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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위 항목 : 무림비사/스토리 - 재하
- 만마가 앙복하리니
# 기연 박아용 경 지 상 승
*
기연구매부터 적용됩니다 선생님...
미사 하란(부레주 : 매주 일요일 +7) 213
남궁 지원 209
강미호 129
모용중원 56
강 건 (수련스레 관리자 : 매주 일요일 +5) 187
재하 108
야견 (대련 관리자 : 정산 건당 +5)(50% 할인권) 263
고불 (50% 할인권) 331
이수아 22
여무 (위키나이트 : 매주 일요일 +7) 104
녹사평(50% 할인권) 0
백시아 (도전과제 수호자 : 정산 건당 +5)(50% 할인권) 125
자련 (50% 할인권) 25
막리현 (50% 할인권) 31
류현 9
*
# 아이구야 깜빡했다
그럼 샀으니까!
적용해용!!!!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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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용되었습니다 선생님!
현재 제일상마전 기연도 같이 적용 중입니다.
대사건 6과 7이 거의 동시에 일어나는건 재하의 탓이다 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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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유양월."
목걸이가 끊기기가 무섭게 재하 눈 든다. 히익, 힉, 바람 겨우 뱉으며 웃는 듯한 소리 들리는 것 같다. 파리한 안색, 산발이 된 머리, 만신창이의 옷, 방금도 진득하게 뱉어내 입가의 범벅 진 피와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 후들거리는 몸……. 그럼에도 지독히 아름다운 그 모습. 재하의 눈은 늘 보석과도 같이 눈부신 광채가 있었다. 손 뻗어 그 눈을 탐하고 싶다는 어긋난 자도 많았다. 그 광채가.
"천세만세, 지유본교, 천존교주, 독보염혈, 군림천하, 천상천하, 지상지하, 광명본교, 천유본교, 천세만세……."
팔 뻗으며 겨우겨우 앞으로 나설 적마다 산산이 무너진다. 자신을 수도 없이 죽여버림을 인정한 눈빛이 심연을 담는다. 그 아름다움은 여전하나 이젠 온화함도, 따스함도 없다. 섬찟함만이, 흉흉한 귀기만이 남는다. 한때 마유신교까지 외칠 수 없었음에도 이제는 외칠 수 있다. 내 저걸 죽이고 살아야만 한다. 살아남으면 돌려받을 수 있다. 그토록 바라던 모든 것을 돌려받을 수 있다! 나는 죽었다! 그렇기에 죽은 몸이 아닌 것이라도 돌려받을 것이다. 비참하던 밑바닥의 삶이 아닌, 인간의 삶을, 웃음 팔며 제 몸을 바쳐야 했던 창기가 아닌 삶을, 죽어버린 누이의 웃음을, 평범한 일상을, 신앙을, 교인을, 주군을, 평화를, 천마 님의 숭고한 뜻을, 그리고, 그리고, 가족을─
"마유신교……."
가족을……?
속삭이듯 중얼대며 재하 부채 쥔 손에 힘 준다. 비틀대며 보이는 손아귀 동작 하나하나가 표독스럽다. 아리따웁던, 사랑스럽던, 누구에게나 겸손하고, 친절하며, 따스하던, 일체 오만함 하나 없이 선인 그 자체던 그 껍질 벗어 던지고 진정한 속내 드러낸다.
"천유양월, 천세만세……."
저것의 껍질을 벗겨내리라.
"삶은, 무상하고, 봄날, 과, 같으나……. 이리도 X같이 살아온, 나의 계절이, 정녕 봄일 것 같으냐?"
그렇게 주군을 향한 충정과.
천마님께 내 신앙을 증명하겠다.
비척거리는 움직임 뒤로.
천앵 5성 - 백앵
온 힘을 다하여 부채 휘두르고자 한다.
신 재하, 상신하오니 어떻게든 저것의 가죽을 벗겨 노래하고 싶나이다! 소리 높여 찬양하고 충정을 바치렵니다, 신앙의 증명을 몸소 보여라, 내 보호만 받던 존재입니다, 그렇게 자라야만 했으니!
그러나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님을 안다!
재하 휘청이던 팔 다시금 휘두르니 신앙을 위해 제 고고하던 품위 내려놓고 발악하는 터다.
수라선 2식 - 혈월선
내 봄날 아닌 개좆같은 삶을 살아왔지만 이젠 개의치 않고 살아남을 터다. 그리고 끝내 봄을 올릴 터이다. 내 삶에 봄 불러와주신 구원자를 위해 그날 어리고 작은 몸으로 엉거주춤 오체투지 하였듯 다시금 한 몸 바치리라. 나는 그 과정이, 이 모든 순간이 두렵지 아니하다.
두려움은 감히 천마님께 품어야 할 위대한 감정인데 네깟 것에게 드러낼 성싶더냐?
# 기연도 적용했겠다... 내공 남은 거 쏟아서라도 저거 모가지를 따버리도록 몸을 움직여봐용...! 부상 4단계야 움직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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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화아악 - !
부채를 넓게, 아주 넓게 휘두릅니다.
검이 순간적으로 스쳐지나가고 상대의 몸에 아주 길고 찢어진 상처가 납니다.
"크흐..."
탁탁탁.
상대가 옆으로 뛰면서 검을 일자로 찌를듯 준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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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둘망 그리워하느라 술에 절어 살던 몸뚱이야 버텨!!!
# 여아홍 구입해야겠죵? 가보자고... 복용은 담턴임을 알고 있사와용 재하야 버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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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앙 - !
검이 재하의 '얼굴'을 스치고 지나갑니다.
구매합니다! 도화전 계산 부탁드려용!
미사 하란(부레주 : 매주 일요일 +7) 213
남궁 지원 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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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용중원 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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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하 83
야견 (대련 관리자 : 정산 건당 +5)(50% 할인권) 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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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아 22
여무 (위키나이트 : 매주 일요일 +7) 104
녹사평(50% 할인권) 0
백시아 (도전과제 수호자 : 정산 건당 +5)(50% 할인권) 125
자련 (50% 할인권) 25
막리현 (50% 할인권) 31
류현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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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했긴 했으나 뺨을 스치고 지나는 칼날과 맞은 듯 얼얼한 감각이 스친다. 휘청이던 재하는 한줄기 무언가 흐르는 느낌에 고개를 돌렸다. 다음 초식 준비하기 전 허리춤의 수통 꺼내었으니 내 이걸 마실 줄 몰랐는데.
목울대 움직여 액체 넘기기가 무섭게 거칠게 수통 내던진다. 고상한 자는 물론이고 시정잡배도 하지 않을 일이나 체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재하 휘청이던 몸 다잡고 끓던 피 거칠게 바닥에 뱉는다. 포물선 긋지 않고 일자로 정확히 바닥에 꽂힌 피를 뒤로 손등으로 입가 아무렇지 않게 훔치는 모습이 길바닥 나도는 흑도와 다를 바 없다.
익숙한 환경 조성되었으니 이것으로나마 몸 움직이길 바랄 뿐이다.
# 도화전 83개... 눈물나네용 그렇지만 열심히 모아야지... 여아홍 복용해용~ (45/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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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아홍을 복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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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여라, 움직여. 움직여야만 한다. 몸뚱이가 무너지든 말든 무슨 상관인가? 제 삶에서 언젠 그리하지 않은 날 있었나? 정신 무너지고 몸 무너지는 것이 수도 없이 있었는데, 움직이지 못할 이유 어디에 있는가? 악을 써서라도 움직여야 한다. 추하더라도, 너절하더라도 움직이리라.
부상 입었으니 악을 쓰며 움직이는 재하의 몸짓은 독기 가득하며 동시에 위태로웠다. 공격과 방어라는 개념을 양립할 수 없다. 하나로도 벅차다. 그러니.
너 하나 정도는 내 길동무로…….
재하 눈의 광채 온전히 사라진다. 안간힘을 써서 휘두르는 벚꽃이 붉은 것 같단 착각 들었다.
# 수라선 2식 혈월선을 휘두르되, 천앵 2성 산앵의 내기 품은 효과로나마 움직임을 제한하려 해용! (4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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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가가가가각...!
둘의 검과 부채가 맞부딫힙니다.
"크흐..."
상대의 입에서 피가 흘러나옵니다.
"어떻게? 분명 내공을 전부 사용했을터인데?"
꼬우신가요?
그럼 너도 레스주 하시지 그랬어요!
상대의 내공이 얼마남지 않았습니다!
*
"천유양월."
힘에 부치지만 해야만 한다. 어떻게 했느냔 기함이 들려와도 재하는 중얼거리는 것이 더 바빴다. 저런 것을 신경 쓰면 안 된다는 듯 기도문이 끊이지 않으니 진정.
"천세만세."
산앵되었던 꽃잎 되돌아오게끔 부채 접어내며 검 흘려내듯 하려 들었으니, 재하 기어이 팔 앞으로 뻗었다. 어떻게든 목 근처로 꽃잎 파고들게 만들기 위함이다. 팔의 흉터 쯤이야 이따금 손목 안쪽 손톱이나 날붙이로 파고들 때보단 명예로운 상처니 훨 낫겠지.
"지유본교, 천존교주, 독보염혈, 군림천하, 천상천하, 지상지하, 광명본교, 천유본교, 천세만세, 마유신교……."
# 천앵 3성 귀소 써용! (36/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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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소
화아아아악!
"처, 천마신이시여..."
재하의 볼에서 핏방울이 떨어져 바닥에 떨어지는 동시에 벚꽃잎들이 날아와 상대의 몸을 관통합니다.
푸푸푸푹!
"쿨럭."
털썩.
상대가 쓰러지고 재하도 자리에 털썩 쓰러집니다.
정신이 4단계로 상승합니다!
명성이 4단계로 상승합니다!
절정 초입에 도달합니다!
【 재하 】
경지 - 절정
간극 - 초입
내공 - 90년/90년
세력 - 천마신교(귀영대 후보생 -5)
정신 - 4단계
명성 - 4단계
재산 - 은화 50
인물 호감도 - 3
정신타격&부상 - 4
도화전 - 0
강점 - 옥골선풍(-3), 시서화악(-1)
약점 - 종합병원(-2), 약골(-1), 불완전 단전(-1)
무릉도원 물품 - x
- 6성 낙앵 : 내공을 30 소모합니다. 수백개의 벚꽃잎을 아주 빠르게 하늘에서 떨어뜨립니다. 벚꽃잎은 모두 기가 서린 검과 같은 효과를 지닙니다.
숙련도 : 30%
축하드립니다.
간신히 숨을 몰아쉬며 앉아있던 재하를 향해 부하들이 달려옵니다.
"구, 국장님. 괜찮으십니까!"
그 때, 재하의 몸이 갑작스레 아름다운 보라색으로 물듭니다.
"어?"
부하들이 당황해서 재하를 쳐다볼 때 재하는 안심시키려는듯 힘들게 미소를 짓습니다.
이 기운.
아주 익숙한 기운입니다.
위대하신 당신의 주인께서 당신을 부르는...바로 그 느낌.
화아아아악 - !
재하가 눈을 감았다 뜨자, 어느새 제일상마전의 앞입니다.
"...다쳤구나."
제일상마전이 안쓰럽다는듯 재하를 쳐다봅니다.
그의 눈빛에는 이전에는 찾아볼 수 없었던 기운이 느껴집니다.
아니. 눈의 색깔부터가 바뀌었습니다. 눈의 생김새도요.
무엇인지 정확하게 인지할 수 없지만...눈의 색은 아름다운 보라색으로 빛나고 있고 간간히 天魔라는 글자가 보이는 것 같습니다.
환상일까요? 현실일까요?
제일상마전이 손을 뻗어 재하를 가리키자 재하의 모든 부상이 낫습니다.
"일어서라."
재하는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모든게 달라진 것 같은 느낌.
당신의 주인에게서 느껴지는 이 강렬한 힘.
"교좌에 오를 준비를 해야겠다."
소교주 천주원이 천마신공을 대성했습니다!
일곱번째 대사건.
교좌의 주인이 시작됩니다!
교좌의 주인敎座之主 -
30여년의 암투. 그 끝은 결국 내전으로 이어졌다. 다섯 소교주들은 저마다 기치를 내걸며 정통과 능력을 내보인다. 교국의 실력자들은 저마다 어느 기치 아래에 들어가거나 숨을 죽인다. 중원의 세력들은 황급히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지만 경계를 늦추고 서로에게 눈을 부라린다.
마침내 교국에 내전이 발발했다.
::대사건 해금조건::
- 레스캐 중 하나가 귀영대일 경우 그의 주군이 천마신공을 대성할 때.
- 레스캐 중 귀영대가 없을 경우 소교주들이 비슷한 시기에 천마신공을 대성할 것.
*
토할 것 같다. 온 힘을 쏟아부은 탓이다. 전례없던 생사결은 7년 전 전쟁을 떠오르게 만들었으나, 그때와는 상황이 다르다. 자신을 온전히 믿어주는 편이 있고 입지 있지 아니한가. 재하는 숨을 간신히 몰아쉬며 흐린 눈으로 울컥 피를 쏟았다. 나는 이제 꽃으로 남아서는 아니되는구나. 그 사실을 여실히 깨달아버렸다.
"괜찮, 으니…… 전원, 복귀, 하소서. 죽은 전우는, 전우는, 천마님의 곁으로, 가였을, 터이니 기도를 올리시고."
본디 재하란 모두에게 사랑을 받고 어여쁨 받는 존재여야만 하였다. 말 잘 듣는 꽃, 수동적이고, 얌전하며, 살인과는 거리가 먼 인형에, 스스로를 지키지 않고 타인들이 지켜줘야만 하는 존재로 자라야 한다 루주가 그리 알려주었다. 그렇게 자신을 억누르고 살았다. 하나 지금 이 자리에서 칼과 부채를 맞댈 적, 재하는 깨달았다. 아, 나는 더 이상 지켜져야 마땅한 존재가 아니구나……. 나는 지킬 것이 있구나, 나는 해야 할 것이 있구나. 증명하여서…….
"괜찮습니다……. 귀신 님께는 먼저 떠나여 죄송하노라 말씀을……."
힘겨이 미소 짓다가도 재하는 천천히 눈 감았다. 아, 이 기운! 위대하신 소마의 주인께서, 삶의 구원자께서, 겨울이 지나 마침내 도래할 영원한 봄께서 나를 부르시는구나. 몸은 흩어지듯 사라지고, 그 감각을 뒤로 눈 뜰 적엔 재하 목도할 수 있었다.
"송구하옵, 나이다……."
겨우 고개 숙이나 안쓰러움 담은 이 시선에서 재하는 압도될 수밖에 없었다. 아름답다 못해 경이로운 그 모습에 넋을 잃고 만다. 이는 이 세상의 미추로 논할 수 없다. 신성함에 감히 인간의 잣대를 논하는 것은 불경함이다. 재하는 제 부상이 치료되기가 무섭게 예를 갖추고 자리에서 일어선다. 아아, 짧은 감탄사가 흐른다.
"진심으로, 진심으로 경하드리옵나이다."
드디어! 재하 읍하며 소매에 손을 숨기고 공손히 허리를 숙여 예를 갖춘다. 긴 말 필요 없다. 허리는 이내 깊은 절 되었으니 다시금 충성 바치는 것이리라.
"만마가 앙복하니 교좌 위에 우뚝 서소서……."
평소에는 자신이 감히 꺼낼 수 있을 말이 아니라 생각했다. 경쟁하는 소교주가 많았거니와 충성 바친들 다른 소교주의 속 긁어야 좋을 것 없다고 한없이 걱정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젠 입에 올릴 수 있다. 우뚝 서소서! 충만한 신앙심과 충성심이 온몸을 전율케 한 탓이다. 환희, 희열, 그리고 제 주인의 일을 자신의 일처럼 기뻐하니 진정 영원한 충정이리라.
신 재하 어떠한 일 있어도 주군의 뜻 따르기 위하여 이곳에 있사오니, 저의 육신과 모든 존엄을 바치나이다. 부디 사용하소서, 그리하여 밟고 완전히 오르소서. 만마 앞에 우뚝 서소서!
# 충성 또 충성을 바쳐용...!
- 주군의 존명을 받들겠나이다
- "경지가 올랐군."
제일상마전의 얼굴에 난폭한 미소가 떠오릅니다.
"이 중 원하는 것을 고르거라. 내 너를 위해 준비한 선물이다."
1. 천마단
2. 무공비급
3. 옷
"모두 고른다면 막혀있던 네 무공들도 모두 올라가겠지."
*
"미진하나 깨달음 있었사옵디다."
재하 공손히 답하다가도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리고 저도 모르게 소매로 천천히 입가를 가리며 아……? 소리 내었으니 대략 십여년 전 처음 거둬질 때와 다를 바 없이 처음 보는 세상에 놀란 아이같던 느낌이리라. 제, 제가요?
"그, 그, 그게."
소마가 이걸 정녕 받아도 될는지요……. 말하지 않아도 자존감 낮기 짝이 없는 재하의 머리는 바삐 구르고 있었다. 세상에 대가 없는 호의는 없으니까…… 그렇지만 감히 주군께서 주시는 것을 고르지 아니할 수도 없고…… 그렇지만 주군께서 교좌에 도전하신다면 교국에서 내전이 터지고 말 것임은 자명하니, 조금이라도 도움을 받고자…….
"신 재하, 참으로 심욕스러우니 부디 이 무색함을 관면하소서어……."
끝이 조금 흐려지는 목소리 뒤로 재하 눈 꾹 감는다.
# 욕심쟁이... 해도 되나용...?
압바... 애교 부려도... 되나용...?
*
"시간이 없다. 하나를 고르거라."
제일상마전이 딱딱하게 말합니다.
정말 시간이 없습니다! 애교는 거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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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하 느릿하게 눈 감는다. 시간이 없다면.
"옷으로 하겠나이다."
설령 이것이 어리석은 행동일지언정 주군께서는, 그리고 천마님께서는 늘 뜻이 있으시기 마련일지라.
# 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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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을 택합니다!
【 상마경장 】
교국 제일의 장인과 그 제자들이 한땀한땀 실을 짜내고 원단을 만든 다음 바느질하여 만들어낸 궁장.
인면지주의 실과 교국에서만 나는 특별한 재료들로 이루어졌다.
연한 보랏빛의 특수한 염료를 넣어 아름답고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시선을 끌고 매혹에 빠지기도 한다.
하늘하늘한 겉모양새와는 다르게 어지간한 철제갑옷보다도 단단하다.
교국에서 높은 신분을 갖춘 자, 또는 그런 자에게 총애를 받는 자만이 입을 수 있는 옷으로 이 옷을 입고있는 자를 보는 교국의 사람들은 모두 경의를 표합니다.
- 매력이 증가합니다.
- 방어력이 상승합니다.
- 이 옷을 입고 있을 땐 누구라도 당신의 신분을 '상마'에 준하게 인식합니다.
귀영심법 6성 80%
- 6성 그림자 이동 : 내공을 10 소모합니다. 눈에 보이는 그림자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수라선 6성 80%
- 6성 수라선 5식 선풍 : 부채를 펼쳐 바람을 일으킵니다. 바람은 마기가 섞여있으며 이 바람에 닿은 자는 마기에 의한 피해를 입습니다.
*
"성은이 망극하나이다."
재하 의복 받드니 이 옷이 무엇인지 안다. 내 총애받는 자로구나. 아리따움 속에 단단함 숨기고 있으니 재하 깊이 예를 갖추었다. 비단 총애만이 아니라 이 의복으로 몸을 단장하고 나서야만 할 일이 있으리라 짐작하였던 재하는 눈을 낮게 내리 깔았다.
# 감사 또 감사인 거예용! 환복의 때가 다가왔으니……. 명령을 기다려용!
*
환복을 완료하고 명을 기다립니다.
"이제 내전이 시작될 것이다. 내가 천마신공을 대성하였으니 동생들도 애가 탈터."
제일상마전, 천주원이 씨익 웃습니다.
"적와 아군부터 가려야 한다. 할 수 있겠느냐? 누가 나의 신하이고 누가 역적인지..."
*
무엇보다 아름답다. 이런 옷을 자신이 입게 될 날이 오리라 생각해봤을 리가 없다. 재하는 하늘거리는 옷과 함께 사붓하게 예를 갖추고 명을 기다렸다.
내전!
이제 진정 목숨 바쳐야만 한다. 두렵지 않느냐면 두렵다고 답하겠다마는, 그 감정은 오로지 천마님께만 가져야 할 것이니 드러내지 않으려 애쓴다. 재하는 두 눈동자를 온전히 들어 올린다.
"주군께서 명하시는 것이 즉 저의 삶이옵니다."
아! 지금껏 해왔던 것 중, 가장 큰 감찰이 시작될 것이다. 그 과정에서 전투가 있을 것이고, 때로는 사활을 걸어야 할 것이다.
"어찌 삶을 포기하고 도망칠 수 있으오리까."
그러나 이젠 두렵지 않다. 감찰국장의 직위로 오를 적 노괴가 아가리 벌리며 탐욕스러운 이빨 드러내는 것을 진즉 보았으니.
# 고개를 조아려용!
*
"좋다. 허나 너 혼자만으로는 그 일이 감당되기 어려울 것이니..."
천주원이 턱을 쓰다듬습니다.
"십대명가중 호란금가를 제외하고 우리의 편을 골라내라. 가장 먼저 한한백가부터 가는게 좋겠군. 외당주는 명실상부한 적이니, 내당주마저 넘어간다면 일이 쉽지 않을 것이야."
*
혼자로는 감당하기 어려울 터이니, 호란금가를 제하고 편을 고르라. 재하는 깊이 고개 숙였다.
"명 받들겠나이다."
외당주는 명실상부한 적. 내당주 한한백가는 듣자하니 중립을 고수중이라 하였고, 어떻게든 확보해야만 하는 인물일 터다. 재하는 채비하고자 조용히 물러나기 전 익숙한 얼굴을 떠올렸다.
서로 언니동생하니 애칭은 아샤요.
한한백가의 여식일지라.
# 크아악 물러나용 일한다 일
- 한한백가
- 한한백가로 이동하시겠습니까?
*
천마님, 부디 명하시는 대로, 옳은 길로 이끄소서.
# 기도하고... 이동해용!
*
기도를 올립니다.
오늘 하루는 왜인지 운이 조금 좋을 것 같습니다.
한한백가로 이동합니다.
...
아. 너무 높습니다! 왜 이런데에다가 집짓고 사는지 모르겠습니다!
*
높다. 재하는 은은하게 미소 지었다.
"경지를 더 올려야 이것도 편하겠구나…. 아닌가."
우리 아샤는…… 고생이 많겠구나…….
# 고난의 행군 시작...
*
고난의 행군 끝에 거대한 대저택...아니 성인가요?
성에 도착합니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마을들과 또 그 위에 있는 한한호 옆에 서있는 성.
저기가 바로, 한한백가의 거성일겁니다.
재하는 성문을 통과하시겠습니까? 아니면 몰래 들어갈까요?
*
성. 재하는 괜히 왕이라 불리는 것을 허가받은 것이 아니구나 생각했다. 성문을 통과할까 싶을 적, 재하는 잠시 고민에 빠졌다.
이대로 성문을 통과하면 누군가의 귀에는 반드시 들어가게 된다. 아무리 중립이라 한들 그것은 내당주의 의견. 아샤처럼 이미 마음에 품고 때를 기다리는 자는 존재하지 마련이고, 심히 곤란할 수도 있겠지.
그렇지만 예를 어겨도 되는 것일지.
"……."
아니지, 언제부터 전장에서 인의예지를 따졌나. 이 이후로는 전쟁이거늘. 합리화의 시간이다.
# 숨어 들어가야죵!
흑흑 일단 갈겨 눈물나
*
조용히 성문을 넘습니다.
성 내에 들어온 재하!
감찰국장의 지위로 이미 받아본 지도와 정보를 따라, 현재 가문의 대소사를 맡고있는 가주 대리를 찾아갈 수 있습니다.
*
# 당장 이동하지 않고 시아랑 같이 이동해도 괜찮을까용……?
그…… 이게 뭐야…….
컨텐츠 plz(?)
*
시아는 열심히 늑대랑 맞짱 중인데 괜찮나용?
*
# 같이 때려잡을 수는 없는데 우짜죵 일단 컨텐츠 있는지 조심스레 김캡께 여쭤보기 2트
*
현재 위치는 한한백가의 저택.
안을 구경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
양심에 구멍이 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숭숭 뚫린 양심 빵꾸에……
재하의 의지가 차오른다…….
# 그래도 되는... 거였어용? So SAPA인줄...
그림자 속에서 숨어다닐 기회인가... 슉 슈슉 샤샥샤샥 가가볼래용 두근두근...!!
*
한한백가의 명물은 단언코 한한호입니다만 그 못지않게 다른 것들도 유명합니다.
대표적인 것은 한한호를 한 번에 내려다볼 수 있는 백호루가 있으며 한한백가의 저택 정반대에 있는 절벽이자 기암괴석들이 자라나있다는 괴암벽이 유명합니다.
그 외에 더 유명한 것들이 있지만 정식으로 초대받지 않은 입장에서 가보기에는 아무래도 위험부담이 큽니다.
*
백호루와 괴암석. 초대받지 않았으니 최대한 안전한 곳으로 향해야 한다. 적어도, 눈에 잘 밟히지 않을 곳은…….
……저택 반대편이, 아닐까?
# 괴암석 가볼래용 두근두근
악 호수도 가고싶어
악!(비명!)
*
괴암벽을 향해 이동합니다.
깎아지른 듯한 절벽! 그리고 그 위에 보이는 기묘한 모양의 괴석들.
간간히 보이는 소나무들이 한데 어우러져 절경을 뽐내고 있습니다.
그 아래에는 바로 한한호가 있어 수면 위로 그 절경을 비추고 있습니다.
기분이 좀 좋아지는군요!
*
실은 착잡하던 찰나다. 심기체의 불균형을 깨어내고 경지에 이른 것도, 주군의 성취 또한 심히 경하드리는 바나 진정 전쟁이 벌어지고 말았으니. 언젠가는 반드시 올 일이라며 마음 속으로 몇 번이고 대비했지만 이리 실제로 다가오니 어안이 벙벙했다. 앞으로 얼마나 큰 싸움이 있을까 막막하거니와 해낼 수 있을지도 두렵다. 새장 속에 있다 나온 세상엔 새 잡아먹는 동물이 너무나도 많다. 잡아먹히고 버려질 가능성도 높다.
그래도 절경 보니 마음 놓이는 것이, 두려워만 하던 삶에 여유가 생긴 것 같아 내가 어느 정도는 해낼 수는 있겠구나 싶다. 이 절경 또한 천마님의 뜻이리라. 감사기도를 짧게 올린 재하는 마음을 다시금 다잡듯 숨을 길게 들이마셨다. 이리 아름다운 것 눈에 마저 담고 서둘러 움직여야겠다.
# 감사합니다...하고 기도 올리고...
멘탈도 다시 다잡고...
주변을 살짝 둘러보아용...!
*
오늘 하루는 왜인지 운이 조금 좋을 것 같습니다!
*
# 이제 슬슬 저택 내부로 쇼로록 해볼까용... 유우령이 되어주마 우우우~(?)
*
저택 내부로 돌아갑니다!
*
미리 시아와 말 맞추어놓은 것 있으니, 재하는 심호흡 하며 조심스레 그림자를 타고자 하였다. 시아야.
"……단란한 시간을 깬 무례를 부디 용서하시옵소서."
우리…… 우리 잘 해보자...!
# 가주 대리님, 만나뵈어야겠지……?
*
가주대리의 앞에서 등장합니다! 가주 대리는 아주 자연스럽게 시아를 뒤에 두고서 완전히 '보호'하는 위치에 선 채로 재하를 쳐다봅니다.
"웬 불청객이 왔다갔다하는지 궁금했는데..."
재하의 앞에는 '거대한' 무언가가 서있습니다. 아. 다행히 사람이네요.
"그 유명하신 감찰국에서 오셨을 줄은 몰랐군. 그리고 그 무공이라면..."
이런, 재하의 '정체'를 상대가 눈치챈 것 같습니다.
"제일상마전의 복심이라 생각하면 되겠지."
*
"심기를 거슬리게 하였다면 이 재 모, 사과드리옵니다."
재하 고개 공손히 숙이며 예를 갖춘다. 거대한 풍채에 속으로 지레 겁먹긴 했다마는 다행스럽게도 인간이었다. 그리고 공손하던 태도 여상하려 애쓰니, 제 무공 깨달은 탓이다. 재하 깨닫는다.
"……어사대의 감찰국장, 재하라 하옵디다. 애석하게도 성씨 가지지 않았사옵디다. 이리 한한백가의 청번군존을 뵈옵게 되어 영광이오되 현 상황에서 깊은 유감을 표하나이다."
높은 확률로 선배님이라 부르는 것이 옳은 존재이리라.
아니면 '알고있거나'.
"또한 공주님께서 말씀하시었듯 서로 호형호제하는 사이이니, 밝힌 뜻을 확답 받으되……."
재하 고개 들어 시아를 한 번, 그리고 청번군존 한 번 마주하고는 곧은 눈길과 자세로 입 벌린다.
"제일상마전의 전언이오. 긴 겨울 지나 봄을 알리는 첫 꽃이 피었으니 봄을 가꾸어낼 정원사가 필요하외다."
# 크아악 시아노이의 기연아 도와줘
*
"..."
시아의 삼촌, 스스로를 백청거라 밝힌 이는 가주의 자리에 앉아서 재하를 노려봅니다.
시아는 빼꼼, 하고 등 뒤에서 나와 재하 옆으로 가서 섭니다.
"형님, 그러니까 내당주께서는 이 사실을 아시는 것이오? 나는 가주 대리일 뿐. 결정할 그 어떠한 권한도 없소."
재하는 조졌다! 라는 생각이 들고, 시아는 천재적인 두뇌와 한한백가의 내부규율과 규칙을 알기에 저것이 거짓말이란걸 압니다.
아버지, 내당주 백청현은 가주 대리를 맡고있는 삼촌이 결정한다면 그것을 그대로 받아들일게 분명합니다.
즉, 이 자리에 있는 백청거는 제일상마전의 휘하에 들어가기를 마뜩찮아하는 상태.
저 자를 설득해야만 합니다.
*
이래서 정치 생활이 싫다. 적당히 은거하며 세상사 나와 상관 없다는 듯 듣고만 살고 싶다는 생각이 불쑥 치미나 잠잠히 가라앉는다. 내 삶보다 교좌에 올리는 것이 중요하거늘 이런 불경한 생각을 해, 이 멍청아. 다시금 마음을 다잡은 재하는 조신하게 손을 소매로 모아 가렸다.
"……권한이 없다면 어쩔 수 없지요. 내당주께서 알고 계시는 것이 더 중하다면 그리 뜻 받들 수밖에요. 어찌 한한백가의 일에 일개 감찰국장이 간섭하겠사옵니까."
부드러이 입매 올라간다.
"다만 이 사실만은 고하자 합디다. 제 주군께서 교좌에 도전하고 오르실 수 있는 자격을 얻었음을."
제일상마전이 천마신공을 대성하였다.
"교좌의 공백 동안 많은 분들께서 실로 오랜 기다림에 지치었으니, 그 기다림의 무게가 당연하다 여겨지며 짊어질 수도 있는 법이기도 하지요……."
지금 상황에선 단 하나밖에 없거늘 한한백가는 마냥 기다릴 셈인가?
"봄은 한철입디다. 신민이 배곯지 아니하려면, 이때 씨를 뿌려야 서로 풍요로운 가을을 맞이할 수 있지 않겠는지요."
서로 이득이 될 수 있지 않겠는가.
# 제일상마전 편에 들어올 명분이 있는데 왜 그러실까...! 서...설득!
*
"...."
백청거가 입을 다물고 입술을 씹어댑니다.
"대성, 대성했다라. 대성..."
까득, 까득, 까드득.
"허...거짓일 수도 있지 않은가?"
*
"청번군존."
재하는 부드럽게 휘던 낯을 들어올려 똑바로 눈을 마주하고자 했다. 차갑다 못해 딱딱하게 굳은 표정과 홉뜬 눈동자 너머로 제 주군을 향한 충정보다 더한 신앙심이 일렁인다.
"명색이 교국의 두뇌라 불리는 자들이 어찌 사리를 분간하지 못하고 그런 망발을 지껄이는지 알 수가 없군요."
이런 고압적인 자세로 누군가를 대한다는 것이 실로 무례한 일임은 알고 있으나 이번 언사는 도를 넘었다.
"군존의 눈에는 내가 감히, 천마님께서 후대를 위해 남겨둔 위대한 유산을 두고 거짓을 고하는 자로 비치는지요?"
이 눈으로 보았고, 경험하였거늘.
"당연히 주군을 의심할 수는 있다마는, 그 신성함을 의심해서는 아니될 일입니다. 어찌 당연한 것을 의심하여 신앙의 깊이를 드러내고자 하십니까."
"교국이 갈라졌다 한들 신앙은 하나여야 하거늘, 신앙마저 가르는 작태가 지나치게 익숙하십니다."
# 지금 천마님이 주신 신성한 무공 가지고 구라치는게 될 거라 생각함...? 마인드에용...!!
*
"거짓은 아니군."
청번군존은 재하를 떠보려는게 목적이었는듯 기세를 죽입니다.
"하지만 제일상마전이 대성했다면 곧, 다른 상마전들도 자격을 갖추겠지. 시간을 두고 교좌에 적합한 인재를 찾을 수도 있는 것 아닌가?"
*
# 슬쩍 참여... 내보내졌는데 가만히 기다리고 있음 되는 걸까용 <:3c
*
오래 기다려줬습니다.
슬슬 다시 안으로 들어가봐도 되지 않을까요?
*
# 일단 김캡은 절대적 신뢰(?)니까... 들어갈게용...!! 설마 파국이라도 났겠어...?
*
똑똑똑.
문을 두들깁니다.
끼이익.
문이 자동으로 열립니다.
"우선, 이야기는 잠깐 멈추도록 하자구나. 네 친우인 감찰국장의 이야기도 마저 들어봐야하니 말이다."
삼촌이 시아와의 이야기를 일단 끝맺음 맺습니다.
*
문이 자동으로 열릴 적, 재하는 공손히 소매에 손 모으고 다시금 인사 올렸다. 갈고닦은 예우보다 조금 더 공손하되 단호한 태도였다. 아마 신앙을 두고 자신을 떠보았던 일로 모종의 결심을 한 모양이었다.
"부디 이 재 모로 하여금 이루어진 두 분간의 우어偶語로 가내의 기의 상하지 아니하였길 바랄 뿐입디다."
불청객으로 하여금 두 사람의 기분 상하지 아니하였기를, 예의와 진심 섞인 말 올리고는 자세 곧게 한다.
"올릴 말씀 있사오니 부디 청번군존께서 심기 불편하지 아니하시다면 들어주시옵되, 지금부터 이 감찰국장 재하의 말에는 일체 거짓 없음을 미리 말씀드리나이다."
눈 번들거린다. 내가 동생 하나 곁에 두고자 눈까지 걸었는데, 주군 올리려면 다른 것도 다 바치지 않겠는가.
# 님 내가 천마님 걸기 전에 제대로 들어줄 거지? 예의 엄청 차렸으니 내 말좀 들어봐 리슨 미
*
"고하시게."
청번군존 백청거가 무표정한 얼굴로 그리 대답합니다.
*
고하라. 재하 곁에 시아 다가오자 눈 살짝 굴려 미소 지어주고는 이내 표정 단단히 굳혔다. 웃을 적에도 눈에 번들거리던 것이 이 작자 지금까지 신앙 하나는 기가 막히게 살았구나 싶을 정도로 어딘가... 교인스럽다.
"……청번군존께서는 가주의 대리라 하셨기에 그 뜻이 가주의 뜻이 아니노라 하셨지마는 한 사람이라도 더 기꺼이 여겼으면 함이 이 어리석은 필부의 마음입니다."
다만.
"청번군존께서 제일상마전을 지지하고 싶은 마음 없으시거니와 그 마음의 계기를 알지 못하니 모두 이해할 수 없고, 측근인 저마저 아니꼬우실지도 모를 일이지요."
버릇 없어도 어찌하겠나.
나 부모 없이 자랐는데.
"가장 측근인 제가, 저의 주군께 목을 바치고 위대하신 천마님 앞에서도 한한백가와 함께하겠노라 직고한다면 청번군존께서는."
"아주 약간이라도, 마음을 기울이실 겐지요."
# 나 모가지랑 천마님 건다.
*
"..."
청번군존이 조금 놀란 얼굴로 재하를 쳐다봅니다.
"내 복마전의 일을 아예 모르는 사람은 아니오."
눈이 가늘어지고 무형의 기운이 재하를 압박하기 시작합니다.
"솔직히 말해서, 감찰국장. 자네는...제일상마전의 양자라고 해도 무방한 자 아닌가? 목숨을 걸겠다고? 진심이오?"
*
놀란 듯한 얼굴에도 재하 덤덤하다. 무형의 기운이 자신을 압박한다 한들 재하는 외려 고개 빳빳하게 들고자 하며 색깔 다른 시선으로 눈 정확히 마주하려 들었다.
"양자라. 예, 주군께서 이 재 모 거두어 양자처럼 키우셨지요."
재하 또한 제일상마전을 양아버지라 생각해본 적 당연히 있었다. 다만 자신의 주군이자 높디 높은 분이다. 거두어주신 은혜를 두고 어찌 자신같은 것이 아버지라 여길 수 있는가 생각하며 몇 번이고 참회하며 기도 올리며 마음 접었다. 그럼에도 타인들은 자신을 양자라고 생각해주는구나. 그리하다면 나같은 갓이 할 수 있는 것은 하나 뿐이지 않은가.
"……그렇다면 하늘같은 아버지를 위할진대 이깟 목숨이 대수입니까?"
시선 올곧다. 지나칠 정도로, 그를 넘어 광기에 가까울 정도로.
# 진심의 맑눈광!
*
"...."
백청거가 기세를 거둬들입니다.
"제일상마전을, 내 만나보지."
*
되었다. 재하는 허리 공손히 숙이며 소매 속에 손 숨겨 모은다.
"실로 현명하시니 누구도 무너지지 아니하고 바라는 대로 될 터입니다."
# 휴! 감사 또 감사인 거예용!
*
임무를 완수합니다!
백청거는 조만간 수도로 향할 것입니다.
백청거, 삼촌이 시아를 쳐다봅니다.
"내 조속히 수도로 향할 것이다. 너는 가문에 남아있겠느냐?"
선택의 시간입니다 백시아.
*
명백히 높은 곳에 위치한 사람이니 축객령 떨어지기 전까진 떠나지 않는 것이 예의다만, 상황을 보니 급히 채비하시는 듯하니 말씀 올리고 떠나는 것도 옳다. 그렇지만 지금 시아가!
시아가!
재하 속으로 재빨리 셈한다. 내 시서화악 예의범절아 고작 1돌이긴 하지만 시서화악인의예지에서 천재특 씹어먹는 것 아니었니???
"……이리 기별도 없이 오래 머무는 것도 예의가 아닐지어니, 소마 물러나도록 하겠나이다."
내가 이러려고 루주한테 회초리 맞고 뺨 맞았는지 아니! 시!서!화!악!
# 나
나 먼저 물러날래
나 여기서 빠져나가게 해줘 예의바른 컨셉충이 물러나겠사와요 시서화악아 나에게 예절을 줘
*
예의바르게 도망칩니다!
*
# 끌고가조...
*
끌고 친언니를 찾아갑니다!
*
재하 가만히 협상?협박?의 현장을 보고 눈 슬쩍 굴렸다.
나의 두뇌야
플레이 플레이
백시아
# 조신미인의 올바른 자세
지켜보기(?)
*
둘의 대화를 듣습니다.
그러다 여성분이라는 단어를 듣습니다.
잉? 여기에 여자는 둘 뿐인데 대체 뭘 본거죠? 설마 귀신일까요! 아 너모 무섭다
*
재하 여성분이란 말에 예의상 피하고 있던 시선을 살포시 돌린다. 지금쯤 뒹굴거리던 모습 바로하였길 바라며.
"한한백가의 공주님을 뵙사옵니다. 감찰국장 재하라 하옵디다."
응 남자야...
교국제일미 자리를 바라는 남자... 미남 말고 '미'
재하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
"막내 공주님께서 말씀하시었듯 수도로 오르게 되어 부득이 동행하게 되었사옵디다. 부디 무례를 용서하시옵기를."
# 비기 이렇게라도 얼굴 뵙게 되어 기뻤노라 돌려 말하기 술법
시아노이 채비가 급하다
그런데 웅니왤케귀?여움?
*
"가, 감찰국장님이셨구나..."
언니는 여전히 황당한 얼굴입니다.
"그, 그런데 감찰국장님이 여자...라는건 처음...듣는데요오...."
여자 아니라고 아 ㅋㅋ
*
"……오해를 많이 받사옵니다."
인사 드리고 호다닥... 시아노이에게 끌려가듯 동행하면서도 정정할 건 정정하고자 했다.
"실례가 많았사옵니다. 이만 물러나도록 하옵지요."
# 끌려가는데용 그
양심상 김캡은
반전단 2개 줘야한다고 생각해
*
"어? 어어어?"
혼란에 빠진 언니를 놓아두고 도망칩니다!
자매가 쌍으로...아니 남매가 쌍으로...
아니 이젠 뭐가 뭔지 저도 모르겠습니다.
*
# 가자 말랑하양폭신보들내가아끼는동생노이야...
*
- 수도로.
백청거와 함께 수도로 이동합니다!
*
#이너피스... 일단은 마음의 준비 하고...
기도할 시간이에용...😇
*
기도를 올립니다!
오늘 하루는 왜인지 운이 좋을 것 같습니다.
*
# 우리 그래서 뭐함?
*
재하는 어영부영 가만히 있다가 그만 한한백가의 저택에 도착해버렸습니다!
*
백진은 여전히 미묘한 웃음을 유지한채로 시아와 반갑게 인사합니다.
"아! 감찰국장! 이야기는 많이 들었소. 내당 비서 백진이라 하외다."
백진은 재하에게 포권합니다.
*
내가 이 상황에 끼어도 되는 걸까……. 이쯤 되면 재하가 아니라 재시비라 불리는 것이 더 좋은 삶을 사는 게 아닐까? 재하는 잠시 머리 속의 인지부조화를 막아세우며 눈을 감았다 떴다. 그리고 제법 부드러우니 예의 바르게 미소를 지으며 공손히 포권하였다.
"감찰국장 재하라 하옵니다. 한한백가의 첫째 왕자님을 뵈옵나이다."
그래도 이쪽 미소가 조금 더 자연스러운 것 같다... 지금은.
# 내향형 죽이기는 성공적이었다! 내향형의 발악 패시브 '사회성 끌어모으기' 발동!
*
둘은 훈훈하게 인사를 마무리합니다.
"손님으로 맞이할테니 안에 들어오시지요. 저희 한한백가에서 대접하겠습니다."
이건 거부할 수 있습니다.
거부하지 않을 수도 있지요.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
하하호호, 내향형은 오늘도 사회성을 발휘했으며 눈치 또한 발휘했다…. 재하는 눈을 슬쩍 굴려 시아를 살폈다. 아무래도 수도는 처음이거니와 지금은 자신이 붙어있는 것이 나으리라. 다른 세력이 붙어 입을 벌릴 수도 있거니와, 지금 돌아가 상황을 전하기엔 확실하게 못박은 것이 아니란 생각도 들었다.
"영광스러운 일이군요."
재하는 잔잔한 미소를 지었다.
# 시아노이를 위해...! 수락하겠어!ㅇ용!!
*
"들어오시지요."
백진이 웃으며 안내합니다.
셋은 안으로 천천히 들어갑니다. 음, 한한백가의 저택이라! 제법 화려한 것 같네요.
*
재하는 조심조심, 최대한 소리 없이 걸음을 옮겼다. 걸음마다 춤을 추는 여인처럼 나긋하고 사붓하나 시선은 호기심 어린 아이와도 같다. 화려하네, 응, 화려하다. 적어도 소시민처럼 살아오던 재하에게 있어선 몹시도 화려한 축에 속했다. 대단하구나, 이것이 명문가란 것이지.
# 조심조심!
*
손님 방에 안내됩니다!
여기서 휴식을 취하실 수 있습니다.
*
# 쉽시다
내향형 살료
*
쉬어버리고 맙니다!
*
# 이젠 또 쉬면 안 되는 것이었어
제젠장그러고보니까
악
난 죽음을 택할...수가 없네 하계압바를 위해서 죽어야지 여기서 그냥 오너 때문에 뒤지면 어캄...
하....... 좋아 나의 사회성아
이럴 때는 나오는 거야.
쉬면 안돼......... 터덜터덜. 손님임에도 할 일을 찾다. 김캡은 사건을 달라.
*
참고로 외출은 자유입니다!
*
내가 손님방 밖에 나와
그리고 짱구를 굴려봐
왜냐면 우리 동생이 수도에 왔잖아?
나는 울 (양)압바를 곁에서 오?래 보아왔잖니
여기서도 많이 굴렀고
그렇다면 울 압바가 좋아하는 게 몰까?
요즘 높으신 분들 시국은 어떻?고?
# 띵킹.
안 된다면?
질문권 사야지 뭐...
*
제일상마전이 제일 선호하는 것은 '강력한 무력'입니다.
정확히는 자신에게 충성할 강력한 무력을 지닌 존재입니다. 단체도 좋아하지요.
요즘 높으신 분들의 형세는 '매우 위헙하고 다급함'입니다.
이미 암중에선 암살 시도가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고, 교국 수도의 밤에는 칼부림 소리가 어렵지않게 들려옵니다.
광부검가는 확실하게 제일상마전에 반기를 들었습니다.
*
"……."
불경한 생각은 집어치우자. 자기 전 심적 고통의 해소법이긴 하지만 지금은 하등 도움 되질 않음을 안다...
동생에게 귀띔 정도는 해줘야겠지.
# 시아노이를 찾아용
얘기해줘야지
*
김백시아를 찾으러갑니다!
둘이 잘 만났네요!
다행입니다.
*
# 이야기를...
해줘용...!!!!!!!!
*
정보가 전달되었습니다.
축하드립니다. 김재하.
*
재하는 잠시 고민했다. 확실히 책사라면 좋은 패다. 주군께서 한한백가로 가라 명하신 것도 아마 이 공백 때문일 확률이 크고, 그리고…….
"……실로 좋은 생각이어요."
# 좋아용! >:3
*
아무튼 좋습니다!
*
시아에게 정보도 주었겠다...
……주군께 미리 말씀을 드려야 하나?
무례한 일이다.
그럼 무엇을 해야 하지?
이제 재하노이는 자유인 것 같지만 동생이랑 너무 오래 있어서 개인활동에 대한 것을 까먹었다.
큰일이군!
# 아이 니드 개인활동 재활.
*
재하에게 선택의 시간이 다가옵니다!
1. 시아네 집에 계속 눌러붙어서 한한백가의 자산을 뽑아먹는다.
2. 집에 간다.
*
# 집에... 집에 가용 이 자식은 뻔뻔함을 가질 수 없는 자낮맨이다
*
그립고도 아늑한, 행복한 재하의 집!!!!!!!
감찰국장실로 돌아갑니다.
*
터벅터벅 나의 일상
렛미홈
plz
# ㅈㅓ기요
고통을 받아요
후후후 일... 일이 있는가
*
- 교국의 전통 암살잔치
일은 당연히 있습니다.
그것도 아주 많이요!
"구, 국장님!"
돌아오자마자 부하가 달려와 아룁니다.
"학인단주가 피살당했습니다."
와 시X
*
일이 너무 많구나. 재하는 은은한 미소를 지으며 오늘도 일거리가 많음에 감사 기도를 속으로 올려본다. 그래, 굶어죽을 일은 없게 하시는구나.
"……더 자세히 설명하시어요."
와 X발
# 미치겠네 왓헤픈
*
"저희도 방금 막 전해들은 차입니다. 해가 중천에 떠도 학인단주가 출근을 하지 않자 의구심을 느낀 본부대원들이 찾아가보니 목이 잘려있었답니다."
오우야...
"학인단주면 내당에서도 최하위 서열의 단이라지만, 초절정에 이른 고수입니다...그간 아무리 심해도 대주 정도의 피해만 있었습니다만 이건 정말 큰 사안입니다."
옆에서 급히 달려왔는지 숨을 몰아쉬는 부하가 있는데 그 부하가 헐떡이며 말을 합니다.
"구, 국장님. 단주 정도가 깔끔하게 암살, 당할, 정도면은, 이건 윗 분들, 개입입니다!"
*
재하는 깊이 심호흡을 했다. 내당의 말단이라 한들 초절정의 고수가 목이 잘려 죽어있었다. 그런 단주가 깔끔히 암살을 당했다면, 지금 뛰어온 부하의 말처럼 윗선의 개입이 있었겠지. 재하는 후, 하고 숨을 내쉬었다. 머리가 아프다. 약한 몸뚱이가 이 정도 충격도 못 버티고 벌써 편두통을 가져오려 드는 것 같았다.
"……감찰국의 인원 전원 호출하고, 생존 보고는 네 시진 간격으로 꾸준히 올리십시오. 단주가 목이 잘렸으면 우리같은 자들도 충분히 표적이 될 터이니."
그리고.
"……이미 대다수 눈치채지 않았사와요?"
재하는 미간을 꾹꾹 눌렀다.
"이 암살이 전면전으로 이어지기까지 얼마 남지 않았겠지요……."
# 비상이다 비상
*
"..."
다들 겁에 질린 얼굴로 재하를 쳐다봅니다.
"저, 전원 소집령 내리겠습니다!"
한 부하직원이 뛰쳐나갑니다.
감찰국에도 피바람이 불어닥칠겁니다.
*
이제 일파만파 소문이 나겠구나. 피바람이 불어닥칠 것이고, 지금 보는 얼굴들이 마지막일 수도 있다. 재하는 손을 모으며 파르르 숨을 뱉었다.
천마 님, 제게 난관을 해쳐나갈 힘을 바라지 않습니다. 그것은 오로지 제가 해야만 하는 일이요, 부디 객기라도 좋으니 작은 용기만이라도, 숨이라도 돌릴 마음가짐을 주소서.
# 기도해용...
*
기도를 올립니다!
오늘 하루는 왜인지 운이 조금 좋을 것 같습니다.
*
"문을 단단히 걸어 잠그십시오."
# 집결하면.....
절정이라도 내공 슬쩍 뿌려서 기척 감지는 안 되ㄴㅏ
상위의 사람이 숨으면 쩔수없지만
그래도
일?단은
*
문을 단단히 걸어잠굽니다.
일단은 내공을 흩뿌려 감시를 해봅니다만, 이걸 오래 하기는 어렵습니다.
"저, 국장님."
부하직원이 조심스레 손을 듭니다.
"한 명이 빕니다."
아.
*
"……."
재하는 눈을 질끈 감았다. 다 왔겠구나 싶어 뭔가 입을 떼려 했건만 내공을 유지하던 것도 툭 끊겨버린다. 그리고.
쾅!
재하는 책상을 거칠게 내리치며 몸을 일으켰다. 한 번도 화를 내지 않던 재하였지만 지금은 평정을 유지하기 어려웠다. 시작된 전쟁, 죽음, 그 빌어먹을 죽음. 천마님, 제게 이런 시련을 주시는 것에 필히 이유가 있겠으니 겸허히 받듭니다만….
"내가 찾으러 가겠습니다."
부디 미욱한 제가 깨달음을 놓치지 않고 얻을 수 있기를 간곡히 바랄 뿐입니다.
"스스로들의 목숨 보전이 우선입니다. 보고는 예정된대로 올리소서."
# 내가 찾아야지
꼭 열외 금쪽이가 하나씩
아악
*
"국장님! 적들의 함정일 수 있습니다!"
부하 하나가 재하를 막아섭니다.
"여기에 얌전히 있어야합니다!"
그러자 다른 부하가 소리칩니다.
"말도 안되는 소리 마라! 너가 그 상황이 되었을 때 우리가 구하러가지 않으면 어쩔거냐!"
"그대로 죽으마!"
"개소리 집어쳐!"
재하는 자신의 선택을 고수합니까?
*
그래, 함정일 수도 있다. 무슨 일이 있든지 하나하나 의심하며 살아야만 한다는 걸 안다. 재하는 최대한 평정을 되찾고자 했다. 그렇지만.
"함정이면 그대로 둡니까? 물론 필요한 희생은 있을 수 있고, 모두 안고가고자 함이 욕심임은 압니다."
끔찍하게 잘 안다. 누군가는 죽는다. 지금 마주하는 얼굴들이 고작 열을 세고 나면 갈기갈기 찢길 수도 있다. 여기 얌전히 있어도 기어이 몰살되면…… 그 이후는? 죽은 자는 말이 없을 텐데. 부정적인 생각이 울컥 치솟는 것을 삼켰다.
"이 내가, 당신들에게 구하러 가라고 명을 내리면 선뜻 갈 수 있겠습니까? 굳이 내 명령이 아니더라도 따를 겁니까?"
재하는 떨리는 숨을 가다듬었다. 천마님.
"따른다고 해도, 따르지 않는다 해도, 내 가겠습니다. 명을 내려 마지못해 가는 것이면 싫은 자를 보내지 아니할 것이고, 명령이 아니더라도 따를 것이라면 그 기대를 질 수 없을 테니."
제 선택이 부디 옳기를 바랍니다.
"무엇보다 지금 없는 자가 설령 죽었다 한들 뜬 눈으로 보는 얼굴이 차디찬 바닥이 아니라 내가 감겨주어야 꿈에 나오지 않겠지요."
애써 농담 던지고는 재하는 막아세우는 부하를 부드럽게 밀어내려 했다.
# 이
이래도 되나
이래도 되나 진짜 일단 지름 난 너희가 소중해
선택 고수할게... 소중해...
*
재하는 부하들의 만류를 뿌리치고 밖으로 나옵니다!
어두운 밤, 스산한 바람, 밝은 보름달.
평소에 아름답다 여기던 것들이 소름끼치게 다가오는 밤입니다.
스아아아아아아...
서늘한 바람이 재하의 뒷덜미를 스치고 지나가고, 재하는 한 발자국 앞으로 내딛습니다.
...찾으러갈 시간입니다.
*
"본인의 몸과 목숨을 최우선으로 하되, 잊지 마십시오. 제일상마전의 눈을."
배신은 죽음이다. 그 의미의 말을 달싹이며 재하는 밖으로 나섰더. 항상 마음을 다스리고자 나온 평온한 길이 오늘따라 스산하다. 재하는 기도를 짤막히 올렸다. 모든 것은 천마님이 점지해주신 대로입니다.
재하는 한 걸음씩 조심히 옮겼다. 발걸음 하나하나가 고급 기루의 가장 이름난 기녀가 꽃잎 위를 밟듯 우아하지만 그마저도 점차 흐려진다.
어디에 있을까, 어디에……. 재하는 기감을 펼쳐보고자 했다.
# 가보자고
내 무덤
*
기감을 펼쳐나갑니다.
누각의 뒤, 건물의 지하, 담벼락의 뒤, 나무의 위.
네 명.
*
4명이라.
재하는 부드럽게 걸음을 마저 옮기더니, 긴 머리를 귀 뒤로 넘기는 듯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취했다.
남들도 나를 읽고 있겠지.
# 살의를... 느낄 수 있나용? 있다면 어느쪽에서 짙을까용?
*
넷 모두입니다.
*
넷 다. 재하는 걸음을 멈췄다. 두렵다. 실로 두렵다. 하지만 손이 떨리지 않는다. 오히려…….
"나도 참……."
재하는 부채를 손에 쥐었다.
"─면 닮는다더니……. 범무구. 어디에 있사와요, 옆에 붙어있어야지."
# 무구야 우리 싸울 때가 된 것 같다...
흑흑
*
범무구가 소리소문도 없이 나무 위에 올라갑니다.
- 주, 죽인다?
콰득!
나무 위에서 끔찍한 소리가 들리고 동시에 셋이 재하에게 달려듭니다!
촤악!
재하가 부채를 폅니다.
*
옳지, 잘 한다. 범무구가 죽일 수 있다 한들 방심하거나 무너져서는 안 된다. 재하는 부채를 펼쳤고, 이들이 가까워지는 순간 위에서 아래로 까딱였다.
천앵 - 낙앵
내공을 30 소모합니다. 수백개의 벚꽃잎을 아주 빠르게 하늘에서 떨어뜨립니다. 벚꽃잎은 모두 기가 서린 검과 같은 효과를 지닙니다.
아직, 내가 무엇인지 누군가는 알겠으나 이를 직접 드러내서는 안 된다.
# 천앵 - 6성 낙앵 써용! (60/90)
*
수백개의 벚꽃잎이 하늘에서 천천히 떨어집니다.
"흐 - !"
검은 피풍의를 입은 무인이 재하의 옆구리를 노리고 칼을 들이밀 때.
사락.
핏 - !
촤아아아아악!
"뭐, 뭐야!"
살랑...살랑...
벚꽃잎이 하늘에서 천천히 떨어지고 있습니다.
촤르륵.
재하가 부채를 접었다 폅니다.
*
밤 벚꽃이 그리도 아리따웁더라. 햇빛에 비치면 분홍빛 군락 아리땁고 달빛에 비치면 선명한 황금빛이요 쪽빛 밤에 드리우는 금빛 물결이니 실로 아름답다.
조용하다. 재하는 시체 하나의 얼굴과 칼을 슬쩍 확인하려 했다. 칼의 경우에는... 그래도 본 것이 있으니 뭔가 알아낼 수 있지 않을까.
"범무구, 같이 가지요."
뭐, 지체할 시간이 없다마는.
# 크아악 시체! 루팅!(?)
*
얼굴을 확인해봅니다.
...
음, 아는 얼굴은 아닙니다.
감찰국장인 재하가 모르는 얼굴이라?
*
"……."
재하의 표정이 싸늘히 굳는다. 부디 내가 상상하던 것이 아니길 바라는데.
"범무구. 이 자 말입니다."
신성한 자리를 놓은 전쟁에서.
"교국인의 냄새가 납니까?"
설마 역겨운 이교도를 끌여들인 건 아니겠지?
# 에이 설마
*
범무구가 느릿하게 고개를 끄덕입니다.
- 나, 난다. 냄새...익숙....
*
……범무구가 공인한다면 다행이다마는.
"그렇다면 어느 쪽에서 주로 맡았는지는 알 수 있겠는지요."
재하는 허리를 숙였다. 얼굴을 더듬거려보려 하더니...
"도련님이 나 이러는 거 알면 난리가 나겠어."
익숙하다는 듯 낯가죽을 찢어보려 했다.
# 확찢
*
찢어봅니다!
확실히, 인피면구입니다.
찢어보니 음...여전히 모르는 얼굴들입니다.
- 저, 전부. 난다. 확실.
전부 교국의 교인인건 맞나봅니다.
*
확실히 인피면구지만, 당최 무언지. 재하는 고개를 돌렸다. 하도 거칠게 뜯어 낯가죽 일부 같이 뜯긴 인피면구를 손에 쥔 채로.
산책을 나서듯.
"천유양월."
내 사람 찾으러.
# 다시 가용 우리 애 찾아야해!!!
*
이동합니다!
어두운 밤거리를 걸어다닙니다.
이곳저곳에서 사나운 기세들이 재하를 향하고 있습니다.
*
재하는 낯가죽이 일부 같이 뜯겨 붉은 기운이 어리는 인피면구를 손에 쥔 채 저벅저벅 밤거리를 걸었다.
"범무구, 뒤에 쫓아오는 것이 거슬리어요."
앞은 자신이 맡겠다는 뜻이리라.
"머리는 가져와주시어요."
# 뭐 일케 거슬리는 살수가 많읍니까 흑 흐흑 이러다가 싸우면 무셔잉....
*
범무구가 뛰쳐나갑니다.
동시에 정면과 양측면에서 픽! 하는 소리와 함께 무언가가 날아듭니다!
전투가 지속되면서 재하의 숨이 가빠집니다...
*
손에 든 부채가 거칠게 움직여 날아오는 것을 쳐내려 들었다.
수라선 - 광염
이대로 지친다고 도망치는 것은 좋지 않다. 이걸 노렸구나. 지칠 때 싸우게끔. 아니면 독인가? 머리가 바삐 돌아간다. 천마님께서 함께 하신다. 저것들에게도 함께 하겠지만, 그 정도가 덜한 것은 내가 아니다.
여기 있는 것들만 처리를 하고 은밀히 움직이는 수밖에 없다.
……여기 있는 것들만, 끔찍한 말이군.
# 수라선 3성 - 광염 쓰고 일단 방어하는 거예용...! 일단 막아! (88/90) / 이전에 인피면구 뜯어버린 것도 전투 포함이면 (58/90)인데 이건... 헷갈려서 레스주들한테 물어보겟사와용.....
*
58/90입니다.
파아앙!
부채를 펼쳐 방어합니다!
후욱...후욱...
체력이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타다닷!
아무래도 적들이 암기를 쏘아보낸 직후 달려오는 것 같습니다.
*
체력도, 건강도 없는 병약한 몸아, 부디 발목만 잡지 말아라. 숨을 헐떡이며 눈을 질끈 감았다 떴다. 이 찰나의 순간에도 습격은 이어지니, 방심해서는 안 된다.
"천유양월."
애써 심호흡을 하고 부채를 펼쳐 흔들었다.
수라선 - 수라천하도
달려온다면.
끌어들이는 수밖에!
# 수라선 2성 - 수라천하도 사용해용! 끌고간다! (56/90)
*
지끈.
재하는 순간적으로 휘청이면서도 부채를 휘두릅니다.
촤아아아아아악 - !!!
시산혈해가 사바세계에 도래합니다...
*
이것만큼은 쓰기 싫었는데! 재하는 휘청이는 몸을 어떻게든 바로잡고자 했다. 제발 발목 잡지 마, 제발! 스스로의 몸에게 몇 번이고 속으로 채근하며 드리운 세상에서, 재하는 애써 불안감을 누르고자 눈을 한 번 굴렸다.
"후우……."
……실은, 제 무공 많이 써보았다만 이 무공만은 도저히 쓰고 싶지 않았다! 빌어먹을 환술은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감이 도저히 오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여기까지 온 이상 다뤄야만 하니, 늘어진 시체 하나를 지르밟고 재하는 그 틈사이 그림자에 숨었다가, 그대로 파고들듯 나타나 살수의 목을 노리려 들었다.
귀영심법 - 그림자 이동
수라선 2식 - 혈월선
# 귀영심법 6성 그림자 이동, 수라선 3성 혈월선을 연계해용! (44/90)
*
쑤욱!
재하의 몸이 그림자 뒤로 나타나더니 그대로 부채를 휘두릅니다.
촤악 - !
살수 하나가 그대로 절명합니다.
비틀.
어지럽습니다. 토가 올라올 것 같습니다.
발목과 손목이 퉁퉁 부은 느낌입니다.
*
"……."
숨을 몇 번이고 씨근거렸다. 폐부가 아리다. 말도 안 되는 일이지, 고작 이런 걸로 쓰러져는 안 될 일이지. 지체될수록 자신의 사람은, 감찰국의 부하가, 동료가 위험할 텐데. 이런 걸로 쓰러져서는 안 된다. 발목도, 손목도 저릿거린다. 재하는 아찔한 시야에서 턱까지 차오른 숨을 후 뱉고는 절명한 살수의 머리채를 콱 쥐었다.
"죄다 나오십시오."
위험한 걸 안다. 몇 명이 더 나올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으드득-
재하는 일전 인피면구 대신 뜯은 살수의 낯가죽을 얼굴에 붙이고, 살수의 목을 잡아뜯어 머리만 달랑 허리춤에 장식처럼 매달려 들며 색이 다른 눈을 부릅 떴다.
"그쪽들 보기에 절호의 기회인데, 노릴만하지 않겠나……? 아니면 뭐……."
사랑하면 닮는다더니.
"이렇게 약해빠져 쓰러지기 직전인 소마에게도 상대가 안 되시렵니까……?"
# 으아악 모르겠다
도발걸어용!!
*
살수들은 여전히 기척을 숨기고 재하를 노리고만 있습니다.
저들은 재하가 지친것을 파악했을겁니다.
차륜전을 해오겠지요.
재하가 지쳐 쓰러질 때까지...
*
재하는 고개를 돌리고 쿨럭거렸다. 저것들은 끝까지 물고 늘어지며 어떠한 도발도 먹히지 않겠지. 지쳐 쓰러지는 그 순간까지, 치졸하다면 그건 또 아니다. 그렇게 자랐는데 어찌 치졸하다 하랴. 그렇다면 뭐, 어쩔 수 없지.
"……아, 오지 않겠다 이거지."
눈 돌았으니 오늘 물러나는 일 없다. 애써 숨을 돌릴 시간이 생겼으니, 시체 하나 발로 툭 건드린 재하는 부채 끝으로─ 찌이익, 우두둑-
"……."
갈비뼈 뚝 부러뜨려 꺼내든 재하는 그림자 속으로 사라지더니 살수 그림자 뒤로 나타나려 하며, 그대로 뼈에 내공을 싣고 정수리를 파고들듯 내리찍으려 들었다.
"그러면 찾아, 가야지."
후우, 숨을 들이마신다. 손이 벌벌 떨린다.
# 귀영심법 그림자 이동+내공 싣고 조지기 들어갈게용... 내가... 내가 찾아간다... 무모해도 어쩔 수 없어용
오너가 So SAPA임... (32/90)
*
빠악!
또다른 살수를 처리합니다.
욱씬.
욱씬.
욱씬.
조금만 더 전투를 진행하다간 재하는 그대로 쓰러질겁니다.
한계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
머리 탕후ㄹ…… 아니, 어찌 되었든 끔찍한 몰골 가진 다른 녀석도 머리 고이 수집한 재하는 고개를 돌려 이번엔 헛구역질을 했다. 숨이 지나치게 가쁘고, 온몸이 비명을 지르듯 고통스럽다. 새삼 억울하다. 이 빌어먹을 몸뚱이는 어째서 싸우지도 못하게 하는 거야?
어째서?
난 왜 한계까지 싸우면 안 되는 몸인 거야?
내 사람 괴로이 만들어놓아 내가 이리 나서는데, 정작 나는 왜 날뛰질 못하는 거야?
나는 왜.
뛰쳐나온 주제에 살수 하나에도 이리 쉬이 지쳐선……!
시간 끌기에 당해버려선!
"찾아야지, 찾아야지. 찾지 못하고 저것들 쫓아오면 죄 찢어버리든지 해야지 왜 내 사람을 건드려 자기들이 뭔데 내 사람을 내가 아끼는 아이를 어째서 하나도 내 마음대로 하게 두질 못하는 거야 천마님께서 주신 시련이니 견딘다마는 당장 싸울 수 없는 것이 한이구나 빌어먹을 몸뚱이가…… 원통하기 그지없어 이리 약해빠져선 무얼 한다고 찾아내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지……."
끔찍한 것도 머리와 몸 분리하듯 뜯어버리는 손길이 앙칼지다. 몸을 툭, 하고 저 멀리 던져버린 재하는 숨을 씨근대다 무언가 결심한 듯 고개를 들었다.
"범무구."
고운 손가락이 뭉개진 머리를 더 짓뭉갰다.
"……소마의 사람, 찾으러 가야지요."
쫓아오면 싸우지만, 아니면 도망치는 게다. 비겁하고 치졸한들 지금은 이 빌어먹을 몸뚱이에 내릴 수 있는 답이다. 억울하다.
# 쫓아올 테면 쫓아와라 나 사람 찾으러 간다!
*
범무구가 재하의 뒤를 맡아 살수들과 대치합니다! 재하는 재빠르게 달리기 시작합니다.
탁월한 판단입니다.
역시 전투는 하다보면 실력이 늡니다.
피잉 - !
화살 하나가 재하의 어깨죽지에 날아와 박힙니다!
쿨럭!
현재 부상단계는 3단계입니다.
*
"힘에 부치면 바로 도망쳐야 합니다. 아시겠지요."
내 동생같은 아이! 재하는 눈을 질끈 감고 심호흡을 하더니, 이내 뛰었다. 몰골이 말이 아니다. 피범벅이 된 새하얀 머리카락과 옷, 얼굴에 뒤집어 쓴 살수의 일그러진 얼굴 가죽, 전리품처럼 모아 허리춤에 매단 상대한 살수들의 머리……. 개중엔 얼굴 찢어진 것과 정수리에 뼈가 관통한 놈도 있으니 평정심 없는 놈들 부디 보다 질려 도망치길 바랄 뿐이다.
"흑-!!"
다만 이것으로도 통하지 않는 것 있으니, 재하는 순간 비틀거리다가도 다시 자세를 잡고 달렸다. 어딨지, 어디에 있지? 숨이 턱 막혀온다. 대체 어디로 가야…….
내 사람!
# 크아악 아파도 일단 달려용, 찾아야 해! 호다닥!
*
한참을 달립니다.
저 멀리, 감찰국에서 사용하는 안가가 보입니다!
피잉 - !
뒤에서 다시 화살이 날아오지만, 빗나갑니다.
*
한참을 달립니다.
저 멀리, 감찰국에서 사용하는 안가가 보입니다!
피잉 - !
뒤에서 다시 화살이 날아오지만, 빗나갑니다.
*
내가 이대로 저기 들어가도 괜찮은 것인가? 함정이라면? 녀석들이 나를 이곳으로 몬 것이면? 그렇다고 해서 달리 도망칠 방안이 있는가? 재하는 박힌 화살을 손으로 꽉 붙들어 어떻게든 빼내려 함과 동시에, 안가를 향해 미친듯이 달리고자 했다.
함정이라도, 지금은 손 쓸 도리 없다.
# 크아악 진입해야만
*
파악 - !
등에 화살 두 대가 정확히 꽂혀듭니다!
쿨럭!
아파....아픕니다...
그럼에도 재하는 안가의 문을 벌컥 열고 안으로 들어서는데 성공합니다!
"구, 국장님?"
거기에는 독단을 막 깨물 준비를 하고 있던 부하가 보입니다.
찾던 사람입니다.
*
"-!"
비명도 나오지 못하고, 쿨럭거리며 피 토해낸다. 아프다, 지금껏 살아오며 맞았던 것과는 비교도 안 되게 아프다! 하지만 이 또한 익숙해져야먄 하지 않겠는가, 재하는 문을 벌컥 열어젖히곤 숨을 씨근거렸다.
"찾, 찾았, 찾았다……."
그것보다 지금 뭘 하려고. 재하는 눈을 부릅 떴다. 꼴이 말이 아니었다. 산발이 된 머리, 허리춤에 매단 살수의 머리, 인피면구 대신 찢어버린 낯가죽……. 그리고 등에 꽂힌 화살까지.
쿨럭!
"……돌아, 돌아갑시다…."
# 찾았다 ㅠ...
*
"국장, 국장님! 이대로 돌아가다간 국장님이 돌아가실 것 같은데요!"
부하가 소스라치게 놀라며 얼른 재하를 부축합니다.
먹으려던 독단은 어디 내팽개쳤는지 안보입니다.
*
"……내가 누구 때문에 죽을 것 같은데."
재하는 숨을 고르며 눈을 치켜떴다. 드문 반응을 뒤로 "돌아가면 일거리 죄 몰아줄 터이니 그리 아십시오……." 하는 더 드문 소리 들린다. 등에 꽂힌 화살, 뽑으먼 죽겠지.
"밖에 살수가 포진되어 있사오니……."
나가서 마저 싸울 수 있을까. 재하는 머리 굴렸다.
# 우리 부하... 싸울 수는 있을까용
*
"제가, 그래도 일류 정도는 됩니다 국장님..."
...한 마디로 저길 뚫고 갈 전력은 아니란 거군요.
첩첩산중입니다.
*
"일류, 안심이어요."
재하는 바깥이 있을 벽을 슥 쳐다보았다. 둘 다 개죽음 될 터이지. 그렇다고 돌파를 강행할 수는 없을 것이고.
"……일단 습격하기 전에, 지혈부터 하옵지요. 도와주실 수 있으신지요."
주변을 둘러보자. 지혈할 것 있나? 일단 술이 있으면 부어서 진정시켜야 할 텐데.
# 안에... 지혈할 수 있는 것이나... 뭔가 비상시 쓸 수 있는 것이나... 누가 꿍쳐둔 술같은 게 있나용?
*
부하가 최대한 빨리 조치를 취합니다.
하지만 부상 단계는 내려갈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
이 나약한 몸뚱이. 재하는 숨을 씨근대다 고개를 돌려 피를 적당한 곳에 뱉어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거지? 단순히 몸뚱이 약하기 때문인가? 내기가 흐트러진 것은 아닐 터인데.
# 몸을 내공으로 슥 훑어봐용
뭐가 조진곳 있나
없으면 그냥 내 몸뚱이 조진걸로 알고 도화전을 쓰는 수밖에 없는건가 크아악
*
제일 중요한건 종합병원의 힘입니다....
그 외에는 다 통상적인 부상들입니다.
*
"……."
허약한 몸뚱이 같으니라고. 재하는 눈을 반개하며 휴, 하고 숨을 내쉬었다. 어떻게든 살려 데려가고 싶다. 일류, 혹은 그보다 못하다 할지언정 주군께 조금이라도 더 손길 하나 보태고 싶거니와 내 사람이니 퍽이나 소중하다.
재하는 잠시 생각에 빠졌다. 밖은 살수가 많다. 죄다 내 목을 따려 들겠지, 어림도 없는 소리다. 누가 얌전히 그 손에 죽어준다 하였나? 그렇지만 이 몸뚱이로는 혼자, 아니, 둘은 택도 없다.
그렇다면 최소한의 조치를 취한 지금, 밖에서 살수를 상대해 시간을 끌던 범무구의 도움을 받아 탈출구를 어떻게든 뚫어야 한다. 그러고 보니 범무구는 조금이나마 무리를 이끌 수 있댔지. 천마님 발 딛고 숨쉬던 성소나 다름없는 이 교국에서 벌이기엔 실로 해괴망측하며 될지 안 될지도 모르는 일이지만.
"흑야. 듣고 있는 것 압디다. 싸우던 것을 멈추 이 주변을 돌아 제압할 수 있는 요괴들을 죄 통솔하여 끌고올 수 있사옵니까."
안 된다면 어쩔 수 없겠지. 품속의 상비약이 떨어지지 않았길 바라는 수밖에.
# 일단은!!! 머리를
굴려보아서 내놓은 결론: 내 npc를 이용하자
되나용?
*
- 근처, 없다. 요괴.
범무구가 불가하다는 답을 전해옵니다.
*
역시 불가능한가. 재하는 잠시 제 부하의 상태를 곁눈질로 살폈다. 일류 하나, 육신 불안정한 절정 하나, 요괴 하나……. 이대로 버텨봤자 결국 포위되어 죽을 것이요, 지원을 요청할 수도 없는 노릇이니 어떻게든……. 재하는 장고의 끝을 매듭짓는다.
"……."
살려서 돌아간다. 품에서 뒤적거리며 꺼낸 약을 환부에 대충 바르고자 하였으니.
"흑야와 제가 호법할 것인즉, 무슨 일이 있어도 함께 돌아가는 겝니다. 돌아가서 시킬 일이 많은데 어딜 죽으려고."
# 대금창약(-8) 구매할게용...!
*
미사 하란(부레주 : 매주 일요일 +7) 151
남궁 지원 100
강미호 27
모용중원 36
강 건 (수련스레 관리자 : 매주 일요일 +5) 298
재하 112
야견 (대련 관리자 : 정산 건당 +5)(50% 할인권) 31
고불 (50% 할인권) 531
이수아 45
여무 (위키나이트 : 매주 일요일 +7) 174
녹사평(50% 할인권) 5
백시아 (도전과제 수호자 : 정산 건당 +5) 250
자련 (50% 할인권) 110
막리현 (50% 할인권) 117
류현 72
정운
구매 후 사용합니다!
한결 몸이 나아집니다...
*
부상도 어느 정도 회복 되었겠다, 재하는 남은 내공을 확인하며 자리에서 슬슬 일어섰다.
"다시 한 번 말하겠사와요. 죽어서는 아니되니 이는 명입디다. 저와 범무구가 호법할 것이고, 감찰국에 무사히 도달하는 겝니다."
# 오케이?
그런데 전투 초기화 판정인가용? 내공 회?복?
*
전투 초기화 안됫서용!
"...예!"
부하가 결연한 눈빛으로 작게 고개를 주억거리고 범무구는 멍하니 서있습니다.
*
"흑야."
재하는 잠시 고민했다. 저 모습도 충분히 사랑스럽긴 하지만 지금 도움이…….
"이번에 이 사람을 잘 지키면, 당분간 청풍에게 편지를 보내달라 하지 않겠사와요. 또……."
나보다는 되겠지.
"푸줏간에서 좋은 고기도 얻어오도록 하지요."
그러니 일해.
# 마지막 채비를 하고
가
보자
고
*
범무구가 멍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고, 먼저 앞으로 나섭니다.
팍!
범무구의 팔에 비도가 꽂힙니다.
*
앞으로 나서기가 무섭게 꽂히는 비도. 재하는 녀석들이 벼르고 벼렸구나 생각하며 허리춤에서 부채를 매만졌다.
"흑야, 거슬리는 것이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한다고 하였지요."
동시에 재하는 기감을 펼치고자 했다. 몇 명이, 어디에 있을까.
# 레이더 발동!
*
파앗 - !
내공이 단전에서부터 들끓어오르며 전신에서 뻗어나갑니다.
...
삼류 일곱, 이류 아홉, 일류 다섯.
그리고 차단된 기척이 둘.
이 둘은 최소 절정의 고수일겁니다.
절정의 고수들을 제외하곤 모든 살수의 위치를 파악하는데 성공합니다.
*
삼류 일곱, 이류 아홉. 이 정도는 쉬울 터이나 살수라면 경지에 이르지 아니하더라도 사특한 수를 쓸 수 있다. 일류 다섯, 제 부하를 호법하며 돌파해야 할 테니 행여 진을 펼치면 고전해야 할 수도 있다.
"……흑야, 저쪽에 있는 것은 혼자 처리할 수 있사옵니까?"
그리고 둘. 이 둘은 어떻게든 자신이 시간을 벌어서라도 시선을 돌리게 해야 한다. 재하는 입술을 달싹여 삼류가 있을 곳을 속삭이고는 범무구가 처리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하게끔 두고자 했고, 마찬가지로 입술을 달싹였다.
"지금 이 상황에서는 어떤 신분도, 귀천도, 체면도 없습니다. ……알아들었니?"
네 목숨 먼저 보전하고 어떻게든 살아라. 나를 아랫것 대하듯 명령하든, 욕을 하든 좋으니 서로 위치를 파악하면 공유하고, 살아 돌아가기만 한다. 나려타곤을 쓰든 말든 상관 없다. 죽이면 목격자 없고, 죽으면 누가 욕하든 들을 수 없으니 체면 따위 내던져라. 재하는 앞으로 나서며 부채를 살랑였다.
귀영심법 - 그림자 이동
수라선 2식 - 혈월선
그리고 순식간에 정면으로 다가가, 일류 하나의 목을 쳐버리려 들었으리라.
# 귀영심법 6성 그림자 이동, 수라선 3성 혈월선을 연계해용! (20/90)
*
부하가 제일 먼저, 그 다음에 범무구가 휙 하고 몸을 날립니다.
동시에
후우우욱 - !
재하의 몸이 검은 곳에 이끌리듯 상대의 바로 앞에 올라옵니다.
" - !!!"
빙글
쩌 - 억
툭
툭
툭
데구르르르르
*
피가 끓는다. 대체 어째서 끓는지 알 수 없다. 한때는 몹시도 두려웠고, 바라지 않았던 일이다. 모든 것이 천마님 뜻대로 행해지며 아무런 고통도, 피도, 폭력도 생기지 않길 간절히 바랐다. 눈물로 호소하던 때도 있었다. 누구도 죽지 않길 전장에서 외치고, 결혼식이 이루어지던 곳에서 외쳤다. 제발 그만 하라고, 이런 무의미한 피를 흘리지 말라고. 그렇지만 세상은 지독히도 차가웠고, 동시에 뜨거웠다. 천마님의 뜻대로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에 폭력이 필요했다. 그들의 명분을 위해 고통이 필요했다. 이 세상은 단 한 번도, 재하에게 맞는 온도였던 적이 없다.
"이거 봐라?"
이젠 수긍해야 할 때다. 세상이 내게 맞지 않는 온도인 게 아니다. 나는 그 온도 중 어디에든 섞일 수 있는 미적지근한 사람이다. 천마님께서 그 온도를 조절하실 테니 부러 맞출 필요가 없단 뜻이다. 재하는 데구르르 구르는 것을 보다 밭에서 갓 뽑은 무처럼 머리채를 휙 쥐어잡아 올리더니, 장난감이라도 되는 양 한 번 덜렁거리며 흔들었다.
"눈 뜨고 가셨네."
머리채를 쥔 채로, 재하는 다른 일류 살수가 있는 곳으로 내공을 싣고 뜀박질을 해 단숨에 도착하려 들었고, 동시에 쥔 머리채에 내력을 가해 둔기라도 되는 양 거세게 휘둘러 머리를 깨버리고자 시도했다.
"그러면 머리 끼울 몸통이 필요하지. 그렇지?"
피가 끓는다. 아주 오래전부터 억누르던 피가. 자신은 모르지만 제 아버지, 그리고 조부부터 이어지는 그 극악무도한 죄인의 피가.
# 내공을 담아 도약질 - 동시에 대가리 휘두르기를 시도하는 SO SAPA인 거예용... (16/90)
*
재하는 떨어져버린 살수의 머리통을 붙잡고 그대로 뛰쳐오릅니다!
"크악!"
뒤에서 적들의 비명소리가 들려오고, 재하가 뛰쳐오른 즉시 마찬가지로 재하를 향해 뛰어오른 적의 눈빛이 생생하게 보입니다.
"..."
타닥
상대는 두 자루의 단도를 들고 지붕 위에서 하늘에서 떨어져내리는 재하를 쳐다봅니다.
툭
재하가 가볍게 지붕 위에 발을 올립니다.
...
대화는 필요 없습니다.
서걱 - !
챙!
재하의 왼소매가 살짝 잘려나가며 철선과 단도가 맞부딫힙니다.
적은, 절정의 고수입니다.
다른 한 명이 언제든 뒤를 치러 들어올 수 있다는게 변수겠군요.
*
많은 말은 필요하지 않다. 재하는 부채를 살랑이며 붉고 검은 시선으로 상대를 정확히 마주했다. 동시에 왼소매가 잘려나갈 적, 시선을 던져 과연 그 끝에 무엇이 있나 보았다. 단도. 그리고 절정의 고수.
"통성명은…… 애석하게도 하지 않겠사와요, 양해해주시지요."
강호에서 소속을 밝히지 않고 서로 싸우는 것이 실로 무례한 짓인 것은 안다. 다만 그것이 살수에게 통하지 않을 뿐더러, 재하는 느릿하게 부채를 팔랑일 뿐이었다. 어차피 말하지 않아도 알기 때문에 온 것이 아니냐는 태도였다. 예의바르고 고운 체면을 치덕치덕 바른 목소리와 달리 재하는 독기를 숨기지 않았다. 살아야 한다. 살아야만 한다. 살기 위해 여기에 있다.
그래야만 나는 잃은 걸 찾을 수 있다. 잃은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없으나 일단 찾을 수 있을 것 같거니와 제일상마전을 위한 일이다. 그걸 네가 방해하면 안 될 일이지.
수라선 - 4식 마공천섬
재하는 다시금 부채를 휘두르는 듯 파고들려 하더니, 순식간에 접어내 보편적인 혈도가 아닌 곳을 찌르고자 했다.
# 수라선 - 마공천섬을 시도하면서, 혈도가 아닌 곳을 함 찔러보려 해용! 이 녀석... 일단 찔러봐야만... (14/90)
*
단도와 철선이 부딫히면서 불꽃이 튀어오릅니다.
어두운 밤자락에 붉은 자수가 펼쳐지며 둘의 위치가 뒤바뀝니다.
휘릭 휘릭
둘 모두 서로에게 유효타는 없었지만, 재하의 체력은 점점 바닥이 나고 있습니다...
*
저 살수는 재하의 체력을 알고 있을 것이 뻔했다. 서로 절정의 경지에 이른 듯하니 그 정도야 가늠할 수 있거니와, 감찰국장의 허약함 모르는 사람 없으리라. 재하는 본인이 여기에서 더 싸우지 않고 물러나야 함을 머리로는 알고 있었다. 이대로면 끝까지 몰릴 것이다. 살아야만 한다. 살아야만…….
"……."
그렇지만, 그게 뭐가 어때서? 재하는 동시에 떠오르는 생각이 뿌리를 뻗고 미친듯이 기어오르는 것을 묵과할 수 없었다. 그게 뭐가 어때서? 객기가 뭐가 어때서? 남들은 전부 해내는 것을 한계로 해낼 수 없다는 것부터 시작해 누군가에게 늘 도움만 받아야 하는 제 삶을 돌아보게 된다. 현명하지 못한 판단임은 안다. 이것이 해서는 안 되는 실수인 것도 안다. 수습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다시는.
다시는 할 수 없는 일이라면, 지금 행해버리는 것이 낫다.
재하는 머리채 쥔 손을 들어 까딱였다.
몇 번을 되새기나, 멍청한 짓인 건 안다. 다만 이미 끓은 피를 식히기엔 글러먹었다. 언제까지고 보호 받는 꽃으로 남고 싶지 않다.
# 연꽃은 진흙에서 핀다니까 함 뒤져도 고 하겠사와용... 나 기연도 부활권도 있어...
있길 바라야만 해...
- 이교소년 김재하
- 둘의 대치가 길어집니다.
휘이이이이잉 -
반쯤 잘려나간 나뭇잎 몇 개가 흔들거리며 이 쪽으로 날아옵니다.
비장의 한 수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
대치가 길어진다. 바람은 이쪽의 편이 아니다. 재하는 남은 내공과 체력을 가늠하며 좋지 않은 머리를 최대한 굴려본다. 벚나무는 심을 수 있으나 불러올 수는 없고, 그렇다고 그림자에 숨어들기엔 서로 수 싸움을 해보았으니 역부족이다. 비장의 한 수가 필요하되 지금과는 달라야 한다. 살수는 암살을 위해 왔을 터요, 교인이라면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 것이다. 그리 믿기로 했다. 자신의 일면만 보고 믿기를.
천앵 - 가지치기
춤을 추듯 한 걸음씩 나아간다. 사뿐사뿐한 걸음과 함께 심호흡을 하더니, 제 발치로 거대한 나무 한 그루 자라나게 한다. 동시에 나무의 무성한 꽃잎 흩어지게끔 다리에 내공을 실어 걷어차더니, 공중에서 부채를 거칠게 휘두르려 했다.
수라선 5식 - 선풍
마기 섞인 바람이 매섭게 휘몰아친다. 꽃잎 하나하나가 기가 서린 검과 같으니, 부디 이 폭격이 옳은 선택이기를.
# 천앵 가지치기(10) - 매달린 꽃잎 내공으로 걷어차 떨어지게 하기(2) - 수라선 5식 선풍(2)으로 꽃잎 폭격 시도해봐용...! (0/90)
*
꽃잎들이 휘날리고 적은 칼을 빛처럼 빠르게 휘두르기 시작합니다.
문제는, 재하의 단전이 텅 비어버렸단겁니다.
비틀.
푸욱!
꽃잎들이 암살자의 몸 곳곳에 흉참한 상처들을 남기는데 성공했지만, 급소는 피해갔습니다.
거친 숨소리와 저벅거리는 발소리가 들려옵니다.
털썩.
재하는 그 자리에 주저앉습니다.
"유언을 고하라."
암살자가 재하를 내려다보며 목에 칼을 겨누고 말합니다.
*
몸뚱이 하나 간수도 못하는 것이 누굴 구한다고. 일격을 가했을 때 스쳤던 생각이다. 스스로의 상태를 타인이 재단할 수 없는 부분도 필히 존재한다 했던가, 지금이 딱 그랬다. 재하는 자리에 주저앉으며 숨을 씨근거렸다.
"……."
이렇게 될 거라면 욕이라도 할 걸 그랬나. 재하는 눈을 치뜨며 상대를 슥 훑는다. 그리고 픽 웃어버렸다.
"교국에서 그렇게 약하다 소문이 난 감찰국장 하나 잡겠답시고 온갖 살수들 다 끌고오는 꼴 하고는……."
범무구가 뒤를 습격해주진 않을까. 아, 온갖 살수들 상대한답시고 바쁜가. 좋은 상사는 못 되는 듯하다. 내 사람이니 구했어야 하는데 외려 사지로 끌고간 느낌이다.
뭐 이리도 잡념이 많은지 원.
# 오너는 띵킹하고 캐는...
어카지...
*
"천마신께서 가엽게 여기시길."
검이 움직입니다.
재하의 눈에 세상이 느리게 보입니다.
묵광처리를 했는지 달빛도 반사되지 않는 검이 재하의 목을 향해 날아오고. 복면을 쓴 암살자의 눈은 어떠한 감정도 보이지 않습니다.
한 많은 인생.
참으로 한 많은 인생이었습니다.
어릴적 주루에서 커왔던 일들이 생각납니다. 고통과 학대란 것도 몰랐던 시절에 겪은, 그 때 그 시절.
제일상마전인지도 모르고 백마탄 왕자님처럼 등장했던 그 분. 아아 나의 아버지여.
울면서 땡깡을 부리니 무표정한 얼굴로 한숨을 푸욱 내쉬고 목말을 태워줬던, 교국의 왕자여.
선계에서 마주쳤던 나는 기억하지도 못하는 원망스러우면서도 애달픈 나의 친아버지여.
언제쯤 당신이 나를 기억해줄 수 있을까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지금 보고 싶은, 남궁지원.
어딜 갔는지 편지 한 통 없구나.
생각해보니 한도 많았지만, 꼭 한만 가득했던 인생은 아니다 싶습니다.
조용히 재하가 눈을 감습니다.
- 장......
소리가 느리게 들려옵니다.
- 님..............!
깜
빡
푸욱!
"크헉!"
암살자의 검 앞에 부하가 몸을 내던졌습니다.
치명상.
살 가망은 거의 없는, 치명상.
"쿨럭...."
지금껏 부하라고만 말해왔지만, 그 이름은 계춘섭. 나이는 서른일곱. 만년 일류에 걸쳐서 절정의 경지는 꿈에도 꾸지 못하는 사람.
도박은 싫어하지만 내기에는 환장하며 술을 좋아해 자주 사고를 치던 자.
일곱살 어린 아내가 있고 슬하에는 세 명의 아이가 있는 사람.
첫째딸 계성희와 둘째딸 계진희, 막내아들 계종심. 각각 나이는 열두살, 열살, 일곱살.
내일 모레는 아내와의 결혼 기념일.
양친은 돌아가셨고....
꿈뻑
"구, 국장님. 도망...도망가...."
생명이 사그라져갑니다.
안돼.
안돼.
안돼.
이렇게 보낼 수는 없어.
이렇게 허무하게 잃을 수는 없습니다.
"재, 하 미친, 놈아! 가라,고!!"
툭하면 와서 술을 마시자고 하곤 주사로 헛소리를 늘어놓다가 다른 자들에게 타박을 들어도 머쓱하게 웃던 이.
- 살리고 싶으냐?
그런 재하의 머릿속에 정체모를 말이 들려옵니다.
*
천마님을 같이 찾는 존재이거늘 어찌 우리는 갈라져야 하는가. 목을 향해 날아오는 검이 퍽 느렸다. 벚꽃잎 하나가 뺨을 스치고 떨어지는 순간이 영원과도 같았다. 귓가에 소리 하나 울려퍼진다.
나는 비구니. 꽃다운 시절 사부에게 머리를 깎여 나는 본래 사내아이로 계집아이도 아닌데…….
매섭게 회초리를 휘두르던 손길, 모두 괜찮을 것이라며 다독이고 품어주지만 정작 고통에 익숙해진 나머지 서로를 사랑하고 자유를 선망할 틈이 없었던 기루의 누이들, 루주의 탐욕스러운 손길에 옷깃은 찢어지고, 도망칠 적 느꼈던 그 모든 시선, 쫓아온 루주가 기어이 목이 꺾여 죽던 날.
제 앞에 나타난 구원자나 다름없던 제일상마전. 표현이 깊거나 잘 드러나지 않지만 하나하나 울림 깊던, 그렇기에 자신만은 확실히 그 애정 알 수 있던, 나의 아버지…….
옥아라는 이름 깊이 각인시켰으나 기억하지 못하고, 자신을 위해 희생한 사실이 몹시도 원망스러운 나의 친아버지.
그리고 나의 청풍. 나를 옥아요 명월이라 품어주는 자, 몹시도 사랑했으나 그만큼 증오했고, 그토록 애달프며 끝내 내가 살아갈 이유가 되어준 사람.
벚꽃잎이 뺨을 온전히 스쳐 바닥에 떨어지고 재하는 눈을 홉뜬다.
"안돼."
시간이 속절없이 흐른다. 같이 지낸 세월 깊어 단 하나라도 놓치고 싶지 않던 나의 사람들. 돌아가서 술을 마시자 할까 했는데, 여자 마음 전혀 모를 것 같은 저 사고뭉치에게 이번 아내의 결혼 기념일만큼은 잘 챙겨주라며 농담을 던진 적이 불과 며칠 전인데, 그런 당신이.
"……."
재하는 입술을 달싹였다. 예, 살리고 싶습니다. 살려야만 합니다. 잃고 싶지 않습니다. 누가 속삭였을지도 모르는 소리에 몇 번이고 되뇌인다. 이제야 내 행복을 곱씹을 수 있게 됐는데, 앞으로의 희망을, 천마님의 긍휼함 아버지의 손으로 일으켜 세우는 것을 내가 무엇보다 아끼는 자들과 보고 싶었는데.
"죽게 둘 수 없습니다."
차라리 내가 죽겠단 말은 하지 않는다. 이제 그런 말을, 기껏 희생한 사람 앞에서 허투루 뱉을 정도로 나약한 꽃으로 자라고 싶지 않다.
# 살리고 싶어용....
살리고...
살고 싶다고 말해!!
*
세상이 멈춥니다.
- 나와 계약을 하자꾸나...
형상도 없이 오직 목소리만이 들려옵니다.
- 너의 단전 한 켠에 나를 위한 자리를 내어주련.
- 그리하면 내가 저 자를 살려주마.
- 살아난다면 그간 평생의 꿈이던 다음 경지에 도전할 수도 있겠지.
오싹합니다.
무시무시한 제안임에 틀림없습니다.
흉참아고 악독한 기운이 느껴집니다.
그리고 왜인지 알 수 없는 익숙한 느낌이기도 합니다. 마치 선계에 계시는 아버지와 유사한 느낌.
선택의 시간입니다.
제안을 받아들이시겠습니까?
*
세상이 멈춘다. 벚꽃잎이 바닥에 내려앉기가 무섭게 소리도, 칼처럼 불어오던 바람도, 피비린내도 모두 사라진 것 같았다. 재하는 몸을 가늘게 떤다. 계약...? 당최 무슨 계약이란 말인가, 단전에 자리를 내어달라며 속삭이는 목소리가 흉참하고 악독하다. 이리도 불길한 제안이 있을 리가 없다. 하지만 이 기운이, 느낌이 자신을 사로잡는다.
그렇지만 나의 사람이 살아날 수 있다. 다음 경지에 이를 수가 있다. 벽을 넘고, 아내와, 자식과 함께 살아갈 수 있다. 자신 때문에 비참한 죽음을 맞이하는 것이 아니라, 하루의 목숨을 연명할 수 있다.
"……."
재하는 고개를 숙인다. 허탈한 웃음을 삼킨다. 선택의 여지가 없다. 재하는 신민을 몹시도 사랑했고, 모든 삶을 교국을 위해 살고 싶었다.
"하겠사와요."
이미 몸도, 목도, 삶도 바쳤는데 무엇이 두려우랴.
# 마법소년!!!! 김재하!!!!! 계약해용!!!!(?)
*
으하하하하, 하는 늙은 노인의 목소리와 함께 재하의 단전에 사특한 기운이 깃듭니다.
이건...아버지와 유사한 기운이지만 그보다도 훨씬 사악하고 흉악한 기운.
...잠깐, 아버지가 천마신의 휘하에 들어오게 된 계기는 분명 천마신이 할아버지를 처치하고 아버지를 제자로 삼은 것입니다.
36장로에 관한 이야기들은 너무나도 유명해 틀릴리가 없습니다.
그런데 느껴지는 아버지와 유사하지만 더욱 사악한 기운이라니요.
...
다시 세상의 시간이 흐릅니다.
갑작스레 강풍이 불어 계춘섭을 죽이려던 암살자가 나동그라지고 계춘섭의 상처에 악독한 기운이 섞인 옥빛이 감돌며 상처가 재생되고 있습니다.
주 선생의 신비로운 생장선술인가 뭔가 하는 도술의 효과처럼...
"어......어?"
- 손자야...잊지 말거라...너는 나와 거래를 한 것이다...
재하는 입술을 꽉 깨뭅니다.
자신의 단전 안에 자리잡은 것은, 옥면태자의 아버지이자 천마신께 대적했던 대신선.
태단진인입니다.
*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노인의 목소리, 단전에 깃드는 사특한 기운……. 사악하다 못해 흉참하다 일컫는다 해도 손색이 없을 듯한 목소리에, 재하는 눈을 홉뜬다. 입마관에서 배운 것이 무엇이더라, 아버지가, 천마님의 휘하로 들어온 계기는….
"아……?"
강풍이 분다. 바닥이 내려앉은 벚꽃잎이 휘몰아치고, 암살자는 나동그라진다. 악독한 옥빛은 상처를 재생시키지만, 여타 무공과는 다르게 이치를 거스르는 힘이었다. 재하는 눈을 홉뜬 채로, 넋을 잃은 듯 멍하니 상처가 재생되는 과정을 보며 이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아, 아… 아니야. 어째서."
대신선 태단진인.
재하는 무너지듯 고개를 떨구더니 입술을 앙다물었다.
"어째, 서."
천유양월, 천세만세, 재하는 저도 모르게 광적으로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현실을 부정하듯.
# 내가... 이단...?
*
중얼거리면서 기억이 천천히 흩어져 사라지기 시작합니다.
이윽고 재하는 그저 멍하니 자리에 서있습니다.
"무, 뭔...!"
그 때 마침 살수가 나동그라졌다가 다시 자리에서 일어나 자세를 잡고 재하에게 달려듭니다!
*
덧없는 삶 만치나 기억도, 감정도 흐려진다. 무슨 일이 있는지 알 수 없다. 방금 전까지 부하 직원이 감싸려다 운 좋게 둘 다 피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재하는 몸에 남은 내공은 없는지, 없다면 마지막 짜낼 힘은 있는지 가늠하고는 부채를 쥔 채, 휘둘러보려 시도했다.
# 크아악 일단 저거 어케든 해야 하는데용! 크아악!
*
- 크아아악!
범무구가 팔 한쪽이 완전히 너덜너덜해진 상태로 살수에게 달려듭니다!
푹찍!
이런 젠장...무엇이라도 해야합니다! 지금! 당장!
*
범무구. 흑야, 내 가족, 가족……? 어째서 머리가 이리도 멍한 건지. 재하는 비틀거리다 허리춤의 수통을 꺼내 냅다 들이켰다. 들리는 뒷담으로는 감찰국장 맨정신으로 살지 않는다더니만 그 말 딱 옳다.
# 眞여아홍 구매 후 사용해용!
*
최대 내공의 절반이 회복됩니다!
*
비강에 들어차는 진한 술 향에 정신이 확 든다. 재하는 눈을 꽉 감더니 삐그덕거리는 몸을 애써 움직이고자 했다. 부채를 쥔 손의 떨림이 멎는다. 움직여라. 움직여, 빌어먹을 다리야, 한 번도 원하는 결과 준 적 없는 약해빠진 몸뚱아, 제발 움직여-
"천유양월……."
천세만세, 지유본교……. 천마님, 제발, 천마님……. 힘이 필요하다 하지 않습니다. 모두 제가 할 일이지 천마님께 사사로운 모든 것을 맡길 것이 아닙니다. 단지 영광을 천마님께 돌릴 수 있음만을 알아주십-
"아……?"
돌리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니었나……? 재하는 살수의 뒤로 나무를 돋아나게 하더니 춤을 추듯 빠르게 안으로 파고들고자 다리에 내공을 싣는다. 동시에 부채를 강하게 펼쳐내며 거세게 휘두르려 들었다. 물 흐르듯, 부자연스러운 몸의 흐름도 이를 악물고 흐름으로 바꾸고자 하며.
천앵 - 가지치기
수라선 - 혈월선
# 가지치기로 자라나라 나무나무(퇴로 차단) - 내공 싣고 조금이라도 수월하게 파고들기 - 지척에서 혈월선 사용해용! (31/90)
*
촤아아악 - !
부채의 날이 살을 가르고 피가 흩뿌려집니다. 휘영청 떠오른 그믐달에 마치 피가 묻는듯 붉게 칠해지는 환상이 보입니다.
"크아아악!"
살수가 소리를 지르고 다른 살수들이 놀라서 달려옵니다.
"....."
소리없이 재하를 노려보던 그들은 살수를 챙기고 급히 자리를 떠납니다.
털썩.
범무구와 계춘섭이 혼절하듯 쓰러집니다.
*
살수들이. 한 번 끝장을 낼 수 있으리라 믿고 달려든 저 개떼들이 놀라서 달려와, 이젠 도망친다고? 재하는 자리를 떠나는 모습에 이를 악물며 두 눈을 표독스럽게 치켜 떴다. 추격은 포기해야 한다. 대신 잘린 목 두어 개 들고, 흩뿌려진 피를 소매에 잔뜩 적신다. 추격은 범무구에게 맡기면 될 일이다. 재하는 파르르 떨리는 숨을 가다듬더니 급히 범무구와 계춘섭을 향해 몸을 돌렸다.
"흑야, 공."
재하는 두 사람의 상태를 살피려 들었다. 아까 흑야의 상태가 안 좋아 보였는데, 계 씨도, 그러니까…….
"다쳤……나?"
두 사람을 내가, 내공을 쓴다 해도 들고 갈 수 있을까…?
# 다친 곳 있는지 확인해봐용...!!
*
범무구는 치명상이고, 계춘섭은 비척거리지만 간신히 자신의 몸 하나는 운신할 수준입니다.
재하는 어...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습니까!
*
재하는 범무구의 상태에 덜덜 떨며 상처를 자세히 살폈다. 다행스럽게 계 씨는 겨우 움직일 정도는 되겠다마는, 범무구는 이곳에서 조치를 취해야 하지 않을까. 재하 또한 몸 만신창이인 것은 매한가지나, 언제 제 몸을 먼저 챙겼나. 남을 챙기고자 결혼식 그 피바다에 뛰쳐들 정도요 7년 전에도 그 성정 여전하였을 터인데.
"……어떻게, 하면."
황망스럽다. 몹시도 경황없다. 재하의 눈이 이곳저곳 구르더니 제 팔에 휘감긴 피백으로 꽉 지혈부터 시키고자 했다. 눈이 가물가물하고 손이 덜덜 떨리지만 내공으로 전신을 강제로 일깨우려 든다. 일단 지혈부터, 지혈을 하고나면, 요괴는 치료를. 어떻게 해야…….
"……."
# 난…… 캐릭터성이 롤링재하라서 괜찮아……. 무구 지혈부터 어케 해보자…….
*
다행히 인간의 혈도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인지 간신히 지혈은 됩니다!
하지만 응급처치일 뿐입니다...
*
응급처치는 마쳤다. 재하는 품을 뒤적거린다. 금창약 두 개 꺼내어 툭툭 두드려주니. 자신은 죽어도 신경 안 쓰고 npc에게만 투자한다며 먼 차원의 누군가가 한심하게 보겠지만 그렇다고 캐해마저 어그러지면 도저히 감당할 수 없다...
진짜... 답답해도 내가 밀던 캐해가... 깨진다?
수습을 감당 못함...
# 도화전 8개 플렉스해서 소금창약 2개 사고(112 -> 104) 범무구랑 계춘섭에게 사용할게용...
*
구매하고 사용합니다!
계춘섭의 얼굴은 조금 나아지고 범무구는 호흡이 안정됩니다.
여전히 기절해있지만요.
...돌아갈 시간입니다.
*
……돌아갈 시간이다. 재하는 하늘을 잠시 올려다보고 감사의 기도를 올린 뒤, 내공을 싣고 어떻게든 두 사람을 둘러멘다. 터벅터벅 걸어가야지.
"……문 여시옵소서."
# 엄마왔다
*
엄마가 아니라 아빠?아닐?가용?
돌아옵니다!
"국장님!!!"
부하들이 몰려옵니다. 어어 밀지마!!!! 범무구 다쳐!!
*
엄?마가 아닐?까?용? 아빠라기엔 너무 예쁘니까 엄마라고 하자……. 엄?빠. 재하는 와글와글 몰려드는 부하들에게서 애써 몸 지탱하며 멋쩍은 듯 시선 굴렸다.
"그, 계 씨와 흑야의 상태를 먼저 봐주시고."
나 무거워 죽을 것 같아~ 어깨에는 남정네 하나랑 요괴 하나 둘러메고 손에는 모가지 기어이 들고왔단 말이야~
"……구출하러 다녀오는 동안, 행여 보고할 것이 있었사옵니까?"
# 엄빠가 치킨은 못 사왔어도 모가지는 좀 따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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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위 귀족들 가문간에 영지전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내전이 본격적으로 점화되기 시작했습니다.
- 주인에게로
재하는 잠시 고개를 돌려달라는 듯 손을 내젓고는, 그대로 핏덩이를 천에 뱉어낸다. 입모양으로 걸쭉한 욕설 한 번 삼켜내고는, 그대로 범무구와 계춘섭 상태 마지막으로 확인하고는 지끈거리려는 머리를…… 경박하게 잡을 수도 없으니 이마만 가볍게 짚고 한숨을 삼켰다. 내전.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을까
"……간단히 채비 후 제일상마전께 다녀올 터이니, 둘의 치료를 부탁해도 되겠사온지요."
# 일단 피부터 닦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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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 쉬셔야..."
"그만! 국장께선 국장의 일이 있으신거니 잠자코 명에 따라라. 명을 받듭니다."
부국장이 고개를 숙이고 둘을 데리고 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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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의 쉼에 얼마나 많은 죽음이 따를지 모릅니다. 정 안 되겠다 싶을 때 부를 터이니, 그때까지는 다들 힘을 비축해두소서."
부국장에게는 미안함과 감사를 표하고, 사라질 적 거울을 보며 자신의 모습을 채비한다. 머리카락을 빗어내고, 얼굴의 피를 천으로 닦아내고, 남은 상처는 최대한 지혈한다.
"……."
그런데 그 살수, 왜 날아갔던 거지. 재하는 기억의 공백을 애써 무시하며 자신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확인한다. 제일상마전께 가려면 가장 빠른 방법은, 역시 그건가.
# 압바한테 가기 전 마지막 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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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로 보았을 때 큰 이상은 없어보일 정도로 정돈합니다.
이동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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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하는 심호흡을 한다. 예의, 예의, 예의……. 절대 까먹지 말자.
# 이동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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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합니다!
슈우우우우욱!
도착하자마자 보이는 것은 어둠.
들리는 것은, 기이한 울림입니다.
두우우우우우우웅 -
마치 서장불가에서 참선이나 명상을 할 때 들릴법한 소리입니다.
뭐 교인들에게도 익숙한 소리입니다. 홀로 조용히 기도를 올릴 때 주로 사용되는 악기 중 하나이니 말입니다.
"무슨 일이냐."
재하의 눈에 제일상마전의 등이 보입니다. 그는 등돌리지 않은 채로 재하에게 하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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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하는 공손히 예를 표한다. 등을 돌렸다 한들 예를 갖추고, 기이한 울림과 어둠 속에서 최대한 방해가 되지 않기를 바라며 나지막이 읍한다.
"제일상마전을 뵈옵나이다. 명하신대로 한한백가를 다녀와 길을 텄사오며……."
재하는 잠시 말을 고친다.
"……한한백가의 가장 어린 영애이자 잠룡의 도움을 받았나이다."
# 일 보고하러 왓서옹 압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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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룡?"
제일상마전이 고개를 돌려 재하를 쳐다봅니다.
"한한백가의 말괄량이가 잠룡이라 하였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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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괄량이?"
재하는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황급히 고개를 푹 숙였다. 말괄량이. 아샤가 귀여운 면이 있어도 말괄량이라고? 말괄량이……!
"……."
재하는 고개를 숙인 채 입술을 오므렸다. 웃음이 새어나오려 하는 것을 꽉꽉 눌러 담고는 겨우 표정을 갈무리한다.
"예. 소마가 곁에 있는 동안, 가장 많은 도움을 주었거니와 정세를 쉬이 파악하고 청번군존을 설득하는 것에 큰 일조를 하였사오니, 감히 소마가……."
……이 소마가 덜 떨어지는 머리자존심 낮은 김재하 평균긴 하다마는, 그래도, 아는 것으로 감히 평가하자면.
"그 명석함이…… 와룡을 보는 듯하였사옵니다."
# 우리 시아 짱이에요 압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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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그리 말하는 와룡이 내게 자신의 피붙이를 붙이려 한 것도 알고 말하는 것이더냐."
제일상마전은 시아에 대한 호감도가 낮은 것 같습니다.
"안그래도 피곤하다. 호란금가는 이미 약혼 얘기가 나오는 상황이고 배고현가도 한 자리 차지하려하지. 이제는 한한백가구나."
음, 그냥 귀찮은 것일지도요.
"아무튼 좋다. 네가 그리 말하니 일단은 넘어가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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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분을요?"
김재하야 너한텐 누나란다! 아니…… 동생일수도 있나? 아닌가? 언?니! 재하는 피곤하다는 말에 눈꼬리를 살짝 내리며 입술을 꾹 다물었다. 죄송하여요……. 사근사근 얘기하던 재하는 귀찮은 것 같은 모습에 올망올망 쳐다볼 뿐이다. 시아도 애교를 부리는데 김재하라고 못 부릴까!
"저어, 그리고."
재하는 우물쭈물대다 눈을 슬쩍 돌렸다.
"내전이 심화되면서, 암살시도가 좀 있었사옵니다. 다행스럽게 죽거나, 크게 다쳐 낙오된 사람은……."
크게…….
"다쳤었, 나."
재하는 멍하니 있다 고개를 도리도리 흔들었다.
"없었던 듯하옵니다만, 인피면구를 뜯어도, 처음 보는 얼굴이었사옵니다."
# 보고를 이어가용!
*
"...그러한가."
제일상마전이 고개를 끄덕입니다. 어쩔 수 없다는듯 한숨이 나옵니다.
"더욱 격해질 것이다. 동생들이 평화를 그리 사랑하는 편은 아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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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하는 혼란을 가다듬고 눈을 감는다. 더욱 격해질 것이며, 평화를 사랑하는 편은 아니다. 영지전은 벌어졌고, 교인들의 피해를 막고 싶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을 어찌 막아야 할까.
"……다만 오조五鳥 중 우뚝 서는 것은 휘파람 새 아니겠사옵니까."
화투패는 본디 긴 겨울 지새우고 매화 피어나 봄이 오니, 휘파람 새가 제일 으뜸이라. 제일상마전의 뜻대로 되리라, 그리 만들겠노라 충심 보인 재하는 머뭇거리다 고개를 푹 조아렸다.
"이는 감찰국장의 바람이기도 하지만, 거둬진 자의 바람이기도 하옵나이다."
# 압바 내가 목숨이라도 바쳐서 압바 교좌에 올릴게... 밟고 올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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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
제일상마전이 고개를 젓습니다.
"내 명을 내리도록 하겠다."
소매를 커다랗게 펄럭이며 제일상마전이 오만한 눈으로 재하를 쳐다봅니다.
"현재의 전황을 알아와 보고하라. 직접 움직이는 것도 마다하지 말라."
다르게 말하면 전황을 유리하게 만들어서 보고하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필요한 것이 있다면 무엇이든 청하라. 사람이라도 내 붙여줄테니. 호란금가가 전폭적으로 지원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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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를 굴려본다. 전황을 알아와 보고하라. 이는 전쟁에 참여하는 한이 있더라도, 혹은 전세를 뒤집을 자를 포섭하여 유리하게 만들어오란 뜻이리라.
……감찰국의 피와 땀 마를 날 없겠다마는 이 날을 고대하지 않았던가.
"명 받드옵나이다."
필요한 것, 이라 하면 전황을 보다 능란히 파악할 사람이 필요하긴 하다. 돌아가서 감찰국의 정보를 파악하고, 그 다음에는……. 주군 앞에서 잡념이 길다. 재하는 깊이 절한 뒤 조심히 물러나고자 하였다.
# 압바 나... 열심히 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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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력혈장을 만나고 가거라."
제일상마전의 마지막 명령이 떨어지고, 재하는 자리에서 물러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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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겠습니다."
박재하(김씨 언제 돌려줌?) 인생의 과장된 필터링이 돌아간다. 너 혼자 하려 들지 말고 사람에게 도움도 받고 좀 그래라. 재하 고개 숙이고는 조심히 걸음 옮긴다. 동시에...
"……."
안녕하세요? 아방재하예요.
손?주처럼 대해조. 나 예뻐.
# 선계탕후루 구매하고 만나뵈러 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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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화전 계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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