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펑링화

last modified: 2025-02-17 21:31:17 Contributors

凤玲华
|Fèng Línghuá
image: niji・journey AI
신명 통칭 리샹냥냥(丽祥娘娘)여상낭랑
이명 즈자오(支昭)지소
존호 태상려군(太祥旅君)
화영현휘사지성조태상명군(華榮絢輝賜祉聖鳥太祥命君)
태천태상옥령보음운요왕(太天泰祥玉玲輔音運曜王)
봉호 도위응화천선보운영주숙명원세향호옥령태상려군(導韡應華天宣普運榮主淑明元勢響呼玉玲太祥旅君)
모티브 신 봉황
성별 여성체
학년과 반 1학년 A반
연인 야츠메 히키


1. 프로필

1.1. 외형

명랑한 생동과 활기로 빛나는 소녀. 매끄러운 머릿결은 늘상 수선스레 뛰어노는 탓에 조금쯤 부스스하게 흐트러지고, 뺨에 뜬 발그레한 혈기는 식을 줄을 모른다. 둥그런 눈매 안에 반짝이는 눈동자는 천춘 새순의 색을 닮았다. 허리 아래까지 늘어지는 머리카락은 짙은 난색의 흑발. 검은 부분을 들추면 안쪽은 선명한 청록색으로 물들어 있다.
치장을 좋아하는 성격이기에 하루에도 몇 번씩 옷이 바뀌기도 하고, 늘상 가볍게 화장을 하고 다니기도 한다. 하지만 학생으로 지내야 하는 만큼 교칙 위반선을 넘나들지는 못하기에 평범한 수준 이상의 꾸밈을 하지 못하는 것이 소소한 불만. 흔히 말하는 ‘과한’ 꾸밈을 금지당한 탓에 이 이상의 치장이나 장식이 없이 노상 ‘무난하게’만 지내는 중이지만, 그 대신인지 색색의 실로 땋은 길다란 매듭 장식만은 머리칼 안쪽에 언제나 달고 다닌다.
신장 162cm. 땅에 발 붙이고 있으면서도 때로 표연히 떠날 것만 같은 기분이 느껴지는 품, 날 듯이 파사하며 가벼운 육신.


신으로서 인간 형상을 취하면 검은 머리 사이사이로 적, 청, 황의 빛 섞이는데, 등 뒤로는 오색찬란한 날개가 눈 닿지 않는 먼 곳까지 끝없이 드리운다. 길게 늘어진 옷자락 위로 황금빛 꼬리깃이 번쩍이며 거기에 각양의 장신구와 꽃을 머리 위에 관(冠)처럼 얹고 화려한 자수 놓인 비단을 거듭 두르니, 이야말로 도원과 낙원에서 온 형상이라.
두 눈은 각도에 따라 갖가지 채광으로 빛나고 홍채 안의 눈동자는 만개한 수산호 빛으로 반짝인다. 눈가에 든 화장은 연연하게 고운 도색(桃色), 갖가지 귀물로써 화려히 치장했다 하나 고혹과 같은 정취보다는 복작하게 모인 방비(芳菲)와도 같은 멋만 난만하다.
존체로부터는 은은한 신광이 흘러 그저 휘황히 꾸민 인간이라 여기기엔 신묘한 태와 기운이 느껴지나, 그러면서도 사람으로 하여금 우러르게끔 하는 압도감보다는 온몸에 아이 같은 친밀감과 호의를 가득 두르고 있다. 고고하고 신성한 분이라기엔 낭랑(娘娘)께서는 언제까지고 천진하고 낭랑한 존재인 탓이다.


본연의 모습은 닭의 머리와 제비의 턱, 뱀의 목과 학의 다리, 원앙의 깃과 매의 발톱, 물고기 지느러미처럼 길게 늘어진 공작새의 긴 꼬리깃과 거북의 등과 같은 몸을 지닌 거대하고 신비로운 형상의 새. 오색 난만한 깃털과 신체 각 군데에는 오상(五常)과 우주의 이치가 깃들어 있다.

1.2. 성격

천진난만, 명랑, 활달, 밝다, 낭창하다,⋯⋯ 기타 등등 온갖 생기 넘치고 즐거운 표현이 적확하게 들어맞는 성격.
낯가림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고 누구에게나 최고조의 친절과 친밀감을 갖곤 하는 극도의 외향형 신이다. 좋게 말해 밝고, 나쁘게 말한다면 다소 과할 정도의 흥을 지닌 성격. 발랄함이 과해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 기가 죽지 않으며, 그 정도가 심해 도무지 속을 알 수 없을 정도로 활발한 모습도 자주 보인다. 일례로 험한 말을 듣더라도 자기는 험언 따위 듣지도 못했다는 양 넘겨 버리거나 아예 제멋대로 좋은 뜻으로 곡해해 버리곤 하는 일이 다반사. 다소 변덕스러운 기질까지 있어 상극인 사람에게는 이만큼 끔찍한 존재가 따로 없을 테다. 다만 떠들썩한 것 좋아하고 변덕스러운 편이라 해도 산만한 편은 아니라는 사실만은 위안이 된다.

1.3. 기타

  • ‘가장 힘들 때 도움을 청한다면 기꺼이 곁에 머무르겠다’라는 과거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가미유키에 오게 되었다. 오랜 세월이 지나 사실상 히키가 은인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남이나 다름없다는 것은 이미 알지만, 그 상대가 누구이든 도움이 필요해 자신을 부른 한 돕고 싶은 마음은 변하지 않는다고 한다.

  • 올해부터 일본에 온 중국인 유학생⋯⋯ 이라는 설정을 인간 신분으로 쓰고 있다. 일단은 외국인이라는 신분이지만 설정을 구상하는 과정에서 일본식 이름도 따로 만들어 두었는데, 실질적으로 쓰이는 상황은 적어 슬퍼하고 있다. 그 이름이 무어냐 하면 공식적인 신분의 한자를 옮겨 써서 ‘호우카 레이센(鳳華玲泉)’이라 한다. 어느 쪽으로 불러도 잘 반응해 준다. ⋯⋯사실 열심히 만든 이름이라 호우카라고도 불러주길 은근히 기대하고 있다.

  • 일본어는 회화와 학습에 지장이 없는 수준으로, 얼핏 들어서는 어색한 부분을 찾아보기 힘들다. 단 종종 단어 뒤나 어미에 儿을 무의식적으로 붙인다거나, 흥분할 때면 통상적인 일본어보다 억양이 강해지고 말의 속도가 빨라지는 등 중국어의 습관이 조금 묻어나는 편. 세계 곳곳을 유랑하는 신이기에 일본어 외 다른 언어에도 능통하다.

  • 예로부터 봉황은 덕 높은 천자와 청렴한 선비, 오상(五常)과 조화를 상징하는 상서로운 길조로 여겨졌다. 그 습성마저도 고고하기에 오동나무가 아니면 깃들어 쉬지 않고, 대나무 열매가 아니면 먹지 아니하며 예천(醴泉)이 아니면 마시지 않는다고 전해지는데⋯⋯.
    이 봉황님은 평소 황금과 보석과 비단으로 치장하기를 즐기고(지금은 못 하지만), 패스트푸드와 향신료가 가득 든 음식을 꺼리지 않으며, 코타츠에 누워 과자를 먹고 최근에는 카페인과 밀크티에 맛 들려 계신다. 알려진 전설과 실상의 괴리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훌륭한 실례다.

  • 새의 형상을 한 만큼 새 같은 기질이 꽤 있다. 가만히 있다가도 난데없이 노래를 부른다거나, 기분이 좋아지면 흥이 올라서 즉흥적으로 춤을 춘다거나, 아닌 척 사실은 대단한 고집불통인 점이라거나⋯⋯ 화려하고 아름다운 것에도 사족을 못 쓴다. 본모습의 휘황찬란한 깃털이며 몸에서 빛까지 나는 것 하며, 평소 지니고 다니는 소지품에 붙은 장식들도 모두 그 취향의 산물이다. 대표적으로 스마트폰과 가방에는 와펜, 스티커, 키링, 스트랩, 뱃지, 인형 같은 것들을 주렁주렁 달고 있고, 방에도 자질구레한 장식품과 그림과 굿즈 등의 잡다한 수집품들이 한가득. 요즘은 학업에 필요한 필수품이라는 핑계로 문구 용품도 잔뜩 수집하고 있다. 확신의 맥시멀리즘 파.

  • 비슷한 이유로 미인(당연히 미녀와 미남 모두 포함된다)에게도 아주 약하다. 얼굴에 쉽게 홀려버리는 얼빠.
    신으로 있을 때도 날지 않는 한 인간의 형상으로 있기를 선호하는데, 그 편이 더 다양한 방식으로 몸을 꾸밀 수 있기 때문이다. 치장을 위해 수를 놓고 장식을 만드는 등 손재주 역시 무척 뛰어나다.

  • 좋아하는 것은 가극, 평극, 뮤지컬과 같은 각종 화려한 공연 문화. 본인이 선호하는 모든 요소가 들어가 있으니 오히려 좋아하지 않기가 힘들다.

  • 매운 음식에 강하다. 역시나 조류 아니랄까봐⋯⋯. 좋아하는 음식은 사천 요리. 호남식의 매운 맛도 좋아한다.

  • 신성의 특성 상 인세에 오랫동안 머무르지 못하기에 생애 대부분의 시간을 신계에서 지내 왔다. 그간 인경에 내려온 경험은 손에 꼽으며 그마저도 한 곳에 오래 발 붙이지 못하곤 했다. 이유는 그가 한 자리에 지나치게 오랫동안 머물렀을 시에는 지나치게 몰린 복상으로 인해 운액의 균형이 어긋나기 때문.
    신이라 해도 가지 못하는 곳에는 마음이 이끌리기 마련이므로, 그동안 남모르게 인세에 지대한 동경을 품어 왔다. 그런 만큼 현재는 가미유키의 생활 전반을 완벽하게 즐기고 있는 상황. 현재까지 가장 큰 목표인 ‘히키를 행복하게 만들어 주기’에 더불어, ‘인간 절친 사귀기’도 틈틈이 노리는 중이다.


2. 신격

2.1. 봉황

“단혈산(丹穴山)에 봉황이 사는데, 이 새는 길조와 인애(仁愛)의 상징이며, 사람 사는 곳에 나타나면 천하가 태평해진다.”
『산해경(山海經)』

“왕이 위로 황천을 감동시키면 난봉이 이른다(王者上感皇天則鸞鳳至).”
─『춘추감정부(春秋感精符)』

: 凤凰 :


땅 위의 사람이 이 신을 우러러 칭하기를─ 모든 날짐승의 우두머리, 상제의 사자, 군권(君權)과 태평성대의 상징, 태어나기를 무결한 조화의 존재, 길조와 인애의 표상이자 귀하고 성결치 아니한 곳에는 결코 내리지 않는 상서로운 신조(神鳥)라 하니, 뭇 황제와 군왕마저 그의 존체 내리심을 앙원하더라.


신으로서 지닌 가장 큰 능력은 내린 땅 일대에 만복과 선(善)을 유도하는 힘이며, 신으로서 진 의무는 모든 우주와 세계를 널리 떠돌며 운기와 복상(福祥)을 순환시켜 조화로이 다스리는 일이다. 밟고 선 땅에 백록이 찾아들거든 그곳을 떠나 돌아오지 않고, 가장 흉참한 곳에 머무르며 낙향을 일구어낸다. 존재만으로 이상적인 행복을 부르는 신이라 할 수 있다.

봉황을 부르는 성군의 치세와 ‘태평성대’의 전승은 전후 관계가 반대로 알려진 것이다. 성천자의 선정으로 지상이 정히 다스려지기에 봉황이 내려옴이 아니라, 가장 혼란스럽고 흉한 땅을 봉황이 거쳐갔기에 후일 좋은 시대와 성천자가 찾아온다 함이 옳다.

신격의 특성 상 땅 밟고 인간사에 관여하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 상서로운 신수이자 권위의 상징인 ‘봉황’으로서의 신앙은 존재하나, 신사를 세운 신들과 같은 종류의 신앙은 없다시피 하다. 정확히는 인간들에게 봉황으로서의 신격과 복신으로서의 신격이 따로 알려져 있는 상태. 인세에서 여상낭랑(丽祥娘娘)이란 이름은 봉황보다는 복과 행운의 신의 이름으로 통한다.

2.2. 배경

“거스를 도리 없는 곡경과 불행이 닥쳤을 때, 견딜 수 없거든 이것을 써 나를 부르라.”

머나먼 과거, 잊히고 소실되어 신만이 기억하게 된 오랜 약속.

일본 열도에 원시적인 형태의 국가가 들어설 무렵의 이야기다. 당시 인간들은 여러 부족이 모인 연맹국을 통치 체제로 삼고 있었는데, 나라에 갈등과 분열이 끊이지 않아 사람들은 수십 년 동안 내란과 전쟁에 시달리고 있었다. 이에 혼란한 세태를 잠재우고자 봉황이 그곳의 지상에 내렸다.
낭랑이 엉켜 있던 땅의 운기를 모두 풀어내고 하늘로 날아오르니─ 이로써 만사가 형통해졌어야 하나, 그 순간 지상에 없을 진귀한 존재에게 탐심을 느낀 어느 인간의 소행으로 봉황은 활에 맞아 떨어지고 만다.
큰 상처를 입은 신은 멀리로 몸을 숨기던 중 인간 하나를 만나 그에게 도움을 받았다. 만고의 끝에 몸을 회복한 신은 다시 하늘로 올랐고, 은인에게 감사를 표하며 각별한 인연의 보답으로 그에게 언제든지 자신을 부를 수 있는 증표를 남겨주었다.

그로부터 긴 시간이 지났다. 처음에는 흐르는 줄 모르고 지났던 해는 어느새 수십 년이 되고, 일월 어김없이 뜨고 지는 사이 쌓인 세월은 어느덧 수천의 세월이 되어 있었다. 더는 세는 것이 무의미한 시간이 흐르도록 증표는 쓰이지 않았다. 낭랑은 남모르게 치솟는 서글픈 마음을 눌러 참았다. 신을 부르지 않았음은 곧 은인의 복력이 다하지 않았음을 뜻한다. 불리지 않는 편이 더 낫다는 사실쯤은 그도 알았다. 그러나 깊이 감춘 흉금에는, 그때의 약속이 언젠가를 꿈꿀 기약이 되어주기를 바라고 있었다. 신마저 갈피를 잃을 만치 기나긴 기다림에 단념하려고 했던 그때.

부름이 느껴졌다. 오래도록 기다려 온 이의 소망이 들렸다.

까마득히 먼 저편의 세상에서 거조(巨鳥)의 날개가 너울지듯 펼쳐졌다. 신은 아래로, 아래로 날았다. 떨어지고 낮아져 마침내 닿은 그곳에 기다리는 얼굴은 낯설기 그지없다. 하지만 그마저도 상관없었다. 오늘에야 처음으로 만난 연이라 해도 그토록 간절히 기다렸던 해후였다. 옛 은인은 오래 전에 죽고 누구인지도 모를 자를 만났다 한들 신은 그마저도 못내 기꺼웠다.

추락의 종착점, 손을 뻗으면 닿을 듯 가까워진 허공에서 낭랑이 소년에게 환연히 외쳤으니─

“──找到了!찾았다


2.3. ■■■

목차

❖鳳皇來儀 왜인들의 땅에 기나긴 난이 있어 영토가 오래도록 혼란하였다. 전란의 끝에 부족을 다스리는 여러 군장들이 모여 마침내 비미호(卑弥呼)를 새로운 왕으로 옹립하였다. 왕이 국가의 기틀을 닦고 귀도(鬼道)로써 무리를 다스렸으니, 그 나라의 이름은 사마대국(邪馬臺國)이며, 기하(旗下)에 든 나라의 수가 족히 서른이 되었다 전해진다⋯⋯(중략)

──『북서(北書)』


一.
사마대가 통일을 이루기 전의 일이다. 사람들이 서로를 치고 정벌하는 풍진과 내란이 끊이지 않자 상쟁의 난무를 잠재우기 위해 봉황이 그곳 지상에 내렸다.
상서로운 새가 하늘을 날며 다섯 소리 묘음으로 우짖으니 각지 전장에서 창칼의 부딪침이 멎었다. 이어 신조(神鳥)가 마른 황지를 지르밟고 밤낮 동안 춤을 추매 천지가 감심하여 단비를 내렸다. 마지막으로 봉황이 흩어낸 액살을 붙잡고 높이 날아오르던 때─ 어느 곳에서 돌연 화살이 날아와 그의 날개와 배를 꿰뚫었다. 새는 하늘로 돌아가지 못하고 땅 위에 고꾸라지고 말았다.
길상이 피를 흩뿌리며 추락하니 상서(祥瑞)는 곧 지독한 흉조로 뒤바뀌었다. 멈추었던 싸움은 보다 무참히 난발하였고, 땅을 축이던 비는 육생(陸生)을 묻어 죽일 호우가 되었다. 물 아래 점점이 번지다 핏자국마저 사라졌으니, 신의 자취를 알 자 어디에도 없었더라.

二.
그로부터 반나절이 지났다. 때 아닌 폭우에 급히 길을 떠나던 여인은 검은 하늘에서부터 영롱히 빛나는 무언가가 떨어져내리는 모습을 보았다. 예사롭지 않은 징조라 생각한 여인은 급히 그곳으로 가 떨어진 빛이 무엇인지 확인하고자 했다.
가까이 다가갈수록 상황은 기이해져 가기만 했다. 살을 때릴 듯이 퍼붓는 빗발이 그리로 다가갈수록 사그라들고 있었고, 어둡던 사위는 도리어 밝아지기 시작했다. 빗소리 사이, 우거진 수풀 너머로 알연히 우는 소리가 들렸다. 여인이 몸짓 조심히 하며 풀숲을 넘어다 보자 화려한 금옥(金玉) 장신구와 비단 옷가지를 갖추어 입은 낭랑(娘娘)이 그곳에 있었다. 아름다운 잠거를 걸쳤음에도 불구하고 그 형상이 몹시나 애련하였는데, 그는 어깻죽지와 옆구리에 화살이 박힌 채 주저앉아 울고 있었다.
기이하게도 주변에는 족적이나 핏자국 따위의 흔적이 전혀 비치지 않았고, 등에는 우중 흐린 하늘 아래서도 요요히 빛나는 날개가 달려 있었으며, 입고 갖춘 행색은 당대 그 어떤 귀인의 것보다도 빼어났다. 이 세상의 것이 아닌 듯한 모습에 여인이 선뜻 나서지 못하고 머뭇거리자 낭랑 문득 고개를 들고 이르기를 “나는 저 하늘의 신명으로서 이곳의 흉기凶氣를 잠재우고 복상을 일깨우고자 하림하였는데, 그만 무도한 자에게 활을 맞아 쫓기는 중에 있다. 내가 예서 죽는다면 길상을 해한 죄로 이 땅은 종차 무엇도 품지 못할 흉지가 되고 말리로다.”하며 눈물을 흘렸다. 구슬피 우는 모습에 두려움이 사라진 여인은 다친 낭랑을 데려가 몸이 낫기까지 정성껏 돌보았다.

三.
끊이지 않는 비에 사람 사이 아귀다툼마저 잦아들었다. 넘치도록 젖어든 물을 타고 병이 번졌다. 뭇 짐승들은 빗속에 자취를 감추고 해가 구름에 갇히니 세상이 곧 암흑천지라. 이에 사람들은 모두가 하늘을 우러르며 치성을 올렸다. 뭇사람의 간정(懇情)이 쌓이고 쌓여 하늘에 닿을 무렵, 어디에선가 맑고 드높은 새의 노랫소리가 들려 왔다. 귀를 기울이니 어느덧 빗살마저 서서히 잦아들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의아히 여기면서도 저마다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모여들었는데, 온통 진창이 된 땅 위에 단 한 곳만이 해를 받는 광경이 보였다.
서서히 개어 가는 흑운 사이로 찬란한 서광이 내리쬐고 있었다. 그 아래 선 어느 여인이 하늘을 향해 기도하자 이어 눈부신 빛살로부터 거대한 새 하나가 날아 여인의 앞에 내려앉았다. 그것은 휘광하는 오색 깃을 입고 홀로서 성(盛)하였으니, 스스로 입 열어 노래하듯 말하였다. “그대에게 인덕과 도리 있으라.” 신령한 새는 여인의 앞에 깊이 고개 숙여 절한 뒤 이내 하늘로 날아올랐다. 신이하고도 아름다운 그 모습에 금번은 누구도 경거하지 못하였다.
봉황이 등천하여 자취를 감추매 동시 암운이 모두 걷히고 일광이 돌아왔다. 이는 즉 하늘이 노여움을 거두었음이라. 이에 자리에 있던 모든 자가 하늘의 뜻과 통한 여인에게 스스로 머리를 조아렸으니, 그 섬김 받은 자의 이름은───.


───전하기를, 왕이 간청하자 어둡던 하늘이 갈라지며 찬란한 광명이 내리쬐었다. 그로부터 천신의 사자가 내려와 그에게 절하며 고하므로, 왕의 행함과 바람이 곧 하늘의 뜻과 같다 하더라.
하늘이 사람의 왕을 정하고 왕이 스스로 이름하기를 히미코(卑弥呼)라 하니, 기나긴 난은 종식되고 그 치세 오래도록 평안하였다. 이는 모두 군왕의 어진 덕치로 인함이라.

──『고사기(古事記)』
(註: 현재는 말소된 서장에 해당한다.)

❖祕 그대가 나를 구하였으니 나 역시 마땅히 그대를 돕고 싶은데, 무엇을 원하는가?

⋯⋯당신은 하늘에서 온 신령이시니, 청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들어줄 수 있소?

이치에 맞으며 이루어줄 수 있는 원이라면 정히.

하면, 내게 영검을 내려 주시오.

그것은 들어 줄 수 없다.

아니, 나는 그것을 꼭 받아야겠소. ⋯⋯부디 내 이야기를 모두 들어 보오.

⋯⋯말하여 보라.

우리 땅 위에 벌어지는 싸움은 들불과도 같소. 눈치챈 때엔 이미 꺼뜨릴 방도라곤 남지 않았고, 우리 사람의 힘으로는 겉잡을 수도 없지. 맞지 않는 자들이 억지로 손을 잡아 묶고 나라를 지었다고는 하지만 누구도 서로를 진정으로 믿지는 못하는 형세요.
우리의 연맹이 위태로운 그 원인은 명확하오. 그것은 모두 단단히 맺은 구심점이, 결속이란 것이 부족하기 때문이오. ⋯⋯그러나 지금의 우리 족속에게는 수십 개 부족을 짓눌러 다스릴 힘을 지닌 우두머리도, 교묘한 말로써 화합을 이룰 재주를 지닌 자도 없으니 안다 한들 할 수 있는 일은 없었지. ⋯⋯하지만 내 그날, 빗속에서 당신을 본 순간 알았다오.

그래, 무엇을 알았는가?

칼과 혀의 무정함보다 하늘의 드높음과 신기(神奇)야말로 우리를 깨우치고 또 사로잡는 밧줄이 될 것임을.

⋯⋯그대는 영장(靈長)이로군.

그러니 내게 비할 데 없는 권위를, 다만 당신과도 같이 사람은 결코 닿지 못할 ‘신묘한’ 위상을 주시오. 나는 오로지 말뿐이며 허황스러울 위엄만을 바라오.

⋯⋯.
괴연할사, 귀진한 바람이로다.

좋다. 그것은 내 이루어줄 수 있느니라.

❖해설 1.
2.첫 문단에서 인용된 『북서(北書)』는 실존하지 않는 가상의 서적이다.


3. 인간관계

3.1. 人間

히키
⋯⋯있지, 넌 내 유일한 예외야.
행복했으면 좋겠어.

크리스마스 선물

밋치
틱톡 메이트!

크리스마스 선물

시니카


키욧치


3.2.

유이
옆자리 친구!

크리스마스 선물

레이레이(雷雷)
귀여운 꼬마친구!

크리스마스 선물

인얼(隐儿)
언제까지고 어여쁠 아이.
너도 영영 아이로만 머물러 있지 않는단 것이 당연한데도, 나는 그동안 잊고 있었던 모양이야.

크리스마스 선물

란메이(蓝妹)
사랑하는 내 동생,
널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나는 슬픔을 잊을 수 있어.


무 공(武公)


리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