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st modified: 2017-12-19 22:12:25 Contributors
플로라 벨(Flora Bell) |
성별 | 여 |
나이 | 20 |
지향 방향 | 심각한 이기주의와 애정 결핍에 기반한 악 |
외관은 내가 직접 설명할게. 조금만 더 옅어지면 회색이 될 것 같은 내 회갈색의 머리카락은 굵은 펌이 들어간 채로 팔꿈치 위로 길러져있어. 늘 빗질을 해서 엉킴 없이 늘어져 있으니까, 꽤 예쁘다고 생각해. 앞머리는 없는 스타일이야. 피부는 만지면 하얀 가루가 일어날 것만 같은 고운 밀빛이야. 키는 작진 않은데 아마 170에 거의 근접할걸? 하이힐을 즐겨 신어서 엄청 커 보였지? 콧망울 오른쪽에 작고 까만 점이 하나 있어. 매력점이라 불러줘. 몸무게는 비밀. 아 뭐 보통 체중이긴 한데... 글래머니까 그건 감안해 줘. 머리카락과 비슷한 눈썹이 가지런하게 일자로 정돈 되어있고, 그 밑으론 아이홀이 살구빛 섀도로 채워진 나의 자랑 청록색 눈이 있어. 쌍꺼풀 선이 또렷하고 눈도 시원하게 커서 얼굴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하지. 눈꼬리가 약간 처져 보이긴 하네. 코랑 입은 그냥 올망올망 해. 입술엔 늘 레드 립을 바르지. 전체적으로 순하고 예쁘장한 그런 분위기네. 응, 나만 그래? 매우 짧은 치마나 팬츠를 입으면 들어나는 작고 까만 꽃 하나는 흉터를 가리기 위해 그려 넣은거야. 무슨 일로 생겼는지는 궁금해 하지 말고.
변덕이 심하다. 무관심한 태도로 말을 던지다가 일순 흥미가 끌리면 뒤바뀐 모습이 되어 적극적으로 나선다. 보통 겉으로는 상냥하게 사람을 응대하지만 이 역시 자신에게 호불호가 갈리는지에 따라 대하는 태도가 점점 극과 극으로 나뉜다.
상대방의 시야를 어지럽힐 정도의 빛을 발광한다. 단, 자신의 신체 일부에서만 빛을 만들 수 있으며 그 정도나 범위가 강할 수록 더 체력소모를 요한다. 예컨데 오른 손 하나를 빛내면 바로 앞의 상대의 시야를 3초 정도 방해하지만, 온 몸을 강하게 발하고 나면 3m 반경의 모든 이를 10초 정도 시야를 방해 하는 대신 걷지도 못할 정도로 지친다.
성장으로 인해 레이저를 쏘듯 손(가락)에서 초고온의 빛줄기를 쏘는 것도 가능하게 되었다. 위력은 건물 벽을 뚫을 정도. 다만 이쪽이 체력소모가 더 심하다. 보통 한 손만 사용한다. 양손을 사용하면 체력소모가 두 배라 매우 힘들어진다.
게다가 능력을 심하게 사용하면 가끔 기절하기까지 한다.
1)그녀의 몸에선 빨간색을 연상 시키는 향이 난다. 향수를 뿌린 이후로 순서대로 오묘하고 단 과일, 꽃 향기가 난다. (조금 더 상세하게 가자면, 탑 노트-애플, 레드와인. 미들 노트-자스민,오스만투스. 베이스 노트-미들보다 무겁고 성숙한 고혹적인 에니멀릭 순서의 향으로 구성 됨.)아마 직접 주문 제작한 향인듯 하다. 술과 향, 그리고 하이힐은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것이다.
2)또한 매운 음식도 즐겨 먹는데, 술은 잘 먹는 반면 매운 것은 잘 못 먹어서 먹다가 혼자 우는 경우가 허다 하다고...
3)달리기가 꽤 빠른 편이라 소매치기 같은 범죄를 일삼는다.
4)그녀의 방에는 꽃병이 하나 있는데 시들 때마다 꽃을 새로 사서 꽃아 놓는다고 한다. 사실 직접 키워보고 싶어서 작은 화분들을 사다는 놓고 있는데.. 영 소질이 없다.
6)잘 죽지도 않고 손이 별로 안가는 자그마한 보석 거북 하나를 키우고 있다. 이름은 아몬드. 그녀의 탄생석 다이아몬드에서 따 왔다. 많이 외로울때면 거북이를 햇빛에 두고 같이 잔다. 나름대로의 힐링.
7)생일도 밝혀 두자면 4월 12일.
8)그녀는 길치 기질이 있다. 왠지는 몰라도 항상 잘못된 길이 옳다고 생각하며 갔다가 후회한다. 바보.
9)심하진 않지만 고소공포증이 조금 있다. 높은 곳에 올라가면 약간의 두려움을 느끼고, 그것이 놀이기구처럼 흔들릴 경우엔 배가 된다.
11)평일 오후 그녀가 근무하는 향수 공방으로 놀러 오면 애정해 준다.
그녀를 낳아준 여자는 같이 살던 남자에게 살해 당했고, 남자는 현재 감옥에 있다. 벨이 말하기를 그녀가 조금만 더 영악하지 않았다면 자신도 이미 한참 전에 죽었을 거라 한다. 그 이후 길거리를 떠돌아 다니다가 소매치기 등의 범죄를 일삼았고 그러다 보니 주변인들도 그런 사람들로 가득차서 결국 자연스레 More에 소속되게 된다.
- Flora Bell의 하루
" 향수, 향수!"
늦은 오전에 일어나 샤워를 마친 플로라는 재빨리 향수부터 손목에 가볍게 뿌린다. 물론 손목에 검지를 살짝 가져다 대었다가 코 끝에 톡 두드리는 것도 잊지 않는다. 향수에선 아찔하도록 깊고 단 향이 올라온다. 하루종일 자신을 맴돌 향을 맡고 또 맡으며 미소 짓는, 딱 이 향과 같은 하루가 되기를. 하얀 병에 담긴 분홍빛 액체는 그런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기분좋게 찰랑거린다. 언제나 그랬듯 기초 피부 화장을 하고 아이홀에 살구빛 섀도를, 입술에 레드립을 바른 그녀는 거울을 보고 눈을 한 번 찡긋해 보인다. 베이지색의 도톰한 니트 원피스에 와인색 코트를 걸친 그녀는 신발장에 가득찬 하이힐 중에서 까만 것을 하나 골라 신는다.
어딜 가는데 이렇게 꾸미는 거냐고 그녀에게 물을 필요는 없다. 그녀는 자신을 위해서 꾸미니까. 자신에게로의 애정, 그 증거랄까. 아.. 하나 달라졌구나. 이젠 잘 보이고 싶은 사람이 생기긴 했다. 그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해두자. 집에서 목적지로 가는 동안 일정하게 하이힐와 땅이 부딪히는 소리가 들린다.
" 하얀 수선화 두 송이 주세요."
그녀의 허벅지에 있는 문신과 같은 꽃이다. 꽃말이 ‘자기애‘였었지.
" 아이고, 또 오셨네. 이번에도 꽃병에 꽂으시려는 거죠? 줄기 길게 해서 드릴게요."
익숙한듯 간단한 포장지 위로 다듬어진 꽃 두 송이를 놓고 말아서 준 푸근한 인상의 아주머니는 포장은 공짜라고 이번엔 그냥 꽃 값만 달라고 하신다. 아주머니가 사부작거릴 동안 그녀는 꽃들의 향기를 분간하며 하나하나 맡아보려 한다.
" 감사합니다. 안녕히 계세요!"
그새 잘 싸인 꽃을 받아든 그녀는 꽃집 앞에 잠시 멈추어 선다. 새하얀 배경을 뒤로 하고 노란 방울 하나를 가운데에 떨어트린 모양의 수선화를 즐거운 듯 바라보는 것은 잠시. 그녀는 이내 생각에 잠겼다. 하얀 수선화. 그녀가 꽃을 좋아하게 된 계기는 고아원 사람들이 항상 정원을 가꾸며 하던 말 때문이였다. '역시 꽃은 언제 봐도 예뻐.' 그들은 꽃에 물을 주었고, 바라보며 웃어 주었으며 종종 꺾어 집으로 가져와 지켜 보며 즐겼다. 다음생에 태어난다면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아름다운 꽃으로 태어나길 바랐던 그녀가 스스로 꽃이 되려 함은 여전히 애정을 갈구한다는 얘기이다. 차가운 고아원 방 웅크리고 있던 플로라 벨에게 위로의 미소를. 이제 얼마 지나지 않아 사랑하는 이를 만나 사랑 받을 수 있을 거라고 속삭여 주기를.
" 태어났을 때 부터..."
플로라 벨을 낳아준 여자는 그녀를 죽이려 했다. 여자와 몸을 섞었던 남성은 그녀를 제 손으로 죽이기 위해 때를 기다렸다. 그러나 그녀는 여성에겐 아직 쓸모가 있다 판단 되었고, 남성에게도 아직 수단으로 남아 있는 방법을 찾으므로 삶을 연장해왔다. 그리고 그녀는...
" 술이나 마실까."
- Hans
“ 아, 한스! 이리 와. 찾았잖아. 어디에 있었어?”
입가에 미묘한 웃음을 띠며 회갈색의 머리카락을 양갈래로 서툴게 묶은 소녀가 자신보다 조금 나이가 많아 보이는 소년에게 달려든다. 두 뺨에 사랑스러운 분홍빛을 내보이는 소녀를 소년은 조용히 안아준다. 소녀는 무표정이 되더니 눈을 감고 한참 그러고 있는다.
“ 라라, 언제까지 이러고 있을거야. 이제 곧 점심시간이야.”
몇 번인가 소녀를 떼어 놓으려다가 번번이 실패한 소년은 끝없이 파고드는 작은 몸을 어쩔 수 없다는 듯 가만 보듬는다.
“ 한스. 어디 있었냐고 물었잖아.”
소녀가 두 눈을 뜨자 슬픈 눈망울이 드러난다. 서로를 안은 두 사람 사이에 긴장감, 그리고 어색함이 감돈다. 소년은 소녀에게서 멀어지려 한다. 아무 대답도 들려오지 않는다. 그럼에도 소녀는 기를 쓰고 팔을 꽉 두른채 움직일 기색이 없다.
“ 놓을 테니까, 내 머리카락 좀 다시 묶어 줄래? 항상 네가 묶어줘 버릇해서 그런지 잘 못 묶겠다. 응?”
소년이 고개를 끄덕이자 드디어 두 사람 사이에 거리가 생긴다. 으스름한 분위기에서 묶인 머리칼을 풀고 손가락으로 빗는 그 시간이 더디게만 흘러갔다. 소녀의 양손은 주먹을 꼭 쥔 채 떨리고 있었고, 소년은 더 기다릴 수 없었다. 그 뒤에서 짧은 단발 머리의 여자아이가 조용히 둘을 바라보고 있다.
“ 쟤.. 너 기다리는 거야?”
머리카락을 만지던 손이 우뚝 멈추었다. 어느샌가 뒤로 돌아 소년을 보는 소녀의 눈은 차갑기 그지 없다. 까만 단발 머리의 여자아이에게 은연히 눈빛을 보내자 아이는 종종 걸음으로 자리를 떴고, 소년은 입을 연다. 그 입을 바라보는 소녀의 표정이 복잡하다. 모르긴 하나 속에서는 파고 높은 파도가 수도없이 반복되고 있을 것이다.
“ 한스, 난 너한테 아무 말도 못 하겠어.”
복잡한 얼굴의 소녀가 고민을 하는 동안 소년은 한 마디도 하지 못했다. 먼저 입을 연 것 역시 소녀다. 소년을 찾아 돌아 다니면서 이미 예상을 하고 있었다. 소년이 옆에 있지만 이젠 그가 입을 열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하지만 이젠 소녀가 무슨 말을 해도 변하지 않겠지. 그러니까, 결국은 들어야만 하는 거다.
“ ...갈게.”
소년은 등을 돌렸다. 결국 듣고 말았다. 갈게, 갈게라. 소년이 가고 나면 예전 그 소년은 다시 오지 않는거다. 또 보자, 나중에 봐, 같은 인사가 아닌 갈게. 가기만 할게. 까만 머리의 여자 아이가 사라진 곳으로 향하는 그를 바라보다가 소녀는 옆으로 손을 뻗었다. 쨍그랑, 하고 무언가 깨지는 소리가 들렸고 어느 여자아이의 비명이 조용하던 고아원의 오전을 뒤흔든다. 전력으로 던진 화분의 조각들이 산산히 바닥으로 흩어졌고, 소녀는 방으로 가서 작은 인형을 힘껏 끌어 안았다. 손톱이 인형을 헤집고 천이 축축해져도 아랑곳 않은 채. 잠시후 고개를 든 소녀는 다 풀어진 머리를 능란한 솜씨로 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