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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피캣

last modified: 2018-01-04 00:19:53 Contributors

* 상위 항목: 불야성의 밤



1. 프로필

「언제든 찾아와.」

  • 이름 : 카피캣/CC(예명), 클레어 콜우드(본명)
  • 성별 : 여
  • 나이 : 18

1.1. 성격

…… 요지경인 세상을 손에 넣는 방법. 우리 칼레이도 공방은 고객님의 만족을 위해 언제나 완벽을 추구합니다. 문서, 신분증, 도장, 지폐, 심지어 인터넷 상의 정보까지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위·변조 및 복제 보장. 소수 정예의 인원으로 운영되는 우리 공방은 각각의 분야에서 최고의 기술을 지닌 장인들이 협력하여 운영합니다.
 아, 여기 우리 공방의 수석 복제 아티스트 카피캣이 있군요. 하이, 카피캣. 그녀에게 있어 복제하는 일은 누워서 떡 먹기지만, 간단한 문서 하나를 위조하는 일에도 최고의 집중을 기울입니다. 바로 장인정신이죠. 철두철미한 완벽주의자로, 우리 공방의 직업정신을 대표하는 사람이지만, 그렇게 딱딱한 성격은 아니랍니다. 오히려 예술가 타입이랄까요. 단 한 가지 단점이 있다면 좀 붕 뜬 면이 있다는 거죠. 하하, 미안해요. CC.
 우리 공방은 고객님의 편의를 위해 회원제로 운영됩니다. 가입 및 의뢰 문의는 트리니터스 제2구역 푸른 시멘트 골목 2층 ……

1.2. 외관

주변의 인식
「카피캣이 아니라 펭귄」 「뚠뚠이」 등

  • 정리하기 귀찮아 대충 묶어 넘긴 갈색 머리카락. 코로 흘러내리는 앞머리.
  • 조금 구닥다리인, 둥그런 은빛 철테 안경을 쓰고 있다. 좁쌀 만한 글자를 들여다보고 고치는 게 직업이니 근시인 게 당연하다.
  • 작은 키에 흘러넘치는 롱코트와 기다란 목도리를 하고, 두꺼운 갈색 장화를 신고 다닌다. 「옷이 두꺼워야 총에 덜 아프게 맞는다니까!」
  • 둥글둥글한 인상에 짜리몽땅해 보이는 옷차림이라 뒤뚱뒤뚱 다니는 꼴이 썩 우스워 보인다.
  • 안경 아래 멍한 고동색 눈은 초점을 찾기 어렵다.

1.3. 기타

  • 통칭 CC. 가게에서 신변 보호를 위해 쓰는 예명 카피캣. 어지간히 가까운 인간이 아니고서야 본명을 아는 사람은 잘 없지만, 사생활이 베일에 싸여 있거나 그런 것은 아니다. 막내라서 빵이나 커피 심부름을 다녀야 하기 때문에.
  • 칼레이도 공방 소속 복제공. 실력이 대단하다는 것은 아는 사람들에게는 인정받지만, 그렇게 유명하지는 않은 편이다. 광고와는 달리 예술혼 같은 것은 없다. 원래 꿈은 화가였으나, 속물이라서 생존을 위해 기술을 배웠다.
  • 범죄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관점이다. 그러나 신경쓰지 않는다.
  • 말버릇은 「세상은 요지경」.
  • 평상시 소지품은 명함, 만년필, 손바닥 만한 잡기장, 지갑.

1.4. 과거사

도노반 시장이 추진한 미친 정책 덕분에, 몇 달만에 어린 클레어의 집은 고아원이 되었다. 의회에서 법전이 하나하나 찢겨나가는 와중에도 클레어는 태연했다. 도노반 시장이 길러낸 고양이가, 마침내 호랑이가 되어 시장의 목을 물어뜯은 날, 클레어는 고아원의 주인이 바뀌는 것을 보았다. 갱 전쟁의 발발, 곧 9년 전, 9살일 적 일이었다.
 몇 번이나 후원자가 바뀐 고아원에서, 나이가 찬 남자 고아들을 징발해 가던 조직원들을 바라보던 클레어는, 이 도시를 지배하는 것이 바로 문서들, 보잘 것 없는 종이쪼가리들의 흐름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원아 명단에서 친한 친구를 몰래 삭제하여 조직원으로 끌려가게 하지 않은 것이 계기였다.

2. 관계

「우리 사장님. 그러니까, 우리 사장님의 사장님. 우리가 내는 점포세는 궁극적으로 이 분이 챙긴다고 할 수 있지.」
암시장의 왕. 내가 사장님이라고 부르는 사람은 우리 사장님과 이 사장님밖에 없다. 칼라이도 공방이 들어선 이 거리를 결국 손아귀에 쥐고 있는 사람이면서, 자주 찾아 주시는 고객이기도 하다. 요인要人이다 보니까 칼레이도 공방 멤버십 VIP 회원인데, 혜택이라면 5번 이용할 때마다 스탬프를 하나 더 찍어 주는 것이다. 이런 거물이 들를 정도면 입소문이 퍼질 만도 한데, 왜 장사가 잘 안되는 걸까. 유명 인사가 자주 방문하는 음식점은 지레 비싸다는 생각이 들어서 잘 가지 않는 것과 같은 원리인가.

「에디. 에드거 디펜하우저. 그래, 나한테는 중요한 의미가 있지. 소중한 우리 고객님이자, 소중한 내 작품.」
처음 이 자가 내게 의뢰했을 때가 생각난다. 그때는 칼라이도 공방이 존재하기 전이었고, 나는 스승님 사무실에서 도제 노릇을 하고 있었지. 그래서 에디가 받은 생애 첫 위조 신분증은 내 작업물이 되었고, 결국 내 극초기 작품을 소유한 행운아가 된 셈이다. 그 뒤로도 자주 찾아와 주는데, 평생 고객으로 잡아 두기 위해 성의껏 대접하고 있다. 그 귀여운 스마일리 가면을 쓰고 날 찾아올 일이 없다면야. 음, 단검에 찔려 죽기는 싫거든. 아플 것 같아.

「그래, ‘감자 깎는 철학자’ 술집. 나도 거기 자주 가. 숨은 맛집이야. 나, 술 취하면 정상이 아니라서, 자주 마시지는 않지만.」
나이를 속이고 들어간 그 변두리 술집에서 주인장을 만났다. 정말이지, 참 성실한 인간이야. 술을 증류한다는 게 인내심을 필요로 하는 과정일 테니, 맺히는 술을 보면서 자기 정신까지도 맑아진 게 아닐까. 아니면 그런 정신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에 그 많은 술을 받아낼 수 있었던 걸까. 어쨌든, 술병 라벨 디자인에 쓰일 그림을 그려준 일 때문에 꽤 친한 사이다. 착한 사람 같아서, 이 사람 앞에서는 범죄나 위조 일에 관한 이야기도 삼가고 있다. 물론 이 사람한테 무슨 일이 생기면, 신분증을 하나 만들어 줘야겠지.

「나비를 빼앗겼노라Defrauded I a butterfly─ 법적인the lawful……. 그다음이 뭐더라? 어쨌거나, 좋은 시야. 그 애한테 참 잘 맞거든.」
꽃나비 조엘. 첫 만남은 사무적인 용건이었지만 지금은 꽤 스스럼없는 사이다. 종종 만나서 대화를 하다 보면 참 즐겁다. 그야 꽃나비한테선 항상 약 냄새가 풍기니까. 내가 귀엽다던가. 자기가 오히려 스물하나 치고는 훨씬 귀여운 얼굴을 하고 있으면서 저러니 묘하지 않을 수 없다. 그, 그래도…… 기분은…… 썩 좋구나! 아무튼, 꽃나비는 내 소중한 친구이자, 칼레이도 공방을 방문하는 소중한 이용객이기도 하다. 다른 손님한테도 마찬가지지만, 성의를 다해 대접해 드리는 내 고객님이지.

「정말이지……. 봐, 노엘은 천재야. 보여? 이 구도. 여기서 이렇게 사람이 쓰러져 있는데, 건물 벽면이 배경에서 정확히 머리 위로 화면을 갈라놓고 있잖아. 그리고 이 구부러진 팔이 몸뚱이에 깔린 걸 정확히 포착했는데, 자연스럽게 시선이 여기서 보디body로 옮아가. 이 구도를 기억해. 그 위를 허물어진 지붕에 새는 빛이 포근하게 덮고 있는데, 그러면서도 마냥 시체를 따뜻하게 감싸는 게 아니라, 일견 무덤덤한 시야로 관망하고 있지? 여기서 작품 세계가 지닌 특징이 엿보이는데…….」
이 애를 칭찬하다가 입이 닳아도 아깝지 않다. 봐, 이런 요지경 속에서 ‘예술’을 하고 있다고. 나 같은 속물이랑 달라. 사랑스럽다. 작품 하나하나 아끼지 않는 것이 없고, 내 작업실 한편에는 노엘이 만들어낸 작품이 무더기로 붙어 있을 정도로. 게다가 나랑 나이도 같고, 말도 꽤 통하고……. 닮은 점이 썩 많단 말이야. 아, 참 고마운 삶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