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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레보스

last modified: 2018-02-02 16:57:25 Contributors


에레보스
종족 임프
성별 남성
나이(실제) 200살 언저리
나이(외관) 10대
직위 에버초즌
클래스 판타즈마고리아



1. 외모


처음 그를 보았을 적에, 나는 그가 지독한 취향의 환상종의 종자라고 생각했다. 그랬기에 귀기어린 살기를 흘리는 거인도, 고고한 분위기의 귀족도 아닌, 그들의 사이에서 조용히 뒤따르는 여린 소년이 에버초즌이라는 것은 웅성이는 사람들을 귓동냥 하기 전까지 눈치채지 못했다.
에레보스라는 이름의 이 자의 첫 인상에 대해 고하자면, 그는 참으로 존재감 없는 소년이였다. 여느 임프에 빗대어보자면 말끔히 차려입고 행동에서는 약간의 귀티도 나는 것이 임프보다는 인간 중에서도 귀한 집의 자제가 아닌가 착각할 법도 하거늘, 그저 그 뿐이였다.
만인만색을 자랑하는 환상종들, 특히나 개중에서 강자 혹은 고위인사들에게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형형찬란한 화려함은 커녕, 오로지 흑색과 백색 밖에 찾아볼 수 없는 그의 모습은 4피트와 6인치쯤 되는 아담한 체격과 더불어 겸손하다 못해 웅크린 박쥐같이 초라한 것이였다.

단정하면서도 중성적인 수준을 유지한 짙은 흑발과, 그에 지지 않을 정도로 검은 눈동자가 날카로운 눈매로도 숨길 수 없이 불안으로 떨리고 있었으며, 그런 흑색을 강조하듯이 눈처럼 하얗고 흠집없는 피부는 그의 나약한 인상을 기괴할 정도로 강조하였다.
피가 잘 통하지 않는지 얼핏 보면 연한 베이지 색으로 된 입술의 양 끝은 살짝 쳐져 세상만물에 대한 불호감을 아낌없이 표현하는 한편, 그 사이로 비치는 상어같이 날카로운 송곳니들만이 그에게서 찾아볼 수 있는 확연한 비인간성의 증거였다.
집에서 보호받은 나약한 인간 아이처럼 보이는 그 소년의 의상으로 내려가보자면 외려 가관이다. 양 어깨 끝이 뾰족하게 치솟아 권위적인 인상을 주지만 기장을 맞추지 못한 듯이 바닥에 질질 끌리고도 한참이 남는 카페트만한 칠흑색의 망토는 그를 질식시킬 것처럼 보이며, 레이스를 주렁주렁 달고 있는 백색의 셔츠, 검은 가죽벨트와 상의에 뒤지지 않게 깔끔한 비단결로 이루어진 흑색의 바지, 거기에 끝이 날카로운 흑색 가죽 구두.
인간들이 흔히 떠올리곤 하는 고성에서 처녀의 피로 목을 축이곤 하는 뱀파이어의 스테레오타입을 짤막하게 줄여놓은 것만 같은 그 모습은 있어야 할 위엄은 커녕 어린 아이의 가장처럼 실소할만큼 어울리지 않는 것이였다. 심지어 그는 흡혈귀조차 아니지 않은가.
거기에 그 작은 머리 위에마저 아슬아슬하게 올려진 자그마한 금관은 그 작은 사이즈에도 불구하고 그의 모든 신체, 의상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이기에 정작 그 본인에 대한 인상조차 남지 않는다. 어찌보면 개성넘치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 햇빛이 금관을 비추기 전까지 그는 그림자 속에 묻혀 보이지도 않았고, 보더라도 어떤 권위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의 희박한 존재감은 비단 외형에서만 기인한 것은 아닐 것이다. 놀라울 정도의 강인함도 날카로움도 찾아볼 수 없었으며 차가운 무심만이 자리하고 있었다. 눈치챈 사람은 많지 않은 듯하나 오히려 자세히 살펴보자니 눈알을 굴리거나, 가볍게 손을 떨고 있는 것이 마치 세상 모든 것을 겁내고 있는 듯한 소심함마저 엿보였다.
여신의 간택을 받아 모든 환상종을 하나로 어우를 천명을 받은 자라 하면 흔히 있으리라 여겨지는 그 어떤 기색도 찾아볼 수 없는 이 작은 소악마의 모습에 나는 크게 실망할 수 밖에 없었다. 에오스는 정녕 전쟁을 원치 않는다는 사실을 이런 풍자를 통해 점지하고자 한 것인가. 나 뿐만 아니라 주변의 동족들 역시 실망한 기색이 다분하였다.
이토록 중요한 시기에 갑작스럽게 환상종들의 뜻을 모으겠노라 뛰쳐나와 각 종족을 방문하고 있다는 그의 행보에서 받았던 감명은 이미 눈녹듯이 사라진지 오래였다. 이 현실물정 모를 소악마가 무엇을 지껄이던 -아마도 평화나 타협따위의 것들은- 가치가 없겠거니, 나는 기껏 모여있는 동족들 앞에서 연설을 준비하는 그를 외면한채 자리를 떠나려고 했다. 그러나, 불안으로 떨리고 있던 눈동자가 멈추었다.
착란에 불구하나, 후에 회고하며 되뇌기자니 그 순간 많은 동족들이 같은 인상을 받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가 입을 여는 순간, 검은 광채같은 것이 세상을 때리듯이 쏟아져 나왔노라, 하고. 그 왜소한 체격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믿을 수 없는만큼 강렬한 목소리와, 마약처럼 이성을 마비시키는 감미로운 말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음을.
그 연설이 끝난 2시간 후, 누구도 떠나지 않고 처음보다 그 수가 배 이상은 불어난 그 장소에, 나는 그제서야 그가 어둠 속에 숨어있던게 아니란 것을 깨달았다. 그에게 어둠이 내리쬐고 있다는 것을 그제서야 나는 알았다.

2. 성격


독설가. 겁쟁이. 망상가.

3. 프라이머리


◇먼지에서 먼지로

어둠의 축복을 받은 임프들이 종종 가지곤 하는 순간적으로 어둠 속에 파고드는 비상한 생존능력.
그 중에서도 장수하며 일생의 절반을 도망치며 살아온 신출귀몰하다는 표현이 걸맞을 정도로 고도로 발달한 기술을 가졌다.

좋게 말하자면 생존능력이지만, 실제로는 시야에서 벗어난 벌레가 지형지물로 파고들어 사라지는 것처럼, 상대의 시선에서 벗어난 순간을 정확하게 인식하게 사각으로 도망치는 것에 특화된 기술이다.
흔히 말하는, 해치웠나? 효과같은 것으로, 죽였다고 생각해도 끈질기게 되돌아오는 그 모습에 교황청에 보고된 에레보스 암살 성공 보고만 10여건을 넘었다는 이야기도 있을 정도.

-전투 상황에서 죽었다, 던지 죽을 것같다, 같은 상황에 노출되면 어떻게든 살아남아 도망쳐 생존하는 능력.
-초능력 같은 것과는 무관하여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벗어나는 것과는 무관하다.

◇베야르 늪지대의 예언가

에레보스는 해부학에 대해 정확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그에 걸맞는 외과적인 지식을 보유하고 있다.
그 뿐만 아니라 예언가로 지내온 기간동안, 현장치료와 다양한 해부 경험을 얻은 덕분에 외과적 지식과 제약 기술에 한해서는 현대 최고 수준으로 교육받은 의사에 뒤지지 않는 지식을 가졌다.

초상적인 능력이 아니기에 즉효성은 다소 떨어지지만 부상과 병이 악화되는 것을 억제하고, 장기적인 치료를 도모하는데 있어서는, 그런만큼 특히 아이러니 하게도 인간을 치료하는 것에 특화된 기술.
오히려 강인한 회복 능력을 가진 환상종들과는 다소 동떨어졌을 뿐더러, 그 지위 때문에라도 그다지 큰 의의는 없다.

-응급환자만을 다뤄온 덕에 지혈, 해독 등 당장 가능한 구급조치 등에 능하지만 현실적인 선에 그친다.
-동화 속 늪지대 사악한 마녀처럼 온갖 약물을 제조할 수 있다. 일종의 연단술.

◇목구멍 너머 천릿길 흑비단길

지금의 에레보스를 만든 악마적인 웅변술.
흔히 배운게 적거나 말을 꾸미는 경향이 적은 환상종들이 마치 "마법에 걸린 것같다"고 평가할 정도의 마성을 가졌으나, 실제로 인간들 사이에서는 흔한 궤변론이다.

은사인 서생의 방에서 찾아낸 한 권의 책을 통해 자습한 기술로, 말주변이 서투르고 달변에 의의를 두지 않은 서생과는 정반대의 행보를 걷고 있다고 자조하곤 한다.
에레보스가 유일하게 갖추고 있는 "에버초즌다운" 능력

-단순히 말에 담긴 내용 이상으로 호흡법, 억양 강조, 말의 속도 등 정신을 빼놓는 달변으로, 사실 여기까지는 일종의 사기수법.
-머리 회전이 빨라 논리적으로 상대를 설득하는 경우도 많지만, 그것이 실패하면 특유의 궤변으로 탈출구를 막아버리는 강매법도 쉬이 사용한다.
-대중을 상대로 한 웅변 혹은 토론에는 압도적이라는 평가가 있지만, 대인과의 대화에서는 카리스마 같은건 그다지 살펴볼 수 없다.
-대인과의 대화에서 독설은 그런 헛점을 과격한 어휘로 논리적 헛점을 흐리고, 감정 제어를 방해하는 계산적인 화술.

4. 기타


◆임프
에레보스의 동족이라 볼 수 있는 임프는 인간들의 동화 속에서 앞마당에 땅굴을 파고, 먹을 것을 훔쳐가며, 길을 가로막는 골칫덩어리로 묘사되곤 한다.
간혹 꾀를 부리곤 하지만 횃불의 흐릿한 빛조차 무서워 하는 임프는 언제나 생태계 밑바닥에서 기껏해야 다른 종족의 시중을 드는 것 정도가 최고의 출세로 여겨지는 그런 종족이였다.
(외형도 그렇고)어린 아이와 비견되곤 하는 신체 능력과, 무리짓고도 어둠 속에 숨어살지 않으면 안되는 겁쟁이 등으로 묘사되는 역사상 인간에게 위협으로 여겨진 적이 없었다. 에레보스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어둠 속에서 태어난 무명의 난쟁이
오늘 날, 에버초즌이라는 환상종 정점의 지위에 올라와 있는 에레보스이나, 그의 출생과 신분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극히 드물다.
대부분은 에레보스의 전략가적인 면모를 보고 자신의 약점을 숨기기 위한 철저한 공작이라 지레짐작하곤 하지만, 일각에서는 그저 본인조차 모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의 목소리가 나온다.

에레보스가 처음으로 기억하는 것은 짙은 어둠과 고통에 찬, 그러면서도 그리운 신음소리.
영문도 모른 채, 공포에 질려 도망쳤어야만 했던 이 어린 임프는 무리로부터 받아야 할 보호와 교육도, 어떤 사랑조차 받은 일이 없이 떠돌이 생활을 시작해야만 했다.

여신의 도움인지, 약소종족의 선천적인 생존본능인지, 도저히 살아남을 가망이 없던 에레보스는 악운 속에서 끊임없이 살아남았다.
일생의 절반을 풀과 진흙, 벌레를 먹으며 때로는 다른 종족의 먹을 것을 훔쳐, 반나절을 넘게 달려 도망다니며, 포식자들의 눈을 속이기 위해 늪 속에서 잠을 자며, 이름조차 가지지 못한 작은 임프는 악착같이 살아남은 것이다.
그렇게 짐승처럼 살아온 그 임프가 본격적으로 지성에 눈을 뜬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인간, 그것도 양광신성회의 선교자에게 거둬진 뒤의 일이였다.

때는 본격적인 전쟁이 시작되기 이전, 선교사는 요컨데 전형적인 서생으로 책 밖의 세상에 대해 모르는 자였고, 그의 순박함 덕분에 에레보스는 그들의 교리 하에 목숨을 잃기는 커녕 그에게 거둬지게 되었다.
지금은 에레보스가 이름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그 선교사는 과학을 익히고 신학을 수행하는 식자층이였고, 그는 끝없는 탐구욕으로 에레보스는 선교사의 집에 거주하며 그의 각종 연구를 돕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거나 인식하지 못하는 점이나, 임프는 겁이 많을 뿐 실제로 머리가 좋은 편에 속하였고 개중에 일생을 잔머리 하나로 살아남은 에레보스의 학습욕과 지능은 타 임프에 비해 월등했고, 에레보스는 이 낯선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필사적으로 남몰래 학습했다.
그러나 우연한 계기로 그가 무언가 학습하고 있다는 것이 적발되자, 서생은 두려워하기는 커녕 뛸 듯이 기뻐하며 그 때부터 그의 스승을 자처하며 많은 것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틀림없이 지적 유희의 일환이였을 터다.
서생의 교수 덕분에 에레보스는 말과 글을 익히고, 에레보스라는 이름을 받았으며, 혹여나 마음에 차지 않으면 버려져 죽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 어느 임프도 배운 적없는 막대한 양의 정보를 필사적으로 학습하였다.

그러나 인간의 시간은 환상종의 그것에 비해 너무나도 짧았고, 에레보스는 그것을 학습하게 된다.
어떤 심적 변화가 있었는지, 그저 흥미로 거두어진 에레보스는 서생이 노환으로 세상을 떠나는 날까지 그와 함께 살 수 있었고, 그의 철저한 비호 하에 저택의 누구 하나 그의 존재를 아는 자가 없었을 지경이다.
서생이 늙은 나이에까지 여자를 숨겨놓고 지낸다는 불명예스러운 소문을 감내하면서까지 에레보스를 숨긴 것이 어떤 감정에 의한건지, 에레보스는 잘 모른다.
그렇지만 그가 세상을 떠나는 날, 에레보스는 그의 말을 따라 그의 시신이 다 식기도 전에 밤의 어둠에 몸을 숨긴 채 보레아스로 되돌아갔다.

그 이후, 비상할 정도의 지식을 가진 예언가 임프의 소문이 퍼져, 그의 곁에 힘없고 나약한 환상종따위가 몰려들게 된 것이다.

◆겁쟁이
임프라는 종족은 선천적으로 모든 것을 두려워한다.
어떤 위협을 눈 앞에 두고도 미동조차 않는 에레보스 역시 별반 다를 것은 없어, 실제로는 표리부동의 극치를 보여주는 겁쟁이에 소인배이다.
그런 그가 태연을 가장하며 독설을 할 수 있는 것은 그렇지 않고는 살아남을 수 없는 환경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며 훈련된 것이라 볼 수 있다.

다만, 그조차 감당할 수 없는 실질적인 위협이 눈 앞에 닥치거나, 갑작스러운 변화에는 여느 임프와 다를 것없는 겁에 질린 모습을 보이기도 할 것이다.

◆인간을 닮은 환상종
에레보스는 인간과 닮은 외형, 옷차림 뿐만 아니라 여러모로 인간을 연상시키는 습관과 취향, 심지어 정치적 활동조차 인간의 그것과 닮았다.
그가 받은 교육이 인간에 의한 것이였음이 그 주된 요인일 것이며, 이런 습성은 에오스에게 선택받은 것과도 완전히 무관하지는 않지 않을까.

◆예언가
노토스에서 지역 내 나름 명망있는 학자의 가르침을 수십년간 사사받는 것은 환상종으로서는 좀처럼 있을 수 있는 일이 아닐 것이다.
그들의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학문은 보레아스의 것과 확실히 달랐고, 에레보스는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사고로 만물을 다룰 수 있었다.
물론 보레아스에도 제대로 된 교육을 받은 자들은 존재하지만, 그들이 임프따위와 진흙을 같이 뒹구를 리가 없기 때문에 에레보스의 지식은 더욱 가치있게 여겨졌다.
그는 약하고 어리석은 환상종들에게 지식을 전수하며, 그들이 에오스의 예언가라 칭송하는 소리를 굳이 마다않고 마음껏 우쭐거리며 뽐내었다.
그러나 에버초즌으로 선택받은 순간, 그토록 후회하였지만...

◆달변가
약소종족 임프가 에버초즌으로 선택받은 이후, 그 지위를 인정받기까지 에레보스의 유일한 무기는 세치혀 뿐이였다.
지독한 독설가로 유명한 에레보스이나, 그에 준하는 달변을 구사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지위가 이전에 비해 안정된 지금이야 굳이 위험을 감수하고 싶지 않은 마음에 얌전해진 감이 있으나, 그 이전의 에레보스는 거짓말, 선동, 비방, 궤변 등을 통해 많은 소수 종족의 지지를 강탈하듯이 얻어내곤 하였다.
에버초즌으로 선택받은 바로 다음 날 여행을 떠나 5년간 보레아스의 벽지를 떠돌며 쏟아낸 연설은 가히 전설적.

다만, 기본적으로 근거없는 소리를 내뱉는 경우가 많으며 위협에 약하기 때문에 대중을 상대로 한 선동으로는 압도적이나 개인과의 교섭과 대화 능력은 그에 미치지 못하는 편.

◆인정받지 못하는 에버초즌
제아무리 에오스의 인정을 받았다고 할지언정, 출신조차 불확실하며 미천하기 짝이 없는 임프 나부랭이.
잔뜩 꾀를 부려 겁박과 회유가 통하는 입지가 불안한 소수 종족들을 상대로 인정을 받는 것을 통해 자신을 지지해줄 세력을 얻었지만, 정작 유력 종족의 인사들 및 귀족정과는 데면데면한 관계를 유지 중이다.
유력 종족의 인사를 상대로는 그런 허언이 통할 리가 없다는 것을 알기에 그들의 인정을 받아내기는 커녕 오히려 피해다닌 결과물로, 주력 종족들로부터는 예의에 그친 대우만을 받을 뿐, 실질적으로는 무시당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