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위 항목:초능력 특목고 모카고 Second!
" ..야 이 머저리같은 새ㅡ... "
1. 홍성빈,그의 프로필 ¶
이름 : 홍성빈
나이 : 18
성별 : 남
소속 : 저지먼트
학교 외 소속 : Breakers
생일 : 2월 14일
혈액형 : AB
키 : 187
몸무게 : 60~70대
나이 : 18
성별 : 남
소속 : 저지먼트
학교 외 소속 : Breakers
생일 : 2월 14일
혈액형 : AB
키 : 187
몸무게 : 60~70대
2. 외모 ¶
외모참조용 일러스트.마스크 낀 모습이라던가 스냅백 쓴 모습은 여러분의 상상에 맡기겠다.물론 이건 성빈주의 작품은 아니고 구글링하다가 찾은 거.
잡티 없는 깨끗한 흰 피부에 일부러 검게 물들인것같은,보고 있으면 빨려들어갈것 같은 기분이 드는 진한 검은색 머리카락.그리고 깊이감 있는 푸른색 벽안의 소유자이다.대충 봐도 머리카락이 꽤 길다는 느낌을 준다.정리정돈은 왠만하면 확실히 해 두기 때문에,너저분하지는 않다.키는 187으로,잠적타기 전보다 키가 더 컸다.그 잘빠진 체형은 여전했다.신체 비율 역시 나이스.
눈매가 제법 매서운 편인데,눈을 가늘게 뜨거나 하면 그 점이 더더욱 강조된다.눈동자는 평상시에는 촛점 없는 죽은 눈이라는 묘한 조합.보다보면 기분 묘해진다.
외모를 총종합해 보자면,날이 새파랗게 잘 갈린 명검 한 자루를 보는듯한 느낌이다.그만큼 날카로운 인상.
옷차림은 여름과 겨울을 제외하고는 거의 매일 교복 위에 깔끔한 느낌이 드는 적당한 길이의 코트를 어깨에 대충 걸치고 다닌다.바람에 안 날아가는 게 신기할 정도.무슨 처리를 해뒀는지 심하게 움직여도 절대 떨어지지 않는다!본인 입으로는 다른 애들처럼 그냥 걸쳐둔것 뿐이라고 한다.
여름에는 그냥 편한대로 검은색 반팔티라던가,아니면 스포츠 티셔츠에 반바지 차림.팔이 햇빛에 타는걸 방지하기 위해서 안에 기능성 티를 입거나,아니면 반팔티를 입고 나서 반드시 팔토시를 착용한다.
겨울에는 자신도 얼어죽기는 싫은지 거추장스럽게 걸친 코트를 벗고 꼭꼭 따뜻하게 입고 다닌다.겨울때 주로 입고 다니는건 하얀색의 롱패딩.비싼 거라고 나름 조심스럽게 관리한다.
목에는 백금과 다이아 등으로 화려하게 장식된,값비싸보이는 팬던트가 늘 걸려있다.그리고 팬던트 안 사진의 주인공은 다름아닌 어렸을적의 성빈 자신과 그의 첫사랑,세나.이 팬던트만은 무슨 일이 있더라도 절대 풀지 않는다.본인 입으로는 자신이 죽는 한이 있을지라도 풀지 않을거라고 한다.
눈매가 제법 매서운 편인데,눈을 가늘게 뜨거나 하면 그 점이 더더욱 강조된다.눈동자는 평상시에는 촛점 없는 죽은 눈이라는 묘한 조합.보다보면 기분 묘해진다.
외모를 총종합해 보자면,날이 새파랗게 잘 갈린 명검 한 자루를 보는듯한 느낌이다.그만큼 날카로운 인상.
옷차림은 여름과 겨울을 제외하고는 거의 매일 교복 위에 깔끔한 느낌이 드는 적당한 길이의 코트를 어깨에 대충 걸치고 다닌다.바람에 안 날아가는 게 신기할 정도.무슨 처리를 해뒀는지 심하게 움직여도 절대 떨어지지 않는다!본인 입으로는 다른 애들처럼 그냥 걸쳐둔것 뿐이라고 한다.
여름에는 그냥 편한대로 검은색 반팔티라던가,아니면 스포츠 티셔츠에 반바지 차림.팔이 햇빛에 타는걸 방지하기 위해서 안에 기능성 티를 입거나,아니면 반팔티를 입고 나서 반드시 팔토시를 착용한다.
겨울에는 자신도 얼어죽기는 싫은지 거추장스럽게 걸친 코트를 벗고 꼭꼭 따뜻하게 입고 다닌다.겨울때 주로 입고 다니는건 하얀색의 롱패딩.비싼 거라고 나름 조심스럽게 관리한다.
목에는 백금과 다이아 등으로 화려하게 장식된,값비싸보이는 팬던트가 늘 걸려있다.그리고 팬던트 안 사진의 주인공은 다름아닌 어렸을적의 성빈 자신과 그의 첫사랑,세나.이 팬던트만은 무슨 일이 있더라도 절대 풀지 않는다.본인 입으로는 자신이 죽는 한이 있을지라도 풀지 않을거라고 한다.
3. 성격 ¶
기회주의자 타입과 더불어,전형적인 행동대장 느낌의 성격.가끔 이성 잃으면 앞뒤 안 가리고 무조건 정면승부로 끝을 보려는 게 흠이긴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이성을 잃었을 때 한정이고,평상시에는 치밀하게 머릿속으로 계산하고 판단한 뒤 행동에 옮기는 나름 꼼꼼한 모습도 보여준다.다만 이 계산시간이 짧고 나오는 결론이 늘 저 상대를 부숴버리겠다는 결론 뿐이라서 그냥 막 달려드는 걸로 보인다는게 함정.그리고 과격파인지라 왠만한 건 대화가 아닌 주먹으로 해결하려 든다.그 점은 잠적 탔다가 다시 돌아온 지금도 여전한 모양.
뭐 이런 점들도 어디까지나 싸운다거나 기타 다른 작업들을 할때 뿐이다.평상시 성격은 특유의 묘한 분위기가 감도는 조용한 성격.남들에게 낯을 가린다거나 하진 않지만 역시 그 분위기 때문에 쉽사리 다가가기 힘들다.그래도 일단 한번 친해진 사람과는 상당히 잘 지내는 편.
추가로 정적인 분위기를 별로 안 좋아한다.근데 분위기를 바꾸려는 노력은 안 한다.뭐든지,무슨 일이던지 일단 자신이 직접 움직이고 행동하머 맞닥뜨려보는 타입.그래도 일단 가만히 있어야 할땐 또 잘 참아내는,통제력이 강한 아이이다.
뭐 이런 점들도 어디까지나 싸운다거나 기타 다른 작업들을 할때 뿐이다.평상시 성격은 특유의 묘한 분위기가 감도는 조용한 성격.남들에게 낯을 가린다거나 하진 않지만 역시 그 분위기 때문에 쉽사리 다가가기 힘들다.그래도 일단 한번 친해진 사람과는 상당히 잘 지내는 편.
추가로 정적인 분위기를 별로 안 좋아한다.근데 분위기를 바꾸려는 노력은 안 한다.뭐든지,무슨 일이던지 일단 자신이 직접 움직이고 행동하머 맞닥뜨려보는 타입.그래도 일단 가만히 있어야 할땐 또 잘 참아내는,통제력이 강한 아이이다.
4. 기타&특징 ¶
-> 자신도 양아치인 주제에 남들이 양아치짓 하는건 절대 두 눈 뜨고 못 봐준다.한때는 자기 신경에 거슬린다는 이유로 한 지역의 불량배들을 싸그리 초토화시켜버린 전적이 있다.순수 육탄전만으로.물론 성빈 역시 사람인지라 그런 기행을 벌이고 나서는 상당히 많이 다친 모습이었다.죽기 직전까지 갔지만 끈질긴 정신력으로 그것만은 피한 듯.
-> 무슨 일이든 한번 제대로 물고 늘어지면 그 결과가 좋든 나쁘든,자신이나 상대방에게 피해가 가든 안 가든 신경끄고 무조건 끝장을 보고 마는 타입.특히 싸움이라면 더더욱 악독하게 대처한다.일이 끝난 다음에 모든 뒷수습은 자기가 먼저 잘못했다고 생각이 드는 일이라면 대부분은 자신이 스스로 깔끔하게 하는 편.
-> 특기분야에서는 빛을 발한다.예를 들면 체육이라던가,싸움이라던가.노래나 춤도 포함.다만 자신의 특기분야 외의 일에는 거의 일절 무관심하다고 한다.못 하는게 아니다.안 하는거다.
-> 산만하다기보다는 참을성이 없다..정적인 행동보다는 동적인 행동을 더욱 격하게 선호하는 편.간단하게 설명하자면,앉아서 책 읽는것보다 나가서 축구 한판 뛰는걸 더 좋아하는 학생이라고 할 수 있겠다.
-> 어중간한 걸 굉장히 싫어한다.선이면 선,악이면 악으로 딱딱 깔끔하게 나누어 떨어지는게 중립같은 것보단 확실히 낫다는 듯. 그러나 정작 자신이 이도저도 아닌 어중간한 모습을 보일때가 상당히 많다.
-> 누구나 다 그렇겠지만,자는걸 때려서 깨우거나 방해한다면 남들보다 훨씬 신경질낸다.그래도 살살 흔들어 깨우면 순순히 일어나니,만일 깨울 일이 있다면 그러기 싫더라도 부드럽게 조심히 깨워주자.
-> 눈매와 양아치짓 때문에 제법 불량하게 보여 시비를 자주 당한다.물론 시비 거는 족족 그 자리에서 원큐에 해결해버리지만.
-> 의외로 허당끼가 좀 많이 보인다.조금 어리바리할 때가 있어도 그냥 웃으면서 넘어가주자.
-> 자기가 흥미 있는 이야기를 할 때면 잠시나마 눈에 생기가 돌아온다.다만 이건 상황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확실한 건 아니라고.
-> 이쪽 관련 특화는 아니지만,어렸을 때부터 유난히 동체 시력과 순발력이 뛰어나다고 한다.평소에는 죽은 눈인데다가 매사에 의욕이 없어보여 잘 티가 안 나긴 하지만.
-> 뜻하지 않게 기숙사에서 전기뱀장어를 기르기 시작했다.본인 말로는 자신은 생각지도 않았는데 지인의 말에 속아서 받게 되었다나..
-> 잘하는 과목은 체육,흥미있는 과목도 체육.나머지 시간때는 지루해 죽으려 한다.그나마 예외인게 과학과 수학이긴 한데..그것도 어디까지나 그냥 안 잘 정도의 수준일 뿐.관심 없기는 마찬가지이다.
-> 키에 비해서 꽤 가벼운 몸무게.그럼에도 불구하고 발차기 위력 하나만큼은 거의 초월급이다.정확히는 파워도 파워지만 이전에 한참 쌓아둔 길거리 싸움 실력으로 사람의 약점부위만 골라 때리는 악랄함 때문도 있기도 하고.그리고 다리가 길어 범위 또한 넓다고 한다.
-> 예전에는 친구라는 단어를 상당히 어색해하고 남들이 먼저 친구라고 부르거나 자신이 친구라는 말을 꺼내면 어색함에 죽으려 했지만,요즘은 그러지 않는다.
-> 가끔..아니 거의 매일 필요 이상으로 스킬아웃들을 과하게 진압한다.본인 말로는 제 3의 피해자를 없애기 위함이라고 하는데..
-> 남들 앞에서 절대 헛점을 보이기 싫어하는 타입.그래서 사람들과 대화할때는 최대한 모범적으로 행동하려 애쓰지만 그 특유의 덜렁이 기질때문에 거의 매번 실패한다.요즘은 그냥 포기한 상태.
-> 자칭 노래방의 패왕..인데 노래 다이스도 춤 다이스도 전브 괜찮게 나왔었다.어쩌면 그건 헛소리가 아닐지도. 그러나 그 누구도 그런거 신경 안쓴다
-> 눈치가 상당히 빠르다.상황파악 역시 일반인들보단 빠르게 한다고 할수 있을정도.다만 상황파악 후 하는 행동이 대부분 과격한 것들이라 문제라고 한다.
-> 다갓에 의하면,190cm까지 폭풍성장할 예정이다.
-> 최근 민재의 조언으로 무에타이를 배우고 있다.본인이 느끼기에는 나름 괜찮다고 생각하는 듯.
-> 티는 안 나지만,은근히 헤비 스모커.담배가 없으면 없는대로 그냥 지내다가도 아주 어쩌다가 얻을 기회가 생기면 하루만에 한갑은 기본으로 뚝딱.다만 저지먼트라 자주 그러지는 않고,애초에 담배에 목매다는 타입도 아니라서 크게 부각되지는 않았다.
-> 입이 거칠어 독설가스러운 느낌이 있다.왠만하면 둥글게 잘 넘어가는 편이지만,가끔씩 팡팡 터지는 때가 있기도.
4.1. 룸메이트 정보 ¶
- 김남우
" 그게 왜 그렇게 되는건데?! "
" 여자 아니었냐고?음...글쎄?(웃음) "
18살,남자.
키 - 173
몸무게 - 비밀.
소속 - 댄스부
혈액형 - B
레벨 - 2
생일 - 1월 27일
친수성 넘치고 활발한 성격의 소유자로,성빈이 인첨공에 넘어온 뒤 목화고에 입학해서 처음으로 만났던 아이.그리고 현재 성빈의 룸메이트이자 레벨 1의 일렉트로키네시스트..였으나 열심히 훈련한 결과 레벨 2로 올라가게 되었다.눈동자는 여타 아이들과 다를 것 없는 검은색이고 예전에는 머리카락을 노란색으로 염색했었으나 요즘은 다시 애쉬그레이색으로 염색했다.염색을 하긴 했지만 어째서인지 머릿결은 염색 안한 아이들보다 훨씬 좋은 편.이건 자신도 의문이라고 한다.볼륨감 있는 뒷머리와 옆머리는 길게 길러 목을 반쯤 덮고,일자로 곧게 자른 앞머리도 막 눈썹을 넘어선지 오래.남자임에도 불구하고 여장이 잘 어울리는 중성적인 외모와 목소리,우유처럼 희고 보드라운 피부와 슬림하면서도 은근히 글래머한 몸매.그리고 그 헤어스타일 때문인지 몇몇은 여자라고 오해할 때도 있는 모양.마르기는 했지만 군데군데 붙은 잔근육이 제법 날쌘 느낌을 준다.은근히 책을 자주 읽는데,창가에 앉아 다리를 꼬고 책 읽는 모습을 보면 제법 조용하고 우아(?)한 문학소년으로 보이지만.... 실제론 그런 거 없다.
실상은 성빈과 동급 아니면 그 이상의 양아치.그걸 증명해주듯이 제멋대로 줄인 교복 바지는 이게 과연 다리가 들어갈지 의심스러울 정도.다만 다리가 꽤나 얇은 편이라 들어가긴 잘 들어간단다.바지 뿐만 아니라 교복은 전체적으로 전부 몸에 딱 맞게 줄였다고 한다..또 수업시간때 굉장히 소란스럽다.잡담 마니아.선생이 진심으로 화낼 때까지 가게 한 뒤 진심으로 화내기 바로 직전에 잡담을 멈추는 은근 교활한 면도 있다.떠드는걸 못하게 하면 바로 스위치 OFF.꿈나라 삼매경에 푸욱 빠져 버린다고.
담배 피워본적도 많고,스킬아웃들과 어울려 다닌적도 많고.또 기타 등등 여러 일탈행위를 일삼아 보았던 전적이 있다.물론 성빈을 만나고 나서도 이 점은 여전하긴 하지만,전에 비하면 많이 개과천선한거라고.
싸움 소식 하나는 귀신같이 잘 알고있다.어디서,누가,몇시에,어째서,어떻게,왜 싸웠는지.그리고 결과는 어떻게 되었는지를 하나부터 열까지 다 외우고 다닐 정도.차라리 그 머리로 공부나 하라고 자주 잔소리를 듣는다고 한다만..정작 남우 본인은 그럴생각 없어 보인다.
여리여리해 보이지만 잔근육이 제법 있는만큼,싸움도 그럭저럭 하는 편.다만 싸움에 도가 튼 성빈과는...비교가 안 되긴 하지만.그리고 안 그래 보이는데 의외로 투기종목 매니아이다.
또한 향수를 즐겨 뿌린다.언제나 남우 곁에 가면 향수냄새가 떠날 줄을 모른다고 한다.물론 향수 사느라 지갑 형편은 늘 눈물날 뿐이지만..요즘은 돈 많은 성빈에게 이거 사달라 저거 사달라 자꾸 조른다.
가끔 길거리에서 스토킹을 당하기도 한다.근데 그 스토커가 거의 남자(...)남우 자신은 어째서 남자가 자꾸 꼬이는지 모르겠다고 한다.분명 자신도 남자인데.계속 그러다 보니 이젠 그냥 인첨공에는 그런 취향인 사람들이 참 많구나-하고 인식하고 아무렇지도 않게 생활하고 있다고 한다..안습.
달콤한 음식을 상당히 좋아한다.누텔라라던가,초콜릿이라던가,사탕이라던가...그럼에도 살이 안 찌는건 상당히 아이러니한 일.남우 본인 말로는 평소 댄스부 활동 때문에 그렇다고 하는데..뭐 평소에도 상당히 고난이도의 동작을 빡세게 연습하는 모습을 보면 그런 걸지도.
간혹 상당히 여성스러운 모습을 보이는데,그럴때면 얘가 남잔지 여잔지 혼란이 올 때도 있다.하지만 잊지말자.어디까지나 남자다.학기초에는 남자 기숙사에 여자가 들락날락거린다고 신고도 자주 받았었다고.
덧붙이자면 뜬금 발언과 서로 그렇고 그런 사이로 의심받을만한 행동들로 성빈을 상당히 곤란하게 만드는 장본인.성빈과 남우 둘 다 이성애자이긴 하지만 남우 덕분에 골머리를 많이 썩혔다.남우의 말로는 그냥 우리 이만큼 친하다!부럽지!하고 자랑하는 거라고는 하지만 성빈은 영 곤란한듯.
최근 성빈에게 보조배터리 취급 받는다(...).하지만 그런 취급을 받더라도 끝까지 성빈과 좋은 친구로 남고 싶어한다.물론 성빈이 보조배터리 취급 하는건 장난으로 그런 거지만,그걸 눈치채지 못한듯 하다.의외로 순진한 구석도 있는 모양.
- 생선
나이는 알수 없음.
종류 - 전기뱀장어
몸 길이 - 2m
무게 - 20kg
생존력 - 측정 불가(!)
파워 - 엄청 쎄..측정 불가
말 그대로 거대하다는것을 제외하면 기타 다른 전기뱀장어와 다를것 없는 생물.성빈의 지인이 장난 반 진심 반으로 훈련하는데 쓰라고 하며 건내었다.정작 성빈 자신은 굉장히 징그러워한다만 훈련할땐 가끔 써 먹기도.요즘은 성빈 역시 많이 익숙해진 듯 아무렇지도 않아한다.
괴물같은 생명력과 힘을 자랑한다.꼭 닫아둔 어항 뚜껑을 박차고 나오질 않나,그렇게 어항 밖으로 뛰쳐나와도 꽤 오랜 기간 생존해있었다.다만 성빈은 죽은줄 알고 밖에 던져 버리려 했지만
게다가 허구한날 튀어나와서 바닥을 말 그대로 전기장판으로 만들어버린다.물론 성빈의 능력상 그것에 데미지를 입을 일은 없지만..
성빈이 제멋대로 이름을 생선이라고 지었다.(....)그래서 이름이 생선이 되었다.
성빈의 보조배터리 2호이자 지갑 브레이커.먹이값이 만만치 않다고 한다.뭐 성빈 자신은 그닥 신경쓰지 않는듯 하지만.
4.2. 저지먼트 이외 인맥&지인 ¶
- 문상현
" 하아... "
17살,남자.
키 - 191
몸무게 - 70
소속 - X
혈액형 - B
레벨 - 2
생일 - 9월 11일
레벨 2의 신체능력 강화 계통 능력자.겉면은 주황색이고 속은 허니 블론드 색깔인 시크릿 투톤 컬러의,옆머리를 까지 않고 덮은 소프트 투블럭이 인상적인 남학생..아니 남성.그 역시 머리카락이 길다.앞머리가 눈썹을 가릴 정도.피부는 너무 희지 않은,적당히 흰 피부.얼굴형은 브이라인이라는 말이 잘 어울릴 만큼 갸름하다.역시 몸에 군살이란 찾아볼 수 없는 몸매..라기보단 그냥 얘가 조금 마른 편인거다.나이에 비해서 키가 상당히 커서 가끔 대학생 취급 받을때도 있는데,상현 본인은 차라리 괜찮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그 이유는 담배같은걸 사도 민증 검사 안 할때가 더 많으니까.
학교는 이전에 다니다가 재미없다는 이유로 자퇴서를 내고 나오고,부모님의 카드를 훔쳐 거기 있는 돈을 싹 다 털어서 면허증도 없는 주제에 높은 배기량의 오토바이를 산 뒤 폭주족으로 지내는 중이다..본인 말로는 이렇게 지내는 게 학교에서 하루하루 썩어가는것보다 훨씬 의미있고 재밌고 즐거운 일이라고.답이 없다.
아무튼 그렇게 계속해서 인첨공에서 폭주족으로 지내며 갖가지 문제를 일삼다가,하필이면 성빈에게 딱 걸려 그날 죽도록 얻어맞은..건 아니고 그냥 대충 제압당한 뒤,성빈의 협박으로 졸지에 오토바이 셔틀로 몰락해버렸다.심심할때마다 오토바이를 뺏기는 통에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기도 하고,오토바이를 아예 안 빌려줘버릴까 하는 생각도 하지만,그걸 성빈에게 그대로 말했다가는 그날이 제삿날(...)이 될게 분명하기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꾹꾹 참으며 빌려주고 있다고.뭐 이제는 사고만 내지 않으면 오케이라는 식으로 반쯤 체념한듯 보이는게 조금 측은하기도.
뭐 성빈에게 대하는 모습을 보면 알수 있겠지만,강자 앞에서는 한없이 약해지고 약자 앞에서는 한없이 강해지는 타입.조금이라도 자신보다 약하다고 생각되면 평상시 성빈을 대할 때와는 태도가 완전히 돌변한다.전형적인 나쁜남자..아니 그냥 나쁜놈.상현을 대할 때에는 절대 얕잡히지 않도록 주의하자.
친구인 진세형이 이런저런 흉기를 자주 쓰는 반면에,상현은 삼절곤만을 애용한다.이게 타격감이 더 좋다나 뭐라나..그러나 무식하게 힘만 믿고 휘둘러대는 탓에 응용력은 좀 떨어지는 듯 하지만 어디까지나 숙련자 한정으로 그렇게 보이는것일 뿐.일반인 입장에서는 제법 잘 쓰는축에 속한다.능력도 능력인지라 한번 맞으면 일단 최소 골절까진 기본이라고.
- 이규현
" 실화냐?! "
18살,남자.
키 - 185
몸무게 - 74
소속 - 평범한 학생으로 지내는 중..일단은.
혈액형 - AB
레벨 - 4
생일 - 3월 25일
레벨 4의 포토키네시스 능력자.블루블랙 칼라의 조금 긴 길이의 머리카락과 검은 눈동자의 키큰 남학생.피부는 일반적으로 동양인 하면 생각나는 그 톤에서 좀 더 옅은 정도의 색깔.그 외에는 일반적으로 흔히 길거리에서 만날 수 있는 잘생긴 남학생이라는 느낌이다.겨울때는 민트색 노스X이스 패딩에 흑청바지를 입고 봄에는 가죽자켓이나 청자켓을 걸치고 다니는 등 계절마다 옷차림이 늘 바뀐다.당연한 일이긴 하지만.
성격은 까불대긴 하지만 나름 괜찮은 편.가끔 제법 훈훈한 분위기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그런 모습과는 별개로,규현 역시 성빈처럼 뒷세계에 몸을 담고 있었던 전적이 있고 한때 통짱으로 소문났었다.뒷세계에 있었던 이유는 불명.성빈과는 제법 오래된 주먹동료이다.서로 제법 잘 맞는다고..는 하지만 글쎄올시다.잘 맞는거 같긴 한데 가끔 티격태격할때가 있어서..뭐 그러는게 정상적이긴 하겠지만.
아무튼 성빈이 인첨공으로 넘어갔다는 소식을 듣고,자신도 뒷세계에서 몰래 빠져나와 성빈을 따라갔다.(물론 성빈은 모르고 있었지만.)그렇게 옮겨 간 인첨공에서 첫 커리큘럼 당시 어마어마한 재능의 발견으로 단숨에 레벨 4로 올라,지금은 고레벨 능력자들의 난동을 진압하거나 흉악하기로 악명높은 스킬아웃 단체와 홀로 맞서는 등 여러 방면에서 대활약 중이다.이전의 어두웠던 과거는 잊고 인첨공에서 새출발하려는 모양.다만 이전에 들인 습관 때문인지 시간날때마다 담배를 피우는 습관이 있긴 하지만,예의없게 길거리에서 대놓고 피우거나 하지는 않는다.가끔 길거리에서 피우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면,혼내주자.왠만한 잘못은 인정하기 때문에 큰 충돌 없이 순순히 물러서는 규현을 볼수 있을 것이다.물론 시비를 거는 투로 한다면 마냥 순순히 물러나지만은 않겠지만.
여담으로 귀여운걸 은근 좋아한다.그래서 외출할때 와이셔츠 앞주머니에다가 자기가 기르는 햄스터 한마리를 늘 동행시킨다.이름은 쫑.주인이 험하게 살아서인지 주인처럼 왠만한 충격에도 끄떡없는 모습을 보여주는 강인한 햄스터.일반 햄스터보다 덩치가 더 크다고 한다.
- 한성호
" ....한번 죽어보자는 거지,그렇지? "
18살,남자.
키 - 183
몸무게 - 72
소속 - 학생(목화고 X)
혈액형 - A
레벨 - 3
생일 - 7월 29일
레벨 3의 파이로키네시스 능력자.밝은 갈색의 머리카락에 여타 학생들과 다를 것 없는 검은 눈동자의 남학생이다.본인 입으로는.머리카락은 염색이 아니고 자연갈색이라고는 하는데...어렸을 적 사진과 지금의 모습을 번갈아 본다면 염색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조용하고 쿨한 외모.하지만 그와는 반대로 상당히 감정적이고 기분파인지라,시시각각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준다.특히 화났을땐 진짜 못 말릴 정도라고.그리고 기분파이긴 하지만 싑게 울거나 하지 않는다.감출건 제대로 감추는 나름 치밀한 면모도 숨겨져있는듯.
성빈과는 전에 불량배 싹쓸이 사건 이후로 급속히 친해졌다.성호 역시 그 녀석들이 맘에 안 들던 참이었던지라 단단히 벼르고 있었는데,마침 고맙게도 성빈이 대신 전부 휩쓸어버려 수고를 덜어준 덕분이라고.물론 성빈은 그런건 생각하지도 않고 그냥 자기 맘에 안 드니까 털어버린 거지만..
기왕 놀거면 조용한 애들보다는 양아치긴 하지만 좀 놀아본 애들이 낫다는 이유로 양아치쪽 인맥이 상당히 많다.거기에는 성빈 역시 포함이고...다만 그 모습만 보면 성호 역시 양아치처럼 보이지만,실제론 별 문제 안 일으키는 평범한 학생이라고.
주로 놀러다니는 곳은 PC방이나 노래방,아니면 학교 근처 골목 등 남학생이라면 반드시 있을 곳에 어디든지 있다.상당히 흔하게 볼수 있는 타입이라고 해야 하려나.집에 있는 시간은 적은데,잠잘때와 잠에서 깨 일어났을 때,그리고 씻을 때를 제외한 모든 시간을 나가 노는 것으로 시간을 보낸다고 해도 맞을정도.그러면서도 또 성적은 평균 이상으로 잘 나오는 것이 상당히 아이러니하다.
능력의 부작용..인진 모르겠으나 능력을 오래 사용하고 있으면 자신도 모르게 버닝 모드로 진입한다.이땐 자신과 대치하고 있는 상대의 입장따윈 안중에도 없는듯,폭발적인 화력으로 무자비하게 몰아붙인다.다만 그러느라 빈틈이 많다는건 옥의 티..지만 왠만해선 그 빈틈마저도 자신의 화력으로 전부 메꾸어버린다는게 아이러니.뭐 그래봐야 냉철한 판단력으로 승부하는 사람들에게는 손쉽게 털어버릴수 있는 인물 취급받는다. 지못미 성호.. 였으나.
요즘은 그런 모습을 싹 바꾸고 쉽게 달아오르지 않는다.물론 애초에 끓는점이 낮아서 성질 건드리거나 마음에 들지 않는 언동을 한다면 다른사람보다 더 빨리 타오르기는 하지만,예전처럼 마구잡이로 화력으로만 밀어붙이는 그런 행동은 잘 보이지 않는 등 전보다 많이 발전된 모습을 보여준다.
- 진세형
" ..... "
17살,남자.
키 - 192
몸무게 - 72
소속 - X
혈액형 - B
레벨 - 3
생일 - 12월 7일
레벨 3의 파이로키네시스 능력자.앞머리 기준으로 눈을 덮고도 남는 검은색의 긴 머리카락에,앞머리 일부에 푸른끼가 강한 바이올렛으로 눈에 띄게 임팩트를 준 브릿지가 특징.눈은 미연시 남주마냥 길게 자란 머리카락 때문에 잘 보이진 않지만,칼라렌즈를 껴서 보라색이 되었다.원래는 진한 갈색.역시 긴 머리카락에 가려져 잘 드러나지는 않지만 직접 눈을 본다면 성빈과 동급 혹은 그 이상으로 상당히 날카로운 눈매의 소유자라는 걸 알수 있다.피부색은 그냥 햇빛에 타지 않은 일반인의 피부색을 생각하면 편할 듯.역시 나이에 비해서 굉장히 키가 크다.왠만한 사람들보다는 확실히 큰 키.
성빈과 마찬가지로 특유의 위험한 분위기가 있다.다만 성빈에 비해서는 약한 편이기도 하고,위험한 분위기라기보단 큰 키에서 나오는 위압감이 더 맞는 표현일 것이다.
여담으로 상당히 조용한 성격.대부분의 상황에서는 말을 아끼거나,꼭 필요한 말만 한다.
상현처럼 학교가 재미 없어서 자퇴서를 내고 나온 뒤로 상현의 폭주족 친구..였지만 저번에 성빈한테 같이 혼난 뒤로 상현과는 다르게 오토바이 타는걸 그만두었다고.그래도 여전히 친한 친구로 남아있다고 한다.아무래도 상현과는 꽤 친했었고,자신과 관심사가 같기 때문에 그렇겠지.참고로 그때 타고 다녔던 오토바이는 아직 보관하는 중이다.심심할때마다 몰래 타고다닐거라나 뭐라나.성빈이 상현을 오토바이 셔틀로 써먹고 있는 지금은 타고 다니는건 좋은데 문제만 일으키지 말라고 성빈이 신신당부했던지라,그 말에 따르며 제법 안전하게 주행하는듯 하다.운전솜씨 역시 수준급이라,자세히 보고 있자면 쟤 이미 면허 따놓은 사람 아니야?라는 생각이 저절로 들 정도라고 한다.
조금 안좋은 버릇이지만,싸울때마다 늘 흉기를 동원한다.쇠파이프라던가,골프채라던가.좀 과격한 싸움일 경우에는 사시미나 크로우바,정 아니다 싶으면 전기충격기 및 테이져건 혹은 예리하게 날이 잘 갈린 일본도라던가...그리고 스킬아웃들과 어울려 다니며 받은 총 등등(총은 아직 소유중이라고 한다.아무도 모르게.)흉기를 상당히 다채롭게(?) 이용한다.그런 자신을 보고 비겁하다고 하든 말든 그건 내 알 바 아니고,자신이 주먹질이나 발길질은 특기가 아니기 때문에 이렇게라도 해야 한다고.다만 싸울때 보면 차라리 흉기 휘두를 힘으로 한대 때리는게 낫겠다 싶을 정도로 굉장히 힘있는 모습이다.가끔 능력으로 불을 쏴 가며 함께 혼용하기도 하는데,그럴때면 왠만한 안티스킬 저리가라 할 정도..물론 어디까지나 느낌만 그렇다는 듯.
- 이진호
" 전부 맘에 안들어.. "
18살,남자.
키 - 192
몸무게 - 71
소속 - X
혈액형 - A
레벨 - 4
생일 - 1월 27일
레벨 4의 하이드로키네시스 능력자.헤어는 검은색의 투블럭 댄디컷 헤어스타일이고,피부 색깔은 상당히 밝은 편이다.눈동자는 성빈과 같은 파란색..인데 이건 성빈처럼 자연적 벽안이 아닌 커리큘럼으로 인한 벽안이라고.커리큘럼의 영향은 아니지만 일단 진호의 눈동자와 성빈의 눈동자를 비교한다면 서로 차이가 크다.일단 진호쪽이 조금 더 밝게 보인다.평소 하고 다니는 옷차림 때문인지 제법 무게감있다는 느낌을 준다.물론 살은 그렇게 많이 붙지 않았지만.주로 허리를 넘는 옷들,이를테면 롱코트라던가 롱패딩 같은 걸 즐겨 입는다.특이하게도 1년 365일 내내 바람막이 형식의 얇고 긴 독바를 옷 위에 걸친다.본인 말로는 능력때문에 늘 몸이 차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실제로도 그의 곁에 다가서면 한기가 먼저 느껴진다.그것 때문에 여름철 냉방비는 굳었다고.물론 겨울때는...그저 슬플 따름.
자신도 고레벨 능력자이지만 자기보다 레벨이 높은 레벨 5들에게 늘 동경하며,때로는 질투심을 불태우며 지낸다고.어째서 자신은 열심히 노력해도 레벨 5까지 될수 없는지에 대해 상당한 의문을 지니고 있는듯하다.
말을 최대한 아껴놨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빵빵 터트려버리는 타입.그래서인지 생각지도 못한 부분에서 엄청난 일침이 날아온다.일명 팩트폭력의 귀재.그럴 일은 없겠지만 만약 그와 대화할 일이 생긴다면 약점 안 잡히게 주의하자.
성빈과는 역시 오래 전 뒷세계 동료로,성빈보다 먼저 인첨공에 건너온 타입.막 건너왔을때가 중 1이였고 그때 당시 레벨은 3.레벨 4가 된게 중2 겨울방학이라고 했으니까,레벨 5의 문턱을 넘어서려고 거의 3년 내내 빡세게 연습한 셈이다.다만 그렇게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레벨 4인 현실이 그저 맘에 안 드는 모양.
매사에 의욕이 없고 늘 피곤해 보인다.허나 겉모습과는 별개로 레벨 3에서 4로 올라올정도로 끈질긴 집념의 소유자.
- 성수겸
" 내 앞으로 전부 집합.늦으면.. "
19살,남자.
키 - 186
몸무게 - 73
소속 - X
혈액형 - O
레벨 - 4
생일 - 8월 30일
레벨 4의 자이로키네시스 능력자.카키색과 올리브그린이 적당한 그라데이션을 이루고 있는 헤어는 흔히 말하는 바가지머리 스타일을 하고 있다.귀에는 은색의 심플한 디자인의 귀걸이를 늘 하고 다닌다.머리카락은 앞머리 기준으로 적당히 길어 눈썹을 갓 넘은 정도.특이하게도 눈동자가 잿빛을 띄는데,이는 커리큘럼의 영향 때문이라고.평소 관리를 자주 하고 받아서 그런걸까,피부는 적당히 희고 제법 곱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딱 보기 좋을정도로 근육이 붙어 있는데,평소 운동을 꾸준히 한 결과물이라고.그걸 보증이라도 하듯,무슨 운동을 시키던간에 일단 평균 이상으로 잘한다.그리고 은근히 로맨티스트.지금까지 그가 사귄 여자들만 해도 벌써 두자릿수에 도달했는데,고백 때마다 상대 여성이 생각지도 못한 기상천외하고도 확실히 여자의 마음을 잡아둘수 있는,아니 오직 자신만을 바라보게 하는 끝내주는 고백 방법을 쓴다고 한다.이런 면에선 또 바람둥이 기질도 상당히 많이 보이는듯.고백 방법은 그때그때 바뀌는걸로 보아선 또 이런쪽에 대해서 머리도 상당히 잘 쓰는것 같다.여러모로 뇌섹남이라고나 할까.
이렇듯 완벽해 보이는 수겸이지만 단 하나 못하는게 있다면,바로 어린애 돌보는 거.특히 아기 우는 소리는 듣는것 만으로도 고역이라고 한다.
제법 얌전하게 생긴 외모와 더불어 나긋나긋 사근사근한 성격의 소유자.게다가 공부 역시 꽤 잘하는 편이라서 소위 엄친아로 불리는 부류 중 하나.교복도 깔끔하게 잘 입어,규칙도 딱딱 잘 지켜.학교에서도 모범생으로 손꼽힐 인물.......일것 같다면 아주 큰 오산.
사실 그 얌전한 모습들은 전부 겉으로 보여주는 겉보기용 모습일 뿐.뒤돌아서면 180도 확 돌변하는 아주 골때리는 인물이다.선행만 하고 다니고,어딜 가든 친절하고 모범적인 선배일것 같다고?그 얌전한 외모로 일탈이란 일탈은 전부 다 해본 적 있고 뒷세계에도 서슴없이 몸을 담지를 않나,스킬아웃들과 어울린 적도 있었으니 말 다했지 뭐.성빈과 친해진 뒤론 그러지는 않긴 하지만..하여튼 소위 말하는 위선자 스타일.그래서인지 수겸을 잘 아는 일부분은 쉽사리 그에게 다가가지 못한다고 한다.위선도 위선일 뿐더러,인간관계 알기를 아주 우습게 안다고.그래도 한번 깊게 친해지면 의외로 의리있는 모습도 보이긴 하지만....그렇게 되기까지는 상당히 오래 걸린다.그리고 수겸의 비위 맞추기도 상당히 힘들고.여러모로 제법 까다로운 녀석.
성빈과 그의 동료들은 수겸을 큰형님 취급하고 있다.아무래도 성빈과 같이 어울려 다니는 사람들중 가장 나이가 많기 때문이기도 하고 레벨도 일행 중에선 높은 편에다가,레벨에 비해서 능력 응용도가 상당히 뛰어나기 때문인듯 하다.수겸 본인도 그 취급이 마냥 싫지많은 않은 모양이다.
진호와 마찬가지로 레벨 5를 꿈꾸고 있는 레벨 4.다만 하루하루 초조해하는 진호와는 다르게,조금 느리지만 계속 노력하면 언젠가는 레벨 5로 올라갈수 있겠지 하고 희망을 버리지 않는,특유의 느긋하고도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주는게 차이점.
- 이세나
" 꼭...다시 만나자. "
살아 있었다면 18살,여자.
키 - 15살 당시 170
몸무게 - ?
혈액형 - A
생일이자 기일 - 8월 23일
키 170,15살 여학생이라기에는 꽤나 큰 키에 짧게 깎은 보라색으로 염색한 칼단발이 돋보이는 검은 눈동자의 활발해보이는 외모의 여학생.피부는 여태껏 화장한 티가 없이 건강하면서도 또 겉으로 보면 화장으로 가꾼 외모보다 더욱 빼어나다고 할 수 있다.전체적으로 봤을때 꽤나 호감가는 외모라고 자부할수 있을 정도의 수준.몸매 역시 평균 이상으로 직접 본다면 오 꽤 괜찮네?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머리를 보라색으로 염색해서 그런지 세나 역시 쫌 놀아본 애로 오해받기 쉽지만,실상은 상당히 건전하고 성실하게 학교 생활을 즐기던 아이였다.그러나 백치미 기질이 있어서인지 가끔 나쁜 아이들의 꼬임에 넘어가는 경우도 심심찮았다고.물론 그렇다곤 하더라도 세나가 한 성격 해서 그렇게 큰 규모로 괴롭힘받지도 않았으니까 문제 없으려나.
좋아하는 이가 있으면 혼자서 마음고생하거나 쉽게 다가가지 못하는 성격이 아닌,적극적으로 먼저 고백을 건내는 꽤나 당당하고 씩씩한 타입의 아가씨.실제로도 자기 학교에 막 전학왔던 성빈이에게 누구보다 빠르게 먼저 호감을 보인 인물이다.
다만 이런 면모와는 다르게 병에는 상당히 약하다.평소에는 병에도 잘 걸리지 않고 더없이 건강하고 활발한데,한번 병에 걸리면 굉장히 심하게 가는 모습을 보여준다.왠만한 감기도 빨리 낫지 않고 심심하면 폐렴으로 급발전한다나 뭐라나.그 바람에 성빈이에겐 그저 아프기만 한 첫사랑이 되어 버렸지만 서로 사귈때는 이세상의 무엇과 바꿀수 없을만큼 행복했었으니까 다행이겠지.
끝.이제 이 항목은 수정이나 부족한 묘사 보강 외에는 더이상 추가되지 않을 예정. ...이었으나 깜빡했던 인물이 있어 부득이하게 다시 추가했다.양해 바람.진짜 끝.
5. 현재 저지먼트 부원들과의 사이 혹은 관계,성빈의 개인적 평가. ¶
이민재 - 같은 Breakers 맴버,동업자.대단한 싸움실력의 소유자라고 생각됨.금강불괴라 미래가 기대됨.
권정민 - 존경하는 부장님.부장답게 대단한 포스가 있는듯.혼자서 경비로봇 여러 대를 때려부수는걸 보고 경외심을 느낌.
한노을 - 친구같은 선배.그리고 대단한 귀차니스트이자 특유의 마이페이스가 부럽기도 하고 존경스럽기도 한 선배.덤으로 놀려먹기 참 좋음
정석환 - 선관에 따르면 친한 친구같은 후배.아직 직접적으로 만난적 없지만 전에 왕게임때 몇번 만났다.자기 카메라에 콜라 쏟고 새 카메라를 다시 준,자신에게 병주고 약주고 한 후배.
윤선후 - 선관에 따르면 뒷세계에 몸담기 전부터 지금까지 서로 오래 알고 있었던 후배이자 친한 동생.아직 인첨공에서는 직접적으로 만난적 없음.
류아영 - 선관에 따르면 아직은 서먹한 사이.수영장에서 한번 만난적 있음.은근히 독설가이기도 하면서 착한 선배인듯.
이진혁 - 스킬아웃이나 불량학생 진압시 몇번 함께 싸웠었음.태클쟁이라고 생각됨.
이 윤 - 자신과 비슷한 양아치라고 생각 중.자신을 놀려먹는 걸 재밌어함.내 반응이 그렇게 재밌는건가.
김청랑 - 인첨공 오기 이전에 한번 알고 지냈던 선배.은근히 동물 잠옷 마니아인것 같음.
천시현 - 쓸만한 물건들을 잘 만들어내는 제법 대단한 후배.아직 직접적으로 만난적 없음.
하서은 - 선관에 따르면 도서관 갈때마다 자주 만나 서로 알고 지내는 사이.아직 직접적으로 만난적 없음.
김설린 - 조금 특이한 여자아이.레드 저스티스인가 하는 사람에 대한 정보를 상당히 알고 싶어하는 듯.왕게임에서 자신에게 쿠데타를 시도하였음.어째서.
배설아 - 왕게임에서 제법 자신과 죽이 잘 맞는것을 느낌.아직 직접적으로 만난 적 없음.
양단하 - 같이 있으면 왠지 모르게 마음이 편해지는 친한 친구.화내는걸 본적이 없을 만큼 착한 아이.섹시웨이브를 굉장히 잘 춤.
이은호 - 제법 눈치가 빠른,한 솜씨 하는 싸움실력과 벽돌 밪고도 끝까지 버틴 대단한 정신력을 가진 신입.그리고 친구.
연가람 - 그저 키작은 선배..라고 생각했는데 선관으로 셔틀이 됨.어째서냐.
이주혜 - 전에 자신과 가치관 충돌을 일으킨 적 있음.아직 원플.
민유성 - 자신과 반대되는 밝은 마인드의 소유자이자,미래가 기대되는 후배.콜라를 마시면 순간 돌변하는듯 함.
윤다미 - 양초로 마법진 만드는 대단한 여자애.제발 내 뀨본체는 잊어라.잊어버려라.머릿속에서 리셋해버려.
이호선 - 방패 든 듬직한 선배.그것 말고는 아직 아는게 없음.아,꽤 성실한 게시판 관리자라고 생각됨.
권정민 - 존경하는 부장님.부장답게 대단한 포스가 있는듯.혼자서 경비로봇 여러 대를 때려부수는걸 보고 경외심을 느낌.
한노을 - 친구같은 선배.그리고 대단한 귀차니스트이자 특유의 마이페이스가 부럽기도 하고 존경스럽기도 한 선배.
정석환 - 선관에 따르면 친한 친구같은 후배.아직 직접적으로 만난적 없지만 전에 왕게임때 몇번 만났다.자기 카메라에 콜라 쏟고 새 카메라를 다시 준,자신에게 병주고 약주고 한 후배.
윤선후 - 선관에 따르면 뒷세계에 몸담기 전부터 지금까지 서로 오래 알고 있었던 후배이자 친한 동생.아직 인첨공에서는 직접적으로 만난적 없음.
류아영 - 선관에 따르면 아직은 서먹한 사이.수영장에서 한번 만난적 있음.은근히 독설가이기도 하면서 착한 선배인듯.
이진혁 - 스킬아웃이나 불량학생 진압시 몇번 함께 싸웠었음.태클쟁이라고 생각됨.
이 윤 - 자신과 비슷한 양아치라고 생각 중.자신을 놀려먹는 걸 재밌어함.내 반응이 그렇게 재밌는건가.
김청랑 - 인첨공 오기 이전에 한번 알고 지냈던 선배.은근히 동물 잠옷 마니아인것 같음.
천시현 - 쓸만한 물건들을 잘 만들어내는 제법 대단한 후배.아직 직접적으로 만난적 없음.
하서은 - 선관에 따르면 도서관 갈때마다 자주 만나 서로 알고 지내는 사이.아직 직접적으로 만난적 없음.
김설린 - 조금 특이한 여자아이.레드 저스티스인가 하는 사람에 대한 정보를 상당히 알고 싶어하는 듯.왕게임에서 자신에게 쿠데타를 시도하였음.어째서.
배설아 - 왕게임에서 제법 자신과 죽이 잘 맞는것을 느낌.아직 직접적으로 만난 적 없음.
양단하 - 같이 있으면 왠지 모르게 마음이 편해지는 친한 친구.화내는걸 본적이 없을 만큼 착한 아이.섹시웨이브를 굉장히 잘 춤.
이은호 - 제법 눈치가 빠른,한 솜씨 하는 싸움실력과 벽돌 밪고도 끝까지 버틴 대단한 정신력을 가진 신입.그리고 친구.
연가람 - 그저 키작은 선배..라고 생각했는데 선관으로 셔틀이 됨.어째서냐.
이주혜 - 전에 자신과 가치관 충돌을 일으킨 적 있음.아직 원플.
민유성 - 자신과 반대되는 밝은 마인드의 소유자이자,미래가 기대되는 후배.콜라를 마시면 순간 돌변하는듯 함.
윤다미 - 양초로 마법진 만드는 대단한 여자애.제발 내 뀨본체는 잊어라.잊어버려라.머릿속에서 리셋해버려.
이호선 - 방패 든 듬직한 선배.그것 말고는 아직 아는게 없음.아,꽤 성실한 게시판 관리자라고 생각됨.
앞으로도 진행하며 계속 추가될 예정.
일상을 진행하지 않은 인원들과는 직접적으로 만난 적 없다고 표기함.단 진행 에러를 피하기 위해 부장은 제외.
일상을 진행하지 않은 인원들과는 직접적으로 만난 적 없다고 표기함.단 진행 에러를 피하기 위해 부장은 제외.
5.1. 저지먼트 이외 인물들과의 사이 혹은 관계,성빈의 개인적 평가. ¶
김남우 - 자신과 한 방을 쓰는 룸메이트이자 없으면 허전한 베프.가끔 심하게 까불때도 있긴 하지만 마냥 미워할수 없음.그리고 어쩔때 보면 상당히 애같을때도 있음.자신의 보조배터리 1호.
문상현 - 그냥 오토바이 셔틀.반항적이지도 않아 부려먹기 딱 좋은 타입이라고 생각됨.자신이 아는 후배와 많이 닮은 모습.설마 그 후배..?라고 생각했지만 역시 아님.애초에 이름부터가 다름.
이규현 - 인첨공에 오자마자 레벨 4로 배정받은 운 좋은 녀석.그리고 자신의 옛 뒷세계 동료이자 가끔 공적을 나누어주는 친절한 아이.물론 규현의 입장에서는 성빈은 그저 하루하루 공적 뺏어먹는 불청객일 뿐이지만 그리고 너도 담배 그만 피워라.
한성호 - 감정기복이 심해 언제 어떻게 돌변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없는 녀석.양아치인듯 하면서도 또 그렇지 않은게 상당히 사람 혼란스럽게 하는것 같음.그냥 조용히만 지낸다면 참 좋을텐데.
진세형 - 브릿지염색이 특징인 조용한 후배.말이 대단히 짧긴 하지만 내 알바 아님.싸울때 무기 휘두르는거 보면 가끔 이건 나보다 더한 놈이라는 생각이 듬.그리고 담배 종류가 뭐든간에 제발 그만 피워라.
이진호 - 없는듯 하면서도 단단하게 꽉 박힌 속근육 때문에 관찰대상 1호.여름때 곁에 가있거나 장난삼아 끌어안고 있으면 에어컨 저리가라 할 정도의 시원함을 주는 얼음같은 존재.늘 피곤해 보임.
성수겸 - 조용해보이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은 선배.절친 관계로 발전하기가 게임 최종보스 잡는것보다 더 어려움..이었으나 그 일 이후로 성빈과 그들만 아는 비밀이 생겨 급속도로 친해짐.역시 강한 선배.
최근 인첨공 부둣가에서 있었던 그 일 이후로 성빈과 그들만 공유하고 있는,남들에게 말하지 못할 그들만의 비밀 때문에 상술한 인원들과는 서로 급속도로 친해짐.안 친했던 상대와는 친하게,친했던 상대와는 더 친하게.
이세나 - 지금까지 기억에서 잊지 못하는 첫사랑.살아있을때 그때보다 더 잘해주지 못해서 진심으로 미안해.
6. 배경 ¶
홍성빈의 절친,김남우로부터 들은 정보 일부분
-가족 구성원은 아버지,어머니,형,남동생,그리고 성빈 자신 이렇게 다섯이었다고 한다.
-아버지는 회사 회장직이라고.
-평상시 가족들과의 관계는 더할 나위 없이 클린했으나,어느 사고로 인해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아버지가 입원해 계신다고 했다.그때 이후로 형제간의 사이도 급격히 틀어져 현재는 각각 따로따로 떨어져 살고 있다는 듯.
-일명 불량배 싹쓸이 사건으로 불리는 일 외에도 뒷세계와 연관이 많았던 듯.
-첫사랑이 있었다.아주 비극적으로 끝나버린 첫사랑이.그 여자아이의 이름은 이세나.
8.1. 통지표 ¶
본교커리큘럼을 통해 개화시킨 홍성빈 군의 초능력 개발 결과:
대분류: 일렉트로키네시스(Electrokinesis) - 전기조작
소분류(특화능력): 프리발런트 디스차지(Prevalent Discharge) - 전기흡수
개요: 전기를 흡수하는 능력. 본인 스스로 전격을 생산할 수 없는 타입의 일렉트로키네시스 계 능력. 발전 능력을 포기한 대신, 다룰 수 있는 전기의 최대허용량이 다른 일렉트로키네시스와 비교를 불허한다. 일반적인 전기도 먹어치울 수 있지만, 다른 일렉트로키네시스트가 생산한 순수한 전기는 특히 맛있다고. 이렇게 모은 전기는 평범한 일렉트로키네시스트처럼 자신이 사용할 수 있다. 필살기는 모은 전기를 광범위하게 발산하는 전격 방출.
판정: 레벨 1
※비고 :
소분류(특화능력): 프리발런트 디스차지(Prevalent Discharge) - 전기흡수
개요: 전기를 흡수하는 능력. 본인 스스로 전격을 생산할 수 없는 타입의 일렉트로키네시스 계 능력. 발전 능력을 포기한 대신, 다룰 수 있는 전기의 최대허용량이 다른 일렉트로키네시스와 비교를 불허한다. 일반적인 전기도 먹어치울 수 있지만, 다른 일렉트로키네시스트가 생산한 순수한 전기는 특히 맛있다고. 이렇게 모은 전기는 평범한 일렉트로키네시스트처럼 자신이 사용할 수 있다. 필살기는 모은 전기를 광범위하게 발산하는 전격 방출.
판정: 레벨 1
※비고 :
능력계수 :99709
9. 연성 ¶
- 전학생
"여기가 그 목화고인가."
깊게 눌러쓴 스냅백에,검은색 마스크를 쓰고 검은색의 깔끔한 디자인의 코트를 모 만화의 해군 대장들마냥 어깨에 대강 걸치고 유유히 걸어와 교문 앞에서 멈춰서며 조용히 혼잣말하고 곧 스냅백의 챙 부분을 살짝 들어 학교 전체 모습을 보는 듯한 모습.맑은 느낌의 벽안과 대조되는 죽은 눈은 묘하게 위화감이 느껴졌지만,그것도 잠시뿐이었다.곧장 다시 스냅백을 푹 눌러써 얼굴을 가렸다.
이름 홍성빈,나이 18살.칠흑같은 흑발과 백옥같은 피부,그리고 아쿠아마린을 연상케 하는 벽안을가진 남자.그리고 평범한 학생으로는 절대 안 보이는 행적의 소유자이기도 한데,대략적으로 알려진 정보로는 이전에 자기 심기에 거슬린다는 이유로,또는 마음에 안 든다는 이유로 한 지역에서 크게 문제가 되고 있던 불량배 집단을 혼자 단신으로 전부 초토화시키고 유유히 빠져나왔다는 바로 그 남학생.지금은 불필요한 충돌을 피하기 위해 이리저리 전학을 다니다가 최종적으로 이곳 인첨공의 목화고에 다다르게 된 것이다.
"..이곳도 전에 내가 있던곳과 분위기가 같은걸?"
'하긴,인천 분위기야 늘 그렇지 뭐.'
반가움 반 푸념 반이 섞인 목소리로 말하고 잠시 그렇게 서 있다가,곧 발걸음을 돌렸다.어짜피 전학을 왔다는 사실은 전에 전부 알렸고,새로 들어가게 된 그 저지먼트라는 동아리에 인사를 하러 가는건 나중에 해도 충분했으니까.일단은 주변 지리부터 알아보는 게 우선이다.
'인첨공이라고 해서 별반 다를건 없군.'
자기가 전학다니던 학교 주변과 은근히 비슷한 풍경에 그럼 그렇지 하고 피식 웃음을 흘린다.다만,자신이 전학다니던 곳과 아주 조금이나마 다른 풍경이 있다면...
그래,아마도 저기 저 편에서 학생 하나를 잡아 괴롭히고 있는 놈들일 것이다.아까 올 때만 해도 몇놈 보이길래 간단히 처리해주고 왔건만,그 사이에 또 눈에 띈 것이다.이상하게도 이 주변은 저런 광경이 자주 목격되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태까지 경찰이 저런 걸 말리는 꼴은 단 한번도 보지 못했었고.이곳은 경찰이 관리를 안 하는 구역인가 잠시 의문을 가졌다.그러나 의문도 잠시.곧 자기가 다니게 될 학교 주변에서 저렇게 수준 떨어지는 인간들이 판을 치고 다닌다는 건 홍성빈 그로써는 절대로 그냥 두고 보지 못할 일이었다.
"어이,그 애 그냥 보내지 그래?"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그들 앞으로 나섰다.스냅백과 마스크 사이로 보이는 성빈의 생기 없는 벽안이,불빛에 의외로 예리하게 반사되었다.
"넌 뭐야?가던 길이나 계속 갈 것이지 어디서 겁도 없이.."
"대장,이 녀석 이쪽 주변에선 못 보던 자식인뎁쇼?아마도 새내기인게 분명합니다요!"
곧 저 놈들의 보스로 보이는 거한 하나와 전형적인 간신배 스타일의 얍삽하게 생겨먹은 놈 하나가 다가오며 저들끼리 뭐라 떠들었다.
"야아,이놈 뭐야아!망 제대로 안 봐?!"
"ㅈ..죄송합니다 보스!설마 이렇게 늦은 시간에 사람이 돌아다닐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하여튼 미안하면 좀있다가 돌아가서 두고보자고.하여튼 너.."
곧 얍삽하게 생겨먹은 놈을 옆에 붙이고 저 편에서 망보던 부하 하나를 대판 호통치더니,곧 성빈에게 시선을 돌리는 거한.
"너 말야,새내기인가본데!내가 누군지나 알고 대드는 거냐?하여튼간,요즘 젊은 것들이란 겁대가리를 쳐 상실했단 말이지.싸가지없게시리.모자 안 벗어?"
툭,하고 성빈의 스냅백이 허공에 높이 떠올랐다가 그대로 땅으로 곤두박질쳤다마는,이는 거한이 직접 쳐 올린게 아니라 성빈 그가 자기 손으로 휙 벗어던진 것이었다.어이없어하며 바라보는 거한에게 성빈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
"너,보아하니 저 새끼들 윗대가리 같은데.맞지?"
"뭐?이 새끼가 진짜 간이 부었나.어른한테 어따 대고 반말이야!"
곧 성빈의 말 한 마디에 분개해서 길길이 날뛰는 거한.곧 주변의 부하들에게,
"뭐 해!그 시답잖은 놈은 저리 치우고 이 기본예절이 결여된 개자식이나 처리해!"
곧 거한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성빈에게 덤벼드는 부하들.곧 성빈은 한숨을 후,하고 내쉰 뒤,자신을 향해 덤벼오는 부하들을 무표정으로 응시했다.아니,정확히는 그동안 촛점을 잃고 마치 죽은 눈으로만 보였던 그의 눈동자에 어딘가 위험한 느낌이 드는 빛이 서려있었다는것 빼고는..
.
.
.
.
"ㄴ..너 대체 뭐야!"
곧 고함을 지른건 다름아닌 거한이었다.아까의 자신만만한 얼굴과는 다르게 지금은 새하얗게 겁에 질린 꼴이 보기에 퍽 우스워 보였고,주변에는 아까 덤벼들던 부하들이 그대로 뻗어 있었다.그리고 그 중심에는,아무런 상처도 입지 않은 채 멀쩡한 모습의 성빈이 서 있었다.이내 천천히 거한에게 걸음을 옮기며,
"...너가 아까 그 놈들 윗대가리라면,잘 알고 있었을텐데?"
이 순간 거한이 그냥 달아났다면 그냥 봐줬을 성빈이었지만,그래도 꼴에 보스라고 끝까지 내빼지 않고 손에 체인을 칭칭 감고,그대로 성빈을 향해 맹렬한 기세로 돌격해왔다.왠만한 사람이 부딛히거나 저 주먹에 대충 맞아도 최소한 어디 한 군데는 부러졌을,그런 기세로 말이다.
"이 자식이!!감히 누구한테 반말이야아!!!그리고 잘도 내 부하들을 건드렸겠다?!!너 따위는 나한테 한주먹거리도 안 되는 허접한 놈인 주제에!!!!"
인지부조화라도 걸린 것일까.눈 앞에서 그 많던 부하들이 그의 주먹과 발길질 몇 방에 나가떨어지는 꼴을 보고도 저런다.뭐,대충 보기에 성빈 그는 진짜로 거한의 주먹 한 방에 나가 떨어질거라고 생각될 정도로 체급 차이가 크긴 했지만.
"하아,진짜로 모르고 있는건가.."
"....원래 나와바리에서는,자기가 최강이라고,자기가 제일 잘난줄 알고 설치는 놈들의 명줄이 제일 짧은 법인데 말야."
"그리고 그게 바로 너."
거한의 맹렬한 돌격에도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그대로 서 있다가,곧 무서울 정도로 빠르게 잡히는 촛점.아마 성빈의 촛점이 이렇게 정확하게 잡히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겠지..아니,어쩌면 이번이 처음이 아닐지도.
"체크메이트-"
일순간,아까 올 때부터 틈틈이 전기충격기로 충전하고 있던 전기를 두른 성빈의 긴 다리가 높게 들리더니 그대로 허공을 가르며 빠악 하는 둔탁하고도 묵직한 타격음과 함께 거한의 머리통을 정확히 내리갈겼다.그의 앞 불과 수십cm 거리에서 순식간에 벌어진 일.거한은 곧 중심을 잃고 옆으로 쓰러졌다.상황은 너무나도 간단하게 종결되었다.다시 생기 없는 평소의 죽은 눈으로 돌아오며,스냅백을 줍는 성빈.
"살살 때렸는데.하여튼 엄살도.."
"아,조금 짜릿하긴 했겠는걸."
아직 아까 흘려보낸 전류가 미약하게 감도는 자신의 오른쪽 다리를 바라보고 경찰이라도 부를까 하다가,이 정도면 저들도 평생 혼날거 오늘 한번에 몰아 받았겠지 생각하고 그냥 그만두기로 했다.뭐,괜히 경찰같은 걸 불렀다간 일만 더 키울게 분명하기도 했고.
"아무튼 요 며칠간은 틈틈이 주변 정리좀 해야겠어."
"그리고 이 능력..처음엔 뭔가 했는데 나름 써먹는게 재밌단 말이지."
손 끝에서 전기 스파크를 한번 튀기더니 곧 처음 왔을때처럼,스냅백을 깊게 눌러쓰고 마스크를 끼고 코트를 어깨에 걸친 채로,유유히 어둠 저 편으로 걸어 들어갔다.
- 능력 자랑...?
어느 으슥한 인적 드문 곳의 콘크리트 주차장,마치 TV에서 마피아나 야쿠자 조직들이 은밀한 거래를 시도할법한 장소에,성빈이 나타났다.그가 늘 걸치고 다니는 검은색 코트도 잊지 않고 잘 가지고 나왔고,마스크 역시 하고 나온 상태.
"흐음,자,집중."
목을 풀며 앞을 바라보자,스킬아웃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의자에 가만히 앉아있다.대략적인 수는 8명 정도.
"오늘은 내 능력에 대해 설명해주기 위해 내가 특별히!니들을 불러낸 것이다."
"..."
어째선지 스킬아웃들은 반항 하나 없이 의자에 가만히 앉아 고개를 숙인 채로 있었지만,성빈은 그것에 전혀 신경쓰지 않는 모습이었다.
"흠흠.일단 니들 앞에 있는 내 이름은 홍성빈.너희들도 다 알다시피 모카고 저지먼트 출신이고,나이 18살의 전학생이라는건 이젠 인첨공 녀석들이라면 개나소나 다 아는 내용이겠지?설마 모르는 놈은 없으리라고 믿는다."
중간중간 목이 마른지 옆에 준비한 물을 한 모금씩 마시다가,나중엔 싫증이 난 건지 물 대신에 사이다를 한 병 사와서 그걸 마시는 성빈.
"아무튼 레벨은 1.사용하는 능력은 크게 보면.즉 대분류로 보면 일렉트로키네시스(electrokinesis)..그러니까 니들이 흔히 말하는 전기쪽 관련 능력인 것이다.흔히 말하는지 아닌진 솔직히 나도 몰라."
"아무튼 대분류로는 일렉트로키네시스쪽에 속하고,일렉트로키네시스 내의 소분류..일명 특화능력은 프리발런트 디스차지(prevalent discharge)이다.니들 중에 이게 뭔지 처음 들어보는 사람은...없겠지.너네들이 나보다 인첨공에 오래 있었고 능력 같은 것도 빠삭하게 알고 있을 테니까.아,신참 스킬아웃이라면 미안하고."
"..."
"하여튼간 알고 있을거 같지만 궂이 한번 더 강조하자면,이건 내가 보기에 혁신이라고 생각하는 기술이다."
에헴,하고 목을 푸는 성빈.
"무려 전기를 흡수한 다음 그 전기를 자기 마음대로 쓰는 기술이지.전기를 흡수하는 대신 자체적으로 발전은 못 하지만,그 대신 이건 다룰수 있는 전기의 범위가 일반 일렉트로키네시스와는 다르다고?"
"이게 훨씬 범위가 크지.니들이 왠만해선 잡으면 감전하는 저 피복이 벗겨진 전선도."
아무런 보호장구 없이 전선을 맨손으로 잡고 있다가,손을 떼는 성빈.놀랍게도 그의 몸은 멀쩡하기 그지없었다.
"난 이렇게 전부 흡수하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거지.그렇다고 해서 집에 가서 좋아!난 프리발런트 디스차지를 가진 일렉트로키네시스트가 될거야!하고 전선을 잡는 미친짓은 하지 않길 바란다.나도 이거 커리큘럼으로 얻은 거란 말야.레벨 0때의 훈련방법은 나도 몰라."
무책임하게 한 마디 내뱉고 다시 말을 이어간다.
"하여튼간 이렇게 흡수한 전기는 내가 원하는 때에 원하는 양만큼 쓸 수 있다.아까 내가 말했지?이 능력은 다른 일렉트로..귀찮으니 대충 전기 능력자로 통칭하지.하여튼 다른 전기 능력자들보다 최대허용범위가 훨-씬 커서 레벨 1이라도 그 이상의 화력을 낼수 있는 거야."
"..말이 잠시 다른대로 샌 거 같은데.아무튼 그렇게 쓰다가 바닥나버리면 다시 전기를 내뿜는 물질에서 전기를 흡수해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있지만,그 귀찮음만 잘 극복할수 있다면 공격 면에서는 전기 능력중 최강이 아닐까?일단 내 생각은 그렇다."
거만한 자세로 팔짱을 끼고 주위를 슥 둘러보는 성빈의 눈빛에서는 자신의 능력에 대한 강한 자부심이 느껴졌다.
"아,같은 프리발런트 디스차지를 만나면 어떻하냐고?간단해.전기를 상대의 최대 허용치보다 더 높게 모은 다음에,그걸 한번에 쏘아내는 거지.그러면 상대는 아무리 전기를 흡수하는 프리발런트 디스차지 능력자라도 과부하가 걸려 바로 실신하거나 하겠지?"
"하여튼 다음부터 나한테 걸렸을 땐 조심하라고.레벨 , 1일지라도 위력만은 레벨 1.7이니까."
곧 시계를 보고 아차,하며 스냅백을 집어드는 성빈.
"윽.남우 녀석,또 늦었다고 한 소리 하겠군..그럼 이걸로 나에 대한 설명은 끝이다.그럼 이제 뻗어!"
곧 스냅백을 쓰고 바닥에 있던 가느다란 와이어를 회수하자,기다렸다는듯 스킬아웃들이 바닥에 엎어지거나 의자에 길게 늘어졌다.
"아,그리고 한 가지만 더 덧붙이자면.."
"난 스킬아웃이면 남자든 여자든 자비 없다?"
그렇게 전기 능력에 감전된지 얼마 안 되어 보이는 스킬아웃들을 뒤로 한 채,콘크리트 주차장을 걸어 나오는 성빈이었다.
- 핫 이슈
"뭐야,또 당했대?"
"그렇다더군.이번에 목화고로 전학온 새내기한테 전부 그 꼴이 났다는 모양이야."
"대체 어떤 놈이길래..."
"나도 모르지.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일렉트로키네시스 라더군."
"하여튼 놈을 상대할때는 좀 주의해야할 필요가 있겠어.단체로 덤벼들어도 전부 감전되어 기절한 채로 발견되었으니.."
-인첨공의 한 시내 거리,멀쩡한 일반인 코스프레 중인 두 스킬아웃들의 대화 중 일부분-
최근 인첨공 내의 스킬아웃과 불량배들 사이에서,심심하면 자주 언급되는 이가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성빈이었다.뭐 사실 성빈 그는 평상시의 모습처럼 행동했을 뿐이었다.인첨공 밖에서도 그래왔듯이 눈엣가시는 즉각 처딘해버리고,오로지 자기가 원하는 대로 행동하던 걸 인첨공 내에서도 그대로 행할 뿐이엇다.문제는 신참 주제에 오자마자 엄청난 행적들을 남겨댔음이겠지.아무튼 성빈의 그런 모습은 다른 스킬아웃들과 불량배들의 눈에 더욱 잘 띄었고 그 결과 성빈이 화젯거리에 오르는 건 시간문제나 다름없었다.
'누가 내 이야기를 하나..?'
정작 성빈 그는 아까 말했듯이 인첨공 밖에서도 쭉 그래왔기에 상당히 무관심한듯 보였다.어쩌면 당연하겠지.눈 앞에 보이는 상대가 하는 뒷담을 다 알아채고 그것에 관심을 가진다는 건 그쪽 관련 능력자가 아닌 이상은 불가능한 일이었으니까.
'몰라..관심 없어.'
곧 아까의 기분은 관심 없다는듯 하던 일을 계속하는 성빈.응?뭐 하는 중이었냐고?오늘 만들어진 자신의 아이템들을 받고 이리저리 살펴보던 중이었다.
전에 저지먼트 게시판에 써 붙여져 있던 물건 제작의뢰 받는다는 글을 보고,그곳에 물건 제작 의뢰를 써 붙인 것이다.성빈의 능력은 전기를 흡수한 뒤 흡수한 전기를 일반 일렉트로키네시스트처럼 자유자재로 사용 가능한 능력.전기가 늘 가득하면 모를까 직접 발전을 할 수 없기에 따로 흡수해야 한다는 점에서 우선적으로 불편했고,일일히 전기충격기로 충전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어 더욱 나은 물건을 부탁한 것.그리고 그 결과는 매우 흡족스러운 물건들이었다.
"오,디자인 좋은데."
부실에 놓여진 물건들을 보고 성빈이 맨 처음 든 생각이었다.이렇게 휴대하면서 가지고 다닐 것들은 성능도 중요하지만 우선적으로 디자인이 세련되거나 멋지거나 해야 한다.그만큼 겉으로 보여지는 이미지 역시 매우 중요한데,이것들은 그 조건을 전부 충족하고도 남을 것들이었다.
"이렇게 하면 되는건가..?"
일단 용도대로 전부 차고 끼고 해 보았다.이렇게 해 놓으니 제법 잘 어울리는걸?곧 핸드폰을 꺼내 셀카를 찍고,그걸 성빈의 반 단체톡에 올려 보았다.
-잘 어울려...?
곧 '잘 어울린다','어디서 산거냐','얼마 짜리냐',때론 장난스럽게 '너한텐 그 물건들이 아깝다' 등등 여러 반응들이 이어졌고,그 반응들에 기분 좋게 웃으며 답변을 날려주는 성빈.역시 전학생임에도 불구하고 낯 안 가리고 나름대로 친화력 있는 성격 때문에 반 아이들과도 소프트한 관계를 이어 나가는 성빈.
"아,저 녀석인가?"
그렇게 한참 핸드폰에 열중해서 걷다가,문득 앞을 막아서는 남자에 하마터면 부딛힐뻔 한 성빈.왜 이런 부류의 사람들은 하나같이 가는 사람 앞길 막기를 좋아하는 걸까.살짝 미간을 찌푸리며 몇 걸음 물러선다.
"..또 뭐야?"
"너,홍성빈 맞지?"
곧 자신의 이름을 물어오는 상대에 맞는데.하고 짧게 대답하며 곧 상대의 차림을 훑어보았다.딱 봐도 난 이 동네의 양아치 중 하납니다 라고 말하는 듯한 라이더 자켓에,가죽 바지 그리고 초록색으로 염색한 의외로 좀 젊어 보이는 남성이었다.
"야,이놈 맞댄다."
"그래?그거 잘 됬군.."
곧 어디에 숨어있던 건지,성빈을 앞뒤로 포위하듯 나오는 또 한명의 불량배.그런 둘을 잠시 한번씩 번갈아 보더니,고개를 젓는 성빈.
"와,너무하네.환자한테.."
곧 깁스한 오른팔을 슬쩍 보는 성빈.어제 각목으로 맞아 심한 타박상과 더불어 뼈에 금이 갔단다.다 나으려면 꽤 걸릴 거라나..아무튼 나름대로 난감한 상황에 한숨을 내쉬었다.
..물론 속수무책으로 당하고만 있을 성빈이 아니었지만.
"환자?우리가 니 그런 사정을 일일이 알아줘야 하냐?"
"팔 한쪽을 못 쓰게 되었다면 그 전하곤 상황이 달라지겠지?"
"그렇겠지.우린 이제 이 동네 녀석들 중에서 처음으로 이 녀석을 짓밟을 영웅이 되는거야!"
곧 뭐가 그렇게도 좋은건지,서로 한참을 깔깔대며 웃는 두 남자를 상당히 어이없다는 듯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성빈.분명 악한 건 저들이건만 지금 저들의 대화를 들어보니 성빈은 마치 악의 중심이 된것같은 기분이었다.
"꼴같잖네.영웅?"
"그런건 니들같은 새끼들이 함부로 입에 올릴 소리가 아냐."
곧 그들의 그런 망상을 비웃기라도 하듯 현실적인 팩트폭력이 이어지고,망상이 깨지자 영 기분이 나쁜건지 아까의 웃음은 어느새 사라진지 오래.
"..아,이건 집어 치우고!아무튼 전에 너한테 털려 나간 녀석들의 복수를 대신하러 왔다!"
"각오하라고!"
복수..참 눈물겨운 노력이다.스킬아웃 중에서도 다른 녀석이 당했다고 저렇게 직접 복수하러 와 주는 놈들이 있었을 줄은.곧 기합을 넣으며 달려드는 스킬아웃에 정신을 차리는 성빈.하마터면 안쓰러움에 그냥 넋 놓고 보고만 있을 뻔 했다.
"그래,뭐.니들이 그렇게 복수하고 싶다면.."
왼손만으로 싸우는건 무리.그럼...이번 기회에 이 걸작들을 한번 써 볼까.설마 실전에서 바로 쓸 생각은 못 했는데.
"...좀 더 커서 돌아와라.."
왼손으로 허리춤에 차고 있던 시계의 와이어를 길게 빼 잡고,곧 거기에 전류를 흘려 보내는 성빈.
"아직 니들은 나한테 풋내기들일 뿐이거든."
곧 성빈의 와이어가 허공을 갈랐다.
- Jäger
오늘도 평소와 다름없이 순찰을 돌다가,골목길로 떼지어 들어가는 스킬아웃들을 발견하고,곧 날카롭게 눈을 빛내며 그 뒤를 밟았다.스킬아웃들이 하는 짓이라야 늘 몰려서 담배 피우고,힘 없는 일반인이나 괴롭히는 짓거리들 뿐이지.
"안녕-우리 착하신 여러분들.오늘도 늘 한결같이 몰려있구나."
'...기다려.전부 재워줄테니까..'
뭐냐,저 녀석은.늘 그렇듯 평범한 질문만을 내뱉는 스킬아웃의 물음에는 궂이 대답하지 않았다.내가 누군지 곧 알게 해 줄게.
"Are you ready..?"
곧 그들의 대답이 나오기도 전에,어둠 속에서 몇 가닥의 무시무시한 전류가 흐르는 모습만 선명히 보였다.
"OK..GO TO THE HALL..!"
.
.
.
.
곧 빛이 번쩍 한다 싶더니,순식간에 대여섯명이나 되는 스킬아웃들이 감전되어 쓰러졌다.성빈의 능력 사용 때문이었겠지.
"흐음.시시해."
"더 강해져서 돌아와라."
쓰러진 사냥감들에게 피식 비웃음을 날리며,한참 물 오른 독사의 눈빛으로 다음 희생양을 찾아 사냥꾼은 어둠 속으로 형체를 감추었다.
한편,이곳은 인첨공 내의 한 상가 골목길.혜성처럼 등장한 신참 저지먼트의 무자비한 사냥에 약간은 겁먹은듯한 모습의 스킬아웃들 몇몇이 한데 뭉쳐 있었다.
"야,오냐?안 오냐?"
"..몰라.일단 안 오는거 같은데."
"그것보다,그 소식 들었어?또 놈들이 속수무책으로 당했대."
"당연 들었지.대체 얼마나 괴물같은 놈이길래.."
"모르지.하여튼 마주치기도 싫은 놈이야.최근에는 뭔 와이어같이 생긴 것도 막 쓰고 다니던데.."
하긴,그 싸움실력에 무기까지 들고 다니면 위력은 볼만하겠지.그렇게 서로 겁에 질린듯한 이야기가 오가던 도중 제기랄,하고 곧 스킬아웃들 중 한 명이 벽을 쾅 발로 찼다.
"야,멍청이같은 새끼들아.정신 안 차려?"
"우리가 신참 한 놈한테 쫄아서 골목길 구석에 이렇게 찌그러져있어야 해?"
"난 이딴 짓 못해.그 망할 새끼하고,결판을 내고 말 거라고!"
곧 자리를 박차고 나갈 기세로 일어나는 그 스킬아웃을,다른 스킬아웃들이 뜯어 말렸다.다른 사람들이 보았다면 참으로 우스울 모양이었다.늘 안하무인 유아독존으로 살아오던 자들이 지금은 새로 전학온,새파랗게 어린 신참 저지먼트 하나에게 완전히 위축된 채로 이러고나 있으니까.뭐 그만큼 성빈의 명성이 자자하다는 뜻이겠지만.아무튼 겨우겨우 말리고 다시 자리에 앉히는데 성공한 듯 보였다.
"..미쳤어?그러겠다고 나섰다가 지금 병원신세 지고 있는 녀석들이 한둘인줄 알아!?"
"그렇다고 해서 병X같이 이렇게 쳐박혀 있기만 할거야?"
곧 스킬아읏들 사이에 싸늘한 기류가 감돌았다.이런걸 내부 분열이라고 하던가..아무튼 곧 주먹질이 오갈것 같은 극한의 분위기는,이 자리에 초대받지 않은 손님의 목소리로 깨어졌다.
"역시 잡졸들은 잡졸일 뿐이라니까.."
안녕,친구들.인기척 없이 나타난 성빈이 장난스럽게 인사를 건냈다.
"ㅈ..저 녀석!"
"대체 어디있던 거야..?"
곧 자신을 마치 귀신 보듯이 하는 스킬아웃들의 모습이 마냥 재밌는건지 피식 웃음을 흘리는 성빈.언제부터 자신이 저들에게 공포의 존재가 되어버린건지는 모르겠지만,아무튼 지금은 스킬아웃들의 반응이 너무나도 우스워 그런건 안중에도 없는 성빈이었다.
"왜 그래?"
"고작 신참 하나한테 이렇게 떨고 있다니."
"스킬아웃이란 것들도 보잘것없는 집단이었군."
곧 자신들을 비꼬는 듯한 발언에 몇몇은 분통을 터트렸으나,쉽사리 덤벼들 생각은 못했다.마치 자신의 천적을 마주한,피할줄만 알고 덤벼들 힘은 없는 사냥감들처럼.
"에,안 덤벼?"
"...그래도 상관 없겠지.어짜피 너희는 스킬아웃..이미 수배범으로 낙인 찍혔거든."
"그런 이상,지금은 너희도 내 사냥감일 뿐이야."
각오는 되어 있겠지?이번 만큼은 성빈쪽이 악역이라고 해도 믿길만큼 낮게 깔린 음산한 웃음이 스킬아웃의 청각을 자극하듯 파고들었고,이어 흐르는 전류는 낮임에도 마치 저녁처럼 어두운 골목을 밝게 비추며 스킬아웃들의 시각을 마비시키는 듯 했다.
"살살 안 할 거니까,병원비는 알아서 준비 잘 하고-"
"그럼...사냥 시작이다."
씨익 웃는 성빈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몸에 힘이 빠져나가는것을 느끼며 별다르게 손을 쓸 생각도 하지 못 한 채로 다시금 뻗는 스킬아웃들.상황은 늘 그의 일망타진이었다.
"이거..너무 빨리 끝났는데?"
"..재미없어.더 센 놈은 없는건가."
곧 흥미를 잃은듯한 성빈의 목소리.사냥꾼은 그렇게 오늘도 더 나은 사냥감을 찾아,다시 한번 전장으로 나섰다.
- 진정한 정의란..?
"그게 과연..진짜 정의일까."
한밤 중에 아무런 생각도 없이 깨어 있으면,괜히 쓸데없는 생각들만 든다고.그러나 그때 드는 그 쓸데없는 생각 마저도 성빈에게는 다시 한번 짚고 넘어가보아야 할 것들이었다.
일전에 한번 자기네들의 능력 하나만 믿고 후배를 괴롭히는 선배들을 처리하고 난 뒤,주혜라는 여자아이와의 대화에서 허를 찔렸던 것이 있었다.
'그 정의는 세간에서는 정의로 인정하지 않사옵니다. 그게 무슨 뜻인지 아시옵니까. 당신의 정의를, 올바르고 완벽한 정의라고 믿으며 그것을 행할때의 모든 책임을 질 각오를, 져야한다는 뜻이옵니다.'
정의로 인정하지 않는다..사실 그것은 성빈 역시 어느정도는 알고 있던 사실이었다.무자비하게 때려 눕히고,능력으로 실신 지경까지 몰아세우고.그것들은 성빈 그가 저지먼트 소속만 아니었으면 곧장 스킬아웃 아니면 폭력 단체의 일원으로 오해받기 딱 좋은 모습이니까.
하지만 성빈은 지금까지 그것만을 정의라는 개념으로 인식해왔었다.범죄든 폭력이든 상대방이 더 이상 그런짓을 하려는 생각조차 못 하게,조금 과하더라도 무슨 수를 써서든 상대를 제압해서 더 이상의 무고한 피해자들이 생기지 않게 하는것.그것이 성빈이 지금껏 생각해왔던 정의였다.
"...하아,답답한 기분이야."
이렇게 누워만 있으면 진심으로 미쳐 버릴것만 같아,답답한 기분을 어떻게든 풀어 버리기 위하여 기숙사 밖으로 나섰다.제법 시원한 밤 공기가 과열되었던 자기 머리를 시원하게 식혀주는듯한 기분을 느끼며,그가 자주 들렀던 공터로 향하였다.
"꺄악..!"
갑작스레 성빈의 고막을 자극하는,찢어지는듯한 여성의 비명.무슨 일이 났구나 싶어 급하게 경로를 틀었다.
"그 핸드백,비싼거 맞지?안 내놔?"
건장한 남성 셋이서,여자 한 명을 두고 강도 행위를 벌이고 있었다.역시 인첨공이란..하고 나지막히 중얼이는 성빈.
"ㅅ..싫어요..아악!"
끝까지 저항하는 여성.그런 여성을 보다가 곧 저건 도와줘야겠다 싶어져 나서려는 찰나,다시 한번 여성의 비명과 함께,붉은 액체가 사방에 튀었다.
"진작에 내놓을 것이지.우리도 이렇게 하긴 싫었다고?"
한 남성이 들고 있던 칼에서,여성의 것으로 보이는 피가 몇 방울 떨어지고 있었다.그대로 배를 찔린듯한 여성은 바닥에 힘없이 쓰러지고,곧 다른 남성이 꽤 비싸보이는 핸드백을 강제로 빼앗았다.
"야,근데 이거 또 신고하지 않을까?"
"..걱정 마.신고도 못하게 만들어버리면 되니까."
여성에게 다시 칼을 들이대는 남성.일순간,강한 섬광과 함께 들고 있던 칼을 놓치고 여성의 앞에서 뻗어 버리는 남성.
"이야,대단한 자식들."
"폭행죄에 절도죄에 살인미수.화려하다 화려해."
칼을 저 편으로 차 날려 버리며,성빈이 입을 열었다.크게 당황한듯 보이는 나머지 패거리들.
"하여튼.이런 쓰레기같은 새끼들 때문에 내가 못 쉰단 말이지."
곧 고함과 함께 자신에게 달려드는 남자를,가볍게 피했다.
'그래..내가 행하는 정의는,어쩌면 진정한 정의가 아닐지도 몰라.'
'하지만 나설땐 나서야지.이런 뭣같은 정의일지라도..'
남자의 뒤통수를,엘보우로 세게 가격하는 성빈.곧 중심을 잃은 듯 휘청이는 남자의 옆구리에,강하게 킥을 한방 더 먹여 주었다.
'세간이 내가 하는 짓을 정의로 보든,폭력으로 보든.그건 내 알바 아니야.'
곧 아까 방에 있을때만 해도 평소보다 더욱 흐릿했던 눈동자는,자신이 뭘 해야 하는지 깨달음을 받은 듯 평소와는 다르게 강한 사명감을 띄고 있었다.
'그래.남들의 시선 따위는..그딴 시답지도 않은것 따위는 중요하지 않아.'
자신의 뒤에 있는 여성의 핸드백을 들고 있는 남성을 돌아 보았다.
"내가 행하고자 하는 것."
"그것이 바로 정의다."
- 장검의 밤
※이 연성은 제목만 따온 연성으로,실제 H총통의 장검의 밤과는 전혀 연관되어있지 않음을 안내드리는 바입니다.
어느날 저녁,인첨공의 한 고급 호텔.이곳은 예전부터 뒷세계에서 꽤나 명성이 자자하거나 크게 한 자리를 차지하는 높으신 몸들부터,내가 이 동네에서 짱이다!하는 능력을 가지지 않았지만 신체능력이 꽤 우월한 스킬아웃들,그리고 약간의 능력을 가진,레벨 1 초반~후반대의 불량아들 등,온갖 악의 모임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뒷세계에서는 악명높은 장소이자,인첨공 불량배들의 핫스팟 중 하나였다.이런 장소를 어째서 안티스킬이 모르고 있었는지는 의문이다.아마 겉보기에는 말끔하고 아무 일 없어보이는,그저 평범한 호텔로 보여서겠지.그리고 입구의 호텔 보이의 감시 역시 탁월해서,일반인이나 안티스킬이 들어가려 하면 곧장 앞을 막아서고
"지금 방 비는거 없으니까,다른 곳 찾아보세요."
라며 둘러대기 일쑤였다.그렇기에 일반인들은 이 호텔의 내부에서,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절대 모를 것이었고 말이다.
아무튼 오늘도 뒷세계가 계최하는,사람의 목숨과 그들이 몰래 납치한,무고한 시민들의 장기가 자유자재로 오가는 위험한 게임이 호텔 안에서 펼쳐지고 있을 무렵.곧 괴전류와 함께 호텔의 모든 불이 꺼졌다.
"ㅁ..뭐야 갑자ㄱ-"
곧 주위를 아까보다 훨씬 밝게 비추는 꽤 압도적인 양의 전류와 함께 픽 기절하는 한 불량배.그리고 그 전류와 정전 사건의 주범은...다름아닌 성빈.
"흐..하하하...."
어째서인지 평소 그의 모습과는 다르게,눈에 어마어마한 광기가 비추어지는듯 했다.갑작스러운 그의 모습에,주춤하며 한 걸음씩 물러나는 인원들.아무리 뒷세계에서 이름을 떨쳤던 자라 하더라도 지금 성빈의 모습을 보고 겁먹지 않을 자는 없을 것이다.
"안녕-우리 뒷세계 여러분들.."
"....다들 여기 몰려 있었구나!!"
곧 다시한번 전류를 내뿜기 시작하는 성빈.일단 레벨 1이라 위력은 별로 보잘것 없었을수도 있으나,전에 시현에게서 받은 발전기와 아까 흡수한 호텔의 전류,그리고 특별히 또 들고온 발전기 여러대로,전류를 소모하기가 무섭게 연속적으로 풀파워를 낼 정도로 다시 전류를 충전시키는 성빈.지금 그에게 몸 망가지는것 따위는 큰 일이 아닌 듯 보였다.
"하하하..!!다 쓸어버리겠어..!"
"야..뭐 해!저놈 안 막아?!"
곧 난폭모드로 돌입한 성빈을 막으려 드는 불량배들.그런 불량배들과 정면으로 맞서는 성빈.어째 지금은 성빈이 악역이고 불량배들이 선역 같지만 그냥 그러려니 하자.아무튼 역시 뒷세계답게 몇몇 자들은 불법밀수한 총을 들고 겨눈다.
"하아..총?너무하네 다들-"
"내가..그냥 가만히 쏘게 내버려둘거 같아?유감이다아!!!"
곧 총의 방아쇠를 미처 당기기도 전에,혹은 총을 장전하기도 전에 전류로 총을 든 인원부터 순식간에 저격하는 성빈.물론 그 와중에 몇발 쏘는 대단한 실력자들도 있었으나,불발 아니면 빗나가기만 하고 전부 감전되어 기절하였다.
"안되겠어..이렇게 된 이상은..!"
능력의 위력은 레벨 5는 커녕 3에도 한참 못미치지만,그의 기세 하나만큼은 레벨 5도 능가할만했다.그런 성빈을 경악한 듯한 모습으로 바라보다가,이내 곧 몇몇의 눈빛 교환이 이어졌다.
"좋아..어이,전기 능력자!네녀석이 누군진 모르겠지만,이곳이 너의 무덤이 될 것이다..!"
"헤에-무덤..?지금 무덤이라고 했나...?"
곧 크게 웃어재끼는 성빈.지금 그가 움직이는 원동력은 마치 광기와 살기 뿐인 것처럼 느껴졌다.평소보다 더욱 영혼을 잃은듯한 모습의 눈동자는 그것을 확실하게 드러내고 있었다.
"그래..누구 무덤이 될지 한번 해볼까-?"
곧 칼이며 골프채며,기타 등등 불량배라면 반드시 쓸 법한 무기들을 든 불량배들과,능력으로 성빈을 요격할 준비를 하는 레벨 1의 능력자들.그리고 그런 자들을 가소롭다는듯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성빈.
"이야아아!!"
곧 불량배의 고함과 함께,이 생사를 건 난전이 시작되었다.자신에게 칼으로 한방 먹이려는 이 자신만만한 불량배를 순식간에 제압하는 성빈.
"네놈들 실력이 고작 이정도밖에 안되는거냐?이따위 실력으로 감히 누굴 이기겠다고..?"
곧 다시 살기 넘치는 눈빛으로 스킬아웃들을 바라보는 찰나,갑자기 눈앞이 흐릿해져왔다.아,큰일이다..
'..벌써 몸이 말을 안 들어..'
곧 가해지는 어지럼증을 이를 악물고 극복해내며,와이어를 길게 빼 들었다.보통 이런 증상은 능력의 과부하로 인한 부작용이지.몸의 상태가 극악을 향해 치닫고 있음에도 불구하고,성빈은 쌓여가는 전류를 와이어에 전부 흘려 보냈다.뭐 그래봐야 발전기들의 도움으로 다시 충전되기 마련이지만.사실 이 모든 횡포가 오늘 새벽 왕게임 벌칙으로 인한 쪽팔림 때문이라는 건 성빈,그만 아는 사실이었다.
"어딜 감히!"
곧 적 파이로키네시스의 공격.어찌어찌 피하기는 했으나 왼쪽 옷소매와 성빈의 팔이 불에 의하여 약간 검게 그슬렸다.곧 이런것쯤은.하고 피식 웃은 뒤,다시금 전류를 흘려보낸 와이어를 휘두르며 반격을 시작하는 성빈.
"하하하하..!이까짓거 간지럽지도 않거든..!"
다시금 자신에게 덤벼드는 불량배들을,일제히 쌓아 두었던 전류를 전부 방출하며 호각으로 맞서는 성빈.그렇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났을까,방안은 완전히 초토화되었다.한때 불량배 초토화 사건으로 이름을 날렸던,그대 그 성빈의 모습처럼,성빈 혼자만 정신을 잃지 않은채로.다만 다른점이 있다면,지금의 성빈은 말 그대로 만신창이였다.레벨 1로써 감당하지 못할것들을 그대로 실행으로 옮긴 성빈은 지금 당장 쓰러지더라도 이상하지 않을 몸상태인 것이다.
"하아?벌써 다 끝인가?"
피식 웃으며 곧 돌아서려는 찰나,익숙한 총성이 귀를 때림과 동시에 순간적으로 오른쪽 어깨가 떨어져나갈것같은 느낌을 받는 성빈.어깨에 잠시 손을 댔다가 때자,손에 붉은 것이 잔뜩 묻어났다.그대로 어깨를 관통하고 날아간 총알은 벽에 박혔다.
"체엣,빗나갔나?"
얄미운 놈의 목소리.곧 장전음이 들려오고,성빈은 그대로 뒤돌아섰다.
"....지금,쏜거냐?"
손에 묻은 피를 한번 혀 끝으로 살짝 핥은 뒤,곧 다시 사악하게 씨익 웃는 성빈.
"아직도 살아남은 녀석이 있을줄은."
곧 한발 더 쏘기도 전에,어마어마한 불빛과 함께 그대로 전해지는 전격에 그대로 뻗어 버리는 마지막 상대를 바라보며,그제서야 발전기를 전부 꺼버리는 성빈.상황은 종결되었다.아마 이번 소동으로 이곳은 안티스킬의 주기적 감시와 함께 지배인의 변경으로써 악의 소굴에서 벗어나 다시금 평범한 고급 호텔로 되돌아갈 것이다.그게 아니더라도 어떻게든 철거를 시키거나.
"....싱겁군.."
"...물론 이 지경까지 온 내가 할 말은...아니지만.."
..잠시 힘이 풀려 비틀거리는 다리를 필사적으로 가누며,안티스킬에 신고를 마치고 호텔에서 나오는 성빈.이런 곳에서 쓰러질순 없다.절대로,적 앞에서 쓰러지는 나약한 모습을 보일 순 없다.
"야,야 홍성빈!"
얼마쯤 걸었을까,곧 들려오는 익숙한 목소리에 고개를 들었다.흐릿한 시야 속으로,누군가의 모습이 보였다.아,남우구나.피식 웃는 성빈.
"너 이 새끼야,몸 꼴이 이게 뭐야..!"
남우 이 녀석,겉보기엔 안 그래 보여도 속으로는 걱정 꽤나 많이 한 모습이다.곧장 달려 오더니,성빈의 몸 상태를 보고 크게 놀라는듯한 모습의 남우.뭐,이 몰골을 보고 안 놀라는게 이상하겠지.하여튼 뭐라고 육두문자 섞은 잔소리를 연신 퍼부어대는 남우였지만,성빈은 별로 개의치 않는듯 했다.오히려 다행인걸.
"...남우."
"뭐 인마..!"
".......다행..이다..."
지금처럼 같은 방 룸메이트가,자신의 베스트 프렌드가,아니 남우 본인이 이렇게까지 고맙다고 느껴지는 건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이겠지.같은 편을 마주할수 있다는건,더 나아가서 자신에게 편이 있다는 건 성빈으로썬 축복이나 마찬가지였다.
"다행은 무슨 다행이야!"
"내가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아?!"
"...고마워."
걱정해줘서,진심으로 고마워.이젠 좀 쉴수 있겠지.흐릿한 미소를 마지막으로 꺼져가는 의식 속에서,마지막으로 남우에게 건낸 말이었다.
"갑자기 고맙긴 무슨...."
"....성빈..?야,홍성빈..!정신 차려!"
미안,잠깐 좀 기대고 있을게.그대로 푹 쓰러지는 성빈.이대로 깨어나지 못한다고 해도,후회는 없어.어째 시작은 쪽팔림으로 인한 묻지마 폭력인듯 했지만 알게 뭐야.비록 쪽팔려서 한 행동 치고는 너무나도 가혹한 결말이긴 하지만 성빈 그는 역시 별로 개의치 않았다.어찌 되었건 악의 무리를 다시 한번 소탕한 셈이었으니까.저지먼트 활동도 할 겸 자신의 능력도 다시금 확인해볼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하지 뭐.그리고..'...어짜피 인첨공에서도 내 목숨을 보장받지 못할 거,차라리..이렇게 끝내버리는 것도 나쁘진 않은 선택이니까.'
그렇게 한바탕 뒷세계를 뒤흔들어둔 그날 밤,굉장히 짧지만 끔찍하리만큼 길었던 밤은 무심하게도 평소와 다를 것 없는 모습으로 지나가고 있었다.
- 싸워야만 하는 이유
이전에 한번 누군가 자신에게 질문한 적이 있었다.
'넌 왜 맨날 싸우고만 다녀?'
'인생에 싸움이라는 선택지밖에 없는것도 아니잖아.'
그래,니들 시선으로 보면 싸움이라는 과격한 선택지 외에도 다른 좋고 편안한 선택지가 많겠지.
사실 성빈 자신도 어째서 자신이 이렇게까지 싸움에 미치게 되었는지 생각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그때는 그냥 싸움이란 가장 간단한 해결책이라고 대충 둘러대기 바빴지만 사실 자신이 싸움에만 매진하게 된 데에는 과거의 탓이 컸다.
성빈의 아버지는 한 기업의 회장직을 맡고 있는 제법 잘나가는 사람이었고,그의 어머니 역시 회장까지는 아니지만 잘사는 축에 끼어 있었다.늘 넉넉한 가정형편 덕분에 그들은 물론이고 성빈 역시 다른건 몰라도 돈 걱정은 하지 않고 살 수 있게 되었고,가난과 굶주림이라는 단어는 자신과 멀리 동떨어져있는 것으로 여기고만 있었다.TV에 나오는 기아들을 볼 때에도 연민이나 측은함 따위는 일절 들지 않았다.되려 저것이 저 아이들의 운명인 것만 같았다.그리고 어짜피 도움을 줄 때만 잠깐 형편이 나아지는 것일 뿐 영원히 형편이 나아지는건 아니니까.잠깐의 쾌락으로 저들에게 희망고문을 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차가운 현실을 하루빨리 받아들이게 하는 것이 훨씬 나을 거라는,이상한 관념에 사로잡혀 있었다.뭐 아까 말했듯이 그만큼 가난과 굶주림은 자신과는 전혀 관계없는,그저 못 사는 남들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그 일이 있기 전까지는.
무슨 바람이 든 건지,이것도 운명의 장난이었던 것인지.갑작스레 들어온 성빈의 아버지의 오토바이 데이트 요청에,성빈 그의 어머니가 흔쾌히 허락한 것.그것이 사건의 발단이었다.잘만 하면 로맨틱한 데이트로 끝날 수 있었던 일이,경적도 채 울리지 않고 미친 개마냥 달려든 지프차 한 대에 의하여 끔찍한 악몽으로 돌변해버렸다.사건은 분명 뺑소니였지만,어째서인지 그냥 사고로 처리되어 버렸다.아버지는 생사를 넘나들 정도로 크게 부상을 입고,어머니는 그 자리에서 바로 즉사.
마냥 온실 속 화초마냥 아무런 걱정 없이 자라만 오던 성빈이,난생 처음 온실 밖으로 나와 마주한 세상은 참혹했다.아니,사실 세상의 모습은 그의 예상대로,마냥 깨끗하지만은 않았다.각종 비리에,부정부패,허언증 환자들의 되도않는 연설,그리고 권력을 쥔 자들의 횡포와 서로 경쟁 관계에 있는 기업들의 팽팽한 기싸움.이런 것들이 부모라는 온실에서 강제로 끄집어내어진 성빈이 본 세상의 모습이었다.그리고 그 중 경쟁 기업의 기싸움이라는 건,성빈에게 직격타로 적용되었다.
"저 애가 홍 회장 둘째 아들.맞지?"
오로지 경쟁 기업의 회장 아들이라는 이유만으로,다시 그 기업을 살릴 가능성이 있는 위험 인물로.아버지 곁에서 마냥 귀여움을 받으며 다른 사람들에게도 괜찮은 이미지를 유지했던 성빈은 아버지라는 디딤목이 사라지자 블랙 리스트에 이름이 오르며 여러번 생명에 위협이 가해지게 되었고,그때는 아직 어렸기에 자신을 향한 어른들의 폭력을,네까짓 놈 하나쯤은 죽어도 언론에 영원히 비밀으로 묻어갈 수 있다고 말하는 듯한,더러운 어른들의 폭력을 고스란히 몸으로 받고만 있었다.
"도대체 왜..?"
결국 이대로 가다가는 진짜 죽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성빈은 자리를 스스로 박차고 나오기로 했다.이따위로 살 바에야 한때 자신이 멸시했던 기아들처럼,괴롭힘은 받지 않지만 대신 굶주림에 시달리며 보내는 것.차라리 그것이 몇백배,아니 몇만배는 더 낫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멍청한 새끼.꼬맹이 하나 못 잡아서 이 지X이야?"
그리고 그 도망의 현장에서도,더러운 현실은 끊임없이 성빈의 눈에 띄었다.자신 아버지의 기업과 영원한 앙숙 관계에 있는,다른 기업의 회장.그는 지금 골프채로 자신 아래 휘하의 일개 사원을 막 구타하려던 참이다.그리고 곧 얼마 안 지나서-성빈의 눈 앞에 흩날리는 붉은 꽃잎이 휘날렸다.아니,엄연히 말하자면 핏방울이겠지.후두부를 제대로 얻어맞은것 같은 사원은 그 자리에서 절명했고,곧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누군가에게 전화를 거는 회장.
"...어,길게 말할거 없다.니들이 처리해야 할 쓰레기가 생겼어-"
..쓰레기?아직 어린 성빈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분명 저 둘은 일개 사원과 회장 관계이긴 하지만,그 누구보다 친했던 걸로 기억하는데.뭐?이제 와서 쓸모없어지니까 그 자리에서 즉결 처형해버리고,이제는 쓰레기?기가 차 그 회장을 쏘아보는 성빈.곧 전화를 끊고 조용히 읊조린 회장의 한 마디는,성빈의 모든 것을 뒤바꾸어 놓았다.
"역시 이 세상은 힘과 돈,그리고 권력이면 뭐든지 오케이라니까."
...아직 어린 나이의 성빈이었기에 권력과 돈은 조금 무리가 있었고.힘....힘이라.저 자가 말하는 힘은,분명 이런쪽에 쓰는 힘은 아니었을 것이지만.그 무엇보다 성빈의 뇌세포를 강하게 자극하는 단어였다.
'...그래,강해져야만 해.'
'마냥 피한다고 해결될건 없어.'
곧 무언가를 굳게 결심한듯한 모습의 성빈.옆에 놓여있던 쇠파이프를 꽉 움켜쥐고,숨죽여 회장에게로 다가섰다.
'그래,지금 나한테 필요한건 싸우는 것 뿐이다.오로지 싸워 이겨야만 해.'
'...그렇게 해야만 이 더러운 세상에서,이 뭣같은 어른들의 시선을 피할 수 있어.'
곧 높이 치켜든 쇠파이프는 아까전 회장이 사원에게 그랬던 것처럼,그대로 회장의 후두부를 강타했다.그리고,성빈의 그 행동은 앞으로 더욱 많은 싸움과 마주하게 할 것이라는걸 아는지 모르는지,아직 어린 소년은 황급히 그 자리를 떴다.
"......그러니까,오토바이는 위험하다는 거다 새끼들아-"
"그리고 니네 시끄러워.소음공해라고."
곧 시점이 바뀌어 인첨공의 한 거리.성빈은 앞에 무릎꿇은 폭주족들의 머리를 그들이 쓰고 있던 헬멧으로 통통 두들겨가며 훈계를 하고 있었다.
"아오!머리 때리지좀 말라고요!"
"뭐.불만 있어?"
곧 머리만은 때리지 말아달라는 부탁 아닌 부탁을 거절하며,전류를 흘려 보내 위협하는 성빈.히익 하는 소리와 함께 폭주족의 기세가 꺾였다.
"그건 그렇고..."
오토바이를 보니 다시금 떠올리기도 싫은 기억이 머릿 속에서 피어오르기 시작했다.제기랄,잊어야만 해..잠시 그렇게 있던 성빈은,문득 무언가가 떠오른 듯 고개를 들었다.
"어이,너희."
"...네?"
잠시 뜸을 들이다가,곧 말을 이어가는 성빈.
"....원래같으면 니들을 여기서 반 죽여놔도 성에 안 찰거 같지만,오늘은 특별히 봐주지.대신.."
"..너희,내 셔틀이 될수 있겠냐."
"셔틀? X까!내가 왜 니 셔틀이 ㄷ...."
셔틀이라는 말에 싫다는 티를 팍팍 내려고 드는 폭주족이었으나 곧 성빈의 살기 어린 눈빛에 기세가 다시 꺾였다.
"...ㅇ....아뇨,되겠습니다..!"
"음음,좋아.그러면.."
"나 오토바이좀 빌려줘."
전혀 뜻밖의 답에 잠시 벙쪄있는듯한 폭주족.곧 마지못해서 고개를 끄덕인다.
"ㄴ..네,그러죠 뭐."
"이름."
"..예?"
"이름 뭐냐고."
"문상현..입니다."
곧 자기 앞에 무릎을 꿇고 있는 남자의 이름을 물어보고,고개를 끄덕이는 성빈.문상현..이 녀석도 내가 아는 후배랑 닮았어.지금은 인첨공에 없긴 하지만.
아무튼 그렇게 짧게 통성명을 하고,오토바이에 오르는 성빈.그 무엇이 자신을 오토바이를 타게끔 이끌었는지,자신이 왜 그들을 봐주었는지는 모르겠지만,지금 성빈에겐 그런 건 안중에 없었다.오토바이의 핸들을 잡으며,다시금 그때 그 일을 회상해볼 뿐.
'......나도 이걸로 모든 짐을 내려놓고,편하게 안식을 취할 수 있을까요,어머니.'
'아니면 이건 그냥 새로운 도전에 불과할 뿐일까요.'
곧 능숙한 동작으로,엑셀을 자기 쪽으로 당겼다.
"...뭐,그런 건 상관 없겠지."
"그럼 한번 밟아볼까?"
언젠가 성빈의 아버지가 평소 잡지도 않았던 오토바이 핸들을 잡고 말했던 것처럼,성빈 역시 똑같은 뉘앙스의 말을 하고 곧 오토바이를 출발시켰다.지금 이 오토바이의 행선지가 천국일지 지옥일지는....몰라.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 없으니까.
- 편지
오늘도 평소와 다름없는 계속된 일상.지루한 수업시간은 늘 잠을 자며 보내고 그 시간이 지난 다음에는 늘 습관적으로,아니 이제는 병적으로 순찰을 강행했다.그러면서 틈틈이 스킬아웃들의 일탈을 늘 그래왔듯 과격하게 진압하고,기타 환경미화 활동 등.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시간은 밤을 훌쩍 넘어 새벽이 되었고,그제서야 기계처럼 반복되는 하루를 마치고 기숙사로 돌아왔다.
"...간만에 짐 정리나 해볼까.."
그 날은 무슨 바람이 들었는지,한 구석에 잔뜩 쌓아두고 치우지 않았던 물건들을 좀 정리해보기로 했다.아무래도 남자 둘이 쓰는 방이라 그런지 상태가 굉장히 심각하단 말이지.아무튼 마음을 단단히 먹고,그 물건더미로 손을 뻗어 집히는것 아무거나 집어 왔다.
"일단 이거...내 시험지.버려야지.."
수학 12점짜리 시험지.참고로 이건 예전 고등학교때 시험지였다.도대체 이게 어째서 나와있는 거야!아무튼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만큼 갈갈이 찢어,휴지통에 넣었다.이러면 아무도 못 보겠지.
"다음은...이게 뭐야 대체."
"..식물?"
그것도 물을 못 마셔 시들시들해진 거.뿌리 째로 뽑혀 나온 식물을 보며 도대체 왜 방에 이런게 있는지 의문을 가지던 도중,문득 저번에 화분 떨어트린게 기억났다.플라스틱 화분이었고,하필 찾기 곤란한 물건더미 속으로 쏙 들어가 버리길래 다음에 꺼내야지 했는데,그대로 잊고 있었던 것이다.
아무튼 마음속으로 식물의 명복을 빌어주며 기숙사 창문을 열어 밖으로 내던진 뒤,다시 창문을 닫았다.으으,역시 아직은 춥단 말이지.
다시금 물건더미로 손을 뻗어 더듬거리던 도중,이질적인 느낌이 손 끝을 통해 느껴졌다.대체 뭐야?곧 망설임 없이 그것을 집어드는 성빈.
"...!?!!!"
곧 기겁하며 그것을 내던졌다.이번에는 다름아닌 전기뱀장어.도대체 어디로 튀어나온건지 확인하던 도중,수조 뚜껑이 열려 있음을 확인했다.분명 닫고 나간걸로 기억하는데..힘도 좋지.
"ㅇ..아무튼 이것도 명복을...."
대충 쓰레받기에 담아 죽은 걸로 보이는 뱀장어를 밖으로 던지려는 찰나,순간적으로 꿈틀 하는 움직임에 하마터면 진짜 밖으로 떨어트릴뻔한 성빈.간신히 균형을 잡고 밖 대신 어항에 던져 넣었다.그러자 언제 튀어나왔냐는 듯 다시 유유히 헤엄치는 전기뱀장어.
"....생명력 참.."
곧 그런 전기뱀장어를 보며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한 뒤,밖에 나가 대충 장식용으로 쓸 만한 적당한 크기의 돌을 구해와 수조 뚜껑 위에 얹었다.이러면 이제 바닥에 뱀처럼 널부러진 전기뱀장어를 안 봐도 되겠지.만족스러운 모습의 성빈.
"다음은..."
또 다시 손 끝으로 전해지는 감촉.다만 이건 무생물인 듯 조금은 딱딱한 느낌이었다.책인가?하고 그걸 집어드는 성빈.
"........어."
잠시 말을 잇지 못하는듯한 모습의 성빈.그것은 다름아닌 성빈과 성빈이의 가족들을 담아둔 사진첩이었다.전에 아무 생각 없이 갖고와서 그냥 버려야지 하고 있던건데.지금이라도 버릴까 생각했으나 왠지 한번 열어보고 싶었다.
"....비록 꼴보기도 싫은 새끼들이 섞여있지만.."
"...그래도,최소한 이걸 만든 부모님을 생각해서라도 한번 볼까."
곧 떨리는 손으로 가족 앨범을 펼쳐보는 성빈.이까짓 게 뭐라고 자꾸 심박수가 증가하고 긴장이 되는 건지.잠시 사진을 보기 전 눈을 감고 마음을 가라앉혔다.그러고 있자니 문득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어 피식 웃는 성빈.그래,가족사진일 뿐이잖아?
곧 첫장을 펼쳤다.아,이 사진.전에 동생이랑 좀 친했을 때 동생 물건을 손이 안 닿는 곳에 올려놓고 그걸 꺼내려던 동생을 찍은 것이다.결국 마지막엔 안 되니까 질질 짰었더라지.뭐 성빈 자신은 그때 안 혼나려고 자기가 올려놓은게 아니라고 둘러대긴 했지만.피식 웃으며 다음 장으로 넘기는 성빈.아,이건 자신이 초등학교 1학년 때 사진이다.형하고 같이 아버지의 차 본네트 덮개 위에 앉아 가오샷 찍었던 거.그땐 철이 없었지.그 외에도 한 장 한장 펼쳐지는 자기의 추억들을,잠시 편안한 눈빛으로 감상하는 성빈.셋이서 다함께 벌 받을때의 사진,처음으로 두발자전거 탔을때의 사진 등..순서는 엉망이긴 했지만 나름 보람 있는 기억들이었지...아마도.
"어..?"
그렇게 마지막장을 펼치자,마지막엔 사진 대신 꽤 오래된 편지봉투가 들어 있었다.그 안에 있는걸 꺼내는 성빈.
"이건..."
....내용물은 사진과 반으로 접힌 A4용지 한 장.성빈은 자신이 꺼낸 사진을 보고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듬직하고 멋지신 아버지와,자상하고 사랑스러우신 어머니.그리고 그들 앞에서 사이좋게 서 있는 삼 형제들.다름아닌 가족 단체사진이었다.
"...그립네,다들."
어째서일까.문득 마음 한 켠이 찢어질 듯 아려왔다.지금은 비록 왠수 사이이지만,이땐 이 세상 누구도 부럽지 않을 만큼 친했었는데.아무튼 사진을 보고 먹은 충격은,A4용지를 펼쳤을 때 절정을 찍었다.조금은 흐릿하지만,다름없는 자기 어머니의 글씨.내용은 이러하다.
[우리 사랑하는 삼총사들!
매일매일 엄마 말 잘 듣고 착하게 살아줘서 엄마는 진심으로 고마워.
비록 너희가 말썽을 부려서 엄마가 혼낼 때도 있었지만~그건 너희가 미워서 그런게 아니라는거 알지?
몸도 마음도 바르게.그리고 착하게 크길 바라는 엄마의 마음이라는걸 알아줬음 좋겠어.
많이 쓰고 싶지만~시간이 늦어서 엄마도 많이는 못 쓸거 같네.
착한 우리 아들내미들,성재,성빈이,그리고 성민이!
꼭 나중에 커서 아빠랑 엄마 호강시켜 주고.
호강시켜주지 않아도 괜찮으니까,너희도 아빠처럼 훌륭한 사람이 되렴.
마지막으로..
엄마가 진심으로 너희를 사랑하는거 알지?
태어나줘서 진심으로 고마워,내 인생의 축복과도 같은 존재들.
다시 한번 적을게.사랑해.♡]
마지막으로 붙어있는,어머니의 단독 사진.사진 속의 어머니는,이 편지를 읽을 아들들의 모습을 생각해서인지,그 어느때보다 훨씬 밝게 미소짓고 계셨다.떨리는 손으로 앨범 앞장을 확인하는 성빈.역시 제목 표기란에는 흐릿하면서도 또박또박 적은 엄마의 손글씨가 보였다.
-사랑하는 성재,성빈이,성민이와 우리 남편과의 소중한 추억
"......"
"이게..대체 뭐냐고...."
"다 지나고..이제 와서..."
"...살아있었을 때..더 많이 사랑한다고 말해달라고 할걸..."
"아니...더 많이 사랑한다고 할걸....."
지금까지 그냥 평범한 사진첩이라고만 생각해왔는데,그게 아니었다.알수 없는 감정이,성빈의 가슴을 강하게 찢어놓듯 복받혀 올랐다.눈물인지 뭔지 모를 깨끗하고 맑은 액체가,A4용지의 한 귀퉁이에 조용히,소리 없이 떨어졌다.곧 팔에 고개를 푹 파묻는 성빈.
"....진짜로,진심으로 보고싶어.."
"....엄마."
- 대숙청
※이번 연성 또한 불곰국의 위대하신 지도자 동지인 I.S의 대숙청과는 일절 연관 없음을 미리 밝히는 바입니다.
..사실 숙청리스트 서류만 참고하긴 했지만 허접한 필력이기에 전혀 연관성 없어보이는건 안비밀.
-Sunday
19:35 p.m,목화고등학교 기숙사.
불이 켜지지 않은 방 안.저 멀리에 켜진 가로등 불빛에 반사되어 날카롭게 반짝이는 만년필의 모습.그리고 만년필로 무언가를 열심히 적고 있는 한 남자.바로 성빈이었다.
"좋아,이정도면 충분하겠지."
만년필을 책상에 내려놓는 성빈.고급 재질의 깔끔한 종이에,제법 간드러지게 쓴 성빈의 친필 싸인이 보인다.그리고 그 밑에는 위쪽의 싸인과는 반대되는 섬뜩한 느낌의,무엇으로 썼는지 모를 붉은 글씨.
좋아,완벽해.만족스러운 모습으로 리스트를 쭉 훑어보며,씨익 웃어 보이는 성빈.
"자아,다들 기대하라고..?"
"레벨 2가 만들어내는 한밤중의 악몽을 말야.."
어째 요즘따라 애꿎은 스킬아웃들만 자꾸 병원 신세를 지게 하는 성빈이었지만 그냥 그러려니 하자.이게 성빈만의 특허 제압법이니까 말이다.
"전에 잘도 내 어깨에 바람구멍을 내고,별에별 짓을 다 했겠다?"
이를 빠득 가는 성빈.
"나를 이 꼴로 만들어둔 잘나신 스킬아웃 놈들에게,복수와 분노의 강펀치 한 방을."
아무튼 곧 간단히 나갈 채비를 하고,막 기숙사 문을 나서려는 성빈.
"야,성빈!잠깐만!"
갑작스레 들리는 다급한 목소리.이제는 없으면 허전한 존재,성빈의 룸메이트이자 베프인 김남우였다.어딜 나가려는지 옷은 다 챙겨입은 상태.
"...뭔데 갑자기."
"너 또 전에 그 일때문에 빡쳐서 가는거지?!"
"그때 분명 너가 다 휩쓸어 놓았잖아!근데 뭐가 더 문제야!"
문제라.잠시 망설이더니,이내 피식 웃어 보이는 성빈.곧 천천히 입을 열었다.
"위험요소 제거."
"그리고 아직 남은 놈들이 있을거 같거든."
뭐,빡쳐서 가는것도 있고,복수를 위한것도 있고.하며 짧게 남우에게 답하고,다시 나설 준비를 했다.이쯤 답했으면 남우 녀석도 대충 알아들었을 테니까.이 정도도 못 알아듣는 바보는 아니거든.
"..그럼,나도 갈래!"
"나도..나도 너의 복수를 해주고 싶다고..!"
곧 이를 악물며 남우가 말했다.그런 남우의 말에 의아하다는듯 고개를 갸웃이는 성빈이었으나,이내 고개를 저었다.
"아니.이건 나 혼자 해야 할 일이야."
"괜히 너까지 나서게 해서 다치게 하긴 싫어."
게다가 한대 맞으면 쓰러질것처럼 여리게 생긴 남우가,직접 싸움에 나서겠다고 하는 걸 말리지 않는다면 어째 그때의 성빈보다 더 크게 다칠것만 같았다.
"혼자 할 일?하 참,웃기지 마!왜 이제와서 착한척 멋진척 혼자 다하고 이 지X이야?!"
"그럼 나는 내 친구가!내가 제일 아끼는 베스트 프랜드가!눈 앞에서 피투성이가 된 채로 쓰러져 버린 걸 보고도 일진 앞에 겁먹은 찐따새끼마냥 가만히 찌그러져만 있어야 하냐고!"
"아니,오늘만큼은 난 니 말에 못 따를거 같은데!왜,꼽냐?꼬우면 니가 스킬아웃 패러 나가는 대신 날 실컷 줘패던가!"
성빈의 말을 듣고 육두문자 섞인 말을 내뱉으며,분에 차 씩씩거리는 남우.곧 자신이 한 행동이 머쓱해졌는지,고개를 살짝 숙이고 시선을 약간 옆으로 내리깔며 작게 미안하다고 말한 뒤 살살 성빈의 눈치를 살폈다.남우의 눈동자에 어쩔줄 몰라하는 빛이 역력했다.그런 남우를 보며,피식 웃고 후배 쓰다듬듯 한번 가볍게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염색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타 다른 애들보다 훨씬 좋은것 같은,보드라운 머릿결이 마치 비단을 만지는 듯한 감촉이었다.짜식,마냥 까불고 다니는줄만 알았는데.이런 쪽으로는 또 의리가 있단 말이지.
"..나도 너 걱정되서 그러는데,너의 입장이 그렇다면야."
"..다만,안 다칠 자신 있겠냐."
스킬아웃은 너의 생각보다 훨씬 위험해..하고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남우가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밝게 웃으며 당연하지!라고 말하였다.그렇게 의도치 않은 동행자가 한명 더 생겼다.뭐,이러면 처리하기는 더 쉬우니까 이득이려나.데이트 나온 여자애마냥 설레임 가득한 표정으로 미소지으며 앞장서는 남우를 보고 다시 피식 웃었다.우리 지금 싸우러 가는 거거든.
"좋아,거의 다 왔어.."
'역시 미친놈을 잡을땐 미친놈을 이용해야 한다니까.'
일전에 자신의 폭주족 후배이자 오토바이 셔틀인 상현이 귀띔해서 알려준 장소가 가까워졌다는 걸 알리듯,벌써 근처에는 불안정한 기류가 흐르고 있었다.분명 여기가 전에 털었던 호텔과 더불어 또 다른 핫스팟이라고 했었지..물론 이쪽은 평범한 스킬아웃들의 모임이긴 하지만.한치라도 긴장을 늦추어선 안 되었다.자신 혼자 쳐들어온거면 또 모를까,지금은 남우가 있기에 섵부른 행동은 되려 남우까지 다치게 해버릴 수 있었다.
"이 문을 열고 들어가서 때려잡으면 되는거지?쉽네!"
곧 성빈이 말릴 틈도 없이 거칠게 발로 문을 뻥 차는 남우.그 여린 체구에서 나올거라곤 생각 못했던 폭발적인 힘이었다.반쯤 찌그러진 문을 보며 경악하느라 남우의 행동을 지적할 틈도 없었다.
"하아..이미 말리기는 늦었나.."
"....다치지만 마라,김남우."
곧 갑작스레 자기네들 아지트의 문들 중 하나가 처참히 개박살나자 잠시 상황파악을 못 하고 멍때리는 스킬아웃들.
"좋아,처리하기 쉽게 계속 그렇게 멍하니 있어라.."
곧 아직 상황파악을 못한 듯한 모습의 스킬아웃들을,전기로 하나씩 장거리에서 요격하기 시작했다.역시 레벨 1일때보단 훨씬 편하다.레벨 1이었을때는 조금 좁은 범위라서 보통 신체에 전기를 감싸 평소 길거리 싸움하듯 싸웠는데,레벨 2로 넘어온 지금은 범위가 늘어나서 손 하나 까딱 안하고 간단히 처리할수 있었다.범위가 늘어난 만큼 더 많이 쓸어버릴 수도 있고 말이지.
"뭐야,다들 약하잖아!"
"이런 시시한 놈들한테 그 지경까지 간거야?하여튼 성빈이 너도 참.."
잘 싸우기는 남우 역시 마찬가지였다.의외의 신체 스펙과 능력으로 스킬아웃들을 하나씩 썰어가며,농담을 건내는 남우.하긴,저 녀석도 머지않아 자신괴 같은 레벨 2가 될 레벨 1이니까.이젠 능력도 제법 자유자재로 사용 가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능력의 위력 역시 처음보다는 많이 늘었고.
"그때 그 놈들은 이놈들하곤 달라."
곧 남우의 농담에 간단히 답하는 성빈.그래....많이 다르지.
"...그때 걔내가 더 강했어."
그러니까 지금 성빈의 기분은 만렙 하나와 만렙이 다 되어가는 고렙 유저 하나가 적정 레벨 이하의 저레벨 던전을 돌며 싹쓸이하는 기분이랄까.물론 이들이 스킬아웃들이 미처 반격할 틈도 안 주고 하도 빠르게 쓸어버리는 탓도 있기는 하지만.
"아이 씨..왜 안줄어들어..!"
그리고 이쯤 쓸었으면 슬슬 줄어들 때도 되었건만,제법 되는 숫자가 몇 걸음 안가 계속 앞을 막았다.이 건물 규모가 상당히 큰가보다.반지하라 크기를 어림잡을 순 없으나,대충 왠만한 초등학교 운동장만한 크기라고 짐작하는 중.애초에 괜히 스킬아웃들의 핫스팟이 아니다.
"으으..슬슬 힘든데."
조금은 지친 듯한 모습으로,남우가 말했다.하긴 아직 얜 레벨 1이니까.
"그럼 이제 나갈까."
"이쯤 하면 많이 처리한 거니까.."
곧 나가려는 찰나,그새 또 어디 숨어있던건지 앞을 막는 스킬아웃들.
"아이 ㅆ..."
곧장 능력으로 쓸어 버리고 싶었으나,지금은 성빈 자신도 슬슬 피로해지려던 참이었다.하나하나 일일이 주먹으로 패기에는 이쪽이 숫적으로 불리했고.그리고 앞을 막은 놈들은 지금까지 쓰러트린 놈들과는 달랐다.아마 부보스나 행동대장급들이겠지.저런 놈들보다 더 위의 괴수들을 상대로 분투하는 저지먼트의 고레벨 능력자들과 안티스킬에게 새삼스레 경외감을 느끼는 성빈.
아무튼 그들을 피해 반대쪽으로 나가려 했지만,어느샌가 반대쪽에도 스킬아웃 놈들이 막고 있었다.꼼짝없이 포위되어버린 남우와 성빈.
"대체 어디 짱박혀 있다가 이제서야 나오는 거야!짜증나게!"
곧 진심으로 귀찮다는 듯한 말투로 남우가 외치고,잠시 뒤 어쩔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성빈에게 등을 기대는 남우.
"..성빈."
"왜."
"이렇게 된 이상..뒤를 부탁한다?"
남우의 말에 한번 피식 웃고,자신도 남우에게 등을 기대었다.
"힘들어도 안 도와줄거야.아무튼 나도 내 뒤를 부탁한다."
잘 해낼 거라고 믿으니까.안 도와준다는건 사실 농담이기도 했고.아무튼 그렇게 서로가 서로의 포지션에 서서,다시금 저 바퀴벌레마냥 많은 스킬아웃들을 하나씩 다시 처리하기 시작했다.몸은 지쳤지만,어째선지 마음만은 편했다.같은 편이 있다는건,이런 기분이구나.아무튼 슬쩍 남우를 돌아 보았다.녀석도 제법 잘 싸우고 있었다.의외인걸.생긴것만 봐선 그냥 신체능력 제로인 여ㅈ..아니 남자인데.
"으아아..!"
언제 접근한건지,곧 괴랄한 기합을 내며 남우의 뒤통수를 향해 쇠파이프를 휘두르려는 스킬아웃을 아직 발견 못한 남우 대신 전기로 요격해 주었다.그제서야 제 뒤에 있던 스킬아웃을 알아챈 남우.아직 정신을 잃지 않은 스킬아웃의 턱에 그대로 킥을 차 맞추었다.
"안 도와준다며?"
자신을 바라보며 피식 웃는 남우.싸우는 와중에도 농담이 나오는 거냐.아무튼 능력으로 스킬아웃을 쓰러트려가며 농담을 하는 제법 다재다능(?)한 모습의 남우를 보며,자신도 가볍게 농담을 받아쳐 주었다.
"멍청아.그럼 진짜로 안 도와줄까."
"그리고..내가 아까 말했지."
"....다치지 말라고."
성빈의 마지막 말에 제법 감동받은듯한 모습의 남우.그렇게 서로 농담을 주고 받으며 여유까지 부리면서 하나씩 때려잡거나 능력으로 쓸어 버리기가 얼마나 지났을까.어느새 상황은 종결난듯 보였다.벽에 등을 기댄체 푹 주저앉는 남우.
"힘들어..."
하긴,평소 사용하던것보다 훨씬 과하게 능력을 사용했으니 저럴 만도 했다.지친 듯한 남우가 다 쉴때까지 자신도 벽에 등을 기대고 서 기다리는 성빈.어느 정도 다 쉰듯 하자,성빈은 선뜻 남우에게 손을 내밀었다.
"...너가 왠일로?"
그런 성빈을 정말 의외라는 듯한,마치 딴 사람을 보는 표정으로 바라보는 님우.당연하겠지.성빈은 지금까지 남들에게 먼저 손을 내민 적이 단 한번도 없으니까.하지만 어째서인지 이번만큼은 먼저 손을 내밀고 싶었다.
"...안 잡을거냐?"
"그럼 스스로 일어나서 따라오던가."
성빈의 말에 키득 웃으며 성빈의 손을 잡는 남우.너도 참 많이 바뀌었다-말이 다 끝나기도 전에 일으켜 세우려다가,다시 힘을 주어 확 벽으로 밀치는 성빈.
"아얏..홍성빈 너 이자식아!내가 너 그럴줄 알았다!"
"왜,분해?분하면 잡아보던가."
다시 실없이 웃는 남우와 성빈.곧 다시 다가가 손을 잡고,남우를 일으켜 주었다.그렇게 나가려는 찰나..
"잠깐-"
또 뭐야?인상을 팍 구기며 고개를 들자,상당히 이질적인 모습의....아니,정정한다.괴랄한 옷차림의 사람 한 명이 서 있었다.
"..푸흡..하하하핫!뭐 하는 놈이냐 너는!"
"...저게 무슨..."
곧 빵 터져 박장대소하는 남우,웃음을 참는 성빈.그도 그럴것이 상대는 무슨 해녀마냥 검은색 전신 쫄쫄이로 무장하고 있었기 때문이다.하도 웃자 기분이 상한듯한 모습의 상대.
"..그만 웃어!난 네놈들 웃기려고 이러고 나온게 아니다!"
"네놈들을 죽이려고 이러고 나온거지!"
그 말에 지금까지 웃음을 참고 있던 성빈마저 웃지 않을 수 없었다.
"아하하하...죽일거면 죽여 보던가.그 꼴로 잘도 우리를...하핫.."
"죽이려고 그러고 나왔다고?하하하하..그래,웃겨 죽겠다 이자식아!"
"시끄러워!"
웃는 와중에도 도발을 멈추지 않는 성빈과 진짜 웃다가 죽을 것 같은 모습의 남우.시끄럽다고 하며 외치는 상대의 모습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서로 한참을 웃어댔다.
"크흑..자,아무튼..네놈도..흐흣..!스킬아웃이냐...!"
중간중간 터져 나오는 웃음을 간신히 참으며,남우가 물었다.나 도저히 저 자식 보면서 말 못 하겠어.다시금 웃음기 섞인 목소리로 그렇게 말하는 남우.
"그래!스킬아웃이다!"
"...뭔 자신감인데.."
자신만만하게 자신이 스킬아웃이라고 밝히는 저 괴인을 보며,우스움과 어이없음이 동시에 느껴지는 표정을 짓는 성빈.이쪽이 전부 쓸렸다는걸 아는걸까 모르는 걸까.
"..아무튼 스킬아웃이면..처리를 해야겠지?"
"아무렴.자..그럼 네녀석도 곧 동료들 곁으로 보내줄게!"
곧 동시에 스킬아웃을 향하는 두 전기 능력자들의 전기.괴인..아니 스킬아웃은 팔을 들어 가드하는 모습을 보였다.
"...안 통해?"
그러나 그걸 맞고도 멀쩡한 모습의 스킬아웃.이번에는 스킬아웃 쪽이 그들을 실컷 비웃었다.
"하하하!봤냐?이 옷은 특수 강화 고무 소재로 이루어진 옷!네놈들의 전기 공격따위는 나한테 효과 제로다!어떠냐,무섭지!"
그러나 남우와 성빈의 표정은 이 도발이 무안해질만큼 무표정이었다.마치 '응 노잼'이라던가 '아,그러세요?'하는 듯한,차게 식은 표정으로 스킬아웃을 바라보는 두 사람.예상 못한 참담한 반응에,다시 분개하여 뭐라고 떠드는 스킬아웃.그런 스킬아웃을 여전히 차게 식은 표정으로 바라보다가,서로 약속이라도 한 듯 똑같은 타이밍에 서로를 마주보는 남우와 성빈.그들 사이에 알수 없는 시선교환이 이루어지고,곧 입을 여는 성빈.
"와아-무효라니.참 무섭네에-안 그래,남우?"
"그러게나 말야-우리 능력 하나도 안 통하잖아."
"그보다..아까 저 녀석이 뭐라 했지?"
"응,자기 옷은 고무 소재라고 그랬었지-"
갑자기 이어지는 둘의 대화에,자기 자랑이 무시당했다는 것도 잊고 둘의 대화를 듣는 스킬아웃.
"고무 소재애-?지금 고무라고 했나?그러면 탄성력이 좋겠네?"
"응,그렇겠지-..참,그거 알아?내 경험으로는,탄성력이 좋은 게 타격감도 끝내주던데..."
곧 사악하게 웃으면서 자신을 향해 한 걸음씩 전진해오는 남우와 성빈의 의도를 알아챈건지,미처 도망갈 생각도 못 하고 공포심 가득한 얼굴로 바라보고만 있는 스킬아웃.어짜피 도망쳐봐야 두 날쌘 사냥꾼들에게서는 절대 도망갈 수 없었지만.
"헤에..타격감이라...그거 엄청난데-?어짜피 능력을 써 봐야 안 먹힐거고.."
"그렇지?아쉽네,능력으로 편하게 보내 주려 했는데.하필 우리 능력이 안 통하네-?"
손에 깍지를 끼고 쭉 앞으로 펴는 성빈.곧 음산한 목소리로 남우에게 다시 한 마디 건냈다.
"아쉬울거 없어-"
"...좋은 샌드백 하나 생겼다고 생각하면 오케이잖아."
그에 동의하는듯,씨익 웃는 남우.어느새 그들은 스킬아웃의 바로 코앞까지 접근했지만,스킬아웃은 처음 그들을 죽이겠다고 하던 태도는 온데간데없었다.오히려 엄청난 공포심에 사로잡혀 말도 제대로 못 하고 있었을 뿐.
"....자,그럼-"
"각오는..."
"...되어 있겠지-?!!"
..상황은 예상보다 훨씬 일찍 끝났다.손을 탁탁 털며 싱겁긴.하고 덧붙이는 남우.그리고 마지막으로 스킬아웃의 배에 강하게 킥을 날리는 성빈.스킬아웃의 몰골은..말 그대로 처참했다.그가 그렇게 자랑하던 그 정체불명의 '특수 강화 고무 소재'는 놀랍게도 전부 너덜너덜해져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조각으로 변해 있었다.다행히도 스킬아웃이 안에 반바지외 반팔을 한겹 더 입고 있어서 망정이지,안 그랬으면 의도치 못한 안구 테러를 불러 일으킬 수준으로 말이다.아무튼 오늘도 그렇게 스킬아웃들의 핫스팟 중 하나는,두 일렉트로키네시스트들에 의하여 그렇게 붕괴되어 버렸다.
"자,그럼 갈까?"
"그러자.이제 여긴 볼일 없을거야."
곧 안티스킬에 처리 완료.라고 짤막하게 연락하는 성빈.그러고 보니 서로 조금 힘들었다는 것만 빼면,전과는 다르게 해피 엔딩,성빈과 남우의 완승이었다.아군 하나 있는게,이렇게 결과를 좌우할 줄은.조금은 놀란듯한 모습의 성빈.
"참,성빈아."
모든 상황이 종결되고,기숙사로 향하던 도중 아까부터 말없이 옆에서 걷기만 하던 남우가 문득 입을 열었다.
"..왜?"
곧 남우의 부름에,살짝 옆을 돌아보는 성빈.
"아까전에 너는 좀 의외의 모습이었어."
"평소에는 기대도 못 했을..그땐 무슨 생각으로 그랬던 거야?"
"뭐..딱히 싫다거나 한건 아니고,그냥 궁금해서 물어보는 거니까."
아까전..아,남우 도와주고 먼저 남우에게 손을 내밀어 주었던,그거.솔직히 평소의,더 나아가서는 예전의 성빈으로썬 기대도 못할 모습이었다.그땐 왜 그랬을까..잠시 생각하다가,곧 떠오른 너무나도 간단한 답에,자신도 모르게 피식 웃음이 나오는 성빈.
"아,그 행동?"
잠시 뜸을 들이고,고개를 들어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오늘따라 별이 엄청 밝은걸.옆에서 대답을 기다리는 남우를 신경 쓰는지 안쓰는지,그렇게 별을 보고 있다가 얼마 안 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친구..니까."
"응.친구니까 그런거야."
예상치 못한 성빈의 대답에,잠시 얼떨떨한 표정으로 서 있는 남우.
"친구..지금 나보고 친구라고 한거지..?"
"지금 그말...진심이지?"
"당연...잠깐,너 우냐..?"
곧 감격에 찬 듯한 남우의 목소리에,당연하다는 듯 미소지으며 고개를 끄덕여 보이는 성빈.그 행동에 갑작스레 눈물을 보여 버리는 남우.
"...다행이다..진짜.진심으로 다행이야."
"나 사실...너가 날 친구로 안 여기면 어쩌나 했거든.."
"그동안 말로만 친구고,속으로는 친구로 전혀 안 여기는거 같아서...그런데..그런데..."
"됐어.거기까지 해도 알아들어."
곧 남우를 살살 토닥이며 달래는 성빈.그래,솔직히 그동안 자신이 남들에게 상당히 무관심했고,남들과의 관계에 쉽게 마음의.문을 열지 않았었다.남우 녀석과도 지금까지 그랬었고.
..하지만 어째선지 아까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자신에게 선뜻 먼저 아는척을 해준 남우를 포함해서,지금까지 자신에게 먼저 호의의 뜻을,친근하게 대해준 사람들의 노력이 있어서였을까.남들에게 굳게 닫혀만 있던 문이,조금은 열리는 듯한 기분을 받았다.그래서 아까도 별 스스럼 없이 남우에게 먼저 손을 내밀어 주고,간단히 장난도 칠 수 있었던게 아닐까.
"자아,그쯤 울어.자꾸 울면 난 널 이제 더이상 남자라고 생각 안 할거야 "
"..제길,그거 너무하잖아..!이래뵈도 나 남자라고!남자야!그리고 이제 울음 그쳤거든!"
곧 이어지는 성빈의 말에,그러긴 싫었는지 다급히 눈물을 닦는 남우.
"어,지금도 눈물 한 방울 남아있네.응 넌 이제 여자야-"
"너 진짜..!"
기숙사 가면 넌 이제 죽는다!장난스레 웃으며 버럭 외치는 남우.그런 그들 위로 펼쳐진 인첨공의 밤하늘을 수놓은 별들은 평소와는 다르게 더욱 밝게 반짝이는듯 했다.
- 첫사랑
"..언젠간 다시 돌아올거라고 믿어."
"꼭..다시 만나자."
-강남의 모 중학교,이젠 만나지 못할 그녀와의 생전 처음이자 마지막 약속-
어느때와 다름없는 봄날 새학기.성빈은 이번에도 역시 이 중학교로 전학을 왔다.그냥 한 곳에서 계속 보내고는 싶지만,그렇게 하면 언젠가는 뒷세계 놈들이 득달같이 알고 달려와 난장판을 만들어 놓기 때문에.남들에게 피해를 끼치는 게 싫어 불편하더라도,자기에게 불이득이 되더라도 연속된 전학을 택한 성빈.그렇게 해서 이번에도 이곳에 아주 잠시나마 몸을 담게 된 것이다.늘 그래왔듯,틀에 짜여진 자기소개가 끝나고,형식적인 학교 수업이 이어졌다.성빈은 그것이 싫었다.어째서 학교 수업은 매일 이렇게 정해진 한도 내의 것만 가르칠까.더 넓은 범위를 배우고 싶은 성빈은 학교 수업이 제대로 귀에 들어올 리가 없었다.그렇게 한참을 멍때리던 수업시간은 곧 수업시간을 끝냄을 알리는 종과 함께 막을 내렸다.마침 창가 자리인지라 쏟아지는 햇빛에 나른해진 몸을 간신히 가누고 늘어져라 기지개를 켜며,창 밖을 내다보았다.만개한 벚꽃이 지금은 봄임을 새삼 다시금 깨닫게 해 주었다.
"....ㅈ..저기."
그렇게 창밖을 내다본지 얼마나 지났을까.문득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곧 고개를 돌리자,거기에는 단정한 단발 머리의,키는 다른 여학생들보다는 조금 더 큰 여학생 한 명이 수줍은 표정으로 서 있었다.의아하다는 듯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는 성빈은 문득 그 여학생에게서 묘한 감정을 느꼈다.봄바람의 장난인걸까,아니면 앞으로 그들에게 닥칠 가슴 아픈 시련을 미리 알리는 경고인걸까.성빈이가 그 감정이 남들이 흔히 말하는 "사랑"이라는 감정이라는 걸 알아채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ㅇ...어어,ㅁ..말해."
여학생보다 더욱 떨리는 목소리로,성빈이 입을 열었다.곧 입을 열까 말까 망설이다가 혼자 볼을 빨갛게 붉히고 쑥쓰러워하는 여학생.허나 머지않아 곧 결심한듯한 표정으로,입을 열었다.
"ㅅ..사실..사실 말이야.오늘 처음 전학온 너지만..."
"어..어째선지..자꾸 널 볼때마다...심장이 막 뛰는거 같아.."
"..나랑,사귀어 줄래..?"
그 순간,성빈은 지금껏 뒷세계에서는 경험하지 못했던,묘한 기분을 다시 한번 느꼈다.이게 사랑이라는 거구나.그리고....나도 지금 저 아이를 좋아하고 있구나.
"..........뭐어...너..만 괜찮다면."
곧 그 제안을 받아들이는 성빈.이때 고백에 성공한 여학생의 표정은,성빈 자신이 지금 뒷세계한테 쫓기고 있다는 사실,더 나아가선 암울한 과거를 전부 새하얗게 지워버릴 만큼 사랑스러웠다.
"좋아..그럼 우리..오늘부터 1일..이다?"
검지손가락을 살며시 세워 보이며 다시 곱게 눈웃음짓는 여학생.그런 여학생에게 평소에는 생각도 하지 못할 만큼 기쁘게 미소지으며,빠르게 눈에 생기가 돌아오는 성빈.아마 그의 눈은 이때만큼 장기간 생기를 되찾았을 때는 없을 것이다.아무튼 곧 고개를 끄덕이며 호응했다.
"당연하지.오늘부터 1일."
"참..난 홍성빈이라고 해.너는?"
"..세나.이세나야."
세나.예쁜 이름이구나.멋쩍게 웃으며 이름을 칭찬해주자,뭐가 그리도 좋은지 양 손으로 제 볼을 감싸가며 마냥 행복한듯 웃는 세나.그리고 그런 세나를 보며 마주 웃어주는 성빈.지금 이 순간만큼은 세나를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것만 같았다.
그 이후로도 계속 서로 만나며,비밀편지를 주고받는다거나 손도 한번씩 잡아보고,조금 더 나아가서는 서로 포옹까지 할 만큼 깊은 관계로 진전하고 있었다.곧 성빈은 반 아이들 사이에서도 전학오자마자 솔탈에 성공한 위너로 유명해졌고,그렇게 아이들 사이에 소문이 전부 퍼질때즈음은 이미 떼어내려 해도 절대 그럴수 없는,서로가 서로에게 흠뻑 빠져 헤어나오지 못할 지경까지 갔다.그래도 그들은 행복했다.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는 학교 생활이,이렇게 즐거울 줄은 몰랐다.
....그러나 봄바람과 함께 시작된 그들의 애뜻한 사랑은,얼마 가지 못했다.
머지 않아 성빈의 위치를 알아낸 불량배들이 성빈의 학교에 수업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쳐들어왔고,교실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
"우리가 니들을 줘팬다고 해서 우리를 원망하지 마라.우리가 이러는 이유는 다 홍성빈 그 망할 새끼 때문이니까!"
결국 어찌어찌 진압하기는 했으나,성빈은 이제 이곳도 떠나야 할 신세가 되어 버렸다.이번 사단으로 인하여 세나 역시도 크게 데미지를 입었기도 하고.사실 정든 이곳을 떠나려고 결심한 이유는,세나가 불량배들에게 맞은 탓이 제일 컸다.
.....이때 그냥 쉽게 떠나지 말았어야 했는데.적어도 세나만큼은 더 보고 떠나야 했는데.
교무실에 다시금 자퇴서를 내고,터덜터덜 걸어 나오는 길.곧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야,홍성빈."
기운 없는 모습으로 고개를 들자,거기에는 세나가,자신이 사랑하는 애인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서 있었다.
"너...자퇴서 내고 오는길이지?너 과거 이야기도 다 들었어."
하나부터 열까지,전부.그런 세나를 보며 그저 미안하다는말밖에 할수 없었던 성빈.
"....미안해."
"너가 뭐가 미안해?!이건 성빈이 너 잘못이 아니야!"
"이게 왜 내 잘못이 아니야."
나 때문에 저 자식들이 교실까지 쳐들어왔고,그것때문에 너가 다쳤는데.다시금 말을 잇지 못하는 성빈.그런 성빈을 마냥 바라보기만 하다가,먼저 말을 꺼내는 세나.
"....자퇴서,찢어."
"..뭐?"
"자퇴서 찢어 버리라고.그리고 평생 내 곁에 있어줘."
살짝 울먹이는듯한 물기 섞인 목소리로 말하고,갑작스레 성빈에게 푹 안기는 세나.그런 세나를 잠시 당황한듯 보다가,일단은 같이 안아주는 성빈.
"불량배들한테 어디를 더 얻어터지든,아니면 험한 짓을 당하든.더 나아가 설령 불량배한테 맞아 죽는 한이 있더라도 난 다 좋아."
"....성빈이 너만 있으면,그정도 피해쯤은 아무것도 아니야.그까짓건 전부 감수할 수 있어.그러니까..."
"제발,날 떠나지 말아줘."
....이때 떠나지 않겠다고 약속해야 했는데.어리석은 그때 그 자신은,그러질 못했다.곧 자신이 안고 있는,자신에게 안겨 있는 세나에게서 한 걸음 물러서며 말했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인걸,나도."
"이건 널 위해서야,세나야.나도 너 다치는거 싫어."
"차라리...잠시 못 보더라도,내가 다른곳을 가는게 더 낫지 않을까."
"정 안되면 나보다 좋은 남자 널렸으니까.그 애들하고 더 행복ㅎ-"
짜악,순식간에 벌어진 일에 그저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은 채 얼얼해진 한쪽 볼을 매만지는 성빈과,그런 성빈을 때린 손을 채 거두지도 못하고,붉어진 얼굴로 그대로 서있는 세나.
"....이세나.너 이게 뭐하는 짓.."
"..멍청아!너 미쳤어?그걸 지금 말이라고 하니?"
"나보고 지금...널 버리고 다른 남자를 찾아가라고 한거야?"
"우리 애정이...고작 그정도밖에 안 됐어....?그런거야....?"
곧 흐느껴 울기 시작하는 세나.그런 세나의 모습에 자신도 미안함에 눈물이 나오려 했으나,사랑하는 애인 앞에서 그렇게 쉽게 눈물을 보일 순 없었기에 그저 울음을 참아가며,다시금 세나를 안아주는 성빈.
"..미안해..내가 정말.진심으로 미안해.."
"난..성빈이 너랑..헤어지기 싫단 말야아..."
"우리 분명..끝까지..무슨 일이 있더라도...서로 사랑하자고 약속했잖아..아무리 힘들더라도...서로 헤어지지 말자고...근데 이게 뭐냐고...."
그들 앞에 닥친 현실을 마냥 부정하고 싶은건지,서럽게 우는 세나.하지만 그런다고 해서 현실은 뒤바뀌지 않는다는 걸,성빈은 잘 알고 있었다.잠시 그렇게 꼬옥 안고 토닥이며 달래다가,문득 무언가 생각났는지 입을 여는 성빈.
"...그럼 우리,약속 하나 할래?"
"..약...속...?"
곧 조금 진정된듯한 모습으로,그러나 여전히 훌쩍거리며 성빈을 바라보는 세나.그런 세나를 바라보며 다시금 부드럽게 미소짓는 성빈.
"응.따라와."
곧 세나와 함께 간 곳은,학교 내에서 가장 오래되고 큰 벚꽃나무가 있는 곳이었다.그 밑에 가서 서는 성빈.
"여기서,저 벚꽃나무에 대고 맹세하는 거야.비록 지금은 헤어지지만,우린 반드시 다시 만나게 될 거라고."
"....그럴..까..?"
곧 다시 평소의 수줍은 모습으로 돌아오는 세나.
"응.약속."
새끼손가락을 내미는 성빈.그런 성빈을 보다가,곧 자신도 손을 내밀어 새끼손가락을 검과 동시에,성빈의 손등에 가볍게 입을 맞추는 세나.
"..엄지 도장은 이걸로 할래.싫다 해도 이걸로 할거야."
"..그래야 우리 맹세가 영원할거 아니야."
"꼭 키스로 안 해도 영원할텐데."
생긋 웃고,자신도 세나의 손등에 부드럽게 입을 맞추었다.잠시 그렇게 오랫동안 새끼손가락을 걸고 있다가,서서히 손을 내려놓았다.
"그럼...난 가볼게."
"..잠깐만.아직 할 말이 있어."
곧 뒤돌아서 몇 걸음 걸어가다가,세나의 부름에 다시 멈추고 뒤를 돌아보는 성빈.
"..언젠간 다시 돌아올거라고 믿어."
"꼭..다시 만나자."
이 말을 마지막으로 환하게 웃으며,손을 흔드는 세나.그리고 그런 세나를 다시 한번 와락 안는 성빈.
"...그래,약속."
"무슨 일이 있더라도,반드시 만날 수 있길."
..그리고 시점은 다시 현재.인첨공 측에 간신히 허락을 구해 인첨공 밖으로 나와 다시 그 장소를 찾아 남우와 같이 그때 그 벚꽃나무 아래에 섰다.이번만큼은 교복이 아닌,깔끔한 정장 차림의 성빈과 남우.그리고 이동용 오토바이를 선뜻 제공해준,마찬가지로 칼같이 각을 잡은 정장을 입은 상현.
".....그리고 아마 작년이었을거야.그 애가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받은 건.."
예상치 못한 충격적인 성빈의 말에,잠시 할 말을 잃은듯한 남우.그런 남우가 채 입을 열기도 전에 다시 성빈의 말이 이어졌다.
"폐렴..이었대.사실 전부터 계속 앓고 있었는데,나한테는 티내지 않았다 하더라고."
"세나는..마지막까지 내 걱정,그리고 내 생각을 하다가 갔다고 하더라.그것도 여기서,자기 몸도 생각 안 하고 밤낮 없이.그저 하염없이,나만을 기다렸대."
"뭐...마지막 순간만큼은 간헐적인 기침이 멎고 잠들듯 편안히 숨을 거두었다니까,그건 다행이려나."
곧 그런 성빈의 말에 가만히 고개를 끄덕이는 상현과 남우.곧 잠시 침묵이 이어지고,먼저 입을 연건 상현이었다.
"..근데 선배,의외네요.선배도 누굴 사귈때만큼은 여타 다른 남자랑 다를바 없다는 걸,새삼 다시 깨닫게 됩니다.전에 저랑 싸울때하곤 완전 딴판이시군요."
안 어룰린다는듯한 눈빛으로 성빈을 바라보는 상현.물론 그 다음에는 성빈에게 로우킥을 한대 얻어맞았긴 했지만.
"..나도 사람이니까."
"맞아.성빈이도 사람이니까.난 성빈이 말에 동의해!"
그새 또 운건지 눈시울이 붉어진 남우가 한 마디 덧붙였다.하여튼간,생긴것만 여자애처럼 생긴 줄만 알았는데 이제 보니 성격도 완전 여자애 아냐.
"아무튼..이제 인사를 해야겠지."
"마지막 순간까지..여기서 떠나지 않았다고 했으니까."
말이 끝나고,고개를 숙여 묵념하는 성빈.그런 성빈을 따라 같이 묵념하는 상현과 남우.
'세나야,미안해.내가 좀 많이 늦었지.'
'약속을 지키지 못한 나를,실컷 원망해도 좋아.'
'그래도..이거 하나만큼은 알아줬으면 좋겠어.'
'나..너 진짜로 사랑한다.'
나도.하고 어디선가 세나의 목소리가 들리는것만 같았다.곧 그렇게 길었던 듯 하면서도 짧았던 묵념이 끝나고,고개를 드는 세 사람.그들 시야에 들어온 벚꽃은 여전히 그때 그 시절처럼 화사하게 만개해 있었다.
"와아,벚꽃 예쁘다-"
"그러게나 말입니다.이렇게까지 예쁘게 핀 벚꽃은 저도 처음 보는 거 같네요.선배도 예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저 벚꽃 말입니다.하고 상현이 성빈을 돌아보며 말했다.잠시 가만히 있다가,이내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성빈.
"....그러게.참 예쁘네."
'물론..세나 너만은 못하지만.'
성빈의 목에 걸려있는 낯선 팬던트.그리고 장식 부분에는,성빈과 세나가 한때 같이 찍었던 사진이 곱게 장식된 채로 걸려 있었다.
전해지지 못한 마음은 영원히 이승을 떠돌고,
깨어진 각오는 깊은 상처로만 남는다.
지키지 못한 죄책감은 한없이 가슴에 사무치고,
그런 내면의 상처를 냉정이라는 이름의 그늘로 가리며
그렇게 오늘도 죽음을 향해 한 걸음 내딛는다.
"...아 참,남우."
"..응?"
다시 안첨공으로 돌아와 가숙사로 서로 향하던 도중,자신을 부르는 성빈을 향하여 서는 남우.그런 남우를 잠시 멍하니 바라보다가,역시나.하고 피식 웃는 성빈.
"너..나랑 처음 말 걸었을때 기억나냐."
"응?아,그때?기억 나는데!"
"그때 내가 너보고 왠지 좀 익숙하다고 했지?"
닮았어,이 아이랑.옅은 미소를 지으며 사진 속의 세나를 가리키는 성빈.약간의 차이는 있긴 했지만,계속 번갈아 보니 은근히 닮은듯한 모습의 둘이었다.
"..어쩌면 너랑 먼저 친해질수 있었던건,이것 때문일지도."
"어머나,그럼 이젠 나랑 사귀는 것만 남ㅇㅏ..."
"..절대 아니거든?"
"칫,장난도 못 쳐?"
단칼에 장난을 확 자르는 성빈의 모습에 토라진 척을 하며 볼을 부풀리는 남우.
"난 이미 포기한지 오래지만,그래도 넌 좋은 여자 만나서 사귀어야지.안그래?"
"뭐..그건 그렇지!그나저나 나 배고파-먼저 기숙사 간다!"
"야,남우!기숙사에 먹을거 사둔 거 없을-....가버렸네."
뭐,아무래도 상관없으니까.배 고프면 알아서 잘 사 먹겠지 하고 다시 천천히 걸음을 걷다가,문득 하늘을 올려다보는 성빈.밤하늘을 수놓은 별들 중,유독 밝게 빛나는 한개의 별이 눈에 들어왔다.그 별을 보며,다시금 부드럽게 미소짓는 성빈.
'...아직 나,잊지 않은거지?'
곧 다시 너무나도 귀에 익은 마지막으로 한번만 더 들어보고 싶었던 목소리가,성빈의 귓속에 울리는듯 했다.
-당연하지.
-비록 직접 만날수는 없지만..
-그래도 늘 네 곁에서 맴돌며,너와 함께 있을거야.
-....사랑해,성빈아.
마지막으로 허공을 보고 웃는 성빈.그리고 다시 시선을 아래로 내리고,그의 기숙사로 돌아갔다.
- The bad boys
..그것은 안티스킬..아니,이 조직을 진압하러 온 안티스킬을 포함한 모두가 채 도착하기도 전에 벌어졌다.
처음엔 우리도 그냥 이 조직에 가입을 희망한 자들인줄 알았다.
그런데..그게 아니더라.
우리가 그들을 전부 제압하기도 전에,상황은 너무나도 순식간에 끝나 버렸다.
너무나도 강한 능력자들 앞에 우리는 속수무책으로 쓸려나갈수밖에 없었다..
그들은 총 8명이었고 레벨 2~4의 능력자들로 보였다.그리고 그들 중에서 아는 얼굴이 한 명- (뒤의 글자는 처참하게 뭉게져 있었다)
-그날 밤,그곳에서 있었던 일을 목격한 양아치의 진술서-
진술서를 들고 서 있는 안티스킬 두 명.곧 그들중 상관으로 보이는 자가 먼저 입을 열었다.
"....이게 목격자의 진술이야?"
"네,그렇다고 합니다."
"음.그건 그렇고 마지막은 왜 이래?더럽게."
"그게...진술서를 쓰다가 갑자기 발작을 일으켜서.."
"멀쩡한 새끼가 갑자기 발작을 왜 일으켜?"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만..아마 심한 외적,내적 충격 때문인거 같습니다."
"대체 뭐 때문에.."
잠시 할말을 잃은 두 사람.분명히 이 진술서를 작성한 사람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 근처에서 잦은 폭력 행위로 악명높았던 양아치 중 하나였는데,하루만에 이 꼴이 되었다는게 그저 이해가 안될 뿐이었다.
".....누구의 소행일까요?"
"...그건 나도 모르지.아무튼 더 조사할 필요가 있겠어..잠깐."
담배를 물고 라이터로 불을 붙이던 도중,무언가 석연찮은게 있는지 흠칫 놀라는 상관.
"그것보다 이 꽁지머리...부보스 위치라고 했지?"
"아,예.부보스 맞습니다."
곧 사진 한장을 가리키는 상관.사진 속 꽁지머리를 한 인물은 이 조직의 부보스 중 한명이었다.
"이 새끼 어딨어?"
"그게...지금 행방불명 상태.."
그 말을 듣자마자 책상을 주먹으로 쾅 내리치는 상관.그 바람에 책상에 약간 금이 간것 같지만,그러려니 하자.
"..이새끼 당장 찾아,빨리!"
그 행동에 흠칫 놀라는 신입으로 보이는 안티스킬.잠시 정적이 흐르고,입을 열었다.
"..하지만 이 녀석은 능력자가 아닙니다..."
"......아니.범인으로써 찾으라는 게 아니야."
"그게 무슨..?"
곧 담배를 가능한 깊이 빨았다가,깊은 한숨과도 같이 후 하고 담배연기를 뱉어내는 상관.
"..............어쩌면 이 녀석...."
"-----"
곧 무언가를 이야기하는듯 하지만,타이밍 좋게 근처를 지나가던 제트기의 엔진소리에 묻혀 그 이야기는 제대로 들리지 않았다-
한편 이곳은 인첨공의 한 인적 드문 부둣가.이야기에 앞서 잠시 이 근처를 설명하자면..
마치 유령도시를 보는 듯한 적막감이 감도는 곳.안그래도 주변에 즐비한 고층건물들 때문에 한낮에도 그림자가 깊게 드리워져 암흑에 잠겨있고,그 때문인지 이 주변을 지나는 사람은 매우 드물다고 한다.
주변에는 번화가 대신 버려진 폐건물이 즐비해있고 온갖 흉흉한 소문과 소름돋는 괴담의 시작지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상당히 기분나쁜 분위기의 구역이었다.CCTV 역시 이 근처에는 설치되지 않았다.설치할때마다 이유 불명의 고장을 일으키기 때문이라고.
아무튼 그렇게 버려지고 방치된 채 쓸쓸히 자리를 지키고 서 있는 한 낡은 공장건물 가장 안쪽의 음침한 방 안.
의자에 상당히 두꺼운 체인으로 옴짝달싹 못하게 제대로 포박되어 있는 그 사진속의 꽁지머리 부보스.그리고...그의 주변에 서 있는 이들.다름아닌 홍성빈과 그의 친구들이었다.
"..아,이 새끼가 걔냐?부보스?"
실실 기분나쁜 웃음(좀 막 말하자면 쪼개는)을 흘리며,의식이 없는듯한 부보스를 바라보는 규현.
"...그래.제일 심하게 털어버리고 싶었던 자식."
'..이제 복수할수 있겠지.'
규현의 말에 가만히 고개를 끄덕이는 성빈.그 말을 끝으로 잠시 정적이 흘렀다.아무리 기다려도 부보스가 깨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자,제 성질 못 이기고 참다 못해 먼저 그 앞으로 척척 걸어 나서더니 다짜고짜 발길질을 하는 한성호.
"아오 이 등신같은 새끼.안 일어나?"
"우리가 니놈 때문에 금같은 시간을 날려먹어야겠냐?"
한대,두대.계속해서 온 힘을 다해 부보스를 패는 성호였지만 지금 여기있는 인원들 전부 그를 말릴 생각은 없어 보였다.
"워워,그러다 뒈지겠다-"
"더 세게 때릴수 없는거야?이렇게!이렇게!"
곧 성호의 구타 행위에 저도 해보겠다는듯 가담하는 남우.그런 남우를 보며 기분나쁘게 웃는 나머지 인원들.
"더 때려라,더!일어날때까지 더!"
성빈보다 더욱 격하게 좋아하는 모습의 진호.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남우와 성호의 구타 때문인지,고통에 찬 기침을 뱉어내며 정신이 든듯한 모습의 부보스.
"....!.!"
그러나 입은 청테이프로 꽁꽁 싸매어져 있었다.그런 부보스를 보며 피식 비웃는듯한 모습의 성빈.
"..왜.분하냐? X같아?기분 아주 더럽지?"
다시 한번 부보스를 비웃고,한걸음 다가서는 성빈.
"나도 니한테 거지같은거 억지로 퍼먹여져서 기분 더러워 이 새끼야-"
곧 머리통을 주먹으로 그대로 내리 갈기는 성빈.그러나 반항하거나 할 기미는 조금도 보이지 않는 부보스.당연하겠지,아까 전에도 그렇게 죽도록 얻어터졌는데.능력도 직빵으로 맞고.아무튼 곧 다시 고개를 들고 자기 주변에 서 있는 성빈과 그의 일행들을 노려보는 부보스.
"뭘 야려?"
"기분 엿같네 이거?"
그런 부보스의 행동에 주머니를 뒤적이더니 군용 레이저포인터를 꺼내서 켜고,부보스의 눈에 그대로 갖다 비추는 상현.그것에 발악하듯 몸부림치는 부보스였으나,애석하게도 그의 고개는 이미 수겸이 제대로 붇들고 있는 상태였다.
"가만히 있어.난동부리지 말고-"
특유의 부드러운 중저움으로 마치 애 달래듯 하는 수겸.하지만 그의 손에 들어간 힘은...글쎄.애를 다루기에는 심각하게 과하게 들어간듯 보인다.
"..!.."
곧 눈을 감으려고 하는 부보스였으나 그 행동조차도 수겸에 의해 저지되었다.결국 발악을 포기한건지 그냥 그대로 있는 부보스.
"..됐어.그정도 비추면 이자식도 가만히 있겠지."
곧 성빈의 말에 순순히 레이저포인터를 끄는 상현.그러나 여전히 아까전에 그 여운은 남은건지 정신 못 차린듯한 모습의 부보스.
"자,그럼 슬슬.."
"네가 우리에게 준걸 되돌려 받아야지?"
"...!.."
말 안해도 잘 알거야.그렇게 덧붙이고 곧 피식 웃는 성빈.그리고 그 말을 듣자마자 경악에 찬 표정의 부보스.
"테이프 떼."
곧 입에 붙인 청테이프를 뜯어내는 규현과 진호.뜯기가 무섭게 발악하며 고함을 지르는 부보스.
"야 이 새끼들아..!감히 니들이 잘도 날 이렇게 만들었겠다?!!"
"두고봐!풀려나면 니들 목부터 먼ㅈ...."
철컥-
".....시끄러."
한참 시끄럽게 떠들던 부보스의 입을 막은건,아까 전까지 단 한마디도 하지 않은채로 묵묵히 이 상황을 즐기고 있던 세형.그리고 그의 손에는 권총 한 자루가 쥐어져 있었다.
"더 떠들면,죽여버린다."
"..."
진짜로 쏠것처럼 위협하는 세형의 모습에 부보스마저도 겁을 먹은건지 입을 굳게 닫았다.
"좋아.이제 좀 조용해졌네."
"..가져와."
곧 손가락을 탁 튕기는 성빈.곧 정수기에 꼳아놓는 거대한 생수통 여러 개를 들고 들어오는..조직의 신입들.그들 중에서도 성빈처럼 부보스에게 반감을 갖고 있었던 사람들이었다.
"오케이,수고했어.가도 좋아."
"....대신 이 일은 절대 비밀인거,알지?"
신입들을 향해 미소지어보이고,마지막으로 경고 섞인 질문을 건내는 성빈.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신입들.곧 그들을 전부 보내고,다시 부보스 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자..이게 뭔진 잘 알고 있겠지?"
"ㄱ....그건.."
생수통 안에 가득 차있는 희끄무레한 액체들.바로 조직원들에게 강제로 먹였던 참기름 섞인 우유와 개밥+돼지비계라는 괴랄한 조합의 음식.
"내가 이거 처먹느라 얼마나 X같았는지 아냐."
"특히 저거.실체를 알고 나니까 아주 기분 더럽더군.누굴 개새X로 알았나?"
개밥과 돼지비계를 섞은 음식이 담긴 생수통을 가리키며,다시금 자신이 저런 것을 먹어왔다는것에 제대로 열받은듯한 모습의 성빈.잠시 화를 추스리는듯 허공을 올려다보고 한숨을 푹 내쉬었다가,다시 부보스를 내려다보는 성빈.평성시에도 그래 보였지만 어째서인지 오늘따라 그의 죽은 눈이 더 섬찟하게 느껴지는 건 단순한 기분탓일까.
"..잡설은 이쯤에서 집어치우고,어디 그 몸에 좋은거 혼자 원없이 처먹어봐."
"니 소원대로 체격 실컷 키우게 해 드릴테니까."
이번에도 부보스가 뭐라고 말할 틈도 안 주고 입에 길다란 관을 강제로 과격하게 꽂아 넣는 성빈.
"야아,꼬라지 좋다-"
"이 새끼가 이러고도 어느 조직의 부보스라고?나 참.어이가 없어서.."
그 모습을 보고 비웃는 규현과 진호.잠시 묵묵히 있다가,곧 입을 여는 성빈.
"..자,계속 질질 끌수만은 없겠지."
"부어버려."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생수통 뚜껑을 열고 그걸 부보스 입에 물려진 관으로 다짜고짜 쏟아 부어버리는 남우.그리고 저항도 하지 못하는 채로 그저 몸부림만 칠 뿐인 부보스였다.
"왜.많이 먹으면 몸 생긴다며?"
부보스야 어떻게 되던지 상관 없는듯한 모습의 성빈.그건 이 주변의 나머지 인원들도 마찬가지인듯 보였다.그렇게 강제적으로 그 많던 참기름 섞인 우유는 전부 부보스의 입에 꽂힌 관을 통해 다이렉트로 들이켜졌다.중간중간에 뱉어내기도 하고 헛구역질도 하고 별에별 추한 짓을 전부 선보이는 부보스.그러나 성빈의 표정은 냉정 그 자체였다.
"와우,좋아!한통 끝!"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흘린게 절반을 훨씬 넘었지만 어찌 되었건 어느새 한통을 다 비웠다.곧 빈 생수통을 내려놓고 팔이 아픈지 자기 팔을 통통 두드리는 남우.
"이거 못해먹겠어!나랑 교대할사람~?"
"그냥 너가 해."
"엗.."
너무해.토라진듯한 표정으로 그렇게 말하는 남우였으나 곧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다.
그렇게 아까 했던 과정을 반복하길 몇 시간이 지나고,그 많던 생수통들은 어느새 텅텅 비워져 있었다.그리고 거의 반쯤 죽어가는 모습의 부보스와,주변에 잔뜩 쏟아져있는 아까 그 혼합물들.그리고 여전한 무표정의 성빈.
"등신같은 새끼.꼴 좋다."
"이렇게 될줄 몰랐더라도 몸을 좀 사렸어야지-"
"하여튼간,능력도 없는것들이 꼭 힘만 믿고 까분다니까!"
"원래 자기 잘난줄 알고 까부는놈들의 명이 제일 짧은거 몰라?"
"..멍청하긴."
곧 한마디씩 던지는 몇몇 인원들.전부 부보스에 대한 강한 멸시의 대사들이었다.허나 반항할 힘도 없는지 그저 그들을 바라보기만 하는 부보스.
"진짜 X같이 생겼네."
곧 아까부터 무표정으로 지켜보기만 하던 성빈이 그렇게 한 마디 던지고,곧 배를 말릴새도 없이 강하게 걷어찼다.
"네놈같은 사회 악은.."
"..뒤져 없어지는게 나아."
제 3의 피해자가 생기는 꼴은 보기 싫으니까.한번,두번,성빈의 발길질은 멈출 줄을 몰랐다.먹은걸 전부 다시 뱉어내고,살려달라고 눈물 콧물 다 짜내며 애원하고,급기야는 차라리 그냥 편하게 죽여달라고 애원할 때까지도 발길질은 멈추지 않았다.그럴 때마다 무자비하게 목을 밟아 누르며 입을 여는 성빈.
"..내가 왜 너에게 그따위 자비를 배풀어야 하는데?"
"이제와서 약한척 질질 짜지 마.꼴보기 싫으니까."
"그동안 잘도 나대 왔잖아?보스만 믿고 보스보다 더 심하게 나댔잖아,너.온갖 민폐란 민폐는 다 벌이고,툭하면 민간인 폭행에.길가던 사람에게 시비는 물론이고 강도 행위등 일탈을 일삼지 않나.살인미수도 가볍게 저지르는건 말 안해도 잘 알거고.게다가 이젠 하다못해 학생들까지 끌어들여 더러운 네놈들의 방패로 써?물론 얼씨구나 하고 받아들이고 먼저 가입신청한 그 새끼들도 분명 뇌 어딘가에 크게 이상이 있을거 같은데,제일 처음에 선동한게 어떤 새끼더라?윗대가리가 시켰다는 변명따윈 집어쳐.내가 지금 이 자리에서 보스놈 머리끄댕이 쥐어잡고 끌고 와서 너한테 죽으라고 명령하라고 시켜서 그놈이 너보고 죽으라고 하면,넌 죽을거냐?"
"..너같은 쓰레기는 절대 회생하지 못해.그냥 이 세상에서 깔끔히 사라져.그리고 다신 얼씬도 하지 마."
무차별한 폭언에 결국 고개를 푹 떨구어버리는 부보스.그렇게 한바탕 성빈의 취향에만 일치하는 무자비한 정의구현이 끝나고,죽은것마냥 미동도 않지만 일단 간신히 숨은 붙은 부보스를 여전히 감정 없는 눈으로 내려다보다가,곧 입을 여는 성빈.
"..세형,상현 그리고 수겸 선배.뒷처리 부탁할게."
"맡겨만 둬."
".....분부대로."
"뭐..어떻게든 되겠지-"
곧 알겠다는듯 고개를 끄덕여 보이는 세 사람.곧 그 모습에 안심하며 나머지 인원에게 고개를 돌리는 성빈.
"그리고..나머지는 입단속 잘 하는거 잊지 말고."
"이 일이 발설되면....우린 전부 끝이니까."
"..잠깐,우린 살인을 하진 않았잖아?!"
눈치 없게 되묻는 남우에게 알밤을 한대 먹이는 진호.
"어이구,생각을 좀 해봐.우린 살인까진 아니지만 어쨌든 저 녀석을 거의 죽기 직전까지 몰아갔어.그치?그리고 그 폭력 현장을 방관하고도 있었고."
"안티스킬이나 저지먼트 일부가 이 일을 알아버리면,우린 어떻게 될거 같냐?못해도 최소 퇴학이야 이건!"
"뭐 나야 퇴학당할 학교도 없긴 하지만..남우 너랑 성빈이,그리고 여깄는 사람 중에서 학교 열심히 다니는중인 사람들은?그 사람들은 나몰라라 할거야?"
"에..그건 아니지.."
곧 진호의 말에 약간 풀이 죽은듯한 모습의 남우.아까 알밤 맞은데가 아픈지 손으로 살살 문지른다.
"..좋아,아무튼 여기 있는 인원들 모두 비밀은 잘 지킬 즌비는 했겠지?"
-당연하지.
모두 그렇게 말하고,곧 각자의 포지션대로 해산했다.CCTV도,무인 카메라도 없는 이곳에서,그들의 은밀한 화풀이 겸 뒷풀이는 막을 내렸다.
9.1. if 연성 ¶
- 만약 내가 양아치였다면-
"아오 씨-나갈때 커튼좀 치고 나가라고 어제 그렇게 말했건만..."
그저 평범하기만 한 어느 월요일,오늘도 어김없이 육두문자와 함께 하루를 시작하는 노란 머리의 소년,홍성빈이었다.
분명히 학교 규정은 두발은 단정히,악세사리 금지였지만 그런 규정을 비웃기라도 하듯 샛노랗게 염색한 머리카락은 벌써 눈을 가릴 만큼 길었고,옆 책상에는 어제도 했었고 오늘도 하고 나갈 것으로 추정되는 금목걸이와 금팔찌,귀걸이 등등이 즐비했다.
창문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햇빛에 잠이 다 달아난 채로 신경질적으로 이부자리에서 일어나며 시계를 보니,시간은 벌써 11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와..진짜 양심없네.나 깨워주지도 않고 그냥 일 나가버린거야?"
"하여튼간,요즘 용돈도 자주 안 주는 주제에 이젠 내 말까지 완전히 무시해버리네."
이제 막 중3이 된 성빈의 불평은 식을 줄을 모르고 이어졌다.그러나 성빈의 불평과는 정반대로 성빈의 부모는 분명히 몇 번이고 더 그를 깨웠을 것이다.점점 출근 시간은 다가오고,깨워도 깨워도 일어날 생각을 안 하는 아들을 어쩔줄 몰라하며 바라보다가 미안하다는 말 한 마디와 함께 자신을 깨운지도 모르고 곤히 퍼질러 자고 있는 아들의 부드러운 뺨에 키스를 한번 해 주며.그렇게 성빈의 부모는 다시 그들의 일터로 나갔을 것이다.그러나 성빈은 그런 걸 알 턱이 없었다.
곧 느릿느릿하게 교복을 대충 챙겨 입고..아니지.정확히는 교복은 와이셔츠 하나만 떨렁 입고 검은색 청바지와 제법 심플하면서 깔끔한 디자인의 맨투맨,그리고 꽤 값비싼 패딩 하나를 걸쳤다.교복 조끼와 겉옷 그리고 바지는 이미 실종된 지 오래이다.와이셔츠도 거의 잊혀져가다가 오랜만에 한번 입어나 볼까 하는 기분으로 몇십분을 허비해서 겨우겨우 찾아낸 것이다.
아무튼 그렇게 옷을 챙겨 입고 아침 겸 점심을 대충 때우고 나니 어느새 시계는 12시 3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아아-짜증나,오늘이 토요일이었으면.."
짜증낸다고 달라질건 없었지만 어찌 되었건 늘 하던대로 신경질을 한번 부리고,곧 아까 책상에 아무렇게나 놔두었던 장신구들을 하나씩 하기 시작한다.그리고 거울을 본다.
이렇게 보니,진짜 학생 신분에 이렇게 하고 다녀도 되는가 싶은 정도의 장신구들과 머리 염색이다.분명히 머리 좀 깎고 장신구들도 전부 빼면 평균 이하로는 떨어지지 않을,차라리 잘생겼다는 소리를 듣고 살 외모였다.하지만 지금은 잘생겼다는 느낌이 들기도 전에 불량하다는 느낌이 강하게 파고 들었다.빗으로 대충 머리를 빗어 정돈하며,곧 서랍에서 오토바이 키를 꺼냈다.일반 학생이 오토바이를 타고 다닌다는게 말도 안 될 뿐더러 그의 오토바이는 998cc짜리 Kawasaki H2R.분명히 2종소형 면허를 따고 나서 주행해야 할 오토바이였지만,그는 그런 도로규정법도 엿이나 먹으라는 듯한 태도로 일관할 뿐이었다.
'남들한테 타라고 권유하는 것도 아니고 내가 알아서 잘 타겠다는데,자기네들이 뭐 어쩌라고 이래라 저래라야?나 참,어이가 없어서..'
곧 헬멧을 쓴 뒤 오토바이 키를 꽂고,시동을 걸었다.평소 같으면 경쾌하게 엔진음을 내며 한번에 시동이 걸렸을 오토바이였지만 어째서인지 오늘은 거의 네번을 연속으로 시도를 해서야 겨우 시동이 걸렸다.벌써 기름이 다 된건가 싶어 연료표시계를 확인해 보았지만 연료표시계는 거의 만땅을 가리키고 있었다.아니 뭔 이딴 경우가 다 있어 하고 신경질적으로 엑셀을 확 당겼다.곧 굉음을 내며 성빈의 오토바이는 그렇게 대낮의 거리를 미친 듯한 속도로 질주하기 시작했다.
오토바이를 학교에서 적당히 떨어져 있는 거리에 세워둔 뒤 터덜터덜 학교로 향했다.문득 시계를 보니 아까 그렇게 달렸음에도 1시.뭐,당연했다.오토바이를 타고 바로 학교로 온게 아니라 농땡이를 피워 가면서 설렁설렁 온 거니까.곧 한참 수업이 진행중인 교실의 문을,그것도 앞문을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확 열어 재꼈다.
"홍성빈!선생님이 늘 뒷문으로 오라고 말했지!"
"아 예-그러셨겠죠-"
곧 뭐라고 떠들어대는 선생을 뒤로 하고 자리로 향하려다가,문득 자신에게 집중된 반 아이들의 시선에 곧 신경질적인 어조로 큰소리쳤다.
"뭘 꼬나봐,이 새끼들아.그냥 눈 깔고 아까 하던 짓거리나 계속들 하지?"
이쯤 하면 반에서 가장 정의로운 애 한 명쯤이 나서서 중재해야 할 것 같지만,아무도 그러지 않았다.당연했다.괜히 뭣모르고 나섰다가 성빈 그에게 크게 다칠게 분명했기 때문에.성빈이보다 더 힘이 센 애가 성빈을 일방적으로 두들겨 팬다?그건 진짜 꿈도 못 꿀 일이었다.만약 진짜 아무것도 알지 못하고 그저 정의심에 휩싸여 그런 짓을 했다간,쉬는시간 수업시간을 가리지 않고 쉴새없이 들어오는 선배와 성빈 그의 패거리들의 도발과 협박,그리고 집에 가서도 끊임없는 문자 테러가 이어질게 분명했기 때문에.선생님들에게 말해도 그때 뿐이었다.아무튼 곧 저 녀석이..하고 다시 수업을 시작하는 선생과 그 수업울 듣기 시작하는 학생들.
"워우,Mr.홍.역시 등장부터 남다르다니까-"
옆에서 장난스럽게 말을 거는 밝은 갈색 머리와 검은 패딩의 남학생,김남우였다.그 역시 성빈의 패거리 중 한 명이었으며,성빈과는 이제 10년지기 친구였다.늘 티격태격하지만 그래도 성빈에게는 가장 친한 벗이었다.
"시끄러,이 새끼야.넌 얼른 돈이나 갚아."
"내가 너한테 돈을 언제 빌렸다고 그래?난 모르는 일이야..아악!"
능청스럽게 그냥 넘어가려는 녀석의 옆구리를 콱 꼬집어 주었다.어딜 감히 5만원씩이나 빌려가 놓고서는 이제 와서 모르는 척이야?씨익 사악하게 미소를 지으며 옆구리를 놓지 않았다.잡힐 것도 없어보이는 군살 없는 몸매의 그였지만 알게 뭐람.
"자,이래도 계속 모르는 척 하실텐가?응?"
"아..ㄱ..그만...!ㄴ..내일..아니 오늘..!오늘 안으로 줄테니까 이거 놔!"
"그 말,진짜지?나중에 다시 딴말하기 없기다?"
"당연..당연하지!내가 언제 한 입으로 두말하는 거 봤냐...!"
굉장히 다급해진 남우의 목소리에 키득 웃으며 그제서야 순순히 손을 떼었다.
"자식,진작에 그럴 것이지."
꼬집은게 상당히 아팠는지 분하다는 눈초리로 성빈을 쏘아보는 남우.그런 남우를 비웃는듯한 모습으로 바라보는 성빈.이것들은 전부 수업 도중에 일어난 해프닝 중 일부분.그러니까 빙산의 일각에 불과한 일이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할 짓도 없고,지루하게 이어지는 수업에 곧 책상에 푹 엎어지는 성빈.슬쩍 옆을 보니 남우 녀석은 벌써 골아떨어진지 오래였다.수업이 너무나도 지루했기에 망설임 없이 바로 달콤한 잠에 빠져들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문득 눈이 떠져 흐릿한 시야인 채로 고개를 들어보니 어느새 종례 시간이 되었다.아직까지 옆에서 세상 모르고 자고 있는 김남우를 흔들어 깨우고,주섬주섬 짐을 챙겼다.뭐 꺼내둔게 없어서 챙길 짐도 없긴 했지만.아무튼 늘 형식적이고 틀에 얽매인것같은 담임의 종례가 끝이 나고,제일 먼저 교실을 나서는 건 성빈과 남우였다.
"으아-잘 잤...으윽..!"
기지개를 켜다가 갑자기 자신의 심장께를 부여잡고 멈춰서는 남우.그런 남우를 이상하다는 듯이 바라보는 성빈.
"뭐야,어디 아파?아니면 아까 꼬집은 데가 옮은거야?"
"ㄷ..담배가 피우고 싶어."
"미친 새끼."
지랄병이라도 난건가.잠시 진지하게 이걸 한대 팰까 하는 눈빛으로 남우를 바라보다가 곧 피식 웃으며 주머니에서 담배갑을 꺼냈다.친구니까 이 정도 자비는 배풀어 줘야지.암,그렇고 말고.
"옛다,니가 그렇게나 원하는 거.형님 해봐 형님."
"오오,성빈이형님!성빈선배님!갓성빈님!감사드립니다!"
곧 담배 하나에 존칭까지 써가며 기뻐하는 남우.진짜 저 정도면 심각한 헤비 스모커임이 분명했다.
곧 신나게 담배를 하나 꺼내들고 입에 문 채로 불을 붙이며,남우가 말했다.
"참,성빈아.너 오늘 오토바이 타고 왔지?"
"어.전에 니가 말했던 쌔끈한 디자인의 그거 타고 왔는데.갑자기 왜?"
"나 오늘 한번만 태워주면 안되냐?오토바이 전에 타던거 연호선배한테 빌려줘서.."
"뭐,좋을대로 해.난 상관 없으니까."
성빈은 아무래도 좋다는 모습으로 고개를 끄덕였다.뒤에 사람 하나 더 태운다고 해서 오토바이 운전에 크게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니까.
남학생들이 늘 그러듯 그들 역시 실없는 대화를 이어가며 가끔 뭐가 그렇게 웃긴지 빵 터지기도 하며 어느새 성빈의 오토바이가 있는 쪽에 도착했다.
"헬멧 쓰고.안 가져온건 아니지?"
"설마!무면허긴 하지만 이래뵈도 너보단 오래 타고 다녔다고?"
곧 가방에서 헬멧을 꺼내 쓰고,성빈의 오토바이에 나란히 올라 탔다.
"꽉 잡아.전속력으로 달릴 거니까."
"걱정마!오빠 달려!"
곧 키를 꽂고 시동을 건 뒤,아까 했던 것처럼 엑셀을 확 당기며 질주하기 시작한다.80km..90km..점점 치닫는 속도에 조금 불안한 건지 먼저 입을 연 건 남우였다.
"야..이거 괜찮은 거냐..?지금 내가 보기에는 이거 거의 100km가 넘어가는데..고속도로도 아닌 곳에서 이 속도는 위험하다고!"
이때 조금 자제했어야 한다.그러나 이때는 아무것도 모르고 그냥 장난치기에 바빴던 것이다.
"그래?그럼 더 올려 드려야지."
뭐,사실 말만 그렇게 했지 사실상 속도는 점점 늦춰지고 있었다.
....아니,늦춰져야만 했다.
'..어라,이게 왜 이러지...?'
이상하게 속도는 내려갈 생각을 안 했다.무슨 방법을 다 써 봐도 내려가지 않는 속도계.점점 빨간불이 켜진 신호등이 가까워져만 갔다.400미터,200미터,50미터....무심하게도 때 맞춰 대형트럭이 그 앞을 가로막듯 전진하고 있었다.
"...씨X,이건 말도 안...."
콰앙-
쿠당탕-
"..아으,씨...뭐야,꿈..?"
정신을 차려보니 그는 아직 학교 기숙사 안.험한 꿈이라도 꾼건지 온 몸은 식은땀 투성이였고,침대에서 굴러떨어져 바닥에 그대로 곤두박질친 상태였다.곧 몸을 추스르고 일어나,아픈 목을 주무르는 그.
"참 별 개같은 꿈도 다 있네.."
한숨을 푹 내쉬며 아직 덜 깬 잠을 마저 깨우기 위해 냉장고에서 탄산음료 한 캔을 꺼내 마시는 그.그의 뒤쪽 책상 위로,산지 얼마 안 되어 보이는 금목걸이가 덩그러니 올려져 금 본연의 빛을 그대로 내고 있었다.
- 투견(鬪犬)
"이 거리에선 말야,싸우지 않으면 죽음밖에 없다."
"살기 위해서는 상대가 누가 되었건간에 맞서 싸워야만 해."
"니가 그렇게 원하는 돈이나 권력같은 걸 얻으려면 어쩔수 없는 거라고?"
-과거의 어느 날,아직 중학교 2학년인 성빈에게 한 조직의 조직원들이 건낸 말-
...오늘도 조직의 어른들에게 싸움을 강요받는 기분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성빈.이 조직의 어른들은 아직 어린 성빈이 그냥 평범한 삶을 살게 두지 않았다.아니,정확히는 자기네들의 방식으로 평범한 삶을 살게 했다.하긴 애초에 뒷동네 출신이라는 것들이 다 그렇겠지.자기 이익을 챙길수만 있으면 그보다 더한것도 서슴없이 해낼 사람들이니까.그 사고로 부모님이 크게 변고를 당하지만 않았어도 지금 성빈이 그렇게 하루하루를 싸움판 인생으로 살며,평생을 입에 대지 않을것처럼 말하던 담배마저 늘상 피워대는 헤비스모커가 되진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가정을 잘 꾸려 나가야 할 두개의 중심부에 크게 손상이 간 이상은 뒷세계의 도움을 받아서라도 살아야만 했다.아무런 짓도 안 하고 멍청하게 앉아서 굶어 죽기만을 기다리는것보단 차라리 이게 나아.
하지만 사실 처음부터 성빈이 조직 내에서 전투원으로 살아온 것은 아니었다.처음에는 별 보잘것 없는 꼬맹이라는 이유로 조직 내에서 청소라던가,아니면 대충 돈을 훔치라던가 하는 식의 자잘한 업무만 맡아 왔었다.그러느라 조직원들과의 친분도 조금씩 쌓여 갔고,나중에는 부보스의 부름까지 받을 정도가 되었다.물론 불려가서도 그런 자잘한 심부름만 했지만,이따금씩 평소에 청소로 받는 돈의 5배는 넘어가는 돈을 받고 큰 여행가방을 주며
"처리해."
라고 짧게 명령했다.그 여행가방 안에 무엇이 들었는지 그때의 성빈은 알수 없었으나,지금 와서 다시 생각해 보면 꽤나 짜릿한 경험이었다고 성빈은 생각한다.큰 여행가방,그리고 평소보다 많은 보수.보기에 비해 엄청 무거웠던 무게와 여행가방에서 나는건지 모를 비릿한 냄새..
"어이,거기 너."
아무튼 평상시와 다름 없이 조직 안에서 청소를 하던 도중,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탁하지만,제법 깊이감 있는 중저음의 목소리.이 조직의 보스 자리를 지키고 서 있는 이철웅이라는 남자였다.
"..뭐 또 시키실 일이라도."
"아니,일은 됐고.잠깐 나좀 따라와."
..무슨 일이지.지금까지 부보스나 행동대장 같은 녀석들이 성빈을 부른 일은 많았어도 이렇게 보스가 직접 성빈을 찾아와서 따라오라고 한 적은 이번이 처음이었다.도대체 무슨 일인지 어리둥절한 성빈이었으나 한치의 두려움이나 망설임은 없었다.보스의 신경에 거슬리는 행동은 일절 한 적이 없으니까.행여 누군가가 성빈을 모함한 것이라고 해도 이미 부보스와도 꽤나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성빈이었기에 두려움은 없었다.
"저기 앉아."
보스를 따라 들어간 그의 방은 제법 고급스럽게 꾸며졌다.사실 입구부터 마호가니로 만들어진 문이 예사롭지 않은 느낌을 주긴 했다만 방 안은 더욱 그랬다.말로 다 표현을 할순 없었으나 그것들은 흡사 미국 마피아들 보스의 방 분위기와 비슷한 느낌을 자아내고 있었다.시가인지 뭔지 모를 담배의 냄새가 코를 찌르는 듯 했다.
아무튼 보스가 앉으라고 말하며 가리킨 곳은 부보스나 다른 조직원들이 자신을 앉히던 차가운 철제 의자가 아닌,외부 손님 접대용의 큰 가죽소파였다.어째서 자신을 이런 곳에 앉히는건지 영문을 알 수 없었던 성빈은 일단 시키는대로 앉기로 했다.푹신한 느낌에 저도 모르게 그대로 누울 뻔 했으나 간신히 여기가 보스의 집무실임을 깨닫고 곧 정자세로 앉았다.곧 시가를 물고 있는 보스가 성빈 그의 바로 건너편에 앉아 먼저 말을 건내었다.
"홍성빈이라고 했나?"
"네,그렇습니다만."
"다름이 아니라,내가 예전에 그 소식을 들었었거든-"
뭘거 같아?하고 되묻는 보스.도대체 무슨 소식을 누구한테 들은 건지 감이 안 잡혀 마냥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눈만 깜빡이고 있으니,보스가 대신 이야기했다.
"너 전에,저쪽 시에서 조직 하나를 통째로 쓸었다고 들었다고."
"...!"
그 말에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여기 들어온지 며칠 안 지나서 일어난 일이었었던 만큼 지금 시점에서는 좀 오래 된 일이었고 아직 중학생이었던 만큼 성빈도 만만찮게 크게 다쳐 꽤 오랜 기간을 병원 생활하게 만들었었는데.말로만 흔히 듣던 동공지진을 실제로 경험하는 성빈.그리고 그런 성빈을 웃으면서 토닥이는 보스.
"하하하,내가 이 이야기를 꺼내는건 널 숙청하기 위해서가 아냐."
나름 겁주고 싶었던건지 숙청이라는 단어를 유독 강조해서 말하고,곧 아까 타온걸로 보이는 커피를 한 모금 기울이는 보스.
"...너,우리 쪽에 한번 제대로 몸 담아볼 생각 없나?"
"물론 보수는 톡톡히 주지.지금이랑은 생각도 못 할 만큼 많이 말야.어때?"
그 말에 망설이지 않을 수 없었던 성빈이었다.물론 이 방법이 크게 문제가 된다는 걸 모르지 않았지만,지금 성빈으로썬 이 세상의 그 무엇보다도 더 달콤한 유혹이었기에.그리고,곧 성빈은 그 유혹에 넘어갔다.
"네,좋습니다.맡겨만 주시죠."
"싸우는 거라면..자신있으니까."
곧 성빈의 대답이 마음에 들었던건지 호탕하게 웃고,말로 하진 않았지만 장하다 우리 아들.하는듯한 표정으로 거친 손으로 성빈의 머리를 대여섯 번 쓰다듬었다.
그리고 그 날로,성빈의 인생은 180도 뒤바뀌어졌다.
조직 내에서 청소원이 아닌 어엿한 전투원으로써,부보스와 보스의 부름에도 더 자주 불려 나가게 되었고 그럴 때마다 성빈은 한번도 빠지지 않고,늦지 않고 완벽하게 약속장소에 딱딱 나타나 보스의 신뢰도를 더욱 높일 수 있었다.뭐 그렇게 불려 나가서 하는 일은 거의 열에 아홉이 싸움이었지만.우락부락한 어른들 사이에서 여리고 날랜 성빈이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첫날에는 보스도 성빈도 제법 긴장한 듯한 모습이었으나 역시 성빈의 싸움 실력은 타고난건지,체급 차이가 제법 나는 어른들을 상대로 약점만 집요하게 노리고 정확하게 때려 눕히는 성빈이었다.
"좋아,내가 사람 하나는 잘 본것 같군!"
한바탕 상황이 끝나고,반대쪽 세력의 간부로 보이는 남자 몇을 잡아 대리고 가며 보스가 만족한다는 듯한 모습으로 성빈에게 말을 건내었다.
"과찬이십니다,보스."
"아직 보스의 발 끝에도 미치지 못했는 걸요."
녀석 그동안 아부도 많이 늘었어.하고 다시금 웃는 보스를 보며,성빈 자신도 괜시리 기분이 업 되었다.부모님이 사고를 당하시고 난 뒤 성빈이 이렇게까지 기분이 좋았던건 오늘이 처음이었다.
이날 이후에도 성빈은 심심하면 조직 대 조직간의 제법 규모가 큰 싸움에도 불려 나섰었고,가끔은 칼부림과 총질이 오가는 위험한 장소에까지 나선 적도 많았다.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일본도나 사시미 등을 쓰며 검술도 같이 배우게 되었고,권총으로 사격 연습도 한 꼴이 되었다.물론 전문적으로 배우는 검술과 사격술과는 큰 차이가 있었지만.
처음 총으로 상대편 조직원을 쏠 때는 강한 죄책감에 사로잡혀 밥도 제대로 먹지 못 했고,처음 진검으로 직접 상대를 찔렀을 때는 살이 그대로 베여 꿰꿇리는 역겨운 살의 감촉 때문에 잠도 제대로 자지 못했으나,곧 그런 느낌들은 점차 성빈의 삶에 익숙해져 나중에는 그런 죄책감마저 느끼지 못하게 되었다.오히려 그렇게 해서 쓰러트린 놈들의 돈을 빼앗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을 더 독하게 먹고 전투원으로써의 나날을 헛되이 보내지 않았다.
그렇게 하루 걸러 싸움이라는 정신 나간 일과를 겪으며,점점 그렇게 성빈 그도 남들과 다를 바 없는 폭력배가 되었고 뭐든지 필요 이상으로 대처해버리는 과격한 성격으로 변질되어 버렸다.싸움이라면 일단 주먹 먼저 나가는 것이고,말싸움이란 성빈에겐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마치 싸움에만 미친 싸움개처럼.상대를 보면 죽인다는 생각 하나로 싸움에 돌입하는 투견처럼.
'남자면 남자답게 주먹으로 승부해.시끄럽게 입으로 쫑알대지 말고.'
아무튼 그런 성빈의 마인드와 그 특유의 싸움실력이 어우러진 것이 효과를 본 건지,시간이 흘러 성빈이 고등학교 1학년이 되었을때 성빈은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조직의 행동대장 자리를 꿰차고 있었다.이것도 나름 발전이라면 발전된 셈이다.
그와 동시에 성빈의 조직은 그 구역 내에서도,아니 전국적으로도 소문이 퍼져나갈 정도로 크게 성장했고,그와 동시에 무패의 싸움 실적으로 무적조직이라는 타이틀을 끝까지 지켜왔다.
....'그 일'이 있기 전까지는.
매번 승승장구해온 까닭에 패배라는 단어와 전혀 연관이 없다고 생각했던 것일까,아니면 그냥 무모한 도전이었던 것일까.인첨공의 고레벨 능력자 집단을 처리하려 하다가 역으로 전부 털려버린 것이다.성빈 그는 이렇게 될 것을 대충 어림잡고 애초에 갈 때부터 도마뱀 꼬리 끊듯 모든 연락을 무시하고 가까스로 도망나왔으나,이미 한번 퍼진 신상은 그대로 공개되어 결국 도망자 신세가 되었다.
"하,내가 어쩌다가 이런 신세가.."
이를 콱 악무는 성빈.의외로 배신에 대한 죄책감은 일절 들지 않았다.다만 자신도 잠시 후면 아까 그 머저리들처럼 속수무책으로 당할 거라는 것이 떠올랐고,그렇게 되면 성빈은 결국 성빈이 생각하는 머저리같은 자들과 동급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 무능력한 자신이 마냥 분할 뿐이었다.
"그래,어짜피 이렇게 된 거.."
곧 무엇을 결심한건지,평소의 감정 없는 눈으로 돌아가며 마스크를 벗어 던졌다.그리고 마치 무엇에 홀린듯,자신을 수색하러 나온 상대 측 인원들에게로 당당하게 걸어 나섰다.
"찾았다-"
곧 들려오는 섬뜩할 정도로 낮게 깔린 목소리.그것은 마치 지옥에서 희생자를 찾아 갓 올라온 악마의 목소리외도 같았다.
"저놈이 뭔 자신감으로 나온거지?"
"그런거 알거 없어.일단 우리쪽의 심기를 건드린 이상.."
"....죽인다."
상대는 신체 강화 능력자라도 되는건지,눈에 보이지도 않을 속도로 성빈에게 접근하더니 그대로 복부에 미들킥을 꽂아 넣었다.
"크윽..!"
곧 어마어마한 충격이 성빈의 복부에 가해졌다.당장 그 자리에서 쓰러지고 싶은 심정이었지만,성빈은 그러지 않았다.맞은 뒤의 충격으로 각혈하면서도 끝내 무릎을 꿇는다거나 하진 않는 성빈.
"자,죽기 전 하나만 질문하지."
"네놈,대체 무슨 자신감으로 우리에게 맞서려 하는 거지?"
곧 아무 말 없이 상대를 바라보더니,이내 피식 웃는 성빈.
"하..내가 왜 맞서려 하냐고..?"
말 한마디 하기도 힘들었으나,특유의 악과 깡으로 고통을 끝까지 버텨내며 입을 열었다.
"그래..나도 처음부터 이 싸움에서 질 거라는 생각은 하고 있었어.."
"하지만..."
"남자라는 존재는 말야.."
"자신이 질걸 알고 있더라도.."
"....끝까지 싸워야 할 때가 있는 법이다."
그리고 고맙게도 지금 저 녀석은,성빈의 말 한 마디 한 마디를 흥미롭다는 듯 듣고 있었다.
"그리고...한 마디 더.."
"..적 앞에서..방심은 금물이라고."
곧 품에서 권총을 꺼내 그대로 상대의 머리통을 겨누고,망설임 없이 방아쇠를 당겼다.
불빛이라고는 전혀 보이지 않고,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는 고요한 새벽.한 발의 총성이 그 정적을 깨부수었다.마치 아직 이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는 걸 알리는 한 발의 신호탄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