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st modified: 2017-02-27 05:18:50 Contributors
프로필 |
Estelle Seri Saunier |
성별 | 여자 |
나이 | 17 |
생일 | 11월 15일 |
신장 | 165cm |
체중 | 약간 저체중 |
성향 | ALL |
직선으로 깔끔하게 자른 단발을 블루블랙으로 염색. 원래 머리색은 애쉬블론드. 적갈색 눈동자. 약간 내리깔린 각도의 풍성한 속눈썹. 동아시아 평균보다 흰 피부. 전체적으로 탄탄한 슬렌더 체형. 키 165㎝, 약간 저체중.
교복은 입지 않고, 대체로 캐주얼 또는 원피스 차림. 무채색 패션을 선호.
과묵하고 무뚝뚝하다. 생각은 많으나 말로 거의 내뱉지 않는 타입. 타인에게 관심이 없는 듯하지만 늘 신경이 곤두서있다. 남의 생각은 귀신 같이 알아맞히면서 정작 본인은 포커페이스.
계산적이고 치밀한 면이 있는 한편, 한번 마음을 준 이는 결코 배신하지 않는 의리파.
프랑스 특유의 Tolérance 정신으로 무장하여, 타인을 거의 편견 없이 대한다.
필수적인 일이 아니라면 외출을 꺼리며 히키코모리 생활에서 안정을 찾는 듯.
동아리 : 무소속
호은골에 오게 된 나이 : 17살 (이전 방문 경험 존재)
어머니는 한국인, 아버지는 프랑스인인 혼혈. 프랑스에서 태어나 자라다가, 갑작스럽게 어머니와 함께 호은골의 외가로 왔다. 바이링구얼. 미들네임 세리는 어머니가 한국식으로 지어준 것. 프랑스어 특유의 r 발음 때문에 [세히]
에 가까운 발음인 건 함정
친가는 대대로 부르고뉴 지방에서 포도주를 제조하는데, 상당히 고급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 덕에 미성년자면서 알게 모르게 음주를 해 온 몸(!).
목소리가 맑고 청아하며 노래 실력은 가히 천재적. 그러나 절대 타인 앞에선 부르지 않고, Calliope라는 닉네임으로 유*브 등에 커버곡을 업로드해서 꽤 인지도를 쌓았다. 의외로 용돈벌이가 쏠쏠하다고. 카메라 각도가 항상 뒤통수만 보여주기 때문에 얼굴은 알려지지 않았다. 어차피 헤어스타일이 특이해서...
피아노와 기타 실력도 수준급. 프랑스어, 한국어, 영어, 독일어, 일본어의 5개 국어 가능자. 이탈리아어는 듣고 읽을 수 있는 정도.
출신치고 입맛이 그리 엄격하지 않으나, 포도주에 대해서만큼은 까다롭다. 마셔본 포도주 중 가장 좋아하는 것은 '페리에 주에 벨 에포크 로제 2004년산'. 로제 샴페인이 취향. 어머니 덕분에 한식 자체엔 익숙해도, 한국의 식재료는 별로 익숙하지 않다.
와이아트 플라비앙 소니에 (Wyatt Flavien Saunier) - 아버지. 사진 작가. 프랑스에서 한 달에 한 번 꼴로 방문. 에스텔을 Mon étoile이라는 애칭으로 부른다.
홍씨 할머니 - 외할머니. 집 앞마당에 큰 매화나무가 있어서 일명 '매화나무집 할머니'. 호은골에서 대대로 밭농사를 하고 있다.
신경아 - 38세. 이모. 서울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고향에 돌아왔다. 현재 직업은 한마디로 해커. 기업의 외주를 받아 일하는 프리랜서인데, 외국 기업에서도 외주가 들어오는지라 시차 때문에 철야가 잦다.
고로 야식을 자주 먹으며, 나서서 자연식을 해 먹는 법이 없다. 한 마디로 인스턴트 입맛. 위장 버리기 딱 좋다
강세나 - 선관. 홍씨 할머니와 안면이 있다. '칼리오페'의 SNS 계정에 실수로 한국어로 말을 걸었다가 대화를 튼 사이. 에스텔 본인이 '칼리오페'인 것은 확신이 없다.
김강민 - 인간이 아니라는 인상(...).
김은별 - 학생회장인지라 이름 정도는 아는 사이.
김한별 -
선관. 입학 전에 바이올린 연주하는 것을 듣고 대면한 사이.
마리아 - 왕게임 이벤트로 통성명.
서리 - 왕게임 이벤트로 통성명. '솔직히... 부럽지.'
서이나 - 왕게임 이벤트로 통성명.
서지윤 - 상대가 그동안 품고 있던 부담감을 보았다. 그리고 어쩌면...
야마다 리나 - 왕게임 이벤트로 통성명.
연하늘 - 왕게임 이벤트로 통성명.
유수빈 - 왕게임 이벤트로 통성명.
임마누엘 - 왕게임 이벤트로 통성명.
채동아 - 왕게임 이벤트로 통성명.
컬쳐쇼크를 안겨준 장본인
천종호 - 왕게임 이벤트로 통성명.
허연우 - '결론적으로 너나 나나 포커페이스인 것은 마찬가지네. 나는 틀림없이 타고난 쪽이지만. 그리고 너나 나나 그 너머를 어렴풋이 엿볼 수 있는 것도 마찬가지.'
5. 주요 행적 ¶
- 일상1
상점가를 둘러보다가
서리와 부딪쳤다. 같은 고등부 학생을 바로 알아봤으나 서리는 영 모르는 듯(!). 프랑스인을 직접 보고 신기해하는 서리에게 프랑스어로 말해줬다. 서리는 남녀가 단둘이 서서 대화하는 데 받는 시선을 부담스러워하지만 본인은 잘 이해하지 못한다.
- 미니 이벤트
친목도모 왕게임 이벤트. 개인적인 시간을 갖고 싶어했으나 친구들과 더 친해지라는 어머니의 권유에
단두대 생각을 하며 떠밀리듯 참여. 간결하게 자기소개를 한 뒤, 첫 번째 벌칙을 보고 컬쳐쇼크를 받았다(...).
에스텔주도 절규했다
혼자 있는 것을
김은별이 발견하고 다가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정말 다행히도 아무런 벌칙을 받지 않고 마무리.
- 이벤트1
2번째 이벤트 <금괴는 어디에? 탐색해라! 파헤쳐라! 삽을 들어라!>. 금괴 소문에 '큰 보탬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참여. 남의 밭을 파헤치러 간다는 사실에 대해 상당히 철저하게 따지고 들었다. 뒤따르는 김은별을 진작에 눈치챘으나 티 내지 않았다. 나름대로 추리를 하여 밭을 갈고파헤치고, 휴식 중에 김한별이 연주하는 바이올린에 심취하며 '노래가 부르고 싶다'고 생각. 음료 대신 생수를 마신다.
상자에서 나온 '금화로 추정되는 것'을 망설임 없이 집어들고 부러뜨려 초콜릿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김한별의 자작극이라는 것을 알자 '정작 우리 할머니 밭에는 가까이 가지도 못했는데'라고 생각하며 씁쓸함을 느낀다. 동생의 만행에 대신 사과하는 김은별에게 "개인이 벌인 일은 스스로 책임지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트로피는 사양했지만, 김한별의 거짓말에 화가 난 듯.
- 일상2
점심시간에 혼자 여유를 즐기던 중 2층 창문에 매달린(!)
김강민과 조우. 크게 당황했지만 어쨌든 창문을 열어주었다. 그리고 불필요한 말은 꺼내지 않으려 해서 대화 진행을 매우 어렵게 만들었다(...). 그래도 그걸 어떻게든 끌고 나가려 한 강민의 수고를 생각해서 억지로 말을 더 걸긴 했다. 강민 나름대로 유머라고 한 듯한 한국인 선언에 '한국 출신이든 타국 출신이든 간에 놀랄 일은 아니다.'라고 생각.
혼란을 얻은 강민은 언젠가 그 난공불락의 조용함을 깨트려주겠다고 벼르지만... 과연...?
- 일상3
'나오고 싶지 않았으나,
군식구라면 알아서 처신을 잘 해야 하는 법'이라는 생각에 심부름을 하러 밖에 나왔다. 본인이 재료를 산다 해도
메뉴에 간섭할 수는 없다고 한다. '
타인과 시선을 마주치고 싶지 않아 후드티와 야구모자를 푹 눌러쓴 차림'으로 슈퍼마켓으로 향했다가, 채소 코너에서 멈추어 '
버섯이 간에 좋다는데.'라고 생각하며 고민하던 중
허연우와 마주쳤다. 연우의 화려한 차림에도 그다지 관심을 두지 않는다. 퍼스트네임도 아닌 성으로 부르는 연우의 태도에 의외라 생각하고 한국식 미들네임으로 부르길 권하지만, 사정상 부르고 싶지 않다는 해명에 이해하고 넘어간다. 교우관계로 걱정 끼치고 싶지 않다는 일념 하에 어렵게 단답을 억누르고 화제를 꺼내는 노력을 보인다. 연우의 포커페이스와 서로 그 너머를 엿볼 수 있는 능력에 다소 동질감을 느낀 듯.
연우에게 직접 요리를 하냐고 물어보면서 '한식을 먹어본 경험에 비해 요리해본 경험은 극히 적었으니 할머니가 신뢰하지 못하는 눈치라서, 내가 부엌에 들어가봤자 설거지만 할 뿐이다. ...아니,
역시 요리 경험이랑은 상관 없는 사항이겠지.'라고 생각. 노래를 흥얼거리는 연우를 보며 노래가 부르고 싶다는 마음에 한숨을 쉰다. 연우의 '안'이라는 표현에 잠시 의문을 가진다. 연우가 두 번째로 부르는 노래의 가사를 듣고는 '
저 곡의 화자는 나도 해당될 수 있으려나.'라는 생각을 한다.
- 이벤트2
김강민의 개인 이벤트. 학교 복도에 남아있으려 했으나 강민주가 착각해서 운 나쁘게 첫 번째 목표물로 지정. 갈림길 덕분에 어떻게든 도망쳤으나, 다이스갓의 무서운 집착으로 학교로 돌아갔다가 결국 붙잡혔다. 이벤트 내내 보인 강민의 진기명기 때문에 정말로 인간이 아니라는 인상을 받은 모양.
김강민 자석이 되었다
- 이벤트3
5번째 이벤트 <피할 수 없는 운명의 시간. 중.간.고.사>. 시험에 크게 연연하지 않았으나, 한국의 시험에는 적응하기 어려워했다. 성적은 국어 98, 수학 80, 영어 100, 사회 81, 과학 99. 평균 91.6으로 상위권.
- 이벤트4
서지윤의 개인 이벤트. 노트북으로 웹서핑을 하던 중 해킹을 당하고 메시지에 따라 공원에 나갔다. 나타난 사람이 지윤이 아니라는 것을 곧바로 간파하며, 짐작 가는 것이 있냐는 '달'의 질문에 그저 'Je pense que celui qui doit parler est vous.'라고 생각하며 침묵. '달'이 일반적인 인격체가 아니라는 결론을 내리고, 미궁게임 풀이 시작. 그리고 가장 쉽다는 첫 문제부터 막혀버린 에스텔주
'달'의 정체를 듣고선 굉장한 기술력이 요구되었겠다는 생각 외에는 하지 않았으나, '달'이 멋대로 지윤의 과거 이야기를 늘어놓자 "의도가 어쨌든지 엄연히 넌 '언니'의 권리를 침해한 거야."라고 일침. 이어서 '정말로 아낀다면 존중과 설득을 통해 해결해야 하는 법이다.'라고 생각하는 한편, 선택의 존중에 대해 '어쩌면 나는 이런 말 할 자격이 없을지도.'라는 생각도 한다.
이후 지윤이 직접 나타나 자신이 그동안 가졌던 부담감을 털어놓자, '오직 타인의 행복만을 위하여 스스로 짐을 짊어지고 강박적으로 웃었다. 힘들었겠지, 분명. 알 수 있어.' 그리고 'Je ne peux rien dire.'라고 생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 이벤트5
서리의 개인 이벤트. 서리의 데뷔전 소식에 학교로 향하던 중 '
프로로 데뷔한다. 무대에 선다. 자신의 실력으로 세상에 나간다. 나는 그렇게 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다가 갑작스레
숨이 막히는 듯한 느낌 때문에 한참을 지체했다. 그 와중에 '
그래. 나도 불가능하다는 거 알아. 그러니까 제발 그만.'이라고 생각. 버스를 타며 호은골로 올 때도 탔었던 고속버스를 떠올린다.
그다지 좋은 기억은 남지 않은 듯. 이후 동생에게 달라붙어 잠꼬대를 하는 김은별을 보며 '
나는 동생 같은 건 절대로 바라지 않는다. 적어도 피를 나눈 형제는.'이라는 생각을 한다.
장소에 도착하여 엘리베이터를 타면서도 '
또 일어나면 안되는데.'라는 생각에 불안해했다. 결국 큰 무대를 보자마자 '
궁지에 몰린 듯한 감각이 온몸을 꽉 채워서 뻣뻣하게 경직'되어버리거나, '
고개를 푹 숙이고 몸을 웅크린 채, 억지로 폐의 공기를 쥐어짜내야' 하는 등의 증상을 보인다. '
Respires, Estelle. Respires.'이라며 스스로에게 되뇌이며. 그 상태를 보고 걱정한
연미래가 초콜릿을 건네주는 것도 모르고 있다가 잠시 후 간신히 호흡을 되찾았다. 누가 건넨 것인지도 파악을 못한 상태.
무대에서 신경을 돌리고자 미니게임에 참가했지만 꽝. 그 때 괜찮냐며 말을 거는 김한별에겐 신경 쓸 것 없다며 아무렇지 않은 척 대응. 서리의 캐리로 경기가 잘 풀리자 '
솔직히... 부럽지.'라고 생각한다.
떡밥이 가득하다!
- 초봄의 아침
http://threaders.co.kr/bbs/board.php?bo_table=situplay&wr_id=347956#c_263
“얼렁 나와, 이 기집애야! 가만히 퍼질러져 있으면 땅이 결실을 내주는줄 알어?”
“아 나 철야했단 말야...”
“어이구 어이구 자랑이다. 사람은 말이야-”
“네네, 밤에 자고 아침에 일어나야 된다구요? 우리 클라이언트한테 그렇게 말을 해보자 한번.”
“후딱 밭 갈고 낮잠을 자. 챙겨서 나와라, 경운기 시동 걸랑게.”
“으아으으어.”
아침부터 시끌시끌한 분위기. 문을 살짝 열고 빼꼼 내다보니, 마루를 내려가시는 할머니의 뒷모습과 마루에 올라서서 머리를 질끈 올려묶는 이모가 보인다.
눈이 마주친 이모의 얼굴에는 피로가 가득하다.
“세리 일어났네?”
“...안녕히 주무셨어요.”
“이게 안녕해보이니?”
당연히 아니죠. 입을 다물고 있자 이모는 끙차, 하는 소리와 함께 마루에서 내려선 뒤 말했다.
“엄마 잘 봐드려.”
“네.”
제가 그런 일 아니면 왜 여기 있겠어요. 부수적인 말은 언제나처럼 삼킨다.
집 뒤편의 창고로 향하는 이모의 뒷모습. 할머니의 눈에 띄기 전에 슬그머니 방을 빠져나와 재빠른 동작으로 엄마가 있는 방에 들어갔다.
엄마는 침대 위에 고요히 누워있다. 겉으로는 이모보다도 평안해보이는 얼굴이다. 조금 뒤에 깨워서 식사하시라고 해야지.
잠시 침대에 기대어 앉아있다보니, 시끄러운 경운기 시동 소리가 나기 시작하다가 저 멀리 사라진다. 그제서야 방문을 열고 나왔다.
앞마당의 커다란 매화나무. 어릴 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높아보인다. 하얀 꽃망울들이 온 가지에 매달려있다.
바람이 차다. 마루에 앉아 노트북을 켰다.
습관적으로 들어가본 SNS 계정.
「Hello, everyone. I'm sorry to say this, but I'm going to stop uploading new songs for personal reasons. Don't worry. I'm not sure when, but I'll certainly be back. See you later.」
「Bonjour à tous. Je suis désolé de le dire, mais je vais arrêter de télécharger de nouvelles chansons pour des raisons personnelles. Ne t'inquiète pas. Je ne sais pas quand, mais je reviendrai certainement. À plus tard.」
이 글을 마지막으로 활동을 중단한지 벌써 한 달이 넘게 지났는데, 아직도 팬들의 걱정 어린 메시지가 계속해서 들어온다. 물론 투정부리는 미성숙한 놈들도 있지만 무시하면 그만이다.
고마워요, 여러분. 나도 노래가 하고 싶어서 목구멍이 근질거릴 지경이네요.
방음이 제대로 안 되니 마땅히 녹음할 공간도 없고, 이 노트북은 필요한 프로그램을 다 감당할 수도 없다. 그래서 굳이 마이크를 가져오지도 않았다.
서울의 요란함과 탁한 공기에 비하면, 확실히 이곳의 자연은 아름답다. 하지만 프랑스의 교외가 이곳보다 못하지는 않을 텐데, 왜 엄마는 여기를 택했을까.
고향이란 무엇이길래.
......
어쨌든 나는 상관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 엄마가 좋다면 좋은 거야.
바탕화면 구석의 시계를 확인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부엌으로 향했다. 슬슬 아침을 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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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에게 짓지 않은 원죄
http://threaders.co.kr/bbs/board.php?bo_table=situplay&wr_id=357660#c_862 (※ 내용에 수정 있음)
넷이서 둘러앉아 먹는 아침. 창 밖에서는 새들이 지저귄다.
한 그릇을 두고 여럿이 먹는 것은 적응하기 힘들달까. 그래도 불만 없이 먹는다.
“경아야.”
“왜.”
“오늘부턴 일찍 좀 자. 밭 갈러 가야지.”
“아아... 에휴. 또 농사철이네.”
“이 기집애가. '또'는 무슨 '또'야?”
“나도 내 일 바빠.”
“그럼 나가 살어! 농사는 천하지대본이란 말도 몰라?”
“또 저 소리...”
투덜대며 국을 휘젓는 이모. 그런 딸을 째려보며 생선 살을 바르는 할머니. 들리지도 않는 것처럼 묵묵히 밥숟갈을 뜨는 엄마.
조심스럽게 입을 여는 나.
“저도 도울게요.”
뚝.
사방이 일시정지된 듯 멈추고, 세 사람의 시선이 한 곳으로 향한다.
시선 받는 건 싫은데. 반사적으로 일어나는 거부감에 자기도 모르게 어깨를 움찔 떨었다.
할머니가 먼저 눈을 돌려 생선 살을 집어갔다.
“너 같은 애가 농사를 언제 지어봤다고?”
“...많이 있어요. 방학 때 포도밭에서...”
사실이다. 어릴 때부터 학교가 방학을 하면 친가의 포도원에 놀러 가서 밭일을 돕고는 했다. 나무는 함부로 건드리지 못하고, 주로 흙을 만지긴 했지만.
“무슨 포도밭?”
“왜 있잖아. 우리 시가가 포도주 만드니까-”
째앵. 금속과 유리가 부딪치는 날카로운 소리가 엄마의 말을 단칼에 잘라낸다. 귀가 조금 괴롭다.
힘 주어 젓가락을 내려놓은 할머니의 눈빛이 싸늘하다.
“땅이 다르고 물이 다른데, 얻다가 명함을 내밀어?”
찌른다. 눈빛도 목소리도 아닌, 저 내면의 무언가가 명백하게 나를 겨냥하고 있다.
감히 방어도 회피도 하지 못하는 난 그저 고개를 떨구었다.
“왜 그래, 엄마. 이 참에 젊고 팔팔한 애 데려가고 난 좀 쉬게 해주지.”
“시끄러!”
농담조로 말을 꺼내는 이모에게도 불똥이 튀었다.
“넌 밭엔 얼씬도 하지 말어.”
확인사살 같은 그 말을 끝으로, 할머니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그저 더 깊게 고개를 숙일 뿐이다.
“......죄송합니다.”
“네가 왜 죄송해.”
내 등을 쓰다듬는 엄마의 손길마저 도리어 가시가 돋친 듯이 느껴진다.
왜겠어요. 이유는 엄마가 더 잘 알 텐데?
인류의 자손으로서 원죄를 타고났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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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셋이서 꽃놀이
http://threaders.co.kr/bbs/board.php?bo_table=situplay&wr_id=431237#c_816 (※ 내용에 수정 있음)이게 다 프알못 에스텔주 때문이다
끼이익. 육중한 버스가 터미널에 멈추고, 승객들이 내리기 시작했다. 큰 보따리를 이고 있는 노인, 배낭을 짊어진 청년들, 등산복을 입은 중년 부부... 많지 않지만 다양한 사람들 사이에서 단연 눈에 띄는 이가 있었다.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낸 그는 화면의 지도와 터미널 주위를 대조하며 중얼거렸다.
“Eh bien, je me souviens d'ici.”
......
어렵지 않게 마을에 진입하고 나서도 계속 두리번거리던 남성은 길 건너편의 누군가를 발견하곤 우뚝 멈춰섰다.
“Papa!”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사랑스러운 딸. 손을 흔드는 소녀의 희미한 미소를, 그는 십수 년의 경험으로 캐치할 수 있었다.
“Estelle!”
단숨에 달려가 소녀를 꼭 끌어안았다. 이 날을 한 달 내내 기다려왔다.
“Comment as-tu été, mon étoile?”
“Je vais bien.”
Mon étoile, 나의 별. 이름에도 두 눈동자에도, 그리고 직접 듣지는 못하지만 목소리에도 별빛이 가득 들어있는 아이다.
“Maman a dit qu'elle voulait te montrer quelque chose.”
“Je connais.”
가족이라고 해서 소녀는 말이 많지 않았다. 고개를 끄덕인 소녀는 성큼성큼 앞장서서 걷기 시작하며 짧게 덧붙였다.
“Elle tu attend.”
......
숲 속에서 눈처럼 흩날리는 벚꽃. 세 사람이 돗자리를 깔고 둘러앉았다.
“...Beau.”
“N'est-ce pas?”
그의 감탄에, 함께 앉은 여성이 엷게 웃었다.
“Quand j'étais jeune, au printemps, je jouais souvent ici.”
“Oh...”
“C'est une bonne chose que le temps soit beau.”
“Ouais absolument.”
그리고 이어지는 침묵. 바람에 사락거리는 풀 소리와 벚나무 가지끼리 스치는 소리만이 숲 속을 메웠다.
한동안 그저 넋을 놓고 있던 남성이 무언가 깨달은 듯 자리에서 일어나 가방을 열었다.
“Puis-je prendre quelques photos?”
“Bien sûr.”
가방에서 나온 것은 한눈에도 값이 꽤 나가 보이는 커다란 카메라와 삼각대. 돗자리가 시야에 들어오지 않도록 자리를 옮긴 그는 잠시 구도를 잡다가, 삼각대를 설치한 뒤 풍경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바람이 불지 않을 때, 약하게 불 때, 강하게 불 때. 조금씩 다른 상황들을 모아 최고의 사진을 찾는다.
휘잉. 꽃잎 한 장이 하늘하늘 날아와 소녀의 앞머리에 앉았다. 어리둥절한 소녀와 웃음을 터뜨리는 여성.
“아하하- Regardes ça, chéri!”
“Pourquoi?”
무심코 딸을 돌아본 남성 역시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C'est adorable, Estelle!”
“...Est-il?”
그는 웃음기를 거두지 않은 채 삼각대에서 카메라를 빼어들고 다가왔다.
“Puis-je?”
소녀는 눈동자를 옆으로 굴리며 생각에 잠겼다가 대답했다.
“...Comme tu le souhaites.”
“Merci.”
찰칵. 카메라 안에 꽃잎을 얹은 소녀의 얼굴이 가득 담긴다.
“Pourquoi ne pas rester chez moi?”
사진을 확인하며 미소짓던 그의 등 뒤에서 여성이 물었다. 그의 미소가 쓰게 변했다.
“Tu sais que je ne peux pas.”
“......Droite. Pardon.”
“Oh, ne dis pas ça. Je suis désolé.”
둘의 대화를 지켜보던 소녀는 무표정으로 앞머리를 털어냈다.
Vous ne devez pas vous excuser. Tout est de ma faute.
분홍빛 눈발이 시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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