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위 문서 : 가디언즈
3. 외형 ¶
대단히 수수한 생김새. 못나지도 않았고 미인이지도 않다는 점이 사람들에게 먼저 비치곤 한다. 옷이며 머리칼이며 이목구비는 전부 희끔하거나 거무죽죽하기만 하여 기억에 남을 일이 없다. 유일한 장신구로써 기능하는 안경까지도 회색 테를 벗어나는 법이 없고. 170을 조금 웃도는 키에 걸친 것은 깔끔한 연미복 정장. 근무 중이 아닐 때에는 적당히 남들 눈에 띄지 않을 만한 사복을 갖추어 입는다. 조금 마른 편이지만 근육은 단단히 잡혀 있다. 신체 군데군데 찢기고 쓸린 흉터가 있으나 직접적으로 바깥에 비치는 것은 굳은살 박인 손 뿐이다.
4. 성격 ¶
의뭉하여 속내를 알기 어렵지만 대체로는 친절하다. 시비가 붙을 만한 일에서도 먼저 굽히고, 말다툼 대신 적당히 건조한 웃음을 지어 무마하는 것을 선호하는 편. 크게 동요하는 법 없이 마냥 허허롭게. 습관적으로 남들 눈 밖에 날 일을 피하며 필요할 때엔 입의 혀처럼 다정하게 굴 줄도 안다.
5. 과거사 ¶
미네르바 외곽 빈민가의 고아원 출신이다. 부모가 남긴 것은 노예라는 신분 이외에 아무 것도 없었다. 그조차도 머지 않아서는 철폐되었지만. 아주 어렸을 적부터 고아원에서 함께 자란 열서넛 먹은 소매치기들에게 소매치기 기술을 배웠고, 저 자신도 소매치기가 되었다. 빈민굴의 누구나가 그렇듯 어린 소매치기는 조금 더 커서는 좀도둑이 되었다. 그러나 우연히 빈민굴의 바로 옆옆 마을에서 묵어갔던 연금술사의 여관방을 털었던 것은, 남들보다 조금 더 운이 좋았던 일이었다. 그렇게 간단한 마법과 마비독 기술을 익힌 후부터는 일이 더 쉬웠다. 기술을 연마한 좀도둑은 심부름 업자가 되었고 심부름 업자는 청부업자가 되었다. 여태껏 모았던 돈을 털어 뇌물을 주고 신분을 세탁하고, 디온 남작가 -미네르바 외곽 즈음에 영지가 위치한, 변변치 않은 남작가문이다- 의 수양딸로 들었던 것은 그가 스물 하나일 때였다. 마침내 암부에 들어오게 되었던 것은 스물 셋의 나이로, 암살 기술과 실전 무술을 보다 체계적으로 익힌 후에서다. 특별한 꿈이 있어서가 아니라 그저 보다 나은 수준의 금전이며 지위를 얻고 싶었을 따름. 일개 소매치기가 어디까지 오를 수 있을까, 내심 발칙한 생각을 하는 바 또한 없지 않아 있었다.
6. 기타 ¶
대외적으로는 황실 내의 주방 소속이고 급사 일이며 서빙을 담당하고 있다. 실질적으로는 암부 소속으로 암살과 정보 수집을 담당한다. 서빙 중 식사에 독을 넣는 것은 기본이고, 필요하다면 대상의 집 안으로 잠입하여 정보를 훔치기도 한다. 그 이외에도 훔친 물건을 제삼자의 주머니에 넣어 뒤집어 씌우고 술자리 도중 슬슬 구슬려 기밀을 캐는 등 지저분한 일 태반을 맡는다. 그러한 일들에 썩 거리낌을 느끼지도 않는 듯.
그가 속내로 가장 열망하는 것은 금전이다. 누가 왕이 되더라도 차후 제게 만족할 만한 금전을 보장하여 준다면 그를 적극 밀어줄 의향이 있다. ...물론 아무도 성에 차지 않을 때엔 스스로가 왕이 되는 일 또한 염두에 두고 있다. 남의 눈에 띄지 않는 것은 커다란 이점이지만, 그러지 않을 수 없을 때에는 차라리 자신을 보편적 기물로 만드는 게 나은 법이고.
정식 검술보다는 실전 무술에 능하고, 상황 대처에 유능하다. 전투 시에는 적당히 마법을 혼용하는 편이다. 독과 구속에 관련한 마법에 가장 능통하지만 간단한 마법도 그럭저럭 응용할 줄 안다. 바람으로 흙먼지를 일으켜 시야를 방해한다든가... 가장 자신 없는 것은 정식 결투와 대련 등의 정면 대치. 체구가 얇고 힘이 모자라 비교적 불리하다.
보기와 다르게 아주 많이 먹는 편. 4인 가구가 먹을 양을 혼자서도 거뜬히 해치운다. 요리도 곧잘 한다. 주방에서 어깨 너머로 배우고 요리사들을 잘 구슬려 몇 번 배우기도 했다.
가족은 따로 없지만 고아원에서 함께 자란 친구들과는 아직 연락하며 지낸다. 친부모를 찾는 것은 몇년 전부터 거의 그만둔 상태이다. 아주 막연히 진작 돌아가셨겠거니, 하면서.
세탁한 신분은 대략, '열 넷 즈음 부모를 여의고 디온 가의 수양딸로 들어간 평민의 아이'로 요약이 된다. 특이사항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