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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명문 유클리드 마법학교에 어서 오세요 Plus!/스토리 및 이벤트

last modified: 2019-04-23 00:17:09 Contributors


1. 전투방식

  • 주의! 자, 명문 유클리드 마법학교에 어서 오세요 Plus! 스레는 전투적 요소도 있는 학교 청춘 스레물을 지향합니다.
  • 스레주가 진행을 시작하면 각 캐릭터의 레스주들이 반응하는 방식입니다.
  • 기본적으로 팀 프로메테우스는 하나의 팀입니다. 각 캐릭터의 레스주들은 오너이입 잡담으로 작전 회의를 하고 반응하거나 캐릭터들이 상의를 하여 괴물의 행동을 유도해도 괜찮습니다.
  • 괴물에게 공격을 시도할 때 반드시 제대로 묘사해주세요.
  • 스레주는 캐릭터들의 공격방식에 공정하게 판정을 내립니다.
  • 진행 중 MPC는 캐릭터들의 지시대로 움직입니다.
  • 진행 중 막힐땐 스레주가 힌트를 드립니다.

2. 팀 프로메테우스

유클리드 마법 학교 내에서는 수많은 팀이 존재한다. 장차 훌륭한 마법전사가 되기 위해서 교육을 받는 이들에게 있어서 팀활동 역시 매우 중요한 요소 중 하나였다. 하지만 팀에 들어가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기본적으로 학교에선 자율적으로 팀을 짜게 하고 있기에 팀에 들어가지 못하는 이들도 존재했다. 대표적으로 마녀를 들 수 있다. 일단 평등하게 지내는 것이 허락되었다고는 하나 괴물과의 혼혈인 그들의 존재를 좋게 보지 않는 이들은 적지 않았으니까. 그리고 그건 유클리드 학교 내에서도 마찬가지였으니까.

"저 팀은 마녀들도 예외없이 다 받아준대. 애초에 조건도 없다고 하는데?"

"그럼 그냥 잡탕 아니야?"

팀 프로메테우스. 그 팀은 그 어떤 조건도 제시하지 않았고 어떤 예외도 두지 않았다. 그저 이 팀에 오고 싶어하는 이들이라면 그게 누구라도 받아주었다. 약한 마법전사건, 강한 마법전사건, 마녀건 평범한 인간이건.
팀 프로메테우스의 조건은 오직 하나. 그저 이 팀에 오고 싶어하는 마음 뿐. 딱히 섭외를 하지 않지만 오는 이들을 거절하지도 않았다. 그저 팀에 들어오고 싶으면 자유롭게 들어오고, 나가고 싶으면 자유롭게 나가는 것 뿐이었다. 그 팀에 들어오건 말건, 그 팀에 무슨 소리를 하건 그 누구도 신경쓰지 않았다.

"하하. 심플하게 가자. 승연아. 그렇게 딱딱하게 갈 거 없잖아. 안 그래?"

"선배는 이미 팀 리더 자리에서 물러났으니 그런 말을 하는 거지. 팀 리더인 저로서는 마냥 심플하게 갈 수 없어요. 이 부분은 철저하게 해야 해요."

오늘도 팀 프로메테우스에선 정현과 승연이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보통은 정현이 가볍게 무언가를 이야기하면 승연이 그에 대해서 지적을 하거나 이런저런 말을 하는 느낌이었다.
정현은 가볍게 웃으면서 두 어깨를 으쓱하면서 승연을 바라보면서 노, 노, 노 소리를 내면서 손가락을 흔들었다.

"노. 노. 이런 것까지 철저하게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

"이런 것이기에 철저하게 해야 합니다. 선배. 과자가 하나 남았다면 그것을 정확하게 동강 내서 분배를 해야 합니다."

"아니, 아니지. 그건 너무 딱딱하잖아."

"저는 리더로서 공평하게 해야 할 의무가 있어요. 리더니까요."

"그건 쿨한 리더가 아니라 그냥 째째한 리더일 뿐이잖아!"

"째, 째째? 그렇게 째째해보이나요?!"

"응. 쿨한 것과는 완전 별개야."

"어, 어흠. 저, 저는 쿨하고 냉철해요! 째째하지 않아요! 선배야말로 은근슬쩍 그 과자를 가져가려고 머리를 굴리지 마세요!"

그런 아무래도 좋은 투닥거림이 있는 프로메테우스 팀의 분위기는 오늘도 그다지 별 차이가 없었다.


3. 스토리

3.1. 실습지

유클리드 마법 학교의 팀 실습시간이 찾아왔다. 이 날은 팀으로서 함께 활동을 해야 했고 팀의 리더가 그 실적을 정리해서 보고를 해야한다. 즉 팀 프로메테우스 역시 활동을 해야만 했다.
팀에 들어올 때 받은 개인 연락처를 이용해서 팀의 리더인 승연은 모두에게 팀 부실이 있는 건물 오른편에 있는 실습지 입구로 오라고 연락했다.

물론 가지 않는 것은 자유였지만 가지 않으면 승연이 실적 정리에서 이름을 뺄 것이 분명했기에 안 갈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그런만큼 얌전히 실습지 입구로 가는 것이 좋을지도 모른다.

만약 그곳에 도착했다면 이미 변신을 마친 승연과 그리고 아마 여기서 봤을 사람은 보고 보지 못했을 사람은 보지 못했을 녹색 복장의 남성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는 모두를 바라보면서 가볍게 인사를 보냈다.

"하이! 본 사람은 안녕. 보지 못한 사람은 처음 뵙겠습니다! 팀 프로메테우스의 전 리더이자 지금은 고문 역을 맡고 있는 최정현이라고 해. 3학년이고 공격과란다. 이래보여도 바람 마법을 다룰 수 있는 이란다. 자. 자. 처음 본 이들은 잘 부탁하고 이전에 본 이들은 다시 한 번 반가워!"

"선배. 너무 방방 뛰지 않습니까? 이제 리더가 아니라고 해도 3학년이니까 좀 체통이나 그런 것을..."

"저렇게 말하는 이는 알다시피, 2학년이자 현 팀의 리더인 나승연. 조금 재밌는 애니까 참고해줘."

"누가 재밌는 애입니까! 누가! 어흠. 쿨럭. 쿨럭. 아, 아무튼 이렇게 다들 와준다고 수고하셨어요. 처음 본 이들도 있을텐데 일단 가벼운 소개라도 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리더로서는 그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높은 음으로 이야기를 하던 승연은 곧 목을 가다듬으며 다시 가라앉은 쿨한 목소리를 내려고 시도했다. 그것은 어떻게 보면 참으로 어색한 모습이 아닐 수 없었다. 일단 자기 소개부터 확실하게 하는 것이 어떨까? 처음 보는 이들도 있을테니까.

-

모두의 소개가 끝날 무렵에 갑자기 빅토르가 등장하자 승연은 그를 바라보면서 작게 한숨을 내쉬면서 이야기했다. 그것은 명백한 잔소리의 신호였다.

"빅토르. 소집 시간이 있으면 늦으면 안되는 거예요. 그래도 지금은 그렇게 많이 늦진 않았으니 넘어갈게요. 하지만 다음부터는 조금 시간을 지켜주세요. 모두가 계속 기다릴 순 없으니까요. 애초에..."

"자. 자. 1학년이 실수를 한 것 가지고 왜 그래. 심플하게 가자. 심플하게. 하하! 아무튼 다들 팀 프로메테우스에 온 것을 환영할게. 1학년이 많은걸? 그래. 그렇다고 한다면 특히 잘 지도를 해야겠네."

"선배. ...하아. 아무튼 1학년이 많은만큼 기본적인 설명을 하도록 할게요."

작게 한숨을 내쉬며 승연은 실습지 입구를 바라보았다. 그곳은 수많은 나무로 덮여있는 일종의 숲이었다. 다만 그 숲의 입구에는 명백하게 보호 결계가 쳐져있었다. 그 너머를 바라보며 승연은 모두에게 이야기했다.

"2학년인 서현이는 알겠지만, 이 너머가 실습지. 실제로 괴물들이 살고 있는 숲이에요. 일단 이곳에 살고 있는 괴물들은 N클래스와 R클래스. R클래스는 보통 정현 선배처럼 3학년인 선배가 개별적으로, 혹은 1~2학년들이 단체로 힘을 합쳐서 퇴치하는 괴물이에요. 보통은 N클래스 괴물에 도전하는 일이 많지만 우리들은 R클래스에 도전하도록 할게요. 기왕 팀으로서 이렇게 만나게 되었으니, 서로 연계나 싸우는 방식 정도는 볼 필요가 있겠죠?"

"나는 이번에 같이 하진 않겠지만, 너무 무리는 하지 마. 혹시 위험이 느껴지면 바로 연락해줘. 알았지?"

정현이는 잘 갔다오라는 듯이 손을 가볍게 흔들어주었다. 아무래도 3학년이라서 같이 가지는 않는 모양이었다. 이어 승연은 앞장서서 결계를 통과해서 저 앞으로 천천히 걸었다. 눈앞에 보이는 숲은 상당히 맑은 공기로 가득했다. 다만 어딘가에서 불길한 소리가 들려오는 것이 평범한 숲은 아닌 듯 보였다.

"일단 R 클래스 괴물의 경우에는 N클래스 괴물들의 우두머리인 경우가 많아요. 아닌 경우도 있지만... 그렇기에 R클래스 괴물을 만나게 되면 N클래스 괴물을 이끌고 있는지부터 확인할 필요가 있어요. 일단 묻는 건데 질문사항이 있으면 지금 해주세요. 일단 지금 당장 전투는 없을 것 같으니까요."

-

질문이 없다고 한 이도 있지만 질문이 있다고 하는 이도 있었다. 그것을 정리한 후에 그는 우선 질문에 대해서 하나하나 답변을 시작했다.

"우선 괴물은 기본적으로 우리를 발견하면 공격해온다고 봐도 좋습니다. 그렇기에 괴물이고 위험한 존재니까요. 마법 소년과 마법 소녀가 괜히 괴물과 싸우는 것이 아니에요. 물론 인간만큼의 지성과 지능이 있는 SR급 이상으로 구분되는 괴물들은 꼭 먼저 공격하진 않는다고 하지만, 그런 괴물들을 이 숲에서 볼 일은 없을테니 일단 예외로 칠게요. 그러니까 괴물이 나타나면 기본적으로 무조건 싸우게 된다고 생각해주세요. 그리고 무찌르지 않는 것이 아니에요. N 클래스 괴물들을 이끌고 있을 시에는 그 N 클래스 괴물들도 함께 덤벼들 수 있으니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서 파악해야해요."

하나하나 설명을 하면서 그는 천천히 앞으로 걸었다. 그리고 모두에게 어디서 괴물이 덤벼들지 모르니 주변을 잘 둘러보라는 말을 하면서 천천히 앞으로 나아갔다. 그러는 와중 조금 더 앞쪽으로 나아가니, 숲길이 끝나고 아주 거대한 광장 같은 곳이 나타났다. 그리고 그 앞에 보이는 것은 푸른색 두 뿔이 달려있고 두 눈이 붉게 빛나고 있는 주황색 사슴의 모습을 한 생물체 4체와 그 뒤에서 이쪽을 바라보고 있는 스파크가 튀고 있는 푸른색 두 뿔이 달려있고, 두 눈이 검붉은색으로 빛나고 있는 검은색 거대한 사슴의 모습을 한 생명체 1체의 모습이 있었다. 그 사슴처럼 생긴 이들은 모두 일제히, 이쪽을 경계하듯 바라보면서 천천히 다가오고 있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승연은 모두에게 이야기했다.

"N클래스 괴물인 '푸른 뿔의 사슴' 과 R 클래스 괴물인 '전격의 사슴' 이네요. 그리 강한 이들은 아니지만 일단 처음이니까 이들로 가볍게 실습의 스타트를 끊어볼가요? 1학년들은 특히 조심해주세요. 무리해서 앞으로 달려들진 말고요. 괴물에게는 약점이 있기 마련이에요. 그 약점을 발견해서 공격하면 수월할 거예요."

뒤이어 승연은 푸른색 레이피어를 뽑았고 가장 먼저 다가오는 푸른 뿔의 사슴을 향해 달렸고, 그 뿔을 향해서 검을 휘둘렀다. 그리고 그것을 시작으로 괴물들이 일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쪽도 슬슬 움직이는 것이 좋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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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연의 레이피어는 깔끔하게 사슴 한 체의 뿔을 얼려서 깨뜨려버렸다. 그러자 사슴은 당황하면서 크게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서현의 어둠 마법은 전격의 사슴을 향해서 날아갔고 전격의 사슴은 갑자기 자신의 시선을 가리는 어둠에 당황하며 더 앞으로 다가오지 못하고 있었다.
한편 빅토르는 사슴의 목을 공격하려고 했지만 사슴은 가뿐하게 목을 내려 자신의 뿔로 그 공격을 받아쳐냈다. 이어 앨리스는 카드를 던졌고 그 카드에 맞고 그 카드가 폭발하기까지 하자 그 사슴은 고통스러워하면서 괴로워하기 시작했다. 그 사슴의 뿔은 부서진 상태였다. 한편 다른 사슴은 다희의 스태프 공격에 맞긴 했지만, 딱히 데미지는 크게 들어가지 않은 듯, 오히려 뿔로 다희를 공격하려고 시도했다. 하지만 곧 홍 메이의 공격이 날아오자 뒤로 물러서서 일단 공격을 회피했다.

"푸른 뿔의 사슴은 뿔이 약점이니까 그곳을 노리세요! 빨리"

이어 승연의 목소리가 울리기 시작하는 가운데, 뒤쪽에 있는 전격의 사슴의 뿔에서 강한 스파크가 튀기 시작했다. 그것은 방금 전보다 조금 더 강한 스파크였다. 뒤로 걸어서 어둠 밖으로 나오긴 했지만 그 사슴은 마치 무언가를 준비하듯이, 그 자리에 섰고 뿔에서 흐르는 스파크는 점점 강하게 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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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역시 리더로서 모두가 직접 알아내게 하는 것이 가장 적합하지 않습니까? 실습이니까요."

애써 쿨한 목소리를 유지하려고 하며 승연은 다희의 말에 대답했다. 이어 자신이 맡은 사슴 한 마리를 깔끔하게 처리한 후에, 상황을 지켜보았다. 빅토르와 앨리스는 각각 연합을 하여 멋지게 사슴 한마리를 쓰러뜨리는데 성공했다. 그와는 별개로 다희의 번개탄 공격에 푸른 눈의 사슴 한 마리가 괴로워하기 시작했고 그 뿔이 산산조각 났다. 그리고 변신을 한 홍 메이의 공격은 푸른 눈의 사슴을 정확하게 가격했고, 처음부터 뿔을 향해 공격한 그 공격은 제대로 뿔을 잘라버렸고 푸른 뿔의 사슴은 고통스러워하며 날뛰기 시작했다.

4마리가 모두 고통스러워하며 날뛰는 와중, 서현은 빠르게 전격의 사슴에 접근하여, 허리에 검을 휘둘렀다. 그러자 전격의 사슴은 크게 괴성을 질렀다. 그와 비슷한 타이밍에 하늘을 향해서 전격을 쏘긴 했지만 몸이 비틀한 것 때문일까. 모두의 옆 쪽을 강력한 번개가 스쳐지나갔다. 만약 그대로 있었으면 어쩌면 번개에 명중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나이스!"

모두를 바라보며 엄지 손가락을 올린 후에, 그는 남아있는 R급 괴물. 전격의 사슴을 바라보았다. 전격의 사슴은 뒤로 물러서기 시작했다. 아까전과는 다르게 뿔의 스파크가 상당히 약한 상태였다. 하지만 곧 처음 만났을 때와 비슷한 정도로 스파크가 튀기 시작했다. 이어 전격의 사슴은 몸을 옆으로 틀어 서현을 향해서 돌진했다. 누군가가 서현을 도와주거나, 서현이 스스로 피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만약 그대로 있으면 조금 위험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

사슴이 돌진하자 서현은 옆으로 빠르게 회피했다. 하지만 그 사슴을 멈추게 하려는지, 빅토르가 검을 비스듬하게 세워서 돌진했고 사슴과 제대로 충돌했다. 말 그대로 힘과 힘의 싸움이었지만 아무래도 빅토르가 조금 더 밀리고 있었다. 뿔에는 스파크가 튀고 있었지만 다행히 빅토르의 검으로 흐르거나 하지는 않았다. 뒤이어 앨리스가 카드 두 개를 날렸고 그 카드는 각각 뒷목과 앞다리에 명중하여 폭발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사슴에게는 크게 데미지가 들어간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 역시 R급이라서 그런 것일까. 쉽사리 데미지를 주긴 힘든 모양이었다.
뒤이어 다희와 홍 메이가 공격을 감행했다. 하지만 사슴의 몸은 생각보다 단단했다. 마치 무언가가 사슴의 몸을 지켜주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바위를 치는 것 같은 그 단단함은 대체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마치 결계 같은 것이 사슴의 몸을 막아주는 것 같은 느낌을 둘은 받았을지도 모른다. 살짝 접촉했을 때 찌릿 거리는 느낌이 들었다면 그것은 절대로 착각이 아니었다.

한편 사슴은 곧 빅토르에게서 떨어졌다. 그리고 방금 전 처럼 스파크가 강하게 튀기 시작했다. 번개를 날리기 전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승연은 크게 외치면서 이야기했다.

"떠, 떨리지 않았습니다! 쿨한 리더는 어떤 순간이라도 목소리를 떨지 않습니다!"

이어 승연은 사슴의 뒷다리쪽을 검으로 내리쳤다. 그러자 뒷다리 쪽이 얼어붙었고, 사슴의 다리가 그대로 땅에 달라붙었다. 하지만 역시 승연의 검으로도 얼어붙게 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다만 얼음이 얼어붙을 때, 얼음에서 강한 스파크가 파지직 튄 것이 모두의 눈에 보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슴의 뿔의 스파크가 강해지면 강해질수록 얼음 쪽의 스파크가 점점 약해지고 있었다. 그것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일단 다음 행동을 감행해야 할 순간이었다.

-

뿔의 전기는 더욱 강하게 모이고 있었다. 이대로 가면 또 다시 번개가 발산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하지만 그 순간, 서현이 사슴의 목줄기를 공격했다. 어둠으로 이뤄진 칼날은 방금 전과는 다르게 전혀 막힘 없이 사슴의 목을 제대로 공격했고 베는데 성공했다. 사슴의 괴성은 점점 커져갔고, 변신한 빅토르는 방금 전처럼 강한 힘으로 밀린다는 느낌은 받지 않았다. 이대로라면 오히려 밀어붙이는 것도 가능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하지만 앨리스의 공격은 전혀 먹히지 않았다. 뿔에 닿은 카드는 마치 무언가에 막히듯이 튕겨져나갔다. 박히는 것 없이, 터지는 것도 없이.
뒤 이어 홍 메이의 공격이 다리에 작렬하자 이번에는 또 공격이 제대로 박혀들어갔다. 더욱 큰 괴성을 내면서 사슴은 날뛰기 시작했지만 뒷다리가 얼어붙어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다.

"수속성이긴 하지만 각성 마법이 물과는 조금 거리가 멀기에, 간단한 마법만 사용할게요. 자! 근데 말투가 바뀌지 않았습니까?! 어, 어흠. 쿨럭. 쿨럭. 말투가 변한 것 같군요."

이어 승연은 홍 메이가 말한대로 마법을 사용했다. 하늘 위에 거대한 물줄기가 모였고 가볍게 사슴의 몸을 적시듯이 촉촉하게 만들었다. 물론 그 와중에 승연의 목소리가 조금 떨리다가 다시 쿨한 느낌으로 바뀐 것은 모르는 척 할 지, 아는 척 할 지. 그것은 자유였다. 아무튼 확실한 것은 사슴의 적셔진 몸에서는 잠시 스파크가 튀는 듯 보엿지만 곧 그 스파크는 가라앉고 뿔의 스파크, 유일하게 젖지 않은 뿔의 스파크만이 더욱 강해졌다. 그리고 사슴은 번개를 위로 쏘려는 듯이 고개를 위로 들어올렸다.

어쩌면 이것이 찬스일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

빅토르의 공격, 서현의 공격, 앨리스의 공격, 그리고 홍 메이의 공격은 각각 사슴의 몸에 튕겨나가지 않고 각각 제대로 박혀들어갔다. 이어 사슴은 마지막으로 필사적으로 번개를 쏘려고 했지만, 힘이 다 되었는지 그대로 털썩 쓰러졌고 가루가 되어 마치 처음부터 없었던 것처럼 사라져버렸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승연은 모두를 바라보며 이야기했다.

"수고하셨어요. R 랭크의 괴물도 잡는데 성공했네요. 전격의 사슴은 평소에는 전격을 이용해서 자신의 몸을 보호하고 있어요. 공격할 수 있는 타이밍은 오로지 뿔로 스파크가 많이 옮겨졌을 때. 실제로, 뿔에 스파크가 모여들기 시작할 때 공격이 박혀들어갔죠? 서현이는 알지도 모르지만, 다른 1학년들에게는 이것을 가르쳐주고 싶었어요. 괴물은 약점이 있어요. 그 약점을 파악하고 그 약점을 노리는 것이 최고 좋은 방법이에요. 그렇다고 해도 R 랭크는 지금처럼 다수가 달려들어야 물리칠 수 있지만요. 그리고 목소리 안 떨렸어요. 그리고 말투....는 신경 쓰지 않습니다. 쿨한 리더는 그런 것을 신경쓰지.. 아. 잠깐만요."

이어 승연의 핸드폰이 거세게 울리기 시작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정현에게서 온 전화였다. 그것을 받은 후에 잠시 전화를 하던 승연의 표정이 심각하게 바뀌었다. 이어 그는 모두를 바라보며 빠르게 이야기했다.

"모두들 어서 결계 안으로 들어가세요! 이유는 모르겠지만, 지금 숲 어딘가에서 강력한 괴물의 반응이 잡혔다고 해요. R 이상의 반응. 그러니까 지금은 빨리 결계안으로 대피하세요!"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이 그는 다급한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하지만 분위기는 좋지 않았다. 어서 도망을 가는 것이 좋을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영문을 알 수 없지만, 하늘 위에서 번개가 강하게 떨어졌으니까. 그건, 전격의 사슴이 방사하던 번개와는 차원이 달랐다. 번개에 명중한 나무는 말 그대로 산산조각이 나서 두동강이 나버린 상태였다.

"....! 빨리!"

하지만 그 순간 마녀인 이들의 귀에는 들려왔을지도 모른다. 이런 목소리가.

ㅡ마녀인 너희들에게 묻겠다. 너희들은 지금의 생활에 만족하는가?

-

모두가 무사히 어떻게든 결계에 도착을 하는데는 성공했다. 도망치는 와중에 번개가 여럿 떨어지긴 했지만... 하지만 그 번개는 마녀만큼은 피해가고 있었다. 마치 마녀는 공격할 의사가 없다는 듯이.
서현과 비슷한 속도로 승연 역시 결계 안으로 들어가는데 성공했고 모두가 안으로 들어가자 더 이상 그 안에선 번개가 내려치지 않았다. 마치 더 이상 볼일이 없다는 듯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그 곳의 분위기는 조용해졌다.

"모두들 괜찮습니까?! 아니, 어흠. 쿨럭. 괜찮나요?"

정말로 당황스러운 목소리로 이야기를 하던 승연은 다시 헛기침을 하며 애써 쿨한 목소리로, 전혀 놀라지 않았다는 듯이 이야기를 하지만 과연 그것에 속아넘어갈 이는 얼마나 될지. 아무튼 뒤이어 정현이 모두에게 천천히 걸어왔다 .그리고 모두를 바라보며 이야기했다.

"다행이네. 아무도 다치지 않은 것 같아서 말이야. 갑자기 비상대피령이 떨어졌거든. 잘못 측정이 되었다고 하기에는 번개가 실제로 떨어지기도 했으니. 측정기에 측정된 것은 UR급이었어. UR급이 어째서 여기에서 잡혔는지 모르지만, 그래도 심플하게 갈까? 모두가 무사하니 말이야."

정말로 다행이라는 듯 정현은 안도의 한숨을 크게 내쉬면서 결계 밖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결계밖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내 말에 응답조차 하지 않은 마녀들은 지금의 생활에 만족하는가?"

"과연 어떨까. 지켜보도록 할까."

고요한 목소리를 내며 사라지는 누군가가 있었다. 아무도 모르는 숲 속 깊숙한 곳으로 흔적도 없이 조용히.

3.1.1. 실습지 숲

MT가 끝이 나고 다시 팀 프로메테우스 학생들은 학교로 돌아왔다. 그리고 며칠의 시간이 지났다. 하지만 들려오는 소식은 썩 좋은 소식은 아니었다. 지난 밤에 또 마녀 학생 한 명이 행방불명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었다. 그리고 그 날, UR급의 괴물의 반응이 측정기에 잡혔었다는 소문도 여기저기서 들려오고 있었다. 그 소문이 사실인지는 알 길이 없었다.

하지만 이것으로 행방불명된 마녀 학생은 총 3명. 그것은 분명히 현재진행형으로 일어나는 일이었다.

모두가 각자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와중 모두의 핸드폰으로 문자가 들어왔다. 혹은 다른 방향으로 연락이 들어왔다. 그것은 다름 아닌 정현이 보낸 것이었다.

[오늘, 실습지 숲으로 가서 조사를 해보려고 생각 중이야. 함께 갈 생각이 있는 이는 실습지 근처로 와 줘. 알았지? 모두에게는 비밀로 하는 거 잊지 마.]

전에 잠깐 이야기 한 그 조사를 오늘 실행할 생각인 듯 보였다. 일단 어떻게 할지는 각자의 자유였다.

-

모두가 실습지 근처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변신을 끝낸 정현의 모습을 볼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곳에는 정현의 모습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곳에는 다름 아닌 승연의 모습도 있었다. 그도 평소의 모습이 아니라 변신을 한 상태의 모습이었다. 뭔가 떨떠름한 표정을 짓고 있는 승연과는 다르게 정현은 해맑은 미소로 모두를 바라보면서 손을 들었다.

"올 사람은 다 왔구나. 안녕! 아. 그리고 이쪽은 혼자서 몰래 들어가려고 구멍을 찾고 있던 팀 프로메테우스의 리더, 승연이야. 인사해."

"...선배."

"어쩔 수 없잖아. 너, 돌아오자마자 소식을 듣고 전전긍긍하다가 혼자서 몰래 들어갈 생각이었잖아? 그래서 이곳저곳을 둘러보고 있었고 말이야. 내 말 틀려?"

"그, 그런 거 아닙니다! 리더는 언제나 객관적으로 쿨한 시점으로 모든 것을 바라보는 법이에요. 지금은 그저, 그러니까, 그게, 그러니까, 그러니까, 그게, 그러니까..."

"솔직하게 마녀들이 신경쓰여서 움직이려고 했다고 하면 좋을텐데 말이야. 아무튼 이렇게 된 거니까 승연이도 넣도록 할게. 일단 리더가 있는 쪽이 좀 더 좋기도 하니 말이야. 아무튼 다들 각오는 되어있어?"

UR급 괴물의 반응이 포착이 되었다는 것은 이미 소문으로도 퍼져 있는 상태였다. 실습지에서 무엇을 만날지도 모르고 잘못하면 모두 징계를 먹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지금의 실습지는 출입금지가 된 상태였으니까. 말 그대로 몰래 들어가는 것이었다. 그렇기에 정현은 진지하게 이야기했다. 정말로 각오가 되어있는지에 대해서.

"굳이 따라오지 않아도 괜찮아. 나야 사실, 지금의 상황이 영 마음에 들지 않아서 가는 거거든. 알다시피 마녀 학생이 또 하나 행방불명 되었어. 하지만 학교 측에서는 이 상황에서도 움직이려고 하지 않아. 그냥 방관하고 있는 느낌이거든. 그런 것은 영 마음에 안 들잖아. 이런 것을 모르는 척 하고 지나가면 졸업 후에 멋진 마법 소년을 꿈꾸는 이로서 실격이잖아. 안 그래?"

"저, 저는... 그저... 어흠. 쿨럭. 쿨럭. 쿨럭. 그저 지금 상황을 파악하는 것이 좋다고 느꼈을 뿐이에요. 팀 프로메테우스의 리더로서 말이에요."

"일단 그렇다고 하네. 그러니까 다들 각오가 된 이들만 이쪽으로 와. 지금부터 바람의 힘을 이용해서 단번에 안으로 파고들거니까."

평소에 가볍게 웃는 그의 모습도 지금은 온데간데 없이 상당히 진지하게 바뀐 상태였다. 그만큼 각오를 다져야 하는 일일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

"저, 저도 재밌다는 이야기는 좋지 않다고 생각해요! 이, 일단 피해자가 있기도 하고..어흠. 쿨럭. 쿨럭. 피해자가 있으니까요."

뭔가 이야기를 하려던 승연은 곧 헛기침을 하면서 다시 목소리를 낮추었고 정현은 웃으면서 그를 바라보다가 다시 이야기했다. 그리고 그는 손에 녹색 풍압탄을 생성했다. 그것을 곧 터트릴 생각인 것일까. 하지만 그 전에 그는 진지하게 이야기했다.

"그럼 다들 각오가 되었다는 것으로 받아들일게. 다시 말하지만 조심해.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 수 없으니 말이야."

이어 그는 풍압탄을 펼쳤고 그것을 연속으로 터트렸다. 그러자 정말로 강한 돌풍이 그곳에 불기 시작했고 모두의 몸은 반강제로 붕띄워져서는 결계 밖 실습지 숲쪽으로 날아갔다.
다행히 안전하게 착지를 했기에 다친 이는 없었지만, 문제는 숲의 분위기였다. 그곳은 괴물들이 살고 있는 것 치고는 상당히 조용했다. 마치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

"뭔가 이상하네요. 실습지가 이렇게 조용할리가 없는데."

"역시 뭔가 이상한걸. 전에 내가 왔을 때도 이 정도로 조용하진 않았는데. 일단 조사를 해볼까? 모두들 앞으로 나가면서 주변을 잘 둘러봐. 혹시 뭔가 발견하면 얘기해줘. 알았지?"

-

각자 긴장을 하면서 주변을 두리번거리기 시작했다. 앨리스와 루이스의 말에 승연은 고개를 조용히 끄덕이며 동의를 표시했다. 그리고 성의 불평에 정현은 웃으면서 미안하다고 이야기했다.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말을 하며.
사유가 띄운 불꽃이 있었기에 숲을 탐색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숲은 역시 너무나 조용했다. 정말로 이곳에 괴물이 살고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들 정도로 조용하기 짝이 없었다.

한편 앞으로 달리는 도중, 에스텔라는 숲길에 버려져있는 푸른색 운동화 하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하지만 다른 곳에는 어디에도 다른 운동화가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그 앞으로는 희미하긴 하지만 운동화 밑창과 비슷한 느낌의 발자국 흔적과 사람의 발과 비슷한 느낌의 발자국이 찍혀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 발자국은 저 편으로 쭈욱 이어지고 있었다.

어쩔까. 발견을 한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 좋을까?


-

에스텔라의 연락을 받은 이들이 하나둘씩 그 자리에 모이기 시작했다. 일단 신발이 있는 것도 그렇고 발자국이 희미하게나마 남아있는 것도 그렇고, 대체 이곳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진 알 수 없는 일이었다. 어쩌면 이상함을 느낀 이가 있을지도 모르고 불길함을 느낀 이가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일단 나아가는 것이 중요했기에 정현은 모두를 바라보며 이야기했다.

"일단 후배는 수고 많았어. 이것을 발견한다고 말이야. 일단 무엇이 되었건 이것이 유일한 단서임은 분명한걸. 따라가보자."

어차피 더 이상 지금 여기서 뭔가를 찾는 것은 불가능했다. 유일하게 남아있는 것은 오로지 이것 뿐이었다. 숲길에서 발자국이 희미하게나마 찍혀있다는 것은 조금 부자연스러운 것이 사실이었다. 그만큼 발에 힘을 주고 있었다던가, 아니면 다른 원인이 있었다던가.

일단 발자국을 끝까지 쫓아가자 보이는 것은 아주 넓은 공간이었다. 숲 중간중간, 나무가 자라지 않아 크게 공간이 펼쳐진 그 숲길에서 발자국은 완전히 멈춰버린 상태였다. 그리고 거기에 다른 신발 한 쪽이 널부러져있었다.

"아까와 같은 신발이로군요. 이건."

신발을 발견하고 확인한 승연은 모두에게 그렇게 이야기했다. 그리고 주변에 뭔가가 있는지 확인을 하려는 순간, 갑자기 모두의 귀에 이상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것은 상당히 굵고 관록이 있는 남성의 목소리였다.

ㅡ마녀가 아니로군. 마녀가 아닌 이가 여기에 무슨 일로 온 것이냐?

-

ㅡ아니. 마녀가 하나 있었군. 너는 여기에 무엇을 위해서 온 것이지? 마녀의 삶이 지쳐서 온 것이냐? 도움이 필요한 것이냐?

뒤이어 들려오는 목소리는 오로지 유린을 향한 것이었다. 마치 달콤하게 유혹하는 것처럼 그 목소리는 그녀의 귓가에 멤돌기 시작했다.

-

사유의 추론이 맞을지 아닐지는 알 수 없었다. 일단 그의 추론은 나름 기억해두는 것이 좋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아무튼 정현과 승연은 물론이고 다른 이들 역시, 유일한 마녀인 유린도 사라진 마녀에 대해서 거론했다. 물론 그 중에는 경계하는 이도 있었다. 당연한 일이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목소리만 내고 있었으니 당연할까?

이어 목소리는 조용히 모두의 귓가에 비웃는 어투로 들려오기 시작했다.

ㅡ마녀를 찾는다? 찾아서 무엇할 참이지? 다시 그 학교로 돌려보낼 참인가? 인간과 살아가는 삶에 지쳐 빠져나온 마녀를 돌려달라? 그리고 의외로군. 유일하게 있는 마녀. 너는 도망쳐 온 것이 아니었나? 곤란한 녀석이로군. 그리고 내 모습을 보고 싶다고 했나? 내가 누군지 묻고 싶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힘들 것 같군. 난 지금 그곳에 있는 나의 심복을 통해서 너희에게 목소리를 전할 뿐이니까. 내가 누구냐고 물으면... 쉐도우라고 칭하도록 하지. 너희들이 말하는 용어로 치면 '괴물'의 일종이다.

괴물. 그것도 말을 하는 괴물. 그렇다는 것은 SR급 이상의 랭크로 분류되는 위험종이라는 이야기였다. 그것에 정현은 긴장한 표정으로 주변을 둘러보면서 이야기했다.

"사라진 마녀들은 어디에 있지?! 네가 납치한 것이냐?!"

ㅡ납치? 말은 제대로 해야지. 그들은 모두 내 목소리를 듣고 여기로 온 거야. 자신의 삶에 지쳐서 말이야. 그것이 납치인가? 자기가 선택한 것이다.

"그 말만으로는 믿을 수 없군요. 마녀들은 어디에 있습니까?"

승연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곧 비웃는 목소리가 다시 크게 모두의 귓가에 울리기 시작했다. 그것은 명백한 비웃음, 그리고 조롱이었다.

ㅡ마녀들이 어디에 있냐고? 그것을 알아서 어쩔 참이지? 호기심이라도 채우려고 왔나? 너희들 인간은 마녀들을 차별한다고 들었다. 지금도 학교에선 찾으려는 움직임이 없다지? 그렇다고 한다면 그 마녀들이 어떻게 되건, 너희 인간들, 그리고 인간들과 같이 행동하는 마녀에게 알려줄 이유가 어디에 있지? 알아서 호기심이라도 채우고 싶은 것이냐?

-


"모두가 말한대로야. 쉐도우인지 뭔지 모르겠지만, 괴물이 그런 것을 말할 자격은 없지! 애초에 괴물도 마녀를 공격한다고 들었거든? 난? 저기 저 후배에게 그렇게 말하는 네가 마녀들에게 잘 대해줄 거라고 보진 않거든?! 거기의 후배! 고개 숙이지 마! 괴물이 하는 말에 흔들리지 마!"

"애초에 사라지면 찾는 것이 당연한 거라고 생각해요. 호기심이라고 했나요? 호기심을 채우기 위해서 여기로 오진 않지요. 자. 답을 해주세요. 마녀들은 지금 어떻게 된 겁니까? 행방불명된 마녀들에 대해서 설명해주시죠."

다른 이들의 말이 끝나자 정현과 승연은 각각 이야기를 했다. 뒤이어서 귓가를 찢는 것 같은 커다란 웃음소리가 울리기 시작했다. 그 웃음소리는 메아리 치듯 숲 안 가득 울리기 시작했다.

ㅡ이래라저래라 할 권리가 없다? 내 목소리를 듣고 이쪽으로 온 마녀들인데, 왜 나에게 이래라저래라 할 권리가 없지? 안전을 확인하고 싶다? 뒤가 구리다? 돌려달라? 그렇다면 직접 보여주도록 하마. 너희가 그렇게 보고 싶어하는 마녀들이 어떻게 되었는지. 어떻게 할 생각인지!

뒤이어 무언가 이상한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땅바닥에서 무언가 물의 파장 같은 파장이 울리기 시작했다. 분명히 땅인데, 돌멩이가 물에 떨어졌을 때와 비슷한 파장이 주변으로 퍼지고 있었다. 그리고 땅 안에서 상당히 거대한 느낌의 무언가가 튀어나왔다. 그리고 그것은 분명히 '땅'인데도 불구하고 마치 '물'에 있는 것처럼 자신의 몸의 절반을 땅에 담그고 있었다. 마치 땅이 '물'로 변한 것 같은 느낌이었다.

"상어?!"

".....!"

그것은 거대한 상어였다. 삼각 지느러미와 입의 이빨이 상당히 매서운 느낌의 상어였다. 그리고 그 상어형 괴물의 등에는 투명한 구체가 3개 박혀있었다. 그 안에는 행방불명된 마녀 학생 3명이 각각 들어있었다. 모두들 정신을 잃었는지 움직이지 않고 기절한 것처럼 눈을 감고 있었다.

ㅡ나의 심복인 녀석이다. 너희들이 지정한 계급으로 따지면 R급 쯤 되겠군. 내 목소리를 듣고 이곳으로 온 마녀들은 보다시피, 저 녀석이 몸에 담아두었다. 이 녀석은 말이지. 몸에 담긴 이의 마력을 자신의 마력으로 뽑아서 사용할 수가 있거든. 인간과의 삶이 지쳐서 나온 녀석들이기에 인간들에게 복수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주었지. 나의 심복의 힘의 일부가 되어서 말이야!

"....무슨 짓을 하는 거야!!"

ㅡ무슨 짓? 지금의 삶에 지쳤기에, 새로운 삶을 준 것 뿐이야. 인간과의 삶에서 지쳤다면 인간들이 살아가는 곳 자체를 부숴버리는 것이 제일 편하지 않겠나. 인간의 피가 섞인 존재를 설마 동포로 받아줄 거라고 생각했나? 3번째 녀석은 나름대로 도망치려고 신발이 벗겨져도 신경쓰지 않고 달린 모양이지만 이 녀석에게는 도망칠 수가 없지. 멋지지 않나? 인간들이 저버리는 마녀의 힘을 이용해서 인간의 사회를 부숴버리려는 이 계획 말이야.

"......마녀를, 마녀를 이용하려고 하지 마!! 너 따위 녀석이 있으니까...그렇기에!!"

말을 듣던 승연은 감정적인 목소리를 크게 높였다. 그리고 검을 뽑아들었다. 그리고 그 끝을 괴물에게로 향했다. 하지만 목소리는 그조차도 비웃기 시작했다.

ㅡ뭐라고 떠들어도 좋아. 자. 일단 여기까지 온 이상 모두들 사라져줘야겠어. 걱정 마. 거기에 있는 마녀. 너만은 살려줄테니까. ...물론 너의 몸도 내 심복의 힘의 일부가 될테지만 말이야! 자. 쓸어버려라!

뒤이어 상어형 괴물이 크게 울부짖기 시작했다. 금방이라도 뭔가 터질 것 같은 긴박한 분위기가 그 곳에 있었다.

-


모두가 결의를 다지는 것과는 별개로 상어형 괴물은 크게 괴성을 지르더니 땅 속으로 자신의 모습을 감추었다. 땅은 마치 물처럼 작은 원형 파장을 보였고 그 파장은 곧 사라졌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하지만 땅 속에서 괴물이 자신들을 노리고 있다는 사실은 변함없는 사실이었다. 갑자기 땅 속에서 튀어나와서 공격을 감행할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렇기에 정현은 빠르게 주문을 외웠고 풍압탄을 터트렸다. 그리고 그곳에 있는 모두의 몸을 바람으로 하늘로 띄웠다.

"자. 이것으로 적어도 땅을 밟고 있다가 다치거나 하진 않을 거야. 하지만 비행 능력이 없는 이들은 멀리 떨어지면 안 돼. 바람의 움직임에서 벗어나면 그대로 땅에 떨어질테니 말이야. 물론 바람을 이용하면 땅으로 다시 내려갈 수도 있지만, 적어도 바람의 범위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조심해."

주변에서는 강한 바람이 불고 있었다. 반경은 약 200m 정도. 그 이상을 벗어나면 비행능력이 없는 한 추락할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일단 땅에서는 큰 움직임은 보이지 않았다. 아니. 상어는 전혀 나오지 않고 있었다. 공중에 있는 한 절대로 자신도 밖으로 나오지 않겠다는 듯이. 그것을 바라보며 승연은 작게 혀를 찼다. 그리고 모두를 바라보면서 이야기했다.

"아무래도 누군가가 내려가지 않으면 안되겠군요. ...여기서는 제가 내려갈게요. 어차피 제 무기 특성상 내려가지 않으면 공격이 불가능하니까요. 다른 작전이 있으면 얼마든지 얘기해주세요."

-

"다들 무리는 하지 마. 각성마법이 아니라도 모두가 가지고 있는 속성의 기본 마법은 사용할 수 있을 거야. 그것을 잘 활용하는 것도 답이야. 일단 나는 바람을 지배해야 하기에 여기서 움직이진 못해. 곤란하네. 이럴 때 아무것도 못하고 바람을 잡아둬야만 한다니. 덧붙여서 저 상어형 괴물은 수속성이야. 탐지기에 그렇게 잡히고 있어."

지금의 상황이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이 정현은 작게 혀를 찼다. 아무래도 정현은 지금 이 전투에서는 크게 움직일 수 없을 듯 보였다. 모두를 띄울 정도로 강한 바람을 유지해야했으니 당연할까?
아무튼 휘는 자신의 마법을 이용해서 상어를 추적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머지 않아 땅 속을 정말로 빠르게 돌아다니는 상어의 움직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 움직임은 정말로 물 속을 헤엄치는 물고기처럼 정말로 빠른 속도였다. 지금 불고 있는 바람과 그다지 차이가 없다는 것이 특징이었다. 일단 이것으로 상어의 움직임을 추적할 수는 있었다.

"그럼 우리들도 움직이도록 하죠."

이어 승연은 아래로 가장 먼저 내려갔다. 그가 땅을 발로 딛는 순간, 갑자기 눈 앞에 상어형 괴물이 튀어나왔다. 마치 승연을 깨물려는 것처럼 달려든 상어의 움직임은 보통 빠른 것이 아니었다. 그리고 상어의 구체 중 2번째 구체가 반짝이고 있었다. 일단 무언가 촉수 같은 것으로 등쪽으로 밀착시켜 붙이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일단 그냥은 떨어질 것 같지 않는다는 것이 특징이었다.

아무튼 승연에게 달려든 상어의 공격에 승연은 빠르게 검으로 받아치려고 했지만 그 움직임이 더 빨랐다. 상어형 괴물의 이빨에 승연의 팔이 살짝 스쳤고 그의 소매가 아주 살짝 찢어지고 피가 살짝 튀었다.

"큭!"

뒤이어서 승연은 움직임을 잡아두려는 듯이 검을 빠르게 휘둘렀다. 하지만 상어는 빠른 속도를 이용해서 그 공격을 회피했고 다시 땅 속에 빠르게 숨었다가 다시 위로 튀어나와 승연을 향해 돌진했다.
그 움직임이 역시 보통 빠른 것이 아니었다. 만약 이 상어를 붙잡아둘 방법이 없다면 방금전처럼 공격을 아주 가볍게 회피할지도 모를 일이었다.

-

에스텔라의 광탄이 빠르게 날아왔고 그것은 상어의 시야를 가로막았다. 에스텔라의 지시로 크로우 역시 공격을 감행했다. 그 때문에 순간적으로 상어의 움직임이 멈추었고, 이어 사유의 공격과 휘의 공격이 상어의 배를 정확하게 강타했다. 강한 폭발과 함께 땅에서 가시가 튀어나와 상어형 괴물의 배에 강력한 데미지를 주었다. 아무래도 이곳이 약점인 것일까? 상어는 정말로 크게 괴로워하며 괴성을 지르기 시작했다.
그 때문에 강하게 바둥거리기 시작하던 상어형 괴물의 움직임을 어딘가에서 날아온 파도가 억압하듯 잡아내기 시작했고 상어형 괴물은 파도에 흽쓸리듯 몸을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다. 이어 앨리스의 공격이 등 지느러미에 닿았고 폭발을 일으켰다. 배만큼의 데미지는 아니지만 분명히 데미지는 들어가고 있었고 상어형 괴물은 괴로워하며 꼬리를 움직이려고 했지만 그것은 유린의 창 공격에 의해서 받아쳐졌다.

그나마 발악을 하기 위해서 상어가 빠르게 이빨을 들이밀면서 돌전을 하긴 했지만, 클라우드의 방패가 그것을 막아냈고 상어형 괴물은 뒤로 물러서면서 몸을 꿈틀거리면서 괴로워하기 시작했다. 한편 승연이 입은 부상은 루이스에 의해서 치료가 되었다. 승연은 루이스를 바라보며 작게 감사를 표했고 검을 뽑아들었다. 그리고 그것을 성이 일으킨 파도에 담궜다. 그와 동시에 파도는 그대로 꽁꽁 얼어붙었고, 상어형 괴물의 움직임을 완전히 봉쇄해버리는데 성공했다.

"지금이에요!"

이어 승연은 앞으로 돌진해서 상어형 괴물에게 공격을 감행하려고 했지만, 갑자기 상어는 크게 입을 벌렸다. 그리고 주변으로 거품을 마구 내뿜었다. 돌진하려던 승연은 빠르게 뒤로 물러섰고, 근처에 있는 돌멩이 하나가 거품 속에 흡수되듯이 쏘옥 들어갔다. 그것은 마치, 등에 달려있는 구체와 비슷한 모양새였다. 뒤이어 상어의 등에서 긴 촉수 같은 것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그것은 마녀들이 들어있는 구체를 잡아두고 있는 촉수와 비슷한 무언가였다. 촉수는 따로 움직이지 않았지만, 그 근처에서 꿈틀거리고 있었고, 상어는 계속해서 입에서 거품을 내뿜기 시작했다.

-

상어형 괴물의 입에서 나오는 거품은 계속해서 빠져나와서 모두를 덮치기 위해서 주변을 돌기 시작했다. 하지만 클라우드의 공격으로 인해서 펑펑펑 터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것은 계속해서 지속될 순 없었다. 상어형 괴물의 입에서는 계속해서 거품이 튀어나오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그 틈을 타서 사유와 크로우가 구체를 잡고 있는 촉수를 노렸다. 불꽃과 총알은 촉수를 정확하게 찌르기 시작했고 하나하나, 촉수가 풀려나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상어의 다른 촉수들이 그 둘을 잡기 위해서 공격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것은 성의 공격으로 무산되었다. 성의 공격은 촉수를 끊기 시작했고, 앨리스의 카드 공격 역시 촉수를 끊기 시작했다.

모두의 활약으로 인해 촉수는 끊어졌고, 구체 3개는 힘없이 땅으로 데구르르 굴러 착지했다. 정현은 재빠르게 바람을 일으켰고 그 구체를 하늘로 띄웠다.

"나이스입니다! 선배! 그리고 다른 이들도 모두 잘하고 있어요!"

승연의 격려가 모두를 향해서 울렸고 그와 동시에 유린의 창 공격이 상어의 미간에 정확하게 명중했다. 그러자 상어는 더욱 큰 괴성을 내면서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뭔가 생각보다 쉽게 박히는 듯한 기분이었다. 그것은...어째서일까?
아무튼 상어형 괴물은 온 몸을 빠르게 꿈틀거리면서 자신을 붙잡고 있는 얼음을 깨부셨다. 그리고 바로 옆의 땅, 얼어붙지 않은 지대를 향해서 뛰어들려고 시도했다. 하지만 그 움직임은 방금 전과는 다르게 확연히 느린 편이었다. 1/10도 안되는 속도는 누가봐도 이질적이기 그지 없었다.

-

상어형 괴물은 도망치려고 했지만 제대로 도망칠 수가 없었다. 모두의 공격이 시작되었고 그 공격에서 벗어날 방법은 어디에도 없었다. 결국 상어는 큰 괴성과 함께 그 몸이 소멸되기 시작했다. 말 그대로 괴물을 쓰러뜨린데 성공한 것이었다.
하지만 상어가 남아있던 곳에는 작은 구체 같은 것이 떠 있었다. 그것이 반짝이자 모두의 머릿속에 목소리가 울렸다.

ㅡ대단하군. 역시 다수의 마법소년과 마법소녀들을 상대로 이 정도로는 어떻게 할 수가 없었나? 어쩔 수 없지. 마녀들은 포기하도록 하지. 일단 여기서 물러서겠다.

"두 번 다시 나타나지 마! 마녀들을 대체 뭐로 보는 거야!"

이어 승연은 점프를 한 후에 검의 날에 자신의 마력을 부여했다. 그러자 검이 새하얗게 빛나기 시작했고 그것은 구체를 단칼에 두동강 내버렸고, 구체는 땅바닥에 떨어졌다. 그리고 땅바닥에 떨어진 구체는 가루가 되어 바람에 섞여 사라졌다. 뒤이어 갇혀있던 마녀들은 펑, 펑, 펑 하는 소리와 함께 무사히 밖으로 빠져나왔다. 다만 모두들 기력을 잃었는지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숨을 쉬고 있다는 사실 뿐이었다.

이어 모두를 위에 띄우던 정현은 모두를 착지시키면서 자신도 착지했다. 이내 강하게 불던 바람이 서서히 사라졌고 그는 모두를 바라보며 이야기했다.

"다들 수고 많았어. 싸운다고 말이야. 아무튼 이것으로 마녀들은 어떻게든 구조했으니 다행이야."

"쉐도우라고 했던가요? ...그 자식..어흠. 쿨럭. 쿨럭. 그 녀석은 대체 뭘 꾸미고 있는 걸까요?"

"글쎄. 지금은 알 수 없지 않아? 일단은 심플하게 가자. 마녀들을 찾았으니 돌아가야지. 어서 돌아가자. 모두들."

더 이상 숲에 있을 이유는 없었다. 어서 마녀들을 데리고 돌아가도록 하자. 일단 3명은 정현이 자신이 데리고 갈 생각이었는지 바람을 일으켜서 공중에 붕 띄웠다. 그리고 모두를 바라보면서 그는 이야기했다.

"그럼 다시 돌아가야지. 우리도? 올때처럼 돌아갈거야. 모두들 바람에 몸을 맡겨. 그럼 순식간에 다시 돌아갈 수 있을테니까."

-
각자의 생각, 각자의 마음을 다지고 그들은 정현의 마법으로 다시 돌아왔다. 일단 이 일의 보고나 마무리는 승연이 지겠다고 이야기했다. 어찌되었건 무단으로 들어온 것이었고, 그것에 대해서 책임을 져야하는 것은 사실이었다.
모두들 어서 돌아가보라고 말을 한 후에 승연은 본교 건물로 향했다. 그리고 정현은 구출한 마녀 학생 3명을 데리고 마찬가지로 본교 건물로 향했다. 일단 이 학생들을 데리고 가야만 했으니까.

행방불명된 학생들이 다시 돌아온 것에 대해서 놀라는 이는 한둘이 아니었다. 그리고 그 학생들을 찾은 것이 다름 아닌 교육생 학생들이라는 것은 더욱 그러했다. 물론 이대로 해피엔딩으로 끝나면 얼마나 좋겠냐만, 마냥 현실은 그렇게 쉬운 것이 아니었다.

"어찌되었건 위반사항을 어긴 것은 어긴 거니까요. 후회는 없어요."

팀 프로메테우스의 리더, 승연은 그로 인해 3일 징계를 먹게 되었다. 물론 그나마 이것도 줄어든 것이었다. 원래대로라면 멋대로 숲으로 들어간 것에 대해서는 정말로 엄벌이 내려졌을테니까. 거기서 일어난 일들, 그리고 정현의 필사적인 항변, 그리고 공로를 생각해서 그 정도로 줄어들게 되었다는 것이 맞는 표현이었다.

3일 징계를 먹게 된 것은 별개로 팀 프로메테우스의 이름은 상당히 유명해졌다. 행방불명된 학생들을 구출하고 R클래스 괴물을 무사히 물리치고 왔다는 사실은 모두에게 충격을 주기 좋았으니까.

좋은 일도, 나쁜 일도 모두 담고서 일단 사건은 막을 내리고 있었다.
적어도 지금 당장은.

3.2. 쉐도우

어딘지 모를 어둠의 끝. 그곳은 결계 밖에 존재하는 어떤 괴물의 영지였다. 빛이 전혀 통하지 않은 어두컴컴한 칠흑은 모든 것을 덮어 부드럽게 감싸고 있었다. 어둠 속에 감싸이지 않은 것은 붉게 빛나는 두 눈동자 뿐이었다.
마치 어둠의 눈동자처럼 보이는 그 눈동자는 정말로 선명하고 진한 붉은 빛으로 반짝였다. 마치 피가 모여 그곳에 눈동자의 형태를 하고 있는 것 같아 보통 섬뜩한 것이 아니었다. 여기저기로 돌아가는 작은 눈동자가 두어 번 깜빡였다. 일반 사람의 크기와 비슷한 눈동자에 비치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야 주변은 칠흑이 모두 감싸고 있었으니 보이는 것이 없었다.

"유클리드 마법 학교의 애송이들의 소식을 전한다고 수고 많았다."

"아닙니다. 쉐도우님."

어둠 속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는 누구의 목소리일까? 인위적인 노이즈가 가득 섞여 성별도 알 수 없는 그 목소리는 어둠 어딘가에 녹아내려 그 뿌리를 박았다. 하지만 그 존재가 마치 보인다는 듯이 눈동자는 천천히 옆으로 데구르르 굴렀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 저 너머에 보이는 것은 무엇일까? 표정조차도 알 수 없는 그림자. '쉐도우'의 목소리가 울렸다.

"재밌는 일이 떠올랐어. 그 무대를 이용해서 건방진 애송이들을 타진하겠다."

"쉐도우님. 말하기 송구스럽지만, 고작 어린 학생들 따위에게 그렇게..."

"고작 어린 학생이 아니지. 구원의 터라고 기대를 하고 간 마법 학교에서 차별을 받아 희망을 잃어가는 마녀들을 확보해서 전력으로 쓰려고 한 계획을 망친 존재들을 단순히 어린 학생으로 구분할 순 없지. 싹을 빠르게 잘라버려도 시원찮을 녀석들이야."

"당신이 그렇다면 저는 따를 뿐입니다."

"명해둬라. 때가 되는 순간, 엎어버리라고. 신기루를 만드는 요정에게."

"알겠습니다. 명하겠습니다."

저벅거리는 발소리가 들리고 어둠은 다시 모든 것을 뒤덮었다. 붉은 눈동자는 어디론가 사라져 더 이상 그 어둠 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보이는 것은 없었다. 하지만 매서운 그림자는 어둠 속에 녹아내려 그곳에 존재했다.
아무도 보지 못할 어둠 속에 뿌리를 내려, 잔인한 미소를 입에 담으며.


3.2.1. 수학여행

어두운 어둠이 가득 깔렸을 때, 차가운 분위기가 가득 멤돌았다. 유클리드 학생들이 놀고 있는 테마파크에 진한 어둠도 예외는 아니었다. 어둠이 모든 것을 덮어버리자 음침하고 무거운 분위기가 그곳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뒤이어 어두컴컴한 어둠 속에서 붉게 빛나는 두 눈동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선명하고 진한 핏빛으로 빛나는 붉은 눈동자는 섬뜩한 분위기로 무언가를 바라보았다.
그 이외에는 그 어떤 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 뒤이어 낮고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현역 마법소녀가 운영하는 테마파크. 행복함이 가득하고 빛이 가득한 장소로구나."

"어떻게 하실 겁니까? 쉐도우님. 그대로 진행하시겠습니까?"

"당연히 진행해야지. 신기루를 만드는 요정은 준비가 끝났느냐?"

"대기하라고 지시를 내려놓았습니다. 쉐도우님의 명령이 떨어지는 순간, 바로 움직일겁니다."

인위적인 노이즈가 가득 섞여 성별을 파악할 수 없는 목소리가 만족스러운지 두 눈동자가 살짝 호를 그리다가 살며시 옆으로 데구르르 굴렀다. 그곳에 마치 누군가가 있는 것처럼 그곳을 마주하며 어둠 속에서 낮은 목소리가 다시 울렸다.

"잘했다. 계속 대기를 시켜라."

"하지만 쉐도우님. 저 테마파크는 일단 현역인 마법소녀가 관리하고 있고, 학교의 선생들도 보통 뛰어난 마법 전사들이 아닙니다. 고작 R클래스의 괴물이..."

"그것에 대해서는 걱정할 것 없다. 그 부분은 내가 알아서 할테니 걱정하지 마라. 마법 전사들은 모두 자연스럽게 학생들을 두고 자리를 뜨게 될 것이다. 그렇게 내가 만들 것이다."

"...설마..."

"걱정하지 마라. 그보다..."

눈동자는 다시 떼구르르 굴러, 저 편을 바라보았다. 그 너머에선 무엇이 보이는 것일까? 흥미로워하는 소리와 함께 다시 한 번 낮은 목소리가 울리기 시작했다.

"어둠이 보이는구나. 저 편에서."

"...."

"나는 쉐도우. 어둠이 피어나는 곳이면, 그 어디에나 존재하는 존재. 이번에는 조금 그 어둠은 관찰해보고 싶구나."

"부디 조심하십시오."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는 것이냐. 그 누구도 나를 처단할 수 없다. 나는 어둠. 나는 그림자. 나는 암흑이다!"

자신만만하게 말하는 목소리와 차가운 웃음소리가 어둠 너머에서 천천히 울려왔고, 눈동자는 어느 순간 어둠 속으로 녹아 사라졌다. 마치 처음부터 그곳에는 아무 것도 없었던 것처럼. 차가운 분위기만이 그곳에 조용히 울리고 있었다.

3.2.2. 쉐도우의 영역

어두컴컴한 어둠이 가득 깔린 곳. 그곳은 다름 아닌 쉐도우의 영역이었다. 어둠, 암흑. 그 모든 것은 쉐도우의 일부였고, 쉐도우 그 자체였다. 붉은 눈동자는 어김없이 잔혹한 분위기를 보이면서 그 빛을 번쩍였다. 무언가를 보듯, 어둠 저 너머를 바라보는 눈동자는 흥미롭다는 듯이 호를 그리다가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다. 이번에는 아무도 근처에 없는 것일까. 쉐도우에게 말을 거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그 녀석이 마음대로 움직이는 것은 이쪽이 알바가 아니지만, 만약 거기서도 살아나온다고 한다면 제대로 절망을 뿌려줄 필요가 있겠군."

무언가를 떠올리듯, 눈동자는 데굴데굴 굴러서 여러 방향으로 이동했다. 하지만 곧 다시 원래의 자리로 돌아왔다. 그리고 그 눈동자 아래에서 새하얀 두 손이 튀어나왔다. 마치 하얀 장갑을 낀 것처럼 두 손은 어둠과는 너무나 대조되는 새하얀색이었기에 보통 이질적인 모습이 아니었다. 손가락을 까닥까닥 움직이며 그는 무언가를 그리는 것처럼 움직였다. 그 형태는 다름 아닌 누군가의 모습이었다.

"나는 어둠, 암흑. 그림자. 내 앞에서는 그 어떤 어둠도, 암흑도, 그림자도 숨길 수 없다. 짙은 어둠은 나의 양식이고, 나의 일부."

의미를 알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리던 쉐도우는 곧 키득거리는 웃음소리를 내기 시작했고, 그 웃음소리는 머지 않아 주변에 깔려있는 어둠 전체를 덮으며 크게 메아리 치듯 울리기 시작했다. 그 목소리는 보통 차가운 것이 아니었다. 막 얼어붙은 얼음보다 차가우면서도 날카로운 목소리는 그야말로 어둠 그 자체를 떠올릴 정도로 진하고 어두웠다.

"팀 프로메테우스. 이번이 되었건, 다음이 되었건...너희들은 머지 않아 끝이다. 차라리 이번에 쓰러져라. 쓰러지지 않고 버티면 다음 번에는 너희들이 스스로 자멸하여 붕괴하는 꼴이 일어나게 될테니까."

잔혹한 웃음소리가 더욱 어둡게 울러퍼졌고 곧 눈동자와 두 손이 어둠 너머로 사라졌다. 진한 어둠은 더욱 진하게 뿌려졌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칠흑은 더욱 진하게 모든 것을 덮었다.

3.2.3. 아이즈

아이즈와의 싸움을 쉐도우는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도 놓치지 않고 보고 있었다. 어두컴컴한 어둠 속에서 피어오른 것은 피가 연상되는 붉은 눈동자였다. 그 눈동자는 아무도 볼 수 없는 깊은 어둠 속에 피어올라 모든 것을 관망하고 있었다. 그저 우습다는 듯이 눈동자의 형태는 호를 그렸다. 참으로 우습고 재미난 유희가 아닐 수 없었다. 자신의 자리를 넘본다고 큰소리 치지만 결국 그 결말은 무엇이던가. 참으로 한심하기 그지 없는 일이었다.

"주제를 모르는 어리석은 녀석에게 걸맞는 최후였지만 그래도 나름의 유희거리를 제공해주었으니 네 녀석의 죽음에도 아주 조금은 가치가 있었다고 평하마."

아이즈가 죽건 말건 쉐도우에게는 아무래도 좋은 일이었다. 원래라면 어떻게 되건 구경 따위는 오지 않았겠지만 이번만큼은 자신의 목적을 위해서 슬쩍 구경을 온 것이었고 그의 목적은 이미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완성된 상태였다.
깊고 깊은 어둠은 그 누구도 볼 수 없는 곳에 자리 잡았고, 쉐도우는 그 어둠 속에 뿌리를 내리는데 성공했다. 자신은 곧 어둠이고 어둠이 곧 자신이었으니, 그 어둠에 접촉할 수 있다면 그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남은 것은..."

피식 웃는 그 타이밍과 비슷하게 승연의 칼이 아무것도 없는, 정확히는 아이즈가 있었던 위치였던 허공을 베었다. 승연은 그 모습을 잠시 바라보다 칼집 안에 칼을 집어넣었고 정현은 그런 승연의 모습을 바라보며 가볍게 어깨를 토닥여주었다.

그 모습마저도 모두 바라보던 쉐도우는 다시 한 번 피식 웃으며 사르륵, 자신의 형태를 감추었다. 마치 처음부터 아무것도 없었던 것처럼... 남아있는 것은 그 누구도 볼 수 없는 곳에 위치한 어둠 뿐이었다.

3.2.4. 낡은 범선

어둠이 깔린 늦은 시간이 되니 하늘 위에는 별들이 반짝였다. 각각의 아름다운 빛은 바다에 반사되었고, 근처에 떠 있는 달도 바다에 비쳐 그 빛이 산산히 깨지면서 주변으로 퍼져나갔다. 어두운 밤바다는 정말로 고요하고 조용했다. 철썩이는 파도 소리만이 조용히 울려오는 어둠은 그야말로 시원한 조용함이었다.
그 고요한 분위기는 어느 순간 산산조각 깨져 사라졌다. 삐그덕거리는 소리가 바다 위에 고요히 울리며 존재감을 뽐내고 있었다. 그 소리의 중심에는 거대하고 낡은 배가 한 척 있었다. 마치 소설 속에서나 나올 법한 거대한 범선은 바다를 타고 앞으로 천천히 나아가고 있었다.

금방이라도 부서질 것 같은 그 배는 침몰하지 않으며 안정적으로 항해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배를 움직이는 이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배의 키를 잡는 이도 없었고 배가 침몰하지 않게 대처를 하는 이도 없었으며 갑판에 나온 이도 없었다.
그저 보이는 것은 고요함 속에서 삐그덕거리며 움직이고 있는 배의 모습이었다. 그리고 배의 기둥 근처 어둠 속에 피어난 붉은 핏방울를 연상시키는 눈의 모습이었다.

핏방울이 뚝뚝 떨어져도 이상하지 않을 그 불길한 눈동자는 무언가를 바라보고 있었다. 바다 너머, 어둠 속에 비치는 무언가를. 그것이 무엇인지는 아무도 알 수 없었다. 뒤이어 들려오는 것은 얼음처럼 차가운 목소리였다.

"팀 프로메테우스. 마지막 휴식을 잘 취해두어라. 너희들은 너희들의 손으로 직접 무너질테니 그 절망을 맛보기 전에 조금이라도 더 즐겨라."

쉐도우의 목소리는 여전히 차가웠다. 하지만 무엇이 그리 재밌는지 그의 웃음소리는 참으로 진하고 끈적했다. 대체 무엇을 노리고 무엇을 원하는지 알 수 없는 눈동자는 곧 그 모습을 어디론가 감추었고, 배는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그 끝에 보이는 섬은 어디선가 많이 본 섬일지도 모른다.

3.2.4.1. 보스전
바다도 이제 슬슬 마지막 날이 되었다. 마지막으로 해변가에서 시간을 보내는 팀 유클리드 멤버들은 각자 자신들의 시간을 보내기 바빴을 것이다. 같이 있는 이가 있을 수도 있고 혼자서 노는 이가 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는 도중, 갑자기 삐걱, 삐걱. 무언가의 소리가 모두의 귓가로 들려왔다. 어둠이 잔뜩 깔린 시간. 저 검은 바다에서 보이는 것은 거대한 크기의 상선이었다. 마치 소설에나 나올법한 낡고 거대한 배는 팀 프로메테우스 멤버들이 있는 해변가에 멈춰섰다. 하지만 그 배에는 그 누구의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분명히 여기로 왔으니 배를 운전한 이가 있겠지만, 그 누구의 인기척도 느껴지지 않았다.

"뭐, 뭐야? 이거? 승연아! 이것도 바다에서 노는 계획에 있었어?"

"아, 아니요. 그럴리가 없잖아요. 저런 배를 어떻게 구한단 말이에요."

정현의 물음에 승연은 빠르게 대답했다. 절대로 자신이 준비한 것이 아니라는 듯이 이야기를 하면서 그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하지만 순간 그의 움직임이 잠깐 멈추었고 그는 당황하는 눈빛으로 자신의 손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곧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그는 다시 배를 바라보았다.

아무리 봐도 낡은 그 배는 침몰하지 않은 것이 신기할 정도였다. 그리고....이내, 배의 앞부분에 붉은 눈동자가 하나 튀어나왔다. 피처럼 새빨갛고 위험해보이는 눈동자는 모두를 스윽 둘러보듯이 움직였고 이내 모두에게 직접 말을 걸어왔다.

"직접 만나는 것은 오랜만이로구나. 팀 프로메테우스."

"누, 누구냐!"

정현이 당황해서 바로 앞에 나서면서 눈동자를 바라보면서 외치자 곧 피식 웃는 소리가 어둠 속에서 울려왔다. 그리고 그 목소리는 곧 자신의 정체를 이야기했다.

"쉐도우. 라고 하면 누구인지 이해가 가나?"

-

"그렇게 경계할 것은 없지 않나? 군용 나이프에 권총인가? 싸우고 싶은 마음이 가득한 모양이지? 중2병이라. 그렇게 지칭해도 상관없다. 그리고 아이즈? 아. 그 주제를 모르고 설치다가 죽어버린 녀석 말이냐. 그때의 일은 여흥으로 매우 잘 감상했지."
(아이즈 사건 - 에스텔라 개인 이벤트때 나온 괴물로서 에스텔라의 부모님을 죽인 원수랍니다. 당시에 쉐도우는 그냥 구경만 하고 있었어요.)

모두의 말에 반응을 하며 쉐도우는 비웃는 소리를 내었다. 그 목소리를 듣던 승연은 쉐도우를 바라보면서 작게 혀를 차면서 이를 빠드득 갈면서 이야기했다.

"여기까지 직접 나타난 것을 보면 싸우겠다는 거야? 아니. 그 전에 어떻게 결계를 뚫고 들어온거지?!"

분명히 이 섬에도 결계는 쳐져있었다. 하지만 결계는 그 어디에도 깨진 흔적이 없었다. 거기다가 괴물 반응기에는 UR급 괴물의 반응도 전혀 잡히지 않고 있었다. 분명히 눈앞에 UR급 괴물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섬은 정말로 평화로웠다. 마치 눈앞의 것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어떻게 결계를 뚫고 왔냐고? 그런 것은 아무래도 좋은 것이 아닌가. 중요한 것은 팀 프로메테우스. 오늘이 너희들의 마지막이라는 것이지. 너희들은 너희들의 손으로 직접 자멸하게 될 것이다."

"무슨 의미냐. 괴물 주제에 말이 많아..!"

이어 강한 돌풍이 불면서 배의 앞 부분을 강하게 내리쳤다. 변신을 마친 정현이 공격을 날린 모양이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쉐도우는 피식 웃으면서 모두에게 이야기했다.

"무슨 의미인지 알고 싶나? 말은 필요없겠지. 나는 어둠. 어둠이 곧 나. 그 어둠의 힘을 똑똑히 보고 싶다면 올라오도록 해라. 물론 그냥 가도 상관없어. 단지... 너희들 대신 이 섬이 소멸하게 될 뿐이지."

무서우면 도망가도 좋다는 도발을 날리면서 눈동자는 그 형태를 감추었다.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승연은 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단번에 올라가는 길이 열린 배를 향해서 빠르게 달려갔다. 그 누구보다도 빠르게...

"그렇게 말하면 내가 도망칠 거라고 생각해?! 너로 인해서..! 너로 인해서..!!"

"야! 승연아! 기다려!!"

정현이 뒤에서 말려보려고 했지만, 승연은 그 말을 듣지 않고 가장 먼저 그 배의 위쪽으로 올라섰다. 그 모습을 바라보면서 정현은 크게 혀를 찼고 다른 이들을 바라보면서 이야기했다.

"일단 난 승연이를 데리러 갈게! 너희들은.... 일단 피할 이는 피해! 아무리 봐도 함정이야! 이건!"

-

에스텔과 율은 바로 배를 위해서 나아갔고, 나름대로 고민을 하던 잭 역시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밤바다의 어둠을 밀어내는듯한 빛은 순식간에 어둠 속에 삼켰다. 그것은 평범한 어둠이 아니었다. 마치 의지가 있는 어둠처럼 보이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정현 역시 바람을 타고 단번에 뛰어올라 배 위에 착지했다. 의외로 갑판은 꽤 멀쩡했기에 서는 것은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 모두의 눈에 보이는 것은 다름 아닌 두리번거리면서 무언가를 찾는 승연의 모습이었다.

"이봐! 승연아! 진정해!"

정현이 승연을 부르자 승연은 깜짝 놀라면서 그를 바라보았다. 곧 승연은 뭔가를 말하려는 듯 입을 열었다. 하지만 그 목소리는 전달이 되지 않았고, 마치 붕어처럼 입만 뻐끔뻐끔 거릴 뿐이었다. 그 모습에 정현은 고개를 갸웃하면 승연에게 물었다.

"승연아! 왜 그래?! 잘 안 들려!"

"...나는 어둠. 어둠은 곧 나."

또 다시 쉐도우의 목소리가 어딘가에서 들려왔다. 그리고 방금 전 보았던 눈동자는 배의 기둥에 생성되었고 모두를 내려다보듯이 바라보았다. 그 차갑고 싸늘한 목소리는 곧 모두에게 다시 울렸다.

"너희들은 이것을 허세라고 생각하는 모양이지만 이것은...말 그대로의 의미. 이 어둠이 곧 나고, 내가 곧 어둠이다. 어떻게 결계에 걸리지 않고 왔나고 했나? 바보같은 질문이군. 어둠은 곧 연결된 모든 것. 이어진 어둠은 곧 나이며, 결계 밖의 어둠도 나이고, 그곳에서 이어진 결계 안의 어둠도 바로 나다."

이어 눈동자는 모습을 감추었고 정 반대편의 어둠 속에서 눈동자가 다시 피어났다. 그리고 또 다시 눈동자는 사라졌고, 이번에는 왼쪽의 어둠 속에서, 그리고 또 사라지는 가 싶더니 오른쪽에서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연결된 어둠 속에서 나는 모습을 드러내며, 그것은 인간과 마녀가 가지고 있는 어둠 또한 마찬가지."

뒤이어 눈동자는 조용히 모습을 감추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승연이 천천히 뒤로 돌아섰다. 그리고 들리는 것은 승연의 목소리였다. 하지만...그것은 승연의 목소리와는 전혀 다른 노이즈가 잔뜩 끼인 목소리였다.

"인간의 어둠, 마녀의 어둠. 그 모든 것에서 눈을 뜨는 나이기에 마법전사들은 나를 경계하며, 까다롭게 생각한다. 알아들었나? 팀 프로메테우스. 너희들은 너희들의 손으로 자멸하게 될 것이다. 승리도, 패배도... 결국 나타나는 것은 너희들을 스스로 깍아내는 결과를 나타낼 뿐이니까."

-

"사유?! 네가 여긴 어떻게?!"

갑작스러운 그의 등장은 정현을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참으로 크게 놀라는 것도 잠시였다. 일단 지금 상황은 재회를 기뻐할 때가 아니었다. 승연은 피식 웃는 모습을 보였다. 그것은 지금까지의 그에게서는 도저히 찾아볼 수 없는 모습 그 자체였다. 노이즈가 깔린 목소리는 계속해서 이어졌고 그 차가운 목소리는 틀림없이 팀 프로메테우스에게 향했다.

"제법이군. 지금 무슨 상황인지 이해를 한 이가 있나 보군. 그래. 너희들의 리더는 내 손아귀에 있지. 현실의 어둠도, 마음 속 어둠도.. 연결이 되어있으면, 맞닿아있으면 결국 나의 것. 내가 뿌리내릴 수 있는 존재. 믿기지 않나?"

그 순간이었다. 마음 속에 어둠을 조금이라도 품고 있다면, 어두운 감정이 조금이라도 존재하는 이들은 순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의 가슴 속에 무언가 피어오르다가 사라지는 불쾌한 감정을...
하지만 그것은 정말로 일순이었다. 이내 승연의 목소리가 계속해서 울려왔다.

"즉, 나의 영역은 곧 어둠. 이 어둠이 더욱 진해져야 나의 힘이 강해지는 법이지. 오랜 시간 동안, 인간은 마녀를 차별하고 마녀는 그 인간에게 증오를 가지고 어둠을 키워왔다. 그것이 정해진 것이었어. 맨 처음... 괴물과 인간의 유전자가 합쳐져서 만들어진 존재. 그것은 인간과 괴물의 특성을 가진 또 다른 생명체였지. 하지만 인간은 그런 그들을 괴물에게 '영혼을 팔아넘겨서 만들어진 존재'라 하여 마녀라고 지칭했다. 말 그대로 그것이 하나의 종족인 것처럼 말이지. 그런 차별과 억압 속에서 나의 힘은 더욱 강해지고, 인간은 더욱 마녀를 차별하고 싫은 존재로 인식하고, 마녀는 그런 인간들을 싫어해야만 했다. 그렇게 어둠을 키워야만 했다. '영혼을 팔아넘겨서 만들어진 존재'라는 이름이 붙여진만큼 그들은 우리들에게 팔려서 우리들의 수족이 되어서 행동해야만 했다. 그것이 '마녀'이다. 그런데..."

주변의 어둠이 크게 흔들리기 시작했고 이내 그 어둠은 곧 승연의 등 뒤로 모여서 그의 몸에 촉수처럼 달라붙었다. 이내 승연의 팔이 움직였고 검을 뽑아들었다. 거기엔 차가운 냉기가 가득 피어올랐다.

"마녀를 차별하지 않는 인간이 나오고, 인간을 받아들이려고 하는 마녀가 나왔다. 그리고...마녀를 차별하지 않는 움직임이 생겼다. 그 과정 속에서 생겨나는 빛 따위..나에겐 불필요한 것. 원래대로 인간과 마녀는 계속해서 싸우고 분쟁해서 어둠을 키우면 될 일이다. 나의 힘을 키우기 위해서..! 그것을 방해하는 너희들은 나에게 있어서 불필요하고 쓸모없는 존재. 자. 원망해라. 증오해라. 그리고 스스로 멸망해라!"

"....결국, 너희 힘을 기르기 위해서 이전의 일들을...마녀와 인간을 계속해서 싸우게 하려고 했다 이 말이지?"

조용히 말을 듣던 정현은 크게 혀를 찼고 눈앞의 존재. 쉐도우의 말을 읊고 있는 승연을 바라보면서 이야기했다.

"그것도 모자라서...이제는... 리더까지 지배해서.. 강제로..! 용서할 수 없어! 절대로 용서 못해! 괴물의 생각 따위 알까보냐! ...내 주변의 사람을 건드린 것. 그리고 단순히 너의 힘을 기르기 위해서 마녀와 인간의 분쟁을 일으키려는 너란 존재를 용서할 순 없어!"

-


다른 이들의 말은 조용히 듣고 있던 도중, 사유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승연의 표정이 살짝 일그러졌다. 아무래도 그것이 맞는 것일까. 하지만 쉐도우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아니, 잠시 침묵을 지키다가 승연의 입을 빌려 이야기했다.

"어차피 여기서 자멸해서 사라질 존재들이 입은 잘도 살았군. 내가 무엇을 무서워한다고?! 내 계획이 실패한다고?! 용서할 수 없다고?! 불쌍하다고?! 남 걱정을 할 때가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마."

그와 동시에 주변의 측정기가 강하게 울리기 시작했다. 거기서 보이는 것은 SR급의 반응이었다. 이어서 승연의 주변에 강한 냉기가 모이기 시작했다. 이어 검의 냉기는 하늘로 높게 솟아올랐고 수많은 고드름이 하늘에서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승연의 검이 바닥에 찔렸고, 땅에서도 고드름이 치솟아오르면서 팀 프로메테우스를 압박해오기 시작했다. 공중과 땅. 양쪽에서 공격해오는 고드름은 상당히 매섭게, 착바게 모두를 노리고 있었다.

"....저는...신경쓰지 말고..공격해..주세요.."

그런 목소리가 아주 작게 들려오는 것 같기도 했다.

-

사유는 고드름을 피하면서 승연에게 직접적으로 돌진했고 촉수를 향해서 공격을 가하려고 했다. 그리고 사유의 목소리와 잭의 말에 정현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강한 질풍을 일으켰다. 이어 땅에 생겨난 고드름이 바람에 쓸려가면서 산산조각 나기 시작했다. 적어도 땅의 기동성은 어떻게든 회복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이어 잭이 나이프를 승연의 다리로 던졌고 정령인 훤의 검이 촉수를 베려고 시도했다. 이어 승연은 작게 혀를 차는 모습을 보였고 검을 다시 뽑았다. 그리고 검에선 차가운 냉기가 감돌기 시작했다.

사유의 폭발 공격에 촉수는 강하게 흔들렸다. 아무래도 데미지가 들어간 것일까. 하지만 잭이 던진 나이프는 승연의 주변에 닿자마자 차갑게 얼어붙어 땅에 떨어졌고, 훤의 검도 꽁꽁 얼어붙어 무게감이 실리기 시작했다. 덕분에 검으로 내려치는 것은 실패했다. 말 그대로 눈앞에서 얼어버린 것이었다. 이어 승연은 뒤로 움직여서 거리를 만들어냈다.

"정곡이라고? 헛소리를 하긴! 그리고 그런 공격이 닿을 거라고 생각하나?"

이어 승연은 검을 위로 들어올렸다. 검에는 차가운 냉기가 모이기 시작했고 그것은 다시 하늘로 솟구쳤다. 이어 승연은 그 검을 크게 휘둘렀고, 뿜어져 나오는 하얀색 냉기는 그대로 선을 그으면서 내려왔다. 말 그대로 치솟아오르는 냉기를 검처럼 휘두르고 있었다. 거기서 제일 가까운 것은 역시 가장 앞으로 온 사유였다.

"저의 마음. ...하지만...몸이...안 움직여..."

또 다시 작은 목소리가 조용히 들려오고 있었다.

-

잭이 저격을 가하고 총알은 빛과 함께 나아갔다. 하지만 승연의 주변에 도착하자 총알은 그대로 꽁꽁 얼어붙어 땅에 떨어졌고 빛만이 촉수에 명중했다. 그 순간 승연이 뒤로 살짝 물러섰고, 검을 휘두르는 궤도가 살짝 빗나갔다. 그 덕분에 사유의 전신이 '얼어붙는 것'은 피할 수 있었다. 만약 그대로 나아갔으면 불꽃이고 뭐고 상관없이 모두 얼어붙었을 것이다. 실제로 냉기가 스쳐가는 곳은 얼어붙었으니까. 그렇기에 사유의 어깨도 살짝 얼어붙었다. 그나마 불꽃이 있었기에 이 정도로 끝난 셈이엇다.

이어 사유가 승연의 검을 잡자 승연은 검을 뒤로 빼려고 했다. 검을 쉽게 빼앗기지 않겠다는 듯이 움직였지만 사유의 움직임에서는 완전히 벗어날 수 없었다. 하지만 뜨거운 불꽃은 얼지 않아도 손은 조금씩 얼고 있었다. 이대로 가면 정말로 얼어버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승연은 사유를 띄워서 재빠르게 거리를 띄우게 했다.

"...얼어붙는 것과 얼어붙지 않는 것이 있는데. 이거...?"

"불꽃을 가지고 있으면 얼어붙지 않는다고 생각했나?"

이어 승연의 입에서 쉐도우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뒤이어 승연은 검을 땅에 꽂은 후에 순식간에 갑판을 꽁꽁 얼려 빙판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빠르게 돌진하면서 검 끝을 잭에게 향했다. 말 그대로 돌진해서 단번에 베려는 것일까.

"소용없는 짓. 불꽃이 있다고 해도 결국 마력이 약하면 상성 따위는 의미가 없는 법이지!"

"뭐라도..생각을... 나는...나는..."

"닥쳐..! 저항하지 마라! 꼭두각시 녀석이!"

승연의 목소리가 잠시 울리다가 쉐도우의 목소리가 다시 크게 울렸다. 그 순간, 아주 잠시지만, 승연의 움직임이 멈추었다.

-


물리적인 공격은 얼어붙지만 마법은 얼지 않는다. 그것은 정답일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사유의 불꽃과 잭의 빛, 그리고 훤의 검기는 촉수만을 집요하게 노리고 공격했고 이어 정현의 바람이 칼날의 형태가 되어 촉수에게 날아갔다. 그것은 촉수를 끊어놓기 위한 방안이었다.
그 공격들에 일제히 명중하면서, 그리고 자신에게 말을 건 사유나 잭, 율의 목소리에 승연은 더욱 몸을 움찔거리고 있었다. 이어 입에서 들려오는 것은 쉐도우의 목소리였다.

"왜 내 말에 따르지 않는거냐! 넌 내가 움직이라는대로 움직이면 될 일인데! 칫. 정신이 완전히 장악되진 않은건가. 귀찮은 자식들!"

이어 촉수는 승연을 포기했다는 듯이 사르륵 풀어서 승연에게서 떨어졌다. 그리고 승연은 그대로 힘없이 정신을 잃고 자리에 쓰러졌다. 그 모습을 바라보면서 정현은 빠르게 바람을 일으켰고 승연의 몸을 띄운 후에 배 밖에 착지시켰다.

"좋아! 확보했어! 봐라! 쉐도우! 너희 괴물들이 원하는대로만 되진 않아! 나이스한 전개지 않아?!"

"착각하지 마라. 지금 상황에서 내가 잃은 것은 그저 너희들의 손으로 자멸하게 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니까. 그것이 없어졌다고 해서 달라질 것이 있다고 생각하느냐? 가라!"

배의 기둥에 붉은색 눈동자가 피어오르고, 꿈틀거리는 촉수의 주변으로 어둠이 더욱 모여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어둠은 정확하게 승연의 형태로 뭉쳐졌다. 다만 전신이 어둠을 연상시키는 검은색이라는 것이 달랐다. 들고 있는 검도, 옷도 말 그대로 모든 것이 새까만 그 몸, 배 부분에 다시 붉은색 눈동자가 피어올랐다. 그리고 쉐도우의 목소리가 닷 ㅣ울려왔다.

"말 그대로 완전히 내가 개입할 수는 없지만 이 정도의 힘을 개입시킬 순 있지. 자. 제 2라운드다!"

여전히 측정기에는 SR의 반응이 나타나고 있었다. 그것은 방금 전과 전혀 차이가 없는 수치였다. 뒤이어 쉐도우는 검을 뽑아들고 그 끝을 팀 프로메테우스에게 향했다.

SR BOSS 「쉐도우 나이트메어 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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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발할 참인가? 그렇다면 알려주지. 고작 이런 나의 일부만으로도 너희들을 상대하는 것은 전혀 지장이 없다는 것을 말이다. 집필권이 너희에게 있다고 생각하느냐? 과연 어떨까? 그리고 입만 살았다. 과연 어떨까?"

쉐도우의 목소리가 조용히 울려퍼졌다. 이어 쉐도우는 승연의 모습을 한 어둠을 움직였다. 어둠은 검을 들어올렸다.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검에 모이는 것은 냉기가 아니었다. 검은색 어둠이 잔잔히 모여들었다.
그리고 쉐도우가 그 검을 크게 휘두르는 순간, 검은색 어둠이 주변으로 퍼졌다. 그것은 모두의 시선을 막기에 충분했다. 뒤이어 들려오는 것은 어디에서 다가오는지 알 수 없는 발소리였다. 분명히 바닥은 얼음이건만 전혀 미끄러지는 기색없이 태연하게 앞으로 다가오는 것이 참으로 신기하게 느껴졌을지도 모른다.

확실한 것은 아직 공격은 날아오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발자국 소리는 점점 커져오고 있었다. 그리고 들려오는 것은 어딘가에서 울리는지 알 수 없는 목소리 그 자체였다.

"자. 긴장해라. 떨어라. 경계해라. 어두운 어둠 속, 어디에서 덮칠지 알 수 없는 그 안에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 발버둥쳐라!"

어떻게 대응을 해야 할 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그대로 가만히 있으면 불시에 당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들을 감싸는 것은 어둠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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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너만 빼라는건지 모르겠지만 일단 알겠어. 후배!"

정현은 빠르게 바람을 터트리려고 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움직임은 분명히 존재했다. 사유는 불꽃의 반딧불이를 주변에 뿌렸고 잭은 빛을 내서 어둠을 가시게 하려고 시도했다. 그리고 백과 율은 물약을 이용해서 어둠을 없애려고 시도했다. 잭의 빛은 자신 근처의 어둠을 밝히긴 했지만 모든 어둠을 없앨 순 없었고 물약 역시 자신 주변은 없앨 수 있었지만 모든 어둠을 가시게 할 순 없었다.

이어 정현은 바람을 일으켜서 모두를 어둠 속으로 끄집어냈다. 공중으로 붕 띄워서 올라가자 보이는 것은 말 그대로 배 전체를 감싸고 있는 짙은 어둠이었다. 하지만 사유를 제외한 다른 이들이 어둠을 뚫고 올라가려는 순간, 모두의 근처에서 갑자기 검은 검이 일제히 튀어나왔고 공격을 시도했다. 다행히 공중으로 떠오른 이들은 어떻게 회피할 수 있었지만 바람의 영향을 받지 못한 사유는 어깨를 베일 수밖에 없었다. 그 와중에도 반딧불이는 전혀 터지지 않았다.

뒤이어 어둠이 다시 사라지고 보이는 것은 씨익 웃고 있는 쉐도우의 모습이었다. 그는 분명히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있었다.

"잔꾀를 부리지만 그런 것은 먹힐 거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겠지? 자... 이런 것은 어떨까?"

이어 쉐도우는 검을 꽈악 쥐었다. 그러자 검에 검은색 빛이 모이기 시작했고 그는 그것을 그대로 힘껏 내리쳤다. 그러자 거대한... 말 그대로 거대한 검은색 검기가 빙판을 깨버리면서 앞으로 빠르게 날아오고 있었다. 그대로 가만히 있으면 검기에 맞을 것이고 옆으로 피하려고 하면 박살나는 얼음 파편에 다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이것을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

검기가 날아오는 가운데 모두들 제각각 움직이기 시작했다. 우선 정현은 유린의 근처로 다가갔고 그 앞에서 멈춰섰다. 그리고 쉐도우를 바라보면서 피식 웃으면서 이야기했다.

"오케이. 후배. 여기선 내가 막아볼게. 그러니까 후배는 큰 거 한 방 잘 부탁할게. 하압!"

얼음 파편을 바람으로 튕겨내듯이 막아내려고 하면서 정현은 계속해서 바람을 일으켰다. 최대한 얼음파편을 막아보려고 하는 것일까. 실제로 얼음파편은 어느정도 막을 수 있었다. 물론 완전히 막지 못했기에 정현의 피부가 살짝 긁히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한편, 검기로 박살나고 있는 것은 얼음뿐이었다. 갑판은 전혀 건들지 않는 검기는 계속해서 앞으로 날아오고 있었다. 잭은 얼음파편에 빛 속성을 부여함으로서 어떻게든 그것을 회피하고 있었고 훤은 검기를 오히려 쉐도우에게 날렸으며 백은 물약을 마구 투척했다. 물약은 계속해서 떨어지면서 어둠을 조금씩 몰아내고 있었지만 완전히 몰아내기에는 역시 역부족이었을까. 마치 어둠이 자신의 의지를 가지고 채워나가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착각이 아니었을 것이다. 아무튼 훤의 검기와 함께 크로우의 참격, 에스텔라의 광탄이 쉐도우에게 날아갔지만 그것은 쉐도우를 관통해서 그냥 지나갈 뿐이었다.

"소용없어. 너희들이 무슨 공격을 날린다고 해도 나에게 닿을 거라고 생각하는 거냐?"

하지만 이변은 그때 일어났다. 갑자기 쉐도우는 순간적으로 몸을 움찔했다. 그와 비슷하게 사유의 공격으로 갑판의 일부가 박살이 났고 쉐도우는 크게 괴성을 질렀다.

"크아악!"

앞으로 날아오는 검은색 검기는 어둠이 되어 사라져버렸고, 쉐도우의 몸체가 아주 살짝 흔들렸다. 무엇이 어떻게 된 것일까? 영문을 알 수 없었지만 다시 자세를 잡은 쉐도우는 검을 뽑아들었고 그 검을 갑판 바닥에 갖다댔다. 그러자 그곳에서 어둠이 땅을 타고 흘렀고 일제히 다른 이들에게 퍼져나갔다. 그리고 그것은 아래에서 위로 공격하는 흑탄이 되어 모두에게 날아갔다.

-

사유의 폭발 공격을 시작으로 잭의 나이프 공격, 크로우의 공격, 훤의 공격이 무자비하게 갑판을 공격했다. 갑판에 공격이 들어갈때마다 계속해서 쉐도우는 괴성을 질렀고 몸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날아오는 흑탄은 지속되는 데미지에 약해졌는지 잭과 에스텔라의 광탄에 상쇄되어 사라졌다.
그리고 그 와중에 창이 완성되는 것을 본 정현은 휘파람을 불면서 박수를 쳤다.

"오. 후배. 대단한데. 그렇다면 나도 좋은 것을 보여줘야겠는걸?"

이어 정현은 손의 풍압탄을 여러개 뭉쳤다. 그러자 그것은 거대한 풍압탄으로 바뀌었고 그는 그것을 바닥으로 던졌다. 이어 풍압탄은 갑판으로 쏘옥 들어갔고 그 안에서 질풍을 일으켜 안에서 공격을 가했다. 그것에 데미지를 입었는지 쉐도우는 다시 한번 괴성을 지르면서 숨을 헐떡였다.

"...이 녀석들..! 그래. 용캐도 알아냈구나. 하지만..."

뒤이어 그가 쥐고 있는 검이 어둠으로 녹아내리기 시작했고 동시에 그 발밑에 거대한 문양이 새겨졌다. 그것은 거대한 어둠 속에서 붉은빛으로 반짝이는 거대한 눈동자를 연상시키는 문장이었다. 이어 그것은 붉은색으로 반짝이기 시작했고 배 전체에 붉은색 빛으로 퍼뜨렸다.

"...너희들을 없애버리는 것에는 아무런 문제도 없어."

뒤이어 짙은 어둠이 모든 것을 덮었다. 말 그대로 그것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아무것도 들리지 않고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 짙은 어둠이었다. 빛을 쏘려고 해도 빛은 아무것도 비추지 못할 정도로 짙은 어둠 속에서 무언가의 목소리만이 들려오고 있었다.

"자. 어둠 속에서 영원히 사라져라. 너희들의 어리석음을 저주하면서 말이다!"

그 순간, 팀 프로메테우스는 점점 체력이 떨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어둠 속에서 무언가가 자신들의 체력을 빼앗고 있었다. 그것은 말 그대로 섬뜩하면서도 계속해서 조여오는 무언가였다.

각성마법 「나이트메어 타임」

-

짙은 어둠 속에서 잭이 목소리를 외치긴 했지만 아무런 변화도 없었다. 그 목소리가 다른 이들에게 전달되는 일은 없었다. 그리고 유린은 일단 상황을 대기하면서 지켜보기 시작했다. 그러는 도중, 사유가 불꽃을 이용해서 문장을 지워없애려는 듯이 공격을 감행했고, 백 역시 약물을 이용해서 폭발공격을 시도하려고 했다. 그리고 율의 지시에 따라 훤은 검기를 날렸다. 그 공격이 향하는 곳은 다름 아닌 문장이 세겨진 곳이었다.

이내 강한 폭발 소리가 들려왔고 그리고 무언가를 베는 소리가 들려왔고 쉐도우의 괴성이 들려왔다. 이내 어둠이 걷혀지고 모든 것이 제대로 보였다. 배 갑판은 방금 전 공격으로 크게 망가져있었고 쉐도우의 몸은 녹아내릴듯이 크게 뒤흔들리고 있었다. 문양은 산산조각 났고 갑판 역시 마찬가지였다. 거의 부서질 것 같은 갑판 속에서 쉐도우는 검을 쥐고 모두를 노려보았다.

"네 녀석들..! 어떻게! 어째서 패닉에 빠지지 않는거냐!"

"괴물이 그런 것을 알 수 있을리가 없잖아. 슬슬 사라지는 것이 어때?"

이어 정현은 공격 준비를 시작했다. 쉐도우는 분하다는 듯이 모두를 향해서 검은색 구체를 발사하려고 했고, 그와 비슷하게 정현이 바람을 일으켜서 구체의 궤도를 바꾸면서 여기저기로 날려보냈다.

공격을 할거면 바로 지금이 찬스였다.

-

흐물거리는 쉐도우였지만 쉐도우에게 날아가는 공격은 모두 쉐도우를 관통했다. 전혀 쉐도우에게는 데미지가 들어가지 않는 상황이었다. 백의 공격도, 율의 공격도, 에스텔과 크로우의 공격도, 잭의 공격도 마찬가지였다. 마치 그것은 어둠 그 자체와 다를 바가 없었다. 실체가 존재하지 않는 것이었기에 데미지가 들어가지 않는 것일까. 말 그대로 공격은 헛되이 날아갔다.

"이런 것은 통하지 않는다고 했...크아아악!!"

쉐도우가 자신의 몸을 수복할 생각인지 주변의 어둠을 모으려는 순간, 사유의 공격이 배에 작렬했다. 그 공격과 함께 쉐도우는 크게 괴성을 질렀다. 이어 사유는 백을 위로 보내면서 자신은 배에서 탈출했고 정현은 바람을 일으켜 배 위에 남아있는 이들을 모두 공중으로 띄웠다.
그리고 창날이 꽂힌 곳으로 유린의 공격이 발동했고, 말 그대로 배는 커다란 폭발음과 함께 산산조각 나버렸다. 이미 약해질 때로 약해진 배였기에 그것을 파괴하는 것은 그렇게 힘들지 않은 일이었다. 이어 크게 괴성을 지르면서 쉐도우의 형태가 사라져버렸고, 배 안에서 검은색 구체가 하나 튀어나왔다. 다만 그것은 바다로 가라앉지 않고 공중에 붕붕 떠 있었다.

"저것은...!"

그것은 이전의 싸움에서도 본 적이 있는 바로 그 구체였다. 어째서 그것이 배에서 나온 것일까. 이내 모두의 머릿속에서 목소리가 조용히 들려오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내가 너희들을 너무 얕본 모양이구나. 그래. 과소평가를 한 것을 사과하지. 하지만 그렇기에 너희들은 더욱 용서받을 수 없는 존재다."

".....!"

"기대해라. 내가 직접 행차할테니... 그때야말로 너희들을 어둠 속에 잠재워주마. 그때까지 조금의 안식을 즐기도록 해라. 절망뿐인 어둠 속에서 지금의 즐거움을 그리워하게 될 때가 올 거다. 크크큭...크크크큭..크하하하하!! 영광으로 여겨라! 머지 않아 다시 만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때, 너희들은 지금 여기서 쓰러지지 않은 것을 후회하게 될 것이다!"

이어 목소리가 사라졌고 그와 동시에 구체는 소멸하듯이 사라져버렸다. 측정기의 수치도 사라졌고 남은 것은 조용한 파도소리 뿐이었다.

"...어떻게든 처리가 된 모양이네. 다들 수고가 많았어..그리고..읏차..."

모두를 조심스럽게 해변가에 내려준 후에 정현은 쓰러져있는 승연을 어깨에 들쳐맸다. 그 또한 바람의 힘을 이용했기에, 그렇게 무게감을 느끼지 않는다는 것이 포인트였다.

"일단 돌아가자. 쉐도우의 말은 신경쓰지 말고. 쉬도록 하자. 너무 고생이 많았으니 말이야."

방금전까지 치열한 사투가 있었던 곳이었건만, 지금은 너무나 평화로웠다. 마치..그 모든 것이 허망된 것처럼...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그것은 마치, 어둠과 같이 실체가 없었던 것처럼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리고 없었다.

3.3. 수학여행

수학여행이 적당히 마무리가 되어가는 시간. 슬슬 마지막 날이 찾아오고 있었다. 하지만 평화는 손쉽게 찾아오지 않는 것일까? 테마파크 전역에 강한 비상벨이 울리고 있었다. 그것은 괴물이 근처에 나타났을 때, 정확히는 결계를 뚫고 안으로 들어왔을 때 울리는 비상벨이었다. 그 수치는 다름 아닌 UR급 수치. 그 때문에 유클리드의 교사 마법전사들은 난리도 아닌 상태였다.

"일단 학생들과 민간인들을 모두 대피시키세요!"

"이곳의 책임자의 말에 의하면 VR 게임기기가 있는 그곳에 대피소가 있다고 했었죠? 어서 학생들을 그쪽으로! 그리고 교사들과 마법전사들은 모두 반응이 있는 곳으로 가도록 합시다!"

ㅡ여러분. 근처에 UR급 괴물의 수치가 나타났습니다. UR급 괴물의 수치가 나타났습니다. VR 게임기기장 근처에 있는 대피소로 어서 이동해주십시오. 다시 한 번 방송하겠습니다.

참으로 긴박한 분위기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팀 프로메테우스 멤버들의 핸드폰에 메시지가 들어왔다. 그것은 다름 아닌 현 리더인 승연의 메시지였다.

[우선 모두들 리조트의 로비에 모여주세요!]

짧은 메시지 속에서 긴박한 분위기가 녹아흘렀고, 주변의 긴박한 분위기는 더욱 고조되고 있었다.

-

모두가 각각의 위치에서 로비로 왔을 때는 긴장한 상태인 정현과 승연의 모습이 보였을 것이다. 특히 정현은 주변을 빠르게 살피고 있었고 승연은 모두를 바라보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모두들 방송은 들었죠?! 그러니까 지금....어흠. 쿨럭. 쿨럭. 지금 UR급 괴물의 반응이 잡혔다는 거. 일단 지금 교사 마법 전사들과 ㅇ...가 아니라 이 테마파크의 총 책임자 마법 전사에 관광객들 사이의 마법 전사도 모두 반응이 있는 곳으로 갔어요. 학생들이나 민간인들은 모두 VR 기기 시설 근처에 있는 대피소로 향하라는 지시가 내려왔고요."

"후배. 지금 그런 거 신경 쓸 때 아니다. 아무튼 UR급 반응이 사실이라면, 지금 여기에 있으면 안 돼. VR 기기 시설로 가자. 거기서 대피하는 거야."

평소에는 가벼운 정현의 모습조차도 지금은 상당히 진지하고 무거웠다. 그만큼 UR급 괴물의 반응이 잡혔다는 것은 상당히 심각한 일인 모양이었다. 아무튼 그 상황 속에서 승연은 자신이 먼저 앞장서서 나아갔다.

"길은 전부 알고 있어요. 지름길로 갈게요. 따라오세요."

이어 승연은 자신이 앞장서겠다는 듯이 앞으로 천천히 나아갔다. 그리고 정현은 맨 뒤쪽으로 가서 모두를 뒤에서 백업하고 지키겠다는 듯이 변신했다. 주변의 바람을 압축하면서 승연이 맨 앞, 정현이 맨 뒤. 그렇게 모두를 감싸듯 앞으로 천천히 나아가고 있었다.

"아. 후배들. 일단 묻는 건데, 어디 다치거나 한 건 없지? 지금 대혼란상황이잖아? 혹시 오다가 넘어져서 다치거나 그런 건 없지?"

-

"그래? 하하. 후배들. 다치지 않았다고 하니 다행이야. 난 또 UR급 괴물을 찾겠다고 달려가는 이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거든. 하지만 UR급은 절대로 안 돼. 그런 레벨은 베테랑 오브 베테랑인 마법 전사들이 겨우 상대할 수 있는 수준이야. 우리들로는 어림도 없어."

"일단 가도록 해요. 선배."

정현의 말을 적당히 끊은 후에 승연은 앞장서서 나아갔다. 마치 이 부근의 길을 다 꿰뚫고 있다는 듯 승연은 정말로 빠르게 VR기기가 있는 곳 근처까지 도착할 수 있었다. 이미 그곳에는 수많은 이들이 있었고, 줄을 서서 대피소 안으로 들어가려 하고 있었다. 승연은 앞장서서 자리를 잡은 후에 모두에게 이곳으로 오라는 듯이 손짓을 했다.

하지만 그 순간이었다. 갑자기 그곳의 바람이 모두 멈추었다. 그리고 모두가 그 순간 느꼈을지도 모른다. 무언가가 자신들을 바라보고 있다는 그런 느낌을. 그것은 매우 무섭고 차가운 눈빛이었다.
그와 동시에 어딘가에서 찬란한 빛이 터져나왔고, 그것은 근방에 있는 모든 것을 전부 꿀꺽 삼켜버렸다. 그 눈부신 빛에는 눈을 감지 않으면 도저히 버틸 수 없는 지경이었다.



"....여긴...!"

"뭐야? 뭐가 어떻게?!"

모두가 눈을 떴을 때 보이는 것은 방금 전과는 다른 느낌의 모습이었다. 모두의 머리 위에는 붉은색 게이지와 파란색 게이지가 떠 있었다. 그것은 마치 게임의 HP포인트와 MP 포인트를 나타내고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주변은 평소의 모습이 아니라, 마치 모든 것이 8비트가 된 것 같은 모습이었다. 무언가 도트로 만들어진 나무나 건물들이 보였다. 일단 그 자체는 방금 전 자신들이 있었떤 모습과 비슷했지만 다른 느낌이었다. 마치 전혀 다른 차원에 온 것 같은 느낌이 아닐 수 없었다.

ㅡ나의 이름은 쉐도우.

그 순간 모두의 머릿속에 울리는 목소리는 팀 프로메테우스라면 한 번은 들었을지도 모르는 그런 목소리였다. 마치 비웃는 것처럼 들려오는 그 차가운 목소리는 계속해서 그곳에 있는 모두의 가슴 속에 울리기 시작했다.

ㅡ꽤나 게임을 좋아하더군. 인간, 그리고 마녀들이여. 가상현실이라는 게임 속에 들어가 괴물과 싸우고 성취감이라도 얻었나? 크크크큭. 그런 것이 재밌다면 얼마든지 하게 해주마. 너희들은 영원히 이 게임 공간속에서 지내는 거다. 너희들이 좋아하는 이 게임 공간 속에서. 아. 하지만 영원히 못 나가는 것은 아니야. 나갈 방법을 알려줄게. 지금부터 마녀와 인간. 두 팀이 싸우는 거야. 그리고 마지막까지 살아있는 쪽만 나갈 수 있을 거다.

"뭐라고?!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후배! 진정해!"

ㅡ벌써부터 여기저기서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이야기를 하는구나. 하지만 그게 현실이야. 자. 나가고 싶지? 먹을 것도 없는 이 세계 속에 계속 있고 싶진 않겠지? ...싸워라. 게임 스타트.

이어 쉐도우의 목소리는 사라져버렸다. 그리고 보이는 것은 망설이는 것으로 보이는 이들의 모습이었다. 어느새 저 편에서는 서로 경계를 하고 있는 사람과 마녀의 모습도 보이고 있었다.

-

사유는 이 분위기가 마음에 들지 않다는 듯이 짜증이 난다는 표현을 했고 승연은 그에 동의하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로 마음에 안 든다는 듯이 그는 쿨한 분위기를 제대로 보이지 못하고 이를 갈고 있었다. 마치 무언가를 찾으려는 것처럼 어딘가를 두리번거리는 모습은 좀처럼 그에게서 볼 수 없는 행동이었다.
백은 물약을 만들겠다고 이야기를 했지만 지금 상황에서 무슨 물약을 만들지는 조금 생각해보는 것이 좋을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율은 생각하는 모습을 보였고, 에스텔라는 말려보려고 했지만 크로우는 그녀를 저지하면서 상황을 지켜보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정현도 가만히 주의를 살펴보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는 와중에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그것은 누구의 목소리인지도 알 수 없었다. 학생의 목소리일까? 아니면...

ㅡ이대로 가만히 있을거야? 먹을 것도 없다잖아! 이대로 가만히 있으면...

ㅡ방법이 없어! 어쩔 수 없는 거야!

ㅡ어차피 마녀를 차별하는 이들이잖아. 그냥 물리치고 나가자! 여기서!

ㅡ마녀들만 없애버리면 여기서 나갈 수 있어!

뭔가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더욱 커져오고 있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면서 승연은 이를 빠드득 갈았고 정현은 그에게 진정하라는 듯 손을 들었다. 그리고 이상하다는 듯이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하지만 이상한데. 다른 차원으로 들어가는 마법이라니. 그런 것은 들은 적도 배운 적도 없어. 대체 뭐야. 이거."

-

싸움이 시작될 것 같은 순간, 사유가 그 사이에 끼어들었다. 그의 말에 그들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고 노려보고 발로 땅을 찍는 소리에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그들은 끄응 소리를 내면서 일단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다. 당장 터질 것 같은 모습은 어떻게 가라앉긴 했지만, 이것이 얼마나 버틸지는 알 수 없는 일이었다. 지금 이 상황을 불안해하는 이들은 점점 많아지고 있었고 사람이 궁지에 몰리게 되면 어떻게 될 지 알 수가 없었으니까.
한편 백과 율, 그리고 에스텔라의 말을 듣던 정현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가능해. 결계를 쳐서 환상을 보이는 것이라면 말이야. 하지만 그런 마법은 대체로 어딘가에 중심핵이 있기 마련이야. 그 중심핵을 없애면 이 환각은 없어지겠지만, 그 중심핵이 어디에 있는지 어떻게 찾을지가 문제인걸."

얼핏봐도 필드는 상당히 넓어보였다. 저 멀리에 있는 것도 8비트형 도트인 것으로 보아 꽤 넓은 범위라는 것은 누가 봐도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일단 정현이 하늘로 날아올랐고 주변을 두리번거리면서 살펴보았지만 크게 눈에 띄는 무언가는 보이지 않는다는 듯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일단 하늘로 날아올라도 크게 보이는 것은 없어. 어디일지 짐작 가는 곳 없어? 이 세계를 구축할 중심핵이 될만한 곳 말이야."

".........."

그 와중에도 승연의 표정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었다. 무엇을 생각하는 것일까. 한번씩 가슴이 욱씬거린다는 듯이 그는 오른손을 가슴에 올리고 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그는 다른 곳을 바라보았다.

"괜찮아? 후배?"

"아. 네. 괜찮아요. 아무 것도 아니에요. ...조금 뭔가 약간 가슴 속을 쿡쿡 찌르는 것 같아서. 별 거 아닐 거예요."

그렇게 말을 하면서 승연은 승연 나름대로 생각에 빠져들었다. 일단 이 상황을 어떻게 대처를 할지를 생각해야했다. 중심핵이 있다면 어디에 있을까? 만약 못 찾는다면 어떻게 해야 좋을까. 그렇게 생각을 하기 바쁜 상황이었다.

-

대체적으로 나온 의견은 다름 아닌 대피소, 즉 VR 게임기기가 있는 쪽이었다. 그 와중에 승연은 백의 말에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정말로 괜찮다는 듯이 말을 하지만 그 입가에는 약간의 쓴 미소가 돌았다.

"아니요. 괜찮아요. 그냥 기분 탓일 거예요. 애초에 심장이 안 좋은 것도 아니니까요. 기분 탓일 거예요."

"그래도 혹시 모르니 하나 부탁해도 될까? 후배? 아무튼...대피소라는 곳이..."

"VR게임기기가 있는 곳으로 우선 들어가야해요. 거기서 내려갈 수 있거든요."

일단 크로우의 말대로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고 생각하며 정현은 승연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모두를 바라보면서 안으로 들어가자는 듯 고개를 다시 한 번 끄덕였다.
가장 먼저 앞서가면서 정현은 닫혀있는 문을 열었다. 그리고 모두가 들어오도록 유도했다. 하지만 그 순간이었다. 갑자기 근처에 있는 학생들의 눈에서 초점이 사라지고 그들은 일제히 팀 프로메테우스의 멤버들을 안으로 밀어넣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문이 쾅 하는 소리와 닫혔다. 갑작스런 사태에 놀라는 이들은 놀랄 수밖에 없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그것만이 아니었다.


"......!"

"......!!"

정현과 승연, 가장 먼저 앞장선 두 사람의 눈에 보인 것은 다름 아닌 날개가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무언가의 모습이었다. 그것은 결단코 사람의 모습이 아니었다. 아니. 사람의 모습처럼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그것은 사람이 아니었다. 붉은색 두 눈도 길쭉하고 머리 부분에 보라색 더듬이 한 쌍이 달려있었고, 등에는 커다랗고 투명한 날개가 파닥파닥 움직이고 있는 그것은 공중에 떠 있었다. 전체적으로 '요정'과 비슷하게 생긴 그것은 틀림없는 괴물이었다.

[팀 프로메테우스. 나를 방해한 존재. 어떠나? 이 환상적인 세계의 감상은?]

요정의 머리 위, 뭔가 허공에 떠 있는 글씨가 형성되어 모두의 눈에 모습을 비추었다. 그것은 분명히 멤버들을 향해서 보내는 메시지였다.

[내 이름은 쉐도우. 내 수하, 신기루를 보이는 요정의 능력은 재밌지 않나?]

-

[왜 너희들만 여기로 오게 했냐고? 그건 스스로 짐작 가는 것이 있지 않나? 사람들이 위험할 때 어떤 본능이 일어나는지 알 수 있었다? 그렇다먼 더 재미난 것을 보여주지. 어찌되어도 상관없는지는 보고 판단해라.]

떠오르는 메시지는 마치 모두의 말에 대답하는 듯 보였다. 이어 요정의 날개에서 빛이 발산되었고, 머리 위에 밖의 풍경으로 보이는 풍경이 비쳤다. 들어오기 전과 다르게 학생들은 뭔가 당황하고 있었다. 아니, 학생들만이 아니었다. 평범한 일반인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머리 위에 떠 있는 HP 게이지의 양이 점점 줄어들고 있었다. 그것은 마치 생명이 갉아먹히는 무언가처럼 보이고 있었다. 그 과정 속에서 모두 경악하고 당황하는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일부는 두려움에 떨고 있는 모습도 보이고 있었다.

[아무도 막을 이가 없고, 그 상황에서 이런 모습이 보인다면 어떻게 될까? 재밌지 않나?]

이어 바깥을 비추던 영상은 사라졌다. 그리고 글자는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떠올라 모두에게 도발하듯이 메시지를 보냈다.

[사람과 마녀. 결국 친해질 수 없는 존재야. 조화를 이루면서 살아간다고 하지만 결국 사람도 마녀도 이렇게 조건만 주어지면 서로를 해치기 충분한 존재. 같이 살아갈 수 있는 존재라고 착각하는 것이냐. 크크크크크큭! 어차피 마녀는 차별받는 존재고 사람은 차별하는 이기적인 존재다! 그게 너희 인간들의 본성. 우리 괴물과 다를게 뭐냐. 뭐가 잘났다고 자신들이 정의라는 양 행동하는 것이냐.]

그 도발에 정현은 애써 숨을 고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승연은 바로 레이피어를 뽑아들었다. 그리고 큰 목소리로 외치면서 돌진하려고 했다.

"그 메시지 당장 저리 치워! 애초에 너 따위가....!

"후배. 진정해. 리더가 앞으로 지금 달려나가면 다른 이들이 걱정해. 진정하는 거야. 후배."

[어둠이 참 마음에 들어. 여기까지 와서 직접 본 보람이 있어.]

"무슨 의미지? 쉐도우 양반?"

[언젠가 알게 되겠지. 크크크큭.]

그것까진 알려줄 마음이 없다는 듯 쉐도우는 그저 비웃는 메시지를 잠깐 비추다 사라지게 만들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정현은 모두를 바라보면서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

"일단 저 괴물은 R 클래스의 괴물이야. 전에 상어형 괴물 기억나지? 그 괴물과 비슷한 레벨이야. 일단 체크기에는 그렇게 뜨고 있어. 충분히 할 수 있어. 그 전에, 저 문자 놀이하는 쉐도우라는 이에게 할 말은 있니?"

3.3.1. 보스전



[마음대로 지껄여라. 처리해라. 신기루를 보이는 요정!]

문자 메시지가 사라지는 것과 동시에 요정은 날개를 빠르게 움직이며 날아올랐다. 그와 동시에 근처에 있는 VR 기기 게임기 하나가 반짝이기 시작했다. 동시에 주변의 풍경이 바뀌었다.
곧 이어 보이는 것은 전혀 다른 곳의 모습이었다. 그곳은 다름 아닌 높은 하늘 위였다. 그리고 팀 프로메테우스 멤버들은 모두 하늘에서 땅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정말로 높게, 높게 떨어지는 느낌은 너무나 위험하기 그지 없었다. 땅은 도저히 보이지 않았지만 구름은 계속해서 위로 솟구치고 있었고 하늘에 떠 있는 요정과는 점점 거리를 띄우고 있었다.

"뭐, 뭐야!? 대체?!"

"이거. VR게임 기기 중 하나인 '고공낙하 체험기'. 그것과 비슷하네요."

"쿨하게 말하지 마! 지금 떨어지고 있잖아!"

그 와중에 저 위에선 요정이 날개를 빠르게 움직이며 위치를 여기저기로 옮기고 있었다. 그리고 하늘 위에서 무수히 많은 빛줄기가 팀 프로메테우스 학생들을 향해서 날아오고 있었다.

-

에스텔라와 앨리스의 말에 정현은 알겠다는 듯이 바람을 압축한 에너지를 꺼냈고 그것을 터트렸다. 그리고 그것이 터지자 더 이상 자신들의 몸은 밑으로 떨어지지 않았다. 방금 전까지 밑으로 계속 떨어졌는지도 알 수 없지만 확실한 것은 적어도 주변 풍경이 위로 올라가는 일은 없었다. 뒤이어 승연은 자신의 레이피어를 뽑은 후에 빛줄기를 얼리려고 시도했다. 하지만 형태가 없는 것인지 빛줄기는 얼어붙지 않았다.
하지만 크로우가 날린 공격으로 인해 빛줄기가 살짝 약해진 것은 사실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완전히 없어지진 않았고 방어를 한 이도 없었기에 모두의 몸을 살짝 스쳐가며 상처를 입혔다.

뒤이어 갑자기 저 편에서 무언가 빛이 반짝였고, 그 빛은 요정의 날개에 맞닿았다. 그리고 동시에 또 다시 빛이 섬광처럼 터졌고 또 모습이 바뀌었다. 이번엔 상당히 으스스한 분위기의 어두운 숲속이었다.

"이것은 VR 기기 중 하나인 [좀비 헌팅] 과 비슷한 풍경이네요."

"VR이고 뭐고 이젠 지긋지긋해!"

일단 자신들의 몸을 아래로 착지시킨 후에 정현은 주변을 살피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여기저기서 무언가들이 여러 방향에서 걸어오고 있었다. 그것은 누가 봐도 명백한 좀비의 모습이었다. 마치 살아있는 고기를 원하듯이 수많은 좀비는 팀 프로메테우스를 향해서 다가오고 있었다. 그리고 신기루를 만드는 요정은 또 다시 방금 전에 날렸던 빛줄기를 팀 프로메테우스를 향해서 발사했다. 말 그대로 좀비와 빛줄기가 양 쪽에서 팀 프로메테우스 멤버들을 압박하고 있는 셈이었다.

-

"있어요. 가상현실을 체험하는 게임이에요. 말 그대로 좀비를 잡는 그런 가상현실 게임이에요."

"간단하게 말하자면 가상이지만 실제처럼 즐기는 게임 같은 거야! 그러니까..딱 지금 같은 상황인거야."

설아의 물음에 승연과 정현이 각각 물음에 답변을 하였다. 아무튼 그 와중에 제일 먼저 움직인 것은 다름 아닌 사유였다. 무언가를 발견했는지 그는 불꽃의 장벽을 만든 후에 요정을 향해서 돌진했다. 하지만 빛줄기와의 거리도 점점 가까워지는 상태였다. 루이스가 모두에게 회복을 걸어주긴 했지만 저 빛줄기를 그대로 다 맞으면 조금 위험할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설아가 만든 늑대 두 마리가 빛을 삼키려고 달려들었다. 빛을 전부 삼키진 못했지만 일부 빛줄기를 소멸시키고 늑대 두 마리는 소멸해버렸다. 그렇기에 사유를 스쳐지나가는 빛줄기는 최소한이 될 수 있었다. 살짝 어깨가 스쳐지나가며 다치긴 했지만, 큰 부상은 아니었다.

한편 설아는 좀비를 향해서 화살을 쏘았다. 그러자 화살은 좀비의 목을 꿰뚫었고 불꽃벽 너머에서 좀비는 괴로워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앨리스의 정령 시론은 불꽃벽을 뚫고 들어오려고 하는 좀비를 막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바라보던 정현과 승연 역시 좀비가 다가오는 것을 막기 위해서 움직였다.

탁. 손가락을 치는 소리와 함께 강한 바람의 칼날이 주변으로 퍼지면서 다가오는 좀비들의 몸을 절단하며 움직임을 막았고, 승연의 검날이 반짝일 때마다 다가오는 좀비들이 얼어붙어 산산조각이 나서 깨지기 시작했다.
한편 루이스의 광탄은 요정의 얼굴에 제대로 명중했고 요정은 괴로운지 눈을 감았다. 그 순간, 사유의 공격과 크로우의 공격이 요정의 날개에 정확하게 명중했다. 폭발소리와 함께 총소리가 연쇄적으로 들렸고 요정은 고통스러워하는 괴성을 냈다.

그 순간, 주변의 모든 풍경이 원래대로 돌아왔다. 그것은 8비트의 풍경도 아니었고, 어두운 숲길도 아니었다. VR 기기가 가득 들어있는 센터 안의 풍경이었다. 하지만 요정은 아직 쓰러질 수 없다는 듯이 다시 날아오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저 편의 VR 기기 중 한 대가 또 다시 빛을 내기 시작했다.

-

에스텔의 지시로 VR 기기는 하나하나 박살이 나기 시작했고 빛이 나던 것도 사라져버렸다. 그리고 뒤이어 요정을 향한 공격이 시작되었다. 설아가 만들어낸 사슬은 요정의 양 팔과 다리를 묶었고 요정은 그대로 묶여 빠져나가기 위해서 바둥거렸다.
하지만 곧 엘리스의 카드 공격, 루이스의 광탄 공격, 그리고 마지막으로 사유가 뛰어오른 후에 감행한 내려찍기 공격이 작렬했다. 강한 폭발이 일어났고 검은 연기가 모든 것을 집어삼켰다.

"쿨럭. 쿨럭!"

"이런 연기쯤은...!"

뒤이어 정현이 자신의 마법을 이용해 바람을 일으켜서 연기를 싹 없애버렸다. 이어 보이는 것은 재가 되어 사라지고 있는 요정의 모습이었다. 괴롭다는 듯 몸을 바둥거리지만 그 운명에서 벗어날 순 없는 처지였다.
이어 그 요정의 몸 속에서 작은 구체가 튀어나왔다. 그것은 전에 상어형 괴물을 물리쳤을 때 나온 것과 똑같은 형태였다.

ㅡ제법이군. 역시 R 클래스의 괴물들로는 너희들을 어떻게 할 수 없었나보군.

"쉐도우!"

모두의 머릿속에 쉐도우의 목소리가 울리기 시작했다. 그 목소리에 승연이 정색한 표정으로 구체를 바라보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쉐도우는 비웃는 목소리를 유지하면서 이야기했다.

ㅡ슬슬 나도 가야겠군. 수많은 마법전사와 논다고 조금 지쳐서 말이야. 너희들을 없애지 못한 것은 조금 유감스럽지만, 그래도 좋은 것을 봤으니 상관없어.

"기다려!! 다음에도 마녀와 사람들을 싸움붙일 생각이냐! 넌!"

평소의 쿨한 모습을 유지하지 못하고 승연은 레이피어를 뽑아든 후에, 구체로 검 끝을 향했다. 그런 모습을 바라보며 쉐도우는 비웃는 목소리를 강하게 울렸다.

ㅡ다음에도? 계속 붙일 거다. 마녀와 사람이 함께 할 수 있는 미래는 없어. 너희들이 해보고자 하는 것을 깨버리고 비웃어주마. 앞으로도 계속 말이야. 너희들의 손으로 직접 너희들은 대립하고 멸망하게 되겠지. 영원히 이해할 수 없는 분쟁을 만들어가며 말이야.

"........."

ㅡ분하나? 하지만 말이야. 이 중에는 이미 정말로 그런 것이 아닐까. 라고 생각한 이도 있을텐데? 스스로는 부정하겠지만 말이야. 그 어둠이 너무 탐이 나는 거 알까? 너희들은.

"닥쳐."

뒤이어 강한 질풍소리와 함께 바람의 칼날이 구체를 덮쳤고, 구체는 두동강이 나버린채로 소멸해버렸다. 차가운 목소리를 내뱉은 정현은 작게 숨을 내쉰 후에 모두를 바라보면서 이야기했다.

"후우. 어떻게든 일이 정리가 된 모양이네. 다들 고생 많았어."

-

"배상은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혼자서 처리할테니까요. 그다지 내키진 않지만 어머니에게 연락해서 사정을 설명하면 어떻게든 될테니까요."

"아. 맞아. 맞아. 우리 후배님. 여기 대표인 현역 마법소녀의 외동아드님이야! 하하하! 그러니까 그런 것은 이 후배가 알아서 해줄 거야."

"일단 숨기는 것은 아니에요. 그냥, 딱히 말할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서. 일단 이 부분은 제가 어머니에게 잘 말할게요. 그보다 사유의 상처를 치료해주세요."

승연은 모두를 안심시키듯이 이야기했고, 사유를 가리키면서 어서 치료를 해달라고 부탁했다. 그와는 별개로 정현은 설아를 바라보면서 괜찮다는 의미로 고개를 끄덕이면서 미소를 지었다.

한편 밖으로 나가자 보이는 것은 혼란 상태가 막 가라앉은 이들의 모습이었다. 다행히 싸운 것처럼은 보이지 않았지만, 그래도 혼란 상태에서 뭔가 조금 소동이 있긴 했는지, 약간 다친 것으로 보이는 이들도 분명히 있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적어도 피를 흘리고 쓰러진 이는 아무도 없다라는 것이었다. 모두들 원래대로 돌아온 것에 대해서 크게 만세를 외치고 있었고, UR급 괴물의 반응을 확인하러 간 교사들도 하나둘씩 돌아오고 있었다.

다행히, 수학여행은 비극으로 끝나지 않고 어떻게든 해결이 된 모양이었다.



하지만...
쉐도우는 그 순간 웃고 있었다. 누군가를 바라보며.

3.4. 축제

축제는 서서히 그 막을 내리고 있었다. 하지만 아직 그 열기가 다 식진 않았기에 유클리드 내부에선 여러 활기찬 분위기와 기분 좋은 분위기가 가득 차 있었다. 수많은 마법전사들이 있었고, 그들의 가족이 있었고, 마녀들이 있었다. 오늘만큼은 아무런 차별도 없이 즐겁게 지내자는 느낌이었으니 당연할까. 물론 그렇다고 해도 내부에서 마녀와 마녀가 아닌 이들의 충돌은 어느정도 있을 수밖에 없었다. 약간의 소란이 있어도 축제는 대체적으로 성공적인 느낌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거기서 시작되었다.
갑자기 유클리드 내부에 설치되어있는 경보기가 일제히 울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탐지기에 잡힌 수치는 다름 아닌 UR급의 수치였다. 어딘가에 UR급의 괴물이 나타났다는 이야기. 그로 인해서 사람들은 순식간에 패닉 상태에 빠져있었다. 그것도 모자라서 어딘가에서는 폭발음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하늘 위 투명한 무언가가 깜빡이면서 살짝 모습을 비쳤다가 다시 사라지고 다시 깜빡이다가 사라지는 모습을 보였다.

뒤이어 유클리드 내부에선 다음과 같은 방송이 들려왔다.

ㅡ긴급상황입니다. 유클리드 학생 여러분들과 근처 마을 주민 여러분, 내객 여러분. 지금 유클리드의 서쪽에서 UR급 괴물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훈련상황이 아니라 긴급상황입니다. 지금 즉시 학교 안으로 대피해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싸울 수 있는 성인 마법전사들은 모두 유클리드의 서쪽 항구로 모여주십시오. 다시 한번 알려주겠습니다.

그것은 명백한 긴급상황을 알리는 방송이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패닉 상태로 혼란에 빠지는 와중에도 일부 마법전사들은 모두 서쪽으로 향했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성인들 뿐이었다.

일단 팀 프로메테우스 멤버들에게는 승연이 보낸 다음과 같은 메시지가 도착했다.

ㅡ모두들 괜찮은가요? 일단 팀 프로메테우스 멤버들은 팀 부실로 와주세요. 이상입니다. 절대로 서쪽으로 향하지 말아주세요.

-

두 사람이 부실로 향하는 도중 합류하는 포인트 지점. 그곳에서는 뭔가 또 다른 작은 소동이 일어나고 있었다. 강아지 귀와 꼬리를 지니고 있는 마녀 남성 한 명이 다른 사람들에게 둘러 쌓인 상태였다. 그리고 그 근방에는 이미 부서진 '결계생성장치'가 있었다.
유클리드가 있는 섬을 감싸고 있는 결계. 그것은 괴물이 들어오지 못하게 하기 위한 일종의 장치로서 이뤄지고 있는 것이었다. 그 장치에 마력을 부여해서 괴물들이 들어오지 못하는 결계를 치는 것이었고 당연히 유클리드가 있는 섬에도 몇 개의 결계생성장치가 있었다. 그 중 하나는 유클리드 내에 있었다. 그 중 하나가 박살이 난 상태였다.

"제 정신이야?! 결계장치를 왜 터트리는거야?!"

"아, 아니에요! 전 정말로 아니에요!"

"뭐가 아니야! 우리가 봤는데!! UR급 괴물이 떴다는 판국에 여기 사람들을 다 죽일 참이야?! 너?!"

"하, 하지만 정말로 아니에요! 진짜 부순 기억 따위 저에겐 없단 말이에요!"

"아니긴 뭐가 아니야!! 우리가 다 봤다니까!"

사람들은 그 마녀를 중심에 두고 강하게 살기를 뿜고 있었고, 마녀는 어쩔줄 몰라하면서 당황하는 모습으로 주변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말은 거짓일까. 참일까. 그것은 도저히 알 수 없는 일이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가는 길에 그런 모습이 보였다는 것이다.

"역시 마녀 놈들을 믿어선 안 돼! 우리를 전부 죽일 참이야!"

"아닌데 왜 자꾸 그렇게 얘기하는 거예요! 그러는 당신들이야말로 마녀라는 이유로 저를 몰아붙이는거 아니에요?!"

"방금 부수고서 무슨 헛소리야!"

"그러니까 저는 그런 기억이 없단 말이에요!"

-

두 사람은 각각 가는 길에 멈춰섰다. 아무래도 그 분위기가 그냥 무시하기에는 힘들기에 어쩔 수 없는 것일까. 사유와 잭의 목소리가 크게 울러퍼졌다. 두 사람이 생각하는 것은 비슷한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이 진실인지 알 길은 없었다.
하지만 그 말에도 그 분위기는 쉽게 사그라들지 않았다.

"너희가 못 봐서 그러는거야! 이 녀석이 얼마나 매서운 분위기로 부숴버렸는지 알아?!"
"무시하고 조종? 그런 것을 어떻게 믿어! 이 녀석이 조종당했다는 증거라도 있어?!"

"그리고 우리들은 마법전사가 아니라서 지키라고 해도 지킬 수 없단 말이야!"

그것은 일방적으로 마녀를 탓하는 말들이었다. 기어코 그 중에는 마녀들이 있기에 이런 사태가 벌어진다, 마녀놈들은 배신자들이다. 그런 말들도 나왔다. 이 축제에는 어울리지 않는 참으로 가혹하고 매서운 말들이었다.
그 순간이었다. 마녀의 눈빛이 순간적으로 사라졌다. 그리고 그 손길은 강하게 옆으로 움직였고 망가진 장치를 있는 힘껏 내리쳤고 그대로 땅바닥에 쓰러뜨렸다.

ㅡ눈치가 빠르군. 팀 프로메테우스.

그것은 틀림없는 쉐도우의 목소리였다. 그 현상을 전에도 한번 본 적이 있는 일이라면 알 것이다. 그 순간, 다른 곳에서 연쇄적으로 폭발음이 3개 터졌고 하늘 위의 투명한 무언가가 점점 엹어지기 시작했다.

ㅡ축제라. 인간과 마녀가 교류를 하는 그런 축제라고 했나? 차별이 없이, 서로 싸우는 일 없이? 그런 것이 정말로 가능하다고 생각했나? 바보같은 소리를 하는군.

"뭐, 뭐야?! 이건?!"

ㅡ인간과 마녀가 많이 모인다는 것. 그것은 반대로 말하면 그 안의 폭발할지도 모르는 어둠이 증폭한다는 것. 그것에 접촉만 한다면 그것을 내 마음대로 다루는 것은 매우 쉬운 일. 남은 결계장치는 단 하나. 동쪽 숲 입구에 있는 그것.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파악하고 있는 너희들에게 주는 선물이다. 자. 좋을대로 해봐. 팀 프로메테우스. 할 수 있다면 말이야.

뒤이어 마녀는 곧바로 땅바닥에 털썩 쓰러졌고 주변 사람들은 쓰러진 마녀를 바라보면서 당황하면서 중얼거렸다.

"뭐야..뭐야! 대체 뭐야?! 방금?!"

"마녀다! 마녀가 결계장치를 박살내려고 하고 있어! 마녀들을 모주 잡아!!"

그 목소리는 주변으로 크게 퍼지고 있었고 주변의 시선을 충분히 끌고 있었다.

-

그 상황은 역시 보통 시끄러운 것이 아니었다. 그 자리에 등장한 것은 다름 아닌 정현과 승연이었다. 아무래도 밖의 소동을 듣고서 둘 다 나온 모양이었다. 그리고 현 상황을 파악하고 있었는지, 아마 쉐도우의 말을 들은 것인지도 모르지만 일단 그 둘은 그 자리에 나타나서 다른 이들에게 이야기했다.

"이야기는 전부 들었어요. 일단 동쪽 숲으로 가주세요. 결계장치가 거기밖에 없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그것을 지켜야해요."

"그런거야! 다들 바람을 태울테니까 어서 가봐! 여기는 나와 리더 후배가 정리할테니 말이야!"

이어 정현은 주문을 외우고 단번에 동쪽 숲 입구로 갈 수 있는 바람을 만들어주었다. 그곳까지 무난하게 빨리 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 뒤이어 승연은 에스텔과 잭을 바라보면서 조용히 이야기했다.

"...그렇게 이야기해줘서 고마워요."

조금은 쓴 목소리. 그렇게 이야기를 하면서 승연은 검을 뽑아들었다. 그리고 날뛰려고 하는 이들을 바라보면서 큰 목소리로 외쳤다.

"저는 팀 프로메테우스의 리더! 나승연! 지금 이 순간, 혼란을 만들려는 이들은 죄송하지만 제압하겠습니다! 마녀도, 아닌 이들도 날뛰지 말아주세요! 지금 어른 마법전사들은 모두 UR급 반응이 잡힌 곳으로 향했어요. 그런 마당에 날뛰게 되면 아무도 지킬 수 없게 됩니다! 그러니까 날뛰지 말아주세요!"

"하하하. 나도 좀 도와줘야겠는데. 일단 우리는 일이 끝나면 합류할테니까 다른 이들은 모두 먼저 가 줘!"

한편, 먼저 간 사유의 눈 앞에 보이는 것은 조종당하는 것으로 보이는 천사 날개가 달려있는 마녀의 모습이었다. 그곳에서 작동하고 있는 결계장치를 박살내려는 듯, 그녀의 손에는 에너지탄이 모여있었다. 그것은 붉고 붉은 에너지탄이었다.

-

정현이 만든 바람을 에스텔라와 잭이 탔고 그들은 동쪽 숲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조금 거리가 있긴 했지만 돌풍은 정말로 빠르게 그 둘을 그쪽으로 보내주고 있었다. 한편 먼저 도착한 사유는 가장 먼저 움직여서 마녀의 손에 모여있는 에너지탄을 못 쏘게 그녀를 덮치면서 손을 붙잡았다. 크로우는 혹시나 날아올 공격을 대비했고 뒤따라 잭도 그곳에 도착할 수 있었다.
다행히 에너지탄이 결계장치로 발사되는 일은 없었다. 정말로 천만다행이라고 해야할까. 마녀는 곧 정신을 잃고 쓰러져버렸고 그곳은 정말로 조용했다.

결계장치는 일단 잘 돌아가고 있었다. 주변의 결계는 상당히 약해져있긴 했지만 그래도 괴물로부터 이곳을 지킬 정도로는 유지되고 있었다. 일단 이 장치만 어떻게든 회수하면 결계가 깨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주변은 너무나 고요했다.
쓰러진 마녀가 다시 움직이는 일도 없었다. 마치 깊은 잠에 빠진 것처럼 그녀는 계속해서 깊은 잠에 빠져있었고 움직이는 일은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 그 어떤 목소리도 들리지 않았고, 그 어떤 소리도 들려오지 않았다.

이대로 결계장치를 지킨 것일까? 돌아가는 것이 좋을까?

-

결계장치에서 떨어진 곳에 마녀를 놓아둔 사유는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정현과 승연에게 연락을 넣은 에스텔과 크로우는 고민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고 잭은 여전히 계속해서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아무래도 쉽게 여기서 물러설 수는 없을 것이다. 이 결계 장치가 부서지게 되면 이곳을 감싸는 결계가 사라지게 되고 그때부터는 괴물들이 침투할 수 있게 되니까. 하지만 그럼에도 마녀는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그 고요한 침묵이 계속되는 가운데 갑자기 모두가 일제히 마력을 감지했다. 그것은 SR급이었다.

그와 동시에 저 위에서 레이저 같은 것들이 마구마구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것은 명백하게 결계장치를 노리고 있었다. 그 레이저는 말 그대로 일직선으로, 대각선으로 폭격하듯이 떨어지고 있었다. 만약 그대로 두면 결계 장치는 파괴될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만약에 모두가 자리를 떴다고 한다면...
그것은 굳이 생각힐 필요가 없었다. 중요한 것은 지금 결계 장치를 공격하는 이가 있다는 것이었다.

"쉐도우님을 방해하는 자. 그 누구라도 그 분을 방해할 순 없습니다."

그리고 성별을 알 수 없는 노이즈가 가득 끼인 누군가의 목소리가 어딘가에서 들려왔다. 그 목소리에는 그 어떤 감정도 담겨있지 않았다. 그것은 마치..기계적인 느낌의 무언가였다.

-

레이져가 날아오자 3명은 각자의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잭은 근처의 나무를 잘라서 레이져를 막아보려고 시도했고 사유는 뛰어올라 불꽃으로 레이저를 방어하려고 했고, 크로우는 철선으로 레이져를 막아내려고 시도했다.
다행히 불꽃과 철선 공격으로 레이저는 어느정도 받아칠 수 있었지만 매우 체력이 떨어지는 일이었다. 다치지 않은 것이 그나마 다행인 일이었다. 그리고 막지 못한 레이저들도 나무가 쓰러져있어 일단 방어가 가능했다. 나무가 방어장치를 가드하는 느낌이 되었기에 좀 더 다행이 아니었을까?

아무튼 그렇게 공격을 막아내자 다시 한번 노이즈가 섞인 목소리가 그곳에 울리기 시작했다.

"어떻게든 발악을 해도 결과는 바뀌지 않습니다. 쉐도우님의 계획을 막을 수 있는 이는 아무도 없으니까. 실력있는 마법전사들은 쉐도우님이 있는 곳으로 몰려갔고 지금 여기에 있는 것은 고작 학생 몇 명. 무언가를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저벅, 저벅, 저벅.
결계장치와는 반대 방향에서 무언가가 발소리를 내면서 걸어오고 있었다. 머지 않아 보이는 모습은 말 그대로 사이보그에 가까운 무언가의 모습이었다. 얼굴의 눈 부분을 제외하면 하얀색 메탈형 철판으로 가리고 있고, 팔과 다리도 영화에 나올법한 사이보그 형 메탈로 가리고 있었으며, 두 어깨에는 연기가 모락모락 올라오는 레이저 발사장치 2개가 달려있었다. 말 그대로 전신이 메탈로 가려져있고 말 그대로 사이보그라고 밖에 볼 수 없는 무언가는 팀 프로메테우스의 움직임을 바라보았다.

"처음뵙겠습니다. 팀 프로메테우스. 저의 이름은 메리오스. 쉐도우님에게 모든 것을 바치고 모든 명령을 수행하는 자. 괴물이지만 괴물이 아닌 자. 그렇기에 결계를 아무렇지도 않게 출입할 수 있는 자."

말을 마친 메리오스라는 이는 노이즈가 잔뜩 깔린 음성을 내면서 모두를 천천히 둘러보듯 바라보았다. 그리고 선고하듯이 이야기했다.

"제가 받은 명령은 그 결계장치를 박살내는 것. 방해하겠습니까? 무엇을 위해서? 살아있을 가치가 없는 인간을 위해서? 여러분들은 몇번이고 몇번이고 보았을 겁니다. 인간은 마녀를 미워하고 증오하고 싫어합니다. 지금의 분위기만 해도 인간들은 쉐도우님이 직접 말씀을 하셨음에도 마녀만을 탓했습니다. 그런 인간을 위해서? 그런 인간... 사라지는 것이 만인에게 도움이 되지 않겠습니까? 마녀를 배재하고 마녀를 미워하고 마녀를, 나를 이렇게 만들어버린 인간 따위 모두 없어지면 되는 일."

그 목소리에는 그 어떤 감정도, 어떤 마음도 섞이지 않았다. 말 그대로 그것은 명령을 수행하는 기계 같은 느낌이었다. 아니, 실제로 기계일까?

"방해한다면 없애겠습니다. 비키십시오. 팀 프로메테우스."

3.4.1. 보스전


"저는 인간이 아닙니다. 원망과 증오? 저는 단지 쉐도우님의 명령에 따라 임무를 수행할 뿐. 그리고 가치는 없습니다. 이전도, 지금도, 당신들이 말하는 인간은 다른 존재를 배척하고 탄압하는 존재. 그리고 이용하는 존재. 더 나은 세상은 쉐도우님의 영광 아래에..."

말에 대답을 마치면서 메리오스는 전투 태세를 갖추었다. 온 몸이 사이보그처럼 기계로 가려진 전신은 그야말로 단단해 보였고 어깨에 달려있는 레이저 포는 계속해서 이동하면서 표적을 노리는 것 같았다. 뒤이어 그의 왼쪽 손등에서 뾰족한 날붙이가 튀어나왔다. 그리고 그 날붙이에는 스파크가 강하게 튀고 있었다. 뒤이어 발 밑에선 무언가 엔진이 돌아가는 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뒤이어 메리오스는 정말로 빠르게 가속해서 팀 프로메테우스를 향해서 돌진해왔다. 그 속도는 정말로 빨랐다. 마치 말이 달릴 때의 속도와 비슷한 속도로가 보면 되지 않을까? 뒤이어 메리오스의 두 어깨에서 레이저 포가 하늘을 향해 발사되었다. 그리고 그것은 각도를 꺽어 장치를 향해서 날아갔다. 장치를 가리고 있는 팀 프로메테우스에게 있어서는 회피를 하던지 받아치던지 둘 중 하나를 택해야하는 순간이었다.

-

"먼저 그런 것을 시작한 것은 인간. 그러니까 인과응보로 그 벌을 받는 것 뿐입니다. 복수. 저는 쉐도우님의 명령에 따르는 존재. 개인적인 감정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저 명령에 따를 뿐입니다. 그리고 타협점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제가 받은 임무는 만일의 경우, 장치의 파괴. 대화하라는 임무는 없습니다."

노이즈가 가득 섞인 목소리를 내며 그녀는 공격을 감행하려고 시도했다. 하늘 위에서 쏟아지는 레이저는 정말로 무섭게 비처럼 쏟아지려고 했으나 잭은 그보다 먼저 흙먼지를 일으켜서 그것을 가드하려고 했다. 속성이 부여된 흙먼지는 같은 속성인 레이저 공격을 가볍게 받아내는 듯 했지만 일부는 주변으로 튀었다. 다행히 장치는 아직 무사했다. 뒤이어 잭의 권총 공격과 사유의 불꽃 주먹은 각각 발과 어깨에 있는 레이저 포 장치를 공격했다.

왼손을 붙잡히긴 했지만 오른손을 이용해서 그것을 절단한 메리오스는 재빠르게 뒤로 빠져서 다시 거리를 두었다. 레이저 포 장치와 발, 그리고 잘려나간 왼손 부위에선 강한 스파크가 튀고 있었다. 팔조차도 기계인지 피는 한방울도 흐르지 않았다. 하지만 곧 메리오스의 가슴 부위가 열렸다. 그리고 그 안에서 나온 것은 주사기 같은 장치였다. 총 3개가 튀어나왔고, 그것들은 곧 스파크가 튀는 곳으로 향했다.

"리페어."

이내 주사기에서 빔 같은 것이 발사되었고 그 빔이 닿은 부위는 방금 전처럼 멀쩡하게 수복되었다. 그리고 다시 그 장치들은 가슴 안으로 들어갔고 가슴은 닫혔다.

"제법 마력은 강하지만, 그런 공격은 저에게 닿지 않습니다."

뒤이어 그녀의 발에서 다시 엔진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이내 그녀는 높게 점프했다. 동시에 다리의 기게 장치가 열렸고 그 안에서 미사일들이 일제히 발사되었다. 발사된 것은 총 36발. 그것은 일제히 팀 프로메테우스와 장치를 향해 날아오고 있었다.

-

"왜 안되는 것이죠? 인간은 그렇게 지내오지 않았습니까? 그 보복을 당하는 것이 두렵습니까? 그리고 저의 의지는 없습니다. 모든 것은 쉐도우님이 지시하신대로. 그것이 제가 맡은 1번째 임무입니다."

대답을 마친 메리오스는 곧 다시 땅에 착지했다. 미사일은 정말로 과격하게 날아오기 시작했고 그것은 모든 것을 뒤덮을 정도의 힘이었다. 하지만 사유의 불꽃의 막은 어느 정도 그 열기로 미사일을 요격했고 잭의 사격은 미사일을 하나하나 터트리기 충분했다. 겨우겨우 모든 것을 막아낸 것에 성공한 이후, 사유는 돌진해서 메리오스의 가슴을 노렸다. 하지만 메리오스는 재빠르게 뒤로 빠지듯, 강한 기동력으로 자신의 몸을 회피했다. 그리고 다시 어느 정도 거리를 띄운 메리오스는 둘을 바라보면서 또 다시 노이즈가 가득 끼인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그렇다면 이건 어떻습니까. 서몬."

이내 메리오스의 발밑에 작은 마법진이 그려졌다. 그리고 그 마법진에서 하늘을 향해 하얀빛이 치솟아올랐고 메리오스는 마법진에서 벗어났다. 그러자 보이는 것은 강하게 울부짖고 있는 늑대형 괴물의 모습이었다. 계측기에 보이는 수치는 R클래스였다.

"괴물을 결계 안에 풀어놓기 위한 마법. 서몬. 이전에도 여러분들은 보신 적이 있을 겁니다. 결계 안에서 싸웠을 때, 괴물은 어떻게 걸리지 않고 그곳까지 침투가 가능했을까요?"

뒤이어 메리오스가 손가락으로 가리키자 붉은 늑대 괴물은 괴성을 지르면서 돌진했다. 그 발톱과 입에서는 뜨거운 불꽃이 활활 타오르고 있었고 늑대는 불꽃이 타오르는 발톱으로 공격을 시도했다.
뒤이어 메리오스는 메리오스대로 다시 한번 하늘을 향해 레이저를 발사했다. 노리는 것은 명백하게 장치 쪽이었다.

-

"저를 쓰러뜨린다고 해도 달라질 것은 없습니다. 그것이 쉐도우님이 정한 미래이자 의지. 그리고 따르는 것이 저의 의지라면 그것은 저의 의지. 쉐도우님의 뜻이 저의 의지입니다. 전 아까부터 계속 인정하고 있습니다."

태연하게 대답하는 사이에도 늑대는 빠르게 돌진하면서 공격을 감행했다. 하지만 가장 먼저 공격을 한 것은 다름 아닌 잭 쪽이었다. 런쳐의 광탄이 늑대에게 정확하게 명중했고 뒤이어 다른 광탄이 메리오스를 향해 날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메리오스는 피하려는 듯 발의 엔진을 가동시켰다. 그대로 옆으로 피하면 될 일이었다. 하지만 이내 사유가 돌진했고 사유는 태클을 하면서 늑대 괴물과 메리오스를 향해서 돌진했다.

뒤이어서 강한 폭발이 일어났고 곧 그것은 광탄과 함께 강한 데미지를 주면서 메리오스에게 타격을 주었다. 가슴 부위에게 타격이 가긴 했지만 그래도 한번에 박살이 나진 않은 것일까. 가슴 부위의 지직거리는 스파크가 강하게 튀어올랐다. 하지만 이내 가슴 부위가 열리고 메리오스의 수복 장치가 튀어나왔다. 하지만 레이저를 그 누구도 막지 않았기에 레이저는 정말로 무방비하게 장치에 직격했고 장치에서 스파크가 튀었다.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긴 했지만 아직 터지진 않고 버티고 있었다.

"리페어."

다시 한번 리페어가 가동되었지만 가슴 부위는 완전히 수복되지 않았다. 아무래도 타격이 가서 그런 것일까. 스파크가 이전보다는 덜 튀긴 했지만 그래도 스파크가 완전히 튀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몇 번을 해도, 몇 번을 해도 수복하면 그만입니다. 그리고 제 임무는 장치의 파괴. 하지만 지금의 일격은 조금 위험했습니다. 그러니까... 빠르게 승부를 내겠습니다."

뒤이어 메리오스는 자신의 왼쪽 손목과 오른쪽 손목에서 각각의 날붙이를 꺼냈다. 그리고 그것을 일제히 땅에 찔러넣었다. 그리고 그 앞에 정말로 거대한 검은색 마법진이 형성되었다. 그것은 이전에 쉐도우와 싸웠을 때도 보았던 마법진과 동일한 구조였다. 이내 그것은 붉은색으로 반짝였고 강한 진동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이내 메리오스의 앞을 가로막듯이 지면이 치솟아올랐다.

뒤이어 들려오는 것은 쿵! 쿵! 하는 소리였다. 그것은 정확히 메리오스가 날붙이를 꽂아놓은 곳에서 들려오고 있었다. 이내 지면이 강하게 흔들리고 장치 또한 강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근처의 나무가 땅으로 꺼지듯이 사라졌고 또 다른 나무가 땅으로 꺼지듯이 사라졌다.

"......."

노이즈가 섞인 기합소리와 함께, 진동소리는 더욱 커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진동은 더욱 더 커지고 있었다. 말 그대로 서 있기도 힘든 진동 속에서 땅은 천천히 갈라지고 있었다.

각성마법 「그랜드 디스트로이어」

-

"소용없는 짓입니다. 무엇을 해도 장치는 터집니다. 어떤 결말로 끝이 나더라도."

벽 너머에서 들려오는 것은 역시나 노이즈가 가득 섞인 목소리였다. 그만큼 상황은 절박하고 또 절박하게 흐르고 있었다. 근처 나무들이 갈라진 틈 사이로 떨어져서 사라져버리고 그 틈은 점점 더 지면을 깨뜨리고 있었다. 말 그대로 거대한 지진. 그것은 모든 것을 파괴해버릴 정도로 계속해서 밀어붙이고 있었다.
갈라지는 틈 사이로 잭은 캐스팅을 시작했고 그것을 방어하려고 시도했다. 지면에 빛의 속성을 부여하여 진동을 없애려고 하는 것일까. 하지만 그것은 조금 멈추게하는 듯 해도 계속해서 밀려오는 진동을 막을 수는 없었다. 그나마 조금 진동이 약해져서 장치가 흔들리는 것이 약간 덜해진 것일까. 하지만 그 와중에도 스파크는 계속해서 튀고 있었다.

한편 사유는 높게 뛰어올랐고 메리오스의 날붙이를 향해서 불을 발사했다. 그 자리에 그대로 고정되어있었던 메리오스는 피할 수 없었다. 불꽃은 곧 강한 폭발로 바뀌어서 메리오스를 튕겨냈다. 조금씩 진동은 가라앉았고, 강한 폭발로 인해서 가슴 부위에 데미지가 더 들어갔는지 메리오스의 스파크는 더욱 커졌다. 하지만 곧 부위가 열리고 장치가 튀어나왔다.

"리페어."

더욱 데미지를 입었는지 스파크는 아까전보다는 조금 완화되었지만 그래도 처음보다는 더 심각하게 튀고 있었다. 그리고 메리오스는 높게 뛰어오른 후에 솟아오른 지면의 위에 올라섰다. 그리고 그곳에서 날붙이를 다시 꺼내들었다. 철저하게 노리는 것은 장치였고 발의 엔진을 가동시킨 후에 메리오스는 높은 곳에서 그대로 장치를 갈라버리려는 듯이 뛰어내리면서 날붙이를 휘두르려고 했다. 그 와중에 레이저 포를 다시 한번 발사해서 두 사람의 움직임을 봉쇄하려고 한 것은 덤이었다.

-

레이저는 두 사람을 압박해왔다. 사유는 가드를 포기하고 움직였고 레이저는 그에게 직격으로 명중했다. 상당히 아팠을지도 모른다. 말 그대로 빛 공격이 그대로 몸을 강탄한 것이었으니까. 하지만 그럼에도 그는 메리오스의 공격을 가드하려고 시도했다. 팔을 잡고 그 움직임을 멈추게 하려고 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메리오스의 오른팔이 올라왔고 다시 팔을 절단하려는 듯 움직였다.
한편 잭은 흙먼지를 이용해서 레이저를 상쇄시키려고 했다. 다행히도 레이저는 상쇄할 수 있었고 사유가 잡고 있는 메리오스의 가슴을 향해서 그는 권총을 격발했다. 탕하는 소리와 함게 총알이 메리오스의 가슴가를 정확하게 명중했고 메리오스는 그대로 당황하면서 뒤로 물러섰다. 잡힌 손을 절단 한 후에 리페어로 회복하려고 했지만 기기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아무래도 너무나 많은 데미지를 입은 모양이었다.

"팀 프로메테우스."

노이즈가 섞인 목소리가 조용히 울려왔다. 뒤이어 보이는 것은 그녀의 몸에서 계속해서 튀고 있는 스파크였다. 몸이 반 기계가 되어버린 상태였기에 그것은 당연한 것일까. 목소리는 계속해서 이어져왔다. 그것은 아무런 감정도 느껴지지 않는 목소리였다.

"쉐도우님을 당신들은 정말로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겁니까?"

뒤이어 메리오스의 다리에서 다시 한번 엔진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메리오스는 다시 한 번 있는 힘껏 돌진했다. 그 움직임은 오로지 장치를 향한 일직선이었다.

"모든 것은 쉐도우님을 위해서. 임무를 직행합니다. 마녀를 저버린, 그리고 마녀를 저주하는 인간에게, 그리고 저처럼 마녀를 이용하는 인간에게 영원한 저주와 어둠을."

-

사유의 말과 잭의 말에 메리오스는 잠시 멈칫하면서 멈출 것처럼 보였지만 결코 멈추는 일 없이 메리오스는 계속해서 질주했다. 말 그대로 장치를 없애버리기 위한 마지막 발악일까? 자연히 모두의 거리가 좁혀졌고 가장 먼저 들리는 것은 메리오스의 가슴 부위를 향해서 발사되는 총알 소리였다. 탕. 광탄이 메리오스의 가슴을 꿰뚫었지만 메리오스는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질주했다.
사유가 팔과 다리를 붙잡고 폭발을 시키자 메리오스의 눈동자가 크게 흔들렸다. 자연스럽게 다리 하나가 터져버렸으니 메리오스는 그대로 앞으로 거꾸러질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메리오스는 계속해서 기어서 벌레가 기어가듯이 꿈틀거리면서 기었고 유일하게 남아있는 다리 하나를 장치의 밑기둥에 걸었다. 하지만 일어설 수도 없는 상황. 그 상태에서 메리오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설사 그렇다고 하더라도 나를 받아들여준 것은 쉐도우님 뿐입니다. 인간에게 이용당하더라도 쉐도우님에게 이용당하더라도 상관없습니다. 저에게 기회를 준 것이 쉐도우님이고 저에게 임무를 맡기신 것이 쉐도우님이라고 한다면... 저는 쉐도우님의 명령을 받들고 따를 뿐. 그렇게 해서 인간이 사라진다면... 지금까지의 죄를 치루게 된다면... 이 몸 하나 쯤, 마녀 몇 명 쯤... 세상을 바꾸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뒤이어 그 목소리에서 마침내 노이즈가 사라졌다. 그리고 들려오는 것은 20대로 느껴지는 여성의 목소리였다.

"결국 이 상황에서도 인간은 마녀만을 증오하고 마녀를 손가락질 하고 마녀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고 할 테니까. 쉐도우님이 바라는 어둠을 더욱 키우고 성장시킬테니까."

이내 그녀의 몸에서는 강한 스파크가 연속으로 튀기 시작했다. 그 스파크는 점점 커지기 시작했고 그것은 도저히 주체할 수 없을 정도러 커져왔다. 그리고....일어난 것은 커다란 폭발이었다. 그것은 사유와 잭을 옆으로 날려버릴 정도로 거대한 폭발이었고, 장치는 힘없이 무너져내렸다.

뒤이어 보이는 것은 사라지는 결계. 모든 것을 차단해주던 그 보호장치의 소멸이었다.

3.5. 어둠이 가득할 때

결계가 깨지는 순간, 그곳은 수많은 비명소리와 혼란으로 가득찼다. 지금까지 괴물로부터 모든 것을 지켜주던 결계가 사라졌고 괴물들은 그 안으로 들이닥치기 시작했다. N클래스, R클래스, SR클래스. 참으로 다양한 괴물들이 천천히 결계 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UR급 괴물, 쉐도우를 쫓던 마법 전사들이 사태를 파악했을 땐 이미 모든 것이 늦은 후였다. 수없이 여기저기서 몰려오는 괴물들은 분명히 이 근처에 살아가던 괴물의 수를 넘어선 상태였다. 그것은 참으로 위험천만하기 짝이 없는 상태였다. 다시 결계를 만들려고 해도 장치가 모두 박살난 이상 결계를 당장 수복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ㅡ크릉...

셀 수 없는 괴물들의 비명소리.
셀 수 없는 혼돈.

그 모든 것을 바라보며 어둠 속에서 빛나는 붉은색 눈은 만족스러운 듯이 호를 그렸다. 그 붉은색 눈은 더욱 붉고 강렬하게 빛을 내뿜었고 그 빛을 따라 근방은 어둠으로 천천히 물들어가기 시작했다.
그것은 또 하나의 결계였다. 외부에서 안으로 들어올 수 없는 어두컴컴한 결계. 즉..어둠의 영역이었다. 주변의 시선을 모두 가려버릴 정도로 모든 것을 덮어버린 어둠 속에서 더욱 혼돈은 커져갔고 더욱 시끌벅적한 소리가 커져갔다.

ㅡ모두 다 마녀 때문이야!!
ㅡ마녀놈들아! 어쩔참이야!!
ㅡ너희가 결계를 깨서 이렇게 된 거잖아! 당장 책임져!!
ㅡ마녀들을 괴물에게 보내! 우리들이 당하기 전에 갚는거다!

"싸워라. 싸워라. 싸워라."

그 모든 소리의 중심에서 쉐도우는 키득거리면서 강렬한 붉은색 빛을 더욱 강하게 내뿜었다. 그리고 잔혹하고 차가운 목소리만이 주변에 조용히 울리기 시작했다.

"너희들이 만들어내는 어둠은 나의 힘이 되고, 나의 피와 살이 될 것이다."

"2번째 명령. 목숨을 버려서 결계를 파괴해라. 그것을 수행한다고 수고했다. 메리오스."

어둠은 더욱 진하게 모든 것을 삼켜갔다. 유클리드를 환하게 비치는 전등 불 빛을 제외하면.... 모든 것은 어둠 속에 꿀꺽 삼켜, 어떻게 할 도리도 없을 정도로 칠흑으로 물들었다.

3.5.1. 유클리드

어둠이 모든 것을 덮어버렸고 유클리드를 비치는 빛만이 그 어둠을 쫓아내고 있었다. 빛이 있는 곳은 그나마 안전지대이긴 했지만 어둠이 감싼 그 주변에서는 수많은 괴물들이 돌아다니고 있었다. 위험은 그 뿐만이 아니었다. 일부 학생들과 데뷔를 한 마법 전사들 중에서는 자의식을 잃고 괴물들과 함께 돌아다니는 이들도 있었다. 쉐도우의 지배능력에 지배를 당한 것일까? 인간, 마녀, 마법전사. 가릴 것 없이 마치 좀비처럼 자의식이 없이 돌아다니는 그들은 괴물들의 편에서 유클리드를 공격했다.

다행히 유클리드 내부에는 아직 마법전사들이 남아있었기 때문에 당장 유클리드가 함락당하는 일은 없었지만 그럼에도 계속해서 상황은 악화되고 있었다.
어둠은 더욱 짙어졌고 학교 내에서는 벌벌 떠는 이들도 점점 늘어나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을 떠나서 더 심각한 상황은...

ㅡ너희들 마녀들이 문제야! 마녀들이! 괴물의 피나 이어받은 것들이!! 너희들이 저 괴물들을 불러들인거잖아!

ㅡ뭐가 어째?! 증거 있어?! 그렇게 따지면 너희들 중에서도 장치를 파괴한 이가 있다고 들었거든?!

학교 내의 분위가는 정말로 살벌했다. 마녀와 마녀가 아닌 이들이 나뉘어서 으르렁거리는 분위기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었다. 그런 상황 속에서 팀 유클리드 멤버들에게 각자 문자가 들어왔다.

그것은 유클리드의 총 책임자. 즉 교장에게서 온 문자였다.

[팀 프로메테우스의 멤버 여러분. 가능하면 교장실로 와주셨으면 합니다. 강제하진 않지만 가능하면 꼭 와주셨으면 합니다.]

-

교장실은 본교 건물 4층에 있었다. 그곳에 도착하자 보이는 것은 정현과 승연의 모습이었다. 당연히 두 사람도 연락을 받은 모양이었다. 그 둘도 분명히 프로메테우스의 멤버였으니까. 가볍게 인사를 건네면서 정현은 문을 천천히 열었다.

"하하. 상황이 영 좋지가 않네. 이 와중에 교장 선생님이라니. 대체 무슨 일로 부른 건지..."

문이 천천히 열리자 곧 교장실의 내부가 보였다. 온갖 복잡해보이는 책들이 가득 꽂혀있는 책꽂이가 여기저기 놓여있고 여러 상장은 물론이며, 정말로 고급스러운 테이블와 의자, 그리고 쇼파가 있는 방의 가장 안 쪽에는 60대로 보이는 남성이 앉아있었다. 마녀의 특징이 보이지 않는 것으로 보아 그 남성은 마녀가 아닌 인간이 분명했다.
책상에는 교장이라는 직책과 함께 엘런 카르세우스라는 이름이 쓰여있는 판이 놓여있었다. 그것이 교장의 이름인 모양이었다. 아무튼 자비로운 인상을 보이는 그 교장은 프로메테우스 멤버들이 들어오자 자리에서 일어나 그들을 반겨주었다.

"어서 오세요. 팀 프로메테우스. 자. 편하게 자리해서 앉아주세요."

"교장선생님. 왜 우리들을..."

"그것은 앉으면 이야기하도록 할게요. 자. 자. 서서 이야기할 순 없으니까요."

승연의 물음에 교장은 어서 앉으라는 듯이 손짓을 했고 정현과 승연은 눈치를 잠시 보는듯 하다가 테이블 앞에 놓여있는 의자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그리고 그 둘이 앉을 무렵, 교장은 모두를 바라보면서 이야기를 했다.

"UR급 괴물 쉐도우. 팀 프로메테우스의 리더인 승연 군이 올린 보고서에서 몇 번이나 본 이름입니다. 지금 이 사건이 벌어지기 전에 UR급 괴물의 반응이 잡혀서 교사진들과 외부에서 온 마법전사들이 그곳으로 향했고...그곳에서 어둠을 만날 수 있었어요. 그 어둠은 자신을 '쉐도우'라고 칭했습니다. 퇴치하려고 노력했지만 역시 UR급 괴물. 그렇게 쉽게 퇴치되진 않았어요. 어찌된 영문인지 점점 그 파워가 강해졌다는 보고가 있었어요. 그리고... 교사진들의 일부와 마법전사의 일부가 갑자기 뒤돌아서서 다른 교사와 마법전사를 공격했다는 보고도 올라왔고요. 무슨 일인지 알 수 없지만... UR급의 위험성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괴물이었어요. 그런 괴물을 보고서에 처음으로 올린 것이 바로 팀 프로메테우스입니다. 그런만큼... 혹시 그 쉐도우라는 괴물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것이 있다면 이야기해주지 않겠습니까?"

-

"그리고 이번 사태로 보아 다수의 사람들을 한 번에 지배 가능한 것 같습니다. 저도 한 때 지배되어서 저도 모르게 제 팀 멤버들을 공격한 적이 있습니다. 마음에 어둠이 있다면 그 어둠 속에서도 피어날 수 있는 모양입니다."

눈을 감고 이야기하는 승연의 모습을 바라보며 정현은 아무런 말 없이 그를 토닥여주었다. 그리고 잭을 바라보면서 좋은 설명이었다고 이야기를 하면서 칭찬을 하면서 그는 미소를 내비쳤다.
아무튼 모두의 설명을 들은 교장은 잠시 침묵을 지키면서 뭔가를 메모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메모를 끝낸 교장은 모두에게 이야기했다.

"그렇습니까? 지배능력이 있으며 어둠을 힘의 근원으로 삼는 존재. 눈의 어둠도, 마음의 어둠도 전부 힘이 된다니. UR급 괴물의 위엄이 있군요. 상대하려고 해도 마음에 어둠이 있다면 지배당할 수도 있다.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팀 프로메테우스."

뒤이어서 교장은 다시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 보였다. 그리고 그는 팀 프로메테우스 멤버들을 하나하나 바라보면서 이야기했다.

"팀 프로메테우스. 그럼 이제 당신들은 어쩔 생각이십니까? 혹시나 해서 묻는 것이지만, 그 UR급 괴물. 쉐도우와 싸우려고 가는 것은 아니겠지요? 일단 보고서의 내용으로 보아하니 여러분들은 쉐도우라는 괴물과 꽤 악연이 있는 것 같았습니다만..."

"........"

그 말에 승연은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주먹을 쥐고 부르르 몸을 떨고 있긴 했지만, 그래도 여기서 막상 입을 열 수 없었던 것은 자신이 리더라는 것 때문이 아니었을까. 리더의 말은 그 무엇보다 책임감이 있고 무거운 것이었다.
그렇기에 어쩌면 지금 여기서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는 모양이었다. 속으로 가지고 있는 마음과는 별개로...

-

"저도 동일한 생각입니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먼저 시비가 걸리기도 했고...역시 그런 괴물이 날뛰고 있는데 아무것도 안할 수는 없잖아요? 아하하! 솔직한 심정으로는 저 혼자 가서 어떻게 하고 싶은 감정이 더 크네요. 일단은 전 리더이기도 했고 말이에요. 3학년이기도 하고...괴물이 날뛰는 거 정말로 보기 싫고..."

가볍게 이야기하는 듯 했지만 정현의 말 끝에는 가벼운 살기도 감돌고 있었다. 그것은 그가 괴물에게 가지고 있는 강한 증오의 감정이었다. 어린 시절, 부모님을, 그리고 자신의 형을 괴물에게 잃고 고아가 되어버린 기억은 아직도 그의 마음 속에 남아있었다. 그것은 철저하게 그를 괴롭히고 있었고 지금 이 순간에도 그에게 뛰쳐나가라는 지시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러지 않는 것은 무책임하게 움직일 수 없다는 이유 때문이 아니었을까.

모두의 말을 들으면서 승연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입을 열어 이야기했다. 언제나처럼 쿨한 느낌의 목소리로...

"사유의 말대로 숨어있을만한 이는 없지요. 팀의 뜻이 그렇다면 저도 따르겠습니다. 리더로서 그냥 구경만 할 순 없고...저 역시, 쉐도우를 그냥 두고볼수는 없으니까요."

"그것이 여러분들의 대답인가요?"

모두의 말을 듣고서 교장은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후련한 표정 또한 함께 짓고 있었다. 어쩌면 모든 것을 예상한 것이 아닐까. 아무튼 그는 책상 위에 놓여있는 리모콘을 꾹 눌렀다. 그러자 모두의 머리 위에 홀로그램으로 유클리드가 있는 인공섬의 지도가 떠올랐다.
그리고 그 중에는 녹색의 진한 점 하나와 그 점을 중심으로 하여 일정거리로, 원형 형태로 띄워진 하얀색 점들이 여러개 찍혀있었다.

"저 녹색의 진한 점이 UR급 반응이 포착되고 있는 장소에요. 물리적 어둠을 힘으로 삼고 있다면, 일단 어둠을 걷히게 하는 것이 좋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들의 설명을 들으면서 제가 생각한 계획은 다음과 같아요. 저 하얀색 점이 있는 곳에 결계 장치를 다시 설치해서 저 UR급 반응이 있는 곳 주변을 결계로 감싸서 가두고 그 결계 안에 빛을 쬐여서 적어도 물리적인 어둠은 없애보고자 해요. 그러면 조금이나마 힘이 약해지겠지요."

"하지만 교장 선생님. 그 계획을 시행하기에는..."

"알고 있어요. 저 괴물도 바보는 아닐테고 어둠을 돌아다니는 괴물들과 지배당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학생들과 마법전사들이 가만히 있을리가 없겠지요. 일단 남아있는 마법전사들을 모두 동원해서 결계 장치를 세우고 그곳의 방어를 맡길 생각이에요. 하지만 그렇게 하기에는 UR급 괴물이 직접 움직일지도 모르지요. 여러분들이 정말로 그 괴물에게 맞서겠다고 한다면...결계장치가 설치되고 결계가 다시 펼쳐질때까지 쉐도우의 발목을 잡아주실 수 있나요? 위험한 일이니까 꼭 하지 않아도 좋아요. 저는 학생들이 위험한 일을 하는 것을 원하지 않아요. 상대는 UR급 괴물이니까요. 하지만...외부에서도 전혀 도움을 줄 수 없고, 인원이 너무나 부족하군요."

그것은 말 그대로 참으로 비참한 상황이었다. 인원이 없기에 학생에게 도움을 부탁할 수밖에 없는 이 상황이 어떻게 교장의 입장에선 비참하지 않을 수 있을까? 그렇기에 이 제안의 선택은 오로지 팀 프로메테우스의 몫이었다.

-

두 사람의 말을 듣고서 정현과 승연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것은 무언의 동의였다. 어차피 이렇게 된 이상 해볼 것은 다 해볼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고 한다면 여기서 자신들이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나았다.
아무튼 그 말을 들은 교장은 괴로운 표정을 지었다. 학생들이 허락했다고 하더라도 역시 사지로 학생들을 보내는 것은 교육자로서 괴로운 일이었다. 하지만 결계를 지켜내기 위해서는 수준급의 마법전사들이 필요했다. 주변을 괴물들이 돌아다니고 있었으니까. 그렇기에 이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누군가가 학생들을 미끼로 쓴 작전이라고 비난을 해도 자신은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정말로 죄송해요. 제가, 어른들이 부족해서... 아...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순간 그의 책상에 놓여있는 전화기가 크게 울렸다. 이어 그는 버튼을 꾹 눌렀다. 그리고 전화를 걸었을 상대에게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그러자 들리는 것은 다급한 목소리였다.

ㅡ교장 선생님! 큰일났습니다! 학교의 입구 쪽으로 마법전사 출신인 마녀와 인간이 몰려오고 있습니다!! 갑자기 아군을 공격한 이들입니다. 학생들도 있고 민간인도 있습니다!

"뭐라고?!"

ㅡ지금까지는 학교로 직접적으로 처들어오진 않았지만...갑자기 무슨 이유에서인....

ㅡ쓸데없는 짓은 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다. 너희들이 무엇을 꾸며도 전부 내 귀에 들어오고 내 눈으로 확인할 수 있으니까. 그건 너희들이 잘 알지 않나? 팀 프로메테우스.

그리고 전화기 너머에서 들려오는 것은 쉐도우의 목소리였다. 이내 전화는 끊어져버렸고 들려오는 것은 뚜- 뚜- 하는 일정한 소리 뿐이었다.

"쉐도우!!"

"어둠을 통해서 우리를 바라보고 있다는 이야기일까요? 선배? 방금 그거..."

"어느 쪽이건 상관없잖아! 죄송합니다! 교장 선생님! 전 입구로 가볼게요! 한 명이라도 더 도와주는 것이 나을테니까요! 이대로 소모전을 시킬 수도 없고요!"

이어 정현은 자리에서 일어서서 당장에 교장실 밖으로 뛰쳐나갔다. 그것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돌발행동이나 마찬가지인 일이었다.

-

"아아..모두들!! 죄, 죄송합니다! 교장 선생님! 저도 가보겠습니다!"

갑작스러운 상황 변화에 승연 역시 평소의 쿨한 목소리를 접어버리고 당황하는 목소리를 내며 모두의 뒤를 따라갔다. 지금 이대로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었으니까. 아무튼 순서는 조금 다를지도 모르지만 입구 쪽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한창 전투가 시작되고 있었다.
그것은 말 그대로 난장판이었다. 지배를 당하고 있는 이들도 있었지만, 지배를 당하지 않음에도 다른 이들을 공격하는 이들도 존재했다. 그것은 정말로 끔찍하기 짝이 없는 풍경이었다.

ㅡ죽어라! 이 괴물 자식아!!

ㅡ진짜 나도 많이 참았어!! 더 이상은 못 참아!!

인간과 마녀.
지배당하는 이와 지배당하지 않는 이.

많은 이들이 얽혀있는 모습은 마치 쉐도우가 의도한 것일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대놓고 공격을 할 수는 없지만 전투가 벌어지는 틈이라면 얼마든지 은근슬쩍 상대에게 공격을 가할 수 있었다. 여기저기서 전투가 벌어지고 있으니... 그 공격의 근원을 누가 안단 말인가.
지금 이 상황을 어떻게 처리해야 좋을까. 그것은 아무도 알 수 없는 일이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팀 프로메테우스가 어떻게 처리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만큼 상황은 난장판 그 자체였다.

"......어쩐다..."

가장 먼저 앞서간 정현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이를 악물고 있었고 승연은 상황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모두에게 제안하듯 이야기했다.

"어차피 하나하나 상대할 수는 없는 노릇이에요. 이렇게 된 거... 차라리 쉐도우에게 가는 것이 어떨까요? ...하나하나 상대해봐야 소용이 없다면...차라리 우리들만이라도 먼저 가면...교장 선생님이 이후 작전을 시행할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

승연의 말에 정현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다른 이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싶다는 것일까?

-

3명의 의견은 대체로 비슷했다. 지금 당장 쉐도우를 잡으러 가봐야 승산이 없으니 여기부터 해결을 해야한다는 말이었다. 그 말에 정현은 동의를 하듯이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내 생각도 그래. 쉐도우는 마음의 어둠에서도 힘을 얻는다고 그랬어. 지금 이대로 가봐야... 안 그래도 우리보다 훨씬 강한 쉐도우를 상대하는 것은 불가능해. 그러니까 여기서부터 어떻게든 해결을 해야만 해."

"하지만 싸운다고 하더라도... 더욱 혼란만 커질 뿐이에요. 어쩌실거죠? 선배?"

승연의 말에 정현은 잠시 생각을 하다가 잭 쪽을 바라보았다. 그러다가 탁, 손가락으로 소리를 냈다. 이어서 그는 모두를 바라보면서 큰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적어도 모두에게 메시지를 보낼 방법은 있어! 잠시만 기다려줘!"

뒤이어 정현은 자신이 압축한 바람을 터트린 후에 높게 날아올랐다. 그리고 다시 학교 건물 쪽으로 빠르게 날아갔다. 그 속도는 평소보다 훨씬 빠르고 날카로운 속도였기에 순식간에 그의 모습은 사라져버렸다.
이어 10분 정도가 지났을까. 그는 방송기기를 가지고 왔다. 정확히는 모두에게 메시지를 전할 수 있는, 방송 마이크 기기였다. 이어 그는 그것을 바닥에 내려놓은 후에, 전원을 켰다. 이것을 이용하면 스피커를 통해서 모두에게 메시지를 전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한 명, 한 명에게 하는 것은 힘들지도 모르지만 모두에게 메시지를 전하는 것은 한 번에 해결이 가능했다.

"일단 모두에게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방법은 이것 뿐이야. 그러니까 부탁하게! 후배들! 그리고 동기야!"

-

각각의 메시지가 각자의 목소리로 스피커를 통해서 방송되었다. 그 소리는 정말로 컸기에 마법을 쓰면서 싸우고 있는 이들의 귀에도 확실하게 전달될 정도의 목소리였다. 3명의 차례대로 이어지는 발언에 의해서 각자의 전투가 조금씩 가라앉고 있는 느낌이었다. 이미 정현과 승연. 두 사람이 말할 필요도 없을까. 다른 3명의 발언만 해도 엄청나게 와닿고 있는 느낌이었다.
점차적으로 폭발소리나 싸움 소리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물론 조종당하는 이들은 여전히 전투를 계속하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점차적으로 싸움은 줄어들고 있었다.

ㅡ생각해보면 그래. 마녀가 특별히 뭔가를 한 적은 없어.
ㅡ따지고 보면, 인간들 중에서는 우리들에게 뭔가를 잘해준 것도 있기는 해.
ㅡ하지만 믿어도 되는 거야?
ㅡ적어도 우리끼리 이렇게 싸우면 안되는 것은 맞지 않아? 지금 밖에 괴물들이 우글거리잖아.
ㅡ그래! 따지고 보면 이 어둠이 덮친 이후로...

뭔가 이런저런 말들이 오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중에서는 소수이지만 서로 손을 잡고 협력하는 인간과 마녀의 모습도 보였다. 조종당해서 공격해오는 이들에게 서로 맞서는 모습이 미약하게나마 나오고 있었다.
물론 모두가 서로 힘을 합치진 않았다. 여전히 어색한 느낌으로 멀어지는 이도 있었지만 적어도 서로 싸우려는 이들을 막으려는 이들의 모습이 비치기 시작했고 방금 전보다 싸움은 조금씩 가라앉고 있었다.

ㅡ잘도 헛소리를 해주시는군.

하지만 그 순간, 모두의 머리 속으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것은 다름 아닌 쉐도우의 목소리였다. 차가운 어둠의 목소리. 그것은 명백하게 모두를 비웃는 소리였다. 그리고 곧 들려오는 것은 차가운 도발이었다.

ㅡ고작 그런 말을 몇 마디 한다고 해서 그렇게 어둠이 쉽게 가라앉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이냐? 잠시 가라앉은 어둠은 다시 떠오르게 될테고, 결국 모두에게 투쟁을 불러일으키게 되겠지. 그래. 와라. 팀 프로메테우스. 나에게 있어서 가장 거슬리는 존재. 너희들이 나를 만나고 싶다면 내 기꺼이 너희를 만나주겠다.

3.6. 최종 보스전 전반부

어둠이 가득 깔린 곳. 그곳을 비추는 것은 어둠을 가르는 빛 뿐이었다. 핸드폰의 플래쉬를 빛 삼아 나아가며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칠흑같은 어둠을 뚫고 팀 프로메테우스는 천천히 앞으로 나아갔다.
한 걸음, 한 걸음. 천천히, 또 천천히. 그저 조용히 나아가고 나아가며 그들은 계속해서 앞으로 향했다. 그리고 머지 않아 홀로그램에서도 확인할 수 있던 포인트에 도착할 수 있었다. 교장이 승연의 핸드폰으로 데이터를 전송했기에 위치는 틀리지 않았다.

그곳은 참으로 고요하고 고요한 평지. 유클리드가 있는 섬의 중심이었다. 지금까지 걸어오면서 그 어떤 괴물도 그들을 습격하지 않았고 그 어떤 마법전사들도 위협하지 않았다. 마치 일부로 그들을 이곳으로 데리고 오게 한 것처럼... 그런 느낌이었다.

"여기에요. 포인트는..."

승연이 주변을 두리번거리지만 특별히 보이는 것은 없었다. 그곳에 부는 것은 고요한 바람이었다. 그 고요한 바람이 갑자기 멈추는 것은 일순이었다. 그리고 정현은 모두에게 이야기했다.

"경계해. 바람의 흐름이 바뀌었어."

"무엇을 경계하고 무엇을 조심하는거냐? 이미 내 안에 있는 처지에..."

뒤이어서 들려오는 것은 쉐도우의 목소리였다. 그리고 모두의 앞에 거대한 붉은색 눈이 그 모습을 드러냈다. 피가 뚝뚝 떨어질 것만 같은 그 눈은 참으로 날카롭고 날카롭게 반짝였다. 무시무시한 안광이 빛을 내고 강렬한 빛을 비추었다.
보기만 해도 절로 압도적인 힘의 차이가 느껴지는 것은 분위기의 차이인 것일까. 그것은 이전에도 본 적이 있었던 쉐도우의 눈이었다.

"이렇게 직접 마주한 것은 처음이던가? 팀 프로메테우스?"

-

"사유 말대로야. 언제부터 그렇게 사담을 나눌 사이가 된 거지? 우리가?"

정현은 사유의 말에 동의를 하면서 공격적인 모습을 보였다. 손에 바람의 에너지를 모으고 금방이라도 날릴 것처럼 그는 경계태세를 갖추었다. 그리고 승연은 아무런 말 없이 검을 뽑아들었다. 스릉거리는 소리가 조용히 울리고 그 차가운 냉기를 모든 것을 얼려버릴 것처럼 매섭고 차가웠다.

"쉐도우. 이 어둠을, 그리고 괴물을 물러나게 해. 그렇지 않으면..."

"그렇지 않으면...? 그렇지 않으면 나를 없애기라도 할 참인건가? 그게 너희들에게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하나?"

"......"

그 말에 승연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표정만 찌뿌렸다. 상대는 UR급. 적어도 자신들의 상상을 훨씬 초월하는 존재였다. 이어 그 모습을 바라보면서 쉐도우는 여전히 도발적인 말들을 계속해서 전달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나를 퇴치하겠다고 찾아온 이들은 너희들 정도. 그렇기에 너희들이 제일 거슬리고 제일 성가신 존재들이지. 이 세상에 뿌리를 내린 어둠을 가르려고 하는 자. 그런 너희들의 존재를 처음으로 인지하고, 내 부하가 마녀를 집어삼키고 있을 때 방해하고 그 마녀들을 되찾으려고 한 너희들의 존재는 그냥 두기에는 너무나 위험한 존재들이지. 그렇기에 너희들은 타깃이 되어 계속해서 노려졌지만 여기까지 살아남았지. 그 점에 대해서는 대단하다고 칭찬해주겠어."

"칭찬을 하려고 대면한 것이 아닐텐데?! 쉐도우!"

"흥분하지 마. 약해보이니까. 그리고 언제 내가 너희들과 싸우겠다고 이야기했지? 나는 너희들과 만나주겠다고 했지. 싸우겠다고는 하지 않았어. 너희들의 존재를 짓밟는데 굳이 내가 손을 쓸 것도 없으니 말이야."

뒤이어 붉은색 눈은 거기를 천천히 띄우면서 뒤로 향했다. 그리고 그 모습을 어둠 속으로 감추어버렸다. 그 대신에 어둠 너머에서 누군가가 다가오는 것이 있었다. 그것은 어둠 속에서 형태를 알 수 있을 정도로 진한 흑색 구체였다. 그 구체에 쉐도우의 눈과 비슷한 붉은색 눈알이 튀어나왔다. 그리고 어딘가에서 쉐도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ㅡ자. 마법전사들이여. 빛을 만드는 존재들이여. 너희들의 빛 따위. 나의 힘의 아주 극소량으로 짓밟아주마. 영원히 빛날 수 없는 어둠에 뒤덮여서 사라져라.

< SR rank boss - 셀 쉐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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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오스. 그 단어에 셀 쉐도우는 사유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리고 이내 그 물음에 대한 답이 모두의 머릿속으로 직접적으로 들어왔다. 그것은 명백한 비웃음이었다.

"메리오스. 인간이 마녀를 연구하기 위해서 연구하고 있던 존재. 마녀의 몸에 있는 괴물의 유전자를 연구해서 자신들의 병기로 삼으려고 선택된 실험체 중 하나. 어떻게든 탈출을 했고 버려진 것을 내가 거두었지. 부하, 동료, 장기말? 글쎄. 무엇일까? 너희들은 눈앞에 있는 개미를 바라보면서 그 개미가 부하인지, 동료인지, 장기말인지 생각한 적이 있나? 굳이 말을 하자면... 참 쓸모가 있던 도구 정도는 되겠군."

이어 셀 쉐도우는 모두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모두를 비웃는 목소리가 크게 울리기 시작했다.

"사라져야 하는 것은 빛을 품고 있는 너희들이다. 너희가 보이는 살기가 아무리 강하다고 한들... 그것이 어디까지 효과가 있을 것 같나? 그리고 말했을터다. 너희들을 제거하는데 내가 직접적으로 움직여서 짓밟을 필요는 없다고. 너희들은 그저 나의 극히 일부만 뽑아내도 충분한 존재들이니까."

말을 마치는 것과 거의 동시에 쉘 쉐도우의 주변으로 어둠이 모여들었다. 그리고 보이는 것은 정현의 실루엣이었다. 배 부분에 붉은색 눈알이 박혀있는 그 실루엣의 손에 녹색 광채가 모이기 시작했고 주변에 강한 돌풍이 불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실루엣은 바람을 타고 단번에 위로 올라섰다.
뒤이어 그 실루엣의 형태로 다시 어둠이 모이기 시작했고 이번엔 사유의 실루엣으로 바뀌었다. 그 주먹에는 불꽃이 활활 타올랐고 문제의 실루엣은 불고 있는 돌풍을 향해서 그 불꽃을 방사하면서 폭발을 일으켰다. 이내 바람을 타고 강한 폭발력이 팀 프로메테우스를 향해서 밀려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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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의 바닥 전개, 크로우의 철선 공격, 앨리스의 카드 공격, 잭의 마체테 휘두르기. 그것에 이어서 정현은 역풍을 불게 하기 위해서 바람을 발사했고 승연은 검을 있는 힘껏 휘둘러서 전방에 거대한 얼음 장벽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이 충돌해서야 겨우 셀 쉐도우가 날린 그 공격을 상쇄시킬 수 있었다. 분명히 SR 랭크라고는 하지만 그 힘의 차이는 거대했다. 모두가 힘을 합쳐야 겨우 공격을 한 번 막아낼 수 있는 수준이었으니까.
잭이 기관총을 난사하자 셀 쉐도우의 공격에 탄환이 여러번 관통했다. 하지만 셀 쉐도우의 주변으로 어둠이 모이기 시작했고 루이스의 실루엣이 튀어나왔다. 그리고 몸에 난 상처를 아주 가볍게 치료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내가 약하다고? 그렇다면 이런 가벼운 공격 하나 겨우 힘겹게 막아내는 너희들은 무엇이지? 공존의 미래? 비극이 묻히지 않는 미래? 열등감 덩어리? 그것은 인간의 특성 아닌가. 자신에게 없는 모습과 특성을 가진 이들을 두려워하고 그들을 질타하고 죄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죄를 만들어서 탄압하지. 그리고 마녀의 특성이기도 하지. 혼자서 살아남을 수 없기에 누군가를 의지하고 결국 이용당하고 인간 쪽에도 괴물 쪽에도 끼이지 못하는 집단. 열등감은 그런 이들에게 어울리는 단어지. 그들이 정말로 강하다고 한다면, 지금 이 순간에도 싸우는 이들은 무엇이지? 인간과 마녀. 그들은 영원히 반목해야 할 존재. 이 세상에 어둠을 꽃피워야할 존재. 그 이상의 가치는 없어. 의지의 배반? 아니. 오히려 메리오스는 나에게 감사해야지. 그 존재가치를 유일하게 살려서 이용해준 것이 바로 나니까 말이야."

차갑게 웃는 목소리가 들려오고 실루엣 주변으로 다시 어둠이 모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보이는 것은 봄 무렵, 마녀들을 잡아서 자신의 힘의 일부로 사용하던 상어형 괴물의 모습이었다. 뒤이어 그 상어형 괴물은 땅속으로 뛰어들었고 모습을 감추어버렸다. 마치 땅을 물처럼 헤엄치면서 나아가는 모습은 여전한 모양이었다. 그리고 정확하게 팀 프로메테우스의 중심에서 등지느러미가 튀어나왔다.

그리고 모두의 발 아래에서 촉수가 일제히 솟구쳤다. 그것은 팀 프로메테우스를 잡으려고 하는 일종의 움직임이었다. 그 촉수는 한개가 아니라 두 개, 세 개. 정말로 많이도 솟구쳤다.

"미러전이니 남을 따라하는 것이 고작이라고? 너희들의 수준에 맞춰서 놀아주는 것 뿐이야. 너희들은 결계가 다시 세워지는 것을 기다리는 모양인데...정말로 그럴 거라고 생각하나? 그저 너희들을 사지로 보내서 시간을 끌고자 하는 것 뿐이 아닐까? 그렇지 않고서야 고작 학생인 너희들을 이곳으로 보낼까? 결국 너희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이용당하는 거야. 그게 현실이고 인간과 마녀의 본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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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와 잭의 말에 정현과 승연은 둘 다 각자 고개를 끄덕였다. 이어 정현은 바람을 이용해서 모두를 공중으로 띄웠고 승연은 냉각을 이용해서 단번에 지면을 통째로 얼려버렸다. 덕분에 상어형 괴물 모습의 셀 쉐도우는 움직이지 못하고 그저 촉수만 꿈틀거릴 뿐이었다.
그 촉수를 각자 공격하는 가운데, 촉수를 잘라내고 쏘고 폭발시키고 광탄을 이용해서 공격하는 가운데, 사유의 마법으로 강한 폭발이 일어났다. 땅이 얼어버린 이상 다른 이들의 공격을 피할 순 없었다. 얼어붙은 얼음조차도 산산조각 내버릴 정도로 강한 폭발에 셀 쉐도우는 흽쓸려버렸다. 하지만 그 순간이었다. 폭발 속에서 검은색 에너지 덩어리가 튀어나왔고 그것은 새롭게 모두의 앞에 다시 구체 형태로 생성되어 등장했다.

각성마법 「리바이브 셀」

아무런 상처도 없이 마치 처음부터 아무런 공격도 받지 않았다는 듯이 멀쩡한 구체의 주변에 다시 어둠이 모였고 그것은 승연의 실루엣으로 변했다. 뒤이어 그 실루엣이 땅으로 검을 꽂자 하늘을 향해서 무수히 많은 얼음 고드름이 생성되었다. 그리고 곧 그것은 앨리스의 형태로 다시 바뀌었고 하늘 위를 향해서 폭발하는 트럼프 카드를 일제히 날렸다. 말 그대로 땅과 하늘에서 동시에 공격하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그 앞으로 나아가는 이들은 너희들에게 무슨 도움을 주지? 너희들을 사지로 몰아놓고 아무런 도움도 주지 않고 있지 않나? 애초에 너희들은 무엇 때문에 그렇게 싸우지? 무엇 때문에 인간과 마녀의 공존을 꿈꾸고 빛을 바라지? 그렇게 해서 너희들이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이지? 자기 만족감? 이것이 올바른 미래라는 만족감?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싸움을 계속해서 이득이 될 것은 무엇이지? 인간을 믿는 것을 포기해? 크하하하! 어째서 인간을 믿고 마녀를 믿어야 하지? 그들에게 기대하는 것은 오직 하나. 어둠을 꽃피우고 마음 속 어둠을 키우는 것 뿐이다. 나라는 존재가 있다는 것. 그것이야말로 인간과 마녀가 공존할 수 없이 영원히 반목할 수밖에 없다는 증거가 아닌가? 그래. 나는 그림자. 쉐도우."

피식 웃으면서 또 다시 차가운 목소리가 모두의 머릿속으로 흘러들어왔다.

"인간과 마녀가 반목하는 마음을 양식으로 삼아 성장하는 괴물. 즉 내 존재 자체가 두 세력이 통합할 수 없고 평화를 이룰 수 없다는 가장 큰 증거.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부정한다고 한들...결국 존재하는 것을 부정할 순 없어. 너희 말이 전부 사실이고 앞으로 나아간다면...어째서 내가 이렇게 존재하는지 생각해본 적이 있나? 세상이 멸망하지 않는 이유? 그것은 당연한 이야기지. 결국 그것조차도 서로를 반목하고 믿을 수 없기에 벌어진 현상이야. 상대를 신뢰할 수 없고, 상대를 믿을 수 없기에... 상대가 어떤 일을 할 지 알 수 없기에 건들지 못하는 것. 그것이 이 세상의 현실이지."

-

"그래. 이 세계에서 약한 것은 죄지. 약육강식. 그것이 세계의 법칙이자 이 세상을 움직이는 근원이다. 결국 약한 것은 죄야. 그나마 내가 인간과 마녀에게 가치를 부여해줬기에 살려준 것 뿐이야. 서로를 믿는다? 그건 너희들만의 생각이지. 너희들이 개입하기 전의 이 어둠 속 인간과 마녀들은 어떻게 되었지? 그것이 믿는 자의 모습인가? 지켜주고 싶다? 무엇을? 결국 스스로의 개인만족에 지나지 않아. 결국...너희들이 하고자 하는 것은 그저 너희가 그것을 보고 싶기 때문에 하는 것. 나와 차이가 무엇이지? 바꿔나간다? 어느 세월에? 너희가 몇 마디 한다고 지금까지 이뤄졌던 것이 바뀔 거라고 생각하나?"

하나하나에 반응을 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것은 명백히 비웃는 차가운 목소리였다. 뒤이어 크로우의 부메랑 공격과 잭의 마체테 공격, 앨리스의 트럼프 공격으로 인해서 고드름은 박살이 나긴 했지만, 그래도 아직 부족했다. 아무래도 힘의 차이는 분명히 존재했으니까. 하지만 그 뒤를 이어서 정현이 강한 돌풍을 일으켰다. 그것은 칼날이 되어 고드름을 베어나갔고 트럼프 카드를 하나씩 막아서면서 모두를 지원해주고 있었다.

"애초에 내 여자친구는 마녀거든? 마녀와 인간이 항상 반목한다고 생각하지 마! 싸우는 이도 있지만... 사랑을 나누고 친해지는 이들도 있어! 마음을 나누는 이들도 존재해!"

"나는...인간과 마녀의 피가 섞인 혼혈이야. 인간과 마녀는 반목하는 존재가 아니야! 함께 할 수 있어. 네가 인간과 마녀의 반목을 증명하는 존재라면, 나는 인간과 마녀의 공존을 증명하는 존재야! 내 어머니와 아버지를 모욕하지 마!"

이어 승연이 검을 강하게 휘둘렀고 하늘에서 강한 냉각이 이뤄져서 고드름을 무수히 많이 날렸다. 하지만 그럼에도 공격은 조금씩 밀리고 있었다. 그 와중에 잭의 스코프가 눈알을 명중시켰고 그 순간 셀 쉐도우가 멈칫했다. 그리고 뒤이어서 사유가 돌진했고 셀 쉐도우에게 밀착했다. 그리고 공격을 감행했다. 공격을 받은 셀 쉐도우의 몸이 비틀거리기 시작했지만 그와 동시에 그 몸에서 검은 빛이 감돌았다. 그리고 그 몸의 일부가 잘려나가면서 다시 구체로 빠져나가고 있었다.

각성마법 「리바이브 셀」

이내 구체가 되어 빠져나온 셀 쉐도우의 주변으로 다시 어둠이 모이려 하고 있었다. 또 다시 실루엣을 만들기 위해서...

-

에스텔라의 말에 정현은 고개를 끄덕였고 강한 바람을 일으켰다. 어둠이 모이는 것을 멈추게 하려는 것일까. 하지만 어둠이 모이는 것이 고작 바람이 분다고 해서 될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적어도 다른 이들은 모두가 일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들이 노리는 것은 다름 아닌 눈 부위였다.
각자의 공격이 제대로 먹혀들어가면서 셀 쉐도우의 눈알에 명중했다. 그리고 머지 않아 셀 쉐도우의 구체가 천천히 흔들리는듯 하다 어둠의 일부가 되어 녹아내렸다. 그것은 아무런 비명소리도 없이 소멸해버리는 모습이었다.

"어떻게든 되었나. 이거..?"

"아니요. 선배. 아직이에요. 아직 쉐도우는 나오지도 않았어요."

ㅡ유희거리는 제법 즐거웠나?

셀 쉐도우가 사라지긴 했지만 그것은 쉐도우가 아니었다. 그래봐야 힘의 극히 일부. 큰 결정체의 일부. 그저 세포의 일부에 지나지 않았다. 이내 커다란 눈알이 다시 튀어나왔고 모두를 둘러보았다.
그리고 그 어둠 속에서 목소리가 거대하게 울리기 시작했다.

"세포 하나를 쓰러뜨리는데 너무나 벅차하는 것 같군. 그래서야 어디 너희가 바라는 그 공존의 미래라는 것을 손에 넣을 수 있겠나? 너희들의 생각이 무엇이건...결국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절대적인 힘 앞에서는 무의미한 것이지."

뒤이어 모두의 몸에 싸늘한 기운이 감돌았다. 그것은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한 강력하고 압도적인 마력의 기운이었다. 이내 붉은색 눈알은 사라져버렸고 근처의 어둠이 강하게 뭉치기 시작했다.
뭉치는 모습은 마치 둥그런 원통과 같은 모습이었다. 그것이 몸통인 것일까. 하지만 그 주변으로 어둠이 계속해서 모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것의 크기는 더욱 커져갔고 그것은 거대한 건물. 유클리드 학교와 비슷한 크기만큼 성장했다. 길쭉한 원통의 몸매에서 두 손으로 보이는 무언가가 튀어나왔고 원통 형태의 모양 끝에 붉은색 눈알이 튀어나왔다. 배 부위에는 쉐도우 특유의 마법진 문양이 그려졌다.

그것은 마치 정말로 거대한 인간형 괴물이 엎드려서 상반신만 올리고 모두를 바라보는 듯한 모습이었다.

"유희거리를 가만히 즐기는 것도 서로에게 있어서 지루하다면... 너희가 원하는대로 직접 이 손으로 뭉개주마. 팀 프로메테우스. 아무것도 없는 연약한 인간에게 불을 나눠준 신의 이름을 가진 신이여. 너희가 건네는 빛은 인간과 마녀에게 닿는 일 없이... 내 손아귀에서 사라질 것이다. 영원하고 거대한 어둠속으로 말이야."

"웃기지 마!"

이어 정현이 큰 목소리로 반박을 하면서 쉐도우를 노려보았고 두 손에 힘을 모았다. 아직 압축한 바람은 많았다.

"프로메테우스. 아무것도 가지지 않은 인간에게 불이라는 희망을 주어 인간의 문명을 발전시킨 존재. 그래. 우리들의 팀의 이름은 바로 거기서 따온 거야. 그리고 지금 이 순간, 우리들은 인간과 마녀가 함께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기 위해서, 인간과 마녀는 반목하지 않고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주장을 하며, 영원한 반목을 만들려고 하는 어둠을 '희망'이라는 불로 비추겠어! 괴물 주제에 지껄이지 마!!"

"...저는 팀 프로메테우스의 리더. 하지만 이 순간...모두가 프로메테우스입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빛을, 그 불을... 모두에게 전달해서 증명해보이겠어. 인간과 마녀의 공존 가능성을 보이는 내가 직접!"

-

3.7. 최종 보스전 중반부


마지막 결전이 시작되는 그 곳의 분위기는 매우 살벌했다. 어느 한 쪽도 물러설 수 없는 치열한 신경전이 이뤄지는 가운데, 저 편에서 하얀색 빛이 어둠을 가르고 하늘로 치솟아오르는 것이 보였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승연은 안심한 표정으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저 빛은...포인트...!"

이곳에 오기 전에 교장이 모두에게 이야기해준 것. 자신들이 이곳에서 쉐도우를 막아주고 있다면 자신들은 그 사이에 장치를 다시 고치고 마력을 부여해서 결계를 치고 그 안에 빛을 비춰서 물리적인 어둠을 최대한 없애보겠다고 한 그 작전이 시행되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거대한 모습을 드러낸 쉐도우는 그 모습을 붉은색 눈알로 바라보다가 손을 가볍게 휘둘렀다. 그러자 어둠을 가르고 있던 빛은 다시 어둠 속으로 묻혀버렸다.

"소용없는 짓이야. 빛은 어둠을 가를지도 모르지만 그보다 더 진한 어둠은 모든 것을 집어삼키지. 너희들이 가지고 있는 희망도, 미래도, 그리고..모든 가능성도!"

<Warining>
UR rank boss - 쉐도우

빛을 어둠으로 덮어버린 쉐도우는 드디어 그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주변의 어둠이 그 거대한 손에 모이기 시작했고 뒤이어 그 어둠은 하늘로 솟구쳤다. 그리고 팀 프로메테우스의 시야를 모두 뒤덮어버렸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이 주변을 뒤덮기 시작했다. 하지만 가려지는 것은 오로지 시선 뿐인 모양이었다. 분명히 소리는 들려오고 있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 너희들이 가지고 있는 희망도 집어삼켜져라. 팀 프로메테우스!"

이어 느껴지는 것은 무언가가 자신들의 온 몸을 찢기 시작하는 감각이었다. 무언가 날카로운 것이 자신들의 몸을 찢듯이 압박해오고 있었다. 그것이 물리적인 것인지, 정신적인 것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분명히 모두에게 데미지는 가해지고 있었다.

-

"그 정도의 진한 빛을 너희들이 만들어낼 수 있다고 착각하는거냐? 그리고 상대를 잘못 골라잡은 건 과연 누구일까?"

"바람으로 걷어낼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일단 해볼게!"

쉐도우의 말이 끝나는 것과 비슷하게 정현의 고통스러워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이내 어딘가에서 강한 질풍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사유의 불꽃이 주변을 태우기 시작했고 뒤이어 잭의 빛이 주변을 밝히듯이 반짝이기 시작했고, 크로우는 철선을 휘두르면서 어둠을 걷어내려고 했다.
그렇게 모두가 함께 어둠을 없애려고 노력을 한 결과 모두의 시선을 가린 어둠은 조금이나마 걷혀졌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시선이 완전히 회복되는 것은 아니었다. 겨우 눈앞의 쉐도우의 형태가 겨우 보일 정도로 진한 어둠은 아직 주변에 퍼져있었다.

그 순간, 다른 포인트에서 빛이 다시 치솟아오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또 다른 곳에서 빛이 치솟아오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쉐도우가 손을 움직이자 그 빛들도 다시 어둠 속에 묻혀 사라져버렸다.

"저 결계가 복구되어서 빛을 만들어내면 이 어둠을 없앨 수 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지? 유감이군. 이 섬에 남아있는 마법전사들이 각자 나뉘어서 결계를 만들어내는 포인트로 가서 마력을 부여한다고 해도 그들의 마력만으로는 이 어둠을 없애는 것이 불가능해. 그게 바로 나와 너희 마법전사들의 힘의 차이. 너희들이 UR급이라고 분류한 내 힘. 알겠나? 애초에 그 작전은 성공할 가능성이 아예 없다는 이야기다!"

뒤이어 그는 다른 곳에서 치솟아 오르는 포인트의 빛을 바라보면서 그것 역시 어둠으로 집어삼켰다. 어둠은 점점 진해질 뿐, 조금도 걷혀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그런 상황 속에서, 전문 마법전사도 아니고, 고작 학생들인 너희들의 실력으로 무엇을 할 수 있지? 시간을 끌겠다고? 내가 가지 않아도 포인트라고 불리는 곳에 괴물들을 보내기만 해도 스스로 자멸하고 붕괴할 작전이 아닌가. 헛된 희망의 빛은 어둠을 절대 가를 수 없다!"

"...그렇다고 해도...그냥 당할수만은 없잖아. ...너는...마녀를, 인간을 이용하고 때어놓으려는 너 같은 이는... 둘의 화합을 상징하는 내가 쓰러뜨리겠어!"

뒤이어 승연이 크게 목소리를 내며 검을 뽑았다. 그리고 그것을 있는 힘껏 휘두르자 차가운 냉기가 쉐도우의 몸에 퍼져나갔다. 그 냉기는 쉐도우의 전신을 얼어붙게 만드는 듯 싶었지만 쉐도우는 피식 웃으면서 몸을 움직였고 얼음은 산산조각 나버렸다.

"그래. 너희들은 배우는 입장인 학생일 뿐. 무대를 잘못 골라도 완전히 잘못 고른 것이다."

뒤이어 쉐도우는 커다란 팔을 위로 들어올렸다. 그러자 시선을 감추던 어둠이 싹 위로 올라가기 시작했고 하늘에서 무언가 반짝이는듯 했다. 그와 동시에 하늘 위에서 떨어지는 것은 넓은 범위로 무작위적으로 떨어지는 검은 마력 구체들이었다. 가장 먼저 떨어진 곳에 있던 바위는 어둠에 삼켜져 그 형태가 완전히 산산조각이 나버렸고 그런 에너지를 가진 구체는 계속해서 낙하하고 있었다.

-

사유와 크로우, 에스텔라는 그 공격을 회피하기 위해서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무수히 많이 떨어지는 구체는 점점 그 범위를 좁혀오며 점점 압박해오기 시작했다. 그 와중에 잭은 재킷을 벗어서 그것을 방어를 하려고 시도했다. 하지만 일부 방어를 하는듯 했지만 점점 그 힘도 밀리기 시작했다. UR의 힘은 그렇게나 강력한 것일까. 하지만 곧 강한 돌풍이 불어왔다. 그리고 들려오는 것은 강한 폭발소리와 충돌소리였다.

모두가 바라보는 앞에서 바닥에 쓰러진 것은 다름 아닌 정현의 모습이었다 모두의 앞에 서서 바람을 이용해서 궤도를 바꾸려고 하며 최대한 막아보려고 한 그였지만 역시 무리였던 것일까. 많은 수의 구체에 명중한 그는 숨만 고작 고르고 있었다.

"선배!"

"...후..배..! 여기 보면 안되지! ...나는 괜찮...으니까...전투에나 집중해!"

"그래. 그것이 고작이겠지. 너희들에겐."

권총을 맞긴 했지만 곧 주변의 어둠이 그 몸에 달라붙어 총알이 스쳐지나간 곳을 매꾼 쉐도우는 키득거리면서 모두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붉은색 눈알이 모두를 훑어보면서 그 말은 계속해서 이어졌다.

"알아야 할 이유가 있나? 너희들은 개미들이 자신들의 생존을 위해서 날뛰는 이유를 굳이 알면서 생활을 하나? 지금 쓰러진 그 녀석과 마찬가지다. 헛된 희생이고 헛된 용기, 직 만용일 뿐이지. 자신의 몸을 이용해서 공격을 막아내고 쓰러지면? 나는 또 다른 공격을 하면 그만인 일이야. 소모전이라도 할 참인가?"

붉은색 눈알은 다시 한번 모두를 훑어보듯이 쭈욱 미끄러졌고 쉐도우는 거대한 상반신을 조금 더 들어올렸다. 그리고 단번에 아주 높게 뛰어올랐다고 땅에 착지했다. 그와 동시에 정말로 높고 높은 검은색 웨이브가 모든 것을 쓸어버리듯이 앞으로 날아오고 있었다.

-

검은색 웨이브가 몰아치자 사유와 잭은 각자 주먹과 몸으로 웨이브를 상쇄하려는 듯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공격력은 막강했다. 사유의 몸도, 잭의 몸도 점점 뒤로 밀려나기 시작했고 둘의 몸은 어둠이 곧 전신을 찢는 고통을 느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럼에도 잭과 사유는 각각 공격을 감행했다. 주먹과 불꽃이 쉐도우를 향해 날아갔지만 쉐도우는 아주 가볍게 손을 들어올려서 그 두 공격을 제압해버렸다. 불꽃도, 주먹의 일격도 결국 쉐도우에게는 닿지 못했다.

".....! 다들 위험해요!"

이어 정현을 부축하려던 승연이 검을 뽑아들고 빠르게 달려나갔다. 자신의 발 아랫쪽을 얼리면서 그는 얼음에 미끄러지듯이 앞으로 나아갔고 아직 남아있는 웨이브를 향해서 자신의 검을 뽑아들었고 그 끝을 웨이브를 향해 맞대면서 그 웨이브를 얼리려고 했다. 다른 2명의 힘과 합쳐지면서 막아내는듯 보였지만 가만히 바라보던 쉐도우는 그 상태에서 손가락을 가볍게 퉁겼고 결국 웨이브는 3명을 아주 가볍게 쓸어버렸다.

"크아아아악!"

이어 들리는 것은 다름 아닌 승연의 비명소리였다. 버티기 힘든 것인지 그는 검을 땅에 박고 겨우겨우 몸을 지탱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바라보면서 쉐도우는 비웃는 웃음소리를 내었다.

"너희들과 얽혀있으면 어쩔 참이냐. 결국 너희들이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무력함 속에서 발버둥치면서 나를 도발하는 말을 하는 것이 고작일터. 내가 잘난 것 같냐고?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힘 앞에서 그렇게 말을 하면서 발버둥치는 것이 고작이겠지. 마무리를 진다고? 마무리를 당한다는 말을 반대로 말한 것 아닌가? 말해두지만 네가 자폭한다고 해도 내 몸에는 흠집 하나 낼 수 없어. 그리고 살아갈 의지? 크크큭! 그런 너희들의 의지조차도 이 어둠 속에 먹힌다는 것을 아직도 모르겠나? 아니. 인정하기 싫겠지. 너희가 혐오하는 괴물의 말을 인정하는 순간, 너희들은 정말로 패배를 인정하는 것일테니까."

뒤이어 쉐도우의 주변으로 어둠이 다시 모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어둠은 하늘 위에 마법진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것은 쉐도우가 전에도 그려보인 적이 있는 마법진이었다.

각성마법 「이터널 다크니스」

이내 모두의 몸 속에서 무언가가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그것은 체력일지도 모르고 기력일지도 모른다. 몸 속에서 무언가가 구체의 형태로 저 마법진의 형태로 빨려들어가듯 사라지고 있었다. 마법을 쓰려고 해도 이전처럼 마법이 강력하게 나가지 않는 상황 속에서 쉐도우는 미소지었다.

"자. 이 정도면 현실을 깨닫고 절망하겠나? 짙은 어둠속에서 너희들이 가지고 있는 희망은 아무런 도움도 안된다는 것을..."

-

잭이 구체에 속성 변환을 시도했다면 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고 사유의 주먹과 크로우의 부메랑이 쉐도우를 노렸지만 사유의 주먹도 크로우의 부메랑도 마치 결계에 부딪치듯이 튕겨나갔다. 주변의 어둠은 더욱 진하게 물들었고 사유가 착지하는 그 순간과 부메랑이 돌아오는 그 순간까지도 구체가 빠져나가는 것은 막을 수 없었다. 그런 모습을 바라보며 쉐도우는 피식 웃었다.

"이제와서라는 느낌이로군. 동정이라도 바라는 것이냐? 그래. 인간이 모든 사태를 만들었고 마녀는 그에 동조했다. 결국 너희가 만들어놓은 결과물 속에서 너희들의 존재 가치는 그저 어둠을 양성하는 것으로 충분했어. 다만 거기서 너희들은 빛을 만들고 그 어둠을 가르려고 했지. 프로메테우스처럼. 그리고 그 프로메테우스가 결국 벌을 받았듯이 이번엔 너희들의 차례다. 살아남는다? 너희들에게 도망치고 빠져나갈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고 생각하나?"

ㅡ그 기회는 없을지 몰라도 현실과 미래를 바꿀 기회는 생길지도 모르지요.

뒤이어 어딘가에서 교장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그 순간 어둠 속에서 빛기둥이 다시 치솟아오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하나. 그리고 또 하나.. 그리고 또 하나. 그렇게 8개의 방향, 모든 포인트에서 빛의 기둥이 솟아오르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쉐도우는 피식 웃으면서 손을 움직여 어둠으로 덮으려고 시도했다. 하지만, 그 어둠을 갈라버리며 빛은 하늘 위로 치솟았다.

"뭣이?!"

"....결계가...."

"부활한 모양이에요. 선배...! 윽..!"

그 빛기둥을 바라보며, 정현과 승연은 겨우겨우 몸을 다시 일으켰다. 하지만 상당히 힘이 빠졌는지 둘은 숨을 고르는 것이 고작이었다. 뒤이어서 들려오는 목소리는 역시나 교장의 목소리였다.

ㅡ팀 프로메테우스. 잘 버티셨습니다. 그리고 여러분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 그 모든 것은 유클리드내의 마법전사들에게도 전달되었습니다. 당신들이 싸우는 모습, 당신들이 말하는 것, 그 모든 것은 빛이 되어 유클리드 학교 내부에 전달되었습니다. 마법의 힘으로..

".....!"

ㅡ여러분들의 모습을 보던 마법 전사들은... 그 학생들은 각자의 포인트로 흩어졌고 그곳에서 괴물과 목숨을 걸고 싸우고 있으며, 현역 마법전사들과 힘을 합쳐 마력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마녀와 마법전사. 그리고..마법을 사용하지 않는 이들까지. 모두 8방향의 포인트로 흩어져서 싸우고 있고 마력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지금 여러분들이 바라보는 저 빛기둥입니다.

이어 말이 끝나자 빛들은 서로 연결이 되었고 쉐도우와 팀 프로메테우스의 멤버들이 있는 근방에 결계를 쳤다. 그리고 하얀빛이 어둠을 가르듯 환하게 밝혔고 쉐도우의 주변에서 어둠이 모두 사라지며 보이는 것은 환한 빛뿐이었다.

"그만둬!! 이런 빛을...!!"

이어 쉐도우가 다시 어둠을 불러내려는 듯, 손을 움직였지만 결계에 막혀 빛기둥에 닿지 못했다. 모든 곳을 밝히진 못해도 결계 내부는 환하게 밝혀지고 있었고,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은 다양한 색의 구체들, 즉 마나의 결정체였다. 그 마나의 결정체들은 팀 프로메테우스의 몸에 흡수되듯 사라졌고, 그 결과...모두의 마력이 급격하게 상승하기 시작했다.

ㅡ지금 그것은 이 섬에 있는 모든 마력의 집합체. 그 모든 것을 여러분들에게 잠시 빌려주겠습니다. 결계 안의 괴물을 쓰러뜨릴 수 있는 것은 결계 안에 있는 여러분들 뿐. 괴물은 남은 이들이 어떻게든 막아보일테니 지금 여기서 마무리를 지어주십시오!


상처가 회복되고 힘은 확실하게 솟아오르고 있었다. 인간과 마녀들이 화합해서 만들어낸 결과물. 그것은 빛으로서 어둠을 갈라내고 있었다. 그리고 그에 반해서 쉐도우의 몸은 천천히 분해되고 있었다.

"그만둬! 그만둬!! 이런 빛을 비추지 마!! 내 힘이...!! 섬에 있는 어둠이...어둠이...!!"

뒤이어 보이는 것은 그 커다란 크기를 잃고 남아있는 어둠으로 몸을 재구성하는 쉐도우의 모습이었다. 그리고 보이는 것은 일반적인 사람의 크기로 줄어든, 그리고 온 몸이 검은 실루엣으로 이뤄진 인간형태의 어둠의 결정체였다. 그 몸의 중앙에는 쉐도우의 눈알이 박혀있었다. 아무래도 저것이 쉐도우의 진짜 본 모습인 것일까?

"...하하..봐라..쉐도우! 인간은, 마녀는...그렇게 쉽게 포기하지 않아! 싸움은 지금부터야!!"

"조금만 힘내도록 해요. 모두들. 이 싸움. 이제 결판을 낼 때가 왔어요!"

"내 힘!! 절망과 미움, 증오와 원망으로 가득찬 어둠이!! 네 녀석들...!! 인간 놈들과 마녀놈들이!!!!"

<UR rank boss - 쉐도우 코어>

-

"시끄러워!! 나에 대해서 아는 척 말하지 마!!"

사유의 말에 크게 소리를 지르면서 쉐도우는 자신의 오른팔의 어둠을 변형해서 방패 형태로 바꾸었다. 그리고 날아오는 공격들을 방어했다. 불꽃도 로켓 련처도, 참격도 무난하게 막아냈지만 쉐도우의 몸은 뒤로 밀려났다. 그만큼 힘으로 따지자면 막상막하라는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너야말로 나를 우습게 보지 마라! 힘의 대다수를 잃었지만 그럼에도 너희들을 어둠의 저편으로 묻어버릴 힘은 남아있단 말이다!! 그리고.... 인정할 수 없어! 인정 못해! 길게 차별하고 미워하던 이들이 손을 잡고 지금 이런 빛을 만들어내?! 인정할 수 없어!!"

이어 쉐도우의 왼손의 어둠이 뭉쳐져서 낫의 형태로 바뀌었고 쉐도우는 그 낫을 크게 휘둘렀다. 그리고 뒤로 뛰어오르면서 지면을 향해서 참격을 여러 개 날렸다. 그리고 방패를 방화기처럼 형태를 바꾼 후에 전방으로 검은색 어둠의 불꽃을 방사했다. 앞에선 어둠의 불꽃, 위에서는 어둠의 참격. 두 방향에서 강력한 공격이 압박하듯이 날아오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으로 공격을 멈출 생각은 없는 것일까. 이어 쉐도우는 위로 어둠을 방사하듯 발사했고 팀 프로메테우스의 주변에 검은색 레이져가 무차별적으로 낙하했다.

"얕보지 마라! 팀 프로메테우스! 이렇게 된 이상 너희들을 묻어버리고 희망을 완전히 꺽어버릴 뿐이다!"

-

쉐도우의 눈을 노리는 사유와 잭의 공격은 제대로 적중했다. 붉은 눈알에 공격을 받은 쉐도우는 뒤로 밀려나면서 크게 괴성을 질렀다. 몸의 어둠이 흔들리는 듯 했지만 다시 제대로 형태를 갖추면서 쉐도우를 제대로 자리를 잡아서 섰다.
일단 공격들은 정현이 바람을 일으키고 승연이 얼음을 베리어처럼 겹겹이 쌓아올렸고 잭의 방어도 있어서 최소한의 데미지로 막아낼 수 있엇다. 하지만 그럼에도 분명히 상처는 생겼고 그것은 쓰라릴지도 모를 일이었다.

"앞으로 나아가? 대화로 풀어?! 조금 상황이 유리해지니까 그따위로 이야기를 해?! 감히...감히 나를 뭘로 보고! 나를 뭘로 보고!!"

사유의 말을 전혀 받아들일 생각이 없다는 듯 쉐도우는 크게 분노가 섞인 목소리를 터트렸고 손바닥 위에 어둠을 모으기 시작했다. 그것은 커다란 구체가 되어 하늘로 솟아올랐다. 이어 쉐도우는 크게 괴성을 지르면서 그것을 터트렸다. 그 강력한 폭발력은 팀 프로메테우스를 삼키려는 듯 다가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순간, 모두의 발 밑에서 검은색 사슬이 그들을 억압하듯이 발목을 잡았다.

말 그대로 피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든 것일지도 모른다.

"말했을터다! 너희들을 없애버릴 수는 있다고!!"

3.8. 최종 보스전 후반부


정면 돌파를 해야할 것 같다고 이야기를 하는 사유의 말에 정현과 승연은 고개를 조용히 끄덕였다. 그리고 정현은 자신이 압축하둔 바람 덩어리를 방출했고 그것을 일제히 터트렸다. 그것은 정말로 막강한 돌풍이었다. 그리고 승연은 검을 뽑아들고 그 앞으로 검날을 향한 후에 그 검으로 원을 그렸다. 그러자 원형의 형태로 공기가 얼어붙기 시작했고 그것은 끝 부분이 날카로운 얼음 기둥 형태가 되었다. 승연은 그것을 힘차게 날려보냈다.
이어 사유의 태양과도 같은 구체가 날아갔고 폭발의 여파와 충돌했고 밀고 밀리는 싸움이 시작되다가 에너지들은 서로 상쇄되어서 사라졌다. 하지만 일부 날아오는 것은 잭이 방어를 했기에 무사할 수 있었다.

그리고 잭의 권총 공격으로 사슬 일제히 박살났고 그 모습을 바라보면서 쉐도우는 몸을 부르르 떠는 모습을 보였다.

"감히...감히..이 나를...인간의 부정덩어리와 뒷면, 그림자로...칭하다니..! 용서 못해! 절대로 용서 못해! 너희들의 존재 자체를 절대로 용서할 수 없어!! 불쌍한 존재 취급하지 마라! 어둠을 만들고 그 어둠에 멸망할뻔 했다가 겨우 기회를 잡은 생명체들 따위가!! 어둠에서 튀어나오라고? 나는 어둠! 이 세상을 뒤덮은 어둠 그 자체다!!"

이어 쉐도우의 팔이 앞으로 향했다. 그러자 그 앞에 검은색 구멍 같은 것이 튀어나왔다. 그리고 팀 프로메테우스를 중심으로 해서 여기저기에 마찬가지로 검은색 구멍이 튀어나왔다. 그리고 쉐도우는 자신의 앞에 있는 구멍으로 검은색 빛줄기를 발사했다. 그리고 팀 프로메테우스의 주변의 검은색 구멍에서 무차별적으로 검은색 빛줄기가 난사되어 날아오기 시작했다. 당연하지만 그 공격력은 막강했다. 근처에 있던 바위 하나가 흔적도 없이 산산조각 날 정도였으니..

"약해졌다고 해서 얕보지 마라. 너희들에게 그따위 말을 들을 정도는 아니니까. 어둠의 지배자, 어둠 그 자체인 쉐도우를 얕보지 마라!!"

-

"어딜!!"

정현은 다른 손에서 바람을 압축한 구체를 꺼냈다. 그리고 그것을 일제히 터트렸다. 강한 돌풍 속에서 모두의 움직임은 확실하게 증폭되었을 것이다. 그 스피드를 기반으로 피하거나 혹은 방어를 하면서 모두의 공격이 일제히 날아갔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승연이 빠르게 달려들면서 쉐도우를 있는 힘껏 검으로 베어냈다. 공격을 제대로 맞은 쉐도우는 뒤로 물러서기 시작했다. 주변의 어둠을 다시 응집해서 상처를 회복시키는 듯 했지만 데미지가 컸던 것일까? 쉽사리 회복을 하지 못하고 비틀거렸다.

"끝이야. 쉐도우. 지금 이 상태에서 너는..."

"닥쳐라!!"

승연의 말을 끊어버리면서 쉐도우는 빠르게 뒤로 거리를 띄웠다. 그리고 몸에 달려있는 붉은색 눈알은 팀 프로메테우스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이어 들려오는 것은 쉐도우의 커다란 웃음소리였다. 그것은 명백히 비웃는 목소리였다.

"크크큭...그래. 날 설득해보겠다는거냐? 자존심? 이해? 증오를 버려? 자존심? 인정? 끝? 그래. 확실히 내 힘의 기반은 서로를 증오하고 미워하고 원망하고, 절망하는 어둠. 그 집합체가 나다. 그것은 이 세상이 존재할 때부터 존재하던 모든 것. 그 힘을 기반으로 성장하고, 이 세상을 뒤덮는 어둠 그 자체인 이 쉐도우가... 나 쉐도우가... 너희들에게 설득이 될 거라고 생각하는거냐! 착각하지 마라! 나는 어둠! 나는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존재!"

각성마법 「Reject of darkness」

이어 쉐도우의 몸에 쉐도우 특유의 마법진이 그려졌다. 그리고 주변으로 그 어둠이 강하게 뿜어져나오기 시작했다. 그것은 정말로 진하고 짙은 어둠이었다. 그리고 그 어둠은 모두를 감싸듯이 뒤덮기 시작했다. 숨이 턱 막혀오기 시작했고 모든 것이 빼앗기는 기분을 느낀다면 그것은 절대로 기분 탓이 아니었다.

시야도, 후각도, 청각도, 감각도, 그리고...마음조차도...
어둠 속에 묻혀가는 가운데... 남아있는 것은 무엇일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마음이 어둠 속으로 물들어버릴 것 같은 감각만이, 절망감이 그들의 전신을 집어삼키려고 한다는 것이었다. 그것은 순식간에 모두의 마음을 집어삼키려고 하고 있었다.

-

"이런 어둠... 익숙하지. 괴물에게 부모님을 잃고, 형도 잃었던 그 순간. 고아였던 그 순간이... 나에게는 이 어둠 그 자체였으니까. 하지만...심플하게 표현하겠어. 이런 어둠에 지는 이가 나이스한 마법소년이 될 수 있을리가 없잖아!!"

"언제나 어디서나..침착하게.. 쿨한 마음을... 어둠이 덮어도... 그에 흔들리지 않는 쿨함을!"

모든 것을 거절하는 어둠이 모든 것을 뒤덮고 프로메테우스 멤버들의 마음을 집어삼키고 절망에 빠뜨리려고 했지만 그곳에서 절망에 빠진 이는 없었다. 모두 일제히 각자의 자리에서 공격을 가했다. 그것은 어둠을 가르고 날아가는 희망과 빛의 일격이었다.


".....!"

모든 것을 뒤덮던 어둠은 산산조각 나서 갈라졌고 그 너머에서 보이는 것은 크게 동공이 흔들리고 있는 쉐도우의 모습이었다. 정말로 크게 당황했는지 그 몸은 뒷걸음질을 치기 시작했다.
말도 안된다는 듯이, 정말로 말도 안된다는 듯이...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당황하고 있던 쉐도우는 모두를 바라보면서 이야기했다.

"어째서냐... 어째서!! 어째서냐!! 어째서, 어째서...모든 것을 집어삼키고 절망으로 빠뜨리는 어둠 속에서도 절망하지 않고, 어둠에 먹히지 않는거냐. 어둠은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힘인데! 그럴리가 없어....!"

".....쉐도우..."

이어 정현은 앞으로 한 걸음 나아갔다. 그리고 그 손에 커다란 바람을 압축한 에너지 덩어리를 형성시켰고 그것을 커다랗게 모았다. 그리고 그 손을 쉐도우에게로 향했다. 이어 그는 조용히 한 마디를 던졌다.

"절망에 지지 않는 희망의 빛은, 프로메테우스라는 이름으로 영원할거야. 그것이 나이스한 전개잖아? 끝을 내자! 널 괴물로서, 이 세계를 위협하는 괴물로서 처단한다!"

-

모두의 공격이 각자 날아가면서 쉐도우의 몸에 직격했다. 이내 거대한 폭발소리가 일어나고 검은 연기가 모든 것을 덮어버렸다. 하지만 그 연기 속에서도 쉐도우는 천천히 비틀거리면서 빠져나왔다. 하지만 이제는 정말로 한계인지, 그 몸은 천천히 분해되고 있었고, 어둠은 서서히 갈라져 몸이 하나둘씩 사라져가고 있었다.

"기뻐하지 마라. 안심하지 마라. 여기서 사라지는 것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어둠이 있는 한...나는 사라지지 않고 죽지 않는다. 반드시...반드시... 다시 어둠을 먹고 나타나주마. 그리고 그때야말로...너희들을...인간을...마녀를...모두 묻어주마. 이 세상에 어둠이 사라지지 않는 한...나 역시 사라지지 않으니까."

"그렇다고 해도... 빛이 있는 한 어둠이 모든 것을 덮을 순 없어."

"...그래. 애초에 나 같은 인간과 마녀의 피를 이은 하프도 있어. 내 존재가 곧...인간과 마녀의 공존을 상징하는 의미야."

"크크큭... 과연...그 말이 지켜질 수 있을까? 언젠가...언젠가...절망 속에서 다시 찾아와주마. 팀 프로메테우...스..."

그 말만을 남기며 쉐도우의 몸과 눈알은 소멸해버렸다. 확실히 어둠이 곧 쉐도우라고 한다면, 쉐도우는 또 다시 살아날지도 모르고 또 다시 모습을 드러낼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어둠이 이 세상에서 완전히 사라지는 것이 불가능하기에 쉐도우를 없애는 것 역시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하지만...그럼에도...
그 어둠을 가르는 빛은 다시 찾아왔고, 유클리드가 있는 섬을 뒤덮고 있던 어둠은 서서히 사라지기 시작했다. 결계 밖에서 으르렁거리는 괴물들은 모두 그대로 도주하듯 사라지기 시작했고, 이내 다른 결계 장치들이 제대로 작동을 다시 시작했는지 섬 주변을 결계로 뒤덮기 시작했다.
그것은 모든 것의 원상복구. 아니, 어쩌면 이전보다 조금 더 진전이 있는 모습일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 결말과 미래는 아무도 모르겠지만, 막 떠오르는 태양빛은 섬 전체를 빛으로 뒤덮었고, 모두에게 보란 듯이 미소를 지었다.

그 태양을 바라보며, 정현은 모두를 바라보며 피식 미소를 지으면서 이야기했다.

"만사 오케이! 일도 해결했고 태양빛도 제대로 보이네! 그럼..돌아가볼까? 나이스하게 돌아가서 축하 파티라도 해야지! 안 그래? 하하하!"

"그것도 좋겠네요. 모두가 고생했으니...간만에 예산을 가득 타내서 제대로 마무리를 짓는 것도 좋을 듯 하네요."

정현의 말에 이어서 승연이 고개를 끄덕였고 두 사람은 앞장서서 앞으로 천천히 걸어가기 시작했다. 저 하늘 위, 태양빛이 반짝이는 그 너머를 향해서...

그 태양빛은 팀 프로메테우스를 환하게 비춰주고 축복해주었다. 어둠을 가르는 빛을 전하는 전도자, 프로메테우스를 비추듯이...

4. 이벤트


4.1. MT

3일 전에도, 그리고 바로 전 날에도 팀 프로메테우스의 멤버들에겐 어떻게든 연락이 닿았을 것이다. 오늘 지금 이 시간까지 부실이 있는 건물 앞으로 가벼운 짐을 챙겨서 오라는 MT 통지는 실수 없이 모두에게 어떻게든 전달되었다. 그리고 지금은 슬슬 모여야 할 시간이었다. MT에 참가를 하던지, 참가를 하지 않던지 그건 개개인의 자유였다. 승연은 그것에 제약을 두지는 않았다. 말 그대로 올 이는 오고, 오지 않을 이는 오지 않는 것이 가능했다.

아무튼 모두가 각자 준비를 마치고 부실이 있는 건물 앞에 도착했으면 정현이 서서 기다리고 있었을 것이다. 짐이 들어있는 가방을 들고 있는 그는 가벼운 분위기를 보이면서 모두를 바라보면서 인사를 건넸다.

"안녕! 다들. 준비는 다 했어? 혹시 빠뜨린 건 없니? 아직 시간 조금 있으니까 빠뜨린 거 있으면 얼른 가져와도 돼. 내가 조금 기다리게 할 순 있으니 말이야. 하하하. 그런고로 마지막으로 짐을 다 확인해보는 것이 어떻겠어?

마지막으로 짐을 확인해보라고 정현은 모두에게 이야기하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빠진 것이 있을 지 없을 지는 각자가 알 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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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진 않았어. 그리고 다들 놔두고 온 물건은 없다 이거지? 오케이. 오케이. 우리 팀 프로메테우스 애들은 준비성이 정말 좋단 말이야. 그래. 그래. 신나게 놀아야지. 이런 MT에는 말이야."

에스텔라의 말에 대답을 하고 모두를 바라보며 정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상당히 만족스러워보이는 표정 그 자체였다. 모두가 준비를 잘 하고 왔다는 것 덕분일까? 아니면 MT를 간다는 것이 즐거워서일까? 그 원인은 아무도 알 수 없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정현은 상당히 기분이 좋아보인다는 것이었다.

아무튼 아직 승연은 도착하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그와는 별개로 잠시 주변을 둘러보던 정현은 두 어깨를 으쓱하면서 모두를 바라보면서 이야기했다.

"리더는 학교에 MT 가는 것을 신고하기 위해서 조금 있다가 올 거야. 그럼 그때까지 이야기를 나눠볼까? 일단 MT 장소는 이곳에서 40분 정도 떨어진 캠프장이야. 지금 시즌에 가면 정말로 벚꽃이 아름답게 피어서 꽃놀이를 하기 딱 좋아. 일단 오늘은 가서 짐을 풀고 각자 휴식을 보내기로 하고, 내일은 바베큐를 구우면서 서로 대화도 하고 놀기도 하고 그럴 참이고 그 외에는 기본적으로 자유시간이야. 멋대로 돌아가거나 하는 개인 행동만 하지 않으면 돼. 혹시 그 외의 질문이 있니? 아. 그리고 이거 받으렴."

이어 정현은 모두에게 각각 캠프장의 정보가 있는 팸플릿을 바라보았다. 그 곳을 바라보면 캠프장의 전체적인 풍경, 벚꽃이 떨어지는 사진, 내부 구조, 통나무 집의 모습, 근처에 있는 냇가의 모습 등등의 모습이 사진이 첨부되어있었다. 정보를 확인하는데는 크게 문제가 없어보였다.

-

[캠프장의 숙박시설은 어떻지? 남녀합숙인가? 아니면 방이 따로 나뉘어져 있나?]

"숙박시설? 통나무집이 여러개 있으니까 사용하고 싶은 것을 쓰면 돼. 같은 방을 쓰고 싶으면 쓰는 거고 말이야. 그 부분은 알아서 잘 얘기하길 바랄게. 아. 참고로 말하는데 남녀가 같이 방 쓰는 건 안 돼. 그건 잘 알고 있지? 심플하게 말해서 괜히 문제 될 일은 하지 말자라는거지."

유일하게 질문을 한 크로우의 질문에 대답을 하면서 정현은 두 어개를 으쓱했다. 그 외의 질문 더 없어? 그렇게 확인을 하며 그는 모두를 둘러보았다. 더 질문은 없는 거 맞지? 마지막으로 확인을 한 후에 그는 다시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그리고 모두에게 이야기했다.

"그럼 이건 MT와는 조금 관계없는 이야기야. 너희들. 지금 학교에서 퍼져있는 이야기 알고 있니? 마녀들이 UR급 괴물의 말에 이끌려 실종되었다는 이야기. 그거."

방금 전까지 가볍게 웃고 있던 정현의 표정은 살짝 진지하게 바뀌었다. 그것은 곧 진지한 것을 이야기하겠다는 징조일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

모두 알고 있다는 그 말에 정현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이야기는 빠르지. 그런 생각을 하며 그는 모두를 바라보며 다시 한 번 주변을 둘러보았다. 마치 그것은 주변의 눈치를 살피는 느낌이었다. 이어 주변에 아무도 없음을 확인한 그는 모두에게 진지한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일단 그 소문에 대해서 조금 이야기를 하자면... 조금 신경이 쓰여서 몰래 실습지 안으로 들어가서 약간의 조사를 해봤거든. 그리고 그곳에서 조금 신기한 발자국 형태를 찾을 수 있었어. 실습지니까 사람 발자국이 있는 것은 이상하지 않지만 말이야. 문제는 들어가는 발자국은 있는데 나가는 발자국은 없었다는 거야. 그리고 그 발자국의 끝에 있는 것은 정말로 거대한 발자국이었어. 그래. 이를테면... 내 발자국 크기의 5~7배는 되는 발자국이었어. 적어도 사람의 발자국은 아니야. 아마도 그것은 괴물의 발자국이라고 봐야겠지."

자신이 본 것을 이야기하면서 그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그리고 약간의 뜸을 들인 후에 그는 다시 자신의 설명을 이어나갔다.

"일단 근처에 피가 있고 그런 것은 아니고 뭔가 싸움이 있던 흔적도 없었어. 그렇기에 거기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진 모르겠어.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교사 마법 전사들 중에서는 이 일을 그냥 쉬쉬하고 넘기려는 이들도 있다는 거야. '마녀'니까 말이야. 사라진 애들이. ...그것 때문에 지금 확실한 조사는 이뤄지지 않고 있어. 솔직히 이대로 두면 묻혀버리지 않을까 생각해. 솔직히 난 이런 거 마음에 안 들어."

한숨을 작게 내쉬며 그는 하늘을 잠시 바라보았다. 그리고 침묵을 3초 정도 지키다가 고개를 내려서 모두를 바라보았다.

"팀 프로메테우스는 마녀라고 할 지라도 차별 없이 받아주는 곳이 모토인 팀이야. 들어오고 싶다는 의지만 있으면 들어올 수 있는 팀. 그렇다보니 그냥 넘기기가 조금 힘들어. 그러니까 조만간에 나는 실습지로 들어가서 조사를 할 생각이야. 들어가는 거야 내 마법을 이용하면 매우 간단하게 들어갈 수 있거든. 물론 걸릴 수도 있기에 오래 있을 수는 없기에 지금까진 그냥 깔짝깔짝 들어가는 정도였지만 MT가 끝이 나면 난 혼나는 것을 각오하고 들어가서 조사를 해보려고 생각 중이야. 교사가 움직이지 않으면 데뷔를 앞둔 3학년이라도 움직여야지. 안 그래? 하하하. 아무튼 그런고로... 혹시라도 3학년 선배 하나가 갑자기 징계를 먹어도 놀라지 말란 의미로 말하는 거야. 그리고 너희들도 알 건 알아야 하니까."

나름 진지하게, 그리고 가벼운 분위기를 섞어서 말하던 정현은 이어 모두를 바라보면서 이야기했다.

"하하하. 너무 무거운 이야기를 했나? 그래도 말 없이 갑자기 징계를 먹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나이스한 마법 소년을 목표하는 이로서 조금 애매하잖아?"

-

"어쩔 수 없잖아? 무모하긴 하지만, 솔직히 말을 하자면...남 일 같진 않거든. 하하하. 무엇보다 이대로 묻히는 것이 영 마음에 안 들어서 말이야. 위험하다는 것은 알아. 하지만, 몇 몇 선생들이 묻어두자고 하는 것 때문에 이대로 행방불명된 마녀들이 묻혀버리면... 그건 안타깝지 않겠어? 다음에는 이 팀에 소속된 마녀들이 될지도 모르잖아?"

무모하다고 이야기하는 샤벨의 말에 정현은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역시 그에게 있어서는 지금 이 분위기가 영 마음에 들지 않는 모양이었다. 이어 그는 앨리스와 루이스 쪽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두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어차피 졸업하면 실전으로 뛸건데 뭐. 조금 빠르게 뛴다고 생각할게. 죽기야 하겠어? 죽을 마음은 없어. 그리고 내 마법은 바람을 압축해서 터트리는 것. 그 마법을 응용하면 내 몸을 마법으로 띄워서 공중을 날아가는 것도 가능해. 그것을 이용해서 몰래 몇 번 들어갔지. 나름 조심스럽게 말이야."

뒤이어 백의 말에도 대답을 한 후에 그는 도와주겠다는 이들을 하나둘씩 바라보았다. 적은 수가 아니네. 그렇게 생각을 하며 그는 잠시 생각에 빠졌다. 뒤이어 그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면서 이야기했다.

"잘못하면 징계먹을 수도 있어. 각오는 해두는 것이 좋아. 내가 말려도 멋대로 들어갈 이도 있을 것 같고... 알았어. 알았어. 심플하게 가자. 일단 MT가 끝난 후에 이 이야기를 계속 하자. 지금은...리더님도 오는 모양이니 말이야."

이어 그는 저 편을 바라보면서 손을 흔들었다. 저 편에서는 막 신고를 끝내고 나온 리더, 승연의 모습이 보였다. 비닐봉지를 꽤 많이 들고 온 그는 모두를 바라보면서 이야기했다.

"아. 조금 늦어서 죄송합니다. 신고가 조금 걸려서. 아무튼, 지금 다 온 것 맞으시죠?"

-

이런저런 이야기가 나왔지만 정현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언제 그랬냐는 듯이 피식 웃으면서 침묵을 지킬 뿐이었다. 한편, 승연이 그곳에 도착했고 승연은 서현의 말에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괜찮아요. 이 정도쯤은... 그리고, 애초에 운반은 아주 쉽게 할 수 있거든요. 그리고 앨리스. 루이스. 그렇게 장난을 하지 말아주세요. 헤깔리니까요."

두 사람에게 주의를 준 후에, 그는 정현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정현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웃으면서 이야기했다.

"이미 설명은 다 해뒀어. 아무튼 슬슬 출발하면 되지? 아무튼 걸어서 가는 것이 아니라 날아서 갈 참인데, 혹시 여기서 하늘을 나는 것이 싫다. 무섭다. 꺼려진다 그런 이 있어?"

압축한 바람을 터트려서 강한 바람을 일으키면 금방 갈 수 있거든. 하늘을 날아서 말이야. 그렇게 이야기를 하며 정현은 모두를 바라보았다. 출발을 하기 전 마지막 체크였다.

-

"응? 괜찮아. 괜찮아. 그건 편한대로 하면 되지. 그리고 곤란하네. 나는 것을 무서워하는 이가 있었다니. 어쩔 수 없지. 리더. 조금 부탁해도 될까?"

"물론이에요. 무섭다는 이를 강제로 날게 할 순 없으니 말이에요. 그럼 레인은 저와 따로 가도록 해요. 아. 선배. 그럼 짐은..."

"알았어. 알았어. 이건 내가 들어다줄게. 그리고 떨어질 일은 없어. 바람이 모든 것을 안내해줄테니까."

이어 정현은 가볍게 변신을 한 후에, 마법 주문을 외웠다. 그러자 커다란 압축탄이 생성되었고 그는 그것을 터트렸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승연과 레인을 제외하고 모두의 몸이 붕 떠올랐다. 마치 둥실둥실 떠다니듯이 그들의 몸은 공중으로 날아올랐고, 승연의 짐 역시 바람에 날아가듯 붕 떠올랐다. 뒤이어 거기서 보자는 말과 함께 정현은 모두를 데리고 먼저 출발했다.

"그럼 우리는 우리대로 출발하도록 하죠."

이어 승연은 작게 웃으면서 천천히 걸어서 그곳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천천히 가면 못 도착할 것도 아니었으니까. 날아서 가는 것이 무섭다고 하는데 억지로 날려서 보낼 순 없는 일이었다.

아무튼 그렇게 모두가 각자의 루트로 캠프장에 도착했고 합류하는 것에 성공했다. 캠프장에 도착을 하자 승연은 모두를 바라보면서 이야기했다.

"기본적으로 MT는 혼자서 이탈하거나 하는 것이 아닌 자유행동이에요. 물론 내일은 바베큐를 굽는 것이 있으니까 거기엔 꼭 참가해주세요. 통나무집은 다 예약을 해뒀으니 혼자 방을 쓸거면 써도 좋고, 서로 이야기해서 같이 방을 쓸 거면 써도 좋아요. 그럼, 즐겁게 즐겨볼까요? MT?"

나름 쿨하게 이야기를 하면서 그는 이야기를 마쳤다. 이제 남은 것은 각자 짐을 풀고 자유롭게 노는 것 뿐이었다.

4.1.1. 캠프장


캠프장에 도착하고 하루라는 시간이 흘렀다. 모두들 각자의 시간을 잘 보냈을지, 아니면 푹 쉬었을지는 알 수 없지만 슬슬 예정된 바베큐를 먹는 시간이 찾아왔다. 모두의 핸드폰으로 지금부터 바베큐를 구우면서 놀 예정이니까 바베큐장으로 찾아오라는 문자가 들어왔다.

만약 다들 그 문자를 보고 바베큐장으로 왔다면 정현과 승연이 나란히 바베큐를 굽고 있는 모습이 보일 것이다. 참으로 먹음직스러운 고기 향은 주변에 가득 번지고 있었고 침을 꿀꺽 삼키게 하기 충분했다. 만약 고기를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면 말이다.

"어서 와! 어서 와! 어서 앉아. 앉아. 테이블 보이지? 앉으면 돼. 고기 옮겨줄테니까."

"네. 열심히 구웠어요. 자리에 앉아서 먹을 준비를 해주세요."

정현의 말에 이어 승연이 이야기를 했고 두 사람은 어서 자리에 앉으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냥 간단하게 앉아서 바베큐를 먹으면 되는 것처럼 보였다. 일단 테이블에는 샐러드나 음료수도 가득 놓여있었다. 지금부터는 취향껏 열심히 먹으면 되는 것처럼 보였다.

-

"여, 연근?!"

루이스의 연근이라는 말에 승연은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순간적으로 그의 눈은 초속 300회 정도로 크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어 그는 애써 쿨럭, 쿨럭 헛기침을 하면서 이야기했다.

"저는 지금 굽고 있어서 뭘 먹기는 힘드네요. 안 그런가요? 선배?"

"아니. 내가 구워줄게. 너도 먹는 것이 어때?"

"선배!! 아니. 쿨럭. 쿨럭. 선배."

"하하하. 편식은 나쁜 거야. 그리고 괜찮아. 지금은 그냥 맛있게 먹어줘. 나와 승연이가 이것저것 할 테니 말이야. 지금은 그저 맛있게 먹는 것으로 족해. 마음만 받을게."

"......."

정현은 승연을 바라보면서 먹으라고 이야기를 했고, 뒤이어 에스텔라의 말에도 대답했다. 그리고 다른 쪽을 바라보면서 두 사람, 매우 친한가봐? 라는 말이라던가 사유를 바라보며 고기를 듬뿍 퍼주면서 많이 먹으라는 말도 덧붙였다. 한편 승연은 침을 꿀꺽 삼키면서 루이스를 바라보며 이야기했다.

"여, 연근. 못 먹는 거 아닙니다. 먹을 수 있습니다. 있어요!"

뒤이어 그는 연근을 집어서 꿀꺽 삼켰다. 씹는 것도 없이 다이렉트로 꿀꺽 삼켰다. 물론 그 이후에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멍한 표정을 지었지만 곧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면서 이야기했다.

"보세요. 선배. 저 연근도 먹을 수 있다고요! 편식이라니. 말도 안되는 소리입니다!"

"자. 그럼 먹으면서 가볍게 뭐라도 해볼까? 우리?"

"선배!!"

뒤에서 항의하듯 이야기하는 승연의 말을 깔끔하게 무시해버리면서 그는 잠시만 기다리라는 말과 함께 해적 룰렛 게임을 꺼냈다. 그리고 그 안에 해적 인형을 집어넣고 통 속에서 돌리기 시작했다. 뒤이어 알록달록 아름다운 색들로 물든 장난감 칼을 꺼내들었다.

"그럼 일단 이걸 해볼까? 자. 게임 룰을 설명할게."

지금부터 해적룰렛 게임을 시작합니다. 숫자는 1~30. 각각 하나씩 숫자를 이야기하면 됩니다! 숫자는 제가 인증코드로 사용할 생각입니다. 부정이 없도록 말이에요! 차레대로 캐입으로 숫자를 하나씩 정해서 칼을 꽂으면 됩니다. 그리고 걸리는 이는 모두에게 질문을 하나씩 받거나 혹은 벌칙을 수행하면 됩니다. 벌칙은 대답을 거부했을 시, 모두의 벌칙을 듣고 다이스로 굴릴 겁니다. 참고로 질문에서 상대가 너무 곤란할 수도 있는 것은 하지 말아주세요! (Ex:관캐의 이름 뭐예요. 관캐의 특징 알려주세요)

-


뿅. 사유가 칼을 넣자마자 인형은 뿅하는 소리와 함께 튀어나왔다. 그리고 해적 룰렛에서는 뭔가 익숙한 느낌의 브금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이것은 마치 걸렸다는 것을 알려주는 음악으로 보였다.

"걸려버렸구나."

"원래 그런 말은 하면 안되는 겁니다. 그런 사람이 꼭 걸립니다."

-


루이스는 12번째 구멍에 칼을 쏘옥 집어넣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해적 인형은 빠르게 뽁 하는 소리와 함께 튀어나왔다. 그리고 방금 전에도 들었던 그 음악이 울리기 시작했다.
간단하게 걸렸다는 이야기였다. 그런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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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일단 지금부터 체크를 마치고 왕게임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1번째 방식은 사다리타기를 하는 것이 아닌 왕이 임의의 번호를 얘기하고 그 번호에 해당하는 사람을 다이스로 굴려서 정하는 것으로 해볼게요! 일단 이 방식이 조금 안 맞는 것 같다 싶으면 레주가 사다리타기를 해보겠습니다!
최대한 많은 게임을 즐기기 위해서 진행 레스는 생략합니다. 일단 1번째 왕을 뽑겠습니다!

4.2. 회식

실습용 괴물이 아닌 정말로 위험한 R 클래스 괴물을 물리친 팀 프로메테우스는 그 이후로도 계속해서 그 이름을 높이고 있었다. 아무래도 학생 신분으로 R 클래스 괴물을 물리쳤다는 것은 흔한 일은 아니었으니까.
학교를 돌아다녀도 팀 프로메테우스에게 감사를 표하는 마녀 학생들을 찾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고, 일부 교사들이 조금 눈여겨보는 것도 느낄 이는 느꼈을지도 모른다. 그만큼 저번 일은 그만큼 큰 일이었다.

그와는 별개로 팀 프로메테우스는 지금 팀 부실에 모두 모여 크게 판을 깔고 앉아있는 상태였다. 그들의 앞에는 루이스가 승연에게 준 과자 박스 하나에 담겨있던 수많은 과자, 그리고 따로 사온 음료수, 그리고 뒷풀이 용으로 가볍게 먹을 수 있는 치킨 여러마리와 피자가 놓여있었다. 말 그대로 오늘은 팀 전체의 회식날에 가까웠다.

"자. 자. 모두들 수고했어! R 클래스 괴물을 물리치고 마녀들을 구출한다고 고생 많았잖아? 그런고로 오늘은 승연이와 내가 돈을 모아서 이렇게 자리를 마련해봤어! 하하! 많이들 먹어. 알았지?"

말 그대로 정말로 크게 자리를 깔아둔 지금, 가볍게 팀 회식이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현 리더인 승연은 자리에서 일어난 후에 모두를 바라보면서 나름대로 쿨한 어조를 유지하며 말했다.

"...다들 정말로 수고 많으셨어요. 일단 제가 3일 근신을 당하긴 했지만 기록에 남는 것도 아니니까 너무 신경쓰지 마세요. 이런 것으로 신경 쓸 필요는 없으니까요. 아무튼 오늘은 회식이에요. 모두들 재밌게 노는 것은 좋지만, 그래도 너무 날뛰진 말아주세요. 알았죠? ...가실 분들은 중간에 가셔도 좋고, 노실 분들은 가볍게 놀아도 괜찮아요. 너무 시끄럽게만 하지 말아주세요. 그리고 지금 수학여행지를 고르고 있다는 것은 다들 들었을 거예요. 어디로 갈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매년 그랬듯이, 학년 과 상관없이 같이 뭉쳐서 다닐 수 있다고 하니 참고해주세요. 그럼..가볍게..."

이어 각자의 음료수가 들어있는 잔을 들어올리도록 하면서 승연은 자신 역시 콜라가 들어있는 자신의 잔을 들어올렸다.

"팀 프로메테우스가 앞으로도 잘 이어지길 바라며, 가볍게 건배!"

-

건배가 끝나자 승연은 빠르게 주변을 스캔하듯이 바라보았다. 조금 떨어진 이도 보이고 벌써부터 사이좋게 얘기 나누는 듯한 모습도 보이고, 질문을 하는 이들도 있었다. 모두의 말을 다 들은 후에 승연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수학여행은 테마파크로 간다는 말이 있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에요. 차후에 말이 나올 거예요. 일정은 기본적으로 자율이니까 이번에도 자율이지 않을까요? 말썽만 부리지 않으면 딱히 터치도 안할테고요."

아직은 확실하지 않다는 느낌으로 이야기를 하면서 그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그는 정현을 바라보았고 정현은 아. 하는 소리를 내면서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럼 잠시만 갔다올게. 가지고 와야 할 것이 있거든."

-

정현이 가지고 온 것은 어떤 작은 함이었다. 그리고 그는 그것을 내려놓고서 모두를 바라보면서 웃으면서 이야기했다.

"이것은 모두가 보낸 메시지가 담긴 함. 그럼. 어떤 내용이 있는지 보도록 해볼까? 하하. 아. 참고로 넣은 순서대로 나오는 거 아니니까 긴장하지 마. 알았지?"

가볍게 통을 흔들면서 그는 차례차례 안에 있는 메시지를 꺼내들었다. 참으로 많은 메시지가 그 안에 들어있었다.

완전 쩔어! 아이언맨 같아! 클라우드!! - 클라우드

앨리스와 루이스는 사이가 좋아보여~. 앞으로도 동생 열심히 챙겨주렴~. 시간 나면 밥이라도 사주고 싶은데 만나기도 어렵네. -앨리스&루이스 남매

그때의 일은 고맙습니다. 루이스. -루이스

탕수육은 부먹 or 찍먹? - ???

...약물 말인데 그거 만드는 거 안 힘들죠? 진짜로? - 백

나중에 함께 다과회를 열자. 여자들만의 걸즈 토크... 라고 크로우 씨가 말씀하신게 있는데 그걸 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거 같아. -율

사유 군, 저번에 상어를 제압하는 모습이 인상깊었네. 그렇게나 마법을 이용해서 전략적으로 다가가는 모습이 굉장하다고 느껴졌다네. 앞으로도 더 좋은 모습으로 성장하길 기대하겠네. 힘내시게. -사유

저번엔 여러모로 도움 많이 받았습니다 -리더스

한성아. 다이어트는 내일부터랬어. -성

선배님은 언제나 아름다우시네요. 괜찮다면 나중에 동양의 화장법을 가르쳐주실 수 있을까요? -성

직해지길 바라 - 승연

같은 3학년으로서 열심히 하자고! -휘&성

승연이 완전 쿨해! 쿨한 리더! 우워어어어어! -승연

가끔 에스텔라의 정령을 보면 카드캡○ 체리의 크로우 리드가 생각나 -에스텔라


  • 오른쪽의 이름이 메시지를 받은 이의 이름이랍니다! 참고해주세요!

모두들 메시지는 잘 읽으셨습니까? 그럼 지금부터 단문 단체 일상이라는 느낌으로 놀도록 합시다. 모두들 그냥 회식을 즐깁시다. 놉시다. 다른 이에게 말을 걸기도 하고, 단체로 2인 3인이서 짧게 단문으로 놀기도 하고, 걸즈 토크, 보이스 토크 자유롭게 하도록 합시다.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끝나는 시간은 그냥 오늘 하루종일이니까 갈 때까지입니다. 그럼 지금부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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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상황으로 추정! 딱히 특정 캐릭터와 대화를 나누거나 하고 싶어하는 이는 없어보이기에 바로 게임을 진행하겠습니다. 손가락 게임 다들 아시죠? 손가락을 다 접으면 지는 것!
룰은 간단합니다. 조건을 말하고 그 조건에 해당하는 이는 손가락을 접고 다 접은 이가 벌칙을 수행합니다. 벌칙을 내릴 이는 제가 다이스로 정하겠습니다!

4.3. 수학여행

때는 5월 중후순. 6월이 가까워지던 시기의 이야기였다. 매 년에 한 번 있는 수학여행의 날이 바로 코앞까지 다가왔다. 장소는 '매지션스 테마파크'.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는 마법소녀가 대표로 앉아있는 테마파크였다.
거대한 리조트가 있어 방을 자유롭게 잡을 수 있으며, 식사 역시 매일매일 뷔페식으로 제공이 되고 있었기에 매우 평가가 좋은 곳이었다. 물론 가격이 조금 비싼 것이 흠이긴 하지만 수학여행으로 찾아가는 유클리드 마법 학교의 학생들에게는 해당이 되지 않는 일이었다.

테마파크에 위치한 시설물 중 하나인 마법전사들의 역사를 담고 있는 박물관에는 수많은 마법전사들의 모습과, 위험한 괴물들의 모습을 본딴 조형물이 있었으며, 마법전사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는 영상물이 나오고 있었고, 마법전사와 관련된 여러 전시물이 있었다.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서 자신의 목숨을 희생한 마법전사들을 추모하는 자리 역시 있었으며, 그들이 사용하는 무기나 복장들이 주로 전시되고 있었다.

또한 VR시설에서는 '가상현실' 시스템을 이용하여 실제 괴물과 싸워볼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마치 실전처럼 매섭게 공격해오는 괴물의 모습은 상당히 리얼했으며, 마법전사들이 얼마나 힘들게 싸우고 사람들을 지키고 있는지 아주 잘 알게 해주는 시설 중 하나였다. 물론 그런 것만 있는 것이 아니라 단순한 VR 게임 시설도 존재했다. 하지만 역시 이곳에서 가장 인기가 좋은 것은 다름 아닌 서바이벌 VR 기기였다. 여러명이 한꺼번에 들어가 한 팀이 되어 괴물을 물리치는 일종의 팀플레이 능력을 키워주는 장치였다.

리조트에는 지친 사람들이 쉴 수 있는 스파 시설 또한 마련이 되어있었다. 수영복을 대여할 수 있는 곳이 있었기에 대여를 하면 스파 안에 있는 시설을 마음대로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었다. 따뜻한 온천에 몸을 담궈도 되고, 시원하고 거대한 풀장에서 신나게 수영을 하면서 놀 수도 있었으며, 거품이 올라오는 곳에서 자신의 몸을 마사지하는 것도 가능했다.

또한 근처에는 중간 규모의 놀이동산이 있었다. 회전목마, 범퍼카, 롤러코스터, 귀신의 집 등등. 있을 것은 다 있는 놀이동산은 신나게 놀 수 있는 랜드마크 중 하나였다. 친구들과 같이 놀러가면 딱 좋을지도 모르는 놀이동산은 오늘도 흥겨운 음악을 들려주면서 사람들을 유혹하고 있었다.

그 모든 시설이 유클리드 마법학교의 이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즐거운 분위기를 가득 보이며, 어서 오라는 듯 유혹의 손길을 천천히 움직이는 중이었다.

4.4. 합숙

시간이란 하렴없이 흘러가고 앞으로 앞으로 나아가는 법이었다. 한 학기가 마무리가 되어가고 본격적인 더위가 제대로 시작되는 어느 날. 승연은 기획서를 바라보면서 조용히 침묵을 지켰다. 거기에는 바다에 가자는 내용의 기획안이 적혀있었다.

"이 정도면 괜찮을까?"

말 그대로 팀 합숙이라는 명목 하에 본교에 제출할 것이었고, 당연히 수업에 지장이 가지 않게 한 학기의 수업이 모두 끝이 나면 그때 출발하리라고 승연은 생각하고 있었다. 정현과도 미리 이야기가 끝났고, 장소도 미리 알아본 후였다.

여기서 조금 떨어진 곳이긴 하지만 그래도 휴양지로 유명한 곳이고 돈은 지원금을 이용해서 어떻게 해결이 가능했다. 남은 것은 즐겁게 노는 것 정도였다. 요즘 괴물들과의 싸움이 계속해서 예정하지 않는 가운데 일어나고 있으니 나름대로 휴식을 취하게 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한 승연의 판단하에 나온 행동이었다. 남은 것은 날짜가 다가오기만을 기다릴 뿐이었다.

[조만간에 바다로 놀러갈 예정입니다. 모두 참고해주세요. 팀 프로메테우스의 합숙입니다.]

그런 문자 메시지를 모두에게 보내고서 그는 제대로 자리에 앉아 휴식을 취하듯 눈을 감았다. 사실 말이 좋아 합숙이지. 그냥 머리를 식히고 놀기 위함이었지만 일단 명목상으로는 합숙이었으니 그렇게 공지할 수밖에 없었다.
사실 가장 휴식을 하고 싶은 것은 바로 자신이었다. 요 근래 계속 일어나는 사태 때문에 잘못하면 자신이 이전부터 가지고 있던 마음의 어둑한 부분이 더 커질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얼마전만 해도 자신도 모르게 이미 쓰러진 아이즈가 있던 곳을 향해서 무의식중에 검을 휘두르지 않았던가.

슬그머니 자신의 팔을 바라보던 그는 다시 눈을 감고 한숨을 후우 내쉬었다.

"여러모로 피곤하긴 한 모양이야. 조금은 쉬어야지. 나도."

4.4.1. 바다

유클리드의 시간은 조금 더 흘러 말 그대로 한여름 그 자체가 되었다. 팀 프로메테우스의 합숙 요청은 무사히 통과되었고 그들은 배를 타고 유클리드가 있는 인공섬에서 3시간 정도 떨어진 또 다른 작은 섬으로 향했다.
그곳은 말 그대로 쉬기 위한 휴양지였다. 사람들이 음식을 만들고 잠을 자거나 쉴 수 있는 커다란 하얀색 복층형 펜션이 있었고 그 근방에는 가볍게 등산을 즐길 수 있는 작은 산이 있었으며, 앞쪽에는 황금빛 모래밭이 모두를 반기고 있었다.

푸른 에메랄드 빛 바다는 파도치며 모두를 불렀고, 근처에 있는 커다란 야자나무에는 벌써부터 야자가 열려 어서 따먹어보라는 듯이 모두를 유혹했다. 펜션 안에는 다이빙을 즐길 수 있는 장비들도 있었으며, 바다까지 나가지 않아도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작은 풀장이 함께 딸려있었으며 안에는 많은 수의 방이 있어 각자 원하는 곳에 짐을 푸는 것이 가능했다.

말 그대로 쉬기 위한 휴양지. 바로 그곳이 이 섬이었다.
일단은 합숙인만큼, 학생으로서의 본분을 지켜야겠지만 어지간하면 모든 것이 허락되는 시간. 바로 그것이 지금 이 시간이었다. 말 그대로 이 시간은 쉬기 위한 시간이었다. 요 근래 있었더 괴물들과의 싸움에 지쳤을 팀 프로메테우스를 위해서 정현과 승연이 상의해서 찾아낸 휴양지였으니까.

지금 이 순간에도 에메랄드 빛 푸른 파도는 계속 철썩이며 모두를 부르고 있었다. 어서 이 안으로 들어오라는 듯이... 투명하고 아름다운 풍경을 선보이며.

4.4.2. 캠프파이어

바다에서의 시간이 천천히 흘러가고 있었다. 저녁 노을이 지고 어둠이 찾아올 무렵의 시간이 찾아오자 펜션 근처에 앉아있던 정현은 자신의 마법을 발동했다. 강한 바람이 그곳에 불었고, 근처에 쌓아둔 장작더미에 붙은 불이 순식간에 커졌다. 그것은 마치 캠핑을 갔을 때 주로 하는 캠프파이어의 불길과 비슷했다. 정말로 캠프파이어라도 할 참인 것일까? 아무튼 정현은 이어 모두의 폰에 문자를 전송했다.

[지금부터 캠프파이어 할거고 왕게임도 진실게임도 할 건데 생각 있는 사람 있니? 그럼 펜션 앞으로 어서 와! 불이 보여서 찾기는 쉬울 거야! 먹을 것도 사뒀어!]

그 문자의 내용이 무색하지 않게 근처에는 이런저런 먹을 것들이 많이 있었다. 치킨과 피자, 김밥. 그런 먹거리들이 한가득 놓여있었고 그는 근처에 자리를 잡은 후에 모두가 오는 것을 기다렸다. 그리고 근처에 있는 승연은 정현을 바라보면서 이야기했다.

"너무 가벼운 문자 아닌가요? 이거?"

"하하하! 뭐 어때! 어차피 난 지금 리더 아니다! 중요한 것은 노는 거지."

"확실히 그도 그렇겠네요. 이런 문자 내용에 일일히 태클을 걸면 쿨한 사람이 아니기도 하고요."

"그 쿨한 코스프레 슬슬 그만두는 것이 낫지 않아? 안 피곤해?"

"아, 안 피곤해요!!"

그렇게 작은 만담 아닌 만담을 나누면서 두 사람은 다른 이들이 오는 것을 기다리고 있었다. 찾아오면 인사를 나누고 적당히 빈 자리에 앉으면 될 지도 모른다.

-

아무튼 왕게임은 여기까지 하도록 하고...다음은 진실게임으로 가도록 하겠습니다!! 진실게임의 룰은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처음에 제가 질문을 처음으로 할 이를 지정하겠습니다. 그 사람은 다이스로 질문을 받을 사람을 정해도 좋고 직접 지목해서 질문을 해도 좋습니다! 그건 자유니까요!
그리고 질문을 받은 이가 답을 하면 이제 그 사람이 질문을 하는 방식입니다. 그렇게 번갈아가면서 한 바퀴를 돌고 모두가 답을 하면 되는 겁니다. 참고로 한 바퀴가 돌기 전까지 답을 한 이는 질문을 받지 않습니다.

여기서 주의할 것은..맨 처음에 승연이가 정현이에게 질문을 하고 정현이가 답을 했다고 칩시다. 그럼 이제 정현이가 질문을 하는데.. 승연이는 맨 처음에 질문만 했지 답을 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승연이가 질문을 받는 리스트에서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그리고 정현이는 답을 했으니까 한 바퀴를 돌 때까지 더 이상 누구에게도 질문을 받지 않게 됩니다! 자...그럼..이제 한번 해보도록 하죠! 처음에 질문을 할 이는...!!

4.5. 축제

2019/03/01~2019/03/08까지 축제준비 기간이다.

계절의 흐름이 지나 낙엽이 지고 시원한 바람이 부는 가을이 찾아왔다. 이 시기는 유클리드가 전체적으로 바쁘고 분주하게 움직이는 시기이다. 그 이유는 다름 아닌 가을에 열리는 '화합제' 때문이었다. 매년 가을이 되면 유클리드에서 하는 이 학교 축제는 보통 큰 규모가 아니었다. 학교는 물론이고 학교가 있는 인공섬에 사는 사람들과 마녀들도 이 시기에는 상가를 열고 공연을 준비하며, 유클리드의 사람들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공연을 하고 싶다면 자유롭게 하면 되고, 노점을 열고 싶다면 자유롭게 열어도 되는 시기가 바로 이때이다. 다만, 관리 감독이 필요하기에 학교에 꼭 신고를 해야한다는 절차적인 요소가 존재했다. 확실하게 검토 체크를 하고 통과를 시키면 당일, 공연이나 노점을 열 수가 있다. 이 시기에는 자유롭게 학생들이 자신과 뜻이 맞는 이들끼리 모여 무언가를 준비할 수도 있고, 그냥 평범하게 축제를 구경하는 것도 가능한 일이었다.

또한 이 시기에는 인공섬 밖에서 다른 유명한 마법 전사들을 초대하기도 하고, 학생들의 가족들이 찾아와서 같이 축제를 보내기도 한다. 물론 찾아오지 않는 이도 있긴 하지만, 대부분은 찾아와서 같이 축제를 즐기면서 휴식을 취할 때가 많았다.

축제가 열리기 전까지는 아직 시간이 어느 정도 남아있었기에 벌써부터 학생들 중에서는 공연을 할 지, 노점을 열 지, 아니면 다른 무언가를 할 지를 고민하는 이들이 많았고 준비를 하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었다.

팀 프로메테우스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무언가를 하고 싶은 이들은 무언가를 할 것이고, 무언가를 준비할 이들은 준비를 할 것이다. 학교 축제가 다가오는 그 날, 성대하고 즐거운 분위기를 즐기기 위해서 학생들은, 그리고 사람들과 마녀들은 정말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4.5.1. 화합제

2019/03/16~2019/03/30까지 축제 기간이다.

ㅡ지금부터 화합제를 시작합니다!

모든 시작은 그렇게 학생회장의 공표로부터 시작되었다. 가을바람이 점점 진해지고 있던 어느 날. 마침내 유클리드의 큰 학교 축제인 화합제가 시작되었다. 이 날은 학교 밖에서 사는 사람들과 마녀들도 대거적으로 노점을 내거나, 학교 근처에서 이런저런 전시회를 만들고, 학교 안의 학생들도 이런저런 공연이나 전시회, 노점 등을 만들어서 축제를 즐긴다. 적어도 이 날만큼은 마녀들은 그 누구에게도 차별받지 않고 사람들도 마녀를 차별하지 않는다. 말 그대로 화합을 위한 축제. 그것이 바로 유클리드에서 만든 화합제라는 축제이다.

수많은 유명한 마법전사들이 강연이나 학교 축제를 구경하기 위해서 찾아오기도 하고, 섬 밖의 사람들도 이곳으로 찾아와서 축제를 즐겼다. 말 그대로 거대하고 거대한 섬 전체의 축제가 지금 시작되고 있었다.

유클리드에 다니는 팀 프로메테우스 학생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들 역시 자신들이 준비하던 것을 펼칠 때가 되었고 학교 축제에서 즐길 때가 되었다. 이 축제를 마음껏 즐기는 것이 좋을지도 모른다.

기왕이면 축제는 즐겁게 즐기는 것이 좋은 법일테니까.

4.6. 마법전사 AU

2019/03/09~2019/03/15까지 진행되는 AU 이벤트이다.
자, 명문 유클리드 마법학교에 어서 오세요 Plus! 캐릭터들은 유클리드 마법학교를 졸업하고 마법전사가 되었다는 것으로 일상을 돌릴 수 있다. 캐릭터가 도저히 마법전사가 되었다는 것을 상상할 수 없다면 졸업한 후 모습으로도 가능하다.
디폴트는 마법전사가 되었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5. 스토리 정리

마녀가 구출되고 꽤 여러 시간이 지났다. 팀 프로메테우스의 리더인 승연의 근신처분도 무사히 끝을 맺었다. 어디까지나 규칙을 어긴 것에 대해서 본을 보여야하기에 내린 근신이기에 3일간 조용히 지내야 했다는 것 이외에는 승연에게는 아무런 타격도 없었다. 기록이 남는 것도 아니었기에, 말 그대로 3일간 휴식을 취한 것에 지나지 않았다.
유클리드 학교 내에서 마녀를 차별하는 목소리를 내는 교사 마법소년, 마법소녀들의 위치는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그들이 마녀를 방치한 탓에 일이 이렇게 된 것이나 마찬가지였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마녀에 대한 모든 차별이 학교에서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단지 조금 줄어들었을 뿐이지. 하지만 그와 대조적으로 팀 프로메테우스의 위상은 크게 올랐다. 학생들이 힘을 합쳐 R 클래스의 '실습용 괴물'이 아닌 괴물을 쓰러뜨린 것은 사실이었고 마녀들을 구출한 것도 사실이었다. 마녀를 차별하지 않고 같은 공동체로서 지내는 이들이나 마녀들에게 팀 프로메테우스의 평가는 정말 좋은 방향으로 크게 올랐다. 심지어 팀 프로메테우스 멤버를 알아보고 먼저 인사를 전하고 감사 인사를 전하는 이들도 있었다.

그런 소소한 변화가 유클리드에서 생기는 가운데, 봄의 마지막 기운이 서서히 펼쳐지려 하고 있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학교에서 이야기거리로 떠오르는 것은 매년 전교생이 같이 가는 수학여행에 대한 것이었다.
아직 확실한 것은 아니지만, 이번에 수학여행지로서 이야기가 나온 곳은 유클리드를 크게 후원하는 단체 중 하나이자 유클리드를 졸업한 현역 마법소녀가 운영하고 있는 '테마파크'였다. VR. 즉 가상현실을 이용해서 정말로 실전처럼 괴물과 싸우는 시설도 있으며, 마법 전사에 대한 역사를 파악할 수 있는 박물관도 있으며 가볍게 놀 수 있는 놀이동산은 물론이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스파 시설도 존재했다. 물론 아직 검토 중이기에 정말로 이곳으로 갈지는 아직 아무도 알 수 없었다.

한편, 그와는 별개로 팀 프로메테우스의 전 리더이자 현 고문 정현은 승연이 다시 돌아왔으니 늦은 자축을 하자고 제안했다. 일이 끝나고 모두가 무사하고 일을 무사히 해결한 것에 대해서 아직 축하조차 하지 못한 상태였기에 늦게나마 하려는 것일까?
아무튼 조만간에 모두를 부르겠다고 제안을 한 것에 대해서 승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가끔은 이런 자리도 괜찮겠다고 생각한 것일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6. 개인 스토리

에스텔라
송유린


7. Easter egg

7.1. 웹박수

  • 날이면 날마다 오는게 아니다! 매주 금요일에 돌아오는 웹박수 시간! 많은 이용 부탁드립니다!
웹박수 https://asked.kr/magics00

2018/12/28
2019/01/04
2019/01/11
2019/01/18
2019/01/25
2019/02/01
2019/02/08
2019/02/22
2019/03/01
2019/03/08
2019/0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