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2년 전. 태정 11년의 일이었습니다.
어느 날 하늘에 육악선 중 하나인 파륜선이 크게 웃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아니. 사실 하늘이 아니라 다른 어딘가일지도 모릅니다. 밝은 낮과 푸른 하늘은 찢겨져나갔고 어둡고 그 끝을 알 수 없는 공간이 벌어졌습니다. 태양은 빛을 잃었고 땅은 울부짖으며 두려움에 떨었습니다.
그 때였습니다. 수도 천양에 추상적인 형체를 한 무언가가 나타났던 것은.
그것은 무엇으로 불러야할지 아무도 모를겁니다. 굳이 불러야만 한다면 그건 악마입니다. 육악선이 육명선들에게서 세상의 주도권을 가져오기 위해 만들어낸 생체병기. 그것이 제국의 심장에 아무런 전조도 없이 툭 떨어진 겁니다.
악마가 한 걸음 내딛자 주변이 불타오르고 수 많은 사람이 타죽었습니다. 그 악마는 주변을 한 번 돌아보고 곧바로 천주궁을 향해 걸어갔습니다. 그 앞을 가로막던 굉장한 실력자와 강자들은 모조리 악마에게 죽임을 당했습니다. 악마의 강함은 말 그대로, 공포와 절망이었습니다.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천주 태정제의 목을 잡으려던 악마는 당대의 천하무쌍, 난부투왕. 천주의 시위대장과 맞붙게 되었습니다.
도끼와 악마의 손이 맞닿을 때 마다 하늘이 울리고 땅이 흔들렸습니다. 구름이 찢어지고 땅이 박살나는 격렬한 전투 끝에 악마는 통렬한 일격을 날리던 난부투왕의 도끼 앞에 태정제를 내밀었습니다.
깜짝 놀란 난부투왕은 급히 도끼의 궤도를 꺾었고 그 틈을 타 악마는 난부투왕의 심장을 꿰뚫었습니다. 난부투왕은 원통한 눈물을 흘리며 그 자리에서 절명했습니다. 악마는 태정제의 목을 비틀어 죽이고 난부투왕에게 당한 거대한 상처로 검은 연기인지, 피인지 알 수 없는 것을 흘리며 어딘가로 도망쳤습니다.
갑작스레 나타난 악마에게 천주와 당대의 천하무쌍이 죽자 대명제국은 대혼란에 빠졌습니다.
수도 천양은 무너져버렸고 천주는 붕어. 천하무쌍은 전사. 각지에서 이민족이 들고 일어났고 조정은 제기능을 상실했습니다.
그 때 형주목이 군대를 이끌고 천양을 장악했습니다. 그는 태정제의 어린 조카를 새로운 천주로 옹립하며 섭정의 위에 올랐습니다. 그는 혼란에 빠진 제국을 수습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벌써 2년이나 지난 일입니다. 섭정인 형주목은, 선정을 펼친다고 보기에는 어렵고, 오히려 폭군에 가까운 상황입니다. 이것 뿐이면 다행입니다. 각지에는 아직 대혼란의 여파가 남아있습니다.
이민족들의 반란과 지방관들의 중앙 불신. 천하무쌍의 죽음으로 의욕을 상실한 무인들. 악마의 등장으로 크게 활개치기 시작하는 괴수들.
이 상황을 본 마산선은 세상의 질서를 회복해야할 필요성을 느끼게될 정도로 세상은 곧 멸망해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자. 여러분!
무시무시한 시기입니다...
어디서나 도적과 반란군이 돌아다니고, 괴수들이 사람을 잡아먹습니다. 위정자들은 권력다툼으로 민생의 안정은 안중에도 없습니다. 제국을 지탱하던 천하무쌍은 악마에게 죽었고 수도는 제기능을 상실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난세야 말로 영웅이 탄생하는 법입니다.
여러분은 이 지옥과도 같은 대혼란 속에서 한줄기 희망이 되어주실 수 있으십니까?
끔찍한 미래를 구원할 영웅이 되어주시겠습니까?
신음하고 있는 세상을 다시 일으켜세우시겠습니까?
우리는 준비되어 있습니다.