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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우코우 이치카

last modified: 2025-01-14 04:03:22 Contributors

* 상위 항목 : 내 옆자리의 신 님 4U

"···春よ、遠き春よ、瞼閉とじればそこに···"
···봄이여, 머나먼 봄이여, 눈을 감으면 그 곳에···



AI 제작 이미지
토우코우 이치카
冬紅一華
나이 16
성별 여성
학년과 반 1-B
성적 성향 CL ≥ ALL




1. 외형

할머니는 종종 나를 무릎에 앉혀 놓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 주곤 했는데, 이건 내가 들은 몇 안 되는 엄마 이야기 중 하나다. 엄마는 나를 임신하기 전 꿈을 꿨다. 겨울 눈밭에 핀 붉은 꽃 한 송이를 조심스레 꺾는 꿈. 처음엔 그저 기묘한 꿈으로만 치부했다던데, 한참 뒤에 눈을 뜬 나를 보고 나서야 깨달았다고 했다. 꿈 속의 꽃을 어쩜 그렇게 빼닮았는지 모르겠다며 자꾸만 웃더라- 고.

158cm / 45kg

종종 해가 지기 시작하면 눈 소복히 쌓인 풍경을 정처 없이 맴돌았다. 풀어헤친 명주실 엉킨 것 같은 백발에 의중 알 수 없는 붉은 눈, 얼어서 발갛게 터진 콧등으로 희미한 콧노래 부르며. 부옇게 흩어지는 입김만 아니었다면 아마 영원토록 겨울에 머무는 유령처럼 보였을지도.

학교에선 딱히 존재감 없는 애였다. 나서기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특출난 능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예쁘장하구나 싶긴 했지만 보통 멍하니 창 밖만 보니 그게 전부가 된. 특이사항이 있다면 평균에 비해 좀 과할까 싶을 정도로 둘둘 싸매고 다닌다는 것. 수선하지 않아 기장 길고 벙벙한 교복 위에 직접 짠 티가 나는 촌스런 조끼, 가디건, 두꺼운 재킷. 목도리는 기본이고 두꺼운 스타킹, 양말, 방한부츠ㅡ 그것으로도 모자란지 주머니에 핫팩까지 넣고. 유난히 추워지는 날이면 두꺼운 옷 밖으로 빼짝 튀어나온 다리가 우스꽝스럽게 뒤뚱거렸지만 별 개의치 않고 다녔다. 추운데 무슨 상관이야.

2. 성격

···토우코우 씨는 무슨 생각을 하는지 잘 모르겠어. 누군가 그렇게 말하는 걸 들은 것 같다. 취미가 뭐냔 물음에 답이 생각나지 않아서 흐지부지 대화를 마무리한 탓인가 싶다. 슬픈 감정은 안 들었지만,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내내 복잡한 맘이었다. 다른 아이들은 신기하다. 인연을 맺고 끊음에 거침이 없다. 학기가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도 벌써 친구가 되어선 삼삼오오 모여 웃고 떠든다. 어쩌면 다른 애들은 전부 ‘거리 유지하는 법’을 익혀서 친해지는 게 두렵지 않은 걸까? 생각할수록 어려운 것 투성이다.···

그동안 스쳐간 수많은 사람들 중 상당수는, ‘무슨 생각 하는지 영 모르겠음’으로 이치카를 정의하곤 했다. 말수 많지 않고 시키는 일엔 그저 고분고분, 기쁜 건지 슬픈 건지 티 나지 않는 얼굴을 하고 가만히 앉아 있는 것 같더니 정신 차리면 어디로 갔나 안 보이고. 한참 뒤에야 슬며시 나타나길래 말 붙여 보면 짤막한 대답 몇 마디, 무리에 섞여도 어딘가 물에 기름 섞은 듯 붕 뜨는 느낌.

그러나 스스로 무리에서 떨어지기를 자처하고 있는가 하여 보면, 그저 인간관계 미숙하고 표현 서툴 뿐인 것이다. 종종 가까워진 사람과 언젠가는 헤어져야만 한다는 생각으로 덜컥 두려워진다.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언젠가 이별이 와도 슬퍼하지 말아야지, 나름대로 애 쓰지만 천성이 사람에게 정 쉽게 주는 성격이라. 두려움과 애정 사이에서 비틀거리고 있는 중.

이따금씩 얌전히 굴다가도 충동에 휩쓸리는 일 있다. 주로 답답한 마음 해소하고 싶을 때 그렇다.

3. 기타

- 대대로 계승되는 무녀 가문 외동딸이다. 작은 신사를 모신다. 할머니 대까지만 해도 제법 유명했다던데, 신사라곤 해도 이젠 거의 쇠락해서 다음 대가 제대로 이어질 것인지조차 불투명할 정도로 기울어졌다.

- 본래라면 모계 핏줄을 타고 내려오는 신력을 이어받은 어머니가 이치카에게 무녀 자리를 넘겨 주어야 했으나, 이치카 어릴 적 불의의 사고로 일찍 타계하여 빈 자리가 되었다. 현재는 할머니가 도맡아 이런저런 일들을 하고 있다. 정작 이치카 본인은 자리 물려받을 마음 있는지 없는지.

- 할머니랑 둘이 산다. 아빠는 엄마의 죽음 이후로 도쿄에 직장을 얻어 떨어져 생활하고 있다. 종종 도시에서 여자애들 사이에 유행하는 거라며 이것저것 사서 집으로 보내 주지만 딱히 흥미는 없다. 함께 있으면 부녀임에도 묘하게 서먹한 분위기 감돈다.

- 신의 존재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 묻는다면 불신에 가깝다. 전대 무녀였던 어머니의 사망이 그 이유다. 할머닌 신의 뜻 아래 지나친 미련 버려야 한다고 했지만 영 이해할 수 없다. 진정 신이 있다면 모시는 아랫 사람들 지켜 주는 게 맞지 않나. 무녀 가문 적녀가 할 생각 치고는 제법 불손하기 그지없다.

- 기껏 지은 이름이 무색하게도 겨울이라면 질색이다. 추위도 많이 타고, 엄마가 갔을 때도 눈 펑펑 내리던 날이라 했고, 무엇보다 최근 들어 잔기침이 심해지는 할머니 모습을 봐도 그렇다. 스미는 겨울바람은 늘 이유 없이 마음을 시리게 한다. 차라리 봄에 태어났으면 훨씬, ..훨씬 더 좋았을 걸. 이번 겨울도 벌써부터 하염없이 봄을 기다리고 있다.

- 자주 흥얼거리는 콧노래는 태어나기도 전에 나왔던 마츠토야 유미의 <봄이여 오라 春よ、来い>. 할머니의 영향으로 어릴 적부터 듣다 보니 제일 좋아하는 노래가 되었다.

- 자주 입는 털실조끼는 할머니 솜씨. 목도리 또한.

4.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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