽음을 선고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그러나 그런 환경에서도 살아남기 위해 '절름발' 오뫼르는 화산의 영혼과 소통하여 불타오르는 화산에서도 자유롭게 걸음을 내딛을 수 있는 기술을 탄생시켰다. 그로 하여금 영원히 숨쉬는 활화산을 화로삼아 대장일에 업을 둔 이들을 통해 전수된 것이 바로 오뫼르의 대장화로라 불리는 보법으로 사용자의 다리에 불꽃의 힘을 부여하여 쉽게 타오르지 않게 만들고,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두 다리에 불꽃이 일어나며 신속을 크게 증가시킨다.
기술의 경지에 다다르면 내걷는 걸음마다 불꽃이 일어나 마치 살아있는 화석처럼 움직일 수 있다 전해질 만큼, 상등급의 비전이라고 할 수 있다.
▶ 화로, 단련 - 화속성 피해를 일부 경감하며 화속성 대미지로 인한 고통에 강한 저항력을 가진다. 고통에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
▶ 화로, 첫 걸음 - 매 턴, 신속이 6씩 증가하며 5턴간 최대 30까지 증가한다. 신속이 최대치에 도달했을 경우 움직임에 화속성의 보조가 들어가며 신체를 통해 적을 공격할 시 화속성의 추가 대미지를 입힌다.
스토리 스킵
- -8- 전쟁스피커
- 여기서부터 토고 쇼코/행적,현준혁/행적 과 통합
단 한 명의 앞장섬에 따라 그 뒤를 따라 걷는 수많은 불나방들. 딱, 불나방이라는 말이 어울릴 법한 모습입니다. 광기로 점칠된 불꽃으로 몸을 내던지는 불나방들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저들의 눈에는 초점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목적을 잃었으니, 길을 잃었으니. 단지 이끄는 이를 따라가면 될 뿐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선동의 목적이기도 합니다.
모든 감정을 묶고, 모든 마음을 묶어서.
단 하나의 생각만을 옳다 따르게 하는 것.
맨 앞에 선 키르카 보디악은 등짐을 진 채 크게 숨을 들이마십니다. 폐가 부풀에오를 만큼, 크게 숨을 들이쉰 채로 그는 입을 엽니다.
" 좋은 날입니다! "
그의 시선이 아군에게 닿습니다.
" 나를 파멸시키기 위해 사람을 모은 이도 보이고. "
그 눈이 토고에게 닿습니다.
" 나에게서 도망친 자도 보이는군요. "
그 눈이 알렌에게 닿습니다.
" 그리고, 나를 이해하지 못한 아쉬운 동지도 그 곳에 계시는군요. "
그 눈이 준혁에게 닿습니다.
" 참으로 좋은 날입니다. 하늘은 적당하게 푸르고, 이 곳의 풍경은 비록 적막할지언정 곧 시끄러운 소음들로 가득 찰 것이 아닙니까? 이 아름다운 날은 우리에게 최고의 날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살아남은 이들만이 기꺼이 내일에 닿겠지요. "
딱.
뒤에서 휘두른 한 번의 목탁소리에 세 사람을 포함한 무리들은 정신을 차립니다.
" 휘둘리지 마십시오. 평정을 유지하란 뜻이 아니니. 그 말에 부정하지도, 긍정하지도 마십시오. 답하지 않고, 듣지 않고, 말하지 않으니. 지연히 그 말은 세상에 뱉어져 사라질 말이랴... "
선동에 휘말릴지도 몰랐던 아군의 정신이 미함에 의해 깨어납니다.
" 걱정하지 마시고 악과 겨루십시오. 번뇌를 깨는 것은 이 소승이 돕겠나이다. "
그 말에 기타를 들고 있던 두 쌍둥이가 웃으며 답합니다.
" 어이. 아저씨들. 알지? "
" 관객은 우리들 거야. 그러니까 우리만 믿으라고. "
그리고 마지막, 묵묵히 세 사람의 앞에 선 덩치 큰 남자는 손목을 풀기 시작합니다.
우드드드득, 하는 기묘한 소리와 함께 그는 꽤나 불쾌하단 표정으로 눈앞을 바라봅니다.
" 저 개같은 놈이 나 아들을 건드려서 몇 놈은 중상이다. 그니까. "
꽤나 분노에 찬 목소리로 그는 키르카를 노려봅니다.
" 점마 대갈통은 내가 부술 거다. "
그 행동에, 키르카 보디악은 미소를 짓습니다. 그 미소가 점점 비틀려, 길게 입꼬리가 끌어올려집니다. 그는 마치 이 상황이 미칠 듯 즐겁다는 것처럼 희열에 가득 찬 표정으로 변하면서.
툭.
그가 걸음을 내딛습니다.
짝,
짝짝짝짝짝짝,
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
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짝
617개의 박수 소리가 이곳 전체에 울려퍼집니다.
광기라고 하더라도, 그 소리와 의지만큼은 진짜라는 듯. 모든 소리들을 집어삼키고 그 박수 소리가 이 도시를 시끄럽게 울리고 있습니다.
곧, 전쟁 스피커가 울리기 시작함에 따라 이 곳의 공기가 바뀌기 시작합니다. 차갑게 식던 공기가 순식간에 뜨겁게 달아오르고, 숨을 쉬기 어려울 만큼 공기가 달아오르기 시작합니다.
" 자, 군중 여러분께 묻겠습니다. 전쟁을 바라십니까? "
예.
예!!!!!!!! 예!!!!!!!!!!!!!!! 예!!!!!!!!!!!!!!!!!!!!!!!!!!!!!!!!!!!!!!!!!!!!!
" 끝없는 전쟁을, 끝없는 분노를, 끝없는 미련을 터트려 우리들은 마침내 그 감정의 끝에 도달할 것입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이 키르카 보디악. 그 누구보다 화려한 전쟁의 막을 올릴터이니. "
의념기
손을 들어올린 이들의 몸이 저항 없이 터져나갑니다. 마치 풍선을 터트린 듯, 붉은 피가 하늘 위에서 땅으로 추적히 내려옵니다.
그는 웃고 있습니다. 색을 가졌던 땅이 붉게 물들었고, 땅에는 기분 나쁜 끈적임이 느껴집니다. 그 이상으로 답답하게 느껴지는 것은 어디선가 끝모를 박수소리가 들려온단 겁니다.
소리는 전쟁스피커의 주장에 따라 커지고, 그의 행동에 따라 가까워집니다. 이 소리 속에 오랜 시간 노출된다면 그 환경 속에 영원히 빠질지도 모른다는 착각이 들 만큼 말입니다.
시산혈하屍山血河.
전쟁스피커는 마치 지휘하듯 손을 들어올립니다. 그 유려한 움직임에 따라 총과 칼, 도끼와 같은 것들이 떠오릅니다.
그것은 불쾌한 살점들의 집합입니다. 의지가 묵살되어 무기가 되더라도 전쟁스피커의 의지에 따라 전쟁을 이어갈 무기입니다.
" 전쟁은 선포되었습니다. 막이 올랐고, 이 곳에는 피와 살, 화약과 두려움, 죽음의 불쾌함과 미온한 광기가 떠오르고 있습니다! "
전쟁스피커는 기쁘게 팔을 번쩍 들고는 자신의 적들을 바라봅니다.
본능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이 들려오는 박수소리를, 그리고 전쟁을 주장하는 저 악의를 꺾지 않는 한.
저 존재는 쓰러지지 않을 겁니다.
" 자아, 전쟁을. 전쟁을 시작합시다!!!!!!!!!! 나의 피와, 그대들의 피로. 이 거대한 피의 대지의 한 줌이 되어봅시다!!!!!! "
▶ 고승, 미함의 도움
▷ 아군은 선동에 따른 정신력의 하락을 거치지 않습니다.
▶ 쌍둥이 뮤지션, 베카&리네의 도움
▷ 매 턴마다 10에서 30까지의 다이스를 굴립니다. 나온 수치에 따라 전쟁 스피커의 스택이 감소하며, 감소한 스택은 재생되지 않습니다.
▶ 거리의 큰형님, 쑨쉬항의 도움
▷ 42레벨의 워리어가 전투에 참여합니다.
선공은... 아군에게 돌아옵니다!
준혁이
수 많은 박수 소리에 정신이 나가버릴 것 같은 불쾌감만 들었다.
" 나는 이 도시를 진짜 좋아했는데... 너 때문에 소란스러워졌어 "
" 야경이랑 게살 볶음밥이 끝내주는 도시였는데.... "
비늘을 쥐며 심호흡을 한다.
지금 쯤 이면, 북해길드에 내가 무슨 짓을 하는지 소문이 퍼졌으려나.
아 모르겠다, 복잡하게 생각하고 싶진 않다.
" 나는 당신 처럼 엄청난 사상이 있는 것도 아니고, 토고 처럼 대단한 대의가 있는 것도 아니야. "
알렌 처럼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 발버둥치는 건 더더욱 아니고.
" 그냥, 니가 싫어. 그런걸로 하자고, 유치한 사연이거든 "
# 행동양식 : 쑨쉬항이 키르카를 상대할 수 있도록, 시산혈하의 무기들을 견제하며 공격로를 연다.
알레니
"하아..."
알렌의 표정에는 분노나 결연함 같은 감정은 느껴지지 않았다.
그저 긴장과 간절함
지금의 알렌에겐 정의감 같은건 없다.
오로지 카티야를 구하기 위해 전쟁 스피커를 타도하려한다.
"길을 열겠습니다."
준혁의 신호에 맞취 알렌이 검을 들고 나아갔다.
# 화로 첫 걸음을 사용
전쟁 스피커를 향해 가는 길을 막는 적들을 배어내겠습니다.
토고
불나방. 오직 불꽃에 달려들어 자신의 몸을 태우는, 그 모습이 어울리는 군중들이 보인다.
목적도 의지도 잃고 그저 휘두르는대로 움직이는 무기가 된 이들. 그리고 그것을 휘두르는 자.
전쟁의 목적은 무엇인가? 목표는 무엇인가? 살아남기 위함이 전쟁의 목적인가?
"참말로..."
헛소리.
토고는 뒤에서 들려오는 목탁 소리에 정신을 차린다. 그래. 전쟁이고 뭐고, 살아남는 게 우선이다. 말은 듣는 것도, 생각하는 것도, 부정도, 긍정도 하면 안된다.
무시당한 말은 고요한 외침이며 그저 소음에 지나지 않을 테니까. 이 세상에서 사라질 소리에 괜히 머리를 내어주지 말자.
그리 생각하며 토고는 고르돈을 꺼낸다.
생각해보자.. 우리가 전선에서 싸우는 동안, 후방에 있는 미함 스님과 베카, 리네는 지켜야 한다.
오히려 우리의 임무는 전쟁 스피커를 '죽이는' 것이 아닌, '죽일 수 있는 상태'로 만드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 적당히 거리를 유지하며 그의 행동은 최대한 방해해야겠지.
쑨쉬항 형님이 쉽게 방해할 수 있도록... 도우면서.
토고는 호드 콜레오를 통해 시야를 확보한다. 넓어진 시야에 익숙하도록 눈을 의념을 통해 강화하며, 토고는 이 끈적한 전쟁터에서 날아오는 무기를 견제하려고 한다.
#망념 20을 쌓아서 눈을 의념으로 강호하여 호드 콜레오를 통해 넓어진 시야를 자세히 볼게. 그리고 고르돈을 통해 쌍둥이 뮤지션과 미함 스님을 노리는 시산혈하의 무기를 견제할게.
어지럽다.
문득, 준혁을 스쳐간 생각입니다. 꽤 많은 일들을 겪어오고 어느정돈 극복했다 생각했는데도 이 붉고 덩어리진 것들을 보는 것은 썩 익숙해지지 않습니다.
창을 쥔 손에 무감각하게 힘이 스며들고, 머릿속에 드는 혼란들 대신 분노를 깨웁니다. 우습게도 그 순간, 준혁이 떠올릴 것은 야기의 모습이었습니다.
그래요. 기술적인 안정적임은 지금의 자신에게 어울리지 않습니다. 하나라도 더 지키기 위해선, 지금은 혼을 놓아야 하니까요.
야성
댠순해집시다. 그래야만 합니다. 날카롭게 박힐 이빨을 갈고닦기 위해선 말입니다.
기초 지휘 - 방어 진형
5명의 아군의 처리는 지금부터 쑨쉬항 - 알렌 - 준혁 - 토고 - 도영 순으로 고정됩니다!
" 흐흐흐흐흐..."
우그러드는 소리와 함께 한 자루의 단검이 허공에 솟아납니다. 전쟁스피커는 단검을 붙잡고 알렌과 쑨쉬항, 준혁을 바라봅니다.
" 따라오그라. "
쑨쉬항이 먼저 한 걸음을 내딛습니다.
걸음마다 묵직히 남는 발걸음과 함께 저항따윈 무시한 주먹이 전쟁스피커의 머리를 노리고 날아듭니다.
고개를 가볍게 꺾어내면서, 목이 꺾이는 소리가 들립니다. 주먹이 허공을 가릅니다.
전쟁스피커는 그대로 머리를 되돌리며 대거를 든 손으로 주먹에 칼을 박아넣습니다.
힘에 의해 단검이 박살나고, 순식간에 붉은 피와 살점이 허공에 터져나옵니다!
피가 터지는 틈을 노려 토고는 총을 들어올립니다.
고르돈에서 끓어오르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버지니아 핫 칠리 버스터
타다다다당!!!
몇 발의 탄환이 시야를 가리듯, 빠르게 탄창을 비워내갑니다.
곧 머리를 향한 탄환이 다가가러는 순간, 토고는 불길한 미소를 마주합니다.
" 무엇을 보십니까? "
그 물음은 마치 암시처럼 토고의 시선을 빌리고 맙니다.
암시
탕!!!
빗나간 총을 보고, 빠져나오려 하지만 곧 단검이 목표를 향해 궤적을 그리고 박혀 들어갑니다.
투확!!!
붉은 피가 터져나옵니다.
토고는 상태이상 출혈(C)에 빠집니다!
준혁
시산혈해
놈의 역겹게 짝이 없는 의념기는, 그 이름이 참 잘어울렸다.
첫수, 알렌과 워리어 아저씨, 그리고 토고의 공방
방어진형에서 나와 거리를 조절하는데 실패한 토고는 상당히 큰 상처를 입었다.
앞으로 나서야하나?
방어 진형을 짰는데, 공격의 진으로 전환을 해야할까?
아니, 이건 장기전으로 가야한다.
행동에는 왜 가 필요하다.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생각한다.
" 도영, 정신감응을 연결한다, 지금은 노사와 뮤지션 보호에 집중할 수 있도록 "
키르카 보디악은 마치 고통 같은걸 느끼지 않는 듯,
죽음을 극복한 것 처럼 행동하고 있었다.
체스를 겨룰 때도 그랬다.
놈은 공세를 멈추지 않았다.
이제야 왜 그랬는지 이해가 갔다.
놈의 사상도 사상이지만, 진짜 전투라면, 그럴 필요가 없으니까
그 뱀같은 혀로, 말은 얼마든지 불릴 수 있었으니까.. 그랬겠지.
# 도영에게 정신감응 사용, 지령하달
알렌
알렌은 단검이 토고에게 박히는 것을 확인한 순간 즉시 인벤토리에서 급속 회복 키트를 꺼내 토고에게 던졌다.
토고의 상태가 걱정되었지만 지금 그 걱정을 드러낼만큼 상황은 녹록치 않았다.
지금의 알렌으로선 전면으로 전쟁 스피커의 상대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알렌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알렌은 필사적으로 다른 이들에게 도움이 될, 자신이 해야할 일을 찾았다.
# 토고에게 급속 회복 키트를 사용, 전쟁 스피커가 생성하는 무기를 최대한 격추하겠습니다.
토고
"큭.."
시선의 비틀림. 최면과도 같은 그 미소에 순간적으로 정신을 잃고 말았다. 정신을 차리고 몸을 내빼려고 할 땐 이미 붉은 단검이 속 살을 헤집고 뽑힌 뒤였다.
제법 심하게 피가 흘러 머리가 어리저웠다. 순간적으로 의념을 통해 건강을 강화해 상처를 재생시켜 보려고 하지만 이건.. 아이템의 도움을 받아야 하려나..
젠장..
토고는 전선을 둘러본다. 직접 공격은 그냥 맞으며 반격해온다. 그리고 무기로 사정 없이 공격해오는 곤란한 상대.
1인군단이라 해도 믿겠어.. 일단 지금 당장에 집중하자.
#망념 50을 쌓아 건강을 강화해 출혈 디버프를 완화시키려고 할게. 그리고 호드 콜레오의 넓은 시야를 이용해 아군에게로 향하는 무기를 쏴 견제를 시도할게.
돈이 없어서 부상협상도 아무것도 못 쓴다!!!
들려오는 노랫소리는 마음 속 깊은 곳을 자극하는 듯한, 경쾌한 음악입니다. 꽤나 격렬한 일렉트로닉 사운드와 허스키한 두 개의 목소리가 뒤섞여 붉은 색의 일부를 벗겨냅니다!
전쟁 스피커의 표정이 조금 구겨지지만, 그는 곧 다시 표정을 펴냅니다.
" 대단하군요! 어설프지만... 아니, 부족하지만 그 '나폴레옹'이 생각나는 선택집니다! "
후웅,
하고, 자신을 스쳐가는 주먹을 피해내면서 전쟁스피커는 외칩니다.
" 하지만! "
그의 두 손에 한 자루의 도끼가 드러납니다.
" 그 년에 비해 그대들은 어설픕니다! "
도끼가 토고를 향해 내려찍히려 할 때.
보호자
콰드득 - !
도끼는 쑨쉬항의 몸에 박힙니다.
" 어서 ... !! "
그 말에 토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거리를 벌립니다.
" 힘 싸움은, "
잡힌 도끼를 붙잡고 쑨쉬항이 웃습니다.
" 나도. 전문이다아아아아아아아아!!!!!!!!! "
쾅!!!
전쟁스피커의 몸이 땅에서 하늘로 튀어오르고, 다시금 땅으로 내려찍힙니다.
펑!
또다시, 한 개의 박수소리가 줄어듭니다.
피떡이 된 전쟁스피커의 피가 시간을 되감듯 천천히 원래의 위치로 돌아갑니다.
잠시의 시간이 지난 후.
툭, 툭,
" 옷이 젖는 것은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군요. "
먼지를 털어내며 전쟁스피커는 천천히 숨을 들이마십니다.
이상함을 감지한 알렌의 감각이 경종을 울립니다!
촤학!!!!!!!!!!!!!!!!!!
허공에 나타난 한 개의 폭탄을 베어내지만 그 소리와 함께 곧, 주위에는 수를 셀 수 없는 폭탄들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 폭격, 자살에 어울릴 법한 공격을 하려는 듯 그는 허공에 폭탄의 무리들을 만들어냅니다.
" 여러분에게는, 전쟁의 격렬함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
그는 꽤, 지루한, 표정으로. 토고와 알렌, 준혁을 바라봅니다.
" 그깟 희생. "
툭.
걸음을 딛습니다.
" 그깟 위험, 죽음, 피, 공포. 그딴 것에 두려워서 어중간히 나를 견제하고 시간을 끌려 하는 것을.. 내가 모를 성 싶습니까? "
......!!!!!!!
위험합니다!
수많은 폭탄들이 비산한 채로 땅을 향해 떨어지고 있습니다.
도영은 급히 그 장면의 공포를 알아차린 듯, 미함과 뮤지션 앞에 섭니다.
폭탄이 땅에 닿습니다.
콰아아아아앙!!!!!!!!!!!!!!!
" 허허... "
딱,
미함 스님은 고요한 웃음 소리와 함께 두 손에 든 목탁을 가볍게 두드립니다.
전투가 벌어지는 공간과, 미함과 뮤지션 자매를 둔 공간 사이로 알 수 없는 얇은 벽이 보입니다.
" 저희들은 걱정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이 노승이 체면에 맞지 않게 여러 재주를 가지고 있으니 말입니다. "
즉, 자신들을 신경쓰지 말고 제대로 싸우라는 말로 보입니다!
그동안 알렌은 토고에게 회복 키트를 던집니다!
하지만, C등급의 출혈은 만만치 않습니다. 여전히 체력이 감소하고 있습니다!
전쟁 스피커의 현재 스택
573
다음 스택 감소율
.dice 10 30. = 24
준혁
" .... "
승인이 떨어졌다, 생각해보면, 누가 누굴 지킨다는건지 참 웃길 따름이다.
폭격이 끝난이후, 나는 품에서 푸른색의 돌을 꺼내 손에 쥐었다.
이걸 어떻게 받았더라.
왜 받았더라.
이제와서 이유는 희미해져서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하지만 분명한건, 지금 이 순간에 쓰지 않는다면, 달리 쓸 이유가 없는 물건이라는 거다.
무기는 토고가 쳐낸다, 시선은 알렌이 끈다.
나는 내가 제일 잘하는걸 한다.
# 별의 기도 사용,
기초 지휘, 공격 진형으로 변경.
토고
전쟁 스피커는 '나'를 노린다. 무어라 행동하기도 전에 도끼를 들고 자신을 찍어 내리려고 하는 것을 쑨쉬항이 막아낸다.
하지만 잘 막아내는 것이 아닌, 몸으로 막아내는 것이기에 손해가 생긴다.
토고는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덕분에 살았데이."
음악 소리가 박수 소리를 빼앗아간다. 나폴레옹이 생각난다는 그 말. 나폴레옹이 어떻게 이겼는지 대충이나마 짐작가게 해준다.
하지만? 지금은 나폴레옹도 없다. 쓰읍... 짜증나네..
이쪽의 수를 읽고 있는 것마냥 외치는 그.
그리고 후방을 노리고 쏟아지는 폭탄들. 짜증난다. 짜증난다. 그깟 전쟁에 무슨 의미가 있는가? 원하는 것을 쟁취하는 전쟁? 원하는 것도 없이 그저 전쟁을 바랄 뿐이면서.
하루하루 살아가기 위해 전쟁을 치루는 자에게 거짓된 사상을 설파하며 삶의 의미를 잃게 만드는 그깟 말로 능욕할 뿐이잖아.
토고는 신경질 적으로 품 속에서 산딸기 주스를 꺼내어 마신다. 이것으로 출혈을 치료할 생각이다.
더는 짐작이 되면 안된다. 후방을.. 생각하지 말자. 미함 스님을 믿자. 쑨쉬항을 믿자. 베카와 리네의 노래를 믿자.
후우.. 그래, 피를 덜 흘리고자 이리 모인 건데 어줍잖은 행동은 안되지.
토고는 폴러 베어를 장전한다. 쓸 수 있는 모든 수를 쓸 생각이다.
장전한 폴러 베어를 전쟁 스피커의 본체 다리, 몸통을 향해 조준한 후 사격하며 몸을 재빠르게 움직여 그가 조종하는 무기를 피하려고 한다.
#도기가 쟁여둔 산딸기 주스를 사용하여 출혈 치료를 시도! 그리고 폴러 베어를 장전하여 전쟁 스피커의 몸통과 다리를 조준하여 사격!
알렌
전쟁 스피커가 뭐라고 지껄이지만 알렌의 귀에는 들어오지 않았다.
카티야를 구하기 위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전쟁 스피커를 죽여야한다.
한순간에 의념을 끌어올린다.
지금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해야한다.
# 망념 15를 증가시켜 정오의 햇볕의 달구어진 검을 사용, 망념 80을 증가시켜 이바노 크로보푸스코프 5연격을 사용하겠습니다.
쑨쉬항은 거리를 둔 채로 몸상태를 확인합니다.
분명 아까의 일격은 충분한 힘을 가한 공격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무리한 흔적이기도 합니다.
몸을 녹진히 녹여오는 듯한 망념의 느낌. 사실 감은 잡힙니다. 앞으로 잠시 후면 자신은 더이상 전투를 이어갈 수 없을 거라고요.
곧 그는 현실을 직시하듯, 주위를 둘러봅니다.
마치 평생의 적을 상대하듯 싸우는 녀석.
어쩐지 건들거리지만 밉지만은 않은 녀석.
무언가에 혼신으로, 싸우려 드는 녀석.
쑨쉬항은 주먹을 바라봅니다.
저립니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어색한 것은 떨림입니다.
분명 죽일 각오로 휘두른 것임에도 그는 죽지 않았습니다. 분명 피가 터지는 듯한 모양새가 있었음에도 다시금 털어내고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왜 싸워야 하지? 왜 싸워야만 하지?
그냥, 그냥 도망치면 편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과 함께 두려움이 이어지려할 때.
알렌은 검을 붙잡습니다.
모르겠습니다. 모르겠습니다. 모르겠습니다.
하나도 모르겠습니다. 어떻게 해야 좋을지, 어떤 것만이 방법일지. 주위의 소리들도 들려오지 않고 동료들의 말도 들려오지 않습니다.
단지 떠오르는 것은 과거의 기억입니다.
온 힘을 다해 베어냈을 때. 알렌이 느낀 것은 안도였습니다.
카티야가 죽지 않아도 된다는 감정, 그리고 타인에게 민폐를 끼치지 않은 채. 한 번은 해냈다는 감정.
그러나 그 감정이 바닥에 쳐박히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떨어진 목을 붙잡고 다시금 맞춰내던 전쟁스피커의 모습이.
네.
아직도 두렵습니다.
그 두려움을 떨치듯 알렌은 검을 붙잡습니다.
뜨겁게 검이 달아오릅니다.
툭,
걸음을 딛습니다.
이바노 크로보푸스코프
제 일형.
캉,
한 번의 공격이 막혔지만 튕겨낸 검의 궤도를 비틉니다.
캉,
캉,
촤학!!!
" 이런!!! "
희열에 찬 전쟁스피커의 웃음이 들리지만, 거기까지 신경이 닿지 않습니다.
기합소리와 함께 치솟은 검이 전쟁스피커의 팔을 향해 내려쳐집니다.
서걱.
푸화아아아악!!!!!!!!!
피가 터져나오고 곧 전쟁스피커가 한 걸음을 내딛습니다.
콰직.
과거의 기억을 상기시키려는 듯 도끼가 알렌을 쳐 밀어냅니다.
꿀꺽.
음료를 삼킴과 동시에 피가 멈추는 것을 보며 토고는 생각해봅니다.
이정도면 도기 목을 짤짤 흔들어서라도 한 몇개 받아내도 괜찮지 않을까 하고요.
그런 농담과 달리 차가운 냉기가 도는 탄을, 고르돈의 탄실에 장전하고.
탕!!!
쏴냅니다.
한쪽 다리를 관통한 탄환은 그 부위를 중심으로 냉기를 퍼트려가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곧, 도영의 화살이 전쟁스피커의 심장을 노리고 날아듭니다.
푸확!!!!!!!
" ... 하. "
그는.. 웃습니다.
고통이 느껴질 것이 분명함에도, 평범한 인간이라면 죽었을 피해를 몇 번이나 겪었음에도, 몇 번의 피해에는 마땅히 죽음을 맞았음에도.
" 아하하하하, 하하하하하하하하. "
그는 광소를 터트립니다!
" 그래요. 이겁니다. 내가 기꺼이 바랐던, 내가 감히 원했던 전투! 목숨이 경각에 들고, 피가 말리는 전투가 이어지길 바랐던. 그, 그!! 그런 전쟁이 여기에 있습니다!!!!!! "
곧, 허공에 수 개의 총이 떠오릅니다.
" 선물입니다! 부디, 기뻐하시길!!!!!!!!! "
이제 곧 총구가 불을 뿜으며 총탄을 뱉어낼 겁니다.
준혁은 그 장면을 가만히 바라봅니다.
이 순간에도 준혁의 머릿속에는 승리를 가늠해보지만.. 우습게도 패배 외에는 떠오르지 않습니다.
지금은 얼핏 팽팽해보이지만 전투가 조금씩 길어질수록, 아군은 지쳐가겠지만 전쟁스피커는 지치지 않고 전투를 이어갈테니까요.
체인저가 필요합니다.
이 판을 뒤집을 만한, 게임 체인저가.
토고의 화력은 강대하지만, 수에서는 부족한 면이 보입니다.
알렌은 분노에 휩쓸려 망념을 끌어쓰는 모습이 선명히 눈에 보입니다.
쑨쉬항은 점점, 공포에 빠져가는 것이 눈에 보입니다.
도영은... 믿음직하지만, 이 판을 뒤엎을 만한 힘을 가지고 있진 않습니다.
내게 조금만 능력이 있었더라면.
내게 조금만 더, 뛰어남이 있었더라면.
태호, 웨이, 명진.
지나가는 이름들에서 떠오르는 것은 뛰어났던 이들의 기억입니다.
그들만큼의 전투력이 있었더라면. 그들만큼의 재능이 있었더라면 달랐을까?
그런 생각.
생각이 듭니다.
그래요. 사실을 말해봅시다.
언제나 준혁이 생각하던 위치는 뒤였습니다. 후방에서 고고히, 때론 치열하게 앞을 바라봐야 했습니다.
앞에 나서지 않더라도 뒤를 지켜줄 이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뒤에서 앞에 선 이들을 위한 작전과 계획만을 세우면 충분했던 겁니다.
그러나 앞에 선 지금에 있어서 재능을 떠올릴 이유가 뭘까요.
모르겠습니다. 그러니까.
그러니까 말입니다.
주머니를 뒤져 별의 기도를 꺼냅니다.
이런 것에 기대지 않고 당당히 해내고 싶었는데. 그랬는데.
그러지 않는다면 지금 잃을 수 있다는 것을 안 순간. 그딴 생각은 사치가 될 뿐입니다.
빠득.
별의 기도가 산산히 부숴지며, 그 힘이 준혁의 의념을 자극합니다.
폭발적입니다. 그리고, 기묘한 감각입니다. 레벨이 증가할 때의 감각. 그 감각을 아주 빠르게 휘감는 것 같은 감각 말입니다.
그래요. 모든 것을 해낼 수 있을 것만 같고, 그만한 힘이 온 몸에 느껴집니다.
핫,
준혁은 웃음을 터트리고 맙니다.
이 찰나에도 이만한 생각을 가속할 수 있다는 것도, 그리고... 이런 것을 볼 수 있다는 것도.
하얀 도화지 한 장이 주어진 느낌입니다.
이것을 자유롭게 써내어도 좋다. 그 어떤 것을 완성하든 그것은 너의 선택이 될 것이다. 라고..
툭.
단 한 걸음을 내걷는 것 같지만 이미 수 미터의 거리를 움직인 채입니다.
전쟁스피커의 총탄들이 빠르게 날아듭니다.
... 지독히 느립니다.
비늘을 쥐고 날아드는 궤적을 향해 준혁은 창을 뻗어봅니다.
툭, 툭, 툭,
카가가가가가강!!!!!!!!!!!!!!
수십 발의 연발된 총탄을 쳐내면서 준혁이 느낀 것은 지독한 고양감입니다.
형, 재석이 보는 세계는. 아버지, 현중석이 본 세계는 이런 세계라니.
재능이란 것이 얼마나 치사하고 불편한 것인지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점의 세계에서 벗어나십시오. 단순히 맞추고, 공격한다는 세계에서 벗어나십시오. 또한, 선의 세계에서도 벗어나야만 합니다. 방향을 가지고 공격하고 수단을 가져 방어하는 세계에서도 벗어나야만 합니다.
치고, 박는 세계를 넘고 잇고 닿는 세계에서 벗어나십시오. 모든 흐름을 잇고 닿을 수 있어야만 합니다.
면의 세계에 눈이 닿으신 기분은 어떠십니까? 얼마나 전투가 갑갑한 굴레인지 이해하실 수 있습니까?
점과 면의 세계에서 벗어나 흐름을 스스로 이끌어낼 수 있는 경지.
이어 말하자면, 그것이 가능하기에 초인의 경지라 할 수 있는 곳.
지금, 현준혁의 레벨은.
50.
누구에게나 당당히 말할 수 있는, '가디언 급'의 전력입니다!
수없이 날아드는 총탄을 모두 쳐내고 준혁은 창을 전쟁 스피커의 머리에 처박습니다.
그 표정이 바뀌는, 얼굴 근육의 움직임마저 알아볼 수 있을 것 같은 순간.
푸확!!!!
풍선을 터트린 듯, 피가 터져오릅니다.
지금까지의 움직임이 무의미할 정도로, 강력한 가속입니다!
그리고, 가디언이라는 존재의 전력이 얼마나 강력한지를 온 몸으로 절절히 느낄 수 있습니다!!!
허나, 이 시간이 유지되는 것은 이제부터 단 4턴.
그 뒤면 현준혁은 잠시동안 전투에서 이탈해야만 합니다!
머리 없는 팔이 창을 붙잡고, 씩 웃습니다.
곧 그 머리가 천천히 재생되어갑니다.
" 아아, 그렇군요. 수를 숨기고 있었군요. 미안합니다. 그대는.. 나와 닮지 않았군요. "
곧 준혁은 가속으로 거리를 두면서 호흡을 골라봅니다.
이 모든 행동이 단 한 번의 숨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란 점을 생각해야만 합니다.
" 나는, 지금, 너무나 즐겁습니다!!! "
광기에 번뜩이는 전쟁스피커가 웃음과 함께 손을 뻗습니다.
수많은 피가 흘러들며 그를 끌어안습니다.
쾅!!!!
거대한 한 자루의 도끼를 만들어 들어올린 전쟁스피커는, 무언가를 각오한 듯 눈빛을 바꿉니다.
마치 즐기는 듯한 모습이 천천히 지워지는 것 같습니다.
" 이것은, 전쟁입니다. "
분위기가 뒤틀립니다.
" 피가, 살이, 목숨이, 공포가, 위험이, 공존하는 세계. "
이제부턴.. 모두 경계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 그대들의 전쟁이 이길지. 내 전쟁이 이길지.. 겨뤄봅니다. "
음울한 표정으로, 전쟁스피커가 무기를 쥡니다.
2페이즈가 시작됩니다!
전쟁스피커의 현재 스택
531
다음 스택 감소율
.dice 10 30. = 18
준혁
내가 얼마나 강해졌지?
수치로 따지면 얼마나 ....
지금 이라면 형을 이길 수....
아버지는 날 인정...
이런 희미한 생각들 조차 바스라진다.
다른 생각 할 여유가 없다.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모른다.
부족한 창술의 경지가 한탄스러울 뿐 이다.
하지만 그래도 해야한다.
" 지켜봐라.. "
그래 지켜봐라, 내가 너희의 빌어먹을 부반장이고, 여명길드의 부길드장이니까.
시민들을 지킨다는 대의, 특별반의 기세를 좀 세워주겠다는 욕망.
그런거 전부 신경쓰지 않고, 자기 멋대로 행동하는 못난 인간이 너희의 부반장이다.
# 망념을 70 쌓아, 신속을 강화하여 키르카에게 돌진, 창을 내지른다. (가능하면 미친개의 돌진 선언)
토고
"진짜 마음에 안 드네.."
토고의 눈에 한 사람의 모습이 보였다. 자신의 아우를 위해 전쟁 스피커와 싸운다고 하는 그의 모습은 점점 작아져갔다.
누군가를 위해 화를 내는 사람이 현실이란 공포에 사로잡혀 끝끝내 과거로 돌아갈 수 없진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싸우는 이유가 희석되는 것 같아 마음에 들지 않는다.
또한 전쟁 스피커를 쓰러뜨릴 도구로써 자신을 사용해달라 말한 이가 자신의 감정에 휩쓸려 망념을 휘두르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하나같이 전부다. 속에서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기분이다. 하고 싶은 말을 하지 못해 답답함이 쌓여져만 간다.
이걸 해소할 방법은... 그저 외치는 것 밖에 없겠지.
"정신 안 차리나!"
토고는 알렌과 쑨쉬항에게 외친다.
"니들 뭐 땜시 싸우는데? 목적이 있을 거 아니가! 그 목적을 위해서 싸우는 거 아니가? 목적을 잃지 마레이."
그리고 토고는 비장의 수를 쓴 것인지 아까와는 사뭇 다른 의념 파장을 내뿜는 준혁을 보며 입을 연다.
"니도, 와 싸우고 싶은지 잊지 마라."
토고는 무기를 들고 본격적으로 움직이는 전쟁 스피커를 보고선 아껴두었던 총탄을 장전한다. 하울링 파운터.
"속 시원하게 외쳐보제이."
전쟁 스피커에게 맞추면 좋겠지만, 그러지 못한다면 그와 가까운 지면에 맞추어 진동이라도 먹이겠다는 마음으로 토고는 총탄을 발사한다.
#모두 힘내라 힘내라 파이팅! 전쟁 스피커스피커에게 하울링 파운터 발사
알렌
두렵다.
눈앞의 적을 상대하고 싶지 않다.
화가난다.
불합리한 현실에 화가난다.
순간 이 감정들에 집어 삼켜졌다.
눈앞에 적에 대한 두려움을 잊기위해 분노에 몸을 맞겼다.
" 아하하하하, 하하하하하하하하. "
그러던 도중 전쟁 스피커의 광소가 알렌의 귀를 때렸다.
"후우..."
거친 호흡을 뱉어낸다.
안됀다. 이성을 잃고 움직여선 안됀다.
공포도 분노도 내가 저 녀석에게 느끼는 감정따위 지금 이 순간 아무가치도 없다.
가능성이 있든 없든 나는 눈앞에 있는 적을 죽여야한다.
알렌은 인벤토리에서 DD - 30을 꺼내 마시며 상황을 살폈다.
자신은 순간적인 충동으로 망념을 너무나 많이 쌓아 과감한 움직임은 할 수 없는 상태
쑨쉬항은 어쩐지 떨고 있었고 토고는 출혈을 치료하고 침착하게 사격을 계속했고 준혁은 무슨 방법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평소와 비교할 수 없는 움직임을 내고있었다.
"..."
결국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검을 휘두르는 것 달라진건 없다.
알렌은 다시한번 검을 쥔 손에 힘을 더했다.
# DD-30을 사용, 노학 2연격을 사용하겠습니다.
답답함.
솔직히 말하자면, 꽤나 불공평하고 느껴집니다.
토고는 지금도 이 모든 이들이 답답하게 느껴집니다.
하나같이 자신과 다르게 멋을 부리는 놈들 주제에, 치열하게 몸을 흔들고 있는 자신에겐 답답할 뿐이니까요.
그 답답함의 소리를 듣자 쑨쉬항은 피식 웃습니다.
그래요.
긴 고민은 필요하지 않습니다.
철컥.
토고는 탄환을 끼워냅니다.
단순히 탄환을 끼웠을 뿐임에도 총이 무겁게 느껴집니다.
탕 !!!!!!!!!
소리를 꿰는 총성이 날아듭니다.
전쟁스피커는 탄을 쳐내려 도끼를 휘두릅니다.
캉,
우우우우웅.... !!!!!!!!!!!!!
순식간에 퍼지기 시작한 진동에 표정을 구길 쯤.
호흡을 정돈한 알렌의 검이 치솟습니다.
망념이 30 감소합니다.
노학
카강,
두 번의 공격을 막아내곤 전쟁스피커는 무신경한 표정으로 도끼자루로 알렌을 쳐냅니다.
그 충격에 잠깐 정신이 빠져나감과 동시에, 알렌의 머리로 도끼날이 날아듭니다.
쾅 !!
그 순간, 쑨쉬항은 날아든 도끼를 막아내면서 고통스러운 표정을 짓습니다.
아까보다 더욱, 버텨내기 힘든 일격입니다.
그 순간 전쟁스피커는 도끼를 손에서 놓곤 가볍게 손가락을 튕깁니다.
도끼는 허공에서 분해되어 열 자루 이상의 대거로 변화하고.
투두두두두둑,
쑨쉬항의 전신을 대거가 관통합니다.
그림자 속으로 도영이 파고들고, 준혁은 창을 메만집니다.
세계가 이어집니다. 그에 어울리는 궤적도, 그림도 이어집니다.
망념이 치솟습니다.
쾅!!!!!!!
움직이는 소리를 넘어 전쟁스피커의 근처에 도달한 준혁은 창을 내지릅니다.
툭, 투둑, 두두둑,
크리티컬 히트!!!
작은, 수 번의 공격이 여러 번 이어집니다. 한 번 한 번이 죽음에 이르게 할 정도의 공격입니다.
곧, 쐐기를 박듯 도영의 화살이 전쟁스피커의 이마에 날아듭니다.
뒤로 넘어가 쓰러진 전쟁스피커의 주위로, 더더욱 큰 박수소리들이 퍼집니다.
" 힘이란 어떻습니까. 그것을 가진 자들은 누구나 자신만의 논리를 가지게 됩니다. 그리고 그 논리를, 당연하다는 듯이 아래의 이들은 따르게 됩니다. "
느릿하게 몸을 일으키면서, 전쟁스피커는 이마에 박힌 화살을 빼어냅니다.
쑨쉬항의 몸에 박힌 단검들이 다시금 그의 품으로 돌아오고 그는 수 개의 총을 허공에 띄우고 양손에는 작은 도끼와 대거를 듭니다.
" 나는 그게 싫었습니다. 모두가 존중받을 수 있는 세계를, 단지 아이에게 식량을 나눠주었단 이유로 노릿감이 되어 죽은 그녀의 운명에 원망을. 그리고, 힘없는 이들이 힘을 지킬 수단이라는 것이 전쟁 뿐이라는 것도. "
그 입꼬리가 흐릿하게 올라갑니다.
" 나는 내 수단을 충족해야만 합니다. 그것을 위해선, 전쟁을 이어져야만 합니다. "
더더욱 박수갈채들은 강렬한 소리를 내고 전쟁스피커는 숨을 크게 들이마십니다.
공격에 대비하십시오!
전쟁스피커의 현재 스택
488
다음 스택 감소율
고정 30
.dice 10 30. = 25
준혁 )))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갑작스럽게 상승한 심상을 내 육체가 얼마나 견딜 수 있을까.
아마 얼마남지 않았을 것 이다.
이번 공격을 나눠 받는다 한들, 내가 버틸 수 있는 시간은..
그럴바엔.
아니, 쓸대없이 생각하지 말자
[도영, 헬멧..토고 옆으로 가서 보좌하게]
" ... "
내가 반장 처럼 잘 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 하지만 해보려고해.
나는 천재는 아니지만, 흉내는 잘 낼 수 있으니까.
내가 떠올릴 수 있는 모든 천재들을 떠올리며, 양손에 도끼와 대거를 쥐고, 총구를 겨누는 전쟁스피커에게 다가간다.
" 도망치지마, 도망치지마, 관망하지마.. 제발 좀 떨지마 "
불을 지펴라, 타고 남은 모든것에
나는 뭘 위해서 전쟁 스피커와 싸우는 가
왜 이 미친짓을 하겠어, 보상도 없는데 왜 이 짓거릴 하겠어
장지수를 진짜 좋아했으니까 떨쳐내기 힘들어서 이 짓을 하지
그 애가 다시 마카오에 왔을 때, 이 도시가 기억하는 그대로 였으면 좋겠다
전쟁스피커의 이야기를 듣고 걱정했지만, 생각보다 별일 아니어서 안심했으면 좋겠다
은의 길드 사람들이 무사한걸 확인하고, 다시 학생회의 일에 집중했으면 좋겠다.
그랬으면 좋겠다.
#독재의 의념으로 건강을 강화. 망념을 50만큼 쌓아올린후. 전쟁 스피커에게 돌진
토고))))
후우.. 손이 저려온다. 고르돈도 나도 아직 할 말이 많이 남아있다. 그럼에도 손이 저려 움직일 수 없다는 것이 한탄스럽다.
하지만 토고의 입은 몸은 움직일 수 있다. 공격을 하지 못할 뿐 내가 할 수 있는 건 충분히 많이 있다.
토고는 넘쳐 흐르는 박수 소리에 자신의 말이 묻히지 않도록 큰 소리로 외친다.
..무언가 떠오른다.
수단이 목적이 되어서 안된다. 하.. 참나.. 이런 말에.. 공감하게 될 줄이야.
토고는 자신의 의념을 목소리에 집중시켜 그에게 말한다.
"니는 싫다고 말했다. 힘을 지닌 자가 가진 자신만의 논리를. 그리고 그 논리에 당연하다는 듯이 아래의 이들이 따르는 것이"
"그런데 니가 하는 행동을 봐라. 힘을 지닌 니가 말도 안되는 논리로 많은 사람들을 선동해 자신의 논리를 따르게 만들고 있지 않나?"
"그러면서 힘을 지킬 수단이 전쟁이라고 니는 말한다. 그리고 니는 그 수단을 충족해야 하면서 전쟁을 외친다."
"수단은.. 목적이 되어선 안된다."
#어.. 도와줘!! 타고난 혓바닥!!! 잔여망념 100을 써서 논증을 강화!! 그리고 전쟁 스피커에게 말할게! 수단은 목적이 되어선 안돼!
알렌 )))))))
카강
두번의 충돌
알렌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충돌에 순간 알렌의 시야가 하얗게 변했다.
그런 알렌을 기다리지 않고 날라오는 도끼날
쾅 !!
정신을 차린 알렌의 눈앞에 보인 것은 쑨쉬항의 등이였다.
고통스럽게 얼굴을 일그러트리는 쑨쉬항
거기서 끝나지 않고 도끼가 변한 10자루의 대거들은 쑨쉬항의 몸을 꿰뚫었다.
"아..."
알렌의 표정이 망연하게 변했다.
" 힘이란 어떻습니까. 그것을 가진 자들은 누구나 자신만의 논리를 가지게 됩니다. 그리고 그 논리를, 당연하다는 듯이 아래의 이들은 따르게 됩니다. "
전쟁 스피커의 목소리가 알렌에게 들려온다.
" 나는 그게 싫었습니다. 모두가 존중받을 수 있는 세계를, 단지 아이에게 식량을 나눠주었단 이유로 노릿감이 되어 죽은 그녀의 운명에 원망을. 그리고, 힘없는 이들이 힘을 지킬 수단이라는 것이 전쟁 뿐이라는 것도. "
전쟁 스피커의 모습이 자신과 겹쳐보였다.
" 나는 내 수단을 충족해야만 합니다. 그것을 위해선, 전쟁을 이어져야만 합니다. "
알렌은 각오하고 있었다. 어떤 결말이 기다릴 지라도 어떤 희생이 있더라도 카티야를 구해내겠다고.
그치만 지금 모습은 어떤가
자신을 대신해 쓰러진 저 의로운 사내를 외면하고 나아가면?
만약 자신이 카티야를 구하기 위해 눈앞에 있는 저 광인처럼 변한다면?
어느 순간부터 빛이 바래가고 있던 무언가가 가슴을 마구 찌르는 기분
자신은 어째서 검을 휘두르고 있던걸까
카티야를 구하기 위해
맞다 분명히 그랬다.
하지만 그것만이 아니였다.
알렌은 기억하고 있었다.
아무도 신경 쓰지 않던, 이름조차 없던 소년에게 손을 내밀어 주던 그 모습을
커다란 대의가 아닌 그저 눈앞에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사랑을 주던 그 모습을
"..."
주저 앉아 있었던 알렌이 일어났다.
극심한 부상을 당한 쑨쉬항에게 급속 회복 키트를 사용하며 알렌은 검을 다시 잡았다.
"미안 카티야. 너를 구할 수 없을지도 모르겠어."
알렌은 누구도 들리지 않게 작게 중얼거렸다.
그녀를 구하고자 하는 마음은 변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것은 자신의 미련과 집착이다.
만약 이 미련과 집착이 그녀가 알려준 사랑의 빛을 바라게한다면
누군가를 희생시키게 된다면
알렌은 그 미련과 집착을 손에서 놓을 것이다.
알렌은 쑨쉬항에 앞에서 검을 쥔체 자세를 잡았다.
"결국 내가 할 수 있는건 참고 견디는거 뿐이지."
알렌은 각오를 다졌다.
# 공격보다는 방어로 최대한 적의 공격을 막아내듯 움직이며 쑨쉬항을 보호하겠습니다.
수단은 목적이 되어선 안 된다.
그래요. 이 말을 한 것은, 지독히도 위험한 존재였습니다. 어둠 위의 어둠. 아니면 어둠 뒤의 어둠에 가까운 존재.
그러나 토고는 이것을 이해할 수 있게 된 점이 우습고, 또한 그 말 자체가 잘못된 것이 아니란 점에서 또 우습단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 수단은... 목적이 되어선 안 된다. "
전쟁스피커는 말을 되뇌이곤 웃습니다.
" 목적에는, 수단이 필요합니다. 나는 그녀가 바라는 결과. 목적이 필요하기에 전쟁이라는 수단을 취했을 뿐. 필요에 따라선.. "
목적은, 수단을 필요로 한다.
두 개의 관점이 충돌합니다. 합당한 이유? 논리?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주장을 관철할 수 있는 능력과, 그것을 향해 걸어갈 수 있는가.
그런 면에서 키르카 보디악은 꾸준히 걸어나갈 겁니다. 그 나폴레옹에게 꺾였음에도 그는 자신의 이유를, 관점을 뻗어가고 있으니까요.
즉.
이미 말을 들을 구역은 지나갔단 이야기도 됩니다.
툭,
툭,
투두둑.
하늘에서 붉은 피가 비처럼 내리기 시작합니다.
비는, 더욱, 더욱 더, 더더욱, 땅을 젹시기 시작합니다.
곧 땅이 삼킬 수 없을 만큼의 피가 되어 천천히 발목에 찰발하게 차올라갑니다.
전쟁스피커는 눈을 감습니다.
그 빗소리를, 피의 향기를, 발목에 느껴지는 것을 느끼려는 듯.
그리고.
쑨쉬항은 알렌과 토고를 붙잡고 하늘로 띄웁니다.
왜? 라는 물음을 던지기도 전에.
크가가가가가
가가가가가가가가가강!!!!!!!!!!
만검도산
수많은 칼들이 솟아납니다.
그 끝을 알 수 없는 검들이 몸에 박히고 있음에도, 쑨쉬항은 토고와 알렌을.
그리고 준혁을 바라보며 웃습니다.
" 너, 희가, 어떤, 놈들이라, 도, ... "
붉은 피를 울컥 토해내면서.
" 내, 내 거리, 에 있, 으면..... "
내 동생들이다.
" 그러니, 까...... "
살아라.
라고,
쑨쉬항은 웃으면서 엄지를 들어올립니다.
그리고, 곧 그 고개는 하늘에서 땅으로 떨어집니다.
NPC, 쑨쉬항이 사망합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준혁은 분노처럼 창을 쥡니다.
증가한 건강과 압도적인 레벨의 힘은 이 피해에도 움직일 수 있게 했지만.. 쑨쉬항은 토고와 알렌. 두 사람의 몫을 모두 받아냈습니다.
즉, 버틸 수 없는 피해였을겁니다.
쾅!!!!!!!!!!!
준혁은 전쟁스피커의 심장에 창을 찔러넣습니다.
툭, 툭, 툭
각각 팔, 다리, 머리를 노리고 날아든 창과.
투두두두두둑.
수많은 피부들을 창을 회전시켜가며 꿰뚫고.
콰직.
도끼에 찍혀감에도, 공격을 이어갑니다.
푹.
그러나. 전쟁스피커 역시 만만한 존재가 아니라는 듯.
준혁의 배로부터 뜨끈한 고통이 올라옵니다.
눈의 일부분, 대거를 쥔 손만 남은 채로도.
전쟁스피커는 준혁에게 공격을 가해옵니다.
전쟁스피커의 남은 스택
388
.dice 10 30. = 10
!!! 현준혁의 남은 전투 지속 턴 2회 !!!
준혁
피가 비 처럼 쏟아지고, 피는 검으로 만들어지며
검이 흘린 피가 바닥에 쏟아진다.
망할
왜 하필 그런식으로 말하는거야,
다른 좋은 유언 많으면서
당신의 인생을 돌이켜보면서, 말 할 수 있는 후회와 회고가 그거야?
진짜 너무하네
" 그렇게 말하면 이쪽은 트라우마라고.... "
이 거리에 있으면 자기 동생이라니
지독하게 내가 아는 누군가와 닮아서 시퍼런 면도날로 가슴이 도려내지는 느낌이다.
그 녀석도, 단지 내가 도와준다는 이유 만으로 형제라고 불렀는데 말이지.
의념을 더 끌어올린다
전쟁스피커를 죽이기 위해 창날을 휘두른다.
배가 점점 따뜻해진다.
피를 얼마나 흘렸을까,
점점 회복되어가는 놈을 보면서, DD 100을 꺼내 입에 물었다.
" 그럼 전쟁을 하자, 니가 좋아하는 전쟁 나와 하자. "
" 전쟁을 위한 명분은 니가 질리게 말했으니까. 내가 말해줄게. "
한계점까지 임박했다.
조금 더 아직 몸이 움직이는 지금 조금 더.
" 그냥 니가 싫어 이 자식아 "
# dd 100 . 사용. 망념을 50 쌓아 신체를 강화하여, 다시 돌진 (미친개의 돌진 선언
토고
붉은 비
적셔진 땅
그리고 솟구쳐진 나.
땅에서 솟아난 붉은 칼날들은 쑨쉬항의 몸을 사정없이 꿰뚫으며 그를 난도질 했으며 그는 마지막 말을 내뱉었다.
'어떤 놈들이라도 내 거리에 있으면 내 동생들이다.'
토고는... 어지러웠다. 자신의 행동, 자신의 판단으로 결국 손에 피를 묻히고 말았으니까.
처음부터 다르게 했다면? 처음부터 저들의 힘이 아닌 세력의 힘을 빌렸다면?
처음부터 이 의뢰를 받지 않았다면? 처음부터.
"하..."
이런 생각은 아무런 도움도 안돼. 내 자신의 세상을 바꾸는 데 어떠한 도움도 안 되니까.
그러니 토고는.. 총을 쥔다. 한 발 한 발은 미약하지만 그 미약함이 쌓여 무언가 바꿀 수 있을거라 믿는다.
이용 가능한 모든 것을 이용하자. 사용 가능한 모든 방법을 사용하자. 그래서 바꿀 수 있다면 그걸로 된거야.
토고는 총탄을 쏘아대며 전쟁 스피커에게 돌진한다. 하지만 자신에게 공격이 닿아도 대처 가능할 아슬아슬한 거리를 유지한 채
그리고 그가 자신을 향해 어떠한 행동을 개시한다면 망념을 증가시켜 총의 불을 뿜어 대처한다.
#으아아앙!! 버지니아 핫 칠리 버스터 사용해서 전쟁 스피커와 거리를 좁힌 뒤, 그가 자신 혹은 타인을 향해 공격한다면 망념 15를 증가시켜 화염을 내뿜어 반격할게.
알렌
알렌이 쑨쉬항을 지키려고 마음먹은 순간 누군가가 자신을 들어올리는 감각을 느꼈다.
"쑨쉬항 씨?"
무언가를 물어볼 틈도 없었다.
순식간에 뒤로 던져진 알렌과 토고
곧이어 솓아나는 수많은 칼날들은 그 끝을 알 수 없이 쑨쉬항을 난도질하기 시작했다.
"안돼!!!"
알렌의 절규를 비웃듯 칼날들은 계속 솓아났고 결국 쑨쉬항은 숨을 거두고말았다.
"..."
또 다시 누군가의 희생으로 살아남았다.
"..."
나는 지금 이들의 희생으로 살아갈 가치가 있는 사람일까.
"..."
싫다. 더 이상 나 때문에 누군가 상처 입고 죽는걸 보고싶지않다.
카티야도 무당님도 쑨쉬항 씨도 고작 나!때문에 이렇게 희생 되어서는 안돼는 사람들이였다.
더 이상... 더 이상...
"더 이상 죽게두지 않을꺼야..."
더 이상 나 때문에 행복하게 살아야할 이들이 상처입는 것을 두고볼 수 없다.
# 히어로 모먼트를 사용하겠습니다.
잃고 싶지 않아요.
욕심이었다. 가진 것 없던, 그런 소년이기에 가능할 법한 말이다. 단지 오늘을 살기 위한 먹을 것에도 목숨을 걸어야 했던 소년의 욕심이었다.
거리에서 하루를 살아남기 위해 필요한 것은 어른을 기준으로 뜨거운 술 반 잔, 빵 1/6조각, 쓰다 버린 담뱃 조각을 모아 만든 담배 하나. 그런 것들이었다. 그마저도 아이들에겐 제대로 돌아갈 수조차 없었다.
그러니 아이들은 더더욱 치열해졌다. 살기 위해 친구의 머릴 차고, 물건을 뺏고 도망치는 것은 흔한 일이었다. 우정이니 친구니 따윈 물건을 등치기 위한 핑곗거리에 불과하다.
그래서 소년은 이런 환경에 분노를 토해냈다. 무엇이라도 할 수 있을 것만 같던 순간, 소년이 선택한 것은 이 거리를 불태운단 선택이었으니 말이다. 불길을 만들어내고, 타올리고, 폭발시키다가. 죽기 직전에야, 소년은 구원받았다.
그리고, 그 구원의 이름은 카티야 지마였다.
피가 흐르는 혈관으로부터 분노가 치솟습니다. 그 혈관 하나하나, 아주 미세한 것들 하나까지도 지금의 감정을 대변하는 것으로만 느껴집니다.
고통은 익숙합니다. 거리에서 살아왔고 헌터로써 살아오기 때문에 당연한 것입니다. 단지 그 환경에서 벗어나고, 강해지는 것으로 고통을 잊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좋은 옷, 좋은 곳에 살게 되었음에도 남들이 충분히 우러러볼 레벨에 도달했음에도 여전히 이 고통은 새롭게 다가옵니다.
왜?
그 질문이 흐릿하게 머릿속을 스쳐갑니다.
왜 아픈 거였더라. 왜 이렇게 화를 내야만 하는 거였더라.
그 질문이 점점 다가옴에 따라 알렌은 천천히 자신을 그려냅니다.
정확히는, 알렌의 검 위에 알렌이 비춰지고 있습니다.
『 패배자 녀석. 』
검 속의 자신은.. 비웃고 있습니다.
『 인정해. 원래 넌 그런 녀석이잖아? 』
『 카티야라는 선을 따라하려 하는, 뒤틀린 녀석. 』
『 제 구원을 따라하려 한 거짓 구원자. 』
『 그게... 알렌이란 녀석이잖아? 』
비웃음은 비수가 되었고,
부정은 불편이 될 뿐이었습니다.
단지 지금까지. 내가 도달한 모든 것들은.. '카티야 지마'라는 구원에 대해.
'알렌'이라는 모습에 카티야를 덧씌웠을 뿐.
하지만 그럼에도 알렌은 걸음을 옮겨야 합니다.
검은 알렌을 비춘 채로 수많은 분노들을 토해냅니다.
『 길거리의 부량아 자식이 힘이 생겼다고 그 본성이 바뀔 것 같아? 』
『 거지새끼마냥 썩은 빵조각이나 씹어대면서, 각성자니까 괜찮다고 하는 녀석이 평범함을 알기나 할까? 』
『 니가 뭐라도 되는 것마냥, 카티야는 그랬으니까. 그녀라면 그랬을 거니까. 』
뚝,
『 네가 카티야를 죽였어. 』
가라앉고 있습니다.
주위로는 수많은 기억들이, 추억들이 생각으로 방울을 만들어냅니다.
- 내 이름은 카티야 지마. 가디언 후보생! ... 이었어.
불꽃 속을 뚫고 들어와, 망념화 직전의 알렌을 진정시켰던 카티야의 모습이.
- 이거라도 드시겠어요? 아까 저는 많이 먹었거든요.
갓 만든 빵을 얻었음에도, 내일도 배 굶주릴 이들에게 빵을 내밀었던 카티야의 모습이.
- 힘을 잘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힘을 어떻게 쓰는지도 중요해. 강한 힘은 사람들이 너를 괴롭히지 않게 하지만, 강한 힘에 취해 목적을 잃을 수도 있거든.
알렌의 성장에 따라 교육을 이어가던 카티야의 모습이.
방울, 방울,
맺히고, 맺혀서,
떠오르고, 표현해서,
그렇게.
알렌을 만들었습니다.
생각의 공허 속으로 빠져들면서 알렌은 편안하다는 생각을 느낍니다.
이대로 모든 것을 포기하더라도 아무렇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이 듭니다.
나는, 그냥
『 카티야의 모조품일 뿐이니까. 』
- 정말.
그렇게, 깊게 떠내려가던 알렌에게.
- 너는 그런 녀석일 뿐이냐?
누군가의 단어가 떠오릅니다.
「 오빠가 구해주지 않았더라면, 」
보육원의 소녀와 신부님은 인자한 표정으로 알렌을 바라봅니다.
「 작은 도움일지도 모르나, 저희에게는 큰 도움입니다. 」
'카티야'를 닮기 위한 수련에서 도와주었던, 작은 마을의 인사가 알렌을 바라봅니다.
「 덕분에 오늘 아이들은 배를 곪지 않아도 되겠어요. 」
나이가 꽤 있는 수녀님은 아이들을 바라보며 웃습니다.
그리고.
" 많이 멋있어졌네. 다행이다. "
그렇게.
그렇게 웃습니다.
그녀가.
점점 가깝게 다가오는 그녀가.
감은 눈을 뜹니다.
눈을 뜨고, 알렌은 하늘을 바라봅니다.
그가 만나온, 도움을 받은, 도움을 준, 인연을 쌓은, 모든 것들이 저 곳에 있습니다.
손을 뻗고 있습니다.
그를 향해 손을 뻗습니다.
『 모조품 』
『 거리의 거지새끼 』
『 잠재적 범죄자 』
그 말들이 알렌의 두 다리를, 몸을 붙잡습니다.
「 알렌. 」
「 알렌 오빠 」
「 알렌 씨. 」
그 이름들이 알렌의 팔을 붙잡습니다.
위로, 아래로 잡아당겨지면서. 알렌은 묻습니다.
나는, 나는.
" 나는, 구원자 따위가 아냐. "
거칠게 몸부림치면서.
바닥으로 집어당기는 그 모든 것들을 향해.
알렌은 손을 뻗습니다.
" 버리지 않아. 도망치지 않아. "
미련하게 손을 뻗으면서도, 알렌은 손을 붙잡습니다.
그것들은 당연히 바닥으로 끌어당기고. 알렌을 추락시키려 할 것이 분명한데도.
알렌은 미련하게 손을 뻗습니다.
왜?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이것이 착한 것이기 때문에? 이것이 옳기 때문에?
그딴 개같은 이유가 아니라,
그런 허무한 이유가 아니라!
「 영원한 것은 없어. 조금씩 깎이고 달라질 뿐이지. 」
" 영원한 것은 없어. 조금씩 깎이고 달라질 뿐이지. "
저것마저도.
알렌의 것이었기에.
부정하지 않고 알렌은 그것을 받아들입니다.
그로 하여금.
그걸 통하여.
단순히, 착한, 좋은 사람인, 알렌이 아니라.
좋지 않은 길에 빠질 뻔 했지만, 도움과 노력을 통해 올라온, 그를 통해 희망을 본.
그렇기에 '선'을 동경하는.
빛이 되기 위해서.
모든 것은 비어갑니다.
비춰지던 검의 모습도, 들려오던 목소리들도, 분노도, 비웃음도, 물음도, 모두 사라집니다.
이 곳에서 알렌은 검을 붙잡고 있습니다.
단지 검의 울음소리가, 알렌에게 말하고 있었을 뿐입니다.
그것은 지독하게도 걱정하는 목소리입니다.
지금까지.
다른 곳에 눈을 돌렸기에 들을 수 없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듣습니다.
그 순수한 걱정을 듣습니다.
그리고 이해합니다.
알렌,
다시 한 번 묻겠습니다.
왜 영웅이 되려 하나요?
" 빛이 되고 싶으니까. "
알렌은 검을 붙잡고 눈앞의 전쟁 스피커를 바라보며 말합니다.
" 잠시 잘못된 길에 들어도 괜찮다. 혼자 버려진 것이 아니다. 부족한 하루가 전부가 아니다. 그런, 말 대신. "
다른 결과를 맞을 수 있다고.
그 운명이 끝이 아니라. 하기에 따라, 다른 결과에 도달할 수 있다고.
" 보여주고 싶었으니까요. 가장 어두운 곳에서도, 밝게 빛나는 빛이 되어서. "
그것이.
영웅이 되고 싶은 이유라고.
알렌은 웃습니다.
가슴 속, 답답함을 내려놓습니다.
카티야가 아니어도, 구원자가 아니더라도.
스스로 빛이 되어 그들이 길을 걸을 수 있게 하자고.
알렌의 삶이 곧, 그걸 증명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습게도, 더이상 두렵지 않습니다.
잃는다는 것은 여전히 두려운 일입니다. 상처 입고 죽는 것은 두렵습니다.
그럼에도 스스로 걱정할지언정, 두렵진 않습니다.
알렌은 알고 있습니다.
그들이 희생하고, 그들이 빚어준 것이.
자신에게 손가락으로 가르키고 있습니다.
나아가라고.
화륵,
검에는 백색의 빛이 타오릅니다.
수많은 빛들이 줄기를 이뤄내어 빛나고 있습니다.
전쟁스피커.
키르카 보디악을 설득할 수는 없을 겁니다.
그는 사람의 악의가, 사람의 더러움에 상처받은 자이고.
이 터져나가는 피와 분노들은 그를 상징하고 있을 것입니다.
부정하지 않습니다.
그것이 얼마나 치졸한 짓이고, 부족한 짓인지 아니까요.
그 대신.
알렌은 천천히, 검에 념을 담아갑니다.
자신의 삶을, 자신의 생각을, 모습을, 겪어온 것들을, 배워온 것들을, 혼나온 것들을.
념念의 형태로 빚어냅니다.
그 념에 따라 알렌의 검이 밝게 빛나고 있습니다.
토고도, 준혁도 본능적으로 느끼고 있습니다.
지금의 알렌은 분명... 한 걸음 더 나아갔다는 것을 말입니다.
모든 의념 각성자들이 그러하듯, 한 걸음 더 딛을 수 있는 의념의 힘으로써.
그도 변화하고 있었음을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상처가 늘어가고, 복부의 고통이 밀려듦에도.
망념이 치솟아가고, 죽음을 각오하더라도 불꽃을 내뿜으면서 알렌을 기다리고 있는 것입니다.
" 왜. 왜, 왜!! "
전쟁스피커는, 알렌의 검을 바라보며 분노를 토해냅니다.
" 당신이 뭘 안다고, 당신이 뭘 보았다고, 그런, 그딴 것을 나에게!!!! "
그것은 순수한 분노입니다.
마치 어린 아이가 자신의 생각을 부정당해 투정을 부리는 것처럼 토해냅니다.
알렌은 눈을 천천히 감습니다.
검이 뿜어내는 빛이, 너무나도 밝았으니까요.
곧.
의념기
알렌의 검은 전쟁스피커에게 말해갑니다.
전쟁만이 답이 아니라, 그 죽음이 헛되게 하는 게 아니라.
그 죽음에 엇나가서는 안 된다고.
서걱,
신념.
" 아아아아아아,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
검은 전쟁스피커를 베지 않았습니다.
단지. 전쟁 스피커, 키르카 보디악이라는 존재의 헛된 진리.
그것을 조금.
베어냈을 뿐입니다.
" 내, 내 믿음은... 흔들려선 안 돼!!!! "
그것에 흔들리면서도, 한쪽 손으로 머리를 짓누르면서.
전쟁스피커는 소리를 지릅니다.
" 바꿔야만 한다!!! 이 지독한 현실을, 모습들을, 전쟁으로 하여금 초기화해야만 한다!!!! "
어쩐지.
그 울부짖음은, 스스로에게 말하는 것처럼 들렸습니다.
스스로를 선동하려 하는, 믿음이 흔들려가는 모습입니다.
그는 다시금, 무기를 들어올립니다.
그 두 눈에, 붉은 눈물이 흐르고 있음에도 말입니다.
남은 스택
133
.dice 10 30. = 10
토고
전쟁에서 쓰러진 이들로 쌓아올린 산. 그리고 그 산에서 흐르는 피의 강.
흩어진 도시의 풍경은 폐허와도 닮았고 아무것도 남지 않은 이 세상이 그가 바란 깨끗한 세상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깨끗함이 일반적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너무나 다르지만, 전쟁으로 정화된 세상.
그리고 그 세상으로부터 한 사람이 느리게 걸어나온다. 손에 쥔 책을 보지 않더라도 알 수 있는 사람. 하지만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일은 추적이지 상대하는 건 아니니까. 그리고 상대할 여건도 안되니까.
하지만 선과 악을 논하며 슬픔이 서려있는 날카로운 미소를 짓는 모습에서 무어라 말할 수 없는 비장함 같은 것이 느껴져 토고는 생각을 멈춘다.
무엇보다 드디어 전쟁의 개념을 집어삼킨 이가 등장했으니까.
시뻘건 제복을 입은 키르카 보디악.. 아니, 이젠 전쟁이 되어버린 그.
팽창하는 몸은 총이나 칼따위의 단순한 전쟁병시부터 시작해 비행선이나 배, 미사일이나 탱크와 같은 전쟁병기의 모습이 찰나의 순간에 스쳐지나가버린 괴물이 되어버렸다.
"뒤틀린 악의 씨앗."
나보고 악의 씨앗이네 뭐네 말한 사람이 그것을 치우는 선의 수족이 되어준다 말하니 토고는 웃고 말았다.어이없어서.
그래도 도와주겠다는데 찬밥 더운밥 가리는 바보는 여기에 없다.
여기서부터는 쌍둥이 뮤지션도, 미함스님도 도와주지 못하는 영역이다. 토고는 숨을 내쉰다. 사정없이 뇌에 쑤셔박히는 정보를 처리하기 위해 머리를 비운다.준혁, 그의 지휘를 듣고 토고는 망념을 끌어다모아 고르돈의 탄환을 만드는데 쏟는다. 공격을 들어간 직후 쏜다. 쉽네.
토고는 혹여나 자신에게 오는 공격에 대처할 수 있도록, 그리고 준혁이가 말한 타이밍에 맞출 수 있도록 관찰자 호드 콜레오로 전쟁 스피커와 준혁이를 주시한다.그리고 적절한 타이밍이 온다면 전쟁 스피커를 분쇄자의 숨결로 공격하려 한다.
#망념 10을 쌓아서 신속을 강화! 그리고 관찰자 호드 콜레오의 넓은 시야로 준혁이와 전쟁 스피커를 주시하다가 준혁이가 말한 타이밍에 분쇄자의 숨결을 사용해서 전쟁 스피커를 공격할게.
알렌
갑작스럽게 나타난 자신을 프로페서라 자칭한 인물과 망념화한 전쟁 스피커
급변하는 상황속에서 알렌은 잡념을 전부 지우고 그저 전쟁 스피커를 주시하였다.
"알겠습니다, 준혁 씨"
지휘관의 명령이 떨어졌다.
잡다한 고민은 나중에 얼마든지 할 수 있다.
'틈을 비집고 들어간다.'
머리속에는 순간 반짝이는 빛이 떠오르며 알렌은 준혁의 움직임에 맞춰 자세를 잡았다.
#망념 15를 사용하여 정오의 햇볕의 달구어진 검을 사용
망념20을 사용하여 직선으로 나아가는 빛의 특성을 이용하여 준혁이 만들어낸 틈을 노리겠습니다.
준혁
부숴진 몸에 생기가 돌아온다
의념을 불태우며 타들어갔던 육신에 힘이 들어온다.
몸을 일으켜 방금의 명령을 상기하곤, 스님에게 고개 숙여 감사를 표한다.
" 저 망념화는 카르카의 망념화일까, 전쟁스피커의 망념화일까.. "
시간이 더 있었다면 당신에 대해 더 알아보고 싶었다.
그게 안되어서 유감이다.
" 작전대로 간다! "
그러니, 이제 대적할 수 밖에 없는 우리의 전쟁을 끝내보자.
# 망념을 10 쌓아서, 전쟁스피커의 공격을 쳐낸다는 느낌으로 훼룡창 - 용아 사용
창을 한 바퀴 회전시키고 준혁은 그대로 창을 들어올립니다.
당기고, 당기고, 당겨서. 품 속에 품듯한 창을 쥐곤 그대로 앞으로 쏘아져나갑니다.불쾌한, 찝찝함을 가득 삼킨, 바람을 가릅니다.
훼룡창
전쟁은 곧, 머리를 들어올립니다.
지포라이터의 뚜껑이 달칵거리고 곧, 완전히 열리는 순간.
푸확!!!
불꽃이 올라와야 했을 곳에는 피분수가 터져오르고, 곧 피는 땅으로 떨어집니다.
스며든 땅으로부터 수많은 점토들이 꾸물거리며 일어나기 시작합니다.
" 그대로 진행하게. "
길을 잇는 자
준혁의 눈으로부터, 흐릿한 방향표가 느껴집니다.
겅로를 따라 준헉은 땅을 밀어내고 머리를 들이밉니다.
수많은 진흙들이 그 움직임을 따라 허공에 떠오릅니다.
쾅!!!!!!
준혁의 창은 삼킬 대상을 찾아 전쟁의 몸을 파고들지만, 그 몸에는 조금의 상처도 나지 않습니다.하지만 괜찮습니다.
준혁은 자신의 배에 단검이 파고들고 있음에도 웃습니다.
그 뒤로, 알렌이 따라붙고 있는 것이 느껴지니까요.
여전히 일어나는 진흙들은 도영의 화살이 정리하면서 알렌에게 길을 열어줍니다.
고민따윈 해선 안 됩니다.
전쟁의 공격을 받아낸 준혁의 몸이 날려지고, 그 다음으로 자신을 노리고 있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것은 가볍게 딸깍거리는 듯한 움직임으로 알렌에게 묻는 것 같습니다.
캉!
두 쇠가 맞부딪힙니다.달궈진 검에 의해 뜨겁게 타오르고 있음에도 미동 없이.
카강, 캉!!
잠깐의 공격을 이은 알렌은 두 번째 공격과 함께 반동으로 밀려나며 자세를 고칩니다.
탕!!!
그 뒤로 토고의 탄환이 훈장 하나를 박살내고, 전쟁의 몸에 강렬한 폭발을 발생시킵니다!
쾅!!!
몸을 휘청이면서도 전쟁은 다시금 자세를 잡고 땅에 이뤄지는 찰흙들을 들어올립니다.
토고
명확하다. 두 사람이 막는 동안 틈이 생기면 그 때를 노린다.
우리가 그 전까지 했던 고생은 뭔지 하는 생각이 들지만, 이렇게 되어버렸으니 노릴 수 있는 전략이라 생각된다. 인간의 목숨을 희생하지 않기에 온전히 피해를 넣을 수 있다고.
비록 시작을 연 준혁, 그가 공격을 받고 날려보내지더라도 내가 할 일은 변하지 않는다.
틈을 노리고 쏜다.
'캬... 지대로 들갔네.'
그의 훈장이 하나 박살나고, 전쟁의 몸에서 강렬한 폭발이 일어나자 토고는 휘파람을 분다.
하지만 이제부터 시작이다. 땅에서 진흙 같은 것이 들어올려진다. 진흙... 그것을 무구로 만드는 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그럼, 이번 턴은 그러한 공격이 온다는 건가? ...고르돈으로 방어하기엔 너무 많이 혹사시켰다.
여기선... 최대한 믿고 싶지 않지만... 믿을 수 밖에. 아군을...
토고는 다시 기회를 노린다. 분쇄자의 숨결로 다시 공격할 수 있는 기회를.
#최대한 몸을 사리다 전쟁의 틈이 보이면 분쇄자의 숨결로 공격할게.
준혁
쿵 하고 바닥을 구른다
기분 나쁜 진흙들이 튀는 느낌하며, 배에서 느껴지는 뜨거운 감촉에 몸이 힘이 빠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호흡을 고르고 다시 몸을 일으키자, 보이는 광경은...
전쟁이 인간을 잡아먹는다
인간은 전쟁에 휘말려 잡아 먹힌다
내가 보았던 수 많은 전쟁들과 똑같이 잡아먹혀간다
나 역시 선을 넘으며 전쟁에 잡아먹힌다...
주먹을 쥐고 힘껏 바닥을 내려치며 정신을 바로잡는다
" 알렌!!!! "
저것을 막는다, 그것만 생각한다
재정비를 한다, 물러난다, 상황을 지켜본다. 주저하는 모든 선택지들을 지우고
그저 아군과 적만을 떠올린다.
창날을 앞세우고, 자세를 낮춘 다음 힘껏 몸을 내던진다.
요령은 파악했다. 붓을 휘두르듯, 하얀종이 위에 검은색의 선을 그린다
단촐하지만, 강렬하게, 단순하지만, 강인하게
상대를 보고 돌진한다.
# 망념을 20 쌓아서 전쟁을 향해 용아를 사용.
알렌
급박한 상황 속 나는 내 검과 갑옷이 부서져 가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멈출 수 없다.
이 급박한 상황에서 한순간이라도 멈춘다면 상황은 돌이킬 수 없을테니까.
# 현준혁에게 급속 회복 키트를 사용, 전쟁 스피커의 행동을 저지하는 것을 시도하겠습니다.
혹시 무기가 부서졌을 경우 요정걸음을 사용하여 자리를 벗어나겠습니다.
알렌 -> 준혁 -> 토고로 순서
무기가 울립니다. 그에 따라, 방어구도 자극이 오는 것 같습니다. 숙련된 각성자의 감각은 지금의 일이 썩 좋지 않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전쟁은 찬찬히 머리를 들어올립니다. 조금씩 피가 피어오르고 땅에 떨어짐에 따라 진흙들이 만들어집니다. 그렇게, 진흙으로 이뤄진 희생자들을 지분히 밟으며 전쟁은 한 손을 가볍게 들어올립니다. 장갑을 낀 손이 넓게 뻗어지고 곧 진흙들이 크게 뭉칩니다.
그건, 단 하나의 거대한 대포입니다.
화약시대의 시작이자, 단순하되 지독히 발전을 필요로 하는 그 무기.
곧 무기가 입을 벌립니다.
반전세계
프로페서의 눈이 한순간 짙은 회색으로 물들고, 그는 알렌을 바라봅니다. 알렌은 처음에는 빠져나가기 위해 움직이던 몸을 방어를 위해 움직입니다..
그 움직임에 맞추어 움직인 것은 준혁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몸을 크게 웅크리고, 다시금 창을 모아냅니다.여전히, 요령따위로는 이해할 수 없는 경지입니다. 당연하지 않습니까. 선의 경지에 걸친 이가 어떻게 면의 경지를 이해할 수 있겠습니까.
요정걸음
알렌의 머릿속에는 여전히 수많은 소리들로 가득하다가, 결심한 순간 모든 문장들은 단어로 분해되기 시작합니다.
여전히 신비로운 경험입니다. 전투를 결정한 순간에도 걱정과 생각이 많았으니까요.
막는다, 멈추지 않는다, 돌이킬 수 없다.
콰아앙!!!!!!!!!!!
피와 살점, 그것들로 이뤄진 전쟁의 개전포가 쏘아집니다.
용아
그것에 맞추듯, 몸을 내던진 준혁의 창이 첫 탄환을 막아냅니다.그리고 곧,
퍼어어어어엉!!!!!!!!!!!!!!!!!
거대한 폭발에 휩쓸립니다.
몸으로 막아낸 대가를 치루라는 듯, 그 폭력을 견뎌낸 몸이 진탕을 만드는 듯 합니다.강
한 충격을 받은 내장으로부터 이어져, 피가 입으로 터녀나오지만 준혁은 다시금 창을 들고 전진합니다.용의 이빨이 아니라도, 그냥 날카로운 나무의 가시일 뿐이라도.
푹.
전쟁의 훈장 하나를 깨트린 준혁을 밀어내듯, 날카로운 수도가 준혁을 쳐냅니다.
쾅!!!!!!
토고는 분쇄자의 숨결을 쏘아내고, 숨을 고릅니다.이미 한계였다는 듯, 고르돈의 붉은 빛이 숨을 거두어 검은 화강암처럼 변화합니다.
무기, '분쇄자 고르돈'의 내구력이 다했습니다. 무기가 파괴되어 사용 불가 상태가 됩니다. 수리를 위해서는 아이템을 제작한 것과 같은 등급의 장인과 특수한 아이템을 필요로 합니다.
곧 토고가 쏘아낸 탄이 전쟁의 몸에 닿고, 마지막 고르돈의 발악처럼 거대한 폭음을 터트립니다.몸을 휘청이는 전쟁의 틈을 타고 알렌은 그대로 걸음을 내딛습니다.
가속, 가속, 가속.
그 찰나에 폐 속에 있는 숨을 모두 써서 중단세로.
카앙!!!!!!!!!
첫 공격이 막혔음에도 다음 공격을 위해서 움직여야만 합니다.
알렌을 위해 준혁은 공격을 모두 받아내다가 곧. 토고 쪽으로 밀려납니다.
캉!!!
한 번.
한 번만.
그 단검이 알렌의 목을 스쳐가지만 끓어오르는 듯한 의념에 의해 상처의 고통은 더이상 느껴지지 않습니다.단지 한 번 더 달라들어 검을 휘두릅니다.
촤학!!!!!!
그 마음에 응답하듯.
처음으로 전쟁의 몸에서 검은 피가 터져나옵니다.
그것을 불쾌하게 여긴 듯한 전쟁은 알렌의 심장을 노리고 손바닥을 내지릅니다.
길게 밀려나며 피를 쿨럭인 알렌은 자신의 검을 바라봅니다.
날이 나가다 못해 부러진 정오의 햇볕과, 가슴 부분이 터져버린 거북이가 눈에 들어옵니다.
무기, '정오의 햇볕'의 내구력이 다했습니다. 무기가 파괴되어 사용 불가 상태가 됩니다. 수리를 위해서는 아이템을 제작한 것과 같은 등급의 장인과 특수한 아이템을 필요로 합니다.
방어구, '거북이'의 내구력이 다했습니다. 벙어구가 파괴되어 사용 불가 상태가 됩니다. 수리를 위해서는 아이템을 제작한 것과 같은 등급의 장인과 특수한 아이템을 필요로 합니다.
- 준혁 -
또 다시 나가 떨어지고..몸을 일으킨다
머리를 흔들며 의식을 집중한다.
제법 크게 당했는지 먹은 것도 없는데 구역질이 올라오려 한다.
창대를 지팡이 삼아 몸을 일으키고, 전장을 살핀다...
" 수습해, 버텨볼게 "
토고에겐 그렇게 말해두고 창을 앞세우고 자세를 잡는다.
뒤에있는 토고가 괜찮을 때 까지.. 저 전쟁을 막는다.
" 도영, 저 괴물의 움직임을 살펴서 요격해줘. "
# 방어진형으로 교체. 가능하다면 망념을 20 쌓아서 건강 스텟 강화
- 알렌 -
"쿨럭..!"
전쟁 스피커가 내지른 손바닥에 맞은 심장이 강한 통증을 호소하지만 이를 무시한채 알렌은 입에 고인 피를 뱉어냈다.
한순간 직감적인 움직임에 어떻게든 일격을 먹이는데 성공했지만 무기와 갑옷이 부서져버렸다.
"치잇!"
순간의 판단으로 사선을 넘나드는 지금 상황에서 이런 빈틈은 치명적이다.
알렌은 전황을 주시하며 다급히 인벤토리에서 지급 받았던 검을 꺼냈다.
# 미리내고등학교 기본 지급 검으로 무기를 변경, 가능하다면 알렌을 노리는 공격을 인식할시 요정걸음으로 회피를 시도하겠습니다'
- 토고 -
후우... 큰일났네...
고르돈의 색이 변했다. 다 식어버린 용암이 굳어버린 것처럼 검은 색으로.
'쯧...'
반사적으로 알 수 있었다. 고르돈의 내구도가 다 했다는 것을... 그랴, 엄청 혹사시켰지... 이거 고치려면 또 돈 윽수로 깨질틴디야...
무엇보다 지금은 전투중... 예비용.. 총이 한 자루 있다지만... 이런저런 생각할 거 없이 지금 당장에 할 수 있는 것을 해야 한다.
토고는 다리에 의념을 모은다. 자신의 의념 속성을 이용해 다리 근육을 강화시켜 더욱 빠른 움직임을 갖춘다.
관찰자 호드 콜레오로 전쟁의 움직임, 그리고 진흙을 주시한다. 자신에게로 향하는 공격을 언제든 피할 수 있도록.
그리고 인벤토리에서 뱀버 브레시를 꺼내려고 한다. 고르돈에 비하면 많이 약하겠지만, 없는 것보단 나으니..
#뱀버 브래시로 무기 교체! 그리고 이중 행동이 아니라면 망념 30을 쌓아서 신속 강화 후, 호드 콜레오의 넓은 시야로 전쟁과 진흙을 주시하며 언제든 회피할 수 있도록 준비할게.
이중 행동이라면... 무기 교체만 해줘!!
// 방어진형 사용
캉!
허공을 꿰뚫고 날아든 한 발의 총을 막아냅니다.
망념이 치솟고, 몸의 피는 뜨겁다 못해 몸을 끓이고 있는 것만 같은 감각입니다.
창을 쥐고 거리를 좁혀갑니다. 전쟁은 느린 움직임으로 진흙을 차냅니다. 순간, 붉은 불빛이 준혁의 시야를 가립니다.
커억...
입에서 피를 토해내면서, 준혁은 자세를 고칩니다.곧 수 발의 화살이 전쟁의 몸에 박혀지지만, 적도 한계라는 듯 자잘한 공격은 무시한 형태로 그는 다시금 진흙을 뭉쳐내고 있습니다.
투두둑,
후웅.
낮은 움직임으로 창대를 움직이고, 창대는 살의를 가지고 휘둘립니다.
본능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이 이상은 무리라는 것을요. 망념은 이미 한계치입니다. 더 이상 강화를 할 수도, 전투를 이어갈 수도 없습니다. 하지만.
콰직.
준혁은 자신의 심장 아래에 수많은 탄들이 관통당하면서도 창을 내뻗습니다.
멋드러진 군복을 찢고, 그 훈장 아래에 있을 몸을 향해 창이 닿습니다. 붉은 피가 관통된 상처로부터 흘러나오고, 마지막을 의식하듯, 준혁은 창대를 회전시킵니다.
훼룡창
마지막.
용아
콰드드드드득,
피가, 핏물이, 마치 맹수가 살갖을 물어뜯듯, 검은 피가 터져나옵니다.
전쟁은 고통을 느낀 듯, 몸부림치는 때에.
토고는 뱀버 브레시를 들어올립니다.
똑똑히 보입니다. 마지막에 가까울, 그러나 어쩌면 저 상태로도 우리 모두를 죽일 수 있을지도 모를 적의 모습이 보입니다. 쓴 헬멧 안이 후끈하게 달아오른 느낌이 드는 것은 그만큼 지금 상황에 집중하고 있음을 뜻합니다. 입에 느껴지는 쓴 피를 뱉을 수 없어 삼키면서. 긴 총신을 앞으로 내뻗습니다.
답답합니다. 작게는 부족한 능력에, 이뤄낼 수 없는 능력에 답답함을 느낍니다. 지금도 저 몸부림이 끝나는 순간 자신을 죽을 것입니다. 앞을 막아줄 워리어들은 모두 당했고 알렌은 알 수 없는 숨을 깔딱이고 있으니까요.답답합니다. 크게는 무엇을 이뤄낼 수 없는 나의 무능력이 답답합니다. 특별반의 수많은 '재능' 따윌 생각해봅니다. 단지 스승을 잘 만나, 적당한 노력으로 이 자리에 도달했음에도. 왜 이런 싸움을 할 수밖에 없는지.왜 내겐 운이 따라주지 않는지, 왜 내겐 재능이 제대로 없는지,
왜 상황은 나에게 가혹히 돌아가고 그들은 나에게 기대를 거는지, 왜 나는 혼자로써. 스승을 아버지로 여기고 있다지만 진짜 가족은 날 버렸는지.
그 비참한 표정을 감시자가 가려주고 있음이 다행입니다.
토고는 무기를 듭니다.
철컥.
클래식한 탄환 장전음이 울립니다. 몸에 남은 한 줄기 의념을 탄환으로 빚어내 탄으로 밀어넣습니다. 고르돈과 같은 수단은 남지 않았습니다. 강력한 화력, 그리고 힘. 그것들이 토고에게 있었음은 고르돈의 도움이 있었음입니다.
이 무력함 따위마저 탄환에 담습니다.
나는 여전히 모르겠습니다.
내가 그것들을 지킬 수 있었는지. 아니면 그들이 내게서 뺏어가는 것에 저항할 수 있었는지.
단지 그 운명이랄 것이 나를 가두고 흔드는 것이라면. 내 노력과 고민 따위가 무슨 가치를 지닐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여전히 이해할 수 없지만.
" 모든 것을 이해할 수는 없다. "
토고는 그 말을 기억합니다.
" 모든 것을 가질 수도 없고. "
이채준은 작은 솜에 약을 젹셔, 토고의 몸에 생긴 상처에 덧댑니다.
" 때론 불합리하다고 내쳐질 때도 있겠지. "
토고는 훌쩍이지 않습니다.
상처는 쓰려오지만 감정은 죽어있습니다. 그러나 옳은 일을 했습니다.
그들은 자신의 스승을 욕했으니까요. 부모가 없는 거지라고 욕을 뱉었으니까요.
" 하지만. "
이채준은 상처에 밴드를 붙여주며 말합니다.
" 언제고, 운명이랄 기는. 니가 선택하지 않으면 오지 않는다. "
선택.
토고는 떠올립니다.비록 그 결관 좋기보다 토고를 억죄이는 것들이 더 많았음에도.
그것들로 하여금 여기까지 올 수 있었고, 그 희생들이 존재함으로써 저 괴물을. 전쟁을 죽일 기회가 생겼으니까요.
토고는 선택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길 끝에 서야만 합니다. 등 뒤의 길은 빠르게 무너지고 내 앞의 길은 느리게만 느껴집니다.그러나 돌아갈 수 없는 길이라 하더라도, 어느 순간에 등을 돌아보면 돌아갈 수는 없더라도 보았고 느낀 풍경들은 남아있습니다.
어렵게 생각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 모든 풍경들에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 즉, 운명을 개척하기 위해서는.
념念
선택해야만 하니까요.
툭, 툭,
총신이, 마치 실이 무너지는 것처럼 흩어지기 시작합니다.
총이 무너지기 시작하는 순간에도 토고는 여전히 총에 념을 담아갑니다.
무기의 파괴? 전투를 이어갈 수 없음? 그깟 것, 남은 놈들에게 맡겨버리라 합시다. 이미 여기까지 도달했다면 토고로써는 최선을 다했으니까요.
그러니 담은 념은 일격의 형상화. 마지막 한 발로써 전쟁에게 종언을 선사하십시오.
그렇게, 백색의 빛줄기가 터져나감과 동시에.
반동에 의해 몸이 뒤로 날아가면서도 토고는 분명 선명한 념을 깃들였습니다.총탄이, 전쟁의 몸에 닿고.
콰르릉 - - - !!!!!!!!!!!!!!!!!!!!!!!!!!!!!!!!!!!!!
거대한 폭음이 전쟁을 덮칩니다.
수많은 검은 피와, 제복의 옷깃과, 널부러지는 훈장의 비산.
푸확!!!!!!!
그것은, 그대로 전쟁의 일부분을 부숴버립니다.
크리티컬 히트!!!!!!
치명적인 공격에 의해 전쟁의 몸이 크게 움직이고.토고는 만족한 듯 그대로 떨어집니다.
최후.
마지막에 다가갔음이 느껴짐에도, 알렌은 여전히 두려움을 느낍니다.
주위의 이들은 곧 죽을지도 모릅니다. 찰나라도 자신이 놓친다면 전쟁은 다시금 그 포악함을 드러낼테니까요.
마음을 내려놓고, 어떻게든 수단을 갈구하기조차 포기한 채. 본능을 그대로 세웁니다.
이성을 포기하고 본능을 깨운 순간, 알렌은 급히 인벤토리로 손을 뻗습니다.
길다란, 평범한 검에는 어울리지 않는 성 싶은 길이.귀도라는 이름이 붙은 명검, 히지가사아메는 여전히 검집에서 몸을 드러내지 않습니다. 아직 알렌은 히지가사아메에게 인정받지 못했으니까요.
누구라도 좋으니 도와달라는 말.
계속해서 알렌은, 그 말을 마음속으로 뱉고 있었습니다.카티야가 죽을지도 모른다. 이대로, 카티야가 떠나갈지도 모른다.
나는 능력이 부족하니까. 방법을 모르겠으니까. 부디.도와달라고.
검은 검사의 분신이다.
그러나 반대로, 명검은 검의 주인을 선택한다.여전히 알렌은 검을 다룰 수는 없습니다. 히지가사아메는 여전히 알렌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진정으로 알렌이 그 도움을 청한다면.
검혼劍魂
검은 잠시라도, 그대에게 힘을 빌려줄 겁니다.
스릉 -
진득한 붉은 빛깔의 검이 천천히 검집에서 밀려나옵니다. 검을 길게 내쥐고 알렌은 눈앞을 바라봅니다.
도와줄게.
특별반에 들고, 첫 게이트를 해치우고, 이루었던 수많은 일들을 지켜본 검은.
알렌에게 손을 뻗어주었습니다.
쿵!!!
어굴을 덮쳐오는 칼등을 도신의 일부분으로 빗겨냅니다.
캉!!!!!!
울려오는 쇠울음에 여전히 알렌은 검을 붙잡습니다.
끝내야만 합니다.
걸음을 두면서, 불꽃으로 타오르는 걸음과 함께.
알렌은 눈을 감습니다.
검은 잡은 손과 손끝에서부터, 머리와 발 끝까지. 알렌은 의념을 운용시키면서 한 걸음을 내딛습니다.훙, 거센 바람이 불어옵니다. 그 앞으로 다시금 걸음을 내뱉습니다.
철컥.
어쩌면 닿을 수 없었던 것.
어쩌면 지킬 수 없었을지도 몰랐던 것.
그런 것은 잊은 채로. 그런 것은 잠시 놓아준 채로 알렌은 도를 하늘 높게 들어올립니다.
지금이라면.
히지가사아메
훙 - - -
전쟁의 몸에 닿습니다.
한 순간 심장의 울림이 멈춥니다.
쉼없이 힘을 불어넣어주던 의념의 흐름조차도 멈춥니다.
주위에 들려오던 소리들도, 달아오른 공기의 열기도, 모든 것들도 잠시 멈추어집니다.
휘두른 것은 평범한 검격. 그러나, 분명히 베어야 한다는 의지가 담겼던 검.
악룡참
촤악 - - - - !!!!!!!!!!!!!!!!!!!!!!!!!!!!!!!!!!!!!!!!!!
그 의지는 마침내 베어냅니다.
불가능할 터인 용을 베고, 불가했을 터인 가능성을 베어넘깁니다.
그리고.
쿠과과과과광!!!!!!!!!!!!!!!!!!!!!!
전쟁이, 무너집니다!
거대한 핏방울이 폭발하듯 붉은 피가 대지에 떨어집니다. 그러나 단 한 방울도 땅은 피를 삼키지 않습니다.
수많은 붉은 진흙이 전쟁을 끌어당겨, 그 진흙 속으로 집어삼킵니다.
그렇게 무너지고, 떨어지며 완전히 부서져. 하나의 전쟁이 막을 내립니다.
그 승자는...
여러분들입니다!
알렌, 현준혁의 레벨이 37로 증가합니다.
토고 쇼코의 레벨이 38로 증가합니다.
현준혁의 훼룡창이 깊게 반응합니다.
깨달음과 생각을 정리하여, 승천을 준비하십시오.
토고 쇼코의 뱀버 브레시가 파괴됩니다. 수리가 불가능한 영구 손실로 아이템이 소실됩니다.
토고쇼코는 새로운 행동 태그를 획득합니다.
념念
- 특정 행동에 대응하여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일시적으로 본인의 의지를 무기와 공명시켜, 불가능에 가까울 행동을 일시적을 발현시킵니다. 특정 깨달음을 통해 념의 힘을 강화할 수 있습니다.
알렌은 특수한 깨달음을 얻습니다.
무기술(B)의 벽에 도달합니다.
깨달음은 추후 정리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기술 검혼劍魂(-)을 획득합니다.
검혼劍魂(-)
검은 검사의 분신이다. 그 깨달음에서 시작되어 검의 의지를 읽을 수 있는 것을 념이라 한다.
신검 구휘는 념이라는 개념을 편찬함에 따라, 그 개념에 대해 조금 더 깊게 파고든 바 있다. 단순히 념을 읽고, 덧씌우는 과정에 도달하기까지 너무나도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하므로 그 간격을 줄이는 방법으로써 강한 념을 지닌 검과 소통하여, 그 의지를 읽는 것으로 념의 길을 걷는 방법을 생각해냈다.
그러나 경지에 도달하기까진 검사는 쉽게 념에 휘둘리고, 그렇게 휘둘린다면 념에 도달할 수 없기 때무닌지. 이와 같은 방식은 소실되어버렸다.
다만, 때때로 일부 검사들에 한해 검과 대화하는 능력을 개화하는 경우가 존재한다.
강력한 념을 가진 무기와 소통한다. 소통 가능한 무기는 검에 한정한다. 검의 념이 소통을 원할 때에만 사용할 수 있다. 소통 중 검의 등급에 따라 도기코인을 소모한다.
알렌 현재 망념
210/210(+ 310)
토고 쇼코 현재 망념
210/210(+ 244)
현준혁 현재 망념
210/210(+ 302)
축하합니다!
- -9- 전후의 모조품
- 전쟁의 형상이 마침내 무너져 내린다.
알렌의 마음에는 남아 있는 이들을 지켜냈다는 기쁨은 없이 스러져간 이들에 대한 슬픔으로 가득했다.
그러나 자신을 탓하고 후회한들 변하는 건 없다.
그저 그 슬픔을 새기고 나아가야 한다.
#현재 상태를 확인하겠습니다.
충분한 휴식 시간이 주어졌던 듯, 몸을 무겁게 짓누르던 망념의 흔적은 거의 날아간 채입니다.
그럼에도 몸을 짓누르는 듯한 감각이 드는 것은 지금까지 짓누르고 있던 긴장과 걱정이 조금은 해소되었음입니다.
팔을 걷고, 알렌은 자신에게 남은 문신을 바라봅니다. 다섯 개의 가득 찬 수정은 이제 네 개의 수정으로 변화했습니다.
이제야 겨우, 하나의 적을 처리했으 뿐.
카티야의 흔적 외에 나머지 세 흔적들을 처리해야만 한다는 생각이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런 걱정을 이어가던 도중, 알렌이 쉬고 있는 문에 똑똑 하고 누군가 찾아온 듯한 소리가 들립니다.
자신의 몸상태를 확인하며 팔에 새겨진 흔적의 수정 갯수가 하나 줄어든 것을 확인한다.
똑똑
그때 누군가 문을 두들기는 소리가 들렸다.
"네."
문 앞으로 걸어가는 알렌
"누구세요?"
알렌은 문을 두들긴 이에게 물었다.
# 누구인지 물어본 후 문을 열겠습니다.
누구세요? 라는 물음에 문답무용으로 누군가가 문을 거칠게 열어젖힙니다.
" 예에에에에에!!!!!! "
시끄러운 사운드가 그대로 알렌의 귀를 강타하고, 알렌은 순간적으로 귀머거리의 시각을 발동해야 하는 고민을 하려던 찰나.
" 어이. 아저씨. 기분은 좀 괜찮아? "
쌍둥이 뮤지선 중 하나, 오빠 쪽인 베카는 시원한 웃음을 짓습니다.
" 전투 중에도 그렇고, 끝난 후에도 그렇고. 얼굴이 우중충하길래 걱정되서 와봤지! "
" 예에에에에에!!!!!! "
자신이 문을 열기도 전에 갑작스럽게 열려버린 문을 보며 알렌은 살짝 얼떨떨한 표정으로 쌍둥이 뮤지션을 처다보았다.
'목청이 대단하시네...'
"네 망념도 많이 갈무리 했고 이제 컨디션은 많이 괜찮아졌습니다. 신경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베카 씨, 리네 씨.
뮤지션의 성량을 코앞에서 실감하며 알렌은 애써 미소지으며 베카에게 대답했다.
"제 표정 그렇게나 안좋았나요. 하하..."
얼굴이 우중충하다는 말을 들은 알렌은 작게 웃으며 말했다.
#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리네는 오지 않았습니다! 베카 혼자 알렌을 찾아왔을 뿐이죠.
" 그렇지? "
그렇게 말한 베카는 다시금 고갤 끄덕입니다.
" 암. 분명 그런 것 같아. "
생각해보면, 전투 중에도. 전투가 준비되는 과정에도 웃을 수 없었습니다.
자신의 실수로 한 사람은 팔을 잃었고, 여전히 약하다는 것만을 알 수밖에 없었으니까요.
" 그떄의 모습과는 꽤 다르네? 막, '나는 영웅이 될테니까.' 하고 진중하게 검을 휘두르기에 원래 그런 줄 알았는데 말야. "
베카는 그때의 알렌의 표정을 따라하면서 웃음을 짓습니다.
" '영웅이 될테니까' 인가요."
당시 자신의 표정을 따라하는 베카를 보며 알렌은 쓴웃음을 흘렸다.
"네 그렇게 되고싶다고 착각하고 있었던거 같아요."
당시 자신에게 말했다면 부정했겠지만 지금 생각하면 당시 자신은 정말 영웅이 되고싶다고 착각하고 있었던거 같다.
"사실 진짜 원하는건 굉장히 단순했었는데 말이죠."
자신이 진짜로 원하는 것
"그냥 좋은 사람들이 죽는걸 보기 싫었던거 뿐이였는데 언제부턴가 바보같은 착각을 해서 이꼴이 났네요."
이 착각 때문에 악화시켰던 상황들과 더불어 은인인 무당이 팔을 잃었다는걸 떠올리면 웃음도 나오질 않았다.
# 삽질로 가득한 지난 날들...
" 응? 그런 의미는 딱히 아니었는데 말이지. "
베카는 싱글싱글 웃으며 딱 손가락을 들어올립니다.
" 그쪽. 꽤나 멋있었거든. 어쩌면 이 베카의 다음 곡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를 만한, 영감 넘치는 모습이었던 거는 맞아. "
씩. 선명한 웃음의 베카는 분명 말하고 있습니다.
알렌의 그 행동이 잘못됐던 것이 아니었다고 말입니다.
" 그 바보같은 착각 덕분에 나설 수 있었던 거잖아? 그럼 그건 잘못됐던 꺠달음이라고 하지. 착각이라고 하진 않아. 그쪽은 말이지. "
그냥 좋은 사람인거야. 라고.
베카는 팔을 꼬며 말합니다.
" 덕분에 살았어. 고맙다고 말해야 할 것 같아서 말야. 왠 미친 남자한테 죽는 게 아닌가 했다니까? 특히 그 게이트 나타났을 때는 진짜 죽었다~ 싶었지. "
선명한 웃음을 지으며 자신에게 감사를 표하는 베카
"..아! 아닙니다. 당연히 해야할 일이였습니다."
알렌은 그 얼굴을 멍하니 쳐다보다 이내 정신을 차린듯 아니라고 말하고 한 손으로 입을 가렸다.
기뻤다.
생각한거 보다 훨씬 기뻤다.
감사를 받은 것에 대한 기쁨만이 아니였다.
감사를 받은 것도 기쁘긴 했지만 자신이 누군가를 지킬 수 있었음이
자신이 한 일이 누군가의 슬픔을 막고 기쁨을 줄 수 있었다는 것이 더 없이 기뻤다.
"만약 다음곡의 주제가 된다면 다른 분들께 자랑하고 다녀야겠네요."
이내 얼굴에서 손을 내린 알렌이 웃으며 베카에게 말했다.
# 누군가를 지켰내었다는 사실을 확인받은거 같아 굉장히 기뻐요.
" 악상이란 건 갑자기 반짝! 하고 찾아오는 법이거든. "
베카는 손가락을 한번 튕기곤, 윙크를 보냅니다.
" 뭐. 그런 얘기일 뿐이야. 위축될 필요 없다고.. 그런 말을 해주고 싶었거든. 에이... 씨. 부끄럽네. "
머리를 한 번 훅 턴 베카는 곧 몸을 돌려 린네에게 돌아갑니다.
" 멋진 사람이 되라고. 금발 기사 씨. "
"와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안녕히 가세요 베카 씨."
알렌은 떠나는 베카를 배웅했다.
"무의미 하지 않았어..."
베카가 떠난 뒤 작게 읊조리는 알렌
그의 머릿속에 자신을 지키기 위해 죽은 한 호걸에 얼굴이 떠오른다.
"장례식 어디서 한다고 하셨었지?"
알렌은 장례식에 참여할 준비를 했다.
# 장례식을 하는 곳으로 이동하겠습니다.
장례식은 시작한다고 시작합니다 딴! 하고 시작하는 게 아닙니다.
터를 마련하고, 오실 분들께 알리고, 가족을 잃으신 분들이 추스를 시간을 가지는 등. 어느정도 시간이 필요한 게 정상입니다.
다른 행동들을 해봅시다. 가령.. 무당을 찾아가본다거나, 전투를 함께 하면서 몰랐던 것들을 미함과 같은 인물에게 물어본다거나(답답한 것을 묻거나, 할 수도 있겠죠).
다양한 행동들을 할 수 있습니다.
만나야 할 사람들이 많았다.
알렌이 지금 이 자리에 살아있는데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도움이 있어 가능했기에 그가 전해야할 감사와 사죄는 더더욱 많을 수 밖에 없다.
"무당님께서는 지금 어디계시지?"
알렌은 우선 가장 먼저 무당을 찾아가고자 했다.
전혀 상관없는 자신을 구하기 위해 한쪽 팔과 눈을 잃은 무당에게 알렌은 평생을 다해도 갚을 수 없는 빚을 지고 있다 생각했기 때문이다.
# 무당님이 계신 곳으로 이동하겠습니다.
여러 사람들에게 무당의 위치를 묻자, 곧 알렌은 무당의 위치를 알게 됩니다.
결전이 있었던 장소. 지금은, 무엇도 남은 것 같지 않은 공터 위에서 가지런히 무릎을 꿇은 무당은 손을 모은 채 무언가를 중얼이고 있습니다.
여러사람을 수소문한 끝에 알렌은 무당님이 계신곳을 듣고 그곳으로 향했다.
"..."
무릎을 꿇은 채 무언가를 읊조리고 계신 무당님의 모습은 한눈에 보아도 굉장히 중요한 일을 하고 계신 것 같았다.
'방해되면 안되니까 일단 기다리자.'
혹여 방해라도 될까 알렌은 멀찍이 떨어져서 무당의 일이 끝날 때 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 잠시 기다리겠습니다.
기도를 기다립니다.
긴 듯, 길지 않은 듯한 기도가 끝나고 무당은 천천히 고개를 돌려 알렌을 바라봅니다.
" 다행이네. "
그는 툭 쏘아내듯 말을 뱉습니다.
" 기도하는데 말을 걸었으면 앙밥이라도 실컷 먹이려 했는데. "
"이 미련한 놈이 또 무당님에게 폐를 끼치면 살아있을 면목이 없지요."
알렌은 톡 쏘듯 자신에게 말하는 무당에게 웃으며 대답했다.
"..."
뒤이어 알렌은 잠시 숨을 고른 뒤 무당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저의 바보같은 행동으로 벌어진 일들에서 저를 구해주셔서 저는 제 실수를 바로 잡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바보같은 행동에 말려들게 해서 정말 죄송합니다."
카티야를 구하기 위해서는 나 자신은 물론 설령 다른 사람들이 희생당하더라도 나는 멈추지 않을 생각이였다.
누구보다, 그 무엇보다 사랑하는 그녀를 구하기 위해 나는 이 세상조차 저버릴 생각을 하고 있었다.
'나는 본래 그런 놈이니, 그저 카티야의 흉내를 내고 있을 뿐 본래 이게 나의 본성이니' 이런 변명으로 나는 어리석은 짓을 하고 있었다.
만약 무당님이 없었다면 나는 전쟁 스피커와 만난 그 자리에서 아무것도 깨닫지 못한채 죽어버렸을거다.
몇번을 감사하고 몇번을 사죄해도 모자랐기에 알렌은 오랜시간 무당에게 고개를 들 수 없었다.
#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죄송합니다.
" 됐다. "
그는 아무렇지 않게 감았던 눈을 뜨고 알렌을 바라봅니다.
" 답답한 것은 해결된 성 싶구나. 좀 낫더냐? "
"사실 더 괴로운 기분입니다."
알렌은 쓴 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
자신이 외면하고 있던 사실을 마주할 수 있었지만 여전히 상황은 나빴고 지금의 알렌에게 더더욱 무겁게 다가오고 있었다.
"하지만 마주하는 것이 괴롭다고 외면하고 있으면 안되니까요."
이미 자신의 미련함에 너무 많은 사람이 말려들었다.
"어떻게든... 해야겠죠."
#
" 그것이 살아가는 법이니까. "
무당은 덤덤히, 알렌을 바라보며 말합니다.
" 이탈리아로 가시게. 그곳에, 자네의 연이 느껴지는 듯 하니 말이야. "
"...감사합니다."
마지막까지 자신의 앞길을 알려주는 무당에게 알렌은 고개를 숙여 감사를 표했다.
"마지막으로 무당님의 성함을 여쭙고 싶습니다."
계속되던 급박한 상황에 이름조차 묻지 못했었기에 알렌은 무당의 이름을 물었다.
# 무당님의 성함을 물어보겠습니다.
그는 빙긋 웃습니다.
" 너에게는 알려주지 않을 생각이야. "
무당은 부드럽게, 알렌의 어깨를 두드립니다.
" 이름을 듣는다는 것은 명命을 닿는다는 것. 너와 나는, 우연히 닿아 만나고 우연히 지난 것이 되는 게 옳아. "
말합니다.
" 언젠가 연이 되어서 닿는다면, 그땐 이름을 알려주마. 하지만 지금은 아닐거야. "
그 말을 끝으로, 일을 마친 무당은 떠나갑니다.
언젠가 연이 닿는다면. 다시 만날 수 있겠죠.
알렌은 무당의 말에 순간 '그런...' 이라고 말하는 듯한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지만 이네 무당의 뜻을 존중하듯 본래의 표정으로 돌아왔다.
"만약 다시한번 무당님과 연이 닿기를 바라며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그리고 그때는 부디 자신이 무당님의 도움이 될 수 있기를' 그렇게 생각하며 알렌은 무당에게 작별인사를 하였다.
# 무당과 작별인사를 하겠습니다.
마지막 인사를 보냅니다!
??? 와의 호감도가 변화합니다.
???는 알렌에게 약한 호감을 지니고 있습니다.
- -10- 그대의 봄이 될 수 없기에
- 무당을 떠나보낸 알렌은 잠시그 자리에 가만히 서있었다.
"..."
이윽고 알렌은 카티야가 있는 곳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 카티야를 찾아가겠습니다.
알렌은 카티야를 찾아갑니다.
카티야는 고통스러운 듯 자신의 심장 부근에 손을 올리고 있습니다. 그 고통을 어떻게든 억제하려는지. 그녀에게서 너울거리는 망념의 파장이 알렌에게도 느껴질 정도로 말입니다.
그녀의 표정을 바라보는 알렌의 귓가에 알 수 없는 속삭임이 들리는 것 같습니다.
- 느려.
- 그녀를 죽게 내버려둘 생각이야?
- 그래. 어차피 그녀는 죽었어. 저건 어쩌면, 그녀를 흉내낸 가짜일지도 몰라. 죽여버리자. 그렇게 편해지자.
그 알 수 없는 속삭임은 기이하고도 혐오스러운 목소리를 닮았습니다. 핏덩이와 혈관이 드러난 손 위에 자신을 올리고, 그 모습과 어울리지 않을 유치가 난 채로 웃고 있는 죽은 심장의 태아는 알렌을 바라봅니다.
포기할 거야? 라고 속삭이면서.
분명 환상임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진짜 환상은 아니라는 느낌이 듭니다.
알렌은 손등에 새겨진 흔적을 바라봅니다. 하나의 흔적은 사라졌지만, 아직 남은 흔적들은 그대룁니다.
" ...... 왔어? "
수척해진 표정으로 웃으며, 어떻게든 웃으려 하는 카티야가 눈에 들어옵니다.
그녀에게서 느껴지는 망념의 파장이 마치 자신을 놀리는 듯한 목소리처럼 들려온다.
"..."
허나 대꾸하지 않는다 그럴 가치도 없다.
"미안 카티야, 내가 많이 늦었지."
수척해진 표정으로 애써 자신을 향해 웃어보이는 그녀의 모습이 알렌의 마음을 더더욱 짓누른다.
하지만 그런 마음을 감춰두고 알렌은 아무렇치 않은 척 그녀의 곁에 앉는다.
"카티야 있잖아... 너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
해야할 이야기도 하고싶은 이야기도 무척이나 많았다.
# 카티야 잠깐 대화 괜찮을까?
카티야는 조심히 고개를 끄덕입니다.
카티야가 고개를 끄덕이고 잠깐의 시간동안 침묵이 흐른다.
무엇부터 말해야할지 무슨 말을 해야할지, 막상 이렇게 닥치니 무슨 말을 꺼내는게 너무나도 힘들었다.
"카티야 있잖아, 난 이 세상이 정말 싫어."
결국 꺼낸 것은 닳도록 한 옛날 이야기
고개를 돌려 카티야의 얼굴을 보고 작게 웃은 뒤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너랑 만나기 전 내 세상은 그 빈민가가 전부였고 매일매일 그 지옥같은 곳을 언젠가 부수는 것만 생각하며 살았었지."
카티야도 잘 알고 있는 이야기.
다른 것을 생각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가령 내일은 어떻게 살아갈지 같은 작은 일 부터 언젠가 이곳을 빠져나가 당당히 성공하겠다는 희망까지도.
하지만 나는 오롯이 자신을 둘러싼 부조리 그 자체였던 증오스러운 세상을 부수고 싶다는 생각 하나만이 머릿속을 가득 매우고 있었다.
"그렇게 날뛰던 나를 너가 이 세상으로 끌고 나왔던거고."
이제는 추억이 된 이야기
"너랑 함께하면서 정말 다양한걸 보고 경험했지만 나는 변함없이 세상이 싫었어."
이유를 대라면 정말 부질없는 이유밖에 없는거 같다. 좋은 것은 좋아서 꼴보기 싫었고 나쁜 것은 그 자체로 싫었던 그런 어린애 같은 이유들. 특별히 이유랄 것도 없는거나 마찬가지였다.
"주변을 보면 날뛸 생각으로 머리가득 해가지고 너를 몇번이나 곤란하게 만들었는지 모르겠네, 그렇지만 적어도 너랑 단 둘이 있을 때는 그런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었어."
멋쩍게 웃으며 옛이야기를 계속한다.
굳이 이렇게 쓸데없이 옛 추억 이야기가 나오는건 이렇게 둘이 있는 시간이 너무나 즐거워서인지 아니면 진정으로 해야할 이야기를 말하기 두려워서 미루고 있는 것 인지는 알 수 없었다.
"너랑 같이 있으면 네 생각을 하느라 머리가 가득 차가지고 세상이 싫다느니 다 부수고 싶다느니 그런 하잘 것 없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더라고."
다른 사람이 들었다면 틀림없이 놀렸을거 같은 낮뜨거운 말을 했지만 부끄럽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왜 그런건지 이 감정이 무엇인지, 내가 아둔해서 깨닫는데 너무 늦은거 같아."
카티야를 바라보고 이윽고 그녀와 눈을 맞춘다.
"사랑해 카티야."
너무나도 늦은 고백
"이 세상 누구보다도, 무엇보다도 너를 사랑하고 있어."
그녀를 만나고 이 감정을 자각 한 뒤 결코 변하지 않은 마음이다.
# 사랑해 카티야
어색한 고백입니다.
세상이 싫었습니다. 기억을 떠올릴 적에 남았던 것들은 러시아의 차디찬 바람과 알렌이라는 자신의 이름이 적힌 쪽지 한 장 뿐. 길거리에 버려진 것을 인식한 순간부터 알렌은 스스로를 내던지기 시작했습니다.
당연했습니다. 나쁜 것은 세상이며, 나를 이리 만든 것은 환경이고, 나에게 도움 주지 않은 것들은 모두 적이었으니까요.
쥐를 물고 도망가는 길고양이의 목을 졸랐습니다. 그것을 살기 위해 먹었던 기억은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쓰레기통을 뒤져 타인의 음식물 쓰레기를 먹다가 토를 하고, 속이 비워진 것만큼 채우려 그것을 먹던 것 역시 떠오릅니다.
의념시대.
그것은 꽤나 많은 것을 사사했습니다.
굶주림이 줄어들었고, 삶의 질이 올라왔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적용되지 않는 곳, 그 시선이 닿지 못하는 곳도 존재했습니다. 이 시대의 러시아란 그런 곳이었습니다. 붉은 곰의 실종, 그의 후계를 자처한 이들의 전쟁. 그리고 그가 남긴 것들을 찾기 위한 정보전쟁, 그리고 그 여파 속에서 잊혀진 사람.
알렌은 그 잊혀진 쪽에 속했습니다. 그렇기에 의념을 각성한 순간, 온 몸에 느껴지는 희열감과 안도감은, 곧 증오와 분노로 바뀌기에 충분했습니다.
이런 힘이 있는데.
이런 능력이 있는데.
왜.
왜 우리를.
왜 나를 도와주지 않은 거지?
소년의 눈에는 먹다 남은 썩은 빵이 보였습니다. 백록색의 곰팡이가 자리를 차지한 그것을 먹고 있었습니다. 그것마저도 닷새. 닷새만에 먹은 음식이었습니다.
그 상황에서 소년이 분노에 폭주하는 것은 당연했습니다.
이 썩어빠진 상황들이 맘에 들지 않았습니다.
모두 다 죽어버렸으면 좋겠습니다.
가장 고통스럽게, 가장 혐오스럽게.
그렇기에 소년은 모든 것을 지워버리고 싶었습니다. 그렇기에 소년은 그 희열감에 맡겨 자신의 폭주를 토해냈습니다.
그렇게 거리가 불타고 있음에도, 누구도 자신을 말리려 하지 않았습니다. 곧 지독한 고통과 한기가 몸으로 밀려들었지만 소년은 토해내려 했습니다.
그러다 죽든 말든, 자신에게 미래는 없으니까요.
그때.
" 그만둬. "
소년을 막은 사람이 있었습니다.
" 그대로면 죽을 거야. 몸이 무너지고 있어. "
" 닥쳐어어어!!!!! "
분노를 휘두르던 소년을 진정시키고, 기절시켜 잠들게 한 그녀는. 그 순간 웃고 있었습니다.
다행이라는 듯. 자신을 구할 수 있었다는 듯.
소년은 그렇게 처음으로 걱정이라는 감각을 느꼈습니다.
깨어난 소년은 처음으로 배곪지 않고 먹고 싶은 것을 실컷 먹었고, 따뜻한 잠자리에서 온기를 느끼며 잠에 들었습니다. 자신의 손을 어색하게 잡고 잠에 든 카티야를 바라보고, 창밖을 바라볼 때마다 소년은 분노가 느껴졌습니다.
그럴 때면 소년은 눈을 감았습니다. 그 곳에서 느껴진 온기가 말했습니다. 그 행동에 실망할 사람이 있다고.
소년은 알았습니다.
그 감정이 두려움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여전한 영웅.
나를 살아있게 만든, 살아가게 만든 의지.
그리고 그것을 말하지 않는다면 이 심장에 남았을 것 같은 후회를.
" 사랑해 카티야. "
이제야 토해냅니다.
카티야는 웃고 있습니다.
" 미안해. "
곧 그 눈이 알렌을 마주합니다.
" 미안해. "
그 손이 알렌의 손을 붙잡습니다.
" 미안해. "
고개를 숙입니다.
" 미안해...... "
눈물이 흐릅니다. 떨어집니다. 그 자국은 그녀의 몸을 데우던 이불 위에 스며들어 그 흔적을 남깁니다.
" 죽고 싶지 않아. 도망치고 싶지 않아. 더 살고 싶어. 더, 더 많은 것들을 하고 싶었어. 두려워. 사라지고 싶지 않아. 잊혀지고 싶지 않아. 그렇지만... 그렇지만...... "
카티야는, 고개를 듭니다.
눈물 맺힌 두 눈동자에 알렌을 담고, 그녀는 말을 뱉습니다.
" 난 너를 더 상처주고 싶지 않아. "
그 어색한, 한 마디로 이어지는 긴 침묵.
그리고 카티야는 알렌에게 다가옵니다.
살짝은 건조하고 마른 느낌이 드는 입맞춤. 작은 입술의 온기가 잠시 카티야에게 스며듭니다.
카티야는 붉어진 얼굴로, 알렌을 바라보고 그 머리카락을 다듬어줍니다.
" 알렌. "
그녀는 고백합니다.
" 미안해. "
처음으로,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 난 네 봄이 되어줄 수 없어. "
고백을 듣고 눈물흘리며 자신의 고백을 거절하는 그녀
"응, 괜찮아 카티야. 미안해 하지 않아도 돼."
목소리가 떨려왔다.
그녀에게 고백을 거절당해서 상처받았다는게 아니다. 그저 이 거절이 뜻하는 진짜 의미가 너무나도 괴로웠다.
"너는 나에게 정말 많은 걸 알려줬었지."
기본적인 상식과 도덕부터 선의 중요성까지 정말로 많은 것을 나에게 가르치려고 애썼던 것이 생생히 기억난다.
"사실 이제와서 말하기 부끄럽지만 나 아직도 너가 알려준 것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어."
자신의 가장 큰 컴플렉스를 그녀 앞에서 직접 말하자 얼굴이 화끈거리기 시작했다.
"아직도 나는 옳은 행동이나 선 같은 것을 잘 모르겠어. 그래서 나 자신을 믿을 수 없어서, 그저 너를 따라하는 것 밖에 떠오르질 않아서, 무엇하나 제대로 할 수 있었던게 없었어"
도덕적 딜레마 같은 것이 아니였다. 나에게 있어서 가장 올바른 사람이였던 카티야의 가르침을 끝까지 이해 할 수 없었기에, 나 자신을 믿을 수 없던 나는 조금이라도 더 기억 속 남아있는 그녀를 따라하는 것에 집착하고 있었다.
"그런 내 앞에 너가 기적처럼 다시 나타나서... 자신을 죽여달라고 말했어."
떨려오는 목소리를 억지로 진정시키며 말을 이어간다.
"그래, 너는 항상 옳은 선택을 해왔으니까, 분명 다들 너가 맞다고 하겠지, 나는 틀렸다고 하겠지! 하지만! 그렇지만! 인정하고 싶지 않았어, 아니 지금도, 앞으로도 그것만은 인정할 수 없어!"
점점 격정적으로 변해가는 목소리.
"사랑하는 사람이 죽는게 올바르다는 것 만큼은... 나는 죽어도 인정하지 않을꺼야."
그래서 허세를 부렸다. 사실 카티야가 자신을 죽여달라던 그 때 나는 이미 길을 잃은거나 마찬가지였다.
못들은척 넘어가고 카티야에게 거짓말이라고 말해달라고 애원하고 싶었다.
하지만 눈앞에 있는 그녀가, 나를 죽여달라 말하는 사랑하는 이의 모습이 마치 당장이라도 꺼질 것 같은 촛불같이 보여서 붙잡아 두려고 했다.
"..."
잠시 침묵이 흐른다.
"미안해 카티야, 이런 말을 하려던게 아니였는데."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게 아니였는데, 그녀에게 하고싶은 말은 따로 있었는데...
순간적으로 넘쳐흐르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했다는 자책감에 나는 얼굴을 파묻은 채 잠시동안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
침묵은 길어갑니다.
당연하다는 듯이, 할 말이 없어서 그런 것은 아니었습니다. 어색하게 마음을 쓰고, 어색하게 마음을 다잡은 두 사람의 끝이 그랬으니까요.
그런 알렌의 귓가에는 마치 피를 억지로 집어넣고 있는 것 같은 목소리가 흐릿하게 들려옵니다.
- 살리고 싶지 않아?
- 도망치고 싶어?
- 죽이고 싶어?
깔깔 웃는, 기괴하고 비틀린 목소리는 알렌을 향해 묻습니다.
- 그럼 지금이라도 그만해 줄까?
" ...!!! "
그 말과 함께 카티야의 입에서, 검은 피가 흘러나옵니다.
곧 그녀의 몸이 짧게 떨리고, 혼이 끊어지듯 카티야의 몸이 침대로 무너집니다.
그녀의 의념 파장이 점점... 흐려지고 있습니다.
곧 알렌은 의식적으로 죽은 심장의 태아가 남긴 흔적을 살펴봅니다.
¿ ··············································- · – · – – · · – – · · ·
알렌의 혈관이 움찔거리며, 알 수 없는 신호를 보내옵니다.
'닥쳐!'
피를 억지로 귀로 쑤셔박는 듯한 목소리에 인상을 쓰며 속으로 외친다.
'지금 이딴 새끼에게 신경 쓸 때가 아닌데..!'
- 그럼 지금이라도 그만해 줄까?
그 순간 카티야가 검은 피를 뱉으며 무너지 듯 침대로 쓰러졌다.
"카티야..? 카티야!"
점점 흐려져가는 그녀의 의념 파장이 느껴져왔다.
다급히 그녀의 상태를 살피던 그때
"뭐..뭐야?"
혈관이 멋대로 움직이며 나에게 무언가 신호를 보내려고 하고 있었다.
#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요?
이 이상 진행이 늦어질 시 NPC '카티야 지마'는 사망합니다!
진행도를 빠르게 가속할 필요가 있습니다!
곧, 카티야의 호흡이 가늘어집니다.
여전히 고통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지만, 겨우 잠에 든 것 같습니다.
"..."
잠에 든 그녀를 보고 이제 정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이 느껴진다.
"카티야 미안해..."
무력함이 더더욱 내 몸을 짓누른다.
# 카티야가 일어날 때 까지 기다립니다.
카티야는 일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 더 늦으면 이제 끝입니다.
카티야를 맡기고... 혼자 돌아다녀야 할 것 같군요.
눈을 뜰 생각을 하지 않는 그녀.
"...다녀올께 카티야."
여전히 눈을 감고 있는 그녀에게 말하며 자리를 일어난다.
'더 이상 늦어진다면 정말로 돌이킬 수 없다.'
나는 그리 생각하고 이탈리아로 가고 자 움직였다.
# 카티야를 맡겨둔 뒤 이탈리아로 향하겠습니다.
이동에 무엇을 소모합니까?
188,515GP, 또는 661망념을 필요로 합니다.
#
188,515GP를 소모하여 이탈리아로 향하겠습니다.
이동합니다!
바티칸의 입구에 도착한 순간.
하늘을 날아다니던 천사들의 무기가 순간 알렌을 향하고, 경비대가 모두 무기를 들어올립니다.
" 정지이이이이!!! 누구냐!!!!!! "
아.
조졌다.
"아..."
무사히 바티칸의 입구에 도착한 알렌은 또 다시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그... 이름은 알렌이라고 합니다. 바티칸에 용무가 생겨서 방문했습니다."
마땅한 방도가 없었기에 알렌은 양손을 든 채로 자신을 향해 무기를 들고 있는 천사들을 향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알렌은 자신에게 겨눠진 무기들이 거둬지는 것을 보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고개 숙여 감사를 표했다.
"믿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실수로라도 바티칸에 해가 되는 일을 하지 않도록 주의하도록 하겠습니다."
겉보기에는 어려보이지만 범상치 않은 여성
누가 보더라도 심히 수상하기 그지없는 알렌을 도와준 것에 대해 다시한번 감사인사를 하며 바티칸으로 들어갔다.
# 바티칸 안으로 들어가겠습니다.
# 결코 수상한 목적으로 방문하지 않았습니다...
알렌은 자신의 무죄를 주장합니다!
" 무기를 거두시게. 거짓은 아닌 듯 보오. "
곧 바티칸의 안쪽에서 목소리가 들려오고, 한 명의 여성이 천천히 걸어나옵니다. 그 외견은 13살을 넘지 않은 듯 보였으며 연노란빛의 머리카락을 바닥에 닿을 정도로 길게 늘이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조금도 먼지가 뭍지 않은 것이 눈에 띕니다.
앳된 목소리로 알렌의 말을 긍정해준 여성의 말에 따라, 하늘의 천사들은 다시금 자신들의 할 것을 찾아 떠나고 경비병들도 천천히 무기를 내립니다.
곧 그녀는 알렌을 바라보며 부드럽게 웃습니다.
" 들어오시게. 바티칸은 누구에게나 열린 법이니 말일세. "
그것이 회개하길 바라는 종자에게도 말야. 하면서 그녀는 웃습니다.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알렌은 자신에게 겨눠진 무기들이 거둬지는 것을 보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고개 숙여 감사를 표했다.
"믿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실수로라도 바티칸에 해가 되는 일을 하지 않도록 주의하도록 하겠습니다."
겉보기에는 어려보이지만 범상치 않은 여성
누가 보더라도 심히 수상하기 그지없는 알렌을 도와준 것에 대해 다시한번 감사인사를 하며 바티칸으로 들어갔다.
# 바티칸 안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수많은 시선들이 알렌을 바라봅니다.
마치. 알렌에게 묻고 있는 것 같습니다.
'수상해. 너는,'
그 시선이 여기저기서 쏘아집니다.
" 앞만 보거라. 네 목적이 이들에게 추궁받는 것은 아니지 않더냐? "
움츠러드는 알렌에게 소녀를 닮은 사제가 말합니다.
" 바티칸이라는 곳이 그렇지. 새로운 신을 인정하는 것도 힘들던 아이들이 악신이 실존한단 것을 인정하기까지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렸는지 아느냐? 악을 경계하라. 그 말을 가장 순수하게 듣고 있는 아이들이 바로 바티칸의 아이들이란다. "
그렇게 잠시 걸음을 옮기고 나자 두 사람은 작은 집 앞에 도착합니다.
그녀가 까치발을 들어 문을 열자 곧 여름에 가까운 날씨임에도 온화한 분위기가 알렌을 스쳐갑니다.
" 들어오렴. 너도 궁금한 게 많은 모양이구나. "
수 많은 시선들이 알렌을 꿰뚫고 지나간다.
"..."
스스로의 입장이 어떤지 알고있는 알렌이였기에 그 시선 하나하나가 너무나 무겁게 느껴져 자신도 모르는 사이 고개를 숙이고 움츠러들게 된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상념에 빠지려는 찰나 자신을 도와준 사제의 목소리에 알렌은 다시 정신을 차린다.
"실례하겠습니다."
이미 자신이 올 것을 예상한 듯 자신을 도와준 사제, 무언가 알고있다는 듯 이야기 하는 그녀를 따라 알렌은 집 안으로 들어갔다.
# 사제를 따라 집 안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집 안에는 작은 탁자와 의자, 그리고 몸을 눕힐 수 있는 작은 침대가 하나 있습니다. 그 외에는 특별한 것이 없다고 봐도 무방할 만큼 단순한 집의 모습입니다.
모락모락 연기가 피어오르는 차를 따르며, 그녀는 부드러운 미소를 짓습니다.
" 마시려무나. 사과 유자차야. 날이 갑자기 더워진다고 찬 것을 좋아하는 아이들도 있지만 나이가 들 수록 몸이 찬 것이 더 신경이 쓰이더구나. "
그녀 역시 차를 받아들곤 가볍게 한 모금을 마십니다.
" 묻고 싶은 게 많은 모양인데. 서로 하나씩 질문을 하는 건 어떻겠니. "
쭈뼛거리며 사제가 준 차를 한모금 마신다. 달고 상큼하고 따뜻했다.
말하는 것을 보아 상당히 많은 경험을 쌓고 있을 것 같다고 속으로 생각하는 알렌
"알겠습니다."
서로 질문을 하지는 사제의 말에 알렌은 침착하게 대답한다.
속으로는 당장이라도 그 동안의 의문이나 불안을 쏟아내고 싶었지만 이 이상 자신에게 호의를 배풀어준 이들을 곤란하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
"저 부터 질문을 드려도 괜찮겠습니까?"
묻고싶은 것이 굉장히 많으나 우선 가장 먼저 묻고 싶은건
"제가 이 곳으로 오는 것을 알고계셨는지 여쭙고싶습니다."
이 분이 자신에게 도움을 주게 된 경위를 묻고자 한다.
#
" 알고 있었단다. "
그녀는 대답하면서도 빙그레 웃습니다.
" 아쉽구나. 어떻게 알고 있었냐고 물었으면 한 번에 알지도 몰랐을 것을. 그럼 내 차례인데... "
아, 하고 짧은 숨을 뱉곤. 그녀가 알렌에게 묻습니다.
" 세상이 밉니? "
순순히 나의 질문에 답해주시며 빙그래 웃는 사제님을 바라본다.
이유도 물어보았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해주시지만 사제님을 의심하고 있는 것도 어떻게든 정보를 캐내고자 안달하고 있는 것도 아니였기에 크게 게의치는 않았다.
곧 이어 사제님이 하신 질문을 듣고 나는 숨을 삼켰다.
"...그렇습니다."
마치 비수 같이 꽂혀온다.
그 짧은 한마디가 내 모든 것을 발가 벗기는듯 했다.
그저 긍정하는 것 외에는 별 다른 말을 할 수 없었다.
"다시 제가 질문 드리겠습니다. 어떻게 제가 이곳에 오는지 알고계셨는지 말씀해 주실 수 있으십니까?"
놀란 마음을 무시한 채 나는 사제님께 다시한번 질문을 드렸다.
#
" 내가 주님께 받은 능력은 '예지' 란다. "
그녀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합니다.
" 물론 미래라는 것은 고정적이지 않지. 수없는 순간에 변화하고 때론 내가 본 미래랄 것들마저도 소용 없는 것이 되기도 한단다. 그런데. "
그 눈은 알렌을 담습니다.
확신을 가진 듯, 마치 올 것을 알고 있었다는 듯 말하는 데에는 그런 이유가 있을 겁니다.
" 모든 미래에서 너는 이곳에 찾아오더구나. 어떤 순간에는 분노에 몸을 맡긴 채로 복수를 위해 내게 지혜를 청하기도 했고, 어떤 순간에는 한 아이를 살리기 위해 칼을 휘둘렀단다. 어느 순간에는 절망한 채로 어떻게든 방법을 청하기도 했고, 어떤 순간에는 이곳에선 죽을 수 있지 않을까 하며 나에게 물을 때도 있었지. "
그녀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한 걸음, 한 걸음, 알렌에게 가까워질 때마다 알렌은 따뜻한 무언가에 휩쓸리는 듯한 감각을 느낍니다. 모든 것을 만족시키는 느낌. 따뜻하게 품고, 사랑해주는 것만 같은 아우라.
두 눈에 무언가가 흐르고 있음에도, 알렌은 그것을 닦아낼 수 없습니다.
너무나 힘들었습니다.
너무나 힘듭니다.
견딜 수 없을 것만 같습니다. 누군가에게 부정당하고, 누군가에겐 위선의 취급을 받고, 누군가에겐 유일한 믿을 곳이 되었고, 그를 위해 죽는 이들을 봐야만 했습니다.
그런 것을, 견딜 수 있을리가 없지 않습니까.
알렌은 세상을 싫어하는 것만큼 스스로를 싫어했습니다. 세상은 자신을 이렇게 몰아붙혔다지만 자신은 자신에게 닿은 모든 것조차 제대로 지킬 수 없다고 생각했으니까요.
그 모든 불만과, 그에 의해 쌓여온 모든 것들이 터져나옵니다.
알렌은 그 모든 것을 토해내고, 슬퍼합니다.
" 괜찮단다 아가. 모든 것은 이뤄질 일이고, 일어났을 일일 거야. 네 선택이 더 나은 결과를 냈을 수도 있겠지. 하지만 이미 이뤄진 결과에서 너는 최선을 다하고 있단다. "
그.
오묘한 토닥임 속에 알렌은 참아오던 둑을 터트리고 맙니다.
언어로 맺혀 토해낼 것들은 이미 언어가 아닌 원초적인 소리로써 터져나옵니다.
감정은 이미 둑이 터져나온 듯 모든 것을 터트리고 있습니다.
작은 온기가 알렌의 볼에 닿습니다.
알렌의 눈을 무언가가 닦아내는 것이 느껴집니다.
작은 손, 아이의 손일 그것에 닿은 채로 알렌은 한참을 소리를 지릅니다.
.
.
...
곧 모든 감정을 호소한 뒤에야.
알렌은 숨을 고르면서 눈앞의 여인을 바라봅니다.
지금까지는 볼 수 없었지만 이제는 정확히 인식할 수 있습니다.
연분홍빛의 날개.
손등에 느껴지는 문신이 타오르는 것 같지만, 저 주위에 느껴지는 아우라로부터 모든 고통이 사라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 немного любви . "
그 말을 들은 알렌은, 얼어붙은 채 그녀를 바라봅니다.
" 분명. 네 부모의 바람은 내게 닿았단다. 아가. "
하니엘께서는당신을 바라봅니다.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가
"나는..."
고통만이 가득한 삶 속에서 나는 그녀를 만났고 나의 삶에는 비로소 의미가 생겼다.
그녀가 원하는 것이 내가 원하는 것이였고 그녀의 행복이 곧 나의 행복이였다.
하지만 그런 나를 비웃듯이 세상은 나에게서 그녀를 앗아갔다.
"왜..."
삶의 이유였던 그녀를 잃어버리고 나는 그녀처럼 되고자 살아가기로 했다.
왜 그렇게 살고자 마음먹었는지 나도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만약 그녀를 정말로 다시 만나게 된다면 웃으면서 자랑스럽게 힘냈다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녀가 다시 돌아오고 나는 그녀처럼 선한 사람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밖에 없었다.
"나 같은건..."
그렇게 여태껏 쌓아올린 것을 부정하고 위선적인 말을 지껄이면서 그녀를 구하고자 했다.
그녀를 구하겠다 다짐해 놓고 이제와서 다른 이들의 삶을 무시할 수 없었다.
그래서 나는 지금 어떤가? 그녀를 구할 수 있었나? 다른 이들이 부조리한 현실에 희생당하는 것을 막을 수 있었나?
나는 그 무엇도 할 수 없었다.
"그냥..."
마치 둑이 터진 것 처럼 감정이 멋대로 쏟아져 나온다.
아무런 도움안되는 생각이라며 억지로 한켠에 쑤셔넣어둔, 하지만 계속해서 내 머릿속에 남아있던 생각이 흘러넘친다.
"그냥 죽어버리는게 좋았던거 아닐까요..."
결국 내 생각은 위선이였고 나는 그녀를 구할 수 없었고 나 때문에 사람들이 죽어갔다.
무엇하나 제대로 마주하지 못했고 무엇하나 성공하지 못했다.
이 무의미한 삶을 이어 갈 필요가 있는가.
아니 나만 없었다면, 내가 카티야를 만나지 않고 죽었다면 이 모든일들은 일어나지 않고 끝날 수 있지 않았을까.
사제님의 위로의 말에 흘러넘친 감정이 자기 자신에 대한 혐오감이 이내 통곡이 되어 나 자신조차 어찌 할 수 없게 된다.
한동안 그저 울부짖는거 밖에 할 수 없었다.
"..."
그렇게 얼마나 울부짖었을까 쏟아내던 감정이 비로소 안정을 찾았을 때 나는 사제님의 모습을 다시한번 바라보았다.
"사제님?"
연분홍빛의 날개
그 손길에 내 팔에 붙어있던 낙인이 불타 사라진다.
얼어붙어 아무것도 못하던 그 때 부모라는 말에 알렌은 비로소 다시 정신을 차린다.
"처..천사셨던건가요? 부모라니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갑작스럽게 너무 많은 사실이 내게 밝혀져 제대로 이해 할 수 없었다.
#
" 몰라도 된단다. "
그녀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습니다. 대답할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녀는 아무것도 설명해주지 않습니다. 알렌이 아직은 받아들일 때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녀는 알렌을 품습니다. 아름다운 아이의 모습으로 사람들 품에 숨어 있던 천사는, 사람들에게 내몰린 소년에게 손을 내밀었을 뿐입니다.
" 몰라도 돼. "
알렌의 이마에 무언가 뜨거운 감각이 닿습니다.
깨질 것 같던 머리가 맑게 개이고 알렌은 고개를 들어올립니다.
정신력이 모두 회복되었습니다.
그런 알렌의 귀에 소란들이 들려옵니다.
" 이런. 일이 생겼나보구나. "
도움을 청하는 소리, 무언가를 막기 위한 소리.
그런 소리들.
이전에는 지나칠 수 없던 소리들.
이지만 지금은 지나칠 수 있는 소리들이 들려옵니다.
" 어쩌고 싶니? "
알렌은 선택할 수 있습니다.
솔직히 이젠 모르겠다.
이제 나는 무엇을 해야할지, 어떻게 해야할지 아무것도 모르겠다.
내가 하는 모든 선택이 그저 이 모든 상황을 악화시키는 것 같다.
그저 주저 앉고 싶었다.
"..."
하지만 내가 이렇게 주저 앉으면 무엇이 달라지는가?
바티칸에 오기 전 나를 비웃던 죽은 심장의 태아의 웃음소리가 내 귓가를 스치는거 같았다.
도움을 요청하는 소리, 무언가를 막아내려는 소리
저런 것들을 보고 그저 무너져 내려 주저앉아 있으면 나는 그걸로 마음편히 있을 수 있는가?
"그래 나는 원래 이런 놈이였지."
나는 예전부터 이미 몇번이고 무너졌었다.
잘 이해하지도 못한 이상을 따라가며 지키고 있던 얄팍한 신념은 몇번이고 산산조각 났었다.
하지만 그 때마다 나를 일으키고 지탱한 것은 다름아닌
"증오."
그렇다. 어떠한 이성적 판단도 논리도 아닌 한없이 감정적이고 비논리적인 증오였다.
내 눈앞에서 사람들을 죽이려는 증오스러운 것들을 보고도 가만 주저앉아 있을 수 있는 여유로운 성격은 되지 못했다.
"지금 저는 제가 무엇을 위해 싸워야할지, 무엇을 위해 나아가야 할지 아무것도 모르겠습니다."
그래 지금 내가 검을 잡는게 맞는건지, 이곳에 개입하는게 맞는건지 어떤 것도 확신할 수 없었다.
"하지만 찾고 싶습니다. 반드시 찾고 싶습니다. 그러니 그건 천천히 시간을 들여서라도 찾고 말겁니다. 아무리 두렵더라도, 자신이 없더라도 찾는 것을 포기하지 않을겁니다."
하지만 반드시 찾을 것이다, 아니 죽을 때 까지 찾지 못하더라도 찾는 것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적어도 지금만큼은 그런 것이 없더라도 이 충동에 몸을 맡기고자 합니다."
그러니 지금만큼은 설령 잘못되었다 하더라도 눈앞에 증오스럽고 부조리한 현실을 부수고 싶다는 충동에 몸을 맡기고자 한다.
"선택이 두려워 저런 것들을 보고 그냥 주저앉아 있을 만큼 저는 속편한 성격이 되지 못하는 글러먹은 놈이니까요."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이만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렇게 인사한 뒤 나는 급하게 도움을 바라는 소리를 향해 뛰어갔다.
# 소란이 일어나는 곳으로 향하겠습니다.
가능하다면 린과 합류를 시도하겠습니다.
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알렌을 바라봅니다.
" 그래. 그래야 그 두 사람의 아들이겠지. "
그녀는 나가려는 알렌의 등을 바라보며 성호를 긋습니다.
" 그분께선 너 역시도 사랑한다는 사실을. "
잊지 말렴.
그 말을 마지막으로 알렌은 문 밖으로 뛰어나옵니다.
그리고, 그가 느낀 것은.
두근.
심장이 미친듯이 뜁니다.
아니. 심장이 아닙니다.
손등에 남은 세 개의 흔적 중 하나가 미친듯이 뛰면서 어느 방향을 가르키고 있습니다.
알렌은 선택해야만 합니다.
1. 흔적이 말하는 방향으로 간다.
2. 사람을 구한다.
- -12- 죽은 심장
- 아이들을 격려하면서 서서히 돔으로 변해가는 빛의 기둥을 향해 달린다.
"얼마 안남았습니다. 조금만 더..!"
다행히도 완전히 돔이 되기 전 아이들과 같이 제 때 그 안으로 도착할 수 있었다.
"다들 괜찮으신가요?"
아이들의 안부를 살핀 뒤 그제서야 이 돔이 얼마나 강력한 것인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이건 그 때와 비견될만한...'
전쟁스피커전 당시 히어로 모먼트라는 알 수 없는 코스트로 이끌어낸 힘과 맞먹을 정도로 엄청난 규모의 능력이였다.
"!"
순간 혼란스러운 목소리에 시선이 자연스럽게 그곳으로 향한다.
무릎을 꿇고 쓰러져 있음에도 자신의 과거를 설파하고 계시는 한 사제 분.
곧 이어 그의 동료로 보이는 다른 사제 분이 그를 부축하며 하는 말도 들려온다.
'성법의 사용이 제한되었다? 그래서 바티칸의 기능이 이 정도로...'
"저기 잠시 말씀 좀 여쭐 수 있을까요?"
우선 아이들과 아이들의 선생님을 맡기고 보다 자세한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나는 사제 분들에게 다가갔다.
#사제들에게 다가가겠습니다.
부분적인 스킵이 이뤄집니다!
바티칸의 흩어졌던 사람들을 모두 수습한 알렌은, 손등에 느껴지는 격렬한 통증을 느낍니다.
- 잘 했어.
손등에 남은 문신 하나가 천천히 사라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극심한 고통에 알렌은 팔을 끌어안습니다.
마치, 팔을 자르는 것이 더 편할 것 같은 고통입니다!!!
- 아버지께서 오고 계셔. 그 분이라면 너의 소원을 들어주실거야. 그러니까.
귀의하렴.
"큭...크으으..!"
간신히 남은 생존자들을 수습하고 나니 갑자기 손등에서 부터 심상치 않은 통증이 올라오기 시작한다.
"!!!"
팔을 끌어안은채 나오려는 비명을 참기 위해 피가 날 정도로 이를 악문다.
고통과 제법 가까운 삶을 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견뎌내기 힘들 정도의 고통이였다.
- 잘 했어.
그 순간 귓가에 들려오는 목소리와 함께 문신 하나가 사라지고 통증은 더욱 심해져간다.
- 아버지께서 오고 계셔. 그 분이라면 너의 소원을 들어주실거야. 그러니까.
귀의하렴.
고통에 식은땀이 비오듯 쏟아지고 계속해서 나를 향해 그것이 속삭인다.
'나의 소원.. 이라면... 카티야..?'
고통 때문에 머리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음에도 소원이라는 말이 자꾸 내 머릿속을 맴돈다.
그래, 여태껏 카티야를 구하기 위해 달려왔다.
그것을 위해 지금까지 견뎌온거다.
그런 내가 지금 할말은 당연히...
"X까."
이것밖에 없다.
# 문신이 없는 손으로 문신에 중지를 치켜세우며 거절하겠습니다.
- 그렇다면 난 네게 가장 소중했던 것을 빼앗을 텐데도?
- 그렇다면 난 네게 가장 소중했던 것을 빼앗을 텐데도?
"..."
나는 그 말에 고통에 신음 소리를 내는 것 조차 잊은 채 순간 아무말도 못했다.
소중했던 것을 빼앗겠다, 그러니 순순히 내 말에 따라라.
뭐 그런 말인가?
"흐..."
그런 생각을 하니
"하하하하하..!"
나도 모르게 미친놈 마냥 웃음이 나온다.
"이 X새끼가 마지막까지 X같은 말 만 쳐하네."
소중했던 것을 빼앗겠다고?
이미 아이들의 부모와 마찬가지던 선생님의 목숨을 앗아가 놓고
많은 사람들의 형님을 그렇게 죽게 만들어 놓고
아무 상관도 없던 수 많은 사람들에게 그런 비극을 만들어 놓고선
"이제와서 나 보고 빼앗기기 싫으면 나 보고 널 따르라고?"
한 때 녀석의 말에 마음이 흔들렸었던 내 자신이 더더욱 혐오스러워진다.
"X까, XX새끼야."
#
거절
끌려다녔습니다.
꽤나 오래. 꽤나 오랜 시간동안.
한 사람의 목숨을 저당잡히고, 한 사람의 마음을 저당잡히고.
그 대가로 수많은 사람들의 실망을 사기까지 했으니까요.
그것은 알렌에게서 터져나오는 분노입니다.
쌓이고 쌓여버린 분노. 더이상 참을 수 없던 분노.
그 분노를 받아들인 죽은 심장의 태아는.
- ... 히.
아이도,
어른도,
그 무엇도 아닐 기이하고 뒤틀린 웃음소리로,
- 끄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알렌.
선택해야만 합니다.
카티야를 포기한다.
당신은 아직.
카티야의 그림자에 가려져 있나요?
"X발..."
이 뒤틀린 웃음소리를 들으니 입에서 절로 욕지거리가 나온다.
"카티야..."
그녀의 이름을 입에 담으니 많은 기억들이 떠오른다.
그녀가 행복했으면 했다.
이 세상 누구보다 행복했으면 했다.
하지만 불가능하다.
그녀가 행복했으면 하는 나의 바램에 더 이상 아무 관련 없는 사람들을 끌어들일 수 없었다.
"미안해..."
이제 그녀 없는 세상을 살아가는 것은 두렵지 않았다.
이제 그녀처럼 선한 사람은 될 수 없겠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살아갈 수 있겠지.
하지만 그럼에도 이렇게 괴로운 것은
"나는... 너를 구할 수 없었어..."
사랑하는 사람이 죽어버린다는 이 현실이
누구보다 행복했으면 하는 사람을 위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이 현실이
너무나도 슬펐다.
#
카티야를 포기하겠습니다.
포기해야만 하는 것.
여전하게도 알렌은 자신의 마음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것은 단 다섯 개의 문자로 이루어진 문장입니다. 카티야 지마라는 이름으로 이뤄진 그 문장은 알렌에게 삶의 이유였으며, 알렌이라는 사람이 정의를 추구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 이름이 더럽혀지고 있을 때. 자신의 선택에 따라 사람들의 목숨을 천천히 갉아먹고 있을 때까지. 알렌은 여전히 긴 시간을 방황했음을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놓아줍니다.
포기합니다.
알렌은 본능적으로 검집을 붙잡고 눈을 감습니다.
-
그 가증스런 목소리가 들리지 않고.
손등의 간질거리던 맥박은 더이상 느껴지지 않았으니까요.
특성 '불결한 자를 쫓는 자'가 해제됩니다!
그리고.
알렌의 헌팅 네트워크가 미친 듯이 경고를 보내오기 시작합니다!!!
[ WARNING ]
[ 위험 ]
[ 현 시간부로 대상자의 연락처에 존재하는 인물의 침식 현상 발생. ]
[ 의념 파장의 분석 결과, 망념화의 형태로 판정. ]
[ 게이트의 발생을 대비하십시오. ]
- 축하해. 용사....
태아는 알렌의 모습에 흥미를 느낀 듯, 가벼운 축복을 보냅니다.
- 영웅이 될 수 있게 됐녜?
[ 이봐요. 빨리 돌아오세요!!! 당신이 맡기고 간 여성 분이 갑작스럽게 발작을 시작했습니다. ]
[ 어떻게든 발작을 막고는 있지만 신성으로 억제하는 것도 한계에요. 저 여자. 심장이 이미 망념화를 시작했단 말입니다! ]
[ 어서!!!!!!! ]
무당의 연락을 본 알렌의 머릿속은 새하얗게 물들어가기 시작합니다.
시나리오 3편독불언
자, 그대여.
그대의 첫 이야기.
그대의 운명의 첫 이야기는 이제 막을 마칠 준비를 시작합니다.
그대의 미련을 베고 나아갈 수 있을지.
그대는 미련을 지고 나아가게 될지.
지금부터.
알렌의 첫 막이 시작됩니다.
- -13- 닿을 수 없는 이야기들
- 검집을 쥐고 눈을 감는다.
어느순간부터 손등을 타고 올라오는 고통도 손등을 간질이는 맥박도 그 빌어먹을 목소리도 느껴지지 않는다.
그리고 그것을 자각한 순간
"!"
미친듯이 울려대기 시작하는 헌팅 네트워크
무당님에게서 보내지는 다급한 메시지
급변하는 상황에 잠시동안 머릿속이 새하얘지며 그대로 굳어버렸다.
- 축하해. 용사....
그 때 마지막으로 귀에 들려오는 태아의 목소리
- 영웅이 될 수 있게 됐네?
태아가 과연 어떤 뜻으로 이런 말을 보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나에게는 이 마지막말은 축복은 커녕 그저 조롱으로 밖에 들리지 않았다.
'개소리지.'
나는 지금 옳은 일을 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저 내가 여태껏 부려왔던 억지에 더 이상 다른 사람들이 말려들게 할 수 없었다.
"...가자."
그렇게 태아의 조롱과도 같은 마지막 목소리에 정신을 차린 나는 발걸음을 옮겼다.
# 카티야가 있는 곳으로 이동하겠습니다.
바로 이동할 수 있는 수단이 있습니까?
'린 씨에게 또 도움을 받아버렸네...'
복잡한 기분이었만 알렌은 우선 해야할 일을 하기 위해 움직였다.
#GP를 소모하여 카티야가 있는 곳으로 이동하겠습니다.
자유 마카오로 이동합니다!
붉은 하늘,
영원한 밤이라 불러도 이상하지 않을 자유 마카오의 하늘이 붉게 물들어 있습니다.
거리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경계하며 무기를 쥐고 있고. 그 중에는 새로운 큰형님이라 불리던 남자가 경계하며 주먹을 쥐고 있습니다.
마카오에 다시 돌아오고 난 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붉은 하늘이였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어...'
이 이변이 말해주는 사실은 명확했기에 알렌은 한시라도 빨리 카티야를 찾고자 했다.
얼마안가 수많은 사람들이 경계하듯 무기를 들고 서있는 것을 확인한 알렌
"다들 괜찮으신가요?"
알렌은 혹시 자신이 늦진 않았을까 걱정하며 쑨쉬항의 뒤를 이은 것 처럼 보이는 한 사내에게 다가갔다.
# 상황을 묻겠습니다.
그는 알렌을 보곤 안심한 듯, 풀어진 표정으로 등 뒤를 바라봅니다.
" 썩 좋지는 않습니다. 데려오신 동료분이 갑자기 발작하는 것을, 꼬마같이 생긴 분이 억지로 말리고 계시고. 갑자기 마카오에서 딱 저희가 지키는 이쪽 거리만 이 꼴이 나는 바람에 문제가 나질 않나. 가디언들도 어서 동료분을 죽여야 한다고 고래고래 하시길래 일단은 지키고 있었습죠. "
망념화로 게이트가 열리기 전에 카티야를 죽이려 한 모양이군요.
무당은 그런 카티야의 망념화를 일시적으로 억누르고 있었고, 이들은 알렌을 기다리며 다른 이들의 침입을 막고 있던 것으로 보입니다.
" 가보십시오. 회포보단... 바쁜 일이 있으시지 않습니까. "
그는 길을 터주며 웃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자신을 보고 웃으며 위해주는 사내를 보며 알렌은 잠시 괴롭다는 듯한 표정을 짓다가 이내 각오를 굳힌듯한 표정으로 고개 숙여 감사를 표하고 가야할 곳으로 향했다.
'카티야...'
이제 마지막이 다가오고 있었다.
# 카티야에게 향하겠습니다
사실, 일찍부터 알고 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런 마지막을 머릿속으론 알고 있었습니다.
무작정 행복한 마지막이 되지는 않을 것이고, 자신 역시 지금은 도망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하지만.
가장 바닥에 떨어졌을 때부터 당신은 나에게 촛불이 되어주었습니다.
방황하던 나에게 사람의 온기가 어떤 것이라고, 제대로 된 음식의 포만감이 어떤 것이라고 알려주었습니다.
그러면서도 당신이 내게 바라는 것은 없었습니다. 당신은 내게, 단지 살아야 하는 이유를 스스로 찾으라는 것처럼 말하곤 했습니다.
그래서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사랑했습니다.
그래야만, 그렇게 해야만. 나는 그 마음을 보답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만난 부활한 이들은 모두 끔찍한 목표를 가지고 있었다면, 당신만은 부활했다 하더라도 나에게 그 무엇도 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나에게 힘없이 휘둘리고, 고통 속에서도 나의 행동을 응원했습니다.
나는 그렇기에 당신을 믿고 나아갔습니다.
그래요.
나는 그때도 이별을 받아들이지 못했습니다.
그렇기에 당신을 여전히 고통속에 머물게 하였고.
당신을 결국, 놀아나게 만들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요.
나는 그때도 이별을 받아들이지 못했습니다.
그렇기에 당신을 여전히 고통속에 머물게 하였고.
당신을 결국, 놀아나게 만들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깊은 광장 앞.
한 사람이 무릎을 꿇은 채로 알렌을 올려봅니다.
예의 무당은 작은 방울을 앞에 눕혀둔 채로 알렌을 올려봅니다.
" 가십시오. "
그는 문을 가르키며 말합니다.
" 제게 허락된 시간은 수 시간 남짓. 그 시간이 지나면 저는 망설임 없이 그녀를 억누르지 않을 것입니다. 제 신께 책망을 들으면서도, 나는 그대를 믿었습니다. "
그는 책망하듯, 알렌을 바라봅니다.
" 그러니 내 믿음이 부디 썩지 않길 바라겠습니다. "
그러며, 그는 조용히 작은 절 한 번을 올립니다.
" 당신의 부모님께 진 빚은, 이제 이것으로 모두 갚았음이니. "
알렌.
문을 열고 들어가십시오.
나의 탓이야.
언젠가 이렇게 될거라는 것을 어렴풋이 눈치채고 있었으면서 사랑한다고, 보답하고 싶다고 말하는 나의 이기심에 결국 너를 이런 고통 속에 빠트렸어.
"..."
무당님께서 책망하듯 나에게 말씀하시고 이윽고 작게 절 한번을 올리시는 모습에 나도 아무말 없이 무당님께 고개를 숙이고 문앞에 섰다.
이윽고 작게 심호흡 한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간다.
"안녕, 카티야."
이별할 시간이다.
# 안으로 들어가겠습니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갑니다.
그곳에는 그 누구보다 믿음직하던 자신의 빛이 검을 들고 서있습니다.
그 검으로 자신을 죽이지는 않고, 알렌을 기다린 까닭이 있다면. 그녀는 자신의 죽음으로 혹시나 무너질 알렌을 걱정했기 때문일 겁니다.
" 왔구나. 알렌. "
카티야는 봄을 닮은 그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자세를 잡습니다.
알렌 역시도 말없이 자세를 잡습니다.
한 사람은 상단세. 마치 모든 것을 힘으로 찍어누르려는 듯. 거칠고 단순한 검술.
알렌이 지금까지 배워오고 깨달아온 자신의 검술은 적을 부수고 베어나가며 이어지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를 상대하는 검은 하단세. 어느곳이라도 치솟으며 그것을 쳐낼 준비가 마쳐진 검.
카티야는 지금까지 자신을 상대할 때에도, 적을 상대할 때에도 막아내며 흐름을 취하는 것에 능숙하곤 했습니다.
그녀는 눈물을 한 방울 떨어트리면서도, 알렌을 바라보며 조잘거립니다.
" 사실. 알고 있었어. "
카티야의 눈에선 눈물이 천천히 흐르고 있습니다.
" 날 지키려고, 날 믿어서 그렇게 움직이던 너를. 사실 믿고 있으면서도 그 호의에 기뻐서 마무리짓지 못한 나를. 알고 있었어. "
이것보다 일찍 마쳤어야 한다는 듯.
그녀는 자신을 책망하고, 슬퍼하면서도.
" 그래도 알렌. 나는 그런 네가 좋아. 누구보다도 먼저 몸이 뛰어나갈 수 있는, 불은 닮은 듯한 네가 반짝이는 빛이 되고 있음을 말야. "
천천히. 한 걸음을 내딛자.
알렌은 본능적으로 풍겨오는 감각에 느낍니다.
자신이 성장한 것만큼.
그녀 역시도, 죽은 심장의 태아에 의해 강해졌음을.
" 그러니 알렌. 너의 검으로 이야기하자. "
그녀는, 받아들입니다.
" 나를 베고, 달려나가줘. 더이상 나에게 묶여있지 말고. 카티야라면, 그런 생각 대신. "
너라면 어떻게 할 것이라고.
그 믿음을 가지라고.
알렌.
당신의 이야기를 시작합시다.
선공권은 당신에게 돌아갑니다.
여전히 봄과 같은 미소를 나를 반기는 카티야
눈물흘리며 나에게 말하는 카티야를 보며 나는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는다.
"..."
조금이라도 마음이 약해진다면 내가 질테니까, 나는 이를 악무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하고 검을 뽑아든다.
자신의 검은 힘으로 부수고 찍어내듯 베어낸다, 하지만 카티야는 다르다.
상대의 공격을 받아내고 흐름을 가져가는 검
그것이 카티야의 검이다.
꽈악
그녀가 한발 다가오자 검을 쥔 손에 힘이 더해진다.
강해졌다, 이전의 카티야보다 확실하게 강해졌다, 아마 태아가 수작질을 했겠지.
저벅
그녀를 따라 나도 한걸음 내딪는다.
이제와서 어설프게 그녀를 따라할 생각은 없다.
그녀가 내 공격을 받아내고 흐름을 가져간다면 나는 그녀가 받아낼 수 없는 공격을 하겠다.
# 망념 50을 쌓아 신체를 강화
검날 백근추로 찍어 누르듯이 공격하겠습니다.
호흡은 한 순간 달싹이고.
그 숨이 완전히 뱉어지기도 전에.
캉!!!!!!
알렌의 검은 찍어누르듯 카티야를 향해 휘둘립니다.
검날 백근추
순식간에 무거워지는 검에도 카티야는 웃으며 검을 가볍게 한 걸음 빼내면서 그대로 아래로 짓눌리고.
이바노 코르보푸스코스
검은 마치 바람에 흩날리듯, 알렌의 눈 앞으로 순식간에 짓쳐듭니다.
지훤枝嚾
카가강!!!
수 번의 검날은 순식간에 알렌의 사각을 노리고 휘둘리고, 몇 번의 공격을 막아내지만 하나의 검격이 알렌의 사각을 노리고 날아듭니다.
상처가 새겨지고, 알렌의 상처가 붉은 핏줄기를 한 방울 뿜어냅니다.
카티야의 검은 마치 바람처럼 내 검에 짓눌리나 싶더니 어느순간 카티야의 검은 나의 눈앞에 다가와 있었다.
사각을 향해 날아오는 검격들을 아슬아슬하게 막아내지만 차마 보지 못한 검격에 자상이 새겨진다.
"..."
나름 최선을 다한 일격이 카티야에게 닿지도 않는다는 것을 확인했지만 큰 동요는 일어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오랜 시간동안 희미해져있던 그녀와의 간격을 다시 확인한 것 같은 느낌이였다.
어설프게 힘으로 누르겠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쫒아가야한다, 아니 앞질러야한다. 몸을 짓이겨서라도 그녀의 검의 궤적을 앞질러야 한다.
#이바노 크로보푸스코스 제 일형 노학을 사용, 잔여망념 60을 소모하여 총 5회 검격
카티야를 직접 배어내기 보다 카티야의 검로를 차단하듯 검을 쳐내며 빈틈을 노리듯 검을 휘두르겠습니다.
카가강!!!
검과 검이 가볍게 교선을 그리며 튕겨나가고.
캉!!!!!
허공에서 튕겨나고 있을 때.
궤적을 눈으로 쫓으며 알렌은 생각합니다.
참으로 지독하게도, 그녀다운 검들이라고 말입니다.
뜨드득.
손잡이를 강하게 쥐어 그 힘은 우악스럽게 강해지고, 알렌은 한 걸음을 내딛으며 검을 들어올립니다.
이바노 코르보푸스코스
카앙!!!!!!!!
노학
한 번의 검에 카티야의 검이 그대로 한 걸음 뒤로 밀려나고, 강하게 부딪힌 파찰음이 울립니다.
표정은 굳어가지만 이 검을 쫓아가지 못한다면 드는 생각으로 정신없이 쫓아가며 알렌은 다시금 검을 들어올립니다.
한 번, 두 번, 네 번.
검이 닿으며 카티야의 목에 검이 닿으려 할 즈음.
이바노 코르보푸스코스
그녀는 한순간 앞으로 걸음을 뻗고 알렌의 앞으로 스쳐갑니다.
몸은 하늘로 떠오르고, 검은 천천히 땅을 향하며, 흐릿한 반달을 그어나갈 때.
노학
알렌의 어깨에 선명한 자상과 함께 피가 터져나오고, 알렌은 급히 뒤로 돌아서며 검을 부딪힙니다!
카아앙!!!!!!!
뒤로 밀려나며, 쌓인 숨을 뱉고 알렌은 다시금 자세를 잡습니다.
캉!!!!!
나의 검과 그녀의 검이 맞부딪히며 튕겨나간다.
나를 노리며 휘몰아치는 그녀의 검을 막아내면서도
카앙!!!!!!!!
나를 향하는 그 검격 하나하나가 참 카티야 답다고 생각하고 만다.
그럼에도 나는 몸을 짓이기듯 검을 휘둘러가며 한걸음 한걸음 그녀에게 다가간다.
숨은 점점 한계까지 차오르고 이윽고 그녀의 목에 나의 검이 닿을 수 있던 그 순간.
"!"
나를 스쳐지나가는 그녀의 모습과 동시에 나의 어께에 새겨지는 자상
카아앙!!!!!!!
반사적으로 뒤돌아 그녀의 검을 막아내고 그 충격에 뒤로 밀려나 버린다.
"후우..."
쌓인 숨을 뱉어내며 자세를 고쳐잡는다.
닿지 않았다, 쫒아 갈 수 없었다, 같은 한심한 생각을 하고 있을 틈은 없다.
따라가야한다, 따라잡아야한다!
# 화로 첫걸음을 사용, 방어에 전념하겠습니다.
오뫼르의 대장 화로
발끝에 불꽃이 피어오르고, 알렌은 걸음음 옮기며 검을 들어올립니다.
캉!!!!
점점 더, 그녀의 검이 빨라지는 느낌이 듭니다!
계속해서 쏟아지는 그녀의 검격을 막아내고 피해낸다.
"..윽!"
마치 필사적으로 쫒아가려는 나를 따돌리려는 듯이 점점 빨라지는 그녀의 검.
점점 숨과 망념은 차오르고 그녀의 검이 점점 나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까득
하지만 나는 여기서 쓰러질 수 없다.
어설픈 생각은 버리고 그녀의 검에 집중해! 몸을 더더욱 가속시켜!
나는 지금 그녀를 죽이고 살아남기 위해 여기서 검을 휘두르고 있는거야!
# 망념 80을 쌓아 노학 6연격을 사용
이전 턴 어깨를 밴 카티야의 검을 떠올리며 그녀의 검을 쳐내듯 휘두르겠습니다.
이바노 코르보푸스코스
검을 들어올리면 마치 검이 빨려가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노학
휘두르는 검은, 마치 한 걸음만 더 나아가면 벨 수 있을 것 같음에도 아슬아슬하게 닿지 않고 있습니다.
" 알렌. "
카티야는 알렌의 노학을 쳐내머, 예전과 다르지 않은 평온한 표정을 짓습니다.
" 여전하네. "
잘 풀리지 않으면, 고집을 부리는 거.
카가강!!!
오뫼르의 대장 화로의 덕으로, 겨우 한 걸음을 빗겨낸 알렌은 검에 집중합니다.
왜 밀려나지? 왜 지고 있지?
왜 나는 계속해서 이 검에 밀리고 있지?
카티야의 검이 더 뛰어나기 때문에?
알렌의 검술이 부족하기 때문에?
아닙니다. 아닙니다!
그런 본질적인 문제로 접근해서는 안 됩니다.
알렌. 생각해야합니다.
지금 당신의 검에 무엇이 부족한지. 떠올리십시오!
닿지 않는다.
아무리 빠르게, 강하게 검을 휘둘러도 한 끝 차이로 카티야에게 닿지 않은 채 서서히 밀리고 있었다.
무엇이 부족한 것인가?
모르겠다, 아니 오히려 걸리는 것이 너무 많아 일일이 생각할 수 조차 없었다.
압도당하고 있지는 않았다, 단 한 걸음이 모자라 닿지 않았다.
결코 매울 수 없을 것 같은 한 걸음이...
'한 걸음..?'
카앙!
마지막 검격이 카티야의 검과 부딪히며 거리가 조금 벌어진다.
"하아하아..."
가쁜 숨을 내 쉬면서도 사고가 계속 된다.
한 걸음이다, 한 걸음이 부족하여 내 검은 그녀에게 닿지 못하고 있다.
알고있다, 여태껏 그 한걸음을 매우기 위해 필사적이였으니까.
하지만 그렇다면 어째서...
'나는 그녀에게 다가가지 않고 검만 휘두른거지?'
단순히 걸음 자체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 아니다, 당연히 그녀는 나의 움직임에 맞춰 거리를 벌렸으니까.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충분히 그녀에게 다가갈 수 있었다, 파고들 수 있었다, 접근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나는 그렇게 움직이는 검술을
'이미 알고 있어.'
어깨의 상처가 자신의 존재를 잊지 말라는 듯이 욱신거린다.
그렇다면 나는 어째서 이것을 알고 있음에도 시도할 생각을 하지 못한 것인가?
'파고들 때 받을 공격을 경계하느라?'
절대 아니다, 이제와서 그녀의 공격이 두려워 이런 무의미한 소모전을 지속한다는 일은 결코 있을 수 없었다.
하지만 그렇다는 것은 지금 이 상황이 시사하는 것은 한 가지 뿐이라는 소리였다.
나는...
'이제와서 망설이고 있던거였어?'
그저 그녀를 베어내기 위해 발걸음을 내딛고 그녀를 지나쳐서 발걸음을 내딛는 것을 망설이고 있었다는거다.
"..."
검을 쥔 손에 힘을 더하고 호흡을 정돈한다.
"네 말 대로야, 카티야."
이제와서 쓸데없는 고집이나 부리고 있었다.
이래서야 여태껏 내 억지를 따라준 카티야에게도 나 때문에 눈물을 흘렸던 린 씨에게도 고개를 들 수가 없다.
'할 수 있을까?'
모르겠다, 확실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럼에도 움직여야한다.
나는 이제 카티야를 등지고 발걸음을 옮겨야 한다.
#망념 20을 쌓아 노학 3연격을 사용
카티야의 옆으로 지나가겠다는 생각으로 움직이면서
1격으로 방어를
2격으로 카티야를 지나가며 스치듯 베어내고
3격으로 뒤에서 일격을 시도하겠습니다.
오답입니다.
검이 파훼되며 알렌의 몸에 작은 자상이 하나 더 새겨집니다.
알렌은 한 걸음 물러나며 떠올립니다.
망설임도 정답이 아니라면. 대체 무엇이 정답이지?
다시한번 카티야에게 파훼된 검술에 자상이 새겨지고 나는 다시금 뒤로 물러난다.
망설임을 버린다고 그녀에게 닿을 수 있는 것은 아니였다.
그럼에도 망설임은 확실하게 버릴 수 있었다.
"..."
다시한번 내 앞에 있는 그녀를 똑바로 바라본다.
나의 삶의 방향이고 목표였으며 모든 것이었던 그녀.
그렇기에 나는 그 동안 나의 검에 그녀를 담아왔었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다.
나는 여기까지 오면서 그 모든 것들을 잃었다.
삶의 방향도, 목표도, 내 모든 것은 무너졌다.
그렇다면 지금 나의 검에는 무엇이 담겨있는가?
나는 지금 무엇을 담아 한 때 내 모든 것이였던 사랑하는 사람을 베려하고 있는건가?
"..."
그런 생각이 머리를 스치자 나도 모르게 얼굴이 일그러진다.
괴로움 때문인지 자신이 우스워 조소하고 있는건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글러먹었네."
완전히 글러먹었다.
"여태 이기려고 검을 휘두르고 있었어."
이긴다, 승리한다. 나도 모르게 그런 생각을 하고있던 모양이다.
참 웃기는 일이다, 그야 그녀와 검을 맞대고 있는 시점에
"이미 패배했으면서."
나는 이미 패배했다, 그것도 아주 처참하게.
지금껏 눈앞에 있는 그녀에게 다시 한번 삶을 선물하기 위해 싸워왔다.
카티야와 검을 맞댄 순간 아니 그 빌어먹을 새끼가 사람들 목숨이랑 카티야를 두고 선택하라 했을 때 부터 아니 어쩌면 처음부터
나는 이미 패배한거나 다름 없었다.
그렇기에 나의 검에 무엇이 담겨있는지에 대한 자문의 답은 너무나 명확했다.
아무것도 없다.
신념? 가치? 목표? 그런 것들이 지금 내 검에 담겨있을리가 있겠는가?
내가 그런 것들을 담아 카티야에게 검을 휘두를 수 있겠는가?
그럴리가, 내가 카티야에게 검을 휘두르며 실감할 수 있는 것은 절망감과 고통 뿐이였다.
카티야를 구하고자 허상과 같은 희망을 향해 미련하게 기어올라가다 결국 그 의미와 무게를 마주하고 추락한 절망감만이 되살아날 뿐.
그렇다 나는 지금도 절망하고 있었다.
이제 카티야는 구할 수 없다.
그렇다면 이미 패배한 내가 지금 그녀에게 검을 휘두르며 느끼는 절망감과 고통은 과연 의미가 있는건가?
의미따위 있을리가 없다.
차라리 처음부터 린 씨나 가디언에게 그녀의 마지막을 부탁하고 자신은 그저 주저앉아 있다면 적어도 지금보다 고통은 덜했으리라.
그렇다면 나는 어째서 이곳에서 그녀를 마주하고 검을 들기로 선택한 것인가?
거기까지 생각하니
"..."
겨우 알 것 같았다.
아니 어쩌면 처음부터 알고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카티야를 구하기로 다짐한 그 순간부터
나는 처음부터 패배하고 있었다.
나는 처음부터 절망하고 있었다.
나는 처음부터 의미없는 일을 하고 있었다.
사자를 되살리는 악신에게 운명을 저당잡힌 그녀를 내 힘으로 구할 수 없다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했다.
카티야가 자신을 죽여달라고 말한 그 순간부터 나는 한순간도 빠짐없이 절망하고 있었다.
내가 무슨 짓을 하더라도 그녀를 구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 무의미한 일들을 해오면서 내가 저지른 잘못과 실수들, 그로인해 희생된 사람들.
후회한다, 죽을만큼 후회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 모든것을 겪은 지금에도 나는 그 때 카티야를 구하겠다고한 그 순간 만큼은
절대 후회하지 않는다.
만약 다시 한번이 있다면 아니 몇번이고 그 때로 다시 되돌아간다고 해도 카티야를 구하겠다는 선택 만큼은 변하지 않을거다.
알고있다, 패배할거라는 것도, 절망할 거라는 것도, 아무런 의미 없다는 것도
상관없다.
이미 패배했다 하더라도, 나 자신이 절망하더라도, 설령 아무 의미 없다고 해도 내 선택은 변하지 않는다.
이유? 별거 없다, 정말 하잘 것 없는 이유다.
그저
"그래도 보고만 있을 수는 없어."
그 뿐이다.
결국 카티야는 구할 수 없으니까 결국 포기하라고?
엿이나 먹으라지.
패배했다고, 절망했다고, 의미없다고 이 빌어먹을 부조리한 세상이 좋을대로 하는 것을 가만 두고보기에는 내가 그렇게 얌전하질 못하다.
마지막까지 저항할 것이다, 반발할 것이다, 발버둥 칠 것이다, 몸부림 칠 것이다.
그렇기에 나는 마지막까지 검을 놓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그건 결국 카티야가 죽어야하는 지금도 변하지 않는다.
나는 주저앉아 가만 보고 있을 수 없다.
그렇기에 나는 지금 그녀 앞에 검을 들고 서있는 것을 선택한거다.
내가 패배했다는 사실이, 내가 절망했다는 사실이, 카티야가 죽어야한다는 사실이
내가 검저항을 놓을 이유는 되지 못한다.
나는 지금 승리하기 위해 검을 휘두르고 있는 것이 아니다.
나는 지금 저항하고 있는거다.
"다시 갈게 카티야."
그 빌어먹을 악신에게, 이 부조리한 세상에, 이미 절망해 버린 내 마음에
전력으로 검을 휘둘러라
# 저항하겠습니다.
검은 어지럽게 뒤섞이고,
알렌의 걸음은 한 걸음을 따라가다가,
또 벌어지고, 카티야의 춤이 이어지고,
두 손을 어지럽게 휘두르며 검을 이어갑니다.
저항.
이어져야만 할 저항.
이길 수 없다.
머릿속으로 드는 그런 생각으로 검을 휘두르는 것은 결국 무의미한 저항에 가까울 휘두름입니다.
보고 있을 수만은 없지 않습니까.
그런 내가 틀린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리가 없지 않습니까.
카앙!
쇳소리가 울립니다.
거센 힘을 받아내면서 카티야는 다시금 거리를 벌립니다.
한 걸음 뒤로 떨어지며 그와 반대로 뻗어지는 검을 아슬아슬하게 쳐내면서 알렌은 검을 쥐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위해 검을 휘둘러야 하는 것일까요.
거대한 벽 앞에서, 알렌은 고개를 들어올립니다.
누군가는 이 벽을 뛰어넘어 오르고, 누군가는 이 벽을 베어내어 오르고, 누군가는 이 벽을 낮은 것처럼 당연하게 걸어 넘는다고 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알렌은 이 벽 아래서 벽 너머를 상상할 수밖에 없습니다.
왜일까요.
왜 알렌은 이 벽 앞에서 넘어설 수 없었던 걸까요.
훔쳐 배우고, 훔쳐 살아간 삶에 어떤 가치가 있단 겁니까.
훔쳐 얻어낸 삶에 어떤 가치를 두고 있단 말입니까.
깨달으십시오.
깨달아야만 합니다.
알렌.
당신의 검을 정의해내야 합니다!
몇번이고 겹쳐지는 검.
몇번이고 울려퍼지는 쇳소리.
끊임없는 저항 속 내 시야는 점점 다른 풍경과 겹쳐지기 시작했다.
벽
그 높이를 짐작할 수 없을만큼 거대한 벽이 내 눈앞에 있다.
그리고 나는 그저 이 벽 앞에 서서 가만히 서서 고개를 들어올리고 있을 뿐.
알고있다, 다양한 사람들이 각자의 방법으로 이 벽을 넘어서고 있다는 것을.
하지만 나는 그러지 못했다, 아니 그러지 않았다.
그야 나에게 있어서 검은
나에게 있어서 저항은
"기다림이였으니까."
줄곧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와 함께 했던 자리를 지키며 끊임없이 저항하고 있었다.
다리를 움직여 벽 너머를 향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자리에 서서 언제나 뒤를 바라보며 언젠가 찾아올지 모르는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무리 고통스러워도, 무의미한 기다림일지라도 상관없었다.
언제까지라도 그 자리에서 기다릴 수 있었다, 언제까지라도 그 자리에서 기다리고 싶었다.
하지만
"이젠 그럴 수 없어."
이 세상은 나에게 기다림조차 허락하지 않았다, 나는 이제 더 이상 이곳에 있을 수 없었다.
아니 마음만 먹는다면 카티야를 기다릴 수 없더라도 계속 그녀를 쫒으며 그냥 이곳에서 머무는 선택도 가능했겠지.
하지만 그럴 수 없다.
이미 카티야를 구하고자 마음 먹었을 때 그녀와 같은 삶을 포기한 내가 이곳에 머물겠다는 것은 그저 카티야와의 기억으로 눈을 가리고 주저앉는 것과 다름 없었다.
나는 주저앉을 수 없다.
설령 절망해 버린 내 마음이 나를 무겁게 짓누르더라도, 앞으로 내가 휘두를 검이 그저 무의미할 지라도 나는 그것에 저항해야만 한다.
"..."
벽을 올려다 보던 나는 이내 다시 뒤를 돌아본다.
"카티야..."
흐릿한 시야가 다시금 겹쳐진다.
벽의 맞은편, 그녀가 서있다.
조금씩 고이기 시작하는 눈물 탓일까, 그녀의 모습은 당장이라도 사라질 것만 같이 흔들리고 있었다.
"미안해 카티야..."
시야가 점점 흐려지고 목이 메여온다.
나는 이제 그녀를 기다릴 수 없다.
나는 이제 그녀를 쫒을 수 없다.
나는 이제 더 이상 그녀와 함께 할 수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주저앉을 수 없다.
나는...
"너를 두고 나아가야 해..."
어느샌가 흘러내리는 눈물을 애써 무시하고 다시 벽을 바라본 뒤 발걸음을 땐다.
나는 나아가야 한다.
그녀를 두고 삶을 이어나가며 그녀가 없는 세상에서 그녀의 검이 아닌 나의 검을 휘둘러야 한다.
내가 살아갈 삶이, 내가 나아가고자 하는 것이, 내가 휘두를 검이 의미가 있을지 알 수 없다.
그녀를 포기하고 향하는 저 벽 너머에 있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지 알 수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살아가야 한다, 검을 쥐어야 한다.
이 모든 것에 의미가 없을지라도
나는 나아갈 것이다.
#나에게 검은 나아감이다.
누군가는 이 벽을 뛰어넘듯이 넘겠고.
누군가는 이 벽을 우회하며 자신만의 길을 찾아내겠지.
답답하게도 나는 이 벽의 이름을 카티야 지마라고 정했다.
다른 이유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단지 모든 것을 불태우고만 싶었던 어린 시절의 나는, 그렇게 죽든 말든 내 행동 속에 더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기를 바랐다. 내 행동이 누군가의 상처가 된다 한들, 그들이 방관하고 무시했던 나의 상처와 고통은 누구도 해소해주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으니까.
어떻게 보면 운이 좋은 행동이었다. 성장하고 본 나의 행동은 단지 가디언 한 사람이 나타나는 것만으로 정리할 수도 있었으며, 각성의 증폭으로 인해 순간적으로 폭주하듯 그 힘을 끌어낸 것도 있었고. 죽어도 괜찮다는 생각에서 나타난 발악에 가까웠다.
두려움. 나는 그것의 문장을 두려움이라고 표현했다. 썩은 빵을 갉아먹는 것이라도 했다면 나는 충분히 괜찮은 하루를 보냈다고 할 수 있었고 어머니 러시아의 추위를 피하기 위해 맨홀 뚜껑을 열고 그 안에 들어가, 역겨운 냄새에서 풍겨오는 악취와 쥐들의 찍찍거리는 소리와 함께 잠에 들 때도 있었다. 그럼에도 나는 살고 싶었고, 그것이 바로 곧 두려움이었다.
툭.
벽을 두드려본다.
벽은 견고하게 그 자리를 지킨다.
내게 넘어갈 것을 허락하지 않는 듯, 마치 자신에게 증명을 하라는 것처럼 물어오는 것이다.
이 벽을 넘고 싶다면 너의 검을 말하라, 너의 검을 증명하라. 그때마다 나는 나의 검을 카티야 지마의 것에서 해답을 얻으려 했다.
그건 나의 답이 아니었다.
그러므로, 나는 나의 벽을 넘을 수 없었다.
...
흐릿한 빛과 함께 시야가 가라앉습니다.
다시금, 알렌은 검을 잡고 자세를 잡습니다.
캉!!!
검이 반탄력과 함께 울림을 이어옵니다.
그때마다 알렌은 한 걸음을 물러나게 됩니다.
캉, 카가가가강!!!!!!
짧은 순간에 수 번의 검격이 이어지고,
목이 메여오고, 숨이 막혀옴에도 알렌은 검을 휘두릅니다.
그것에 목적은 '없음'입니다. 말 그대로 그녀를 편하게 해야한다는 말도, 그녀를 구하고 싶다는 마음도. 천천히 비워야만 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나아가야 하는 길.
살아가야만 하는 이유.
이제 당신은.
...
이제 나는 나아가야만 했다.
그녀의 검이 부딪힐 때마다, 나는 단지 힘을 따라 그 검을 휘두르려 한다. 편하게 해줘야만 한다는 이유만으로. 편하게 해주겠다는 집착만으로 검을 휘둘렀다.
그러니 검은 닿지 않는다.
...
듣고 있습니다.
저렇게 선명하게 들리지 않습니까.
저렇게 올곧게 대답하고 있지 않습니까.
...
' 여전히 알렌의 검은 무거워. '
' 상대방에게 거칠게, 마치 그 힘을 다해서 부수려고 하는 것처럼. '
' 하지만 알렌의 검은 그런 것에 어울리는 검이 아니야. 작은 힘으로 거대한 힘을 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단지 휘두름이 이어질 뿐이야. '
' 알렌. '
' 알렌! '
나를 따라해서는 안 된다.
아,
이 지독하고.
이 단순한 언어를 지금까지 나는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단 말이냐.
대체, 얼마나 무모하게 검을 휘두르고 있었단 말이냐.
...
거대한 벽.
그 끝을 알 수 없는 벽 앞에 서서, 알렌은 두 주먹을 말아 쥡니다.
온 몸의 힘을 끌어내고, 오른손을 그대로 벽을 후려칩니다.
벽은 조금의 미동조차 없고, 고통은 여전히 당신을 괴롭게 합니다.
하지만 이어갑니다.
한 손으로 안 된다면 두 손으로.
할 수만 있다면 두 발도 같이 나아가며.
그것도 안 된다면 몸 전체를 사용해서.
온 몸이 박살나 부러지더라도.
내가 이 벽을 넘지 못하고 부서지고 말지라도.
나는 발 아래를 바라봅니다.
나의 길이 이곳을 향하라고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
온화한 미소를 짓고 있는 검객은, 단지 나에게 같이 달려보는 것은 어떻냐고 했다.
그를 따라 산과, 나무와, 벚꽃이 피어난 수많은 경치를 보면서 숨이 터질 때까지 한참을 뛰었을 때. 쓰러진 채로 하늘을 바라볼 때가 있었다.
구름은 단지 흘러가고 있었고, 그 풍경을 따라. 느리지만 무언가가 바뀌는 모습들을 볼 수 있었다.
그 옆에서 따라 누운 채로, 휘바람을 불던 이는 나에게 그렇게 말했다.
" 한참을 내달리다 보면 잠시 쉬어가야만 볼 수 있는 것도 생기지. "
웃으면서, 모를 노래를 부르는 그는.
" 급하게 찾지 말고, 천천히. 네 길을 더듬으며 나아가면 돼. "
그 말을.
나에게 남겼다.
...
온 몸이 피투성이가 되고 부러지기 시작합니다.
그와 동시에 아주 거대해만 보였던 벽에, 작고 작은 균열이 나타납니다.
그것을,
치고, 부수고, 부수며.
마침내. 그 균열이 박살나 작은 구멍이 뚫렸을 때.
...
나는 볼 수 있었다.
나에겐 아직. 나아갈 수 있는 수천의 길이 있었다는 사실을.
...
무기술 - 검의 숙련도가 A에 도달합니다.
무기술 - 검(A)
육체와 기술을 체화하여, 충분한 경지에 도달한 자만이 이를 수 있는 경지.
의념과 검, 사용자의 구분이 흐릿해지기 시작하는 진정한 경지의 경계라고 할 수 있다.
검과 관련된 기술들의 숙련도 상승치가 증가한다.
검에 한정하여 '게이트 클리어' 등의 조건이 붙은 아이템 효과를 무시한다.
온 몸이 끓어오르는 듯한 감각이 느껴집니다.
이 감각으로 인해, 조금 더 위협적으로 의념을 휘두를 수 있을겁니다.
기술 의념 발화(F)를 획득합니다.
의념 발화(F)
의념이란 폭력적이지 않은 힘이다.
인간의 한계를 넘을 수 있는 힘을 부여하고, 육신을 두드리며 지혜의 지평선을 열어낼 수 있는 힘이 있지만 의념은 그 자체로 폭력적인 힘을 띄지는 않는다.
그런 의념을 사용자의 숙련도로 승화하여, 자신의 의념 자체를 채찍질하여 폭력적인 성향을 발현시킨다.
공격력과 파괴력이 증가하며 물리적인 공격이 불가능한 적에게도 일부 대미지를 가할 수 있다.
사용 시 망념 증가량이 60% 증가한다.
알렌.
손을 뻗으십시오.
그리고, 청하십시오.
당신이 기꺼이 기다렸던 것에게 말입니다.
알렌의 신속이 1 상승합니다.
알렌의 현재 신속은... 160!
허공을 가르고, 한 자루의 검이 지면에 박혀 떨어집니다!
- 오랜만이구나.
친구.
검혼을 통해.
히지가사아메가 말을 걸어옵니다.
- 어서.
그는,
- 날 잡아!!!!!!
선명히.
그 념을 전해오고 있습니다.
알렌은 새로운 행동 태그를 획득합니다.
념念
- 특정 행동에 대응하여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일시적으로 본인의 의지를 무기와 공명시켜, 불가능에 가까울 행동을 일시적을 발현시킵니다. 특정 깨달음을 통해 념의 힘을 강화할 수 있습니다.
검의 담긴 의지가 점점 투명해져감을 느낀다.
나는 지금 승리를 위해서도, 카티야를 해방시키기 위해서도 아닌 이유로 검을 휘두르고 있었다.
그저 나아가기 위해.
어떤 목적도 없이 그저 나아가기 위해 검을 휘두르고 있었다.
거대한 벽이 내 눈앞에 다가왔다.
주먹으로, 발로, 몸으로, 머리로
몇번이고 몇번이고 두들긴다.
설령 내몸이 부서지더라도 멈추지 않는다.
이러한 고통이 아무런 의미가 없더라도 나는 멈추지 않는다.
그제서야 느껴지는 카티야의 검
마지막에 마지막까지 나에게 가르침을 주고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부서진 벽 넘어로 보이는 수없이 많은 길
비로소 나에게 나아갈 수 있는 수 많은 길이 있음을 깨달았다.
들려온다, 느껴진다.
비로소 곁에 있을 수 있을 것 같은 목소리가.
- 오랜만이구나.
- 어서.
- 날 잡아!!!!!!
기꺼이 그 대답에 응한다.
"친구, 같이 나아가요."
내 마음을 나의 친구와 공명시킨다.
"곧게 나아가는 빛처럼!"
나아가자, 빛과 같이.
# 념을 사용하여 빛처럼 나아가는 성질을 적용
카티야의 심장을 꿰뚫겠습니다.
당연하다는 듯이 검을 붙잡고, 알렌은 념에 공명하여 길을 바라봅니다.
그 길은 수백가지의 빛으로 휘감겨, 어느 곳으로 향하더라도 괜찮다는 말을 알렌에게 전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카티야에게 묶일 이유는 없다고.
네 스스로의 선택과, 그 길로 하여금.
수백개의 길을 걸어나갈 수 있다고!!!
그것을 내딛습니다.
한 걸음을 나아가며, 지금까지 밀려나던 검을 맞대고.
검은 중단세로 당기며,
자세는 두 팔을 뻗어나갈 듯 곧고.
곧.
한 줄기 빛을 쏘아낼 때.
카티야는, 검을 내려둔 채로 미소를 짓습니다.
그 입모양이 흐릿히. 무언가를 말해갑니다.
살을 꿰뚫고, 뛰고 있던 심장을 꿰뚫었을 때.
하지가사아메는 카티야의 등을 꿰뚫고 나왔을 때.
카티야는 웃으며 입을 천천히 떱니다.
ㄷ....해...이...네
다행이네.
전하고 싶었던 말.
죽어가는 중에도, 자신의 죽음을 각오하고 해야만 했던 그 말은.
ㄴ....자...못...냐...
네 잘못이 아냐.
흐...해지...아냐...
후회하지 않아.
그 날에 알렌을 도망치게 하면서도.
알렌을 원망하지도, 미워하지도 않았다고.
단지. 자신은 알렌이 살 수 있음에 감사했다고.
그 말을 하면서.
그 언어로 대답하면서.
그녀는, 마지막 숨을 위해 알렌에게 입을 맞춥니다.
입속으로 핏물이 살짝식 전해지고, 쓰디쓴 피의 쇠향이 힘껏 퍼짐에도.
그 마지막 숨을 모두 전하면서 카티야는 천천히 알렌에게서 떨어집니다.
가루가 되어 흩어지기 시작하는 카티야는, 알렌을 바라보며 미소를 짓습니다.
그날과는 달리. 너무나도 많이 다치고, 너무나도 많이 망가졌을지언정.
비록, 이것이 진짜 카티야가 아니라 흉내를 내기 위한 인형이었을지도 몰랐지만.
나에게는 진짜 카티야였고.
그녀의 마음 역시도 진짜를 표현하고 있었을테니까.
알렌은 맞춘 입을 천천히 닦아내며, 한 걸음을 내딛습니다.
그녀를 끌어안고, 사라져가는 그녀의 이별에 눈물을 흘립니다.
긴 첫사랑을 이제야 알았음에도.
짧은 이별과 함께, 이제는 그녀를 놓아주어야 합니다.
카티야.
카티야.
알렌.
알렌.
너를 떠나보내서 미안해.
그 순간에, 같이 싸워주지 못해서 미안해.
너를 혼자 남겨두어서 미안해.
그 순간에, 너를 밀어내서 미안해.
나는 너를 닮고 싶었어.
나는 너와 함께 딛고 싶었어.
가시밭길 속에서도, 나는 너를 따라 수많은 걸음을 딛어왔어.
잊혀진 시간 속에서, 너는 나를 기억하고 나아가고 있었어.
그러니. 나는 너를 마음에 담고 걸을게.
그러니. 너는 나를 잊고 걸어주길 바라.
그게 나의 길이니까.
그것이 나를 잊는 길이니까.
잊지 않을게.
잊어줘
너를 담으며 나아갈게.
나를 잊고 더 멀리 나아가.
그러니까.
" 안녕. 카티야. "
영웅서가
시나리오 3
편독불언編讀不言
이제는 사라진 그녀의 의지를 따라, 알렌은 검을 검집에 넣고 자리에 주저앉습니다.
그 오열만이. 이제 온전히 사라진 그녀를 기억하게 해주었으니까요.
그러니. 부디 나아가십시오.
알렌.
그대의 운명을,
그대의 길을.
수많은 등을 밀어주는 이들 속에, 그녀의 마음을 담고 나아가십시오.
그대의 말도 안 되는 이야기가 끝남에 따라,
이야기는 종장을 향하기 시작합니다.
ㄷ....해...이...네
다행이네.
나의 검에 심장이 꿰뚫렸음에도 카티야는 나를 향해 웃으며 입을 열었다.
ㄴ....자...못...냐...
네 잘못이 아냐.
마지막까지 나를 위로하는 그녀.
흐...해지...아냐...
후회하지 않아.
한걸음 한걸음 그녀가 다가온다.
조금씩 무너져가는 몸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나에게 살며시 입을 맞추어 주는 그녀.
그녀의 입을 통해 미약한 온기와 혈향이 전해진다.
이윽고 나를 껴안은 그녀의 모습이 완전히 사라지고 떨리는 손으로 검을 납도한다.
'끝났어...'
그렇게 생각함과 동시에
털썩
나는 그대로 무릎을 꿇고 주저 앉아버렸다.
끝났다, 마지막까지 나를 걱정해 주었던, 누구보다 행복했으면 했던 그녀는 이제 더 이상 이 세상에 없었다.
"흐윽..!"
아프다, 가슴이 찢어질 듯이 아프다.
"으아아아!!!"
울음인지 비명인지 알 수 없을 만큼 크게 울부짖었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는다면 당장 미쳐버릴 것만 같았기에 한참이고 그렇게 울부짖었다.
"..."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이내 더 이상 울음조차 나오지 않게 되었을 때 나는 비틀거리며 일어날 수 있었다.
"잊지 않아."
나는 결코 잊지 않을 것이다, 그녀와 함께했던 기억을, 그녀의 존재를, 그녀를 포기하고 나아갔음을
"안녕 카티야."
이제 그녀는 없다, 앞으로 나는 나의 길을 걸어갈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지금까지 그녀와 함께했던, 그녀를 따라 걸었던 길들을 부정하는 것이 되지 않으리라 믿는다.
#밖으로 나가겠습니다.
1.2. 현재 진행 ¶
- -14- 기연
- 알렌은 눈물을 닦아내고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떠나갈 준비를, 이제 드는 생각은 단 하나입니다.
이런 일을 만들어낸 태아를 죽여야겠다는 생각 뿐.
분노를 참으며 바깥으로 향했을 때. 초췌한 얼굴로 알렌을 바라보는 누군가가 눈에 들어옵니다.
" 잘 해결되셨군요. "
무당은 평온한 표정으로 이야기를 꺼내옵니다.
처절한 슬픔이 지나가고 남은 것은 겉잡을 수 없는 분노였다.
죽은 심장의 태아
카티야의 죽음을 가지고 이런 장난질을 친 그 빌어먹을 악신에게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하리라.
그렇게 분노에 몸을 맞긴 채 밖으로 나갔을 때 한눈에 보더라도 초췌한 낯빛에 한 사람이 눈에 들어왔다.
만약 이 분이 아니였다면 내가 오기 전에 모든 것이 다 끝나 있었겠지, 아니 그 뿐만이 아니라 이 분이 없었다면 나는 발걸음 조차 때지 못했으리라.
"...네, 무당님 덕분에 전부 마무리 지을 수 있었습니다."
들끓는 분노를 잠시 죽이고 나는 무당님 앞에 고개를 숙였다.
"감사합니다, 전부 무당님 덕분입니다."
말로 아무리 표현한다고 해도 갚을 수 없는 큰 은혜를 지었기에 나는 쉽게 고개를 들 수 없었다.
# 정말 감사합니다, 무당님.
그는 자리를 비척거리며 일어납니다.
꽤 많은 힘을 소모한 듯, 같은 의념 각성자의 시선으로도 아슬아슬할 정도로 망념의 흐름이 느껴집니다.
만약 알렌이 조금 숨을 고를 정도로 늦었더라면, 어쩌면 그가 망념화를 했을지도 모르겠네요.
" 여러모로. 꽤나 둔하시군요. "
자신을 이꼴로 만든 것에 대한 분노인 듯, 그는 짧은 짜증을 토로합니다.
" 뭐, 됐습니다. "
그는 머리를 마구 헝클이곤, 알렌을 바라보며 웃습니다.
" 좀 멀쩡하게 생각하세요. 매번 '아니다' '틀렸다' 가 아니라. 할 수 있다고 말입니다. "
그는 그 말을 마지막으로 떠날 준비를 합니다.
" ...... 떠나기 전에, 통성명이나 하죠. "
곧, 그는 알렌을 눈에 담으며 말합니다.
" 제 이름은 우명遇命입니다. 언젠가 만날 운명이라는 뜻을 담은 이름이죠. 그렇다 보니 제 이름을 알려준다는 것은 언젠가 나와 만날 운명을 나눈다는 뜻이 됩니다. "
그는 숨을 고릅니다.
" 그러니. 다음에 볼 때는 그 상판에 웃는 얼굴이라도 담고 옵시다. "
피식.
두 사람은 스며나는 웃음을 터트리며 웃습니다.
" '바닷물이 아무리 깊다고 한들 그 위에는 해가 있다'. 당신 어머니께서 자주 하셨던 이야기입니다. 뭐... 그 뜻은 알아서 생각해보십쇼. 갑니다. "
알렌은 자신을 책망하는 것 같은 무당의 말에 쉬이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피식하는 무당의 웃음소리를 듣자 그제서야 알렌은 고개를 들을 수 있었고
"우명..."
자신의 이름을 말하며 다음을 기약하는 무당의 말에 알렌은 그제서야 얼굴에 웃음을 찾을 수 있었고
"네, 다음에 만날 때는 즐거운 소식을 가지고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알렌은 그렇게 말하며 다시한번 고개를 숙인 뒤 무당이 멀어질 때 까지 계속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 안녕히 가세요, 우명 씨.
우명이 떠나고...
곧, 알렌은 알 수 없는 강대한 기운을 느낍니다!
" 허이고야... 간만에 찾은 곳이 왜이리 흉흉한가 했는데... "
그곳에는 이쑤시개에 가깝지 않을까 하는 얇은 나뭇가지와, 그 머리 크기보다 좀 크지 않나 싶은 장밋잎을 달고 있는 햄스터... 햄스터?
" 아가야. 여기 무슨 일이 있었는고? "
햄스터는 알렌을 아가라고 부르며 물음을 물어옵니다.
뭐야 이거...
"..!"
우명이 떠난 직 후 알렌은 알 수 없는 거대한 기운에 본능적으로 몸을 긴장시키며 기운이 느껴지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
허나 알렌의 시선에 들어온 것은 그의 예상과는 너무나도 다른 자그마하고 귀여운 햄스터 한마리였다.
"그... 죄송하지만 성함을 알 수 있을까요?"
그러나 알렌은 입을 함부로 열지 않는다, 이미 도기를 개취급 했다가 뚝배기가 깨진 경험이 있었기에 알렌은 우선 자신이 느끼는 직감을 신용하기로 했다.
# 누구신지 알 수 있을까요?
" 음... "
햄스터는 가지를 쥐지 않은 손으로 눈을 대충 닦아내면서, 알렌에게 묻습니다.
" 니는 뭔데 니 소개도 안하고 내보고 말하라고 하냐? "
어...
" 싸가지가 없네. "
저기요?
햄스터에게 싸가지가 없다고 들은 알렌!
"...실례했습니다, 저는 현재 미리내고 특별반에 재학 중인 알렌이라고 합니다."
방금까지 알렌이 겪고 있던 일과 너무나도 차이가나는 상황 탓일까, 알렌은 살짝 머리가 아파오는 듯한 착각을 느꼈지만 이내 정신을 차리고 햄스터의 말대로 우선 자기소개를 했다.
#
" 리겔. "
그는 알렌의 자기소개에 짧게 답합니다.
" 무슨 일인지 알아봐달란 자유 마카오 놈들의 부탁을 받고 왔다. 여차저차 감당 안 될 녀석이면 처리해달라고 부탁을 듣긴 했고. "
그렇게 소개한 그는 그 손으로 볼을 만지면서 알렌에게 묻습니다.
" 그래. 이제 무슨 일인지 들어볼 수 있겠나? 아니면. 내가 무력으로 들어야 하냐? "
그의 말과 함께, 하지가사아메가 두려운 듯 울음을 토해냅니다....
"..."
알렌은 리겔의 기백에 마른 침을 삼킨다.
"그렇게 까지 하지 않으셔도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전부 설명드릴 수 있습니다."
이미 끝난 일이기도 했고 자신보다 한참은 격상의 상대라는 것을 확인한 지금 순순히 그의 말에 따르는 것이 상책.
"...하지만 그전에 기백을 거둬 주실 수 있으실까요? 제 친구가 두려워 하고있습니다."
알렌은 울음을 터트리는 듯한 히지가사아메를 쓰다듬듯 매만지며 리겔에게 부탁했다.
# 친구가 울고 있어요...
리겔은 그렇게 말하는 알렌의 말에.
" 내가 왜? "
하고 눈을 비비며 말합니다.
" 네가 나한테 거짓말을 할지. 아니면 장난질을 해서 진실을 교묘하게 숨길지. 어떻게 아나? 멍청한 햄스터 하나 속여먹자고 그렇게 대할수도 있겠지. "
툭툭.
짧게 그의 나뭇가지가 땅을 두드립니다.
쿠르르르릉!!!!!
땅가죽의 일부가 잘려나가고, 알렌과 리겔을 중심으로 한 거대한 원이 그어집니다!
" 거기에 더해서 그리 흉흉한 마검을 들고 다니는 놈을 내가 믿을 수 있을리가 있겠냐! "
그렇게 말하면서 그는 햄스터의 신체 구조로는 불가능하지만 분명 미소가 느껴지는 얼굴로 알렌에게 말합니다.
" 덤벼봐라!!! 네 말이 진실이라는 것을 증명해 봐!!! "
갑자기 급발진을 하는 햄스터를 보며 알렌은 리겔이 보이는 무력을 보면서도 표정에 분노가 서려있었다 있었다.
자신이 먼저 말하라해서 말하겠다하니 듣지도않고 못믿겠다 한다던가, 자기 스스로 멍청한 햄스터라고까지 말하며 불신을 드러내는 것 정도는 알렌도 별 신경쓰지 않고 있었다.
딱히 자신이 수상한 것이 틀린말은 아니였으니까.
하지만
"한 가지 잘못보신 것이 있습니다."
이것만큼은 참지 못하겠다.
"제 친구는 흉흉한 마검 따위가 아닙니다, 멋 옛날 악룡을 베어낸 제 자랑스러운 친구란 말입니다!"
자신의 친구를 모욕하는 강대한 햄스터에게 외치며 알렌은 히지가사아메를 뽑아들었다.
# 화로, 첫 걸음을 사용, 전면으로 달려들어서 리겔에게 검을 휘두르겠습니다.
온 몸은 전투의 잔재로 여전히 고통스럽습니다.
그럼에도 알렌은 검을 집어듭니다. 그리고, 자신보다 한참이나 작은 햄스터를 향해 검을 휘두릅니다.
콰아앙!!!!!!!!!!!!!!
그 순간, 알렌은 본능적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검의 충격이 전해지는 순간. 그리고 검과 나뭇가지가 부딪힌 것만으로 리겔의 신체적인 능력은 자신보다 한참 떨어진다는 것을 말입니다.
그러나 그 이상으로 충격적인 것은 그런 힘싸움에서 리겔이 간단히 알렌의 검을 쳐냈다는 사실일겁니다.
" 왜. "
그는 알렌을 비웃듯, 나뭇가지로 알렌의 검격을 다시금 쳐냅니다.
" 네가 읽고 있는 게 검의 진짜 념이라도 되는 것마냥 까부는군. 그러면서도 결국 네 맘대로 짜증을 부려대는 것은 뭐냐!!!! "
순수한 념!
알렌은 리겔의 념에 대항하지 않는다면, 다음 공격으로 큰 부상을 입습니다!
"!"
리겔의 나뭇가지와 알렌의 검이 맞닿고 알렌이 그대로 밀려나자 알렌은 놀란듯이 두 눈을 크게 뜬다.
자신이 밀려났다는 것에 놀란 것이 아니다. 한눈에 보기에도 자신보다 격상의 실력을 갖추고 있음을 알 수 있으니까.
알렌이 놀란 것은 오히려 리겔의 신체능력이 사실 눈에 보이는 것 처럼 자신보다 한참 떨어진다는 것이였다.
그리고 그런 신체능력으로 아무렇지 않게 자신의 검을 쳐낸 리겔을 보며 알렌은 충격을 숨길 수 없었다.
"그게 무슨..!"
자신이 읽고있는 것이 진짜 념이 아니라는 말에 알렌이 의문을 표하기도 전에 순수한 념으로 이루어진 공격이 알렌을 덮쳐온다.
'정면으로 받아내기에 버거운 공격이야, 밀어내! 밀어내서 공격의 궤도를 바꾸는 거야!'
알렌은 다급히 히지가사아메에 자신의 념을 씌운다.
#
념으로 밀어내는 성질을 적용.
리겔의 검격을 옆으로 밀어내어 검격의 궤도를 빗겨내는 것을 시도하겠습니다.
념을 덧씌웠을 때. 리겔은 비웃듯 이야기합니다.
" 역시! "
곧, 리겔의 나뭇가지가 알렌의 검을 향해 추락합니다.
밀어낸다는 성질, 그 의미를 지녔을 념은 간단히 바스러지고. 그대로 하지가사아메의 도신에 긴 손상이 그어집니다.
그리고 그 말은 알렌의 패배로 이어짐은 당연했습니다.
순식간에.
알렌은 잠시만에 수 번의 죽음을 겪었습니다.
나뭇가지가 자신의 심장을 파고들기도 했고, 목을 처내기도 했으며. 한 순간 눈을 파고들어 머릿속을 휘젓는 등.
" 네 녀석은 그 검의 념을 들을 수 없으니 그런 소리를 하고 있겠지. "
그는 나뭇가지를 툭툭 털어내더니, 적당한 위치에 던져버리고는 알렌을 바라봅니다.
" 칼에서 피를 바란다는 그 끈적한 념을 뿜어대고 있는 것을 모르고 있으면서. 그게 네 친구라고? 헛소리도 잘 하는군. "
수많은 죽음이 알렌을 스쳐지나간다.
심장을 꿰뚫리기도, 목을 쳐내지기도, 머리가 뚫려버리기도 하는 잠깐의 죽음
그 순간이 지나고 알렌은 패배한체 널부러져있었다.
"하..."
끝났다, 처음부터 이길 가능성이 없단건 알고 있지만...
"죄송합니다, 무슨 뜻으로 말씀하시는지 제 수준으로는 알 수 없네요."
알렌은 히지가사아메를 보며 비난하듯 말하는 리겔에게 힘없이 대답한다.
"저는... 죽는건가요."
이런 생각하면 안된다는 것은 알고있지만 이미 한계까지 지쳐버린 육신이, 한계까지 내몰린 마음이 멋대로 죽음을 기대하고 있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죽고싶지 않았다.
다시 걸어가겠다고 다짐했는데, 혼자라도 나아가겠다고 다짐했는데
그리고
"다시... 보기로 약속한 분이 계시는데..."
그 말을 나지막히 내뱉고 알렌은 움직이지 않는 몸을 억지로 삐걱거리며 일어나려고 시도했다.
#
" 어이. 꼬맹이. "
리겔은 알렌을 바라보며 다시금 나뭇가지를 들어올립니다.
" 살려주는 대신 대가가 있다. 어떠냐. 들어볼테냐? "
당장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몸을 억지로 일으킨 알렌에게 리겔의 제안이 들려온다.
"...살려주신다면 기꺼이 응하겠습니다."
멈출 생각은 없다, 마지막까지 발버둥 칠 것이다.
#대가를 듣고 응하겠습니다.
" 좋다! 그럼 너! "
리겔은 어디선가 술병을 꺼내어 알렌에게 던집니다.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오는 술병을 잡은 알렌이 얼떨떨한 표정으로 리겔을 바라봅니다.
" 내 제자가 되어라! "
리겔은 껄껄... 아니 햄스터가 어떻게 껄껄 웃지?
아무튼 웃으면서 말합니다.
자신에게 날아오는 작은 술병을 받은 알렌은 긴장하며 리겔이 말할 제안을 기다렸다.
"네..?"
하지만 이런 긴장이 무색하게 리겔이 알렌에게 한 제안은 다름아닌 제자로 들어오라는 것.
자신을 못마땅하게 보고 있다 생각했기에 험한 꼴을 겪는 것도 각오하고 있었던 알렌은 순간 풀려버린 긴장감에 이미 한계에 다다른 몸에 힘마저 빠져 그만 무릎을 꿇고 주저앉아 버렸다.
'어째서?'같은 생각이 잠시 들었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았다.
"...저를 제자로 받아주시겠습니까?"
무릎을 꿇은채 고개숙여 리겔에게 말하는 알렌.
자신의 무엇이 리겔의 마음에 들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지금의 알렌에게는 리겔의 제안을 거절할 어떠한 이유도 존제하지 않았다.
#제자로 받아주세요!
" 그야. 네 녀석은 말이다. 딱 봐도 멍청해보여. "
아니 이 햄스터가 시작부터 인신공격을?
" 검의 길뿐만 아니라 모든 무도는 그렇거든. 처음부터 타고나는 것, 타고나진 못하더라도 깎아나가는 것. 타고난 이들은 빠르게 그것을 타고 나가지만 타고나지 못한 이들은 그걸 미련하게 붙잡고 나아간다. "
그의 눈은 알렌의 손을 향해있습니다.
알렌의 손은 꽤나 부르튼 편입니다. 카티야의 검을 이어야만 한다는 생각에, 미련하게 검을 휘두르고 그것을 따라하려 한 까닭입니다.
" 자신의 것이 아닌 검. 그러니 제대로 마음을 담은 검을 휘두르지도 못하지만 그럼에도 재밌게도 검을 '친구'라고 하지 않나. 나는 그런 멍청한 놈들을 좋아한다. "
리겔은 그리 말하면서 알렌의 술병을 가르킵니다.
" 내 제자가 되겠다면 그 술병을 비워라. 조금도 남기지 말고 전부! "
딱히 좋은말을 들을 생각은 안하고 있었기에 알렌은 리겔의 말을 별 다른 반응없이 그저 가만히 듣고 있는다.
"자신의 것이 아닌 검..."
여지껏 자신의 검이 아닌 것을 끊임없이 붙잡으려고 한 곳에 머물며 저항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 그건 불가능하다, 자신은 이제 그녀가 없는 길로 나아가기로 결정했으니까.
벌컥
알렌은 일말에 거리낌도 없이 자신의 손에 들린 술병을 입에 가져다대고 단번에 싫어하는 술을 전부 전부 마신다.
제자로 들어가기 위함도 있지만 왠지 지금은 술을 마시고 싶은 기분도 들었다.
#원샷
알렌은 분명... 병을 붙잡고 입에 댄 채 그것을 쏟아내려 합니다.
그런데...
술이... 왜... 안 흐르지?
예상과 달리 아무것도 흐르지 않는 병에 의문을 표하는 것도 잠시 알렌은 빠르게 지금 상황이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었다.
'시험인가.'
그럼 그렇지, 일이 이렇게 쉽게 쉽게 풀렸다면 알렌 인생이 이지경이 되진 않았을거다.
술을 전부 마시는 것이 시험, 무언가로 막혀있는지 아니면 술 자체가 흐르지 않는 무언가로 되어있는지 알 수는 없었지만 어떻게든 안의 내용물을 마셔야했다.
떠오르는 것은 념.
술을 흐르지 못하게 한 것도 념이 아닐까 알렌은 생각한다.
'가능할까?'
검은 커녕 무기도 아닌 술병과 술에 념을 씌우는게 가능할지는 알 수 없었지만 뭐든 해봐야했다.
# 술병에 뱉어내라 라는 념을 씌우는 것을 시도하겠습니다.
술병은 퉤 하고 알렌의 념을 무시합니다!
퉤에엣!
"?"
벹어내라니까 알렌의 념을 뱉어내는 술병을 보고 잠시 벙찌는 알렌
'수..술병이 아닌가?'
그렇다면 이번에는 안에 들어있는 술에 직접 념을 씌워보자.
#술에 '흐른다'라는 념을 씌우는 것을 시도해 보겠습니다.
퉤에엣!!!
술병은 이번에도 가볍게 알렌의 념을 튕겨냅니다.
" 하하! 그 기세라면 이번 년에는 술을 마실 수 있을까 모르겠군! "
그리고 꼴받는 햄스터 사운드 추가.
'뭔가 있는거 같긴 한데, 그렇다면...'
긴가민가한 표정을 짓던 알렌은 이내 어떠한 동전을 손에 쥐었다.
# 도기코인 20개면 될까요..?
알렌이 도기코인을 만지작거리며 고민할 즈음.
" 답답하긴. "
리겔은 알렌에게 다가오며 나뭇가지를 들어올립니다.
설마 마음에 안 든다고 휘두르려고...?
" 잘 들어라. 한 번만 설명해줄테니까. "
그러나 다행이도 알렌의 고민은 기우라는 듯, 리겔은 나뭇가지를 들어올리며 알렌에게 말합니다.
" 이게 뭐냐. "
코인을 만지작거리며 한창 고민하고 있던 알렌에게 리겔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
알렌은 순간 나뭇가지를 들어올리는 리겔을 보고 움찔거렸지만 알렌의 생각과는 달리 그냥 들어올린 채로 말을 이었다.
"나뭇가지입니다."
어딜 봐도 어떻게 보아도 그냥 나뭇가지였기에 알렌은 그 생각을 그대로 말하였다.
#나뭇가지입니다.
" 그래. "
리겔은 알렌의 말에 흡족한 듯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 이건 평범한 나뭇가지다. 깎아내서 모양을 만들지도 않았고, 특별한 개성도 부여하지 않은 평범한 나뭇가지지. "
그는 그렇게 말하면서 알렌을 바라봅니다.
" 그런데 이런 평범한 것에도 념은 깃든다. 아니. 세상의 모든 것들은 각자만의 념을 가지고 있다. 나무가 뿌리로 물을 삼켜 거대한 고목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벌레들이 자신의 삶을 살아가며 번식을 목적으로 하기도 하듯. 모든 만물에는 각자만의 념이 존재한다. "
당연한 이야기가 아닐까. 알렌은 생각합니다.
" 반대로 말하면 이 나뭇가지조차도 념을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
....!!!
" 나는 이 나뭇가지에 두 개의 념을 가한다. 하나는 '검'이라는 원색적인 념이지만 다른 하나는 이 나뭇가지가 가지는 '부러지고 싶지 않다'는 념이지. 하지만 대부분 념을 각성한 녀석들은 무식하게 행동한다. 념? 그건 그냥 불가능한 무언가를 더 잘 쓰는 방법이라고 이해하지. 그렇게 알고 있다면 념에 대해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했단 소리다. "
리겔은 꽤나 진중히 나뭇가지를 바라봅니다.
모든 것에 존재하는 고유한 념. 그것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결국 념을 사용하는 것은 '억지로 불가능한 것을 덮어씌우는' 것에 불과한 겁니다.
" 내가 왜 네가 들고 있는 검을 흉한 것이라 했는지 알겠냐? 그 검은 원색적으로 무언가를 '베고' 싶어한다. 그런 념을 가졌으면서 너는 무언가를 막던지 부수려고 하지 검의 념을 사용하지 못하고 있지. "
그는 피식 웃으며 말을 이어갑니다.
" 네가 내 나뭇가지를 못 부순 이유? 당연하지. 나는 이 나뭇가지의 념과, 내 념을 더할 수 있는 데에 반해 너는 단지 네 욕망을 념이라는 이름으로 덧씌웠을 뿐이지 않나. "
만물에 모든 것에는 념이 존재한다.
어떻게보면 당연한 리겔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던 알렌은 뒤이어 나온 말을 듣고 자신이 놓치고 있던 것이 무엇인지를 깨달았다.
"그저 덧씌웠을 뿐..."
리갈의 말을 들은 알렌은 약간 곤혹스러운 표정을 지은 채 입가를 가리고 중얼거렸다.
히지가사아메를 친구라고 말하며 리겔에게 맞섰었다.
하지만 정작 자신은 히지가사아메의 념을 제대로 알지도 못한 채 그저 자신의 념을 덧 씌우고 친구라고 리겔 앞에서 말하고 있던 것이 아닌가?
자신의 행동이 리겔에게, 히지가사아메에게 어떻게 비춰졌을지를 떠올린 알렌은 곤혹스러움을 숨기기 힘들었다.
"알려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이내 정신을 차린 알렌은 자신의 추태를 보고도 처음부터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를 알려준 리겔에게 고개숙여 감사를 표한 뒤 다시금 술병을 쥐었다.
'이 술병이 바라고 있는 것은...'
술병에 더해진 념을 넘어 술병이 본래 가지고 있는 념을 읽기 위해 알렌은 집중하였다.
# 망념 100을 쌓아 술병의 념을 읽는 것을 시도해보겠습니다.
술병은 무슨 념을 담고 있을까요.
알렌은 술병의 념을 읽어봅니다.
... 술병의 가치는 무엇으로 결정됩니까? 단순히 아름답고, 멋진 외형으로는 그저 멋지다는 것 외에는 알기 어려울 겁니다.
하지만 술병은 스스로 '술을 담는다'는 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강화하여 건네준 것은 리겔일 것입니다.
어떻게 술병의 념을 뱉어내게 할 것입니까?
'술을 담는다.' 술병이라면 당연히 가지고 있을 법한 념, 그리고 이 술병은 그 념이 더더욱 강해진 상태였다.
그 념을 읽은 알렌은 조심스럽게 술병에 자신의 념을 전한다.
'술병은 술을 담기 위해 존재한다.'
지극히 당연한 이야기로 시작하는 알렌의 념.
'그리고 채워져 있는 것은 비우지 않으면 새로 채울 수 없다, 그러니 술을 계속 담고있으면 머지않아 술병이 아니라 식초병이 되겠지.'
'그러니 따라내자, 따라내고 새로운 술을 채워 계속 술병으로 있자.'
자신의 념을 전한 알렌은 다시 술병을 입으로 가져다 대었다.
#원샷을 시도하겠습니다.
그래서.
술병에 가하는 념은 무엇입니까?
#새것을 담기 위해 비우자
조금 정답과는 다르지만 이번에는 인정해드립니다!
원래의 정답은 바로 '술을 담는다'가 아닌 '담는다'는 의미를 념으로 전하는 것입니다.
술병에 남은 술들이 떨어지고, 알렌은 술을 모두 삼킵니다.
쓰고, 향기롭고, 알 수 없는 맛.
모두 비워낸 알렌을 보며 리겔은 재밌단 표정을 짓습니다.
" 처음 치곤 나쁘지 않다. 이제 어디서 누가 묻거든 내 제자라고 해도 될 정도는 되겠군. "
스승 - 리겔
1세대 의념 각성자. 념이라는 개념이 아직 제대로 전해지기 이전부터 약소종족이었던 자신의 종족을 지키기 위해 수련하던 그는 의념을 각성하고, 념에 대한 깨달음을 얻음에 따라 자연히 강해졌다.
그 이름이 크게 유명하지는 않지만 념을 깨달은 이들에게는 유명한 이름. 한때 검성과 비견되었던 신검神劍 구휘의 의지를 이은 검사 중 하나이다.
이상한 검을 들고다니며 검을 친구라 하는 미치광이에게 재미를 느껴 스승이 되기로 결심했다.
과연 이 미치광이의 끝이 어디일까 고민하는 듯 하다.
82레벨.
호감도 : 호감
"전부 스승님의 가르침 덕분입니다."
술병을 전부 비운 알렌이 리겔에게 대답했다.
"저는 이제 무엇을 하면 될까요?"
정식으로 리겔의 제자가 된 알렌은 깍듯한 자세로 리겔에게 물었다.
# 이제 무엇을 할까요, 스승님?
" 흐음... "
리겔은 고민을 하다가 알렌을 바라봅니다.
" 할 것이 있냐. 아니면 이 뒤로 할 것이 없냐에 따라 달라지겠지. 그에 따라 가르칠 것도 달라지겠고 말이다. "
"할 것..."
리겔의 말을 들은 알렌은 잠시 묻어두고 있던 중요한 일을 다시 끄집어낸다.
"해야할 일이 있습니다,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일이."
알렌의 표정에 분노가 깃든다.
"전쟁 스피커와 수 많은 빌런들을 되살려내고 제가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희롱한..."
최대한 침착하려고 노력하지만 목소리에서 그럼에도 목소리에서 분노가 묻어나온다.
"빌어먹을 악신 하나를 토벌해야합니다."
#
" 너..... "
리겔은 신기하다는 듯이 알렌을 바라봅니다.
" 그 나이 먹고 그 외모를 유지하고 있었냐? 야. 제자가 됐으면 제깍제깍 그런 비법 좀 공유 좀 해봐라. "
그는 꽤나 익살스러운 몸짓으로 자신의 털을 메만지면서 중얼거립니다.
" 안 그래도 요즘 털에 윤기도 떨어지고 그래서 걱정이구만...... "
그냥. 제자의 꿈 큰 농담인가 하던 리겔의 눈은 다시금 알렌에게 닿습니다.
" .... 진심이구나. "
한숨을 내쉬면서 그는 알렌을 바라봅니다.
" 악신이라 부를 정도면 최소치가 초대형이겠지? "
자신의 말을 농담으로 받아들이는 리겔을 계속 바라보고 있으니 리겔도 이내 알렌의 말이 진심을 깨닫고 한숨을 내쉬었다.
"전쟁 스피커 정도의 빌런 넷을 부활시킨 녀석이니 아마도 그러할 겁니다."
전쟁 스피커와 눈 먼 성자, 나머지 둘은 직접 목격하지는 못했지만 분명 이 둘에 못지 않은 빌런이었을 것이였다.
"처음 오셨을 때 스승님께서 여기서 무슨 일이 있으셨는지 물으셨죠, 전부 대답해 드리겠습니다."
알렌은 잠시 어디서부터 말을 해야할지 골랐다.
"그 악신이 살려낸 인물은 총 다섯명이였습니다, 전쟁스피커를 포함한 4명의 빌런 그리고... 제가 사랑하는 사람이 되살아났습니다."
당시의 기억이 떠오르며 알렌의 주먹에 힘이 더해진다.
"그녀를 악신에 손아귀에서 구하기 위해 되살아난 빌런들을 토벌하면서 발버둥쳤지만 결국 제가 깨달은 것은 전부 녀석에게 놀아났다는 사실과... 그녀를 구할 수 없다는 사실 뿐이였습니다. 그것을 깨달으니 사랑하는 사람을 구하고 싶으면 자기에게 귀의하라 하더군요."
"그리고 저는 방금 망념화하려는 그녀의 심장을 제 손으로 직접 꿰뚫었습니다."
잠시 침묵하는 알렌.
"그 악신만큼은 제 손을 직접 끝장을 내야합니다, 부디 가르침을 부탁드립니다, 스승님."
알렌은 넘쳐흐를듯한 분노를 억누르며 리겔에게 고개를 숙였다.
#가르침을 부탁드립니다.
리겔은 자신의 손을 가볍게 움직여봅니다.
햄스터의 작은 손. 념으로 불가능할 것에 가까운 움직임을 펼쳐내는 그이기에, 더없이 그 검에 담긴 의미를 살피는 것에 익숙하기도 했습니다.
리겔은 알렌을 바라봅니다.
그 말에는 거짓이 느껴지지는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검을 마주쳐본 리겔은 알 수 있었습니다. 거짓말을 할 정도로 이 녀석의 마음이 썩지는 않았다는 것을 말입니다.
" 내 나이에... 이런 피곤한 제자를 맡다니. "
그는 썩 기분 나쁜 듯한 목소리로 말하면서도, 느껴지는 기운을 느낄 때는 꽤나 즐거운 듯한 기운을 풍깁니다.
고민하듯, 그는 떨어트린 나뭇가지를 잡곤 천천히 걸음을 옮깁니다.
그 거리는 알렌에게서 열 다섯걸음 정도.
" 단 한 번이다. "
리겔은 진중한 표정으로, 알렌에게 말합니다.
" 나도 보여줄 수 있는 건 단 한 번이니까. 알아서 받아들이도록 해. "
곧.
그가 무기를 휘두릅니다.
산다는 것은 어려운 것이다. 단순히 육체를 가지고, 숨을 이어간다는 의미에서의 삶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그것이 가장 어려운 의미를 지녔다. 세상은 많은 발전을 겪었다지만 그렇기에 반대로 야생적인 것들 역시 이어졌다. 그리고, 이 세상이 이렇게 뒤집어졌을 때 그런 면모들은 더더욱 크게 세상을 뒤흔들었다.
피를 흘렸다. 이 작은 몸을 기준으로도 많은 피였다. 몸에서 빠져나간 피로 인해 내가 비어간다는 느낌이 날 만큼, 그 빈 곳으로부터 느껴지는 고통을 느끼며 살아보려 발버둥친다. 그렇지만 살아날 방법은 요원했다. 단지 잠시의 허기를 달랠 법한 간식거리를 쫓아 괴물은 움직임을 이어간다. 그 표정에는 놀이라는 짙은 표현이 있었다. 그리고 그 위로 즐겁다는 표현이 같이 쫓아가고 있었다.
사냥당해 죽는다. 약하기 때문에 죽는다. 야생적인 것의 규칙에 의해 자신은 그렇게 죽어야 했다. 그러나, 지독하게 억울했다. 왜 나는, 힘을 기를 방법조차도 없었는가. 살아감을 선택할 자격조차 없었는가. 죽음을 받아들이는 것 외의 선택지들이 새까맣게 물들었다.
살고 싶다.
살고 싶다.
그 욕망을 담아 소리를 지른다. 누구도 듣지 못할 정도로 얕은, 고통에 의해 쉬어버린 목소리로 소리를 지른다. 그러나 그것을 들을 사람도 없단 것을 알고 있었다. 이 생의 마지막은 그렇게 찰나의 맛으로 소모될 터였다.
그러나 그 기대와 다르게 죽음으로 달리는 몸은 누군가를 바라봤다. 느릿한 발걸음으로 수 자루의 검을 찬 채로 걸음을 옮겨가던, 나를 흥미롭게 바라보던 남자가 물음을 던졌다.
"네가 살고싶단 목소리를 낸 거야?"
그 목소리는 흥미롭고, 재밌는 것을 발견했단 목소리였다.
검.
알렌은 다양한 검을 알고 있습니다. 단순히 검의 종류부터 시작해서 다양한 곳에서 만들어진 검들까지. 수많은 검들이 이 세상에 존재합니다.
그렇기에 세상에는 수천, 수만 가지의 검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이 세상은 그런 모든 검을 다루는 한 명의 검사가 유명합니다.
검성劍星.
수없는 검들의 주인, 검을 휘둘러 모든 검에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는 한 검사로부터 의념 시대의 검술은 이어져 왔습니다. 그러나.
이 검은 그것과는 지독히 대척된 위치를 지키고 있는 검입니다.
오직 한 자루의 검. 그리고 지독히 그 검을 이해하고 있는 검.
그렇기에 그 검에 모든 것을 담을 수 있는,
단 한 자루의.
검劍
곧, 나 자신을 담은 검을 휘두를 수 있는 검.
리겔의 검에는 수많은 감정들이 담겨 있습니다.
살아가고 싶다. 삶을 스스로 쟁취하고 싶다. 그렇게, 스스로의 길을 향하고 싶다는 그 의지가 올곧게 알렌을 향해 다가옵니다.
그 검에 있어 자신의 검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은, 그 의지를 상대하여 검을 휘두를 수 있던지. 뛰어난 기술로 하여금 그 검을 받아내는 것 외에는 불가능할 것입니다.
" 모든 검사들은 그 이상향을 '모든 검의 주인'으로 향한다. 모든 검술을 사용하고, 그로 하여금 완벽한 하나가 되고자 하는 것이 지금 시대의 검의 이상향이지. "
리겔은 지친 표정으로 알렌을 바라보며 말합니다.
" 그러나. 나는 그에 뒤쳐지지 않는 검을 안다. 모든 검의 주인이 되지는 못하지만. 가장 뛰어난 것이 되진 못할지언정. 자신 하나를 완벽히 표현하여. 그 념을 검으로 펼쳐낼 수 있는 검을 휘두르던 사람. "
알렌.
알렌은 이 검에서 무엇을 이해했습니까?
" 너의 사조師祖. 신검神劍 구휘께서 남기신 검이다. "
가장 먼저 느껴진 것은 이질감이였다.
검성
현존하는 모든 검술의 원점이자 정점.
그저 알고 있지 못하고 있을 뿐, 길지 않은 인생을 살아오며 알렌이 그 동안 봐왔던 모든 검술은 모두 검성에서 시작되었던 검이였고 아마 알렌 자신이 사용하는 검술 또한 검성의 검의 영향을 받았을 것이다.
그렇기에 마치 쭈욱 맡아와 감각이 무뎌져 당연한 것을 넘어 존재조차 망각해버린 버린 향기처럼 검술을 보았을 때 느껴지는 당연함이라는 것이다 존재했다.
모든 검은 검성에서 부터 시작되었으니까.
하지만 지금 리겔이 보여준 검은 그 당연함이 전혀 보이지 않고 있었다.
아니 있는지 조차 모르고 있던 향기가 아닌 아예 처음 맡아보는 낮선 향기가 주변을 감돌듯 리겔의 검에는 알렌이 기존에 알고있던 당연함과는 별개의 무언가가 자리잡고 있었다.
처음 맡아보는 향기의 이질감을 느끼듯 리겔의 검에 이질감을 느끼면서도 눈은 멋대로 리겔의 검을 쫒아간다.
'살아가고 싶다. 삶을 스스로 쟁취하고 싶다. 그렇게, 스스로의 길을 향하고 싶다.'
이윽고 스승의 검에 이질감조차 잊어버릴 정도로 빠져든 알렌에게 마치 무언가가 보이고 들려오는 듯 했고 이내 알렌은 저 검이 무엇인지 어렴풋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스승님이다.'
저 검은 리겔이였다.
오롯이 리겔 자신을 담아내고 표현하고 있었다.
그의 의지, 감정, 기억 모든 것을 담아낸 저 검을 받아내는 자신이 상상되지 않았다.
저 검을 받아내려면 분명 그에 상응하는 것이 검에 담겨져 있어야 할테니까.
"아..!"
그렇게 쭉 리겔과 그가 쥔 나뭇가지를 바라보던 알렌은 리겔의 말에 정신을 차렸다.
신검 구휘, 검성과 버금가는 검의 정점.
"온전히 자신을 표현하는 검..."
그리고 마지막으로 눈에 들어온 것은 아무것도 담기지 않은 채 비어있는 자신의 검이였다.
저항이라는 단단한 껍데기가 그 형태를 유지하고 있지만 정작 그 속에는 아무것도 감겨있지 않은 비어있는 검.
"지금의 저로서는 시도조차 불가능합니다."
드물게도 알렌이 불가능이라는 말을 입에 내뱉지만 그 말대로였다.
검안에 자신을 담아내기 위해서는 우선 담아낼 자신을 찾아내야 하니까.
"저는..."
이 것 만큼은 오롯이 스스로 해내야 한다.
누군가에게 맞길 수도, 가르침을 받을 수도 없기에 알렌은 잠시 말문이 막힌 듯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있었다.
# 가장 먼저 느낀 것은 검성의 검과 완전히 다른 지점에 있는 검술에서 느껴지는 이질감.
다음으로 느껴진 것은 검에 담겨있는 것은 온전한 리겔 자신이라는 것.
마지막으로 느낀 것은 텅빈채 아무것도 담아내지 못하고 있는 자신의 검 입니다.
정답입니다.
" 네 검은 얼핏 보면 잘 정제되어 있는 듯 하지만. 근본적으로 어딘가 뒤틀린 면모가 있다. "
리겔은 천천히 알렌에게 다가갑니다.
알렌의 가슴을 나뭇가지로 툭 찌르고, 그 눈빛으로 천천히 올려보면서.
" 검에 아무것도 담지 않는다? 하, 네가 이 중국 연합의 전설에 나오는 심검의 경지에라도 도달하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소리다. 너는 아무것도 담지 않은 게 아냐. "
천천히 알렌의 가슴에서 어깨로, 팔로, 손으로.
마침내. 검에 닿은 채로 말을 이어갑니다.
" 너무 조잡한 것들로 너를 표현하고자 담으려 한 것이 검에 남았을 뿐이지. "
켈켈켈, 하고 리겔은 웃음을 터트리면서 알렌을 바라봅니다.
" 자. 제자야. 첫 번째 가르침이다. "
그는 진중한 얼굴로, 알렌에게 말합니다.
" 한 감정을 극대화해서 검에 담아봐라. "
알렌은 자신이 검에 아무것도 담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닌 너무 조잡한 것들이 검에 남아있다는 리겔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말대로다, 알렌은 마땅히 담아낼 무언가를 찾지 못했기에 이를 비어있다, 라고 말했지만 실제로는 리겔의 말대로 조잡한 것들로 채워져있는 것이였다.
"알겠습니다."
이윽고 알렌은 리겔의 첫번째 가르침을 듣고는 검을 뽑고 진지한 표정으로 집중하기 시작했다.
감정을 극대화 시켜 담아낸다.
다소 추상적으로 느껴지는 가르침.
"읏..!"
알렌은 계속 집중하던 도중 마치 실수라도 한듯이 놀란 소리를 내었다.
그 이유는 가장 먼저 끌어올려진 감정이 다름아닌
'증오가...'
증오였기 때문이였다.
알렌은 검에 증오가 담기려하자 반사적으로 이를 멈추었다.
여태 카티야의 검을 따라가려던 버릇, 증오는 카티야의 검에 담겨선 안되는 감정이라고 줄곧 생각해왔던 것이 그 이유였다.
하지만 이제 알렌은 이제 카티야의 검이 아닌 자신의 검을 휘둘러야 한다.
더 이상 자신의 감정을 부정해선 안되었다.
다시한번 내면에 정신을 집중하고 감정을 끓어올린다.
쑨쉬항, 바티칸에서 마지막까지 아이들을 지킨던 선생님, 그리고 죽어간 수 많은 사람들
마땅히 행복해야할 이들의 행복을 앗아간 증오스러운 녀석의 모습.
"!!!"
터질 것 같은 증오를 담아 알렌은 허공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증오를 담아 검을 휘두르겠습니다.
증오.
그 감정을 담아 검을 휘두르려 하지만, 그저 평범한 휘두름이 될 뿐입니다.
" 그게 아냐! "
번개와 같은 목소리로, 리겔은 알렌에게 소리칩니다.
" 내가 단지 네 화를 검에 담으라 했어? 내게서 뭘 봤단 말이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