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 반 신이치로의 형 말이야, 여전히 실종 상태라지?”
“불쌍해, 실종되기 전에 둘이 싸웠었다면서?”
“어어, 경찰은 그게 원인이라고 생각했었는데, 학교 측에서 신이치로는 그럴 애가 아니라며 부인했다더라.”
“히익, 그래서 조사가 흐지부지 됐었던 거야?”
“그 외에도 이것저것 겹치게 돼서, 미해결 사건으로 남았대.”
“이제 거의 3년 되어가는데 그 쯤 됐으면 죽었다고…”
“...야, 그만해.”
“왜? 내가 틀린 말 했어? 3년이나 지났는데 행방은 커녕 실마리조차…”
“...아.”

소곤거리던 공기의 울림은 격양되어가며 귓가를 긁어내는 듯한 화음을 내었었다. 그것이 멈춘 것은 한 소녀의 눈 모서리에 소년이 들어온 시간. 그녀의 친구는 그녀를 말리려다가도, 이내 수그러든다. 갈색 머리가 넘실거리며 짧은 눈썹을 옅게 덮어, 소녀들의 곤혹스러운 시선은 그 검붉은 눈에 초점이 맞춰진다. 채 상황을 이해 못해 무표정으로 굳어 있던 얼굴은 곧 입꼬리가 당겨지며 그 붉은 눈을 반쯤 가려버렸다.

“괜찮아, 내 신경 쓰지 않아도 돼.”
“아, 신이치로, 그게 아니라…”
“아냐, 아냐. 나도 인정한지 오래야.”
“진짜 미안해! 내가 진짜 입이 방정…”
“됐다니까? 나 괜찮아.”

“진짜로.”

방과 후 교실은 휑하여, 소년이 그 말을 끝마치고 들려온 적막은 더 깊게도 느껴졌다. 여자아이들의 긴장감 넘치는 시선이 교환되더니, 그녀들은 먼저 자리를 떠났다. 그 뒤로 더 들려오는 사과는 더 이상 그 소년의 안중에 없었다. 소년은 그녀들의 뒷모습에 시선이 갔었다가도, 다시금 빈 교실로 눈알을 굴린다. 오른쪽 구석부터 왼쪽까지, 그대로 흝으면 그 중간 지점에 다시금 시야가 돌아간다. 소년은 책상 밑에 떨어져 있던 귀걸이 한 개를 주워 담뱃재 묻어있는 소매에 닦는다. 별 볼일 없는 은색 커프는 그 광택을 잃지 못해, 음영이 확실히 그어져 흰 광 밑에 그림자가 깔려 광은 제 존재를 과시한다.

고등학교 1학년은 자신을 알아가며 인격을 형성하는 시간이다. 소년도 예외는 아니었다.

...

고양이는 그 몸을 늘려, 자고 있던 제 주인의 귀 연골을 톡 톡 친다. 방해 공작에도 꿋꿋이 잠을 청하는 이의 고른 숨소리는 귀를 기울여야만 들을 수 있을 테다. 외부 충격에 딸랑거리던 연골의 커프 세 개는 방 안의 옅은 빛에 제 광 못 보이니, 커프 본연의 색은 알 길 없이 탁한 빛만 품고 있다. 머지않아 남성이 머리 끝까지 이불을 덮어쓰면, 그 탁한 광마저 빛 바래 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