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항목 : 에스터 힐데가르트.C(머리말)
- 에피소드 5
- (35스레)
히어로
당신은 히어로로써, 전투 인력으로써, 임무에 소집되었다. 소집되면서 당신이 받은 것은 하얀 와이셔츠와 검은색바지, 검은색 코트 상의, 그리고 무기를 수납할 수 있는 하의용 하네스. 마지막으로, 하얀색 가면까지. 이 가면을 쓰고 임무를 하는건가? 왜?
"행동이 굼뜨군."
잘 모여주었다, 라는 말 대신 여러분에 대한 비난으로 말문을 연 높으신 분. 그 옆에는 여러분이 처음보는 사람이 일렬로 서 있었다.
"오늘은 악의 뿌리를 뽑는 날이다. 이제까지처럼 물렁하게 일처리할 생각은 추호도 하지 말도록. 이 앞에 있는 자들이 오늘 네놈들의 리더가 된다. 고분고분하게 난장판으로 만들고 와라."
"......"
평소 입던 옷과 크게 다르지 않은 패션이다만, 몇 가지가 신경쓰인다. 하네스는 그렇다 쳐도, 가면은 왜?
"...어째서 얼굴을 가려야 하는 겁니까?"
에스터는 조용히 질문을 남긴다. 높으신 분들이 오셨으니 즉살할 수밖에 없는건가. 에스터는 조금 불쾌하게 울렁대는 가슴을 진정시키려 애쓴다.
ㅡ
에스터의 질문에 숏컷의 여성이 대답합니다.
" 임무가 아무래도 평화롭진 못할 테니까요. 평판과 신변 보호 용도입니다. "
***
긴 흑발을 가지런히 내려 묶은 남성은 당신들이 준비를 마치는 것을 확인하고, 당신들에게 비난으로 말문을 연 높으신 분께 허리를 숙여 인사를 남긴 후 제 옆에 가지런히 서 있던 4명을 선두로 여러분을 주차장으로 인솔합니다. 주차장에는 이동용으로 보이는 검은 차량이 주차되어 있습니다.
" 임무에 앞서, 잠시 설명하겠습니다. "
문득 당신들을 돌아본 남성은 제 옆의 적발 청년에게 눈짓합니다. 특정 위치에 붉은 점이 찍힌 충분한 사이즈의 지도가 둥실 떠올라 여러분 시야에 전부 들어오도록 펼쳐집니다. 아무래도 적발 청년은 염동력자인가 봅니다.
" 저희는 오늘 빌런 본부 소탕 및 빌런 인원 전원 사살 임무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위치는 이 곳 지하. 도착 후 돌입하여 내부 조사 및 본부 내 빌런들을 사살 후 복귀합니다. "
그리고, 들으셨겠지만.
" 물렁한 대처는 허용하지 않겠습니다. 임무에 충실해주십시오. "
그 말은 아마도 조금 전의 당신- 파크를 향한 말이었겠다.
" 설명 종료. 차량에 탑승해주십시오. "
비스트, 머리말, 코스츔. 당신들의 히어로 네임을 읊는 목소리는 지나치게 덤덤했다.
ㅡ
(에스터)
"......"
에스터는 말없이 가면을 받아 쓴다. 여전히 탐탁치 않아보인다. 체격으로 다 들통난다던가 하는 얘기 이전에, 에스터는 사람을 죽이는 것을 할 자신이 없었다.
즉살명령에 대한 인권운동가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고, 빌런갱생프로젝트는 순조롭게 진행되어갔다. 즉살명령에 이르기까지의 빌런들의 행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던 극악한 빌런 클라운은 지금 불살주의의 히어로 코스츔이 되었다. ㅡ그러니까, 이 즉살명령은 곧 철회될 것이라고...
...그런 의견을 지지했던 당신은 지금 의심받고 있었다. 빌런 수장으로 지목받은 구제프의 신원을 보증하느라. 자신은 당신의 불안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고, 당신은 사라져버렸지.
에스터는, 표면적으로는 순순히 명령을 받아들인 것처럼 보였으나, 이후 어떻게 행동할지는...글쎄.
여러분이 전원 차량에 탑승하자 차량은 출발합니다. 몇몇 중화기가 당신들 눈에 띄겠지만 뭐, 당신들이 신경 쓸 만큼 중한 사안은 아닌 듯 싶네요.
당신들이 마음 속으로 어떤 생각을 하던 빈민가까지 걸리는 시간은 길지 않았습니다. 차량이 길목에서 멈추고, 차 문이 벌컥 열립니다. 어두운 청발의 단발머리 소녀가 활짝 웃으며 당신들에게 도착했다는 말을 전합니다. 블래스터의 질문에 대한 답으로도 충분한 행동이었겠네요. 개시 일시는 지금 당장입니다.
그리고 어쩌면 여러분. 지금부터 채비하는 편이 좋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몸이건 마음이건.
***
가면을 쓴 여러분과 같은 차림의, 그러나 가면만은 쓰지 않은 5인은 여러분을 인솔하며 빈민가의 안쪽에서 안쪽으로 들어갑니다. 기이하리만치 고요한 공기가 섬찟합니다.
" 아, 도착이다! "
침묵을 깨고 여린 음성과 얇은 손끝이 향하는 곳은 어느 폐공장입니다. 저런 허름한 곳이 빌런의 아지트일까요? 과연?
" 잠시 대기합니다. 땅이 흔들릴 테니 준비하십시오. 흔들림이 멎으면 곧바로 돌입합니다. "
여러분에게 그렇게 말한 흑발의 남성은 델타, 하고 단발머리 소녀를 부릅니다. 그리고 소녀, 아니 델타는-
" 역시 개미를 끌어내려면 땅을 흔들어야지. "
바닥에 손바닥을 댑니다.
곧잘 땅이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ㅡ
(에스터)
에스터의 내면엔 잡념이 가득하지만, 가면 밑의 얼굴은 보이지 않는다...그러나 과연 고작 이런걸로 에스터의 특징들이 가려질까? 헬멧에 전신 슈트정도는 입어줘야 하는거 아닌가? 뭐, 에스터는 애초에 신원을 숨길 생각도 크게 없는 모양이지만. 언제나 어디서나 자신에게 떳떳한 행동을 할 뿐이다.
"......!"
땅이 흔들리는 걸 느낀다. 소녀의 능력인 모양이다.
ㅡ
다행스럽게도 지진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델타가 바닥에서 손을 떼자마자 진동은 서서히 멎어듭니다. 다행일까요? 과연 누구에게?
" 응? 그럼 뭘 어째야 하는데요? "
즐거움을 함뿍 담은 음성이 파크를-어쩌면 그 옆의 블래스터를 포함해서 전달됩니다. 흑색 눈꼬리가 호선을 그립니다.
" 출발합시다. "
줄곧 조용했던 숏컷 여성이 당신들에게 말합니다.
***
공장 주위를 조금 돌아보았을까요? 지진으로 인해 살짝 뒤틀린 문짝이 여러분의 시야 안에 들어옵니다.
" 이리로 돌입하면 될 것 같은데... "
문이 망가져버렸네요~ 델타가 안타깝다는 음성으로 중얼거리다가, Dice(1,3) value : 3 1 에스터 2 파크 3 블래스터 를 바라보며 묻습니다.
" 저기, 이 문짝 그냥 부숴 주실 수 있을까요? "
당신이 부순다면 곧장 돌입할 수 있을 텐데. 그리 중얼거리는 델타는
방긋 웃었습니다. 따로 제지하거나 독촉하는 사람은 없군요.
그리고 돌입한다면- 음습하고 어두운 내부, 출처 모를 고깃덩이가 걸린 기분 나쁜 광경이 당신들을 맞아 줄 것입니다.ㅡ
(에스터)
음습한 내부. 알 수 없는 고깃덩어리들이 줄지어 늘어져있다. ...어쩐지 좋지 못한 기분이다. 좀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역겨웠다.
...아직은 아무 일도 시작되지 않았다. 하늘빛이라는 호칭이 자신을 말하는 것임은 알았으나, 말없이 걷는다. 그 행동으로 자신이 괜찮다는걸 보여주듯이.
ㅡ
누가 무어라 대답하려 입을 열기도 전에, 맞은편에서 인기척이 느껴집니다. 당신과 똑같은 하얀색 가면을 쓰고, 코트를 걸친 한 여인이 걸어나옵니다.
"늦었군."
잔뜩 가라앉아 싸늘한 여인의 목소리는 어딘가 인위적인 구석이 있습니다. 가면에 음성변조 시스템이라도 추가한 것인지. 그러고보니 그녀와 같이 온 것으로 보이는, 여러분과 같이 가면에 코트, 하네스를 착용한 한 무리가 그 뒤로 언뜻 보입니다. 그리고 게 중에는 당신에게 총구를 겨누었다가, 같은 차림임을 알고 내리는 사람도 있군요. 여인은 작게 한숨을 내쉽니다.
"비밀통로를 잘도 숨겨놓은 모양이다. 1층은 깨끗해."
이제부터 통로 수색에 착수해야 한다. 라며 여인은 가볍게 바닥에 떨어진 고기를 가리킵니다.
Hide and seek~! 이라고, 붉은 스프레이로 아무렇게나 갈겨놓은 글자가 보인다.
1. 당신은 누구?
2. 조사에 착수한다.(선택지: 1.바닥의 고기 2. 걸린 고기 3. 벽 4.기계)
3. 기타
ㅡ
(에스터)
아마 복장이 같은 것을 보니 같은 편이겠지. 에스터는 눈 앞의 글씨가 적힌 고기를 흘겨본다. 먹을걸로 장난치면 안되는데. 그나저나 가면을 썼는데도 곳곳에서 고기 비린내가 나는지라 별로 건드려보고도 싶지 않군. 고기를 아무렇게나 지나쳐간다.
벽에 구멍을 뚫거나...하는 식으로, 통로를 만들 수는 없을까? 하긴, 통로를 만들어도 방향이 중요한데, 아무데나 뚫으면 안 되겠지. 에스터는 벽을 조사...하려다 코스츔이 나섰으니 방향을 튼다. 기계를 조사한다.
-기계 조사
ㅡ
기계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원래 공장에 이렇게 기계가 없어도 되나? 싶을정도로 휑한 가운데 단 여섯개의 기계만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어떤 기계를 보시겠습니까?
1.길고 톱날이 달린 기계
2. 납작한 고기를 다지는 기계
3. 커다란 통이 달린 고기를 휘젓는 기계
4. 2층까지 연결된 것으로 보이는 파이프 기계
5. 동그란 구멍이 나 있는 고기 가공 기계
6. 작고 빨간 버튼이 달린 기계
7. 다른 곳을 조사한다
8.기타
ㅡ
-에스터는 작고 빨간 버튼이 나있는 기계를 조사한다!
ㅡ
버튼을 누르시겠습니까?
1.네
2.아니오
ㅡ
(에스터)
딱 봐도 위험하게 생겼잖아...버튼 말고 설명같은건 없나?버튼이 끝이야?
혹시 고기를 고기기계에 넣으면 무슨 일이 생기나?
고기 가공 기계에 바닥에 굴러다니는 고기를 조금 떼어 넣어본다.
ㅡ
유감! 작동버튼이 가동되지 않으면 기계는 작동하지 않는다! 아니, 그것도 그렇지만 생각해보면 이곳은 폐공장이지 않은가. 갑자기 고기 한점 집어넣는다고 작동할 리도 없고....
1.버튼을 누른다.
2. 다른 기계를 본다.(1.길고 톱날이 달린 기계 2. 납작한 고기를 다지는 기계 3. 커다란 통이 달린 고기를 휘젓는 기계 4. 2층까지 연결된 것으로 보이는 파이프 기계 5. 동그란 구멍이 나 있는 고기 가공 기계)
3.기타
ㅡ
유감!
에스터는 그렇다면 버튼을 눌러본다. 설마 터지기야 하겠어!!
ㅡ
기계가 작동한다! 작은 기계에서 피가 한가득 뿜어져나온 뒤, 얼마 가지 않아 바닥 한쪽이 갈라지며 통로가 드러났습니다. 드디어 지하 1층으로 가는 통로를 찾았습니다!
//에스터가 통로를 열었습니다! 히어로들은 모두 에스터를 칭찬해주고 현재 활동을 중단한 뒤 지하 1층으로 내려가는 레스를 써주세요!
ㅡ
(에스터)
피가 뿜어져나오는 것에 순간 충격받아 에스터는 잠시 굳어진다. 하지만 충격받아있을 때가 아니다. 지하 1층으로 가는 통로가 열렸으니 얼른 내려가자.
ㅡ
(나레이션포함 다들 조금도 에스터를 부르는것에 거리낌이 없다.)
'아무도 내 익명을 보장해줄 생각이 없는 모양이군!'
지하로 내려가며 에스터는 생각한다. ...어쩌겠는가. 누가 봐도 당신인 것을.
ㅡ
지하 1층.
이곳엔 단 한개의 방만이 여러분이 반기고 있습니다. 물론 복도 끝에 아래층으로 향하는 문이 있기는 하지만, 잠겨있는 모양입니다. 벽에는 붉은 스프레이로 (Let's PLAY) 라고 적혀있군요.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1. 방을 조사한다.
2. 문을 부순다.
3. 기타
ㅡ
쾅! 하는 요란한 소리와 함께 문이 부서졌습니다. 저런, 방에 먼저 들어간 여러분이 방을 둘러보기도 전에, 마스크를 쓴 한 남성이 뻥 뚫린 문을 손으로 가리킵니다.
"안 나갈거야?"
조사고뭐고 문이 터져버렸다고.
ㅡ
(에스터)
"?"
뭔가 터지는 소리에 에스터는 잠시 당황한다. 설마 이거...
"...코스츔?"
그가 능력을 쓰는 걸 본건 빌런시절 이후로 처음인 기분이군. 그 땐 툭하면 테러해대는 통에 모를수가 없었지...지금와선 그 클라운이 맞나 싶은 수준이지만.
"...조금만 둘러보다 내려가겠다."
-방을 조금만 둘러본다. 더 조사할게 있는지.
이왕 빌런의 아지트까지 왔으니까!
ㅡ
당신은 남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어쩌면 블래스터의 호위를 받을..것 같기도 하군요. 아차, 이게 중요한게 아니지. 방을 봐야 합니다. 방에는 1인용 소파가 놓여져 있고, 그 앞에는 커다란 상영 스크린이 내려져 있습니다. 과연, 의자 옆에는 프로젝터도 있고, 그 뒤에는 컴퓨터도 있네요. 아, 그리고 오른쪽 벽 옆에는 책상 위에 라디오가 놓여져 있는 것 같습니다. 어디부터 조사할까요?
1.책상
2.라디오
3.컴퓨터
4.기타
ㅡ
(에스터)
조사할 것들이 잔뜩인데 왠지 1번부터 별볼일없어보이는 책상이 적혀있다니 수상하다! 책상에 뭔가 있는거같다! 보이지 않는 오너의 손으로 에스터가 책상을 조사하게 조종한다!
1.책상조사
ㅡ
첫번째 서랍에는 카세트 테이프 다발이 가득 쌓여있다. 그리고 두번째 서랍에는 작은 상자가 있다. 반지함처럼 정말 작디 작은 상자다.
어떻게 할까?
1.카세트 테이프부터!
2.상자부터!
3.기타
ㅡ
에스터는 "카세트테이프"를 조사한다!!
ㅡ
(36스레)
카세트 테이프에는 섬세하게 라벨이 일일히 붙여져 있다.
'2018.11.24'
'2016.08.30'
'2016.12.20'
'2017'
어떻게 할까?
1. 라디오가 있지 않았나..?
2. 다른 것을 본다.(상자)
3 .기타
ㅡ
에스터는 2016.08.30 먼저 라디오에 넣어 듣는다!
ㅡ
<2016.08.30>
누구의 것인지 모르는 음성이 흘러나온다.
'다 죽여버리겠어'
'너무 극단적이지 않아?'
'그럼, 죽을까.'
'그건 그 미친놈때문이었잖아. 안그래? 왜 죽을 생각을 해?'
'...아니. 그건 나 때문이었어.'
정적. 테이프의 녹음본이 모두 끝났다. 다음 테이프를 들을까?
1.네
2.아니오
3.기타
ㅡ
이어듣는다
ㅡ
'2018.11.24'
'2016.08.30'
'2016.12.20'
'2017'
테이프가 돌아간다.
'채용 조건은 없습니다. 누구나 지원할 수 있는 것입니다. 복지? 필요 없습니다. 혜택? 필요없습니다. 그네들의 영웅놀이를 이즈모에서 공식적으로 도와주고 임금까지 지불해주는데 왜 그 이상을 해 주어야합니까? 그들은 언론을 위한 얼굴마담입니다. 네, 말씀하십시오. 아, 활동 중 일어나는 피해 말입니까? 그건 그 개인의 책임입니다. 아시겠습니까? 저희는 그때마다 버리기 좋은 패들을 버리고, 다시 카드를 뽑으면 되는 겁니다.'
녹음본이 끝났다. 더 들을까?
1.계속 듣는다.
2.아니오
3.기타
ㅡ
...에스터는 숨을 죽인 채 테이프를 계속 듣고 있다. '그 분'이 지금껏 해오신, 주장하신 말씀하고는 정 반대인 것 같지~? 테이프의 목소리는 가혹한 이야기를 해나간다. 에스터는, 지금 테이프의 말과는 정 반대의 말을 해왔던 어느 누군가를 떠올리고 있는 것 같다.
당신이 들은 적이 있는 목소리다.
지직거리는 소음이 심하다.
'선택...'
남성의 목소리가 조금 들리는가 싶더니, 테이프가 끝났다.
1.더 들으시겠습니까?
2.아니오
3.기타
ㅡ
...그리고 그것이 자신이 들은 적 있는 목소리라는 사실에, 에스터는 조금 소름이 끼쳤다. ...에스터는 무언가를 눈치챘을지도 모르고, 단순히 추측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에스터는 계속해서 테이프를 듣기로 했다.
'진저 그레이, 잘 부탁해~'
'사람을 뭘로 보는 겁니까.'
녹음본이 모두 끝났다.
ㅡ
...에스터는 나온 그 이름에 소스라치게 놀란다.
ㅡ
"다들 싸우던 중에 여기서 뭘 하던 중이었나!"
한 사람이 호통을 치며 당신을 부른다. 지금 난리났어! 다 놓치고 말았다고! 그리고 지금은 더 지하로 내려가야 한다는 명령이 내려왔다! 라면서 이곳에서 평화로운 한때를 보내고 있던 당신을 나무란다.
"어서 내려가!"
이제 더 이상 여기에 머무르기는, 조금 힘들 것 같다.3
- 조사 1
- (42스레)
...에스터는 밤비에게서 받은 정보를 토대로 카지노를 조사하고 있다. 아무래도 직접 카지노에 들어갔다간 쓸데없는 의심을 받을 수 있으니까, 공적인 서류 정보 등을 토대로 카지노를 소유하고 있는 게 누군지를 찾는 것이다. 하지만 이걸 찾는다 해도 이 곳이 빌런의 아지트라는 증거를 찾지 못하면 말짱 꽝이겠지. 우선 위험도가 낮은 것 부터 시작하자.
당신은 공적인 서류에 소유주의 이름이 'Nocturne Francis Vivaldi'로 적혀 있는 것을 확인했다.
...이 이름이 여기서 나왔다는 것은 결코 우연은 아니겠지. 그렇다면, 저것이 녹턴 드네리스라는 사실을 조사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에스터는 히어로측의 공적 서류들을 위주로 저 이름과 일치하는 것을 찾아본다.
이즈모의 서류에 나온 이름에는 일치하는 이름이 없다. 녹턴 드네리스와 이름은 일치하지만, 성은 다른 것 같다. 그렇다면 누구지?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
...역시 녹턴님을 길에서 생포해 물어보는게 좋지 않겠어? 누군가가 귓가에 속삭인다. 입 다물지 못해! 에스터는 목소리에 분노한다. 해결책을 제시한 오너는 시무룩해진다.
에스터는 녹턴의 경찰시절을 알고 있다. 경찰로서의 녹턴에 관한 과거 서류를 조사한다. 이 중에서는 동일인물이라는 증거가 있을까?
지켜보고 있던 나레이션은 에스터주를 토닥토닥한다.
경찰 시절의 녹턴의 자료를 제공받은 당신은 그녀의 젊은시절 이력서를 본다. 녹턴 드네리스. 젊은 시절의 그녀가 차갑게 당신을 보고 있다.
[녹턴 드네리스
부: 미하일 이바노비치 구제프
모: 소나타 드네리스
제: 이반 미하일로비치 구제프]
앗 이런 깜짝이야 순간 녹턴님이 나타나서 노려보는줄 알았네. 에주는 당황한다. 에스터도 에주때문에 순간 당황한다. 그 시절의 녹턴님의 사진과 영접한 에스터는 마음이 쭈글해질 뻔한다. 하지만 물러설 순 없다. 피해자를 최소화하고 정의를 실현하는 게 자신의 신념이다. 가족같은 존재도 친부모도 의심하고 의심하다 성인되자마자 잡아넣었는데도 늦어버렸다. 또 다시 늦어버릴 수는 없다.
에스터는 이번엔 소나타 드네리스의 정보를 조사한다. 과거 이혼기록이라던가. 전 남편의 정보...같은 것들. 에스터는 다시금 죄책감에 찔리기 시작한다. 남의 사생활을 캐는 것 같아 기분이 안 좋다.
소나타 드네리스. 옛날 기록으로 올라간다. 빛바랜 기록을 찾는 것은 쉽지 않지만, 신원 조회를 해보자 등록된 정보를 찾을 수 있었다. 하지만 조회가 제한된 경찰자료들...마피아와 같은 범죄조직 분류에 있다는 것은 알겠지만, 열람을 하려면 약간의 위법을 감수하거나 열람 승인이 될 때까지 약간의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잠깐, 그런데 왜 소나타 드네리스 항목이 범죄조직에 들어가 있는거지..?
"......?"
이런 상황까지는 예상하지 못했는지 에스터는 제법 당황한다. ...정당한 방법으로 모은 정보만 사용하고 싶은데, 어떡하지? ...뭐, 어디까지가 '정당'이냐고 하면, 정보를 모으느라 이것저것 죄책감 느낄만한 일들도 해왔지만서도. 에스터는 조금 고민한다.
...그렇다면 소나타 드네리스에 대해서 열람이 제한되지 않은 정보는 없을까? 이를테면 신문의 일부라던가. 마피아 조직에 관한 기사에 자그맣게 언급되었다거나. 우선 이 쪽을 먼저 찾아보기로 한다. 소나타 드네리스와, 그녀의 가족에 대한 것들을 알기 위해.
드네리스 가족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니 기사 하나가 보인다. 외국인 기업가 루카 비발디와 피아니스트 소나타 드네리스의 열애 가십 기사다... 더 오래된 낡은 기록을 살펴보니 드네리스 기업에 관한 기사가 있다...하지만 그 기록이 적고, 당신도 들어보지 못한 것을 보면 그렇게 비중있는 회사는 아니었던 모양이다.
"....."
옳커니. 이거다. 비발디. 아마 소나타 드네리스가 막힌 걸 보면, 이 쪽도 막힐 확률이 높긴 하지만, 우선 조사해보자. 두 사람의 관계를 위주로.
비발디. 국내에 개방된 자료는 별로 없다. 그저 돈 많은 기업가라는 사실이 언급될 뿐이다. 외국 자료기록에는 몇번 언급되고 있다. 처음에는 작은 주류공장으로 시작해서 크게 뻗어나간 대형 기업으로, 현재는 소소하게 다른 기업을 인수하면서 그 영역을 불려나간 대기업인 모양이다. 루카 비발디는 비발디 가문의 일원으로 라오스와 러시아 지부를 맡은 모양. 어느준간부터 그 종적이 사라졌다.
루카 비발디. 마찬가지의 정보가 신원조회에 적혀있다. 그 이상은 경찰 데이터 베이스를 뒤져야 한다. 그 또한 분류가 범죄조직에 들어가 있는 모양. 이미 사망처리되어 있다.
이런 젠장. 욕을 못 하는 에스터를 대신해 오너가 탄식을 토한다. 남의 머리에 대고 욕하지 말라며 에스터의 강력한 잔소리가 날아오는 느낌이다. 만약 경찰 데이터베이스를 조회한다면, 시간이 얼마나 걸리지?
적어도 하루는 기다려야 할 것이다.
열람 승인을 받아 확인한다면 그 열람 신청 기록이 남게된다. 이외에 예상되는 불이익은 딱히 없는 것 같다.
그렇다면 기다려본다. 어차피 에스터의 턴은 내일 모레니까, 그 정도는 기다릴 수 있을 것 같다.
현재 얻은 정보정리: 카지노가 녹턴의 소유이나, 드네리스가 아닌 비발디로 성이 다르다/ 녹턴의 가족들의 명의/녹턴의 어머니 소나타 드네리스는 범죄조직으로 분류/ 개방된 정보에, 소나타 드네리스는 루카 비발디와 열애설 있었음./ 루카 비발디도 범죄조직으로 분류/ 기타 루카네 기업이나 소나타에 관한 자잘한 정보들.
(여기까지 43스레)
[소나타 드네리스. 루카 비발디. 이탈리아의 거대 마피아조직, 비발디 패밀리의 일원. 비발디 패밀리는 현재에도 마약, 도박, 인신매매 등 다양한 불법사업에 발담그고 있으며 현재 그 세력을 더욱 불려가고 있다. 현재 비발디 패밀리의 대부는 안토니오 비발디. 루카 비발디의 손윗형제다.]
에스터는 소나타 드네리스가 루카 비발디와 부부였으며, 그 카지노가 녹턴 드네리스=녹턴 프랜시스 비발디의 소유라는 것까지 알아냈다!
- 조사 2
- (45스레)
에스터는 빌런의 현 본부라는 카지노에 관해 조사하고 있다. 현재 카지노를 관리하고 있는 것이 녹턴임이 확실한가? ...하지만 녹턴은 실종된 상태인데? 명의만 녹턴이고 실질적으로는 구제프가 관리하고 있다...는 추측을 뒷받침해줄 증거를 찾고자 하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
유감! 나레이션은 데이터를 제공할뿐 선택지는 제공하지 않는다. 단, B등급 열람승인은 그만큼의 자료를 제공해준다는 말밖에는... 나레이션은 침묵한다.
당신은 무엇을 조사하고 싶은가?
...쳇. 슬쩍 떠봤는데 통하지 않는군. 카지노 출입 정보같은걸 구할 수 있을까?
B등급 승인권한을 사용해서 카지노 근처 cctv영상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보겠는가? 아니면 다른 방법을 찾겠는가?
사용한다!
이런.. 너무 흥분한 나머지 에스터대신 에주가 조사를 할 뻔했다.
수많은 사람들의 출입모습이 찍혀있다. 게 중엔 고급차를 타고 와 유유히 세워두고 카지노에 들어가는 새하얀 남성도 보인다.
차의 기종을 볼까?
CCTV의 기록은 얼마나/어디까지 볼 수 있지? 녹턴의 모습은 영상에 없나?
흐릿해서 잘 모르겠지만 메르세데스 벤츠처럼 보인다....부럽다.
기록은 5년전 까지 볼 수 있을 것 같다. 녹턴의 기록이 있는지 없는지는, 이 모든 기록을 조사해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그렇게까지 다 보고 싶진 않고, 전 빌런 아지트가 불탄 이후부터의 기록만 다 뒤지면 얼마나 걸릴까?
구제프 비슷한 흰 남자와 그의 메르세데스 벤츠, 그리고 녹턴의 등장빈도를 비교해 보고싶다
그게 벌써 저번주의 이야기다. cctv는 24시간 가동. 일주일치의 cctv를 모두 돌려보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다.(16시간 소요)
다 보고 나면 인물들의 카지노 등장 횟수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아아...)
...스레주도 하루 빼먹었으니 꼭 오늘 에스터가 증언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완벽한 정보 없이는 내 딸래미를 증인으로 세우고 싶지 않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조사한다!
오전 11시 30분에 결과가 나올 것이다.
(여기까지 45스레)
- 에피소드 6 (재판 - 에스터)
- 1.테이프
-먼저, 이 말부터 하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이 재판에 관여하게 된 것은, 우연히도 빌런의 아지트에서 찾은 테이프 때문이었습니다. 네 개의 테이프는 각각 날짜가 적혀있었지요. ...2017년이라고 적힌 테이프만 어딘가 이상했지만.
이것을 찾아낸 것은 전의 가면을 쓰고 임무를 했던 그 때. 히어로 비스트는 저와 함께 조사를 했고, 코스츔은 CCTV로 나를 보고 있었습니다. 제가 이것을 빌런 아지트에서 찾아냈다는 것은 이 둘이 증명해줄 것입니다.
'2018.11.24'
'2016.08.30'
'2016.12.20'
'2017'
...자. 이것을, 시간순서대로 틀어보기로 하겠습니다.
<2016.08.30>
'다 죽여버리겠어'
'너무 극단적이지 않아?'
'그럼, 죽을까.'
'그건 그 미친놈때문이었잖아. 안그래? 왜 죽을 생각을 해?'
'...아니. 그건 나 때문이었어.'
<2016.12.20>
'채용 조건은 없습니다. 누구나 지원할 수 있는 것입니다. 복지? 필요 없습니다. 혜택? 필요없습니다. 그네들의 영웅놀이를 이즈모에서 공식적으로 도와주고 임금까지 지불해주는데 왜 그 이상을 해 주어야합니까? 그들은 언론을 위한 얼굴마담입니다. 네, 말씀하십시오. 아, 활동 중 일어나는 피해 말입니까? 그건 그 개인의 책임입니다. 아시겠습니까? 저희는 그때마다 버리기 좋은 패들을 버리고, 다시 카드를 뽑으면 되는 겁니다.'
<2017>
지직거리는 소음이 심하다.
'선택...'
남성의 목소리가 조금 들리는가 싶더니, 테이프가 끝났다.
<2018.11.24>
'진저 그레이, 잘 부탁해~'
'사람을 뭘로 보는 겁니까.
......이 테이프를 듣고, 진저 그레이에게 의심이 가게 되어있다는 점은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그에 관한 이야기 말고도 또 집중해야 할 목소리가 있었습니다.
녹턴 드네리스.
...우리의 히어로 대표이자, 스스로가 개인적으로 무척이나 동경하는 인물이며, 한편으로는 현 논란인물인 구제프의 신원을 보증한, 그의 누나.
첫 번째 테이프와 두 번째 테이프를 잘 들으면 그녀의 목소리가 들릴 것입니다. 특히, 공적인 자리에서의 연설로 들리는 두번째와 달리 첫번째 테이프의 경우 아주 사적인 대화로 추정됩니다. 당장, 두 테이프의 날짜도 히어로가 생기기도 전의 이야기라는 점도 주목해볼 점이고요. 이런 사적인 대화, 목소리를 녹음해둘 수 있는 사람이라면, 그녀의 가족일 가능성이 높지 않습니까?
그렇게, 이 테이프만 두고 보면 현재 상호 빌런 지목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두 사람 모두를 의심할 증거가 됩니다.
진저 그레이에 대한 테이프는 노골적이고, 구제프를 의심할 증거는 간접적이지만 치명적이지요.
그렇기때문에 조사를 시작할 때, 저는 두 사람 모두를 의심했습니다. 특히 녹턴ㄴ...녹턴 드네리스의 목소리의 경우 그녀를 동경해왔던 저로서 상당히 충격이었습니다. 그런 제가 지금 진저 그레이의 편에 섰다는 것은, 거듭된 조사로 구제프에 대한 의혹이 짙어졌다...는 뜻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테이프에 관해 좀 더 말하자면, 진저 그레이에 대한 테이프의 날짜를 주목해볼 부분입니다. 네번째 테이프의 날짜는 2018년 11월 23일인데,
이 날짜는 진저와 구제프의 상호지목이 있던 것보다 나중의 시점이지요.
만약 진저가 빌런이라고 한다면 지금 진저와 구제프의 대립, 갈등상황은 빌런측에 있어 상당한 이점입니다. 그렇다면 최대한 그가 같은 빌런측과 있었다는 증거를 남기지 않고, 아예 만나지 않아도 모자랄 지언정, 굳이 만나는 데다 테이프에 녹음해 흔적을 남겼다? 다 차린 밥상을 엎어버리는 격 아니겠나요.
...이 시점에서 저는 설령 진저 그레이가 빌런이라고 하더라도 , 버림패일 것이라 추측했습니다.
저는 저 자료가 진저 그레이에 대한 의심을 못박기 위해, 그러니까 이즈모에 전달되는 용도로 만들어졌다고 추측했습니다. ㅡ설마 이런 식의 전달을 예상했을 것 같진 않지만 말입니다.
물론 다른 추측도 여러가지 가능하겠죠. 누군가가 진저와 빌런측의 접근을 발견해서 녹음했으나, 그 정보를 빌런측에 빼앗겼다... ...허나, 만약 그랬다면 아지트에 녹음본을 고이 보관해두는 것 보다 진작 녹음본을 폐기하는 것 부터 하는게 절차지 않았을까 싶습니다만.
어찌됐건, 진저 그레이의 이름이 노골적으로 언급된 테이프와 녹턴 드네리스의 가족이 녹음했을 확률이 높은 그녀에 관한 테이프가 있었다는 것이 첫 보고의 요점입니다.
2. 갱생프로젝트의 효능
이즈모 내부의 혼란에 관해 여러가지로 조사하며 정보를 모으고 다녔습니다만, 또 다른 정보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파크는 갱생프로젝트는 허구다. 구제프는 곰돌씨다...라고 주장했습니다만, 여전히 심증 뿐이고 실질적인 증거는 없죠.
완전한 증거가 되진 못하겠습니다만, 갱생프로젝트의 신빙성에 관해서 얘기 가능한 정보...라면 있습니다.
참고로 이 녹음본은 핸드폰 녹음기에 저장되어있습니다만, 이 녹음기는 편집이나 불러오기 기능이 없는 단순 녹음의 기능만 실행할 수 있는 어플임을 말씀드립니다. 때문에 이 녹음본에 조작의 여지는 없으며, 합성본일 가능성도 없음을 미리 설명드립니다.
"......"
"...좋은 아침이다."
"...뭔가 할 말 없는가?"
"아아, 좋은 아침"
(핸드폰 게임 소리가 들린다. 여자캐릭터 목소리, 클리어 소리가 차례대로 울린다. RPG 게임으로 추정된다.)
"...없는데?"
"왜, 물어볼 것이라도?"
"...아니. 글쎄다. 결국 너는 빌런이 맞았다는 거지?"
"...지금은 히어로 소속으로서 있는 거겠고? 구제프의 빌런 갱생 프로젝트를 통해?"
"현재 구제프와 진저의 상호 빌런지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뭐 그렇지"
"관심없어, 서로 빌런으로 지목한다? 그게 뭐? 나랑은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인데."
"거 참, 속 편한 녀석이군."
"빌런 즉살 명령을 잊었나? 구제프가 빌런이라면, 갱생 프로젝트로 목숨을 부지하던 그대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 "
"...그러고보니 진저 그레이는 당신을 생포한 사람, 아닌가?"
"그렇다면 나도 죽이면 될 뿐이야? 나도 그냥 안 죽이고 다닐 뿐이고?"
"그렇긴 한데 왜?"
"아니. 뭐..."
"진저와의 전투 상황...은 어땠지? 당신은 어찌됐건 나에게는 빌런이라는 것을 끝까지 숨기지 않았나."
"구제프와의 상담 과정은? 어떤 이야기를 했지? ...히어로로서의 책임감은 전혀 없어보이는데."
"예상치 못한 기습에 당했다. 그 정도인데?"
"게가 떠들면 난 게임한다. 그정도야 아 그리고..정보를 캐려면 좀 더 교모해야하지 않겠어?"
"네가 무엇을 의심하든 그 것은 진실과 가깝다. 라고 해두지."
"...안타깝게도, 교묘하게 말을 하는 특기가 없어서 말이야."
"뭐. 고맙다. ...이 정도로 해둘까. "
"...한 가지 더. 그렇다면 너는 빌런으로 돌아가게 된다 해도 별 상관없다...그런 입장으로 봐도 되겠지?"
"그래, 난 빌런으로 돌아가도 상관없어. 나는 쾌락주의니까 말이야."
(갱생프로젝트 참여한 전직 빌런. L양과의 대화)
(리제와의 일상에서 발췌)
이 자는 구제프의 갱생프로젝트를 통해서 빌런에서 히어로로 전향한 인물입니다만, 들으시다시피 전혀 히어로로서의 책임감을 느끼지 않고 있는 모습입니다. 갱생프로젝트가 파기돼 목숨이 위험해진다면 자신도 사람을 죽이고 다니겠다. 빌런으로 돌아가더라도 상관없다. 같은, 갱생과는 전혀 거리가 먼 태도를 보여주었습니다.
갱생프로젝트의 첫번째 참여자 파크는 자신이 갱생된 것은 구제프때문이 아닌, 다른 히어로들의 활약을 보고 개화되었다고 말하였죠. 실제로도, 그 전에도 파크는 비슷한 발언을 했습니다. 갱생프로젝트는 허구이며, 구제프는 곰돌씨라고.
또 다른 참여자인 L양 또한 자신은 빌런으로 돌아가든 말든 상관없다. 사람을 죽이고 다닐 것이다... 는 태도를 취했습니다. 이것은 갱생프로젝트의 본질과 어긋나는 태도 및 발언입니다. 심지어, 참여자는 갱생프로젝트를 시작한 지 꽤나 시간이 흘러있는 상태였습니다.
(대상자는 27스레에서 생포되었으며, 저 발언은 36스레 이후.)
갱생프로젝트의 효능 미비가, 빌런을 히어로로 위장시켜 이즈모에 들어오게 하는 데 일조했다는 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구제프씨.
3. 빌런의 새 아지트
ㅡ그리고 이것은, 제가 생포한 두 빌런에 의해 획득한 정보입니다.
(김영세와 시료쿠 이이나.)
원래의 본부가 불탔다는 것은 이즈모의 빌런 아지트 침입 임무 도중에 드러난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새 아지트 장소가 있어야겠죠.
이것은, 빌런들에게 공통적으로 전달된 문자의 내용입니다.
두 명의 빌런을 생포하며 그 핸드폰을 빼앗아 확인했습니다. 동일한 번호에서 온 문자입니다.
[★★★즐거운 게임이 한가득??★★★
★세상에, 무료 음식까지!★
¿¿ 놓치면 후회한다! ¿¿위치: 빌런 본부 지하 4층]
☞당신을 곰돌이군단 파티에 초대합니다☜
한 명은 그것이 아지트가 맞다고 답했고, 다른 한 명은 침묵했습니다. 일단 전 빌런 아지트의 위치를 아는 자가 초대한 파티장소이니 분명 예사로운 장소로는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것이 아지트가 아닐까...하고 그 카지노의 정보를 조사했습니다만, 명의가 익숙한 이름으로 되어있는 것입니다.
녹턴 프란시스 비발디.
...단순 동명이인이라기엔 당황스러운 타이밍이기에, 저는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그 결과, 저 이름은 명백하게 녹턴 드네리스의 다른 명의임을 밝혀냈습니다. 어째서 저 명의를 쓸 수 있었는가...까지는 재판과는 큰 상관없는 얘기이므로 자료제출로 대신하고 말을 줄이겠습니다. 필요하시다면 확인하러 나오셔도 됩니다.
(지금껏 조사한 소나타 드네리스와 루카 비발디의 과거 부부관계의 정보, 녹턴의 가족 정보를 증거로 제출한다. )
...그리고 그 빌런 아지트로 추정되는 장소를 조사했습니다. 원래의 빌런 아지트가 불탄 이후의 CCTV 기록을 판독한 결과, 구제프로 추정되는 남성이 다섯번 등장했습니다. ...서류상으로는 카지노의 소유자인 녹턴 드네리스는 한 번도 등장하지 않았고요. 단순히 우연히 닮은 남성이라고 하기엔 구제프의 것과 똑같은 메르세데스 벤츠 또한 씨씨티비에서 목격되었습니다. 그리 흔한 차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만.
(원래 빌런 아지트가 불탄 이후의 씨씨티비 기록을 증거로 제출한다. 흰 남성은 5회 나타났고, 녹턴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러한 정보를 보면 저 카지노를 실질적으로 관리하고 있는 것이 구제프라는 사실임을 추측할 수 있지요. ㅡ그리고 그 카지노는, 빌런의 새 아지트로 유력한 장소. 만약 카지노가 빌런의 아지트가 아니더라도, 빌런들의 모임장소로 쓰였음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그 곳을 구제프가 관리해오고 들락날락거렸다는 것은 분명 히어로의 소속으로서 좋지 못한 처사가 아닙니까? ...애초에 히어로가 카지노에 들락거린다는 것 자체도 그렇지만.
...이상의 증거들을 통해, 저는 구제프를 빌런으로 지목하는 진저 그레이의 의견을 지지하는 바입니다.
여러가지 경우의 수를 생각해보았습니다만, 역시 가장 깔끔하고 뚜렷한 결론이 나오는 것은 그것이었습니다. 현재 진저에 대한 지목은 함정이며, 진짜 빌런은 구제프이다. 이것을 신고한 진저 그레이를 몰아붙이고자 했을 뿐 아니라, ...심지어, 가족이라는 이유로 녹턴 드네리스의 보증을 등에 업고 그녀의 이름을 빌린 증거들을 남기기까지 하는 능멸까지 저지르고 말입니다. 히어로의 대표인 그녀를 가족으로 뒀다는 점을 이용하고, 모독적인 행동을...
(...에스터는 잠시 격앙되었는지 울컥한다. 계속 차분하고 딱딱한 투로 말해온 그녀지만, 녹턴의 이야기를 하려니 잠시 목이 메이는 모양이다. 심하게 격앙된 것은 아니고 잠시 말이 끊긴 정도라, 당신이 그닥 눈썰미가 없다면 그 감정변화를 조금도 눈치채지 못했을 수도 있다.)
...죄송합니다. 히어로의 대표인 그녀를 가족으로 뒀다는 점을 이용하며, 명예에 먹칠을 한 것입니다. 이러한 모독적인 행위를 저는 눈감고 바라볼 수 없으며, 그가 적법한 절차에 따른 처벌을 받기를 바랍니다.
이상입니다.
- 에피소드 6-1
- (52스레)
(공격레스)
총성. 폭파음. 우왕좌왕하는 모두의 목소리. 익숙한 목소리가 알리는 출입통제의 알림. 핸드폰의 메세지 소리...
온갖 소리들이 귀를 파고들어온다. 마치 게걸스러운 괴물이 끝없이 자신의 내부 곳곳에 구멍을 뚫고 파먹으며 포식을 즐기는 것 같다. 곳곳이 텅 비어 시린 몸을 이끈다. 감각이 인지하는 신호들이, 상황의 판단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에스터는 걸어간다. 그저 터벅, 터벅 배회하듯 걷는다. 신발 밑창에서 질척이는 느낌이 자신의 발걸음을 멈출 때 까지.
"......"
붉고 진득한 것이 그녀의 신발을 끈적거리게 한다. 눈에는 공포인지 무엇일지 모를 어떤 것이 가득 담겨 시야를 차마 돌리지 못한다. 이내, 애써 고개를 천천히 들어 눈앞을 바라보자, 그것은 두 번 다시 마주하고 싶지 않던 광경,
시체투성이의 이즈모 건물이 그녀의 눈을 억지로 빼앗아 고정시킨다.
'B동의 사무 요원들은 모두 본관 1층에 집결하시기 바랍니다.'
'본관 1층에 다수의 사상자 발생.'
'C동의 입구를 폐쇄합니다. 연구동의 사람들은 모두 그 자리에서...'
'J.J님의 부름이십니다.'
'이제부터 출입을 통제하도록 하겠습니다.'
'전 사원은 당황하지 마시고 방호물로부터 한걸음...'
머릿속에, 행동을 촉구하는 안내음성들이 순서없이 뒤섞여서 울려퍼진다. 울렁거리느니, 왜 이런일이 일어났느니 한탄할 틈조차 없이 세계는 자신을 헤집고 머리채를 쥘 뿐이다. 어쩌다가 이렇게 됐지? 당신을 모독했기 때문에? 덜덜 떨리는 손이 자신의 시야에 들어온다.
'본관 1층에 다수의 사상자 발생.'
'이제부터 출입을 통제하도록 하겠습니다.'
'본관 1층에 다수의 사상자 발생.'
사이렌처럼 울려퍼지는 환청은 희미해질 기미 없이 오히려 더욱 또렷해지고, 그것은 자신이 무언가 하기를 촉구하고 있다. 떨리는 손이 허리춤에 힘없이 놓인다. 두근거리는 심장이 구석구석 구멍난 몸을 두들긴다. 텅 빈 신체는 무력하게 두들겨맞아 흔들거린다. 후들거리던 손이 멈춘다.
그리고 떨림이 멈춘 두 손이 허공을 대신해 쥐고 있는 것은 총이었다.
"무사히 나갈 각오는 하지 마라."
눈에 서려있던 공포는 이내 분노로 변하고, 분노는 이윽고 광기로 변모할 준비를 하는 것만 같다. 노려보는 듯한 부릅뜬 눈이 당신들을 쏴죽여버리겠다고 말하고 있었다. 그것을 할 수 있는지 아닌지 스스로도 알지 못하면서, 당신을 널려있는 참상의 일부로 만들겠다고 선포하고 있었다. 빈 껍데기를 두들기던 심장이 내린 결론이었다.
그리고 맨 처음의 공격은 당신에게 향한다. 일의 주모자처럼 보이는 듯한 '검은콩'에게.
공격레스 Dice( 1,100) value : 17
타겟:머루
(53스레)
(반응)
※턴 내의 행동에 포함되진 않는 단순 반응입니다.
※이미 6시~8시의 히어로 턴동안 에스터는 턴 내 행동을 마쳤고, 다음 턴의 행동으로 이어지기 위한 연결레스에 불과합니다.
숨을 몰아쉰다. 피 냄새로 가득한 참상을 돌아본다. 구하지 못했다. 지키지 못했다. 구해내지 못했다면 이 지옥을 만든 이들의 심장을 찢어갈겨 그 잔해를 흩뿌릴 뿐이다. 죽은 이는 돌아오지 않으니까. 죽은 이들을 위해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속죄다. 갈갈이 도려내진 이 가슴의 상처를 지지기 위한 불길이다.
왜 지금껏 이렇게 하지 못했을까? 왜 그렇게까지 즉살명령을 거부했을까? 대답은 하나다. 자신이 겁쟁이였으니까. 끝없이 징계를 견뎌가며 만들어왔던 무른 대처가 이런 결말을 낳은 것인가? 더 효율적이고 빠른 방법을 무시하고 마음의 상처를 보듬는 데에 안주한것이 지금의 참혹한 광경으로 이끈 것이다. 에스터는 다시금 눈을 부릅뜬다. 눈에 선 핏발이 터져버릴 것 같다.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린다. 자신을 부르는 소리다. 익숙하지 않은 이명에서, 익숙한 평소의 이름으로 호칭이 바뀌어간다. 에스터는 목소리의 주인을 돌아본다. 진저 그레이였다.
"...가드맨."
나지막히 그를 부른다. 모두를 구하기 위해 안전구역을 펼친 '지키는 사람'이다. 죽음으로 죽음을 갚으려고 한, 자신과는 다른 모습이다. 몰아쉬던 호흡이 조금씩 안정되어간다. 조금씩 마음이 진정되어간다.
너덜너덜한 신체가 차츰차츰 제 기능을 갖춘다. 에스터는 당신에게 고개를 끄덕이고, 자신을 지켜준 것에 대한 감사인사를 전한다. 당신이 아니었으면 이성을 잃어버렸을지도 모른다.
"고맙다. "
당신은, 그의 말대로 진정한 히어로다. 그런 말을 함께 건넨다. 조금 안정된 정신상태로 다시금 주변의 상태를 둘러본다. 칼을 맞아 피가 흘러나오는 옆구리가 그제서야 아파온다.
자신을 막은 빌런.(실은 패러독스다.) 그 앞을 막은 블래스터. 테러의 주범인 듯한 여성과 시체투성이 바닥이 눈에 띈다. 다시금 속이 울렁댄다. 하지만 마음을 다잡는다.
...2대 2. 자신은 중상을 입은 상태고, 자신을 막은 빌런(실은 패러독스다.)의 상처는 곧 치명상으로 번질 것 같다. 한편 블래스터와 테러범은 아무 상처도 없는 채. ...이 쪽이 조금 유리하려나. 여성의 능력이 뭔지 모른다는 건 뼈아프지만.
한편 조금 더 둘러보니, 파크가 여러 명에게서 공격을 받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에스터는 차분히 생각해본다. 저 쪽을 도와주는 게 나으려나.
에스터는 일단은 멈춰선다. 다음 행동을 준비한다.
(방어레스)
에스터는 피해를 막을 곳을 탐색하던 중, 진저 그레이와 붉은 머리 여성이 구제프를 공격하는 것을 본다. 아. 저것이 구제프가 내민 증거의 그... 음. 둘 다 구제프를 신나게 공격하는 것 보니, 확실히 빌런의 편은 아닌 것 같다. 스파이라던가, 증거 조작같은 걸까. 아니면 빌런 측의 배신자던가. 자신을 대신해 손을 더럽혀주는 두 사람에게 속으로 미안함과 감사를 표해본다.
"그 쯤 해둬라."
그리고 에스터는 벽을 부수려는 소녀의 앞에 선다. 머리 두, 세개는 차이날법한 키차이가 인상적이다. 에스터는 건물 파편을 총으로 쏜다. 빵.
Dice (1. 2)(1:성공 2:실패)
첫시도:실패
"누구에게 바라는 건진 몰라도, 보살펴지길 바라면 얌전히 행동해야지."
냉랭한 눈초리가 당신을 노려본다. 테러로 인해 신경이 예민해져있는 모양이다.
두번째시도:(361)성공
(세이지 벽부수기 방어)
(54스레)
(방어)
"유감이다."
에스터 힐데가르트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당신이 벽에 총구를 들이밀자, 총은 장난감 폭탄마냥 산산조각나며 폭발해버린다.
"잘못을 저질렀다면, 책임지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말하며 당신을 막아선다. 아무래도, 순순히 나가게 두지는 않을 것 같다.
(방어)
그리고 벽을 향해 갈기려던 당신을 막은 것은 에스터 힐데가르트. 얼마 전에 당신에게 옷을 구입한 손님이었다.
당신의 무기를 자신의 총으로 손상시킨 뒤, 장신의 육체로 당신을 막아선다. 당신이 만들어준 외골격 셔츠와 함께.(칼을 맞아 옆구리가 피투성이로 찢겨졌다만.) 변장탓에 당신을 알아보지 못하고 있지만, 테러범의 잔당인 당신을 노려보고 있다.
방어다이스 644
형수 방어 성공
- 개인이벤트-어린이제국
(61스레)
"에스터 힐데가르트다. 이즈모 측에 보고할 일이 있는데, 괜찮겠나?"
휴가를 낸 에스터가 예상 못한 모습으로 이즈모에 찾아오는 것으로, 이 사건은 시작된다.
ㅡ
약 170cm 초중반정도의 키로 보이는 소녀는, 뒤로 묶은 머리가 목까지 닿는 길이였다. 꽤나 익숙하게도, 곳곳이 뻗친 하늘빛 머리카락이었다. 어딘가 에스터와 분위기가 비슷하지만, 눈매도 부드럽고 눈도 삼백안이 아니라 비교적 순한 느낌이었다. 인상 자체는 그리 날카롭진 않았지만, 어딘가 굳어져있는 딱딱한 표정이어 조금 접근하기 힘든 분위기가 있었다. 그래봤자지만.
총평으로는, 에스터의 동생이라고 하면 딱 어울릴 법한 분위기였다. 체격도 작고, 근육하나없이 가느다랗고 마른 몸도 그녀가 몸쓰는 일과는 그닥 연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조금 애늙은이같은 고등학생. 그 정도면 딱 맞다고 할까. 그렇기때문에, 신원검증을 하는데 꽤나 시간이 걸린 것이었지.
"...그러니까, 의문의 빌런의 능력으로?"
"빌런인지는 명확하지 않다만. "
"하지만 이능력으로 히어로를 향해 공격을 가했으니, 빌런이라고 분류해도 상관없을 듯 싶습니다."
"그런가. 그렇다면, 빌런이라고 해두지."
"...정리하자면, 그런 것이군요. 에스터씨는, "
"빌런의 능력으로, 몸이 어려지고 말았다."
에스터라고 칭해진 소녀는,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답한다.
ㅡ
머리카락과 지문의 채취로 인한 DNA검사에 이어, 비슷한 사례에 대한 보고가 초등학교 근방에서 몇 번인가 있었던 것을 통해 "에스터"의 신원은 입증되었다. 사람들이 모일 때까지 잠시 능력 등을 시험해보기 위해서, 에스터는 타겟을 사격하고 있었다.
"대정전 전의 몸이니까, 능력 또한 쓰지 못하는 거군요."
"그렇지."
에스터는 두 손으로 총을 쏴본다. 총알은 탕 하고 그대로 깡통에 날아박힌다. 적잖은 반동이 몸에 충격을 준다.
"...두 손으로 쏘는데 이 지경이라니, 이래선 전투는 무리로군."
"그래도 사격실력은 어디 안 가셨네요."
"다시 말하지만, 정신은 멀쩡하다."
오히려 어려지기 전보다 더 깨끗해진 기분이라고, 담담하게 답한다. 신원 검증을 돕기 위해 옆에 와있던 에릭이 쨍알대며 분노를 표출해본다.
"애초에, 왜 휴가까지 내셔놓고 빌런 추격같은걸 하신 건데요!? 좀 쉬라니까!"
"그거야 빌런이 보이니까."
"그런 식으로 자신의 몸을 함부로 대하니 그런 꼴이 된거 아녜요!?"
"...별다른 외상도 없으니 진정해. 애초에, 상대의 무기도 죄다 장난감이었다고."
...에릭의 쨍알거림을 처음 본 히어로 및 이즈모 소속들은 조금 당황한 기색을 드러낸다. 겉 보기엔 차분하게 생겼는데, 이런 성격이었나.
"단순히 초등학교 앞의 불법 노점상이라고 생각해서, 주의를 주려 다가갔을 뿐이다. 흉흉한 세상이니, 괜히 오해받을 짓은 그만두라고."
"그랬다가..."
"어찌어찌 얘기하다가, 갑작스레 기습해와서. ...비눗방울 총이나 탱탱볼 같은 걸로 무슨 공격을 하나... 하고 솔직히 어이없어하고 있었는데."
주변의 다른 이즈모 인물이 에릭에게 물을 가져다준다. 에릭은 그것을 꼴깍꼴깍 마신다. 물 만난 개구리(?)라고나 할까.
"장난감을 집어던지고 장난은 그만두라고 손목을 잡으니, 계획대로다! 라고 소리쳤고... 그대로 이렇게."
어깨를 으쓱해보인다. 중학생을 갓 벗어난 앳된 얼굴과 맞지 않는 엄숙한 표정이 위화감이 든다. 에릭은 잠시 쨍알거릴까 싶다가, 공적인 자리니까 침묵하도록 한다. 그래. 이런 자리에선 조용히 있어야지. 이미지관리를 위해서라도.
"그렇다면, 다른 히어로들에게도 전달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능력을 사라지게 한다는 점에서 악용되었다간 위험하니까요."
"부탁한다."
에스터의 보고가 끝났고, 이 가칭 '나이 빌런'에 대한 이즈모의 조사가 시작되었다.
- 어린이제국 - 나이 되찾기
- (65스레)
"......"
에스터는, 작아진 몸으로 나이빌런의 앞에 향해있었다. 원래대로 돌아가는 날이니, 일부러 큼지막한 원래 옷을 접어입고 왔다. 이제 잃어버린 기억들도 찾을 수 있겠지. 가면을 포기한 나이빌런의 맨얼굴을 보면서, 에스터는 묻는다.
"...왜 그런 짓을 했지."
그는 눈을 피한다.
"악당의 사정같은거, 들어서 뭐하게."
"......"
에스터는 침묵한다. 확실히 사정을 안다고 해서 달라질 것은 없었다. 이윽고 손을 내민다. 돌려달라는 뜻이겠지. 그는 이에 말없이 손을 잡는다. 효과음 같은 겉치레 없이, 능력을 사용하기 시작한다.
ㅡ
'정의로운 길을 추구하려 할 때마다 정의롭지 못한 누군가를 무너뜨리게 돼도, 자기자신이 추구하는 정의와, 그 정의에 의한 행동은, '
'그리고 그 행동이 불러올 결과는, 옳다고 생각했어.'
'...나는, 무얼 위해 노력해왔지.'
아무도 구하지 못한다면, 나는.
총성. 폭파음. 우왕좌왕하는 모두의 목소리. 익숙한 목소리가 알리는 출입통제의 알림. 온갖 소리들이 귀를 파고 들어온다. 마치 게걸스러운 괴물이 끝없이 자신의 내부 곳곳에 구멍을 뚫고 파먹으며 포식을 즐기는 것 같다. 붉고 진득한 것이 신발을 끈적이게 한다. 눈 앞을 바라보자, 그것은 두 번 다시 마주하고 싶지 않던 광경. 시체투성이의 이즈모 건물.
비틀비틀거리며 앞을 향한다. 구하지 못했다. 지키지 못했다. 눈 앞에 있는 얼굴들이 잔혹하게 자신을 노려본다. 그것 중에는, 알고 있는 얼굴도 있었지. 에스터는, 붉은 목도리를 만지작거린다. 테러범들이 갑작스레 사라지더니, 그 자리에는 그들의 신상정보가 팔랑대며 떨어져 앉는다. 에스터는 서류를 쥔다. 변장이 풀린 민낯을 바라보고 있었다. 알고 있는 얼굴들이, 그 곳에.
서류들이 이내 분수처럼 퍼져 날아오른다. 그것을 붙잡으려고 애써본다. 전부 다 자신의 손에서 빠져나가듯이 사라져버린다. 날아가는 종이들을 잡으려, 잡으려 손을 뻗고 애써보다가, 누군가가 그것을 잡아준다. 서류에는 경찰시절의 '누군가'의 모습이 있었고. 서류를 내민 누군가를 바라보자,
당신의 차가우면서도 다정한 눈이,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녹턴, 님. 이라고 부르려는 목소리는 물거품이 되어버리고, 이윽고 다시금 귀를 울려오는 총성이 당신을 쏴 찢어갈겨버린다. 눈 앞에서 당신은 끔찍하게 다시 한 번 살해당하고, 겨우 다시 맞이한 구원자의 얼굴은 곧 알아볼 수 없게 된다.
배신자. 범죄자. 악. 죽여야 해. 모두의 목소리가 차오르고 차오르며 더 이상 단어 하나하나를 알아들을 수 없을 지경이 된다. 격앙된 목소리의 대화들이 당신을 향해 오가고 그 말들이 텅 빈 세계 전체를 채우며 에스터를 짓누른다. 에스터의 시야가 말들로 가득 차 새카맣고 희뿌옇게 되어버린다.
...정신을 차려보니, 이제는 자신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흰 공간이었다.
"정말로 보고 싶었어?"
고등학생의 자신. 순한 인상이지만 냉정한 눈매가 자신을 바라보며 말하고 있었다. 어린 자신은 이런 눈을 하고 있었나. 아. 아니다. 그럴 리가 없었지. 어렸을때의 자신은 이제 존재하지 않는다. 이것은 어린 껍데기를 뒤집어쓰고 있는 지금의 자신 그 자체였다. 바닥에 무릎을 꿇은 채 한심하게 엎드려있는 어른인 자신을, 껍데기만 어린 모습을 하고 있는 냉랭한 눈의 자신이 서서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 때의 자신같은것은 이제 존재하지 않는다. 다시는 예전으로 돌아갈 수는 없는 것이다. 모든 일을 겪기 전으로, 되돌아가는 것은.
냉랭한 눈. 어린이의 얼굴에 걸맞지 않은 눈매가 자신을 바라보더니, 한 쪽 무릎을 꿇는다. 작은 손으로 큰 손을 부드럽게 잡아준다. 하지만 그 표정이 다정하다고는, 죽었다 깨어나도 말할 수 없었다. 괴로움을 못본 체 하기에는 너무나도 많은 일을 겪어버렸다. 지나간 일을 돌이키는 것은 불가능했다. 어린이의 껍데기를 뒤집어쓴대도, 기억을 잃어버린다고 해도, 그 모든 일들이 없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어른이 되고, 히어로가 되는 과정에서 겪은 모든 일들이. 에스터는 자신의 손을 부드럽게 잡은 작은 손을 다시금 붙잡는다.
그리고 뒤섞여진 기억들은 하나가 되어간다.
ㅡ
에스터는 휘청인다. 나이빌런이 있던 부스를 한 손으로 짚어 겨우 넘어지는 것을 피한다. 갑자기 몸이 커진 부작용이라고 생각했는지, 나이빌런은 당황해서 안부를 묻는다.
"괘, 괜찮아!?"
떠올리고 싶지 않았던 기억들 전부가 다시금 머릿속에 되돌아온다. 두통, 이명, 익숙해지지 않는 감각들도 함께. 에스터는 머리를 부여잡는다. 날카롭고, 험악한 눈으로 눈앞의 그를 바라본다. 째려볼 생각은 없었으나 인상이 심하게 찡그려져 그렇게 보이게 되었다. 위압적인 인상에 당황했는지 그는 조금 흠칫한다.
"......"
저, 저기... 라며 당황해하는 그에게 제대로 대답해주기엔, 머리가 너무 아팠다. 다시금 되찾은 고통의 감각들이 자신을 괴롭히고 있었다. 비틀비틀거리며, 숙였던 몸을 다시 쭉 펴본다. 되찾은 거대하고 단단한 몸이었다. 193cm의 키.
괜찮다는 의미로 고개를 끄덕여본다. 하지만 전혀 괜찮아보이는 인상은 아니었다. 에스터는 다시 이마를 감싸쥔다. 머리가 아프다. 귓 속에서, 듣기 싫은 소리들이 계속 웅웅대며 울려퍼진다. 들려오는 말들의 의미를 파악하는 것도, 이명을 모른 체 하고 지나가는 것도, 전부 다 힘든 일이었다.
"...고맙다."
그런 목소리가 낮게 울려퍼진다. 전혀 고맙다는 뜻으로 안 들리는데. 그는 그런 말을 하고 싶은 것을 꾹 참고 삼켜본다. 에스터는 다시금 발걸음을 돌려, 자신의 집으로 향한다. 흐릿해졌던 다른 기억들도, 조금씩 다시 또렷해지고 있었다.
쓰디쓴 현실을 삼키며 어른이 되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