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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가장에 있던 삼엄한 경비들이 보이지 않습니다!
??
무슨 일이죠.
무명은 어리둥절해하며 정문을 통해 안으로 들어갑니다.
무시무시했던 고수들이 보이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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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벌써 다 죽인건가?"
흑천성의 무인들이 사라졌다.
석가장주가 있던 곳으로 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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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갈하게 상투를 틀고 수염을 다듬은 말쑥한 중년 남성이 정좌를 하고 무명을 맞이합니다.
"왔군."
그의 얼굴은 저번과 인상이 완전히 다릅니다. 충혈되어 붉었던 눈은 언뜻 유쾌하고 밝은 느낌이고 전체적인 인상은 쾌남이다! 라는 느낌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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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가장주?"
무명의 동공이 흔들렸다.
진짜 걔가 얘에요??
눈만 깜빡거리다가 말을 꺼낸다.
"제가 앞으로 하오문의 접선책 역할을 하기로했습니다."
"하오문 입장에서는 석가장이 일어설 것임을 믿을 수 없는 것 같더군요.."
"한번 만날 때마다 은자 열냥이라고 합니다.
#성과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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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한가?"
석가장주가 씨익 웃습니다.
저번에는 괴기한 느낌이더니 이번에는 매력적이고 호탕한 느낌입니다.
"협상을 다시 하셔야겠소. 소협. 석가장은 압제에서 풀려났으니."
하하하하! 하고 허벅지를 탁 치며 크게 웃습니다.
"사마외도가 등선하였소. 이제 곧 전 강호에 소식이 쫘악 퍼지겠지. 기껏 고생하셨는데 일이 허탈하게 되었으니 나 또한 참으로 안타깝게 생각하외다."
그러며 고개를 끄덕거립니다.
"소협. 소협은 따로 모시는 주군이 있으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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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평범한 광대입니다! 석가장주!"
포권을 하며 답한다.
"섬기는 이는 없고 만 백성이 제게 돈을 주는 자들이니 그들이 곧 나의 주군일 것입니다"
야견과 고불과는 또 다른 느낌의 호탕함.
수아가 남자라면 저런 모습일까?
"명하신다면 다시 하오문으로 향하겠습니다."
"하오문과의 접선책을 데려오라는 의뢰를 완수해오겠습니다."
#당당하게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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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돈을 주면, 내게 고용되겠나?"
석가장주의 눈빛이 깊어집니다.
무언가 '뱀'같다는 인상을 받지만 깨름칙하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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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명이 미소를 짓는다.
"제 주군은 만백성입니다. 당신도 송의 백성이시죠."
"저는 예나 지금이나 제가 원하는 데로 행동할 것이며 원하는 것을 생각하고 원하는 말을 할 것입니다."
"당신께 고용된다면 제겐 더할나위 없는 영광이겠으나 당신께 폐만 끼칠 것이 자명합니다."
무엇보다 석가장주라는 녀석이 고난에 빠졌다고 그렇게 폐인이 돼?
절대로 네 밑에는 안들어가!
"그러나 이번처럼 단기적이고 느슨한 고용이라면 기쁜 마음으로 받아드리겠습니다."
#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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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군."
석가장주의 '뱀'같은 눈이 원래대로 돌아옵니다.
"하오문의 접선책을 석가장으로 데려와주시오. 보수는 넉넉히 드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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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해주시니 감사합니다."
"은자 열냥은 없이 그냥 가나요?"
농담을 던진다.
#객잔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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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하!"
석가장주가 툭, 주머니를 던져줍니다.
"가져가게."
무명은 주머니를 받아들고 객잔으로 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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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공손히 객잔으로 향한다.
점소이에게 가서 말을 꺼낸다.
"저번에 만난 소문에 능한 미녀를 다시 만나게 해주시오."
#짤랑거리는 주머니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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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지 않게 기녀를 다시 마주합니다.
"소녀를 그리도 빨리 보고 싶으셨습니까."
싱긋 웃으며 기녀가 무명을 맞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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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꽃에 벌이 꼬이는 건 당연하지 않겠습니까."
돈을 그녀에게 건네며 미소짓는다.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흑천성의 늙은이가 사라졌고 석가장은 일어날 준비를 마쳤습니다."
접선책을 달라 요청한다.
"가장 약할 때, 가장 필요할 때 손을 내민다면 석가장은 그 행동을 결코 잊지 않을 것입니다."
"하오문이니 잘 아시겠죠? 석가장주는 협을 아는 사람입니다."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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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게 무슨."
그녀가 매우 크게 당황합니다.
"잠시 확인을 좀 하고 오지요...."
그리고 그녀가 사라졌다가 돌아오기까지는 대략 반시진(1시간)이 걸렸습니다.
돌아온 그녀의 얼굴에는 숨기지 못할, 복잡한 표정이 떠올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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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랍군요. 이름 없는 광대가 하오문에게 도움이 될 줄이야."
무명은 미소지었다.
"당신에게 도움 되었다니 기쁘군요."
"무림은 격동의 시기를 겪고있습니다. 하오문 같은 정보집단은 모두에게 손을 뻗어야 정보에 뒤쳐지지 않겠죠."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에게 손을 내민다.
"다시 묻겠습니다. 석가장에게 손을 주시겠습니까?"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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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녀는 잠시간 말이 없다가 고개를 끄덕입니다.
"그러지요. 하지만, 지금 당장 누군가를 파견하기는 어렵겠군요. 난리가 나서요."
그녀가 희미하게 힘없이 웃습니다.
"그러니, 지금은 잠시 돌아가주시겠습니까?"
정중한 축객령입니다.
현대 대한민국으로 치자면 야당 당대표가 갑작스레 여당 대선후보들이랑 토론하다 심근경색으로 죽은 셈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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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안하나 하죠."
"저를 햐오문에 넣어주시겠습니까"
"임시직이어도 됩니다."
"쓰다가 버리셔도 되고요."
"저를 석가장에 파견해주시는 게 어떠십니까."
"이 역시 거절하시겠다면, 돌아가겠습니다."
#역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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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녀가 흠칫하고 무명을 쳐다봅니다.
"...하오문의 유래에 대해 알고 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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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당신의 목소리로 말해주는 것이 듣고 싶습니다."
"사회의 낮은 자들이 어떻게 뭉치게 되었는 지, 객관적인 정보가 아닌, 당신의 생각과 표현이 궁금합니다."
#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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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녀는 고개를 젓습니다.
"대답을 해주셔야지요. 알고 있으시다면, 그 유래가 무엇인지 풀이를 해서 제대로 설명해주셔야 하지 않겠나요?"
그녀가 살포시 웃습니다.
"왜냐면, 아무리봐도 저희 쪽 사람처럼 보이시지는 않으시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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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에 있는 더러운 자들의 모임이라는 뜻이죠."
"마부, 뱃사공, 점소이, 기녀, 광대, 짐꾼 등"
"나는 광대입니다."
"당신이 말하는 이쪽 사람이지요."
무명의 표정이 굳었다.
"나를 무인, 낭인이라고 부르는 이도 있지만, 나는 그저 누구도 내 혀를 막지 못하게 힘을 기른 것일 뿐입니다."
"솔직히 말하죠. 나는 우리 광대들이 자유롭게 말하는 세상을 원합니다."
"돈이든 세력이든 힘이든 목숨을 걸어서라도 뭐든 얻어야겠습니다"
솔직히 말한다.
#소신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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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음..."
기녀가 턱을 괴고서 지긋이 무명을 쳐다봅니다.
"말씀하시는건...딱, 전형적인 사파 낭인이신데에..."
그녀가 팔을 뻗어 무명의 손등을 손가락으로 간지럽힙니다.
눈웃음을 지으며 기녀가 광대를 쳐다봅니다.
"광대치고는 너무, 진지하고 재미없으신거 아닌가요?"
증명이 필요하겠군요.
확실한 이쪽 사람이라는 증명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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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대라는 증명..."
무명은 기녀의 손가락 놀림에 집중을 하지 못했다.
"하하하."
사람이 스트레스가 쌓이니 웃음이 터진다,
"광대일을 하다보니 시서화악에는 능통합니다."
"춤과 노래 실력은 이곳 점소이가 증명 해줄 것이고..."
"글과 그림이라도 그려드립니까?"
웃으니 정신이 돌아온다.
"아니, 광대가 무슨 말을? 원하는 재주를 말씀하시지요. 그것이 뭐든 당신을 즐겁게 해드리다."
#웃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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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대면, 역시 웃겨야겠죠?"
기녀가 간드러지게 웃으며 말합니다.
"공자님이 우리 기루에서 한 번 공연해보시는건 어때요?"
어느새, 기녀가 무명의 옆에 천천히 앉으며 팔을 껴안고 귓가에 속삭입니다.
"그러면, 증명이 될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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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대가 되어서 뭔들 못하겠습니까?"
자리를 나가서 사람들 앞에 나선다.
#공연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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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을 펼칩니다!
가끔의 야유, 적당한 호응, 나쁘지 않은 웃음.
"음, 이 정도면 뭐어..."
기녀가 웃으며 무명의 뒤에서 말합니다.
"들어오실래요? 하오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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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꽃이 있는 곳에 벌이 가지 않을 순 없죠."
가벼운 농담을 던진다.
"첫 임무가 무엇일까요?"
#쇼 미더 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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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 청소하세요!"
기녀가 활기차게 웃으며 한쪽 눈을 찡긋하고는 청소 도구가 있는 방향을 가리킵니다.
그녀는 깔깔거리며 뒤돌아서 사라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