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EDR,AIRSS

Vongola Famiglia/이벤트/마지막

last modified: 2015-04-27 02:56:44 Contributors


상위 항목:Vongola Famiglia/이벤트

1. 어떤 선택지를 골랐는지에 대한 문제


언제 추격전을 벌였냐는 듯, 말끔히 치워진 정원은 조용하고 또 조용했다.
아무도 없는 것일까? 불러내고서 나오지 않은 것인가?
그때, 갑자기 그들의 앞에 로렌조가 모습을 나타내었다. 언제나와 같은 여유로운 모습. 자신이 이 자리에서 잡혀도 좋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일까?
그가 그들을 슥 훑어보고서 입을 열었다.

"좋습니다, 다들 모였군요. 그럼, 일단 제가 고른 선택지가 무엇인지부터 밝혀볼까요?"

잠시 시간을 두고서 말이 이어진다.

"저는 일단 봉고레를 그냥 두기로 했습니다. 아, 그렇다고 몰락하는걸 보고싶지 않다는 것은 아닙니다. 제가 손 대지 않아도 몰락한다면 그냥 두겠죠."

물론 그 때 갑자기 봉고레를 살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발벗고 나설 수도 있는거구요.
그가 웃으며 덧붙인다.

"제가 봉고레로 들어가길 원하신다면 저는 수락할겁니다. 그것 나름대로 재미있을 것 같으니까요. 물론 한 명의 의견으로는 안되겠지만 말입니다.
그래서... 당신들은 어떤 선택지를 골랐죠?"
"미친, 들어오긴 뭘 들어와. 쏴죽인다."

리바가 활로 그를 겨누었지만, 로렌조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안내~
-의견을 말씀하세요.



화상통화로만 봤던 로렌조의 남성이 정원에 서 있었다. 레이피어를 쥔 손에 힘이 들어가 손끝은 붉어지고, 손등은 새하얘졌다.

" 어렵네요. 당신을 살려두자니, 당신은 여기저기 튀는 것을 좋아하는 모양이기 때문에. "

마음같아서는 벌써 그의 목 아래에 레이피어 끝을 겨눴겠지만, 손끝에 힘만 줄 뿐 표정은 여전히 미소를 유지했다.

" 그렇다고 봉고레에 들어오라 권유하면, 언제 당신이 배신할 지도 모르고... "

표정으로는 난감한 기색을 띠면서도, 레이피어를 쥔 손을 놓치않고 그것의 끝을 정원의 흙에 꾹 눌렀다.
이용하기에는 봉고레에 준 피해가 너무 컸고, 그를 받아들일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다. 그렇다고 죽이자니 내키지도 않았고.

" 한 가지만 물을게요. 약속 잘 지켜요? "

봉고레를 그냥 둔다. 우리보다 한 발 앞서서, 그 앞에서 내려다보는 듯한 그의 태도는 마음에 들지 않았으나,
확실히 그는 혼자서 봉고레의 전력 모두를 당황시키고, 피해를 입혔다. 혼자서. 그래, 혼자서 말이에요.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잖아요.
-
"글쎄요, 잘 지킬까요? 저도 저에 대해서 확신이 잘 서지 않는군요."

지키고 싶다면야 평생동안 한 약속을 지키고 살 수도 있는거고, 싫다면 당장 돌아서서 깨버릴 수도 있는거고 말이죠.
그는 레이피어에 잠시 시선을 두었다. 아파보이는군요. 잘 피해야겠어요.
-
" 질문 몇 가지 더 할게요. 거짓말에 유능하신가요? "

이것 물을필요도 없으려나요. 거짓말을 못하면 위장 때도 걸러내기 쉬웠을텐데, 여태껏 한 번도 잡은 적이 없잖아요.
저 혼자 이렇게 제안하고 걸어올 때 빼고.
당신을 아래에 두어도, 당신의 머리는 이미 위이기 때문에 어떻게든 위를 먹어치우고 새 머리가 될 지도 모르잖아요.

" 당신이 여기 있는 당신을 증오하는 사람들을 설득한다면, 저는 봉고레에 들어오는 것을 환영할게요. "

물론, 설득해야 하는 것은 저도 포함이에요.

" 당신을 받아들이면 우리 측에 무슨 이득이 있죠? 당신의 뛰어난 지능과 머리? 그 뿐? "

당신의 천재성은 있다면 유리하겠지만, 지금까지 없어도 잘 굴러왔거든요. 봉고레는.
-
"그거 물어볼 필요가 있어서 하시는 질문입니까?"

이상한 질문이라 생각하는 듯, 메리엘을 빤히 쳐다본다.
지금까지 한 일 보면 알잖아요? 아, 거짓말은 어감이 조금 좋지 않으니 진실을 조금 비틀어 전한다고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설득은 지금 이 상황에서는 무리같군요. 보스부터 저런 상태인데. 그리고 이득은 알아서 생각해주시길 바랍니다."
--
잠을 잘 틈도 없기 그간의 상황을 듣고 또 들었다. 범인의 이름이 로렌조랬지. 몇번이고 곱씹었는지 모르는 그 이름. 최근 모든 일의 원흉임에 틀림없는 그 이름. 그런 로렌조가 지금, 눈 앞에 있었다. 정원은 언제 헤집어졌느냔 듯이 말끔히 정리되어 있었고 로렌조 역시 자신은 아무일도 벌이지 않은 양 멀끔한 얼굴로 생글생글 웃고 있었다.
하, 웃기지도 않아서. 봉고레에 들어와? 주제를 망각했다는 말밖에는 나오지 않았다. 리바가 불같이 화를 내는 것도 다 이해가 갈만큼 뻔뻔한 발언이었다. 저런 식의 말은 마치 자신이 봉고레를 좌지우지 할 수 있다는, 또 그렇게 할것이라는 말로 들리잖아. 마음속에 불길이 일었으나 또 한편으로는 차라리 봉고레의 눈과 손이 직접적으로 닿을 수 있는 위치에 두어 감시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허나 이 모든 것은 그를 살려둔다는 전제하에 이루어질 수 있는 것.

"위험요소는 바로 없애는게 좋다고는 생각 합니다만..."

그가 내 생각처럼 쉽게 죽어줄 것 같지도 않거니와 괜히 자극해 도발하는 격이 될 수도 있다. 그렇게 흘러가기를 바라는 것은 전혀 아니었기 때문에 잠깐의 뜸을 들인 후 못마땅한 어조로 말을 계속해나갔다.

"봉고레 내부에 두어 봉고레의 관리 및 감시 하에 지내게 하는 것도 아주 나쁘지만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래, 곱게 죽어줄 생각이었다면 지금 이렇게 모두를 부르지도 않았겠지.
-
"좋은 반응입니다. 10점 만점에 20점 드리죠."

죽인다는건가요? 그래요, 그게 바로 정상적인 반응이죠. 솔직히 이렇게까지 했는데 살려두고 조직에까지 들인다는건 좀 미친거라고 생각해도 될거에요.
그는 콴을 보며 웃어보였다. 감시라니, 생각 좀 하셨군요. 하지만 감시망에 계속 있을거라는 보장도 없잖아요?
-
말을 마친 뒤로 여러 사람의 의견에 집중하며 로렌조를 살리는 것이 얼마만큼 득이 되고 얼마만큼 해가 될 것인지 따져보기 시작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가한 해가 압도적으로 큰지라 암브라처럼 미래를 예건하는 능력이 없고서야 그가 얼마만큼의 득이 되어줄 것인지는 알 방법이 없었다. 그렇게 꽤 깊이 생각에 빠져있는 나를 다시금 현실로 불러낸 것은 다름아닌 단발의 총성.
당혹감에 주위를 둘러보자, 에일이 총을 겨누고 서 있었다. 미안하게도 당신 오늘 여기서 죽겠네요. 상투적인 표현이 입에 붙고 말았어. 내가 정말 미안한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마찬가지로 로렌조가 피했는지 맞았는지도 중요하지 않았다. 하필이면 지난번 발렌타이때 받은 무기보관용 박스를 방에 두고 오다니, 무작정 돌진하기가 꺼려져 아쉬운대로 시안을 불러내어 형태변형을 시켰다. 손에 착 감기는 느낌. 웬만한 무기보다 낫다. 다루기 쉬운 편이 나아. 기합은 속으로만 내질러도 충분했다. 몇번 봉을 휘두른 후 그대로 로렌조를 향해 공격을 가했다.
--
"장난해? 당신 죽고 싶어요? 봉고레가 제대로 된 길을 가지 않았을 때 봉고레를 없애기로 한 건 바로 나입니다. 선택지? 착각하지 마십시오. 선택지는 이쪽이 제안해야 맞는 입장이지요."

금방이라도 베어내려는 듯 낮게 읊조리며 캄비오 포르마한 장검을 꽉 쥐었다. 연쇄 살인사건의 범인도 당신이고, 봉고레의 몰락을 보고 싶다는 변덕에 아무런 잘못도 하지 않은 우리들을 피해준 것도 당신이고, 이제와서 그 시덥잖은 변덕이 시들어져 여유부리는 척 하는 것도 당신이야.
입장이 반대라는 걸 똑똑히 기억하지 그래. 당신덕에 이쪽은 꼬인 일로만 산더미야.
희대의 천재? 그런 사람을 우리가 잡아 둘 수가 없겠지. 당신은 그 머리 하나로 우리를 가볍게 웃도는 존재니까. 그런 불안적이고 변덕스러운 존재를 봉고레에 들여? 웃기는 소리라고 생각되지 않아? 언제 어디서 튈지도 모르는 사람을 어떤 바보가 네,알겠습니다. 하고 손을 뻗는 다는 건데.
당신이 봉고레를 배신할 이유는 차고도 넘쳐.

손에 쥔 검을 로렌조를 향해 뻗어 날을 세우며 입꼬리를 씨익 올리며 진한 미소를 지었다.

"당신은 봉고레에 들어 올 자격이 없지. 안 그래요? 들어오는 순간 당신은 나한테 죽어. 인정하겠습니다. 당신은 천재야. 베르데가 인정한 천재. 그런 천재를 아직 봉고레에 다룰 수 있는 사람은 한 명도 없어서 말입니다. 안타깝지만, 안 좋은 싹을 세상에 남겨둘 수는 없습니다."

유감이라는 듯 미소지어보지만, 사실 결정은 모든 사람들의 의견을 듣고서 결정하는 게 좋다는 생각에 잠시 눈살을 찌푸리고서 입술을 깨물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여기서 죽이는 거야. 하지만 그렇게 되면.
-
"그럼 제안해보겠습니까?"

오, 캄비오 포르마. 제대로 싸워보자는 생각인걸까요? 역시 보스네요. 마음에 들었어요. 제대로 대처하는게.
입가에는 여전히 미소가 띄워져 있다. 매우 여유롭다.

"그럼 당신은 절 죽이겠다는 의견에 표를 던지는겁니까. 좋아요. 죽인다, 두 표."
-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들으며 살짝 눈살을 찌푸렸다. 역시 전력 쪽에 의견이 모였다. 하지만 미안합니다. 우리 봉고레는 저 사람 하나 없어도 지금까지 잘 굴러왔거든요. 다들 잊으셨습니까?
전력으로 들어온다면 분명 이득이 있겠지. 하지만 10의 전력이 있다고 가정했을 때 2가 득이고 8이 실이 될 거라는 건 생각 안 해봤어? 저 사람은 우릴 그렇게 만들 수 있는 사람입니다. 우리로써는 이 사람을 통제하지 못해. 저 사람을 여유롭게 감시하고 통제하는 사람은 아직, 여기에 존재하지 않아. 애당초 데치모조차 뻔히 숨어들어왔지만 알아차리지 못했잖습니까.

"몇 일간 함정으로 사람을 위험에 빠트리다가 반나절 만에 생각을 바꾼 변덕스러운 당신은 위험요소가 크니깐요. 우리가 습득하지 못하면, 어쩌겠습니까. 사람은 가끔씩 힘든결정도 해야하는 법이지요. 그것이 가령 제 앞의 큰 전력이 되어 줄 희대의 천재를 죽이는 것이라 하여도."

거두지도 못 할 열매라면, 애당초 다 자라서 방해가 되기 전에 잘라버려야 해. 전력이 된다고 무작정 받아들이다가 이전보다 더 큰 손실은 물론이고 다른사람들이 위험해 질 지도 몰라. 이중스파이도 가능한 사람이라고 저 사람은. 변덕에 따라 우리의 정보를 내뱉고 또 다른 조직들의 정보를 빼내돌리는 것도 가능한.
로렌조에게 뻗은 검의 손잡이를 꽉 쥐며 작게 한숨을 내쉰다.

"미안하지만, 봉고레는 지금까지 당신이 없어도 잘 해내왔습니다. 그리고 그건, 앞으로도 마찬가지이고. 당신이 들어오면 저희에겐 전력이 될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난 아직 당신을 신뢰할 수 없습니다. 신뢰할 수 없는 사람이 여기서 나 혼자라고 하여도, 봉고레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죄송하지만."

말을 멈췄다. 분명 무슨 뜻인지 알아 들을테니까. 분명 왜 죽였냐며 반발이 나오겠지만 어쩔 수 없어. 아직 제대로 안착되지 않은 봉고레에 저런 위험한 사람을 남겨둘 수는 없습니다. 원망하려면 실컷 원망 하십시오. 다 들어드릴테니까. 하지만, 저 사람은 아냐. 안 돼. 저 사람 없이도 우리 잘 해왔잖아.
-
그러니까 지금 최소한 이곳의 세 보스들 중 두 명은 절 죽이고 싶어한다는 결론이 나오는군요. 뭐, 위에서 이렇게 나오는데 아랫사람들이 어떻게 하겠습니까?
그가 어깨를 으쓱한다. 어쩔 수 없네요. 도망칠 준비라도 해야하겠어요.

"정확히 보셨습니다. 초직감 덕분인가요? 보는 눈이 좋군요."

카렌에게 칭찬인지 아닌지 모를 말을 내뱉고서 웃어보인다.

"당신이 봉고래의 미래를 생각하는건 당연한겁니다. 보스잖아요? 봉고레의 앞길에 방해가 될 것들은 미리 제거해야죠."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서 철선을 꺼내든다.
-
"이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누군가를 죽이는 건 싫어하는 쪽이지만……. 아쉽습니다. 당신이 쓸데없는 곳에 그 머리를 사용하지 않았더라면, 적어도 서로 이해할 수 있는 사이가 될 거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어림도 없겠죠."

이번은 별개야. 이해해주실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당신, 애당초 지금 죽을 생각 아닌 모양이니깐.
로렌조의 말에 작게 미소지으며 답한 뒤 검을 제대로 잡고서 잠짓 눈살을 찌푸린다. 그리고는 칼을 한 번 크게 휘둘르자 필살염으로 이루어진 칼날들이 로렌조와 로렌조의 박스에게로 날라간다.

감이 좋아서 하는 얘기지만, 당신 어쩐지 여기서 죽지 않을 것 같다는 불안한 느낌이 드는군요.
--
평소와 달리 말끔하고 단정한 차림으로 집무실에서 업무를 보다가 어둑해진 바깥을 보고 시간을 확인한다.폰 액정에 뜬 숫자는 오후 일곱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로렌조가 예고했던 시간이 다가오자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옷을 정돈하고 말없이 박스를 개갑해 레지스를 허리에 감는다.
...과연 패밀리들은 어떤 선택을 할것인가.보기드문 차분한 표정으로 레지스를 대동한채 정원으로 향하니 미리 나와있던듯 꽁지머리의 로렌조와 모여있는 이들이 보였다.조용히 그 옆으로 다가서며 로렌조의 말을 기다렸다 듣고,잠시간 생각후에 대답을 내놓는다.

"...당신이 그런 선택을 했다니 의외인걸.그아래 어떤 계산이 섞여있는지는 모르겠지만.각설하고,나는 당신이 전력이 되주겠다면 받아줄 의향이야.저번에도 말했듯이 원하는걸 이루기 위해 속해보는게 어떻냐는거지."

다른 사람들은 어떨런지 모르지만.
의미심장한 미소와 함께 말을 마치고 레지스의 턱을 살짝 쓰다듬는다.그러며 다른 이들의 의견도 조용히 들어본다.
-
"저도 참 의외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오래간만에 조금 혼란스러웠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아, 전력이 되고 싶다면 전력이 될겁니다."

아니라면 스파이가 될 수도 있고, 이중스파이가 될 수도 있고, 서류기계가 될 수도 있고, 그 서류를 불태우는 사람이 될 수도 있고. 여러가지 있죠.
레이리아를 보려 고개를 돌리느라 드러난 귀걸이가 금빛으로 반짝인다.
-
"정말 의외네.하지만 역시 봉고레는 참 이성적이라,아쉽게 될거같아."

가벼운 미소와 함께 어깨를 으쓱이며 대꾸하고,다른 이들을 슬쩍 훑어본다.
내가 이상한 거겠지.그토록 피해를 입고도 밑에 둘수있다면 들이고싶다 생각하니까.믿음은 둘째,아니 아예 상정 외로 둔채로말이지.정말 제멋대로인가...
잠시 다른 이들의 말을 듣고있다가 한발 물러난다.아무래도 흐름은-.

"슬슬 선택이 마무리되어가는듯 하네."
-
"이성적이여야 합니다. 그래야 대처할 수 있죠. 안그래요?"

가볍게 말하고서 다시 주변을 둘러본다. 뭐, 대충 볼만 하네요. 마지막으로 보는 풍경 치고는 꽤 괜찮아요.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마지막으로 보는게 아니었으면 좋겠군요. 어떻게 할까요.

"그렇군요. 죽이는 쪽으로 대충 결론이 나온 것 같군요."
-
아쉬워 아쉬워.흔한 인재가 아닌데 말야.
결국 죽이기로 결정나고,에일의 첫 선을 시작으로 몰리는 공격들을 보며 고개를 살짝 내젓는다.

"....어쩔수없지.조직이란게 다 그러니까."

여태 두르고있던 레지스를 돌려보내고 채찍을 꺼내든다.내내 아쉬워하던 표정을 그대로 띄운채,기세만은 흉흉하게 몰아쳐 들어간다.

"감사하라구,개인을 상대로 진심으로 대하는거 흔치 않으니까."

위협적인 가시의 채찍이 파도치듯 일렁이며 목표를 향해 휘몰아쳐간다.
--
와, 조용해. 로렌조인가 그 이상한 놈 온다는 거 사기 아니야? …와 시*, 깜짝이야. 왜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갑자기 나타나는 건데.
삐딱하게 서서 손을 주머니에 넣고 로렌조를 바라본다. 잘 생겼네, 요즘 마피아들은 얼굴 보고 뽑나. 그리고 이어지는 말에 눈을 조금 크게 뜬다. 와, 난 저런 생각 하는 인간은 처음 봤어.

"나는 상관 없는데?"

곧 평소처럼 웃으면서 툭. 재미있을 것 같잖아? 뭐, 다른 사람들이 반대해도 나야 아쉬울 거 하나 없지만. 아, 내 옷 버리게 한건 좀 복수좀 하고☆
-
시어도라의 말을 듣고 크게 웃는다. 무효표인가요? 이런 표도 던지는건가요?

"그래요, 그러면 무효표 하나."

잠시 더 웃다가 소리가 잦아든다.
-
"와. 힘내, 오빠야?"

누구한테 하는 말 인지는 비밀, 이기는 하지만 누구한테 하는지는 알 거 아냐? 뒤로 물러서서 싸우는 걸 그냥 구경만 한다. 여기에 다른 사람들도 많은데 꼭 내가 싸워야 할 필요도 없고.
재밌겠네, 평소에 안 싸우던 사람들 싸우는 것도 보고. 다른 사람이 재미 없던 말던 내가 알 게 뭐야.
--
시계를 확인하고 적당한 시간에 맞춰 정원으로 걸어 나왔다. 며칠 전보다는 조금 따뜻해졌다. 감기 탓에 조금 으슬으슬 춥긴 하지마는. 정원을 대충 둘러보니 그가 부른 사람들은 나와 있는데, 정작 이 많은 사람을 불러낸 사람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었다.
여러 명을 갖가지 방법으로 물 먹이던 사람을 믿은 게 잘못이었나. 작게 한숨을 쉬며 인상을 찌푸릴 때 즈음, 아무것도 없던 가운데서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번, 사라질 때와 비슷한 방법이다. 갑자기 사라졌던 것처럼 갑자기 나타나는 것을 보니.
고려해보겠다고 했던 말은 거짓이 아니었던 모양이다. 뜻밖의 말을 들은 듯 조금 놀란 표정으로 로렌조를 바라보다 곧 시큰둥한 얼굴로 돌아왔다. 사용할 수 있는 속성은 네 개, 박스 병기는 둘. 여태 저질렀던 일들을 생각하면 얼굴이 찌푸려지기는 한다만, 개인의 능력이나 가치만을 따져보았을 때 썩 나쁜 제안은 아니다.
갑자기 쳐들어와서 나 여기에서 이런 일을 할 테니 말리지 마라, 도 아니고 미리 의견을 묻는다는 건 어느 정도 말도 통한다는 이야기고.

"한 사람, 혹은 그 이상의 몫을 제대로 하겠다는 생각이 있다면 전 좋아요. 물론 정상적으로, 뒤통수치는 일 없이."
-
"한 사람 그 이상의 몫을 할 수는 있습니다만 정상적으로는 확답을 드릴 수가 없군요."

살짝 주변을 둘러본다.
지속적으로 봉고레가 재미있다면야 언제까지고 눌러앉으면서 도움을 줄 수도 있겠지만, 글쎄요, 아직 모르는 일이죠.
-
정상적이라는 게 보장이 안 된다면 완전히 찬성하는 것은 곤란하다. 한 사람 이상의 몫을 하면서 일을 망쳐놓으면 없느니만 못하니까. 위험요소는 미리 제거하는 게 제일 현명한 판단인 것은 옳으니 남은 선택은 하나뿐인 셈이다.
우리가 서로에게 확신을 주었으면 좋았을 텐데. 어쩌면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었을지도. 당신의 제안을 흔쾌히 수락하기에는 당신의 신뢰가 너무 바닥이지. 당신도 비슷하게 느꼈으니 확실한 제안을 내놓지 않았겠지만.
총을 들어 팔 어디쯤을 겨누고 방아쇠를 당겼다. 한 번에 심장을 노리기에는…… 몰라, 아무튼, 좀 그래.
--
어이 없을 정도로 시끄러운 봉고레성 위층에 살면서, 웬만한 일에는 이제 무뎌졌다고 생각했는데. 한숨을 내쉬며 뒤늦게 울린 알람을 끄고, 환자복을 벗은 뒤 새로 가져온 정장으로 갈아입었다. 새로운 흉이 생길 것 같지는 않았다. 별로 상관은 없는 일이지만, 대외적인 업무는 꼭 마피아들과 관련된 일이 아닐 때도 있으니까. 험악한 인상을 피하기 위해선 적어도 눈에 보이는 곳에 생기는 흉은 피할 때도 되었지.
느릿하게 하품을 하며 박스를 개갑해 단단히 삐친 듯한 에피를 늘어지는 말투로 어르고 달랜다. 피곤한 데다가 컨디션도 좋지 않다는 걸 알아차린 듯, 불만스럽게 구구거리던 에피는 육포 한 조각을 받아먹곤 마침내 잠잠해졌다.
로렌조 아르사니… 일명 카피캣. 살려둬서 얻는 것은 수많은 일거리 뿐이겠지. 물론 있다면 전력에 확실히 도움은 되겠지만. 그건 순간적인 도움일 뿐이다. 확실히 믿을 수 있는 상대가 되지 못할 바에야 적이라고 치부하는 편이 나아. 내부에도 적은 생기기 마련이지.

"전 당신을 믿을 수 없습니다."

탁한 목소리로 대답한 뒤 피곤한 눈으로 관자놀이를 문질렀다. 능력이 뛰어나되 믿을 수 없는 사람과, 능력이 떨어지더라도 확실히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후자를 뽑는 게 당연한 것 아니야? 아마도 너는 그런 것은 조금도 이해하지 못하겠지만.

"명확한 목표나 당위성도 없이, 인심 쓴다는 듯한 어투로 그렇게 지껄이면 이쪽에서 내밀 선택지는 하나 뿐이지."

별로 미안하진 않지만, 어쨌든 죽어줘야겠는데.
-
"예, 인정합니다."

믿지 못한다는 말에 아주 당연하다는 듯 바로 대답한다.
솔직히 믿는다고 하면 제쪽에서 믿지 못했을겁니다. 그렇잖아요? 이상하잖아요?

"그렇다면 죽인다에 세 표."

평온하게 표수를 계산하듯 그리 말한다.
-
"…당신도 참 불쌍한 사람이군."

오늘밤은 누군가 죽게 될 운명. 죽여야만 하는 이유가 되는 지는 몰라도. 이제 시작이다. 귀찮으니 대충 끝내고, 가서 밥이나 먹어야겠다. 귀찮은데 말로 하는 거 그만 끝내고 그냥 쏴버리면 안 되나. 입을 가린 채 하품을 하며 방아쇠를 잰다.
순순히 죽어줄 거란 생각은 안 했지만, 그래도 귀찮은 짓은 질색이니까. 게다가 복구 하는 쪽은 또 우리잖아. 어쨌든 안 건드린다면 그걸로 된 거다. 그게 언제 어떻게 바뀔 지는 모른다 하더라도.
하지만 다른 사람하고 위장하고 들어오면 찝찝하잖아? 그러니까 여기서 확실히 죽이는 편이 좋잖아? 어차피 결정 난 거 지체할 필요는 없다. 손등으로 눈가를 비벼 물기를 닦아내곤 릭의 환각 사이로 로렌조의 다리를 겨눠 총을 쏜다.
--
"결국 죽이는 쪽인가보네. 아쉬워라, 다음생에 만나면 재밌는 친구가 될것같은데 말이야.."

뭐, 아쉬워도 어쩔수없는 상황이지만 눈앞의 카피캣이 제법 맘에 들었지라 샐죽히 웃고서 그를 향해 손을 흔들어보였다.
어쩌면 친구. 혹은 재밌는 인간으로서 남을수있었던 사람에게 하는 인사로는 보잘것없지만 빙긋 웃으며 천천히 환각을 펼쳐내었다.

"만약에 네가 우리 봉고레에 들어왔을때 예상한 루트이긴한데..죽으면 그것도 못해볼거 아냐"
펼친 환각은 로렌조가 봉고레에 들어왔을때 생각할수있는 상황들로 예를 들어 에일의 다한 서류를 불태워버린다던가, 장난삼아 적패밀리에게 정보를 전해주거나..등등 그가 할만한 일들을 영상처럼 엮어서 비춘뒤, 마지막엔 전에 모두가 미니미가 되었던 그 풍경을 재현해준다.
-
"저도 당신은 꽤 마음에 들었습니다만, 안타깝게도 결정이 이렇게 된 걸 어쩌겠습니까."

짐짓 안타깝다는 듯 고개를 절래절래 내젓는다. 어쩔 수 없어요. 당신은 봉고레의 수호자들 중에서도 꽤 최근에 들어왔잖아요? 이런 자리에서의 발언권이 약한게 당연하죠. 하지만 다음 생이라... 아직 죽고 싶진 않군요.
그러다 릭이 보여주는 환각을 조금 경계하며 지켜보다가 작게 소리내어 웃는다.
아, 재미있겠네요. 특히 저 서류 화형식은 꼭 해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미니미... 좋은 아이디어였죠. 아르꼬발레노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해야하나요?

"조금 아쉽군요."

1.1. 어떤 선택지를 고른 후에 일어난 문제


로렌조는 이리저리 피하느라 나이트메어가 담긴 박스에 가해지는 공격을 미처 피하지 못했다. 그것은 깨졌다. 산산조각났다. 바닥에 떨어졌다. 더 이상 박스의 구실을 하지 못했다.
그리고 안에 있던 악몽이 모습을 드러낸다.
거대한 검은 그림자는 자신이 자리하던 박스가 부서져서인지, 아니면 단순히 적절한 방법으로 박스에서 나오지 못해서 그런건지는 모르겠지만 케이트때와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즉, 폭주하기 시작했다.
다만 근처에 있던 모든 생명체들을 공격하던 케이트의 나이트메어와는 달리, 그것은 한 사람만을 집중적으로 노리고 달려들었다.
어떤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공격이 시어도라쪽으로 퍼부어진다. 동시에 그림자가 넓게 퍼져, 사람들의 다리를 잡는다.

~안내~
-시어도라 다이스
calcmt_rand(0,100)/calcㅁ
0~10 : 치명상
11~50 : 중상
그 외 : 중상과 치명상 사이의 무언가

-시어도라는 도라주 레스로 2레스간 마비상태에 들어갑니다.
-그 외에는
calcmt_rand(0,100)/calcㅁ
홀수면 1레스동안 발목 잡힘
짝수면 무사
0이면 3레스동안 발목잡힘+경상



제 공격에 박스가 부숴지자 마자 그 안에서 검은. 그래, 전에 보았던 '그것'이 스물스물 흩어지기 시작했다. 그 모습에 순간적으로 지난 사건이 회상되자 저도 모르게 움찔거리며 떨리는 눈으로 그것들을 바라본다.
어째서. 어째서 저 사람이 저걸 가지고 있는거야. 그건 저번으로 다 끝난게 아니였어?
그것이 끝이 아니라 폭주하듯 부숴진 박스에서 튀어나온 그것들이 전부 시어도라에게 달려들자 퍼뜩 정신을 차리고 시어도라를 보호 하려고 하지만 갑자기 발을 묶는 나이트메어에 결국 중심을 잃고서 털썩 무릎을 꿇고는 작게 이를 갈았다.

"시어도라!!피해!!"

하지만 제 말은 이미 늦은 것 같았다. 젠장, 내가 조금 더 신중히 생각하고 박스를 건드렸었더라면. 세게 입술을 깨물고는 로렌조를 죽일듯이 노려보다가 모두에게 외쳤다.

"누군가 시어도라와 같이 있어주세요!!"

저 아이는 아직 17살 밖에 안 된 아이야. 그런 아이에게. 당신 지금 무슨 짓을 한거야.
--
카렌이 로렌조의 박스병기를 향해 날린 공격은 적중했다. 동시에 나는 전해듣지 못했던 그의 박스병기를 직접 볼 수 있었다. 예상치 못한 익숙한 모습에 잠시동안 눈을 크게 뜬 채로 움직일 수가 없었다. 저 그림자, 미래에서 본 적이 있는데. 뭐지? 박스 병기가 같아? 어차피 답은 내 안에서 찾아낼 수 없을 터였다. 게다가 지금은 한창 전투중. 정신을 차려야 한다.
당황스러운 마음을 추스리고 한 사람을 향해 공격을 가하는 그 놈을 막기 위해 몸을 날렸다. 아니, 정확히는 날리려고 했다. 당혹과 움직일 수 없던 몸의 상태는 아마도 별개의 문제인 듯 했다. 움직이지 않는 발을 내려다보니 그림자가 꽉 붙잡고 있었다. 이래서야 공격당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확인하는 것 조차 불가능했다. 그나마 팔이라도 좀 자유로웠으나 나이트메어가 있는 곳까지는 봉이 닿지 않았다.

"젠장..."

이렇게 꼼짝않고 서서 나중에 치료를 위해 형태변형을 풀어 시안을 대기시키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할수가 없었다.
--
각자의 공격이 목표를 노리고 몰아쳐들어간다.지금껏 사건중에 가장 짙은 살기를 품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의 사방에 일부러 손을 멈춘다.그리고 한발 물러나려했는데-발목을 휘감아오는 무언가에 잡혀 그대로 끌려내려간다.
어제와 같은 기분나쁜 그림자에 잡힌 발목을 바라보다가 좀전 카렌의 일격으로 박스가 부서진걸 본게 떠오른다.그 때문에 폭주라도 하는걸까.점점 세게 옥죄고 다리를 감아오는 그 감촉에 얼굴을 잠시 얼굴을 찡그리다 채찍을 후려쳐본다.
...이대로 부러져도 상관없을거같지만...일단은.
--
다른 사람들이 충분히 공격을 가하고 있었기 때문에, 틈을 노려 공격을 가하려던 찰나,
카렌이 던진 검에 박스가 부숴지고 나이트메어와 비슷한, 아니 거의 동일한 그림자가 쏟아져나왔다.

밖으로 꺼내진 나이트메어는 넓게 퍼져, 자신을 포함한 다른 사람의 다리를 붙잡으려 달려들었고, 잡히고 말았다.

그림자를 강제로 떼어내기 위해서 그것을 레이피어로 내찌르기 시작했고, 그림자는 쉽사리 발목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잠깐만, 도라? 한 사람을 집중해서 달려가는 그림자는 분명 도라를 향하고 있었다. 하필이면...

발목이 잡혀 곧장 도라에게로 달려가진 못하고, 애꿎은 레이피어만 계속해서 그림자를 향해 꽂으며 눈으로는 도라를 쫓았다.
아샤. 아샤? 급하게 박스병기를 꺼내어 개갑하며, 아샤에게 이른다.

" 어서 도라를 쫓아. 도라를 도와줘, 알았지? "

다급한 어투로 부탁을 전하자, 고개를 끄덕임과 동시에 아샤는 도라에게로 튀어나갔다.
--
제게 향하는 공격을 모조리 피하기에 얼굴을 찌푸렸고, 박스병기가 하나 부서지기에 이쪽에 몇 배는 유리해졌다고 생각했었다. 결과적으로는 아니었지만. 며칠 전과 똑같은 박스 병기가 나오더니 시어도라를 향해 공격을 퍼부었다. 아차 싶은 마음에 무작정 쏘았던 총은 빗나갔다.
저 박스 병기를 공격하는 게 나은가? 아니면, 로렌조를 공격하는 게 나아? 시어도라한테 가는 게 제일……. 아, 메리엘. 시어도라에게 아샤를 보내는 모습을 보고, 로렌조에게 총을 겨눴다. 젠장맞을, 아직 저 애는 열일곱 살 밖에 안 됐는데!
팔? 다리? 심장을 한 번에 노려? 가장 쏘기 쉽고, 쏘았을 때 즉사할 확률이 높은 것은 머리다. 쓸데없이 무얼 망설이나, 나는. 얼굴을 잔뜩 찌푸리고 어깨를 겨누고 방아쇠를 당겼다.
--
카렌의 공격에 나이트메어가 물풍선이 터지듯 주변의 어둠을 통해 퍼져나간다. 지긋지긋한 악몽. 다른 하나는 여전히 귀에 걸고 있는 모양이다. 나이트메어를 만들었다는 거, 그 얘기 정도는 조금 더 들어보고 싶은데……. 어쩔 수 없나.
싸움에서 손을 떼겠다는 듯 멀리 떨어져 있던 시어도라가 표적이었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애당초 이유 같은 건 없겠지. 그런데 잠깐만, 박스가 파괴되었는데도 저렇게 움직일 수 있다고? 뭐가 어떻게 된 거야. 박스가 파괴되면 원래 죽어야 마땅하잖아. 케이트는 박스가 파괴되는 것과 동시에 죽었어. …업그레이드 버전?
어차피 시어도라는 다른 사람들이 돌봐줄 테니 상관 없어. 내가 당장 도와줄 수 있는 부분도 없고. 나이트메어에게 붙잡힌 사람들이 빠져나올 수 있도록 그쪽을 향해 총을 몇 번 쏘고, 곧이어 로렌조를 향해 총을 쏜다. 이런 상황에서는 저것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묻기도 곤란하겠는데.
--
"아 시*, 저거 뭐야?!"

가만히 뒤에서 구경하고 있다가, 갑자기 몰려오는 공격에 도라가 저 미친 물체(?)는 뭐냐는 표정으로 바라본다. 그리고 어느새 그림자는 도라의 눈 앞☆. 아… 하필이면 공격을 배에 맞았어요. 잘 알아두세요. 당신은 앞으로 병실에… 쳐박혀 있어야 됩니다.

"…존나 아프네."

그리고 한다는 말이 이딴말. 공격을 맞기전에 카렌이 뭔 말을 한 것 같은데, 어차피 듣지도 못 했으니까 넘어간다. 왠지 멀쩡해 보이는 이유는 그냥 고등학생의 흔한 허세. …여기 좀 있는다고 뭐 큰 일이 벌어나겠어. 끽해봐야 그냥 죽는 거겠지. 어차피 움직이지도 못하는데. 가까이 오는 아샤의 모습에 인상을 찌푸리다가, 쉽게 물러가지는 않을 거라는 생각에 입 다물고 아샤 위에 탄다. 짜증나.



"왜 나만 이런건데!!!!!!"

팔과 다리부분에 약한 찰과상을 입었다. 근데 둘러보니 다른 사람들은 이렇게 다치진 않은 것 같다. 도라 빼고. 왜 하필 제일 어린 녀석을 공격하는건데. 약자 먼저 공격하나?
게다가 발목을 휘감은 그림자가 다른 사람들의 것보다 유난히 더 크고 아름답... 아니, 아름답진 않지만... 잠깐, 뭐야. 지금 나만 잘못 걸린거야?!????

"누가 도라 좀 돌봐라!! 그리고 떨어져, 이 미친것아!!"

소리치며 열심히 다리를 움직여도 보고, 활로 쳐보기도 하지만 그림자는 떨어질 생각이 없는 듯 하다.
하하하 나만 요즘 이상하게 이런거에 잘 걸리네. 힘들다. 은퇴할까. 일단 이것 좀 떼고 생각하자. 그리고 저녀석도 좀 쏘고.
리바가 다리를 빼내는걸 포기하고 로렌조를 겨누어 화살을 쏘았지만 나이트메어에게 막혔다. 또 쏜다. 또 막혔다. 좌절한다.

"...대체 무슨 짓을 한겁니까. 바보짓이었습니다. 박스 부숴서 이게 사라졌으면 제가 박스를 꽁꽁 숨기고 다녔겠죠.
그리고 박스 부순게 당신이지, 저는 아니잖아요? 왜 부쉈어요. 말해봐요! 당신때문에 일이 커졌잖아요! 내가 죽어도 해결될 문제가 아니게 되었단 말입니다!"

로렌조가 다친 다리를 태양의 불꽃으로 치료하며(중상->경상) 소리친다. 거리가 있어서 잘 보이진 않겠지만 표정이 좋지 않다. 죽인다는 말을 정면에서 듣고 있었음에도 웃고 있던 그가.
날아오던 탄환을 피하려다 살짝 베여서 피가 흘러나와 눈에 들어오는 탓에 자꾸만 눈을 깜박인다. 당황했다. 이런 사태는 예상하지 못한 듯 하다.
나는 대화하고, 협상결렬되고, 피하고, 도망치는것만 생각했지, 이런건 예상하지 않았습니다. 아니, 예상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곤란하네요. 큰일이네요. 이걸 어떻게 하려면 아침해가 뜰 때까지 이대로 시간을 끌어야 하는데 그건 아무래도 무리같고...

"임시방편이지만 이걸 가둬놓을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 도와줄겁니까, 아니면 거기 그렇게 있을겁니까."



"왜 보스를 탓하십니까? 애초에 말도안되는 제안으로 아니 그 전에 봉고레에 적지않은 피해를 입힌건 당신이지 않습니까? 그는 그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한겁니다. 탓할 겨를이 있다면 자기 자신을 탓하세요. 바보짓은 보스가 아니라 줄곧 당신이 해오고 있었으니."

돌연 카렌을 향해 소리를 지르는 그의 행동에 울컥하여 내지른 말인데, 조금 더 신중할걸 그랬나 싶었다. 지금 그를 도발해봤자 도움될 것이 없을텐데 너무 감정적으로 나섰나. 그래도 틀린말을 한 것은 저쪽이니 이정도 비난은 들어도 싸. 어디서 책임전가야. 작게 혀를 차고는 다급하게 말을 이었다.

"우선 급한건 저 박스병기니, 돕겠습니다. 뭘 어떻게 하면 됩니까?"

한 명한테 집중공격을 하리라고는 그역시 예상 못했는지 꽤나 당황한 표정이다. 마음에 안들어. 잔뜩 인상을 찌푸리고는 나이트메어에게 공격을 당한 여자아이와 로렌조를 번갈아 바라보았다.
--
나이트메어,기분 나쁜 그림자는 채찍질에도 떨어져나가지 않고 오히려 더욱 세게 감아올라왔다.그건 다른 이들도 마찬가지인듯 싶어 이제 이걸 어째야 하나 급하게 방도를 물색하는데,정면에서 들려오는 다급한 소리.로렌조가 당황하며 무어라 외치는걸 듣고있다가 으득,발목뼈가 으스러지는 감각에 인상을 찌푸린다.
더 으스러지면 치유 불가다.이젠 떼어놓아야해.기분나쁜 그것을 자극하지않으려조심하며 한손을 내저어보인다.

"당신도 위험한듯한데,일단 이거부터 처리하자고.날 밝으려면 아직 한참 멀었어.이대론 못버텨."

윽.말이 끝남과 동시에 다시 올라오는 고통으로 얼굴이 일그러지며 짧게 신음을 내뱉는다.
--
폭주. 박스와 주인은 별개라는 건가. 아니, 외려 저 정도면 문자 그대로의 의미로, 박스의 주인이 박스에게 '잡아먹힌다'고 해도 이상할 게 없다. 빠르게 달리고 아래로 미끄러지듯 피하며 총을 몇 번 쏘지만, 특별히 약점처럼 보이는 곳은 없다. 이건 뭐 머리도 심장도 없잖아. 애당초 동물이 아니라고.
당황한 듯 소리치는 로렌조의 목소리에 뭔가 이상하다는 낌새를 눈치 챈다. 그럼 해결할 방도가 없다는 뜻? 아니, 임시방편이나마 있기는 있단 모양이다. 하기는 그러니까 박스에 가둬놓을 수 있었겠지. 그때는 제법 로렌조의 명령도 듣는 모양이었고.

"…협력하지."

크게 고민할 문제도 아니다. 똑같은 일이 반복되길 원하지는 않으니까. 이건 저쪽에서 먼저 협력을 요청한 거니까, 배신 당할 가능성도 낮은 셈이고. 견제사격을 몇 번 한 뒤, 로렌조 쪽으로 약간 다가가며 주변의 지형지물을 빠르게 살핀다.

"어떻게 하면 되지? 그 전에 한 가지 더. 날이 밝으면, 저걸 완벽하게 처리할 수 있는 건가?"
--
당황하고 있었다. 죽이겠다고 말했을 때에 대놓고 여유로운 모습을 내보냈던 그가, 고작 박스가 부숴졌다고 저리도 당황하는 모습에 잠시 눈살을 찌푸리며 로렌조를 바라봤다.

"결론만 내뱉지 말고 똑바로 말해요. 박스를 부수면 무슨 일이 생기는 겁니까? 애당초 왜 당신이 그 박스를 가지고 있는 거냔 말입니다!"

나이트메어는 분명 케이트 로렌이 가지고 있었어. 근데 그 때보다 조금 더 변화된 듯 보이는 저것이 왜 당신 손에 있느냔 말야. 말이 안 되잖아. 게다가 박스가 부숴지고나서는 본인이 죽어서도 해결될 문제가 아니게 되었다니 그게 무슨…….아, 설마.
큰일이다. 곤란한 짓을 해버렸다. 분명 박스병기를 부수면 한시름 놓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나란 놈은 왜 저걸 건드린거지. 분명, 분명 박스를 부수면 모든 것이 끝날 줄 알았어. 하지만 내가 선택하나를 잘못해서 수호자가 다치고 다른 사람들까지 피해를 입었잖아.
잠시 이를 악물며 시선을 내리깐채 인상을 찌푸리고는 주먹을 꽉 쥐었다. 어떻게 해야하지. 저 사람의 말을 들어야 하나. 안 돼. 지금 시어도라의 치료도 당장 시급하고, 아침까지는 모두의 체력이 위험해. 선택해. 빨리 선택해.
지금은, 지금은 모두의 안전이 최우선이야.

"돕겠습니다. 말씀하십시오. 이대로는 우리 전체가 다 위험해질 것 같군요."
--
멀리서 들려오는 외침에 고개를 들었다. 그림자가 다가오기에 재빨리 움직여 피했는데, 아무래도 리바는 그렇게 하지 못한 모양이다. 가서 도와드려야 하나? ……아니, 곧 풀려날 것 같은데. 그래도 일단. 근처를 총으로 쏘곤 여전히 움직이고 있는 나이트메어를 심란한 표정으로 바라봤다.
사람을 죽여야 사라지나? 로렌조에게 향하는 공격은 계속 막는 듯한데. 그냥 죽이기엔 듣지 못한 게 너무 많아. 팔다리를 쓰지 못하게 해야 할까. 그렇다고 나이트메어를 그냥 두기에도……. 총으로 저와 로렌조 사이의 거리를 가늠해보다 그의 말에 입매를 굳혔다.
어, 뭐? 자기도 수습 못 해, 저걸? …미치고 펄쩍 뛰겠네. 그럼 더 숨겨놔야지, 이 멍청아! 금방이라도 외치고 싶은 말을 꾹꾹 누르며 짜증 섞인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그 방법이 뭔데요? 알려주고 물어보면 안 돼요? 들어보고 생각이나 좀 하게! …아니다, 저 날뛰는 걸 어떻게 그냥 둬. 도와줄 테니까 빨리 말해줘요. 얼른!"
--
리바의 외침에 보스에게 무슨 일이 있나 싶어 고개를 치켜드니, 발목을 잡히는 것 뿐만 아니라 가벼운 경상을 입은 듯 했다. 왜 요새 보스만...

" 네. 네? 그게 무슨 소리에요! "

자신의 박스병기이면서 자신이 통제못한다는 게 말이돼요!? 어이없는 그 말에 한 번 허. 하고 내뱉고는 자유로워진 발목을 들어 그림자에게서 멀어진다.
도라에게로 잘 도착해 그녀를 태운 아샤를 한 번 쳐다보고난 후, 다시 카피캣에게로 시선을 옮긴다. 이대로 이걸데리고 아침까지 버티라고요? 말도 안 돼!

" 좋아요, 어떻게 해야 하는건데요? "

아침이 오기 위해서는 몇 시간은 한참 더 기다려야만했고, 그 전에 이 그림자에 먹혀버릴 것만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애초에 부수지 말라는 경고도 안했잖아요?
뜬금없는 상황에 혼란스러워 머리가 지끈거렸으나, 이마를 짚을 여유따위는 없었다. 입가에 미소는 이미 사라진 뒤 오래였고, 이 사단의 원인인 카피캣을 그저 노려보고만 있었다.



"개조해서 확실히 더 강해지긴 했지만 그 대신인지 햇빛에 더 약해졌죠. 네, 맞습니다. 날 밝으면 알아서 타 죽습니다. 근데 그 때까지 기다릴건가요? 여기 있는 사람들이 죽겠는데요?
그리고 내가 만든걸 주는게 이상합니까? 아 몰라요. 이 이야기는 일단 이걸 어떻게 한 후에 하도록 하죠."

그가 빠르게 말을 꺼내고서 한숨쉰다. 지금 기분, 급강하했습니다. 이럴줄 알았으면 일곱시에 다들 나오라고 해놓고 뒷문으로 도망칠걸 그랬어요.

"일단은 다들 협력할 것 같으니 다행이군요. 일단 누가 가서 빈 박스 하나만 구해오세요. 담을게 필요하니까. 그리고 마몬체인도. 계속 끊어질테니까 최대한 많이."

협력하겠다는 의사를 보이는 그들에게 로렌조가 지시를 내린다.

"...젠장, 이런 상태에서 뭘 어떻게 할 수도 없고... 누구 빈 박스 있는 사람 없어? 없으면 개발팀에 다녀... 아니다, 시리우스를 보내면 되겠군."

리바가 박스를 열고 시리우스를 불러내어 개발팀에 가서 빈 박스랑 마몬체인을 있는대로 쓸어오라는 지시를 내린다.
많으면 많을수록 좋을테니까. 박스가 또 부서진다는 가능성도 있고...

곧 시리우스가 빈 박스 서너개와 마몬체인 여러개를 바닥에 내려놓는다. 로렌조가 다음 지시를 내린다.

"지금 몸 자유로운 사람은 나이트메어 레이드를 시작해봅시다. 때리세요. 힘껏. 최대한 힘껏. 어지간한 힘에는 반응도 하지 않을테니 집중해서. 그렇게 되면 빈 박스에 알아서 들어갈겁니다."

그 후에도 문제는 있지만 말이죠. 미치겠네요. 일단 저부터 좀 때려봅시다.

~미션~
-신나는 나이트메어 레이드 시간!
-calcmt_rand(0,100)/calcㅁ
80 이상의 공격으로
Calculation Result : mt_rand(5,10) = 8 (0.00018215179443359 sec.)
대 때리면 됩니다.
그 후, 다시 다이스를 굴려
calcmt_rand(0,100)/calcㅁ
50 이상이면 가두기에 성공합니다. 나머지는 그 후에.



"어이쿠, 세상에 이런 무서운일이.."

일단락 나는가싶더니 또 이상한 일에 말려들어버렸다며 어깰 으쓱이면서
공격을 해보려다 회피당하고 몸을 굴려 대강 피한다. 그와중에도 어질어질한것이 맘에 든다며 로렌조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는데 이상태로 자연스레 받아들여진다거나 ~ 라는 느낌은 무리려나? 하지만, 저 나이트메어뿐만 아니라 본인의 종특스러운 변장이 있으니 힘들겠지..

그런 생각을 하며 시벨의 캄비오 포르마인 하얀색과 검은색이 오묘하게 섞인 나이프를 만지작거리며 대강 눈대중으로 한번씩 날려보기도 한다.
-
"와, 또 빗나갔어."

나름 주의를 기울여 던진건데 어째 맞질 않느냐하면서 투덜투덜거리며
적당힝 몸을 굴려서 엉망진창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사람들을 피해 환각으로 날카로운 창 하나를 만들어내서 다시 그것을 던지며 좀 맞았으면 좋겠다면서 투덜투덜. 정사원이 되었는데 되자마자 엄청난 업무량에 질려서 기절하는 일만 없었으면 좋겠다며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린다.
--
빈 박스는? 마몬체인은 도착했나요? 보스는 부상, 시리우스가 개발팀을 향해 날아가는 것을 보고 대충 상황을 파악한 후,
펜싱기술이고 우아함이고뭐고 최대한의 힘을 손에 쥔 채로 그림자를 향해 레이피어를 내찌른다.

확연히 패인 바닥. 물러난 그림자가 힘을 가한 공격이 통했음을 알려주고 있었다. 너무 세게 지른 탓에 손이 울리긴 했지만.
레이피어를 잠시 바닥에 꽂은 채로 둔 후, 저릿한 오른손목을 풀 듯 가볍게 돌린다. 가벼운 통증에 저도 모르게 인상이 찌푸려진다.

두어 번 손목을 마저 돌리고는 지면에서 레이피어를 뽑아 그림자를 향해 다시금, 아까만큼의 세기는 아니지만 여러 번 내찌른다.
--
만든 걸 줬다고? 저 빌어먹을 새……아니, 애초에 다 내 잘못이지. 내가 저것만 안 건드렸으면 여기까지 안 왔을텐데. 한 번 머리를 쓸어올리며 눈살을 찌푸린 뒤 로렌조의 지시에 따라 검으로 세게 나이트메어를 때려보지만 원체 체력이 약한 탓인지 꿈쩍도 안 하는 나이트메어에 작게 이를 악 물었다.
확실이 요전번 것 보다는 달라진 느낌이 들어서 작게 한숨을 내쉬고는 작게 심호흡 한 뒤 여러 번 크게 검을 연달아 휘둘르자 필살염으로 이루어진 긴 칼날들이 매섭게 나이트메어에게 향했다.
이걸로도 안 되면 저 당분간 잠적하고 체력이나 키우겠습니다. 누가 보약 좀 만들어줘요.
--
로렌조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발을 휘둘렀다. 지난번 나이트메어와는 조금 다른 녀석인 것 같으니 직접 닿아도 큰 탈은 없어보였다. 힘을 실은 발이 기분나쁘게 닿았다 떨어졌다. 끈끈한 것 같기도 했고 오히려 허공에 발을 뻗은 느낌이기도 했다. 때문에 어느 정도로 가격해야 깊숙히 타격을 줄 수 있을지 감이 잘 오지 않았다.
이렇게 된 이상 선택항 수 있는 길은 하나이다. 계산 필요없이 되는대로 뚜들기는 것. 가속도가 붙으면 아마 데미지도 점점 더 세질 것이다. 상대가 이상한 그림자이니만큼 통하지 않을 이야기일지도 몰랐지만 그래도 일단은 생각을 뒤로한채 이번엔 주먹을 내질렀다.
--
"에피, 다녀와."

빠르게 휘갈겨 적은 종이를 다리에 묶어준 뒤 개발팀 쪽으로 에피를 날려보낸다. B급 링 하나에 폭풍의 필살염을 피워 박스병기를 개갑한 뒤 탄창을 확인했다. 한동안 쓰지 않은 것이라 느낌은 조금 생경했다.
벤치를 뛰어 넘어 엄폐물로 삼고는 빠르게 총알을 두 번 갈긴 뒤 맞았는 지를 확인한다. 둘 다 명중. 낮게 휘파람을 불며 속으로 탄창을 셌다. 추가 탄창 16발에, 원래 탄창이 16발. 그 중에서 두 발을 쐈으니 서른 번 남은 건가.
--
로렌조의 말에 절뚝거리며 몸을 일으킨다.발을 디딜때마다 찌릿하게 올라오는 통증이 영 거슬렸지만,일단 저것부터 처리해야한다.더큰 피해는 막아야지.
사람들의 공격이 차례로 딜을 먹이는걸 보며 숨을 몰아쉬고 채찍을 든다.지지대가 약해서 큰 힘은 못내겠지만,일단 가세하자.
--
아, 아. 쓰읍. 빗겼어. 뭐야 이거 뼈도 있나, 얼얼한 주먹을 감싸쥐고는 얼이 빠진 눈으로 나이트메어를 살폈다. 방금 어딜 때렸길래 이렇게 아픈거지. 아직도 진동하는 듯한 욱신거리는 충격은 뒤로 한채 앞으로 주먹은 사용하지 않겠노라 다짐하며 다시금 양 발로 번갈아 나이트메어를 가격했다.



공격에 밀린 나이트메어가 빈 박스 중 하나로 들어간다. 시리우스가 나이트메어가 들어간 박스를 노려보다 리바에게 건넨다. 박스 안에서 자꾸 나오려는 것인지, 자꾸 덜컹대는게 불길하다.
로렌조가 이쪽으로 날아오듯 뛰어오며 소리친다.

"체인 감아요!!! 꽉꽉 감아요!!"

놀란 리바가 일단 가지고 있는 마몬체인으로 박스를 꽉꽉 감는다.
로렌조가 그 박스를 받아들어 체인을 두어개 더 감아놓는다. 조금쯤 잠잠해진 것 같지만, 여전히 안에서 움직인다. 덜컹덜컹.
그러자 이내 체인 하나를 더 감는데, 그제서야 진정이 된 듯 박스가 완전히 잠잠해진다.

"내일 아침해가 뜰 때까지 체인을 지속적으로 갈아줘야 합니다. 그냥 놔두면 체인이고 뭐고 씹어먹고 나올겁니다. 그리고 아침 해 뜨면 햇빛 잘 드는 넓은 공간에 두세요."

주의사항을 말해주고 나서야 너무 가까이 접근했다는 사실이 떠올랐는지, 급히 물러난다. 상자는 리바에게 들린 채이다.
아씨, 이거 뭐야. 불길한 상자를 왜 나한테 주는건데. 나이트메어가 사라졌는데 왜 내 다리는 아직 움직이지 않는건데.

로렌조가 멀리 떨어져서 그들에게 소리친다.

"나는 지금부터 도망갈겁니다. 할 말 있습니까?"

~안내~
-지금부터 나이트메어의 박스를 감고 있는 체인을 주기적으로 바꿔줘야 합니다. 대충 300레스에 한 번 정도. 아니면 또 튀어나와요. 와!
-마지막으로 할 말 있어요?



"역시 도망?"

잠시 행동을 지켜보다 저 멀리 도망가려는것같이 보이는 로렌조가 보여서
슬핏 웃어버린다. 어쩐지 순순히 잡힌다싶었는데 역시 포기할줄 모르는 녀석이라며 저상태로 도망가서 다시는 봉고레와 관련이 되지않거나 혹은 가끔 심심할때마다 놀어와 놀아주었으면 한다며 잠시 턱을 긁적이는데 그만큼 위험 부담은 크다. 하지만, 그다지 잡고싶지는 않아서 그냥 손만 들어서 설렁설렁 흔들어주며 입을 연다.

"잘 - 도망가고, 다시는 상관치않던가 아니면 적당히 장난치는것정도는 괜찮을것같기도한데..이 조직이 워낙 딱딱해서 가끔은 유들유들해지고 부드러워지는것도 좋은 방법이라. 죽지는 말고 가끔 놀러오기라도 하던가."
나중에 다른 수호자나 보스에게 신나게 쪼일것같지만 그래도 하고싶은말은 다 해놓고서는 어쩐지 로렌조를 묘한 눈빛으로 응시하다 씩 웃으며 어깰 으쓱인다. 여기서 잡으려고하면..방해해도 되려나? 그런 생각을 하며 주변을 슬쩍 둘러본다.
-
"가끔 소소하게 장난이라도 치러 올까요- 오면 연락하겠습니다."

아까까지 당황했던 모습은 어디가고, 도로 여유로운 모습으로 돌아온다.
그 서류 화형식은 정말 해보고 싶거든요. 재미있잖아요? 아, 물론 원래대로 해놓기야 하겠지만.
--
결론은 그냥 정신 못 차릴 때까지 때리라는 말이잖아. 그건 안 시켜도 할 생각이었는데. 뭐, 거기에 빈 박스랑 체인이 추가되긴 했지만. 작게 한숨을 쉬며 박스에 불꽃을 주입했다. 그러니까, 일단 계속 공격하면 되는 거지? ……바라건대, 이후에는 박스 간수 좀 잘했으면 좋겠다. 제발. 이대로 죽든, 정말 어쩌다 여기에 들어오게 되든 저 악몽이랑은 다시 마주치고 싶지 않아.

"캄비오 포르마."

검은색 권총을 쥔 손을 올렸다. 몸집이 큰 탓인지 조준을 해야 할 필요성조차 못 느끼겠다. 그냥 대충 쏴도 맞을 것 같아서. 워낙 애매하게 생겨 앞뒤, 좌우 구분은 힘들었지만, 그나마 중심이라 생각되는 곳을 찾아 방아쇠를 당겼다. 일단 한 발은 명중이다.
그 후에는 다른 사람들이 알아서 하는 것 같기에 그냥 두었다. 자칫하다 멀쩡한 사람을 쏠까 무섭기도 했고. 그 정도로 사격실력이 형편없지는 않지만… 늘 혹시나라는 게 있으니까. 공격이 먹힌 듯 나이트메어는 상자로 들어갔고, 여러 차례 체인을 감자 곧 잠잠해졌다.
저 상자 안 들고 가나? 왜 저게 계속 리바 손에 들려있어? 체인은 왜 우리가 감아줘야 하고? 한쪽 눈썹을 찡그리며 멀찍이 떨어지는 로렌조를 바라보았다. 팔짱을 끼고 여전히 불만스러운 얼굴로 고개를 비스듬히 했다.

"저렇게 두면 어떻게 되는데요? 박스 당신 거잖아. 안 가져가요? 참, 이제 봉고레는 안 건드릴 거구요? 당신하고 우리는 이제 끝?"
-
"알아서 처리해주세요. 햇빛만 잘 받으면 처리될테니까."

잠시 시간차를 두고 말을 잇는다.

"글쎄요? 그 대답은 방금 전에 한 것 같습니다만. 물론 다른 사람에게 한 말이었지만."

끝내는 것도 나름대로 좋겠지만, 아직은 그럴 때가 아닌 것 같네요.
뭐, 가끔씩 재미있는 일이 일어나는 것도 좋잖아요? 여기 조직원으로 있으면서 본 결과, 당신들은 서류처리만 계속 하는 것 같던데, 그런거 좀 그렇지 않습니까.
--
"...아,뭐람 이게."

애써 움직인 손은 헛손질에 가까울정도로 허무하게 휘둘러졌고 이후 발목이 버티지 못해 다시 주저앉고 만다.그뒤는,리바를 포함한 다른 이들의 공격에 몰린 나이트메어가 미리 준비한 빈박스로 들어갔고 그걸 마몬체인으로 봉하는걸로 사태가 인단락되었다.
지속적으로 체인을 갈아야한다는 말을 남긴 로렌조는 이 난장판을 두고 멀찍이 달려가더니 잠시 돌아서서 할말 있느냐 물어왔다.그걸 멍하니 바라보다가,그냥 손을 흔들어보였다.

"가던가 말던가.장난은 이번으로 멈춰주면 좋겠네."

될데로 되라는듯 휘적휘적 팔을 흔들고 축 쳐진채 깊은 한숨을 내쉰다.에휴.
-
레이리아에게 마주 손을 흔들어보인다. 인사성이 참 밝네요.

"글쎄요, 멈출까요?"

아마도 간간히 나와서 당신들한테 이런저런 장난을 칠 거라고 생각됩니다만.
잠시 키득키득 웃다가 거리를 조금 더 벌린다.
--
자기가 만든 걸 케이트에게 줬다는 거지. 혼자서 만들었나? 가능성이 없는 것도 아니지만. 아니, 단독연구일 리는 없다. 적어도 자금을 지원을 해준 사람은 있을 거야. 그것까지 자기가 벌어서 만든 거라면 할 말 없지만, 그럴 만큼 애착을 갖고 있는 것 같진 않다.
최소한 날이 밝으면 알아서 타 죽는다는 건 좋은데. 그래서 낮에는 활동하지 않고, 밤에 만나자고 한 거였군. 혼자서 내뺄 생각은 없는 것 같으니 다행이네. 그럴 거였다면 체력도 약해 보이니, 잡아서 제일 먼저 제물로 바칠 생각이었지만.
간신히 박스 안에 가둬놓은 후에야 한숨을 내쉬며 벤치 등받이에 기대어 선다. 다리가 후들거려 도저히 버틸 수가 없다. 지금도 충분히 무리해서 뛰어다닌 거라고. 별… 나가사끼 짬뽕 같은 놈이.
후우, 후우. 간신히 숨을 내쉬며 식은땀을 손등으로 훔친다. 어디 가, 인마. 네가 싼 똥은 네가 치우고 가야 할 거 아냐. 불침번 서면서 날 밝을 때까지 네가 체인 감아줘야지. 빌어먹을. 쫓아갈 자신이 없다. 지금 쓰러지지 않은 걸로도 용한 거라고.
속에서 약 몇 개를 꺼내 입안에 털어넣고 비틀거리며 왈칵 소릴 지른다.

"다신 오지 마, 이 개자식아."
-
"올건데요? 와서 에일 서류를 화형식에 처할건데요?"

에일이 지금 자신을 잡을 상태가 아니라는걸 눈치채고 깐죽대며 놀린다.
잡아볼래요? 지금이라도 뛰쳐나와서 나 잡을래요? 잡아서 죽일래요?
-
깐죽대는 로렌조의 말에 눈꽃에서 불이 딱 하고 튄다. 죽일 거야. 저새끼 내가 잡아서 죽일 거야.

"…캄비오 포르마."

마몬체인 몇 개를 어디선가 찾아온 에피가 덜컹이는 박스 근처에 그것을 떨구자마자, 곧장 캄비오 포르마를 시전한다. 넌 내가 지금 죽기 직전이라는 걸 알고 무시했겠지만, 난 여기서도 널 잡아다 죽일 수 있거든.
우선 다리 한 짝부터 날려볼까. 숨을 잠깐 멈추고 다리를 조준해 방아쇠를 당긴다. 내가 죽는 한이 있어도 너 하난 끌고 갈 거라고. 지옥이든 뭐든.
-
와, 이런 상황에서도 저를 잡아 족칠 능력정도는 있나보군요. 눈에서 필살염이 튀어요. 세상에. 특이한 인간이네요.
조금 더 깐죽대다가 이쪽으로 탄환이 날아오자 철선으로 막아내... 려고 했지만 다리쪽에 살짝 빗맞는다.
--
도망. 그럴 줄 알았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그러지 않기를 바랐다. 괜히 마음 한구석이 불편해져왔다. 이렇게 우리편도 남의편도 만들지 못한채 도망을 친다면, 앞으로 우리는 그의 행적을 알게 될 수 있을까.

"다시는 보지 맙시다."

죽이지도 포섭하지도 못한 채로 끝나는것을 원한 것은 아니었지만 이것이 마지막이라면 그렇게까지 찜찜할 것도 없지 싶었다. 정작 찜찜한 것은 따로 있었으니.

"그런데 갈꺼면 저것좀 가지고 가지 그럽니까."

나이트메어를 봉해둔 박스를 가리키며 말했다. 이건 숫제 떠넘기기잖아. 본인이 싼 똥은 본인이... 아니, 이 비유는 좀 적절하지 못한 것 같아. 이미 한 손으로는 그를 보내는 의미로 손인사를 건네고 있었으나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다. 가져가지 그래? 하는 의미를 가득 담아 눈썹을 한번 들썩이고는 그의 대답을 기다렸다.
-
"그러니까 '다시는'이라는건 없다니까요?"

눈을 살짝 크게 뜨고 쳐다본다. 지금까지 말했는데, 혹시 못들었어요?
그럼 다시 말해줬으니까 이번에는 제대로 들었길 바래요.

"알아서 하세요. 부순건 그쪽이잖아요."

부수지만 않았어도 내가 들고 나갔습니다.
--
우왕좌왕. 뭐라 말할 겨를 도 없이 나이트메어를 박스에 집어 넣느라 정신이 없었다. 모든 것이 끝나고 체인까지 감고 나서야 작게 숨을 고르며 심란한 눈동자로 박스들을 바라보았다.
그 날 이후로, 더 이상 이것들을 볼 일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 때의 악몽, 잊을 래야 잊을 수가 없었다. 내 실수 하나로 이번엔 모든 사람들이 그 꼴을 겪을 뻔 했어. 주먹을 꽉 쥐며 자책하지만, 곧 손에 힘을 푼다. 자책하는 건, 나중 일이지. 지금은.

"도망이라……. 좋을 대로 하십시오. 하지만 다음에 만약 우리에게 피해를 입힌다면, 그 땐 내가 직접 당신을 죽이겠습니다. 도움을 주고 싶다면 도움만 주고 가십시오. 쓸데없는 장난으로 또 다시 피해를 입는 상황이 오면……. 그리고, 방금 일은 사과 드리겠습니다. 제 부주의였습니다."

캄비아 포르마를 해제시키며 로렌조를 향해 답한 뒤 마지막엔 살짝 고개만 까딱이며 덧붙였다. 맞아, 당신은 아직 죽지 않아. 그렇게 될 거라고 생각했어.
아직은 때가 아니라는 거겠지. 때가 되면, 그 땐 제가 검을 들이밀겠습니다. 그 때까지 부디 서로 평행선만 걸어갔으면 좋겠군요.

"가시기전에 물어볼 것이 있습니다. 케이트 로렌에게 나이트메어를 준 것은, 당신입니까? 그녀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지 없는 지 말씀해 주세요."

말을 마치고 살짝 입술을 달싹이고는 시선을 내리깔며 주먹을 꽉 쥐었다. 아직도 잊을 수 없어. 그녀는. 케이트 로렌은.
-
카렌의 말을 듣고서 살짝 웃어보인다. 이 상황에서 사과라니, 좀 이상하지 않나요?
그리고 도움... 아, 그건 아무래도 무리같군요. 도움만 주고 사는 성격은 아니라서.

"제가 줬다기보다는... 우연과 필연이 겹쳐서 프로토타입이 그녀 손에 들어갔다고 하는게 정확하겠군요. 솔직히, 조금 놀랐으니까요. 봤을 때.
그리고 그녀가 블러드 오브 봉고레라는걸 가르쳐준게 저랍니다. 대충 눈치채고 있진 않았나요?"
-
"프로토 타입…?"

이전 버전이라는 소리인가. 작게 눈살을 찌푸리며 얼굴을 한 번 쓸어내렸다. 만약 당신이 케이트 로렌과 혈연이였다는 둥 관계가 깊었었다면, 대적하는 데 조금 힘들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애당초 그녀가 다시 나타났더라면 죽이지도 못했겠지. 트라우마야. 잊혀지지가 않아.
콜록!콜록. 불안정한 호흡에 살짝 기침을 터트리고는 작게 가슴을 두드렸다. 숨이 잘 안 쉬어진다. 정신차려. 그녀는 이제 없어. 죽었어. 가루가 되서 사라졌다고.

"…역시 당신이 알려준 거였습니까. 악랄한 사람…"

작게 읊조리는 듯한 목소리로 중얼거리고는 눈살을 찌푸린 뒤 다시 기침을 터트리고는 먼저 등을 돌려 걸음을 옮긴다.

"떠날 거면 빨리 떠나십시오. 박스병기는 이 쪽에서 처분하겠습니다. 애당초 제가 잘못한거니 제가 책임지는 게 맞겠죠. 그럼 당분간 보지 맙시다, 로렌조."
-
한 손으로는 태양의 불꽃으로 다리를 치료하면서, 다른 한 손으로는 균형을 잡는다.

"하지만 그것도 몰랐다면 그대로 자살했을지도 모르는 일이잖아요? 가족들 몰살시킨 패밀리에 들어가서, 그 사실을 알고서도 잘 살았을거라고 생각하는겁니까?"

잠시 말을 끊고 치료를 마친 후 제대로 도망칠 자세를 잡는다.

"'당분간은'이겠죠. 그럼, 바이바이."

그대로 몸을 돌린다. 동시에 모습이 사라진다.

~안내~
-이벤트 마치겠습니다!
-가끔 이상한 일이 일어나면 로렌조 탓으로 돌리셔도 됩니다.
-고생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