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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일

last modified: 2024-06-25 21:09:26 Contributors

𝔎𝔫𝔦𝔤𝔥𝔱 𝔬𝔣 ℜ𝔢𝔱𝔯𝔦𝔟𝔲𝔱𝔦𝔬𝔫
『보복의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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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앞에는 어두운 나날들만이 있을 뿐.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앞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것뿐.
이름 Pale
성별
나이 불사자로 전락 당시 34세, 아마, 그쯤.
종족

불사자不死者 인간과 다름없으나, 더 이상 그 삶의 이치가 생명에 있지 아니한 이들.
죽지 아니하기에 살아있다 할 수 없는 이들.
심장이 뛰고 영혼이 있으나 그뿐.
그 실상은 살아생전의 모습을 투영한 그림자나 다름이 없다.
체온은 낮으며 음식을 먹어도 맛을 느끼지 못하고
오로지 횃불만이 그들의 온기고 나아갈 길이며 시야이다.
그런 이들의 앞길에 놓인 것이라고는 어두운 앞날뿐이다.




1. 프로필

1.1. 외관

신장 2미터 12센티미터. 체중 약 127kg. 근육으로 가득찬 거구 위에 입는 것은, 어디서 났는지 모를 질긴 천바지에 허리띠, 바짓자락은 워커에 각반을 차고, 입는 것은 폴라티거나 아니면 앞섶을 끈으로 여미는 셔츠- 시대상마저도 어느 시대상의 복식인지 종잡지 못할, 이리저리 뒤섞인 세월 속에서 되는대로 그나마 질기고 튼튼한 옷들을 주워입은 남루하고 검박한 모습이다.
핏기가 없는 잿빛 피부 위로는 제대로 정리하지도 못하고 위생상의 이유로 옆머리와 뒷머리만을 짧게 밀어붙인 채로 잔뜩 헝클어져 있는 검은 머리카락, 그리고 그 아래로는 퀭한 그렇지만 그 시선이 향한 대상을 선명하게 노려보는 검은 눈동자가 자리하고 있다. 기사단의 법도에 따라 전투에서 턱수염이 잡아채이지 않도록 면도를 깔끔히 할 것을 명령받으나, 매일 면도할 처지가 되지 못해 볼썽사납게 드문드문 자라난 수염이 각진 턱 여기저기에 채어있다.
불사자들은 그 횃불에 자신이 아끼는 장비들을 담아, 언제고 그 장비들을 그림자로서 불러내어 착용할 수 있다. 마침내 필멸자로서 더 이상 견딜 수 없어 불사자의 삶을 받아들였을 때, 그는 살아생전 기사단에서 사용하던 무구들을 횃불에 새겨넣었고 그것들은 그림자로서 불길한 검은 광채를 띈 갑옷과 방패, 도리깨가 되어 그의 온몸을 뒤덮는다. 그가 즐겨 사용하던 전법, 그리고 그가 필멸자로서의 삶을 끝내며 품었던 가장 강렬한 감정인 앙심에 반응하여, 그의 무구들 곳곳에는 이전에 찾아볼 수 없던 검은색의 날카로운 금속 가시가 군데군데 자라나 있다.

1.2. 성격

부디 그를 괘씸하다 하지 마시고 긍휼을 베푸소서. 죽음마저 허락받지 못한, 목자 잃은 어린 양입니다.
이미 부질없음을 알고 있는 희망을 의미없이 떠안은 채로 떠돌기를 그 세월마저 잊을 만큼 하여, 그는 비관적인 염세주의마저도 포기하고 말았다. 그저 눈앞의 상황을 관조하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할 뿐이다. 냉정하다는 말마저도 하지 못할 만큼 담담하고 무심한 인간이며, 또한 그 무심한 마음에도 동요를 일으킬 만큼 한심하거나 악한 것을 마주했을 때 저주어린 독설을 쏘아붙이는 것이 얼마 안 되는 남아있는 감정의 잔향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1.3. 종족 특성

불사

불멸자는 아니되 필멸자도 아닐지니 더욱 비참한 자들. 모든 살아있는 필멸자가 맞는 궁극적이며 불가피하고 영원한 패배인 죽음마저도 그들에게는 빗나간 축복이 되었다.
본디 인간이었기에 인간과 매우 비슷하나 인간에 비해 많은 것이 결여되어 있다.
체내에 '횃불'이라 불리는 일종의 응집된 에너지 기관을 지니고 있다. 이것은 그들의 생명의 근원이기도 하며, 이능의 근원이기도 하고, 그들이 존재하는 일차적인 근원이자 그들이 존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강적을 쓰러뜨리거나 선량한 이들의 근심과 걱정을 해결하여, 무고한 이들에게 희망을 되찾아주거나 본인이 희망을 느낄 시-자각하지 않아도 상관없다- 횃불은 그 명멸의 운명에 대항하여 자신의 정당한 몫의 희망을 받아 머금게 되며, 그것을 연료삼아 그 불길을 조금 더 돋울 수 있게 된다.
육체적인 죽음을 맞이할 시, 체내의 횃불의 불길 약간을 희생하여 마지막으로 휴식을 취했던 안전한 장소에서 다시 부활한다. 극단적인 감정의 격류에 빠졌을 시, 그들은 내면의 횃불을 폭주시켜 불길을 희생하여 자기 자신을 대폭 강화할 수도 있다.
횃불의 불을 채 돋우지 못하고 죽기를 반복하거나 폭주에 지나치게 몰두하여 결국 횃불의 불씨를 모두 소모했을 때, 그들은 그들의 인간성과 기억을 그림자로나마 남겨주던 마지막 광원마저 잃어버리고, 이성도 인간의 형상도 잃은 흉측한 미물, 불빛 잃은 망자가 되어 영원히 저주받은 존재로 남게 된다.

1.4. 능력

강철 가시

불사자들은 저마다 능력이나 재주를 가지고 있는데, 여러 가지를 가진 경우도 있고 한 가지를 가진 경우도 있다. 입수 경위도 다양한데, 누군가에게서 뺏거나, 물려받거나, 배우거나, 찾아내거나 할 수 있으되, 그 중에서도 가장 특징적이며 가장 고유한 것은 불사자가 불사자로 화하는 순간 가지고 있던 가장 강렬한 기억이나 감정에서 비롯되는 고유 능력이다.
페일이 가지게 된 고유 능력은 그 이름에 걸맞는 강철 가시를 생성하는 것. 신체와, 신체에 장착한 장비들의 표면에서부터, 혹은 이미 생성된 가시의 표면에서부터 날카로운 강철 가시를 뽑아낼 수 있으며, 짧은 거리라면 발사할 수도 있다. 갯수의 제한은 딱히 없어보이나 가시를 적게 생성하면 적게 생성할수록 반대급부로 거대한 가시를 생성할 수 있게 되는 듯하며, 하나의 가시만을 생성했을 시 최대 길이는 3미터. 능력이 성장하거나 폭주하면 다른 곳에서부터도 가시를 생성할 수 있는 듯하다.
이 가시는 그저 단순한 강철 가시가 아니라, 그의 능력이 기인한 감정 혹은 신념의 투영과도 같은 것이므로 일반적인 강철과 사뭇 다른 성질을 띈다. 그저 강철이라는 단어로는 납득할 수 없는 강도와 경도는 그저 부차적인 요소에 불과한 것. 상대방과 페일 서로간에 품고 있는 부정적 감정의 합계에 비례하여, 이 가시는 상대에게 더욱 큰 피해를 입힌다. 불구대천의 원수를 상대로 했을 때에는, 손가락 한 마디만한 가시에 찔렸을 뿐인 손이 산산조각날 수도 있는 것이다.
불사자의 능력은 불사자의 내면에 잠재하는 횃불을 그 근원으로 하고 있으며, 능력을 발현할 때마다 그 횃불이 머금은 희망을 조금씩 동력으로 소모하여 발현된다. 희망이 앙심으로 발현된다니 아이러니하지만, 대저 희망이라는 것은 인간을 온갖 추악함으로 이끌지 않던가. 앙심 정도면 미덕이라 할 만하다.

1.5. 특징

기사. 그 중에서도 기사대장을 맡을 만큼, 기사 중에서도 돋보이는 기량으로 전공을 세운 바 있는 자. 그에 걸맞게 능력 이외에 기본적으로 전투 기량도 뛰어나며 기술에도 숙달되어 있는 우수한 전사다.
입맛이 없다고 해도, 음식으로 영양분을 섭취하지 않으면 몸이 횃불에서부터 움직일 힘을 빨아오기 때문에 일단 뭔가 먹기는 먹어야 한다는 모양이다. 그의 식탁에는 섣부른 마음으로 동석하지 말라. 향신료는커녕 소금도 없는 식탁이 그리 유쾌하지는 않을 테니.
( 이후, 여러 가지 자잘한 TMI가 덧붙을 수 있음. )

1.6. 배경

매우 어둡고 암울한 판타지 세계에서 온 듯하다.
그가 있던 세계는 이미 몇 개의 세계가 산산이 조각나서 한 덩어리로 엉겨붙은 엉망진창인 세계였다. 그 틈새에 빠져 추락한 모양이다. 따라서 세계선을 넘나든다는 개념에 꽤 익숙하며, 그에게 있어 이번의 추락은 활동의 지평이 아주 넓어진 것, 그리고 그가 원래 있던 세계로 돌아가는 길이 생각보다 매우 지난한 일이 되었다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의 고독한 순례길이 언제는 지난하지 않은 적이 있었던가. 그저 알맞은 때에 알맞은 것을 지니고 돌아갈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