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 물건을 좀 옮겨주셨으면 합니다.
보상 : 20발테
아모르 콘시우스가 받은 의뢰.
『"아모르... 아직 브론즈급 용병이네요. 혹시 간단한 심부름 의뢰에 관심 있나요?"
"간단한 일부터 시작해 보세요."
"이걸 류토리에 경비단에게 전해주세요."
길드원은 무언가 꽁꽁 싸진 물건을 건네줍니다. 살짝 만져보니 부드러운 무언가가 있네요.
"룬트 공이 경비대장에게 전하는 물건이니까 어디 떨어트리지 않게 조심해요. 모두 목 베이기 싫으면."
..섬뜩하네요.
경비대 초소로 이동합니다!
"엉? 무슨 일이지?"
안쪽에서 누군가가 귀찮은 듯 걸어나옵니다.
그는 물건을 받아들더니, 고개를 끄덕입니다.
"확인. 이만 가면 된다."』

"그러하시옵니까.."

린은 살짝 웃으며 라스를 바라봅니다. 라스의 얼굴이 붉게 물들고, 린의 미소는 조용히 라스를 바라봅니다. 잡아진 손의 온기가, 둘을 감쌉니다.

"그럼, 당신이 저를 구해주시겠다는 말씀이신지요?"

Episode - 검은 장미를 손에 넣을 때

린은 살짝 눈물을 흘리며 라스를 껴안아옵니다. 라스가 살짝 당황하는 것을 알기라도 하는지 모르는지, 힘차게 껴안은 그 손은 잘 놓아지지 않습니다. 린은 라스의 가슴에 자신의 얼굴을 묻은 채, 눈물을 흘려옵니다.
그녀는 기녀입니다. 오직 취해지기 위하여 팔려졌고 몸을 파는 여자로써 교육받고 살아왔습니다. 밤의 하루를 얻기 위한 잠시의 유흥거리, 그럼에도 그걸 버티며 류토리에의 홍등가의 꽃이 된 것이죠. 하지만 그 과정에서 그녀가 가졌을 고통과 심적 압박감은 적지 않았을 것이 분명합니다. 라스는 그녀를 꼭 안아줍니다. 긴 말을 하지 않고.. 그저 이렇게라도. 이렇게만이라도.

"정말로.. 정말로 구해주시겠다는 것이지요?"

서로의 숨소리조차 들리는 거리에서 고개를 올리며, 린은 살짝 눈물을 흘립니다. 흐르는 눈물을 그대로 놔둔 채, 린은 확인하듯 라스의 얼굴을 바라봅니다.
라스는.. 고개를 끄덕입니다.

Story 1. 홍등가의 검은 장미

"소녀는 이 홍등가의 검은 장미라 불리고 있습니다. 이 홍등가는 밤의 큰 손 중 하나인.. 더스프 갱단에 의해 움직이고있사옵니다. 그들은 귀족조차 두려워하지 않는 자들로.. 이 홍등가의 진짜 주인이옵니다."

더스프. 여자를 잡아와 홍등가의 여인으로 만들고 빚을 지도록 함으로써 구속한다. 지독하게 현실적이고 빠져나가기 힘들. 그런 구속입니다.
린은 그렇게 꼭 안은 곳에서 살짝 붉어진 얼굴로, 한 걸음 물러나 라스의 가슴 부근에 손을 올린 채 바라봅니다.

"그런. 그런 그들을 상대하고.. 소녀를 꺼내주시겠습니까?"

라스는.. 고개를 끄덕입니다.

"소녀를 단 한 사람만을 바라볼 꽃으로 만들어 주시겠습니까?"

고개를 끄덕입니다.

"소녀를 놓지 않고, 기녀가 아닌 한 명의 저로써. 기억해 주시겠습니까?"

당연히, 라스는 고개를 끄덕입니다. 그 반응에 안심한 것 처럼. 린은 살짝 라스에게 기대어옵니다.

"힘들 것이옵나이다. 그런데도 정말이시옵나이까?"

라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주머니에 있는 목걸이를 꼭 쥐어잡습니다. 알터의 기사의 이름으로. 라스는 마음속으로 다짐한 채로. 고개를 끄덕입니다.

에피소드 '검은 장미를 손에 넣을 때'가 시작됩니다.

닐은 숨을 크게 들이쉬고는 플리에븐을 바라봅니다. 플리에븐은 한순간이지만 인간에게서 느낄 수 없는 느낌을 느낍니다. 당장이라도 잠들 것 같은 알 수 없는 기분.. 마치, 어린 시절에 따뜻한 초원에서 누웠던 기억처럼.. 몸이 점점 노곤해집니다.

"이 이야기를 들은 사람은 이제 이 세상에 단 셋밖에 남지 않을거야. 너와, 나. 그리고 날 죽이려고 하는 자들."

Episode - 추락

닐은 과거 한 부유한 상인 가문에서 태어나 장래가 약속된 소녀였다고 합니다. 부모님은 비록 소수종교인 베움 교단을 믿기는 하였지만.. 그렇다라도 한 아이가 태어난 것을 지켜보고 사랑하면서 웃었습니다. 그렇게 사랑받는 소녀가 세 살이 되고.. 손목에 생긴 작은 베움의 마크를 바라보면서도 가족들은 웃었습니다. 신이 축복하셨다고, 아이는 행복을 받으며 다섯 살이 되고.. 아버지의 친우인 아들과 미래를 약속하고. 자라던 어느 날, 아홉살이 되는 날에 닐은.. 베움을 만났습니다.

베움은 소녀에게 속삭여왔고, 소녀는 그런 것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로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베움은 그런 소녀에게 기뻐하며 그녀가 감고 있던 한쪽 눈에 입을 맞춰주었고 소녀가 깨어나 자신의 부모님을 바라보았을 때에, 부모님의 모든 생각과 마음이 보이는 것을 바라보면서 소녀는 마음 깊게 상처를 받았습니다. 딸을 사랑하지만.. 그렇기에 딸의 디바인 마크를 바라보면서 걱정하던 부모는 눈을 뜬 아이의 눈을 보고 기절하듯 날뛰기 시작하였습니다. 딸의 손에 있던 디바인 마크가 다름 아닌 아이의 눈으로 갔기 때문이였지요. 그럼에도 부모는 닐을 평범한 아이로 키우기 위하여 노력하였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였을겁니다. 가문이 기울기 시작한 것은..

아버지의 장사가 실패하고 아버지가 죽었습니다. 그럼에도 닐은 웃었습니다.
어머니가 동물에게 물려 죽었습니다. 자신의 미래를 약속한 이가 울어주었기에, 닐은 웃었습니다.
미래를 약속한 사람조차 떠났습니다. 닐은 그래도 웃었습니다.

닐은 아버지의 가업을 이어받아 상인이 되었습니다. 물건들을 옮기고 장사를 하면서.. 그녀는 처음으로 위협에 마주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너는 악마 베움의 딸이다. 사람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것은 악마인 베움이 속삭였기에 그렇다.'
'너는 악이다.'

베움은 그날 이후로 응답해주지 못하였습니다. 닐은 디바인 마크가 있던 눈을 다쳤고. 제약이 생긴 이후에야 악마의 딸 취급을 받지 않으며 간신히 살아올 수 있었습니다. 그런 힘든 삶에도.. 닐은 웃었습니다.
하지만 닐은 그 이후부터, 자신을 죽이려 하는 자들을 만났습니다.

그들은 닐이 베움의 실패작이라 칭하면서 죽이려 들었고, 닐은 간신히 베움의 힘을 일부 받아내어.. 싸울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렇기에 그만큼 수많은 위협을 겪었고.. 그러면서도 웃으면서, 지금까지 다달랐습니다.

비밀은 간단합니다.
베움을 거부하는 종교에서 그녀를 죽이려 한다. 그녀는 그런 삶에서 도망치고 싶어한다.

"어때? 참 웃긴 이야기 아냐?"

닐은 웃습니다. 허무한 것 처럼, 평범한 여성으로 보이는 그녀가 다름 아닌 베움의 성녀라니, 그 누가 믿겠습니까? 하지만 그 사실이 진실이며, 왜곡되지 않은 사실임을. 플리에븐은 그녀에게서 느끼고 있습니다.

"정말로 이런데도. 넌 날 돕겠다는거야?"

닐은 도망칠 기회를 주고 있습니다.
에피소드의 포기가 가능합니다.

Story 1. 다섯 기사들의 집결

닐은 그런 플리에븐의 말에 웃으면서 살짝 손을 들어 플리에븐의 머리를 쓰다듬어줍니다. 따뜻한 빛이 잠시동안 플리에븐의 머리를 스치는 듯 하고 지나가고, 플리에븐은 잠시 무언가 알 수 없는 아득함을 느끼기 시작합니다.

- 들어라, 나의 딸을 지키는 자. 나의 세상의 눈을 지키게 될 자여.

완전한 검은 어둠 속에서, 플리에븐은 목소리를 듣고 있습니다.
아무것도 없고, 오직 혼자만이 존재하는 것 같은. 말 그대로 '그 무엇도 남지 않은 세상.' 플리에븐만이 남아 모든 것을 들추어내는 듯한 기분마저도 들게 되는.. 기분 나쁜 느낌입니다. 하지만 너무나도 익숙한 듯한 그 느낌에 플리에븐은 고개를 끄덕입니다. 한순간 세상이 밝아지기 시작하고.. 청색의 빛이 플리에븐을 감싸기 시작합니다.

- 너는 지금부터 나의 이야기를 세상에 퍼트릴 자로써 존재하리라, 나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의 말을 들을지어다.

거대한 것, 모든 것을 꿰뚫어보는 그 목소리에 플리에븐이 고개를 끄덕입니다. 푸른 드레스로 보이는, 알 수 없는 긴 옷자락이 보입니다. 플리에븐은 무의식적에 그 옷을 잡으려 합니다.
하지만 눈 앞에서 스쳐갑니다.
그 뒤에는 한 마리의 백색 비둘기가 나타납니다. 천천히 플리에븐에게 다가와 고개를 갸웃거리고, 플리에븐은 그 비둘기를 잡기 위해 손을 뻗어봅니다.
하지만 손에 닿는 순간 비둘기는 날아가버립니다.
시간이 지나갑니다. 천천히, 또.. 길게..

..

오랜 시간이 지나기 시작합니다. 아득하다. 라고 할 정도로, 그 무엇도 느끼지 못 하는 공간에 서서.. 혼자서 있는 이 기분은 기쁘다고도, 슬프다고도 할 수 없습니다. 모든것이 들어난 것 같은 이 기분에.. 플리에븐은 그저 모든걸 내려놓습니다.
내려놓는다. 누구나 마음에는 선악이 존재하기 마련이며 그를 내려놓음으로써 어떠하든 간에 인간은 나아갑니다.

이것이 바로 진실의 첫 번째, '내려놓음'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스스로를 생각해봅니다. 나는 플리에븐이며, 용병의 손에서 자랐고.. 정의로운 사람이고자 바라는 사림이며. 모두에게 피해를 입히자 않기를 바라는 성격입니다. 또한 나는 모두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며 사람들과의 조심스러운 관계를 쌓기를 좋아하고. 이 세상을 사랑하고 있는 한 사람이기도 합니다.

이것이 바로 진실의 두 번째, '자아 탐구'

누구나 이러한 과정을 겪기는 힘들겠지만 이 과정을 겪으므로 이해할 수 있는 과정을 찾게 됩니다. 그것이 바로 잘못된 기억이라고 하더라도.. 분명 무언가를 모두 내려놓고, 스스로를 알게 되므로써 세상에 한 발짝 나아가는 것이죠.
다른 사람도, 자신을 이해할 수 있다. 자신도. 다른 사람을 이해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진실의 세 번째, '이해'

세 가지의 진실을 듣고 나서야 플리에븐은 천천히 눈을 감고, 알 수 없는 풀내음을 맡으며 눈을 천천히 뜨기 시작합니다. 머릿속으로는 알 수 없는 편안함이 느껴저오고 다시 세상은 검은 것으로 둘러쌓이기 시작합니다.

- 이제 알 수 있겠느냐.

진실은 무엇입니까?
이해하는 것,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것, 내려놓는 것.
진실을 알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합니까?
스스로를 되돌고, 스스로 찾아내고, 스스로 기억해낸다.
모든 것의 시작이지만 누구도 찾지 못 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진실.

..

이제, 조금은 아시겠습니까?

- 이제, 이해할 수 있겠느냐.

플리에븐은 고개를 젓습니다. 하루만에 진실에 다다르지는 못 합니다. 진실에 다달랐다 한들 이것은 이미 밝혀진 진실의 한 축, 아무리 플리에븐이 머리가 좋더라도 이해하지 못 하는 것이 진실입니다.
이것은 다름 아닌 신이 플리에븐에게 던지는 하나의 진실입니다. 평범한 인간인 플리에븐이 평생 추구해야할 진실..

- 기억하거라.

베움의 간절한 목소리가 귀를 울립니다.

- 나의 딸을, 나의 땅으로.

신이, 너무나도 간절히 부탁하고 있습니다.

- 나의 딸을 지킬, 다섯 기사들을 찾아서.

그리고, 플리에븐은 그 말과 함께 머리에 들어오는 알 수 없는 힘에 압도되어갑니다.

- 네가 그 첫 번째 기사가 될지니, 너의 이름은 지금부터 플리에븐 드 베움, 나의 열 두번째 기사이니.

신의 땅으로
나의 딸을 데려오라.

플리에븐은 그 말과 함께, 천천히 잠에 들기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