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요? 그냥 고등학생이죠. 평범하게 학교 다니고, 공부하고, 사람도 좀 죽이고...
에틸 | 열일곱.아마도? | 178cm |
1. 에틸 ¶
에틸. 더 익숙한 호칭은, 틸. 열일곱.아마도? 남성.
한쪽만 땋아내린 옆머리와 목덜미로 흘러내리는 군청빛 장발. 앞머리에 반쯤 가린 눈매는 얄팍하게 째진 것이 꼭 뱀을 닮았다.기분 탓이야. 살집 없이 푹 꺼져 그림자가 지는 눈두덩 아래엔 은백색의 눈동자. 마찬가지로 얄팍한 입술에 걸린 가느다란 미소. 살짝 일그러진 웃음은 입꼬리에 박힌 작은 점과 함께 그 표정을 더 불온하게 만든다.착각일걸.
강마른 체격, 178cm. 어울리지 않을 것만 같은 운동복도 꽤나 그럴싸하게 소화하는 편이다.어쨌거나 몸 쓰는 일이잖아. 셔츠 단추는 늘 목 끝까지 잠궈져 있고, 교복은 항상 반듯하다. 단, 겉으로는 보이지 않는 피부 아래에는 수많은 자국이 새겨져 있다.아무도 안 보니까,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