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st modified: 2021-07-03 19:22:43 Contributors
머리카락은 탁한 잿빛으로 석산에 눈 내린 모습을 연상케 한다. 허리정도 오는 길이. 머리카락이 산만할때면 한데 모아 높이 올려 비녀로 정리했다.
나른해보이는 눈 사이 호박색 눈동자. 꼭 사그라든 잿불 같았다.
나긋한 / 굼뜬 / 친절한 / 뻔뻔한 / 음험한
시체처럼 늘어진 꼴을 보면 느긋한 걸 넘어서 무력해 보일 지경이었다. 대다수의 시간을 앉아있거나 누워있으니 가장 먼저 포기한 기숙사가 주궁이라니 할말 다했다.
현궁 답게 성격이 유한 편이다. 웃는 얼굴이 디폴트 표정인데다 도움을 청하면 잘 도와주고 사교력도 나쁘지 않아 주변 인물들과 두루두루 잘 지낸다.
다만 사람이 참 음침했다. 관심 없는 척 상대의 치부를 캐내본다거나 지팡이로 성격을 어림짐작해본다거나 여러모로 들키면 곤란한 생각을 많이 한다. 실제로 교내에서 남 부끄러운 비밀을 꽤 많이 아는 편. 비밀을 많이 아는 것과 입이 가벼운 것은 별개라 관계가 어긋난 적은 없다고.
*캐붕났습니다.... 참고만 해주세요
- 황보
오래전부터 한국에 존재하던 가문이다. 오래전 머글과 결합을 이루어 완전한 순혈가문은 아니다.
박쥐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의견일치가 안된다. (...) 마법사 전쟁 도중 앞장서서 순혈주의를 비판하다 또 어느 순간 순혈주의를 지지하는 등 혼란스러운 시기를 겪었다. 가문 사람들끼리 갈등이 심한 편. 배신자 집안이라며 조롱을 받는다. 현 가주는 황보 재민으로 황보 민의 친부다. 순혈주의 지지자.
- 황보 민은 딱히 순혈주의를 지지하는 것 같지 않다. 혼혈이건 머글이건 순혈이건 신경쓰지 않고 우호적으로 지내는 중.
- 외동딸로 어렸을 적부터 엄하게 자란 티가 난다.
- 사용하는 나무가 산사나무(*자연과 충돌하거나, 혼란을 겪은 특성이 있다)인지라 어째서 현궁 기숙사에 들어갔냐는 질문을 많이 듣는다. 그럴때마다 황보 민은 "땅 위보다는 물 위가 더 조화를 이루기 좋지 않겠어요?"라 답하며 의뭉스럽게 웃었다.
- 공부머리가 좋다. 성적도 좋은 편. 특히 어둠 마법 방어술에 탁월하다. 본인 말로는 집안에서 유독 신경쓰는 과목이라고.
- 지팡이에 흥미가 많아 남들이 가진 지팡이를 보고 쉽게 재료를 유추할 수 있다. 그 재료로 성격을 미리 추측하는데 일종의... mbti 신봉자랑 비슷하다 보면 된다.
- 77갈레온 20시클
- 리의 호감도 +2
- 박쥐 모양 초콜릿
- 데이지꽃갈피
- ???의 조각: 뱀의 비늘처럼 생겼다. 딱딱하고 굉장히 작다. 혹시 모르지. 당신을 한 번 정도 지켜줄 수 있을지도.
재료 | 산사나무 |
속재료 | 용의 심금 |
길이 | 32cm |
꽤 나긋나긋함
공들인 티가 나는 완성도 높은 지팡이이다. 손잡이 부분에는 세련되고 정교한 무늬가 조각되어있고 끝에 수공예로 된 노리개가 달려있다.
|
선관은 이름 뒤에 ☆을 붙여주세요.
- 주단태☆
선관 :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하는 건 천성이라도 되는 모양이죠? (...) 그전에 제가 좀 움직일 수 있게 놓아주실래요?
1. 비명소리가 들리고 선배가 나가는 걸 봤어. 걱정을 많이 했는데 그래도 괜찮다니 다행이야. 그게 나에게 거짓말한 사실을 잊을 이유가 되지는 못하겠지만.
- 서리☆
선관 : 머글 문화에 대해 이것저것 알려줘서 고마워요. 아, 그런데 저번에 머글세계에서는 손 꼭 잡고 돌아다녀야한다던데 맞아요? 머글 친구가 이상하게 보던데...
- 아베 켄타
1. 서점에서 본 타인. 어느정도 말을 나누었고, 제법 친절한 사람 같았어. 그는 내 이름을 알지만 나에게 그의 이름은 여전히 수수께끼야. 뭐, 다음에 차차 알아가는 것도 재미겠지.
- MA
1.(*6번째 판과 7번째 판 참고) 월식 주막에서 무기 선생님의 모습을 한 MA를 만났어. 제법 충격적인 사실을 알아냈지만... 됐어, 그게 내 일상을 망가뜨리진 못해.
3. 기숙사 점수 ¶
2021.6.28 기준 50점 (*개인점수만 기재했습니다)
4. 독백 및 그림 ¶
- 如怨如訴
*가정폭력 트리거(회초리, 대답 강요)가 있습니다. 주의해주세요.
(어두운 밤 배경. 고즈넉한 한옥 방 한 켠에서 회초리 소리가 쉴새 없이 들려온다. 방 안에 조명이 켜진다. 커다란 남자와 어린 아이가 함께 등장한다. 방 밖에서는 하인들이 부산을 떨고 남자는 못마땅한 표정을 짓는다.)
남자 : 네 잘못을 말해라.
아이 : (얼룩진 얼굴을 손으로 훔친다. 몸을 움추리며 느리게) 저는, 저는 잘 모르겠어요. 제가 왜 친구를 가려서 사귀어야하는지...
남자 : (말을 끊고 큰소리로 꾸짖는다.) 네 잘못을 말하래도!
(아이는 대답하지 않자 남자가 허리를 굽히고 아이와 눈을 맞춘다. 조명이 남자와 아이 단 둘로 좁혀든다. 긴장감이 고조된다. 아이가 침묵을 참지 못하고 울음을 터뜨린다. 대답은 여전히 하지 않는다.)
남자 : (과장된 몸짓으로 회초리를 휘두른다) 내가 함부로 울지 말라고 하지 않았느냐!
(아이가 비명을 지른다. 살이 찢어지는 소리와 함께 작은 핏방울이 튄다. 아이가 급하게 손을 가리자 손등에 회초리가 날아온다.)
아이 : (울먹이며) 아버지, 저는 모르겠어요. 진짜로 모르겠어요. 삼촌이 말했어요. 저희도 완전한 순혈가문이 아니라고, 아주 부끄럽고 멍청한 짓을 하고 있다고...
남자 : (남자가 회초리질을 멈춘다. 당황한 얼굴을 하다가 다시 야차같은 얼굴로 돌아온다. 거세지는 회초리질.) 그건 선조들의 실수였다. 과거의 실수가 있다면 바로잡아야 가문이 서지 않겠느냐.
아이 : (파들파들 떨면서도 남자를 똑바로 쳐다본다.) 그건 실수가 아니에요.
(결국 회초리가 부러진다. 남자는 숨을 고르다가 회초리를 던져버린다. 하인들이 어쩔 줄 몰라한다.)
남자 : 너에게 보여줄 것이 있다.
(남자가 아이의 팔을 붙잡고 방문을 세게 연다. 방문 앞 서있다가 당황하며 흩어지는 하인들. 남자는 아랑곳하지 않고 복도 끝을 향한다. 남자와 아이의 뒷모습을 보여주다가 방문이 닫히며 극이 끝난다)
***
아,
민은 고꾸라진 얼굴을 쳐들었다. 누군가 거세게 뇌리를 할켜놓은 듯 정신이 없었다. 혼몽한 시선이 닿은 창문 너머에는 붉은 노을이 있었다. 벌써 저녁이었다. 민은 녹슨 것처럼 삐걱거리는 목을 주무르다가 책상으로 시선을 돌렸다.
"하."
잠결에 꾹 누른 만년필에서 나온 잉크가 작은 웅덩이를 만들고 있었다. 민은 혀를 차며 편지지를 들었다. 반쯤 졸면서 쓴 글은 기억속에서 희미했다. 다시끔 읽은 제 편지에는 그동안의 근황과 자신의 감상, 가족들이 보고 싶다는 상투적인 말들이 빼곡히 채워져있었다. 다만, 평소처럼 쓰여진 편지의 마지막 문장만이 잉크에 가려져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지독한 적막이 방을 채웠다. 민은 결국 보이지 않을 마지막 문장이 무엇인지 어렴풋이 깨닫고 만다. 그러나 민은 무가치한 상상에 매달리지 않는 사람이었다. 닿지 않을 원망이 가차없이 찢어져나갔다.
- 巧言令色
공포로 신념을 꺾는 것은 어렵지만 굽히는 것은 쉽다. 여기서 문제는 꺾은 것과 굽힌 것을 영영 구분 할 수 없게 된다는 점에 있다. 그게 공포의 패착이었다. 상처는 시간이 지나면 희미해지지만 돌아간 신념은 필연적으로 되돌아오기 때문이다.
"네, 아버지 말이 맞아요."
민은 더이상 반론하지 않았다. 질문하지도 않았다. 매를 맞는 일은 점차 줄어들었다. 외면과 회피가 이다지도 달콤한 것이었다. 한 번 거짓을 고하니 그 다음은 그보다 쉽게 거짓을 입에 담을 수 있게 되었다.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해야하는지 뚜렷하게 보이는 기분이었다. 민은 어딘가 결여된 사람처럼 굴기 시작한 것도 그때쯤이었다. 가족을 대하는 태도가 지독히도 건조했다. 업화같은 여름이 지나자 아집은 불타 사라지고 바싹마른 겨울 나무만큼이나 덧 없는 친절만이 남았다.
"너무 자책하지 마세요. 아버지는 지금 충분히 잘하고 계시잖아요."
민은 아버지에게 연민을 속삭였다. 과거의 일이야 아무래도 좋다는 식으로 굴었다. 그렇게 민의 아버지는 용서를 구할 기회를 잃어버렸다. 민은 아버지를 끝내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그게 민의 방식이었다.
- 終天之慕
*마와의 일상 이후 이야기입니다. 관계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애석하게도, 사람 한 명이 바뀌었다고 세상이 바뀌지는 않는다. 민의 일상은 그대로였다. 학교에서 수업을 듣고, 친구들과 잡담하고, 시간이 되면 거리를 나돌며 심부름을 했다. 심란한 마음은 금세 안정을 되찾았다. MA가 일러준 사실은 충격적이었으나 그것이 제 일상을 뒤흔들지는 못했다. 민은 여전히 친절하고 굼뜬, 가끔은 나태한 사람으로 남아있었다. 머나먼 진실은 위협적이지 않았다. 다만, 위협적인건...
민은 건조한 낯으로 창밖을 보았다. 바깥에서는 함박눈이 떨어지고 있었다. 큰 상처는 치료된 후에도 흉터를 남기기 마련이었다. MA가 남기고 간 상흔 역시 마찬가지로, 희미해질지언정 지워지지는 않을 것처럼 보인다.
하나, 악몽을 꾼다. 한차례 위협받은 본능이 쉬도때도 없이 경종을 울렸다. 오밤중에 깨어난 것도 그때문이었다. 정신에 아로세겨진 충격이 자꾸만, 자꾸만 찾아왔다. 자신을 쳐다보는 수많은 사람들, 이성을 뒤흔드는 기괴한 목소리, 끓어오르는 불쾌감... 진실은 쉽게 외면받으나 공포는 그렇지 못했다. 민은 무거운 몸을 이끌고 침대에서 벗어났다. 창문 너머로는 순백의 설원이 펼쳐지고 있었다. 불연듯 나가고 싶어진다.
둘, 북적이는 거리가 무섭다. 민은 방문을 조심스럽게 열고 복도를 걸었다. 일부로 발소리를 죽이지 않았다. 삐걱거리는 나무소리가 발걸음 소리와 함께 났다. 아무도 없이 오로지 저뿐인 것만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 이따금씩 라온 거리를 가면, 자꾸만 도망치고 싶어진다. 사람들이 멈추어서고 자신을 바라보던 그 관경은 자신이 받아들였던 것보다 충격적인 관경이었던 모양이다. 그러나 이 상흔은 곧 희미해져서 보이지 않게 될 것이다. 도망치고 싶은 건 그때 잠시, 민은 다시 라온 거리의 매력에 빠져들고 말았다. 사람이 두렵지 않았다. 복도를 가로지르는 민의 걸음이 경쾌하다.
셋, 세상을 사랑하지 않는다. 사실 이건 온전히 MA의 것이 아니다. 오래전 손바닥에 남겨졌어야하는 상흔이 대신 남겨진 것으로 민은 어렸을적부터 유구하게, 세상을 사랑하지 못했다. 전쟁과 공포의 시대가 너무 가까웠으니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다른 것보다 어둠 마법 방어술을 가장 먼저 배웠을때, 민은 믿음보다 경계를 먼저 배우는 시대에 살고 있다고 믿었다. 불안함에 잠 못 이루는 내일보다 당장 공격받을 오늘이 두려운 시기는 아름답지 못했다. 민은 우중충한 낯으로 휴게실에 도착했다. 좌우로 닫힌 문을 단번에 열자 냉기와 함께 눈 송이 송이가 들이닥친다.
민은 숨을 들이마신다. 폐부가 얼어붙는 감각은 오히려 상쾌했다.
아. 민이 탄식한다. 그럼에도 허공을 유영하는 눈송이 하나 하나가 아름답게 느껴졌다. 아름답지 않은 세상에서도 아름다운 것들은 남아있었다. 자신은 여전히 세상을 사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생각에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민은 여전했다. 친절하고, 굼뜨고, 가끔은 나태하게 굴지언정 사랑하는 걸 포기하지 않는 사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