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진행 ¶
- -1- 일
"베로니카... 연락처가..."
#베로니카에게 연락합니다
빈센트가 베로니카에게 연락하기 위해 연락처를 뒤질 즈음..
톡톡.
" 부르셨나요? "
베로니카는 빈센트의 어깨를 두드리며 등 뒤에서 미소를 짓습니다.
"아, 이런."
빈센트는 고개를 돌리더니, 뒤에 서 있는 베로니카의 존재를 눈치채고 어색하게 웃는다.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는데 나쁘게 대할 필요는 없으니까.
"많이 어렵긴 했지만 결국 여기까지 왔어. 이미 많은 걸 잘 부탁하고 있었지만... 앞으로는 더 잘 부탁해. 베로니카."
#대화
베로니카는 붉은 눈동자처럼, 선홍빛으로 물든 볼을 가리며 살짝 미소를 짓습니다.
천천히 감은 눈으로,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는 모양새는 심히 귀족적이면서도, 단아한 형태가 납니다.
" 얼마든지. 절 구해준 것은 당신이니까요. 그 날에 이미 제 모든 것을 당신에게 드렸답니다. "
제 목숨까지요, 하고 베로니카는 웃습니다.
"그래. 그렇고 말고."
빈센트는 그렇게 말하고 돌아서면서 말한다.
"난 가봐야 할 데가 있으니까, 베로니카도 할 일 하고 있어. 의뢰 수주처럼, 목숨을 걸어야 할 일이면 연락해주고, 아니, 일이 없어도 연락하고 싶으면 하고."
# ...베로니카를 뒤로 하고 도서관으로 갑니다.
베로니카는 다시금 스르륵, 빈센트가 눈치 채지 못하게 사라집니다.
음.. 좀 불안하긴 하지만, 상관은 없겠죠.
도서관으로 이동했습니다.
무엇을 검색하나요?
"흠..."
빈센트는 책을 찾기 시작한다.
# "불의 의념" 키워드로 탐색
검색됩니다!
"흥미롭군요."
#4대 속성과 의념의 기초를 탐독하기 시작합니다.#
[ 4대 속성이란 무엇인가.
불, 물, 바람, 땅을 위주로 하는 사대속성은 과거 연금술과 음양오행등으로 흔히 표현되었던 '세상을 기본하는 기본 구성'으로써 자주 활용되곤 한다.
하지만 자신의 길을 위한 방법이 '의념'이라는 수단이라면 어째서 의념이 이런 '사대 속성'을 띄는가. 그에 대한 질문은 짐짓 어려운 듯 하면서도 간단하다.
사대속성이라는 것은 여러 의미를 가지기도 한다. 단순히 불이라는 의념 속성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불을 다룬다. 로 끝나지 않는 것이다. 성격이 불같거나, 조용히 타오르고 있거나, 자신의 방향성에 대한 원동력이 강하거나, 폭발력이 강한 심성을 가지고 있거나. 이런 자신의 요소들을 통해 자신의 의념 속성을 통해 더 높은 곳을 향하고 있는 방법이 '불'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 중략
이렇게 의념 속성은 고정적이지 않다. 오히려 유동적이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우리가 음식을 먹을 때 언제나 포크만을 사용하진 않지 않는가? 숟가락이나 젓가락, 나이프를 이용하기도 할 것이고 필요하다면 맨손이나 다른 도구들을 이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의념이 '자신이 향하고자 하는 길'을 말한다면 의념 속성은 자신이 그 길을 어떤 방법으로 '걸을 것인지'를 말한다. 그렇기에 의념 속성은 한없이 유동적이고, 또한 변화한다.
... 중략
그렇다면 사대속성은 의념과 어떤 관계가 있을까. 사대속성을 가진 자의 가장 큰 가능성은 '변화'이다. 가장 기본적인 의념 속성이니만큼 소지자의 심리와 변화에 따라 간단히 변화하고, 조정되는 것이 사대속성인 것이다.
가령 불이라는 의념이 있다면 폭발, 점화, 대노와 같이, 물이라는 속성은 침착, 냉정, 수해, 심해와 같이 말이다.
... 중략. ]
모두 읽었습니다
"그렇단 말이군..."
의념 속성이 변할 수 있다라. 빈센트는 자신의 의념 속성이 어떻게 변할 수 있을지 고민해보았다. 만약 그것이 이 책에 나온 대로 변하는 것이라면, 빈센트는 되도록이면 더 화끈하게 불타는 것이기를 바래며, 다시 다른 책을 찾는다.
# 이번에는 "마도" 키워드로 책을 찾고 싶습니다 .#
검색합니다.
"이 책은 아닌 것 같군요."
다른 책을 찾아본다.
# 책 검색. 키워드는 신체를 원소로 변환한 사례 #
검색 결과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뭐, 그렇다면..."
빈센트는 씁쓸하게 검색을 포기하고, 의뢰를 탐색해봅니다.
# 의뢰를 찾아봅니다. 적정 레벨범위를 검색할 수 있다면 15레벨 정도? #
괜찮다면 이후에 있을 지한의 의뢰를 도와주는 것은 어떨까요?
보스 토벌 의뢰이니 힘을 보여주는 것에 적당할 것으로 보입니다.
"흠."
뭔가 머릿속에서 다른 사람의 의뢰에 끼어들자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뭔가, 엄청난 의뢰일 것 같아, 베로니카에게 연락해보기로 한다.
# "베로니카. 어디 있어? 그쪽으로 갈게."#
[ 아쉽지만 오늘은 일이 있어요. ]
[ 미안해요. 달링. ]
'일'이라는 키워드에서 불안감이 느껴지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베로니카의 도움은 얻기 힘들 것 같군요..
[무슨 일인지 정말 궁금하지만, 베로니카도 사생활이 있으니까 더 묻지 않을게.]
[하지만, 누군가 뒷감당을 해줘야 하는 일이 아니면 정말 고맙겠어.]
# 라고 문자를 보냅니다.
[ 걱정하지 마세요. 피가 튀는 일은 아니랍니다. ]
질식사?
말도 안 될 생각이 스칩니다.
[ 나중에 봐요. ]
"..."
문자 어플리케이션을 종료한 빈센트는, 만약 강박증이나 피해망상, 조현병이 생긴다면 정신과 치료비는 베로니카 앞으로 달아놔야겠다고 생각하며 그가 가야 할 곳으로 향한다.
# 그리고 특별반 교실로 이동합니다.
여러 정신상담과 심신미약, 우울, 조울, 환각, 환청 등의 현상에는 주저없이 베로니카가 문제라는 만병베로니카설이 학계의 화두가 되고 있...진 않습니다. 그런 기분이 느껴질 뿐이죠.
특별반 교실로 이동합니다. 오늘따라 많은 학생들이 자릴 지키고 있습니다.
의뢰 장소로 이동합니다.
크기로는 약 중소형. 그리 크지 않아보이는 게이트의 입구 앞에는 무장한 가디언들이 위치를 지키고 있습니다.
원래라면 게이트에 대한 공략이 저들에게 넘어가겠지만 헌터 협회의 선점 때문에 게이트의 입구를 지키는 선에서 멈춘 것 같습니다.
곧 가장 나이가 많은 태식을 중심으로 지한, 빈센트, 유나가 게이트 안으로 들어섭니다.
이제 아무것도 남지 않은 듯. 긴 평야 위에는 무너진 바위 몇개가 초원의 풍경을 집어삼키고 있습니다.
저 멀리서도 눈에 들어오는, 거인이란 이름에 걸맞는 크기의 골렘이 일행을 바라봅니다.
" .. 와. "
유나는 짧은 감탄과 함께 흙 거인을 바라봅니다.
쿵.
땅이 울립니다.
그어....
입이 열려 목소리를 토해냅니다.
그어어어어어어어어!!!!!!!!!!!!!!!!!!!!!!!!!!!
소리를 지르고.
쿵쿵쿵쿵쿵쿵.
땅이 울리기 시작할 때.
태식은 자연스럽게 검을 뽑아듭니다.
막아야합니다!
실패한다면 한 명은 무조건 리타이어입니다!
#지한이 타격한 다리에 클랩!으로 폭파
지한은 창대를 늘인 채로 자신의 의념을 표현해냅니다.
굳힌다. 멈추게 한다. 서게 한다.
쿵쿵쿵쿵쿵쿵.
의념을 표현하고, 의지를 표현하지만.
저 크기 앞에선 파도 앞의 모래성에 지나지 않습니다.
억지로 시도한 의념의 흐름에 입 속에선 선명한 피맛이 흘러납니다.
Tip. 상대는 '보스 몬스터'입니다. 일반 몬스터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선 안 되며, 동레벨에선 일반 몬스터 수십이 달라든다 하더라도 충분히 이길 수 있는 것이 보스 몬스터입니다.
클랩!
폭발이 일어나지만, 위력은 요원합니다.
차라리 망념을 통해 위력을 강화했더라면, 하는 생각이 짧게 지납니다.
" 저거.. "
유나는 태식의 뒤에 숨은 상태에서 말을 이어갑니다.
" 직접적으로 대적하는 게 아니라, 저 녀석이 발을 들어올린 틈에 산개해서 피하는 게 맞지 않아..? "
유나는 급히 빈센트와 지한을 향해 자신의 의념을 쏘아냅니다.
부스팅
곧,
거인의 다리가 땅에 떨어지려는 순간.
넷은 빠르게 산개하여 공격을 피해냅니다.
지한과 빈센트는 아슬아슬한 행동에 숨을 삼킵니다.
만약.. 버프를 받지 않았다면. 둘은 행동 불가 상태가 되었을겁니다.
그어어어어어어!!!!!!!!!
벨로는 소리를 지르기 시작합니다.
밟아 죽을줄 알았던, 자신보다 작은 것들이 살았다는 것이 맘에 들지 않는다는듯. 그 소리는 기이하게 우렁찹니다.
태식은 기억을 뒤져봅니다. 저런 거를 상대한 적 있던가?
기억 속에는 저렇게 커다란 골렘의 경우는 핵을 통해 움직이고, 그 핵은 보통 몸 어딘가에 숨겨져 있습니다.
다만 문제가 있다면 여기에 약점 파악 계통의 기술을 가진 사람이 없습니다.
지한은 방금 싸움을 걸어보려 한 것으로 보아, 전투 경험이 부족해보이고 빈센트는 거기에 대응하려 한 것으로 조금 나아보이지만 그렇다 한들 보스와 싸워본 경험이 적습니다.
그나마 있는 경험이라고 한다면 태식 정도인데.. 이런 보스를 상대할 때는 약점 분석계 기술이 있는 지원계를 항상 대동했었습니다.
즉.. 오늘 죽어라 뺑이쳐야겠군요.
"신체는 자신없지만, 최대한 보호해보겠습니다."
그의 두뇌가, 유나가 없으면 모든 게 끝이라고 판단한 끝에 유나에게 가까이 간다.
# 유나를 보호
내게 남은 것이 무엇이었더라. 이제 더 타버릴 것은 있었나?
태식은 검을 쥔 채로 쓸모없는 말들을 중얼거립니다.
좋은 어른도, 좋은 아버지도 될 수 없던 태식이었지만. 이 검을 사용할 때면 부득이 밟히는 것이 많습니다.
아이들의 얼굴, 도와주었던 사람들의 얼굴, 수많은 얼굴들이 떠오른 뒤.
- 알지? 내가 어느 날 죽더라도. 절대 슬퍼하고 힘들어하지 말아줘. 가디언에겐 누구나 죽는 순간이 있으니까. 그 순간에 내가 내 역할을 하다 죽었다면 난 자랑스럽게 죽은 거야. 슬퍼하지 말고, 기뻐해줘. 당신 아내가 이만큼 자랑스런 사람이다! 내 아내가 이만큼 멋진 사람이다. 하고 말야!
여보.
미안한데 옛날부터 난 당신 말은 죽어도 안 들었잖아.
아직 어른답게, 아내를 보내는 법을 모르는 태식에게 이 검은.. 미련으로나마 아내를 보내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한이리식 백귀도
검을 타고 한 마리의 뱀이 태식의 손에 이를 박아넣습니다.
검 위에 피가 타고 흐르기 시작할수록 검은 더욱 선명한 불꽃을 만들어냅니다.
무거운 검이 한순간 가벼워집니다.
검을 짓켜들고 태식은 질주하기 시작합니다.
거인의 발걸음? 울림? 그런 것은 무시한 채, 단지 적을 죽이겠다는 생각만으로.
검을 들어올립니다.
콰아앙 !!!!!!!!!
커다란 파공음이 울리고, 거인의 다리에 큰 구멍이 만들어지지만. 핵으로 보이는 것은 보이지 않습니다.
거인의 눈이 태식에게 닿고, 녀석은 긴 팔을 들어 태식에게 휘두릅니다.
선명한 충격이 몸을 파고들고, 검을 쥔 채로 태식은 긴 거리를 밀려납니다.
온 몸이 고통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거인이 팔을 휘둘러 빈 틈.
태식이 만든 기회로 지한은 빠르게 파고듭니다.
골렘의 오른발은 비었던 것을 보았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노려볼 곳은 왼쪽.
온 몸에 의념이 끓어오른 직후.
창을,
내지릅니다.
가볍게 꿰뚫린 부위로부터, 무너지는 흙더미들 속에 지한은 핵으로 보일 법한 것을 찾지만.. 눈에 보이는 것은 없습니다.
급히 거인의 몸에 발을 걸친 채로 차내어, 바닥으로 몸을 날립니다.
창을 지지대삼아 몇 미터를 끈 직후에야. 정지하여 숨을 고릅니다.
저 녀석.
보기보다 내구력은 좋지 않습니다.
다만 신체로 대표되는 능력치 하나만큼은 우악스럽게 괴물이군요.
유나는 빠르게 태식에게 다가갑니다.
치료
태식의 상처가 빠르게 회복되고, 어느정도 전투를 이어갈 수 있는 상태로 회복됩니다.
" .. 수술을 진행할 만한 상처도 있지만. 당장 수술을 하면 저 아이 혼자서 감당해야하니까. 일단은 활동에 무리 없는 수준까진 치료해뒀어. "
즉,
태식은 잘 치고, 잘 빠져야합니다.
"...조금 실험적이지만, 해볼 만하겠군요."
다른 이들의 공격을 보고 해볼 만하다는 생각이 든 빈센트가, 튕기려는 손가락에 힘을, 의념의 힘을 모아서 튕겨낸다.
# 망념 50 축적을 감수하고, 골렘의 복부를 클랩! 으로 폭파시킵니다. #
퉁,
퉁,
퉁,,,
쾅!!!!
거대한 흙더미가 솟아올라 거인의 몸을 이루는 모습은, 별로 좋은 모습은 아닙니다.
순식간에 원래의 육체를 이룬 거인은 다시금 땅을 내려봅니다.
내구력이 나쁜 대신, 수복력이 빠르다.
이래서 흙으로 이뤄진 골렘이 싫다며, 태식은 투덜거리며 검을 쥡니다.
여전히 피를 머금고, 불꽃으로 피어나는 검을 쥔 채로.
러쉬
처음 몇 걸음은 땅을 딛고,
몇 초는 하늘을 유영하여
순간에는 검을 휘두릅니다.
서걱.
그으으
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거인이 소리를 지르며 팔을 휘두릅니다.
허리를 크게 베어버리지만, 눈에 띄는 것은 없습니다.
허리에도 없다.
태식의 표정을 살핀 빈센트는 손끝을 가볍게 비비곤 의념을 피워냅니다.
터져나라.
클랩!
선명한 폭발이 발생하고, 그 몸을 이루고 있던 흙들이 바닥에 떨어지는 것이 보입니다.
그 파편 중 일부를 타고 태식은 골렘의 몸체에 검을 박은 채, 아래로 검을 그으며 바닥으로 내려옵니다.
거인의 팔이 다시금 휘둘러지려는 순간.
지한은 창을 쥡니다.
지금.
창을 쥔 채로, 거인의 팔이 태식을 공격하려는 순간.
지한이 떠올린 것은 단 하나입니다.
선, 흐름, 부드럽고, 쳐내어.
하늘 높이. 흐름을 지배하여.
이루어라.
골램의 팔이 창대의 위에 닿고, 지한은 숨을 마십니다.
손 위에서 창대의 움직임이, 원을 그리며 회전하고. 그 움직임을 의념이 지배하기 시작합니다.
힘으로, 민첩함으로. 몸으로만 창을 이루려 하는구나.
익숙한 목소리에 지한은 이를 꽉 깨뭅니다.
때론 기술에, 때론 창대의 움직임에, 때론 창날의 날카로움에, 때론 바람의 움직임에, 때론 빛의 방향에, 때론 아픈 팔의 기울기에.
그 모든 것에 집중하여 창을 쥐고 펼치지 않는다면 창은 고인다. 누구나 창에 고이기 쉽기 때문에 창은 간단한 무기이고, 숙련되기 가장 쉽다 하는 것이지. 그러나 누구도 창을 쉽게 완숙된다 하지 않는다. 왜인지 아느냐?
팔이 하늘로 솟아오릅니다.
부드러움 속에 창을 짓켜들며, 지한은 그 목소리를 다시금 이어듣습니다.
누구도 그 모든 것을 바라보며 창을 쓰지 않기 때문이다. 찌른다. 거둔다, 그 간단한 행동만으로도 창이란 무기의 가치론 충분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창의 완숙된 자들은 흔지 않은 것이다. 창의 모든 것, 상황, 환경. 그 모든 것을 네가 지배하고 다루어 네가 중심이 되는 것.
거인의 팔을 쳐내고.
지한은 땅으로 떨어지며 태식의 곁으로 움직입니다.
날아드는 지한의 팔을 붙잡으며 태식은 씩 웃습니다.
이 녀석들. 생각보다 유능하니까요.
이 모든 것을 이루는 경지를. 창의 끝이라 하니.
할아버지가 바라 마지않는,
자신에게 기대하던.
이를 니르바나라 한다.
니르바나
1/???????
지한은 땅을 짚습니다.
여전히, 자신을 부족하다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 조심해!!! "
유나의 목소리와 함께, 태식은 지한을 쥐고 빠르게 옆으로 피합니다.
쿵!
거대한 손바닥이 땅에 떨어지고, 태식은 거친 숨을 고릅니다.
두 다리도 아니고, 허리도, 배도 아니다.
그 말은 남은 곳은 상체와.. 머리.
둘 중 하나입니다.
"소거법이라고도 하고, 브루트 포스라고도 하죠."
말이 좋아 소거법, 브루트 포스지, 결국은 그냥 맞을 때까지 찍어본다는 거다. 정말로 무식한 방법이지만, 연산력(이 경우는 한번에 찍을 수 있는 선택지)과 가능한 시도 횟수가 무한하다면 최고의 방법이었고, 빈센트는 다시 한번 걸어볼 생각이었다.
# 골렘의 머리를 조준하고 클랩! 망념 50 축적 #
골렘의 움직임.
둔한 듯 보이면서도 꽤나 경쾌하고, 빠르게 수복하는 능력도 있다.
빈센트의 머리가 어지럽게 돌아갑니다.
아쉽지만 둘 다 전투를 지속할만한 상황은 아닌 것 같습니다.
가볍게 뒤통수를, 손가락으로 톡, 톡, 두드립니다.
아쉽습니다.
좀 더 자극적인 맛이 떨어지는 것 같다고 빈센트는 혀에 느껴지는 침을 삼킵니다.
위험은 하지만 일방적이진 않습니다.
지루합니다.
손끝에 불을 피워내고, 터트리고, 그런 것들을 반복하기만 하면서.
최근에 느낀 스릴의 대부분은 베로니카였고, 베로니카가 떨어진 지금 빈센트는 꽤 지루하단 기분을 느끼고 있습니다.
좀 더 불태워버릴 수는 없을까?
머릿속을 스쳐가는 생각 하나.
좀 더.
빈센트의 입술이 진한 선을 지어내고,
재밌게 해보자고.
빈센트는 수식들을 구성해나갑니다.
도화선, 손을 튕기고. 의념을 통해 발화시키고, 폭발을 이어가게 한다.
한 부분이 아닌 연속적인 폭발. 확실히 망념이 많이 쌓이게 되겠지만.
뭐 어때.
상관하지 않습니다.
재밌잖아?
가는 의념의 흐름이 골렘의 머리를 감쌉니다.
웃으면서, 골렘을 향해.
가볍게 손가락을 튕깁니다.
클랩!
퍼-엉!
콰과과과과광!!!!!
붉은 폭발이 긴 수평선을 이루어 터트려지고, 골렘의 왼쪽 눈에 검은 코어가 드러납니다.
지한은 그대로 창을 쥔 채, 틈이 드러난 순간을 노리고 창을 집어던집니다.
바람을 뚫고,
창이 날아가는 것을 발견한 골렘이 팔을 들어올립니다.
콰직.
하늘 높이 뛰어오른 태식은 그대로 골렘의 팔 위에 올라탑니다.
불타오르는 검이 먹잇감을 찾고, 입을 다시는 동안.
서걱
거대한 두 팔을 베어버리고.
땅으로 추락합니다.
선명한, 유리가 깨지는 것만 같은 날카로운 파음이 울립니다.
골렘의 몸이.. 무너져내립니다.
마침내 거대한 흙의 산이 만들어졌을 때.
" ... 이게 특별반. "
유나는 침을 삼키며 자신의 앞에 펼쳐진 풍경을 바라봅니다.
" 가디언 급은 아니라지만.. 충분히 대단하잖아. "
긴장으로 달아오른 숨을 토해내며, 웃습니다.
" 다들 대단해! "
토벌에 성공하였습니다!
정산을 통해 쌓인 망념을 정산할 수 있습니다!
빈센트
망념 139 증가
획득한 아이템은 없습니다!
의뢰를 완료하였습니다!
8000GP가 지급되었습니다!
베로니카에게 연락합니다.
#"친애하는 나의 베레니케. 혹시 내가 없는 사이 사람(사람이라는 칭호가 아까운 범죄자, 잉여인간, 부적응자, 또라이도 포함하는 개념이야)을 죽인 건 아니겠지. 그렇지?"
빈센트의 질문에도 베로니카는 으음, 하는 신음과 짧은 숨을 내쉽니다.
불길함에 빈센트는 의념을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신체의 한계가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기 시작하고, 극도로 예민해진 청각이 예민해진 순간.
- ... 그으윽.
목을 꿰뚫린 듯, 가래 끓는 듯한 소리로 고통을 토해내는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 이걸, 사람으로 봐야 할까요. 달링?
베로니칸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합니다.
- 날 꼬시려 하기에 당신이 있다고 하는데, 그럼 당신을 죽이면 오겠냐지 뭐예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더라고요. 걱정하지 마요. 난 당신밖에 없으니까요.
- -2- 당신
"베로니카? 베로니카?"
# "대체 어디야. 너."
- 가끔 이런 사람들이 있어요. 사람의 외모와 분위기라는 간단히 변할 수 있고 영구하지도, 불변하지도 않는 껍질만을 가지고 사랑을 속삭이는 작자들이 말이에요. 심지어 이들은 나를 물건처럼 대하려 하더라고요. 네가 범죄자인 것을 안다. 내 말을 잘 듣지 않으면 신고하겠다. 같이요. 처음에는 네네 하고 넘기려 했죠. 왜인지 알아요? 달링이 사고는 치지 말아달라고 했으니까요. 역겨운 입으로 소리를 짓걸여대든, 말을 하건, 그런 거는 상관 없어요. 달링이 내게 부탁한 거는 문제를 일으키지 말라는 거였으니까요.
몽롱합니다.
목소리는 조금의 노이즈도 느껴지지 않고, 오히려 단호히 말하고 있습니다. 그녀에게 있어 제일의 목표는 당신의 곁을 지키는 것이고, 제이의 목표는 당신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자신의 가치는 제삼을, 제사를 넘어. 그 뒤 어딘가에 있어 지나지 못할 것입니다.
- 그런데요. 이들이 하는 말이 있더라고요. 의념 각성자를, 그것도 정의 타령하는 가디언 후보생들을 죽이지 않았냐고요. 저에게 그리 말하며 한 얘기가 무엇인지 아시나요? 저에겐 자질이 있데요. 의념 각성자니까, 우월하니까. 헛된 지식을 가진 이들에겐 때때로 계몽 역시도 필요하다고 했어요. 그래서 나는 그들에게 물었죠. 내가 당신들을 따라가면 당신들은 내게 무엇을 해줄건가요? 하고요. 그들은 내게 말하더라고요. 지금 내 목에 있는 이 개목걸이를 풀어주겠다고요. 웃기는 얘기지 않아요? 이 목걸이가 있으면, 달링의 분노와 슬픔. 그런 감정들이 번개처럼 날 찌릿하게 울리게 해서.. 내 감정을 깨워주곤 하니까요. 맞아요. 이 사람은 나보고 얘기한 거예요. 내가 노예에 지나지 않는다고요. 결국 저는 쓰고 버릴 장기말이라고 하더라고요. 거기까진 괜찮았어요. 사랑하니까요. 사랑하고 있으니까요. 사랑하게 되었으니까요. 그런데 무엇이 중요하죠? 나를 당신이 개처럼 몰고 다닌다 하더라도, 그렇게나 나를 소유하려 한다면 난 기꺼이 당신에게 줄을 쥐여주고 바닥을 길 수 있어요. 당신의 욕심이 기꺼이 나에게 향한다면, 난 그 욕심의 모든 것에 날 물들이려 하겠죠. 그렇게 하여, 내가 당신으로 가득 차버리고 나면. 그때의 난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아마, 미소를 짓고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행복해서, 미쳐버려서, 즐거워서.
광증.
피를 본 베로니카의 감정상태가 복받친 것이 여실히 느껴집니다.
- 그래서 거절했어요. 싫다고 했어요. 당신을 떠나고 싶지 않았으니까, 당신 곁에 있고 싶으니까. 그런데 그들이 내게 뭐라고 했는지 알아요? 그럼 당신을 죽이겠다고, 누구보다 처절하게 죽여버리겠다고. 자신들을 따라오지 않은 것을 후회하게 해주겠다고. 가치 없이 죽어 마땅한 벌레새끼들이 당신을 죽이겠다고 말했어요. 내 사랑. 나의 빈센트. 나의 구원자. 당신을 죽이겠다고 말했답니다.
베로니카의 웃음소리가 통화를 타고 올라오고 있습니다.
- 그래서 물었어요. 왜? 어째서? 내가 따라가지 않으면 어째서 달링이 죽어야만 하나요? 그렇지. 달링도 같이 하면 어떨까요? 달링은 지루함을 많이 느끼니까, 그들이 말하는 하등한 것들을 향해 불을 쏘고, 세상을 태우려 한다면 조금은 덜 지루하지 않을까요? 그리 물었어요. 그런데 그들은 말하더라고요. 당신은 별 가치가 없데요. 내 개목걸이에 불과한데요. 그 개목걸이는.. 내가 누구보다
사랑하는 당신인데.
- 그래서 죽였어요. 그 말을 한 것을 후회하게 해주려고요. 당신을 무시했으니까요. 내 사랑을 더럽히려 했으니까요. 내가, 사랑하는 당신을 잃게 만들게 하려고 했으니까요. 당신을 내가 더는 사랑할 수 없게 하려고 했으니까요. 그걸로 이유는 충분해요. 내 목숨따윈 얼마든지 좋아요. 당신이 내가 질린다면 단호히 내 이름을 말하며 죽으라고 해주세요. 괜찮아요. 당신의 목소리로, 차라리 죽어달라고 말한다면. 적어도 마지막으로 당신에 의해 죽게 해주세요. 내가 구원받았던 그 날의 추억을 떠올리며 웃으며 눈을 감을 수 있도록. 죽는 것은 무섭지 않아요. 내가 두려운 것은 다른 게 아니에요. 나보다, 당신이 먼저 이 세상에서 사라지는 것. 이 세상에 나 혼자 남게 되는 것. 다시 그 칠흑뿐인 컨테이너 속에서 손발이 묶인 채, 어디론가 떠나버릴 것만 같은 감각으로 구원을 받을 수 없게 되는 것은 싫으니까요. 그러니까. 죽으라고 할거면 달링으로 죽게 해주세요.
그르륵, 그륵,
숨이 끊어지는 소리. 더이상 사람이 사람이 아니게 되는 소리.
그 목소리에서 누구보다 사랑에 찬 채, 고백하고 있는 소녀.
- 그러니 달링. 사랑해주세요. 거칠어도 괜찮아요. 부드러우면 더 좋아요. 부족해도 좋아요. 그 모든 것을 만족할수는 없으니까요. 그래도, 그래도. 마지막에는 저를 봐주세요. 저를 사랑한다 말해주세요. 저는.
당신만의.
베로니카니까요.
"그때 집에서 잠이나 잘 걸..."
따발총처럼 쏟아지는 한 마디, 한 마디에 빈센트는 참을 수 없는 광증을, 전염될 것 같은 광증을 느꼈다. 들리는 말을 보아하니 민간인이 아니라 범죄집단을 죽인 게 그나마 수습은 쉽겠다, 생각하다가, 더 듣다가는 그 광기에 자기까지 밀려들 것 같아서, 죽으라면 죽겠다, 부분에서 귀를 떼버리고 눈을 질끈 감았다. 그리고 반대편이 조용해졌을 때쯤, 빈센트는 무슨 말을 해야 할까 하다가 일단 그녀를 찾기로 한다.
"...베레니체. 긴 말은 안 할게. 첫째, 지금 너가 어디 있는지 말해. 둘째, 대체 거기서 뭔 일이 일어난건지 UHN에 보고할 수 있도록 기억을 더듬고 있어. 죽으라는 명령도 듣겠다는데, 이것도 못 수행하지는 않겠지"
#그렇게 묻습니다.
베로니카의 현 위치는 인천항이라고 합니다.
일단.. 이동할까요?
"그새 멀리도 갔구만."
빈센트는 여러 만약을 생각했다. 빈센트가 경찰 회선과 연결된 백도어로 범죄 신고를 듣지 않았다면. 빈센트가 그 날의 신고는 잘나신 가디언들에게 맡기고 잠이나 잤다면. 하다못해 빈센트가 조금만 더 못생겼다면.
그래도 어쩌랴. 빈센트는 한숨을 쉬고 발길을 돌린다.
#인천항으로 베로니카를 찾으러 갑니다.
인천항으로 이동하기 위해 빈센트는 차에 몸을 올립니다.
곧 택시의 불이 꺼지고 이동하려는 순간.
콰광!!!
폭발이 발생하고, 빈센트는 급히 의념을 둘러 몸을 보호합니다.
그럼에도 몸이 살짝 따가운 것이, 고통스럽습니다.
" 그냥 죽여버려. 어차피 소용 없어. "
누군가의 목소리와 함께, 사람들이 진형을 이뤄 빈센트에게 다가오기 시작합니다.
"...제기랄..."
빈센트는 욕을 뱉으며, 일단 구매한 "도기의 탈세 주머니"를 뜯어버립니다.
#개봉. 뭐가 있는지 보자.
개봉합니다!
▶ 도기가 쟁여둔 산딸기 주스 ◀ * 2
도기가 들고 도망쳤던 산딸기 주스.
특별한 힘으로 제작되었기 때문인지, 마시면 체력을 회복시켜준다.
발라도 효과가 발휘되는 괴이한 물건.
▶ 고급 소모 아이템
▶ 음~ 맛있다! - 최대 2개까지 동시에 사용할 수 있다.
▶ 산딸기에 상처 회복 보조 효과가 있던가요..? - A등급의 치료와 동일한 효과를 지닌다.
▶ 칠리 데킬라 ◀
도기가 들고 도망친 위스키.
알 수 없는 재료들을 이용하여 만들어졌다. 술에서 느껴지는 매운 향이 불길한 느낌을 준다.
심지어 던지면 폭발한다. 이거 뭐야
▶ 고급 소모 아이템
▶ 내가 코인샵 매콤위스키야!!! - 던질 시 B등급의 마도와 동일한 위력을 낸다.
▶ 이 맛에 술 마시는 거다. - 섭취 시 취함 디버프에 빠져 명중률이 감소하지만 기술의 효과가 30% 증가한다.
"좋아... 그럭저럭 괜찮군."
빈센트는 체력 회복 물약이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택시 안에서 창문으로 빈센트에게 다가오는 적들을 살핀다.
#적들의 동태를 최대한 관찰합니다. 빈센트의 영성이 빛을 발할 것인가?
빈센트는 포션을 인벤토리 구석에 던져버리고, 타고 있던 택시에 의념을 불어넣어 엄폐물로 전환합니다.
숨을 돌릴 수 있는 시간은 잠시, 급히 장갑을 고쳐 쥐며 적을 살펴봅니다. 각자 적당한 무기들을 들긴 했지만 든 폼은 영 엉성합니다. 기준으로 본다면 E~D 정도의 무기술. 대부분은 E를 기준으로 하는 것 같습니다.
또한 연계에 익숙하지 않은 듯, 빈센트가 엄폐물을 만들어 몸을 숨기자 섵불리 다가오기보다 거릴 두고 지켜보고 있습니다. 만약 판단이 선다면, 달라들면 될텐데 말이죠.
전체적으로, 빈센트보다 두 수 정도 아래입니다.
협공을 당한다면 위험할 수는 있겠으나, 판단에 따라 싸운다면 무조건 승리할 수 있는 정도의 상대.
" 하아.. "
다만 변수는 단 하나.
저기서 저들을 내려보며 한숨을 쉬고 있는 남자만은 빈센트보다 조금 쳐지거나, 한 수 아래입니다.
"...베레니체가 있었다면 구경만 하면 됐을 텐데."
빈센트는 고개를 젓고 손을 든다. 빈센트가 베로니카의 후견인이지, 베로니카가 빈센트의 후견인은 아니다. 그렇다기에는 레벨 차이가 나지만, 어쨌든 그렇다. 항상 "제가 없으면 안 되잖아요?"라고 말하는 베로니카에게 할 말은 있어야겠다, 대상을 조심스레 탐문하다.
# 그들 중 한 명에게, 망념 50을 축적해 클랩!을 사용. 일단 하나 터뜨리고 시작합니다.
손을 들어올립니다.
적의 방향을 거늠하고, 의념을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한계를 넘어, 인간의 범주를 넘어서는 순간. 빈센트는 순식간에 마도를 구성해냅니다.
클랩!
허공에 불빛이 나타나고, 빈센트의 손짓과 함께 폭발합니다.
순간 피어오른 불길에 의해 한 명의 몸이 불길에 휩쓸려 사라지고, 남은 잔불들이 흩어져 수 명의 몸에 달라붙습니다.
" 뜨, 뜨거워! "
" 아악! 물.. 물!!!!!!!! "
" 살려줘!!!!! "
혼란스런 상황이지만, 대부분은 동요하면서도 그들을 무시하고 빈센트를 노리고 있습니다.
마치.. 물러나는 게 더 무섭다는 듯이 말이죠.
"...하."
빈센트는 차 안에 숨어서, 불타오르는 이들을 바라보았다. 그의 다리는 떨리고, 심장이 쿵쾅대고, 얼굴은... 웃고 있었다.
"이제 좀 재밌어지는군,"
빈센트는 삶의 재미를 드디어 얻은 것 같아서 씨익 웃으며, 적들을 바라보다가 적들이 제일 뭉쳐있는 곳을 향해... 화염구를 날리고자 한다.
# 적에게 "화염구" 발사. 망념 50으로 강화.
수많은 인원이 빠르게 달려옵니다.
각자 오와 열따윈 없는, 막싸움의 양상으로 만들려는 움직임에 빈센트는 웃음을 짓습니다.
손을 들어올리고 수식을 구성하고, 숨을 불어넣습니다.
화염구
손 위에 생겨난 불덩이를, 다수의 적 사이에 던져냅니다.
쾅!
뭉쳐있던 불이 폭발하고, 그 주위로 작게 흩어진 불의 파편들이 흩어지며 상황을 아비규환으로 만들어버립니다.
혼란스러운 상황에 빈센트의 얼굴에 미소가 지어진 순간.
콰직.
빈센트는 자신의 어깨에 박힌 단검을 보곤, 날아온 방향을 바라봅니다.
" 어라. 이게 아니었나? "
어차피 데려온 녀석들이 소용이 없단 걸 알게 되자, 그는 마스크를 내린 채, 씩 웃습니다.
" 와. 형씨. 형씨가 걔지? 방화범 동전. "
방화범 동전.
뒷골목에서 양아치들을 교육할 때, 어느 놈이 자신에게 붙은 멸칭을 들으며 빈센트는 어깨에 박힌 단검을 뽑아냅니다.
의념의 힘에 의해 순식간에 피가 멎어버리고, 손을 까딱입니다.
곧 그는 벽에서 뛰어내려 빈센트를 바라봅니다.
" 재밌네. 실력 좋아? 이 놈들. 아무리 잔챙이라도 발은 묶을줄 알았는데.. 개X밥들이잖아. "
급이 맞는 놈들끼리 놀아야지.
그는 두 자루 단검을 꺼내어 역수로 쥐곤 씩 웃습니다.
" X밥 놀아주느라 고생했어. 이제 즐겁게 해드릴게. "
은신
곧,
그가 어둠에 녹아들기 시작합니다.
빌어먹을 상성 대전이군요..
"후우우..."
빈센트는 감았던 눈을 뜬다. 감기기 직전까지만 해도 인간의 그것이던 눈동자는, 이제 불타는 보석이 되었다.
# 의념을 50 투자해, 빈센트의 두 눈을 강화합니다. 그렇게 해서, 땅의 먼지가 흩날리는 것, 돌조각이 튕겨나가는 것 등으로 적의 대략적인 위치를 파악하려 애씁니다
이상할 정도로 어울리지 않는 침묵.
베로니카를 통해 익숙해졌지만, 완전히 익숙하다곤 할 수 없는. 방어력이 약한 축에 드는 빈센트에게 가장 불리한 전투 방식입니다.
망념이 증가함과 동시에, 의념이 끌어올려지고. 빈센트의 눈에는 평소에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인위적으로 깨워낸 시선이기에 어지럼증이 겉돌긴 하지만. 참을 수는 있습니다. 지금은 더 급한 것이 있으니까요.
세상은 의념으로 이뤄져 있고, 그 의념의 흐름은 수많은 가닥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그 가닥들의 일부가 모여 의념 각성자란 형태를 구성하고 있으며, 그 의념의 형태에 따라 강하고 약하고를 구분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은신이라는 기술은 그런 의념의 기척마저 숨기곤 합니다.
빈센트는 인위적으로 손가락을 튕기기 시작합니다.
틱, 틱, 틱, 틱. 꽤 정신없는 손가락 튕김은 모르는 이들이 본다면 아무렇지 않은 것처럼 보일겁니다.
쇄액 -
그 순간, 공기가 찢기는 듯한 소리와 함께 단검의 반짝임이 불빛으로 비칩니다.
빈센트는 웃습니다.
펑.
간격.
손가락을 튕기는 것으로 불씨를 흩뿌리고, 상대가 간격에 다가와 불씨가 빛을 발한다면.
콰과광!!
어둠 속에 숨는다는 장점을 상쇄할 수 있으니까요.
상대의 얼굴이 보기 좋게 일그러지고, 그에 반대되게 빈센트의 얼굴에는 미소가 떠오릅니다.
상대는 다시금 어둠 속에 가라앉습니다.
방법을 한 번 사용했기 때문에, 다음 번에는 통하지 않겠지만.
대미지는 충분히 입힐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게 귀하가 약속한 재미인가요?"
빈센트는 상대를 도발하며, 이번에는 청각에 의존해보기로 한다.
#망념 30 지불해 청력 강화해서 경계. 어차피 적은 빈센트에게 올 수밖에 없다.
풀벌레 우는 소리.
작게 고통을 토해내는 이미 쓰러진 것들의 목소리.
타닥거리며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 있는 잔불들의 소리.
그 모든 것들이 소리의 형태로 빈센트에게 다가옵니다.
그것들을 분류하고, 소리의 형태를 구분할 수 있게 되었을 때
쇄애액 -
쾅!
허공에서 날아오는 소리의 거리가 구분되는 듯한 감각입니다.
날아오는 단검을 폭발로 상쇄하고,
콰콰광.
허공에 선을 그어냅니다.
콰광!
불꽃이 터져나고,
바닥에 생긴 그을음 속. 약간 빈 곳으로 그 위치가 맞았다고 빈센트는 어림짐작합니다.
여전히 상대는 빈센트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모습은 아직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 주변을 둘러봅니다. 혹시 유리창이 많은 건물 같은게 있나요?
없습니다.
상대는 여전히 침묵중입니다.
.. 무언가를, 준비하는 것은 아닐까요?
"...아니야. 도망쳤을 리는 없어. 그렇죠. 당신?"
상대가 오지 않는다면, 간파 능력도 은신탐지 능력도 없는 빈센트가 달리 뭘 할 길은 없다. 그리고 상대가 오지 않는다면, 그건 상대가 빈센트를 죽일 방도를 준비하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빈센트는 자신의 허약한 몸을, 그리고 이럴 때는 빛나지 않는 지성(빈센트주가 미안해...)을 저주하며, 신체를 최대한 강화한다.
# 망념 100을 이용, 빈센트의 "건강"을 최대한 강화합니다.
공기가 날카롭다는 감각을 느낄 수 있는 것은, 빈센트가 의념 각성자이기 때문입니다.
이전에 강화했던 감각들의 잔재가 자신을 노리고 쏘아지는 살기들을 느끼고, 빈센트는 장갑을 고치며 생각합니다.
첫 번째. 상대가 무언가를 준비하고 있고.
두 번째. 상대는 나를 공격해야만 한다.
세 번째. 그리고 이만큼 긴 시간동안 기척을 숨긴다면.
빈센트는 웃습니다.
결론. 적은 내가 방심한 틈을 노려 내게 달라들거다.
결론에 도달한 순간, 방법은 완성됩니다.
공간의 한 곳에서, 어둠이 떼어져 움직이고.
덩어리진 물질감이 빈센트를 노리고 달라듭니다.
송곳니
순식간에 등 뒤로 다가와 찔러들어오는 쌍수의 단검들.
두 개의 단검은 바람을 찢고, 빈센트의 몸에 파고들려 했습니다.
단지, 빈센트의 수준이 낮았다면.
죽었을지도 모르죠.
빈센트는 강화된 건강을 중심으로 상대의 팔을 붙잡습니다.
분명 상대의 민첩은 빈센트보다 우위이지만. 단검을 놓지 않았습니다.
끝내려고, 숨통을 끊으려고.
단검을 쥔 손에서 힘을 빼지 않았으니까요.
쾅!
순식간에 구성된 마도에 의해 폭발이 발생하고,
" 크읏.. "
상대의 한쪽 팔이 그 반동으로 떨어져나온 것을 보곤, 빈센트는 떨어진 팔을 짓밟아 터트려버립니다.
명백히 기세가 기운 상황.
" 하.. "
여전히 웃는 얼굴로, 단검을 바닥에 떨어트리면서.
남자는 웃습니다.
" 그래. 내가 졌네. 근데, 넌 이겼으면서도 진 거야. "
콰득.
무언가를 깨무는 듯한 소리와 함께, 그의 입에서 피가 토해집니다.
" ........우월을.....증명....하라.......다윈을......................위해............................................. "
털썩.
그 몸이 땅에 떨어지고 나서야.
빈센트는 숨을 고릅니다.
우욱,
순식간에 치솟은 망념의 부작용으로, 입을 뚫고 나오는 망념이 위험하기에 빈센트는 어쩔 수 없이 중화제를 삼킵니다.
Tip. 정산은 전투 중 증가한 망념을 한 번에 증가시킵니다. 원래라면 망념화할 수 있는 상황이기에 이번은 캡틴의 이름으로 편의를 봐드립니다. 가능한 한 망념을 아껴 이기는 법도 연구해봅시다:D
빈센트의 레벨이 21로 증가합니다!
망념이 200에 도달했습니다. 의념의 사용이 제한됩니다.
"...그렇게, 도망쳤군요."
저승으로.
빈센트는 팔이 뜯긴 채 죽어있는 암살자를 내려다본다. 까득, 하는 소리가 들렸던 것으로 보아, 질 게 뻔하니까 청산가리건, 노비촉이건, 하여간에 의념 각성자조차 단방에 죽일 수 있는 맹독을 마신 것 같았다.
"젠장..."
증거를 없애자고, 이런 짓을 생각해낼 수 있고, 조직원이 이런 짓까지 벌일 수 있도록 만들 수 있는 조직이라면, 자살보다 더 간단한 증거인멸 조치들은 다 해놓았을 것이다. 인장이라던지, 뱃지라던지, 그런 건 있을 리가 없겠지.
생각해보니 정신이 돌아온 빈센트는 다른 택시를 알아본다. 어쨌든 빈센트는 베로니카를 수습해야 했고, 그러려면 인천항으로 가야 했다. 이긴 건 이긴 거고, 베로니카는 베로니카다. 차의 등받이에 머리를 기대며, 빈센트는 한숨을 쉬며 말했으리라.
"베레니체. 제발 민간인은 건들지 마..."
#라고 말하면서, 다른 차를 잡아타고 인천항으로 갑니다.
사고가 일어난 곳에서 쉽게 차를 구할 수 있을리가 없죠.
주위를 둘러보지만 부를 수 있는 차는 없습니다.
아무래도.. 걸어가거나, 얻어 타야만 할 것 같네요.
"젠장."
빈센트는 손을 흔들면서 혹시 차가 있나 본다. 그리고 태워달라고 소리친다
#"1000Gp 줄 테니까!"
이런. 캡틴의 묘사가 잘못되었네요!
그냥 주위에 차가 '하나도' 없습니다!
마치 무언가에 통제당한 것처럼요!
그냥.. 뛰어가는 수밖에 없습니다..
"..."
# 의념 20으로 다리를 강화, 뛰어갑니다.
결국.. 인천항까지 뛰기로 결정합니다!
아직 한 번 더 이동해야 합니다!
"제기랄!!!!"
#망념 20 추가해 다리로 달리는데
달리고, 달리고, 달립니다.
급히 달린 끝에 망념이 쌓이긴 했지만 아슬아슬하게 인천항에 도착했습니다.
그렇지만 이곳에 깔린 스산한 분위기. 무엇보다도 지금 빈센트를 절망스럽게 만드는 것.
검은 색을 베이스로 하여, 깔끔한 코트 형태로 개조한 듯 보이는 정복.
그 위에 계급장을 얹은 채. 눈이 돌아간 듯 보이는 베로니카를 짓밟고 있습니다.
" 휘유우.. 아가씨. 말했잖아. 아가씨 잘못 아니라는 거 알아. 눈 돌아가서 칼 휘두를 수도 있는 거 알고. 그래도 그렇지.. 정복에 칼을 휘두르면 어떡해? "
정복의 어깨 부분에는 선명한 무궁화 두개가 새겨져 있습니다.
그런 상대를 살피던 중에 베로니카가 지쳐 쓰러집니다.
" 휴.. 겨우 제압했네. 거기. "
가디언은 고갤 돌려 빈센트를 바라봅니다.
연붉은 빛의 머리카락과, 태양을 새겨놓은 것 같은 눈. 딱딱한 정복에 가려지지 않는 육감적인 몸이 인상적인 여성입니다.
" 당신이 빈센트. 빈센트 루커. 맞아? "
빈센트는 쓰러진 베로니카를 보고 얼굴을 싸맨다. 마음 같아서는 무슨 일이냐고 묻고 싶지만, 그럴 수는 없다. 수습해야 한다.
"빈센트 반 윌러, 입니다만 그건 중요한 게 아니고..."
빈센트는 한숨을 쉬고 말한다.
"어쨌든, 방금 제압하신 그 베로니카의... 주인... 통제관... 개장수... 아니,"
# "후견인입니다."
발을 떼면서 그녀는 천천히 빈센트를 바라봅니다.
" 아아. 그래. 윌러. 킥. "
알 수 없는 웃음에는 비웃음의 의미는 없습니다. 단지 무언가가 즐거운 듯, 그녀는 연신 웃음을 터트립니다.
" 아. 미안미안. 윌러라고 하니까 옛날 만화가 떠올라서 말야. 윌러의 모험인가 하는 만화책인데 꽤 볼만했었어. "
잠시 추억을 되새기는 듯 보이던 그녀는 손을 움직여 베로니카를 띄워냅니다.
" 이번은 다윈주의자 때문에 괜찮았다고 하지만. 민간인이 대상이었다면 머리 아파진다는 거는 피차 알지? 여기 먼저 온 게 나라서 다행이지. UGN 감찰부나 집행부 애들이었으면 이 아가씬 죽었어. "
그러니까 조심해, 하고 그녀는 베로니카를 빈센트 쪽으로 날려보냅니다.
"상대가 민간인이었으면 전 머리 아파지는 게 아니라 자살을 생각했을 겁니다. 모쪼록, 이 친구를 잘... '진정'시켜주셔서 감사합니다."
빈센트는 베로니카를 받고 나서, 상대에게 묻는다.
"실례지만,"
#"이름을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 내 이름? "
빈센트는 그렇게 말하면서도 슬쩍, 그녀의 외관을 조금 더 살펴봅니다. 단정하지만은 않은, 꽤 여유를 둔 단추. 정복과는 어울리지 않는 운동화 같은.. 것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떠오르는 지식이 있을까 생각해보지만 떠오르진 않습니다. 하하! 당신이 박학다식이었다면 정보를 얻었을지도 모르지!
" 칼리. 칼리 예르니아. "
이름을 들어도 떠오르는 것은 없습니다!
"칼리 예르니아 님. 기억하겠습니다. 그리고...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빈센트가 했어야 할 수습을 칼리가 대신 했으니, 이제 빈센트는 베로니카를 붙잡고, 그녀에게 인사한다.
#감사인사
" 됐어. 그렇게 띄워줘도 줄 것도 없어. "
칼리는 손을 휘휘 저으며, 질린단 표정을 짓습니다.
곧, 그녀는 자리를 떠납니다!
"..."
상대가 갔으니, 베로니카를 살핍니다. 치료가 필요할지도 모르니.
"베레니체? 어때?"
#베로니카의 상태 체크
"이게 잘하는 짓인지는 모르겠지만..."
베로니카의 상처를 살펴보지만.. 빈센트에겐 치료 기술이 없습니다!
단지 좀 많이 다쳤고, 목숨이 간당간당하진 않다는 것 정돈 알겠네요.
" .. 으음.. "
매우 미미한 목소리지만, 베로니카는 분한 듯, 왼 주먹을 꽉 쥡니다.
그녀가 쥐고 있는 단검이 그 힘에 파르르 떨리는 것이 눈에 들어옵니다.
#도기가 쟁여둔 산딸기 주스를 베로니카에게 투여합니다.
조심스럽게 베로니카의 입을 벌려 주스를 흘려넣습니다.
곧 베로니카의 몸에서 환한 빛이 터져나오고, 순식간에 생겼던 상처들이 아무는 것이 눈에 들어옵니다.
단점이 있다면, 급격한 치료의 반발로 탈진해서 기절해버린 베로니카가 문제죠..
"제기랄."
어쩌랴. 빈센트는 베로니카를 들어올리고, 인천항 근처에 교통시설이 있는지 검색해봅니다.
#교통시설 검색
인천항 근처의 시설들을 찾아보자 텔레포트 게이트가 있단 것을 찾아냅니다!
다만 단점이 있다면 그 가격이 꽤 높습니다. 1인 당 5000GP 정도라고 하네요.
"...걷는 게 낫겠군."
빈센트는 미리내고로, 베로니카를 껴안은 채 돌아갑니다.
"아무 일도 없게 해주소서."
#돌아간다.
그냥 걸어서 간다면 9턴 정도의 시간을 소모해야만 합니다.
망념 100을 지불하여 미리내고등학교로 즉시 이동할까요?
21레벨에 다다른 빈센트의 속도는 평범한 자동차를 상회하고 있습니다.
과속 단속에 걸릴 정도의 속도로 빈센트는 미리내고에 도착합니다!
"...쿨럭. 쿨럭."
빈센트는 숨을 몰아쉬면서, 그녀를 양호실로 데려갑니다. 양호실이라면 베로니카를 잠시 맡길 수 있을지도
#양호실로
양호실로 이동합니다.
" 어서오세.. "
지친 듯 보이는 빈센트와, 기절한 베로니카를 보고 교사는 묵묵히 쉴 곳을 내어줍니다.
"..."
베로니카를 양호실 침대에 뉘이고, 빈센트는 그 옆에 앉아서 말한다. 듣지 못하겠지만, 그렇기에 말할 수 있을지도.
"뭐, 끝에는 좀 개판이 나긴 했지만, 고마워. 부모님 돌아가신 이후로, 내가 목숨을 걸고 지킬 사람은 몰라도, 날 목숨을 걸고 지킬 사람을 볼 수 있을지는 몰랐거든."
빈센트는 물을 가지고 와서 마시면서, 베로니카에게 말을 잇는다.
"방법은 동의하기 어렵더라도, 넌 그 의문에 대한 해답 같은 여자야. 그런데... 싸울 때는 누구랑 싸우는지도 알아놨으면 좋겠네. 그냥 그래. 그러니까, 고맙고, 푹 쉬고 일어나."
#베로니카를 침대에 눕힙니다.
베로니카는 조심스럽게 손을 뻗어, 빈센트의 손을 짚습니다.
힘들어보이던 표정도, 손을 잡고 나선 부드러운 미소로 변한 듯 보입니다. 매번, 당황스럽고, 위험한 듯 보이는 여성이지만. 눈을 감고 있는 순간 만큼은, 그 나잇대의 여성처럼 보인다는 것도. 빈센트에겐 웃긴 일이기도 합니다.
일단은, 빈센트도 휴식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베로니카. 괜찮아?"
# 베로니카에게 물으며 상태를 살핍니다.
보건교사는 슬쩍 베로니카를 바라보며 얘기합니다.
" 상당한 망념 포화 상태야. 조금만 더 과했으면 망념화 직전으로 들어갔을 정도로. 보통 저렇게 망념을 쓰는 경우는 없는데 무리해서 보스라도 잡은 거야? "
빈센트의 말에도 베로니카는 입을 열지 않습니다. 정확히는, 열 수 없다는 말이 되기도 합니다. 순식간에 치솟은 망념과 그 과정에서 무리하게 과열된 육체까지. 적어도 정상적인 몸상태는 아닐 수밖에 없습니다.
" 그런 거에 비하면 너는 꽤 특이하네. 망념이 조금도 느껴지지 않아. "
그러게요.
꼬우면 레스주 하라고 합시다.
"...게이트 보스랑 싸운 거면 다행이었을지도 모릅니다."
빈센트는 알 수 없을 말을 하고, 망념이 없다는 말에는 자기도 모르겠다는 듯 신기하게 여긴다.
"저도 이 친구를 수습하러 갈 때, 망념화 직전까지 갈 정도로 싸우긴 했지만...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저한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아, 어쨌든, 지금은... 이 친구가 중요한데... 대답을 전혀 못 하는 상태 같군요."
양호교사에게 묻는다.
# "이 친구가 정상적인 대화를 하려면 이틀이면 되겠습니까?"
" 언제 깨어난다고 확언해주긴 힘들지. "
보건 교사는 사탕 하나를 까곤 입 안에 털어넣습니다.
" 알겠지만 망념이라는 게 그리 쉽게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이 친구는 간단히 말해주면.. 여유 없이 풀타임으로 마라톤을 뛴 셈이야. 부작용을 감수한다면 망념 중화제를 처방해줄 수는 있겠지만 그것도 임시 방편 정도겠지. "
최대치잖아? 하고 보건 교사는 빈센트를 바라봅니다.
" 어떻게 해줄까. 중화제를 처방해줘? "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부탁드리겠습니다."
# 처방을 수용합니다.
보건 교사는 빈센트의 얼굴과, 베로니카의 목에 있는 목걸이를 보곤 한숨을 쉽니다.
잠시 보건 교사가 무언가를 찾기 위해 자리를 비웠을 때. 빈센트의 나노 머신은 붉게 물들어 연락이 왔음을 알리고 있습니다.
누가 전화를 걸었지? 하고 빈센트가 보았을 때. 얼굴은 기분 좋게 구겨지고 맙니다.
XXX XXXX XX XXX
완전기밀전화.
이런 것을 보낼 수 있는 곳은 단 한 곳밖에 없습니다.
UGN.
"...베로니카. 민간인 죽였어?"
일단 받습니다. 빈센트에게는 선택권이 없으니.
# "빈센트입니다. 말씀하십시오."
분명 교체까진 시간이 조금 남았던 것 같은데, 하고 빈센트가 고민하던 중.
[ 최근 다윈주의자의 확산세와 빌런과의 우선 접촉을 이유로 현재와 같은 목걸이형 통제 기구의 안전성이 떨어진다는 의견이 협회 내부에 있었습니다. 이사회의 의견 결과 현재의 목걸이 형태에서 통제를 위한 나노 머신을 따로 추가하는 것으로 의견이 바뀌게 되었습니다. 가능하시다면 원하시는 기간과 시간을 말씀해주시면 저희 담당 집행관이 파견될 예정이니. 모쪼록 원만한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
"아, 수고하십니다."
이미 공손했던 빈센트의 목소리는 더더욱 공손해진다. 빈센트는 이야기를 경청한다. 통제 수단이라. 빈센트는 베로니카를 인간으로 보려고 했기에, 참으로 듣기 힘든 말이었지만, 그래도 베로니카는 지금은 "통제"가 필요한 단계라 생각한다. 통제 수단... 이 강화된다면 좋지. 빈센트는 대답한다.
"좋습니다."
# "하지만... 통제방식의 변경을 위해 베로니카에게 시술이 필요하다면... 지금 당장은 언제 가능하다고도 말씀드리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빌런과 우선 접촉'한데다가, 제압당하는 과정에서 부상을 크게 입었습니다."
[ 부상 상태가 심각하거나 위중합니까? ]
집행관은 물음을 올립니다.
[ 필요하시다면 지원계 가디언을 함께 파견해 드리겠습니다. ]
"음..."
빈센트는 지원계 가디언을 보내드릴까요,. 라는 질문에 침묵한다. 베로니카의 상태가 심각해보였지만, 어쩌면 가디언까지 부를 일은 아닐 수도 있다. 양패구상이었다. 베로니카가 심각했는데 지원계 가디언을 안 부르면, 그러면 가디언이 빈센트 때문에 똥개훈련을 하게 되고, 빈센트가 호들갑을 떨어서 가디언을 불렀는데 만약에 별 일 아니었다면? 빈센트 때문에 가디언이 헛고생을 한 셈이 되니 좀 걱정이 되었다. 빈센트는 헛기침을 하고, 어차피 베로니카 문제가 아니면 다시 볼 일이 없을 거라 생각해 지원계 가디언 파견을 요청한다.
"네. 나노머신 시술을 위해, 지원계 가디언을 파견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현재 피시술자의 망념이 매우 높고,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상태입니다."
#베로니카의 나노머신 시술을 수용하고, 지원계 가디언 파견을 요청합니다.#
"..."
누워있는 베로니카의 손을 잡고 말을 겁니다.
"너에 대한 내 마음은... 잘 모르겠어. 그래도 널 사람으로 대하려 했어. 옛날은 모르겠지만 지금은. 그런데... 자꾸 상황이, 널 잔인하게 대하도록 몰아가네."
한숨만 나옵니다.
#"미안해. 베레니체."
보건실은 조용합니다.
달그락거리며 약재를 찾는 소리와, 창문을 넘어 들리는 목소리. 그런 것들이 스며들어 완전한 정적은 아니었지만 그런 소란을 무시하고 빈센트는 조심스럽게 베로니카의 손을 쥡니다.
힘없이 쥐어지는, 조금만 힘을 준다면 부술 수 있을 것만 같은 이 손으로 빈센트와 베로니카는 다양한 일을 겪어왔습니다. 때론 그녀는 빈센트의 검과 방패가 되기도 했고, 빈센트의 무조건적인 지지자가 되기도 했고, 때론 빈센트가 벌인 일을 수습하기 위해 움직이기도 하였으며, 정적이었던 빈센트의 삶에 소리를 울리게 하기도 했습니다.
들을 수 없는 사과를 내뱉으며 빈센트는 마음을 고민해봅니다. 분명 이 감정은 사랑은 아니었습니다. 이와 같은 열렬한 사랑을 받으면서도, 아직 빈센트의 마음 속에는 비어버린 곳들이 너무 많았으니까요.
채워야 할 것들로 가득한 빈센트의 마음에 베로니카의 존재는 깨끗한 장식장 위를 장식한 쓸모없는 장식품이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런, 답답한 생각들을 내려둔 채. 빈센트는 천천히 손을 떼어냅니다.
아직 베로니카는 깨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흠..."
빈센트는 시계를 본다. 곧 가디언이 도착할 시간, 빈센트는 베로니카 옆을 지키며 그녀의 침대를 손가락으로 톡톡 건드렸다. 가디언이라, 빈센트는 생각해보면 가디언과는 좋은 기억이 없었다. 나쁜 기억들 몇 개, 좋지 않은 기억 여러개, 좋지도 않고 나쁘지도 않은 기억들. 딱 그 정도였다. 그들은 그들이 해야 할 일인, 게이트 너머의 적을 처치하기만 끝낸 채, 무심하게 돌아갔고, 베로니카가 대형 사고를 치면 빈센트에게 관리를 어떻게 하냐고 열변을 토했다. 이번에도 그럴 것 같아 걱정이 들었다.
"그래도 어쩔 수 없죠."
결국 키는 그들이 쥐고 있고, 빈센트는 그저 지켜볼 뿐이다. 그렇게 생각하며, 이 순간이 빨리 지나가기를 바라며, 양호실로 찾아올 가디언들을 기다린다.
#베로니카의 시술을 위해 들어올 가디언들을 기다립니다
색, 새액,
아주 옅은 숨소리와 점점 망념이 감소해가는지 핏기가 돌아온 얼굴에 빈센트는 복잡한 감정을 느낍니다.
무언가 생각이 들려고 하던 중에, 인기척 드문 이 공간에 누군가가 조심히 비집고 들어옵니다.
허름한 느낌이 드는 뿔테안경과, 낡은 의사복. 그 가슴께에는 UGN 직속을 상징하는 세계 마크가, 그 위에는 하나의 무궁화가 자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그는 천천히 빈센트를 바라보고, 베로니카를 바라본 뒤 가볍게 고갤 숙입니다.
" 반갑습니다. 직속 가디언 소령 안텔입니다. "
곧, 뻗어진 손을 빈센트는 가볍게 쥡니다.
" 환자의 상태는.. 갑작스런 망념 증가로 인한 신체 능력의 저하로 보이는군요. 급히 중화제 처방을 하였는지 신체 내부에 잔여 망념들이 신체를 약화시키는 현상이 발생한 것 같습니다. "
안텔은 천천히 베로니카를 향해 손을 뻗습니다.
백색의 빛이 베로니카의 몸에 스며들고, 곧 그녀의 입으로부터 검은 피가 토해져 나옵니다.
" 상당한 무리를 하신 것 같군요. "
하지만 그런 모습에도 아무렇지 않은 듯.
안텔은 베로니카의 목걸이를 바라보며 묻습니다.
" 작업을 시작할 에정입니다만. 이 과정 중에 작업 대상이 깨어날 경우 통제가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 동의하십니까? "
"...네."
빈센트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여 동의한다. 베로니카가 깨어날 경우 어떻게 통제해야 할 지 몰라, 묻는 것도 함께한다.
# "동의합니다. 다만... 베로니카가 깨어나면, 무슨 수로 막아야 할 지 모르겠군요."
그는 가볍게 고갤 끄덕이며 베로니카의 구속구로 천천히 손을 가져갑니다.
알 수 없는, 그러나 정밀하다고밖에 표현할 수 없는 의념의 흐름이 지나고, 천천히 베로니카의 목걸이가 흩어지기 시작합니다.
그는 곧 가져온 작은 주삿바늘을 베로니카의 목부근에 찔러넣곤, 천천히 그것을 주입합니다. 고통을 느꼈는지, 베로니카의 얼굴이 살짝 찌푸려지는 것이 보입니다.
" 다행이로군요. "
안텔은 얼굴에 흐르는 땀을 가볍게 닦아냅니다.
" 보통 이 과정에서 깨어나는 부류가 몇몇 있었는데, 다행스럽게 그런 상황은 오지 않은 것 같습니다. 발동 방법은 이전과 같으니. 그 부분을 참고하시면 될 듯 하군요. "
"소령님의 노고에 정말 감사드립니다."
빈센트는 베로니카의 통제를 "개선"한 안텔 소령에게 허리를 숙여 감사를 표하고, 베로니카 쪽을 바라본다. 당장 보기에는 딱히 아무런 변화도 없어보였지만, 혹시라도 치료가 되었을까? 생각하며 어깨를 붙잡고 한번 말을 걸어본다.
"베로니카, 아직 회복하려면 시간이 필요한 건가?"
# 라고 묻습니다.
지난 진행 때 안텔 소령이 와서 베로니카 나노머신 삽입시술을 했습니다.
" 몸상태가 별로 좋지 않은 듯 보이긴 하시더군요. "
안텔은 쓴 표정으로 베로니카를 흘끔 바라보더니 빈센트를 바라보고 말합니다.
" 물론 사람의 통제를 위해 다양한 방법을 쓸 수는 있겠고, 그 권한이 귀하에게 있음은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제물 학파의 마도를 통한 통제는 시술자의 신체에 큰 부담을 강구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가능하면 주의하시길. "
그는 알 수 없는 말을 남기며 보건실에서 빠져나갑니다.
곧, 움찔 하고 살짝 베로니카의 팔이 떨리는 것이 눈에 들어옵니다.
무거운 눈꺼풀이 파르르 떨리며, 살짝 새어드는 눈동자가 빈센트를 담고.
" 빈.. 센트? "
베로니카는 긴 잠에서 깨어난 듯 힘없는 목소리로 말합니다.
"...네?"
제물 학파, 라는 말에 빈센트의 평정이 깨졌다. 제물 학파, 뭔지는 모르겠지만, "제물"이라는 게 엮인 이상 현대인의 윤리적 관점으로는 그렇게 좋게 느껴지지 않았다. 하지만 빈센트는 지금은 그걸 파볼 수도 없고, 설령 팔 수 있더라도 그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일이, 신경써야 할 사람이 눈 앞에 닥쳤기에 지금 당장은 기억의 한편으로 밀어두기로 한다.
"이제야 정신을 차렸구나. 베레니케."
빈센트는 엷게 웃는다. 이성의 한켠에는, 베로니카의 죄목(가디언 후보생 살해)이 불탔지만, 타오를 연료만 기다리고 있는 그의 감성에, 유일하게 자신을 봐주는 이가 지옥의 문턱에서 살아 돌아와, 자신을 보고 있다는 게 조금은 기쁘게 느껴졌다. 빈센트는 일어나서, 물을 찾아보며 묻는다.
# "오래 누워있어서 갈증이 통증으로 변했을 거야. 차가운 물로 줄까? 따뜻한 물? 말해."
" 미지근한.. 걸로.. "
빈센트의 옅은 미소에 베로니카는 살짝 고갤 돌린 채 작은 목소리로 부탁합니다.
"알았어."
빈센트는 정수기에서, 베로니카가 마실 물을 따른다. 빈센트도 옛날에 심각한 갈증에 시달려봤기에, 갈증이 오래되면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는 잘 알고 있었다. 목이 타들어가는 것 같다는 말은, 수사적인 표현이 아니라 진짜였으니까. 끔찍하게 말라붙어서 작열통에 시달리고 있을 베로니카의 목을 생각하면, 뜨거운 물이나 차가운 물이나 베로니카의 식도를 한계까지 시험할 게 자명했다. 뜨거운 물 4, 차가운 물 6으로 맞추고 조금 식혀서 베로니카에게 전달한다.
"언제 회복될지는 모르지만 두 발로 걸을 수 있을 때까지는, 내가 도와줄게. 너무 조급해하지 마. 살아있는 이상, 남는 게 시간이니까."
빈센트는 물을 건넨다.
#"정말 대단하게 싸웠다고 들었어. 중간에 방해꾼만 없었다면 나도 봤을 텐데 말이야."
" 별 거 아닌걸요.. "
베로니카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웃음을 짓지만. 빈센트가 슬쩍 살펴보았던 의념의 흐름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억지로 한가득 비튼 듯 보이는 흐름은 은신에 사용되는 방식의 흐름이었고, 곧 베로니카의 방식이었기에 빈센트 역시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것을 아무렇지 않다고 하는 것에는 빈센트를 걱정시키고 싶지 않단 의견도 있을 것입니다.
곧 베로니카는 빈센트가 전해준 물을 받아 입을 축이면서, 작게 기침을 콜록입니다.
건조한 목에 갑작스레 물이 들어간 반응인 듯 보입니다.
"저런, 더 따뜻하게 타줬어야 했나."
콜록대는 베로니카를 보고, 물을 좀 더 따뜻하게 탔어야 했나 고민했다. 피 맛을 볼 때를 빼면 조용하고 빈틈없는 이미지였지만, 지금은 다른 것도 아니고 물 한잔 마셨다고 기침을 하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별 것도 아니라... 이게 별 게 아니면 지구멸망 앞에서도 태연하겠군. 망념화 직전까지 가서 몸이 망가졌을 거야. 나 때문에 그렇게 몸을 던지는 충심은 고마우면 고마웠지 싫진 않아. 그래도 베레니케 네 몸도 챙겨."
빈센트는 충고를 하다가, 베로니카에게 그런 말을 계속 하기도 뭐해서 분위기 전환차 말을 던졌다.
# "뭐, 한동안 떨어져있던 거 같은데 며칠은 함께 있을 수 있겠네. 얘기도 하고. 괜찮네. 베레니케가 그렇게 다친 대가치고는 너무 약소하지만 말이야."
베로니카는 남은 물을 모두 삼키고 천천히 몸을 일으킵니다.
그 며칠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베로니카의 얼굴은 꽤 수척한 티가 났습니다. 의념의 보조를 받을 수 없는 상태였기 때문인지 아직 다 나아지지 않은 상처들이 드물게 보였으니까요.
그러나 베로니카는 빈센트의 충고를 농담으로 받아들인 듯, 미소를 지어 화답합니다.
" 저보단 당신이 더 중요한걸요. "
일방적인 사랑, 여전히 빈센트는 이해할 수 없는 것들로 가득합니다.
무엇이 몸을 가리지 않고 그가 움직일 수 있게 하는지.. 아직은 이해할 수 없습니다.
" 괜찮아요. 빈센트 님은 빈센트 님만의 일이 있으니까요. 꼭 무리하지 않으셔도 괜찮답니다. "
지금의 저는 환자니까요.
그 말을 꾹 담은 체, 베로니카는 웃습니다.
"소중하면 누워."
빈센트는 베로니카의 몸에 가득한 상처를 본다. 베로니카의 자신을 향한 사랑에 대면, 빈센트가 생명을 태우며 피워낼 수 있는 최대의 화염도 그저 가늘고 미약한 촛불에 불과하리라. 그 사랑을, 그 끝없는 폭발의 연속으로 돌아가는 16행정 엔진이 지금 그녀를 살려두는 걸지도.
빈센트는 그러다가, 장난기가 동해서 말한다.
"내 일? 지금 내 일은 널 돌보는거야. 네가 아프지 않게, 이상한 데서 객사하지 않게. 넌 날 좋아하는 사람이지, 내 하인이나 노예 같은 게 아니니까. 필요한 일 있으면 말해.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공주님 놀이도 괜찮잖아."
빈센트는 농담 섞인 호칭으로 그녀를 높여 븨른다.
#"그래서... 분부만 내려주시죠. 공주님."
곧, 베로니카는 조심스럽게 몸을 기울입니다.
다만 그 방향은 침대를 향한 게 아니라 투정을 부리듯 빈센트를 향하고 있었습니다.
" 조금. 바뀌신 것 같아요. "
이 방향에서는 베로니카의 표정이 보이지 않기에 빈센트는 아쉬운 맘이 들었습니다. 그러니 어떤 반응이 돌아올까. 미쳐있는 여자에게서 어떤 반응이 돌아올까 구경할 수 없는 것은 아쉬웠지만 말입니다.
" 이렇게. 조금만 기댈 수 있게 해주세요. "
베로니카의 목소리는 매우 나른합니다. 졸려서가 아닌, 온 몸의 힘이 빠져나가고 있는 것처럼.
" 사실은.. 어렴풋이는 느끼고 있답니다. 제 마음이 정상이 아니라는 것. 어쩌면 당신에게 내가 짐이 되지는 않을까 하는 것. 그런 것들은 사실 알고 있어요. 그럼에도 전 그날의 당신을 마음에 두고 있고, 지금의 당신에게 기대고 있고, 미래의 당신을 기대하고 있으니까요. "
표정이 보이지 않기에 괜히 베로니카가 어떨까. 그 모습을 보지 못하는 것이 아쉽지만 빈센트는 그 말을 묵묵히 들어줍니다.
" 그순간의 당신도 멋졌지만, 저에게는 지금의 당신도 멋있고 사랑스럽답니다. 바보 같은 사랑이라고 해도 좋아요. 무엇이 당신을 사랑스럽게 하는지.. 전 아직도 이해할 수 없으니까요. "
그래도 좋아요.
베로니카는 수줍은 고백을 내뱉으며 말합니다.
" 그러니까. 다치지 말아주세요. 외로워 하지 말아주세요. 그 시절의 당신은 언제라도 사라질 준비를 하는 것처럼, 언제라도 불탈 수 있는 것처럼. 너무나도 아슬아슬했으니까요. "
그러면서도 살짝 당황한 듯, 몸을 움직이며 당황한 의사를 표현하는 베로니카입니다.
" 저, 절대.. 그때 이상했다거나 그런 게 아니니까 오해하진 마시고요...? "
"...이건 좀 신선하군. 마치 불 같아. 어디로 튈 지 예상할 수가 없네."
빈센트는 어깨에 느껴지는 베로니카의 무게감에, 실없는 미소를 짓는다. 무슨 일 때문에(빈센트의 신변에 위협이 발생했을 때, 피를 보았을 때) 정신에 나사가 빠졌을 때는 완전히 미쳐 돌아갔고, 도시 하나도 거뜬히 태우고 대륙 전체를 넘보는 불 같았지만, 지금은 따뜻한 모닥불 같지 않은가.
"뭐, 다치는 거야 걱정 마. 여느 고통이 다 그렇듯, 죽이지 못하면 강해지는 거니까. 외로워하지 말라고? 말 잘 했네."
빈센트는 노곤해지는 베로니카의 부탁을 듣고, 엷게 웃으면서 답한다.
"베레니케가 있고 나서, 좋건 싫건 외로움이랑은 작별했어. 뭔 일 날까 붙어있는데, 가끔씩은 내가 널이 아니라, 너가 날 감시하는 판인데 외로울 틈이 있나."
# "그러니까, 내가 외로워하는 걸 못 보겠으면, 너도 가능한 한 오래 살면 돼. 그냥 그런 거야. 베레니케."라고 대답
수많은 감정들이 뒤섞인 침묵은 이상하게 자극적인 느낌이 듭니다. 베로니카는 빈센트의 말에 웃으면서, 살짝 팔을 끌어안고 고개를 듭니다.
연붉은 빛이 스며든 눈동자가 빈센트를 바라봅니다.
" 그럼. "
베로니카는 천천히 빈센트의 웃깃을 잡아당깁니다.
" 좋아요. 얼마든지 살아서. 당신 곁을 지킬테니까. "
그 선명한 미소로.
" 지금은 당신의 시선을 독점할게요. "
"그 정도야."
빈센트는 웃으면서 베로니카를 지그시 바라본다. 보면 볼수록 아름답구만. 그런 생각이 들면서도... 빈센트는 자신의 달라진 마음을 인정한다.
"변한 것 같다고 말했지? 예리하네."
빈센트는 옛날의 자신, 지금의 자신을 이야기한다.
"처음에 베레니케를 맡게 되었을 때는, 별 생각이 다 들었어. 차라리 그날 그 조직들을 털지 말고 잠이나 잘 걸 그랬다고. 아니면... 사형대에 보내달라고 탄원할 걸 그랬다고. 하지만 그렇게 되지 않아서, UHN한테 제재받지 않는 선에서 널 없애버릴 방법도 고민하고 그랬지. 그래서 널 일부러 사지에 몰아넣기도 했고. 하지만... 나중에는 네가 쓸모가 있다는 건 인정하게 되더라. 어쨌든 넌 내 편이었고, 레벨이 38이나 되는 내 편은? 쉽게 구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까, 널 도구로 취급하기로 했어. 너한테 뭔가 시킬 때도 칼을 휘두르는 것처럼 했고, 너가 쓰러졌을 때도 비싼 도구를 수리점에 가서 때우는 것처럼 병원에 데려갔지. 그래. 정나미 떨어질지도 몰라. 하지만 진짜로, 옛날의 난 너한테 그랬어. 그런데... 사람이 변하더라고."
빈센트의 옛날 이야기는 이어지고 이어져, 현재까지 닿았다.
"최근에 들어서는, 널 그래도 사람... 으로 대하려고 했던 거 같아. 내 편에 선 이상, 최소한의 대접은 받을 권리가 있는 사람으로 대하려 했지. 그런데 이제는... 이건 사람이라서 잘해주는 거라고 설명하기는 어렵겠네. 그렇지? 그래서 나도 내가 이상해. 어쩌다가 마음이 이렇게 변했을까, 어쩌다가... 너를 죽도록 싫어하고 경멸하던 마음이, 싫지는 않은 그런 느낌이 되었을까? 잘 모르겠어. 하지만..."
빈센트는 고개를 젓고, 엷은 미소를 띄우며 베로니카가 만족할 때까지, 그녀가 원하는 것을 들어주도록 한다.
# "미안해. 지금은 내 궁금증을 푸는 지적 유희의 시간이 아니라, 네가 원하는 대로 해주는 시간이니까... 만족할 때까지는, 그래. 내 '시선'이란 건, 베레니케가 가지고 있을 거야."
이름은 없지만 이름이 있다고 캡틴은 생각합니다.
천천히.
베로니카의 손은 느리게 빈센트의 얼굴로 올라오고, 그 볼께를 쓰다듬곤 다시 바닥으로 내려옵니다.
사랑이라는 말, 원하는 것을 들어주겠다는 말. 그 말들에 더해 자신이 바라는 것을 행할 수 있을텐데도 베로니카가 바란 것은 단 하나였습니다.
나를 지켜봐주세요.
조금은 의미를 알 수 없습니다.
단지 빈센트를 쓰다듬고, 다시 팔을 내리고, 몸을 바로하여 빈센트를 자신에게 끌어들인 베로니카는 천천히 손을 들어올립니다.
" 잠깐. 눈을 감고 계세요. "
순간.
베로니카의 몸 주위로 강렬한 의념의 흐름이 움직이고, 그것이 단 한 곳에 집중되어 베로니카를 두드리기 시작합니다.
그럼에도 베로니카는 웃는 얼굴로 빈센트의 이마를 살짝 쓰다듬습니다.
엑펠로의 손길
저항하지 못한 상태에서 찾아온, 강력한 졸음에.
빈센트는 잠에 빠지고 맙니다.
으악 드르렁이다
# 레주 궁금한게 있는데 이거 이번 진행은 녹아웃 상태로 끝인건가요?
- -3- 다가오는 위협
- 빈센트는 잠에서 깨어납니다.
꽤 지친 표정으로, 베로니카는 잠에 들어 있습니다.
유독, 무거웠던 몸이 꽤 개운해졌습니다. 아무리 의념으로 보호한다 하더라도, 결국 인간의 몸이기에 휴식이 필요했던 모양입니다.
"...정말 재밌는 장난을 쳤군."
빈센트는 웃으며 베로니카를 바라보고, 메모를 남긴다.
# "보면 연락해 - 빈센트." 라고 메모를 남기고 갑니다.
빈센트는 보건실 바깥으로 나옵니다.
꽤 오랜 시간을 기다렸던 듯, 입구에는 익숙한 얼굴의 남자가 빈센트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 실례하겠습니다. 국제 가디언협회 감찰부에서 나왔습니다. 이번 다윈주의자 사태에 대해 조사차 나왔으니. 부디 완만한 협조 부탁드리겠습니다. "
"아..."
빈센트는 고개를 끄덕이고, 웃음을 지으며 대답한다.
# "베로니카 쪽 일은 저도 전모를 다 알지는 못합니다. 그래도, 최대한 협조하겠습니다."라고 말합니다
빈센트는 자신이 아는 한도 내에서 모든 이야기를 털어놓습니다.
이야기들이 나오고, 대화가 오가는 동안 그의 표정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습니다.
" 그렇군요. "
기록을 마친 듯. 가볍게 손목을 흔든 그는 빈센트에게 고갤 끄덕입니다.
" 귀하를 습격했던 다윈주의자에 대해 조사를 해본 적 있었습니다. 부산의 중소 길드 '천일'에 소속되어 있었던 길드원이라 하더군요. 길드가 붕괴되는 과정에 본인도 함께 탈주하여 다윈주의자에 합류한 듯 했습니다. "
감찰관은 자신이 아는 한에서, 제공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며 말을 덧붙입니다.
" 가능하면 이들에게 접근하지 않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일단은 이들은 동료애는 상당히 적은 편이긴 하나. 표적을 잡으면 그 표적 하나는 확실히 물어뜯으려 하니 말입니다. "
곧, 그는.
아. 하는 짧은 감탄사를 꺼내며 다시금 이야길 꺼냅니다.
" 그러고보니. 얼마 전. 신 한국에 아메리카산 함정들이 꽤 많이 들어왔다고 하더군요. 밀매를 통해 들어오는 과정에서 다윈주의자들의 흔적이 발견되었다고 했습니다. 아무래도 이번 습격은.. 눈속임일 가능성이 높더군요. "
그러면서 가디언은 빈센트의 네트워크로 무언가를 보내줍니다.
누군지 모를.. 남자 사진입니다.
" 이 남성을 만나게 되신다면 가능한 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잭 루소, 39세. 가디언 아카데미 자퇴생 출신으로. 길드의 고위직까지 올랐으나 여러 사유로 길드 전원을 살해하고 다윈주의자에 투신. 현재 신 한국에서 조사중이라고 하더군요. 헌터 협회의 전산 처리는 상당히 느린 편이기 때문에.. 빌런 처리 의뢰. 같은 것으로 올라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
설마 그 의뢸 받는 사람이 있겠습니까?
하고 가디언은 웃어넘깁니다.
" 그럼. 조사를 마치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
"...그렇군요."
빈센트는 벨 루소의 사진을 눈여겨본다. 자퇴생 헌터라. 빈센트는 베로니카가 가디언 아카데미 인원을 살해했던 사건을 생각하며 쓴웃음을 짓는다.이 많고많은 정보들 중에 좋은 일이라곤 하나도 없다.
빈센트는 고개를 숙여 조사관의 노고에 감사를 표한다.
#정보 감사합니다. 조사관님.
" 별 말씀을요. 귀하의 안전을 기원합니다. "
그는 고갤 가볍게 숙이고, 자릴 벗어납니다.
"...의뢰나 알아봐야겠군요."
# 빈센트는 디바이스를 조작해 의뢰를 검색합니다.
지난번 진행 때 빈센트는 베로니카 건 관련해서 가디언 수사관의 협조요청에 응해 성실히 답변하고 관련 정보를 얻었습니다.
의뢰를 검색합니다.
.. 의뢰가 검색되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대부분의 의뢰가 누군가에게 수주된 듯한 흔적이 보입니다.
- -3.5- 2개월
빈센트는 베로니카의 도움을 받아 둘이서 수많은 토벌 게이트들을 전전하며 레벨 상승에 집중하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많은 문제도 있었고 우여곡절도 있었지만 어느정도 베로니카와 대화를 거쳐 그녀의 과거사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그녀는 어릴적 납치되어 프리핸드의 한 간부에게 육성된 인형과 같은 존재였습니다. 아름다운 외모를 위해 어릴적부터 뼈를 부드럽게 만들어 얼굴형을 교정시키고, 충분한 무력을 위해 아이에게 조직의 배신자를 처벌시키는 등. 그 과정에서 피에 대한 공포증이 일종의 트리거로 변화하게 되었고 그 결과 피를 보면 흥분하는 현재의 체질로 변해버렸단 이야기를 듣습니다.
그럼에도 빈센트는 어느정도 베로니카를 이해하고자 했고, 베로니카는 한계를 넘어 준 가디언의 실력을 지니게 됩니다. 그러나 그런 베로니카를 UGN에서 협력 요청을 받으며 잠시 떠나보내게 되고, 빈센트는 특별반 전체에게 전해진 영월 기습 작전에 대한 소식을 듣게 됩니다.
- -4- 폭풍전야
"..."
빈센트는 베로니카에게 문자를 해본다. 꽤 멀리 나갔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베레니케. 잘 있어?
급하면 나중에 답해도 돼.
잘 하고 있나 궁금해서. 그냥 그거야.
# 문자.
문자를 보내지만, 읽음 표시는 돌아오지 않습니다.
이런 반응이 오는 경우는 몇 가지 결과로 귀결됩니다. 상대가 빈센트의 연락을 무시하거나, 게이트 내부이거나.
전자일리는 없으니 후자의 일이겠군요.
괜히 싱숭생숭한 마음을 진정시킬 겸. 베로니카에게 연락하려 한 것인데 괜히 일이 잘 풀리지 않는 기분입니다.
이제 영월 기습 작전까지 이틀. 베로니카 없이 혼자 무언가를 한다는 게 얼마만인지 모르겠습니다.
"베로니카. 바쁜 건가."
헌터 네트워크를 끈 빈센트는, 발길을 돌려 상점가로 찯아간다.
# 상점가로 갑니다
상점가로 이동합니다.
"무기를 파는 곳은 없나요?"
빈센트는 곧 작전이겠다. 무기를 파는 곳을 알아봅니다.
# 무기상을 알아봅니다.
빈센트는 무기상을 찾아보던 도중.. 조금 특이한 무기상을 발견해냅니다!
아주 낡은 입구의 앞에는 '고명고철'이란 이름이 적혀 있습니다.
들어가보나요?
"고명고철?"
한국에서는 이런 이름을 가진 고물상(털보자원, 동진자원 등)이 있다고 들었는데, 혹시 그런 건가 싶어서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일단 들어가보기로 했다.
# 고명고철에 입장합니다.
빈센트는 천천히 문을 열고 들어갑니다.
깡, 깡, 깡,
누구보다 흥겹게 두드리는 철의 노래.
느리고, 그러면서도 빠르고 흥겨운, 철과 철이 맞물려 울리는 철의 노래에는 알 수 없이 사람을 고양시키는 감각이 있습니다.
불꽃 속으로 쇠를 집어넣고, 불타는 쇠를 두드려 형태를 빚어내는 모습은 왜 대장장이가 신을 닮아가는 존재라 했는지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만 같습니다.
길게 이어지던 노래가 끝나고, 허리가 크게 굽은 노인은 빈센트를 바라보며 의문스런 표정을 짓습니다.
" 몸을 보자니 무기 께나 쓰지는 않을 것 같고, 그렇다고 눈을 보자니 증오가 있는 것 같지도 않은데. 무슨 일로 이 낡은 가게에 오셨는가? "
노인은 제 몸만한 망치로 땅을 짚고, 빈센트를 빤히 바라봅니다.
.. 노인에게서, 엄청난 의념의 기운이 느껴집니다. 하지만 의념 각성자라곤 보기 어려울 것 같은 느낌입니다.
수많은 빈센트의 생각들이 헤쳐지고 나서. 단 하나의 생각이 떠오릅니다.
이종족.
"아..."
빈센트는 나이 많은 노인을 보고, 이종족임을 간파했다. 하지만 그는, 이 사람이 이종족이더라도 한국말을 쓰는 한국 이종족인 것 같아서, 일단 허리를 숙여 인사를 한다.
"실례했습니다. 좋은 무기가 없나 해서 찾아왔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는 무기 사용자는 아니고 마도 쪽에 가깝지만, 혹시 마도를 강화시키는 무기는 없을지 여쭙고 싶습니다."
#라고 질문.
노인은 빈센트를 빤히 바라봅니다.
자글자글한 얼굴에 깊게 파인 눈두덩이, 늙은 눈에는 알 수 없는 지혜로움과 가치를 살피는 듯한 눈빛을 하고 있습니다.
" 손. "
노인은 제 손을 쭉 뻗으며 말합니다.
" 손 내놔봐. 가장 오래 쓴 무기가 있으면 그것도 내놔보고. "
...음."
빈센트는 무기를 내놓으라길래, 내놓을 무기가 없어서 손을 내밉니다. 그리고 말합니다.
"죄송합니다. 누군가와 싸우다 급한 대로 술병을 든 적은 있지만, 무기로 써본 건 이 손에서 나오는 의념이 전부 아닐까 싶군요."
그렇게 말하면서, 그의 손 위에 의념의 힘으로 불을 띄운다.
# 손을 주고, 그 위에 불의 의념을 올린다. 혹시 노인이 그 손을 잡을 수도 있으니, 불을 좀 위에 둥둥 띄웁니다. 노인이 잡아도 화상 안 입을 정도로.
" 흐음... "
노인은 빈센트의 손을 한참 바라보고, 손오로 만져봅니다. 몇 번 만지작거리던 노인은 곧 빈센트의 손 한 부근을 꾸욱 누릅니다.
순식간에, 빈센트의 의념이 제어가 되지 않은 채 엄청난 볼꽃을 만들어냅니다. 하지만 노인은 아무렇지 않게 불길에 손을 올리고 눈을 꾹 감고 있습니다.
" .. 음. 흐음. 오호. "
그는 알 수 없는 탄식을 내뱉곤 빈센트를 바라봅니다.
" 몇 명인가? "
그는 빈센트에게 묻습니다.
" 몇 명이나 죽였냐. 이 말일세. "
"어르신?!"
빈센트는 자신의 손 위에 일어난 불을 만지려는 노인을 보고 깜짝 놀랐다가,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을 보고 비범하다 여겨 침묵한다.
"...많이 죽였죠. 아주 많이요."
그렇게 대답한 빈센트는 그답지 않게 긴장이 역력한 표정으로 대장장이를 쳐다본다.
#대화
" 사람에겐 다양한 이유가 있다네. 그것이 어떤 이유로 사람을 죽였건, 어떤 이유로 그대가 누군가를 죽였건. 그건 중요하지 않다네. 단지.. 내가 물은 것은. 적어도 그것을 솔직하게 얘기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이유였다네. "
대장장이는 빈센트의 불을 천천히 떼어냅니다.
순순히. 불꽃은 대장장이의 손으로 향합니다.
" 이 아이는.. 아직 모르나 보군. 자네. 아직도 옳은지, 그른지. 의심하고 있구만. 신념이란 그런 것이라네. "
천천히.
대장장이는 빈센트를 올려봅니다.
" 길을 알려 주시게. 왜 죽이고 싶은가? 어째서. 죽이고 싶은가? 아니면.. 아직 어떻게 살리는지. 그 방법을 모르는겐가? "
- -5- 작전 이후
"베로니카는 어디 있으려나."
연락해봅시다.
#"베로니카, 어디 있어?"라고 메시지 발송
메세지를 입력하던 빈센트의 등 뒤로 익숙한 인기척이 느껴집니다.
" 아까 집에서도 보셨으면서. 어디 있냐고 하는 건 너무하지 않을까요? "
부드러운 호선을 짓고 있는 베로니카는 영월 기습 작전이 끝난 뒤, 요양 중이던 빈센트의 옆을 자연스럽게 차지했었습니다. 그 뒤로 며칠이 지난 동안.. 같이 지내고 있었으니.
이 모든 것이 대빵참치의 농간이겠지요...
"...혈십자가 내 머리를 만질 때 몇개를 빼먹은 모양이야."
빈센트는 농담을 하면서, 베로니카에게 작은 제안을 건넨다.
#"부른 이유는... 다른 것은 아니고, 보여주고 싶은 게 있어서 말이야."
" 갑자기.. 보여주고 싶은 거요? "
살짝의 기대가 담겼기 때문인지 볼그스름하게 올라온 볼깨가 눈에 띄입니다.
"바다."
빈센트는 어깨를 으쓱인다. 간단했다.
"옛날 미국의 알카트라즈 감옥에서 썩던 죄수들도 바다는 실컷 볼 수 있었어. 그렇다면, 너라면 바다를 볼 권리는 충분하다고 생각해."
빈센트는 그렇게 말했다.
# "버스를 타건, 비행기를 타건, 아니면 배를 타건. 바다를 보러 가자고. 그냥 그거야. 갑자기 생각났어."
" 바다...? "
잠시 기억을 곰곰히 살피던 베로니카는 얼굴을 붉힌 채 숨어버립니다.
" 기, 기억하고 계실줄은 몰랐어요.. "
상당히 부끄러운 모양입니다. 은신까지 쓰고..
"몸은 약한데 쓸데없이 잔머리만 좋은 게 이럴 때는 도움이 되는군."
빈센트는 웃으면서 허공을 응시한다. 그리고는 목소리를 진지하게 고치고 말한다.
"그러니까 그만 숨고 나와 줘. 베레니케. 동해, 서해, 남해? 의견을 들어보자고."
# 대화.
아쉽지만 베로니카는 신 한국에 지리에 대해 아는 게 적습니다!
심지어 동해, 서해, 남해. 어딜 가도 게이트 천국이죠!
그나마 안전한 곳이라면 수많은 가디언들이 틀어막고 있는 부산이 어떨까 싶긴 합니다만..
"...그래. 네가 한국 출신이 아니라는 걸 잊고 있었군. 그건 내 잘못이야. 그러면..."
빈센트는 검색을 해보기로 한다.
"한번 알아보자고. 부산이 그나마 안전할 거거든."
# 미리내고가 있는 곳에서 부산으로 가는 대중교통 수단을 알아봅니다.
적당히 차를 이용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두 사람에게는 그런 이동 수단은 없습니다.
텔레포트 게이트를 이용하거나, 아니면 교통수단을 이용하면 됩니다.
교통수단의 이용에는 800GP가 소모됩니다!
"베로니카도 알겠지만... 난 좀 즉흥적인 사람이거든."
뭐, 널 우연히 구출하게 됐을 때는 빼고. 라 부연했다. 그 때도 즉흥적으로 뛰어들었다면 빈센트는 죽었을 테니까.
"그 때는 준비를 좀 해야 했지만. 어쨌든, 부산에 가 보자. 신 한국에 왔는데 부산을 안 가보는 건, 미국인이 워싱턴도 모르는 거랑 똑같은 거야."
# 라고 베로니카를 설득해봅니다.
"부산으로 가야겠어. 베로니카. 같이 가자. 최고의 계획은 무계획이라고 하지. 게이트에서는 모르겠지만, 우리의 짧은 삶에서는 그래."
# 라고 말하면서, 800gp*2=1600gp를 내고 부산으로 가는 대중교통을 이용합니다.
이제 한껏 물익은 봄향기가 짬조름한 바닷 향기에 흩어 사라지는 땅.
부산, 익숙해지기 어려운 항구도시에 빈센트와 베로니카는 도착합니다!
"..."
빈센트는 바다를 바라본다. 푸른 하늘과, 짙푸른 바다가, 똑같은 "파란색"이라고 규정할 수 없는, 비슷하지만 그렇기에 더 대조되는 두 색을 수평선이 나누고 있었다. 그 수평선과 하늘을 바라보는 시야에 갈매기들이 가악가악거렸다. 바다의 짭짤한 냄새에, 빈센트는 자신이 너무도 익숙해서 아예 있지도 않다고 생각한 흙냄새의 존재를 떠올렸다. 어쨌든 한국의 바다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 빈센트는, 베로니카에게 말한다.
"생각해보니, 부산은 해운대가 유명하거든. 그곳에 가면 바다가 더 잘 보일 거야. 한번 가 보지 않을래?"
#라고 말하며, 베로니카의 반응을 살핍니다.
침묵.
어색하지 않은 침묵이 조금 길었습니다. 저 멀리 들려오는 뱃고동 소리들과 그에 묻히지 않으려는 듯 소리지르는 사람들의 목소리로 시끄러운 풍경입니다. 육지에 갖힌 채 평생 바다를 보지 못한 사람처럼, 베로니카는 빈센트의 말을 듣지도 못한 채 수평선 너머로 울고 있는 갈매깃소리를 듣고 있습니다.
" ...이게 바다. "
붉은 눈동자에 푸른 색이 담긴다. 그 말을 어떻게 해석해야 좋을지 모르겠지만 그 표현 외의 표현은 지금의 풍경에 어울리지 않았습니다.
짭짤한 바닷내음을 폐부 깊게 불어넣으며 베로니카는 숨을 삼킵니다. 하나, 둘, 셋. 푸후우.
" ................. "
말이 있어야 할 곳을 잡아먹은, 긴 침묵이 지난 직후에야 베로니카는 빈센트를 바라보며 말합니다.
" 가보고 싶은 곳이 있어요. "
"가보고 싶은 곳?"
어디인 걸까 궁금했다. 바다를 가고 싶다고 했고, 그래서 바다로 갔다. 그리고, 바다가 너무나도 신기해서 그 냄새까지 폐부로 느끼려는 광경을 보다가, 가보고 싶은 곳이 있다는 말을 듣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어디인데? 지금 가자."
라고 말한다. 물론, 빈센트는 농담도 잊지 않는다.
#"지옥, 천국, 레벨 50들이나 가는 게이트는 빼고. 그런 곳들은 천천히 가도 절대 늦지 않으니까."
조금은 빠른 걸음.
조금 더 빠르게 움직여 베로니카와 빈센트는 부산역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도착지에서 별로 멀지 않았던 곳. 베로니카는 과거 기차가 다녔던 종착역. 부산역의 위치에 있는.. 추모비를 바라봅니다.
" 친구가 있었어요. "
베로니카는 나직히.
그러나 가볍게 듣기 어려울 이야기를 내뱉습니다.
" 착한 아이였다고는 할 수 없어요. 수많은 사람들을 죽였고, 그 과정을 저도 지켜봤었으니까요. 그래도 제가 굶고 있던 때면 항상 자신이 받은 음식을 나눠줬고, 자신의 시간을 들여 저를 도와주곤 했었던. 적어도 저에게는 소중한 아이였어요. "
가족과 같았다고, 빈센트는 추측해봅니다.
" 그 아이가 그러더라고요. 이 작은 세상에서 벗어나면.. 아주 커다란, 그 끝이 보이지 않는 세계가 있더라고요. 그 세계 넘어에는 누구도 찾을 수 없어서, 단지 나는 새들도 잠시 쉬어가는 곳이 있다고요. 그 아이는 그 곳을 바다라고 그랬어요. "
빈센트는 베로니카의 웃음에서, 감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선명한, 우울.
" 언젠가 그 곳에서 벗어나면 같이 바다를 보러 가자고 했어요. 그 어떤 제약도 없이.. 같이. 떠나보자고. "
그러나 그 감정을 모르게 숨기듯, 베로니카는 웃습니다.
" 그러면서 그 아이가 찾아왔던 관광지 목록에는 이곳. 부산역이 적혀있더라고요. 이 곳에는 기차라는 물건이 있는데, 그것을 타면 어느 지역에라도 갈 수 있다고...... "
흐르는 눈물을 손으로 찍어냅니다.
" 물론, 그 아이는 죽어버렸고 저 역시도 어떻게든 살아가고 있지만요. "
빈센트의 팔을 끌어안으며, 베로니카는 균형을 살짝 맡깁니다.
" 고마워요. 덕분에, 보고 싶은 것을 볼 수 있었어요. "
베로니카의 호감도가 변화합니다!
높음(보통) → 높음
"...그래."
빈센트는 가족이라는 것을 가져본 적이 없었다. 그가 어릴 때, 부모는 사고로 죽었고, 부모와 그의 짧았던 5년을 이어줄 추억의 편린은 빈센트가 피우고, 통제해버린 불이 전부 집어삼켰다. 빈센트에게는 잿더미와, 빈센트를 안전하게 데리고 있을 의무만 지닌 후견인들만 있었다. 그렇기에, 빈센트는 가족이라는 것도 없었고, 친구라는 것도 최근에 와서야 만들었다. 하지만... 가족이 얼마나 소중한지는 잘 알고 있었다. 다른 이들의 충족 앞에서, 더욱 심각해진 결핍으로. 이룰 수 없는 망상으로.
"...그 친구 이야기는... 유감이야."
빈센트는 체중을 맡긴 베로니카를 말없이 꼭 안아준다. 가볍게 듣기 힘든 이야기였다. 하지만 그렇기에, 힘든 이야기도 할 수 있는 사이는 가까운 것이라고 생각했다.
# "이 세상의 모두는 상처를 받고, 상처를 입히지. 하지만... 나는 새마저도 잠시 쉬어갈 뿐인 바다라면, 그곳으로 떠난다면... 그곳에는 누구도 상처받지 않을 세계가 있을지도 몰라. 망상뿐일 수도 있겠지만."
온기.
베로니카의 온기는 유독 뜨겁습니다. 서로 살이 맞닿으면 뜨거움을 느낄 만큼. 베로니카의 몸은 항상 달아올라 있었습니다.
" 지도에는 저 바다 너머에는 결국 돌아올 뿐이라고 했지만.. 역시 아직은 믿고싶지 않아요. "
베로니카 역시도 세계의 지도를 모르는 것은 아닙니다.
단지 저 바다의 너머가 단지 타원으로 이루어진 세계에, 결국 돌아올 뿐이라는 사실을 혼신을 다해 부정하고 있었을 뿐.
" 당신의 망상처럼. 그 곳에 누구도 상처받지 않아도 되는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
환한 미소로, 베로니카는 빈센트의 볼깨에 입을 맞춥니다.
" 언젠가는 그 곳에서, 당신에게 오늘의 반복을 선사할 수 있기를. "
수줍은 소녀의 용기처럼, 입술에 닿아 떨어졌던 온기가 여전히 볼을 데우는 것만 같습니다.
베로니카는 빈센트에게서 떨어져 추모비에 손을 댄 채로 눈을 감았습니다.
그 모습마저, 베로니카답다고. 그런 생각이 스쳐갔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음."
빈센트는 자신의 볼에 남은 촉촉함을 어루만지면서,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가 이내 지웠다. 지금은 빈센트가 떨떠름하건 말건 그렇게 해야 할 시간이 아니다. 표정을 싹 바꾼 빈센트는, 베로니카가 옛 친구를 추억할 시간을 주기로 했다. 지금은 그녀의 시간이었고, 아무리 그녀의 마음 속에서 빈센트가 감정적으로 큰 존재라 하더라도, 빈센트가 베로니카의 시간을 방해할 권리는 없다고 생각했다.
빈센트는 추모비에 무슨 의미가 있나 싶어, 베로니카의 추모를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가까이 접근해, 추모비를 관찰하고자 한다.
#추모비 관찰
추모비를 관찰합니다.
맨 위에는 '여러분의 희생이 있어, 오늘의 부산이 있을 수 있었습니다.'는 문장과 함께 수백, 수천의 이름이 빼곡히 적혀있습니다.
" 신기하군 "
갑작스러운 인물의 방문에 빈센트가 고개를 돌렸을 때. 그 곳에 있는 것은 의외의 인물이었습니다.
강직한 눈매, 그 정체를 추측하기 어려운 거대한 전등 모양의 무기.
빈센트의 가슴에 박혀있는 적룡공훈장이 빛나고 있습니다.
" 적룡공훈장이라. 가장 낮은 등급의 훈장이지만. 그렇기에 가장 얻기 어려운 물건이기도 하지. "
그런 것을 달고 있다면, 하고 천천히 빈센트를 살피던 남자는 부드러운 호선을 그어냅니다.
" 그리고 최근에 그것을 얻을 기회는 하나밖에 없었다네. 영월, 특별반. 내 생각이 맞다면 자네가 그 유명한 특별반의 인물인 듯 한데. 내 추측이 맞은가? "
빈센트의 명석한 두뇌는 작금의 상황에 대한 해석을 내놓습니다.
등대를 닮은 무기, 강직한 눈매. 그리고 적룡공훈장을 알고 있는..
부산 공작 이지훈.
그가 빈센트의 적룡공훈장과 명성에 반응합니다.
"...공작님."
빈센트는 상대가 귀족이라는 것은 알았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자유로워도 지나치게 자유로운 미국의 문화 때문에, 신 한국에서 귀족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와 같은 정보는 아는 바가 없었다.빈센트는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대한민국에서 고전적이고 보편적인 허리 숙이기 인사를 해보기로 한다.
"말씀하신 대로입니다. 빈센트 반 윌러, 미천한 헌터가 감히 공작님께 인사드립니다."
#라고 인사를 합니다.
부산 공작. 이지훈은 가볍게 고갤 주억입니다.
" 반갑다. 내 이름은 이지훈. 부산의 공작이자 신 한국의 해양 관련 업무를 맡고 있지. "
그는 빈센트의 말에 부드러운 미소를 짓습니다.
" 그 날의 희생에 대해선 누구도 감사하지 않을 이가 없었지. 빈센트 반 윌러. 그대들의 희생에 깊은 감사를 표하도록 하겠네. "
정중한 인사.
곧 눈을 뜬 베로니카가 인사를 받는 빈센트를 매우 어색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빈센트는 눈짓으로, 베로니카에게 인사하라고 눈치를 주다가, 눈치만 주다가는 오히려 실례가 될 것 같아 소개한다.
"과분한 감사를 받아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아, 여기는... 제... '파트너', 베로니카입니다."
빈센트는 베로니카를 소개하고, 넌지시 베로니카에게 고개를 돌린다.
"부산의 이지훈 공작님. 맞는 예를 표하도록 해."
#라고 충고.
베로니카가 고개를 숙이려 하는 것을, 이지훈은 손을 뻗어 막습니다.
" 되었네. 인사를 받는 것은 빈센트 군으로 족해. "
적어도 내 학생들은 죽인 이에게 인사를 받을 수 없네. 하고, 이지훈은 짧게 말합니다.
" 갑자기 저 자가 추모비에 나타났다기에. 내 직접 걸음을 나왔을 뿐이라네. 적어도 지금은 칼춤을 출 기세는 보이지 않으니 방관할 뿐. "
"...아..."
시발, 빈센트는 속으로 욕을 했다. 빈센트는 잠깐 잊고 있었던 것을 생각한다. 베로니카가 어째서 자기보다 훨씬 약한 빈센트의 명령을 들어야 했는지, 베로니카가 무슨 죄를 지었길래 이렇게 지위가 불안정한지. 빈센트는 둘 사이에서 무슨 말을 해야 할 지 몰라서 고민하다가, 최대한 중립적인 표정으로 공작에게 말한다.
"...말씀하신 건은, 정말로 유감입니다."
# 유감.
" 유감이라 할 것은 없네. 단지 아직 여물지 못한 학생이기에 당했을 뿐. 완숙되었을 때라면 그 아이들도 당하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하니 말야. "
그의 감정에는 단 조금의 동요도 느껴지지 않습니다.
" 잘 지내다 가도록 하게. "
곧 이지훈이 자리를 뜨고, 베로니카는 다리에 힘이 풀린 듯 그 자리에 주저앉습니다.
" 허억... 학, 하악.... "
거칠게 쉬는 숨은, 그녀의 긴장도를 느끼게 하기에 충분했습니다.
" 처, 처음 느껴보는 압박감이었어요. 마치.. 바다를, 거대한 파도가 그대로 나 하나만을 덮치는 듯한... "
즉, 그는 의념의 흐름을 조정하여 빈센트는 느끼지 못하도록, 하지만 베로니카는 느낄 수 있도록 의념을 흘렸단 얘기입니다.
"...기분 풀어주려고 데려온 곳인데, 안 좋은 기억을 남기게 되었군. 그건 미안하게 됐어."
빈센트는 그렇게 생각하다가, 자신이 뭔가 잊은 것 하나를 발견하고는 손가락을 튕긴다.
# 혹시 우연과 필연을 사용해서, 마도 계통의 강자와 기연을 만들 수 없을까요?
베로니카는 고갤 저으며 호흡을 고르고 있습니다.
우연과 필연이 발동됩니다!
지금은 아닙니다!
"...일단 어디 가서 쉬자."
빈센트는 베로니카를 데리고, 가까운 쉴 곳을 찾아봅니다.
#가까운 벤치나, 벤치처럼 앉을 수 있는 곳을 찾아봐요.
베로니카는 벤치에 앉은 채 겨우 쉬어지는 숨을 붙잡습니다.
과연, 준영웅의 살기를 온전히 받아낸다는 것이 어떤 감각일지... 빈센트는 알 수 없습니다.
"...그나마 안전한 곳이기에 이곳으로 왔는데, 다음 번에 바다를 본다면 이곳은 피하는 게 좋겠어."
빈센트는 운을 뗐다. 바다를 보고자 한 그녀의 소망은 이뤄졌고, 이곳에서의 기억은 좋게 남을 뻔했다. 하지만 마지막에 생긴 변수가 베로니카에게는 끔찍한 기억을, 빈센트에게는 불안함을 남겼다. 빈센트는 베로니카에 대한 이야기가 떠올라서 다시 마음이 복잡해졌다.
"이럴 때면 나도 마음이 착잡해져. 인간의 과거는 용서받을 수 있을까, 용서받을 수 없다면 잊혀질 수라도 없을까, 잊히지 않는다면... 그 과거에 사로잡히지 않을 수라도 없을까."
# 개똥철학 ON
베로니카는 빈센트의 말을 알아들을 수 없단 표정을 짓습니다.
뭐 그래도! 많이 진정된 듯 보입니다!
"...네가 나왔다길래 나와봤다고 했어. 그 말은... 우리가 감시당하고 있다는 거겠지. 그것도 평소보다 훨씬 심하게."
빈센트는 그렇게 말하며 베로니카의 의중을 묻습니다.
#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너무 힘들면 하룻밤 쉬고, 버틸 만하면 바로 돌아가고."
" 괜찮아요. 아마.. "
베로니카는 방긋 웃으며 빈센트의 손을 잡습니다.
여전히 떨리기는 하지만, 강직한 힘이 느껴집니다.
" 애초에. 그렇게 포기할 것 같았으면. 오지도 않았으니까요. "
"...그래."
빈센트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이내 고개를 저었다.
"그래. 하지만 베로니카. 너 정말 많이 지쳤어. 쉬어야 해."
빈센트는 그렇게 말하며, 숙박시설을 찾는다.
#기왕 온 거, 끔찍한 경험을 없애지는 못하더라도 상쇄시켜주고 싶습니다. 1박에 5000gp에서 10000gp 정도 깨지는 고오급 호텔 있나요?
인당 70000GP가 꺠지는 초고급 호텔이 있습니다.
안내할깝쇼?
"...7만 GP라. 참 비싸군."
하지만 빈센트는, 씨익 웃는다.
"그리고 난 그게 아주 마음에 들어."
# 안내해주십시오. 이유는? 돈이 불타는 게 재미있으니까!
빈센트와 베로니카는 을숙도로 이동합니다.
호텔로 이동하면서 본 것은, 화려해봐야 얼마나 화려하겠냐. 그 정도의 의견일 것이 분명했습니다. 이미 화려한 호텔들에는 이골이 난, 미국인이기도 했으니까요.
그러나 그 곳에 보이는 것은.. 말하자면 거대한 성이라고 해도 무방한 건물이었습니다.
두 쌍의 왕관이 겹친 듯 보이는 웅장한 구조에는, 눈으로 보는 것만으로도 사람을 압도하는 힘이 있는 듯 보였습니다. 거기에 더해 이른 아침임에도 주위가 마치 밤처럼 느껴지는 것에는 수많은 마도의 힘을 이용하여 주위의 시간을 깊어지기 직전의 밤. 한참 별이 수놓아지기 직전의 풍경을 재현한 것처럼 보이기도 했습니다.
곧 호텔의 문이 열리고 한 명의 호텔리어가 걸어나옵니다.
" 트윈 크라운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손님. 저는 손님의 안내를 받은 벨라이어 루자렝이라 합니다. "
평범한 호텔리어가 아니라는 듯, 온 몸에는 선명한 의념의 향기가 느껴집니다.
" 하루 숙박에는 7만 GP. 이외 식사를 포함한 모든 시설의 이용에는 일인 당 2만 GP를 추가로 받습니다. 두 분 모두 숙박만 이용하실 경우 14만 GP. 시설 전체 이용을 포함하실 경우 18만 GP가 되겠습니다. 이용하시겠습니까? "
결제합니까?
"...워."
빈센트는 옛날에 자신이 들렸던 많은 호텔들을 생각했다. 헌터 겸 용병으로 뛰며 일했던 돈을, 빈센트는 호텔에서 탕진했던 적이 있었다. 열심히 바짝 벌어서, 여름에 호텔에서 탕진하고, 그리고 가을 겨울 봄에 다시 벌어서 여름에 호텔에서 탕진하기를 반복했던 나날이 있었다. 그렇기에 고급 호텔에는 나름 일가견이 있다고 생각했던 빈센트는, 트윈 크라운이라는 경이 앞에서 입을 다물었다. 이곳은 빈센트가 여태까지 와본 곳 중에서 최고였고, 그가 오래 살아서 더 좋은 곳에 간다 해도, 그의 인생에서 정말로 좋았던 호텔들 중 하나로 남을 것이 분명했다.
"네. 서비스까지 포함해서 18만GP. 그렇게 계산해주시죠. 그리고..."
빈센트는 결제를 하기 위해 카드를 내밀며, 장난스레 묻는다.
#"다른 손님들이랑 싸움이 나거나, 피를 볼 일은 없겠죠? 제 친구가... 그 쪽에 많이 예민해서요."
" 저희 트윈 크라운 호텔은 신 한국의 국왕이신 홍왕 유찬영 경의 비호 아래 개설되었습니다. 또한 호텔을 개설하는 데에 들어간 자본 대다수는 중국의 중경 한가를 통해 유통되었으며 이 곳에 머무르는 VIP 전원은 중경 한가의 비호를 받고 계시거나, 중경 한가의 손님 분들이 머무시는 곳이므로 내부에서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은 중경 한가의 권위를 무시하는 것으로 치부되고 있습니다. "
18만 GP를 결제합니다!
" 식사를 원하신다면 식사를. 외에 서비스를 원하신다면 원하시는 서비스를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여성 분의 몸상태가 좋아보이지 않는 것으로 보이시는데, 저희 호텔의 마사지 서비스를 받아보시는 것은 어떠실까 여쭙겠습니다. 망념 감소 효과가 있어 다양한 의념 각성자 분들이 이용하시는 시설로 이외에도 일시적인 스테이터스의 증가 효과가 있는 만큼. 이용하시는 것을 추천드리겠습니다. "
그녀는 베로니카를 살피고 그녀에게 가장 도움이 될 법한 서비스에 대해 읊습니다.
" 아니시라면 식사를 준비해 드릴 수도 있습니다. 오늘의 테마는 부산의 영도를 테마로 잡은, '절영도'라는 이름의 코스요리입니다. 많은 분들이 만족하시곤 하는 음식으로 해산물과 육류가 적절히 섞여 있으며 특히 파미나 계통의 게이트에서 나곤 하는 말 형태의 몬스터인 '코벤티'의 육류를 가공하여 제공하는만큼 첫 섭취 시 신체 스테이터스가 3 증가하며 망념이 30 감소하는 효과를 받으실 수 있을 겁니다. "
어떤 것으로 준비해드릴까요. 하고 그녀는 물어옵니다.
"아... 그렇군요."
한국의 국왕이 후원하고, 중경 한가의 자본을 투자해 지어졌으며, 중경 한가의 손님들이 머물고 있어서 개판을 치면 큰일이 난다. 빈센트는 생각보다 스케일이 커졌다고 생각했다. 혹시나 중간에 사고가 생겨서 베로니카가 피를 보면 무슨 일어날지... 라는 불안한 생각이 순식간에 사라진 돈처럼 커졌다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돈을 열심히 모은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꽤나 모인 돈을 고작 1박에 불태워버릴 정도로 비쌌다. 그리고 그 값이 납득이 될 것만 같았다.
마사지 서비스라. 빈센트는 그것도 괜찮겠다 생각하다가, 식사가 제공하는 혜택에 귀가 솔깃해졌다. 모두 끝내주는 것 같았다. 빈센트는 베로니카를 살피다가 대답한다.
# "금강산...인지 백두산... 인지도 식후경이라고 하죠. 일단, 식사부터 하고 다음을 생각하겠습니다."
두 사람을 식사를 위해 이동합니다.
" 에피타이저입니다. 부산의 바다는 눈으로 보기에도 차갑고, 푸른 느낌이 들지만 그곳에서도 한 곳 떨어졌다 보이는 영도라는 섬은 사면이 바다로 둘러쌓인 공간이라고 합니다. 그 곳에는 커다란 바위들과 거친 지형이 있어 말들을 키우는 데에 특화되어 있었다고 하는데 그만큼 말들을 키우기에 좋은 환경이었다고 합니다. "
처음으로 나온 음식은 연백색의 아이스크림이었습니다.
" 소금과 여러 견과류로 간한 아이스크림입니다. 단 맛과 적절한 짠 향기가 부산의 바다를 떠올리게 만드는 식전 입돋움으로 이후 무거워지기 좋을 음식들 전에 입을 비우는 용도로 제작되었습니다. "
빈센트는 한 숟가락 떠먹습니다.
살짝의 짭짤한 맛 끝에, 부드러운 단 맛이 지나갑니다.
" 마유를 사용하여 제작한 우유 아이스크림이니만큼, 그 향을 잡고 부드러움에 집중한 음식입니다. 첫 스프로는 여러 해산물을 곁들여 끓인 스프가 제공됩니다. "
그 뒤로.. 정신없는 식사가 이어집니다.
" 메인 디시입니다. 몬스터의 고기를 요리 기술을 이용하여 맛을 조정한 뒤. 부드러움을 위해 숙성시켜 내놓은 스테이크입니다. "
메인 디시를 먹고,
" 디저트입니다. 관자 위에 오렌지를 얹어 입가심을 돋구어 입 안에 남은 고기향을 잊게 해드릴겁니다. "
디저트를 마친 뒤.
호록.
" 커피와, 블루 에이드를 준비했습니다. "
식후 차를 마친 후.
기분 좋은 포만감이 가득합니다!
잔여 망념이 40 증가합니다.
신체 스테이터스가 3 증가합니다.
하루 간 신체, 신속, 건강 스테이터스가 30 증가합니다.
영성의 효율이 증가합니다.
하루 간 '말' 태그를 가진 몬스터를 만날 경우 적대도가 상승합니다.
하루 동안 매력이 5 상승합니다.
망념이 30 감소합니다.
"...음."
빈센트는 떨떠름한 표정으로 자신의 몸에 일어난 변화를 보았다. 몸이 갑자기 빨라진 탓에, 적응을 못한 손이 옆에 있던 컵을 멀리 쳐낼 뻔했고, 신체는 뭔가 강해졌으며, 매력도 약간 상승했다. 베로니카도 상황은 비슷했는지, 갑자기 아름다워진 것 같았다. 빈센트는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고 생각하면서, 호텔리어에게 묻는다.
"마사지가 있다고 했는데... 그 외에 뭐가 있는지 말씀해주시겠습니까? 여기 오시는 다른 분들에게는 모르겠지만, 저에게는 18만 GP가 꽤 큰 금액이라... 못 즐기고 가면 조금 억울할 것 같거든요."
#질문
" 즐길거리를 원하신다면 카지노를 안내해드릴 수 있으며 원하신다면 보트를 빌려드릴 수 있습니다. 보트는 을숙도 주위를 천천히 돌고 호텔로 돌아오는 기능이 내재되어 있습니다. 외에도 원하신다면 호텔 내부에 존재하는 도서관이나 카페가 존재합니다. 다만 죄송스럽게도 모든 호텔의 고객님들께 제공되는 시설인 만큼. 타인과 마주할 수 있음에 대해 미리 고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즉.... 있을 거는 다 있다.
정도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빈센트는 감사를 표하고, 베로니카를 돌아봅니다.
#"뭐부터 할까, 베레니케?"
이미 베로니카는 그로기 상태입니다!
왜냐고요? 살면서 우리가 이백만원짜리 밥을 먹을 기회가 얼마나 될까요?
그것도 베로니카는 의도적으로 식사량을 줄인 바 있는, 살인에 특화된 클래스를 가지고 있습니다!
" 그, 글쌔요...... "
즉! 뭐가 뭔 소린지 하나도 모른단겁니다!
"...그래. 이해해."
베로니카는 이곳에 쉬러 왔다는 것을 상기하자. 빈센트는 그녀를 데리고 뭐부터 할 지 생각해보다가, 호텔리어의 판단을 따라 보기로 한다.
"그 마사지라는 것에 관심이 있습니다만. 아까 추천해주신 것이요."
#라고 물어봐요
" 안내하도록 하겠습니다. "
두 사람은 마사지를 받으러 이동합니다.
빈센트를 담당하는 것은 인상 푸근해보이는 마사지사입니다. 환복을 마친 빈센트가 조심스럽게 눕자 조용히 심호흡을 마친 뒤 손을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
망념이 20 감소합니다.
모든 스테이터스가 하루 간 15 증가합니다!
온 몸의 피로가 제거됩니다. 육체 계통의 수련 시 첫 수련에서 10%의 보너스를 얻을 수 있습니다.
"후우."
정말로 훌륭한 마사지였다. 어딘가로 여행을 갔을 때, 호기심에 했다가 몸만 망친 마사지와는 차원이 달랐다. 그냥 몸을 박살내고 근육을 뭉개는 마사지가 아니라, 뭉친 곳을 외과 수술처럼 정밀하게 풀어버리는 느낌이었다. 빈센트의 영성이, 빈센트의 자주 뭉치느 부위를 기억해낼 정도였다. 빈센트는 아주 만족한 상태로 바깥으로 나와서, 베로니카를 찾았다.
# "느낌이 어때?"
베로니카는 살짝 얼굴을 붉힌 채 어설픈 미소만 짓습니다.
어쩐지 얼굴이 살짝 붉은 기가 도는 것 같은 게, 이런 경험은 처음 겪어본 듯 하군요.
"익숙해지는 게 좋아."
빈센트는 나름의 충고를 던진다.
"이 세상에는 다양한 형태의 삶이랑, 다양한 기회가 있어. 많은 사람들이 평범하게 눕는 곳도 있지만, 정말로 큰 돈을 써야만 갈 수 있는 곳도 있으니까. 그러니까... 베로니카. 아니, 내가 뭔 소리를 하는 거야. 그냥 즐겨. 내가 쏟은 18만 GP가, 어디서든 쏟아지게 하자고. 쉴 때도, 귀티나게 쉬어야지."
빈센트는 그렇게 말하고 보니, 베로니카가 이곳저곳 끌려다녔다는 것을 생각했다. 추모비로 갔더니 하필 원한관계가 있는 사람을 만났지, 멋모르고 호텔에 가더니 음식을 먹고는 마사지사한테 붙잡혔지. 이제는 진짜로 쉬어야 할 것 같았다. 물론, 그냥 쉴 생각은 없었다. 보트를 이용해서, 이곳저곳 끌려다니느라 고생했을 베로니카를 좋아하는 바다를 보면서 푹 쉬게 하고 싶었다. 그리고, 그런 서비스가 있다니, 빈센트는 호텔리어에게 보트 대여 서비스를 요구했다.
#"그러면, 말씀하신 대로 보트를 빌리고 싶습니다. 혹시 안에 술도 있나요? 하하, 농담입니다."
" 술은 추가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만, 첫 호텔에 방문하신 고객님께 부담을 지어드릴 수는 없겠네요. "
호텔리어는 부드러운 미소를 짓습니다.
" 술은 제 개인 권한으로 하나 넣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다만 그리 비싼 술을 제공해드릴 수는 없는 점. 너그러히 넘어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그녀는 곧 두 사람을 안내하여 보트로 안내합니다.
시간은.. 어울리지 않는 밝은 밤의 모습입니다.
물론 이 섬을 넘어가는 순간 쨍한 해를 볼 수 있겠지만 말입니다.
"...아, 이렇게 감사할 수가."
빈센트는 빙긋 웃으면서 감사를 표한다. 비싼 술이 아니라고? 그러면 뭐 어떻겠는가, 비싸건 말건, 취하면 그만이지. 빈센트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베로니카와 함께 보트에 탄다. 검은색 베에 흰색 꽃을 수놓은 것 같은 밤하늘이, 이 섬을 벗어나면 다시 쨍쨍한 낮의 푸른 하늘로 변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생각하니 왜인지 모르게 기대가 되었다. 빈센트는 먼저 보트에 타고, 베로니카에게 손을 뻗는다.
"기왕 쉬는 거. 바다에서 쉬자. 좋아했잖아."
# 보트에 탑승.
보트에 탑니다.
가벼운 출렁임, 짠 바다 내음. 조금씩 울렁거리는 듯한 느낌이 드는 보트의 위.
별로 비싼 술은 아니라고 했지만 호텔리어가 남긴 술병은 맥거디 18년산. 꽤 비싼 가격으로 유명한 술이었습니다.
베로니카는 보트의 끝에서 움직임을 따라 튀는 물방울에 손을 대어봅니다. 차갑고, 따가운 듯한 물방울들이 그녀의 손을 스쳐갑니다.
"...역시. 1박에 9만 GP를 요구하는 곳이라면, 싼 술도 이 정도지."
맥거디 18년산! 빈센트는 기분이 좋아서 웃었다. 옛날에 술에 환장할 때, 빈센트는 이 세상의 술이란 술은 다 맛보고자 했었다. 의념 각성자들이 운영하는 곳만큼은 아니지만 나름 이름 있는 양조장이 공격당했ㅇ르 때, 그들을 구원하고 술을 진탕 마신 적도 있었고, 바에서 온갖 술을 한 잔씩 마셔보면서 술에 대한 견문은 나름 쌓았다. 하지만 이 맥거디 18년산은 문자 그대로 딱 한잔, 술고래와 알코올 중독자들이 흔히 하는 말인 "한 잔"이 아니라, 문자 그대로 작은 술잔에 딱 한잔만 마셨건만... 여기서는 마음껏 마실 수 있을 거 같아 기분이 좋았다.
빈센트는 잔 두개를 꺼내고, 맥거디 18년산 술병과 함께 베로니카가 앉아있는 곳으로 갔다. 먼저 자신의 술잔에 술을 따른다. 맥거디 18년산, 빈센트는 워낙에 비싸서 그냥 말로만 들었던 술이, 술잔의 바닥에 깔리며 빈센트를 맞이했다. 빈센트는 빈센트는 의례적으로, "술 먹어?"라고 묻고는, 베로니카에게 물었다.
"바다를 눈으로 보았고, 바다를 코로 맡았고, 이제는 바다를 귀로 듣고 손으로 만지는군. 기분이 어때? 네가 생각하던 거랑 비슷해?"
# 대화
베로니카의 표정은, 복잡하고 또한 오묘합니다.
손에 닿는 느낌. 감각. 그 모든 것들을 선명히 느껴보았지만 그럼에도 얼굴에 깃든 표정은 무언가가 부족하다는 듯, 아쉬움이 깃든 표정이었습니다.
" 바다는, 거칠고, 그러면서도 조용하게 느껴져요. "
의미 모를 말들을 나열하고, 베로니카는 방긋 웃습니다.
" 적어도 오늘을. 잊을 수 없다는 것은 확실할 것 같거든요! "
"...바다를 잘 아네."
바다는, 인간으로 치면 감정기복이 정말로 큰 부류였다. 얼핏 보면 조용하지만, 그곳에는 물이 찰싹찰싹 대지를 때리는 소리가 들렸고, 정말로 크게 화가 나면 땅을 뒤집는 힘과 의지를 가지고 있었으니까. 빈센트는 베로니카의 알듯 말듯한 감상에 동의하면서, 오늘을 잊을 수 없다는 말에 그답지 않고 활짝 웃어보입니다.
"잊을래야 잊을 수 없을 정도로 좋았던 추억이 되었으면 좋겠어. 그리고, 처음 겪는 경험인데 유쾌하면 더 좋지. 잊을 수 없는 기억을 새기는 대가로 18만 GP라. 그 정도는 감당할 만하지."
빈센트는 맥거디 18년산 한 잔을 들이키면서, 목구멍이 뜨거워지는 느낌을 만끽한다. 빈센트도 술을 권하며 말한다.
# "높으신 가디언들이랑 작전하느라 수고 많았고, 그 다음에도 박살난 나 수발 드느라 고생 많았어. 그러니까, 푹 쉬고 싶으면 쉬어. 즐기고 싶으면 즐겨. 적어도 오늘은, 그럴 권리가 있으니까."
짧은 미소를 짓고,
그 틈에 기대어 잠드는 베로니카의 얼굴을 보고,
유난히 독한 맥거디의 향에 취하여,
보트의 땅에서 하늘을 바라봅니다.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불타버린 집, 어른들과 함께할 수 없었던 시간, 정의라는 이름에 행해진 차악. 순수한 광기를 가진 여인과 만났던 경험.
베레니케, 베로니카. 빈센트는 지금까지 베로니카가 깊은 잠에 빠진 것을 본 적이 없었습니다. 저번 탈진으로 잠든 것이 베로니카의 휴식이라고 할 만큼.
잠에 빠져들어 나잇대에 어울리지 않을, 순수한 소녀의 미소를 짓는 베로니카의 미소를 배경으로 빈센트는 술을 삼킵니다.
이젠, 미루었던 질문에 대답할 시간입니다.
지금까지의 빈센트에게 베로니카는 무엇이었고,
지금의 베로니카는 빈센트에게 무엇인지.
얘기할 시간입니다.
"...난 그랬어."
잠든 베로니카를 보고, 빈센트는 나직이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술 먹고 개판을 벌이던 후견인이 생각나고, 빈센트 자신의 모습을 그에게 겹쳐보니 좀 추하긴 했지만, 빈센트는 술을 마시지도 않고 18만 GP를 한순간에 써버리는 소비주의적 광기의 끝판을 본 상태에, 술까지 더해야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간, 제멋대로, 마음 가는 대로 하고 싶었지만, 마지막으로 남아있는 체면 때문에, 아니면 다른 복잡한 이유 때문에 하지 못했던 말들이 떠올랐다.
"난 어디서도 '우리 중 하나'로 대접받은 적이 없어. 누군가의 잘못은 '미운 우리 새끼'가 되어서 질책받지만, 나는 그냥 '그럴 수도 있지'라는 부외자만 누릴 수 있는 자비... 겸 소외를 당했지. 내가 잘 해도, 나는 그냥 잘 할 뿐이었고, 그냥 그게 다였어. 그래서, 이 세상에서 내가 누구를 위해, 누구랑 같이 살 수 있을지 모르겠더라."
생각해보면 그랬다. 빈센트는 그런 사람이었다. 부외자였고, 잘난척쟁이였고, 샌님이었다.
"난 내가 이곳에 흩뿌린 18만개의 GP 동전이 아니야, 내가 몰고 다니던 값비싼 차도 아니고, 내 지갑에 꽂힌 명함들도 아냐. 그리고 내가 입고 있는 옷도, 내가 나름 반반하다고 멋대로 생각하는 얼굴도 아니지. 그냥 난 그거였어. 노래하고 춤추고, 어른들이 허락하는 선에서 불장난을 맘껏 즐기는 몸만 큰 애새끼이자, 노래하고 춤추는 세상의 쓰레기였지."
빈센트는 자고 있는 베로니카에게 좀 더 가까이 갔다. 여기까지 왔는데도 자신이 없어서, 빈센트는 술을 한 잔 더 들이키고 말을 이었다.
"그 때, 또다른 불장난을 하려다가 너를 만났지. 솔직히 말할게. 처음에는 네가 싫었어. UGN이랑 UHN이 무슨 생각으로 가디언 후보생을 연속 살해한 중범죄자를 사회에 풀어버리고, 그것도 나 같은 얼치기 헌터한테 던져버리나 생각했지. 너가 죽거나 감옥에 가기를 바랬어. 하지만... 뭐라고 해야 할까? 사람 마음이 간사하더라고."
빈센트는 옛날을 생각했다. 베로니카가 피에 미쳐서 사람을 죽이려는 것을 죽을 각오로 붙잡고, 일부러 주변에 불을 질러서 사람들이 대피하게 만들고, 뒤늦게 출동한 가디언에게 관리 똑바로 하라고 한 소리 듣던 때를. 인천에서 다윈주의자들을 대량 학살하고 나서 가디언에게 달려들었다가 망념화 직전까지 몰려서 제압당했을 때를. 빈센트는 그 때마다 베로니카 때문에 못 산다고 자조했지만, 어쩌다보니 그녀를 돌보고 있었다.
"넌, 우리였어. 우리 중 하나였고, 나랑 같은 우리였지. 내가 다쳤을 때 네가 보였던 반응이 생각나. 사라지지 말라고 간청하던 네 목소리가 생각나. 그런 널 보면서, 내가 항상 마음 속으로 품어왔던 질문에, 마침내 '아니오'가 아니라 '예'로 대답할 수 있게 되었어. 내가 죽으면, 나를 묻고 나를 위해 장례를 치뤄줄 사람이 있을까. 하다못해 나의 부재를 슬퍼하며, 나를 그리워할 사람이 있을까?"
빈센트가 생각하기에는 없었다. 그간 정들었다고 생각한 후견인들은, 결국 돈과 정치적 역학관계로 묶인 사람들이었다. 그동안 평범한 인간의 직장이나, 비범한 헌터의 전장에서 만났던 이들과도 진지한 관계로 발전하지는 못했다. 그저 일 때문에 만나고, 일 때문에 좋게 말하는 사람들이었을 뿐이다. 베로니카처럼 어떻게든 더 가까이 파고들려고 풀 악셀까지는 아니더라도, 빈센트를 이해하고자 하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그래서, 이제는 그렇게 생각해. 네가 했던 일들을 잘 했다고 박수칠 수는 없어. 그런 일을 다시 저지르려고 한다면, 막으려고 들 수밖에 없어. 그래도, 그래도... 베레니케, 이 감정을 뭐라고 해야 할 지는 모르겠지만..."
젠장, 말이 안 나온다. 빈센트는 아예 술병을 들고, 호텔리어가 준 술로 병나발을 불어버린 뒤에 베로니카를 찾았다.
"이건 확실히 말할 수 있어. 지금까지의 넌 속을 썩이는 가족이었고, 지금의 넌 의지할 수 있는 가족이야. 그래. 그렇다고. 정확히... 가족 중에서도 무슨 관계인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야."
빈센트는 그렇게 말하고 나서, 베로니카 옆에 앉아 눈을 감으며 마지막 말을 남겼다.
"나만 이렇게 생각하는 게 아니면 좋으련만."
# 빈센트에게, 베로니카는 무엇이었는가. 대답합니다.
훌륭합니다.
베로니카의 시크릿 포인트가 공개됩니다!
시크릿 포인트 1.
광증
[ 피를 보면 미친다는 것이 맞기나 한가만은 이는 현실에서도 비슷한 유형을 보면 찾을 수 있다. 군인들이 총성에 가까운 폭죽 소리에 반응하는 것도, 어린 아이의 울음소리에 반응하거나 하는 것도. 베로니카의 광증 역시 이런 PTSD의 영역에 있기 때문이다. 그녀는 스스로의 손으로 친구를 죽였다. 이유는 중요하지 않다. 그저 자신을 '관리' 하던 이들이 죽이라고 했으니까. 그러지 않으면 작은 창문으로 들어오는 햇볕을 볼 수 없을 테니까. 내일이 없어질 테니까. ]
[ 기록을 조사하던 도중 운 좋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이것이 당신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
그녀의 광증의 이유.
베로니카는 자신의 손으로.. 그 친구를 죽이면서, 미쳐버린 것이라고.
안텔은 빈센트에게 조잡한 서류의 기록들을 보여줍니다.
"..."
빈센트의 머릿속에서, 안텔이 전달해 준 비밀 정보들이 떠올랐다. 그게 왜 지금 생각났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랬다. 빈센트는 술에 취한 상황에서도 그것을 빠르게 읽어 내려가고 되뇌었다. 그리고, 다른 정황 증거와 떠오르는 기억들과 끼워 맞췄다. 베레니케는, 자신이 바다에 가고자 했던 이유인 그 "친구"를 제 손으로 죽여버렸다. 피를 보면 미치는 성격은, 그것 때문에 생겨났을 것이다. 자신의 손에 묻은 피를 보면 그 때의 기억이 떠올랐을 것이다.
"생각에서 그치긴 했지만, 내 손에 일부러 상처를 내서 피를 보여준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어. 그것만으로도 미안해. 진심이야."
빈센트는 자고 있는 베로니카를 보면서 고개를 젓는다. 그리고, 작은 틈새로 보던 햇빛 이야기에, 빈센트는 베로니카가 자신에게 쏟아낸 이야기를 생각했다. 어둠 속에서 자기를 구원하지 않았느냐고, 날 어둠 속에서 꺼낸 빛이었다고. 어둠 속에 감금당한 그녀에게, 사정이야 어찌됐건 그녀를 꺼내 버린 빈센트는 얼마나 위대하게 보였을까. 빈센트는 베로니카가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어쩌면 종교의 영역에 닿아있는 것은 아닐지 생각했다. 그리고... 빈센트는 프리 핸드의 끔찍한 인간들을 저주하는 시간을 가졌다.
"기회만 된다면, 그들에게 최대한의 고통을 줘야겠어. 그들도 같은 인간 취급을 받는 게 인권 헌장의 맹점이지..."
빈센트는 그렇게 주절거리다가, 베로니카가 깨지 않게 어깨에 살짝 손을 올리고, 씁쓸한 표정으로 말한다.
"내가 지금 당장 무언가를 해줄 수는 없지만... 정말로 유감이야. 베로니카. 적어도 지금만큼은, 나쁜 기억을 다 잊었기를 바래. 그리고 꿈 속에서는, 정확히 어떤 내용인지는 모르겠지만 좋은 꿈을 꾸기를 바랄게."
# 그렇게 말하면서, 햇빛이 수면에 방해될까 그늘진 곳을 찾습니다.
섬으로 돌아갑니다.
곤히 잠든 베로니카를 들어 숙소 침대에 눕혀준 후. 빈센트는 소파에 앉아 눈을 감습니다.
그 문장들로 정리된 것은 저주였습니다.
그녀를 그리 만든 그들에 대한 저주를.
또한.. 자신의 부족함에 대한 저주를.
옅은 숨소리가 들리는 동안 빈센트는 남은 맥거디를 비워냅니다.
후련하되, 후련하지 않은 것들로 가득한 경험이었습니다.
분명.
그랬습니다.
# 어제 보트에서 베로니카 자는 상황에서 빈센트가 심경고백하고, 안텔이 알려진 시크릿 포인트 개방되고 빈센트가 "프리핸드 미친놈들"이라고 욕한 다음에 보트가 호텔에 닿는 데서 끝났습니다. 하루가 지나고 객실에서 일어나나요? 아니면 그냥 끊긴데서 시작하나요?
원래는 거기에 이어서 시작하는 게 맞습니다. 결국 진행이라는 게.. 어떻게 보면 한 캐릭터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그 과정을 레스주와 대빵참치의 티키타카로 보여주는 것이거든요. 다만 이번에는 자고 일어난 것으로 치겠습니다. //
잠에서 깨어난 것은 늦은 오후였습니다.
두어시간 가량 남은 더블 크라운 호텔에서의 추억을 두고, 꽤 깊은 잠에 빠져들었던 모양입니다.
유독 밝은 전등빛에 의해 몸은 깨어날 시간임을 알리려고 하는군요.
고개를 들어 주위를 살짝 둘러보자 베로니카는 두 눈을 꼭 감고 있는 것이 보입니다.
그녀의 주위로 거친 의념들이 흔들리는 모습으로 보아 무언가를 하고 있는 것 같네요.
"어... 음..."
빈센트는 베로니카가 하는 일을 보다가, 왠지 모르게 가까이하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제까지만 해도 괜찮았는데, 오늘은 대체 뭘 하려는 걸까 불안해졌다. 이제는 가족이라 생각하니, 베로니카한테 당할지도 모르는 누군가만큼이나 베로니카에 대한 걱정도 생겨났다. 빈센트는 어떻게 해야 할 까 고민하다가, 설마하니 자기는 몰라도 빈센트의 얼굴에 먹칠할 짓은 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며, 베로니카가 '잠든' 사이에 할 수 있는 일들을 좀 하기로 했다.
"일단... 영월에서 미뤄놨던 일부터."
빈센트는 베로니카가 일을 하는 동안, 자기도 일을 하기로 했다.
# 영월 기습 작전 보상으로 받은 숙련도 80%를 마도(C)에 투자합니다.
마도(C)의 숙련도가 80%에 도달합니다.
"그리고... 나한테 부족한 것..."
빈센트는 잘 하는 것을 더 잘 할지, 부족한 것을 채울 지 고민하다가 부족한 것을 채우기로 한다.
# 영월 기습 작전에서 받은 스테이터스 포인트 10을 신체에 투자
신체 스테이터스가 133으로 증가하였습니다!
"...됐어."
당장 꺼야 할 급한 불을 끈 빈센트는, 베로니카 쪽을 돌아본다. 그리고 헛기침을 몇번 하고는, 베로니카가 뭘 하고 있는지 자세히 관찰하려고 해본다.
# 베로니카는 뭘 하고 있나요? 관찰하기.
베로니카의 주위로는 의념이 빠르게 휘몰아치고 있습니다. 격정적이면서도 격렬하게, 그 거친 기운들은 베로니카의 몸으로 스며들고 지독히 안정적인 형태가 되어 바깥으로 흘러나오는 모습입니다.
어쩐지 공기청정기가 떠오른다고 빈센트는 피식 웃어버립니다.
"저걸로 대체 무슨 일을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빈센트는 베로니카가 잘 하는 일을 하도록 내버려둔다. 자다 보니 저런 걸 하는 것인지, 아니면 자는 게 아니라 깨어있는 상태로 눈만 감은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빈센트는 베로니카에게 잘 시간을 주고, 무엇을 해볼까 생각해본다. 마침 객실도 완벽하겠다, 이런 곳에서 공부를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경험일 것 같았다. 빈센트는 베로니카에게 "도서관에 갔음."이라는 메모를 남기고, 호텔리어를 호출한다.
"덕분에 잘 잤습니다. 아직 청소는 하지 말아주세요. 제 친구가 자고 있으니까요. 그건 그렇고, 혹시 남은 시간 동안 이 호텔의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을까요?"
#묻습니다.
호텔리어는 가벼운 미소와 함께 고갤 끄덕입니다.
도서관으로 이동하자 잘 보관된 지적인 사람들의 마약과 같은 향기가 향수처럼 훅 다가옵니다.
- -6- 프리핸드와 마도
"...그렇다면..."
빈센트는 어제, 베로니카와 함께 있으며 들었던 이야기를 재구성했다. 프리 핸드는 대체 무슨 집단이기에, 자신의 친구를 살려둬서 인질로 쓰는 게 아니라, 자신의 친구를 죽이라는 명령을 내린 것일까. 빈센트는, 참으로 악독한 지적 호기심을 저주하며 책을 찾기 시작한다.
# 프리 핸드 에 대한 책은 없소?
사서는 손을 휘저어 도서관의 한 구역에서 수 개의 책들을 꺼내옵니다.
" 어떤 책을 찾으십니까? "
[ 이면의 그림자 ]
[ 자유주의의 부조리 ]
[ 행복이란 무엇인가 ]
빈센트는 손을 휘젓자 책이 오는 광경을 신기하게 쳐다보았다. 돈을 많이 바른 곳인데다가, 돈을 많이 발라서 들어와야 하는 곳이다보니 이런 기능도 있는 것 같았다.
"...어... 이건 내가 찾던 책이 아닌 것 같지만, 그래도 찾아주셨으니. 첫 권부터 보죠."
빈센트는 그 책들 중에서, 이면의 그림자를 잡아서 펼칩니다.
# 이면의 그림자 탐독
[ 빛의 양면에는 그림자가 지듯, 밝은 빛에는 당연한 어둠이 따르기 마련이다. 모든 공간을 선한 빛으로 채울 수 있다면 이 세상이 얼마나 아름다웠겠냐마는, 아쉽게도 신은 순수한 밝음 이외에 어둠도 사랑한 모양이었다. 이 시대에 빛이라고 한다면 무엇이 떠오르는지. 필자는 그것을 13영웅이란 이름으로 부르고 있다. 의념의 시대에 가장 어울리는 인물들. 선의 끝에 있으며 인류를 위해 불타고 있는 빛. 그렇다면 이 13영웅의 이면에 있는 것은 무엇일까. 아마도 많은 이들을 떠올리는 자들이 많을 것이다. 대제사장, 패력동천, 광태자, 흑루 등. 수많은 강대한 그림자들이 있겠지만. 나는 그것들에 대해 다루기보단 조금 더 새로운 것들에 대해 다루어보고자 한다. (...중략) 프리핸드. 과거부터 손은 활동과 활기, 역동성에 대한 표현으로 사용되어왔다. 위대한 명화의 손들을 본 적이 있는가? 위대한 그림들에서 손은 짐짓 정적일 수 있는 그림들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그것으로 살아있는 듯한 느낌. 명화가 진정 세계의 한 장면인 것처럼 그려내는 것이다. 프리핸드는 말하자면 그 역동성, 활동력에 과도하게 표출된 존재들이다. 그대는 칸트의 철학에 대해 알고 있는가? 우리들은 기본적인 경험을 통해서, 일종의 행동적 자아를 성립시킨다. 그것이 행동해도 된다와 안 된다를 구분하는 일종의 장치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의념의 시대에 들어서며 수많은 불가능과 이성적이지 않은 것들에 대해 이들은 물었다. '옳지 않은 것을 하지 않는 것이 옳다. 그렇다면 왜 옳은 행동을 해야만 하는가?' 이 시대에는 이런 '이유 있는 물음'이 박탈당한 시대였으니. 그렇기에 이떄의 시대를 '게이트 혼란기'라 불렀을지도 모르겠다. (... 중략) 그렇기에 프리핸드는 이러한 칸트의 '순수이성비판'에 대한 내용을 자신들의 뜻으로 해석하여 활동하고 있는 존재들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이들의 행동은 수동성을 벗어 던진 채 자신의 쾌락의 영향을 받은, 즉 동적인 흐름에 맡겨 그 결과를 마주하려 하는 뒤틀린 '자유의지'에 따라 움직이는 존재들인 것이다. (...중략) 그렇기에 이들은 두려울 것이 없다. 자신의 마음대로 행동하고 자신들의 흥미와 행위를 위해서라면 수단을 가리지 않는다. 대신, 그것으로 오는 결과는 순전히 자신의 결과이다. 대신 그 결과물에 의한 분노를 보이는 것이, 과격하고. 또한 이해할 수 없기에 이들을 그림자. 즉 빌런으로 칭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 ... 중략 ) ]
모두 읽었습니다!
"...내가 한 미친놈 한다고 생각했지만..."
빈센트는 오랜만에, 진심으로 끔찍한 불쾌감을 얼굴에 내보이며 책을 읽어간다.
"아니, 아니야."
빈센트는 책장을 넘기며, 그들을 경멸한다.
#"저들은 미친 짐승들이지, 인간은 아니군. 적어도 인간 중에서는 내가 가장 미친 놈들 중 하나겠지."
이미 이 책은 모두 읽었습니다.
"...좋은 책 감사합니다. 혹시 다른 책들을 돌려보내지 않았다면, 다음 책을 읽어도 되겠습니까?"
# 자유주의의 부조리 탐독합니다.
새 책을 받아든 빈센트에게 누군가가 다가옵니다.
" '자유주의의 부조리'? 꽤 고리타분한 철학적인 이야기를 좋아하는 모양인데. "
햇빛에 보기 좋게 그을린 듯한 구릿빛 피부. 옷이라기보다는 자신의 몸을 뽐내려는 듯 수영복에 가까운 듯한 비주얼을 가진 복장을 입고 얼굴에는 짙게 물든 선글래스를 낀. 한 여성은 빈센트를 바라봅니다.
" 아니면 혹시 '그쪽'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야? 뭐. 걔네 하는 짓이 재밌긴 하지만. "
시원한 미소를 지으면서 웃음을 흘리는 여성에게선, 고고한 태양열이 내리쬐는 듯한 의념의 흐름이 느껴집니다.
"음."
빈센트는 바깥에서 입고 다니기는 참 파격적인 복장을 보고 입을 다물지만, 메시지를 보고 메신저를 보라는 말을 떠올리며 대화의 본질에 집중한다.
"...사실, 그리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빈센트는 솔직히 말한다. 빈센트는 철학과 연이 없었다. 빈센트의 논리와 이성, 왜 그래야 하는지 같은 당위는, 빈센트가 다섯 살에 불을 만나 제 모든 것을 소각하며 함께 사라졌다. 그렇기에, 빈센트는 이 책을 읽을 이유가 없었다... 단 두 가지, 베로니카와 프리 핸드라는 이유만 빼면. 빈센트는 그녀가 이야기하는 '그쪽'이 프리 핸드임을 알아내고는, 고개를 끄덕인다.
"예. 철학 이야기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이 책을 본다면, 말씀하신 '그 쪽'이겠죠."
빈센트는 그렇게 말하고 책을 펼치려다가, 힐끔 눈길을 준다.
# "하는 짓이 재밌긴 하다고 하셨는데... 귀하는 프리 핸드에 대해 잘 아십니까?"
" 참. 내 소개가 늦었네. 아시마일로이스 로뮤나야. 친한 사람들은 편하게 로니라 부르지. 좀 더 친해지면 그쪽도 그리 부르도록 해. "
살짝 손을 총 모양으로 만들어 빈센트를 가르키는 행동에는 무슨 뜻이 있을까요.
" 잘 아느냐고 묻는다면 적어도 모르는 정도는 아니라고 할 수 있어. 뭐 그 시절에 살아남으려면 그것들만 상대해야겠냐만은.. 더한 것들도 자주 만나던 시절이기도 했고. "
그녀는 꽤 시원한 미소와 함께 빈센트에게 시시콜콜한 과거 이야기를 꺼내줍니다. 당시에는 수많은 빌런들이 게이트로 혼란스러운 시기에 내·외부적으로 시끄러웠다고요.
" 하루는 게이트를 토벌하러 간 사이에 프리핸드 녀석들이 마을을 싹 뒤집어 엎곤 아이들을 납치해간 적이 있었어. 그 아이들 중 몇몇이 연금술의 실험체가 되어선 코르퀴스(레벨 60 상당의 표피처럼 생긴 갑옷을 입은 몬스터. 강력한 방어력을 가지고 있어 '참격의 재앙' 같은 이명으로 불리기도 한다.)의 가슴팍에 애들 얼굴을 달아놓곤 자신의 가족들에게 길을 안내하게 시키면 살려주겠다느니 말도 안 되는 세뇌를 해둔 적도 있었단 말야. "
질린다는 표정으로 말을 꺼내면서 그녀는 사서를 바라보며 무언가를 주문합니다.
곧 사서가 가져온 것은 잔 위에 작은 파라솔이 그려진 익숙한 칵테일. 블루하와이였습니다.
"...저도 한 잔 주문하죠. 그냥 싼 거로."
빈센트는 도서관에서 술을 마실 수 있다는 사실에 신기해하며, 상대의 이야기를 듣는다. 아시마일로스 로뮤나, 상대의 이름을 들은 빈센트는, 그녀가 하는 이야기에서, 그녀가 빈센트와 같이 그나마 문명이 멀쩡하게 복구된 시대가 아닌, 정말로 끔찍했던 시기를 이겨낸 사람이라는 것을 눈치챘다. 그리고는 코르퀴스의 가슴팍에 애들 얼굴을 달아놨다는 말에, 혼란스러워서 다시 물으려다가 만다.
"그게... 애들의 머리만 떼어서 흉갑에다가 붙여버린 겁니까? 아니면 애들을 코르퀴스 몸 속으로 밀어넣고 얼굴만 가슴팍 쪽에 쏙 빼놓은... 아니, 아닙니다. 어느 쪽이건 광인의 발상이라는 건 다름이 없군요."
빈센트는 그렇게 말하고는, 자신의 소개를 하면서 넌지시 베로니카의 이야기를 흘린다.
"저도 소개하겠습니다. 빈센트 반 윌러. 그냥... 평범한 헌터입니다. 하시는 말씀을 듣고 보니, 가족처럼 아끼는 친구를 죽여버리라는 명령 정도는 아무렇지도 않게 내릴 집단이군요."
# 대화
" 흑마도를 이용해선 아이들의 생명력을 코르퀴스의 심장과 동기화했던 모양이야. 그리고 아이들과 코르퀴스를 뒤섞어 그 아이들의 정신을 속박했던 모양이었거든. 두가지 다 아냐. 뒤섞이는 과정에서 마치 갑옷의 장식처럼, 아이들의 얼굴이 툭 튀어나온 그림이었다 보면 돼. "
아무렇지 않게 대답하며 로뮤나는 블루하와이를 한 모금 살짝 마시며 웃습니다.
" 친구를 죽여라? 걔네들 치곤 참 자비로운 명령을 내렸네. 원래 개네들이 하는 짓 같으면 친구의 사지를 끊고 대결형 게이트에 던져놓은 뒤 친구가 녀석들에게 잔혹히 죽는 모습을 구경해라, 뭐 그런 짓을 해도 이상하지 않은데 말야. "
"...캐묻지 않을 걸 그랬군요."
빈센트는 고개를 젓는다. 그런 집단이라면, 베로니카에게 무슨 짓이든 할 수 있었으리라. 아니, 오히려 베로니카를 속마음은 몰라도 겉모습은 사람 같은 형태로 남겨둔 거에 감사해야 할까? 빈센트는 고개를 저으며, 어떻게 사람이 그런 것에 재미를 붙이고 '자유'롭게 저지를 수 있는지 혼란스러워했다. 그리고, 이런 얘기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며, 재밌다고 이야기하는 상대도 솔직히 말하면 이해가 되지 않았다.
"제가 그 친구들의 '자유로운' 상상력을 한참 과소평가했군요."
빈센트는 고개를 저으면서, 그들에 대해 묻고자 한다.
"사실, 초면에 실례인 것은 알지만... 제가 프리 핸드라는 집단에 대해 '알아야' 할 필요가 있는데, 아는 건 하나도 없어서 말입니다. 그래서, 염치 불구하고 몇가지 여쭤도 되겠습니까? 다윈주의자들은 몇 번 상대해봤지만, 그 놈들은 감도 안 잡힙니다."
# 물어봐도 될까요?
그녀는 피식 웃으면서 빈센트를 바라봅니다.
" 대가는? "
그 짐짓 도발적이면서도 고혹적인 미소로 전해오는 대가에 대한 물음은, 빈센트를 당황시키기에 충분해 보입니다.
잠깐. 그러고 보니 로뮤나? 아시마일로이스 로뮤나라면..
" 설마 극일의 마도사에게 공짜로 가르침을 달란 얘긴 아니겠지? "
얼핏 들은 적이 있습니다.
비록 그 무위가 준영웅에 도달하진 못했더라도, 여타 가디언들의 레벨은 넘은 마도사가 있더라고요.
그녀가 진심으로 전투 의지를 보이면 그녀의 의념이 모여들어 작은 태양을 만들어낸다 해서, 모든 것을 태워버리는 태양의 불꽃을 다룬다는 이름으로 극일劇日이라는 이명으로 칭해진다고요.
그렇다면 이해가 갑니다. 저런 파격적인 복장도, 구릿빛으로 물든 것 같은 피부도. 전부.
우연과 필연이 발동됩니다!
쟁취하는 것은 본인의 몫이 될겁니다!
"그 대가는?"
빈센트는 고민하더니, 대답한다.
#히어로 모멘트 사용해서 답 가능할까요?
그러나 히어로 모먼트를 받지 않도록 하겠다.//
" 뭐 대가라 해도 아주 많은 것을 바라는 건 아냐. "
애초에 재물이나, 원하는 것이 있다면 그녀 스스로 구하려 해도 될테니까요. 고레벨의 의념 각성자가 원하는 것을 구해주는 대신 대가를 받는다면.. 별로 나쁜 장사는 아닐겁니다.
" 나는 호기심이 꽤 많아. 궁금한 것들을 위해서라면 많은 것을 내던질 만큼 말야. "
살짝 몸을 기울여 빈센트의 얼굴에, 선글래스로 가리지 않으면 닿을지도 모를 거리까지 다가온 로뮤나는 말합니다.
" 자. 그럼 여기서 문제. 내가 왜 너한테 관심을 가졌을까? 물론 하나 말해주자면 네가 적룡공훈장을 가졌다거나, 프리핸드에 관심이 있어서. 그런 거는 아냐. 단지 너와 내게 하나의 공통점이 있기 때문. 정도가 힌트라 할 수 있겠네. "
"...흠."
빈센트는 잠깐 고민하다가, 어차피 스쳐 지나가게 될 인연일지도 모르는데, 냉수 한 잔을 마시더니 이야기를 시작한다.
"솔직히 말하면 로뮤나 씨가 저를 얼마나 아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제가 소싯적에 불장난으로 집을 불태운 반푼이에 아직도 버릇 못 고친 방화광인 것까지 아실지도 모르고, 제가 프리 핸드를 죽이지는 못하더라도 그들에게 평생 갈 상처라도 입히려는 이유인 가디언 후보생 살해범 정도만 아실 수도 있고, 급 낮은 훈장이나 달고 있는 뜨내기로 알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물론, 모두 정확한 분석입니다. 하지만..."
빈센트는 그렇게 말하고는 가능성을 제거해간다. 상대가 빈센트의 자세한 내력(조실부모, 우중충한 유년)까지는 모를 것이다. 그녀가 알려면야 알 수는 있겠지만, 그럴 필요도 의지도 없었을 것이기에. 빈센트는 로뮤나가 가족을 잃었을 리는 없다고 판단했다. 이 세계에 넘치는 게 부모 잃은 자식들인데.
"로뮤나 씨가 저에 대해 '알고 있을지도 모르는' 것을 감히 추정해서 답하자면..."
빈센트는 재미에 미친 미친놈, 과, 프리 핸드에 엮인 주변인이라는 기로에 서서 고민하다가, 베로니카보다는 자신을 내보이기로 한다.
"따분한 건 못 참고, 무언가 불타고 파괴되는 걸 좋아하십니까?"
#대답
빈센트의 말을 들은 로뮤나는 가만히, 빈센트의 눈을 바라봅니다.
조금이라도 거짓이 담겼다면 죽여버리겠다는 듯. 거대한 의념이 빈센트를 짓누르는 듯한 감각은 크게 유쾌한 감각이 아닙니다. 그 의념의 흐름에 반응하여 마치 주위가 떨리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은, 착각이었을까요?
흣
로뮤나는 떨어지면서 빈센트의 머리에 손을 올리고, 꾹 눌러 빈센트의 허리를 순간 굽히게 만듭니다.
" 아하하하하... 재밌네. "
그녀는 진심으로 웃기다는 듯 선글라스를 벗어내립니다.
시원하고 쾌활한 느낌이 드는 아쿠아마린빛의 머리카락이 눈에 띕니다.
" 정답이 뭔지 궁금해? "
로뮤나의 물음에 빈센트는 가볍게 고갤 주억입니다.
" '없어'. 그냥 변덕이지. 그냥 네가 무슨 말을 할까 해서 물어봤을 뿐이야. 그나마 이유를 따지자면. "
로뮤나에게서 자잘히 움직이던 의념들이 천천히 잠잠해지기 시작합니다.
이 비슷한 감각을, 빈센트는 느낀 적이 있습니다.
" 너. 마도를 제대로 배운 적 없지? "
그것을 알아차리기라도 한 듯. 로뮤나는 빈센트에게 물어옵니다.
"...네."
빈센트는 솔직히 대답한다. 마도를 제대로 배운 적은 없었다. 빈약한 감과 당장 쓸 수 있으면 그만이라는 임시변통의 사고로 신기하게도 여기까지 왔고, 그거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적어도 영월 작전 전까지는 말이다.
"일단 짜증나는 녀석들에게 불을 붙여주면, 그 다음은 제가 아니라 불이 다 끝냈으니까요. "
그렇게 대답한다.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망념화 직전까지 힘을 모아 만들어낸 불꽃이 마도 역분해에 허무하게 무너지기 전까지는요."
#대화.
" 이유라봐야 별 건 아냐. 어중간한 동정심 정도지. "
그녀는 손가락을 뻗어 가볍게 흐늘거립니다.
그 손길을 따라 태양에 어울리는 불꽃이 살랑이는 모습은, 꼬리를 흔드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 근데 얼굴을 보니까. 이상하게 맘에 들더라고. 아, 그 아가씨가 걱정할 만한 맘에 드는 건 아냐. 옛날 남동생을 보는 기분이었거든. "
이상하단 표정으로 관자노리를 지긋이 누르곤, 로뮤나는 빈센트를 바라봅니다.
띠링!
[ 아시마일로스 로뮤나 님이 연락처를 공유하셨습니다. ]
" 놀아준 대가는 치뤄야겠지. 가끔 정도면 귀찮게 해도 좋아. "
곧 그녀는 선글라스를 끼곤 빈센트를 향해 손을 흔듭니다.
" 또 보자. 소년. "
"...이런 것이."
빈센트는 로뮤나의 연락처를 받고는 벙찐 표정을 짓는다. 빈센트는 남동생이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더니, 가끔 귀찮게 해도 좋다는 말에 반응한다.
#"자주...는 아니더라도, 가끔 뵙겠습니다."
"..."
빈센트는 로뮤나의 연락처를 보더니, 멋쩍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입니다.
"감사합니다. 자주...는 아니더라도 가끔 연락하겠습니다."
#그렇게 말하며, 돌아서서 객실로 향합니다.
살짝, 선글래스를 치켜세우고. 로뮤나는 미소짓습니다.
" 좋아. 그럼 소년에게 하나 재밌는 것을 알려주고 떠날게. "
로뮤나는 손을 빙빙 휘젓습니다.
" 불은 타오르면 타오를수록, 그 크기가 커지면 커질수록 그 몸집을 크게 만들지. 그런데 요근래의 마도들은 대부분이 '위력적'이란 관점에서 생각할 뿐 '범위적'이란 관점에선 접근하지 않아. "
그너는 손끝에서 작은 불꽃들을 피워냅니다.
" 두번째는. 불은 주위에 존재하는 탈 수 있는 것들을 집어삼키며 끝을 알려주지 않은 채 불타올라. 강력한 마도사들은 자신보다 하위의 마도사들의 마도를 차단시키곤 하지. 그런데, 만약 새로운 불씨를 집어삼킨 불꽃이라면 과연 그것도 네 마도로 칠까? "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곤 남은 칵테일을 비워낸 로뮤나는 손끝에 남아있던 불씨 하나를 떨어트립니다.
마도 역분해
순식간에 마도의 씨앗을 부수어, 의념으로 이뤄졌던 불꽃은 흔적 없이 사라집니다.
하지만 아주 미미한, 작은 불씨 하나만은 그 자릴 지키고 있습니다.
" 자. 너에게 주는 충고는 여기까지야. 바이바이~ "
보여줄 것은 모두 보여줬다는 듯. 미련 없이 몸을 돌린 로뮤나는 찰나라고 할 만한 시간만에 사라집니다.
.. 과연, 그녀는 무엇을 알려주려 한 것일까요?
"...범위."
빈센트는 범위에 대해 생각한다. 범위는 무엇을 말하는 걸까, 새로운 불씨를 집어삼킨 불꽃이라면 무엇을 말하는 걸까. 빈센트는 바닥에 떨어지려는 불씨를 낚아챈다. 불속성 마도 사용자로서, 이런 부분에서는 민감하리만치 조심을 하게 되었다.
"조심하셔야 합니다. 불씨 하나가... 음?"
로뮤나는 사라져 있었다. 마치 유령처럼. 빈센트는 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그녀가 알려준 내용을 곱씹으며 돌아가기로 했다. 일단은, 마도 연습은 베로니카를 집으로 돌려보낸 뒤에 할 생각이었다.
# 베로니카를 보러 갑니다.
호텔의 카운터 근처에는 지금은 희귀한, 게이트 시대 이전의 생태계를 재현해둔 듯한 작은 어항 하나가 있습니다.
이미 일어나 몸조리를 마친 듯, 평소와 다르지 않은 베로니카는 존재감을 죽인 채 어항 속을 헤집고 다니는 물고기들을 빤히 바라보고 있습니다.
"아침에 꽤나 바빠보이던데."
어차피 베로니카 정도의 강자면 빈센트의 인기척은 굳이 말 안 해줘도 알아줄 테니, 빈센트는 옆으로 슬쩍 끼어들어 어항을 관찰한다. 어항 안에는 빈센트가 백과사전으로만 봤던 수많은 물고기들이 있었다. 빈센트는 그것을 보고, 바다를 처음 본다, 강을 처음 본다던 베로니카의 이야기가 생각나서 장난스럽게 묻는다.
"물고기. 잘 알겠지만 바다에 살지. 아니면, 이렇게 어항에 집어넣고 키우기도 하고."
빈센트는 그렇게 말하면서, 넌지시 철학적인 질문...이 아닌 개똥철학을 던진다.
# "이 녀석은 어항을 죽음으로만 벗어날 수 있는 감옥으로 여길까? 아니면 언제 어떻게 죽을 지 모르는 바다보다 훨씬 나은 피난처라고 생각할까?"
" 길 없는 안식처. "
베로니카는 나직히 말합니다.
" 좁은 공간보다도 살아갈 수 있단 것에 만족하고 있으니까. 또, 이 곳에는 물이 있으니까. 이 아이들도 살아간다고 생각해요. "
천천히 유영하는 물고기들의 움직임을 관찰하면서 베로니카는 그 궤적을 눈으로 그려봅니다. 큰 의미 없는, 사소한 움직임이지만 그것마저도 베로니카에겐 만족스러운 듯 보입니다.
하지만 그런 시간도 이제는 마쳐야 하는지. 호텔리어가 천천히 다가옵니다.
" 손님. 아쉽지만 이용 시간이 마감되었습니다. "
호텔리어는 예의 부드러운 미소로 빈센트와 베로니카에게 말합니다.
" 다음번에도 저희 더블 크라운 호텔을 찾아주실 수 있길 바라겠습니다. "
가볍게 고개를 숙이며, 감사를 표현하는 데에는 지긋한 예의와 성의가 느껴지는 듯 합니다.
이제 돌아갈 시간입니다
"살아갈 수 있다. 그것도 맞는 말이지."
빈센트는 저런 곳에 있다면 미쳐버릴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베로니카는 달랐다. 살아가는 것조차 사치였던 그녀에게는, 길이 없지만 그래도 안식할 수 있는 곳이라는 게 크게 다가왔을까? 빈센트는 베로니카의 배경을 안다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답이라 생각하면서, 호텔리어의 인사를 받는다.
"덕분에 즐거웠습니다. 18만 GP, 저에게는 매우 큰 돈이지만, 덕분에 전혀 아깝지 않았어요."
빈센트는 호텔리어에게 가볍게 인사하고, 더블 크라운 호텔 바깥으로 나온다. 어두운 밤이 걷히면, 예의 아침이었다. 빈센트는 베로니카에게 물었다.
# "바다도 봤고, 추모비도 봤고, 비싼 호텔도 가 보고. 이제는 어디로 갈까?"
베로니카는 소소한 호선을 그려냅니다.
이제 보고 싶었던 것은 다 본 모양이네요.
"그럼 돌아가야지."
빈센트는 베로니카에게 말한다.
"가면 해야 할 일이 많아. 수련도 해야 하고, 방도 꾸미고. 물론 네 의견 들어가면서."
# 버스를 타고, 미리내고로 돌아옵니다. 800GP * 2로 1600GP 지불.
복귀합니다.
"좋아. 베로니카. 한 가지 물어보고 싶은 게 있는데..."
빈센트는 안테로스의 눈동자 3에 대해 설명한다. 획득 경위는, '교관한테 절했더니 얻었다'고 해봤자 믿을 리가 없으니 적당히 얼버무리고, 효과에 대해 설명한다.
"망념을 어느 정도 사용하면, 매료가 가능하다고 하는데, 정확히 뭔지 모르겠어서 말이야. 그래서, 이건 좀 비윤리적일 수도 있고, 미안한 말이기도 하지만..."
빈센트는 넌지시 묻는다.
# "한번 써 봐도 될까? 이상한 짓은 안 할 테니까. 다른 건 몰라도 그건 걱정 말고."라고 묻습니다.
베로니카를 돌아보며 말한다.
"내가... 이 반지를 얻었는데, 효과랍시고 나오는 게 꽤나 이상해."
망념을 쌓아 상대를 매료시킨다느니, 사랑하는 이가 크게 다치면 공격력이 증가한다느니. 빈센트는 베로니카에게 본론을 말한다.
"그래서... 이 매료, 라는 게 궁금해졌는데 실험해봐도 될까?"
#"다른 건 몰라도, 딱 그것만 실험할 테니까 다른 걱정은 마."
베로니카는 붉은 눈동자를 닮은, 안테로스의 눈동자를 바라보며 고갤 끄덕입니다.
" 괜찮아요. "
그 행동의 저의에는 빈센트가 무슨 짓을 하려 하지 않으리라는 확신이 있는 듯 보입니다.
"이해해줘서 고마워."
빈센트는 반지를 끼고, 붉은 안테로스의 눈동자를 내보인 채 의념을 흘려보낸다. 그 눈동자는 베로니카를 향하고 있었다.
#망념 60을 들여서, 베로니카에게 매료 를 시도합니다.
안테로스의 눈동자를 타고, 붉은 빛이 반짝입니다.
작은 적광이 빈센트에게 깃들듯 눈동자에 서리고, 곧 사라집니다.
" .. 흣. "
살짝 얼굴이 붉어진 베로니카는 고갤 돌립니다.
" 시, 신기하네요. 조금.. 반짝거려 보여요. "
강한 효과는 아니지만.. 쓸모는 있을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이 기능은 그냥 그런게 있다, 정도로 생각하는 게 좋겠어."
빈센트는 반지를 낀 김에 계속 끼기로 하고, 베로니카에게 이야기한다.
"지적 호기심 충족... 치고는 꽤 이상한 짓이었는데 그래도 이해해줘서 고마워. 어디 가서 쉬고 있어. 난 좀... '연구'를 해야 할 것 같아서."
#베로니카. 알아서 해.
베로니카는 가볍게 고갤 끄덕입니다.
" 필요하면 불러주세요. 어디에서든.. "
뒤에 길게 늘여진 듯한 어디에서든. 이란 단어가 신경 쓰이긴 합니다만..
넘어갑시다.
금새 베로니카는 흔적도 없이 자취를 감춥니다.
"그러면..."
빈센트는 특수 수련장으로 향합니다. 도기가 기다리고 있는 그곳으로.
#"이야기는 많이 들었는데, 이번에 처음 뵙는군요. 도지 교관님."
도기는 귀찮은 표정으로 빈센트를 바라봅니다.
- 도지는 누구냐. 대체.
꼬리로 지면을 팡팡 두드리면서 길게 하품을 내뱉는 도기의 모습은, 꽤 귀찮은 듯 보입니다.
- 이용할거면 코인 내고. 아니면 귀찮게 하지 마.
"물론이죠."
팅, 티팅, 팅, 팅. 빈센트는 코인을 튕겨서 도지의 앞에 탑을 쌓는 놀라운 기예를 선보이고 입장한다.
#코인 5개를 지불해서 입장합니다!
특별 수련장에 입장합니다.
"마도를 수련해보자."
빈센트는 로뮤나가 남긴 말을 떠올려본다. 마도 역분해 때문에 마도로 생긴 불이 사라진다면, 그 불을 통해 생긴 또다른 불도 사라질까? 빈센트는 그 말을 떠올리며 수련한다.
"...불씨."
빈센트는 불씨를 만들고, 사라지면 다시 만들기를 반복하며 마법을 수련했다. 마도로 만든 불이 분해된다면, 그 불이 만들어낸 또다른 불은?
#수련코인 20개를 지불해 마도(C)를 수련합니다
수련합니다!
의념으로 이루어진 불과, 그 불로 하여금 발화한 불은, 서로 다른 성질을 지니고 있습니다. 물론 그 불을 조종할 수는 있겠지만 쉽게 분해되지는 않겠죠.
하지만 캡틴의 힌트는 여기까지입니다.
마도의 숙련도가 10% 증가합니다.
현재 C(90%)
"아직 부족해."
빈센트는 특별 수련장을 나서며, 어딘가 불만족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 불만족. 일단 수련장 이용은 한번이니 나갑니다.
수련장 밖으로 나옵니다.
도기는.. 귀찮다는 듯 누워 있네요.
"...시작해보자."
마도 역분해의 대응법을 알려면, 일단 마도 역분해를 알아야 한다. 빈센트는 수련에 돌입했다.
#마도 역분해(F)를 망념130을 쌓아 수련합니다.
마도 역분해의 숙련도가 35% 증가합니다.
"일단 안경부터 써볼까요."
# 불확실성 관측 착용
이전에 역분해 수련하다가 끝났습니다
불확실성 관측을 착용합니다.
조금이지만 머리가 맑아지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그러면..."
빈센트는 밀린 수업을 수강합니다. 그의 모든 지성이, 날카롭게 변해서 수업 내용을 최대한 해체하고 빨아들입니다.
# 기초 마도학 망념 100 쌓아서 수강
★ 마도의 시작 ★
우리들은 마도의 근원을 어디로 두고 있을까요?
누군가는 저 위대한 마왕이 시작이었다고도 하고, 누군가는 1세대의 누군가들처럼 손에서 불을 뿜어내고 손을 휘저어 냉기를 만들었다는 그 힘들을 정리해서 만든 것이 마도의 시작이라고 아는 이들도 있을겁니다.
물론 이와 같은 것들은 마도의 시작에 있는 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마도의 '갈래'였을 뿐. 의념시대에 획기적인 발견 중 하나였던 마도의 '토대'를 만든 것은 우리, 인간이 아니었습니다. 우리들의 영원한 적. 게이트에서 발생하게 된 것이지요.
'상살마경의 구도자'.
모든 마도사들의 조상이자 서유하를 마왕의 자리에 오르게 만든, 마도의 기틀을 쌓은 존재와의 결투에서 마왕 서유하가 승리하면서 그가 쌓아온 모든 지식들은 이 세상에 흩뿌려졌고, 그 결과 마도의 지식을 서유하가 이 세상에 흩뿌리면서 우리는 마도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마도는 규칙적이고, 정형화된 힘이 아니었던 의념을 우리들의 공식에 따라 규칙을 띄게 한 힘입니다. 그 시작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면, 우리는 마도를 모르는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 기초 마도학, 캉 헤이윈
"그렇군요..."
빈센트는 수업은 잠시 접어두고, 특별반에 가보기로 한다.
#특별반 교실로
특별반으로 이동합니다!
예의 그 세명과.. 태식이 보입니다.
태식은 이미 한 명과 친해진 듯 보이네요.
"한 명 빼고 처음 보는 얼굴들이군."
빈센트는 가볍게 손을 흔들며 다가와서 말을 건다.
"이번에 특별반에 새로 오신 분들입니까? 반갑습니다."
#"빈센트 반 윌러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큰 키와, 적당히 탄탄한 근육.
꽤 취향을 탈 법한 육체를 가진 하프 오크는 빈센트를 바라봅니다.
" 피냄새. 그리고, 불타는 숲의 냄새. "
붉은 뿔을 제외하고는 평범한 인간처럼 보이는 그녀는 고개를 돌려 빈센트를 내려봅니다.
" 내 이름은 에루나 투카샤. 오크의 전사다. "
그 뿔이 살짝 붉게 빛나는 것은 착각이었을까요?
" 여긴 싸울 맛이 날 만한 녀석들이 많아보이는군. "
그녀는 숨을 내뱉으며 웃습니다.
"음... 제 몸에서 그런 냄새가 실제로 나는 것입니까? 아니면... 그런 기운을 후각이라는 수단으로 감지하시는 건가요?"
빈센트는 그렇게 묻다가,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웃는다. 빈센트는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
"불의 의념을 사용하는 마도사입니다. 만약 같이 의뢰를 나간다면... 피튀기는 전장은 물론이고, 물리적으로나 수사적으로나 화끈한 전장을 만들어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넌지시 묻는다.
"에루나 씨도 전투가 즐거우시군요. 그렇지 않습니까?"
#대화
" 흥. "
그는 빈센트의 말을 비웃듯 콧김을 내뿜습니다.
" 전투가 즐거워? "
헛소리.
그녀는 도끼를 꽉 쥐고 말합니다.
" 피 튀기는 전장 속에서 살아남아, 언젠가 저 하늘을 부순다는 그 경지에 닿는 것. 그것이 오크의 삶이고, 또한 목표일 뿐이다. 네 눈에는 오크가 호전적인 전투광으로 보이나보지? "
"아. 제 경우는, 솔직히 말하자면, 즐거웠어서요. 싸울 맛을 이야기하시기에 전투가 즐거운 분인 줄 알았습니다."
빈센트는 그렇게 말하고 사과한다.
"넘겨짚은 건 죄송합니다. 하지만, 에루나 씨의 인종으로 넘겨짚은 건 아님은 분명히 하고 싶습니다."
#인종차별에 민감한 미국인
" 넘어가지. 일부러 그런 건 아닌 듯 하니. "
그 말을 끝으로 대화가 끝나버립니다.
음.. 첫인상 조진 것 같은데요?
"그러면..."
빈센트는 대화를 마치고, 그냥 그런가보다 생각하면서 다른 이에게 말을 건다.
"안녕하십니까. 진 류 씨, 맞으십니까?"
#웃어요
" 오. 내 이름을 아는 사람은 총교관 이후론 처음이야. "
진은 성글성글한 미소를 지으며 빈센트를 바라봅니다.
" 잘생겼군. 부러운 얼굴이야. "
"빈센트 반 윌러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잘 생긴 얼굴이라는 말에 허허 웃는다. 부정하면 기만이고 자랑하면 잰 체니 그 사이를 잘 잡아야 한다.
"그렇게 말씀하시니 기쁘군요. 감사합니다. 보아하니, 총을 이용한 전투에 능하신 것 같습니다."
빈센트는 웃으면서 이야기한다.
"혹시 몰라서 말씀드리자면... 저는 불을 이용하는 마도 사용자입니다. 아직 미숙하지만, 잘 부탁드립니다."
# 잘 부탁해요
" 뭐. 총 외에는 다 멍청하지만. 그래도 이거 하나는 자신이 있지. "
진은 피식 웃습니다.
" 그래. 잘 부탁해 형씨. "
"앞으로 자주 뵙기를."
빈센트는 그렇게 말하고 천천히 물러납니다. 뒤로 돌아선 빈센트는 자신의 박살난 사회성을 탓하며, 잠시 제4의 벽을 넘기로 합니다.
#서큐버스 페로몬 1개 구입 가능할까요
구매합니다!
정보는 나중에 드리겠습니다!
빈센트는 아이스 브레이킹 전에 서큐버스 페로몬부터 뿌리도록 합니다.
#서큐버스 페로몬 사용
- -7- 하늘바라기
- 이동합니다.
주위에는 수많은 헌터들로 가득합니다.
볼 것 없는 헌터들도 있지만, 개중에는 어깨에 금관 모양의 문양을 단 헌터들도 존재합니다.
곧, 한 명의 가디언이 일행에게 다가옵니다.
" 환영합니다. 저는 본 게이트의 관리를 맡은 국제가디언협회 신 한국지부의 가디언 이윤찬 중위입니다. "
어깨에 달린 두 개의 다이아몬드가 그의 지위를 상징하고 있습니다.
" 신라 길드와 가디언 협회의 지원으로 대다수의 구역이 정리되었습니다. 여러분께선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흩어진 몬스터들을 정리해주시기 바랍니다. 질문 있으십니까? "
지금부터 파티의 레스를 통합해주시기 바랍니다.
설마 벌써 영월 때를 잊으신 것은 아니겠죠?
"혹시나 해서 묻는 겁니다만..."
손을 들어 묻는다.
"작전 지역에 민간인이나 어떤 경우에도 파괴하지 말아야 할 중요 재산이나 문화재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다 죽여도 되냐를 돌려 말하기.
- 빈센트 반응
다소 늦었나- 많고 많은 헌터들과, 비교적 위협적이지 않는 분위기에서 느끼길 그랬다. 사람을 모으는데 시간이 너무 걸렸구나. 일단 모인 사람들을 바라보면서 방긋 웃어보였다. 힐러는 못 왔지만, 믿음직한 파티다! ..제대로 대화를 못 해본 사람이 한 사람 있지만. 슬쩍 고개를 갸웃하며 그를 봤다. 이름이 분명, 빈센트였지? 기억하길, 꽃무릇인 남자다.
그리고 하는 말이 빙 돌리긴 했지만 약간 험악하고. 저거 다 쓸어버려도 되냐는 걸 유하게 표현한 거지? 일단, 영월 때와 크게 다르진 않아 보였다. 탐색, 조우, 처리.
"음, 남은 몬스터들의 대략적인 수준이 궁금해요."
위협적인 건 신라 길드나 가디언 협회에서 처리했을 것 같으니 남은 건 비교적 괜찮을까?
# 대화
가디언은 빈센트의 말을 듣고 얼굴을 찌푸립니다.
" 이곳. 검단 지역은 공단이 밀집한 구역입니다. 현재는 폐쇄 상태이기에 큰 위협은 없겠지만. 만약 의도적인 파괴 행각의 정황을 발견할 시. 정식으로 협회에 불만을 표하도록 하겠습니다. "
그리고 윤의 대답에 답합니다.
" 아직 보스가 토벌되지 않았으므로, 저희 역시 자세한 것을 알지는 못합니다. 어디까지나 가디언 협회의 의견은 통제, 그리고 내부해결이니까요. "
"그럴 리가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빈센트는 그렇게 말하면서 잔여 망념을 사용한다.
#잔여망념 100을 사용해 190->90 으로 줄이기
- 빈센트 반응
"네. 답변 감사해요! 어, 그리고 가능한 주변에 피해 없이 처리하도록 노력할게요."
남을 불쾌하게 만드는 실수는 한 번으로 족하지. 암. 인상을 쓴 가디언을 향해 방긋방긋 웃어보였다.
..문을 나오기 전에 봤던 부회장의 표정이 잊히지 않습니다. 시간 되돌릴 수 있으면 좋겠다.
"으음, 그럼 갈까!
어떤 적이 있으려나? 아하하!
기대된다! ..일단 가능한 얌전하게 처리해야겠지만.
#탐색 개시
진입합니다.
절그럭, 절그럭.
커다란 쇳구슬을 끌면서 망치를 들어올린. 적이 눈에 띕니다.
세 마리 정도가 무기를 들고 이 곳을 바라보는군요.
적의 신속은.. 80.
아군의 신속은 충분합니다!
선공은 파티에 돌아갑니다!
"몸이 그렇게 느려서 쓰나."
빈센트는 오랜만에 웃으면서, 적에게 파이어볼을 던진다.
#망념 10을 쌓아 파이어볼을 적 1체에게 투사
-빈센트
"가능한 시선을 끌게, 요!"
톡, 하고 가볍게 뛰고선 달려나갔다. 특별히 강화까지는 괜찮을 듯 하니, 꽃잎만 무성히 흐트렸다. 타오르는 불을 쓰는 동료의 공격이 눈에 띈다.
#회피 위주로, 꽃잎을 터트리며 적의 시선을 끈다.
파이어볼
선명히 끓어오르기 시작한 불꽃은 그대로 적들을 향해 투사됩니다.
한 번의 폭발과 함께, 세 마리의 몬스터는 그대로 절명합니다.
경험치를 획득하였습니다!
빈센트와 서윤의 망념이 3 증가합니다.
다음 전투로 이동합니까?
"계속 이동하시죠."
#이동합니다
-빈센트 반응
"..생각보다 약했네에"
다음에는 그냥 후드려 패는 편이 나을수도? 고개를 갸웃했다.
"근데 형 되게 쎄다!"
방실방실 웃으면서
그렇게 말했다.
#경계를 늦추지 않으며 탐색
이번에는..
무언가 나오지 않는군요.
더 이동해봅시다.
"흠..."
빈센트는 표정을 찡그립니다.
"계속 가시죠."
-빈센트 반응
"허탕이네.."
후드를 살짝 걷어내며 중얼거렸다.
#탐색을 계속합니다
좀 더 진행합니다.
지축이 움직이는 듯한, 가볍게 떨리는 소리.
킁킁, 하고 코를 맡는 듯한 소리가 들립니다.
그리고. 진동. 진동. 진동.
쿵쿵쿵쿵쿵쿵쿵.
소리가 이어지고,
뚝.
끊기고.
콰앙!!!!
순식간에 땅에 내려앉아.
- ??
네 개의 팔 중, 두 개의 팔로 이마와 턱을 감싼 채. 남은 두 팔로 주먹을 쥐고 있는 몬스터가 나타납니다.
- ????!?!??????
정체 모를 울음소리와 함께.
- !!!!!!!!
녀석은 거대한 바위를 집어던집니다.
두 사람은 급히 의념을 두르지만, 갑작스러운 피해를 모두 대비하진 못합니다.
기습으로 인해 전투가 개시됩니다!
"아... 제기랄."
#빈센트는 몸에 박힌 돌덩이들을 떼내고, 클랩! 으로 적의 다리를 노립니다.
-빈센트 반응
진동이 이어지다가 끊기고 잠시 뒤, 곧 나타난 괴물이 괴성을 내지르며 거대한 바위를 우리쪽에 던지며 전투가 시작되었다.
" 둘 다 괜찮아?! "
그렇게 외치며 폴라칵스티를 꺼내든 태호는 바로 괴물을 향해 달려들어 검을 휘두릅니다.
유효타를 위한 공격이라기보다는 상대의 주의를 뺏기 위한 공격이었지만.
#괴물한테 달려들며 검을 휘둘러 주의를 끌어본다!
-한태호 반응
"..좋은데."
기묘한 외형에, 폭력적으로 공격을 해오는 녀석을 보면서 먼저 든 것은 귀찮다도, 화가 난다도 아니며, 즐겁다라는 감상이었다. 방금은 너무 약했잖아. 한 대 후려차지도 못했어. 너는 좋은데! 좋은데!
"좋아!"
바윗덩이에 맞은 몸은 아프지만, 그렇다고 해서 문제는 없다.
내 건강은 비교적 평균점이라고?!
"에헤야!"
#달려나가서 빈센트와 함께 다리를 공격, 일단 내구도를 확인, 회피 위주.
태호는 폴라칵스티를 쥐고, 넓게 베어들어갑니다.
달인의 영역에 다다른 검의 궤적이, 부드러운 선을 그리고 내뻗어지고, 그를 향해 녀석은 손을 내밉니다.
카가가가각.
무언가 묵직한 살덩이를, 긁고 지나간 듯한 감각이 손을 타고 전해집니다.
부족한 감각이라는 것을 아는 듯.
쾅!!!
휘둘린 팔에 태호는 검을 쥐어 막아내지만 팔을 타고 저릿한 감각이 울립니다.
덩치에 어울리는 힘, 거기에 기이할 만큼의 내구력.
클랩
완성된 주문이 뱉어집니다.
콰광!
작열하는 불꽃이 신호와 함께 튀어오릅니다.
뜨거운 열풍이 순간 훅 불어올 만한 위력이지만, 몬스터는 여전히 두 팔로 굳건히 서 있습니다.
- ?????...
괴이한 울음소리를 뱉던 녀석은 한순간 몸을 내밀어 달려듭니다.
속도는 빠르지 않지만, 위협적인 몸체의 모습으로 달라들고 있습니다.
타각.
뿌드득,
그 틈을 노리고 윤의 공격이 작열합니다.
- ??????
그러나 녀석은 아무렇지 않다는 듯 머리를 감싸고 있던 손으로 순간 바닥을 후려칩니다.
바닥의 돌조각이 떠오르고, 움직이던 윤의 경로를 방해합니다.
후우웅!!!!!
그리고 하나의 팔이, 윤을 쳐냅니다.
콰아앙!!!!!
태호의 방향으로 날아든 윤을 태호는 특유의 괴력으로 잡아냅니다.
뚜드드득,
녀석은 고개를 몇 번 움직이더니 떼어냈던 손을 다시 감싸, 머리를 둥글게 감쌉니다.
- ????....
곧, 하늘을 향해 소리를 지릅니다.
- !!!!!!!!!!!!!!
기이할 정도로 강렬한 소리에, 세 사람은 몸을 움츠리고 맙니다.
다음 턴, 아군의 우선 순위가 감소합니다!
적의 체내를 공격한다, 는 상상을 하던 빈센트는 고개를 젓는다. 아니다. 그럴 리가 없다. 그게 가능할 리가.
하지만, 적이 체내를 보여준다면 그 때는 이야기가 다르겠지.
#빈센트는 적이 울음소리를 내려고 입을 벌리는 틈을 노려, 벌려진 적의 아가리에 클랩!을 써본다.
- 빈센트 반응
괴물이 내지르는 비명에 절로 움츠러드는 몸을 다잡으려 하면서, 적을 노려보며 아까 전의 손맛을 다시 떠올렸다.
부드럽게 선을 그리며 내지른 검격. 하지만 상대가 손을 뻗어 한 방어에 얕은 상처만을 남길 뿐이었다.
" 완력, 방어력.. "
저 방어력은 팔에만 국한되어 있는걸까? 그래서 네개의 팔로 공격과 방어를 동시에 하는.. 그런?
" 일단 하나 잘라볼까. "
바로 검을 들어올리되 이번엔 달려들지 않고 오히려 한 박자 쉬어가며 감각을 끌어올린다.
그렇게 감각을 끌어올린 뒤 적을 향해 나아간다. 상대의 의념 파장을 느끼고, 그에 내 의념 파장을 동조시키면서.
#의념 공진을 이용해 머리를 둥글게 감싸고 있는 적의 팔에 공격!
-한태호
"튼, 튼한데에"
꼼짝도 안하는걸. 얻어맞아 날아가면서 생각했고, 태호에게 받아지면서 또 생각했다. "감사!" 욱씬거리는 것을 무시하고 발을 한 번 크게 굴렀다. 좋아. 몸 상태 나쁘지 않아. 저 둔하고 크고 딴딴한 괴물을 제대로 후려쳐 줘야 겠는데.
흔들림이 느껴지고,
슬쩍 태호를 보다 씩 웃는다.
#50망념으로 신체 강화, 태호와 함께 적의 팔을 공격한다.
몬스터는 감싼 팔을 내리고, 천천히 몸을 기울입니다.
바닥에 몸이 밀착할 듯, 몸을 기울인 직후에는. 그대로 하늘 높이 뛰어올랐습니다.
- !!!!!!!!!!!!!!!!!!!
알아들을 수 없는 괴성이 들리지만, 그것을 노리기에는 각이 나오지 않습니다.
애꿎은 클랩은 허공에서 폭발합니다.
콰아아아아앙!!!!!
땅에 추락한 괴물을 중심으로, 거대한 충격파가 퍼져갑니다.
땅가죽을 한 번, 두 번, 세 번.
세 번을 뒤집은 뒤에 거대하게 변한 충격파는 세 사람의 몸을 강하게 후려칩니다.
빈센트의 입에서 선명한 피가 흘러나옵니다.
내장 조각이 입 안을 돌아다니는 것을 뱉어냅니다.
의념의 보조가 있으니.. 회복은 가능하겠지만. 적어도 이번 턴에는 불가능할 것 같군요.
끄드드드드드득....
괴력을 바탕으로 태호는 땅에 발을 내꽂습니다.
충격파를 그대로 온 몸으로 받아내곤, 검을 들어올립니다.
웅.
웅 - 웅 - 웅 -
검끝이 떨리고, 낮은 울림을 울리기 시작하는 검을 쥡니다.
상대의 진동은, 아주 낮습니다.
촤악 -!!!!!!!!!!!!!!
손에 무언가가 닿는다는 감각이, 손 끝으로부터 전해듭니다.
새하얀 살덩어리 일부가 그대로 떨어지는 것은 묘한 쾌감마저 듭니다.
그렇지만, 그것도 그것 나름이라는 듯. 몬스터는 긁인 팔을 바라보기만 합니다.
충격파에 휘말린 윤은 몸이 저릿한 것을 느낍니다.
왜? 하필 지금?
이번 턴, 윤은 마비로 인해 움직이지 못했습니다!
괴물은 손으로 턱을 매만지더니 입을 크게 벌립니다.
흉측한 이빨들로 가득한 입 속에서, 하나의 이빨을 뽑아내어 왼손에 쥡니다.
- ???????......
조금, 괴물의 몸이 얇아진 듯 보입니다.
- .... !!!!!!!!!!!
그리고 순간, 빠르게 내달린 괴물은 태호에게 이빨을 휘두릅니다.
콰직.. !!!!!!!!!!
부수려는 듯 느껴질 만큼 강력한, 둔기를 휘두르는 듯한 공격을 견뎌내긴 하지만.
쾅!
턱을 감싸던 손이 풀리며 순간 태호를 쳐냅니다.
까딱. 까딱.
팔 하나가 빈센트를 가르킵니다.
마치.. 다음은 너다. 하는 것처럼.
...처음 이 곳에 올 때까지만 해도 외곽만 남았다니, 내심 김샌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그렇게 마냥 방심할 일이 아니었다.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곧 강력한 몹을 마주해, 파티는 고전하기 시작한다.
"조심하십쇼!!"
강산은 급히 인벤토리에서 급속 회복 키트를 꺼내 태호와 빈센트에게 던진다.
저는 이번턴에 이걸로 갈게요!
#빈센트와 태호에게 급속 회복 키트를 각각 1개씩 사용합니다.
-강산-
괴물의 공격에 나가떨어져서 어떻게든 일어나 앞으로 돌아가려던 와중에 보고 말았다.
빨강이를 가리키며 까딱거리는 저놈의 팔을.
" 지금.. 지금 저 새끼한테 티배깅 당하는거야? "
허. 허 참. 허.
당장 자리를 박차고 달려들어서 팔뚝을 잡아 뜯어버리고 싶은 기분이지만... 빨강이를 지키는게 우선이겠지.
#폴라칵스티의 매화만자 사용! 망념을 70 증가시켜 매화나무를 소환해 아군을 향하는 공격을 막아낸다!
-태호-
"...뭐, 최악의 경우는 경단도 있으니까요."
베로니카를 부를 걸 그랬다. 빈센트는 그 생각을 하면서 신체를 강화한다.
#망념 30을 들여 신체 강화.
-빈센트-
까득
이를 가는 소리가 난다. 어디서 나는 걸까, 싶었는데. 나더라.
튼튼하고, 귀찮다. 하지만 특별한 몬스터 같지는 않고, 약점이 있으리란 확신도 든다.
나 아진 네 등짝을 본 적 없는 것 같은데. 보고 싶다 야.
응?
쾅! 발치를 걷어차며 뛰었다.
콰직.
기다란 이빨이 빈센트를 향해 휘둘립니다.
순식간에 빈센트의 머리를 발과 인사시키려는 듯, 거센 힘으로 날아가다가.
화아아...
순식간에 피어난 매화나무 덕에 빈센트는 공격을 피해냅니다.
아슬아슬한 속도에 빈센트는 목을 매만집니다.
죽을 뻔 했네요.
이빨이 꽂혀 빠지지 않는지. 괴물은 잠시 멈추어 섭니다.
가벼운 발놀림
그것을 노리고 윤은 빠르게 적의 뒤로 이동합니다.
히익.
순간 자신이 본 것이 맞는가 싶어, 윤은 눈을 크게 뜹니다.
울고, 웃고, 일그러진 채 분노하고, 허망한 듯 초점 없는.
수많은 얼굴들이 그의 등 뒤에 있었습니다.
그 얼굴들은 입술을 움직여, 윤을 바라봅니다.
- 보
- 았
- 구
- 나
흠칫한 감각에 윤은 빠르게 아군에게 돌아옵니다.
날아가랏 키트!!!
태호와 빈센트의 대미지가 그럭저럭 회복됩니다!
"윤 씨. 뭔가 봤습니까? 인간이 겪을 수 있는 최악의 악몽은 다 보고 온 것 같군요."
빈센트는 뒤통수에 비밀이 있으리라 짐작하지만, 망념이 위험하다. 빈센트는 망념 중화제를 마신다.
"아깝지만... 어쩔 수 없죠."
▶ 도기가 훔친 망념 중화제 ◀
얼핏 먹으면 녹차 맛이 나는, 특이한 망념 중화제.
먹으면 속이 시원해진다고 도기가 훔쳐갔던 것을 누군가가 되찾아왔다.
▶ 고급 소모 아이템
▶ 속이 BBeong! - 망념이 50 감소한다.
소모합니다
#빈센트, 도기가 훔친 망념 중화제 사용.
"봤어. 봤어. 뒷통수에 얼굴이 여러개 있던데, 오래 보면 정신력 깎일 것 같아!"
으으! 꿈에서 나오면 나도 모르게 걷어찰 것 같은 광경이었다. 호러영화를 싫어하는 편은 아닌데 한동안은 보지 않아도 괜찮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최근에 본 것 중에 가장 무서운 건 폐병원 배경 영화였는데!
"뭔진 잘 모르겠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저런 덩어리에 달려 있을만한 건 아닌 것 같거든?"
저거 본체는 유령 같은 거 아냐?
아무렇게나 말을 던져보면서, 발끝으로 땅을 두드렸다. 일단 내 발길질이 잘 통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은 들었다.
그렇다면 여기서 가장 화력이 강하고, 저런 거에 잘 통할 것 같은 사람은? 빈센트!
#서 윤, 빈센트 근처에 자리해서, 빈센트 우선 보호. 위험시 데리고 달린다.
" 강산이 땡큐! "
땅에 꽂아넣었던 칼을 다시 뽑으면서 일어나, 강산에게 감사 인사를 날린 뒤 후다닥 앞으로 달려간다.
아까 매화 나무가 피었던 자리에 이번엔 내가.
" 넌 못지나간다! "
내 공격에도 불구하고 빨강이를 대놓고 노려 들어왔다는건.. 나보다는 빨강이가 훨씬 위협적이란거겠지!
그렇다면 나는 막아주면 될 뿐!
#태호, 일초백근을 사용해 인형의 공격으로부터 빈센트를 보호한다!
"야, 뭐냐? 뭐가 있었길래 그래?!"
몬스터의 등 뒤로 돌아갔다가 공격하지 않고 빠르게 아군들 쪽으로 돌아오는 윤에게, 강산은 묻는다.
호전적인 윤이 아무런 공격도 하지 않고 돌아왔다는 점에서, 이미 그가 본 것이 범상치 않은 것임을 직감할 수 있었지만.
"저거 뒤에 뭔가 있네!! 전열은 뒤로 물러나고, 원거리 공격 되시는 분들은 공격합시다!"
그렇게 말하고 강산은 숨을 들이쉬고 손을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의 손가락이 현을 오간다.
마치. 나비가 일으킨 날갯짓, 그 흐름이 부풀려져서 거세고 매서워지는 것.
생각한 그것을 표현하려는 듯, 연주하는 곡의 박자는 점점 빨라져간다.
"다들 조심하시라요!"
그렇게 채찍같은 바람을 구현하여, 강산은 몬스터를 공격하려 시도한다.
#강산, 빈센트에게 잔여 망념 30을 넘깁니다.
망념 70을 쌓아 기술 '불협화음'으로, 몬스터를 향해 공격을 시도합니다.
녀석은 갑자기 멈춰서선, 팔을 천천히 풀어냅니다.
두 팔을 땅에 죽 늘이고, 한 팔론 이빨을 쥐고, 한 팔은 주먹을 든 채로.
그대로 뚜벅, 뚜벅 앞으로 걸어나옵니다.
빈센트는 중화제를 사용합니다.
지끈거리던 머리가 풀리기 시작하면서. 보이지 않았던 것이 눈에 보이기 시작합니다.
저 녀석의 이마를 중심으로, 알 수 없는 빛줄기가 보이는군요.
꾹.
괴물은 땅을 밟습니다.
콰아앙!!
땅에 족적을 남길 정도로, 빠르게 끌어내며 질주한 괴물을 잡아내려.
일초백근
태호는 검을 휘두릅니다.
한 손.
두 손.
네 손.
손을 겹친 괴물의 일격이 태호를 후려칩니다.
콰드득.
콰앙!!!!!!!!
강력한 대미지가 육체에 전해지고, 태호는 몸을 휘청이며 쓰러집니다.
그 모습을 본 윤은 빈센트를 들어올리고 달립니다.
저 녀석. 갑자기 폭주한 듯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손을 어지럽게 연주하면서, 강산은 음악을 만들어냅니다.
그리고 그것들을 어지럽히기 시작합니다.
듣기 그럴싸했던 음악이, 순식간에 시끄러운 소음으로 변합니다!
불협화음
시끄러운 소리로, 강산은 빈센트가 말한 이마를 공격합니다.
콰직.
우드득....
팡!!!
순식간에 새하얀 보석 같은 것이 터지며, 괴물의 몸이 무너져내립니다.
몬스터 '귀신 들린 백면인형'에게서 승리하였습니다!
서 윤의 망념이 200으로 증가합니다.
주 강산의 망념이 141로 증가합니다.
빈센트 반 윌러의 망념이 182로 증가합니다.
한 태호의 망념이 188로 증가합니다.
경험치를 획득합니다.
정산을 마칩니다!
강산은 가야금과 받침대의 위치를 옮기며 빈센트의 질문에 "글쎄요...?"라며 고개를 갸웃한다.
"아무튼 다들 잠시 쉽시다."
언제 거칠고 날카로웠냐는 듯, 다시 시작한 강산의 연주는....
이제, 또 다시 느리고 잔잔하게 흘러간다.
#강산, 망념을 30 쌓아 조금이나마 아군의 휴식에 도음이 될 만한 연주를 해봅니다.
"끄응, 다들 괜찮아요-?"
엄청 귀찮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상대법을 아니까 그렇게 위험한 적은 또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게 경험에서 오는 여유란 건가.. 하지만 역시 아쉬워서, 더 강해서 그딴 바위 인형 걷어차서 부숴버리면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계속해서 머리를 찔렀다. 다만 당장엔 그보다 중요한 게 있어서.
"망념..죽겠는데.."
목 끝까지 차오른 것 같은 망념이 문제였다. 끄으응, 앓는 소리를 내다가 주머니에서 DD-30을 꺼내들었다.
당장 이동할 건 아니니, 잠깐 쉬었다가 움직이자.
#서윤, DD-30 사용
"아주 안 좋은 상황이군요. 하지만..."
빈센트는 주먹을 꽉 쥔다.
"이게 평시 상황이죠. 제일 망한 상황."
빈센트는 윤이 DD-30을 복용하는 것을 바라본다.
#빈센트 반응
상당히 느리면서도 부드러운, 상그러운 봄언덕을 떠오르게 하는 음악이 연주됩니다.
아군의 체력이 느리게 회복됩니다!
윤은 중화제를 삼킵니다.
망념이 30 감소합니다.
음.. 잘 먹네요.
네. 그렇습니다.'
"이제는 뭐가 아떻게 되었건 앞으로 나아가야겠군요."
빈센트는 그렇게 말하며 걸어나간다.
#빈센트 반응. 전진
"그치- 하지만 가능한 대응할 수 있는 선 내였으면 좋겠다아"
강자와의 전투는 좋다. 정말로 좋다!
..하지만 망념은 좋지 않습니다. 한숨이 터져 나오는 것을 참지 않았지만, 곧 방긋 웃었다.
#서 윤, 경계하며 탐색 재개
일행이 움직이기 시작하자 강산도 악기를 챙겨들고 일행을 따라간다.
어디에서 뭐가 튀어나올지 모르니 주변을 경계하면서.
#강산, 나아갑니다.
전진합니다.
- 시시싯. 시싯. 싯.
건물 옆에서 희미하게 보이기 시작한 몬스터 한 마리가, 일행을 발견했는지 갈라진 날개를 펄럭이며 다가옵니다.
마치 익룡의 뼈에 최소한의 살갖을 겹쳐 만든 듯한, 흉물스러운 외형을 하고 있군요.
왜 이 게이트의 이름이 하늘바라기인지.. 대체 이해를 할 수가 없습니다. 이미 뒤져서 하늘 갈 놈들이 모여서 하늘바라긴가?
- 시시시시시......
몬스터는 몸을 크게 웅크리더니
- 샤아아아아아아!!!!!!!!!!!!!!!!
크게 펼쳐내며 커다란 충격파를 쏘아냅니다!
충격파에 휘말린 강산은 온 몸의 의념이 뒤틀리는 듯한 감각을 느낍니다. 다음 턴 행동할 수 없습니다!
적의 기습으로 전투가 개시됩니다!
"이런....미친...."
강산은 가까스로 악기가 바닥에 곤두박질하지 않게 받아내며, 작은 소리로 욕설을 뱉는다.
#강산, 행동 불가. 대기합니다....
" 으.. 죽겠다... "
당장 몸을 움직일 상태가 되질 못한다.
일단 이거라도 마셔야겠어
#태호, 도기가 훔친 망념 중화제 사용!
"아무리 생각해도 귀여운 이름이랑 안 맞는 거 같아 이 게이트!"
하늘바라기가 아니라
저승조지기인 거 같은데
운 나쁘게 당한 강산이 형에게 달려가 잡아 챘다. 자세를 잡아 안을 시간은 없고 대충 어깨에 들쳐맸다. 와 이 형 들고 뛰는 거 두번째 아닌가! 땅을 박차면서 실없는 생각을 했다.
#서 윤, 강산이 들고 빈센트 따라 건물 쪽으로 뜁니다.
"건물로!"
빈센트는 뛰어가면서, 적의 방향으로 파이어볼을 대충 던진다. 어디까지나 견제만 되기를 바랄 뿐이었다.
(이중행동인지 모르겠는데, 애매해서 일단 올려봅니다.)
#빈센트 반응: 가까운 건물로 달리면서 파이어볼을 적 쪽으로 대충 던집니다
윤은 강산을 들어올립니다.
자신의 무게보다 더 나갈 것 같은 강산이지만, 의념으로 강화된 신체는 강산을 가볍게 들어버립니다.
정신없이 달려 가까운 건물로 향합니다.
태호는 멍하니 서서 망념 중화제를 사용합니다.
망념이 가라앉는 듯한 느낌과 함께, 그때서야 저 하늘을 날아다니는 몬스터를 발견합니다.
하하. 안녕하세요?
- 시 야 아 악 !!!!!!!!!
하늘에서 급강하하기 시작한 몬스터는 그 몸체로 태호의 몸을 후려칩니다.
급히 폴라칵스티를 들어올려 대응하려 하지만, 강한 힘에 짓눌려 벽으로 튕겨나고 맙니다.
망념이 나아지니 이젠 몸이 말썽이 되려는 걸까요.
파이어 볼
시야를 제대로 잡지 못한 채 날아간 눈 먼 파이어볼을, 몬스터는 가볍게 피해냅니다.
모두가 건물 방향으로 도망친단 것을 알아차린 모양인지. 태호를 두고 하늘로 날아오른 몬스터는.. 하늘 위에서 몸을 회전시키기 시작합니다!
- 샤아아아아악!!!!!!
강력한 돌개바람이 물리력을 이루어 건물을 강타하고, 유래 없는 강풍에 건물은 종이 찢기듯 무너져내립니다.
떨어지는 파편을 손으로 내치면서 윤은 하늘을 바라봅니다.
감정 없는 듯 보이는 괴물의 눈에서, 기이할 만큼 진한 욕구가 느껴집니다.
사냥감을 노리는 듯한, 그런 진한 살기입니다!
태호는 괜찮으려나.
튼튼하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우니 괜찮을 거라 믿고 싶지만. 나는 가지고 있는 구급 키트를 생각하면서, 시선은 저 이름모를 시체 익룡을 향했다. 날고 있는 녀석에게 닿을 방법은 없었다. 로프 커넥트는 F랭크고, 꽃잎을 딛고 걷는 건 망념 소모가 너무 크다. 바윗덩이 정도는 던질 수 있겠지만, 그건 태호가 더 잘할 것이다.
나는 아군 원거리 딜러 라인에 서서 적을 경계하고 있었다.
반응속도는 자신 있다. 달리기 속도도 자신 있어.
와 봐. 내려 찍어주지.
#서 윤, 건물(이었던 것) 내부에서 강산이랑 빈센트 근처에서 호위에 집중, 적이 접근하면 반격한다.
" 칵, 이런, "
얼 타고 있다가 일행이랑 떨어진 상태로 공격당해 만신창이라니..
검을 잡은 손에 힘을 주고 하늘에 떠있는 몬스터를 노려보면서, 품에서 주사기를 하나 꺼내 상처부위에 꽂아넣는다.
공중에 있는 저걸 어떻게 한다..
#태호, 숨결을 사용!
"젠장..."
빈센트는 넘쳐나는 망념을 감수하고, 어떻게든 클랩을 사용하려고 한다.
#빈센트 반응. 적을 향해 클랩 두 번 사용.(망념 30 추가)
클랩!(C)
의념을 통해 표적을 지적하고, 손가락을 튕기는 것으로 폭발을 발생시키는 마도의 일종이다.
망념을 30 추가할 경우 폭발 횟수가 1회 증가한다. 최대 2회까지 증가시킬 수 있다.
강산은 윤에게 짧게 고개를 끄덕여 감사를 표했다..
그 직후 강한 바람이 불었기에 이런 상황인지라 보지 못할 수도 있겠지만...
다시 악기를 집어들고, 자세를 잡고는...현에 의념을 강하게 불어넣기 시작한다.
#강산. 망념 20을 쌓아 백두의 '날카로운 화음' 효과를 사용하여, 의념을 쏘아 몬스터를 견제합니다.
근데...쓰고 나서 든 생각인데 이거 불협화음이랑 다른 건가영...?
태호는 인벤토리에서 숨결을 꺼내어 상처 부위에 박아넣습니다.
척추를 타고 오르는 쇼크를 정신력으로 참아내고, 수복되기 시작한 몸으로 몬스터를 바라봅니다.
몬스터는 별 반응을 하지 않고 높은 곳에서 고고히 날개를 펄럭입니다.
- 시시싯. 시싯?
고개를 기이하게 꺾으며 몬스터는 하늘 위를 정신없이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클랩
한 번의 폭발을 가볍게 피해내곤, 더 높은 곳으로 날아오른 몬스터의 모습을 보곤, 빈센트는 입을 쓰게 다십니다.
빈센트가 가진 마도들은 대부분 적에게 닿았을 때 강한 위력을 가진 마도들입니다. 기술의 형태로 체화한 마도들 역시. 그런 쪽이지요.
급히 마도를 작성하기 시작한다 해도, 시간이 필요할겁니다.
두 번째 손가락의 튕김이 익룡의 날갯죽지에 닿긴 하지만, 녀석은 아무렇지 않단 듯 날개를 털어냅니다.
- 시시시시시시시...
곧, 칼날처럼 이뤄진 충격파가 아군을 향합니다.
하늘을 날아올 수 없다는 것을 눈치챘는지. 몬스터는 하늘 높은 곳에서 견제하듯 네 사람을 내려보고 있습니다.
강산의 충격파 하나가, 그 충격파를 쳐내긴 하지만.. 그뿐입니다!
- 시시싯...
비웃는 듯한 움직임에도, 뚜렷한 수가 떠오르지 않습니다.
저게 내려오지 않는다면.. 우리가 하늘로 따라가야 할겁니다.
"올라탈게. 잘 부탁해!"
다짜고짜 그렇게만 말하고 로프를 쥐었다. 저짝에서 내려다 보겠다면, 따라가주겠다 이거야. 십 년 세도 없고 열흘 붉은 꽃도 없다하니, 니 모가지도 곧 져버리는 편이 낫겠구나. 무엇보다, 나무에 피는 꽃은 내려다보는 입장이란 말이지!
#서 윤, 로프 커넥트를 사용하여 괴조에게 줄을 연결하고, 괴조에 끌려갈 때 로프의 길이를 줄여 올라타려 한다!
"저 충격파는 내가 커버친다."
일행에게 그렇게 말한 강산은 다시 몬스터를 똑바로 쳐다보며, 백두의 현에 손을 올린다.
적이 충격파를 쏘려고 하거나 아군 쪽으로 내려온다면, 의념이 불어넣어진 현이 포효하겠지.
#강산, 망념 30을 쌓아, '백두'의 '날카로운 화음' 효과를 사용하여 적 몬스터에게 의념을 쏘아 견제합니다.
"윤씨가 잘 하길 바랄 수밖에."
빈센트는 손을 꽉 쥐어서 의념을 양 손에 모으며, 동료가 잘 하기를 기도한다.
#빈센트. 마도를 꼼꼼하게 작성하기 시작합니다(반응)
윤은 로프를 천천히 회전시키며 하늘을 바라봅니다.
몬스터에게 로프를 날려 묶을 수 있을까, 고민해보지만. 쉽지 않습니다. 저만큼 로프를 날릴 만큼 이 로프는 튼튼한 물건이 아닐테고, 저 몬스터가 아래에 내려오지 않는다면 이 작전 역시 쉽지 않을테니까요.
잘 판단해야만 합니다.
단순히 묶어서, 하늘 높게 떠오른다. 때린다. 가 되어선 안 됩니다.
최소한 저것을 묶을 수 있는 상황을 만들고, 그 상황에서 괴조가 그걸 피하려 떠오를 때. 그 타이밍을 모두 맞춰야 합니다.
빈센트는 마도를 꼼꼼하게 작성합니다.
그래서.. 무슨 마도를 작성하나요? 꼼꼼히 작성한다고만 하면 캡틴은 아무 도움을 줄 수 없습니다. 어떤 목적을 가지고, 어떤 형태로 마도를 만들어내나요? 그에 몇 정도의 망념을 증가시킬건가요?
날카롭게 벼려진 화음이 날아가지만 괴조는 몸을 가볍게 비틀어 강산의 공격을 피해냅니다.
까다롭네요..
"그렇다면..."
빈센트는 찌뿌둥한 몸을 편다. 어디까지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빈센트는 뭔가 해야 했다. 빈센트는 옛날을 떠올린다. 눈 앞의 모든 것이 불타던 때를, 불이 지붕을 짓누르고 천장을 박살내며 나에게 달려오던 그 때를. 그 기억을. 빈센트는 그 기억을 떠올리며 마도 발동을 시도한다.
"넓게, 뜨겁게."
빈센트는 망념이 차오르는 것을 느끼면서 보이는 하늘을 불로 덮어버린다. 그 불 아래에는, 익룡도 있을 정도로 충분히 높게. 익룡이 찰 정도로 높으면서 뜨거운 불을 만들려면, 충분한 망념이 필요하겠지.
"이러고 싶지 않았지만..."
#빈센트 반응: 익룡보다 위에 있을 정도로 높고, 익룡이 날아서 빠져나갈 수 없을 정도로 넓고, 강행으로 뚫으려면 피해를 강요해야 할 정도로 넓은 불장판을 만듭니다. 망념은 150까지 지불.
"저 놈이 얍샵하게 날개 있다고 안 내려오겠다 이거지..."
한 대 맞고 시작한 것도 모자라서 이런 대치 상태까지 이어지니...강산은 본격적으로 심기가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저 개차반놈 저걸 그냥 확 끌어내릴 수도 없...잠깐, 끌어내려?"
그러다가도 심술궂게 한 쪽 입꼬리를 올린다. 때마침 뭔가 떠오르는 게 있었다.
전투학 수업 때 염동력 같은 기술을 쓰던 급우가 있었다. 그러니까 그 기술이 뭐였지?
의념의 '흐름'을 쥐어 물리력을 행사하는 거였던가?
그리고 공교롭게도...강산의 속성이 '흐름'이었으니.
'그 아이가 할 수 있다면, 어쩌면 나도!'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마자 그는 곧바로 의념을 끌어올리며 떠올린 것을 행동으로 옮기기 시작한다.
"그래, 오냐!! 확 끌어내려주마!!"
#강산. 망념 50을 쌓아 영성을 강화하고, 또 망념 50을 쌓아 몬스터 주변의 의념 또는 공기의 '흐름'을 잡아 급격히 끌어내리려 시도합니다.
저 새 비스므리한 녀석은 이 쪽으로 날아들 때는 언제고 하늘에서 내려올 생각을 않는다. 그렇다고 도망치기도 싫다! 싸워야지! 걷어 차야지! 피는 꽃도 한때라는 걸 모를 저 괴조를 바라보았다. 한 손에는 로프를 휭휭 돌리고 있었다. -솔직히, 벽을 향해 뛰어서 박차, 로프를 연결하는 것도 생각해 봤는데, 우리 마도는 유능하다고.
"그러니까.."
나는 기다리면 되겠지.
당장에는?
#로프 커넥트 준비, 내려오면 언제든 올라탈 생각이다.
이거 원래 파티 순서 편집하려면 지휘 기술 필요한데.. 다음에는 누구 하나가 지휘 기술이라도 얻어둡시다(눈물)
강산은 고민해봅니다.
높은 곳에 있는 적, 아래에 있는 아군. 자신의 의념 속성.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
마도.
강산은 머릿속으로 자신이 바라는 바를 빠르게 작성해나갑니다.
의념 속성의 도움과, 강화된 영성은 엔진을 과열시키는 것처럼. 쿵쿵거리며 강산이 바라는 바를 해결해냅니다.
결국 이 세계에는 의념이 흐르고 있습니다.
어느 곳에나, 어디에나, 의념이 존재한다는 것은.. 즉, 그 의념의 흐름을 짐작할 수 있다면.
그것에 간섭을 할 수 있다는 것으로도 해석됩니다.
작성 완료
기술을 획득합니다!
제 3세계(F)
의념의 흐름을 쥐곤, 강한 충돌을 발생시켜 상대를 후려친다.
Tip.
이미 존재하는 기술을 마도를 통해 작성에 성공하는 경우, 마도는 기술의 형태로 체화하는 것이 가장 쉬운 주기술에 속합니다.
이를 마구마구 이용해봅시다!
제3세계
쾅!!!!
의념의 흐름에 후려쳐저, 괴물의 몸이 휘청이는 것을 보고 빈센트는 의념을 발생시킵니다.
넓게, 또한. 가벼운 원을 만들어내듯. 천천히 자신을 옥죄이는 화염을 보며 괴물은 판단합니다.
그리고, 그대로 추락하듯 불길을 꿰뚫습니다!
- 시아ㅏㅏㅏㅏㅏㅏㄱ!!!!!!!!!!!!!!!!!!!!!!!!!
분노에 찬 소음을 터트리면서, 추락하는 괴물을 바라보며 윤은 미소를 터트립니다.
손 위에서 빙글빙글 회전하던 로프가 괴물의 몸에 고정되고, 그것을 벗겨내려 괴물이 몸을 움직였을 때.
가파르게 짧아지는 로프의 감각에 윤은 몸을 맡깁니다.
로프 커넥트.
자신의 등에 올라탄 무언가가 거슬리는지, 괴물은 한참을 회전하기 시작합니다! 거친 광풍이 윤의 몸을 후려치고 있습니다!
"아하. 하, 아하하하하!"
까득, 이를 악물었다. 솔직히 빙글빙글 재밌다. 뭐, 그야 싫겠지, 누가 잡고 있는데 좋겠어? 거기다 너는 내가 싫잖아? 아무렴! 근데 나도 니가 싫어. 괴조를 붙잡은 채 이를 악물고 버티면서도 나는 방긋 웃었다. 잡은 팔에 힘을 준다. 의념을 끌어올린다. 방금 말이야, 내가 멋진 걸 봤거든. 그러니까 나도 예쁘게 빛나야지.
목석초화 백화초엽 푸르고 아름답지 않은 게 없는데
떨어지는 낙엽 꽃이라 아니 할 수 있을까.
꽃은 지기에 아름답다 하는데, 지지 않는 꽃은 아름답지 않은가.
그에 대해서는 찾아갈 예정이야. 예전부터 그랬지.
이러니 저러니
아무튼
"일단 너는 시들어라. 그게 좋겠어."
저 높은 하늘에서 춤추듯 피어나는 것도 이제 그만두고,
서럽게 져서 바닥에 처박히지 그래!
#서 윤, 백화란만 홍엽여화百花爛漫 紅葉如花 사용.
"...윤 씨가 잘해주시길 바라는 수밖에."
빈센트는 행여 망념이 들까, 넘치는 망념이 몸을 흔드는 것을 느끼며 날아다니는 익룡을 아래에서 따라가려고 합니다.
#빈센트, 일단 따라갑니다.
빈센트는 윤을 매달고 나는 익룡의 날개를 노려본다.
"너무 멀리 가지는 말아야 할 텐데."
- 마도 작성:망념 40을 지불해 익룡의 날개에 불을 덮어씌웁니다. 화상, 아니면 날개 부위파괴 유도.
<다른 파티원이 8시 23분 전까지 오지 않으면 개인전으로 전환하겠습니다.>
전투가 길어지는 반증인지. 추적히 내리기 시작하는 비가 유독 원망스럽습니다.
정신없는 날갯짓과 함께 몸을 흔들거리는 적을 향해 마도를 만들어 공격해야만 한다. 아쉽지만 아직 빈센트의 실력으론 불가능한 기예입니다.
빠른 속도로 기동전을 벌이는 적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급변하는 적을 상대할 정도로 빠른 계산 능력을 가졌건, 아니면 그를 상회하는 빠른 속도의 캐스팅 능력을 지녀야 합니다.
아쉽지만 빈센트는 그 둘 모두에 해당하지 못했습니다. 계산 능력은 타인보다 뛰어날지언정, 기동중인 적을 향해 좌표를 설정할 만한 능력은 없었고 그와 관련된 능력도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캐스팅 능력이 압도적이냐 보기에도.. B랭크의 마도는 뛰어난 실력으로 보기는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해야만 합니다.
그럼 어떻게? 란 생각이 닿습니다.
휘익.
콰지직!!
슬쩍 흔들린 날개에서 뱉어진 한 줄기 바람이 건물을 부수는 충격을 보면서 빈센트는 머리를 정신없이 굴리기 시작합니다.
대체.
어떻게?
"...이런 ㅆ..."
빈센트는 비가 내리자, 한숨을 쉬고는 그냥 윤을 따라가기 시작한다.
#윤을 따라갑니다.
"...생각하자. 로뮤나가 내 상황에, 내 능력만 가지고 있었다면 뭘 할까?"
#빈센트, 아득한 자아 사용
대충 빈센트가 시도했던거 다 빠꾸된 상황입니다
빈센트와 강산의 협공으로, 괴물이 내려와서 윤이 로프 커넥트를 사용해, 그 위에 올라탄 것까진 좋았다.
...라고 생각했지만.
그 상황에서 강산은 반격을 위해 마도를 준비하려다가...한 가지 큰 문제점을 깨닫고 만다.
'잠깐만, 지금 공격하면 윤이가 휘말리잖아!!'
그렇다고 공격을 안 할 수도 없고...!!
강산의 눈이 흔들린다.
#강산, '아득한 자아'를 사용합니다.
두 눈이 흐릿하게 빠져듭니다.
강산은 천천히 백두를 쥡니다.
하늘을 정신없이 날아오르는 상대. 정신없는 그 음악에 맞추려는 듯 어지러운 음악들을 연주해나갑니다.
노래? 아뇨. 음악이 아닙니다. 분노에 취해 마구 휘두르거나 연주하는 것에 가까운. 일종의 분풀이입니다.
그런 것을 미친 듯이 연주해내면서, 그 입을 씨익 올립니다.
불협화음
음을 가지고 있었던, 의념의 조각들이 마구 흐트려지며 주위로 퍼져나가기 시작합니다!
거기에 더해 강산의 의념은 그 소리들을 마구 흔들며, 이 주위를 시끄럽게 퍼트립니다.
소리의 영향을 받은 몬스터의 눈이 기괴하게 비틀리고, 분노에 휩쓸린 듯 하늘 높이 날아올랐을 때.
빈센트는 두 손을 천천히 들어올리고 두 눈을 감습니다.
어지럽게 느껴지는 의념의 파장이 손 끝에 선명합니다.
대충은 알 수 있었습니다. 당장 지금의 공격 방법이 없는 것은아닙니다. 다만, 그것을 저 위에 있는 동료가 감당할 수 있는지.
흣.
빈센트는 웃습니다.
그냥, 작금의 이 상황이 우스웠습니다.
왜.
왜 자체하는 거지 난?
급강하하는 괴물의 등 뒤에 타고 있던 윤은 땅 아래를 내려보고, 빈센트를 발견했을 때 불길한 감각을 느낍니다.
저 인간.. 눈이 돌아갔어요!!
자.
로뮤나의 조언을 생각해봅시다.
로뮤나는 두 가지의 충고를 해주었습니다.
그것은 곧 두 가지의 '마도' 그 자체에 대한 충고였습니다.
' 위력에 중시할 뿐, 그 실속이 없는 마도는 중요한지. '
' 그게 아니라면, 마도는 단순히 의념으로 하여금 규칙을 발현시킨 것일 뿐인지. '
그 생각이 닿았을 때. 빈센트는 웃음을 짓습니다.
' 실속. '
그 실속이 상징하는 말.
그리고 지금의 상황에서도 충분히 가능한 것.
극단적으로 빠른 캐스팅도 불가능하지만.
그렇다고 압도적인 힘을 가진 것도 아니지만.
응용하는 것이라면 어떨까요.
가령.
클랩은 폭발입니다. 즉시 발동되지만 그 위력이 낮은 편에 속하고, 일정 범위를 벗어나면 좌표를 읽는 능력이 더욱 중요해지게 되죠.
파이어볼은 강한 위력을 지니고 있지만 결국 적에게 던져, 맞춰야만 합니다. 위력적이지만 제한이 너무나도 많죠.
자. 그럼 여기서 생각을 반대로 해봅시다.
클랩은 범위가 정해진다면 즉시 발동할 수 있습니다.
파이어볼은 적에게 맞춰야만 합니다. 즉 위력적이지만 제한이 많습니다.
그런데, 이 두가지의 제한은.. 서로 뒤섞인다면 꽤 많은 부분이 상쇄됩니다.
자, 캡틴의 도움은 여기까지입니다!
이를 통해 결과를 내는 것은 빈센트주의 역할이 될 것입니다!
우-와. 저 사람 눈 돌아갔는데요. 나 지금 이 새랑 함께 활활 타오를 것 같은데요. 하지만, 그런 걱정은 하지 않는다. 간단하잖아. 내가 죽나 네가 죽나, 단지 그 뿐인 이야기잖아. 단순해서 좋아. 즐거워서 좋아! 웃음이 터질 것처럼 좋아서 견디기가 힘들다. 목숨을 건 사투는 즐겁다. 나를 더 높이 올려줄 것 아닌가. 영웅을 향해 달려나가는 거야.
아하하.
목석초화 백화초엽 푸르고 아름답지 않은 게 없는데
떨어지는 낙엽 꽃이라 아니 할 수 있을까.
꽃은 지기에 아름답다 하는데, 지지 않는 꽃은 아름답지 않은가.
그에 대해서는 찾아갈 예정이야. 예전부터 그랬지.
이러니 저러니
아무튼
"일단 너는 시들어라. 그게 좋겠어."
저 높은 하늘에서 춤추듯 피어나는 것도 이제 그만두고,
서럽게 져서 바닥에 처박히지 그래!
#서 윤, 백화란만 홍엽여화百花爛漫 紅葉如花 사용.
"테토스의 경단을 준비해야겠군."
두 개. 하나는 자신을 위해. 나머지 하나는 익룡에 붙잡혀 있는 동료를 위해. 물론 최악의 경우 그렇다는 말이지만.
빈센트는 클랩과 파이어볼을 혼합한다. 이런 마도가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빈센트가 '스킬'이라는 정제된 형태로 가지고 있는 숙련된 기술은 아니었다. 하지만 빈센트는 그런 것을 따질 여유가 없었다.
"시작하자..."
빈센트의 양 손에 불이 모이고, 빈센트의 눈은 익룡을 쫓는다.
# 빈센트 반응
익룡의 비행경로가 지나는 좌표에, 클랩에 의한 폭발 대신 거대한 파이어볼을 생성하고, 이것을 클랩처럼 즉발한다.
망념 100 지급.
연속되는 상황 속에서 강산은 무엇을 할지 계속 생각하고 고민한다.
비룡 등 위의 윤...
그리고 또 다시, 윤도 같이 휘말릴 것을 감안하고 마도공격을 준비하는 빈센트.
지금 필요한 것은?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손을 올려 현을 튕기고, 발을 굴리며 박자를 넣는다.
연주하는 가락은 어느 날 들었던 응원가였다.
#강산, 망념 70을 쌓아 악기 연주로 윤에게 버프를 주려 시도합니다.
피어나고, 흔들리고, 떨어지는 것.
덧없이 피어나는 인생. 그 모든 것들이 그러하듯.
아름다운 생에 영원함은 없으니.
피어납니다.
피어납니다.
개화하여, 휘감고, 품어냅니다.
꽃들이란 그러한 생명들이니까요.
한없이 피워내어, 찰나의 시간에 빛내고 죽음을 맞듯.
수많은 꽃의 무리들이 한 조각, 두 조각, 수십, 수백 조각으로 나뉘어갑니다.
픽.
힘없이 날아들어, 두꺼운 표피를 긁어내고.
촤좌작.
그것들이 마구 죽음을 빛내듯, 가장 아름답게 피어나고.
춤이 될 때까지.
수많은 꽃잎의 칼날들이 생명체의 몸을 괴롭힘에도, 괴물은 버텨냅니다.
왜, 슬슬 죽을 때도 되지 않았나 싶을 만큼의 피해해도. 이미 죽어버린 것들이기 때문인지. 그 날개를 펄럭거리며 윤을 떨어트리려 합니다.
숨이 거칠어집니다.
그 모습을, 빈센트는 주시합니다.
손 끝에 느껴지는 뜨겁고 타오르는 듯한 감각. 마치 조금의 실수라도 더한다면 큰 폭발이 일어나 모든 것을 파괴할지도 모르는 느낌입니다.
그래서일까요? 지금 빈센트의 심장은 유독 터질 것처럼 두근거리고 있습니다. 희열의 감각에 입꼬리가 움찔거리고, 마음 속 깊은 곳에서 느껴지는 본능은 당신에게 외치고 있습니다.
하자,
해보자.
좌표를 지정한다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윤이 꽃을 피워내어, 수많은 꽃들의 춤시위 속에 적과 아군이 있음은 알고 있으니까요.
그러니 계산해나갑니다. 위력의 한계를 정할 필요도 없고, 제약을 둘 필요도 없습니다. 손 끝에 느껴지는 의념의 감각에, 빈센트 스스로 사용하는 의념의 식을 더하고.
그것을 억지로 비틀어낸다면.
쾅!!!!
선명한 폭발에 날개를 휘청이고, 이전까진 보이지 않던 부러진 뼈들이 눈에 익기 시작합니다.
기술을 획득합니다!
데블 토큰(F)
주위 의념의 흐름을 마도로 읽어내고 그것을 특정한 공간 좌표에 삽입하여 신호에 따라 폭발시킨다.
피아를 구분하지 않는 강력한 폭발 대미지를 입힌다.
강산은 빠르게 손을 움직여 윤의 건강을 강화합니다.
지휘 기술!!! 필요해욧!!!!!!
"후우..."
빈센트는 일단 망념 중화제부터 마시고 생각하기로 한다.
"좋아. 그래서 성공한 건 좋은데, 다음은?"
#빈센트 : 잔여망념 100을 이용해 일단 망념을 중화합니다.
"...형님, .저 녀석도 혹시 약점이 따로 있는걸까요?"
강산은 문득 생각난 것이 있어 빈센트에게 그렇게 말해본다.
"제가 견제를 좀 해볼테니 약점을 한 번 찾아보심이 어떻겠습니까?"
그렇게 제안하고는...또 다시 마도 술식을 짜내리기 시작한다.
"아무래도 그러려면 놈을 땅으로 내리는 편이 편하겠죠?"
#강산 : 기술 제 3세계를 사옹해 몬스터의 비행을 방해하려 시도합니다.
빈센트는 잔여 망념을 통해 망념을 중화합니다.
목 울대까지 올라오던 망념의 감각이 떨어지는 느낌.
겨우 숨을 돌릴 수 있었습니다.
제3세계
강산의 마도가 휘둘려 녀석을 바닥에 쳐박습니다.
상당히 많이 지친 듯.. 행동이 매우 느린 것 같습니다.
슬슬 움직임이 미묘해지는 게.. 마지막에 가까운 듯 보입니다.
하늘을 떠다니던 놈이 강산의 공격에 바닥으로 쳐박히는걸 보자마자, 폴라칵스티를 들고 그곳을 향해 냅다 달려갔다.
자꾸 날아다니기나 하고, 이 비겁한 자식..! JOOR-ZAH-FRUL이다! (스카이림에 나오는 드래곤 추락시키는 용언)
#태호 : 괴물한테 달려가서 검으로 공격! 야호!
"터널의 끝이 보이는군."
빈센트는 100년도 더 전에, 베트남 전쟁에서 누군가 했다는 말을 떠올린다. 그 때와 지금, 미합중국 정부와 빈센트에게 차이가 있다면...
"저 익룡은 시계를 가지고 있고... 난 시간이 있지."
빈센트는 아직 팔팔하다는 점일까.
빈센트는 어디선가 주운 정체모를 석판을 든다.
"제우스 씨. 잠깐 나 좀 봅시다."
#빈센트 : 정체모를 신화의 석판, 갈라지는 번개의 구절을 익룡을 향해 사용합니다.
"아하, 이제서야 끝이 나려나?"
강산이 약점을 찾아보자고 제안하고 마도를 휘둘렀을 때...
거기에 맞고 땅에 처박힌 녀석은 누가 봐도 상당히 지친 것처럼 보였다.
"끝을 내죠!"
#강산 : 망념을 50 쌓아 '백두'의 '날카로운 화음' 효과로 익룡 몬스터를 공격합니다!
번개와 검, 날카로운 음파가 날아가 몬스터를 해치우는데 성공합니다!
전투가 종료됩니다.
아군 전원의 망념이 200으로 증가합니다.
아이템 ▶ 부정의 날갯짓 ◀ 을 획득합니다!
▶ 부정의 날갯짓 ◀
한때는 저 창공을 지배했던 위대한 왕, 히카피뤼멜이 수많은 저주에 의해 죽지도, 살지도 못한 존재가 된 후. 그는 정체 모를 존재들의 손에 의해 죽음을 맞이했다. 그의 날카로운 듯 보이는 머릿뼈를 조금 깎아내어 만든 듯한, 투구를 닮은 이 뼈를 쓰고 있자면 어쩐지 하늘을 날아보고 싶은 기분이 든다.
▶ 장인 재료 아이템
▶ 하늘의 왕 - 재료로 사용 시 비행과 관련된 옵션이 아이템에 부여된다.
▶ 왕의 위압감 - 재료로 사용 시 약한 몬스터들의 접근을 방해하는 위압 효과가 추가된다.
◆ 제한 : 야금술(B) 이상.
"아... 제기랄."
빈센트는 망념을 토해버릴 것 같은 상황에 이도저도 못하고, 가만히 앉아있는다.
"제기랄..."
일단은 쉬어야 한다. 빈센트는 근처 건물에 기대 앉는다.
# 빈센트 : 일단 벽에 기댑니다.
"모두들 고생하셨습니다. 아이고 삭신이야...."
강산도 주저앉는다.
아니, 근처의 지형에 기대어 드러눕다시피 한다.
"....다들 망념도 많이 쌓인 것 같으니 일단 좀 쉽시다. 그리고...음, 더 나아갈지 어쩔지 다들 생각해보죠. 제 생각엔 여기서 더 무리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은데..."
#강산 : 아군의 상태를 점검하고, 파티원들에게 후퇴하자고 넌지시 제안해봅니다.
휴식을 취합니다.
윽.. 몸이 영 좋지 않네요.
무언가 저벅거리며 다가오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상당히 무거운.. 무언가가 다가오고 있군요.
"아... 제기랄. 신사 숙녀 여러분. 또 옵니다."
빈센트는 얼마 쉬지도 못하고 일어나서, 진동을 듣고 느껴서 최대한 방향을 파악하며 경계합니다.
# 빈센트 반응: 경계합니다.
강산 또한 별 말은 없지만 난감하고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은 채로 일어난다.
#강산 : '백두'를 들고 같이 경계 태세에 들어갑니다.
" 또야? "
게이트 폭주라더니 장난 아니구만.
한숨을 내쉼과 함께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서 주위를 경계하기 시작한다.
그래도 내가 제일 전위인데, 기습이든 뭐든 내가 알아채서 막아줘야지!
#태호 : 공격이 들어오면 언제든 대응할 수 있도록 검을 들고 주변을 경계한다!
셋은 경계에 신경을 기울이던 중. 순간 온 몸을 우수수 덮쳐오는 차가운 공기에 눈을 크게 뜹니다.
저벅.
저벅,
저벅,
저벅,
무언가가 천천히 다가오는 소리. 아주 묵직한 발걸음이지만 천천히 다가오면 다가올수록 그 소리는 몬스터의 그것과는 달랐습니다.
" 하-아! 그 놈이 도망갔다 싶더니. 우리 아가 친구들이 잡은 모양이군. "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듯 듬성듬성 난 수염. 얼굴에는 수많은 흉터들로 인해 얼핏 보기에는 매우 무서워보이는 인상입니다. 특히 어깨에 걸친 흉포하기 그지없는 날을 가진 할버드를 어깨에 걸치고 있단 점에서 더더욱 말입니다.
" 고맙다! 하필 멱을 따기 전에 놈이 날아가서 놀랐다만. 너희들이 잡고 있기에 특별히 나서진 않았다. 물론! 다칠 것 같으면 나섰겠지만! 크허허!! "
너털웃음을 지어 웃는 그의 팔에는, 할버드 외에 하나의 물건이 더 있었습니다.
경악스런 표정을 지은 채 죽어 있는 사람의 머리를 들고도 아무렇지 않은지 자기소갤 이어갑니다.
" 내 이름은 아리스타크 마트베예프라 한다! 어머니 러시아의 품에서 요양을 하다 몸도 풀 겸 여기 온 영감이지. 편하게 알 영감이라 불러도 문제 없으니. 네놈들 편히 부르고 싶은 대로 부르도록. "
스스로를 '영감'이라 표현하고, 얼굴과 전신에 보이는 수많은 흉터들. 강산은 그것을 보곤 조심히 고갤 숙입니다.
1세대입니다.
그것도. 어느 곳에도 소속되지 않은 가디언이 의미하는 바는 간단합니다.
아프리카 전선의 복귀자. 그것으로밖에 설명할 수 없습니다.
"...."
빈센트는 죽은 사람의 머리를 한참 보았다. 경악스런 저 눈과 본의 아니게 마주치니, 빈센트는 상대가 아군인지 적인지 알 수 없었지만, 이런 거물이 빌런이었다면 이 앞으로 오기 전에 누군가 처리하려고 했을 것이다. 빈센트는 어깨를 으쓱이더니, 안도의 한숨을 내쉽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빈센트 반 윌러, 헌터입니다."
# 빈센트 반응
" 어... "
상황을 인지하기까지 걸리는 시간동안 입을 벌린채 멍청한 소리를 내던 태호는, 빈센트가 옆에서 인사를 하자 뒤늦게나마 인사를 합니다.
" 반가워요 알 영감님! 저는 한태호란 이름이고, 얘랑 같은 헌터에요! "
들고 있는 머리가 심상찮았지만 나보다 똑똑한 빨강이가 별 반응을 안하는걸 보면.. 뭐 저런 몬스터도 있나보다 하고 넘겨야지!
#태호 : 알 영감님에게 인사하기!
"어르신, 안녕하십니까."
고개를 숙인 직후 강산은 곧바로 표정을 풀고 옅은 미소를 지으며 인사말을 꺼낸다.
외견도 그렇고 그것에서 드러나는 단서들도 그렇고 전혀 긴장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몬스터일 가능성을 떠올렸을 때보단 조금 더 편안해보인다.
"저는 미리내 고등학교 1학년 특별반의 주강산이라 합니다. 이 친구들은 제 급우들이고요.
이렇게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강산 : 공손히 인사하며 자신과 팀원들의 소속을 밝힙니다
알 영감은 재밌다는 듯이 웃음을 터트립니다.
한참을, 그러니까 수 분을 그렇게 웃은 뒤에야
" 아이구. 이놈들아. 내가 너흴 잡아먹길 한다더냐? 그래. 그나마 거기 너는 좀 유쾌하니 좋다. "
태호를 가르키며 눈물을 닦아냈습니다.
" 거 참. 요즘 애들은 영감도 이리 무서워해서야. '칼날 심장' 같은 게이트라도 나오면 다들 심장이 벌렁거려 어디 공략이나 하겠느냐. "
칼날심장은 한때 러시아에 발생했던 초대형 게이트입니다. 영원히 재생하고, 또한 칼날에 의해 영원히 피를 뿜어내고, 그렇게 영원히 살아가며 천천히 발을 넓히다가 그 세계를 완전히 자신의 '심장' 일부분으로 만들어버리는 초대형 게이트의 보스였죠.
강산은 그것을 생각하며 머릴 긁적입니다. 물리적으로나 심리적으로나 벌렁거릴만한 게이트가 맞긴.. 하니까요.
" 뭐! 이 놈들 날아가는 꼴을 제대로 못 막았으니. 내가 너희에게 미안한 게 맞다! 그러니 이 할애비가 선물 하나 줄 텐데. 어디 받아 볼 셈이냐? "
"선물이라."
빈센트는 선물이 무엇일지 고민해본다. 빈센트는 오는 선물은 막지 않는 타입이었다. 그래서 선물을 준다 하면 고맙게 다 받았지만, 저 사람의 선물은 빈센트가 생각하는 선물이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뭐, 설마하니 죽을 짓을 하랴. 빈센트는 고개를 끄덕였다.
"주시면... 감사히 받겠습니다."
# 빈센트 : "줘"
칼날 심장..? 그건 심장이 벌렁거리는게 아니라 심정지가 오지 않을까요.
역시 범상치 않은 영감님이라는 생각을 하다가, 선물을 받겠냐는 말에 태호는 눈을 번쩍. 였다가 다시 내리깔며 무언가 고민하는 기색을 풍기다가... 불안감이 약간 실렸지만 무언가 다짐한듯한 눈빛으로 다시 시선을 올리고 대답합니다.
" 그, 손에 들고 계신것만 아니면요! "
옅게 웃으면서 농담을 던지는 모습.
하지만 머릿속에는 예전에 있었던 일이 떠오르고 있습니다. 약점 보호 기술을 배운다며 복날 개맞듯이 두드려 맞았던 일이라던가...
#선물! 좋아요! 뭔가 불안하지만...?
강산의 얼굴에 조금 어색한 미소가 번진다.
알이 일행을 보고 웃음을 터트리자, 맥이 풀리는지 강산의 자세가 조금 흐트러진다.
"어우 주시면 감사히 받죠!"
그래도 좀 전보단 조금 더 긴장이 풀린 것 같다.
#강산 : 알 영감의 제안에 관심을 보입니다
그는 씨익 웃으며.. 셋을 동시에 쥐고 하늘 높이 던집니다.
이 각도에서 추락한다면 의념 각성자도 살아남을 수 없을 만한 높이에서요!
" 기억해라 - ! ! ! 물 속에서 발을 휘젓는 것 같은 감각이다 - ! ! ! "
몸이 떠오른다. 그리고, 떨어진다.
눈을 감는다. 비명이 나오려고 하는 입을 막는다.
대신, 몸이 던져질 때 들었던 말을 떠올리며 필사적으로 발 끝의 감각에 집중한다.
물 속에서 발을 휘젓는 것 같은 감각이랬다.
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은, 그런 공기와는 다른 물의 밀도를 느껴본 적이 있을 터였다.
그렇지만 게이트라도 있는 게 아니고서야 이 허공에 액체 상태의 물이 있을 리 만무하다. 없는 물을 끌어오자니 마도를 구성할 여유도 없다.
그렇다면 그 밀도는 무엇으로 채워져야 하는 것인가.
이 세상에 있어 물과 공기에 맞먹을 정도로 널리 퍼져있는 것, 역시 의념이겠지.
강산은 의념을 일으켜 움직이기 시작한다.
깊은 물속에서 수면을 향해 떠오르려 하는 사람처럼, 그는 팀원들을 향해 손을 뻗으며 발길질한다.
#강산 : 망념 50만큼 신속을 강화하고, 잔여망념 100을 사용하여 '의념보'를 획득하려 시도합니다.
사실 얼추 예상했지만, 그래도 아니길 바랬지..
" 으아아악! 한태호 살려!! "
선물은 보험금 수령이 있어요 도 아니고 사람을 하늘로 날려?! 내가 로켓단이냐고!
고점을 찍고 자유낙하를 하는 가상화폐 전신체험 코스에 영혼의 비명을 지르던 태호는, 알 영감님이 지르는 소리를 듣고 쳐맞으면서 배운 약점보호를 떠올렸다.. 가 괜히 떠올렸다 싶어 다시 잊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치가 떨리네요.
" 물? 물 속에서 발을 휘젓는 감각? "
어디서 들어본 것 같은.. 백조?
백조는 물 아래에서 발을 엄청나게 휘젓고 있다는 뭐 그런건가? (잘못된 상식입니다)
이.. 일단 최대한 빠르게 휘저어보자.
뭐가 되었든 지면에 닿기 전에 성공시키지 못하면 피 보는 수준에서 끝나지 않을 것 같으니까...
#태호 : 망념을 50 들여서 백조 이야기를 떠올리며 다리를 굉장히 빠르게 파닥파닥 휘저어본다!
"..?"
왜 애들이 날고 있지.
잠시간 멍하니 하늘을 보고 있다가 곧장 뛰었다.
애들 추락하면 어쩌냐! 받아줄 수 있나? 내가 그럴 스펙이 되나?!
#서 윤, 떨어지는 사람 있으면 받아주려고 합니다.
"아... 이런 씨ㅂ..."
빈센트는 어지간한 범죄자에게도 하지 않는 욕을 하며, 자유낙하를 '즐기다가', 아래에서 세상 편한 소리를 하는 것을 듣고는 눈을 질끈 감는다.
"될 대로 되라지..."
# 빈센트 : 영감의 말대로, 다리로 걷듯이 해봅니다.
하늘을 날고 있는 세 사람은 생각했습니다.
.. 그게 무슨 개소리야?
강산은 천천히 발을 휘저어 보이지만, 발에 닿는 듯한 감각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냥 공기 속에서 발을 허우적거리는 듯한 감각. 공기가 움직이는 듯한 감각. 그 정도.
태호 역시 발을 빠르게 휘적거려보지만, 발에 닿는 공기의 감각이 다시 느껴질 뿐입니다...
빈센트는.. 다리를 걷듯 하지만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습니다. 아니 그냥 뒤지란 거야 뭐야?
......윤은 가만히 친구들이 올라간 각도를 바라봅니다.
아주 과거에, 가디언들이 게이트를 공략하는 영상을 본 적 있는데. 거기 나오는 가디언 중 하나가 저렇게 하늘 높게 뛰어오르더니 거대한 냉기의 창이 되어 땅에 내꽂혀 적을 공격하는 영상을 본 적 있습니다.
그것도 분명 멋있긴 했고, 적에게 엄청난 피해를 주긴 했었죠.
왜 이게 갑자기 떠올랐냐면.. 저걸 받아주려 했다간 받아준 윤은 팔이 빠지고 친구들도 다리가 삘 것 같습니다.
" 꼬마야! 넌 왜 땅에 있으냐! "
노안이라도 오셨나보죠.
알 영감은 천천히 추락하기 시작하는 세 사람을 보곤, 거칠한 턱수염을 만지며 바라봅니다.
" 단순히 물 속에서 발을 휘젓는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물의 감각, 발을 무언가에 딛는 순간의 감각, 내 몸에 닿는 것이지만 이물적인 무언가의 감각. 그 모든 것을 떠올려야 하는 게야! "
세 사람, 이젠 네 사람이 될 모습을 보며 알 영감은 그대로 발을 크게 들어올립니다.
불곰의 발울림
콰 - 앙 !!!!!!!!!!!
공기가 터지는 듯한 충격과 함께 커다란 바람이 네 사람을 다시 하늘 높이 띄워올립니다!
" 크하하!! 어디! 잘 느껴 보거라!!! "
영감님이 미친 것 같아요.
"으아아아아악!"
떨어진 몸이 다시 떠오르자 강산은 결국 비명을 지르고 만다.
이제는 떨어지는 것 자체가 문제가 아니었다.
저 사람이 가르치려고 하는 것을 해내기 전까지는 땅에 발을 디딜 수 없다는 직감이 든다.
"으아악!!!"
강산은 팔다리를 버둥거린다.
한두 번 더 던져지면 그땐 정말 이성을 잃을 것 같지만,
그렇기 때문에 버둥거리면서도 다시 의념을 끌어올리고 알 영감이 말한 대로 발에 무언가를 딛는 순간의 감각을 떠올리려 애쓴다.
#강산 : 반쯤 패닉한(?) 상태에서 의념보 획득을 다시 시도합니다...
"베로니카가 이 광경을 안 봐서 다행이군."
될 대로 되라. 빈센트는 몸을 강화한다. 무릎을 희생해서 살아남을 생각이었다.
# 빈센트 : 건강에 50 투자. 떨어지는 순간 굴러서 피해를 최소화합니다
이 사람은 도대체 왜 이러는 걸까요.
받아주기는 커녕 이제 함께 하늘 산책을 하게 된 나는 멍하니 생각했다. 무언가 되게 설명하고 계시긴 한데 그걸 아무나 할 수 있나요? 가끔 작동하는 직감인데 나는 여기서 긴 사고와 고민 끝에 결론을 내더라도 뭘 얻어갈 수는 없을 것이다. 아니, 얻는 건 있겠지. ..중상?
일단 하라는 대로 몸을 움직인다.
물 속에서 발을 휘저어 앞으로 나아가는 이유는, 그 곳에 무언가가 있기 때문이다. 발끝에 닿아 밀려나고 미는 것, 물이 있기 때문이다. 저 영감님의 말처럼 결국 그 곳에서도 딛을 수 있는 무언가를 딛는 것이다.
하늘에는 하늘이 있다. 바람과 공기가 있으며, 의념이 있다.
그것을 느끼고 딛고, 박찰 수 있는가?
"..바람은 시원하네에"
#윤 : 시키는 것처럼 감각에 집중한 채 팔다리를 휘젓지만, 어림 없지 내 우연과 필연은 매력에 썼다!
살짝.. 오묘한 감각이 듭니다.
그러니까. 무언가를 발 끝으로 밟는다는 느낌보다는, 무언가 덩어리진 무언가가 내 발을 계속 괴롭히는 느낌.
툭, 툭, 툭.
무언가가 연속해서 닿는 것만 같은 느낌.
그 느낌을, 태호와 강산은 동시에 받곤 놀란 표정을 짓습니다.
" 허허. 두 놈은 찾은 듯 하고! "
알 영감은 남은 두 사람을 바라보더니 손을 쫙 펼칩니다.
꾸드드드득, 하고 공간이 구부려지는 듯한 감각과 함께. 윤과 빈센트는 바닥에 부드럽게 착지합니다.
" 두 녀석은 아직은 이르지만. 오늘의 경험을 기억해두도록 하거라. 알았지? "
강산과 태호는 그 감각을 잊지 않으려는 듯, 빠르게 발을 내딛어봅니다.
마치 어린 아이가 억지로 커다란 계단을 밟고 움직이는 듯한 느낌.
각성자가 되고선.. 처음 느껴보는, 불편한 느낌입니다.
" 의념은 그 자체로 흐르는 성질이 있다. 우리의 몸이 가진 의념은 우리의 것 자체라지만, 주위의 의념은 그렇지 않을 수 있단 말도 되지. 그것을 감각적으로 느끼게 되는 것을 '각성'이라고 한다면. "
알 영감은 씩 웃으면서 여러분을 바라봅니다.
" 그 뒤. 이 의념을 어떻게 사용할지에 대해 감을 깨닿게 되는 것을 '이해'라 한다. "
강산과 태호는.. 자신의 행동 하나하나에 눈을 크게 뜰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야.. 하늘을, 달리고 있으니까요!
" 의념을 이해하기 시작하면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할 수 있게 된다. 공간을 짓이기고, 시간을 뒤틀고, 거리 감각을 무시한 채 반드시 닿을 수 있게 되고, 존재하지 않는 것을 의념으로 만들 수 있게 되며. 곧, 불가능에 도전할 수 있게 된다. "
두 사람은 천천히 땅에 내려옵니다.
여전히 심장은 미친 듯 두근거립니다. 그러나 다친 곳은 어느 곳도 없었고, 몸은 여전히 멀쩡합니다.
" 의념을 단순한 힘으로 생각하지 말거라. 의념을 어떤 형태로 쓸 수 있을지. 어떤 방법으로 쓸 수 있을지. 어떤 모습으로 보일 수 있을지 끊임없이 고민하거라. 그러면 너희들은 훌륭한 각성자가 될 수 있을 게야. "
그 가르침을 마지막으로, 알 영감은 네 사람의 머리를 평등하게 쓰다듬곤 등을 돌립니다.
" 나는 이만 가마! 사실, 시간이 조금 애매하니 말이다! "
빈센트, 서 윤은 의념보에 대한 실마리를 잡습니다!
의념보(1/5)
한 태호, 주 강산은 기술 의념보(F)를 획득합니다!
의념보(F)
의념의 활용. 1세대의 의념 각성자들은 자신들의 실력 외에도 의념의 보조를 받아 수많은 전투를 치뤄야만 했다.
하늘을 나는 괴물을 상대하기 위해 하늘 높이 뛰어오를 필요가 있거나, 바다 아래에 있는 괴물들을 위해 바다 아래로 뛰어내릴 필요가 있던 시대. 환경이나 상황의 문제에 대비하여 의념 각성자들은 새로운 방식으로 의념을 활용하기 위해 많은 시행착오를 걸쳤고, 그 결과 만들어진 것이 의념보이다.
자신의 의념을 발에 둘러 원하는 욕구를 이루고자 하는 의념의 성질을 강화해 일정 환경을 무시하고 움직일 수 있게 해준다.
매 턴당 20의 망념이 증가하며 짧은 거리의 하늘, 또는 물 위에서 움직일 수 있게 된다.
"...어떻게 살아남았군요."
빈센트는 쿵쿵 뛰는 가슴을 부여잡고 말한다.
"이것도 재미...려나요?"
빈센트는 그렇게 말하며, 앞으로 전진하자고 독려합니다.
"가죠. 저 영감 덕분에 어지간한 것은 다 끝났을 것 같은데 말입니다."
# 빈센트 반응 - 전진합시다
"..저게 있었으면 새 잡기가 더 편했을 텐데."
로프 커넥트로 매달렸던 감각은 즐겁긴 했지만 마냥 좋지도 않았고, 고생도 했고. 미-묘한 감각 정도만 느낀 나는 하늘을 달리는 둘을 보며 허허롭게 웃을 뿐이다. 꽃잎 밟기, 개발해볼까.
"아, 안녕히가세요!"
등을 돌린 영감님에게 손을 흔들었다.
자, 그럼.
이제 뭘한담.
#윤 : 영감님에게 인사
"와...."
강산은 어느 새 소리 지르는 것도 멈추고 하늘을 달리다, 땅에 내려온다.
그리고 다른 파티원들이 무사한 것을 확인하고 깊은 한숨을 쉰다.
그러다 알 영감에게 머리가 쓰다듬어지자 잠깐 멍하니 서 있다가도.
"감사합니다. 살퍼가십시오."
그가 멀어질 때쯤에서야 뒤늦은 인사말을 건네고, 강산은 파티원들을 따라 걸음을 옮긴다.
"할 만큼 했으니 슬슬 돌아갑시다."
# 강산 : 알 영감에게 인사하고 복귀합니다.
" 오, 오, 오와, 오와, "
한 번 감을 잡은 뒤부턴 불편하나마 어느정도 공중에서 움직일 수 있는지, 태호는 눈을 크게 뜨고 입으로는 연신 감탄성을 내뱉으며 하늘을 달리다가 영감님의 말을 들으며 천천히 땅으로 내려옵니다.
그렇게 땅으로 내려온 뒤에도 아직 하늘을 걸을때의 기분을 떨쳐내지 못했는지 괜히 고개를 돌려서 발뒤꿈치를 내려다보는 등 오두방정을 떨던 태호는 알 영감님이 머리를 쓰다듬고 등을 돌리자 그제서야 감정을 가라앉히고 떠나가는 알 영감님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합니다.
" 선물 감사합니다! 안녕히가세요 알렉세이 영감님! "
왜 알렉세이 영감님이냐고요?
러시아 출신에 알-로 시작하면 그것밖에 안 떠오르니까! 아님 말고!
#태호 : 알(렉세이?) 영감님에게 인사!
그리고 하늘 위로, 폭죽 하나가 터져오릅니다.
완전한 붉은 빛의 폭죽.
사태가 해결되었다는 폭죽입니다!
의뢰가 완수됩니다.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전원은 신 한국 기여도 30을 획득합니다.
전원은 20,000GP를 획득합니다.
네임드 급 개체의 사살을 확인하였습니다.
신 한국 기여도 50을 전원에게 추가로 지급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지금 부로 개인진행으로 전환됩니다!
- -8- 복귀
"후우... 끝났군요."
빈센트는 일단 미리내고로 돌아가기로 합니다.
# 미리내고로 돌아갑니다.
미리내고로 복귀하였습니다!
베로니카는.. 의뢰에 나간 듯 합니다!
[베로니카. 의뢰를 나간 것 같네.]
[언제쯤 돌아와?]
[시간 나면 답장해줘.]
# 라고 남깁니다. 시간이 답하겠죠.
메세지를 보냅니다.
답변은.. 언제 올지 모릅니다.
빈센트가 돌아왔는데 베로니카는 의뢰 나가있던 상황입니다.//
"그럼, 이거나 얻어볼까."
빈센트는 마도를 배우기로 하고, 기술서를 펼친다.
"..."
# 화염 쐐기 기술서 사용합니다!
획득합니다!
화염 쐐기(F)
마도의 힘으로 거대한 화염의 추를 만들어 상대에게 내려찍는다. 특정 조건을 충족할 시 폭발하여 추가적인 대미지를 입힌다.
"흠... 그렇군."
빈센트는 뭔가 해야 할 일이 있는 것 같아 생각해보다가, 손가락을 튕긴다.
"영월."
빈센트는 일단 꽃집을 찾아간다.
#꽃집을 찾습니다.
상점가로 이동합니까?
"...지금... 이게 중요한게 아닌 것 같군."
#영월전쟁 추모장소로 이동합니다.
800GP랑 61망념.
뭐 낼라우.
"800GP. 돈으로 때워야지."
#800GP로 이동!
이동합니다.
이제.. 아시죠..?
"알죠. 잘 알고 말고요."
빈센트는 특별반 인원들 사이에 서서, 추모비를 바라보며 성호를 긋는다.
"너무 많은 이들이 죽었죠."
#추모를 준비합니다
"그런데...ㅇ급히 오느라 빈손으로 왔네요."
빈센트는 그렇게 말하면서 주변을 바라봅니다.
# 혹시 주변에 꽃을ㅇ파는데는 없나요?
영월은 최근에 기습 전쟁으로 한 번 뒤집어진 곳입니다.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가게가 아직은 없죠..
- -9- 준비
구매합니다.
"도기 씨를 보러 가야겠긘요."
빈센트는 코인 다섯개를 손에 쥔 채로 특별 수련장으로 향합니다.
#도기형 보러 수련장가요
도기는 귀찮다는 듯 꼬리를 휘휘 젓습니다.
"오늘의 코인입니다."
도기에게 코인 다섯개를 바치고, 특별수련장으로 들어갑니다.
# 입장
"언제까지고 C급에 머무를 수는 없지."
빈센트는 앉아서, 불을 피우고, 그 불을 이리저리 조종해보고, 그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대한 작은 불씨로 분리해보면서 수련합니다.
# 수련코인 32개 사용해서 마도(C)를 수련하겠습니다.
수련합니다.
마도(B)에 도달합니다.
마도(B)
이제는 뛰어난 마도사라 보더라도 무방할 법한 경지.
현상을 비트는 것에서 시작하여, 현상을 발생시키기 시작하는 경지. 이제 단순히 마도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마도의 길에 제대로 들어섰다.
특성 '의념 시안'을 획득합니다.
의념 시안
매 턴 망념을 5 증가시키는 것으로 의념의 흐름을 볼 수 있다.
기술 '중첩 캐스팅'을 획득합니다.
중첩 캐스팅
충분한 경지에 다달라 마도의 길을 제대로 걸을 수 있는 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일종의 기예.
마도의 발동을 지현시키고, 중첩시켜 발동시킨다.
랭크에 따라 중첩 가능한 횟수가 변화한다.
B랭크의 마도를 보유한 경우 총 두 번의 마도를 중첩시켜 발동할 수 있다.
"...후우."
빈센트는 특별 수련장을 나서며, 만족스럽게 연락합니다.
# 베로니카에게 연락합니다.
아직 연락되지 않습니다.
"흠. 그렇단 말이지..."
빈센트는 사정이 있겠거니, 생각하고는 상점가로 이동하기로 합니다.
#상점가로 이동해요
상점가로 이동합니다.
"실례합니다. 여기 목재 같은 걸 파는 곳은 어디 있는지 아십니까?"
사람들에게 이것저것 물어가며 자재상을 찾습니다.
#나무 판자 등을 살 수 있는 곳을 찾습니다
단순한 나무 판자 같은 것은.. 학교에도 있을 것입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안 오는 건데."
빈센트는 머리를 긁적거리며 학교로 돌아갑니다.
#그러면 학교로 돌아갑니다
"흠..."
#학교 근처에서 불이 잘 붙고, 오랫동안 탈 나무판자 따위를 알아봅니다
재고실에서 적당히 튼튼한 허수아비 인형을 받아옵니다.
"좋아... 그러면 이걸 써볼까"
# 일반 수련장으로 이동합니다!
일반 수련장으로 이동합니다.
... 정체를 알 수 없는 의념의 농도가 강하게 느껴집니다!
충분한 해석이 덧붙여진다면 깨달음을 얻을 가능성이 증가할 것 같습니다!
빈센트는 주변을 둘러보다가, 최대한 주변 사람들이 엮이지 않을 구석진 곳으로 이동합니다. 그리고, 그곳에 허수아비를 놓고는, 그가 자신 있는 불의 마도를 이용합니다.
"후우..."
빈센트는 허수아비에 불을 붙입니다. 불을 붙을 정도로 강하지만, 그렇다고 허수아비가 불타볼 새도 없이 화끈하게 잿더미가 되지는 않을 정도로요.
# 불의 마도를 운용해 허수아비를 태워봅니다
허수아비에 불이 붙습니다!
축하합니다! 빈센트는 허수아비를 파이어 허수아비로 진화시켰다!
칭호 불효자를 획득해야만 할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그럼... 시작해볼까>"
허수아비를 구석에 던지고, 불을 붙여본다. 적당한 화력으로. 순식간에 잿더미가 안 되게. 그저 불을 '시작'한다는 느낌으로.
#허수아비에 불을 붙입니다
조금 더 정확히 서술해봅시다.
단순히 그 느낌이 맞나요?
"...후."
빈센트는 로뮤나의 이야기를 생각해본다. 마도 역분해로 불이 사라진다면, 그 불에서 생겨난 또다른 불은 어떻게 될까? 여러가지 의미로 해석될 수 있겠지만, 빈센트 생각에는 아무래도 '안 꺼진다'를 돌려 말한 것 같았다.
그렇다면 빈센트의 의념과 마도로 나타난 불이 아닌, 그 불에 의해 태어난 또다른 불이라면. 그건 '마도'의 구성물도 결과물도 아니니 끌 수 없다. 그렇다. 하지만 문제가 있다. 그렇다면, 이 불은 어떻게 유지하는가? 어떻게 통제하는가?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자 했다. (아마 높은 확률로) 로뮤나는 이런 것을 의도하지는 않았겠지만, 그래도 어떤 느낌인지는 알아보고 싶었다.
그래서 빈센트는 허수아비의 온 몸에 좌표를 설정하고, 마도를 구성해 불을 피어올린다. 일단 불을 붙여보고 싶었다.
# 불을 붙입니다.
불이 붙습니다!
음......
그냥 불인데요?
"...."
그래. 이건 그냥 불이다. 하지만, 이 불이 과연 그냥 불일까. 빈센트는 그렇게 생각하며, 마도 역분해를 시행한다.
"꺼져라. 아니면 말고."
# 허수아비에 붙은 불에다가, 마도 역분해를 시전합니다.
불은 아무렇지 않게 꺼져버립니다.
으음......
모르겠군요.
"...그래. 이렇게 나온다 이거지."
빈센트는 한숨을 쉬며 얼굴을 싸맨다. 뭐가 문제지? 뭐가 불만인 거지?
빈센트는 그렇게 생각하다가, 일단 잿더미가 된 인형부터 치우기로 한다. 내버려두면 민폐니까.
"..."
빈센트는 가만히 앉아있다가, 혀를 쯧 차더니 눈을 감고, 자신이 불태운 허수아비를 한번 때려보기로 한다.
속성 수련이나 하자는 생각이었다.
# 마도를 구성해, 다 타버린 허수아비에게 번개를 내리쳐봅니다.
어떤 형태로 번개를 구상해냅니까?
단순히 표현하여서는 꽤 많은 망념을 필요로 하게 될 겁니다.
"아..."
빈센트는 잠깐 생각해보다가, 심상을 구체화한다.
# 밤에 쾅쾅 내리치는 번개를 생각한 빈센트는, 천장에서 나타난 가는 번개 한 줄기가, 허수아비를 내리치는 상상을 하며, 그것을 현실로 실현시키려 합니다.
마도의 식들을 구성해보고, 빈센트는 손을 튕겨봅니다.
콰릉!
허공에서 내려친 번개의 형태는, 확실히 엄청난 쾌속의 형태를 하고 있었습니다.
위력과 속력은 확실히 높지만.. 단점이 있다면, 그 형태가 조금 직선적이라는 단점은 존재합니다.
"흠... 그렇다면..."
빈센트는 머릿속에서, 사방으로 뻗어나가는 번개를 생각한다. 그리고, 그 번개의 방향을, 자신의 머리로 통제한다고 생각해본다. 사방으로 뻗어가는 번개가 있다. 그렇다면, 이 번개가 뻗어나가는 방향을 통제한다면 어떨까?
빈센트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다시 마도를 구성한다.
# 이번에는, 짤과 같이 사방으로 뻗어나가는 번개를 생각합니다... 그리고, 빈센트의 능력으로 최대한 번개가 뻗어나가는 방향을 통제해서, 뻗어나온 번개들이 허수아비를 감싸듯 공격하게 합니다.
익숙하지 않은 방식입니다.
실패합니다.
"...처음부터 너무 어려운 걸 시도한 모양이군요."
빈센트는 다시 정신을 집중한다. 그리고, 이번에는 번개의 흐름을 통제하는 대신, 사방으로 뻗어나가는 번개가 알아서 뻗게 내버려둔다. 아이를 낳고, 아이들이 뭘 하건 방관하는 부모 같은 느낌으로. 빈센트는 다시 마도를 구성한다.
# 이번에는 마도를 구성하여 사방으로 뻗어나가는 번개를 구현합니다. 하지만 진행 방향을 통제하지 않고, 그냥 알아서 뻗게 내버려둡니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사방으로 뻗어가는 번개는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아직.. 이런 형태의 마도에 익숙해지지 못해 생긴 문제인 듯 합니다.
공부가 필요할 것 같군요.
"그래. 그렇다면 뭐..."
빈센트는 오늘의 공부는 다 되었다고 생각하고, 베로니카에게 다시 한번 연락해봅니다.
"베로니카. 아직 안 돌아왔나?"
# 연락해봅니다. 실제 진행 기준 시간은 얼마 안 흘렀겠지만...
아직입니다.
음.. 아마 이번 진행이 끝나면 슬슬 복귀할 것 같네요.
캡피셜로 봐도 될 것 같습니다.
"흠... 좀 걸리는군."(실제로는 얼마 안 건드렸을 수도 있음)
빈센트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어차피 시간도 많겠다. 미니 전투교관이나 꺼내보기로 한다.
# 그 일반반 vs. 특별반 모의전때 받았던 그겁니다.
인벤토리에 있던 미니 전투 교관을 꺼내어 가동시킵니다.
주머니에서 팩소주를 꺼낸 미니 전투교관은 한 잔 깊게 마시며 빈센트를 바라봅니다.
┌ 무슨 일인가 꼬맹이? ┘
"번개는 나중에 알아봐야겠군."
빈센트는 혼잣말하며 연락한다.
#베로니카에게 연락
[ 의뢰가 끝났는데, 확인할 게 있다고 해서 지금 중국에 있어요. ]
[ 시간이 좀 더 걸릴 것 같은데 무슨 일 있어요 빈센트? ]
문자에서부터 빈센트에 대한 걱정이 듬뿍 느껴집니다.
"중국,? 멀리도 갔군."
빈센트는 웃으면서 말했다.
[무슨 일 있기는. 잘 했나 궁금해서.]
[뭐, 베로니카가 못할 일이 어디 있겠냐만. 의뢰는 혼자서 간 거야? 무슨 의뢰를 수행했는지 궁금해지네.]
[어쩌다가 중국까지 간 건지는 모르겠지만 잘 하고 와. 모든 일은 끝마무리가 중요하니까.]
#라고 문자합니다.
[ 잘 끝내고 돌아갈게요. ]
[ 당신도. 문제 없이 다시 만나요. ]
그렇게 대화가 끝납니다!
"...그럼 나도 힘내볼까."
빈센트는 그렇게 말하면서 미니 전투교관을 찾아봅니다.
빈센트=영성 200 천재
빈센트주=지난 진행에 전투교관 사용해놓고 베로니카한테 연락해서 전투교관 증발시킨 영성 -200 한국말하는 원숭이
"번개는 번개고, 대운동회가 얼마 안 남았으니 교습이 필요하겠군요."
빈센트는 미니 교관을 꺼내든다.
# 미니 전투교관 구입.
혹성탈출 - 빈센트주의 서막
23504년 대개봉
구매합니다!
"교관님. 도움이 필요합니다. 나와보시죠."
# 미니 전투교관을 사용합니다.
전투교관은 팩소주를 까면서 등장합니다!
- 저번에는 급한 듯 가더니. 여유가 났나보군 병사?
"시간이 없으니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죠."
빈센트는 손을 튕겨 불꽃을 만들고, 교관에게 말한다.
"제 전투 스타일에 대해 가르침이 필요합니다."
#대화
- 가르침인가 대련인가.
교관은 단호하게 빈센트를 바라보며 묻습니다.
"흠."
빈센트는 생각하더니, 대련이 좋겠다고 생각한다.
자신 같은 이를 만나면, 답이 안 나오니까.
#"날 죽이지 못하는 고통은 나를 강하게 한다죠. 죽지 않을 만큼까지 대련해보죠."
대련
천천히 미니 전투 교관의 팔다리가 늘어납니다.
그는 평온한 눈으로 빈센트를 바라보며 묻습니다.
- 선공? 아니면 후공?
"듣기로는, 선공을 허용하면 반격은커녕 대응할 시간도 없을 정도로 기술이 현란하시다더군요."
빈센트는 그렇게 말하고, 손가락을 튕겨 폭발을 일으킵니다.
# 클랩! 으로 공격하고 말합니다.
"적어도 제 능력은 저보다 잘 꿰고 계신 분이니, 이 정도는 해야 무게추가 조금이라도 덜 기울겠죠."
전투 교관은 마도를 이용하여 자신에게 흐릿한 벽을 만들어내곤, 그것을 순식간에 쏘아내어 빈센트를 날려버립니다.
- 가장 기본적인 마도의 운용이지. 즉발식의 마도들은 대부분 구성된 마도들에 비해 약하다. 아, 물론 난 자네와 같은 기준으로 움직이고 있으니 자네가 불 속성에 능숙하단 점은 알고 있다네. 그래서 물 속성의 마도로 쏘아낼 수 있는 벽을 만들어 날 보호하다가 그걸 자네에게 쏘아내었을 뿐이라네.
축축한 옷을 털어내며 빈센트는 전투교관을 바라봅니다.
- 기술화된 마도에만 너무 집중하지 않는 게 좋네. 때론 자신에게 익숙하지 않은 형태에도 집중하는 게 좋지. 나의 경우에는 자네에 대해 알고 있기 때문에 물의 마도로 구성하였지만 때론 적의 공격을 지켜보고 그 속성에 대해 분석한 후 그의 역속성으로 적을 공격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네. 아 참고로.
그는 허공에 물의 벽을 다시 만들어내며 말합니다.
- 이 마도는 '탄벽'이란 기본적인 마도에 속성을 부여한 것이라네. 자신이 가진 기술을 개량해보는 것도 마도사에겐 필요하기 마련이지.
"...좋은 조언 감사합니다."
빈센트는 고개를 숙여 감사를 표하고, 허공에 위치한 물의 벽을 얼리려고 시도합니다.
"이건 어떨까요?"
"이런 게 있었군요."
빈센트는 고개를 끄덕이고, 이번에는 이전에 있었던 일을 생각해본다. 얼음 능력자 상대로 고전했던 기억이 있어서, 한번 물의 벽을 얼려보기로 했다.
"이건 못 움직일 겁니다."
#미니교관이 생성한 물벽을 얼려버립니다.
전투 교관은 얼음벽 그대로 빈센트를 공격합니다.
단순히 얼린다. 뭔갈 한다.. 보단 행동에 이어질 무언가를 생각하는 게 좋습니다.
캡틴이 아무리 보정해준다 해도 한계가 있으니까요.
- 꽤 단순한 방식의 전투를 좋아하나보군.
아니 근데 저걸 쟤한테 들으니 화나네
"...퉤."
빈센트는 핏물에 절은 이빨을 뱉고 말한다.
"그럼 교관님이 어떻게 하는지 보죠."
#빈센트는 얼음으로 된 약한 벽을 만들어 교관을 내리친다. 쉽게 부서질 정도로 약하지만 그만큼 파편이 많이 발생하겠지
마도 역분해
허공에서 분해되는 마도를 보며 빈센트는 드디어 혈압의 요소를 완전히 찾은 듯 싶습니다.
그러고 도망치듯 처음의 인형같은 형태로 돌아가는군요
아아아아아아아아악!!!!!!!!!!!!
"베로니카가 이제 돌아왔으려나."
# 베로니카를 찾아봅니다. 주변에 있나요.
베로니카는 살짝 무릎을 굽힌 채로 수련장 바닥에 난 흔적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아까 전투 교관이 만들고 간 흔적을 아주 유심히 살펴보고 있네요.
" .. 상당한 강자의 흔적? "
베로니카는 그가 남기고 갔던 흔적들을 유심히 살펴보고 있습니다.
경계하는 이유는.. 아직 모르겠군요.
"베로니카?"
빈센트는 경계하는 베로니카를 보고, 무릎을 굽혀 눈높이를 맞추곤 베로니카를 바라본다.
"그냥 재수없는 교관 인형이야. 너무 신경쓰지 말라고."
빈센트는 그렇게 말하고, 화제를 돌리려고 한다.
"후우."
빈센트는 베로니카에게 말합니다.
# "카페나 가볼래? 너한테는 며칠 아닐지도 모르지만, 난 꽤 오래 못 본 느낌이라 말이야."
베로니카는 가볍게 고갤 끄덕이며 빈센트의 손을 붙잡습니다.
" 에스코트. 부탁해도 되겠죠? "
"당연하죠. 공주님."
빈센트는 장난스레 말하며, 그녀를 데리고 카페가 있을 법한 상점가로 갑니다.
"네가... 인간이라는 당연한 사실을 인정하니까 많이 편해지더라고."
# 갑시다
어떤 카페로 이동하나요?
아는 카페가 없다면 이동에 30망념을 소모하십시오.
"카페를 어디로 가야 좋을지 모르겠지만, 감에 한번 맡겨보자."
빈센트는 그렇게 말하고, 베로니카의 손을 잡고 갈만한 카페를 알아봅니다.
# 망념을 30 지불해 카페로 향합니다. 무슨 인스타그램 감성이랍시고 폭격기에 10시간 동안 정밀타격당한거 같이 폭삭 무너진 철거현장 카페 같은거 말고...
사악한 캡틴의 4트 시도는 아쉽게도 침몰해버립니다.
상당히 특이한 형태의 카페를 찾아냅니다.
얼핏 들은 바로는 동북아시아 가디언 아카데미에서 유행하던 카페가 차츰 성장함에 따라, 이 곳까지 퍼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카페 안에는 너구리들이 열심히 돌아다니며 서빙을 하거나, 재료를 옮기고 있습니다.
신 한국의 위생법이 졷하진 않을테니 아마.. 위생적으론 문제가 없을겁니다.
" 어서오구리! "
한 마리 너구리가 빈센트에게 다가옵니다.
" 너구리 카페 대치동점에 온 것을 환영한다구리! 주문하겠구리? "
베로니카는 말하는 너구리를 보며 놀란...
" ..귀여워.. "
것 보다는 그냥 맘에 든 것 같네요.
"음. 비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 지성체가 운영하는 카페가 있다고는 들었는데 여기서 보게 될 줄은 몰랐군."
빈센트는 귀여워하는 베로니카를 보며 잘 왔다고 생각하고는, 적당한 창가에 자리를 잡고 주문하기로 한다.
"저는 에스프레소 한 잔. 베로니카는 뭐로 할래?"
# 진행
아주 조금이지만 다윈주의자 같은 발상이었다고 캡틴은 생각합니다.
농담입니다.
베로니카는 메뉴를 보더라도 무엇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짓고 있습니다.
" 만약 뭘 먹을지 모르겠다면 파르페를 추천한다구리! "
너구리는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말합니다!
그런 너구리의 말에 조심스럽게 고갤 끄덕이는군요.
참.. 피만 안 보면 얌전한데 말이죠..
빈센트는 창가에 앉고, 조금씩 베로니카의 반응을 관찰한다. 피만 안 보면 얌전한데 말이야.
"음. 참 오랫동안 못 본 거 같은 느낌이 들어서 말이야. 느낌이. 그래서 심심해서 카페로 온 거야."
오랫동안(메타적 의미로) 못 봤다. 빈센트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메뉴를 기다린다.
"의뢰에 갔다고 들었어. 혹시 무슨 의뢰였어? 그냥... 위험했던 건 아닌가 걱정스러워서."
# 대화
" 인천에 갑작스럽게 발생한 게이트 때문에 도움을 주기 위해 파견됐었어요. 안전시대라는 게이트였는데, 피를 흘리진 않지만 다량의 인간형 몬스터가 발생하는 공장같은 형태의 게이트였어요. "
과일과 함께 파르페를 한 입 떠먹은 베로니카는 놀란 표정을 짓습니다.
.. 그런데, 원래 파르페를 만들 때 저런 중식 웍을 사용하던가요?
" 빈센트도.. 먹어볼래요? "
베로니카는 살짝 부끄러운 눈치로, 살짝 떠서 빈센트에게 내밀고 있습니다.
"피를 안 보는 인간형 몬스터가 나오는 게이트라... 정말이지, 베로니카 너를 위해 준비된 게이트 아냐? 농담이야. 내가 거기 없던 게 아쉽네."
빈센트는 웃으면서, 베로니카가 숟가락으로 떠놓은 파르페와, 베로니카 너머에서 너구리들이 웍으로 파르페를 열정적으로 볶고 있는 이족보행너구리보다 훨씬 비현실적인 광경을 번갈아보았다. 이러든 어떠랴, 저러든 어떠랴. 빈센트는 받아먹는다.
# 옴뇸뇸
살짝 볼그스름한 베로니카와, 딱히 별 생각 없는 빈센트.
" 그럼 빈센트는.. 무슨 일 없었나요? "
이번에는 베로니카가 궁금한 듯 물어옵니다.
"어... 별 일이라."
빈센트는 별 일이 있었나 생각해봅니다. 별 일이라면 많았습니다. 뭐...
"음. 없는 사이에 몬스터 빈발지역에 가서 내 한계를 깨닫고, 마도 역분해에 대해 대항할 방법을 찾아보고, 마도를 수련해서 B 랭크까지 올라가고. 내가 불을 좋아하는 마도 사용자인 거지, 불만 사용할 수 있는 마도 사용자가 아니란 걸 뒤늦게 깨닫고. 그런데 그 때, 뭐라 해야지. 이건 좀 고백 같아서 그런데..."
빈센트는 머쓱한 얼굴로 말한다.
"음. 네 빈자리가 정말로 크게 느껴졌어. 이틀인가 하루에 한번씩은 꼭 몇 번이고 닿지도 않을 연락을 한 기억이 나. 옛날은 모르겠지만, 지금은 얼굴 보니 반갑고 좋네."
#
너무 오랜만에 하는 진행이라 개월수로 따져야 하지 않을까 고민하는 빈센트입니다.
마도 B에 도달했다는 말을 듣곤, 베로니카는 해맑게 웃으며 축하를 보냅니다.
" 축하해요! 이제 어엿한 고위 마도사네요? "
"음... 그런가? 고마워."
고위 마도사라. 띄워주니까 조금 어색했지만, 빈센트는 기대에 부응하려고 빈 물잔을 보고, 머리에 힘을 줘서 물을 채워보려고 합니다.
"그럼 이건 되려나"
# 자랑 겸, 마도를 구성해서 빈 잔에 물을 채워봐도 될까요?
이정도는 수식을 구성할 필요도 없죠.
비어있던 컵 속에 순식간에 물로 이뤄진 베로니카의 조각을 만들어내곤, 흩어져 한 컵 가량의 물을 만들어냅니다.
" 우와아.. "
불만 쓰던 우리 빈센트가 이런 것도 할 줄 알게 되었군요!
베로니카는 진심으로 신기한 것을 보았다는 듯한 눈빛으로, 물컵을 쥐고 있습니다.
"많이 노력했으니까."
빈센트는 노력했다. 확실히 그랬다. 아직도 부족하긴 했지만, 절벽이 아무리 높아도 빈센트가 올라온 높이를 부정하기는 어려웠다. 그리고 빈센트는 베로니카가 생겼다가, 톡 터지면서 액체가 되는 것을 보고 어... 하다가 말한다.
"의도한 건 아니었는데 이렇게 됐네. 내가 요즘 네 생각만 했나보다."
빈센트는 에스프레소를 들이마시면서 참 폭탄같은 발언만 던진다.
#"그래서... 음... 그때, 부산에 갔던 때 혹시 기억나?"
베로니카는 살짝 퐁 터진 탄환처럼, 붉게 얼굴을 물들인 채 고갤 숙이곤 고갤 끄덕입니다.
"그렇게 부끄러워할 필요는 없잖아."
빈센트는 허허 웃으면서 베로니카를 바라보고, 그 때 있었던 일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 때... 호텔에서 보트 타고 바다로 갔던 때가 기억나는군. 네가 자고 있었는지, 눈을 감고 쉴 뿐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그 때... 널 어떻게 생각해야 할 지 마음을 정했었거든."
빈센트는 자신의 파탄스러운 말재주를 저주하다가, 베로니카에게 말한다.
"그래서, 말해야 할 것 같아서. 널 괴물로 보던 시절은 한참 전에 지나갔고, 무섭던 시절은 몇 달 전에 끝났어. 그리고... 다음 단계를 생각해봐야 하니까 말이야."
# 늦었다!!!
베로니카의 표정에 의문스런 표정이 올라옵니다.
- -10- 베로니카
"본론부터 말하자면, 그때 널 가족이라 생각하기로 했어."
빈센트는 베로니카에게 말한다.
"물론... 네가 나에게 정확히 무슨 가족인지는 모르겠지만, 넌 내 가족이었으면 좋겠어. 죽으면 슬퍼하고, 가끔 싸워도 결국은 이어지고, 어떻게든 같이 가는 가족."
그리고, 자신의 빈 잔에 부모의 형태를 물로 만들어냈지만, 이내 없애버린다.
"음. 너가 내 동생인지, 딸인지, 엄마인지, 아니면... 네가 제일 원하는대로 아내인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베로니카는... 내 가족이야."
# "...어떻게 생각해?"
베로니카는 오묘한 표정으로, 비어있는 물잔을 만지작거립니다.
분명 좋은 반응을 끌어내긴 어려운 대화입니다. 언제는 도구로 취급하더니, 근래에 갑자기 사람으로 취급하곤, 이제는 가족으로 취급한다.
누구라도 그런 말을 한다면 믿지 않으려 하겠죠.
" 네. "
하지만, 베로니카는 그런 빈센트의 말에 고갤 끄덕입니다.
더 말은 없습니다. 한참 붉어진 얼굴로, 그저 조금 차가운 냉기의 감각에 기대어 자신의 얼굴이 볼그스름히 달아오른 것을 식히려 합니다.
그런 베로니카의 잔에 마도로 냉기를 불어넣자, 차가운 것이 볼에 닿는 감각에 베로니카는 살짝 몸을 떨곤, 빈센트를 바라봅니다.
그리고 두 사람은, 서로 맞추기라도 한 것처럼 웃음을 터트립니다.
내심 진지했던 두 사람의 모습이 웃겨서, 어떻게 대답해야 좋을지 고민하는 두 사람이 웃겨서. 두 사람은 그냥 웃음을 짓고 맙니다.
말하지 않더라도 빈센트는 베로니카의 대답을 알고 있습니다. 단지 두 사람은 지금과 같은 관계를 이어갈 것이고, 더 나은 관계에 나아가기 위해 노력하게 될 것입니다.
오늘은 조금 더 다른 날이 될 것 같습니다. 입에 닿는 쓰디 쓴 커피의 향이 조금은 부드럽게 느껴지고 파르페의 달달한 맛이 열기에 녹아들어 맛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고 있음에도.
두 사람은 서로 만족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음은 분명합니다.
베로니카의 호감도가 '미묘한 애정'으로 변경됩니다!
빈센트는 웃다가, 베로니카에게 진지한 목소리로 말한다.
"...그리고 이러려면, 지금까지 너한테 했던 일들도 사과할 필요가 있겠지."
사과해야 할 일들은. 빈센트는 운을 띄우고 말을 잇는다.
"너를 괴물처럼 대했던 일. 잘 때 손 좀 잡은거 가지고 불 마도로 옷 태운 일. 고작 네 역량을 시험해보고 싶다는 말같지도 않은 이유로 누구를 죽이게 해서 네가 가디언한테 맞아서 눕게 만든 일."
이야, 많기도 해라. 빈센트는 가책을 느끼며 말한다.
"사람한테 할 짓이 아니고, 가족한테 할 짓은 더욱 아니었지. 이건 정말 미안해."
라고 말하고, 무거워질까봐 웃으며 말한다.
#"그래도, 이런 나를 견뎌줘서, 한술 더 떠서 감싸줘서 정말 고마워. 네가 나를 좋아하는만큼은 아닐지도 모르지만, 나도 너에게 그런 사람이 되려고 할게."
베로니카는 가볍게 고갤 끄덕이면서, 천천히 고갤 들어올립니다.
살짝 볼그스름한 표정으로.
" 그럼 결혼할까요? "
"워."
갑작스럽게 가까워지는 감정의 거리에, 빈센트는 허허 웃는다.
"베로니카. 날 놀라게 하는 데는 큰 재주가 있구나."
빈센트는 그렇게 말하고, 애매한 답을 한다.
#"그 마음은 알아. 네가 얼마나 진지한지도 알고. 하지만, 그러니까, 네 마음이 진심일수록, 네가 날 사랑할수록, 내 대답도 그래야 해. 그러니 좀 기다려줄 수 있을까?"
1.2. 미니 진행 ¶
- 미니진행 1
- 시간-대상
현재-베로니카
... 트.
...... 센트.
" 빈센트. "
봄볕은 사람을 가라앉히는 힘이라도 있는지. 잠깐의 잠에서 깨어납니다.
강가 위에 뜬 작은 쪽배에 앉은 채. 두 사람은 잠시의 평화를 보내던 중이었습니다.
" 괜찮나요? 쉴 시간이 필요했던 건 아닐까요? "
베로니카는 걱정스런 표정으로 빈센트를 바라봅니다.
"..."
빈센트는 눈을 뜨고, 베로니카를 바라본다. 변함없이 아름답고, 변함없이 불타는 저 눈동자란. 빈센트는 몸을 일으키고 머리를 긁적이는 것을 기상 이후 첫 행동으로 삼았다. 그리고, 그 다음으로, 베로니카에게 고개를 돌리고, 그 고개를 가볍게 저어 베로니카의 물음을 부정했다. 하지만, 부정 뒤에 따라오는 말은, 부정이라고 보기에는 약간 어색한 면이 있었다.
"쉴 시간이 필요하긴 했어. 그런데... 내가 무리했다는 건 아니고, 그냥, 이렇게 쉬는 시간이 부족했다는 것 뿐이지."
빈센트의 손은, 쪽배를 제 몸 위로 밀어내주는 강가의 물결을 스쳤다. 빈센트는 강의 풍경을 바라보다가, 이내 베로니카에게 해야 할 말을 이었다.
"오랜만이잖아? 그냥, 경계할 필요도 없고, 걱정할 필요도 없이, 이런 곳에서, 편안한 사람들끼리 편안하게 쉬는 거."
# 라고 말해본다.
" 편안하다.. 편안하다.. "
편안한 사람들, 빈센트의 말을 되새기며 베로니카는 숨기려 하지만, 살짝 얼굴에는 붉은 홍조가 올라왔습니다.
자신의 사랑을 표현하면서도, 그것을 언어로 표현하는 법이 적은 베로니카로써는, 거기에 더해 빈센트가 단지 '농담'으로 말했을 가능성을 놓치 않는 베로니카는
" 그렇다면 편안하게 쉬실 수 있길. "
그런 말을 조심스럽게 꺼냅니다.
그러면서도 눈길은 천천히 배를 밀어내는 물길 쪽으로 간 것이, 상당한 호기심에 눈이 반짝이는 것으로 보입니다.
빈센트는, 편안하게 쉬실 수 있길, 이라는 말에, 베로니카의 마음을 어렴풋이 추측했다. 빈센트는 누군가의 감정을 잘 모른다는 소리를 듣고 살았지만, 그런 그도 살다 보니 눈치란 게 생겼고, 적어도 상대방이 자신의 말을 진담으로 듣는지, 농담으로 듣는지는 구별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베로니카는, 작은 호의더라도, 작은 호의를 농담이 아닌 호의로 받을 권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베로니카가 살면서 죽여온 (가디언 후보생을 포함한) 수많은 이들이 아닌, 빈센트 자신에게는 말이다.
"만약, 내 말이 진담인지 농담인지 모르겠는 거라면, 이 말은 진담으로 받아들여도 좋아."
빈센트는 그렇게 말하고는, 배에 노가 없는지 찾아보면서 말을 잇는다.
"좋게 생각하라고. 만약 네가 정말로 불편한 존재였다면... 뭔 핑계를 대서라도 여기 나 혼자 떠 있었을 거고, 그 전에 내가 굳이 표를 두 장이나 샀을 리도 없을 거 아냐."
# 노를 찾아봅니다.
쪽배의 양 끝에는 노가 있긴 합니다!
다만 아주 섬세한 조정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아이템이 아니기 때문에 의념 각성자의 힘이 겻들여진다면 쪽배를 박살낼지도 모르겠습니다!
" 신기해서 그렇답니다. 그냥.. 이 모든 것들이. "
베로니카는 붉은 눈으로, 그와 반대되는 푸른 것들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 사실. 강이라는 것을 본 것이 처음이라. "
"...정말로? 정말이야?"
강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는 말에, 빈센트는 정말이냐고 두 번이나 되물었다. 빈센트는 수많은 강을 보아 왔다. 미국의 강이란 강들은 전부 보았고, 더러운 강부터 깨끗한 강까지 모든 것을 다 보았다. 허드슨 강, 유콘 강, 앨라배마 강... 호수까지 포함한다면 셀 수도 없었다. 강과 한번도 떨어진 삶을 살아본 적이 없던 빈센트에게는, 마치 세상에 존재하는 게 오늘이 처음이라는 이야기처럼 들렸다. 하지만... 옛날에 들은 베로니카의 상황에 대한 이야기에, 빈센트는 그녀를 보고 말했다.
"그렇단 말이지..."
하지만, 빈센트는 빠르게 납득했다. 누군가에게는 그럴 수 있다. 빈센트는 누군가는 흔하게 봤을 사막에 가본 적이 없었고, 누군가 흔하게 봤을 빙하를 본 적이 없었다. 그렇다면 강도 비슷할 것 같았다. 그렇기에, 베로니카가 강을 눈에 담도록 두고 물었다.
"강에서 할 수 있는게 참 많아. 낚시도 있고, 그냥 강변을 따라 걷는 것도 있고. 아니면 상류에서 하류로, 하류에서 상류로 쭉 가볼 수도 있고."
#라고 말하며, 세심하게 노를 붙잡아 저어봅니다.
" ... 어릴 적에, 강이라는 것에 대해 알 기회가 적었으니까요. 사람을 죽이고, 죽고, 배 곪아 먹을 것 없이 입술 각질을 삼키며 잠에 드는 게. 제 어린 시절 기억이니만큼. "
빈센트의 말에 과거를 떠올리던 베로니카는, 금새 헤실 웃습니다.
" 물론 다 과거의 이야기지만요. "
아무렇지 않다는 듯, 웃어 넘겨버립니다.
" 이 강의 끝을 따라가면 바다가 나올까요? "
베로니카는 궁금한 듯 빈센트에게 묻습니다.
배는 천천히 노질에 따라 흐름을 타고 있습니다.
"...유감이야."
빈센트는 베로니카를 보며, 의념 각성자들이 겪을 수 있었던 수많은 일들을 생각해보았다. 빈센트는 다행히도 적기에 사회의 관심을 받고, (부실했어도) 사회안전망이라는 것에 붙들려서 어떻게든 스물한살까지 자라났지만, 베로니카는 그렇지 않았다. 그리고, 베로니카가 간 길을, 빈센트도 조건만 맞다면 충분히 걸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그녀를 비난할 생각은 일전에 사라진 바였다. 빈센트는 무덤덤한 얼굴에 쓴맛을 더하며 베로니카를 바라보다가, 강이 나오냐는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물론 중간에..."
빈센트는 노를 천천히 저으면서, 하류에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을 것들을 하나하나 이야기한다.
# "보나 댐이 없다면, 이 배를 타고 쭉 갈 수도 있지. 정 안 된다면, 그냥 강변을 따라서 걷는 방법도 있어."
베로니카는 많은 생각들로, 고민이 가득해 보입니다.
" 천천히 흐르기만 하면.. 도달할 수 있다고. 강의 끝에는 바다가 있다고. 어떤 사람이 얘기해줬답니다. "
과거에 있었던 무언가를 회상하며 베로니카는 추억을 더듬고 있는 듯 합니다.
" 만약. 만약에. 내가 그 곳에서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아마 저는 바다에서 살지 않았을까요. 긴 지평선이 보이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누군가와 함께 살아가는 삶. 사회와 떨어져, 둘 만의 시간으로 점칠된 삶.. "
베로니카의 얼굴에 미소가 떠오릅니다.
" 행복한 생각을 했어요. 고마워요 빈센트. "
"베로니카."
짧게 부른 빈센트는, 베로니카에게 묻는다.
"그냥 궁금한 건데, 혹시 따로 배운 약점 분석법 같은 건 있어?"
# 묻습니다.
" 저의 경우에는 미미하게 느껴지는 피 냄새로 알아차릴 수 있긴 해요. "
베로니카는 허벅지 즈음에 끼워놓은 단검을 드러냅니다.
" 음.. 묘사하자면 조금 더 깊은 피냄새가 난다고 해야 좋을까요? 예를 들면 이 부분을 찌르면 더 큰 출혈을 낼 수 있을 것 같다거나.. "
아무래도 그녀의 클래스는 랜서 - 머더러인 것 같다고. 빈센트는 생각합니다.
"...그런 식이군."
빈센트는 고개를 끄덕인다. 대인전에 특화된 그녀는, 대인전에 알맞은 약점 분석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빈센트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한숨을 내쉬며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
"물어봤던 이유는 별 것 아냐. 영월 기습작전에서 부족함을 많이 느꼈거든. 호기롭게 준비한 파이어 볼은 어떤 마녀가 마도 역분해로 간단하게 흩어버리고, 판단을 잘못한 결과로 개장수의 의념기에 말려 들어갔다가 거의 죽을 뻔한 상태로 나오고. 어떻게든 살아나왔지만, 이대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어."
빈센트는 그 때, 자신이 느꼈던 솔직한 감정을 이야기한다.
"이런 말을 하면, 참 간사하게 들릴지도 몰라. 그건 인정해. 하지만, 네가 없으니까 비로소 크게 다가오더라. 만약 네가 있었다면, 마도 역분해를 할 줄 아는 마녀는 자기가 뭐에 죽는 지도 모른 채로 세상을 떠났을 거고, 개장수는 제 핏물 속에서 허우적거렸겠지. 그래서... 그동안 도와준 게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어."
#라고 말합니다.
베로니카는 빈센트의 말을 듣습니다.
" 당신답지 않은 것 같아요. "
제가 아는 빈센트와요. 하고 베로니카는 방긋 웃습니다.
" 제가 아는 당신이라면 이걸 막아? 그럼 막지 못할 때까지 파고들어주지. 하는 무모한 사람이었거든요. "
바보같을 정도로.
" 괜찮아요. 저를 너무 의식하지 않아도요. 당신이 지금 살아있다는 사실에는, 결국 죽지 않았다는 말도 될거에요. "
베로니카는 빈센트의 팔을 살짝 끌어당깁니다.
" 뻔뻔해져요. 이 세상이 우스울 정도로. 당신답게 말이에요. 빈센트. 빈센트 반 윌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