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병 의사

칠흑의 어둠이 세상에 내려앉고, 내 머릿속에도 칠흑이 스며드는구나!
그 눈은 존재하는지조차 알 수 없는 깊은 심연이요, 네 입은 무엇을 이야기하려 하길래 뻗어나가 움직이지를 않는가?
가느다란가, 굵디 굵은가? 검은 손끝은 미끄러지듯 미끄러지지 않는구나.
그 몸짓은 무엇보다도 부드러워 베일 듯 베이지 않으며, 동시에 어떠한 것보다도 강인하구나, 부러지지 않는 것을 부러트리고, 부러질 것을 버티게 만드는 것인가?
칠흑 같은 어둠 뒤에 찾아오는 것은 광명인가? 아니면 어둠조차도 집어삼키는 공포인가.

그 자에게서 무슨 말소리가 들려오는가?
그 자의 입은 무엇을 이야기하는가? 어쩌면 그의 이야기는 손으로 해결될 지 모르겠구나.

그 자는 고통을 누르고 네게 새로운 삶을 선물해줄 것이다.
그러나 기억하라, 모든 것에는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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