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st modified: 2017-03-28 15:23:55 Contributors
Angels&Devils&Others |
장르 | 판타지 |
스토리 | 창작 |
시작일 | 2017/3/25 |
종료일 | - |
스레드 넘버링 | 1 |
- 심판의 날
심판의 날, 신께서는 천사장 가브리엘에게 악마들과 지상의 존재 모두를 멸하라는 계시를 내리시었다.
천사장 가브리엘은 천사군단을 이끌고 선봉에 서서 지상으로 내려갔고, 지하에서는 마왕 루시퍼를 대신하여 마왕의 여섯 아들 중 셋째이자 악마군단의 총사령관이었던 아즈모데우스 공작이 악마들을 이끌고 지상에 올라왔다.
끝없는 혈투가 계속되었다. 천사, 악마, 그리고 싸움에 휘말린 수많은 지상의 존재들의 시체가 쌓여 산을 이루었고, 그들의 피가 강을 이루었다.
천사들의 날개가 꺾이고, 악마들의 다리가 부러졌다.
전례없는 희생이었다. 신은 언제나 밝은 태양으로 그 전쟁을 바라보고 있었지만, 그곳엔
신의 은총도 마왕의 도움도 없었다.
마치 그 곳에 고립된 듯이 오직 그들만의 싸움이 계속되었다.
- 혈전
그렇게 성전이라는 이름아래 의미없는 희생이 계속되어가고, 전투의 선봉에서 가브리엘과 아즈모데우스는 점점 회의감을 가지고 정신적으로 피폐해져갔다.
과연 이 피튀기는 전쟁에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지를....
그리고 결국 지상에 천사와 악마라고는 겨우 그들 둘만이 남게되자, 지친 그들은 모든 것을 끝내려는 듯 마치 영혼없는 자들처럼 서로에게 달려들었다.
오랜 시간이 흘러도 천사장과 악마공작의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이미 닳을대로 닳은 그들의 마음은 더이상 미래를 내다보지 않고 단지 현실을 끝내고 싶었을 뿐이었다. 어차피 누군가는 죽어야 끝날 싸움이었기에. 그들은 멈출 수 없었다.
그러다가 먼저 마력이 다한 쪽은
아즈모데우스의 쪽이었다. 자신의 드디어 마력이 다했음을 깨달은 그는 이제 모든 것을 단념하고서 자신의 죽음을 직감하며 눈을 지긋이 감았다.
가브리엘 역시 그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아즈모데우스를 향해 최후의 일격을 날리기 위해 신의 불꽃검을 높이 빼어들고 사력을 다해 다시금 그에게 달려들었다. 그러나 그녀는 그를 베지 못했다.
수많은 생각들이 가브리엘의 머릿속을 스쳐지나가고 그제서야 비로소 그녀는 칼을 내리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녀가 두눈으로 본 세상은 지옥, 그 자체였다.
그녀는 손을 부들부들 떨며 칼을 떨어트렸다.
밀려오는 회의감과 후회, 절망, 분노 등의 파도와 같은 감정이 그녀의 안에서 충돌했다. 그녀는 곧 속죄를 위해 다시금 땅에 떨어진 칼을 집어들었고, 이내 자신의 가슴을 향해 역수로 칼을 쥐었다.
- 수호자
그 사이에 눈을 감고 죽음을 기다리던 아즈모데우스는 곧 가브리엘이 자신을 향해 아무런 공격도 해오지 않자 눈을 떴다.
멍하게 주변을 둘러보는 가브리엘을 지켜보며 아즈모데우스는 그녀가 잠시 방심해있는 틈을 타 본능적으로 무기를 들며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일격을 날리려는 순간 그의 눈에도 주변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가브리엘과 마찬가지로 그의 뇌리에도 수많은 생각들이 스쳐 지나갔다. 그리고 곧 멍하게 주변을 응시하며 생각에 잠긴 그는 그녀가 스스로를 향해 칼을 빼어들자...
무의식적으로 몸을 날려 그녀를 막았다.
가브리엘은 온갖 절망적인 생각들에 괴로워하며 속죄를 방해한 아즈모데우스에게 화를내며 칼을 빼어들었다. 그러나 아즈모데우스는 이미 싸울 마음 대신 다른 엄청난 것을 결심한 상태였다.
아즈모데우스는 그녀에게 이제 이 의미없는 싸움은 그만두고 같이 지상의 수호자로서 살아가자고 말했다. 만약 거절한다면 그땐 속죄를 하든 자신을 죽이든 말리지 않겠다고도 말했다.
처음엔 그녀는 그의 말을 들을 생각도 없었다. 그러나 점차, 점차 그의 말과 주변의 환경은 점차 그녀의 마음을 확고하게 만들었고 마침내 그녀역시 그와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된다.
그들은 서로의 날개를 잘랐다. 그들은 자신들의 날개를 이용하여 천상과 지하로부터 지상을 보호하는 결계를 쳤고, 지상의 수호자가 되어 지상을 번영토록 만들었다.
그것이 바로 지금의 지상이 만들어지게 된 시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